최미송

최미송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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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나침반처럼 늘 고민하겠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더해주시는 분들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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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5~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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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또 그놈”… 쓰레기산 불법투기 3건중 1건은 재범자 포함

    “어, 이놈이 그놈이잖아?” 불법 쓰레기 투기 피해자 이모 씨(46)는 생업을 제쳐두고 범인 일당을 쫓던 중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2019년 봄 경북 영천에 있는 자신의 공장에 약 3900t의 쓰레기를 버리고 도주한 일당 중 한 명이 그해 2월 적발된 ‘경북 의성 쓰레기산’(약 17만 t)을 만든 주범 중 한 명이었던 것이다. 이 씨는 “처벌이 얼마나 약하기에 범인이 경찰의 추적을 받으면서 대놓고 같은 일을 저지르느냐”며 가슴을 쳤다. 땅 주인에게 토지나 공장을 빌린 후 쓰레기를 대량으로 투기하고 도주하는 ‘쓰레기산 범죄’가 근절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솜방망이 처벌’을 꼽는다. 폐기물을 불법 투기하면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해진다. 그러나 동아일보 취재팀이 대법원 판결문 검색 시스템을 통해 2019년 1월∼2022년 8월 폐기물관리법 해당 조항 위반 사건 91건을 분석한 결과 피고인 274명 중 실형을 선고받은 이는 82명(29.9%)에 불과했다. 소수의 무죄(12명·4.4%)를 제외한 대부분은 집행유예(89명·32.5%)나 벌금형(91명·33.2%)에 처해졌다. 처벌 수위가 낮다 보니 유사 범죄를 반복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판결문 분석 결과 폐기물 투기 범죄 91건 중 30건(33.0%)은 동종 범죄를 저지른 재범자가 가담한 경우였다. 법률사무소 엘프스의 이예인 변호사는 “불법 투기 수익에 비해 처벌이 약하니 범인들이 무서워하지 않고 조직을 만들어 전국 곳곳에 쓰레기산을 만들고 다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쓰레기산은 조직범죄… 조폭-브로커-바지사장 등 64명 가담도 초범은 벌금형, 실형도 1년 미만솜방망이 처벌… 출소후 다시 범행전국 11곳서 동시다발 ‘치고 빠지기’“지방경찰청 단위 집중 수사해야” 판결문 분석 결과 그나마 폐기물 투기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들의 형량도 대부분 6개월∼1년에 그쳤다. 또 실형을 선고받은 이들은 농지법 위반이나 상해, 사기, 마약 등 다른 범죄를 함께 저질렀거나 전과가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초범은 벌금형인 경우가 많았다. 경찰 관계자는 “투기범들은 서로 ‘재수 없이 걸려도 잠깐 (교도소에) 들어갔다 오면 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솜방망이 처벌에 불법 투기 되풀이수사 과정에서 공범을 추적하기도 쉽지 않다. 2019∼2021년 쓰레기산을 수사했던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실형을 선고받더라도 형기가 얼마 안 되니 출소 후 유사 범죄를 저지를 생각에 투기조직의 공범과 총책 등은 끝까지 감추는 범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실제로 출소 후 지인이나 바지사장 명의로 다시 범행을 벌인다고 한다. 수원지방법원도 2020년 불법 폐기물 범죄자에게 2심에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며 “(피고인이) 구금된 후에도 공범 조직을 계속 유지하며 폐기물 공급 역할을 했으며,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공범들과 증거인멸을 모의하고 수사에도 협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를 막기 위해 2020년 5월 쓰레기 불법 투기에 대한 처벌이 일부 강화됐지만 아직 미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쓰레기 투기 범죄를 추적해온 서봉태 환경운동가는 “피해자들이 극단적 상황에 내몰리고 환경에 회복이 어려울 정도의 피해를 입힘에도 쓰레기산 범죄 처벌 수위는 피해 액수가 비슷한 사기 범죄보다도 약하다”며 “처벌이 대폭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십 명이 조직적·계획적 투기쓰레기산 범죄는 많게는 수십 명이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벌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찰에 따르면 불법 폐기물 투기 총책은 주로 자금력을 보유한 조직폭력배나 외관상 합법을 가장한 폐기물 처리업체 대표가 맡는 경우가 많다. 총책은 브로커를 통해 쓰레기를 버리려는 ‘고객’을 소개받은 뒤 투기 계획을 짠다. 고객은 주로 쓰레기를 싸게 처리하려는 폐기물 처리업체나 폐기물 배출 사업장이다. 투기 장소 물색은 중간책이 담당한다. 전국을 돌며 적당한 장소를 찾으면 ‘바지 임차인’을 내세워 땅 주인과 계약을 진행한다. 이후 화물차 기사를 고용해 폐기물을 내다버린다. 배후에는 이처럼 많은 이들이 관여하지만 피해자들이 대면하는 대상은 조직 말단의 ‘바지 임차인’뿐이다. 쓰레기산 수사 경험이 많은 경찰 관계자는 “쓰레기산 1건에 연루된 범죄자는 최소 10명”이라며 “총 64명이 가담한 사건도 수사해봤다”고 했다.○ 지역 넘나들며 전국 곳곳에 버려판이 짜이면 투기는 순식간에 벌어진다. 2020년 경기 양주시에 생긴 쓰레기산의 경우 총책과 브로커, 차량 담당, 자금 담당, 창고 임차인 등이 짜고 1월 16일부터 2월 3일까지 18일 만에 1320t을 투기했다.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치고 빠지기’ 범죄를 벌이기도 한다. 지난해 11월에는 경기와 충남 충북 경북 전북 등 전국 각지의 공장 11곳을 임차한 뒤 약 5만 t의 폐기물을 무단 투기해 92억 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한 지자체가 무단 투기 폐기물을 치우라는 명령을 내리자 며칠 후 그대로 다른 지역에 옮겨 놓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경찰 수사 역시 최소한 지방경찰청 단위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일선서 차원에선 현장에서 트럭 기사를 잡아도 윗선을 추적하기 쉽지 않다”며 “지방청 단위로 집중 수사를 해야 바지사장부터 다른 지역에 근거지를 둔 총책까지 일망타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천=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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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필리핀 불법 수출’ 후 폐기물 반출시도 40건 적발

    범죄자들이 폐기물을 싸게 처리하는 방법으론 ‘쓰레기산 조성’ 외에 ‘폐기물 불법 수출’도 있다. 2018년 국내 폐기물 처리업체가 약 1만5000t의 쓰레기를 필리핀에 불법 수출해 국제적인 논란이 됐던 것이 대표적이다.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필리핀 사건 이후에도 올 상반기(1∼6월)까지 불법 폐기물 수출 시도가 40건 적발됐다. 적발된 양은 4만6320t이었다. 이는 환경부나 관세청이 국내 보세구역 등에서 적발한 것으로 실제 해외 반출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정부는 40건 모두 불법 수출 혐의(폐기물국가간이동법 위반)로 고발했다. 수출 대상국은 △말레이시아 10건 △중국 5건 △태국 5건 △베트남 4건 △인도 4건 등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이 절반 이상이었다. 폐기물 수출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문제는 재활용이 가능하다며 신고해 놓고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를 보내는 경우다. 여기에 폐기물 수입국이 하나씩 수입을 중단하면서 합법 수출 길도 점차 좁아지고 있다. 폐기물 최대 수입국이었던 중국은 ‘환경 보호’를 이유로 지난해부터 고체 폐기물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태국도 내년부터 폐플라스틱 수입을 제한할 방침이다. 불법으로 수출하려다가 반출되지 못한 폐기물은 국내 쓰레기산으로 이어진다. 2019년 2월 환경부 조사 결과 국내에 쌓인 쓰레기산 중 약 3만4000t은 불법수출 목적으로 쌓여 있던 폐기물이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내 폐기물 처리 단가가 높아지면서 과거 t당 6만 원가량이던 소각비용이 현재 20만 원대 후반까지 올랐다”며 “이런 상황에서 폐기물을 싸게 처리하려다 보니 국내에서는 쓰레기산으로 이어지고, 외국으로 갖고 나가면 불법 수출이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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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투기꾼에 쓰레기 넘기는 폐기물업체… 불법 투기도 561건

    쓰레기산 범죄가 줄지 않는 것에는 불법 투기꾼뿐 아니라 ‘고객’으로서 이들에게 쓰레기를 넘기는 폐기물 처리업체 책임도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부 악덕 처리업체의 경우 직접 투기 과정에 가담하기도 한다. 11일 동아일보가 환경부로부터 입수한 ‘폐기물 관련 사업장 및 시설 지도 점검 결과’에 따르면 전국 처리업체에서 2018∼2021년 4년 동안 폐기물 처리 관련 법률 위반사항이 모두 1만8741건 적발됐다. 항목별로는 ‘불법투기’가 561건에 달했다. 의무적으로 기록해야 할 폐기물 처리용량과 날짜 등을 적지 않은 ‘관리대장 미작성’(586건)과 ‘기타 사항’(8265건)으로 분류된 ‘반입·반출 시스템 부실 기재’ 중 상당수도 쓰레기산 범죄와 연관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허가를 받지 않았거나 영업 정지·취소 처분에도 계속 영업을 했다가 적발된 경우(무허가처리업)도 1181건이나 됐다. 그럼에도 처리업체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는 실정이다. 전국 처리업체는 1만5000여 곳에 달하지만 시군구에서 처리업체 인허가와 불법 폐기물 등을 담당하는 직원은 1, 2명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공무원을 무작정 늘릴 수 없는 만큼 쓰레기산 감시에 지역주민의 참여를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9년 1월∼2022년 8월 적발된 전국 쓰레기산 437곳 중 ‘민원 신고’로 처음 발견된 곳이 358곳(81.9%)이었다. 충북 충주시에선 주민들이 ‘우리마을지킴이’ 활동을 통해 1000t 내외의 폐기물 투기 현장을 여러 차례 적발했다. 박균성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해외의 경우 주민이 요청할 경우 처리업체가 폐기물 보관 현황을 공개하도록 의무화돼 있다”며 “쓰레기산이 생기면 주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만큼 주민들에게 폐기물 처리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한다”고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2-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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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쓰레기산 54곳 처리비 337억… 애꿎은 땅주인들이 떠안았다

    “너무 억울해가 몇 번이고 죽어버릴까 고민했다카이. 우리가 죽으면 나라가 해결해줄까 싶어가….” 최근 대구 수성구의 자택에서 만난 문수용(81) 김순연(79) 씨 부부는 이같이 하소연하며 주먹으로 가슴을 쳤다. 세 자녀를 키우며 맨손으로 시작해 안 해본 일이 없는 부부는 2005년 예순이 넘어 빚을 갚고 남은 전 재산으로 경북 경산시에 노후 대비용 땅을 마련했다. 그런데 2019년 4월 날벼락이 떨어졌다. 토지 임차인이 폐기물을 산처럼 투기한 뒤 잠적한 것. 3951m²(약 1200평)가량인 공장 부지는 쓰레기 3000t으로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문 씨는 임차인이 경찰에 잡히면 해결될 거라고 믿었지만 오산이었다. 경산시는 피해자인 부부에게 쓰레기 처리 명령을 내렸다. 3000t을 치울 길이 막막하다고 하자 행정대집행으로 쓰레기를 치운 후 4억9051만 원을 구상금으로 청구했다. 결국 노부부의 피땀 어린 땅은 지난해 경산시에 압류됐다. 노부부는 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 다니기 시작했다. “원인자 등 책임자가 처리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2022년까지 모든 쓰레기산 처리를 완료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겠습니다.” 2019년 2월 경북 ‘의성 쓰레기산’ 사건이 외신에 보도된 직후 환경부는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이후 최근까지 조사를 통해 전국에서 쓰레기산 총 437곳, 191만 t을 발견했다. 올 8월까지 이 중 157만8000t이 치워졌다. 그러나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동아일보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지방자치단체가 행정대집행으로 치운 전국 쓰레기산 108곳 가운데 절반인 54곳(43만6328t)은 처리 비용이 무고한 피해자(땅주인)에게 부과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상금으로 청구된 액수가 337억여 원에 이른다. 투기 범죄자들에게도 구상금이 청구됐지만 미리 재산을 숨겨둔 범죄자들은 ‘배 째라’ 식으로 버텼고, 애꿎은 피해자들이 다시 눈물을 흘려야 했다. 지자체가 2019년 이후 올 8월까지 무고한 피해자에게 처리 명령을 내린 쓰레기산은 모두 122곳에 달한다. 이 중 대집행된 곳을 제외한 68곳의 쓰레기 18만3000t을 치우려면 ‘폐합성수지’ 처리 단가로 추산할 때 약 544억 원이 든다. 처리 명령이 내려지기 전 자체적으로 쓰레기산을 처리한 비용까지 더하면 땅주인에게 떠넘겨졌거나 떠넘겨질 처리 비용은 모두 100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쓰레기산 범죄를 추적해온 서봉태 환경운동가는 “잘못한 게 없는 땅주인에게도 처리 비용을 물리는 현행 시스템 탓에 범죄자들만 배를 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땅 임대 18일만에 쓰레기 3000t 쌓여”… 신고해도 지자체 방관 처리비 떠안은 땅주인 주민 신고해도 지자체 “규정 없다”市, 주인 대신 처리하고 5억 청구“지자체가 쓰레기산 키워” 목소리 동아일보 취재팀은 문수용 씨를 포함해 불법 투기조직에 당한 피해자 5명을 인터뷰했다. 이 중 3명은 지자체에 의해 쓰레기 처리 책임을 떠맡은 상태였고, 나머지 2명도 투기 범죄자 재판이 끝나면 처리 명령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각 지자체에 확인한 결과 쓰레기 처리 의무가 부과된 땅주인 가운데 쓰레기산 발생에 책임이 없는 피해자는 전국에 최소 122명에 달했다.○ ‘쓰레기산의 덫’에 빠진 사람들문 씨 부부는 인터뷰 내내 “억울하다”고 했다. 마땅한 기술이 없었던 부부는 국화빵 노점상, 구멍가게, 식당 등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예순 넘어 간신히 마련한 땅은 부부의 ‘인생 마지막 버팀목’이었다. 2019년 3월 부부는 소유한 공장 부지를 손모 씨(62)에게 빌려줬다. 이후 부부의 땅에 약 3000t의 쓰레기가 깔리기까지 채 20일도 걸리지 않았다. 김 씨는 그날을 회상하며 몸서리쳤다. “갑자기 친척한테 전화가 온 기라. 우리 땅 앞을 지나가는데 누가 쓰레기를 가득 부어 놨다 안 카나.” 충격에 빠질 틈도 없었다. 노부부는 대문 앞에 차를 대고 3일간 밤을 새우며 지게차 등 중장비들을 막았다. 손 씨 일당은 더 이상의 투기를 포기하고 잠적했다. 그러나 진짜 고생은 이제부터였다. 경북 경산시는 그해 9월 부부에게 폐기물 3000t을 처리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현행법이 투기자 외에 땅주인도 처리명령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부가 사비를 들여 1000t가량을 치웠지만 나머지 2074t 처리 비용은 도저히 마련할 수 없었다. 경산시가 행정대집행을 통해 남은 쓰레기를 치운 뒤 구상금을 청구한 우편물에는 ‘4억9051만 원’이라는 금액이 나와 있었다.○ ‘쓰레기산의 덫’에 빠진 사람들문 씨는 “지자체의 방관도 쓰레기산 조성에 한몫했다”고 말했다. 손 씨 일당이 땅을 임차한 지 이틀 뒤 인근 주민들은 경산시에 “폐기물이 투기되고 있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시청 직원은 손 씨 측에 구두 지도만 한 채 돌아갔다. 그 뒤에도 주민 신고가 잇따르자 다시 시청 직원이 현장을 방문했지만 강제 조치는 내리지 않았다. 시청은 부부에게도 상황을 알리지 않았다. 김 씨는 “(투기 상황을) 알고 있었으면서 왜 우리에게 말을 안 해줬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2020년 8월 국민권익위원회 역시 경산시에 “(부부에게 내린) 처분을 재검토하고, 꼭 내려야 한다면 시에서 무단 투기 사실을 알았음에도 조치를 소홀히 해 늘어난 양을 감안하라”고 의결했다. 하지만 경산시 측은 “폐기물 투기 현장 발견 후 땅주인에게 알려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권익위 의견도 법적 효력은 없다”며 묵살했다. 경북 영천시의 피해자 권모 씨(31) 역시 지자체의 미온적 대응 속에 쓰레기산이 1만7000t까지 불어난 경우다. 권 씨는 2019년 5월 자신의 땅에 불이 났다는 방송 뉴스를 보고 쓰레기산이 생긴 걸 처음 알았다고 했다. 부리나케 달려간 권 씨에게 마을 주민들은 “악취 때문에 민원을 계속 넣어 영천시, 면사무소와 회의까지 했는데 왜 안 왔느냐”며 핀잔을 줬다. 영천시가 쓰레기산 발생을 알면서도 땅주인에게 알리지 않은 것이다. 권 씨는 시청에 “(투기 조직이) 쓰레기를 더 이상 반입하지 못하게 막아 달라”고 했지만 시는 “우리 권한이 아니다”라며 거부했다고 한다. 이후 영천시는 쓰레기를 치운 뒤 권 씨에게 구상금 33억여 원을 청구했다. 권 씨는 만삭의 몸으로 주민들에게 받은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구상금을 내지 못해 땅은 압류됐고, 거액의 빚만 남았다. 권 씨는 “아파트 발코니를 보면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이 들 때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를 지켜야 한다고 다짐하며 간신히 참았다”고 했다. 2017년 충북 음성군 원남면의 땅에 불법 투기된 3000t의 쓰레기 역시 처리 책임이 토지주에게 돌아갔다.○ 막을 수 없었던 ‘조직범죄’쓰레기 불법 투기 조직은 폐기물 배출 사업장이나 폐기물 처리업체로부터 싼 가격에 쓰레기를 처리해 주겠다며 돈을 받고 남의 땅에 쓰레기를 쏟아 버린다. 그렇다고 피해자들이 모두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충남의 불법 쓰레기 투기 피해자 A 씨(50)는 지난해 초 ‘마스크 공장’을 하겠다는 이에게 건물을 빌려줬다. 관리차 공장을 방문할 때마다 임차인은 “2층은 마스크 제조를 위한 ‘멸균실’이라 출입이 힘들다”며 1층만 보여줬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당시 2층은 이미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투기조직은 얼마 지나지 않아 1층 역시 폐기물로 채운 뒤 도주했다. 피해자 이모 씨(46)의 땅을 빌린 임차인은 2019년 봄 담장을 설치해 안이 안 보이게 했다. 임차인은 “고가의 자재를 보관 중이라 도난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둘러댔지만 실제로는 안에 쓰레기가 쌓이고 있었다. 문 씨 부부 역시 폐기물 투기를 막기 위해 임대차계약서에 ‘고철·고물 폐기물 입고는 불허한다’는 특약사항을 추가했지만 투기 조직의 막무가내 범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진화하는 투기 수법폐기물 불법 투기 수법은 진화하고 있다. 광재(광산·제철소 등에서 이용하고 남은 찌꺼기)를 폐토사 형태로 분쇄한 뒤 뿌리거나 매립하는 경우 흙과 거의 구분되지 않아 발견해 내기 쉽지 않다. 2019년 3만4450t의 폐토사를 인천 강화군, 경기 김포시와 화성시, 안산시 일대 부지에 묻은 투기 조직이 적발됐다. 2015년에는 양화대교 공사 도중 생긴 건설폐기물 약 34t을 물속에 그대로 버려 만들어진 ‘수중 쓰레기산’이 발견됐다. 땅조차 빌리지 않고 말 그대로 무단 투기를 하는 경우도 여전하다. 2019년 한 투기 조직은 경남 함안군 고속도로 인근의 빈 공장에 폐기물 80t을 한꺼번에 쏟아 놓고 도주했다. 경산·영천=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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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폭·마약사범 줄줄이 엮인 보이스피싱… 일당 무더기 검거

    마약 사범과 조직폭력배 등이 연루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이 검찰에 붙잡혔다. 1일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호삼)은 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국내와 중국 보이스피싱 총책 등 30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8명을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아직 검거되지 않은 중국 국적의 총책 A 씨(35)와 B 씨(39) 등 2명은 기소 중지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이 사건은 원래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만 불구속 송치된 사건이었지만 합수단이 전면 재수사하면서 조직적인 보이스피싱 범행 실태가 드러났다.합수단에 따르면 A, B 씨와 국내 총책 C 씨(39) 등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보이스피싱으로 국내 피해자 23명으로부터 9억5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거나 “저금리 대출을 알선해준다”고 속인 뒤 피해자 계좌에 있는 현금을 대포통장으로 송금받거나 직접 만너 현금을 건네받았다. 현금 수거책에게 피해금 수수를 지시하는 핵심 역할인 ‘오더집’을 맡은 A, B 씨는 과거 보이스피싱을 저질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를 국내에서 검거돼 수감 생활을 마친 뒤 중국으로 강제 추방된 뒤에도 계속 국내 피해자를 노린 범죄를 지속해왔던 것. C 씨는 현금 수거책 등 다른 조직원들과 함께 필로폰을 투약하는 등 마약 범죄도 함께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C 씨는 중국 최상위 총책에게 현금 수거책이 경찰에 검거됐다고 속인 뒤 피해금 3억 원을 중간에서 가로채기도 했다. 조직폭력배도 보이스피싱에 가담했다. 부산의 조직폭력배 ‘동방파’ 두목 D 씨(54)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필요한 대포통장을 구해주는 대가로 1억7000만 원을 챙겼다. 또 다른 조직폭력배 ‘칠성파’ 행동대원 E 씨(41)는 대포폰 유심칩을 제공했는데, 합수단은 E 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보이스 조직은 수사 기관을 추적을 피하기 위해 중국 총책과 공모해 피해금을 가상화폐거래소 ‘바이낸스’에서 가상화폐로 환전하는 방식으로 돈세탁했다. 합수본 관계자는 “이번 수사를 통해 조직폭력배와 마약사범 등 서로 가깝게 지내던 수십 명이 오랜 기간 함께 범죄를 저질러 왔다는 게 밝혀졌다”며 “해외에 체류 중인 총책을 강제 송환하는 등 말단 조직원부터 최상위 총책까지 발본색원하겠다”고 밝혔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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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가 ‘中 백지시위’ 연대 움직임… ‘시틀러’ 사진-대자보 붙어

    중국 내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중국인 유학생 일부도 단체행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학가에는 잇달아 대자보가 붙었고, 30일 모여 촛불집회를 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28일 고려대 정경대학 후문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해당 대자보에는 ‘자유 중국(Free China)’, ‘자유냐 죽음이냐(Liberty or Death)’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시 주석 얼굴에 히틀러의 콧수염을 합성한 ‘시틀러’ 사진도 붙었다. 29일 중앙대 중앙도서관 인근 게시판에도 ‘이것은 나의 의무다(It‘s my duty)’ ‘잊지 말자(Don’t forget)’ 등의 문구와 함께 24일 중국 서부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화재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린다는 내용의 포스터가 붙었다. 당시 우루무치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10명이 숨졌는데 봉쇄를 위한 설치물 때문에 진화가 늦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학생을 포함한 주한 중국인들은 30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촛불 추모집회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집회를 위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29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약 370명이 모였다. 해당 채팅방에서 한 중국인은 “중국인들은 더 이상 정부와 국가를, 공산당과 중국을 헷갈리지 말자”라며 중국 내 시위에 연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거주 중국인은 84만 명가량인데 현재까지 추모집회 동참 의사를 밝힌 이는 극소수인 상황이다. 한편 각 대학 익명 게시판에도 중국 정부 비판 시위를 지지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한 고려대 재학생은 대자보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큰 용기가 필요했을 텐데 대단하다”고 썼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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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대학가에도 ‘시틀러’ 대자보…中 반정부시위 연대 확산

    중국 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지역 화재 사고로 중국 내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중국인 유학생들도 단체행동에 나서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화재 사고로 10명의 희생자가 나온 가운데 중국 정부의 방역정책과 위구르인 홀대에 대한 불만까지 겹치면서 국내외에서 반정부 시위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28일 고려대 정경대학 후문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해당 대자보에는 ‘Liberty or Death’ ‘Free China’ 등의 내용이 담겼다. 게시판에는 시 주석 얼굴에 히틀러의 콧수염을 합성한 ‘시틀러’ 사진과 문구가 붙기도 했다. 이에 한 재학생은 관련 사진을 찍고 에브리타임에 글을 쓴 후 “큰 용기가 필요했을 텐데 대단하다”고 했다. 본인을 중국인이라고 밝힌 한 학생도 댓글로 “공산주의가 빨리 사라져 중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29일 중앙대 중앙도서관 인근 게시판에도 ‘It‘s my duty’, ‘Don’t forget‘ 등이 적힌 포스터와 함께 중국인 유학생들이 모이는 화재 사고 희생자 추모집회가 한국에서도 진행될 예정임을 알리는 포스터가 붙었다. 유학생 뿐만 아니라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도 30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앞 여울마당로에 모여 촛불 추모집회를 진행한다. 집회를 위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29일 오후 3시 기준 약 370명의 인원이 모였다. 해당 채팅방에서 한 중국인은 “한국도 선거를 통해 집권 정당이 바뀌지만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정체성은 같다”며 “중국인들은 더 이상 정부와 국가를, 공산당과 중국을 헷갈리지 말라”고 남기며 중국 본토 시위에 연대의 마음을 표현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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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원역 앞엔 국화-메모 가득… 끊이지 않는 추모 발길

    “아직 한 달밖에 안 됐잖아요. 충분히 슬퍼하기에는 짧은 시간 아닐까요.” 2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 공간에서 만난 이예빈 씨(29)는 “국가와 사회가 이태원 참사로 인해 희생된 사람들을 애도할 시간을 충분히 줬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추모 공간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추모 공간을 관리하는 자원봉사자 A 씨는 “28일 비가 내린다는 소식을 듣고 27일 오후 10시부터 5시간 동안 다른 자원봉사자와 함께 추모 공간에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비닐을 쳤다”고 말했다. 비닐 안에는 색이 바랜 국화꽃 수백 송이와 여러 색깔의 포스트잇 메모지가 가득했다. A 씨는 “주말의 경우 하루 2000명가량이 이곳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 공간을 방문한 일본인 아사이 유야 씨(28)는 “어제 여행을 왔는데 뉴스를 통해 이태원 참사를 알고 있었다”며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를 하고 싶어 잠시 들렀다”고 했다. 현장의 자원봉사자는 희생자 유족들 역시 종종 추모 공간을 방문한다고 전했다. 그는 “사흘 전 늦은 저녁에도 딸을 잃은 부부가 이곳을 방문해 멀리서 쳐다보다 별안간 딸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고 말했다. 한편 참사 당시 발생한 유실물은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유실물센터에 보관 중이었지만 13일 유실물센터가 철수하면서 현재는 서울 용산경찰서 문서고로 옮겨졌다. 유류품은 28일 현재 900여 점이 남은 것으로 확인됐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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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가구 지정됐는데도 ‘복지 사각’ 모녀 또 비극

    생활고와 부채에 시달리던 모녀가 세 들어 살던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또다시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모녀는 전기료를 5개월 이상 체납했지만 정부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의 허점 탓에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23일 오후 11시 22분경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어머니(65)와 딸(36)이 숨진 채 집주인에게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모녀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진이 찾은 모녀의 집 앞엔 각종 공과금 미납 고지서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고지서에는 올 5∼10월 전기요금 총 9만2430원, 6∼10월 도시가스요금 3만4550원이 체납됐다고 나와 있었다. 현관 신발장 위에는 “월세가 밀렸다”는 집주인의 안내문이 놓여 있었다. 모녀의 냉장고 안에서는 덩그러니 남은 빈 반찬통과 함께 케첩과 두어 줌의 쌀만 발견됐다. 모녀는 적지 않은 부채에도 시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모녀의 주민등록상 거주지인 서울 광진구의 한 주택 앞에서는 모녀 앞으로 발송된 약 8000만 원의 카드대금 미납 고지서가 발견됐다. 모녀는 2020년 4월부터 1년 동안 이 집에 세 들어 살았다. 모녀 이름으로 된 통신요금과 주민세, 지방세 미납 고지서 등도 가득 쌓여 있었다. 모녀는 주변인들과의 교류가 별로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모녀가 살던 건물에 입주했던 A 씨는 “엄마와 따님 두 분이 조용하게 살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만 했다. 본보 취재 결과 모녀는 별다른 복지 서비스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모녀는 기초생활수급자는 아니었지만 건강보험료와 통신비 체납, 금융 연체 등으로 위기 정보가 포착돼 위기가구 발굴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주민등록상 주거지가 있는 광진구의 복지 담당자는 모녀가 실제 살지 않아 만나지 못했고, 실거주지인 서대문구는 모녀의 집 전기료가 잇달아 연체됐음에도 위기가구가 살고 있다는 걸 파악하지 못했다.‘신촌 모녀’ 前세입자 명의로 전기료 체납… 생활고 파악 한계 ‘복지 사각’ 또 비극 집 앞엔 공과금 미납 고지서 수북석달전 ‘수원 세모녀’ 사건 닮은꼴숨진 모친, 중학교 교감으로 퇴직 전기요금 3개월 이상 체납은 위기 정보 34종 중 하나에 해당돼 한국전력공사가 보건복지부로 체납자 이름과 주소를 알린다. 하지만 이 모녀는 서대문구로 이사한 뒤 전기요금 명의 변경을 하지 않아 과거 세입자 명의로 요금을 내고 있었다. 한전은 과거 세입자가 요금을 체납했다고 보고 복지부에 통보했고, 이에 따라 엉뚱한 이전 세입자가 정부의 복지 발굴 시스템에 포착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행 시스템상 전 세입자 명의로 체납 내역이 넘어왔을 것으로 보인다”며 “요금 납부 명의자가 거주자와 다른 경우 위기가구로 발굴하기 어려운 사각지대에 놓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나 특정 주택에 전기요금이 체납됐다면 명의자와 무관하게 주소지 기준으로 위기가구 존재 여부를 확인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기요금 미납으로 한전 측 직원이 서대문구의 모녀 집을 방문했지만 이 직원도 모녀를 만나지 못했다. 서대문구청은 해당 주소지를 서류상 ‘무(無)거주지역’으로 보고 있었다고 밝혔다. 모녀는 건강보험료 등 다른 체납 정보를 바탕으로한 올해 7월과 9월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확인 조사’에서 위기가구 발굴 대상자로 선정되기는 했다. 그러나 선정 내용은 주민등록상 주소지(광진구)로 통보됐다. 광진구는 올 8월 25일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 안내를 위해 모녀 연락처로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한다. 올 8월 ‘수원 세 모녀’ 때와 같은 상황이 반복된 것이다. 모녀가 부채와 생활고의 늪에 빠지게 된 경위는 아직 확실치 않다. 숨진 모친은 경기 지역에서 1982∼2006년 교사로 근무했고, 중학교 교감으로 재직하다가 퇴직한 것으로 파악됐다. 모녀는 최근 3년간 거주지를 4번 옮겨 다녔다. 광진구 관계자는 “숨진 모친의 남편을 수소문해 연락해 봤으나 ‘연이 끊겼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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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개 구역 나눠 인파 분산… 2만6000명 거리응원, 사고 ‘0’

    24일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월드컵 거리 응원에 예상보다 3배 이상으로 많은 2만6000여 명(경찰 추산)의 인파가 운집했지만 응원은 별다른 안전사고 없이 종료됐다. 철저한 사전 준비와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높아진 경각심이 ‘무사고 응원’을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경찰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우루과이를 상대로 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첫 경기가 열린 이날 광화문광장에는 응원단 ‘붉은악마’ 측이 예상했던 8000여 명을 훨씬 뛰어넘는 시민이 몰렸다. 그러나 서울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광화문광장에서의 사고는 경기 시작 전 한 응원객이 넘어지면서 찰과상을 입은 것이 전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급대 이송, 구조 요청 건은 한 건도 없었다. 경찰청 역시 이날 오후 7시∼이튿날 오전 1시 거리 응원 관련 112 신고가 전국에서 총 11건 접수됐지만 모두 소음·교통불편 등의 내용이었고 구조요청 등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응원에 앞서 경찰은 광화문광장을 5개 구역으로 나누고 인파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지 않도록 안내했다. 예상보다 많은 시민이 모여들자 광장과 차로를 구분하던 울타리를 일부 걷어낸 뒤 세종대로 2개 차로의 차량을 통제하고 응원을 위한 공간을 새로 만들었다. 경기가 시작된 뒤에는 세종대로 양방향 7개 차로 모두를 통제해 응원 공간을 더욱 넓혔다. 이날 거리 응원은 붉은악마 측 341명, 경찰 690명, 소방 50여 명, 서울시와 종로구 측 300여 명 등 1400여 명이 안전 관리에 나섰다. 시민들 역시 질서정연했다. 경기가 끝난 뒤 구획별 순차 퇴장 안내도 순순히 따랐다. 거리 응원에 참여했던 한 시민은 “이태원 참사로 인한 경각심 때문인지 모두들 서로 조심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거리 응원 때마다 되풀이됐던 쓰레기 무단 투기도 이날은 거의 찾기 어려웠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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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 사각’ 모녀 또 비극…집 앞엔 다섯 달 밀린 가스비 고지서

    생활고와 부채에 시달리던 모녀가 세 들어 살던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또다시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모녀는 전기료를 5달 이상 체납했지만 정부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의 허점 탓에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23일 오후 11시 22분경 서울 서대문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어머니 채모 씨(65)와 딸 김모 씨(36)가 숨진 채 집 주인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모녀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진이 찾은 모녀의 집 앞엔 각종 공과금 미납 고지서들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고지서에는 모녀는 올 5~10월 전기요금 총 9만2430원을, 6~10월 도시가스요금 3만 4550원이 체납했다고 나와 있었다. 현관 신발장 위에는 “월세가 밀렸다”는 집주인의 안내문이 놓여 있었다. 모녀의 냉장고 안에는 덩그러니 남은 빈 반찬통과 함께 케첩과 두어줌 가량의 쌀만 발견됐다. 모녀는 적지 않은 부채에도 시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모녀의 주민등록상 거주지인 서울 광진구의 주택 앞에는 모녀 앞으로 약 8000만 원의 카드대금 미납 고지서가 발견됐다. 모녀는 2020년 4월부터 한동안 이 집에 세 들어 살았다. 이 집 앞에도 모녀 이름으로 된 통신요금과 주민세, 지방세 미납 고지서 등이 가득 쌓여 있었다. 모녀는 주변인들과의 교류가 별로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모녀가 살던 건물에 입주했던 A 씨는 “엄마와 따님 두 분이 조용하게 살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만 했다. 집주인은 “1년 전 이사온 뒤 (나와는) 개인적 교류는 없었다”고 했다. 본보 취재 결과 모녀는 거주지인 서대문구와 주민등록상 주거지인 광진구 모두에서 별다른 복지 서비스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모녀는 기초생활수급자는 아니었지만 건강보험료와 통신비 체납, 금융연체 등으로 위기정보가 포착돼 위기가구 발굴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광진구의 복지담당자는 모녀가 실거주하지 않자 발길을 돌렸고, 서대문구는 모녀의 집 주소지에 전기료가 잇달아 연체됐음에도 위기가구가 살고 있다는 걸 파악하지 못했다. 전기요금 3개월 이상 체납은 34종 위기정보의 하나인 ‘전기요금 체납’에 해당돼 한국전력공사가 보건복지부로 체납자 이름과 주소를 알린다. 하지만 이 모녀는 서대문구로 이사한 뒤 전기요금 명의변경을 하지 않아 과거 세입자 명의로 요금을 내고 있었다. 한전은 과거 세입자가 요금을 체납했다고 보고 보건복지부에 통보했고, 이에 따라 엉뚱한 이전 세입자가 정부의 복지 발굴 시스템에 포착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행 시스템상 전 세입자 명의로 체납 내역이 넘어왔을 것으로 보인다”며 “요금 납부 명의자가 거주자와 다른 사례는 위기가구로 발굴하기 어려운 사각지대인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서대문구청은 해당 주소지를 서류상 ‘무(無) 거주지역’으로 보고 있었다고 밝혔다.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기요금 미납으로 서울 서대문구의 모녀의 집을 방문한 것은 한국전력공사 측 요급수납 직원뿐이었지만 이 직원도 모녀를 만나지 못했다. 모녀는 건강보험료 등 다른 체납정보를 바탕으로 올해 7월과 9월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확인 조사’에 따라 위기가구 발굴 대상자로 선정되기는 했다. 그러나 선정 내역은 실제 거주하지 않는 주민등록상 주소지(광진구)로 통보됐다. 광진구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올 8월 25일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 안내를 위해 모녀 연락처로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한다. 모녀가 부채와 생활고의 늪에 빠지게 된 경위는 아직 확실치 않다. 숨진 모친은 경기 지역에서 1982~2006년 교사로 근무했고, 중학교 교감으로 재직하다가 퇴직한 것으로 파악됐다. 모녀는 최근 3년 간 거주지를 4번 옮겨 다녔다. 광진구 관계자는 “숨진 모친의 남편을 수소문해 연락해봤으나 ‘연이 끊겼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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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담동 술자리 의혹 제기 김의겸 “거짓이면 유감”… 與 “의원직 사퇴를”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사진)이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지 한 달 만에 윤 대통령 등에게 유감을 표명했다. 윤 대통령을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봤다고 주장한 첼리스트 A 씨가 최근 경찰 조사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24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청담동 술자리’를 봤다고 말한 당사자가 경찰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며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 의혹을 공개적으로 처음 제기한 사람으로서 윤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의원은 “국정과 관련한 중대한 제보를 받고, 국정감사에서 이를 확인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다시 그날로 되돌아간다 해도 저는 다시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거짓말을 입고 달고 사는 ‘흑석거사’ 김 의원은 이제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아니면 말고 식으로 국민을 갈라치고 생사람 잡는 일에만 골몰하는 사람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가히 ‘더불어민주당’ 간판을 내려야 할 ‘거짓말 자판기’ 김의겸 대변인과 ‘더불어거짓당’”이라고 비판했다. 당사자인 한 장관은 이날 국회 본회의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이제 파도가 밀려났고 책임질 시간”이라고 했다. 한 장관은 “김 의원은 사과하실 필요없다”며 “법적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질 음모론에 올라타고 부추긴 이재명 대표 등에게 사과를 요구한다”고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전날 경찰 조사에서 “해당 내용은 전 남자친구를 속이기 위해 한 거짓말”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A 씨 측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 남자친구가 새벽에 전화해 왜 늦게 오냐고 추궁하자 A 씨가 당시 상황을 모면하려고 순간적으로 말을 지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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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회용품 규제 첫날… 카페선 “손님이 원해” 식당선 “몰랐다”

    “식당, 카페 운영하는 사람들 사이에 (설거지가 지옥처럼 힘들다는 뜻에서) ‘설거지옥’이라는 말이 있어요. 손님이 많이 몰리는 점심에는 현실적으로 다회용기 사용이 어려워요.” 식당 등의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이 전면 금지된 24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 주인은 이렇게 말했다. 개정된 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에 따라 이날부터 카페, 식당 등에선 일회용 종이·플라스틱 컵과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편의점과 제과점 등은 일반 비닐봉투를 제공하거나 판매할 수 없다. 백화점 등에서 비 오는 날 제공했던 우산용 비닐도 금지된다. 다만 1년 동안은 계도기간으로 규칙을 어겨도 과태료(300만 원 이하)가 부과되지 않는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팀이 둘러본 현장에선 제도를 모르는 손님과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점주 때문에 규정이 유명무실한 곳이 상당수였다.○ “일회용품 대체품 못 찾아”이날 취재팀이 서울 종로·중랑·용산·영등포·중구 등의 식당 및 카페 13곳과 편의점 8곳을 둘러본 결과 식당, 카페 13곳 전부와 편의점 3곳은 여전히 일회용품을 사용하거나 제공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영등포구의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 매장은 손님들이 쓸 수 있도록 플라스틱 빨대를 매대 위에 가득 쌓아둔 채였다. 용산구의 유명 햄버거 체인 매장, 밀크티 매장 역시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했다. 밀크티 매장 직원은 “아직 대체용 빨대를 준비하지 못했다”고 했다. 영등포구 커피전문점 점주 김연주 씨(27)는 “손님들이 종이 빨대는 흐물거린다고 싫어해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식당도 일회용품을 그대로 쓰는 곳이 많았다. 서울 중구의 한 국수가게는 정수기 옆에 종이컵 수십 개를 쌓아두고 있었다. 종업원 이모 씨(57)는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된 줄 몰랐다”고 했다. 일부 편의점에선 여전히 일반 비닐봉투를 제공 또는 판매하고 있었다. 편의점 운영사인 BGF리테일과 GS리테일, 세븐일레븐은 “지난달부터 일반 비닐봉투 대신 옥수수 전분 등으로 만든 생분해성 비닐봉투만 매장에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중랑구의 한 편의점은 한 손님이 비닐봉투를 요구하자 일반 비닐봉투에 물건을 담아주며 “원래 안 되는데 오늘만 드린다”고 했다. ○ “계도기간, 그대로 일회용품 쓸 것”가게 상당수는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 계도기간에는 일회용품을 계속 사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종로구에서 소고기 전문 식당을 하는 자영업자는 “적발돼도 어차피 과태료가 나오지 않는데 당장 종이컵 사용을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 카페 점주는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그대로 제공할 생각”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규제를 품목별로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등포구에서 아이스크림 전문점을 운영하는 윤진성 씨(37)는 “아이스크림은 손님들이 매장 내에서 먹다가 갖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보니 다회용기에 담아도 상당수는 일회용 컵으로 옮기게 된다”며 “다회용기 사용의 실익이 적은 업종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환경부에는 이날 제도 시행 관련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환경부 관계자는 “대부분 ‘매장 내에서 어떤 품목을 써도 되느냐’ 같은 문의가 많았다”며 “제도가 정착하도록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지도 및 점검을 하겠다”고 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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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의겸 “청담동 술자리 거짓이라면 유감”…한동훈 “법적 책임 묻겠다”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지 한 달 만에 윤 대통령 등에게 유감을 표명했다. 윤 대통령을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봤다고 주장한 첼리스트 A 씨가 최근 경찰 조사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24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청담동 술자리’를 봤다고 말한 당사자가 경찰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며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 의혹을 공개적으로 처음 제기한 사람으로서 윤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의원은 “국정과 관련한 중대한 제보를 받고, 국정감사에서 이를 확인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며 “다시 그날로 되돌아간다 해도 저는 다시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거짓말을 입고 달고 사는 ‘흑석거사’ 김 의원은 이제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아니면 말고 식으로 국민을 갈라치고 생사람 잡는 일에만 골몰하는 사람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가히 ‘더불어민주당’ 간판을 내려야 할 ‘거짓말 자판기’ 김의겸 대변인과 ‘더불어거짓당’”이라고 비판했다. 당사자인 한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대로 법적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앞으로도 국회의원 뱃지 뒤에 숨어 선량한 국민들 상대로 거짓말하면서 해코지할 것”이라며 “법적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저질 음모론에 올라타고 부추긴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우상호 박범계 김성환 박찬대 장경태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한다”도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전날 경찰 조사에서 “해당 내용은 전 남자친구를 속이기 위해 한 거짓말”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A 씨가 당시 자정이 넘은 시각에 해당 술집에 있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휴대전화를 포렌식 등을 통해 A 씨가 실제 술집을 떠난 시간과 함께 있었던 사람의 신원을 확인 중이다. 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최미송기자 cms@donga.com}

    •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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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담동 술자리는 거짓말” 첼리스트, 경찰 진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봤다고 주장한 첼리스트 A 씨가 경찰 조사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 24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A 씨는 전날 경찰 조사에 출석해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변호사들과 심야 술자리를 함께 했다는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에 대해 “해당 내용은 전 남자친구를 속이기 위해 한 거짓말”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A 씨는 앞서 전 남자친구 B 씨에게 ‘7월 19일 서울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윤 대통령과 한 장관,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 김앤장 변호사 30여 명 등이 모여 밤 12시 넘어서까지 술을 마시는 것을 목격했다’고 했고, 이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A 씨가 7월 20일 자정이 넘은 시각에 해당 술집에 있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A 씨가 실제 술집을 떠난 시간과 함께 있었던 사람의 신원을 확인 중이다. 또 경찰은 A 씨가 전 남자친구에게 말한 허위 사실이 외부에 유포된 경위에 대해서도 수사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이 전 권한대행 등 술자리에 동석했다고 알려진 이들의 위치 정보를 확인한 결과 이들은 7월 19일 오후 10시경 해당 술집을 벗어났다고 결론 내렸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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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서울시 “수해 방지에 1조1117억”… 실제 집행 5070억, 절반도 안돼

    서울시가 2016년 풍수해저감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난해까지 집행하겠다고 밝혔던 수해 대책 예산이 절반도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비가 그치면 수해대책이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속설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속적 관심과 장기적 투자 없이는 침수 피해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서울시가 2016년 수립한 풍수해저감종합계획을 입수해 분석했다. 풍수해저감종합계획(2018년부터 ‘자연재해저감종합대책’으로 명칭 변경)은 지방자치단체의 방재 분야 최상위 계획이다. 당시 서울시는 지난해까지 총 1조1117억 원을 들여 하천 정비와 펌프장 설치 등 수해 방지 사업을 벌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올 2월 공개된 서울시의 ‘자연재해저감종합대책 시행계획’에 따르면 실제 집행된 예산은 5070억 원(45.6%)에 그쳤다. 또 서울시는 2026년까지 총 240개 지구의 수해방지 사업을 계획했으나 이 중 134곳(55.8%)은 아직 사업에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말까지 사업이 완료된 지구는 83곳(34.6%)이었고, 23곳(9.6%)은 사업이 진행 중이었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서초구 방배동 등이 포함된 ‘사당역 일대’는 2011년 폭우 당시 큰 피해를 입어 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계획대로라면 2019년까지 1659억여 원이 투입돼 대심도 터널과 빗물 저류조 설치 등이 완료됐어야 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2019년에야 사당천 단면 확장 사업 등이 시작돼 지난해까지 130억4000만 원만 투입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비 확보 등 예산 문제와 지역 주민의 (사업 반대) 민원, 부지 선정 지연 등의 문제로 사업 착수가 지체됐다”고 해명했다.대림동, 5년간 수해방지 예산 집행 ‘0원’… 올 침수 신고 2520건 예산 수립하고도 실제 사업 전무‘1위’ 신림동도 예산의 22%만 투입“사업 집행 과정, 수시로 공개해야”정부 “위험지구 지정에 신고 수 반영” 수해 방지 사업이 지연된 곳에선 집중호우 때마다 어김없이 침수 피해가 되풀이됐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사당동은 2011년 주택 침수 피해 신고가 총 1174건(전국 3위) 접수됐는데, 올해도 8월까지 1442건(전국 3위)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이 미비해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취재팀이 지난달 찾은 사당동 주민 최준열 씨(57)의 집 1층 벽면에는 성인 허리 높이의 얼룩이 가로로 길게 새겨져 있었다. 올여름 폭우로 침수됐던 흔적이다. 최 씨는 2011년 폭우 때 빌라 1층 차고에 뒀던 자가용이 침수돼 폐차했는데, 올 8월에도 같은 이유로 차를 폐차했다고 하소연했다. 사당동에 30년 넘게 살았다는 그는 “이 동네 사람들은 항상 비 걱정을 안고 산다”고 했다. 인근에 사는 안송자 씨(73)도 “15년 동안 거주하면서 침수 피해만 벌써 세 번 입었다”며 “(침수 피해 반복을 호소해도) 공무원들이 우리 같은 사람 말은 안 들어 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투자 미뤄지며 침수 피해 반복동작구 상도동 역시 2016년 서울시가 세운 계획에 따르면 ‘상도동 지구’로 지정돼 하수관로 정비 사업 등에 2020∼2022년 75억3000만 원이 투입됐어야 한다. 하지만 사업 투자액은 2017년 7억 원에 그쳤다. 계획예산 대비 10분의 1도 투입되지 않은 것이다. 그 결과 올해도 피해가 되풀이됐다. 상도동은 2010년 344건(20위)의 주택 침수 신고가 있었는데 올해도 8월까지만 1147건(6위)의 침수 신고가 접수됐다. 상도동 성내시장 인근 반지하에 24년간 거주한 유모 씨(72)는 “올 8월 폭우 때 집의 절반가량이 물에 잠겼다”며 “과거에도 여러 차례 바닥에 고일 정도로 물이 찼다”고 털어놨다. 올해 침수 신고 건수 전국 1위였던 관악구 신림동(3601건)과 2위였던 영등포구 대림동(2520건)도 계획 대비 투자가 적은 편이었다. 신림동은 ‘도림천4지구’로 지정돼 2020∼2022년 373억3300만 원이 투입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지난해까지 80억9000만 원(21.7%)만 집행됐다. 대림동은 2020년에 5억3200만 원의 투자가 집행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지난해까지 5년 동안 한 푼도 투입되지 않았다.○ 5곳 중 4곳은 10년 전 기준도 못 맞춰서울시는 지난달 수방 대책을 발표하며 서울 전역의 방재성능목표를 현재 시간당 95mm에서 100mm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방재성능목표는 시간당 처리할 수 있는 강우량 목표치로 하수관로와 빗물펌프장 등 방재설비를 설계할 때 기준이 된다. 하지만 이 역시 말이 앞선 것으로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서울시 자료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지역이 여전히 10년 전 세운 시간당 95mm 목표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2010, 2011년 집중호우 당시에도 방재성능목표를 75mm에서 95mm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전역 239개 배수분구(빗물이 모여 빠져나가는 구역) 중 시간당 처리 강수량 95mm 기준을 충족한 곳은 올 11월 현재 55곳(23%)에 불과했다. 174곳(72.8%)은 정비 사업이 시작되지도 않은 상태였다. 올해 침수 피해가 컸던 신림동의 경우 관내 배수분구 5곳 중 1곳만 정비가 완료됐고 나머지 4곳은 기준 미달이었다. 권현한 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대규모 수해가 발생할 때마다 지자체가 방재성능목표를 높이겠다고 발표하는데 공염불에 그치지 않으려면 실제로 침수위험지역의 방재성능이 향상됐는지 점검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방 예산, 예산 30% 정도만 실제로 투입”전문가들은 폭우 직후에 정부와 지자체에서 각종 대책이 나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수해 방지 예산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일쑤라고 지적한다. 이승수 충북대 토목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수해 방지 사업은 다른 사안에 밀려 계획된 예산의 30% 정도만 실제 투입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결국 수해 방지 사업이 성과를 내려면 정확한 사업성 평가를 기반으로 계획을 수립한 후 지속적인 관심과 예산 투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석환 대진대 스마트토목공학과 교수는 “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계획된 예산이 어떻게 집행되는지 주민들에게 수시로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실제 침수 지역과 침수위험지구 지정이 동떨어져 있다는 동아일보 보도에 대해 14일 설명자료를 내고 “현행 침수위험지구 지정 기준에 지역별 침수신고 현황 등 과거 피해 지역이 우선 포함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 읍면동별 주택 침수 신고 건수와 침수위험지구 지정 내역은 동아닷컴 홈페이지(www.donga.com/dspecial/1)에서 확인할 수 있다. 英-美, 주민 의견 수렴 거쳐 ‘침수 지도’ 만들어 공개 “정보공개, 재산권 악영향” 여론에 대책마련 단계부터 주민참여 보장“시간 걸려도 합의된 결론 도출해야” 올 8월 기록적 폭우 이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거액의 예산이 투입되는 수해 방지 대책을 다수 발표했다. 하지만 해외 사례 등을 보면 수해방지 대책의 핵심은 ‘대규모 공사’가 아니라 ‘주민 공감대 형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민들의 공감이 있어야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수해방지 대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침수 위험 지역으로 지정되면 재산권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민 반대가 수해방지 대책 추진의 장애물로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주요국들은 침수 지도 작성 및 수해방지 대책 수립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설득해 나간다. 영국은 2007년 약 6조 원의 경제적 손실을 안긴 대홍수가 발생하자 ‘다목적 침수 관리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물길과 호우를 분석한 뒤 ‘침수 지역’을 설정했다. 영국 역시 처음에는 침수 지역 공개가 재산권에 악영향을 준다는 주민 반대 여론이 상당했다. 그러나 지역별로 토론회를 여는 등 1년 넘게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설득한 끝에 대책을 수립했고, 2009년부터 계획을 시행할 수 있었다. 영국은 또 2010년 ‘침수 및 물 관리법’을 제정하고 지자체마다 ‘지역 침수 위원회’를 두게 했다. 지자체는 주민 동의 없이는 침수 방지 계획을 시행할 수 없고, 침수 대책을 수립하려면 이 위원회를 통해 주민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 법은 또 정부가 침수 위험성과 개선 목표, 상세 투입 예산 등을 공개하도록 했다. 허리케인 등으로 인한 침수 피해가 잦은 미국은 1968년부터 국가침수보험프로그램(NFIP)을 통해 침수 관련 정보를 정기적으로 수집해 위험지역을 정하고, 침수지도(Flood Maps)를 작성하고 있다. 침수지도 공개 전에는 침수위험지역으로 선정된 지역 주민 의견을 반드시 수렴해야 한다. 지자체 의견이 반영된 예비 침수지도가 만들어지면 이를 지역 주민에게 공개한 후 90일의 이의 신청 기간을 갖게 한 것이다. 이 기간 위험지역 지정의 타당성부터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까지 폭넓은 의견이 오고 간다. 주민 의견이 반영된 침수지도가 만들어지면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수해 방지 대책을 세운다. 또 침수지도는 주민 공동체 등으로 구성된 ‘협력기술파트너’가 의견을 제시하면 수시로 수정될 수 있다. 이승수 충북대 토목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영국의 경우 위험지구 지정 및 대책 수립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기 때문에 이해관계를 넘어 합의된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는 것”이라며 “한국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양한 주민 의견을 경청하고 이해 당사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침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QR코드를 스캔하면 ‘서울시 침수지도’ 디지털 페이지(www.donga.com/dspecial/1)로 연결됩니다.특별취재팀 ▽팀장: 조응형 사회부 기자 yesbro@donga.com▽취재: 최미송 이승우 사회부 기자▽데이터 분석: 김현지 디지털뉴스팀 차장 특별취재팀조응형 사회부 기자 yesbro@donga.com최미송 사회부 기자 cms@donga.com이승우 사회부 기자 suwoong2@donga.com김현지 디지털뉴스팀 차장}

    •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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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원 책임, 왜 실무자에만…” 경찰-서울시 내부 반발 확산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 업무를 하던 서울시 공무원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수사를 받던 서울 용산경찰서 간부가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서울시와 경찰 등의 내부 반발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내부망 등에선 “일선 실무자들만 참사 책임을 지는 게 맞느냐”는 취지의 글이 확산되고 있다.○ “참사 이후 업무 폭증, 중압감 컸을 것”1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1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서울시 안전지원과장 A 씨는 참사 후 업무량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이날 A 씨의 빈소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동료는 “A 씨가 참사 이후 국회 요구 자료 등을 만들고 수습 업무를 맡느라 퇴근도 제대로 못 했을 것”이라며 “참사 이후 업무 부담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시공무원노조 관계자도 “해당 부서가 (참사) 후속 조치는 물론이고 일반에 공개되는 자료 요청을 많이 받다 보니 중압감이 컸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 직원만 글을 쓸 수 있는 온라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도 “이태원 (참사와) 엮어서 왜 매뉴얼이 없었냐, 사전에 대비 안 했냐 등 취조하듯 했을 것”이라는 등 성토가 이어졌다. 사망 당일 경찰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 없는 부서’라고 밝힌 것을 두고선 “관련 없는 부서에서 왜 요구 자료를 제출하고 민원 답변을 하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서울시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31일 ‘이태원 사고 관련 재난심리회복 지원 계획’을 비롯해 다른 행사의 안전점검 관련 공문을 여러 건 결재했다. 참사 관련 서울시의회와 국회 요구 자료 제출, 관련 민원 처리도 A 씨 부서가 담당했다.○ 숨진 정보계장 동료 “전날까지 억울함 토로”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우려를 담은 내부 문건 삭제를 지시했다는 의혹으로 특수본 수사를 받던 중 11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용산경찰서 정보계장 B 씨의 동료들은 “B 씨가 특수본 수사에 상당히 억울해했다”고 전했다. 12일 B 씨 빈소에서 만난 한 동료는 “사망 전날 저녁에 통화했는데 ‘그런 지시를 한 적 없다’며 억울해했다”면서 “잘 마무리해 보자고 다독였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유족들은 이날 빈소를 찾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살려내라”,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며 고성으로 울분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B 씨 사망 이후 경찰 내부 반발은 한층 거세지고 있다. 한 경찰은 경찰 내부망에 “특수본이 윗선에 대한 수사는 전혀 안 하고 정권 눈치만 보며 현장 경찰만 윽박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경찰은 “수뇌부는 왜 제대로 말을 못 하느냐”며 “대통령 경호경비가 우선순위라 경찰력을 대통령 경호와 집회 시위에 더 집중했다. 경찰 책임도 있지만 1차 책임자는 서울시장과 용산구청장이라고…”라고 썼다. 이 글에는 공감을 표시하는 동료 댓글이 1400개 넘게 달렸다. 특수본이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지휘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입건한 것을 두고선 소방 내부에서 “꼬리 자르기 수사”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소방청지부는 “14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특수본 수사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자 특수본은 13일 기자들에게 “‘지지부진하다’, ‘하위직만 수사한다’ 등 다양한 의견을 겸허히 청취하고 있다”며 “기초수사를 통해 확정된 사실관계를 토대로 빠른 시일 내 수사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니 믿고 결과를 지켜봐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수본은 이날 용산구 및 서울교통공사 직원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참사 당일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에서 열차를 무정차 통과 조치하지 않은 이유 등을 조사했다. 참사 발생 직전 경찰의 무정차 통과 요청을 이태원역장이 묵살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사실 관계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본은 12일에는 용산경찰서, 용산구, 용산소방서 직원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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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침수신고 7000건인데 ‘위험’ 지정 한번도 안돼

    2007년 이후 서울에서 침수 신고가 가장 많이 접수된 10개 동 중 관내가 ‘침수위험지구’로 지정된 곳은 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침수위험지구 지정에 기초해 이뤄지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수해 방지 대책이 실제 침수 피해 지역과 동떨어진 채 추진돼 온 것이다. 동아일보는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입수한 전국 읍면동별 주택 침수 신고 건수 자료와 자연재해대책법상 ‘침수위험지구’로 지정된 635곳을 비교했다. 그 결과 2007년 이후 서울에서 침수 신고가 많이 접수된 10곳 중 관내가 침수위험지구로 지정됐던 곳은 동작구 사당동, 양천구 신월동, 강서구 화곡동, 서초구 방배동 등 4곳에 불과했다. 관악구 신림동(7665건)과 영등포구 대림동(3447건)의 경우 침수 신고 건수가 전국 1, 2위였음에도 1998년 제도 도입 후 한 번도 침수위험지구로 지정된 적이 없었다. 전국적으로도 침수 신고 상위 30개 읍면동 가운데 한 번이라도 위험지구로 지정됐던 곳은 12곳뿐이었다. 지자체의 방재 예산 투입도 실제 피해 지역과 괴리가 있었다. 서울시의 풍수해종합계획상 투자 우선순위에서 신림동은 17위, 대림동은 36위에 불과했다. 동아일보는 재해에 대비한 정보 공개 및 공유가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전국 읍면동별 주택 침수 신고 건수와 침수위험지구 지정 내역을 동아닷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갖고 있었음에도 주택 가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등 주민 반발을 우려해 한 번도 제대로 공개된 적이 없던 자료다. 전국 635곳 침수위험지구에 없어실제 피해 많아도 대책은 후순위투자우선순위 각각 17, 36위 그쳐 동아일보는 행정안전부로부터 2007년∼2022년 8월 전국 읍면동 주택 침수 신고 건수 자료를 입수해 분석했다. 그 결과 상습 침수 지역으로 많이 알려진 서울 관악구 신림동(1위·7665건), 양천구 신월동(4위·2400건) 등 외에도 사각지대에 있던 침수 지역들이 다수 드러났다.○ 새로 드러난 침수 지역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경우 분석 기간에 주택 침수가 3447건 신고돼 신림동에 이어 전국 2위였다. 지난달 대림동 자택에서 만난 정모 씨(62)는 “기록적 폭우가 내린 올여름은 물론이고 6, 7년 전에도 비가 많이 와 집에 물이 들어찼다”고 했다. 하지만 대림동은 그동안 침수 피해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 검색 결과 2006년 이후 ‘침수’와 ‘대림’이 함께 언급된 언론 보도는 72건에 불과했다. 전국 침수 신고 건수 39위인 서초동(575건)이나 245위인 잠실동(60건)의 보도 건수가 각각 765건, 379건으로 훨씬 많았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7위·1990건)과 강남구 개포동(14위·1413건)도 이번 분석을 통해 보도 대비 침수 피해 신고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외 지역에선 경기 광명시 광명동의 침수 신고 건수가 2169건(6위)으로 가장 많았다. 안양천 지류인 목감천 범람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광명동에 20년간 거주한 조영자 씨(81)는 “2011년 추석 무렵 집이 침수돼 도배와 장판을 새로 했는데, 올 8월 집중호우 때도 배수구에서 물이 역류했다”고 했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부평구 부평동도 각각 침수 신고가 1538건(13위), 1173건(16위)으로 많은 편이었다.○ 침수위험지구, 실제 피해 지역과 괴리자연재해대책법에 따라 지정되는 침수위험지구는 침수 피해가 발생했거나, 향후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에 방재 사업을 벌이기 위해 시장, 군수, 구청장이 지정한다. 하지만 동아일보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침수위험지구 주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실제 주택 침수 피해가 많았던 지역과는 상당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이 밀집한 서울은 분석 기간 침수 신고가 5만5777건으로 전체(15만1989건)의 36.7%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 10월 현재 침수위험지구로 지정된 635곳 중 서울 지역은 3곳에 불과했다. 주택 침수 건수가 전국 1, 2위인 신림동과 대림동 역시 한 번도 침수위험지구에 지정된 적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각 기초단체장이 장기적 안목에서 침수위험지구를 지정해야 하는데 ‘표 떨어진다’는 이유로 지정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의 한 구청 치수과 공무원은 “침수위험지구로 지정되면 ‘재산상 피해를 입는다’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다 주택 및 상가 밀집 지역은 하수관거를 정비하려 해도 주민 동의 등 과정이 복잡해 효과를 보기까지 오래 걸린다”며 “단체장 입장에선 굳이 나서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남역에 투자순위 밀린 신림·대림동서울시의 풍수해종합계획(2016년)에서도 실제 피해 지역과 투자우선순위의 괴리가 드러난다. 이 계획은 과거 수해를 분석해 향후 예산 투입 지역과 투자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라 10년마다 수립되고, 수립 후 5년이 지나면 변경할 수 있지만 서울의 경우 지난해 변화가 없었다. 이 계획은 관악구 신림동(도림천4지구)과 대림동(도림천1지구)을 투자우선순위에서 각각 17, 36위로 설정했고 투자 시기는 2단계(2019∼2021년)로 미뤘다. 둘 다 투자순위 산정 기준 가운데 ‘인명손실도’에서 25점 만점에 5점을 받아 후순위로 밀린 것이다. 이에 따라 도림천 일부 구간 하천 단면 확장 사업은 올 연말에야 끝날 예정이다. 그 대신 투자 1단계에 포함된 곳은 강남역 일대(1순위), 서초동(2순위), 사당역 일대(3순위) 등이었다. 하지만 올 8월 폭우 당시 신림동에선 반지하에 살던 일가족 3명이 사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된 2013년까지 인명 피해가 잦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하다 보니 강남역 일대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것”이라며 “풍수해종합계획 수립까지 기다리지 않고 (신림동과 대림동을 지나는) 도림천 등에 2027년까지 대심도 빗물 배수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 읍면동별 주택 침수 신고 건수와 침수위험지구 지정 내역은 동아닷컴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특별취재팀▽ 팀장: 조응형 사회부 기자 yesbro@donga.com▽ 취재: 최미송 이승우 사회부 기자▽ 데이터 분석: 김현지 디지털뉴스팀 차장특별취재팀조응형 사회부 기자 yesbro@donga.com최미송 사회부 기자 cms@donga.com이승우 사회부 기자 suwoong2@donga.com김현지 디지털뉴스팀 차장}

    • 202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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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피한줄 알아라” “고생해줘 감사” 이태원파출소에 욕설전화-격려 이어져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참사 직후부터 이태원파출소에는 욕설 전화와 격려 메시지가 열흘 째 이어지고 있다. 이태원파출소 직원 A 씨는 7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참사 직후부터 하루 100여 통의 욕설 및 모욕전화가 왔다”며 “비슷한 전화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어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했다. 전화를 건 이들은 “이태원파출소 경찰들이 살인자다”, “더 못 구한 걸 창피하게 생각해라” 등의 말을 했다고 한다. 파출소 근무자들은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 파출소 팀장 B 씨는 “직원들도 참사 트라우마 때문에 괴로운데, 전화가 올 때마다 죄인 같아 마음이 힘들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욕설 및 모욕전화는 업무방해로 입건도 가능하지만 이태원파출소는 내부적으로 “상황이 상황인 만큼 감내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반면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 일부는 파출소를 방문해 경찰들을 위로했다고 한다. 한 유족은 이달 3일 편지와 캔 커피를 들고 파출소를 찾아 “고생해줘 감사하다”고 했는데, 참사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이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현장에서 구조에 애쓴 경찰들에 대한 격려의 의미로 시민들이 보낸 케이크나 꽃, 간식거리 등도 파출소에 배달되고 있다. 영수증에는 “헌신에 감사드린다” 등의 메시지가 적혀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용산경찰서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는 7일까지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신 경찰관분들을 칭찬하고 싶다”는 등 이태원경찰서 근무자를 향한 격려와 칭찬 글 수십 건이 올라온 상태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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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라진 이태원 추모집회… “퇴진이 추모다” “정치 이용말라”

    국가애도기간 마지막 날이었던 5일 시민들은 서울 중구 시청역 일대와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등에서 희생자를 추모했다. 하지만 진보·보수 단체가 주최한 추모 집회에선 상반된 정치적 구호가 나왔다. 이날 서울 중구 시청역 일대에서 열린 ‘촛불승리전환행동’ 추모 집회에는 주최 추산 약 5만 명, 경찰 추산 약 9000명이 참석했다. 집회 참여자들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내용과 함께 ‘윤석열은 퇴진하라’, ‘퇴진이 추모다’ 등의 손팻말을 들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서 “무책임한 정부가 참사를 불렀다”며 정부 책임론을 부각했다. 반면 보수 성향인 신자유연대는 이날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서 ‘맞불집회’를 열었다. 신자유연대 김상진 대표는 “온갖 선동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진짜 추모가 뭔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 현장에는 ‘정치적으로 이용 말자’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시민들은 한마음으로 추모에 동참하면서도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냈다. 시청 앞 촛불집회에 참석한 김나겸 씨(20)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했다. 반면 시청 앞 시위를 지켜보던 이모 씨(56)는 “지난주까지 ‘윤석열 퇴진’을 외치던 진보단체 집회가 그대로 열린 것 같은데 정치적 목적으로 보인다”며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촛불집회 주최 측을 향해 “(진정한) 추모가 아니다”라며 날을 세웠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낸 논평에서 “국민의 슬픔과 비극마저 정쟁과 정권 퇴진 집회에 이용하려는 것인지 충격과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주말마다 열리는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 민주당 조직이 동원된 정황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드러났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추모단장을 맡은 유기홍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주말 집회에 당이 조직적으로 인력을 동원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시민단체의 자체적 추모 문화제였고 당은 공식 참여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운영 마지막 날을 맞아 5일 시청광장 앞 합동분향소를 찾은 일반 시민도 적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로 지인을 잃었다는 이가연 씨(22)는 “소식을 너무 늦게 접해 빈소를 못 찾았는데 분향소에서나마 명복을 빌고자 왔다”며 눈물을 훔쳤다. 서울시내 곳곳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는 국가애도기간인 5일까지 엿새 동안 약 11만7000여 명이 찾았다. 시청 앞 분향소는 5일 운영을 마쳤지만 용산구가 운영하는 녹사평역 분향소는 12일까지 연장 운영된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 20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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