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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부동산 시장의 둔화 위험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달 미국의 집값이 2011년 1월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이 떨어졌다고 24일(현지 시간) CNBC 등이 보도했다. 미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분석기업 ‘블랙나이트’는 미국의 7월 주택가격이 한 달 전보다 0.77% 떨어져 낙폭이 1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미 50개 주 중 인구가 가장 많고 주택 거래 또한 활발한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주요 도시가 집값 하락을 주도했다. 새너제이(―10%), 샌프란시스코(―7.4%), 샌디에이고(―5.6%), 로스앤젤레스(―4.3%)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에서는 9월 개학을 앞둔 여름철에 이사 수요가 많아 집값 또한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거듭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모기지 금리 또한 대폭 상승해 주택 구매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랙나이트는 미국인의 주택 구입 능력 또한 30년 만에 가장 낮아졌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집을 사려는 사람이 통상 전체 집값의 20%를 계약금으로 내고 나머지 80%를 30년 고정금리 모기지로 대출받는다. 현재 이런 식으로 집을 사려면 중위 가계소득의 32.7%를 지불해야 한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보다 1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앤디 월든 블랙나이트 부사장은 “7월 수치는 시장이 중요한 변곡점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추가 하락 조짐이 보인다고 진단했다. 대출 금리가 급등하면서 자금난에 처한 일부 소형 모기지업체의 파산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비슷한 부동산시장 붕괴가 올지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1991년 러시아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의 독립기념일 겸 러시아의 침공 반년을 맞은 2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겨냥해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의 소도시 채플린에 로켓을 연달아 발사했다. 이로 인해 최소 22명이 숨지고 50명이 부상을 입는 등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자신들이 점령 중인 동부 거점 도네츠크에서 145km 떨어진 채플린의 주택가와 이 곳 기차역에 정차해있던 객차 등에 두 차례 로켓을 발사했다. 첫 번째 로켓은 주택을 가격해 집 안에 있던 11세 소년이 숨졌다. 두 번째 로켓은 기차역으로 날아와 정차 중이던 열차를 타격했고 객차 5량이 불타 21명이 숨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채플린은 우리의 고통”이라며 “침략자를 반드시 쫓아내 자유로운 우크라이나에 ‘악의 흔적’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규탄했다. 이날 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화상 연설은 러시아의 거센 반대로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다.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대면 연설을 주장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영상 연설을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보리 상임 이사국 15개국이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13개국이 찬성해 연설을 할 수 있었다. 러시아는 반대했고 중국은 기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최근 남동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공격을 가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러시아가 세계를 방사능 참사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핵 위협을 거두고 원전에서 완전히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각국의 지지도 이어졌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침공 후 세 번째로 찾았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키이우 거리를 활보한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성공하면 세계 모든 독재국가에 ‘무력으로 국경을 바꿀 수 있다’는 청신호가 될 것”이라며 무인기, 탄약, 군수품 등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무인기 요격체계, 레이더 등 29억8000만 달러(약 4조 원)의 추가 군사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파크, 이탈리아 밀라노의 두오모 광장 등에서도 시민들이 일제히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었다. 영국 런던 템즈강의 대관람차 ‘런던 아이’등도 파란색과 노란색 조명을 활용해 이 국기를 형상화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는 키이우 성소피아 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해 숨진 군인들을 추모하며 헌화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사령탑 역할을 했던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82·사진)이 12월 퇴임 의사를 밝혔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부터 조 바이든 현 대통령까지 7명의 대통령을 보좌했던 그가 은퇴 시점을 특정한 것은 처음이다. CNN 등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22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경력의 다음 장을 추구하기 위해 12월에 모든 직책을 내려놓을 것”이라며 차세대 과학 지도자를 돕고 그들의 멘토가 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모든 미국인의 삶에 감동을 더했다. 덕분에 미국이 더 강하고 건강해졌다”고 평가했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초기에 하루 서너 시간만 자면서 2000통이 넘는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과학을 경시하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 유명해졌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에 말라리아 약을 쓰자고 주장하거나 인체에 살균제를 주입하자는 식의 황당한 주장을 할 때마다 정면으로 비판했다. 1940년 뉴욕에서 이탈리아 이민자의 후손으로 태어난 그는 코넬대 의대를 졸업한 후 1968년 NIAID가 속한 국립보건원(NIH)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1984년 NIAID 소장으로 발탁된 뒤 현재까지 38년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조류인플루엔자, 에볼라 등 각종 전염병 대응을 지휘했다. 에이즈 퇴치 프로그램 ‘PEPFAR’를 통해 2100만 명을 구한 공로로 2008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에게서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감염병 위협에 맞서는 차세대 과학 지도자의 멘토가 되고 싶습니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사령탑 역할을 했던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82)이 12월 퇴임 의사를 밝혔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부터 조 바이든 현 대통령까지 7명의 대통령을 보좌했던 그가 은퇴 시점을 특정한 것은 처음이다. CNN 등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22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경력의 다음 장을 추구하기 위해 12월에 모든 직책을 내려놓을 것”이라며 미 연방정부의 영역 밖의 일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NIAID 소장으로 얻은 지식은 과학 및 공중보건 발전에 활용하고 차세대 과학 지도자를 돕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자신의 은퇴 전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기를 바란다며 “여전히 미국의 일일 신규 사망자가 400명에 이른다는 사실이 불편하다”고 우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모든 미국인의 삶에 감동을 더했다. 덕분에 미국이 더 강하고 건강해졌다”고 치하했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초기에 하루 서너 시간만 자면서 2000통이 넘는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과학을 경시하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극심한 갈등을 빚으며 전세계적 유명인사가 됐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에 말라리아 약을 쓰자고 주장하거나 인체에 살균제를 주입하자는 식의 황당한 주장을 할 때마다 이를 정면으로 비판해 최고 권력자의 눈 밖에 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종종 그를 해고하겠다고 위협했고 트럼프 지지자나 친트럼프 성향의 야당 공화당 의원과도 척을 졌다. 그는 이를 두고 “거짓말을 퍼뜨리려는 사람들에게 과학에 기반해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적이 된다”고 토로했다. 유명 배우 브래드 피트는 그를 지지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의미로 시사코미디쇼 ‘새터데이나잇라이브(SNL)’에서 파우치를 흉내냈다. 파우치 소장은 1940년 뉴욕에서 이탈리아 이민자 후손으로 태어났다. 코넬대 의대를 졸업한 후 1968년 NIAID가 속한 국립보건원(NIH)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1984년 NIAID 소장으로 발탁된 후 현재까지 38년간 코로나19,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조류독감, 에볼라, 지카바이러스 등 각종 전염병 대응을 지휘했다. 특히 에이즈 퇴치 프로그램 ‘PEPFAR’를 통해 2100만 명의 생명을 구한 공로로 2008년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미 민간인의 최고 영예로 꼽히는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간호사 겸 생명윤리학자인 부인과 세 딸이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중국 청년들이 보는 한국은…“외모 중시하고 치열하게 노력하는 문화강국홍콩 시위 때 사회적 토론 덜 이뤄져 아쉬워韓아이돌, 중국 팬덤 배려해주면 좋을 것”한국 청년들이 보는 중국은…“예전엔 기회의 땅, 지금은 리스크의 땅‘우영우’ 등 K콘텐츠 유출·표절도 심각국가차원 총력전이 가능한 건 위력적”동아일보와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는 24일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한국과 중국의 2030세대 20명을 대상으로 일주일간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중 관계를 주제로 양국 젊은이들 간 토론의 장을 마련하려면 이들의 솔직한 생각을 먼저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 인터뷰 대상자는 한국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 10명과, 중국 관련 전공자이거나 중국 체류 경험이 있는 한국인 10명이다. 이들은 서로의 정치체제에 대한 평소 생각과 현재의 한중관계, 홍콩 민주화 시위, 한복·김치 논란 등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의견을 내놨다.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요약했다.▼ 쉬카이(25·남·중국인)―한국에 관한 이미지는 어떤가요?“외모를 중시한다는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크기는 작지만 세계적 존재감이 강한 나라고요. 특히 중국에 한국의 영화 드라마 등 문화콘텐츠가 매우 유명하죠. 저도 대학교 때 댄스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한국 댄서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한국이 김치와 한복 등 중국에서 기원한 문화를 훔쳤다’는 생각에 동의하나요?“아뇨. 김치도 한국 전통 음식이고, 한복도 한국의 전통 의상이라고 생각해요. 중국의 나이 지긋하신 분들도 ‘한국’ 하면 김치라고 말하세요. 물론 기원에 대한 논란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각 나라가 발전해온 역사에 따라 관용의 자세가 필요해요.”▼ 임모 씨(27·여·중국인)―최근에 한국과 관련해 접한 소식 중 기억나는 것이 있나요?“윤석열 대통령에 관련한 뉴스에 ‘친미’ 이슈가 자주 나오는 것 같아요. 한국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친미 행보를 보이는 건 이해할 수 있어요. 다만 이번 대선 결과가 한국의 ‘친미반중’ 정서를 대변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중국인으로서 한국에 사는 것이 조금 걱정돼요.”▼ 왕태얼(20·여·중국인)―중국에 대한 한국인들의 보편적 이미지는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중국이 인구 14억의 다양한 문화와 민족이 있는 국가가 아니라 하나의 민족국가인 것처럼 오해하는 것 같아요. 시장경제를 받아들인 사회주의 국가라는 사실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같고요. 단순히 정치 형태만 두고 북한처럼 가난한 공산주의 국가라고 오해하는 거죠.”―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중국의 대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저도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대자보를 붙인 경험이 있어요. 중국의 폭력적 진압이 비참하고 암담했어요. 다만 그때 일부 홍콩 사람들이 대륙 사람들을 비하한 경우가 있었는데, 이런 일은 한국 언론에 잘 보도되지 않았어요. 아마 한국에 있던 중국인들은 ‘중국 사람들만 홍콩을 비난하고 있다’는 보도행태에 감정이 상했을 거예요.”▼ 진모 씨(29·여·중국인)―한국의 문화콘텐츠 중 좋아하는 것이 있나요?“많아요. 주변 한국 분들이 ‘너는 한국인보다 한국 드라마를 더 많이 보는 중국인’이라고 할 정도예요. 특히 나영석 피디의 콘텐츠가 진심이 느껴져서 좋아해요. 저도 나중에 한국의 대학에서 강의를 하거나 콘텐츠 관련 업계에서 일하고 싶어요.”―한중관계와 관련한 한국과 중화권 연예인들의 논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방탄소년단이 한미우호 공로로 밴플리트상을 받으면서 6·25전쟁을 언급할 때 중국을 말하지 않은 건 아쉬웠어요. 물론 아이돌도 자기 생각을 얼마든지 발언할 수 있어요. 하지만 중국 팬들이 한국 아이돌 콘텐츠를 굉장히 많이 소비하는데도, 이들의 감정을 배려해줬다면 좋았겠죠.”▼ 고모 씨(27·남·중국인)―한국에서 사는 중국인으로서 차별을 겪은 적이 있나요?“한국은 여전히 ‘단일민족’처럼 민족중심적 표현을 사용해요. 인터넷 댓글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짱깨’라는 표현을 볼 때마다 우리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고요. 다만 이것이 유학생으로서의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선입견을 없앨 방법을 고민해야겠죠.”▼ 원모 씨(26·여·중국인)―홍콩 민주화 시위 때 한국 유학을 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요?“사실 조금 놀랐어요. 학교 안에 홍콩 관련된 대자보가 올라오거나 커뮤니티에 홍콩 이미지가 뜨면 중국 학생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여기가 중국이 아닌데도 대자보 앞에서 홍콩 문제라는 정치적인 이슈로 대학생들이 토론하고 충돌하는 일이 생겨서 놀랐죠.”▼ 유모 씨(21·여·중국인)―한국에 대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나요?“아이돌 연습생들이 열심히 연습하는 이미지요. 아이돌뿐 아니라 학생들도 너무 열심히 공부해요. 한국에 온 뒤에 처음으로 지난 학기에 대면수업을 했는데, 한국 학생들은 PPT도 잘 만들고. 발표도 잘하고. 과제도 너무 열심히 해요. 물론 열심히 하는 중국 학생도 있지만, 발표과제 같은 경우엔 한국 학생들이 더 많은 시간을 들이고 기술도 더 좋은 것 같아요.”▼ 양모 씨(22·남·중국인)―현재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10점 만점에 5.5점정도. 현 상태를 유지하는 정도도 괜찮다고 봐요. 사드문제, 베이징올림픽 문제 같은 것들이 또 나오면 더 안 좋아질 수도 있겠죠. 한국 사드배치가 어떤 목적으로 이뤄졌든, 중국에게 상처를 준 것은 사실이에요. 세대별로도 비슷한 생각인 것 같아요.”▼ 한모 씨(22·남·중국인)―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중국 청년들은 홍콩 시위를 ‘민주화’ 시위로 보진 않아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중 청년들간에 ‘민주화란 무엇인가’ ‘중국과 한국의 체제는 어떻게 다른가’라는 사회적 토론이 이어졌으면 좋았을 텐데, 감정적으로만 치우쳤던 게 아쉬워요.”―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부당하게 평가받고 있다고 보세요?“천안문사건의 여파 때문에 아직도 폭력적인 나라로 비춰지는 것 같아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로는 안전과 질서가 갖춰졌다는 이미지가 조금 생겼지만요. 다만 홍콩 시위 진압의 경우엔, 한쪽이 폭력을 쓰니 다른 쪽도 폭력을 쓰며 ‘에스컬레이트’된 것이겠죠. 하지만 중국은 군대도 파견을 안했고, 시위대 역시 인명사고를 줄이려 서로 자제했다고 생각해요.”▼ 란모 씨(25·여·중국인)―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한중관계에 크게 악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요?“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저도 중국인으로서 감정이 조금 남아있어요. 사실 스포츠 영역에서 중국과 한국의 사이가 별로 안 좋잖아요. 중국인 입장에서 보기엔, 과거 국제대회에서 한국 선수들도 반칙 행위가 몇 번 있었다보니 더 예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한국인이 중국에 대해 오해한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많죠. 조선족이 나오는 영화 때문에 중국은 인신매매, 장기매매가 벌어지는 무서운 나라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중국인은 다 부자라거나 중국 여자는 다 고집이 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제가 아니라고 설명해도,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임동준(24·남·한국인)―중국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를 말해주세요.“음식처럼 문화적인 게 먼저 떠오르고요, 정치적인 이미지는 G2강국? 그런데 선진국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중국계 일본인 친구가 말하길 중국인은 애국심이 강하대요. 그래서 다른 나라의 우수함이나 여러 가지 이념의 공존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어떻게 하면 양국 관계가 좋아질 수 있을까요?“중국은 한국을 속국으로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수천 년을 중국과 갑을관계로 보냈지만, 현대에는 서로 간의 존중이 필요하죠. 그런데 중국은 여전히 속 좁은 인식과 행동을 보이는 것 같아요. 중국이 좀 더 인권과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한별(23·여·한국인)-BTS의 밴플리트상 수상소감 논란이 한중관계에 영향을 얼마나 미쳤다고 생각하나요?“청년층의 주 관심사인 K팝 이슈와 역사가 결합되면서 분노가 폭발한 것 같아요. 중국 친구들은 BTS에 실망했다고 한 반면 한국 친구들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에 관한 소감이라고 했죠. 자기 나라를 건드리는 것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민족주의적 감정 때문인 것 같아요.”―중국은 강대국이라는 말에 대해 동의하시나요?“동의해요.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강력하고, GDP나 군사력 측면에서도 상위권이니까요. 중국이라는 큰 나라가 옆에 있다는 건 한국에게 경제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이 됐을 거예요. 중국 내 한류 열풍도 문화산업적인 측면에서 좋은 기회였을 거고요.”▼ 주모 씨(25·여·한국인)―한중관계를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요?“중국은 한국과 정치 체제가 다르고, 국민들에게 민족주의 감정을 고취시키면서 ‘중국몽’같은 목표들을 제시하는데,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들은 이해하기가 힘들죠. 양국의 사회문화적 교류가 늘어서 서로 이해도가 높아지면 정치·경제 분야의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박모 씨(25·남·한국인)―중국과 중국인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를 말해주세요.“중국이라는 국가를 생각하면 감옥, 중국인을 생각하면 본인이 감옥에 있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국에서 살면서 또래친구들이 정치교육을 받고 공산당을 찬양하는 것을 보며 자라서 그런 프레임으로 중국을 보게 된 것 같아요.”―현재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한중 관계는 ‘21세기 버전 조공’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시대처럼 한국이 중국에 정치적·영토적 주권을 상실하진 않았죠. 하지만 현재의 중국이 한국에 요구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한국을 조공국가로 여기는 것 같아요. 중국이 바뀌지 않으면 한중관계가 바뀌기 어렵고, 반대로 중국의 태도가 바뀌면 손쉽고 빠르게 바뀔 수 있을 거예요.”▼ 최모 씨(22·여·한국인)―중국학을 전공하면서 중국에 대해 갖고 있던 이미지가 바뀌었나요?“과거엔 젊은 세대가 이해하기 힘든 나라, 세련되지 못한 나라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중국에 대해 공부한 뒤에는 꽤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나라로 생각하게 됐어요.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에서는 할 수 없는 총력전을 국가단위로 할 수 있는 나라이니까요.”―2017년 한국의 사드 배치는 한중 청년들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시나요?“사드는 정치 이슈였지만, 결과는 문화·예술분야의 한한령으로 두드러졌죠. 이 분야에 가장 예민한 게 청년 세대에요. 여기에 ‘중국이 과연 한국 문화 콘텐츠 없이 살 수 있겠냐’라는 생각이 더해지면서 혐중 정서가 나타난 것 같고요.”▼ 도모 씨(21·여·한국인)―유학생으로서 느끼기에, 중국 청년들은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 큰가요?“굉장히 커요. 이번엔 코로나19로 도시를 봉쇄하면서 조금 불만들이 생겼지만요. 중국 대학에서 유학생은 안 듣고 중국인만 듣는 수업이 사상·군사·체육수업 3가지예요. 시진핑 정치 철학 같은 사상수업을 계속 배우면 국가에 대한 충성도나 자긍심이 클 수밖에 없죠.”▼ 전유진(25·여·한국인)―중국인들과 소통하면서 갈등을 겪으신 부분이 있나요?“아무리 친한 중국인 친구더라도, 김치나 한복 이야기를 하면 가끔 벽에 대고 말하는 느낌이 들어요. 김치가 ‘한국의 파오차이’라는 말을 들으면 ‘분노 버튼’이 눌리는 기분이에요. 다른 친구는 ‘한국이 너무 민족주의적이다’라고 말하지만 저는 ‘중국만큼 심한 곳이 있냐’며 반격했어요.”―현재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중국이 한창 붐이었던 입학 당시에는 ‘중국어를 배우면 굶진 않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중국어를 해도 취업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한국과 중국이 발전적인 논의 대신 하나의 키워드에 꽂혀서 계속 소모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유모 씨(32·남·한국인)-최근에 접한 중국 관련 뉴스 중 기억나는 것이 있나요?“중국이 외국 회사와 벌이는 상표권 분쟁 뉴스를 봤어요. 해외 진출의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미리 탐색해 이들이 중국으로 진출하기 전에 미리 상표권을 등록해 분쟁이 일어난다는 내용이었죠. 중국은 ‘대국’이지만 그들에게 ‘대국의 국격’이 있는지는 의문이에요.”-앞으로 한중 관계가 어떻게 돼야 한다고 보시나요?“부당한 요구를 하는데 굳이 친하게 지낼 필요가 있을까요? 지난 정권에서 중국에 저자세로 임했음에도 별 실익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조공무역’이 실패한 거죠. ‘기회의 땅’도 옛말이에요. 고통스럽겠지만 중국 시장에 의존하지 않아도 결국 적응할 수 있겠죠.”▼ 문경언(29·남·한국인)-중국에 대한 부정적 보도를 계속 접하게 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쓰레기 김치, 쓰레기 만두 등 불량 음식 파동이 반복되다보니 이제는 굳이 확인해볼 생각도 안 해요. ‘와 대박이다’ 하고 그냥 받아들이면서 ‘중국은 원래 이런 나라’라는 부정적 편견이 강화돼요. 이런 이미지를 바꾸려면 저희보단 중국의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해요.”-자신의 나라가 상대 국가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시나요?“K콘텐츠 표절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봐요. 정식 유통된 적도 없는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오는 아이템들이 중국에서 유행이래요. 한국 영화가 중국으로 유출돼 몇 백억이 날아갔다는 이야기도 비일비재한데 중국 정부가 딱히 막을 생각이 없어 보여요.”▼ 박윤상(32·남·한국인)-중국에 대해 어떠한 이미지를 가지고 걔신가요?“저는 유소년기 전부를 중국에서 보냈고, 스스로를 친중파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인’은 사소한 것을 따지기보다는 큰 것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호방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초기에 정보공개 등 대응이 미흡했는데도 자국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니 ‘크기가 크다고 대국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중국은 ‘기회의 땅’이라는 말에 동의하나요? “이제는 기회보다는 오히려 리스크가 많다고 생각해요. 과거엔 많은 분들이 중국에서 크게 성장하고 부를 축적해왔지만, 이제 그런 기회들이 점점 줄고 있어요. 게다가 중국은 공산당의 일당전제주의 국가이다보니 정책적인 변수가 너무 심하고요.”관련 기사MZ세대 79% “中 싫다”… 北-日보다 호감도 낮아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822/115076899/1韓 2030세대 52% “한미동맹 강화하되 中견제 신중해야”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822/115076947/1“中선 말 잘못하면 생명 위협” vs “韓, 누구나 대통령 비난해 놀라”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822/115076772/1“한중 미래세대 충돌, 양국관계 위험 신호… 한한령 해제 등 문화 교류부터 늘려가야”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822/115076806/1특별취재팀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한국과 중국의 미래 세대가 서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곧 양국 관계를 지탱할 버팀목이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최근 격해지는 반중 정서에 대해 이욱연 서강대 중국문화학과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치체제가 다른 한국과 중국을 유지해 준 것은 문화·정서적 유대감인데 양국 간 연결고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위험신호”라며 “장기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사드 보복 등 문제에서 양국 정부가 갈등의 주체였다면 지금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양국 시민들이 직접 충돌하고 있으며 민간 차원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장기화로 인적 교류가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인터넷 공간에서만 서로를 접하는 2030세대가 일부 극단적인 의견을 상대국의 보편적인 정서로 받아들이며 논란이 빠르게 확산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 교수는 “이 경우 정부의 중재에도 갈등이 봉합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사드 보복으로 취한 한국의 대중문화 진출을 막는 이른바 ‘한한령’을 풀지 않으면서 한중 간 문화·관광산업 교류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양국 간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간 교류의 질을 높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상숙 국립외교원 연구교수는 “단순히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상대방의 정체성과 변화된 사회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교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홍정수 김민 김수현 이채완 기자 (이상 국제부)▽ 공동기획: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특별취재팀▽ 홍정수 김민 김수현 이채완 기자 (이상 국제부)▽ 공동기획: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외교 방향을 묻는 질문에 한국 2030세대가 가장 많이 한 답변은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되 중국 견제에는 신중해야 한다”(51.7%)였다. “미중 간 균형 외교를 추구해야 한다”(33.6%)가 그 다음이었고, “미국과 동맹을 강화해 중국 견제에 참여해야 한다”는 답은 12.3%였다. 동아일보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가 공동으로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만 20∼39세 성인 남녀 4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다. 한국 MZ세대들이 반중국 정서가 강하지만 반도체 등 첨단기술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전략에 한국 정부가 앞장서 동참하면 경제적 피해가 만만치 않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응답자의 78.8%가 중국을 경제 협력이 필요한 국가로 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여론조사와는 별도로 진행된 2030세대 심층 인터뷰에서 문경언 씨(29)는 “전기차 등 미래 산업에서 거대한 중국 시장이 중요하기 때문에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여론조사에서 “미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중국과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답은 1.7%에 불과했다. 미국을 경제적 측면(94.1%)과 안보적 측면(93.2%)에서 모두 “중요하기 때문에 협력이 필요한 국가”로 꼽았다. 2030세대는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에 강경한 인식을 보였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중국이 대만 주변 해역에서 군사훈련을 벌인 데 대해 76.6%가 “정당하지 않다”고 답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서는 70.6%가 “정당하다”고 응답했다. 특별취재팀▽ 홍정수 김민 김수현 이채완 기자 (이상 국제부)▽ 공동기획: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특별취재팀▽ 홍정수 김민 김수현 이채완 기자 (이상 국제부)▽ 공동기획: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중국 하면 감옥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라요. 중국인은 스스로가 감옥에 갇혀 있는 줄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중 수교 30주년인 24일을 앞두고 동아일보와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가 한중 2030세대 각각 10명씩 모두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에서 한국인 박모 씨(25)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에 대한 한국 MZ세대들의 부정적 인식은 동아일보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 성균중국연구소가 공동으로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11∼14일 전국 만 20∼39세 성인 남녀 4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확인됐다. 호감도를 ‘매우 비호감’(0점)부터 ‘매우 호감’(10점) 척도로 평가해 달라고 물었을 때 나온 중국에 대한 평균 호감도는 2.73점에 그쳤다. 미국(6.76점)은 물론이고 일본(3.98점), 북한(2.89점)보다 낮았다. 중국에 대해 비호감 평가(10점 만점 중 0∼4점) 비율은 응답자 중 78.8%에 달했다. 0점을 준 비율이 3점을 준 비율(21.8%)과 비슷한 20.5%였다. 응답자들은 중국에 대한 비호감의 이유로 ‘김치와 한복이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주장’(48.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중국의 홍콩 민주화 시위 진압과 신장위구르 등 인권 침해 문제’(35%), ‘첨단기술·인재·정보 유출과 지식재산권 침해’(29.3%), ‘중국 공산당의 일당 통치 등 정치체제’(26.4%),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18.8%) 순이었다. 별도로 진행된 심층 인터뷰에서 전모 씨는 “김치 문화를 중국 것이라고 한다면 내가 평생 누린 문화의 근본을 흔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중 관계가 나쁘다는 평가도 58.9%에 달했다. 한중 관계가 좋다는 평가는 5.3%에 그쳤다. ‘한국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고압적 외교 및 태도’(52.9%)가 관계 악화 원인으로 가장 많이 제시됐다. 호감 여부와 상관없이 중국에 대해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소를 말해 달라는 질문에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소가 없다”(31%)는 답변이 자연환경과 역사유적(32.1%)이라는 의견과 비슷한 비율로 많이 꼽혔다.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정서적 유대감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균중국연구소 소장인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2030세대의 부정적 인식이 여과 없이 확산되면 미래 한중 관계의 가교가 매우 취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욱연 서강대 중국문화학과 교수는 “교류가 실질적 혜택으로 이어진다고 젊은층들이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14%) 및 무선(86%) 전화 면접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8%포인트다.“中, 경제-안보 韓 압박 말아야 관계개선” 60%… “호감 0점” 21% MZ세대가 보는 중국-韓中관계“中 고압적 외교 탓 관계악화” 53%… “10년뒤 관계 더 나빠질 것” 30%20~24세 78% “中 가고 싶지 않아”… “中과 경제협력 해야” 79% 동의안보협력 두고는 찬반 의견 팽팽 동아일보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가 공동으로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한국의 2030세대의 75.3%는 한중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관계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중국이 경제·안보 분야에서 한국을 압박하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60.2%)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현재 한중 관계가 나쁜 원인으로 ‘한국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고압적 외교 및 태도’(52.9%)를 가장 많이 꼽은 것과 일맥상통한다. 한국의 MZ세대들은 중국이 한국을 동등한 파트너로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한국이 해야 할 일을 요구하는 모습을 양국 관계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한국이 응당 해야 할 5가지”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20∼24세 78% “중국 가고 싶지 않다”공세적으로 변한 중국의 외교정책을 탈권위주의 시대에 자란 한국 MZ세대들이 특히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균중국연구소 소장인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중국이 힘이 커지며 매우 공세적인 태도로 바뀌었고 (사드) 보복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런 행태가 젊은 세대에겐 일종의 ‘꼰대 문화’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만 20∼39세 성인 남녀 4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중국에 비호감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로 한복이나 김치가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주장(48.2%)을 꼽았다. 중국이 역사와 문화에서 한국을 함부로 대하는 태도가 깔려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별도로 동아일보와 성균중국연구소가 진행한 심층인터뷰에 응한 임동준 씨(24)는 “역사적으로 수천 년간 갑을관계로 지냈다는 인식에 중국이 한국을 속국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런 인식은 향후 한중 관계에 대한 전망에도 영향을 미쳤다. 여론조사에서 10년 뒤 한중 관계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0%로 나타났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16%에 그쳤다. 51.9%는 “현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했지만 58.9%가 현 한중 관계를 나쁘다고 평가한 것을 감안하면 ‘나쁜 한중관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본 셈이다. 중국에 대한 비호감은 중국인에 대한 비호감에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인에 대한 호감도를 ‘매우 비호감’(0점)부터 ‘매우 호감’(10점) 척도로 평가해달라고 물었을 때 0점 비율이 22.8%로 가장 높았다. 평균 점수는 2.64점, 비호감이라고 답한 비율은 74.4%에 달했다. ‘중국을 방문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65.4%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20∼24세는 방문 의사가 없다는 답변이 78%로 특히 높았다. 호감도와 상관없이 중국의 긍정적 요인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긍정적인 면이 없다’는 대답이 31%로 ‘중국이 제공하는 경제적 기회와 성장 잠재력’(24%)보다 많았다. 가장 비중이 높은 답은 ‘자연환경과 역사유적’(32.1%)이지만 “긍정적 요소가 없다”는 답과 별 차이가 없었다.○ 78.8% “中과 경제협력 필요” 그럼에도 응답자의 78.8%가 ‘중국이 경제적 측면에서 중요하므로 협력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경제 협력의 이유로는 “인구가 많고 거대한 시장이기 때문”(42.3%), “중국에 대한 한국의 경제·무역 의존도가 높기 때문”(36.7%)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반면 안보적 측면에서 중국을 협력 대상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49.7%)와 그렇다(48.7%)는 비율이 팽팽했다. 다만 ‘매우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8.3%인 반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27.2%였다. 안보 협력 대상이 아닌 이유로는 ‘중국이 주변국과 정치·경제·안보 분쟁을 일으킬 위험이 있기 때문’(38.9%)이라는 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안보 협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40.8%)가 가장 많았다. 이 교수는 “젊은 세대가 현실적 감각을 갖고 있다”며 “중국의 행태가 개선되면 한중 관계가 모멘텀을 찾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홍정수 김민 김수현 이채완 기자 (이상 국제부)▽ 공동기획: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특별취재팀▽ 홍정수 김민 김수현 이채완 기자 (이상 국제부)▽ 공동기획: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중국 당국을 비판했다가 탄압을 받은)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사태를 보며 중국은 말을 잘못 하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도 있는 나라라는 생각에 불신이 커졌습니다.”(한국인 직장인 동석·가명) “건드리면 안 되는 특정 부분이 있긴 하지만 중국에 살면서 자유롭지 않다는 느낌은 못 받았습니다. 한국은 지나치게 자유로운 것 같아요. 누구나 대통령 비난을 많이 해서 놀랐어요.”(중국인 대학원생 슈잉·가명) 12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국제관에선 ‘너무 다른’ 한국과 중국의 2030세대가 만나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동아일보는 24일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와 공동으로 한국과 중국의 2030세대 6명씩을 선정해 두 차례에 나눠 토론을 진행했다. 참가자 명단은 별도로 실명으로 밝히되,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참가자들이 공개를 원하지 않아 가명으로 표기한다.○ 정치체제·표현의 자유 두고 격렬 논쟁한중 젊은이들이 가장 격렬하게 맞붙은 주제는 양국의 정치체제였다. ―슈잉: 한국에선 정당들의 목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요. 정당이 바뀌면 정책도 바뀌고, 한국을 대표할 목소리가 없어요. 근데 중국은 그게 보여서 마음이 든든합니다. ―동석: 국가가 꼭 일관된 목소리를 내야 하나요? 지금은 국민 수준이 높아져서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시대예요. (한국에선 중국과 달리) 문제가 생기면 선거로 심판할 수 있으니 다행이죠.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던 지윤도 입을 열었다. ―지윤: 정치는 원래 시끄러워야 해요. 비판도 필요하고요. 한국은 중국공산당처럼 지도자 한 명이 모든 것을 이끌어가길 원치 않아요. ―슈잉: 국제 이슈가 있을 때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이 입장을 말하면 믿음이 가요. 그런데 한국에선 정부 발표를 야당이 부정하고 가끔은 (정부) 스스로도 부정하고…. 제가 이렇게 말하면 (한국인들은) ‘중국에서 사상교육을 너무 잘 받았다’고 하는데 저는 실제로 한국의 정치체제가 전혀 부럽지 않아요. 토론은 양국 지도자를 바라보는 한중 청년들의 상반된 시각으로 이어졌다. ―동석: 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얻고 있는 80%라는 지지율이 과연 진정한 지지를 뜻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타오: 한국에서는 퇴임한 대통령을 너무 심하게 ‘청산’해서 혼란이 생기는 것 같아요. 중국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은 한국 대통령’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해요. ―수현: 정치 보복이 반복돼온 것은 아쉽지만 평등한 사회에선 전직 대통령이라도 죄를 지으면 처벌하는 게 당연합니다.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선 당시 한국 대학 캠퍼스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홍콩 지지’ 대자보를 훼손한 사건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 ―옌: 중국 입장에선 한국 학생들이 ‘반정부 폭동’을 지지하는 것을 반대할 수밖에 없어요. ―정원: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소통의 창구를 닫아버린 건 책임져야 합니다.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서도 논쟁이 벌어졌다. ―융: 사드 배치는 미국이 패권국가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서연: 사드는 북한의 미사일을 막기 위한 방패에 불과합니다. 한국의 주변국들은 대부분 핵무기라는 ‘칼’까지 가지고 있지 않나요? ○ 김치·한복 논란 간극 못 좁혀한국 2030세대들은 최근 김치와 한복이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논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중국 젊은이들은 “과장된 논란”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웨이: 한국 김치와 중국 쓰촨 파오차이(泡菜·채소절임)는 결국 비슷한 문화를 바탕으로 다르게 발전한 것인데 굳이 기원을 따지며 싸워야 할까요? ‘굳이’라는 표현에 한국 측 토론자들의 눈썹이 올라갔다. ―서연: 충분히 논쟁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중국이 벌여왔던 동북공정의 기조가 ‘(지금) 우리 지역, 우리 민족에게 일어났던 역사는 우리의 역사’라는 거잖아요. ―지윤: 한국인은 김치볶음밥에 김치찌개를 김치와 먹는 사람들이에요. 어릴 때부터 공유하던 한복과 김치가 사실 중국 것이었다는 주장은 정체성을 흔드는 일이에요. 중국 토론자들은 “배추김치는 세계가 인정하는 한국 음식”이라며 “정상적인 중국인이라면 ‘조선족이 중국의 소수민족이기에 한복도 중국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한복·김치 논란은 한국의 오해”라는 중국 토론자들과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주장”이라는 한국 토론자들 간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다. ○ “민간 교류·대화 막히면 안 돼”한중 MZ세대들은 뜨겁게 논쟁하면서도 상대에 대한 편견을 일부 인정해 공감대를 넓혀가려는 모습도 보였다. ―수현: ‘중국인은 교양이 없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워낙 큰 나라에서 벌어진 지엽적인 사례들이 부각됐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융: 중국은 서양 열강의 침략과 내전을 겪다 보니 다양성을 추구하기보다 체제에 순응하는 데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토론자들은 한중 관계를 개선하는 길은 결국 대화와 교류라는 점에도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 연우는 “정부 사이 정치적 긴장 관계로 민간의 자연스러운 대화가 막히지 않도록 다양한 교류 플랫폼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웨이는 “언론이 양국의 정보를 좀 더 다양하게 보도한다면 갈등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2030 심층토론 참석자한국인: 문경언(29) 박기배(25) 유시진(32) 임동준(24) 전유진(24) 최한별(22)중국인: 가오천(27) 란닝(25) 쉬카이(25) 왕태얼(20) 원아이롄(26) 한청쉬엔(22)참가자 명단은 실명으로 밝히되 기사에서 발언자는 참가자들의 의사에 따라 가명으로 표기 특별취재팀▽ 홍정수 김민 김수현 이채완 기자 (이상 국제부)▽ 공동기획: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특별취재팀▽ 홍정수 김민 김수현 이채완 기자 (이상 국제부)▽ 공동기획: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러시아가 2014년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서 16일 탄약고 폭발이 일어난 가운데 러시아가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크림반도 내 사키 공군비행장에서 발생한 폭발에 대해선 “의문의 사고”라며 말을 아꼈던 것과 달리 우크라이나 측의 공격을 인정한 것이다. 크림반도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BBC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6일 오전 6시 15분경 크림반도 북동부 군부대 임시 탄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폭발은 비밀 파괴 공작의 결과였다”고 밝혔다. 크림반도의 러시아 측 지도자 세르게이 악쇼노프는 “이번 폭발로 민간인 2명이 다쳤으나 중상자는 없다”며 “주변 변전소 화재로 인근 주민 3000여 명이 대피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공식적으로는 이번 폭발과 무관하다고 하면서도 “크림반도 비무장화 활동의 일환이며, 우크라이나군은 크림반도와 다른 지역의 비무장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리 이그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이번 일로 적들이 화재에 무방비 상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는 우리 군은 물론 전 우크라이나인을 즐겁게 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헤르손 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공격을 받아 보급이 끊길 위험에 처하자 전선을 후방 거점으로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군은 앞서 크림반도에서 헤르손으로 연결되는 교량 3개를 모두 파괴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러시아가 2014년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서 16일 탄약고 폭발이 일어난 가운데 러시아가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크림반도 내 사키 공군비행장에서 발생한 폭발에 대해선 “의문의 사고”라며 말을 아꼈던 것과 달리 우크라이나 측의 공격을 인정한 것이다. 크림반도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BBC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6일 오전 6시 15분경 크림반도 북동부 군부대 임시 탄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폭발은 비밀 파괴 공작의 결과였다”고 밝혔다. 크림반도의 러시아측 지도자 세르게이 악쇼노프는 “이번 폭발로 민간인 2명이 다쳤으나 중상자는 없다”며 “주변 변전소 화재로 인근 주민 3000여 명이 대피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공식적으로는 이번 폭발과 무관하다고 하면서도 “크림반도 비무장화의 활동의 일환이며, 우크라이나 군은 크림반도와 다른 지역의 비무장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리이 이그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이번 일로 적들이 화재에 무방비 상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는 우리 군은 물론 전 우크라이나인을 즐겁게 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헤르손 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공격을 받아 보급이 끊길 위험에 처하자 전선을 후방 거점으로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 군은 앞서 크림반도에서 헤르손으로 연결되는 교량 3개를 모두 파괴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보당국이 지난해 10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킬 것을 확신했지만, 프랑스와 독일은 물론 우크라이나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WP는 미국이 지난해 10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실을 기정사실화하고 해당 정보를 주요 20개국(G20) 회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에 설명했지만 당시 영국과 발트해 국가들만 미국의 주장에 동조했다고 한다. 다른 국가들은 미국이 이라크 전쟁 당시 허위 정보를 내세운 전력과 성급한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거론하며 정보력에 의구심을 보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첩보 사진을 보고도 미국 정부를 전적으로 믿지 못했다고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미국이 경고를 하면서도 필요한 무기를 주겠다는 제안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4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6개월을 맞이하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이 세계 패권을 계속 움켜쥐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전투가 확대되도록 질질 끌고 있다.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총알받이’로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도 갈등을 키우고 있다며 최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또한 철저히 계획된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6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안보회의 환영사에서 미국이 무력 충돌을 부추겨 패권을 연장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국민을 ‘대포 밥’으로 바꿔버렸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의 잘못을 항상 러시아와 중국 탓으로 돌리지만 미국이 유일한 강대국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단극화 시대’의 종말 또한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극화 세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는 동맹, 협력, 우호국과 함께 국제 안보 지형을 개선할 것”이라며 미국과 다른 강대국이 되겠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또한 같은 행사에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부인했다. 오히려 미국 영국 호주의 안보동맹 ‘오커스(AUKUS)’의 공동 핵무기 훈련 가능성을 거론하며 해당 훈련이 “아시아 전체를 날려버릴 것”이라고 우려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에리히 호네커 동독 공산당 서기장이 입을 맞추는 모습을 통해 냉전 시대 두 공산권 지도자가 끼친 해악을 신랄하게 풍자한 ‘형제의 키스’ 벽화를 그린 러시아 화가 드미트리 브루벨(62)이 사망했다고 타스통신 등이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정확한 사망 시점과 이유는 알려지지 않으나 지난달 그의 아내가 “남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하던 중 심장이 많이 약해졌다”고 밝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코로나19 합병증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냉전의 상징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다음 해인 1990년 브루벨을 포함한 세계 21개국 작가 118명은 남아있는 장벽에 여러 그림을 그렸다.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로 불리는 이곳은 현재 베를린의 대표적 명소가 됐다. 특히 브루벨의 작품은 관광객이 꼭 사진을 찍는 그림으로 유명하다. 브루벨은 1979년 동독 건국 30주년을 맞아 동독을 찾은 브레즈네프가 호네커와 화기애애한 환영 인사를 나누던 모습을 보고 이 그림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여, 이 치명적인 사랑을 이겨내고 살아남게 도와주소서’라는 부제는 공산주의와 그 지도자에 대한 그의 냉소와 야유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중국이 유일한 조선족 자치주로 약 170만 명의 조선족이 거주하는 옌볜 조선족자치주에서 중국어를 우선하는 표기 규정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옌볜에서는 이제 한글로만 적힌 간판 및 광고를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신장위구르 및 티베트 자치구에서 위구르어와 티베트어 교육을 축소한 바 있다. 중국이 중화 민족주의를 강조하면서 소수민족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한족 문화에 동화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옌볜주 정부는 지난달 25일 ‘조선 언어문자 공작 조례 실시세칙’을 공포하고 시행하기 시작했다. 정부기관, 기업, 사회단체, 자영업자 등이 문자를 표기할 때 중국어와 한글을 함께 표기하되 중국어를 먼저 쓰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부합하지 않는 기존 현판, 표지판, 광고 등은 모두 교체해야 한다. 중국은 2020년 ‘민족 통합 교육’을 주장하며 중국 표준어를 55개 소수민족의 ‘국어’로 사용하도록 규정했다. 이로 인해 현재 소수민족 거주지의 수업도 모두 중국어로 진행되고 있다. 소수민족 언어로 만들어진 교과서들도 속속 중국어 국정 교과서로 바꾸고 있다. 중국 내 조선족 학교들은 2020년 9월부터 한글로 된 교과서 대신 중국어 교과서를 사용하고 있다. 올해 중으로 조선족 등 소수민족 수험생에게 부여했던 가산점 제도가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집권 2기인 2017년부터 중화민족 공동체론을 주창하며 소수민족의 언어와 역사를 한족 문화에 통합시키려 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확고히 하는 ‘사상의 만리장성’을 구축해 민족 분열의 독소를 숙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올해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조선족을 비롯한 소수민족 대표들이 함께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장면을 연출한 것도 이런 정책의 연장선상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안녕하세요,오늘은 8월 5일 조용히 세상을 떠난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의 작품 세계를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이세이 미야케는 스티브 잡스의 상징과도 같은 터틀넥 니트는 물론, 주름을 활용한 실용적인 옷 라인 ‘플리츠 플리즈’, 그리고 한국인에게도 인기인 ‘바오바오백’으로 유명하죠. 그런데 그의 옷들은 단순한 패션 디자인을 넘어 예술의 경지로도 인정받았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또 방탄소년단(BTS)의 후원으로 전시를 열어 한국에도 잘 알려진 조각가 안토리 곰리가 영국 캠브리지대학 캠퍼스 내에 앨런 튜링을 기리는 조각을 설치하게 된다는 소식도 전해드립니다. 당초 곰리의 조각에 대해 ‘오래된 건물인 캠퍼스의 역사성을 해친다’는 논란이 일었는데요. 이에 대해 테이트 모던,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 관장이 안토니 곰리를 지지하는 설명을 발표하는 등의 진통 끝에 설치 허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옷은 천 한 조각으로 시작된다’…예술성 인정받은 이세이 미야케의 디자인:세계적인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가 8월 5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기로 유명했던 그는 죽음조차 뒤늦게 조용히 알렸고, 공개적인 추모회나 장례식도 열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생전 그의 디자인은 패션 역사상 최초로 미국의 예술 매거진 ‘아트포럼’의 표지를 장식했고,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영국 빅토리아앨버트뮤지엄에 소장되며 예술의 경지로 인정받았습니다.○ 수학자 앨런 튜링 기리는 안토리 곰리 조각작품, 왜 논란 되었을까?:영국의 현대미술가 안토니 곰리가 영국 캠프리지 대학 킹스컬리지 캠퍼스 내에 수학자 앨런 튜링을 기리는 조각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앨런 튜링은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이자, 동성애자로서 정체성으로 고통받다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사망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애플의 로고가 튜링을 의미한다는 루머도 있는데요. 이런 튜링의 조각상이 왜 논란이 되었을까요?○ ‘옷은 천 한조각에서 시작한다’…예술성 인정받은 이세이 미야케의 디자인‘천 한 조각’(A-POC; A Piece of Cloth)의 예술▲ 주름이 생길 수 없는, 어디에나 어울리는 혁신적인 옷: 이세이 미야케의 디자인으로는 주름진 천으로 만든 옷 ‘플리츠 플리즈’ 라인이 유명합니다.▶ 이 옷은 1988년 미야케가 뜨거운 열을 이용한 여러 기술을 연구한 끝에, 2-3배 큰 옷을 압축해 영구적인 주름을 만들면서 시작됐습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휴양지는 물론 세련던 디너나 오피스에서 어울리는데다, 주름도 가지 않아 아무렇게나 보관해도 걱정이 없고 세탁기로 세척이 가능한 혁신적인 옷이었죠.▲ 혁신가 스티브 잡스의 눈에 띄다: 스티브 잡스가 기술 혁신을 이용해 ‘스마트폰’이라는 전에 없던 발명품을 만들었듯이, 이세이 미야케도 장식이나 디자인보다 옷의 본질을 고민한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만든 소니 직원들의 유니폼을 눈여겨 본 잡스는 애플을 위해서도 유니폼을 만들어 달라고 미야케에 제안하고, 그 뒤로 두 사람은 수십 년이 넘는 우정을 유지하게 됩니다.▶ 잡스는 결국 미야케가 디자인한 검은 터틀넥 셔츠를 20년 넘게 입습니다. 미야케는 잡스에게 이 터틀넥을 100여 개 만들어 주었다고 하네요. 잡스의 옷장엔 이 검은 터틀넥이 가득했다고 합니다.▲ 천 한 조각의 무한한 가능성: 이세이 미야케는 생전 ‘패션’이라는 말을 싫어했습니다. 한 때 유행하고 마는, 기분에 따른 무언가가 아니라 사람이 입는 옷이라는 본질에 다가가고 싶어했기 때문이죠.▶ 이런 고민의 일환으로 2000년 즈음 그는 ‘천 한 조각’(A-POC;A Piece of Cloth)이라는 브랜드를 만듭니다. 커다란 천 한조각을 입는 사람이 자신의 몸에 맞게 미리 만들어진 선을 따라 잘라 입는 옷입니다.▶ 이런 미야케와 친했던 건축가 안도 타다오는 “미야케는 천 한 조각의 무한한 가능성을 끈질기게 탐구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3-D 프린팅 같은 개념이 등장하기 전부터 옷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 이 디자인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 영국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 세계 주요 미술관과 박물관의 소장품이 되었습니다.지금의 이세이 미야케를 만든 것들▲평범한 사람을 위한 아방가르드: 2015년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이세이 미야케는 “돈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것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티셔츠나 청바지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느끼는, 빨기도 쉽고 입기도 쉬운 그런 것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그의 말처럼 이세이 미야케의 디자인은 ‘대중을 위한 아방가르드’라는 평가를 받으며, 패션 디자인으로는 최초로 1983년 미국의 예술 매거진 ‘아트포럼’의 표지를 장식했습니다. ▲“파리 68혁명을 보고, 보통 사람의 시대가 열렸음을 깨달았다”: 미야케는 패션학교를 졸업하고 1960년대 프랑스 파리에서 기 라로쉬, 지방시 스튜디오에서 일하게 됩니다.▶ 이 때 그는 “수퍼 리치와 전 세계 정치 지도자의 아내 등 대단한 고객들을 보면서 이런 문화에 익숙지 않은 내겐 패션 산업에서 미래가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파리 68혁명을 직접 목격하면서, 새로운 시대, ‘보통 사람’의 시대가 열렸음을 깨닫고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과거에 갇히고 싶지 않다…밝은 미래를 이야기한 낙천주의자▲뒤늦게 털어 놓은 히로시마 원폭 피해: 미야케가 이렇게 ‘평범한 사람’, ‘천 한 조각’ 등 본질에 집착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의 아픈 기억입니다.▶ 1938년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그는 7살 때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를 경험합니다. 그 후유증으로 평생 다리를 절었고, 3년 뒤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죠.▶ 그럼에도 미야케는 ‘원폭 피해를 극복한 디자이너로 비춰지고 싶지 않다’며 이 사실을 침묵하다 2006년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털어놨습니다.▲“눈을 감으면, 누구도 경험해서는 안 될 것들이 내 눈앞에 펼쳐진다. 선명한 붉은 빛과 그 뒤로 이어지는 검은 구름. 재앙에서 탈출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가는 사람들. 나는 이 모든 것을 기억한다. 나는 이 기억들을 잊어버리려 했지만 실패했다. 그 대신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 아름다움과 기쁨을 가져다 주는 것에 대해 생각하기로 했다. 내가 옷을 디자인하게 된 것은 그것이 현대적이고 낙천적인 창조의 형태였기 때문이다.”▲내 옷을 입었을 때 사람들이 기뻐하길 바란다: 작게는 빨래나 구겨질 걱정 없이, 크게는 장소나 분위기에 상관 없이 즐겁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남기고 이세이 미야케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내게 가장 큰 관심사는 사람이다”라거나, “내 옷을 입었을 때 사람들이 기뻐하길 바란다”는 그의 마음은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들이 겪었던 고통에 대한 마음 넓은 위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논란 끝에 설치 허가 받은 안토니 곰리 조각한국의 일부 컬렉터들에게도 익숙한 영국 조각가 안토니 곰리의 작품이 우리 지역에 설치된다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우선 일상에서 좋은 예술가의 작품을 쉽게 볼 수 있어서 기쁠 것이고, 또 그의 작품을 보려는 사람들이 지역을 찾게 된다는 생각에 설렐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영국 캠브리지대학이 곰리의 조각을 설치하려다 논란을 겪었다고 합니다.앨런 튜링 기리는 조각, 역사적 경관을 해친다?!▲1930년대 킹스컬리지에서 공부했던 앨런 튜링: 앨런 튜링은 전자수학 머신을 개발해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한 천재 수학자이자, 이 머신을 더 발전시켜 컴퓨터의 초기 형태를 만든 선구자입니다. 그가 1930년대 공부했던 영국 캠브리지대 킹스컬리지 캠퍼스에 조각상이 설치될 예정입니다.▲캠브리지시에 제동 건 문화재청: 이 계획이 알려진 2020년, 잉글랜드 문화재청(Historic England)은 조각상 설치 계획에 반대 의견을 표명합니다. 이유는 킹스컬리지 캠퍼스의 역사적인 경관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곰리 옹호 나선 영국 미술계: 그러자 영국 미술계의 권위있는 인사들이 곰리의 조각을 옹호하는 성명문을 발표했습니다. 프란세스 모리스 테이트 모던 미술관장, 알렉스 파카슨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장 등이 공개서한을 냈고, 팀 말로 전 로열아카데미 디렉터도 “곰리를 선택한 것은 선견지명을 갖춘 조치”라고 옹호했습니다.▲2년 만에 허가 결정 내린 캠브리지시: 결국 캠브리지시는 처음 계획이 알려지고 2년이 지난 올해 8월 3일, 곰리의 조각 설치를 허가하기로 했습니다. 캠브리지대학 교무처장 마이클 프록터는 “우리 대학의 관용적, 개방적 마인드와 지적 환경 덕분에 튜링은 스스로 온전한 삶을 살았으며, 이를 통해 그가 근대 컴퓨터와 과학에 미친 지대한 영향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조각이 많은 관심과 기쁨을 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찬반 논리는?▲역사적 경관을 해친다: 잉글랜드 문화재청의 입장은 오랜 시간 동안 캠퍼스 내 건물과 풍경이 만들어왔던 이곳만의 독특한 풍경을 곰리의 조각상이 해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현대 조각은 고딕 건물과 어울리지 않는다: 영국의 한 평론가는 ‘곰리의 조각은 도시 풍경에 잘 어울리고, 캠브리지대의 고딕 양식 건물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서로 다른 양식의 흥미로운 대화: 반면 프란세스 모리스 테이트 모던 미술관장은 “캠퍼스 내 서로 다른 건축적 스타일 가운데 곰리의 조각이 흥미로운 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전혀 반대의 입장을 내놓았습니다.▲앞서가는 예술가의 매우 적절한 헌사: 알렉스 파카슨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장은 영국 조각가로서 곰리의 명성에 힘을 실어주며 “우리 시대의 앞서가는 예술가가 위대한 수학자를 기리는 매우 적절한 헌사”라고 했습니다.※‘영감 한 스푼’은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시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학계에 많이 인용된 상위 10% 논문 보유 국가 순위에서 한국이 일본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보도한 일본 문부과학성의 ‘과학기술지표 2022’에 따르면 2018∼2020년 세계에서 인용이 많이 된 상위 10% 논문의 수는 한국이 11위, 일본이 12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10년 전 조사(13위)보다 두 계단 올라간 반면, 일본은 6위에서 12위로 하락하면서 두 국가 간 순위가 역전됐다. 인용 빈도가 상위 1%인 논문 수에서는 아직 일본(10위)이 한국(12위)보다 우위를 지켰다. 하지만 10년 전에 비하면 일본은 당시 7위에서 순위가 내려갔고, 한국은 14위에서 12위로 올라갔다. 일본 학계는 논문 경쟁력 저하의 원인으로 연구 관리 및 기술 인력 부족을 꼽았다. 중국은 인용 상위 10% 논문은 물론이고 상위 1% 논문 부문에서도 모두 1위를 차지했다. 2018∼2020년 중국의 상위 1% 논문 수는 총 4744편으로 미국(4330편)을 처음 앞질렀다. 인용된 논문 점유율도 중국(27.2%)이 미국(24.9%)을 앞섰다. 상위 10% 논문 수는 지난해부터 중국이 미국을 앞질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이 2020년 연구개발비를 571조 원 투입해 2010년에 비해 2.5배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연구개발비(697조 원)에는 못 미치지만 빠른 증가세로 미국을 추격하고 있다. 고다 게이스케 일본 도쿄대 교수는 “국가가 주도해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중국의 정치 체제가 기술 개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학계에 많이 인용된 상위 10% 논문 보유 국가 순위에서 한국이 일본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보도한 일본 문부과학성의 ‘과학기술지표 2022’에 따르면 2018~2020년 세계에서 인용이 많이 된 상위 10% 논문의 숫자는 한국이 11위, 일본이 12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10년 전 조사(13위) 보다 두 계단 올라간 반면, 일본은 6위에서 10위로 하락하면서 두 국가간 순위가 역전됐다. 인용 빈도가 상위 1%인 논문 수에서는 아직 일본(10위)이 한국(12위)보다 우위를 지켰다. 하지만 10년 전에 비하면 일본은 당시 7위에서 순위가 내려갔고, 한국은 14위에서 12위로 올라갔다. 일본 학계는 논문 경쟁력 저하의 원인으로 연구 관리 및 기술 인력 부족을 꼽았다. 중국은 인용 상위 10% 논문은 물론, 상위 1% 논문 부문에서도 모두 1위를 차지했다. 2018~2020년 중국의 상위 1% 논문 수는 총 4744편으로 미국(4330편)을 처음 앞질렀다. 인용된 논문 점유율도 중국(27.2%)이 미국(24.9%)을 앞섰다. 상위 10% 논문 수는 지난해부터 중국이 미국을 앞질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이 2020년 연구 개발비를 571조원 투입해 2010년에 비해 2.5배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연구 개발비(697조 원)에는 못 미치지만 빠른 증가세로 미국을 추격하고 있다. 코우다 케이스케 일본 도쿄대 교수는 “국가가 주도해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중국의 정치 체제가 기술 개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당 지도부의 통제가 과학자들의 자유로운 연구를 저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일본 교토의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6일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본선 1회전에서 이치노세키가쿠인고에 5-6으로 석패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여름 고시엔 본선에 진출한 교토국제고는 1회초 선취점(1점)을 냈다. 그러나 1회말 3점, 3회와 4회 각 1점씩 실점해 1-5로 끌려갔다. 이후 8회와 9회 각각 2점을 내면서 5-5로 상대팀을 따라잡았지만 11회말 끝내기 안타로 아쉽게 패했다. 1915년 시작된 ‘여름 고시엔’은 일본 내 4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학교가 출전해 단순한 고교 야구 대결이 아닌 각 지자체 간 대결 성격을 띤다. 올해 총 3782개 학교가 출전했고 이 중 49개 학교가 본선에 진출했다. 여름 고시엔은 매년 봄 치러지는 ‘봄 고시엔’과 마찬가지로 프로야구, 올림픽 등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린다. 이에 따라 본선 전 경기는 공영 NHK방송을 통해 생중계되고 이때 출전 학교의 교가도 연주된다. ‘동해 바다 건너 야마토(大和)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하는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도 이날 경기가 열린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고시엔 구장에 울려 퍼졌다. 교토에 거주하는 재일교포들이 1947년 세운 교토국제고는 2004년 일본 정부의 인가를 받아 정식 학교가 됐다. 교토부 대표로 처음 출전한 지난해 4강까지 진출하며 전국적 돌풍을 일으켰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안녕하세요, 김민 기자입니다.여러분은 ‘예술 중심지’라고 할 때 어떤 도시가 떠오르시나요? 일반적으로는 프랑스 파리가 여전히 예술의 도시라는 인상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미국 뉴욕을 떠올릴 분도 계실 테고요. 그리고 ‘독일’을 떠올린 분 계신가요? 독일을 생각하셨다면 미술계에 지금 몸담고 있는 분일 거라고 거의 확신합니다.네,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미술의 역사를 쓰는 중심지는 19세기 이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왔습니다. 첫 번째는 인상파가 활발했던 19세기 말의 프랑스 파리이가 중심이었던 게 맞습니다.그 다음 20세기부터는 미국이 문화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면서 뉴욕이 추상표현주의와 팝아트로 새로운 중심지로 떠올랐죠. 그리고 냉전적 사고방식을 의심하기 시작한 지금은 독일이 미술사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만든 요인 중 하나, 독일의 조용한 도시 카셀에서 5년마다 열리는 ‘카셀 도큐멘타’입니다.아직도 많은 분에게 생소할 이 현대미술 전시는 열릴 때마다 전 세계 100만 명이 찾고 있습니다. 올해도 열리고 있는 카셀 도큐멘타15에 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 박주원 님이 최근 다녀오셨는데요. 오늘은 박주원 큐레이터에게 직접 들어본 카셀 도큐멘타 현장 이야기를 준비해보았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요셉 보이스의 후예들이 카셀에 만든 새로운 세상테라코타 프렌드십 - 우정에 관하여1. 독일 카셀에서 1955년 나치 시대에 금지되었던 예술을 보여주면서 ‘시대를 증언하는 예술의 역할’ 을 처음 제시했다.2. 그 후 1982년 도큐멘타 전시에서 현대미술의 거장 요셉 보이스가 ‘7000그루 오크나무’를 선보이며 미술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3. 2022년 열리는 도큐멘타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예술 그룹 루앙루파가 감독을 맡아, ‘친구’들을 불러 각자 알아서 전시를 만들게 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미술전을 실험하고 있다.○ 참여작가, 작품 수도 잘 모르는 예술감독?! 박주원 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학예연구사)는 ‘MMCA 아시아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해왔고, 2021년 현대차 시리즈 <문경원 & 전준호 - 미지에서 온 소식>, 광주비엔날레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 등의 전시 기획에 참여했습니다. 그녀의 전시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담론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장’으로서의 미술관에 대한 고민이 자주 드러나는데요. 그런 점에서 이번 카셀 도큐멘타15 전시의 주제와도 연결되는 점이 무척 많았을 것 같았답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김민(김): 오랜만이에요! 2021년 광주비엔날레 전시 준비 하셨을 때 뵙고, 그 이전에 ‘아스거 욘’ 전시도 인상깊게 보았는데요. 이번엔 어떤 일로 카셀에 다녀오셨나요.박주원(박): 네, 카셀 도큐멘타의 참여 작가인 자티왕이 아트팩토리와 ‘아시아 프로젝트’ 세 번째 프로그램으로 메타버스 전시를 만들고, 포럼을 열었어요. ‘테라코타 프렌드십 - 우정에 관하여’라는 제목입니다.김: 전시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직접 본 올해 도큐멘타 분위기는 어땠는지 궁금해요.박: 예전 도큐멘타나 베니스 비엔날레를 가면 서구 중심으로 감독과 참여 작가가 정해지잖아요. 그래서 ‘그들은 우리를 모른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인도네시아 예술 그룹 루앙루파가 감독이 되고, 그들이 아는 관계에 있는 사람을 부르다보니 저도 아는 사람이 많았어요. ‘친구들’을 만난 기분이었습니다.김: 루앙루파와도 작업한 적이 있으시죠?박: 네. 2018년 초청 전시를 했는데 그 때 당황했었어요. 가령 예산이 1000만 원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작가들은 그 돈에 상응하는 작품이나 조각 등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무언가를 만드려고 하거든요. 그런데 루앙루파는 10~15명 되는 사람이 그 돈으로 전부 한국에 오겠다고 하는거에요.김: 그럼 예산이 부족하지 않나요?박: 굉장히 빠듯해서 짠내나게 머물렀어요. 일주일간 체류하며 한국에 있는 작가들과 함께 무언가를 만들겠다고 했어요.김: 그래서 뭘 했나요?박: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서울박스’를 플리마켓과 워크샵으로 가득 채웠습니다. 예산이 부족해서 딱 하루만 진행했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워크샵은 두 사람이 짝을 지어 얘기하고 서로의 배울점을 알아낸 다음, 돌아가면서 한 명이 다른 사람의 선생님이 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그냥 무작위로 미술관에 온 사람들이 나이나 직업에 상관없이 녹아들어서 인상적이었는데요. 그렇게 하니 아저씨와 아이도 대화가 되더라구요. 이런 식으로 사람들이 녹아드는 ‘장’을 만드는 것이 루앙루파의 방식이에요.김: 이번 카셀 도큐멘타의 방식도 비슷한 점이 많아 보였어요.박: 맞습니다. 루앙루파는 예술감독을 수락하면서 전시가 열리기 전 까지 몇 년동안 카셀에 머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어요. 그러면서 터전을 만들고, 지역 사람들에게 녹아들려고 한 거죠. 그러니까 눈에 보이는 작품을 만드는게 아니라 ‘커뮤니티’를 만드려고 한 거에요.김: 그래서 루앙루파를 인터뷰한 외신 기자가 당황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작품수가 몇 개냐”고 하니 “모른다”고 하고, “참여작가는 몇 명이냐?”고 묻자 또 “모른다”고 했다고요.박: 네. 루앙루파가 카셀에 머물면서 터전을 만들고, 그 다음에는 ‘룸붕’(친구)이라고 부를 수 있는 관계의 전 세계 작가들을 불러서 그들이 알아서 전시를 구성하게 만들었거든요. 도큐멘타 현장 가운데에 ‘키친’이라는 곳이 있고 그곳을 드나들며 모였다가 각자 작업을 했다가 하는 풍경이 연출됐어요.김: 말 그대로 ‘그들만의 세상’을 카셀에 만든거네요.○ 요셉 보이스 차 한 잔 하실래요…?김: 루앙루파를 보면서 저는 독일 현대미술가 요셉 보이스(1921~1986)가 떠올랐어요. 보이스가 독일 뒤셀도르프의 대학에서 누구나 들을 수 있는 강연을 열고, 그 칠판을 작품으로 남겼잖아요. 그런 식으로 사회에 있는 통념과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는 삶 자체가 예술이라면서요.박: 네, 보이스의 영향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없죠. 요셉 보이스 하니 재밌는 광경이 떠올랐어요. 제가 함께 작업한 자티왕이 아트팩토리의 전시장에서 ‘요셉 보이스 차’를 나눠줬거든요.김: 요셉 보이스 차라니…!! 뭘로 만든 걸까요박: 요셉 보이스가 1982년 카셀 도큐멘타에서 ‘7000그루 오크나무’ 설치 작업을 했잖아요.김: 네. 부제가 ‘도시 행정 대신 도시 숲 만들기’였죠. 미술관 앞에 큰 현무암 7000개를 쌓아 놓고, 나무 하나가 심어질 때마다 그 현무암을 옆에 세우는 프로젝트고, 자원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5년 만에 7000그루 나무를 세웠죠.박: 그 때 심었던 나무가 아직도 카셀에 남아 있고, 그 나무의 잎을 따서 말려서 차로 만든 거에요! 자티왕이 아트팩토리 작가 중 한 명이 차를 우려서 사람들에게 나눠줬고, 그러면서 사람들은 다시 한 번 보이스의 예술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됐죠.김: 정말 의미심장한, 뜻깊은 장면이네요.박: 네. 비록 거대한 조형물은 아니더라도 살아있는 나무가 상징성을 갖고, 그 나무를 통해서 보이스의 정신이 이어져 내려오는, 그 정신을 마시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보이지 않지만 강력한 힘을 가진 무언가를 느껴서 인상 깊었습니다.김: 자티왕이 아트팩토리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세요.박: 자티왕이 아트팩토리(JaF)는 2005년 시작된 예술 그룹이에요. 이들이 활동하는 인도네시아 자티왕이 지역은 동남아시아 최대 테라코타 타일 생산지였어요. 그런데 이 곳에서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협동하는, 우리로 보면 농촌같은 삶의 방식을 채택해서 예술 활동을 이들은 시작했어요. 테라코타를 재료로 새롭게 상상한 도시의 모습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김: 그리고 그 자티왕이와의 협업으로 메타버스 전시를 만든거죠?박: 네. 우선 자티왕이 아트팩토리의 초청으로 시작되어서, 서울과 카셀이라는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메타버스를 택했고요. 테라코타로 만든 도시 위해, 한국의 작가 4명이 ‘우정’을 주제로 각자 구성한 파빌리온 4곳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김: 참여 작가와 내용을 조금 소개해주세요.박: 이강승, 듀킴, 안유리, 워크스(이연정, 이하림)이 참여했습니다. 이강승 작가는 탑골공원을 배경으로 그 속에 거대한 선인장을 놓았는데요. 노년 세대와 한국의 퀴어들이 드나드는 공간이라는 탑골공원의 특성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또 듀킴 작가는 종교적 도상에서 사용되는 손짓과 ‘보깅’ 댄스에서 사용되는 손짓을 교차해서 자신만의 ‘대안 사원’을 만들었구요.김: 마지막으로 카셀 도큐멘타를 찾고 싶은 독자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박: 이번 전시가 호불호가 강해요. 전통적인 전시 형태와 달라서 낯설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루앙루파의 본질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만들어지는 무형의 것을 추구하기 때문이에요. 만약 본질을 알고 싶다면 전시만 구경하기보다, 그곳에서 열리는 워크샵 1-2개를 참여해보시길 권합니다! 루앙루파가 말하는 ‘룸붕’(친구)이 뭔지, 전시로 전달하려는 게 뭔지 바로 느낄 수 있을 거에요.전시 정보서울, 그리고 카셀 - 우정에 관하여2022.7.27 ~ 2022.9.25카셀 도큐멘타 & 국립현대미술관※‘영감 한 스푼’은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시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 경제매체 포천이 3일 발표한 전 세계 500대 기업 순위에서 중국(홍콩 포함) 기업의 매출 합계 비중이 31%로 미국(30%)을 뛰어넘었다. 포천이 세계 대기업의 직전 회계연도 매출을 기준으로 매년 발표하는 이번 조사에서 중국 기업의 매출이 미국을 제친 것은 1995년 발표 시작 후 처음이다. 순위에 든 기업의 수 역시 중국이 136곳으로 미국(124곳)을 제치고 2020년 이후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올해 조사에서 세계 1, 2위 기업은 각각 미 유통공룡 월마트, 미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차지했다. 그러나 3∼5위에는 중국 국영 에너지회사인 국가전망공사(State Grid), 석유공사(CNP), 시노펙이 각각 자리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정유사 아람코, 미국 애플, 독일 폭스바겐, 중국 건축 국영기업 건축정공사(CSCE), 미 의약품 유통업체 CVS헬스가 10위 안에 포진했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18위)와 현대자동차(92위)가 100대 기업 안에 들었다. 올해 포천 500대 기업의 총매출은 지난해보다 19% 증가한 37조8000억 달러(약 4경9552조 원)로 집계됐다. 누적 이익 또한 지난해보다 88% 증가한 3조1000억 달러(약 4063조1700억 원)로 사상 최고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대기업의 매출 및 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 나온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