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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쯤 뒤인 어느 미래에서 만들어 타임머신을 타고 와 지금 상영하는 게 아닐까. 장장 13년 만에 다시 찾아와 14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하는 영화 ‘아바타’(2009년)의 후속작 ‘아바타: 물의 길’은 현재 촬영·시각효과 기술이라고는 믿기 힘든 ‘외계’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을 ‘미래에서 온 감독’이라 부르는 이유가 단번에 실감 난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아직 풀리지 않은 것도 고맙다. 압도적인 화면에 놀라 걸핏하면 쩍 벌어지는 입을 잘 가려주니까. ‘아바타: 물의 길’은 전편에서 지구인이었다가 외계 행성 판도라의 원주민 나비족이 된 제이크(샘 워딩턴)가 네이티리(조이 살다나)와 결혼해 가족을 꾸린 데서 시작한다. 행복한 시간도 잠시, 또다시 지구인이 판도라를 침공한다. 희귀 자원을 뺏고 지구인의 새 거처로 만드는 것이 전편의 침공 목적이었다면, 이번엔 지구인을 배신한 제이크에 대한 복수라는 이유가 더해졌다. 지구인 집단인 자원 개발 초거대기업 ‘RDA’의 쿼리치 대령(스티븐 랭)은 전편에서 목숨을 잃었지만, RDA의 유전자 기술을 통해 아바타로 재탄생했다. 나비족과 똑같은 외모를 한 그는 제이크가 이끄는 숲의 부족 오마티카야족 터전을 침공한다. 숲은 쑥대밭이 되고 제이크 가족은 물의 부족 ‘멧케이나족’이 있는 해변으로 피신한다. 영화는 환상 그 자체다. “경이롭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수중을 유영하는 장면은 에메랄드빛 바닷속을 함께 누비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3차원(3D)으로 보면 에메랄드빛 바다가 눈앞에서 평화롭게 출렁인다. 그야말로 영화가 줄 수 있는 최고의 경험. ‘아바타: 물의 길’은 몰입을 넘어 관객을 영화 속 세계에 데려오는 방식으로 관객과의 일체를 이뤄낸다. 멧케이나족 아이들이 타고 다니는 동물 ‘일루’와 멧케이나족 전사들의 이동 수단인 거대한 날치처럼 생긴 ‘스킴윙’, 대왕고래 형상인 ‘툴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명체도 볼거리. 캐머런 감독이 창조해낸 생명체들이 바다를 누비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관람료가 아깝지 않다. 손을 뻗으면 잡힐 듯 오가는 크고 작은 물고기들과 수초는 수중 유토피아를 완성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공격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영화관용 영화란 이런 것”이란 캐머런 감독의 장담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73세에 14세 소녀 키리를 연기한 시고니 위버를 비롯해 RDA 최첨단 우주선과 전투함, 각종 항공기, 잠수정 등 미래 무기의 대향연, 나비족 아이들의 발랄한 모습, 배우들이 수중에서 펼치는 섬세한 감정 연기 등 관전할 포인트도 꽉 들어차 있다. 다만 이야기 구조는 다소 빈약하다. 전편은 멸망 직전인 2154년 지구를 배경으로 인간이 아바타를 내세워 판도라에 침공한다는 설정 자체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백인의 원주민 학살 역사를 빗댄 상상력은 참신했다. 하지만 익숙한 세계관이 그대로 이어지며 전투만 반복되다 보니 신선도가 떨어진다. 감탄이 거듭되는 장면은 많지만, 3시간 12분 내내 계속되니 갈수록 경이로움도 퇴색된다. 가족의 소중함을 너무 자주 강조하는 것도 아쉽다. 결국 ‘아바타: 물의 길’이 역대 최고인 전편의 흥행 기록을 깰지는 3시간이 넘는 긴 러닝타임을 관객들이 감당할 수 있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마스크에 3D 안경까지 쓰고 있자니 꽤나 답답하기도 했다. 캐머런 감독이 드디어 공개한 ‘판도라의 세계’를 제대로 즐기려면, 컨디션이 최상인 날 3D 포맷으로 최대한 큰 스크린에서 관람하길 권한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국은 매우 중요한 나라입니다. 한국 관객들이 ‘아바타’(2009년)를 정말 많이 봤잖아요. 많은 팬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바타’ 후속편 ‘아바타: 물의 길’을 들고 방한한 할리우드 거장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영화의 첫 개봉 국가로 한국을 택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아바타: 물의 길’은 14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호텔에서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캐머런 감독과 존 랜도 프로듀서를 비롯해 샘 워딩턴, 조이 살다나,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 등 주연배우들도 참석했다. 랜도 프로듀서는 “관객이 스크린 속에서 캐릭터들과 함께 달리는 느낌을 주려 노력했다”고 했다. 위버도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관객들도 (영화 속) 가족의 일원이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73세인 위버는 부부가 된 나비족 제이크(샘 워딩턴)와 네이티리(조이 살다나)가 입양한 10대 소녀 키리 역을 맡았다. 그는 10대 소녀들과 워크숍을 하고 수중 연기를 위해 잠수 시간을 30초에서 6분까지 늘리며 고군분투했다. 전편에선 판도라 행성의 숲을 주로 보여줬다면 이번엔 바다에 초점을 맞췄다. 캐머런 감독은 “이번에도 (인간이) 환경을 파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느끼게 하는 영화”라고 했다. 전편이 한국에서 관객 1360만 명을 모았고 역대 세계 1위 흥행 기록을 고수 중인 만큼 후속편도 대박을 터뜨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3시간 12분에 달하는 긴 상영시간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캐머런 감독은 “같은 돈을 내고 길게 보면 더 좋은 거 아닌가. 이 영화는 가성비가 좋다”며 자신했다. “우리 목표는 최고의 영화적 경험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영화를 미리 본 사람 중에 길다고 불평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웃음)”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이 미친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미쳐버리지 않고 인간답게 살 수 있을까?” 이 에세이집은 직설적인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저자는 영국의 유명 소설가. 그는 불안장애로 한때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다. 초등학생 때는 엄마가 자신을 1분이라도 늦게 데리러 오면 엄마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이 분명하다고 여기며 불안에 떨었다. 성인이 돼서도 마찬가지. 자신의 말 한마디가 사람들을 화나게 하지는 않았는지부터 시작해 환경오염, 정치에 이르기까지 세상 모든 것을 걱정하며 불안을 끼고 살았다. 그가 이 같은 불안은 어디서 기인하는지, 어떻게 하면 불안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를 깊게 탐구하기 시작한 것도 자신이 중증 불안장애를 앓았기 때문이다. 그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내세우며 세상의 모든 고통에 대해 쉴 새 없이 이야기하는 뉴스를 불안 조성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다. 한시도 머리를 비울 수 없게 하는 TV와 스마트폰 등 기술의 과잉은 삶 역시 흘러넘치게 만들어 과도한 불안을 빚어낸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저자는 누군가가 ‘멘털 붕괴’ 상태를 자주 겪는 건 그가 유독 나약해서가 아니라 실제로 세상이 금방이라도 붕괴될 것처럼 보여서일 수 있다고 말한다. 누군가의 ‘유리 멘털’은 실은 세상 탓일 수 있다며 매사에 불안해하는 이들을 위로한다. 정신적으로 100% 건강한 행세를 해야 추앙받고,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은 범죄처럼 ‘고백’해야 하는 세상이 누군가에겐 힘겨울 수 있다.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해준(박해일)이 서래(탕웨이)에게 한 유명 대사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같은 말을 일상적으로 터놓고 할 수 있는 세상이야말로 정신적으로 가장 튼튼한 세상일지도 모르겠다. 오랜 고찰 끝에 저자가 발견한 불안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뻔하다. 자신의 외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 햇볕을 쬐는 등 자연과 더 자주 교감하는 것, 각종 기기와의 연결을 이따금 끊는 것…. 삶의 정답은 가장 기본적이고 뻔한 것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그 뻔한 것들이 가장 어렵다는 것도 함께 말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국 영화 대작과 글로벌 대작의 대결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극장가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해운대’(2009년), ‘국제시장’(2014년)으로 ‘쌍천만 감독’에 오른 윤제균의 뮤지컬 영화 ‘영웅’과 세계 흥행 1위 기록을 고수한 ‘아바타’(2009년) 후속편 ‘아바타: 물의 길’이 정면으로 맞붙는 것. 전문가들은 제작비 140억 원의 ‘영웅’이 제작비 5000억 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진 세계 최대 규모 대작 ‘아바타: 물의 길’과 붙어볼 만하다는 의견과 적수가 안 될 것이란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아바타: 물의 길’은 14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이 영화는 올해 5월 국내 영화관에서 1분 분량 예고편을 시사회까지 열어 공개하는 등 일찌감치 한국 관객을 잡기 위한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진행해 왔다.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선 판도라 행성의 나비족이 평화롭게 누비는 바다 생태계의 환상적인 장면 일부가 공개돼 탄성을 자아냈다. 당시 존 랜도 프로듀서와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이 영화는 영화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대세 시대에도 영화관에 가야 할 이유를 보여주는 영화라고 자신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다룬 ‘영웅’에 비해 비주얼이 화려한 ‘아바타: 물의 길’은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며 “전편에서 1360만 관객을 모은 영광을 재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 영화는 개봉 6일 전인 8일 오후 7시 현재까지 사전 예매 관객 수가 20만 명을 넘어서며 압도적인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사전 예매량만 100만 건이 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영화가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극장가를 되살릴 기점이 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발목을 잡는 건 긴 러닝타임. 팬데믹 이후 OTT로 짧은 콘텐츠를 보는 데 익숙해진 관객이 많아 3시간 10분의 러닝타임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어린 관객들이나 60대 이상까지 아우르는 가족 단위 관객이 긴 영화를 택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21일 개봉하는 ‘영웅’이 선방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2시간으로 짧고 안중근 의사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가족 단위 관객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동명의 뮤지컬을 기반으로 만든 영화여서 10만 원이 넘는 가격에 뮤지컬을 관람하기엔 부담을 느끼던 관객들이 저렴한 가격에 ‘스크린 뮤지컬’을 대체재로 보려고 극장을 찾을 것이란 기대도 높다. 카타르 월드컵으로 애국심이 고취된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도 애국심 마케팅을 내세운 ‘영웅’엔 호재로 꼽힌다. 다만 ‘영웅’이 연말 관객들이 주로 찾는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진지한 역사를 다룬 점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덕현 평론가는 “‘영웅’의 서사는 한국인이 다 아는 내용인 데다 연말 분위기와도 어울리지 않아서 얼마나 힘을 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국 영화 대작과 글로벌 대작의 전면전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연말 극장가에 때아닌 ‘전운’이 감돌고 있다. 쌍천만 감독으로 불리는 윤제균 감독의 뮤지컬 영화 ‘영웅’과 세계 흥행 1위 기록을 고수 중인 ‘아바타’(2009년)의 후속편 ‘아바타: 물의 길’이 정면으로 맞붙는 것. 전문가들은 순제작비 140억 원 규모의 ‘영웅’이 제작비가 5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세계 최대 규모의 대작 ‘아바타: 물의 길’과 한 번 대결해볼 만하다는 의견과 적수가 되기 힘들 것이란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두 영화 중 먼저 개봉하는 건 ‘아바타: 물의 길’. 이 영화는 14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아바타: 물의 길’은 올해 5월 국내 영화관에서 1분 분량 예고편을 시사회까지 열어 선보이는 등 일찌감치 한국 관객을 선점하기 위한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진행해왔다.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선 판도라 행성의 나비족이 평화롭게 누비는 환상적인 바다 생태계를 담은 장면 일부가 공개돼 탄성을 자아냈다. 당시 존 랜도 프로듀서와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아바타: 물의 길’은 영화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영화”라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대세가 된 시대에도 영화관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자신한 바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다룬 뮤지컬 영화 ‘영웅’에 비해 ‘아바타: 물의 길’은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가 확실한 영화”라며 “전편 아바타가 기록한 1360만 관객의 영광을 재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영화는 개봉 6일 전인 8일 낮 12시 현재까지 사전 예매 관객 수가 15만 명을 넘어서며 압도적인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사전 예매량만 100만 건이 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영화가 최악의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극장가에 다시 활기가 돌게 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발목을 잡는 건 3시간 1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 팬데믹 이후 OTT가 급속히 확산하며 집에서 짧은 콘텐츠를 보는데 익숙해진 관객이 많은 만큼 3시간 10분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긴 러닝타임만큼 상영회차를 줄여야 해 상영관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며 “긴 러닝타임 탓에 어린 관객들이나 60대 이상까지 아우르는 가족 단위 관객이 이 영화를 택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이유로 일주일 뒤인 21일 개봉하는 ‘영웅’이 선방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러닝타임이 2시간으로 짧고 안중근 의사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연말 극장 나들이에 나선 가족 단위 관객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동명의 뮤지컬을 기반으로 만든 뮤지컬 영화인 만큼 10만 원이 넘는 비싼 돈을 내고 뮤지컬을 관람하기엔 다소 부담을 느끼던 관객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뮤지컬을 대체재로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을 것이란 기대도 높다. 카타르 월드컵으로 애국심이 고취된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도 ‘애국심 마케팅’ 내세운 ‘영웅’에는 호재다. 2009년 12월 ‘아바타’가 개봉한 지 6일 뒤 개봉한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도 관객 614만 명을 모으는 등 글로벌 대작의 총공세를 뚫고 좋은 성적을 거둔 것도 ‘영웅’의 선방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다만 ‘영웅’이 연말과 크리스마스 시즌 관객들이 선호하는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진지한 역사를 다룬 영화라는 점은 흥행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덕현 평론가는 “‘영웅’의 서사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소재여서 뮤지컬이라는 요소를 빼면 새로울 것이 없는데다 연말 분위기와도 어울리지 않아서 ‘아바타: 물의 길’과의 대결에서 힘을 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이대로 실패로 끝날 것 같던 인생 후반 추가시간에도 영화 같은 ‘극장골’이 이따금 터진다. 인생은 끝까지 살아봐야 안다는 흔한 말을 쉽게 놓지 못하는 이유다. 최근 영화계에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전 못지않은 인생 역전골을 터뜨린 이가 있다. 그는 한국 팀이 16강에 갈 확률 11%보다 더 희박한 확률을 뚫었다. 영화계에 발을 들인 지 근 20년 만에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은 안태진 감독이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올빼미’를 연출한 안 감독의 나이는 51세. 30대에 데뷔해 명성을 떨친 유명 감독들이 거장 반열에 들어서는 나이에 첫 영화를 찍었다. 50대 신인이 만든 영화는, 개봉하는 족족 참패한다는 ‘영화의 무덤’ 11월에 출격해 14일 만에 19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같은 달 9일 개봉한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208만 명)를 따라잡는 건 시간문제다. 제작비 3300억 원이 들어간 마블 대작의 총공세를 2주 뒤 등장한 90억 원짜리 영화가 꺾어 버렸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늦깎이 신인이 ‘언더도그의 반란’을 일으킨 셈이다. 호평 일색인 입소문이 퍼지면서 관객 수는 손익분기점 210만 명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2003년 ‘달마야 서울 가자’ 연출부에서 시작해 20년 가까이 감독 데뷔를 준비한 안 감독은 “이때만을 기다렸다”는 듯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영화는 조선 16대 왕 인조의 장남 소현세자(1612∼1645)의 죽음에 관한 인조실록 기록을 토대로 상상력을 더한 스릴러물. 청나라에 인질로 갔다가 8년 만에 돌아온 소현세자는 수개월 만에 사망한다. “이목구비 일곱 구멍에서 선혈이 흘러나오므로 … 약물에 중독돼 죽은 사람 같았다”는 짧은 기록을 개연성 탄탄한 서사와 가상 인물을 더해 강력한 힘을 지닌 이야기로 재탄생시켰다. 이야기 뼈대는 빛이 없을 때만 볼 수 있는 ‘주맹증’을 앓는 내의원 침술사 경수(류준열)가 어의 이형익(최무성)이 세자(김성철)에게 독침을 놓는 모습을 목격하는 것. 세자가 얼굴 등에 침을 맞고 피를 흘리며 발작하는 장면은 ‘올빼미 그 장면’이라 불릴 정도로 명장면이다. 역사서에 건조하게 기술된 몇 줄을 가장 정교하고도 충격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한 컷 한 컷 매만지기를 거듭했다. 안 감독은 긴장감을 차곡차곡 쌓아올린 뒤 이 장면을 기점으로 긴장감을 폭발시킨다. 이후부터는 관객을 빨아들인 뒤 끝까지 함께 내달리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향해 전진한다. ‘빌드업 연출’의 정석이다. 경수의 텅 빈 눈빛이 촛불이 꺼짐과 동시에 초점 또렷한 눈빛으로 급변하는 모습과 이를 담아낸 카메라의 클로즈업, 엄청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부각하는 짧고 또렷한 음향, 경수의 시각처럼 흐렸다가 선명해지는 화면, 눈 귀 코 입에 선혈이 낭자한 세자의 기괴한 모습까지. 연기 음향 음악 편집 조명 촬영 미술 등 어느 것 하나 튀지 않고 하나로 어우러지는 이 장면은 영화가 종합예술로 불리는 이유를 입증한다. 독살을 사주한 이가 밝혀지는 순간 인조(유해진)의 등에 꽂힌 침 여러 개가 곧추서며 파르르 떨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침마저도 명연기를 펼치는 듯하다. 횃불과 촛불의 일렁임, 불길한 어스름을 조합해 빚어낸 긴장감, 고요함과 빠른 역습의 교차를 통해 휘몰아치는 전개, 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묵직한 메시지 등은 그가 2005년 이준익 감독의 천만 영화 ‘왕의 남자’ 조감독으로 참여한 이후 17년을 헛되게 보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인생 후반 어렵게 잡은 기회인 만큼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할 수 없다는 인생 베테랑 신인의 내공이 곳곳에 배어 있다. 그는 촬영 이틀 전까지 스태프와 배우들 의견을 반영해 시나리오를 계속 고쳤다. 창작의 고통 탓에 촬영 초반 장염에 걸려 열흘간 죽만 먹었다. 이 같은 투혼 덕분에 관객들은 사온 팝콘을 먹는 것도 잊은 채 영화에 빠져들게 된다. 안 감독은 ‘왕의 남자’ 이후 2, 3년 내에 감독으로 데뷔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17년이 걸렸다. 긴 세월 눈뜨면 카페에 가 쓴 시나리오만 10여 편. 모두 투자를 못 받거나 캐스팅에 실패했다. 우유 배달 등으로 번 돈과 시나리오 공모전에 입상해 받은 상금으로 생계를 이어갔다. 그는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질 거라는 마음이 버티게 한 힘이라면 힘”이라고 했다. 월드컵을 계기로 유행어가 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말은 그에게 걸맞은 말이 아닐까. 그가 17년간 거듭한 건 실패가 아니라 언젠가 인생의 결정골로 연결시키기 위한 유효 슈팅이었는지도 모른다. 끊임없이 골문을 향해 날려 온 유효 슈팅은 마침내 쉰이 넘어 극장골로 연결됐다. 감독 데뷔까지 누구보다 긴 여정을 달려온 그가 최종 스코어가 나온 뒤 펼칠 세리머니가 기대된다. 손효주 문화부 기자 hjson@donga.com}

《6일 새벽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과 카타르 월드컵 16강에서 만난 태극전사들은 ‘불가능’이란 편견 앞에 ‘꺾이지 않는 마음’(대한축구협회 트위터)을 간직한 채 경기에 나섰다. 우리 옆에는 태극전사들처럼 “불가능하다” “그게 되겠느냐”며 다수가 고개를 젓는 상황에서 희망을 놓지 않고 기적을 일군 사람들이 있다. 컴컴한 막장에 갇혔다가 열흘 만에 생환하고, 기술 장벽을 넘어 우주의 문을 열고, 죽을 고비를 딛고 미지의 땅에 오른 사람들이다. 어렵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넘어 기적을 써내려간 이들이 동아일보에 한국 대표팀 경기를 보며 느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들은 “우리와 한국 대표팀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국민 모두에게 희망을 준 대표팀에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희망 잃지 않으면 이겨낼 수 있다”지난달 4일 경북 봉화 아연광산에 매몰된 뒤 221시간 만에 생환하며 ‘봉화의 기적’을 국민들에게 선사한 박정하 씨(62)는 5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두운 갱도에 갇혀 있던 트라우마가 아직 남아 있어 새벽에 잠을 청하기 어렵다”면서 “덕분에 대표팀의 경기를 빠짐없이 보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여전히 매주 신경정신과에서 진료를 받으며 트라우마와 싸우고 있다. 구조되기 직전 들렸던 환청이 일상생활 중 불현듯 다시 들릴 때도 있고, 처방받은 약을 먹은 뒤 두통으로 신음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박 씨는 ‘희망의 아이콘’으로 언론 등에 나서며 국민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는 “대표팀 선수 다수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몸이 성치 않은 상황인데 대표팀 경기를 보면서 나도 치유받는 느낌이었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표팀의 선전이 너무 고맙다”고 했다. 또 “헤드랜턴 배터리가 소진돼 불이 꺼졌을 때도 혼잣말로 ‘어디서든 빛이 보이면 반드시 살 것’이라고 되뇌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며 “마지막까지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떤 일이라도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해내야 했고, 해낼 수 있었다”1999년 3월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 한국은 이날 김도훈 전 프로축구 울산 감독(52)이 종료 직전 결승골을 넣어 브라질을 1-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과 당당히 맞선 후배들을 지켜본 김 전 감독의 감회가 남달랐던 이유다. 김 전 감독은 통화에서 “이번 월드컵을 지켜보니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또 ‘하나의 팀’ 깃발 아래 서로 헌신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축구가 점차 세계무대에 다가서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간 선배들이 계속해온 도전이 하나하나 쌓여 현재 대표팀 후배들이 성과를 낸 것”이라며 “월드컵에서의 성과가 국내 K리그 선수, 유소년 선수에게도 큰 희망이 되고 있다”고 했다. 또 “선수뿐 아니라 온 국민이 희망을 갖고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덧붙였다. 올 6월 누리호 발사를 성공으로 이끈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고정환 우주발사체개발연구본부장(55)은 월드컵 경기를 보면서 태극전사들의 선전과 누리호 연구개발 과정이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고 본부장은 통화에서 “(제가 맡았던 프로젝트도) 국가적으로 큰 사업이었던 데다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어 상당히 부담스러웠다”며 “‘항우연이 할 수 있겠냐’ ‘한국이 가능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고 본부장은 “연구를 지속한 과정은 축구로 치면 골이 나올 때까지 열리지 않는 골대를 두들기는 과정 같았다”며 “그때마다 왜 우리 손으로 우리 발사체를 만들어야 하는지 생각했다. ‘우리는 결국 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구원들을 다독여 해낼 수 있었다”고 했다. 또 “누리호 발사까지 숱한 고비가 있었지만 고비를 넘을 때마다 자신감도 생기고 속도도 붙었다”며 “국가대표팀도 앞으로 쭉 자신감을 갖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표팀과 국민 모두 이 순간 즐겼기를”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으로 세계인을 사로잡은 황동혁 감독(51)은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라 2007년 첫 장편 영화 ‘마이 파더’(관객 90만 명)로 데뷔했다. 하지만 첫 영화가 실패한 뒤 일이 끊겨 만화방을 전전해야 했다. 2009년 ‘오징어게임’ 시나리오를 들고 영화사 문을 두드렸지만 “기괴하고 잔인하다”며 퇴짜를 맞고 10년 넘게 빛을 보지 못했다. 황 감독은 이날 통화에서 “물러설 곳도, 우회로도 없었다. 될 때까지 죽기 살기로 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흘린 땀과 눈물이 헛되지 않았다면 늘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축구야말로 ‘언더도그’의 반란이 항상 일어나는, 의외성이 가장 높은 경기인 만큼 월드컵 후에도 대표팀이 좋은 결과를 보여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인간 한계에 늘 도전했던 엄홍길 대장(62)도 태극전사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엄 대장은 “선수들이 성치 않은 몸으로 너무 힘든 경기들을 해냈다”며 “팀과 동료를 위해, 국가의 명예를 위해 열정적으로 뛰는 모습을 보면서 (등반) 사고 당시 사투를 벌이며 하산하던 제 모습이 떠올랐다”고 했다. 1988년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등정을 시작으로 2000년 히말라야 8000m 14좌 완등에 이어 2004년 얄룽캉봉, 2007년 로체샤르까지 올라 세계 최초로 16좌 완등에 성공한 그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엄 대장은 “선수들을 보면 마음이 짠하면서도 마음속으로 ‘파이팅’을 외치며 응원하게 됐다. 부상 중에도 출전한 손흥민 선수를 비롯해 대표팀의 투지, 의지, 정신력이 대단했다”며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살신성인하는 모습이 큰 감동을 줬다”고 했다. 20년 넘게 파킨슨병으로 투병하는 극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은 김혜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63)도 “브라질이라는 강한 상대와 경기했다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를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대표팀, 국민이 재밌는 순간을 즐겼길 바란다”고 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올해 8월 개봉해 관객 198만 명을 모으며 저예산 코미디 영화의 저력을 보여준 한국 영화 ‘육사오’가 베트남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9월 23일 현지에서 개봉한 후 지난달 말까지 한국보다 더 많은 225만 명을 모으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것. 225만 명은 베트남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역대 최고 기록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연상호 감독의 ‘반도’(2020년)가 세운 120만 명이었다. ‘육사오’가 베트남에서 흥행한 비결로는 우선 남북 분단을 다뤘다는 점을 꼽는다. 베트남 역시 과거 남북 분단의 아픔을 겪은 만큼 베트남인에게 동질감을 갖게 했다는 것. 하지만 일등 공신으로는 현지 정서와 유행어를 그대로 반영한 ‘베트남 맞춤형 번역’이 꼽힌다. 영화의 현지 배급을 맡은 CJ HK 엔터테인먼트 정태선 법인장은 “현지 관객 댓글 중에 번역에 대한 칭찬이 많았다. 성공적인 번역 덕분에 내내 웃었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번역을 맡은 이들은 전문 번역가가 아닌 CJ HK 엔터테인먼트의 베트남 현지 직원들. 번역에 참여한 다오띠축하 마케팅팀장과 응우옌뚜안린 배급팀장은 동아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특유의 관용구나 한국 최신 유행어를 최대한 베트남 상황과 정서, 문화에 맞게 현지화해 번역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했다. 대표적인 건 한국 군인들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으로 날아간 로또 1등 당첨금 분배 협상을 북측에 제안하는 대북 방송을 하며 “북녘 동포들에게 들려드립니다. 장기하와 얼굴들 ‘우리 지금 만나’”를 외치는 장면. 이는 베트남 국민 작곡가 찐꽁선의 노래 ‘큰 손을 잡고’라고 말하는 것으로 번역했다. 번역 담당자들은 “실제 노래는 ‘우리 지금 만나’가 그대로 나왔고 가사 역시 ‘우리 지금 만나’ 가사를 그대로 번역했지만 베트남 노래 제목을 활용해 웃음을 끌어냈다”고 말했다. 북한군 리연희(박세완)가 대남 방송을 통해 한국의 대북 방송 담당 병사 박천우(고경표)를 ‘방귀남 병장 동무’라고 놀리는 장면은 베트남어의 방귀 소리를 넣어 ‘박뿡 병장’이라고 번역해 현지 관객들을 웃게 했다. 박천우가 리연희를 ‘북조선 아이유’라고 부르는 장면은 가수 아이유가 베트남에서도 유명한 만큼 그대로 살렸다. 북한군 리용호 하사(이이경)가 한국 병사로 위장해 남쪽으로 가기에 앞서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 등 ‘남조선 최신 유행 줄임말’을 배우는 장면은 모두 베트남의 최신 유행어로 대체해 젊은 관객들을 폭소케 했다. 번역 담당자들은 “주요 관객층인 18∼25세가 현지 영화처럼 즐길 수 있도록 베트남에서 가장 유행하는 말로 옮기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올 8월 개봉해 관객 198만 명을 모으며 저예산 코미디 영화의 저력을 보여준 한국 영화 ‘육사오’가 베트남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9월 23일 현지에서 개봉한 후 지난달 말까지 한국보다 더 많은 225만 명을 모으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것. 225만 명은 베트남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중 역대 최고 기록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연상호 감독의 ‘반도’(2020년)가 세운 120만 명이었다. ‘육사오’가 베트남에서 흥행한 비결로는 우선 남북 분단을 다뤘다는 점을 꼽는다. 베트남 역시 과거 남북 분단의 아픔을 겪은 만큼 베트남인에게 동질감을 갖게 했다는 것. 하지만 일등 공신으로는 현지 정서와 유행어를 그대로 반영한 '베트남 맞춤형 번역'이 손꼽힌다. 영화의 현지 배급을 맡은 CJ HK 엔터테인먼트 정태선 법인장은 “현지 관객 댓글 중에 번역에 대한 칭찬이 많았다. 성공적인 번역 덕분에 내내 웃었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번역을 맡은 이들은 전문 번역가가 아닌 베트남 현지 CJ HK 엔터테인먼트의 베트남 직원들. 번역에 참여한 다오 띠 축 하 마케팅팀장과 응우옌 뚜안 린 배급팀장 은 동아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특유의 관용구나 한국 최신 유행어를 최대한 베트남 상황과 정서, 문화에 맞게 현지화해 번역하는데 공을 들였다”고 했다. 대표적인 건 한국 군인들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으로 날아간 로또 1등 당첨금 분배 협상을 북측에 제안하는 대북 방송을 하며 “북녘 동포들에게 들려드립니다. 장기하와 얼굴들 ‘우리 지금 만나’”를 외치는 장면. 이는 베트남 국민가수 찐꽁손의 노래 ‘손을 잡아요’라고 말하는 것으로 번역했다. 번역 담당자들은 “실제 노래는 ‘우리 지금 만나’가 그대로 나왔고 가사 역시 ‘우리 지금 만나’ 가사를 그대로 번역했지만 베트남 노래 제목을 활용해 웃음을 끌어냈다”고 말했다. 북한군 리연희(박세완)가 대남방송을 통해 한국의 대북 방송 담당 병사 박천우(고경표)를 ‘방귀남 병장 동무’라고 놀리는 장면은 베트남어의 방귀 소리를 넣어 ‘박뿡 병장’이라고 번역해 현지 관객들을 웃게 했다. 박천우가 리연희를 ‘북조선 아이유’라고 부르는 장면은 가수 아이유가 베트남에서도 유명한 만큼 그대로 살렸다. 북한군 리용호 하사(이이경)가 한국 병사로 위장해 남쪽으로 가기에 앞서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 등 ‘남조선 최신 유행 줄임말’을 배우는 장면은 모두 베트남의 최신 유행어로 대체해 젊은 관객들을 폭소케 했다. 번역 담당자들은 “주요 관객층인 18~25세가 현지 영화처럼 즐길 수 있도록 베트남에서 가장 유행하는 말로 옮기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엄마는 숨을 들이쉬고 다시 내뱉지 않았다. 상실이라는 현실이 차갑게 내 발밑을 받치고 있었다.” 2009년 19세 대학생이던 저자의 엄마가 돌아가신다. 난소암 4기 선고를 받고 몇 개월 지나지 않아서였다. 그로부터 10년 넘게 지났다. 이따금 상실의 기억이 어제 일처럼 급습해 오지만 엄마가 없다는 사실을 자신의 정체성 중 하나로 내세울 정도로 덤덤한 날이 더 많다. 슬픔이 흐려진 지금, 저자는 엄마의 투병 과정, 장례식 등 그간 마주하지 못한 상실의 순간을 정면으로 보기 시작한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는 47세에 유명을 달리한 엄마 론다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림으로 보여준다. 론다는 갈색 반달눈에 소가 혀로 핥은 듯 곧추선 앞머리, 주근깨가 있는 매끈한 팔을 가진 사람이었다. 얼굴 구석구석 특징과 사소한 습관까지 그림과 글로 되살려낸다. 난소암 4기라는 이야기를 듣고 우는 저자를 엄마는 되레 위로한다. 엄마 그림엔 ‘죽어가는 사람’, 본인 그림엔 ‘안 죽어가는 사람’이란 문구를 각각 넣은 뒤 “이 장면에서 뭐가 잘못됐을까?”라며 웃음을 유발한다. 가장 슬펐던 때를 돌아보면서도 경쾌함을 잃지 않는다. 눈물샘만 자극하는 전개가 아니라는 점은 이 책의 매력이다. 암이 뇌와 폐까지 전이된 뒤 아기처럼 변해버린 엄마의 모습도 그린다. 엄마의 마지막 순간과 저자의 복잡했던 머릿속, 조문객들이 던진 “넌 좀 어떠니?”라는 질문에 적당한 답을 찾지 못해 고민했던 기억, 가족이 각자의 방식으로 회복해가는 모습, 현재의 삶에 이르기까지 모두 담았다. 이 책은 사랑하는 이를 잃고 괴로워하는 이들을 위한 책. 한 개인이 겪은 상실과 회복 과정을 만화로 보여주며 삶을 뒤흔든 슬픔에서도 얻는 것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일찍 엄마를 잃은 이들과 급속도로 가까워질 수 있는 것,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에게 어떤 말이 가장 위안이 되는지 알게 되는 것 말이다. 슬픔엔 어떤 규칙도 없지만 무서운 놀이기구를 탈 때처럼 누군가와 함께할 때 훨씬 덜 무섭다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저자의 말이 무엇보다 와 닿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러닝타임 151분. 영화는 길고 어렵다. 천주교에 대한 해박한 지식 없이 보면 용어들이 매우 낯설게 들린다. 10년간 조선, 청나라, 마카오, 필리핀 등 아시아 곳곳에서 일어난 일을 채워넣은 데다 수많은 인물이 나와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런데 끝 무렵 가슴에 뜨거운 것이 번진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자 혼신의 힘을 다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는지 뒤돌아보게 된다. 스물다섯 청년의 죽음은 신념과 다소 어긋날지라도 “사는 게 다 그렇다”는 이유로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온 이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한국 천주교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1821∼1846)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탄생’ 이야기다. 30일 개봉한다. 김 신부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이 영화는 1836년 한국에 온 최초의 서양인 신부인 프랑스 출신 모방 베드로 신부가 압록강 일대 설원을 지나 밀입국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천주교 박해를 피해 경기 용인에 살던 댕기 머리 도령 15세 김대건은 모방 신부에게 세례를 받는다. 영화는 그가 한국 최초의 신학생으로 선발된 뒤 7개월에 걸쳐 마카오의 파리외방전교회 신학교에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필리핀을 오가며 교육받는 과정, 1842년 프랑스 군함을 타고 온 첫 번째 귀국길, 잠시 조선에 밀입국했다가 청나라를 거쳐 1845년 천신만고 끝에 조선에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한 청년의 위대한 모험기 형식으로 담았다. 서양인 사제들을 조선으로 데려오려고 큰 뗏목 수준의 ‘라파엘호’로 서해를 횡단하며 고군분투하고, 1845년 8월 중국 상하이에서 사제품을 받는 모습 등을 시간 순서대로 보여준다. 1846년 6월 체포돼 9월 순교하기까지 그의 10년을 한순간이라도 더 담아내려 한 흔적이 역력하다. 앞서 ‘탄생’팀은 16일(현지 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사회를 열었다. 배우 윤시윤의 김대건 연기를 보고 교황은 “성인(聖人)의 얼굴을 가졌다”며 극찬했다고 한다. 윤시윤은 “성인 김대건을 연기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고 꿈꾼 불같은 청년의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했다. 영화는 종교인 김대건 외에도 언어학자이자 측량가, 지리학자, 무역가로서의 면모도 두루 담았다. 배우 안성기는 혈액암 투병 중에도 김 신부의 조력자이자 수석역관인 유진길(1791∼1839) 역을 맡아 열연했다. 안성기는 암 선고를 받은 뒤 촬영에 들어갔지만 암 투병 중이라는 사실이 전혀 표 나지 않을 정도로 건강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는 1839년 기해박해로 투옥돼 칼을 차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결코 배교(背敎)하지 않는 등 심지 굳은 모습을 초연하게 소화해낸다. 11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박흥식 감독은 “안성기 배우는 투병 중에도 최선을 다해 연기에 임했다”며 존경을 표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이 영화는 길고 어렵다. 러닝타임은 무려 151분. 천주교에 대한 해박한 지식 없이 보면 용어들이 외계어처럼 들릴 수도 있다. 1836년부터 10년간 조선 청나라 마카오 필리핀 등 아시아 곳곳에서 일어난 일을 채워 넣은 데다 수많은 인물이 나와 세부 내용을 100% 이해하는 건 어렵다. 그런데 끝 무렵 가슴에 뜨거운 것이 번진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는지 곱씹게 된다. 스물다섯 청년의 죽음은 신념과 다소 어긋날지라도 “사는 게 다 그렇다”는 이유로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온 이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30일 개봉하는 한국 천주교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1821~1846)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탄생’ 이야기다. 김대건 신부 하면 대부분 순교와 그가 태어난 솔뫼 성지(충남 당진시) 정도만 안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 궤적을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 김 신부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이 영화는 1836년 1월 한국 최초의 서양인(프랑스인) 신부 모방 베드로 신부가 압록강 일대 설원을 지나 비밀리에 입국하는 장면을 긴장감 있게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천주교 박해를 피해 경기 용인에 살던 댕기 머리 도령 15세 김대건은 용인 은이성지에서 모방 신부로부터 세례를 받는다. 세례명은 안드레아. 영화는 그가 최양업 최방제와 함께 한국 최초의 신학생으로 선발된 뒤 7개월에 걸쳐 마카오의 파리외방전교회 신학교에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필리핀에 오가며 라틴어 불어 등 언어와 신학 등 각종 교육을 받는 과정, 1842년 마카오에서 프랑스 군함을 타고 떠난 첫 번째 귀국길, 잠시 조선으로 밀입국했다가 다시 청나라를 거쳐 1845년 1월 죽을 고비를 넘기며 조선에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한 청년의 위대한 모험기로 담아냈다. 귀국 이후 서양인 사제들을 조선으로 입국시키려고 큰 뗏목이나 다름없는 ‘라파엘호’로 서해를 건너며 고군분투하는 모습, 1845년 8월 상하이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조선의 첫 신부가 되는 모습 등을 시간 순서대로 보여준다. 1846년 6월 체포된 뒤 9월 서울 새남터에서 순교하기까지 김 신부의 10년을 한 순간이라도 더 담아내려 고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박흥식 감독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공부를 해보니 김대건 신부는 천주교인만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다 알아야만 하는 역사적 의미를 지니신 분이었다. 그래서 이 작품을 만들게 됐다”며 “제목 ‘탄생’은 조선 근대의 탄생이자 첫 번째 신부의 탄생, 우리가 탄생시켜야 할 미래 등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고 했다. ‘탄생’팀은 16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사회도 열었다. 배우 윤시윤의 김대건 연기를 본 교황은 그에게 “성인(聖人)의 얼굴을 가졌다”며 극찬했다고 한다. 윤시윤은 “성인 김대건을 연기한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새로운 세상에 대해 탐험하고 모험하고 꿈꾼 불같은 청년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영화에는 종교인 김대건의 모습 외에도 언어학자이자 측량가 지리학자 조선학자 무역가 등의 면모도 두루 보여준다. 그가 얼마나 시대를 앞서간 인물인지를 알 수 있는 장면이 많다. 배우 안성기는 혈액암 투병 중에도 김 신부의 조력자이자 수석역관 유진길(1791~1839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촬영 내내 김대건이라는 인물은 저를 많이 꾸짖었습니다. 200년 전 한 청년은 그토록 어려운 상황에서 꿈꾸고 개척하고 비전을 외쳤습니다. 그것이 씨앗이 되고 꽃이 돼 지금 향기가 나고요. 저를 비롯해 많은 청년이 이 영화를 통해 진짜 향기가 나는 때를 알고 도전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윤시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배우 최민식과 손석구가 주연을 맡은 ‘카지노’부터 스타 작가 김은숙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데뷔작 ‘더 글로리’까지…. 극장가 대목인 12월 OTT시장에서도 굵직한 신작 드라마들이 쏟아진다. 새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느라 바빠지는 신년에 비해 비교적 여유로운 연말에 기대작을 공개해 구독자들을 내년에도 계속 묶어두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건 다음 달 21일 공개하는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K드라마 ‘카지노’. 이 드라마는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플러스가 내놓은 오리지널 K드라마 중 가장 큰 공을 들인 1주년 기념 대작이다. 최민식이 드라마 ‘사랑과 이별’(1997∼1998년) 이후 24년 만에 복귀하는 드라마로,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 열풍의 초석을 마련한 1편(2017년)의 강윤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돈도 ‘빽’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최민식)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다. 최민식은 물론이고 올해의 대세 배우로 꼽히는 손석구가 출연하는 만큼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서비스 시작 후 최고 히트작이 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이에 앞서 디즈니플러스는 다음 달 7일 ‘커넥트’를 공개한다. 세계적인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가 광팬이라고 밝힌 일본 고어물의 거장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연출했다. 죽지 않는 몸을 가진 남성이 장기밀매 조직에게 납치당해 한쪽 눈을 빼앗긴 뒤 자신의 눈이 연쇄살인마에게 이식됐다는 것을 알고 그를 추격하는 이야기다. 지난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전체 6화 중 3화까지 먼저 공개됐다. 일본 감독이 연출한 K드라마라는 점이 흥미를 끄는 데다 화제성이 높은 배우 정해인이 출연하고, 동명 인기 웹툰이 원작이어서 ‘카지노’ 공개 전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도깨비’ ‘파리의 연인’ ‘미스터 션샤인’ ‘태양의 후예’로 유명한 스타작가 김은숙의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도 연말 공개를 잠정 확정했다. 배우 송혜교의 OTT 드라마 데뷔작으로 학교폭력 피해자였던 여성이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그렸다. 폭력성과 대사 수위가 높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달콤하고 온건한 수위의 멜로물을 주로 써온 김 작가가 선보이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장르물은 어떨지 호기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지금 우리 학교는’ ‘수리남’ 외에 이렇다 할 대박 드라마를 내지 못한 넷플릭스가 ‘더 글로리’로 부진을 한 방에 만회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토종 OTT 작품도 만만치 않다. 왓챠는 배우 한석규의 OTT 드라마 데뷔작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를 다음 달 1일 공개한다. 아내를 위해 요리에 도전하는 남편을 중심으로 한 가족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로, 자극적인 장르물 사이에서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티빙 역시 다음 달 9일 ‘술꾼 도시 여자들2’를 공개한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시즌1은 방영 당시 기록한 주간 유료가입기여자 수가 역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중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OTT 드라마는 한 번에 모든 회차가 공개되는 경우가 많아 콘텐츠를 보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신년에 비해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더 있는 연말에 작품을 공개해 시청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 업체 인지도가 높아져 신년에 구독자를 선점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배우 최민식과 올해의 대세 배우 손석구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카지노’부터 당대 최고의 스타 작가 김은숙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 데뷔작 ‘더 글로리’까지. 극장가 대목인 12월 OTT에서도 OTT별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신작 드라마가 쏟아진다. 새롭게 목표를 세우고 이를 이행하느라 바빠지는 신년보다는 비교적 여유로운 연말에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기대작을 공개해 구독자를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건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K드라마 ‘카지노’. 다음 달 21일 공개되는 이 드라마는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플러스가 내놓은 오리지널 K드라마 중에서도 가장 큰 공을 들인 대작으로 평가된다. ‘카지노’는 최민식이 드라마 ‘사랑과 이별’(1997~1998년) 이후 24년 만에 복귀하는 드라마인데다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 열풍의 초석을 마련한 첫번째 편(2017년)의 강윤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 돈도 ‘빽’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이 살인사건에 휘말린 뒤 목숨을 건 최후의 베팅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최민식은 물론 올해 최고의 스타 배우가 된 손석구가 출연하는 만큼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서비스 시작 이후 최고 히트작이 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디즈니플러스가 사실상 넷플릭스 장악하다시피 한 국내 OTT 시장 판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가 카지노‘의 성공 여부에 달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앞서 디즈니플러스는 다음 달 7일 ‘커넥트’를 공개한다. 세계적 거장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가 광팬이라고 밝힌 일본 고어물 거장 미이케 다카시 일본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지난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전체 6화 중 3화까지가 먼저 공개돼 큰 화제를 모았다. 일본 감독이 연출한 K드라마여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다 정해인 등 화제성이 높은 배우들이 출연하는 점,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인 점 등이 어우러져 ‘카지노’ 공개 전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도깨비’ ‘파리의 연인’ ‘미스터 선샤인’ ‘태양의 후예’ 등 대한민국을 뒤흔든 인기 드라마를 남긴 방송계의 전설 김은숙 작가가 대본을 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도 올 연말 공개를 잠정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송혜교의 OTT 드라마 데뷔작으로 학교폭력 피해자였던 한 여성이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이야기를 그는 드라마다. 최근 폭력성이나 대사 수위 등이 높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김 작가가 달콤한 분위기의 멜로물을 주로 써온 만큼 그가 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정통 장르물은 어떤 모습일지를 두고 호기심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김은숙이라는 대박 브랜드를 달고 나온 이 드라마로 올해 ‘지금 우리 학교는’ ‘수리남’ 외에 이렇다 할 대박 드라마를 건지지 못한 넷플릭스가 부진을 한 방에 만회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토종 OTT의 라인업도 만만치 않다. 왓챠는 배우 한석규의 OTT 드라마 데뷔작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를 다음 달 1일 공개하며 12월 OTT 대전에 도전장을 던진다. 아내를 위해 요리에 도전하는 남편 등 가족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로 자극적인 내용의 장르물이 상당수인 OTT 드라마 시장에서 차별화를 노린다. 티빙 역시 다음 달 9일 ‘술꾼 도시 여자들2’를 공개한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이 드라마 시즌1은 시즌1이 당시 기록한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가 역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중 현재까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시즌1이 두꺼운 팬덤을 확보한 만큼 연말 시즌2 공개를 통해 가입자를 대거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티빙은 기대하는 분위기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OTT 드라마는 한 번에 모든 회차가 공개되는 경우가 많아 콘텐츠 소비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신년에 비해 마음과 시간의 여유더 있는 연말에 공개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 업체 인지도가 높아져 신년에 구독자를 대거 확보하는데 한층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권순일 씨(40)는 24일 오후 10시 열리는 한국 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을 보려고 집 근처 CGV 표를 예매했다. 표는 1인당 2만 원. 아내와 함께 우루과이전은 물론이고 가나전(28일), 포르투갈전(12월 3일)까지 모두 영화관에서 볼 예정이다. 그는 “영화관은 인원이 제한돼 안전하다”며 “사운드가 좋은 데다 화면이 크고 사람들과 어우러져 응원할 수 있는 등 거리 응원과 TV 시청의 장점을 다 갖춰 영화관을 택했다”고 말했다.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를 앞두고 이를 생중계하는 영화관 단체 응원이 주목받고 있다. 22일 현재 조별리그 경기를 단독 생중계하는 CGV 지점 중 유명 지점 표는 거의 다 팔린 상태다.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의 경우 22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예매 가능한 우루과이전 생중계 3개관 755개 좌석(프라이빗 좌석 8개 포함) 중 96%(727석)가 팔렸다. 젊은층이 몰리는 강남구 CGV 강남 역시 2개관 282석 가운데 8석만 남고 다 판매됐다. CGV는 전국 189개 지점 중 92개 지점 278개 상영관(4만7000석)에서 생중계를 진행한다. 21일 기준으로 우루과이전 표 판매량은 8200장을 넘었다. 황재현 CGV 커뮤니케이션팀장은 “통상 경기 당일에 표가 절반 넘게 팔리는 걸 고려하면 우루과이전 표 판매량만 2만여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영화관 응원은 과거에도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인기였지만 이번에 더 주목받는 건 이태원 핼러윈 참사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거리 응원을 할 예정이지만 안전에 대한 우려로 예년만큼 열기가 뜨겁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번 월드컵이 사상 첫 겨울 월드컵이란 점도 실내 단체 응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한국 대표팀의 3차례 경기 모두 기온이 뚝 떨어지는 오후 10시 이후에 열려 실내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CGV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탄생’의 주인공인 배우 윤시윤과 함께 응원하는 특별 회차를 진행하고 생중계 표를 예매한 고객에게 한국 영화 할인 쿠폰을 지급하는 등 여러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권순일 씨(40)는 24일 밤 10시(한국시간)부터 열리는 한국 국가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인 우루과이 전을 보려고 집 근처 CGV 표를 예매했다. 부인과 함께 우루과이 전은 물론 가나 전(28일), 포르투갈 전(12월 3일)까지 모두 영화관에서 관람할 예정이다. 그는 “영화관은 인원이 제한돼 확실히 안전하다”며 “사운드가 좋은데다 화면이 크고 사람들과 어우러져 응원할 수 있는 등 거리 응원과 TV 시청의 장점을 합쳐놓은 공간”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의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를 앞두고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생중계하는 영화관 단체 관람 및 응원이 주목받고 있다. 조별리그 경기를 단독 생중계하는 CGV의 유명 지점 표는 이미 거의 다 팔린 상태.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의 경우 24일 우루과이 전 생중계 상영에 배정된 프라이빗 박스 내 8개 좌석을 포함한 총 755개 좌석은 22일 오전 11시 현재 727개 좌석이 팔렸다. 젊은층들이 몰리는 서울 강남구 CGV 강남 역시 2개 관 282석 중 8석을 제외하고 모두 팔린 상태다. CGV는 전국 189개 지점 가운데 93개 지점 270여 상영관에서 이번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하는데 21일까지 우루과이 전 생중계 표 판매량은 8200장을 넘어섰다. 황재현 CGV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통상 경기 당일에 절반이 넘는 표가 팔리는 것을 고려하면 우루과이 전 표 판매량만 총 2만여 장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영화관 응원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등 이전 월드컵 개최 때도 진행돼왔던 이벤트. 그러나 유독 올해 월드컵에서 영화관 응원이 주목받고 있는 건 이태원 핼러윈 참사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재 축구 국가대표 응원단 ‘붉은악마’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거리 응원 행사 개최를 추진하고 있지만, 거리응원이 성사되더라도 참사 이후 안전 관련 우려가 어느 때보다 커 예년만큼 열기가 뜨겁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번 월드컵이 사상 첫 겨울 월드컵이란 점도 실내 단체 응원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부분이다. 3차례 경기가 모두 기온이 뚝 떨어지는 오후 10시 이후에 진행되는 만큼 실내에서의 단체 응원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CGV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탄생’의 주인공 배우 윤시윤이 참석해 함께 응원하는 특별 회차를 마련하고, 생중계 표 예매 고객에게 한국 영화 할인 쿠폰을 지급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더 많은 관객을 모을 계획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동아일보와 정효문화재단이 ‘제1회 동아주니어국악콩쿠르’ 참가자를 12월 9일까지 모집한다. 동아일보는 1985년 창설된 뒤 국악계 최고 권위의 등용문으로 자리 잡은 동아국악콩쿠르에 이어 정효문화재단과 함께 동아주니어국악콩쿠르를 새롭게 선보인다. 이번 콩쿠르는 국악계를 빛낼 재능 있는 꿈나무들에게 한 단계 더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 콩쿠르 참가 대상은 대한민국 국적인 초등학생과 중학생, 또는 같은 연령에 해당하는 청소년이다. 현악과 관악, 성악, 무용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신청을 받는다. 참가 신청 및 과제곡은 동아주니어국악콩쿠르 홈페이지(www.donga.com/concours/juniorgugak)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선 경연은 다음 달 말 서울 서초구 정효아트홀 및 국립국악원 국악연수관에서 열린다. 본선 경연은 정효아트홀에서 진행된다. 정확한 일정과 장소는 다음 달 9일 참가 접수가 끝난 뒤 다시 안내할 예정이다. 각 부문 입상자에게는 상금과 상장을 수여하고 특전도 제공한다. 독주회 장소를 무료로 제공하고 국악방송 출연 기회도 준다. 참가자들은 국악계 최고 수준의 심사위원들로부터 멘토링도 받을 수 있다. 동아일보와 정효문화재단은 참가자들이 세계무대에 한국문화를 알릴 대표 국악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국악방송과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등 국악 관련 기관이나 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입상자에게 제공하는 특전 기회를 앞으로 더 넓혀갈 계획이다. 02-523-6268, junior_gugak@gmail.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삶은 힘들지만 탈출구가 있어요. 너무 늦은 건 없습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7일(현지 시간) 열린 제23회 라틴 그래미 어워즈에서 가수이자 작곡가인 앙헬라 알바레스가 95세에 신인상을 받았다. 2000년 시작된 라틴 그래미 어워즈에서 신인상을 받은 역대 최고령 수상자다. 라스베이거스의 미켈롭 울트라 아레나에서 개최된 이날 시상식에서 알바레스와 가수이자 작곡가인 실바나 에스트라다(25)는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 부문에서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상자가 알바레스를 호명하자 객석에 있던 가수와 작곡가 등 모두가 기립박수를 보냈다. 일부는 환호성을 지르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에스트라다는 먼저 무대로 향하는 계단에 올라 알바레스의 손을 잡고 조심조심 안내했다. 백발의 알바레스는 무대에 올라 “노래로 내 이야기를 하고 나같이 역경을 겪은 이들을 위로할 수 있어 자랑스러웠다”며 “이 상을 신과 내 사랑하는 조국 쿠바에 바치고 싶다”며 말문을 열었다. “저는 포기하지 않고 항상 싸워왔습니다. 아직 꿈을 이루지 못한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신념과 사랑이 있다면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겁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어떤 것도 너무 늦은 건 없습니다.” 미국 연예지 피플 등에 따르면 쿠바 출신인 알바레스는 10대 때부터 음악 활동을 해왔지만 첫 앨범을 낸 건 94세 때였다. 1962년 자녀 네 명을 먼저 미국에 보낸 뒤 뒤따라 온 그는 자녀들을 보육원에 보내고 청소 등을 하며 생계를 꾸려 왔다. 고된 이민 생활에도 그는 꾸준히 기타를 치며 음악에 대한 사랑을 이어왔다. 하지만 대중이 아닌 친구나 가족 앞에서만 연주하고 노래했다. 어린 시절 가수가 되는 걸 반대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90세가 될 때까지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음반 제작자인 손자 카를로스 호세 알바레스가 우연히 그가 작곡한 노래들을 발견하며 상황은 바뀌었다. 카를로스는 “할머니가 일생에 걸쳐 한 작업을 가족의 유산으로 남겨야 한다”고 믿었다. 91세 생일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처음 정식 공연을 연 알바레스는 드디어 지난해 15곡이 실린 첫 앨범을 발표했다. 알바레스는 수상 직후 빌보드와의 인터뷰에서 “상을 받고 내 꿈이 이뤄진 걸 알았다”며 “95세란 나이는 조금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인터뷰가 담긴 유튜브 영상에는 ‘정말 아름답다’, ‘엄청난 지혜가 담긴 노래’, ‘큰 영감을 줬다’ 등 찬사 어린 댓글이 계속 달리고 있다. 라틴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리코딩아카데미가 만든 라틴리코딩아카데미가 주관하는 상으로,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로 된 라틴계 음악을 대상으로 한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영화엔 흥미를 끌 만한 서사가 없다. 일상이 무심하고 느리게 흘러갈 뿐. 청춘 남녀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특별한 로맨스도 없다. 인간적인 호감을 갖게 되는 모습 정도만 그려진다. 그런데 104분 동안 가만히 보게 된다. 무자극과 느림은 이 영화를 계속 보게 만드는 힘이다. 24일 개봉하는 ‘창밖은 겨울’ 이야기다. 영화의 무대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진해는 벚꽃으로 유명한 봄의 도시지만 영화엔 익숙한 진해의 봄 대신 늦가을과 초겨울이 담겼다. 영화는 서울에서 영화감독을 하다가 고향 진해로 와 버스 기사로 일하는 석우(곽민규)와 버스터미널 매표소 직원이자 유실물 보관소 업무를 하는 영애(한선화)의 일상을 따라간다. 석우는 터미널에서 발견한 고장난 MP3플레이어를 유실물 보관소에 가져다준다. 석우는 영애에게 MP3 주인이 왔느냐고 틈만 나면 묻는다. 영애는 MP3에 집착하는 그가 신기하다. 영애는 MP3는 누군가 버린 거라고 말한다. 보관소 가득한 물건들도 대부분 찾아가지 않는 만큼 버린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 석우는 “잃어버린 것”이라며 찾아올 사람이 있을 거란 미련을 가진다. 두 사람은 MP3를 고칠 수리점을 찾거나 함께 퇴근하며 진해 거리와 골목을 다닌다. 시간이 멈춘 듯한 진해 곳곳의 풍경은 이 별것 없는 이야기를 계속 지켜보게 만든다. 도시인 듯 시골인 듯한 모습과 버스터미널, ‘이용원’ ‘인판사(인쇄소)’ 등 모든 것이 과거에 머물러 있는 듯한 한적한 소도시는 그 모습 자체로 묘한 안정감을 준다.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상진 감독(31)은 “진해가 고향이다. 20년 가까이 살았던 만큼 자연스럽게 영화 무대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유실물 보관소에 놓인 MP3는 잃어버린 것인지 버린 것인지 모를 청춘의 꿈 같다. 서른한 살의 석우는 영화감독의 꿈을 버린 것일까, 잠시 잃어버린 것일까. 배우 곽민규는 늘 생각에 잠겨 있고 좀처럼 표현을 하지 않는 석우 캐릭터를 통해 꿈도 사랑도 어중간한 경계에 선 채 조용히 방황하는 청춘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겨울 초입 아날로그 세상에 머물러 있는 소도시를 천천히 걸으며 잠시나마 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 “이제 진짜 겨울이네요” “그러네요. 제법 추워졌어요” 등 오랜만에 듣는 평범하고 무해한 대사들이 반갑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영화관들이 업체별 대표 상영관을 국내 최고 상영관으로 만드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관객 수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자 대표 상영관을 ‘성지 중의 성지’로 키워 영화 팬의 발길을 붙잡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시네마는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내 수퍼플렉스G관을 리뉴얼해 이달 말쯤 공개할 예정이다. 수퍼플렉스G관의 스크린은 가로 34m, 세로 13.8m, 총면적 469.2m² 규모로 2014년 세계 최대 스크린으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재됐다. 이후 중국 영화관에 이 자리를 내줬지만 여전히 영화 팬들 사이에선 한국 대표 상영관으로 통한다. 롯데시네마는 상영관 내 어느 자리에서도 사운드가 고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음향 시스템인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을 개선했다. 프리미엄 리클라이너 좌석을 도입하는 등 한 상영관 내에서도 좌석 유형을 다양화하고 스크린 화질도 개선해 최고의 관람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CGV는 올해 6월 리뉴얼한 영등포구 CGV영등포 스크린X관을 세계에서 가장 큰 스크린으로 등재하는 작업에 나섰다. 이 상영관의 스크린은 정면과 좌우까지 3개 면이 이어진 형태다. 길이 총 72m, 최대 높이 13.9m로 총면적 883.5m²에 달한다. 지난달 CGV는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이 스크린이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인증을 받았고, 기네스 세계 기록 공식 등재도 준비하고 있다. 앞서 2009년 CGV는 영등포 스크린X관의 전신인 스타리움관 스크린(가로 31.38m 세로 13m, 총면적 407.9m²)을 세계에서 가장 큰 스크린으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재한 바 있다. 이 영광을 13년 만에 되찾겠다는 것이다. CGV는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 4DX스크린관과 더불어 영등포 스크린X관을 관람 몰입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CGV 3대 상영관으로 내세우고 있다. 황재현 CGV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상영관의 관람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더 많은 관객이 영화관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