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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사업장을 찾았다. 시 주석이 중국 내 한국 기업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중 공급망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13일 런민일보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LG디스플레이, 광저우자동차그룹(GAC) 산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온 연구개발(R&D) 센터 등을 방문했다. 시 주석은 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광둥성을 찾은 뒤 10일부터 현지 시찰 중이다. 런민일보는 “시 주석이 대외 개방, 제조업의 고품질 발전, 기업의 기술 혁신 추진, 자체 브랜드 개발 등의 상황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을 방문해 LG디스플레이 중국법인으로부터 1시간가량 사업 관련 소개를 듣고 생산라인을 견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이날 투자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나 한중 관계에 대한 덕담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은 전체 70만 ㎡ 규모로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주로 생산한다. 2020년 7월부터 8.5세대 TV용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했다. 이 공장은 LG디스플레이의 주요 해외 생산기지이면서 광저우에서 가장 큰 외국인 투자기업 중 하나다. LG디스플레이로서도 광저우 공장은 경기 파주 생산공장과 함께 가장 중요한 글로벌 생산기지다. 재계에서는 이번 시 주석의 깜짝 방문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미 중심 공급망 구축을 견제하는 데 있어 한국이 중요한 파트너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과학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잇달아 시행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체계에서 중국을 소외시키고 있다. 중국은 이에 전기차 소재인 희토류 자석 제조 기술 수출 금지를 검토하는 등 강경책을 꺼내들고 있다. 하지만 중국 역시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에서 핵심 지위에 있는 한국과의 관계 지속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홈페이지에 접속해 내가 원하는 주택 모듈을 고른다. 단층인지 복층인지, 외장재와 지붕은 어떻게 할지 등 기본 설계를 전문가와 상담해 결정한다. 설계를 마친 모듈이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동안 주택을 지을 땅은 터파기 등 기초 공사를 한다. 모듈을 생산, 배송, 설치하는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2개월. 기존 단독주택 공사 기간(약 5개월)의 절반도 안 된다. 살면서 집을 늘리고 싶으면 또 다른 모듈을 주문해 기존 모듈과 결합한다. 단독주택을 직접 지으면 ‘10년 늙어 버린다’는 통설이 통하지 않는다. 최근 ‘세컨드하우스’ 수요가 늘자 대기업들이 잇달아 ‘프리패브(Prefab)’ 주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구조물(모듈)을 미리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패브 방식은 공사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탄소 배출량까지 줄일 수 있다. 일본 등 해외처럼 프리패브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2개월 만에 블록 조립하듯 집 짓는다GS건설은 1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통해 목조 모듈러 주택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 주택은 공장에서 모듈을 생산해 현장에서 블록 쌓듯 결합하는 ‘볼류메트릭’ 방식으로 지어진다. GS건설은 약 2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50여 개 모듈을 개발했다. 모듈 개발에 참여한 옥란 자이가이스트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음식 메뉴 고르듯 원하는 모듈을 골라 즐겁게 집을 지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온라인에서 모듈을 미리 조합해보는 ‘컨피규레이터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했다. GS건설이 예상한 공사비는 3.3㎡당 600만∼700만 원대다. 일반 단독주택 공사비(통상 3.3㎡당 700만∼800만 원)보다 10%가량 싸다. 건축주의 공사비 부담을 고려해 약 5000만 원 수준인 9평(29.7㎡) 규모의 ‘2룸 모듈’을 미리 짓고 살다가 자금 여유가 생기면 새로운 모듈을 주문해 결합하는 방법으로 주택 면적을 넓힐 수도 있다. 포스코A&C도 지난해 프리패브 방식의 소형 주택 ‘이노하이브 온’을 선보이고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에 뛰어들었다. 포스코 강재로 제작된 기둥과 보로 구성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LG전자는 주거공간 ‘LG 스마트코티지’를 프리패브 방식으로 충북 진천에 짓고 고객들이 실제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5도 2촌’ 세컨드하우스 인기남경호 자이가이스트 대표는 “베이비붐 세대들은 은퇴 뒤 전원에서 단독주택 생활을 하려는 수요가 많다”며 “광역교통망이 확충되면서 교외에서 도심까지 접근성도 좋아지고 있어 단독주택 시장이 확장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워케이션’이나 ‘5도 2촌’(5일은 도시, 2일은 농촌에 거주) 등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확산되면서 세컨드하우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최근 공시가 3억 원 이하 지방 주택 1채는 종합부동산세 산정 때 제외하도록 하는 등 세금 규제가 완화되기도 했다. 친환경이란 점도 장점이다. 자이가이스트 주택의 경우 나무로 지어 대다수 자재를 재활용할 수 있다. 목조주택 1동을 지을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18.85t)는 철근 콘크리트 주택(79.98t) 대비 25% 수준에 그친다. ‘이노하이브 온’ 역시 해당 모듈을 다른 현장으로 옮겨서 재활용할 수 있다. 해외에서 이 같은 프리패브는 이미 보편화된 주택 건축 방식이다. 프리패브 주택이 대세인 일본은 생활용품 브랜드인 무인양품이 단독주택인 ‘무지하우스’와 원룸 형태인 ‘무지 헛’ 등을 판매할 정도다. 윤주선 충남대 건축학과 교수는 “여러 명의 자금을 모아 지방에 세컨드하우스를 짓는 스타트업까지 등장할 정도로 국내 세컨드하우스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프리패브 주택과 결합하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과 재무구조가 악화하는 가운데서도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2042년까지 총 300조 원을 들여 반도체 공장 5개를 구축하고 국내외 소재·부품·장비업체들과 첨단 반도체 단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초격차’ 확대를 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결단이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등인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및 시스템 반도체 설계 부문을 집중 육성하며 사업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번 투자 결정은 파운드리와 설계에 집중함으로써 시스템 반도체 부문까지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다. 메모리 분야에서도 당장은 경기 침체로 반도체 수요가 추락하고 있지만, 선단 공정 수요가 다시 폭증할 때에 대비해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3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배출량-감축량) ‘0’을 달성하겠다는 ‘넷제로’ 목표를 세우고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석유화학 기업인 SK종합화학의 사명을 SK지오센트릭으로 바꿔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친환경 화학사로 탈바꿈했다. 또 SK어스온을 통해 탄소포집·저장(CCS) 사업을, SK에코플랜트에서 폐배터리 사업을 벌이고 있다. SK그룹의 미래 준비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자체적인 ‘사회적 가치(SV)’ 산출을 통해 재무적 성과와 함께 평가하며 미래의 과제를 현재의 문제로 가져왔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30년 연간 전기차 364만 대를 생산해 전기차 시장에서 ‘톱3’가 되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7위였는데 이를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0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세우는 첫 삽을 떴다. 이 공장 건립에는 6조3000억 원이 투입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조지아 신공장은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현대차그룹의 비전을 실행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11일 경기 화성시에서 기아의 전기 목적기반차량(PBV) 전용 공장 기공식을 여는 자리에서 향후 8년간 국내에만 24조 원을 전기차 생산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광모 ㈜LG 대표의 인공지능(AI)·바이오·클린테크(친환경 사업), 이른바 ‘ABC’ 비전도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미 애리조나주에 북미 최대 배터리 공장을 지으면서 7조2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LG는 또 주력인 생활가전과 디스플레이, 현재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배터리와 자동차부품(전장)에 이어 향후 LG그룹이 주력할 산업군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 특히 초거대 AI, 세포치료제 등 신약 개발, 신재생 에너지 등 신사업 확장을 위해 인재들을 중용하고 관련 조직을 전면에 배치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동아일보가 한국경영학회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경영학자들은 현재의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 총수들에게 ‘비전형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영학회 회원 151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7.1%는 현재 경제위기 돌파를 위해 필요한 리더십을 묻는 질문에 비전형 리더십이라고 답했다. 경제위기 속에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비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전기차 글로벌 톱3를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태원 SK 회장은 넷제로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선도를, 구광모 ㈜LG 대표는 인공지능, 바이오, 클린 산업을 통한 체질 개선을 기업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비전형 리더십 필요 대한리더십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정훈 제주대 경영대학 교수는 “리더는 급박하게 바뀌는 환경 속에서 새것을 발굴·개척하고 방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어려울수록 앞서가지 않으면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기업이 위기 상황에서 현실에만 안주한다면 성장 가치를 잃고 퇴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기복 국민대 명예교수는 “비전형 리더십이란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짜고 미래를 리드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했다. 과거 국내 기업들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성장을 경험했다는 점도 비전형 리더십을 강조하는 이유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1997년 IMF 사태나 2008년 금융위기 등 과거 위기가 닥쳤을 때 성공을 이뤄낸 기업들은 공격적인 투자와 인재 확보에 나서 기회를 잡았다는 것이 공통점”이라며 “올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각국 정부의 긴축 재정이 완화되고 경기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 발 빠르게 준비하는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비전형 리더십은 현재 및 미래 사업에 대한 전문성과 위기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야 한다고 봤다. 이번 설문에서 ‘글로벌 경영 환경 급변 속 대기업 총수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가’라는 질문(복수 응답)에 52.0%가 ‘현재 및 미래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꼽았고 이어 46.7%가 ‘위기관리 경영 능력’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백 명예교수는 “당장 문제 해결이 시급한 상황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솔루션도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존립이 위태로운데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하면 총수와 기업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고 했다. 신제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대한리더십학회 명예회장)는 “과거에는 비전이 ‘꿈(dream)’이었다면 오늘날 비전은 ‘계획(plan)’”이라며 “비전형 리더십은 미래를 고려해 현재를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경영학자들은 비전형 리더십에 이어 ‘글로벌 파트너 협력을 위한 네트워크 리더십’(19.9%), ‘임직원과 교류하는 소통 리더십’(17.9%) 등을 2, 3위로 꼽았다. ‘사회적 규칙을 잘 지키는 윤리적 리더십’(8.6%), ‘구성원을 섬기는 서번트 리더십’(4.6%) 등에 대한 주문도 있었다.● 기업 존속 위해 인재 육성 나서야 경영학자들은 기업의 존속과 성장을 위해 인재 확보 및 육성과 지배구조 선진화에 나설 것을 총수들에게 주문했다. ‘현재 대기업 총수들이 기업의 존속과 성장을 위해 완수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43%(복수 응답)가 ‘인재 확보 및 육성’이라고 답했다. 이어 ‘지배구조 선진화’(41.7%), ‘협력업체 등 생태계의 공존’(37.7%), ‘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화’(30.5%) 등이 뒤를 이었다. ‘사회 문제 해결’(2.0%)이나 ‘임직원 처우 개선’(1.3%) 등에 대한 주문은 비교적 적었다.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해야 할 총수들의 강점에 대해 경영학자들은 ‘선대 회장으로부터 전수된 경영 노하우’(28.5%)와 ‘글로벌 경험 및 마인드’(21.9%) 등을 꼽았다. ‘사업 추진력과 과감함’(24명·15.9%), ‘새로운 시장과 기술에 대한 도전정신’(23명·15.2%)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의 총수들이 과거 세대보다 뛰어난 점을 묻자(2개 복수 응답) 절반이 넘는 51.0%가 ‘국내외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라고 답했다. ‘조직 내부와의 소통 능력’(39.7%), ‘경영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25.2%) 등도 꼽혔다. 반면 부족한 점으로는 ‘과감한 실행 능력과 도전정신’(58.3%)이 가장 많이 꼽혔다. 조봉순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주영, 이병철 등 폐허에서 시작한 선대 회장과 비교하면 그 누구라도 도전정신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현대차의 수소사업 진출, LG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 등 현재 재계 3, 4세 총수가 과감한 실행 능력을 보인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내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여행자센터(여행자센터) 한쪽 벽면의 미디어월에는 민화로 한국의 사계절을 소개하는 영상이 흘러나온다. 11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여행객들의 눈길을 붙잡는 여행자센터의 미디어월은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한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로 만들어졌다. 55인치 투명 OLED 패널 18개를 상하좌우로 붙여 가로 7.5m, 세로 2.5m 크기의 미디어월을 꾸렸다. 이는 상업 공간에 조성한 투명 OLED 비디오월 중 가장 큰 규모다. 투명 OLED는 투명도가 40% 수준이라 틴팅(선팅)한 자동차의 앞 유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달 13일 문을 연 여행자센터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문화유산을 소개하기 위해 조성한 공간이다. 개관 이후 이달 2일까지 7870명의 외국인이 여행자센터를 찾았다. 여행자센터를 운영 중인 한국문화재재단은 한국 기업만 가능한 기술을 통해 한국 문화유산을 소개하자는 취지로 투명 OLED를 도입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국 기업이 만들어 내는 제품과 K팝, 드라마 등 문화를 포함한 한류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 모두 전 세계적으로 높아졌다.”(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동아일보와 한국경영학회가 진행한 설문에서 ‘국내 대기업 안팎의 경영 환경 중 긍정적인 부문을 2개 꼽아달라’는 질문에 경영학자 151명 중 55명(36.4%)이 ‘제품 및 서비스의 근원 경쟁력’이라고 답했다. 한국 기업이 만든 제품과 서비스가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라고 평가한 것이다. ‘핵심 기술력 확보’도 경영학자 52명(34.4%)의 선택을 받아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도체, 배터리 등 기술 경쟁이 치열한 산업에서 주요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며 “현재 기술력을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DT)을 진행 중인 기업들이 다수인 것도 장기적인 기술 주도권을 지킬 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달라진 정치권의 모습을 꼽은 응답도 많았다. ‘기업 친화적인 정부 정책 변화’(54명·35.8%)와 ‘정치권의 규제 완화 움직임’(26명·17.2%) 등이 각각 응답률 2위와 5위에 올랐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시장경제, 자유 등을 강조한 점, 여당을 중심으로 이 같은 기조에 호흡을 맞추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한 응답이다. 그 밖에 글로벌 경제의 반등 가능성(37명·24.5%), 리더들의 검증된 능력(14명·9.3%) 등이 경영학자들이 뽑은 한국 기업이 가진 긍정적인 요소였다. 다만 ‘긍정적인 요인이 없다’는 답변으로 현재 한국 기업들의 상황을 다소 부정적으로 평가한 경영학자도 18명(11.9%)이 있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유통 전문가 10명 중 7명은 대형마트 영업 규제로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전통시장도 손해를 봤다고 평가했다. 그 대신 온라인쇼핑 업체가 수혜를 누렸다는 진단이 다수였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전문가 108명 중 76명(70.4%)은 대형마트 영업 제한으로 대형마트, 전통시장 모두가 손해를 봤다고 답했다. 전통시장이 이득을 봤다는 의견은 14명(13.0%)에 그쳤다. 실제로 유통시장에서 전통시장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규제 도입 초기인 2013년 14.3%에서 2020년 9.5%로 떨어졌다. 조사 대상자는 한국유통학회, 한국소비자학회, 한국프랜차이즈학회, 한국로지스틱스학회에 속한 유통 전문가들이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은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후 월 2회 공휴일에 휴업해야 하고, 밤 12시부터 오전 10시까지는 영업을 할 수 없다. 대형마트 규제로 전통시장 활성화 효과를 봤다는 응답은 22.0%에 그쳤다. 활성화 효과가 없었다(76.9%)는 답변이 3.5배나 됐다. 그 대신 전문가들이 꼽은 대형마트 규제의 수혜 업종은 온라인쇼핑(58.3%)과 식자재마트 및 중규모 슈퍼(30.6%)였다. 규제의 폐해로는 소비자의 선택 폭을 제한한다(39.8%)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시대 흐름과 맞지 않는다’(19.4%), ‘온라인과 차별’(11.1%), ‘시장경쟁 저해’(10.2%) 등도 문제로 꼽혔다. 또 전문가 10명 중 8명은 규제를 폐지(51.9%)하거나 완화(31.4%)해야 한다고 답했다. 완화 방안 중 ‘지역 실정이나 상권 특성에 맞게 지자체별 탄력적 운영’과 ‘의무휴업일에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 허용’은 각각 74.1%, 71.3%의 찬성표를 받았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기지 확보에서 경쟁국인 일본에 앞섰지만 광물 확보전에선 일본에 밀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국이 광물 수출을 제한하는 보복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일본보다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지침이 공개되면서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한중일 3국의 지각변동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의 보복 조치에 더 취약한 한국 1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한미일의 배제 전략 속에서 중국은 최근 광물 수출을 제한하겠다는 맞불 작전을 내놓았다. 전기차 모터에 들어가는 희토류 자석을 수출 금지 대상에 올린 것이다. 당장은 희토류에만 적용되지만 규제 품목이 확대될 경우 배터리 공급망에 미치는 파장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아무리 공급망 다변화를 한다고 해도 중국을 완전히 배제한 생산 체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중국이 문고리를 걸어 잠그면 전 세계 배터리 생태계에 치명적”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이 특히 중국의 보복에 민감한 이유는 일본보다 높은 중국 광물 의존도가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되고 있어서다. 본보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산화·수산화리튬, 천연흑연, 황산코발트·망간 등 배터리 핵심 광물 8대 품목을 분석한 결과 한국과 일본의 중국 의존도는 수입액 기준 각각 61.6%, 37.3%로 나타났다. 올 3월 최종 업데이트된 2021년 기준 유엔 무역통계(유엔 컴트레이드)로 분석한 것이다. 현재 배터리 산업 세계 1위는 중국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1, 2위 업체인 CATL, BYD의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각각 37.0%, 13.6%로 합산 50%가 넘는다. 국내 3사 합산 점유율(23.7%)의 두 배 이상이다. 하지만 중국 시장을 제외하면 CATL(22.3%)과 BYD(0.6%)의 합산 점유율은 국내 3사(53.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국의 올해 친환경 차량 내수 시장은 전년보다 3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 성장률(93.4%)의 3분의 1 수준으로 둔화되는 것이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사활을 건 배경이다. 미국 포드와 기술협약을 추진 중인 글로벌 1위 배터리 기업 CATL은 미중 양국 정부의 견제에 시달리고 있다. 당장 중국 당국도 2월부터 두 기업 간 협력 방식에 대해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고강도 조사에 나선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도 자국 보조금이 중국 기업에 흘러가는 것을 가만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물 공급망 일본 유리, 현지 생산 능력은 한국 우위 IRA는 광물의 경우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핵심광물협정을 맺은 국가에서 조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과 FTA를 맺지 않았지만 ‘광물협정’을 통해 같은 대우를 받아 유리한 입지를 확보했다. 한국과 일본은 IRA가 공급망으로 인정하는 나라로부터 광물을 조달하는 비율이 각각 27.3%, 25.3%로 비슷하다. 일본은 중국 의존도가 한국보다 낮지만 벨기에, 핀란드, 아르헨티나 등 일본의 주요 수입국들이 아직 IRA 공급망의 ‘인정국’ 지위를 받지 못해서다. 이들 국가가 광물협정국으로 추가 지정되면 일본의 경쟁력은 한층 올라갈 수 있다. 배터리 4대 소재 중 양극재는 한국이, 음극재는 일본이 우위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한국이 전 세계 양극재 생산량의 21.9%를 차지해 일본의 10.3%보다 앞섰다. 음극재는 반대로 한국 8.0%, 일본 21.5%다. 나머지 소재인 분리막과 전해질이 광물이 아닌 부품으로 구분되면서 한국이 일본을 따라잡을 시간을 벌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부품은 북미에서 생산해야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되는데 양국 모두 현지 생산기지가 없어 출발점이 다르지 않다고 본다는 얘기다. 한국이 확실히 우위를 보이는 것은 미국 내 생산기지 규모다. 에너지 조사기관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북미 지역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9.7GWh(기가와트시)에서 2030년 813.6GWh로 7배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말 기준 한국의 미국 내 배터리 생산 규모는 LG에너지솔루션 50GWh 이상, SK온 22GWh 등 최소 72GWh로 추정된다. 일본은 파나소닉 한 곳이 40∼50GWh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생산 규모는 2026년 293GWh에 이를 예정이고, SK온과 삼성SDI도 2025년 각각 151GWh, 33GWh 규모의 설비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2026년쯤이면 3사 합산 규모가 477GWh가 된다. 파나소닉은 2년 뒤인 2028년까지 총생산량을 200GWh로 끌어올리겠다고 목표를 잡은 정도다. 파나소닉은 최근 BMW, 스텔란티스 등과 합작 공장 설립을 논의하는 등 뒤늦게 추가 생산기지 확충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반도체 한파의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했다. 반도체 사업 적자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8% 감소하자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바꿨다.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3조 원, 영업이익 6000억 원의 잠정 실적을 거뒀다고 7일 공시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매출 10.6%, 영업이익 86.1%가 감소했고, 지난해 1분기보다는 매출 19.0%, 영업이익 95.8%가 줄었다. 이번 실적은 최근 증권가에서 예상했던 영업이익 전망치(1조 원)를 밑돈다. 영업이익이 5900억 원에 그쳤던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의 최저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업계에선 반도체사업(DS) 부문에서 3조∼4조 원대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기술(IT) 수요가 회복되지 않아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계속된 탓이다. 삼성전자는 IT 수요가 여전히 늘어나지 않고 있고, 반도체 고객사들이 재무 건전화를 위해 반도체 재고 확보량을 줄이면서 부품 부문 위주로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실적도 경기 부진 및 비수기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난도가 높은 다음 단계의 공정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생산물량 감소에 대비해 물량을 확보해 왔다”며 “공급 물량이 확보된 제품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감산을 시작한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에 이어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 1위 삼성전자까지 감산에 동참하는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된다”며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감산 공식화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일 대비 4.33% 오른 6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메모리 수급 상황이 개선돼 가격 하락세가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SK하이닉스 주가도 6.32% 오른 8만9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사업부문별 실적을 포함한 확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96% 급감… 감산으로 반등 노린다 분기마다 수조원대 재고 쌓여… 14년만의 최악 성적표에 전략 수정경쟁사들은 작년부터 감산 돌입 TSMC 영업이익은 10조원 예상 “반도체 한파가 예상보다 더 추웠다.” 반도체 업계는 올해 1분기(1∼3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7일 삼성전자가 14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고, 기존 전략을 선회해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택한 배경에는 이처럼 우려보다 더 나빴던 반도체 시장이 있다.● 예상보다 추운 반도체 한파에 삼성도 감산 동참지난해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지정학적 요소가 더해지며 PC, 모바일, 서버 등의 정보기술(IT) 분야 반도체 수요가 전반적으로 주는 반도체 혹한기가 시작됐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전망이 이어졌다. IT 기업들은 반도체 주문을 줄이고 쌓여 있는 재고를 소진하며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는 판단을 했다. 이렇게 수요가 하락하면 반도체 기업들은 공급을 줄이는 방법을 택한다.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거나 라인 가동을 멈춰 인위적 감산을 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은 지난해 3분기(7∼9월) 감산을 시작했다. 메모리 점유율 1위 삼성전자는 공정 전환에 따른 기술적 감산 외에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지켜왔다. 2, 3위 업체들과 격차를 벌려 점유율을 늘린 뒤 침체 이후 찾아올 상승 국면에 올라타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들어 몇 차례 발생한 반도체 가격 하강 국면에서 한 번도 인위적인 감산을 실시한 적이 없다. 하지만 적자와 재고가 계속 쌓이자 삼성전자도 결국 감산 대열에 합류했다. 반도체사업(DS) 부문 재고자산은 2021년 4분기(10∼12월) 16조4600억 원에서 지난해 4분기 29조600억 원으로 늘었다. 분기마다 수조 원대 재고가 쌓인 셈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감산을 선언하면 메모리 가격 하락 속도가 더뎌질 것이다. 경쟁사들이 추가 감산할 여지도 있다”며 “이제 메모리 재고를 늘릴지 결정할 숙제가 수요처인 IT 기업들에 넘어간 셈”이라고 말했다. IT 기업들은 가격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주문량을 경쟁적으로 늘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2분기까지는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DDR4에서 DDR5, LPDDR5 등 난도가 높은 선단공정으로 전환 시 생산량이 감소하는데 그 시점에 찾아올 상승 국면에 대응하기 위한 물량 확보를 모두 마쳤기 때문에 감산에 동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해삼성전자가 ‘실적 충격’을 기록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로 거론된 ‘분기 적자’는 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증권가는 삼성전자 실적전망을 하향 조정해왔는데, 일부 증권사는 1분기 680억 원의 적자를 볼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4조29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모바일·네트워크 사업이 3조2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TV·가전 사업은 1000억 원, 디스플레이 1조2200억 원, 자동차부품·오디오 자회사 하만은 27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TV 판매가 선전했지만 생활가전은 부진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는 올 1분기에도 지난해 1분기(약 9조6800억 원)와 비슷한 74억3900만 달러(약 9조812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제품을 만들어 파는 메모리 사업과 달리 사전 주문을 받은 뒤 생산하기 때문에 반도체 하강 국면의 영향을 덜 받았다는 분석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반도체 한파’의 영향으로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1~3월) 지난해보다 약 96% 감소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이다.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 1위 삼성전자도 공식적인 감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3조 원, 영업이익 6000억 원의 잠정실적을 거뒀다고 7일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19.0%, 영업이익은 95.8% 감소했다. 증권가에서 전망했던 영업이익 수준(1조 원)을 크게 밑돌았다. 영업이익 5900억 원을 올렸던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적은 영업이익이다. 이 같은 실적 충격은 반도체 적자가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예상보다 더 부진한 탓에 반도체사업(DS)부문이 3조 원~4조 원대 적자를 거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정보기술(IT) 수요 부진 지속에 따라 부품 부문 위주로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에 더해 다수 고객사들이 재고 조정에 들어간 탓에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크게 꺾였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1분기 동안 주요 IT 기업의 반도체 재고가 거의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스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SDC)는 메모리 반도체만큼은 아니지만, 경기 부진 및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실적이 하락했다. 적자폭이 커지자 삼성전자도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선언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2, 3위 기업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투자 축소와 반도체 감산에 돌입했지만, 메모리 반도체 1위 삼성전자는 공정 전환에 따른 ‘기술적 감산’ 외에 웨이퍼 투입을 줄이거나 라인 가동을 멈추는 등의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날 삼성전자는 “난이도 높은 선단공정 및 DDR5/LPDDR5 전환에 따른 비트그로스(B/G·비트 당 출하량 증가율) 제약에 대비해 안정적인 공급력 확보에 주력해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며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감산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된다”며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가겠다”며 투자는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을 공시하며 사업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23 시리즈의 판매 호조 영향으로 모바일경험(MX) 사업 등에서 호실적을 거둬 반도체 적자의 영향을 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업부문별 실적은 이달 말 예정된 확정 실적발표를 통해 공개된다.홍석호기자 will@donga.com}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3 시리즈’(사진)가 전작 대비 유럽에서는 50%, 중남미 주요 국가에서는 70% 많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2월 17일 글로벌 판매를 시작한 갤럭시 S23 시리즈의 판매량은 유럽에서는 전작의 1.5배, 인도와 중동에서는 각각 1.4배, 1.5배에 달한다.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 주요 국가에서는 1.7배가량의 판매 성과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에서도 갤럭시 S23 시리즈는 100만 대가 넘게 팔렸는데, 이는 전작과 비슷한 속도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은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연 ‘갤럭시 언팩 2023’에서 “전작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판매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은 한국, 미국, 유럽, 동남아, 중남미, 인도 등 130여 개국에서 갤럭시 S23 시리즈를 출시했다. 일본에서도 20일 공식 출시한다. 삼성전자 일본법인은 6일 ‘갤럭시 언팩’ 행사를 온·오프라인으로 열었다. ‘갤럭시 스튜디오’도 6월 30일까지 도쿄,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등에서 운영한다. 또 이달 중 아프리카, 서남아시아 일부 국가를 마지막으로 갤럭시 S23 시리즈 글로벌 출시를 마친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나만의 고객가치를 묵묵히 몸소 실천해 주신 여러분 모두가 LG의 자랑입니다.” 구광모 ㈜LG 대표가 4일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열린 ‘LG 어워즈’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을 이렇게 격려했다고 5일 LG가 밝혔다. 구 대표는 “거창한 기술이나 우리의 만족을 위한 사업 성과가 아니라 고객 한 분 한 분의 작지만 의미 있는 경험들이 모여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면서 “이를 LG에 대한 인정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LG 어워즈가 추구하는 혁신의 목표와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LG 어워즈는 구 대표가 취임한 뒤 고객가치를 강조하기 위해 2019년 신설한 상이다. 올해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고객 17명이 심사에 직접 참여하는 등 시상 방식이 달라졌다. 최고상인 ‘고객 감동 대상’은 과일나무 화상병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던 농가를 도운 팜한농팀(경험 혁신 부문) 등 5개 팀이 4개 부문에서 받았다. 팜한농팀은 2015년 해외에서 유입된 화상병을 막는 바이오 방제 솔루션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화상병 전용 제품이나 방제 대책이 없었다. 장애인 자문단을 만들어 고객의 어려움을 듣고 점자 스티커를 개발하는 등 불편사항을 개선한 LG전자 고객가치혁신실 박세라 선임연구원과 강석환 책임, 노트북 제조사와 공동으로 배터리 수명을 개선한 LG에너지솔루션 소형전지사업부 남기웅 책임은 각각 고객 감동 실천 부문의 대상을 받았다. 고화질과 넓은 시야각에 소비 전력까지 낮춘 디스플레이를 개발한 LG디스플레이팀(미래 혁신), 친환경 재생 플라스틱 생산 시스템을 개발한 LG화학팀(기반 혁신)도 대상을 수상했다. 이 외에 고객 만족상 65팀, 고객 공감상 42팀까지 LG 어워즈 수상자는 총 768명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삼성전자는 세탁기와 건조기 상하 일체형 제품과 슬림형 제품을 새롭게 출시한다고 4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그랑데 인공지능(AI) 원바디 톱핏(Top-Fit)’, ‘비스포크 그랑데 AI 슬림’ 모델을 출시해 세탁기·건조기 라인업을 확대한다. 원바디 톱핏은 세탁기와 건조기 상하 일체형 제품이다. 기존 세탁기와 건조기 직렬 설치보다 제품 전체 높이가 낮다. 제품 중간에 위치한 조작부로 세탁기와 건조기를 모두 조작할 수 있다. 비스포크 그랑데 AI 슬림은 세탁기 13kg, 건조기 10kg의 사이즈에 직렬·병렬·단독 설치가 가능하다. 1인 가구나 신혼가구에 적합한 제품이다. 이번 신제품에는 환경 친화적 기능이 대거 적용됐다. ‘고효율 에너지 절감’ 모델로 에너지 규격 최상위 등급인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 최저 기준보다 에너지 효율이 30% 높다. 또 스마트싱스(SmartThings) 에너지의 ‘AI 절약 모드’ 사용 시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70%까지 줄여준다. 삼성전자와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가 협업해 개발한 ‘미세플라스틱 저감 코스’를 적용했다. 미세플라스틱 저감 코스는 에코버블 기술을 활용해 미세플라스틱을 최대 60% 감소시킨다. 또 세탁물 무게와 오염도를 학습해 알맞은 양의 세제를 넣어주는 ‘AI 세제 자동 투입’ 기능도 적용됐다. 비스포크 그랑데 AI 원바디 톱핏은 새틴 세이지 그린, 새틴 블랙 등 8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세탁기 25kg·건조기 21kg 모델과 세탁기 24kg·건조기 20kg 모델이 출시됐다. 가격은 최고 사양 기준 404만8000원이다. 비스포크 그랑데 AI 슬림은 블랙 캐비어, 화이트 2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세탁기는 134만9000원, 건조기는 124만9000원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삼성전자가 10년 만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 신제품을 국내에 출시했다. LG전자가 독주해 온 올레드 TV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추가된 것이다. LG전자는 10년간의 노하우가 담긴 탄탄한 라인업으로 시장 지키기에 나섰다. 올레드 TV는 유기화합물을 사용한 발광 소자가 스스로 빛을 낸다. 백라이트를 통해 빛을 쏴야 하는 액정표시장치(LCD) TV보다 얇은 두께로 만들 수 있다. 이런 원리 덕에 시청 각도에 따른 밝기 저하가 없다. 화면이 전환되는 순간에 나타날 수 있는 잔상이 LCD TV보다 덜하다는 장점도 있다. 단점도 있다. 우선 가격이 높다. 그리고 밝은 빛을 낼수록 소자의 수명이 짧아질 수 있어 지금까지는 LCD TV보다 상대적으로 어두운 제품이 많았다. 때문에 삼성과 LG는 “밝기를 대폭 개선했다”는 것을 신제품의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전문 미디어 호평 받은 삼성 신제품 삼성전자는 지난달 55, 65, 77인치 올레드 TV를 출시했다. 가격은 55인치 309만 원, 65인치 529만 원, 77인치 799만 원이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뒤 올해 국내 시장에도 신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의 올레드 TV는 미국과 영국의 유명 테크 전문 미디어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프로세서 ‘뉴럴 인공지능(AI) 퀀텀 프로세서 4K’를 탑재해 높은 수준의 밝기와 색상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20개의 뉴럴 네트워크가 저해상도 영상을 4K급으로 구현한다. 특히 144Hz의 높은 주사율에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연동 서비스 ‘삼성 게이밍 허브’를 탑재해 게이머들이 사용하기에도 좋은 제품으로 선보였다. 미국의 정보기술(IT) 매체 피시맥은 “대부분의 하이엔드 TV보다 높은 144Hz의 주사율을 가졌고, 게임모드의 인풋래그(Input Lag·입력 지연)는 TV가 게임에 적합한지 판별하는 평가 기준보다 뛰어난 1ms(밀리세컨드)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올레드 밝기 향상 기술(Brightness Booster)’로 밝기 성능을 대폭 개선했다. 또 눈부심 방지 기술을 적용해 빛 반사가 거의 없어 또렷한 영상을 보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퀀텀 HDR 올레드+’로 밝거나 어두운 영상에서 세세한 부분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최다 라인업으로 무장한 LG 글로벌 올레드 TV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LG전자는 40인치부터 90인치에 이르는 최다 라인업이 강점이다. LG전자가 올해 출시했거나 출시할 계획인 올레드 TV의 종류는 29개에 달한다. LG전자도 ‘밝기 향상 기술’을 기반으로 일반 올레드 TV보다 70%가량 선명해진 올레드 에보 55인치(269만∼309만 원), 65인치(419만∼539만 원), 77인치(750만∼900만 원), 83인치(970만∼1600만 원)를 선보였다. LG전자는 “업계 유일의 올레드 TV 전용 AI 화질·음질 엔진인 알파9 프로세서 6세대를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자의 의도를 분석해 높은 화질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LG전자는 올해 안에 게이머를 타깃으로 한 40인치대 제품과 90인치 초대형 TV도 선보인다. 48인치 제품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작은 올레드 TV인 42인치(대각선 길이 약 106cm)를 출시한다. LG전자는 스마트 TV 플랫폼 웹OS를 통한 맞춤형 경험도 강화한다. 계정별로 자신의 화면을 구성할 수 있는 ‘마이홈’ 기능, 원하는 콘텐츠만 골라 볼 수 있는 ‘퀵카드’, 맞춤 TV 화질 모드를 구성하는 맞춤 화면 설정 등의 기능이 새로 적용됐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 달 사이 증권가가 예상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1∼3월) 영업이익 전망이 대폭 악화됐다. 양 사를 합쳐 전망치가 2조 원 넘게 하락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글로벌 경기가 올 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나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2일 기준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1조1억 원으로 추정된다. 컨센서스는 기준일로부터 최근 한 달간 나온 증권사 리포트들의 전망치 평균이다. 1개월 전을 기준으로 놓았을 때의 컨센서스(2조3727억 원)보다 1조3726억 원 하락했다. 상당수 증권사들이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을 1조 원 안팎으로 예상한 가운데, 적자 전망(―680억 원·다올투자증권)까지 등장했다. 반도체(DS)부문에서만 4조 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도 같은 기간 ―2조7022억 원에서 ―3조5092억 원으로 예상 적자 폭이 8070억 원가량 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이나 PC보다 수요가 견조했던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꺾인 탓에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삼성전자, 영업익 전망 83% ‘뚝’… 하이닉스는 4조대 적자 예상 증권가, 1분기 실적 악화 전망반도체 적자폭 확대 직격탄 맞아일부선 “경기 바닥 찍고 반등할 것”잘나가던 정유업계도 실적 악화 5조9254억 원(3개월 전)→2조3727억 원(1개월 전)→1조1억 원(4월 2일).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가 예상한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계속 하락했다. 지난해 12월(12월 3일∼1월 2일) 증권가에서 나온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 원에 가까웠지만 2월(2월 3일∼3월 2일)과 3월(3월 3일∼4월 1일) 전망치는 2조 원대, 1조 원대로 내려갔다. 3개월 만에 전망치가 83% 하락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여전히 1조 원 이상으로 예상하는 증권사가 많지만 지난달 30일 SK증권은 2570억 원까지 전망치를 내려 잡았다.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94.0%나 감소한 규모다. 심지어 다올투자증권은 지난달 21일 리포트를 내면서 삼성전자가 1분기에 680억 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실적 하락을 예상하는 핵심 원인은 반도체 적자 폭 확대다. 현대차증권은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 적자 전망을 1조9060억 원에서 3조3250억 원으로 수정했다. 한국투자증권도 DS부문 1분기 영업적자를 7170억 원에서 3조4710억 원으로 변경했다. IBK투자증권 김운호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수요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했다”며 “올해 1분기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재고를 보유한 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반도체 업계에서는 1분기 동안 주요 고객사가 가지고 있는 재고가 줄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결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는 PC용, 모바일용, 서버용 할 것 없이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 특히 PC, 모바일 침체에도 견조한 수요를 이어온 서버용 메모리 가격도 꺾이며 부담을 키웠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서버용 34GB(기가바이트) DDR4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3분기(7∼9월) 112달러, 지난해 4분기 84달러로 하락한 뒤 올해 1분기 65달러까지 떨어졌다. SK하이닉스의 적자 전망도 점점 악화됐다. 3개월 전 평균 1조2900억 원이었던 1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1개월 전 2조7022억 원, 2일 전망 평균 3조5092억 원까지 커졌다. 일부 증권사는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에만 4조 원대 적자를 볼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4조 원이 넘는 적자를 볼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만큼 반도체 시장이 위축됐음을 보여주는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감산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면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가 지난해부터 감산에 들어갔고, 삼성전자도 공정 전환 등을 통한 ‘기술적 감산’ 가능성은 열어둔 만큼 공급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1년 전만 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정유업계의 실적 전망도 악화됐다.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306억 원으로 한 달 전 6465억 원보다 떨어졌다. 유가 하락의 영향이 반영됐고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요 회복이 더디기 때문이다. 중간재를 다루는 LG화학과 포스코홀딩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각각 6051억 원, 7534억 원으로 한 달 전, 3개월 전보다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도 영업적자 규모가 커졌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신청한 부산시의 개최 역량과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2일 입국했다. 부산시와 정부는 물론이고 국회, 재계 등은 부산엑스포 유치의 분수령이 될 실사단의 현지 실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정부에 따르면 파트리크 슈페히트 BIE 행정예산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8명의 실사단은 3일 한덕수 국무총리, 박진 외교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만난다. 정부 관계자는 “사실상 국빈에 준하는 예우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끄는 국회도 3일 본회의를 열고 부산엑스포 유치 및 개최를 위한 결의안을 의결해 실사단에 전달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직접 실사단을 만나는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단은 4일에는 부산으로 이동해 엑스포 개최 예정지인 부산 북항 등을 둘러보고 부산 시민들도 만날 예정이다. 부산시는 실사단의 현지 실사가 이뤄지는 4일부터 7일까지 광안리 엑스포 불꽃쇼 등 60여 개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한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의 축제, 세계의 축제인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부산은 준비됐다” 인천공항부터 홍보… 광화문선 기업 전시행사 2030 부산엑스포 실사단 입국부산 해운대 해변엔 ‘엑스포 공원’6m 크기 에펠탑 조형물도 만들어 “우리 함께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를 희망합니다(We Hope Together World EXPO 2030 BUSAN).”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첫발을 내딛는 이들이 맨 처음 만나는 문구다. 항공기에서 내려 입국 심사대로 향하는 통로에 위치한 25m 길이의 대형 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DID)에는 부산 해운대의 시원스러운 전경 사진과 함께 엑스포 유치 희망을 담은 문구가 노출됐다. 수하물 찾는 공간, 입국장 등에 위치한 광고판에서도 ‘부산은 준비됐다(BUSAN is ready)’는 문구가 반복적으로 노출됐다. 2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 일행을 처음 맞이한 것도 ‘실사단 여러분,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Enquiry Mission, Welcome to KOREA)!’란 환영 문구였다. 파트리크 슈페히트 실사단장은 입국 후 의전 차량에 탑승하며 “따뜻한 환대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실사단이 부산으로 향하기 전 이틀간 머물게 된 서울은 기업들의 유치 지원 열기로 뜨거웠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의 ‘광화에서 빛;나이다’ 전시 행사는 휴일을 맞이해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WORLD EXPO 2030 BUSAN’ 등의 문구가 적힌 국내 주요 기업 부스마다 긴 줄이 늘어섰다. 관람객들은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신제품을 조작하거나, LG의 미래 자율주행차 콘셉트카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가족과 함께 기아의 신형 전기차 ‘EV9’에 탑승한 한 어린이는 “이대로 부산까지 가도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4m 크기의 롯데월드 캐릭터 ‘로티’ ‘로리’와 롯데홈쇼핑 캐릭터 벨리곰 대형 인형을 세워둔 공간에도 사진 촬영을 위한 시민들의 줄이 이어졌다. 자녀들과 함께 SK이노베이션 부스를 살피던 임다현 씨(37)는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엑스포 유치를 희망한다는 마음이 (실사단에)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산도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구 구남로 광장의 에펠탑 모형 앞에서 만난 부산 시민 김모 씨(41)는 “실사단이 부산을 후하게 평가해 부디 부산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의 개최지로 결정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많은 시민은 1889년 프랑스 파리 엑스포를 기념해 세워진 6m의 에펠탑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해운대구는 BIE 실사단의 부산 방문을 앞두고 지난달 해운대 해변과 부산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을 잇는 490m 구간인 구남로 일원을 ‘엑스포 정원’으로 꾸몄다. 이곳에는 1893년 미국 시카고 엑스포에서 처음 등장한 놀이기구인 대관람차, 1851년 런던 엑스포에서 선보인 증기기관차의 모형 등이 설치돼 부산 시민과 관광객이 엑스포 유치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했다. 해운대 백사장에는 에디슨과 에펠탑 등이 새겨진 대형 모래 작품 위를 관광객이 오를 수 있도록 한 ‘샌드전망대’가 설치됐다. 이 전망대가 3일 오전 11시부터 개방된다는 안내문이 입구에 붙었다. 백사장에는 엑스포 유치 기원 홍보 영상 송출이 이뤄지는 높이 16m의 ‘해운대 타워’의 막바지 설치 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전날 저녁에는 광안리 해변 상공에 드론 1500대가 날아올라 엑스포 유치를 염원하는 드론 라이트쇼가 진행되기도 했다.한국 온 실사단에 국빈 준하는 예우 정부는 2일 방한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에 대해 국빈에 준하는 예우를 제공하면서 유치전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와 주요 장관들은 실사단과 만나 엑스포 유치에 대한 정부의 의지 등을 적극 설명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은 모두 ‘엑스포 세일즈맨’이란 자세로 최선을 다해 줄 것을 거듭 당부드린다”고 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실사단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으로서 합당하다고 할 그 이상으로 충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실사단이 출국하는 7일에는 김해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가는 비행편을 별도로 편성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 인사들이) 공항에서 영접하고, 실사단이 총리와 각 부처 장관 등을 만난다는 점 등을 보면 과거 외국 정상의 국빈 방문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국회도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국회는 3일 오후 3시 본회의를 열고 ‘2030 부산 세계박람회의 성공적 유치 및 개최를 위한 결의안’을 의결해 실사단에 전달할 예정이다. 결의안에는 엑스포 개최를 위한 조직·재정·제도 사항 등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지원이 담겼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SK그룹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그룹의 전체 역량을 모아 적극적인 유치활동에 나섰다.최 회장은 지난해 5월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장으로 취임한 뒤 같은 해 7월부터 국무총리 산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은 SK그룹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이어 부산엑스포유치 민간위원장까지 ‘1인 3역’을 하고 있다.최 회장은 올해 초부터 미국, 스위스, 프랑스 등을 찾아 중요인사들과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에 매진 중이다. 최 회장은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주카노비치 몬테네그로 대통령 등을 만났다. 이어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파리 주재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대사 등 10여명과 만남을 가졌다.최 회장은 지난해 6월과 11월에는 파리에서 열린 BIE 총회에 한 총리와 함께 참석해 2, 3차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지원하기도 했다. 특히 3차 발표에선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린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가수 방탄소년단(BTS)을 앞세운 발표 아이디어를 직접 내기도 했다.SK그룹도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섰다. SK는 지난해 6월 최고의사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부회장급 최고경영진으로 구성된 월드엑스포(WE) 태스크포스(TF)를 설립했다.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TF장과 아시아 담당을, 유정준 수펙스추구협의회 미주대외협력총괄 부회장이 현장지원팀장을 맡았다. 장동현 SK㈜ 부회장 (기획홍보팀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미주·일본·서유럽 담당),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중동·아프리카·대양주·동유럽 담당) 등도 직접 뛰고 있다.조 의장은 지난해 7월 ‘태평양 도서국 포럼 정상회의’가 열린 피지를 찾아 수랑겔 휩스 팔라우 대통령과 시아오시 소발레니 통가 총리를 만나 지지를 당부했다. 장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카자흐스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크로아티아를 잇달아 방문해 정부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졌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8월 폴란드를 찾았고, 같은 해 11월에는 외교부 장관 특사 자격으로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콩고민주공화국을 찾아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8월 팔라우 대통령, 유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수리남 대통령을 만났다.SK그룹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부산 엑스포를 알리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한국철도공사의 고속철도(KTX) 열차 일부의 외관에 가장 앞 조종칸부터 마지막칸까지 총 20칸 (388m)에 달하는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메시지를 부착한 열차를 운행했다. 열차에는 ‘SK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합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위대한 도전에 SK가 함께 합니다’ 등의 메시지를 담았다.SK텔레콤은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티맵모빌리티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엑스포 유치에 성공할 경우 2030년 실제 교통수단으로 도심항공교통(UAM)을 선보이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UAM은 300~600m의 고도 내에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기체를 활용해 도심 상공을 운항하는 교통 체계로, SK텔레콤은 방문객의 실질 교통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SK top management makes dedicated efforts to promote Busan Expo bidChairman Chey promotes Busan Expo during global tourIdeas for Expo bid discussed at competitive presentationsSK to operate UAM as transportation for Expo visitorsSK Group is gathering its capabilities across the group to help win the bid for the World Expo 2030 Busan under the leadership of its Chairman Chey Tae-won.As the head of the private committee under the Prime Minister’s Office, Chairman Chey has been serving as a co-chair of the Bid Committee for World Expo 2030 Busan along with Prime Minister Han Duck-soo since July. Chey is playing triple roles as the chairman of SK Group, chairman of the Korea Chamber of Commerce and Industry, and the head of the private committee to support the Expo bid. Chairman Chey has been working hard to promote the World Expo 2030 Busan since early this year by visiting key figures in the U.S., Switzerland, and France. He attended the World Economic Forum in Davos, Switzerland in January and met Serbian President Aleksandar Vucic and Montenegrin President Milo Djukanovic among others. Chey then traveled to Paris and had meetings with over 10 ambassadors of the member countries of the Bureau International des Expositions (BIE) residing in the city. Chairman Chey attended general meetings of the BIE held in Paris in June and November last year along with Prime Minister Han to support the second and third competitive presentations. In particular, he proposed presentation ideas inspired by the globally popular Netflix series “Squid Game” and the world-famous South Korean boy band BTS for the third presentation.SK Group is also proactively engaging in activities to host the Expo 2030. The group set up a World Expo (WE) task force consisting of vice chairman-level top executives under the SUPEX Promotion Committee, the group’s highest consultation organization, in June last year. SUPEX Promotion Committee leader Cho Dae-sik will serve as the head of the task force and be in charge of Asia, and general manager of Cooperation in the Americas of the committee, and Vice Chairman Yoo Jeong-joon was appointed as the head of the On-site Support team. Other active members include SK Vice Chairman Jang Dong-hyeon (as the head of the Planning and Promotion team), SK Hynix Vice Chairman Park Jeong-ho (in charge of the Americas, Japan, and Western Europe), and SK Innovation Vice Chairman Kim Joon (in charge of the Middle East, Africa, Oceania, and Eastern Europe). President Cho visited Fiji during the Pacific Islands Forum in July last year and met with Palauan President Surangel Whipps Jr. and Tonga Prime Minister Siaosi Sovaleni, asking for their support. Vice Chairman Jang toured Kazakhstan, Estonia, Lithuania, and Croatia in September last year and had meetings with relevant government officials. Vice Chairman Kim visited Poland in August last year and visited the Central African Republic and the Democratic Republic of the Congo as a special envoy of the Minister of Foreign Affairs in November of the same year and asked for support for Busan’s expo bid. Vice Chairman Park met with the Palauan president in August last year and Vice Chairman Yoo met the Surinamese president in December.SK Group is also working hard to promote the World Expo 2030 Busan to the general public. In November last year, SK Innovation operated Korea Train eXpress (KTX) trains of the Korea Railroad Corporation, which consist of 20 cars (388 meters in length), with messages to promote the expo bid attached from the very front control car to the last one. The trains had messages, such as ‘SK wishes Busan to host the World Expo 2030’ and ‘SK joins the great challenge to win the bid for the World Expo 2030.’SK Telecom signed memorandums of understanding (MoUs) with the Bid Committee for World Expo 2030 Busan, Hanwha Systems, Korea Airports Corporation, and Tmap Mobility and proposed a vision to operate Urban Air Mobility (UAM) as an actual transportation means in 2030 if Busan wins the expo bid. UAM is a transportation system that operates aircraft capable of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at an altitude of 300 meters to 600 meters. SK Telecom plans to use it as a practical transportation mode for visitors.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Hong Seok-ho will@donga.com}

지난해 말 기준 국내 100대 기업의 재고자산이 10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등 재무안정성까지 악화돼 기업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됐다. 30일 본보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100대 기업의 최근 5년 치(2018∼2022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기업들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110조3211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 82조5689억 원에서 1년 만에 27조7522억 원(33.6%) 늘어났다. 2018년 67조2259억 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64.1% 증가한 것이다. 100대 기업은 24일까지 금융감독원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사 중 금융업을 제외한 매출액 기준 상위 100곳이다. 재고자산은 기업이 생산·판매 목적으로 갖고 있는 물건들을 가리킨다. 시장이 좋을 때 적극적으로 확보해 늘어나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때 쌓이는 재고는 기업의 골칫거리가 된다. 실제로 기업 활동성의 대표적 지표인 재고자산회전율(재고자산 대비 매출액)도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이 비율은 12.4회로 2021년 14.0회에서 11.4% 낮아졌다. 그만큼 물건이 팔리는 속도보다 재고가 축적되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얘기다. 그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어왔던 반도체 업종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말 재고자산은 각각 27조9900억 원, 10조345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75.2%, 88.3% 증가했다. 두 회사에서만 1년 만에 재고자산이 17조 원가량 불어났다. ● 부채 늘고 이익 줄어 이중고재고 누적으로 실적이 나빠지며 재무 상태도 악화됐다. 100대 기업의 부채총계는 지난해 말 기준 720조305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2% 늘어났다. 평균 부채비율(자본 대비 부채)도 같은 기간 7.2%포인트 상승한 87.5%를 기록했다. 기업의 순자산보다 빚이 더 커질 위험에 가까워진 것이다. 100대 기업의 2018년 부채총계는 505조4341억 원, 부채비율은 71.3%였다. 4년 사이 부채비율은 16.2%포인트 높아졌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 침체 장기화와 패널 가격 하락에 지난해 2분기(4∼6월)부터 세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298.1%까지 올랐다. 2018년 104.8%에서 3배 가까이로 높아진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계부채도 위태로운데 기업마저 휘청거리며 경기 불황에 대한 위기감이 크다”고 했다. 소비시장이 얼어붙은 여파는 석유화학 등 중간재 산업과 유통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말 포스코케미칼, 롯데케미칼의 부채비율은 각각 전년 대비 14.9%포인트, 16.8%포인트 올랐다. 롯데하이마트, 한샘도 각각 29.2%포인트, 37.1%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한화, 금호건설 등 조선·건설 업종의 재무 상태도 악화됐다. 1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이 2018년 91조1826억 원에서 지난해 50조1628억 원으로 45.0% 줄어든 반면 이자비용은 같은 기간 7조3140억 원에서 9조8053억 원으로 34.1% 늘었다. 그만큼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는 능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지난해 100대 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이자비용 대비 영업이익)은 5.1배로 2021년(12.1배)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가 얼어붙었던 2020년의 6.9배보다도 낮다. 기업들은 불필요한 사업과 자산을 매각하는 고육책을 쓰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 1월 파키스탄 자회사 ‘롯데케미칼파키스탄(LCPL)’을 1924억 원에 매각했다. 8년 연속 적자인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중국 선박·조선 부품업체인 ‘영성가야선업유한공사’를 처분했다. 동국제강은 중국 법인 DKSC의 지분을 현지 지방정부에 팔았고 현대제철은 올해 중국 ‘베이징스틸서비스센터’ 법인 매각에 나섰다.● 올해 1분기도 부진 전망 1분기(1∼3월)에도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실적은 매출 64조6380억 원, 영업이익 1조5028억 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은 16.9%, 영업이익은 89.4% 줄어든 전망치다. 지난해 4분기 1조898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3조4864억 원 적자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2분기(4∼6월)와 3분기(7∼9월)에도 적자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9%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1분기에도 적자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홀딩스(―66.6%), 현대제철(―63.8%)은 영업이익 감소 폭이 60%대에 이른다. 코로나19 팬데믹 과정에서 호실적을 거뒀던 LG전자(―44.6%)와 LG디스플레이(적자)는 동반 침체가 예상된다. 다만 자동차 산업은 선방이 예상된다. 현대자동차는 2조5481억 원, 기아는 2조27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2.1%, 26.2% 증가한 수치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사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사내 독립기업(CIC) ‘KooRoo’와 ‘AVEL’을 지난해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배터리 사업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는 독립기업을 조직해 신속하고 민첩하게 신사업을 추진하고, 구성원 개개인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KooRoo는 올해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 관련 사업화를 시작한다. 전기 이륜차용 배터리팩을 충전이 아닌 교환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사용 편의성을 높인 서비스다. BSS 서비스를 통해 전기 이륜차의 약점으로 꼽힌 긴 충전시간과 짧은 주행거리 등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ooRoo 안홍덕 대표는 “전기 이륜차 생태계가 확장되면 친환경, 저소음, 안전 배달 등의 문화가 구축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망 통합관리 사업을 추진하는 AVEL도 지난해 10월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 사내 독립기업이다. 제주지역을 중심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한 가상발전소 사업을 추진 중이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급격한 기상변화가 있는 날에는 5∼15% 수준의 예측 오차가 발생하고, 오차가 크게 발생한 날에는 안정적인 전력망 운영이 어렵다. AVEL은 ESS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한다. 예상보다 전기가 많이 발생한 날은 ESS에 전력을 저장하고, 예상보다 적을 경우 저장해 놓은 전력을 방전하는 식이다. 김현태 AVEL 대표는 “향후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정확히 예측하고 ESS에 저장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 및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KooRoo, AVEL 등 사내 독립기업 출범을 통해 회사의 고객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IC의 독립적 운영 및 안정적 정착을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CIC 출범 초기 최고전략책임자(CSO) 산하 독립조직으로 운영하되, 관련 사업부의 전방위적 지원을 받아 신속하게 사업 운영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CIC 리더는 사내외 호칭을 ‘대표’로 하고 조직 구성, 구성원 선발, 근무시간 및 업무공간 등 조직 운영 전반을 자율적으로 관리한다. 또 운영 과정에서 기존 조직과는 다른 차별적인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향후 CIC 스핀오프(회사 분할) 시 별도의 파격적인 보상 방안도 적극 고려 중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늘어나는 인간의 수명과 달리 기업의 수명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평균 수명이 1985년 기준 61년에서 2027년 기준 12년으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전환(DT), 신기술의 발전, 소비자의 수요 등이 너무 빠른 속도로 변하기 때문에 유연하게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살아남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기업들은 새로운 사업에서 길을 찾거나, 본질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미래를 약속한다.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 없이 현재에 안주하기만 하는 기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경영자, 주주만이 아니라 직원, 소비자, 기업이 속한 사회까지 모든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기술 혁신이라는 본질로 높은 불확실성을 돌파해 나간다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차세대통신 같은 미래 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연구개발(R&D)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고 있다. 한 해 5억 대가량의 제품을 판매하는 삼성전자는 이 같은 강점을 앞세워 고객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삼성은 AI 글로벌 연구개발 역량 확보와 기반 생태계 구축 지원을 위해 전 세계 7곳에 글로벌 AI 센터를 구축해 기술연구에 나섰다. 또 5G와 6G를 넘어서는 ‘비욘드(Beyond) 5G·6G’ 등의 선행연구를 추진 중이다. SK그룹은 위기의 경영환경 극복을 위한 ‘SK 경영시스템 2.0’을 구축하고 파이낸셜 스토리를 재구성 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며 경영시스템을 단단히 가다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기후변화, 질병, 빈곤 등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앞으로 인류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전을 강조했다. SK그룹 계열사들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기반 사업모델 혁신을 지속하고 친환경 사업 분야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울산북부소방서에 ‘재난현장 소방관 회복버스’ 8대를 전달했다. 특수 장착 비용을 포함해 총 52억 원 규모다. 화재 진압이나 재난 구호 활동에 나선 소방관들이 휴식을 취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소방 공무원 복지 향상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사재 출연으로 설립된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2012년부터 순직 및 공상 소방 공무원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11년 동안 연인원 약 2000명의 소방 공무원 자녀가 혜택을 받았다. LG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A(인공지능)-B(바이오)-C(클린테크)’를 낙점하고 적극 육성 중이다. 기존 주력 사업이 아닌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5년간 3조6000억 원을 투자해 LG AI 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엑사원’ 등을 개발한다. 단순히 AI를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LG화학의 신약 개발 등 계열사의 난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데 사용한다. LG화학은 같은 기간 1조5000억 원을 투자해 혁신신약 개발에 나선다.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첨단 바이오 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또 바이오 소재, 신재생에너지 산업소재, 폐배터리 재활용, 전기차 충전 등 클린테크 분야에도 1조8000억 원을 5년간 투자한다. 롯데그룹은 모든 상장사 이사회에 설치한 ESG위원회를 통해 체계적인 ESG 경영을 추진 중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도 의무화했다. 롯데지주는 유통·화학 계열사들과 국산 폐페트병 재활용을 체계화한 플라스틱 선순환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폐페트병의 분리배출, 수거, 가공, 재생산까지 모든 과정에 주요 계열사가 참여한다. 롯데홈쇼핑은 경력 단절로 구직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 ‘상생일자리’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한 1∼6기에 참여한 218명 중 156명이 취업에 성공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