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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이 최근 북한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가상화폐를 해킹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한미 양국이 북한 정보기술(IT) 인력의 위장취업에 대한 주의 강화를 권고하는 합동 주의보를 발표했다.18일(현지 시간) 앤 뉴버거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이버·신기술 부문 부보좌관은 온라인 브리핑에서 “일부 북한 사람과 기타 국가 및 범죄 행위자들이 악성 소프트웨어를 제조하고 악용할 시스템을 찾기 위해 AI를 이용하는 점을 관찰해왔다”며 “싱가포르, 베트남, 홍콩 등에서 이뤄지는 북한의 가상화폐 해킹이 미사일 개발을 위한 주요한 돈줄”이라고 밝혔다.이에 우리 외교부·국가정보원· 경찰청과 미 국무부·연방수사국(FBI)은 19일 북한 IT 인력의 위장취업에 대한 합동 주의보를 발표했다. 양국은 화상 면접이나 회의에 참여하지 않고, 화면에 모습을 비춰도 시간·장소·외모 등이 일관되지 않으면 북한 IT 인력으로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험이나 면접에서 부정행위를 한 징후가 관찰되거나 이력서상 한국어를 사용하고 있는데도 한국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경우 △회사 물품 수령 장소로 집 주소가 아닌 화물 운송 회사의 전용주소를 제출하거나 고용된 후 곧바로 주소를 변경하는 경우 △급여 수령에 여러 기관 계좌를 사용하거나 중도에 변경하는 경우 △계좌정보 대신 다른 지불방식을 요청하는 경우 등도 의심 사례로 들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추가적으로 북한 IT 인력들이 해외에 위장 취업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웹사이트 도메인 17개를 압류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부터 두 차례에 걸쳐 위장 취업한 북한 IT 인력들이 벌어들인 150만 달러(약 20억 원)도 압수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국토교통부의 압력을 받고 주택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는 한국부동산원의 담당 부서장들이 조작에 관여한 이후 모두 승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승진은 지난달 감사원이 감사 결과에 따라 검찰에 수사 의뢰한 부동산원 원장의 임기 도중 이뤄졌다.18일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에 따르면 감사원이 통계조작이 이뤄졌다고 판단한 기간(2017년 6월~2021년 11월) 근무한 5명은 이후 모두 종합직 1급으로 승진했다. 이들은 이 기간 부동산원에서 통계업무를 총괄하는 통계처(구 통계센터) 처장(구 센터장)으로 근무했다. 앞서 감사원은 이 기간 당시 청와대와 국토교통부가 총 94회 이상 부동산원 통계 작성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통계 수치가 조작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부동산원에 대한 지휘선상에 있던 국토부 일반직 공무원 11명 가운데 9명도 승진하거나 공공기관장, 경제 분야 민간 단체장 등으로 영전한 것으로 전해졌다.다만 감사원은 부동산원이나 국토부 간부들의 이런 승진 인사가 통계 조작에 관여한 데 대한 대가라는 구체적인 증거는 이번 감사에서 확보하지 못했다.그런 가운데 부동산원은 강 의원에게 2019년 1월·2020년 1월·2021년 6월 등 주택 통계 표본수 변경이 “공표의 신뢰성 및 안전성 확보” 효과로 이어졌다는 답변도 내놨다. 감사원은 부동산원의 통계 변경 행위가 주택 통계 조작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한 바 있지만 다른 해석을 한 것.앞서 부동산원은 대표적으로 2019년 1월 월간 주택 통계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표본수를 828호 확대한 뒤 시세 반영률이 현저히 낮았던 표본 1만2615호 가격을 시세에 맞춰 올리면서 변동률이 12.14%나 급증하자 과거 가격을 조작해 변동률을 0.41%로 조정한 바 있다. 강 의원은 “통계조작에 대한 부동산원 반응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통계조작의 대가로 승진을 보장받은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취임 후 첫 해외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사진)가 18일 주한 미 대사관에서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가족 및 단체 관계자들을 면담한다. 이 자리에서 최성룡 전후납북피해자가족연합회 이사장은 전후납북자 516명의 명단과 사연이 담긴 자료를 전달할 예정이다. 면담에는 최 이사장을 포함해 손명화 6·25국군포로가족회 대표, 이성의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 황인철 대한항공(KAL) 여객기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 북한에 억류 중인 김정욱 선교사의 형 김정삼 씨 등이 참석한다. 전날 3박 4일 일정으로 방한한 터너 특사는 17일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만나 “북한 내 인권 침해 책임자들을 문책하기 위해 통일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최 이사장은 터너 특사에게 정보 당국이 입수한 2011년 평양시민 명부를 전후 납북자 명단과 대조한 결과도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료에 따르면 최소 21명의 납북자가 평양에 거주하고 있다. 앞서 최 이사장은 전후납북자 516명 가운데 240명이 생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일본은 전후 납북자가 17명, 우리는 516명이지만 일본과 우리 납북자를 대하는 미국 정부의 온도 차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한국인 납치 문제를 테러 행위로 지정해 달라는 뜻을 (터너 특사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비정부기구 북한인권위원회(HRNK)에선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노역에 인근 16호 수용소(화성 수용소) 수감자들이 강제로 동원됐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HRNK는 16일(현지 시간) 발간한 ‘16호 관리소와 풍계리’ 보고서에서 “풍계리 1번 터널(동문)에서 16호 관리소까지 총 5.2km의 비포장도로가 있다”며 “이 도로는 2005년부터 모든 위성사진에서 관찰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도로가 16호 수용소에서 핵실험장까지 수감자들을 수송하는 용도와 핵실험 관측기구를 옮기는 용도 등으로 사용됐을 수 있다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이번 주 주말 한반도 인근에서 한미일 공중연합훈련이 실시된다. 그동안 전략자산이나 전투기를 동원한 공중연합훈련은 한미, 미일이 각각 실시해 왔지만 한미일 3국이 함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자위대 전력이 한반도 일대로 전개되는 것에 대해 그동안 일부 국내 여론은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그럼에도 이번 훈련이 결정된 건 고조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3국 공동의 대북 억제력을 보여줄 필요성이 그만큼 강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달 중 3차 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한 바 있다. 또 18일에는 러시아 외교장관이 방북하는 등 북-러 간 군사협력 강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일은 22일경 한반도 인근에서 공중연합훈련을 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훈련 구역 등을 조율하고 있다. 특히 이날 처음 국내 기지에 착륙한 B-52 전략폭격기가 미군 기지로 복귀하면서 이번 훈련에 참가해 B-52를 한미일 전투기들이 이를 호위하는 편대 비행이 이뤄질 예정이다. 3국 훈련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이 중첩되는 구역 등에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한미일 정부는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이상의 도발을 감행하면 공중연합훈련 등 3국이 공동 대응하는 복수의 외교적·군사적 조치들을 조율해 왔다. 다만 선제적인 대북 억제 필요성이 커진 데다 B-52의 한반도 전개 시기와 맞물려 3국 공중연합훈련을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이 합의한 바에 따라 3국은 다양한 종류의 연합훈련을 정례화했다. 하지만 주로 미사일 방어훈련 등 해군 전력 위주의 해상훈련이 실시됐다. 앞서 3월 B-1B 전략폭격기가 동해에 전개됐을 때도 한미, 미일은 각각 따로 훈련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 2023’ 개막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방위산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면서 K방산의 우수성을 직접 홍보했다. 총 34개국 550개 업체가 참가한 이번 ADEX는 참가 업체, 전시 면적 등 모든 면에서 역대 최대 규모다. 윤 대통령은 “원조와 수입에 의존했던 나라가 이제는 최첨단 전투기를 만들어 수출하는 수준으로 도약했다. 제 뒤로 보이는 무기들이 바로 여러분의 열정과 도전의 산물”이라며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최초의 수출 전투기 FA-50 경공격기,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 등 국산 무기를 일일이 거론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북한과 러시아가 8월부터 최소 다섯 차례 이상 탄약 등으로 추정되는 무기를 거래한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과 러시아의 부인에도 불법 무기 거래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중국을 거쳐 18, 19일 방북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한과 러시아의 연합훈련 준비 정황도 포착해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들은 1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북-러 간 군사협력에 대해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北, 8월부터 탄약 대규모 공급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16일 발표한 ‘오리엔트 특급: 북한의 러시아 비밀공급 루트’ 보고서에서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러가 8월 18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군 항구시설인 두나이항을 통해 수백 개의 컨테이너를 수송했다고 밝혔다. 위성사진에는 러시아 선박 앙가라호와 마리야호가 두나이항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나진항으로 이동해 컨테이너를 하역한 뒤 새로운 컨테이너를 실은 채 두나이항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컨테이너들은 두나이항에 설치된 철도를 통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200km 떨어진 러시아 티호레츠크 탄약고로 수송된 것으로 보인다고 RUSI는 분석했다. 8월 중순부터 티호레츠크 탄약고에 100여 개의 새로운 탄약 저장용 구덩이 건설이 시작됐고, 이어 지난달 28일 북-러가 수송한 것과 같은 크기와 색깔의 컨테이너 수십 개가 이 탄약 창고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또 이 컨테이너들은 새로 판 탄약 저장용 구덩이 옆에 하역됐다. 이는 백악관이 13일 공개한 북-러 무기 거래 첩보와 일치한다. 백악관은 지난달 8일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나진항 사진과 이 컨테이너들을 실은 러시아 선박 2척이 두나이항에 도착한 12일 사진, 이달 1일 이 컨테이너들이 티호레츠크 탄약고에 도착한 사진을 공개했다. 앙가라호와 마리야호는 과거 러시아군 무기를 시리아, 미얀마 등으로 수송한 혐의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선박들이다. RUSI는 이 선박들이 북한 컨테이너 수송 과정에서 추적을 피하려고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껐다고 전했다. 북-러 무기 거래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방북 직후인 8월부터 이미 이뤄진 만큼 푸틴 대통령의 북한 답방에서는 러시아 첨단 기술 제공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RUSI는 “북한은 미사일 및 기타 첨단 군사기술 제공을 대가로 요청할 수 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동아시아 안보 지형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러 연합훈련 준비 정황 포착”정부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연합훈련을 준비하는 정황도 포착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해상에서 평소와 다른 정황을 일부 확인했다”면서 “북-러 연합훈련 관련 정황일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러가 연합훈련에 나선다면 이는 무기 거래와는 또 다른 문제인 만큼 새 장을 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정황이 어떤 내용인지는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지만 새로운 해상 훈련 준비 움직임을 우리 정부가 일부 감지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북한 해상 인근에서 북-러 훈련 관련 감청 정보 등을 확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방러 당시 러시아의 샤포시니코프 대잠호위함에 승선하는 등 해군력 증강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8월에는 해군절(8월 29일)을 계기로 해군사령부도 방문했다. 양국 간 군사훈련에 대해선 러시아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달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 하원 국방위원장은 “중국 동료들과는 이미 오래전부터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북한 동료들이 동참하길 원한다면 더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13일(현지 시간) 취임한 한국계 미국인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사진)가 첫 해외 일정으로 16일 방한한다. 미 정부의 대북 인권 정책 수립과 집행 전반에 관여하는 대사급 직책인 북한인권특사가 6년 9개월 공석을 끝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 것. 외교부 등에 따르면 터너 특사는 16일 방한해 박진 외교부 장관을 접견하고 전영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을 만나 북한 인권과 관련한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같은 날 터너 특사는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와 함께 고려대에서 탈북민, 국내외에서 북한 인권 증진 활동을 하는 청년들과 간담회에 참석한다. 방한 기간 중 터너 특사는 납북자 단체와 면담하는 일정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16년간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에서 근무하면서 탈북자 등 북한 인권 문제를 주로 다뤄온 터너 특사는 5월 상원 청문회에서 자신을 “한국계 미국인 입양아”로 소개하면서 “저를 환영해준 조국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어릴 적 꿈이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인권 침해와 유린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프랑스어와 한국어에도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 3년 차에 미국이 터너 특사를 임명하며 북핵·미사일뿐 아니라 인권 문제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터너 특사 방한을 계기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한미 공조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미국 백악관이 최근 북한과 러시아 간 컨테이너 1000여 개 분량의 무기 지원이 이뤄졌다며 이를 입증할 위성사진을 13일(현지 시간) 전격 공개했다. 지난달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부터 북한이 군사 장비를 러시아에 대규모로 보내온 정황을 먼저 공개하고 나선 것. 한국 정부도 북한의 대러시아 무기 지원뿐만 아니라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군사기술을 지원한 정황 등까지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을 이용한 컨테이너 운송 외에도 북-러 접경지에선 이달 들어 러시아에서 북한으로의 대형 화물 열차 이동이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북한이 탄도미사일 등 첨단 무기와 관련된 기술·장비 등을 지원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추정되는 증거들이 있다”고 밝혔다. ● 북-러 정상회담 전 대규모 무기 이동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13일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무기를 인도했다는 정보를 확보했다”며 공개한 위성사진은 총 3장. 지난달 7일 북한 나진항 부두에 쌓여 있던 20피트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약 300개가 선박과 열차 등을 통해 러시아로 운송되는 장면이 담겼다. 이 컨테이너들이 이달 1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290km 떨어진 러시아 남서부 티호레츠크의 탄약고로 옮겨진 모습도 포착됐다. 티호레츠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각종 물자 보급기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미국의소리(VOA) 방송도 15일 민간 위성사진 업체 ‘플래닛 랩스’의 12일 나진항 위성사진에 11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대형 크레인 옆에 위치한 장면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VOA는 “이곳에 처음 대형 선박이 정박한 것은 8월 26일”이라며 “(이날부터) 14일 사이 이곳에 정박한 길이 100m 이상 선박은 4척”이라고 했다. 이 같은 정황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러시아로 이동(지난달 10일)하기 전 러시아에 북한의 무기가 공급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미 당국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러시아에 무기를 보낸 북한이 7월 27일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일)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방북을 계기로 무기 지원과 관련된 구체적인 협정 등을 맺고 대규모 지원에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미, 러의 대북 군사지원 정황 포착정부는 미 정부와 공조해 위성 및 휴민트(인적 정보) 등 정보 자산으로 러시아의 대북 지원 정황도 일부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의 대북 지원과 관련된) 핵심 증거 찾기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의 대북 지원 정황이 일부 있지만 대북 지원 품목이나 규모 등 좀 더 구체적인 증거들이 보강돼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커비 조정관도 “북한이 전투기, 지대공미사일, 장갑차, 탄도미사일 생산 장비 등 군사 물자와 첨단 군사기술을 얻으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가 이미 북한에서 컨테이너를 하역한 것도 포착했는데, 러시아가 물량 일부를 초기 인도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북-러 간 무기 거래의 구체적 정황을 전격 공개하면서 향후 한미일을 중심으로 한 대북·대러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백악관은 “러시아에서 북한으로의 모든 기술 이전과 북-러 간 군사 협력 확대는 지역 안정과 핵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킨다”며 북-러 간 무기 거래를 돕는 세력들을 추가 제재하겠다고 경고했다. 우리 외교부도 “추가 조치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일은 16, 1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3국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제재 카드를 비롯한 3국 차원의 공동 대응 등을 전반적으로 논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쥐고 있는 만큼 3국은 향후 안보리 차원의 제재보다는 한미일의 중첩된 독자 제재 등을 통해 북-러 군사협력에 대응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1일 북-러 간 무기 거래와 관련해 처음으로 대북 독자 제재에 나선 바 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13일(현지 시간) 취임한 한국계 미국인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첫 해외 일정으로 16일 방한한다. 미 정부의 대북 인권 정책 수립과 집행 전반에 관여하는 대사급 직책인 북한인권특사가 6년 9개월 공석을 끝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 것.외교부 등에 따르면 터너 특사는 16일 방한해 박진 외교부 장관을 접견하고 전영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을 만나 북한 인권과 관련한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같은 날 터너 특사는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와 함께 고려대에서 탈북민, 국내외에서 북한 인권 증진 활동을 하는 청년들과 간담회에 참석한다. 방한 기간 중 터너 특사는 납북자 단체와 면담하는 일정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도 13일 터너 특사의 취임 선서 소식을 알리며 특사로서 처음 서울을 방문해 북한인권 증진 및 이산가족 상봉 촉진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터너 특사의 취임으로 2017년 1월 로버트 킹 전 특사 퇴임 이후 지속된 미국의 북한인권특사 공백도 해소됐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북-미 대화 등을 고려해 북한인권특사를 임명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1월 이 자리에 당시 터너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과장을 지명했다. 북한인권특사는 2004년 제정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신설됐다.16년간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에서 근무하면서 탈북자 등 북한 인권 문제를 주로 다뤄온 터너 특사는 5월 상원 청문회에서 자신을 “한국계 미국인 입양아”로 소개하면서 “저를 환영해준 조국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어릴 적 꿈이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인권 침해와 유린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해 뜻을 같이 하는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프랑스어와 한국어에도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바이든 행정부 3년차에 미국이 터너 특사를 임명하며 북핵·미사일뿐 아니라 인권 문제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터너 특사 방한을 계기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한미 공조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5년간 공석이던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에 이신화 고려대 교수를 임명한 바 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우리 군 당국이 개발 중인 ‘한국형 아이언돔’ 장사정포요격체계(LAMD)가 예정대로 2026년 개발이 완료돼도 북한 장사정포에 크게 취약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장사정포는 시간당 1만 발 이상 퍼부을 수 있는데 LAMD 요격 수량은 2000여 발에 불과하다는 것. 방어 범위도 수도권 등 주요시설 10여 곳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방어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 이스라엘이 자랑한 첨단 요격·방어 시스템인 ‘아이언돔’이 무력화된 만큼 우리도 추가로 방어 역량을 보완할 수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2일 정부 고위 소식통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 사태 이후 관계 기관들을 중심으로 대북 정보·도발 대응 역량에 대한 점검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하마스와 비교해 월등한 능력을 갖춘 북한의 장사정포 물량 공세에 대한 우리의 대응 역량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의 장사정포를 핵심 위협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최전방 지역에 170mm 자주포, 240mm 방사포 등 대남 타격용 장사정포 700여 문을 배치해 놓고 있는데 이 중 300여 문이 수도권 겨냥용이란 게 당국의 판단이다. 시간당 최대 1만 발 이상의 장사정포가 10km 안팎의 저고도로 날아올 경우 현재 한반도에 배치된 요격체계론 방어가 어렵다. 이에 2조89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LAMD를 개발 중이지만 현재 계획 중인 2000여 발의 수량으론 북한의 집중포화에 취약할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윤석열 정부 들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등 ‘3축 체계’ 강화의 일환으로 LAMD 개발 완료 시점을 2029년에서 2026년으로 앞당겼지만, 여전히 대응 수준에 대한 우려는 크다는 것. 그런 만큼 LAMD의 요격 물량을 늘리든 추가 방어 수단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안팎에선 북한의 1차 공습 이후 빠른 시간 내에 도발 원점을 무력화할 전술지대지미사일 등 탄도미사일 수량 확충에 나서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김승겸 합참의장은 이날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전쟁을 일으킨다면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양상과 유사하게 할 것이란 점에서 교훈이 많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마스는) 다양하고 기만적인 수단과 방법을 통해 초기 기습에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하마스와 북한 전력이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나”라는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의 질문에는 “(북한의 전력이 월등해 비교가)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혹시 내려서 긴급 대피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까 싶어 비행기 이륙 직전까지 마음을 졸였습니다.” 11일 오전 6시 20분경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 조현천 씨(34)는 이스라엘에서 귀국한 부인과 세 살 된 딸을 보고 환하게 웃으며 껴안았다. 조 씨는 12일 만에 만난 딸의 볼을 비비며 “정말 많이 걱정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서 교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오전 이스라엘에 체류하던 한국인 192명이 귀국했다. 입국장에는 이날 이른 새벽부터 마중 나온 가족과 지인들로 붐볐다. 성지순례, 여행 등을 위해 이스라엘을 찾았던 단기 체류자들이 속속 입국장에 도착하자 곳곳에서 안도하며 안부를 묻는 모습이었다. 조 씨의 부인 김모 씨(33)는 “막판에 비행기가 하루 미뤄지는 바람에 마음을 졸였는데 아예 취소되진 않아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같은 항공편을 타고 돌아온 송안례 씨(76)는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가는데 옆에 탱크가 지나다니고, 트럭에 군인들이 타고 가는 모습을 보면서 전쟁 중이란 걸 실감했다. 공항에 도착한 후에도 ‘보안 검색을 철저하게 하고 있으니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는 얘기를 듣고 마지막까지 조마조마한 심정이었다”고 긴박했던 현지 상황을 전했다.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일부만 귀국한 사례도 있었다. 이길원 씨(70)는 “함께 성지순례를 떠났던 31명 중 18명만 귀국했는데 아직 현지에 남아 있는 13명의 안전이 몹시 걱정된다”며 “정부에서 빨리 남은 인원도 데려올 수 있도록 힘써 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 단기 체류 한국인 480여 명 가운데 192명이 이날 대한항공 여객기 편으로 귀국했다. 전날인 10일 다른 단기 체류 한국인 60여 명도 육로를 통해 이스라엘을 떠나 인근 요르단으로 향했다. 현재 이스라엘에 머물고 있는 한국인 중 단기 체류자는 480여 명에서 230여 명으로 줄었다. 이 중 30명가량은 12일 튀르키예항공 여객기를 타고 출국할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지에 남아 있는 한국인 여행객 등에 대해 항공편이나 육로를 통한 출국을 지속적으로 안내 중”이라고 밝혔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인천=장원영 인턴기자 서울대 동양사학과 4학년}
문재인 정부가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의 필요성이 있었는데도 요금을 조정하지 않아 한국전력공사·한국가스공사에서 지난해 약 40조 원의 적자·영업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감사원이 10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5년간 주요 공기업 16곳에서 늘어난 부채는 121조2000억 원으로 이 중 73%(88조5000억 원)가 공공요금 인상이 안 되는 등 공공요금 관련 이유로 발생했다. 감사원이 이날 공개한 ‘공공기관 재무건전성 및 경영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2021년 1월부터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연료비 가격 변동에 따라 전기요금도 연동돼 인상 및 인하되도록 한 것.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연료비가 급등했고 이 제도에 따라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했지만 당시 정부는 2021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6개 분기 중 4차례 연료비 연동제 적용에 대해 ‘유보’ 결정을 내렸다. 당시 산업부는 2021년 7월부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인상하려고 했지만 기재부가 물가안정 등을 명분으로 사실상 무산시켰다. 특히 2021년 12월 17일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 홍남기 기재부 장관, 문승욱 산업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경제현안조율회의에선 “(전기요금을 억누르면) 요금 인상 부담을 차기 정부에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기재부는 동결안을 채택했다. 가스요금 역시 같은 이유로 요금 인상이 제때 이뤄지지 못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로 인해 한전은 지난해 32조7000억 원의 영업 적자를 냈고, 가스공사 미수금은 지난해 8조6000억 원으로 늘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채희봉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해 4월 해외 출장 당시 1박에 260만 원짜리 ‘스위트룸’에 묵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감사원이 밝혔다. 차관급인 공기업 사장의 숙박비 상한액(1박에 48만 원)의 5.4배에 달한다. 감사원은 10일 30개 공공기관에 대한 ‘공공기관 재무건전성 및 경영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실태들을 공개했다. 채 전 사장은 재임 기간 16차례 해외출장을 다녔고, 일평균 87만 원을 숙박비로 썼다. 한국지역난방공사를 감독했던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A 씨는 2019년부터 3년 반 동안 난방공사 파견 직원들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897차례(액수로 3800만 원) 사용했다. 산업부 공무원 B 씨는 2018년부터 3년간 총 8차례에 걸쳐 회식비 1100여만 원을 난방공사 직원들이 법인카드로 계산하게 했다. 가스공사의 경우 전체 직원 중 87%가 보상휴가를 받기 위해 시간 외 근무 실적을 허위로 입력한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4개 기관에선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해 경마장에 출입한 직원 8명이 적발됐다. 사택을 활용해 ‘알박기 투자’를 한 직원들도 있었다. 사택 매각 업무 담당자가 포함된 한국남부발전 직원 15명은 소속 회사인 남부발전이 2014년 동서발전과 공동으로 소유 중이던 울산 사택 지분을 매각하려 하자 이사회 심의 의결 없이 최초 낙찰 예정가의 53% 수준인 23억 원에 남부발전의 사택 지분을 사들였다. 감사원은 이들이 ‘알박기’한 사택 지분을 2020년 9월 공동소유자인 동서발전에 100억 원에 팔려다가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 결과 감사원은 2조 원 상당의 예산 낭비, 부적정 집행 사례들을 적발했다. 위법·부당행위자 21명에 대해선 징계·문책 등 조치를 요구했다. 업무상 배임·사기 등 범죄 혐의자 18명에 대해선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4년 전에도 미사일 공격을 경험한 적 있었는데 이번처럼 위협적인 상황은 처음이네요.”이스라엘 서부 텔아비브 인근에 거주 중인 유학생 이준일 씨(23)는 10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이 씨는 “10여 분 간격으로 여러 차례 로켓 경보 소리와 미사일을 요격하는 소리가 계속 울려 오늘만 해도 30분 사이에 대피소를 2번이나 다녀왔다”며 “교민들은 대부분 집에 머물면서 가족, 친구들의 안전을 서로 확인하는 중”이라고 전했다.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 현지에 머무는 교민과 한국 관광객들은 불안과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교민들은 전쟁 장기화 국면에 대비하기 시작했고, 관광객들은 속속 이스라엘을 빠져나오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예루살렘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A 씨(32)는 “마트 문 여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필요한 음식과 생활용품을 넉넉하게 사 왔다”며 “개강도 미뤄져 집 안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늘었다”고 말했다. 예루살렘 한인교회에서 일하는 황성훈 목사(43)는 “휴교령이 내려져 자녀들은 온라인으로 담임선생님과 하루 1차례씩 연락하며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와 인접한 지역에 사는 소수의 한인들은 예루살렘으로 피신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한국인 장기체류자는 570여 명, 단기체류자는 480여 명에 이른다. 이들 중 일단 218명이 귀국길에 올랐다. 11일 오전 6시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대한항공 귀국편에는 현지 교민과 주재원 등 191명이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27명은 육로로 인접국인 요르단으로 이동한다. 외교부는 12일엔 30명이 터키항공을 통해 출국할 예정이라고 했다.여행사에는 성지순례 등을 예약했던 이들의 취소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런데 국내 일부 여행사가 환불 불가 방침을 밝혀 불만을 사고 있다. 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지만 환불은 회사별 약관이나 소비자보호 규정에 따라 결정될 뿐 법적 의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이달 말 예루살렘으로 성지순례를 떠날 예정이었던 이모 씨(30)는 “성지순례를 주최한 교회와 여행사로부터 취소하면 위약금으로 최소 30만 원을 내야 한다고 들었다”며 “전쟁 나면 바로 취소하는 게 상식인데 ‘취소하고 싶으면 돈 내고 하라’는 식이라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한편 한국의 이슬람 커뮤니티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팔레스타인의 저항은 정당하다’며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긴급집회를 예고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김윤진 인턴기자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4년 전에도 미사일 공격을 경험한 적 있었는데 이번처럼 위협적인 상황은 처음이네요.”이스라엘 서부 텔아비브 인근에 거주 중인 유학생 이준일 씨(23)는 10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이 씨는 “10여 분 간격으로 여러 차례 로켓 경보 소리와 미사일을 요격하는 소리가 계속 울려 오늘만 해도 30분 사이에 대피소를 2번이나 다녀왔다”며 “교민들은 대부분 집에 머물면서 가족, 친구들의 안전을 서로 확인하는 중”이라고 전했다.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 현지에 머무는 교민과 한국 관광객들은 불안과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교민들은 전쟁 장기화 국면에 대비하기 시작했고, 관광객들은 속속 이스라엘을 빠져나오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예루살렘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A 씨(32)는 “마트 문 여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필요한 음식과 생활용품을 넉넉하게 사 왔다”며 “개강도 미뤄져 집 안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늘었다”고 말했다. 예루살렘 한인교회에서 일하는 황성훈 목사(43)는 “휴교령이 내려져 자녀들은 온라인으로 담임선생님과 하루 1차례씩 연락하며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와 인접한 지역에 사는 소수의 한인들은 예루살렘으로 피신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한국인 장기체류자는 570여 명, 단기체류자는 480여 명에 이른다. 이들 중 일단 218명이 귀국길에 올랐다. 11일 오전 6시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대한항공 귀국편에는 현지 교민과 주재원 등 191명이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27명은 육로로 인접국인 요르단으로 이동한다. 외교부는 12일엔 30명이 터키항공을 통해 출국할 예정이라고 했다.여행사에는 성지순례 등을 예약했던 이들의 취소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런데 국내 일부 여행사가 환불 불가 방침을 밝혀 불만을 사고 있다. 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지만 환불은 회사별 약관이나 소비자보호 규정에 따라 결정될 뿐 법적 의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이달 말 예루살렘으로 성지순례를 떠날 예정이었던 이모 씨(30)는 “성지순례를 주최한 교회와 여행사로부터 취소하면 위약금으로 최소 30만 원을 내야 한다고 들었다”며 “전쟁 나면 바로 취소하는 게 상식인데 ‘취소하고 싶으면 돈 내고 하라’는 식이라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한편 한국의 이슬람 커뮤니티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팔레스타인의 저항은 정당하다’며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긴급집회를 예고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김윤진 인턴기자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채희봉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해 4월 해외 출장 당시 1박에 260만 원짜리 ‘스위트룸’에 묵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감사원이 밝혔다. 차관급인 공기업 사장의 숙박비 상한액(1박에 48만 원)의 5.4배에 달한다. 감사원은 10일 30개 공공기관에 대한 ‘공공기관 재무건전성 및 경영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실태들을 공개했다. 채 전 사장은 재임 기간 16차례 해외출장을 다녔고, 일평균 87만 원을 숙박비로 썼다. 1박에 260만 원인 런던의 5성급 호텔에선 3박을 묵은 것으로 파악됐다.한국지역난방공사를 감독했던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A 씨는 2019년부터 3년 반 동안 난방공사 파견 직원들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897차례(액수로 3800만) 사용했다. 그는 난방공사 파견 직원에게 출퇴근 차량 ‘픽업’을 시키거나 자녀 도시락까지 준비하도록 강요했다. 경기 성남시에 근무 중인 직원을 강원 삼척시까지 오게 해 식사비를 대신 내게 한 적도 있었다. 산업부 공무원 B 씨는 2018년부터 3년간 총 8차례에 걸쳐 회식비 1100여만 원을 난방공사 직원들이 법인카드로 계산하게 했다. 가스공사의 경우 전체 직원 중 87%가 보상휴가를 받기 위해 시간 외 근무 실적을 허위로 입력한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4개 기관에선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해 경마장에 출입한 직원 8명이 적발됐다.사택을 활용해 ‘알박기 투자’를 한 직원들도 있었다. 사택 매각 업무 담당자가 포함된 한국남부발전 직원 15명은 소속 회사인 남부발전이 2014년 동서발전과 공동으로 소유 중이던 울산 사택 지분을 매각하려 하자 이사회 심의 의결 없이 최초 낙찰 예정가의 53% 수준인 23억 원에 남부발전의 사택 지분을 사들였다. 감사원은 이들이 ‘알박기’한 사택 지분을 2020년 9월 공동소유자인 동서발전에 100억 원에 팔려다가 거절당했다고 밝혔다.이번 감사 결과 감사원은 2조 원 상당의 예산 낭비, 비효율, 부적정 집행 사례들을 적발했다. 위법·부당행위자 21명에 대해선 징계·문책 등 조치를 요구했다. 업무상 배임·사기 등 범죄 혐의자 18명에 대해선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정부와 부산시, 경제계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결정 50일을 앞두고 ‘막판 유치 스퍼트’에 나선다. 정부는 경쟁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비해 고전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막판 뒤집기’도 가능하다고 보고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리는 파리에서 이달부터 유치 외교전을 집중할 계획이다. 엑스포 개최지는 11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BIE 총회에서 182개 회원국의 투표로 가려진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확한 표심은 오리무중이지만 우리의 유치 활동 시작이 늦었던 만큼 사우디아라비아가 앞서는 판세로 보인다”면서도 “3분의 2 이상(122표) 득표하지 못하면 결선인 2차 투표로 가고 여기에서 이탈리아 지지 표를 우리가 흡수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가 경쟁하고 있다. 부산이 로마는 앞섰고 리야드에 열세지만, 1차 투표에서 로마를 지지했던 표를 결선 투표 때 끌어오면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남은 기간 파리에서 유치 외교전을 통해 1차 투표 때 이탈리아를 지지할 가능성이 큰 유럽 국가들을 집중 설득해 이들 표를 흡수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현지 시간) 파리에서 열리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심포지엄’에 참석해 유치 활동을 펼치는 것도 이 같은 계산이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사우디의 ‘오일머니’ 공세에 대응해 개발도상국 등에는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기술 및 자원 개발 기술, 경제성장 노하우 전수 등을 부각하며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장성민 대통령미래전략기획관은 “세계가 궁금해하는 것은 바로 대한민국만의 빠른 경제성장 비결”이라며 “물고기 잡는 방법에 해당하는 이런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1차 투표서 사우디 3분의2 득표 막고, 2차서 伊 지지표 확보” 정부 부산엑스포 유치 막판 총력전伊 지지표 흡수 위해 EU국가 설득阿-중남미는 韓 성장모델로 유인파리선 BIE 대표단 표심잡기 집중 “지금까지 민·관이 지구를 200바퀴 돌았고, 모든 회원국을 만나 설득하는 작업을 거쳤다.” 9일로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하는 투표가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 고위 관계자는 8일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정부와 기업이 ‘원팀’이 돼 1년 넘게 국가적 역량을 엑스포 유치에 투입해 왔다는 것. 윤 대통령도 올해에만 국제박람회기구(BIE) 182개 회원국의 절반 수준인 89명의 정상을 만나 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다. 강력한 유치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보다 1년 늦게 교섭 활동에 뛰어든 데다 사우디의 ‘오일머니’ 공세에 따른 선점 효과로 초반만 하더라도 비관론이 팽배했지만 지금은 해볼 만한 수준으로 사우디를 따라왔다는 게 정부 안팎의 평가다. 정부는 남은 50일 동안 글로벌 가치와 경제발전·인프라, K컬처 등 산업기술, 문화 분야의 비교 우위를 살려 막판 스퍼트를 낼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유치 외에 다른 선택지는 생각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2차 투표서 이탈리아 지지표 흡수 총력” 정부는 자체 판세 분석 결과 부산이 사우디의 리야드에 비해 수십 표 뒤지고 있고 이탈리아 로마보다 앞서고 있다고 잠정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부산과 리야드, 로마가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BIE 총회에서 열리는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122표) 도시가 나오지 않도록 방어해 결선인 2차 투표로 가는 게 최선의 전략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과 사우디, 이탈리아가 참여하는 1차 투표에서 사우디가 182개 회원국의 3분의 2 이상 득표를 확보하지 못하면 1, 2위 득표 도시를 대상으로 한 2차 투표가 진행돼 더 많은 득표를 한 도시로 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하는데 여기서 역전을 노려볼 만하다는 것. 정부 관계자는 “이탈리아도 중도 포기를 하지 않는다고 밝혀와 1차 투표에서 사우디가 개최지로 결정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1차 투표에서 앞설 것으로 보는 이탈리아 지지표를 2차 투표에서 흡수하기 위해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을 설득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 국가들이 우리보다 일찍 유치에 뛰어든 사우디의 오일머니에 휩쓸리지 않았고, 엑스포 취지에 맞는 산업 인프라 역량과 글로벌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륙 면적 대비 회원국 수가 많은 아프리카(49개국)나 중남미 등 미주지역(32개국)이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는 만큼 이들 대륙에서 사우디로 집중된 표심을 되돌리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우디의 금전적인 지원과 차별화해 정부는 개발도상국이 많은 이들 지역 국가에 한국의 빠른 성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경제성장 노하우나 기술력 전수 등 지속가능한 협력 방안을 제안해왔다. ● 이달부터 파리서 ‘부산 매력 알리기’ 집중남은 50일 동안 정부는 BIE 본부가 위치한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막판 교섭 활동을 벌일 방침이다. 지금까지 국무총리나 각 부처 장관, 기업 등이 투표권을 지닌 국가들을 직접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면 파리에 모인 BIE 대표단을 상대로 외교전에 집중하겠다는 것. 정부 관계자는 “일부 개발도상국은 국가 입장과 대표단 투표 결과가 다를 수 있어 그 변수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각국 대표단이 활동하는 파리에서 막판 표심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9일 파리에서 열리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심포지엄’에 참석해 100여 개 국가 인사들에게 유치를 호소할 예정이다. 투표 전 사실상 회원국들의 표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 마지막 행사에서 정부는 K팝, K콘텐츠 등 K컬처를 활용해 부산 매력 알리기에 집중할 방침이다. 15일 프랑스 현지에선 대규모 K팝 콘서트가 개최된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따른 현지 한국인 피해는 8일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외교부는 파악했다. 외교부는 이스라엘 내 지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현지 공관과 외교부 본부를 연결한 화상회의를 열고 현지 상황과 체류 국민 보호 대책 등을 점검했다. 외교부는 이날 이스라엘에 장기 체류 중인 우리 국민 570여 명과 관광객 360여 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접수된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면서 “가능한 한 제3국으로 출국하기를 권유하며 신규 입국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정부 소식통은 “공항이 폐쇄되는 등의 위급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정부가 이날 발령한 특별여행주의보 수위는 여행경보 2단계인 ‘여행 자제’보다 높은 2.5단계에 해당한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이미 7월 4단계 여행 금지 지역으로 지정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한국인 주재원을 포함한 이스라엘 현지 직원 전원에 대해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대한항공은 9일 출발하려던 인천발 텔아비브행 직항편(KE957)을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이스라엘 체류객의 귀국 지원을 위해 9일 별도 항공편을 추가 편성할 예정이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따른 현지 한국인 피해는 8일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외교부는 파악했다. 외교부는 이스라엘 내 지역을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현지 공관과 외교부 본부를 연결한 화상 회의를 열고 현지 상황과 체류 국민 보호 대책 등을 점검했다.외교부는 이날 이스라엘에 장기 체류 중인 우리 국민 570여 명과 관광객 360여 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접수된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면서 “가능한 한 제3국으로 출국하기를 권유하며 신규 입국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정부 소식통은 “공항이 폐쇄되는 등의 위급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전했다.정부가 이날 발령한 특별여행주의보 수위는 여행경보 2단계인 ‘여행 자제’보다 높은 2.5단계에 해당한다. 여행경보는 1단계 여행 유의·2단계 여행 자제·3단계 출국 권고·4단계 여행 금지로 구성되며, 특별여행주의보는 이와 별도로 단기적으로 긴급한 위험에 대해 최대 90일간 발령된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이미 7월 4단계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됐다. 또 팔레스타인 서안 지역과 가자지구 인근 5km에는 3단계 출국권고 경보가 적용되고 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정부가 북한 도발 수위에 상응하는 단계별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할 방침이다. ‘핵무력 강화’를 헌법에 명시하는 등 노골적으로 핵·미사일 위협에 나선 북한이 향후 도발 수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대응 시나리오를 가다듬고 있는 것. 정부는 미국, 일본과 함께 공동·단독 대응 전략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일은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이상 도발을 감행할 경우 3국이 공동 대응하는 복수의 방안들을 협의 중이다. 특히 이들 시나리오 중엔 한미일 3국 군용기가 한반도 인근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북한의 잇단 도발에 대응해 한미일 3국은 미사일 방어훈련 등 해군 전력 위주의 해상 훈련 등만 실시한 바 있다. 한미일 군용기가 함께 훈련을 한 전례는 없다. 올해 3월 미국 전략폭격기가 동해에 전개돼 공중연합훈련을 벌일 당시에도 한미, 미일은 각각 따로 훈련을 실시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일 군용기가 동해 등에 진입해 3국이 함께 훈련을 하는 장면만으로도 강력한 대북 억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는 북한이 핵실험이나 국지 도발 감행 등 중대 도발에 나설 경우 2018년 문재인 정부 때 체결한 9·19남북군사합의를 효력정지시킬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위한 법적 검토까지 이미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9·19합의 효력정지가 이뤄지면 전방 포사격 금지나 정찰자산의 비행금지 족쇄가 풀려 북한 도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 선택지가 다양화돼 북한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북 확성기 등 심리전을 전격 재개하는 방안에 대해선 아직 신중한 입장이지만 향후 북한의 도발 여부에 따라 언제든지 재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확성기 가동 준비는 이미 끝낸 상태다. 올해 초 정부는 9·19합의를 포함한 2004년 6·4합의 등 확성기 방송을 금지하고 있는 남북 합의들의 일부 조항을 순차적으로 효력정지할 경우 확성기 방송 재개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최근 국내 주요 조선업체들을 대상으로 해킹 공격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국가정보원이 4일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해군력 강화에 나선 북한이 부족한 군함, 잠수함 등 함정 건조 기술력을 사이버 공격을 통해 탈취하려 시도한 것이라고 국정원은 보고 있다. 국정원은 이날 “8∼9월 북한의 해킹 조직이 유수의 조선업체들을 상대로 공격을 시도한 사례를 여러 건 포착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 해킹 조직은 정보기술(IT) 유지·보수업체 PC를 점거해 우회 침투하거나,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피싱(낚시성) 메일을 유포한 뒤 악성코드를 설치하는 등의 수법을 동원했다. 다만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내부망 침투 시도 등 해킹 공격을 받은 국내 조선업체들로부터 실제 기밀 유출 등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이 업체들에 관련 사실을 통보한 뒤 보안 대책을 지원하고 자체 보안 점검도 요청한 상태다. 북한은 2021년엔 동일한 방식으로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 등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전력사업 정보들을 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북한 해킹 조직들이 국내 조선업체들을 집중 공격하는 현 추세가 김 위원장의 중대형 군함 건조 지시에 따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8월 해군부대 시찰에 이어 해군절(8월 29일)을 계기로 해군사령부를 방문했다. 또 지난달 전술핵잠수함 진수식에도 모습을 드러내며 ‘해군 무력 강화와 관련한 혁명적 투쟁 방침’을 강조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러시아 방문 당시엔 러시아의 샤포시니코프 대잠호위함에 승선하기도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