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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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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넷! 다자녀 엄마 기자입니다. 환경, 보건, 복지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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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사회일반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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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법원판결3%
지방뉴스3%
  • ‘3m 왕복 걷기’ 10초 넘기면 치매 의심해야

    ‘치매 치료약’은 없다. 이미 치매에 걸렸다면 현재 의학기술로는 증상완화제를 써 경과를 늦추거나 인지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따라서 치매는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해외 연구에 따르면 초기 단계부터 약물치료를 한 환자는 5년 후 요양시설 입소율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55% 낮았다. 2014년 국회예산정책처도 조기 치료가 활성화될 때 연간 1조3000억∼2조8000억 원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찍 발견하면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 진행을 훨씬 지연시킬 수 있다. 치매를 일찍 발견하려면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는 게 제일 좋다. 하지만 이미 경도인지장애(인지기능의 저하는 관찰되지만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같이 명확한 징후가 없는 노인이라면 지나치기 쉽다. 아직 인지기능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치매 가능성이 궁금하다면 집에서 간단한 운동능력 검사를 먼저 해볼 수 있다. ○ ‘3m 왕복 보행’ 10초 넘으면 치매 위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은 교수,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연구팀은 2007∼2012년 66세에 생애전환기 검진(만 40세, 66세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맞춤형 건강진단으로 주로 만성질환 및 건강위험요인을 확인)을 받은 노인 5만3000명의 ‘일어나 걸어가기’ 검사 항목 결과를 살펴봤다. 일어나 걸어가기 검사란 의자에서 일어나 3m를 걷고 다시 돌아와 앉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검사다. 본래 노년층의 다리 근력, 보행 속도, 균형감각을 보기 위한 것이다. 검사 결과 시간이 10초 넘게 걸린 노인은 보행장애군으로 분류된다. 이런 노인이 6년 내 치매에 걸릴 확률을 알아봤더니 10초 미만 걸린 노인보다 발병 가능성이 1.3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혈관성치매는 1.65배 더 높았다. 신 교수는 “평소 부모님의 운동능력을 잘 지켜본다면 치매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기존에도 신체적 노화가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많다”며 “일어나 걸어가기 결과가 좋지 않거나 신체기능 저하가 의심되는 노인은 근력 강화, 균형 잡기 등 정기적인 신체활동을 통해 치매를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좀 더 정확한 검사를 받아 보고 싶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병원의 치매 검사는 진찰, 혈액검사, 신경심리검사, 뇌 영상 검사 등으로 이뤄진다. 최근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아직 치매에 이르진 않았지만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3년 내 치매가 발병할 가능성을 측정하는 신경심리검사법을 개발해 발표하기도 했다. 뇌혈관 질환으로 뇌조직이 손상을 입어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는 초기에 발견하면 호전 가능성이 특히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 65세가 넘어가면 별다른 이상이 없어도 치매 위험을 검사해 보는 게 좋다. ○ 예방이 먼저, 치매예방수칙 3·3·3 국내 치매 환자는 인구 고령화와 함께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50년에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이 현재의 2배 수준인 약 15%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치매 환자 증가는 엄청난 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므로 치매국가책임제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무슨 병이든 예방이 최선이다. 치매를 발생시키는 주요 위험요인은 과음, 운동 부족, 사회관계망 약화 등이다.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은 치매 발병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7.29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동맥경화 같은 질환도 원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치매예방수칙 3·3·3’과 같이 간단한 생활수칙부터 지키라고 당부한다. △3권: 운동과 건강한 식사, 독서는 권하고 △3금: 술과 담배, 머리 부상은 피하며 △3행: 건강검진과 주변과 소통, 국가 치매 조기 검진은 꼭 해야 한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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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바람 타고 찾아온 ‘중국발 미세먼지’…언제 사라질까

    봄바람을 타고 ‘중국발 미세먼지’가 시작됐다. 환경부 대기질통합예보센터와 기상청은 11일 남서풍의 영향으로 이번 주초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전국이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바람을 타고 중국 남동쪽 미세먼지가 유입돼 수도권 및 중서부 지방 미세먼지 농도가 한때 나쁨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12일 전국의 낮 기온은 11~19도로 올 들어 가장 포근한 날씨를 보일 예정이다. 주 중반까지 비교적 맑은 날이 이어지면서 기온은 계속 올라 14일인 수요일에는 서울 낮 기온이 19도, 충주 21도, 전주와 대구가 22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이 4월 초순과 비슷한 기온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서풍 탓에 한동안 잠잠했던 중국발 미세먼지도 다시 시작된다. 11일 오전에도 서울 지역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한때 ㎥당 75μg(은평구)까지 치솟는 등 전국 곳곳의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당 50μg 초과)을 나타냈다. 12일 전국 19개 권역 일평균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보통 수준이지만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권과 전북은 한때 나쁨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14일까지 전국 중서부, 영남 지방을 중심으로 나쁨 수준의 농도가 자주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15, 16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떨어지고 미세먼지도 사라질 예정이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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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난도 심장시술 받은 ‘105세 노익장’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인적사항을 전달받은 박하욱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깜짝 놀랐다. 환자가 1913년생이었기 때문이다. 80세 넘는 환자를 많이 접해본 박 교수지만 이런 초고령 환자는 처음이었다. ‘시술보다는 약물로 치료해야 되나’ 하고 생각했던 박 교수. 하지만 막상 환자를 만나고 나서 생각을 바꾸었다. “105세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할아버지의 혈색이 좋고 건강하셨어요. ‘시술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100세 넘는 초고령 환자가 국내 병원에서 심장시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대전성모병원은 급성심근경색 환자인 안모 씨(105)가 두 번의 심장시술을 무사히 마치고 6일 퇴원했다고 7일 밝혔다. 안 씨가 처음 병원을 찾은 건 지난달 7일. 70대인 두 딸의 부축으로 응급실에 왔을 때만 해도 당시 유행하는 독감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가슴이 묵직하고 숨이 찬다”고 호소해 심전도 등의 검사를 했고 그 결과 심장의 양쪽 혈관이 모두 막힌 심근경색으로 진단됐다. 정밀검사 결과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오른쪽 심장동맥의 99%가 막혔고 왼쪽으로 내려가는 심장동맥은 대부분 딱딱했다. 고민 끝에 박 교수는 왼쪽 심장동맥에만 쇠구슬이 달린 기계를 넣어 딱딱하게 굳고 막힌 혈관 안쪽을 갈아내는 시술인 ‘고속회전 죽상반 절제술’을 써보기로 했다. 일반 환자도 자칫하다간 위험할 수 있는 고난도의 시술이고 100세 이상 초고령 환자에게 시행한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었다. 먼저 오른쪽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한 뒤 12일 뒤인 지난달 27일 왼쪽 심장동맥에 고속회전 죽상반 절제술을 시행했다. 한 시간여의 시술 뒤 안 씨는 회복을 위해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가슴 졸이며 중환자실을 찾은 박 교수는 병실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안 씨의 환한 미소에 긴장이 탁 풀렸다. 박 교수는 “할아버지가 ‘가슴이 이제 하나도 안 아프고 좋다’고 행복하게 웃으셨다”며 “어려운 수술을 잘 버텨주신 어르신께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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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점 늦어지고 짧아지는 봄…45년 前보다 평균 보름가량 줄어

    국립공원관리공단이 6일 경칩을 앞두고 북방산개구리의 산란시기를 조사해봤더니 지리산 구룡계곡 인근의 북방산개구리 산란시기가 지난해보다 23일이나 늦어진 것으로 관측됐다. 공단 연구진은 “올 겨울이 유독 추웠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24절기 중 경칩은 개구리를 비롯한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봄의 시작을 알리는 날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지구온난화로 이상한파가 잦아지면서 봄의 시작은 늦어지고 기간은 짧아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10~2017년 봄 지속 기간은 평균 77.4일로 평균 92.1일이던 1970년대(1973~1979년)와 비교해 보름가량 줄었다. 2000년대(86.1일)와 비교해도 봄이 열흘가량 짧아졌다. 봄 지속 기간이란 하루 평균 기온이 5도 이상 올라간 뒤 이후 떨어지지 않은 날(봄의 시작)부터 하루 평균 기온 20도 이상 올라간 뒤 떨어지지 않은 날(여름 시작) 전까지를 뜻한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가는 건 지구온난화로 여름은 빨라진 데다 겨울은 길어졌기 때문이다. 봄 시작일은 1990년대 평균 3월 9일에서 2000년대 3월 12일, 2010년대 3월 14일로 점차 늦어지고 있다. 경칩이 보통 3월 초순인 점을 감안하면 경칩도 늦겨울에 들어가는 셈이다. 김동준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온난화로 북극 한기를 가두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겨우내 북극 한기가 우리나라까지 내려오는 일이 잦고, 이 찬 기운이 오래 지속돼 봄 시작일이 점점 늦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 이상한파의 강도가 약해지고 봄이 다시 앞당겨질 수도 있다. 권원태 기후변화학회 명예회장은 “이상한파는 온난화의 과도기 과정이라 볼 수 있다”며 “북극 자체가 따뜻해지고 있기 때문에 길게 보면 한파의 강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16년에는 우리나라 경칩일의 전국 평균기온이 11.8도를 기록했다. 올해 경칩인 6일에는 전국이 맑고 평년과 비슷한 기온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날 많은 눈이 내린 강원과 경상도는 평년보다 약간 낮은 기온을 보이겠다. 낮 기온은 서울 10도, 파주 9도, 충주 11도, 전주 13도, 경주 8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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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굴에 찌릿한 통증 느끼면 ‘삼차신경통’ 의심을

    A 씨(50·여)는 양치를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마다 오른쪽 턱에 마치 전기가 오는 듯한 찌릿한 통증을 느꼈다. 충치가 원인인가 싶어 치과에서 이를 뽑았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주변의 권유로 신경외과를 찾은 A 씨는 이름도 생소한 ‘삼차신경통’이란 진단을 받았다. 삼차(三叉)신경은 뇌와 직접 연결되는 12개의 뇌신경 중 하나로 이마, 뺨, 턱 3곳으로 신경이 갈라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턱에 있는 저작근을 움직이고 뺨, 코, 구강 등에 감각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인근의 뇌혈관이나 종양이 이 신경을 누르면 삼차신경통이 발생한다. 마치 허리 디스크가 신경을 압박해 심한 다리 통증을 유발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삼차신경 장애는 주로 여성에게서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삼차신경 장애 환자 6만3775명 중 72%가 여성이었다. 특히 40∼50대 여성의 발병률이 가장 높았다. 이 나이대 여성이 이마, 턱, 뺨 등에 간헐적인 통증을 꾸준히 느낀다면 삼차신경통을 의심해보는 게 좋다. 삼차신경통은 주로 턱이나 뺨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치통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통과 달리 심한 경우 세수와 같은 일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고통스럽다. 이마, 턱, 뺨 등 한쪽을 마치 칼로 찌르거나 강한 전기가 오는 듯한 통증을 느끼고 길게는 수분간 고통이 이어진다. 증상이 의심된다면 곧바로 신경외과를 찾는 게 좋다. 치료는 약물치료를 우선으로 한다. 다만 약물 부작용이나 약물 내성이 생기면 수술을 해야 한다. 김종현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혈관이 삼차신경을 압박해 삼차신경통이 나타난 경우 수술을 통해 삼차신경을 압박하지 못하게 하면 대부분 즉시 호전된다”고 말했다. 수술 방법으로는 삼차신경을 압박하는 혈관을 이동시키는 ‘미세 혈관 감압술’과 삼차신경에 열을 가하거나 약물을 주입해 통증을 줄이는 ‘신경 차단술’, 삼차신경 부위에 고용량의 방사선을 쏘아 치료하는 ‘감마나이프 치료’ 등이 있다. 김 교수는 “너무 오래 치료를 받지 않으면 완치가 어렵다”며 “드물지만 삼차신경 주위에 뇌종양이 있거나 뇌경색 또는 다발성 경화증 등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초기에 신경외과 전문의와 상담을 한 뒤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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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월대보름 음식 알고 드세요”

    돌아오는 3월 2일은 음력으로 1월 15일인 정월대보름이다. 설날, 단오, 한식, 추석과 함께 우리 민족 5대 명절 중 하나인 정월대보름은 말 그대로 올해 첫(정월) 보름달이 뜨는 날이다. 이날은 한 해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며 오곡밥, 묵은 나물, 견과류를 먹었다. 보리, 쌀(찹쌀), 수수, 팥, 좁쌀 등의 곡물로 지은 오곡밥은 풍년의 상징이다. 찹쌀은 쌀보다 소화가 더 잘된다. 만성위염, 노인 환자에게 좋다. 팥은 사포닌이 풍부하고 칼륨 함량이 많아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낮추는 데 좋다. 박재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팥을 ‘적소두’라 하며 이뇨, 소염(염증 제거) 및 해열 효과가 있어 각기(비타민B 부족으로 나타나는 영양실조 증상), 소갈, 종기, 설사 등에 응용됐다”고 말했다. 그 밖에 수수, 차조 등은 당뇨병 환자와 고혈압 환자에게 좋은 섬유질과 칼륨이 풍부하다. 하지만 곡물마다에도 단점이 있으니 적절히 섞어 먹어야 한다. 이정주 강동경희대병원 영양파트장은 “찹쌀은 혈당을 쉽게 올리므로 당뇨병 환자는 주의하고 차조, 수수 등은 쌀보다 소화율이 낮아 만성위장염 환자 등은 조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월대보름에 먹는 마른 나물은 생채보다 섬유소가 많다. 겨우내 떨어진 장운동력을 향상시켜 고혈압, 심장질환자, 당뇨병 환자들에게 좋다. 단, 당뇨병 환자나 비만인 사람에겐 기름대신 물을 이용해 데쳐서 양념에 무치는 조리법이 좋다. 이 파트장은 “만성위장염 환자는 잎이나 열매 나물 종류(피마자, 가지 등)를 선택하는 게 소화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호두나 땅콩, 잣, 은행 등을 나이만큼 깨먹는 ‘부럼 깨기’는 과거 잘 먹지 못하던 시절 기름지고 영양가 있는 견과류를 먹으며 한 해 동안 부스럼을 앓지 않고 이가 튼튼해지길 비는 의미였다. 실제 견과류는 열량이 높고 각종 영양분을 함유한 보고다. 땅콩과 잣에는 비타민E와 폴리페놀이 풍부해 심혈관질환 예방과 노화 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은행엔 비타민A와 칼륨이 많이 들어 있다. 박 교수는 “한의학에서 ‘백과’라 부르는 은행은 기관지를 좋게 해 천식, 기침, 가래를 치료하며 소변이 잦거나 탁한 것을 다스리며 술독도 풀어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열량이 높아 중성지방이 많거나 비만인 사람은 적당히 먹어야 한다. 또 은행의 경우 청산 배당체가 많아 과잉 섭취하면 소화불량이나 구토가 발생한다. 씨눈을 제거하고 먹거나 기름에 살짝 볶아 먹으면 독성이 줄어든다. 이 밖에 오곡밥에 섞어 먹는 검은콩은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면역력을 높인다. 한의학적으로는 오장을 보강하고 위장을 따뜻하게 하는 성질이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난소화성 섬유소가 많아 장염 환자 등은 과잉 섭취를 피해야 한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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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인헌초교서 석면 검출… 개학 연기

    겨울방학 동안 석면철거 공사를 한 서울 관악구 인헌초등학교 곳곳에서 다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인헌초는 교육청 조사에서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환경단체와 학부모가 주축이 된 재조사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이번 겨울방학 동안 석면철거 공사를 한 학교는 서울 79개교를 포함해 전국 1240곳에 이른다. 이 학교들에서도 여전히 비슷한 문제가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3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낙성대동주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헌초 교내에서 채취한 시료 32건을 분석한 결과 15개 시료에서 1∼4%의 석면이 나왔다”고 밝혔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장은 “이번 조사에서 백석면뿐 아니라 건강에 더욱 치명적인 갈석면과 청석면도 검출됐다”고 말했다. 갈석면과 청석면은 석면 종류 6개 중 가장 독성이 강한 물질로 우리나라는 1997년부터 사용을 금지했다. 인헌초 학부모 50여 명은 이날 방진 마스크를 쓴 채 기자회견장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만나 거세게 항의했다. 방은영 인헌초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교육당국과 (석면철거) 업체는 ‘겨울방학 안에 공사를 끝내야 한다’ ‘자재 교체 및 추가 청소에 쓸 예산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다른 학교는 문제가 없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조 교육감은 “개학을 미루고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학교를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헌초는 재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임시 휴교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이 조사를 의뢰했을 때는 석면 잔재물이 나온 학교가 한 곳도 없었다”며 “인헌초에서 석면이 나온 것은 검사기관마다 시료 채취 방식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절연성과 내연성이 뛰어나 한때 건축자재로 널리 쓰인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입자가 뾰족한 석면은 폐에 들어가면 폐포에 박혀 악성 종양을 만든다. 공사 중 나온 석면 잔재물은 가루 입자 형태라 많은 양의 석면이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흡수될 수 있다.임우선 imsun@donga.com·이미지 기자}

    • 2018-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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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기 내 고발했지만… “꽃뱀” 수군거림에 또 눈물

    “꽃뱀….” 회사 동료들은 A 씨(26) 뒤에서 그렇게 숙덕였다. 회사 동기와 상사 등 3명에게 연이어 성희롱과 성폭행을 당했지만 이를 신고한 A 씨에게 돌아온 것은 왜곡된 소문과 동료들의 싸늘한 시선뿐이었다. A 씨는 ‘한샘 성폭력 피해자’로 잘 알려져 있다. 2016년 입사 연수 도중 동기에게 화장실 몰카를 찍혔다. 입사 사흘 만에 교육담당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도움을 준다며 접근한 인사팀장마저 성적 접촉을 시도했다. A 씨가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회사 내 성폭력을 고발하는 장문의 글을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건 지난해 10월이다. 회사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아무도 그녀 편에 서지 않았다. 회사는 A 씨를 성폭행한 교육담당자 B 씨에게 고작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성적 접촉을 시도한 인사팀장 C 씨는 해고됐지만 ‘혐의’는 횡령이었다. 사내에 신고한 사실이 알려지자 A 씨는 어느덧 ‘남자를 유혹해 돈을 뜯어내려 한 꽃뱀’이 됐다. B 씨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자 악성 소문은 사실로 굳어졌다. 하지만 A 씨가 고소를 취하한 건 B 씨의 시달림을 못 견뎌서다. 그 과정에서 합의금은 1원도 없었다. 회사는 뒤늦게 유급 휴직을 권하고 심리상담사를 소개해주겠다고 했지만 이미 정상적인 회사생활은 불가능했다. 결국 성폭력 피해를 폭로한 지 한 달 만에 사표를 냈다. 그 후 두 달간 집밖에 나가지 못했다.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수군거리는 것만 같았다. 소셜미디어 계정은 모두 삭제했다. 그렇게 창살 없는 감옥에 갇혔다. 검찰에서 시작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폭로가 문화계 등 사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앞서 ‘권력형 성폭력’을 고발한 이들은 여전히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세상을 향해 ‘미투’를 외쳤건만 내부에선 조직을 배신한 가해자 취급을 받기 일쑤다. 지난해 김준기 DB그룹(옛 동부그룹) 전 회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한 여비서는 최근 회사 측으로부터 오히려 공갈미수 혐의로 소송을 당했다. 이러 사례를 지켜보며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들은 적극적으로 항의하기를 포기한다. 실제 2015년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 성희롱 피해자의 78.4%가 ‘참고 넘어간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절반가량이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라고 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직장 내 성희롱은 728건이다. 2013년 370건에 비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728건 중 76.4%에 이르는 556건은 행정종결 처리됐다. 피해자가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합의해 아무런 조치 없이 끝난 것이다. 재판에 넘겨진 것은 단 4건에 불과했다. 과태료 처분을 받은 97건을 합쳐 가해자가 처벌을 받은 건 전체 신고 중 14%도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 성폭력·성희롱 문제를 해결하려면 회사 내에 성폭력 처리제도 및 전담기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이 기구에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내부 입김에서 자유롭게 조사하고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변혜정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은 “‘제 살 깎기’란 쉽지 않다”며 “외부위원들이 최종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전담기구가 실효성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가해자에 대한 확실한 징계와 처벌도 뒷받침돼야 한다. 장다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많은 피해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신고 후 신상공개와 가해자에 대한 미진한 처벌”이라며 “사건 처리기준을 마련한 뒤 가해자의 징계사안에 대해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김하경 whatsup@donga.com·이미지 기자}

    •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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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낙연 총리 “권력 악용한 성폭력 가중처벌”

    정부가 범칙금 처분에 머문 스토킹 행위에 대해 징역 또는 벌금형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또 데이트폭력이 발생하면 가정폭력과 마찬가지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즉각 조치가 이뤄진다. 정부는 22일 이런 내용을 담은 ‘스토킹·데이트폭력 피해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동안 스토킹은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10만 원 이하의 범칙금, 구류 또는 일정 재산을 납부하게 하는 과료형만 내릴 수 있었다. 정부는 스토킹의 정의와 범죄유형을 명확히 하는 스토킹 처벌에 관한 별도의 법을 제정하고, 신고 직후 가해자에게 접근 및 통신 금지 등의 조치를 내릴 수 있는 사건대응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데이트폭력은 양형 단계에서 적정 형량을 선고할 수 있도록 처리 기준을 세운다. 또 가정폭력에 적용하는 임시조치를 ‘혼인생활과 유사한 정도의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동거관계’까지 확대 적용해 데이트폭력 피해자가 가해자의 퇴거 및 접근금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피해자에 대한 상담과 일시보호, 치료 지원도 강화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권력을 이용해 자행하는 성적 폭력이 잇달아 공개되고 있다”며 “권력 앞에서 저항하기 어려운 약자에게 권력을 악용해 폭력을 자행하는 경우는 가중 처벌해야 옳다”고 밝혔다.이미지 image@donga.com·문병기 기자}

    •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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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비 온지 언제인지… 지독한 겨울가뭄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서울에 내린 눈(혹은 비)의 양은 0.5mm에 불과했다. 눈발이 흩날리는 수준이라 우산을 쓰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는 정도다. 2월 내내 제대로 된 눈비가 없었던 셈이다. 서울에서 우산을 쓸 정도의 강수량을 기록한 것은 지난달 22일(3.5mm)이 마지막이었다. 이는 전국적 현상이다. 올 2월 전국 강수량은 2.1mm로 평년(최근 30년 평균 18.7mm) 대비 11.1%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서해안과 일부 영서지역을 제외하고 전국 대부분 지역이 바싹바싹 메말라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18일 전국 주요 도시의 건조특보 지속일수는 부산, 대구, 강원 강릉이 18일로 하루도 빠짐없이 건조특보가 내려졌다. 또 서울 15일, 충북 청주 13일, 대전 10일 등이다. 21일에도 바다와 맞닿은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건조특보가 발효됐다. 특히 이맘때 북동풍의 영향으로 폭설이 내리는 강원 지역은 폭설은커녕 극심한 겨울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올림픽 기간 중 폭설로 경기에 지장을 받을까 우려하기도 한 강릉에는 평년 대비 8.2%의 눈만 내렸다. 올 들어 이달 11일까지 영동지역의 평균 누적 강수량은 3.2mm로 평년(64.1mm) 대비 5%에 불과하다. 강원 지역 중 가뭄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속초다. 속초는 주취수장인 쌍천의 취수량이 공급량보다 낮아져 6일부터 제한급수를 시작했다. 현재 쌍천 취수장의 하루 취수량은 3만1000여 t으로 가뭄 이전 3만8000t에 비해 7000t가량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설 연휴 기간 하루 최대 물 소비량은 3만6500여 t에 달해 극심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 속초시는 20일부터는 25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격일제 급수에 들어간 상태다. 속초시는 급기야 속초소방서와 102기갑여단의 지원을 받아 지하수를 퍼 올려 쌍천 취수장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지만 제한급수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올겨울 한반도가 바짝 마른 것은 지구 온난화와 무관치 않다. 윤익상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올겨울 북쪽에 위치한 차고 건조한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오래 받으면서 춥고 건조한 날이 이어졌고 눈구름도 적게 형성됐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22, 23일 기압골의 영향으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이지만 지역별 편차가 커 전국적인 목마름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22일 밤부터 23일 아침까지 서울 경기 충청 전북 경북 내륙에는 1∼5cm의 눈이, 전남 동부내륙과 경남 북서내륙에는 1cm 내외의 눈이 내릴 예정이다. 중부내륙에는 다소 많은 눈이 내려 쌓이는 곳도 있을 수 있다.이미지 image@donga.com / 속초=이인모 기자}

    •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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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속-풍향 초단위 예보 ‘스키점프 안전맨’

    “누가 뭐래도 제 눈에는 가장 멋지게 날았습니다.” 19일 한국 스키점프 남자팀의 마지막 경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45)은 하루가 지난 20일에도 흥분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였다. 그가 근무하는 평창 겨울올림픽 스키점프 경기장 저지타워(judge tower·심판들이 있는 곳)는 스키점프대 바로 옆에 위치해 선수들의 도약과 활강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 박 예보관은 “더 가까이에서 보려고 추위도 잊은 채 테라스로 나갔다”며 “기록과 관계없이 힘차게 뛰어 멋지게 착지한 우리 선수 모두가 내겐 영웅”이라고 말했다. 한국 스키점프팀은 19일 단체전 1차 성적이 12개팀 중 최하위로 8개팀이 올라가는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홈 단체비행’이라는 꿈을 이뤘다. 올림픽 경기장에서 박 예보관의 공식 직함은 평창 올림픽 스키점프 날씨정보센터(WIC) 예보관이다. 2주간 다른 예보관과 교대로 스키점프의 모든 훈련과 경기 예보를 주관했다. 출발, 도약, 착지 지점에 설치된 3개 관측기가 측정한 값을 토대로 순간 풍속과 풍향 등을 예측하는 일이다. 박 예보관은 “일반적인 날씨예보가 1, 2시간 단위로 이뤄지는 것과 달리 스키점프 경기장 예보는 선수가 경기하는 순간 풍속과 풍향 등을 초, 아니 초초 단위로 쪼개 예보해야 한다”며 “예보관으로서 부담이 상당했다”고 말했다. 선수들과 함께 날씨를 느껴야 하기에 근무 공간의 창문은 늘 활짝 열어 놨다. 말이 저지타워 안이지 종일 실외에서 근무한 셈이다. 해발 800m가 넘는 강원 산지의 찬바람은 내의, 티셔츠, 재킷, 고어텍스, 외투까지 5겹을 껴입고 핫팩 2개를 끼고 있어도 추웠다. 박 예보관은 “그래도 체감온도 영하 20도에서 시속 90km로 달려 100m를 날아가는 선수들에게 비하겠느냐. 내겐 따뜻한 커피와 초코바가 있었다”며 웃었다. 선수들의 안전이 달린 만큼 하루하루 긴장의 연속이었다. 10∼13일에는 평균 풍속 초속 10∼14m, 순간 풍속 최대 18m의 강풍이 불었다. 태풍 수준이었다. 박 예보관은 “바람이 강하게 불면 도약한 선수의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모습이 내 눈에도 선명히 보여 아찔했다”고 말했다. 박 예보관은 22일 노르딕복합(스키점프+크로스컨트리) 결승을 마지막으로 스키점프대를 떠나 스노보드 빅에어 경기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박 예보관은 “영화 ‘국가대표’ 주인공들의 비행을 볼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이제 빅에어에 출전한 한국 선수를 가장 가까이에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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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의 I.O.I(Image Of Issues)] 교내 미세먼지 줄이는 것도 좋지만…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학생들의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학교마다 체육관이 있고 교실마다 공기정화장치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많은 학부모들의 바람일 겁니다. 이번 정부는 그 바람을 정책으로 실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정부는 실내 체육시설이 없는 전국 979개 학교에 2019년까지 체육시설을 짓고 교실마다 공기정화장치도 설치하겠다고 약속했거든요. 고마운 정책입니다. 적잖은 돈이 들어간다는 것만 빼면요. 정부의 계산에 따르면 체육관 하나 설치하는데 18억~20억 원이 든다고 합니다. 979개 학교에 모두 체육관을 지으려면? 단순 계산해도 공기정화장치를 더해 수조 원 넘는 돈이 든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만큼의 ’가성비(비용 대비 효용)‘가 있을까요? 학부모들이 실내시설을 원하는 건 아무래도 고농도 미세먼지 때문이겠죠. 그럼 먼저 우리나라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빈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미세먼지가 심각하다고 하지만 고농도 미세먼지는 생각만큼 자주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2015~2016년 미세먼지(PM10)·초미세먼지(PM2.5) 주의보·경보 발령횟수는 광역지자체당 연평균 2~4회였습니다. 주의보·경보가 발령될 수준은 아니지만 일평균 ’나쁨‘ 수준(㎥당 50μg 초과)을 기록한 날은 지난해 광역지자체 평균 14일입니다. 일반적으로 공기정화장치가 없는 실내라도 외부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10%가량의 차단효과가 있습니다. 실내에서 ’나쁜 미세먼지‘를 들이마시지 않기 위해 공기정화장치를 돌려야 할 날은 연중 열흘 남짓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운동장의 고농도 미세먼지를 피해 체육관을 이용해야 할 날은 20일 정도가 되겠고요. 물론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때마다 체육 일정이 겹치는 건 아닐 테니 실제로는 더 적을 수도 있겠죠. 그렇다면 연중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지 않는 340여 일을 볼까요? 조영민 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지난해 11~12월 두 달간 공기정화장치를 가동하는 35개 초등학교 교실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주중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지 않을 때 미세먼지 저감효과는 최대 40%로 나타났습니다. 언뜻 커 보이지만 사실 바깥 미세먼지 농도가 높지 않아 체감량은 크지 않습니다. ㎥당 15~20μg가 5~10μg이 된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그나마 높은 저감 수치는 스탠드·벽걸이·천정형 공기정화장치와 환기시설 등 여러 개 공기정화장치를 복합적으로 돌렸을 때 나타났다고 합니다. 스탠드형이든 벽걸이든 단일제품만 돌렸을 때는 그 효과가 확 떨어져 저감량이 ㎥당 1~5μg에 불과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뛰고 구르는 체육관에서라면 그 저감 효과는 더 낮겠죠. 이쯤 되면 수조 원이 들어갈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들기 시작합니다. 참고로 노후경유차 폐차, 사업장 미세먼지 관리, 중국발 미세먼지 저감 등을 포함한 지난해 미세먼지 대책 전체 예산이 9000억 원 수준이었답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조만간 교사 내 미세먼지 관리기준을 신설합니다. 당초 계획한 ㎥당 70μg 이하보다 더 강화한 수치를 적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최소한 ’실외 대기환경기준(현재 ㎥당 50μg 이하, 올 상반기 중 35μg 이하로 변경 예정)에 맞추라‘는 여론의 요구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다수가 활동하는 밀폐공간에서는 기준을 맞추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공기정화시설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 많은 돈이 든다는 뜻입니다. 전문가들은 실내 관리기준을 현실에 맞게 정한 뒤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학교 미세먼지 대책을 보다 세밀하게 짜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조 교수는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한다 해도 학교 내 미세먼지 특성을 면밀히 분석해 공간에 맞는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며 “실내외 미세먼지 구성이 지역별, 주변환경별로 다른 만큼 각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일 임영욱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장은 꼭 돈이 많이 들어가는 정책이 아니더라도 교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했습니다. 학교 주변에 소음벽 같은 ’종합보호벽‘을 설치해 도로 미세먼지를 차단한다든가 차량운행이나 공회전을 제한하는 ’스쿨존‘을 지정하고 학교 주변 물청소를 강화하는 방안 등입니다. 임 교수에 따르면 일본 초등학교에서는 건물 입구에 전교생의 신발, 우산 보관소를 두고 교실 바깥에 외투 보관소를 두는 등의 방법으로 외부 미세먼지의 교실 유입을 차단한다고 합니다.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하고 체육관을 짓는 게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 가정에서 공기청정기를 사고 운동기구를 설치할 때도 비용 대비 효용을 꼼꼼히 따집니다. 제품별 사전 조사도 철저하게 합니다. 하물며 국가가 전국 학교에 체육관을 짓고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한다면 더욱 철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요?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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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면 취하려면 침실 온도 18∼23도가 적당

    김종윤 씨(44)의 여섯 살배기 딸은 매일 오후 11시가 넘어야 잠자리에 든다. 아침에는 오전 7시 40분이면 눈을 떠야 한다. 맞벌이 부모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매일 아침 잠에 취한 아이를 억지로 깨워 식탁에 앉힐 때 마음이 괴롭지만 출근 전 유치원 등원 준비를 마치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육아정책연구소가 한국 일본 미국 핀란드 대만 등 5개국 2∼5세 아동 학부모를 조사한 결과 한국 영·유아의 취침 시각은 평균 오후 9시 52분으로 가장 늦었다. 특히 오후 10시 이후 잔다는 영·유아가 절반 이상(58.3%)이었다. 2016년에는 한국 영·유아의 하루 평균 총 수면시간이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서구 국가들에 비해 1시간 8분이나 짧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충분한 수면은 성장기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잠을 제대로 못 잔 아이는 덜 자랄 뿐 아니라 비만이나 성조숙증 등 각종 질환에 걸리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소년의 경우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심하면 행동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수면의학 전문의인 한진규 서울스페셜수면의원 원장은 “연령별 적정 수면시간을 알고 이에 맞춰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한 원장이 권하는 연령별 적정 수면시간은 영·유아의 경우 △0∼2개월 10시간 반∼18시간 △2∼12개월 14∼15시간 △12∼18개월 13∼15시간 △18개월∼3세 12∼14시간 △3∼5세 11∼13시간이다. 어린이(5∼12세)는 10∼11시간, 청소년(13∼19세)은 9시간 15분가량 자야 한다. 하지만 밤늦게까지 일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보다가 늦게 잠드는 사람이 많다. 수면장애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수면학회는 영·유아∼청소년의 20∼30%가량이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수면장애란 수면 중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 이갈이, 수면 이상 행동, 수면 중 대화, 야뇨증 등이다. 잠을 자기 어렵다면 수면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먼저 온도와 습도가 잘 맞아야 한다. 추운 날이라도 집안을 너무 덥게 해놓으면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침실은 18∼23도 사이 약간 선선한 온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겨울과 봄은 건조하므로 가습기를 틀거나 수분을 섭취하면 잠이 잘 올 수 있다. 자기 전에 약간의 탄수화물 식품을 섭취하면 잠이 더 잘 오기도 하지만 많이 먹는 것은 금물이다. 과식은 숙면을 방해한다. 잠이 오지 않는데 누워서 억지로 잠을 청하다 보면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럴 때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가벼운 운동을 한 뒤 다시 잠을 청해 보는 것이 좋다. 성장기 영·유아나 청소년이라면 가급적 오후 10시 전에 잠들어야 한다. 성장호르몬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2시 사이에 가장 활발하게 분비된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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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건물 지붕 ‘훌렁’… 강릉까지 덮친 강풍

    추위에 이어 이제는 강풍이다.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강원 평창, 강릉 일대에 몸을 가누기 힘든 강풍이 불어 경기 진행뿐만 아니라 관전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14일 영동지방에 강풍특보가 발효됐다.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평창에는 풍속 10.1m/s, 순간풍속 11.9m/s의 강풍이 불었다. 강릉도 풍속 8.5m/s, 순간풍속 13.4m/s를 기록했다. 여자 알파인스키 회전 경기는 강풍으로 연기됐다. 오전 10시 15분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1시간 미뤄졌고, 결국 16일에 열린다. 이미 알파인스키는 강풍으로 일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11일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남자 활강 경기가 15일로 밀렸다. 12일 용평 알파인경기장에서 진행하려 했던 여자 대회전도 15일로 조정됐다. 모두 강풍 때문이다. 강릉은 강풍 때문에 시설물이 파손되고, 경기를 보러 온 관중 일부가 돌아가기도 했다. 평창 올림픽 공식 제품을 판매하는 강릉올림픽파크 내의 슈퍼스토어는 지붕이 뜯겨나가 손님들을 대피시키고 한동안 영업을 중지했다. 슈퍼스토어는 천막으로 만든 임시건물이다. 올림픽파크 내에서는 “강풍으로 야외에서 활동은 위험하니 실내로 들어가 주길 바란다”는 안내방송이 계속 나왔다. 올림픽파크 곳곳에 설치된 안내판과 시설물도 쓰러졌다. 취재진을 위해 경기장 부근에 마련된 프레스센터들도 폐쇄됐다. 프레스센터도 모두 천막으로 된 임시건물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대회가 열리기 전과 초반에는 추위가 화제였다면 이제는 강풍으로 경기 일정이 차질을 빚고 관중 안전까지 위협받아 난감하다”고 말했다.강릉=김동욱 creating@donga.com / 이미지 기자}

    • 2018-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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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기상-해양위성 ‘천리안 1호’ 이틀째 먹통

    우리나라가 개발한 최초의 정지궤도위성(지구 자전 속도를 따라 도는 위성)인 ‘천리안 1호’가 이틀 넘게 먹통인 것으로 드러났다. 천리안 1호가 장애를 일으켜 하루 이상 위성영상을 수신하지 못한 것은 2010년 발사 이래 처음이다. 기상청은 현재 일본 측 위성영상을 활용하고 있어 평창 겨울올림픽 날씨 예보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12일 위성을 관제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11일 오전 5시 44분 갑자기 천리안 1호의 메인 컴퓨터가 다운됐다.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면 위성은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에너지를 비축하려고 집열판을 비롯한 본체를 태양 쪽으로 돌리도록 설정돼 있다. 이 때문에 위성 카메라가 태양 쪽을 향하면서 작동을 중단했다. 항우연은 일단 위성에 탑재된 보조컴퓨터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항우연 관계자는 “위성이 고장 난 것이 아니고 전자장비가 오랜 기간 우주 방사선을 맞은 데다 노후해 에러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며 “원인을 파악하는 즉시 천리안 1호의 본체를 다시 돌려 영상을 수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상·해양 위성인 천리안 1호로부터 위성 영상을 받아 날씨 예보에 활용하던 기상청은 일단 대체재로 일본의 위성 영상을 받고 있다. 겨울올림픽 설상 종목은 날씨 변수가 커 예보 정확도가 중요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천리안 1호가 구세대 위성으로 카메라 채널이 5개에 불과한 반면 일본 위성은 16개로 신형 위성”이라며 “예보 정확도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우연은 영상 복구에 최소 하루 이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평창 올림픽이 열리는 중요한 시기에 고장이 나 하필 일본 위성 영상을 빌려 쓴다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0년 6월 발사한 천리안 1호는 수명이 7.8년으로 설계돼 이미 수명이 거의 끝난 상태다. 올해 10월 미세먼지 관측 기능 등을 탑재한 신형 환경위성 천리안 2호가 1호를 대체할 예정이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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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진 석달뒤 최대규모 여진… 포항의 그 공포, 새벽잠 깨웠다

    《 경북 포항에서 지진이 일어난 지 석 달 만인 11일 규모 4.6의 여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서 규모 5.4의 본진이 발생한 직후에 일어난 여진(규모 4.3)보다도 컸다. 이번 지진은 모두가 고요히 잠든 일요일 새벽에 일어났다. 이날 오전 5시 3분 3초경 포항 북구 북서쪽 5km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경북 지역에서 최대 진도 5(거의 모든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정도)의 세기를 기록했다. 2016년 경주 대지진과 달리 한동안 별다른 여진이 없어 제 생활을 찾아가던 포항시민들은 다시금 공포에 휩싸였다. 》  11일 오전 5시 3분 발생한 경북 포항 여진은 규모 4.6으로 그동안 포항에서 발생한 여진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다. 역대 여진을 통틀어도 2006년 9월 12일 경주 지진 일주일 뒤 발생한 규모 4.7 지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여진의 진앙은 지난해 11월 본진보다 남서쪽으로 4.3km 떨어지고 깊이는 9km로 본진보다 2km 더 깊었다. 일요일 새벽에 예기치 않은 지진을 맞이한 포항 주민들은 종일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지난해 지진 피해를 본 140여 가구 300여 명이 3개월째 지내고 있는 흥해실내체육관은 아침부터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새벽녘 동도 트기 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몇 초간 체육관 내 흔들림이 느껴지면서 잠을 자고 있던 이재민들은 놀라서 마당으로 급히 뛰쳐나왔다. 몇몇은 한동안 체육관으로 들어가지 않고 깊은 한숨만 내쉬었다. 한 이재민은 “새벽에 갑자기 진동이 일어나 너무 놀랐다. 일단 피하자는 생각에 아무것도 챙기지 못하고 몸만 나왔다”고 말했다. 지진 강도에 놀란 나머지 의식을 잃은 이재민도 있었다. 체육관 2층에 설치한 텐트에서 생활하는 이모 씨(62·여)는 화장실에 들렀다가 나오는 순간 갑자기 바닥이 심하게 흔들린다는 느낌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이 씨를 응급 조치하고 병원으로 옮기면서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앙과 가까워 피해가 심했던 학성리 망천리 등의 주민들은 승용차를 몰고 한동안 마을을 떠났다가 돌아오기도 했다. 일부는 다시 흥해실내체육관으로 거처를 옮겼다. 포항시에 따르면 11일까지 이재민이 300여 명이었는데 여진 직후 500여 명으로 늘었다. 진앙과 비교적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들도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장흥동 아파트단지에 사는 김모 씨(43)는 “새벽에 간편한 옷차림으로 대피하는 이웃도 많았다”며 “아파트 주민들은 엘리베이터 이용도 자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경북도와 포항시에서 36명이 대피하다 넘어지는 등 경상을 입었고 승강기 멈춤이나 현관문 개폐 불능 등 79건의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이번 지진은 오랜만에 발생한 큰 여진이었기에 주민들을 더욱 공포에 떨게 했다. 본진 이후 규모 2.0 이상의 여진이 190회 이상 이어졌던 경주 지진과 달리 포항 지진의 여진은 총 91회 중 대부분이 지난해 11, 12월에 몰렸고 지난달 1일 규모 2.0의 여진이 발생한 후 한 달 이상 여진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달 2일부터 갑자기 10여 차례 여진이 이어지며 불안이 커지긴 했지만 모두 규모 2.0대의 지진이었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분석관은 “경주 지진의 경우 여진이 꾸준히 나타나면서 본진이 발생시킨 응력을 해소했지만 포항은 그렇지 못해 응력이 모이면서 한 번에 큰 규모의 여진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날 지진을 포항 여진이 아닌 별개 지진일 수 있다고 밝혔지만 기상청은 “그동안의 포항 여진 분포를 볼 때 그 범위 안에 있다”며 부인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도 “포항 지진이 인근 다른 단층의 지진을 유발할 수 있지만 이번 지진은 포항 지진과 같은 단층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지진의 최대 진도(상대적 강도)는 5(경북)로 분석됐다. 몸이 흔들리고 탁자 위 물건이 떨어지며 부실한 건물의 경우 일부 손상을 입는 정도의 세기다. 강원지역도 진도 2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면서 한때 올림픽 개최 지역에 영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 관계자는 “지진에 대비해 대부분의 경기장은 규모 6.0까지 견디는 내진설계를 완비했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이날 오전 6시 재난안전본부를 가동하고 부서별 현장 점검을 했다. 또 지난해 지진 이후 실시한 건물안전진단을 믿지 못하겠다는 민원에 따라 당시 C, D등급을 받은 건축물을 대상으로 긴급 안전 점검도 진행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 / 포항=장영훈 기자}

    • 2018-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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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현백, 교수시절 성추행 대처소홀 논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65·사진)이 성균관대 교수 재직 시절 교내 성추행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 장관을 해임하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남정숙 전 성균관대 교수(56·여·현 인터컬쳐 대표)는 지난달 31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2015년 성균관대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다른 교수에게 당한 성추행 문제를 상담하려고 정현백 당시 사학과 교수를 찾았지만 “둘이 애인 사이냐”, “학교 망신인데 덮고 가라”는 등의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남 전 교수는 1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의 소개로 성균관대 지회의 유일한 여성 회원인 정 교수를 만난 것인데, 너무 황당한 말을 듣고 민교협에 항의했으며 민교협 측의 사과를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남 전 교수와 통화했다는 민교협 관계자는 “지회 교수님의 행동에 대해 즉각 사과했고 성균관대에는 성추행 사건을 잘 조치해 달라는 민교협 차원의 항의공문도 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장관에게) 발언 내용을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외부 여성단체나 변호사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했을 뿐 막말을 한 적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정 장관은 11일 “당시 학교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끼어드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남 전 교수는 2015년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학교 측은 당시 성추행을 한 교수에게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비정규직 교원이었던 남 전 교수는 임용 계약이 연장되지 않아 퇴교했다. 법원은 지난달 30일 성추행 사실을 인정해 가해자가 남 전 교수에게 정신적 손해배상금 7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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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 씻기로 노로바이러스 예방을…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강원 평창의 한 청소년수련원에서 시작된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철 식중독의 주원인. 바이러스가 냉동·냉장 상태 음식에서도 수년간 살아있고 회복 후에도 2주 내 재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위장관염’은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돼있다. 리본 형태의 RNA바이러스인 노로바이러스가 체내로 들어오면 소화기관인 소장의 미세융모를 손상시켜 흡수장애를 일으킨다. 잠복기인 10∼50시간 뒤 복통과 함께 묽은 설사와 구토 증상이 나타나며 2∼3일간 발열, 오한, 탈수, 호흡기 증상이 이어진다. 심하면 탈수증세로 수액을 맞기도 하는데 대부분 며칠 앓다가 자연히 회복돼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적다. 하지만 어린아이들과 같이 단체 생활을 하는 노약자는 쉽게 감염될 수 있고 앓는 동안 전신이 쇠약해질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손을 자주 잘 씻는 게 중요하다. 노로바이러스가 대부분 감염된 사람의 체액이나 분변이 입을 통해 유입될 때 전염되기 때문이다.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고 앞뒤, 손가락 사이사이를 빠짐없이 씻도록 한다. 특히 음식을 조리하기 전, 배변 전후, 설사가 있는 사람을 간호한 경우, 외출 직후, 아기 수유하기 전, 기저귀 교체 전후에는 손을 더욱 깨끗이 씻어야 한다. 식재료를 취급하는 과정에서 전염될 수도 있으므로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는다. 노로바이러스는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사멸한다. 음식뿐 아니라 칼, 도마 등 요리도구도 사용한 뒤 뜨거운 물에 소독하면 좋다. 채소와 과일을 날것으로 먹을 때는 깨끗한 물에 씻고 가급적 껍질을 벗겨 먹는다. 물도 가급적 끓여 마신다. 질병관리본부는 “설사 증상이 나타난다면 다른 사람들의 감염을 막기 위해 조리를 하지 않아야 한다. 조리종사자, 보육·요양시설 종사자, 간호·간병·의료 종사자들은 특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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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기경보, 7초로 줄인다더니… 7분뒤에야 재난문자

    11일 발생한 ‘포항 여진’에 사람들이 놀란 건 지진의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정부의 긴급재난문자 발송이 무려 7분이나 늦은 영향도 있었다. 자동 송출 시스템의 방화벽이 갑자기 작동하면서 문자 발송이 아예 차단된 탓이다. 이날 국민들이 휴대전화로 긴급재난문자를 받은 건 오전 5시 10분. 지진 발생 후 7분이 지난 때다. 행정안전부와 기상청에 따르면 2016년 9·12 경주 지진 후 기상청이 긴급재난문자를 통보하면 행안부 송출시스템을 통해 대상 지역에 발송된다. 규모 4.6의 여진이 발생한 이날 기상청 관측과 통보에는 이상이 없었다. 오전 5시 3분 기상청은 최초로 규모 4.7의 지진을 관측했다. 1분 후 ‘지진속보’가 행안부에 자동 전송됐다. 지진속보는 지진파인 P파와 S파 중 먼저 발생한 P파를 감지한 결과다. 정상이라면 곧바로 행안부 송출시스템을 통해 전국에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된다. 그러나 자동 송출은 이뤄지지 않았다. 매뉴얼상 자동 송출이 2분간 지연되면 즉각 수동 송출로 전환한다. 당시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던 행안부 상황 담당자는 매뉴얼에 따라 2분 후 수동 송출을 준비했다. 오전 5시 8분 기상청에서 두 번째 지진자료가 전송됐다. 규모 4.6의 ‘지진 정보’였다. 실제 흔들림(S파)을 분석해 앞선 지진속보를 수정 보완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자동 송출은 되지 않았다. 긴급재난문자 발송 전 두 건의 지진 관측 자료가 잇달아 접수되자 행안부는 기상청을 상대로 확인에 나섰다. 같은 지진인지, 아니면 각각 다른 지진이 연이어 발생한 것인지를 점검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 7분이 지나서야 수동으로 긴급재난문자가 송출됐다. 조사 결과 기상청 자료가 행안부 송출시스템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방화벽에 차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행안부는 방화벽이 갑자기 작동한 이유를 파악 중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보안기능 자동 업데이트 여부 등 여러 가능성을 확인 중이다. 방화벽을 해제한 뒤에는 정상 작동 중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기상청은 올해 업무보고에서 조기경보에 걸리는 시간을 7초까지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긴급재난문자 송출을 기상청으로 일원화하는 시스템이 지난해 12월 개발됐다. 현재 이동통신사와 시험 운용 중으로 올 상반기에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이미지 기자}

    • 2018-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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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활용땐 ‘10시 출근-3시 퇴근’도 가능

    “병설유치원 떨어져 사립에 보냈는데 초등돌봄교실까지 떨어지면 이제 정말 ‘학원 뺑뺑이’밖에 답이 없어요.”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윤모 씨(37·여)는 다가올 3월이 두렵기만 하다. 첫째 아들이 입학할 초등학교의 방과 후 돌봄교실 정원이 1∼3학년을 통틀어 50명에 불과해서다. 가계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우선권이 있어 맞벌이인 윤 씨의 아이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윤 씨는 “학원 뺑뺑이를 하지 않으려면 반나절 돌보미를 써야 하는데 이렇게까지 하면서 직장을 다니는 게 맞나 싶다”고 말했다. 6일 정부가 발표한 초등학교 1학년 대상 돌봄 대책 활성화 방안은 윤 씨처럼 경력단절 위기에 놓인 여성들을 보호하려는 조치다. 우리나라 여성 근로자는 자녀 돌봄 주기에 맞춰 크게 세 번 위기를 맞는다. △0∼3세의 초기 돌봄 △초등학교 저학년 돌봄 △고교 입시 돌봄이 그것이다. 이 중 초등학교 저학년 돌봄 시기 경력단절이 갈수록 늘고 있다. 통계청의 자녀 연령별 경력단절 여성 조사에 따르면 2016∼2017년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의 경력단절은 103만2000명에서 96만3000명으로 줄었지만 초등학생 자녀를 둔 경우 33만 명에서 33만2000명으로 늘었다. 여성의 경력단절은 출산과 육아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져 저출산을 심화시킨다. 지금까지 출산이나 영유아 자녀 육아에 대한 지원책은 강화됐지만 학령기 자녀 돌봄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정부는 초등학교 돌봄교실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한 뒤 학교 여건에 따라 돌봄교실 수용 인원을 늘리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돌봄교실 수요 파악 시기는 과거 3월 한 달에서 2, 3월 두 달로 늘려 돌봄이 필요한 맞벌이와 한부모 및 저소득가정 학생 현황을 정밀하게 파악할 예정이다. 기존에 주로 저소득층 아동들이 이용한 지역아동센터는 소득과 무관하게 더 많은 초등학생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입소 조건을 바꿀 계획이다. 현재는 취약계층 아동 90%, 소득 무관 아동 10% 비율로 운영되지만 앞으로는 소득 무관 아동 비율이 20%로 늘어난다. 한 가정에서 다른 가정의 아동 2, 3명을 함께 돌보는 아이돌봄서비스 사업도 시범 실시한다. 지금까지 아이돌보미 제도는 돌보미 한 명이 한 가정의 아동(형제일 경우 2명 이상)을 돌보는 일대일로 운영됐다. 이 경우 비용 부담이 클 뿐 아니라 인력 수급에도 한계가 있었다. 돌보미 1명이 다른 가정 자녀 2명 이상을 돌본다면 1인당 본인 부담금이 시간당 7800원에서 5200∼5850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부모들이 자녀를 같이 돌보는 ‘육아 품앗이’인 공동육아나눔터는 기존에 비맞벌이 가정 중심에서 돌봄 수요가 높은 맞벌이 가정도 이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맞벌이 가정 아동이 돌봄을 원할 경우 기존 공동육아나눔터 모임과 연계해주는 방식이다. 1 대 2, 3 돌봄서비스와 공동육아나눔터는 지역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날 정부는 돌봄 공백을 메우는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운용 방안이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예를 들어 돌봄교실 수요 조사 뒤 어떻게 수용 인원을 늘릴지를 두고 교육부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했다. 1 대 2, 3 돌봄서비스나 공동육아나눔터의 경우 지역사회와 교류가 없는 맞벌이 가정에는 ‘그림의 떡’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이미지 image@donga.com·김윤종 기자}

    • 2018-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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