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일본 집권여당인 자민당의 비자금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60여 년에 걸쳐 사실상 1당 지위를 유지해 온 자민당 독주와 파벌정치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자민당 총재가 곧 내각총리를 맡는 구조에서 당내 유력 정치인은 총재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파벌을 활용해 왔고, 경쟁적으로 파벌을 키우기 위해 금권정치를 벌이는 악습을 이어왔다는 것이다. 1988년 일본을 뒤흔든 ‘리크루트 사건’은 자민당 파벌 보스가 연루된 일본의 대표적인 대형 부패 스캔들이다. 일본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리크루트가 자민당 실세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뇌물로 준 사실이 도쿄지검 특수부의 수사로 드러났다. 이 사건의 여파로 이듬해 다케시타 노보루 총리가 이끌던 내각은 총사퇴하고 막후 실력자였던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도 자민당을 탈당했다. 1955년 창당 이래 1당 체제를 구축한 자민당이 1993년 총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야당으로 전락한 것도 이때다. 일각에서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자민당 비자금 조성 사건이 ‘21세기판 리크루트 사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92년에는 정부의 각종 인허가가 필요한 택배업체 사가와규빈이 자민당 유력 파벌인 헤이세이연구회(현 모테기파) 소속으로 부총리를 지낸 실력자 가네마루 신 의원에게 5억 엔(약 46억 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파벌에 의한 정치자금 조달 제한, 각료의 파벌 불참 조치가 이어지면서 한때 변화의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2년 집권하면서 세이와정책연구회(아베파)가 자민당 내 최대 파벌로 떠올랐고, 이후 파벌 구조는 지속적으로 공고화됐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앞으로 중국에서 ‘중국 경제 위기’ 관련 발언을 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중국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가 중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언급에 대해 “중국 경제가 쇠퇴할 것이라는 ‘인지적 함정’에 빠뜨리려는 시도를 단속하고 처벌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16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국가안전부는 전날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을 통해 “오늘날 경제 분야는 국가 간 경쟁의 중요한 전장(戰場)이 되고 있다. 이 전장에서 중국 경제를 쇠퇴시키려는 ‘말의 흉계’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 안전을 위협하는 이 같은 범죄 행위를 단호히 단속하고 처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안전부의 이 같은 발표는 1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국공산당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경제 선전과 여론 지도를 강화하고 ‘중국 경제 광명론(光明論)’을 강조해야 한다”는 방침이 내년도 정책 계획에 포함된 것에 따른 움직임으로 보인다. 국가안전부는 “중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를 지속적으로 공격해 중국을 전략적으로 포위하고 탄압하려는 시도”라면서 “이 같은 시도를 하는 자들은 중국이 외국 자본을 배척한다거나 민영기업을 탄압한다는 등의 날조된 이야기를 퍼뜨려 이른바 ‘중국 위협론’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중국 내 최고 금융전문가로 꼽히는 류지펑(劉紀鵬) 정법대 자본금융연구원장의 웨이보(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계정이 최근 삭제됐다. 그가 중국 자본시장의 병폐를 비판하며 투자를 만류하는 글을 올린 직후 계정이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유대인을 학살하자’고 주장한 학생을 징계할 것이냐는 미국 의회 청문회 질문에 답변을 유보해 반(反)유대주의 옹호 논란에 휩싸인 미 동부 아이비리그 명문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총장이 자진 사임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 이후 미 주요 대학 내 이른바 진보적 학생들의 반유대주의 주장에 대한 주류사회의 반발이 거세다. 9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매길 유펜 총장(사진)은 이날 “학교의 중요한 사명을 발전시키기 위해 교수진, 학생, 직원, 졸업생 및 지역사회 구성원과 협력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면서 사직서를 제출했다. 앞서 매길 총장은 5일 대학 내 친팔레스타인 시위 및 반유대주의 확산 관련 미 하원 교육노동위원회 청문회에서 ‘유대인을 학살하자’는 일부 학생의 과격한 주장이 대학 윤리 규범 위반이 아니냐는 질의를 받았다. 그는 “그런 위협이 (말뿐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옮겨진다면 괴롭힘이 될 수 있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이어 ‘유대인 제노사이드(인종 대량학살)를 부추기는 게 유펜 행동 강령에 위배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상황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후 매길 총장의 답변이 반유대주의를 옹호했다는 비판이 교내외에서 이어졌고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유펜 온라인 청원에 2만6000명 이상 서명했다. 유펜 거액 후원자 로스 스티븐스 스톤리지자산운용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1억 달러(약 1300억 원) 기부를 철회하면서 총장이 교체되면 결정을 재고하겠다고 사퇴를 압박했다. 매길 총장은 6일 “유대인 학살 주장이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끔찍한 폭력을 촉구하는 것이라는 반박할 수 없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야 했다”며 사과문을 냈지만 논란 4일 만에 물러났다. 당시 청문회에서 같은 질문에 매길 총장과 비슷한 원론적 답변을 한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 샐리 콘블루스 매사추세츠공대(MIT) 총장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올해 10월 자신이 속한 미국 공화당 내 강경파 주도로 역사상 처음으로 하원의장에서 해임됐던 케빈 매카시 전 의장(58·사진)이 이달 말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워싱턴을 떠나며 “워싱턴(미 의회)이 손을 댈수록 미국이 더 나빠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매카시 전 의장은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국가에 봉사하기 위해 연말에 하원을 떠나기로 결심했다”며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내리 9선을 했으며, 의원 임기가 2025년 1월까지지만 이보다 훨씬 앞서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매카시 전 의장은 중소기업을 경영했던 자신의 이력을 밝히며 “기업가들과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려는 이들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정치를 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이어 “워싱턴이 더 많은 일을 할수록 미국은 더 나빠지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며 “국민들이 직면한 문제는 입법보다는 혁신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더 크다”라고 좌절한 배경을 털어놨다. 또 “차세대 지도자가 될 인재를 모집하고 지원하는 일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새 세대의 보수 지도자’를 뜻하는 ‘영 건(Young Guns)’ 세대의 종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010년 폴 라이언 전 하원의장, 에릭 캔터 전 공화당 원내대표와 공동 집필한 저서 ‘영 건’을 통해 당시 공화당 지도자들을 ‘원칙을 저버린 사람들’이라고 비판하며 주목을 받았고, 이들과 함께 공화당 신(新)주류로 떠올랐다. 그러나 앞선 두 사람 모두 강경파와의 갈등 속에서 정계를 은퇴한 데 이어 매카시 전 의장도 같은 길을 걷게 됐다. NYT는 “지난 10년간 이들은 모두 극우 세력에 의해 서서히 밀려났다”고 분석했다. 매카시 전 의장이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공화당(219석)은 하원에서의 과반 지위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민주당(213석)과의 의석수가 6석 차로 줄면서 당내에서 2표만 이탈해도 법안을 처리할 수 없게 됐다. 이로 인해 표결 시 공화당 강경파의 입김이 더욱 세지고, 하원의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저는 여의도의 문법도, 셈법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누구에게도 빚진 것 없고, 어떠한 패거리도 없습니다. (중략) 저처럼 여의도 정치 전혀 모르고 발 디뎌본 적도 없는 사람이 정부를 맡는 것 자체가 정치교체 아닙니까.”검사 출신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 과정에서 여의도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을 내세워 정치교체를 약속했습니다. 후보 시절 한 예능 방송에 출연해서는 정치 경험 부족에 대해 “나는 어려움이 생겨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며 “어떤 새로운 일이라도 성공시키는 건 자신 있다”고 말했습니다.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내로남불식 국정운영에 지친 많은 유권자들은 초보 정치인을 과감하게 선택했습니다. 살아 있는 권력에 맞서며 공정과 상식을 내세웠던 윤 대통령에게 기대를 걸었던 것입니다. 이제 다음 달이면 윤 대통령의 임기도 3분의 1을 지나게 됩니다. 집권 3년 차인 내년에는 현 정부의 중간고사 성격을 가진 총선이 치러집니다. 윤 대통령이 유권자에게 했던 약속에 대한 평가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 여의도식 소통 문법 거부한 尹 대통령윤 대통령은 26년 간 검사로 일한 만큼 대선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전광석화 같은 추진력을 강조했습니다. 효율적인 일 처리를 위해 보안을 중시하고 수직적 체계를 갖춘 검찰식 문화를 선호했습니다. 반면 여의도식 정치는 기질적으로 싫어했습니다. 말로 이슈를 선점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인보다는 입이 무겁고 자기 일을 묵묵히 하는 사람을 가까이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대통령선거대책본부의 주요 보직 인사 중에는 검찰, 경찰 출신이 유독 많습니다.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선거 캠프임에도 보안과 근무 기강을 강조했습니다. 일부러 여의도에서 멀리 떨어진 광화문에 초기 캠프를 꾸렸고, 선대본부 상황실에서는 종종 캠프 실무자들의 근무 태도를 점검하기도 했습니다. 기존 선거 캠프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었습니다. 이러한 수직적인 리더십은 선거 과정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빛을 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 위기 때마다 이준석 대표와의 극적 화해, 유튜브 쇼츠·페이스북 단문 메시지 활용, 빠른 사과 등을 통해 반전을 이뤄냈습니다.하지만 집권 후에는 이러한 조직문화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119 대 29’ 대패로 끝난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득표 상황을 제대로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선거 막판 사우디아라비아가 우리나라보다 돈을 10배로 쓴다는 소문과 함께 국정원, 외교부, 심지어 대통령실 내부에도 ‘도저히 뒤집을 수 없는 판세’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윤 대통령에게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주력 사업에 대해 실패를 예견하며 심기를 건드릴 수 없었던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발생해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실 특정 참모의 책임을 묻는다고 해결될 일도 아닙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듣기보다는 말하는 걸 좋아하는 유형이다 보니 직언하기 더욱 어렵다”고 했습니다. 대통령 통치 스타일이 문제의 원인이 아니었는지 차분히 살펴볼 시점입니다. 0선의 윤 대통령은 정치적으로는 반(反) 여의도 성향에 가까운 언행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로 싫더라도 만나서 치열하게 협상하면서 양보와 협치를 하는 것이 의회 정치의 본질입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여소야대 국면임에도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을 꺼리고 있습니다. 그간 이 대표가 여덟 차례에 걸쳐 영수회담을 제의했지만 이를 모두 거절했습니다. 아무리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피의자 신분의 대표이더라도 그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정국은 꼬일 대로 꼬이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이준석 전 대표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여러 가지 혐의로 기소돼 있는데, 그가 다시 미국 대통령이 되면 안 만날 건가”라고 꼬집었습니다. 민주당은 틈만 나면 국무위원 탄핵안을 발의하고, 법안 강행 처리를 시도하면서 의회 내 힘자랑을 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역시 힘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야당이 법안을 대거 강행 처리하는 것도, 대통령이 사안마다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도 ‘0선 대통령’과 ‘0.5선 제1야당 대표’ 시대가 낳은 K정치의 신(新)풍경입니다. ● 아쉽게 끝나버린 0선 새정치 실험물론 정치권 경험이 없는 윤 대통령이 취임 후 기성 정치 문법을 깨고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들어 간 사례도 있었습니다.윤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기자들과의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인수위 시절부터 당선자와 현장 기자들 간 자유로운 소통이 이뤄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하면서 기자실을 같은 건물에 만들고 도어스테핑을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도어스테핑은 용산 시대를 상징하는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과의 충돌 이후 잠정 중단됐고, 지난해 11월 총 61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상태입니다. 올해에는 신년, 취임 1주년 기자회견마저 열리지 않아 국내 언론 기자들은 이제 윤 대통령에게 질문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대신 윤 대통령은 일본 요미우리 신문, 미국 워싱턴포스트,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 로이터통신 등 해외 언론사와의 인터뷰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 추진 방침을 밝혔습니다. 3대 개혁은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이지만 이해당사자의 반발이 커 표 계산에 빠른 여의도 정치에서는 회피하는 의제입니다. 여의도 카르텔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윤 대통령이 용기 있는 도전에 나서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한 해가 저물어가는 지금까지 3대 개혁 중 어느 분야에서도 행동으로 보여준 게 없습니다. 여권에서는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 벽에 가로막혀 국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안 되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윤 대통령이 야당 설득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과연 개혁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0선 지도자’ 돌풍은 전 세계적 현상정치 경험이 없는 이들이 지도자가 되는 것은 비단 K정치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0선 지도자 돌풍이 일고 있습니다. 정치 경험이 없어도 성공적으로 국가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해외 지도자가 입증하고 있습니다.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45)은 2015년 자신이 제작과 주연을 맡은 드라마 ‘국민의 종’을 통해 단숨에 국민적 스타가 됐습니다. 드라마에서 부패 정치인을 몰아내는 대통령 역할을 맡았던 그는 2019년 5월 대선에서 73% 지지를 받으며 눈 깜짝할 새 현실에서 대통령이 됐습니다. 당선 초기 국제사회가 그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봤습니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가를 지키겠다면서 전투복을 입고 국내외를 돌면서 몸을 사리지 않는 리더십을 보여줬습니다. 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도 국민을 결집하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미 시사 주간지 타임은 젤렌스키에 대해 “찰리 채플린이 윈스턴 처칠로 변모한 것 같다”고 평가했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그를 유럽에서 가장 매력적인(Rizz) 정치인으로 꼽았습니다.국민적 저항을 뚫고 연금 개혁을 완수한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46)도 의회 경험이 없었습니다. 30대의 나이로 경제 장관을 역임했던 그는 좌우가 극한 대립하는 정치 현실에 절망했습니다. 스스로 좌파도 우파도 아닌 자유주의자로 규정하면서 청년과 함께 사회운동 단체 ‘앙 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를 이끌고 정치 세력화에 나섰고 대선에서 승리했습니다.그는 좌우 한쪽 진영이 아닌 중도파 유권자의 지지를 정치적 기반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이념과 진영을 떠나 국가적 의제에 자신의 정치적 승부수를 걸 때가 많습니다. 연금 개혁에 대한 국민적 저항은 컸지만 그는 지금도 아랑곳하지 않고 노동, 의료 개혁에 거침없이 나서고 있습니다.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2030 엑스포 유치 실패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내각 인사 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임기 3분의 1을 지나는 시점에서 새 얼굴로 윤석열 정부 2기가 구성되는 모습입니다. 그의 2기는 어떨까요. 윤 대통령이 잘 모르는 인사들이 깜짝 발탁되고 여성 장관 비중이 높아진 점은 긍정적입니다. 다만 국민권익위원장에 임명한 ‘존경하는 검찰 선배’를 5개월만에 방송통신위원장에 앉힐 정도로 검찰 출신을 중용하는 모습에서 인사를 통한 변화의 메시지는 흐려진 상태입니다. 이제 곧 윤 대통령도 집권 3년 차에 접어들면서 더 이상 정치 신인이라는 보호막 뒤에 숨을 수 없게 됐습니다. 기득권 정치에 물들지 않겠다고, 성과 하나만은 자신 있다던 윤 대통령이 집권 2기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요. 그가 0선 정치인의 한계를 뚫고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한국 정치의 수준은 왜 나아지지 않는가?’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대통령, 국회의원 선거를 각각 두 번씩 취재하며 가진 의문에 대해 해외 정치와 비교하면서 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empty@donga.com으로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미국 조지아주에서 첫 한국계 시장이 탄생했다. 5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브룩헤이븐시 시장 결선 투표에서 한국계 존 박(박현종·49·사진) 전 시의원이 3564표(58.6%)를 얻어 2520표(41.4%)를 득표한 로런 키퍼 후보에게 승리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한국어로 “너무 기뻐서 말을 못 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영어로 “이민 1세대로서 조지아주 최초의 아시아계, 한국계 시장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박 당선인은 2세 때 개신교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갔다. 에머리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고이주에타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딴 뒤 IBM에 입사했다. 이후 방위산업체 노스롭그루먼으로 옮겨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의 계약 업무 등을 맡았다. 2014년 보궐선거로 브룩헤이븐 시의원이 된 이후 9년간 3선을 했다. 2017년 6월 시 공원에 미국에서 세 번째로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브룩헤이븐은 인구 구성이 백인 59%, 히스패닉 및 라틴계 21%, 흑인 12%, 아시아계 8%로 아시아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조지아주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생산 공장을 짓고 있고, SK온과 합작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등 한국 기업과도 친숙한 곳이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미국 조지아주에서 첫 한국계 시장이 탄생했다. 5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브룩헤이븐시 시장 결선 투표에서 한국계 존 박(한국명 박현종) 전 시의원이 3564표(58.6%)를 얻어 2520표(41.4%)를 득표한 로렌 키퍼 후보에개 승리했다.박 당선인은 이날 한국어로 “너무 기뻐서 말을 못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영어로 “이민 1세대로서 조지아주 최초의 아시아계, 한국계 시장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한국에서 태어난 박 당선인은 2세 때 개신교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갔다. 에모리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고이주에타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딴 뒤 IBM에 입사했다. 이후 방위산업체 노스롭그루먼으로 옮겨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의 계약 업무 등을 맡았다.2014년 보궐선거로 처음 브룩헤이븐 시의원이 된 이후 9년간 3선을 했다. 2017년 6월 시 공원에 미국에서 세 번째로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브룩헤이븐은 인구 구성이 백인 59%, 히스패닉 및 라틴계 21%, 흑인 12%, 아시아계 8%로 아시아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조지아주는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생산 공장을 짓고 있고, SK온과 합작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등 한국 기업과도 친숙한 곳이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싱가포르의 초등학교 교사 에드먼드 리 씨는 수학 수업 시간에 정부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학생들은 각자 제공된 노트북을 통해 ‘AI 기반 적응형 학습 시스템’으로 불리는 프로그램에 접속한다. 학습이 시작되면 문제가 제시된다. 이 질문에 정답을 입력하면 어려운 문제가 이어지고, 틀리면 좀 더 쉬운 문제가 주어진다. 리 씨는 이렇게 AI가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수업 난이도를 조정한다. 그는 “과거엔 학생들이 잘 따라오는지 일일이 직접 확인해야 했는데 이젠 짧은 시간에 학생 간 격차를 파악하고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더 효율적으로 가르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는 싱가포르가 올 6월 초등학교 5학년부터 수학 수업에 AI 머신러닝을 활용한 맞춤형 학습을 전면 도입하면서 생긴 변화다. 2019년 AI 활용 확대를 위한 ‘국가 AI 전략(NAIS)’을 내놓을 때 구상했던 일이다. 싱가포르는 4일 ‘AI 허브’를 노리며 인재 양성 및 유치에 초점을 맞춘 5개년 계획 ‘NAIS 2.0’을 발표했다. AI 경쟁력이 곧 인재 확보에 달렸다고 본 것이다. ● “인구 363명 중 1명꼴 AI 전문가로” AI를 활용한 맞춤형 교육은 2019년부터 추진한 싱가포르의 AI 인재 양성 정책 중 하나다.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AI를 활용해 공부하는 데 익숙해지면 초중고교 과정을 거치며 AI 관련 진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판단에서다. AI 인재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2019년 NAIS 추진의 결과로 AI 연구개발(R&D)팀 150개가 설립됐고, AI 스타트업 900개가 탄생했다고 이날 성과도 자랑했다. 싱가포르는 이번 NAIS 2.0에서 AI 전문가 확보 경쟁에 주안점을 뒀다. 목표로 국내 인재 양성 및 해외 유치를 통해 향후 5년간 AI 전문가 수를 현행 4370명에서 1만5000명으로 늘리겠다고 제시했다. 싱가포르 인구(545만 명)를 고려하면 363명 중 1명꼴이다. 로런스 웡 싱가포르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이날 NAIS 2.0 발표 자리에서 “데이터, 머신러닝 과학자 및 엔지니어 인재풀을 확보하겠다”며 “이들이 AI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AI 전문가 영입을 위해 지역사회 정착을 돕는 전담팀도 구성하기로 했다. 지난달 20일 한국경제인협회가 AI 전문 연구기관 엘리먼트의 ‘2020 글로벌 AI 인재보고’를 인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AI 전문가 수는 4370명으로 조사 대상 30개국 중 15위를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 한국은 22위(2551명)에 그쳤다. 인구수 대비로 환산하면 싱가포르의 AI 전문가는 한국보다 16배가량 많다. 여기에 기껏 키운 고급 AI 인재마저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AI 인재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영국 인도 UAE 등도 ‘인재 선점’ 경쟁 AI 인재 선점을 위한 각국 정부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영국은 2021년 ‘국가 AI 전략’ 10년 로드맵을 발표하며 AI 선두 기업을 적극 유치했다. 그 결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향후 3년간 영국에 25억 파운드(약 4조1500억 원)를 투자해 AI 인력 100만 명 이상을 훈련시키기로 했다. 오픈AI도 첫 해외 지사를 6월 영국 수도 런던에 열었다. 영국은 AI 전공자를 대상으로 1억1800만 파운드(약 2000억 원) 규모의 장학금도 신설했다. ‘중동의 AI 허브’ 지위를 노리는 아랍에미리트(UAE)는 2017년부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 2019년 국립 AI 대학원(MBZUAI)을 설립했다. 인도 역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AI 전문 인재를 많이 보유한 강국이다. 인도 소프트웨어산업협회(NASSCOM)는 2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AI 관련 인력이 내년 말에는 1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추산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미국 하원이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과정에서 학력과 경력을 속인 것은 물론이고 선거자금을 유용한 공화당 조지 산토스 의원(35·뉴욕·사진)을 제명했다. 그는 올 5월과 11월에도 제명 위기에 처했지만 야당 공화당의 비호로 간신히 의원직을 지켰다. 그러나 비리 의혹이 속속 터져나오면서 공화당조차 등을 돌렸다. 1789년 미 의회 출범 후 여섯 번째 제명이다. 이날 하원은 본회의 투표를 통해 산토스 전 의원의 제명안을 찬성 311표, 반대 114표로 가결했다. 산토스 의원이 속한 공화당에서도 의원 221명 가운데 약 100명이 찬성하며 가결에 필요한 재적 의원 434명의 3분의 2(290명 이상) 규정을 충족시켰다. 집권 민주당 의원은 대부분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토스 의원은 표결 전날 동료 의원들에게 “당신들도 나처럼 퇴출될 수 있으니 선례는 남기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사실상 협박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 그럼에도 가결이 선언되자 “의회는 지옥에나 가라”는 혼잣말을 남기고 본회의장을 떠났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브라질계 이민자 2세이자 성소수자라고 밝힌 그는 유세 과정에서 뉴욕대 경영전문대학원(MBA)을 졸업한 후 골드만삭스와 씨티은행에서 일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자신이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라고 주장해 민주당 텃밭인 뉴욕에서 공화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직후 NYT 등의 추적 보도로 그의 학력과 경력은 물론이고 내세웠던 성 정체성도 거짓임이 드러났다. 올 5월에는 사기, 돈세탁, 공금 절도 등 23개에 달하는 혐의로 체포됐다 보석으로 풀려났다. 특히 지난달 16일 그가 선거자금으로 명품 옷을 사고, 은행 빚을 갚았으며 보톡스 시술까지 받았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하원 윤리위원회의 조사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당내 여론까지 급격히 악화됐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강대국 간 긴장 완화를 통해 ‘냉전의 열전화’를 막았던 미국 외교의 ‘살아 있는 전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100세. 헨리 키신저 협회는 이날 “키신저 전 장관이 코네티컷주(州)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키신저 전 장관은 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 핑퐁외교를 통해 ‘죽(竹)의 장막’으로 가려져 있던 중국과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고, 소련과는 ‘데탕트(détente·긴장 완화)’를 조성하는 등 국제질서를 바꾸고 미국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반열에 올린 외교의 거목이다. 일각에선 지나친 강대국 중심 외교로 약소국의 비극에 눈을 감았다는 비판도 있다.● 두 정부에 걸쳐 안보보좌관-국무장관15세 때 유대인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키신저 전 장관은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다. 1923년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유대인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나치의 탄압이 심해지자 1938년 가족과 함께 미 뉴욕으로 이주했다. 당시 영어를 한마디도 못 했지만 공장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학습해 이주 2년 만에 뉴욕시립대(CUNY)에 진학했다. 회계사가 되려던 그의 꿈을 바꿔놓은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다. 독일 정보 수집 임무를 맡은 그는 연합군 점령지에서 나치 대원들을 색출하는 데 공을 세워 청동무공훈장을 받았다. 키신저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작슨은 “박해받던 유대인이 20대 초반 나치에 대한 생살여탈권을 휘두르며 키신저는 권력지향적이고 현실주의적인 세계관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키신저는 1969년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하면서 본격적인 외교무대에 섰다. 이후 제럴드 포드 행정부에서 1977년까지 국무장관을 지내며 약 8년에 걸쳐 세계 질서를 혁명적으로 바꿨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69년 냉전시대의 라이벌인 소련과 핵군축 협상을 시작했다. 쿠바 미사일 사태를 거치며 짙어진 핵 공포 속에 추진된 미소 데탕트는 1972년 미소 전략무기제한협정(SALT) 타결로 이어졌다. 1971년에는 두 차례 중국 방문을 통해 이듬해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마오쩌둥(毛澤東) 주석 간 첫 미중 정상회담을 끌어냈다. 한반도 문제에도 깊이 관여했다. 1975년 9월 유엔 총회에서 그는 “북한 및 북한의 동맹국이 대(對)한국 관계 개선 조치를 취하면 한미도 상응 조치를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키신저 자신이 주도적으로 기획한 미중, 미소 데탕트의 흐름 속에 주변 강대국을 움직여 한반도 냉전 구조를 깨려는 제안을 한 셈이다. 그가 탈냉전을 추구한 것은 ‘강대국 간 힘의 균형을 통한 불완전한 평화가 전쟁보다 낫다’는 현실주의적 소신 때문이었다. 정치학자 로버트 캐플런은 키신저를 가리켜 “미국이 펼치고 싶은 게 아닌, 펼쳐야만 하는 외교정책을 펼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강대국 중심’ 외교에 대한 논란도 키신저 전 장관은 1973년 미군 철수와 남북 베트남 정전협정 체결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그해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 4차 중동전쟁이 벌어지자 중동 각국을 활발하게 오가며 중재 활동을 벌여 휴전을 이끌어냈다. 외교적 중재를 위해 여러 국가들을 번갈아 방문하는 ‘셔틀외교’라는 말도 이때 만들어졌다. 국무장관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여러 정권에 걸쳐 대통령 외교자문으로 막후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9·11테러 대응 자문을 맡았고,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전쟁을 지지했으며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땐 크림반도의 러시아 할양을 통한 서방과 러시아의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강대국 중심 외교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키신저 전 장관은 남북 베트남 정전협정을 위해 민간인 50만 명의 사망으로 이어진 캄보디아 폭격을 승인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중 데탕트를 위해 중국의 지원을 받은 파키스탄의 방글라데시 학살을 묵인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2017년에는 미국과 중국이 북한 정권 붕괴와 주한미군 철수를 맞바꾸는 ‘빅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최근 하버드대에서 열린 대담에서 “상황은 언제든 쉽게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나는 내가 남길 유산(legacy)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내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를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콜로라도주에 한국 CS윈드가 짓는 세계 최대 풍력발전기 공장을 방문해 자신의 경제정책인 ‘바이드노믹스(Bidenomics)’ 성과 홍보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바이드노믹스의 핵심 정책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를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야당 공화당 강경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달 2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풍력발전기 타워 제조업체인 CS윈드의 콜로라도주 푸에블로 공장을 방문해 “나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미국 제조) 공약 덕분에 청정에너지 기업들이 콜로라도에 투자를 시작했다”면서 “CS윈드는 모든 풍력타워를 해외에서 만들었으나 미국에서도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미국 내 한국 기업을 찾은 것은 지난해 11월 미시간주 베이시티에 있는 SK실트론 공장에 이어 두 번째로, 모두 바이드노믹스의 성과를 강조하는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장에 동행한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에게도 “CS윈드와 같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성공 사례가 최근 한미 관계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줘 매우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좋은 친구”라며 “노래를 잘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방한해 노래 한 곡 했으면 좋겠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올해 4월 윤 대통령이 국빈 방미 때 백악관 만찬에서 돈 매클레인의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한 사실을 상기시킨 것이다. 그간 상대적으로 ‘네거티브 캠페인’을 자제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 열세 흐름 속에서 공화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푸에블로에 지역구를 뒀지만 IRA에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로런 보버트 하원의원을 두고 “극단적 마가(MAGA·강성 트럼프 지지자) 리더 중 한 명”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을 향해서는 “최상위층을 위한 감세에 전념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올해 만 81세로 ‘고령 리스크’를 안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말실수를 했다. 그는 연설 과정에서 김성권 CS윈드 회장을 가리키며 “난 당신의 지도자 ‘미스터 문’과 친구”라고 했다. 한국 대통령을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 착각한 것이다. 또 미국의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난 히말라야에서 덩샤오핑에게 ‘미국인에게 맞서 베팅하는 것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1997년 사망한 과거 중국의 최고지도자였던 덩샤오핑(鄧小平)과 헷갈린 것으로 보인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강대국 간 긴장 완화를 통해 ‘냉전의 열전화’를 막았던 미국 외교의 ‘살아 있는 전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29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100세. 헨리 키신저 협회는 이날 “키신저 전 장관이 코네티컷주(州)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키신저 전 장관은 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 핑퐁외교를 통해 ‘죽(竹)의 장막’으로 가려져 있던 중국과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고, 소련과는 ‘데탕트(detente·긴장완화)’를 조성하는 등 국제질서를 바꾸고 미국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반열에 올린 외교의 거목이다. 일각에선 지나친 강대국 중심 외교로 약소국의 비극에 눈을 감았다는 비판도 있다. CNN은 “키신저는 미국 외교를 지배한 인물인 동시에 가장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두 정부에 걸쳐 안보보좌관-국무장관 15세 때 유대인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키신저 전 장관은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으로 꼽힌다. 1923년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유대인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나치의 탄압이 심해지자 1938년 가족과 함께 미 뉴욕으로 이주했다. 당시 영어를 한 마디도 못했지만 공장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학습해 이주 2년 만에 뉴욕시립대(CUNY)에 입학했다.회계사가 되려던 그의 꿈을 바꿔놓은 것은 2차 세계대전이었다. 독일 정보수집 임무를 맡은 그는 연합군 점령지에서 나치 대원들을 색출하는 데 공을 세워 청동무공훈장을 받았다. 키신저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잭슨은 “박해받는 유대인이었다가 20대 초반 (나치에 대한) 생사여탈권을 휘두르며 키신저는 권력지향적이고 현실주의적인 세계관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키신저는 1969년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하면서 본격적인 국제 외교무대에 섰다. 이후 제럴드 포드 행정부에선 1977년까지 국무장관을 지내며 약 8년에 걸쳐 세계질서를 혁명적으로 바꿨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69년 냉전시대의 라이벌인 소련과 핵군축 협상을 시작했다. 쿠바 미사일 사태를 거치며 짙어진 핵 공포 속에 추진된 미소 데탕트는 1972년 미소 전략무기제한협정(SALT) 타결로 이어졌다. 1971년에는 두 차례 중국 방문을 통해 이듬해 닉슨 미 대통령과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을 끌어냈다.한반도 문제에도 깊이 관여했다. 1975년 9월 유엔 총회에서 그는 “북한 및 북한의 동맹국이 대(對)한국 관계 개선 조치를 취한면 한미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키신저 자신이 주도적으로 기획한 미중, 미소 데탕트의 흐름 속에 미국, 소련, 중국 등 강대국을 움직여 한반도 냉전 구조를 깨려는 제안을 한 셈이다. 그가 탈냉전을 추구한 것은 강대국 간 힘의 균형을 통한 불완전한 평화가 전쟁보다 낫다는 현실주의적 소신 때문이었다. 정치학자 로버트 캐플린은 키신저 전 장관을 가리켜 “미국이 펼치고 싶은 것이 아닌, 펼쳐야만 하는 외교정책을 펼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강대국 중심’ 외교에 대한 논란도키신저 전 장관은 1973년 미군 철수와 남북 베트남 정전협정 체결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해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 4차 중동전쟁이 벌어지자 중동 각국을 활발하게 오가며 중재 활동을 벌여 휴전을 이끌어냈다. 외교적 중재를 위해 여러 국가들을 번갈아 방문하는 ‘셔틀외교’라는 말도 이때 만들어졌다.국무장관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여러 정권에 걸쳐 대통령 외교자문으로 막후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9·11테러 대응 자문을 맡았고,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으며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땐 크림반도의 러시아 할양을 통한 서방과 러시아의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하지만 강대국 중심 외교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키신저 전 장관은 남북 베트남 정전협정을 위해 민간인 50만 명의 사망으로 이어진 캄보디아 폭격을 승인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중 데탕트를 위해 중국의 지원을 받은 파키스탄의 방글라데시 학살을 묵인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또 2017년에는 미국과 중국이 북한 정권 붕괴와 주한미군 철수를 맞바꾸는 ‘빅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키신저 전 장관은 최근 하버드대에서 가진 대담에서 “상황은 언제든 쉽게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나는 내가 남길 유산(legacy)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내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를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콜로라도주에 한국 CS윈드가 짓는 세계 최대 풍력발전기 공장을 방문해 자신의 경제정책인 ‘바이드노믹스(Bidenomics)’ 성과 홍보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바이드노믹스의 핵심 정책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를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야당 공화당 강경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2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풍력발전기 타워 제조업체인 CS윈드의 콜로라도주 푸에블로 공장를 방문해 “나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미국 제조) 공약 덕분에 청정에너지 기업들이 콜로라도에 투자를 시작했다”면서 “CS윈드는 모든 풍력타워를 해외에서 만들었으나 미국에서도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미국 내 한국 기업을 찾은 것은 지난해 11월 미시간주 베이시티에 있는 SK실트론 공장에 이어 두 번째로, 모두 바이드노믹스의 성과를 강조하는 캠페인의 일환이었다.바이든 대통령은 현장에 동행한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에게도 “CS윈드와 같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성공 사례가 최근 한미 관계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줘 매우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좋은 친구”라며 “노래를 잘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방한해 노래 한 곡 했으면 좋겠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올해 4월 윤 대통령이 국빈 방미 때 백악관 만찬에서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한 사실을 상기시킨 것이다. 그간 상대적으로 ‘네거티브 캠페인’을 자제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 열세 흐름 속에서 공화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푸에블로에 지역구를 뒀지만 IRA에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로벤 보버트 하원의원을 두고 “극단적 마가(MAGA·강성 트럼프 지지자) 리더 중 한 명”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을 향해서는 “최상위층을 위한 감세에 전념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올해 만 81세로 ‘고령 리스크’를 안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말실수를 했다. 그는 연설 과정에서 김성권 CS윈드 회장을 가리키며 “난 당신의 지도자 ‘미스터 문’과 친구”라고 했다. 한국 대통령을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 착각한 것이다. 또 미국의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난 히말라야에서 덩샤오핑에게 ‘미국인에 맞서 베팅하는 것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1997년 사망한 과거 중국의 최고지도자였던 덩샤오핑(鄧小平)과 헷갈린 것으로 보인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28일 밤 인도 북부 히말라야산맥의 한 터널 공사장. 직경 약 90cm의 좁은 철제관에서 노란색 안전모를 쓴 남성이 얼굴을 드러내자 구조대원과 가족들은 “바라트 마타 키 자이(Bharat Mata ki Jai·어머니 인도 만세)!”라며 환호했다. 고속도로 터널 공사 작업 중 천장이 붕괴해 고립됐던 인부들이 16일 만에 바깥으로 나온 순간이었다. 이 남성을 시작으로 터널에 갇혀 있던 인부 41명 전원이 1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12일 산사태로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실키아라 터널 공사장의 입구 쪽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터널 입구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들은 꼼짝없이 갇혀버렸다. 이들의 생존 여부가 확인된 것 또한 사고 9일이 지난 21일이었다. 당시 구조대는 입구 주변 다른 곳에 구멍을 내 60m 두께의 잔해 더미를 뚫고 의료용 내시경 카메라를 집어넣는 데 성공했다. 다행히 인부 전원이 생존해 있었다. 구조대는 이 경로로 파이프를 관통시켜 인부들이 고립된 지점까지 닿게 한 뒤 산소, 물, 음식, 약품 등을 공급했다. 12명의 의사가 터널 밖에서 대기하며 인부들의 상태를 살폈다. 인부들은 배고픔과 폐쇄 공포 속에서도 틈틈이 산책과 요가를 하면서 안정을 취했다. 구조대의 다음 작전은 직경 약 90cm의 철제관을 60m 두께의 잔해 속으로 밀어넣는 것이었다. 이 관을 통해 인부들을 바깥으로 나오게 하자는 계획이었다. 대형 드릴을 동원했지만 잔해 속 금속과 돌 때문에 드릴이 자꾸 고장이 났다. 인부들이 있는 곳을 10m가량 남긴 상태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결국 27일부터는 광부 6명이 3명씩 한 조를 이뤄 교대로 철제관으로 들어가 핸드 드릴과 손으로 쥐구멍을 파듯 잔해를 제거했다. 28일 오후 철제관이 인부들에게 닿았다. 한 구조대원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대원들이 우리를 발견했을 때 매우 기뻐했다. 나를 껴안은 대원도 있었다”고 했다. 41명의 인부들은 나오는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건강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들 헌터(53)이 자신의 각종 의혹과 관련해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 청문회에서 공개 증언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려온 헌터 바이든이 아버지의 재선 도전을 앞두고 ‘정면 돌파’에 나선 가운데, 일각에서는 잠잠했던 헌터 관련 의혹이 다시금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8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헌터는 변호인 아베 로웰을 통해 다음달 13일 하원 감독위원회 청문회 출석 의사를 의회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하원 감독위는 이달 초 헌터의 우크라이나 기업 유착 의혹 등을 문제 삼아 헌터, 바이든 대통령의 동생 제임스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다. 헌터 측은 소환에 응하면서도 비공개 증언 요구를 거부하면서 “당신들의 일방적이고 막혀 있는 절차에 따르는 대신 공개적인 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할 것”이라고 했다. 헌터가 ‘공개 증언’에 나선 것은 공화당이 청문회를 통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선택적 증언 유출’과 일방적인 성명 발표에 나서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여기에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고전하고 있는 아버지 바이든의 재선 가도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자신에 관한 의혹을 정면 돌파하기로 했다는 분석이다. 공화당이 집중적으로 공세를 펴고 있는 ‘우크라이나 기업 유착 의혹’은 바이든이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 재임 시절,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부리스마와 중국에 본사를 둔 투자회사 BHR파트너를 통해 헌터가 현직 부통령인 아버지의 후광을 이용해 거액을 벌어들였는지가 쟁점이다. 2020년 대선 당시 헌터가 도난당한 노트북에서 우크라이나 기업과의 금전 거래 기록이 담긴 여러 이메일이 발견된 바 있다.헌터는 올해 9월엔 마약 중독 사실을 숨기고 불법으로 총기를 구매·소유한 혐의로 기소됐고, 탈세 및 매춘 혐의도 받고 있다. NYT는 “그의 행위는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추가적인 관심의 초점이 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노력에 정치적으로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조 바이든 대통령도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뒤처지는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는 29일 미국 내 한국 기업 공장을 방문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성과 홍보에 나선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미국에 있는 한국 기업 공장을 찾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하는 CS윈드는 글로벌 풍력 타워 점유율 1위인 한국 기업이다. 이번 공장 방문에는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도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또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전쟁 과정에서 친(親) 이스라엘 행보를 보이면서 민주당 전통 지지층인 무슬림계의 강한 반발에 직면한 것과 관련해 비공개로 소수의 무슬림 인사들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28일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비공개회의로 소수의 저명한 무슬림계 미국인들을 만났다고 회의 참가자 4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이 팔레스타인이 보건당국이 집계한 사망자 수가 부풀려졌다는 의문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모욕적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애초 30분으로 예정됐던 비공개회의는 1시간 넘게 이어졌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수사에 실수가 있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며 “그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좀 더 인간적으로 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28일 밤 인도 북부 히말라야산맥의 한 터널 공사장. 직경 약 90㎝의 좁은 철제관에서 노란색 안전모를 쓴 남성이 얼굴을 드러내자 구조대원과 가족들은 “바랏 마타키 자이(어머니 인도 만세)!”라며 환호했다. 고속도로 터널 공사 작업 중 천장이 붕괴해 고립됐던 인부들이 17일 만에 바깥으로 나온 순간이었다. 이 남성을 시작으로 터널에 갇혀 있던 인부 41명 전원은 1시간 만에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AP통신 등에 따르면 12일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실키야랴 터널 공사장이 산사태로 터널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터널 입구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들은 꼼짝없이 갇혀버렸다. 이들의 생존 여부가 확인된 것은 사고 10일 만이었다. 21일 구조대는 입구 주변 다른 곳에 구멍을 내 60m 두께의 잔해 더미를 뚫고 의료용 내시경 카메라를 집어넣는 데 성공했다. 다행히 인부 전원이 생존해 있었다. 구조대는 이 경로로 파이프를 관통시켜 인부들이 고립된 지점까지 닿게 한 뒤 산소와 물, 음식, 약품 등을 공급했다. 12명의 의사가 터널 밖에서 대기하며 인부들의 상태를 살폈다.구조대의 다음 작전은 직경 약 90㎝의 철제관을 60m 두께의 잔해 속으로 밀어넣는 것이었다. 인부들이 이 관에 몸을 집어넣어 바깥으로 나오게 하자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대형 드릴을 동원했지만 잔해 속 금속과 돌 때문에 드릴이 여러 차례 고장이 났다. 인부들이 있는 곳을 몇 미터 남긴 상태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결국 24일부터는 구조대원 20여 명이 직접 달라붙어 손으로 잔해를 파면서 구멍을 만들었고 28일 오후 철제관이 인부들에게 도착했다. 구조대는 바퀴가 달린 들것에 인부들을 한 명씩 실어 밖으로 날랐다.한 구조대원은 인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갇힌 구조대원들은 터널에서 우리를 발견했을 때 매우 기뻐했다. 어떤 사람들은 내게 달려와 나를 껴안았다”고 말했다. 41명의 인부들은 나오는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구조 작업에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들의 용기와 결단력이 우리의 노동자 형제들에게 새 생명을 줬다”고 밝혔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북한의 궤변을 두고 남북한 유엔대사가 이례적인 설전을 벌였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해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소집된 안보리 긴급 회의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두둔하면서 또 다시 빈손으로 끝났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비확산 문제를 주제로 공식 회의를 열고 21일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해 안보리 차원의 대응을 공식 논의했다. 북한은 안보리 회의에 6년 만에 대사를 파견해 발언에 나섰다. 김 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현재 5000개 이상의 위성이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데 왜 북한의 인공위성만 문제를 삼느냐”고 반발했다. 위성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지적에도 “전적으로 거부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 사용을 금지한 데 대해서도 김 대사는 “그럼 미국은 위성을 쏠 때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투석기로 위성을 날리느냐”고 반발했다.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밖에서 불법으로 핵 개발을 하면서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1·2차 핵실험 직후 안보리 결의 1718호(2006년)와 1874호(2009년)를 통해 탄도미사일 기술 사용 자체를 금지했음에도 사실상 이를 부정하고 나선 것.이에 이해 당사국 입장으로 회의에 참석한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안보리 결의는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탄도미사일 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어떤 발사도 금지한다”며 “북한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차원을 넘어 거의 조롱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반발했다.이 과정에서 미국과 북한 대사 간 설전도 벌어졌다. 김 북한대사는 최근 부산항에 입항한 미 해군 제1 항모강습단 소속 칼빈슨호와 한미·한미일 연합훈련 실시 계획을 언급하면서 “이 같은 미국의 위협이 없었다면 북한도 정찰위성이 아닌 통신 위성 등 민간용 위성부터 발사했을 것”이라고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한 것은 미국의 위협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핵무기 위협 때문에 북한은 방어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미국 린다 토머스-그린필스 대사는 “북한의 위성 발사가 미국의 양자(한미) 및 3자(한미일) 군사 훈련에 대한 대응으로 본질적으로 방어적일 뿐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강력하게 거부한다”며 “미국의 훈련은 일상적이고 방어적이며 사전에 발표된 것”이라고 반박했다.이날 안보리에서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 정찰위성 발사를 주권 국가의 권리라는 북한의 입장을 두둔하면서 대북 규탄 성명 발표나 결의안 채택 등 구체적인 성과 없이 2시간만에 회의가 종료됐다.겅솽 유엔 주재 중국 부대사는 “어떤 국가도 자국의 안보를 위해 다른 나라의 자위권을 희생시킬 수 없다”면서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복귀하도록 기존 유엔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러시아 차석대사도 북한의 위성 발사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고, 미국의 한반도 주변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유엔 안보리는 2006년부터 2017년까지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에 대해 총 11건에 걸쳐서 제재나 성명을 의결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대립 구도 속에서 대북 제재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가 이어지면서 2018년 이후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위성 발사에 대해 한 건도 대응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안보리 무용론’까지 일고 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일본 정부가 26일 부산에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열린 양자회담에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로 부산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엑스포 유치전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명시적인 지지 의사를 밝힌 건 처음이다. 엑스포 개최지는 28일(현지 시간)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투표에서 결정된다.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상은 이날 오전 박진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면서 이 같은 일본 정부의 지지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9월 인도 뉴델리 개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부산에 투표하겠다”는 의향을 전했다고 한다. 엑스포 개최지 후보로는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가 경쟁하고 있다. 당초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원유 수입을 의존하고 있는 중동과의 관계를 고려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지지해야 한다는 기류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전향적인 ‘제3자 변제’ 해법을 밝히는 등 한일관계 개선 노력을 해온 점을 감안해 일본 정부가 입장을 바꿨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한중일 3국 외교장관은 이날 한중일 정상회의 일정과 의제를 확정하기 위한 장관회의를 부산에서 열었으나 정상회의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정상회의를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개최하기로 한 합의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뒤 4년간 중단된 상태다.부산=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한국과 태국의 수교 65주년을 기념해 양국 문화를 소개하는 ‘K-소프트파워 페스티벌’이 태국 수도 방콕에서 25, 26일(현지 시간) 이틀간 열렸다. 행사의 주제는 ‘나는 태국과 한국을 사랑합니다(I Love Thailand, I Love Korea)’이다. 주태국 한국문화원과 한태교류센터(KTCC)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25일에는 한국 측 대규모 전통 공연팀이 판굿, 태평무, 기놀이, 부채춤 등의 공연을 차례로 선보였다. 또 한국의 청소년 태권도팀도 공연했다. 한국의 공연팀은 ‘아리랑’, K팝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등의 노래에 맞춘 안무도 선보였다. 태국에서는 궁중 무용의 일종인 ‘반딧파타나신’ 전문 전통 공연팀이 공연했다. 한류의 뜨거운 인기를 반영하듯 올해로 12년째 진행되고 있는 태국의 K팝 커버 댄스 대회에서 입상한 팀도 공연했다. 26일에도 두 나라의 전통 무술 및 무용 관련 공연이 열렸다. 특히 태권도와 무아이타이 시범 등은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이 외에 비보이, 브레이크 댄스 등의 공연도 열렸다. 이날 한국 공연팀, 한국문화원 관계자 등은 방콕 인근의 유명 휴양지 파타야의 아동보호시설을 찾아 불고기, 닭강정 등 한식을 대접했다. LG전자, 코웨이 등은 이 시설에 자사 제품을 기증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일본 정부가 26일 부산에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열린 양자회담에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로 부산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엑스포 유치전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명시적인 지지 의사를 밝힌 건 처음이다. 엑스포 개최지는 28일(현지 시간)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투표에서 결정된다.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상은 이날 오전 박진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면서 이 같은 일본 정부의 지지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9월 인도 뉴델리 개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부산에 투표하겠다”는 의향을 전달했다고 한다. 엑스포 개최지 후보로는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가 경쟁하고 있다.당초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원유 수입을 의존하고 있는 중동과의 관계를 고려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지지해야 한다는 기류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전향적인 ‘제3자 변제’ 해법을 밝히는 등 한일관계 개선 노력을 해온 점을 감안해 일본 정부가 입장을 바꿨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한중일 3국 외교장관은 이날 한중일 정상회의 일정과 의제를 확정하기 위한 장관회의를 부산에서 열었으나 정상회의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정상회의를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개최하기로 한 합의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뒤 4년간 중단된 상태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