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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2일(현지 시간) 5년 내로 필수의약품의 원료의약품(API) 최소 25%를 미국에서 생산한다는 바이오기술·제조 전략 보고서를 내놨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반도체법에 따른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기업에 대해 중국에서 10년간 반도체 공장 신설 및 확장을 제한하는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을 내놓은 바이든 행정부가 바이오 분야에서도 중국 견제에 나섰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미국의 조치가 미칠 영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 美 “자급자족 바이오 생태계 구축”백악관은 이날 발표한 ‘미국 바이오 기술 및 바이오 제조를 위한 담대한 목표’ 보고서에서 “5년 내 광범위한 바이오 제조 능력을 구축해 모든 원료의약품 25%를 (미국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바이오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180일 이내 국방부 상무부 등이 참여한 바이오 제조업 강화 전략을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이 보고서는 이 같은 지시에 따른 것이다. 미 상무부는 또 “20년 내에 국내 화학물질 수요의 최소 30%를 미국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별도로 발표한 ‘바이오 제조 전략’ 보고서에서 극초음속 미사일과 차세대 잠수함 같은 첨단무기 개발에 사용될 화학물질을 비롯한 지원 분야를 제시하고, 미 기업을 중심으로 동맹국들과 바이오 제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바이오 분야에서도 중국의 부상을 막으려면 반도체 분야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방 분야에 12억 달러(약 1조5000억 원), 공급망 구축 등에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보고서는 바이오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크다는 우려에 따라 작성됐다. 미 상무부는 “현재 원료의약품은 중국 인도 등 해외에서 주로 제조돼 공급망 리스크가 있다”며 미국 내 제조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미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도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멸균 주사용 의약품 90∼95%가 중국 인도의 원료의약품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 역시 보고서에서 “중국은 바이오 기술·제조 강국이 되겠다고 선언했다”면서 “미 바이오 제조 기업이 중국으로 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 IRA 전기차 배터리 광물 규정 다음 주 공개바이오 기술·제조 전략에는 중국 바이오 산업 규제나 바이오 의약품 해외 위탁생산(CMO)에 관한 대응 등의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보고서 발표 후 100일 이내에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내놓을 방침이라 여기에 담길 수 있다. 국내 바이오제약 업계에서는 ‘5년’이라는 시간을 명시한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미국이 단기간 내 자국에서 생산하는 원료의약품의 비중을 늘리기 위해 보조금 등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할 경우, 미국으로 의약품을 수출하는 국내 여러 기업들에게 간접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기업이 보조금을 받고 미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라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들은 이미 기업 인수나 합작법인(JV) 등을 통한 미국 진출을 적극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그 시계가 좀 더 빨라지는 것뿐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미 재무부는 이날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지급 조건의 하위 규정인 전기차 배터리 광물 규정을 다음 주에 발표한다고 밝혔다. 배터리 광물 규정은 올해부터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한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배터리를 단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국내 배터리 기업이 주로 광물을 조달하는 인도네시아와 아르헨티나 등을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해 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정상회담에서 “각자의 영토 보전 문제에서 서로를 확고히 지지한다”며 대만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조를 약속했다. 공동성명에서는 미국을 총 7차례 언급하며 이번 회담의 목적이 반미(反美) 연대임을 거듭 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이 포함된 포탄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도 “서방이 핵 부품을 가진 무기를 쓰면 대응할 것”이라고 발끈했다. 미국 백악관은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시 주석이 러시아의 선전선동을 ‘앵무새’처럼 반복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러시아에 1200만 달러(약 157억 원)어치의 무인기(드론)와 부품을 판매했다고 보도했다.● 反美 굳건… 푸틴, 서방에 핵 위협두 정상은 크렘린궁에서 회담을 한 후 공동성명에서 “각자의 핵심 이익, 영토 보전 문제에서 서로를 확고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대만은 중국의 영토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과 개입은 정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제재에 반대한다”며 거듭 미국을 겨냥했다. 북한도 공개적으로 두둔했다. 두 정상은 “미국이 북한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려에 응해야 한다. 대화 재개의 조건을 만들라”고 주장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한미일 대(對) 북-중-러’ 구도가 선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정상은 “모든 핵무기 보유국은 해외에 핵무기를 배치해서는 안 되며, 해외에 이미 배치된 핵무기도 철수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미국 영국 호주 3개국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를 거론하며 “오커스의 핵잠수함 협력이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14일 미국은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을 판매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영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탄약 중 일부가 열화우라늄탄”이라고 밝힌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러시아도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열화우라늄탄은 우라늄에서 핵분열 물질을 추출한 후 남은 물질로 만든 탄두를 사용하며 관통력이 우수하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또한 “러시아와 서방의 핵 충돌 거리가 좁혀지고 있다”고 위협했다. 영국은 “열화우라늄은 핵무기와 관계가 없다”며 러시아의 억지라고 맞섰다. 이번 회담을 통해 중국은 서방의 경제 제재로 판로가 막힌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수입을 늘리기로 했다. 러시아는 ‘달러 힘 빼기’를 추진하는 시 주석을 위해 중국 위안화 사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후 숙소로 돌아가는 시 주석을 자동차까지 직접 바래다주는 파격을 선보였다. 만찬 때는 건배를 뜻하는 중국어 “간베이”도 외쳤다. 러시아가 겉으로만 평화를 거론한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22일 로이터통신 등은 러시아가 이날 우크라이나 북부 지시치우의 학교를 공습해 최소 4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中, 러 드론 지원 가능성… 러 내부 “中만 이익” 미국은 두 정상의 회담을 냉소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1일 “시 주석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도 없이 푸틴 대통령에게 달려가 러시아 체제를 선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이중용도 품목(군사용과 상업용으로 모두 쓰이는 물품)’이 중국 회사를 통해 러시아로 이동했다”며 중국의 무기 지원 가능성을 거론했다. NYT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에 판매한 드론과 드론 부품이 최소 1200만 달러라고 전했다. 드론은 대표적인 이중용도 품목이다. 다만 서방 진영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이 중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했다고 분석했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21일 보고서를 통해 “시 주석은 모호한 외교적 보장 이상으로 러시아를 지원할 의도를 비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미 뉴스위크는 러시아 현지에서도 “시 주석이 우리의 동맹인지, 교역 파트너인지 모르겠다”는 반발 여론이 나온다고 전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미국의 투자 보조금을 받으면 10년간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량을 5% 이상 확장할 수 없다는 미 상무부 발표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최악은 면했다”는 반응이다. 중국 공장 운영이 전면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공장 시설의 부분 업그레이드는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메모리 반도체는 경기 사이클에 따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데 ‘중국 내 생산량 제한’은 두고두고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중국 반도체 수출 장비 통제 유예가 10월이면 끝나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반도체 업계 “불확실성 해소로 숨통 트여”22일 삼성전자는 미 상무부 가드레일 조항에 대해 “오늘 발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향후 대응 방향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달 31일 보조금 신청이 시작되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여러 논의를 거친 뒤 신청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상무부가 21일(현지 시간) 공개한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세부 규정안의 핵심은 반도체 생산 능력의 제한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미 반도체법에 따른 투자 보조금을 받으면, 향후 10년간 중국에서 웨이퍼(반도체 기판) 용량으로 측정되는 생산 능력을 5% 이상 확장할 수 없게 된다. 중국 현지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당장 큰불은 껐다”는 입장이다. 미 보조금을 받으면 중국 공장 운영이 전면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당장 공장 철수를 고려하지 않아도 돼 숨통이 트였다”며 “다만 완벽한 해결은 아니다 보니 ‘인공 호흡기’를 달아놓은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기업이 투자 전략을 구사할 때 상당한 유연성이 확보됐다”고 밝혔다.● “생산량 제한은 메모리 사업에 치명적” 우려도반면 ‘생산 능력’ 제한이 반도체 산업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거라는 경고도 동시에 나온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한 가지 제품을 대량 생산함으로써 수익을 극대화하는 산업이다. 이 장관은 이와 관련해 “기술을 높이면 칩을 미세화할 수 있고 동일한 웨이퍼에서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는 “D램과 낸드플래시는 최근 5년 동안 매년 각각 5%, 10%씩 증가했는데 10년간 5%만 증산하라는 건 메모리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가드레일 조항과 별도로 1년간 유예 중인 대중 수출 규제 조치가 끝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내 공장의 기술 수준 업그레이드에도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미 상무부는 국내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에 대해 반도체 장비 수입의 ‘한도(cap)’를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공장에 투자할 동력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국 정부는 이번에 발표한 가드레일 세부 규정 초안에 대해 60일간 의견 수렴을 거친 후 관련 규정을 최종 확정한다. 반도체법 관련 세부 조항의 최종 확정 시점은 올 하반기(7∼12월)로 정부는 보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강한 지시에 따라 백악관 NSC 채널을 통해 미국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를 진행했다”며 “미국 정부와 세심하게 조율하고 협력해 우리 기업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이익이 증대될 수 있도록 더욱 각별하고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미국에 반도체 시설을 지어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받는 기업에 향후 10년간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가드레일’ 조건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지만 다른 조건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태다. 미국 상무부는 21일(현지 시간) “한국과의 경제 관계에 큰 중요성을 두고 있다”며 “(반도체 기업의) 기밀 유출 우려는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상무부는 이날 동아일보를 포함해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반도체 생산 국가 매체를 대상으로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조건과 관련된 별도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상무부가 국무부 산하 외신기자센터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이례적으로 직접 설명에 나선 것이다. 상무부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의 기밀 유출 우려에 대해 “국립반도체기술센터(NSTC)는 반도체 산업 구성원들이 인력 개발, 상업성 사전 연구 같은 공통 관심사를 진전시킬 수 있는 민관 합동기구를 제공하려는 것이지 지식재산권이나 기업 기밀을 공유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내건 ‘NSTC 주도 연구개발(R&D) 참여’가 기술 유출 우려를 낳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수익이 전망치를 초과할 경우 미국 정부와 초과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조건에 대해선 “지원되는 보조금 규모가 적절한지 확인할 수 있는 적절한 메커니즘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이 한국, 대만 등에 반도체 보조금 경쟁 자제를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선 “우리 목표인 탄력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만드는 데는 동맹국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IRA와 반도체법으로 한국 내에서 미국에 배신당했다는 평가도 있다’는 질문엔 “동의하지 않는다”며 “한국 반도체 기업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중요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곧바로) 한국과 일본, 대만을 방문할 것”이라며 “우리가 (상대국의 우려를)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22일 “미국은 자신의 패권을 지키기 위해 국가안보 개념을 끊임없이 확장하고, 심지어 동맹국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일도 불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의 투자 보조금을 받으면 10년간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량을 5% 이상 확장할 수 없다는 미 상무부 발표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최악은 면했다”는 반응이다. 중국 공장 운영이 전면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공장 시설의 부분 업그레이드는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메모리 반도체는 경기 사이클에 따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데 ‘중국 내 생산량 제한’은 두고두고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중국 반도체 수출 장비 통제 유예가 10월이면 끝나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반도체 업계 “불확실성 해소로 숨통 트여” 22일 삼성전자는 미 상무부 가드레일 조항에 대해 “오늘 발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향후 대응 방향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달 31일이 보조금 신청이 시작되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여러 논의를 거친 뒤 신청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상무부가 21일(현지시간) 공개한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세부 규정안의 핵심은 반도체 생산능력의 제한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미 반도체법에 따른 투자 보조금을 받으면, 향후 10년간 중국에서 웨이퍼(반도체 기판) 용량으로 측정되는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할 수 없게 된다. 중국 현지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당장 큰 불은 껐다”라는 입장이다. 미 보조금을 받으면 중국 공장 운영이 전면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당장 공장 철수를 고려하지 않아도 돼 숨통이 트였다”라며 “다만 완벽한 해결은 아니다 보니 ‘인공 호흡기’를 달아놓은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기업이 투자 전략을 구사할 때 상당한 유연성이 확보됐다”고 밝혔다.● “생산량 제한은 메모리 사업에 치명적” 우려도반면 ‘생산능력’ 제한이 반도체 산업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거라는 경고도 동시에 나온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한 가지 제품을 대량 생산함으로써 수익을 극대화하는 산업이다. 이 장관은 이와 관련 “기술을 높이면 칩을 미세화할 수 있고 동일한 웨이퍼에서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는 “D램과 낸드플래시는 최근 5년 동안 매년 각각 5%, 10%씩 증가했는데 10년 간 5%만 증산하라는 건 메모리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라고 강조했다. 가드레일 조항과 별도로 1년 간 유예 중인 대중 수출 규제 조치가 끝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내 공장의 기술 수준 업그레이드에도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미 상무부는 국내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에 대해 반도체 장비 수입의 ‘한도(cap)’를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공장에 투자할 동력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국 정부는 이번에 발표한 가드레일 세부 규정 초안에 대해 60일간 의견수렴을 거친 후 관련 규정을 최종 확정한다. 반도체법 관련 세부 조항의 최종 확정 시점은 올 하반기(7~12월)로 정부는 보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강한 지시에 따라 백악관 NSC 채널을 통해 미국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를 진행했다”며 “미국 정부와 세심하게 조율하고 협력해 우리 기업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이익이 증대될 수 있도록 더욱 각별하고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러시아를 국빈 방문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1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중국과 러시아 모두 세계의 다극화를 지지한다”며 미국의 1극 체제를 견제하는 반미(反美) 노선에 양국이 공조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다극성이라는 근본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호응했다. 두 정상은 시 주석의 방러 첫날인 20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4시간 반 동안 만찬을 곁들인 일대일 비공식 회담을 갖고 “양국은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시 주석은 2024년 대선에 또다시 도전하는 푸틴 대통령의 재집권을 바란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이 앞서 제시한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 중재안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며 “중국이 국제 문제에 공정하고 균형 잡힌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21일에는 외교, 국방, 경제 분야의 양국 대표단이 배석한 확대 회담을 통해 양국 간 군사, 경제 협력 등을 강화한다는 데 합의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두 나라의 밀착을 ‘정략결혼’으로 평가 절하하며 “러시아가 중국의 하급(junior) 파트너라는 것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시진핑-푸틴, 서로 장기집권 덕담… 美 “러는 中의 하급 파트너” 비판 시진핑, 러 국빈방문지각 대장 푸틴, 미리 나와 영접“中의 우크라전 중재 노력 환영”習, 객관적 입장 강조… 온도차 20, 21일 이틀 연속 만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로를 ‘친구’라고 부르며 ‘장기 집권’에 대한 덕담을 주고받았다. 반미(反美) 연대를 위해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20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일대일 비공식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먼저 “내년에 러시아가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는 것을 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당신의 영도 아래 러시아는 장족의 진보를 이뤘고, 러시아 인민은 계속해서 당신을 지지할 것”이라며 “다시 당선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2000∼2008년 대통령을 지낸 푸틴은 2012년 대권을 다시 장악한 뒤 헌법의 재선 금지조항을 폐지하고 임기를 6년으로 연장했다. 푸틴 대통령 또한 시 주석에게 “중국 국가주석에 선출(3연임)된 것을 축하한다”며 “중국 인민들이 지난 10년간 시 주석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기에 가능했다”고 덕담을 건넸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성대한 만찬으로 시 주석을 각별히 대접했다. 러시아 북부 페초라강에서 잡은 흰연어 요리와 메추라기, 버섯을 넣은 블리니(러시아식 전병), 석류 셔벗을 곁들인 철갑상어 수프가 먼저 식탁에 올랐다. 메인 요리는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지방의 파블로바 와인과 함께 체리 소스와 해산물이 곁들여진 사슴고기였고, 러시아 출신의 전설적인 발레리나 안나 파블로바의 이름을 딴 파블로바 케이크가 디저트로 나왔다. 이 회담은 만찬까지 포함해 무려 4시간 30분간 이어졌다. 두 정상은 작은 사각형 탁자만 사이에 둔 채 사실상 붙어 앉았다. 특히 주요 외교 행사에서 늘 ‘지각 대장’으로 불리는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담장에 미리 나와 시 주석을 영접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에게 올해 답방 성격의 중국 방문도 요청했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이 전했다. 2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20일 회담에서 “갈등이 첨예화할수록 대화 노력을 포기할 수 없다”면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평화 회담에 개방적이며 중국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룬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제한 없는 협력’을 반복해서 언급한 반면 시 주석은 ‘객관적 중재자’를 강조해 두 정상 간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두 정상의 밀착을 두고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핵심 요소는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주권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휴전을 위해선 중국의 중재가 아니라 러시아의 철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 국무부는 20일(현지 시간) ‘2022년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이 중국 러시아 등에서 일하다 탈출을 시도한 노동자들의 다리를 부러뜨리거나 아킬레스힘줄을 끊어 본국으로 송환한 것을 비롯해 광범위하게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 시청자가 북한에서 중형을 받은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 문화를 반(反)체제로 규정하고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北 해외 노동자에게 충성자금 요구”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을 “김씨 일가가 이끄는 권위주의 국가”로 규정하고 “정권에 의한 불법 살인과 고문, 초국가적 억압과 불법적 사생활 침해 같은 중대 인권 문제에 대한 신뢰할 만한 보고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매년 세계 각국의 인권 상황을 평가한 보고서를 발간한다. 올해는 북한을 비롯한 198개국을 담았다. 보고서는 북한 전문 매체 등을 인용해 “러시아 근무 경험이 있는 탈북자에 따르면 모든 노동자는 ‘송환 절차’가 도주 시도자들의 다리를 부러뜨려 휠체어에 태워 북한에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또 “북한 고위 소식통은 탈북을 시도한 북한 노동자 추경철이 러시아로 파견된 보위성(요원들)에 체포된 뒤 아킬레스힘줄이 훼손된 채 송환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해외 북한 노동자 대다수는 러시아와 중국에 있다”며 “일부 지역에선 위조 신분증을 사용해 이들을 고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하루 최장 20시간 일하면서도 월급은 중국 노동자의 절반 이하인 월 27만∼90만 원을 받으며 이 중 70∼90%는 북한 정권에 반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은 코로나19 국경 폐쇄로 무역이 금지됐는데도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무역업자들에게 ‘충성자금’을 요구했으며 라오스에 파견한 북한 의료진에게도 충성자금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풍(한류)’에 대한 처벌 강화도 소개했다. 보고서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을 인용해 “오징어게임을 북한에 밀반입해 판매한 남성은 총살형, 이를 구입한 고등학생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며 “방송을 본 다른 학생 6명은 중노동 5년형을 받았고 이 학교 교장과 담임 선생님들은 해임됐다”고 전했다.● “韓 명예훼손으로 표현 검열”국무부는 한국 인권 보고서 ‘폭력과 괴롭힘’ 항목에서 지난해 9월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을 전했다. 보고서는 “MBC가 윤 대통령이 외국 입법부를 비판하는 영상을 공개하자 윤 대통령은 ‘주요 외국 파트너와의 관계를 손상시켜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며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 등을 소개했다. 또 “한국 정부는 공개적인 토론을 제한하고 개인과 언론 표현을 검열하기 위해 명예훼손법을 사용했다”면서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쥴리 의혹’을 보도한 유튜브 채널 압수수색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 등을 꼽았다. ‘대장동 스캔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패 및 정부 투명성 결여’ 항목에 반영됐다. 보고서는 “각급 정부 부패에 대한 수많은 보도가 있었다”며 검찰이 지난해 11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유동규 전 사장 직무대리로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의 선거자금 6억 원을 받은 혐의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기소한 것을 거론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 중국 우한 연구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한 ‘코로나19기원법’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코로나19 기원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회 목표에 동의한다”며 “정부는 우한 연구소와의 관련성을 포함해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모든 기밀 정보를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의회는 우한 연구소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연구 상황 및 중국군과 연계된 활동, 2019년 감염 가능성이 제기된 연구원 정보 등에 대해 미 정보기관 등이 수집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코로나19기원법을 통과시켰다. 미 에너지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우한 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한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사실상 ‘대미(對美) 공동전선’ 강화 의지를 밝혔다. 중국은 미 에너지부의 우한 연구소 바이러스 유출 보고서에 대해 “중국에 대한 먹칠”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미국과 호주 공동 연구진은 17일 우한 수산시장에서 식용으로 불법 판매된 너구리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숙주일 가능성을 제기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미국 반도체법에 따른 투자 보조금을 받으면 향후 10년간 중국에서 반도체 시설을 5% 이상 확장할 수 없게 된다. 다만 공장 시설의 부분적인 업그레이드는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을 받으면 중국 공장 확장 길이 전면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부분 확장의 숨통이 트이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는 최악은 면했다는 반응이다. 미 상무부는 21일(현지시간) 공개한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세부 규정안에서 “보조금 지원 대상기업은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의 반도체 제조 확대에 투자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고 밝혔다. 첨단 반도체 시설 신축과 증설에 대해선 “생산능력을 5% 이상 증설하거나 10만 달러(약 1억 3000만 원) 이상의 거래를 금지한다”며 “보조금 지원 기업이 이러한 제한을 위반하면 보조금 전체를 회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른바 레거시(구형 범용) 반도체에 대해서도 “새로운 생산 라인을 추가하거나 생산 능력을 10% 이상 확장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레거시 반도체는 28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이상 시스템 반도체,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8나노 초과 D램으로 규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현재 중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는 첨단 반도체로 분류되는 만큼 5% 이상의 증설을 금지하는 규정 내에선 부분적인 확장과 기술 업그레이드가 가능할 전망이다.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년간 이 같은 수출통제에 대한 유예 조치를 받아낸 바 있다. 삼성전자는 “(상무부) 발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여, 향후 대응 방향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받은 1년간의 수출통제 유예조치의 연장 여부가 향후 국내 반도체 기업 중국 공장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상무부는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유예 조치를 연장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포괄적 유예조치 대신 일정 수준 이상의 장비 반입을 제한하는 ‘한도(cap)’을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발표된 가드레일 세부 규정에선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을 받은 기업들이 화웨이와 YMTC 등 중국 반도체 기업들과 공동 연구에 참여하는 것도 금지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가드레일 조항은 미국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적대국보다 앞서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집단 안보를 강화할 수 있도록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 국무부는 20일(현지 시간) ‘2022년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이 중국 러시아 등에서 일하는 자국 노동자 탈출을 막기 위해 다리를 부러뜨리거나 아킬레스건을 끊어 본국 송환한 것을 비롯해 광범위하게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청자가 북한에서 중형을 받은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 문화를 반(反)체제로 규정하고 엄격하게 처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北 해외 노동자에게 충성자금 요구”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을 “김 씨 일가가 이끄는 권위주의 국가”로 규정하고 “정권에 의한 불법 살인과 고문, 초국가적 억압과 불법적 사생활 침해 같은 중대 인권 문제에 대한 신뢰할만한 보고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매년 세계 각국 인권 상황을 평가한 보고서를 발간한다. 올해는 북한을 비롯한 198개국을 담았다. 보고서는 북한 전문 매체 등을 인용해 “러시아 근무 경험이 있는 탈북자에 따르면 모든 노동자는 ‘송환 절차’가 도주 시도자들 다리를 부러뜨려 휠체어에 태워 북한에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또 “북한 고위 소식통은 탈북을 시도한 북한 노동자 추경철이 러시아로 파견된 보위성(요원들)에 체포된 뒤 아킬레스건이 훼손된 채 송환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해외 북한 노동자 대다수는 러시아와 중국에 있다”며 “일부 지역에선 위조 신분증을 사용해 이들을 고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하루 최장 20시간 일하면서도 월급은 중국 노동자 절반 이하인 월 27만~90만 원을 받으며 이 중 70~90%는 북한 정권에 반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은 코로나19 국경 폐쇄로 무역이 금지됐는데도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무역업자들에게 ‘충성자금’을 요구했으며 라오스에 파견한 북한 의료진에게도 충성자금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풍(한류)’에 대한 처벌 강화도 소개했다. 보고서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을 인용해 “오징어 게임을 북한에 밀반입해 판매한 남성은 총살형, 이를 구입한 고등학생은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며 “방송을 본 다른 학생 6명은 중노동 5년형을 받았고 이 학교 교장과 담임 선생님들은 해임됐다”고 전했다.● “韓 명예훼손으로 표현 검열” 국무부는 한국 인권 보고서 ‘폭력과 괴롭힘’ 항목에서 지난해 9월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을 전했다. 보고서는 “MBC가 윤 대통령이 외국 입법부를 비판하는 영상을 공개하자 윤 대통령은 ‘주요 외국 파트너와의 관계를 손상시켜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며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 등을 소개했다. 또 “한국 정부는 공개적인 토론을 제한하고 개인과 언론 표현을 검열하기 위해 명예훼손법을 사용했다”면서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쥴리 의혹’을 보도한 유튜브 채널 압수수색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형이 선고 된 것 등을 꼽았다.‘대장동 스캔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패 및 정부 투명성 결여’ 항목에 반영됐다. 보고서는 “각급 정부 부패에 대한 수많은 보도가 있었다”며 검찰이 지난해 11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으로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선거자금 6억 원을 받은 혐의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기소한 것을 거론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중국 우한 연구소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한 ‘코로나19 기원법’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코로나19 기원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회 목표에 동의한다”며 “정부는 우한 연구소와의 관련성을 포함해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모든 기밀 정보를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의회는 우한 연구소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연구 상황 및 중국군과 연계된 활동, 2019년 감염 가능성이 제기된 연구원 정보 등에 대해 미 정보기관 등이 수집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코로나19 기원법을 통과시켰다. 미 에너지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우한 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한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사실상 ‘대미(對美) 공동전선’ 강화 의지를 밝혔다. 중국은 미 에너지부의 우한 연구소 유출 보고서에 대해 “중국에 대한 먹칠”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미국과 호주 공동 연구진은 17일 우한 수산시장에서 식용으로 불법 판매된 너구리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숙주일 가능성을 제기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 이례적 예우에 나선 가운데 미국 백악관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는 중국의 하급 파트너”라고 비판했다.존 커비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실패한 군대의 생명줄(lifeline)로 보고 있다”며 “이는 애정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정략결혼’”이라고 말했다. 4년여 만에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시 주석을 푸틴 대통령이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고 시 주석이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 방침을 분명히 하면서 반(反)미 연대 구축에 나선 가운데 백악관이 중러 관계를 서로의 필요에 따라 일시적으로 결합한 ‘정략결혼’에 빗댄 것.특히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가 중국에 의존하는 국가가 됐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엔 “중러 관계에서 러시아가 하급(junior) 파트너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열세를 감수하고 중국에 각종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는 의미다.다만 커비 조정관은 중러 회담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 지원을 결정할 가능성에 대해 “확신하기 어렵다”며 “단지 중국이 이를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놨다고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전화통화는 물론 국무·재무·상무장관의 중국 방문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중국과 경제 소통채널을 개방하길 희망한다”며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의 중국 방문 가능성을 위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적절한 시기에 시 주석과 통화할 가능성도 아직 열려 있다”고 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초청으로 20일 2박 3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했다. 각각 대만과 우크라이나를 놓고 미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대미(對美) 공동전선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두 정상은 시 주석의 국빈 방문 첫날인 이날 나란히 상대국 매체에 기고문을 싣고 긴밀한 중-러 관계를 과시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 매체를 통해 ‘환난견진정(患難見眞情·참된 우정은 어려움 속에서 드러난다)’을 인용하며 “중-러는 최대 이웃”이라고 말했다. 이날 모스크바 공항에서는 “요동치고 변화하는 세계에서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에 “중-러 관계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 대한 경고 수위는 높았다. 시 주석은 “패권의 횡포가 심각해 세계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면서 “한 나라가 결정하는 국제 질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은 그들의 지령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과 러시아를 갈수록 더 억압하고 있다”며 미국을 직접 언급해 비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9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많은 파트너들이 구축한 세계 질서를 흔드는 것이 중-러의 전략”이라고 받아쳤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집권 3기’ 공식 출범을 알린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폐막 직후 첫 대외 일정으로 20일 러시아를 찾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맞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두 정상은 이날 기자회견과 비공식 만찬에 이어 21일 회담을 하는 등 최소 두 차례 이상 만난다. 앞서 상대방 관영지에 기고문을 교차 게재하는 ‘기고문 외교’로 밀착을 과시했다. 미국 등 서방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기로 할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의 회동이 전쟁 장기화와 물자 부족에 시달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행위라며 평가 절하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이 ‘피스메이커’ 노릇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習-푸틴, 한목소리로 美 비난 시 주석은 20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브누코보 공항에 도착해 “중-러 양국은 산과 물이 서로 연결된 우호적인 이웃 국가”라면서 “양국 공동 관심사인 중대한 국제·지역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하고, 새로운 시기의 중-러 전략적 협력과 실무적 협력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대한 국제·지역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새로운 시기’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과의 대결 구도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방러에 앞서 리아노보스티통신 등 러시아 매체 기고문에서는 “푸틴 대통령과 국제행사 등에서 총 40번을 만났다”며 “오늘날 최고조에 이른 중-러 관계를 소중히 여길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 기고문을 통해 “시 주석은 오랜 친구이며 중국 또한 러시아의 진정한 친구”라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한목소리로 미국을 비난하며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를 뒤흔들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집단은 상실 중인 지배적 지위에 절망적으로 집착하고 있다. 서방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촉발해 불에 기름을 부었다”고 주장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아시아태평양으로 침투하고 있다고도 했다. 시 주석 또한 미국을 겨냥해 “세계가 다극화하고 있는데도 특정 국가가 ‘패권적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는 20일 홈페이지에 ‘2022년 미국 민주주의 현황’ 보고서도 게재했다. 이를 통해 양극화, 정치 분열, 총기 사고 등으로 미국식 민주주의가 왜곡, 무력, 분열의 악순환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中, 러 지원 가능성 우려하는 서방 시 주석은 최근 중동의 앙숙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며 ‘국제사회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9일 “시 주석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해 우크라이나의 관점도 들어보라”고 비판했다. ‘중재자’임을 내세우지만 러시아 편을 들고 있다는 얘기다. 미 언론도 시 주석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기소된 푸틴 대통령과의 밀착을 감추려고 방러 목적을 ‘휴전 중재’로 내걸었다고 비판했다. 서방은 특히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무기 지원에 합의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19일 일본 교도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중국산 탄약이 쓰였음을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대니얼 드렌즈너 미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이날 정치매체 폴리티코 기고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이고 핵개발 위협 등으로 대미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까지 3개국이 미국을 겨냥한 삼각 편대를 형성하며 밀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모습이 만화책 DC코믹스에 나오는 악당 무리 ‘리전 오브 둠’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실제 시 주석은 러시아 매체 기고문에 쓴 ‘환난견진정’(患難見眞情·참된 우정은 어려움 속에서 드러난다) 표현을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에게도 사용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초청으로 20일 2박3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했다. 각각 대만과 우크라이나를 놓고 미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대미(對美) 공동전선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두 정상은 시 주석의 국빈 방문 첫 날인 이날 나란히 상대국 매체에 기고문을 싣고 긴밀한 중러 관계를 과시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 매체를 통해 ‘환난견진정’(患難見眞情·참된 우정은 어려움 속에서 드러난다)을 인용하며 “중러는 최대 이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에 “중국은 러시아의 진정한 친구이며 러시아에서 진정한 친구는 친형제와 같다”라며 “중러 관계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 대한 경고 수위는 높았다. 시 주석은 “패권의 횡포가 심각해 세계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면서 “한 나라가 결정하는 국제 질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은 그들의 지령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과 러시아를 갈수록 더 억압하고 있다”며 미국을 직접 언급해 비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9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많은 파트너들이 구축한 세계 질서를 흔드는 것이 중러의 전략”이라고 받아쳤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20∼2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국빈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의 열쇠는 중국이 아닌 미국의 손에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국제적으로 ‘중국 역할론’이 확산되자 한발 빼는 모양새다. 미국에서는 시 주석에 대해 “‘전쟁 중재자’가 아닌 ‘푸틴 지지자’”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18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계없이 진행되는 중-러 간 정상적인 교류”라면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원인 제공자도 아니고 당사자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 해결의 열쇠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손에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시 주석이 러시아 방문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의 중재 시도가 주목받았다. 그런데 중국 관영매체가 오히려 미국에 공을 던진 것이다.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이후에도 별다른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한발 빼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미국은 ‘중국 역할론’이 부상하는 것을 견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 시간) “시 주석의 움직임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보여주는 가장 명백한 신호”라면서 “시 주석이 다른 나라들을 중국의 영향력 내로 끌어들임으로써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점점 더 확고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중-러 회담에서 중국이 내놓을 휴전 요구를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휴전하자는 것은 사실상 러시아 점령지에 대한 승인”이라고 지적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내놓은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조건은 미국에서도 논란이다. 핵심 축은 크게 두 가지다. 한 축은 67조 원에 이르는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에 너무 많은 조건이 붙었다는 것이다. 정치적 욕심을 너무 부리다 ‘배가 산으로 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 상무부는 대기업 배만 불린다는 민주당 일각의 반대를 고려해 초과이익공유제와 좌절된 바이든 대통령 역점 법안 일부 내용을 보조금 조건으로 반영했다. 이러다 보니 반도체 생산과는 관련 없는 조건을 억지로 붙여 스스로 보조금 효과를 떨어뜨렸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다른 논란은 반도체법으로 대표되는 바이든식 산업 정책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가 개입해 반도체 산업 승자와 패자를 가리는 방식이 시장 비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 일부는 반도체법으로 대표되는 바이든식 산업 정책이 그간 비판하던 ‘중국제조2025’를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제조2025는 2015년 반도체와 바이오, 전기차 등 10개 분야에서 2049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최선두에 서겠다는 정책이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제조2025가 중국 기업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하고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에 핵심 기술 이전을 압박해 기술을 탈취했다고 지적해 왔다. 하지만 그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내놓은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역시 보조금을 지급해 미국 기업을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과 유럽연합(EU)의 거센 반발에도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산(産)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북미산 최종 조립 요건에선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시설 공개와 미국 주도 반도체 연구 동참을 요구한 반도체법 보조금 조건을 두고 기술 유출 논란이 일고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기업도 같은 조건”이라며 동문서답이다. 바이든식 산업 정책은 국가 안보를 앞세워 기술과 시장점유율을 미중 경쟁 무기로 삼으려는 출발부터가 중국과 닮았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반도체법 보조금 공개를 앞둔 지난달 연설에서 “제조업 위축은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며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이 연구개발과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가 미국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중국에 기술과 혁신은 단순한 성장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던 중국 ‘반도체 굴기’ 지휘자 류허(劉鶴) 전 국무원 부총리의 2021년 연설과 같은 맥락이다. 전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에선 중국제조2025에 대한 위기감이 커진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부터 중국식 산업 정책 효과에 대한 보고서가 적지 않게 쏟아졌다. 싸우면서 닮아가는 ‘미러링 효과’다. 보호주의와 자국우선주의 색채가 점점 강해지고 있는 바이든식 산업 정책은 아직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미 싱크탱크에선 최근 중국이 이른바 중저가 ‘레거시(보급형) 반도체’를 무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진다. 첨단 반도체에 국한된 반도체 규제가 확대·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나마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파트너 국가와의 협력을 빠짐없이 강조하는 점은 한 가닥 위안이다. 하지만 미국은 막대한 반도체 보조금을 쏟아부으면서 동맹국엔 과잉 생산을 막기 위해 반도체 보조금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중국식 노골적 경제 강압 정책까지 닮을까 우려스럽다. 스테퍼니 머피 전 민주당 하원의원은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미국은 두 번째 ‘매카시즘’의 시대를 맞았다”고 했다. 광풍(狂風)에 휩쓸리지 않을 냉정함이 필요한 때다.문병기 워싱턴 특파원 weappo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이 18일(현지 시간) “유력한 공화당 후보이자 미국 전 대통령이 21일 체포될 것”이라면서 “시위하라. 미국을 되찾자”고 주장했다. 뉴욕 맨해튼지방검찰청의 기소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자 자신의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 조 바이든 대통령 일가를 겨냥한 로비 자금 수수 의혹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를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을 가능성을 거론하며 공세를 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 재선 도전 선언을 앞두고 전·현직 대통령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시위 선동에 “1·6사태 데자뷔”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부패하고 정치적인 맨해튼지검에서 새로운 불법적인 (수사 상황) 유출이 있었다”며 “이는 범죄 혐의를 조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범죄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고 다른 검사들에 의해 수없이 기각된, 지어낸 얘기로 체포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떤 혐의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맨해튼지검을 거론한 것으로 볼 때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은 2016년 대선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적 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성인배우 출신 스테퍼니 클리퍼드의 증언을 막기 위해 합의금 13만 달러를 지급해 선거자금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맨해튼지검은 이와 관련해 트럼프그룹이 코언에게 지급한 합의금을 법률 자문 비용으로 위장 처리한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시 및 또 다른 기록 조작에 의한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 미 NBC 방송은 이날 소식통 5명을 인용해 “연방수사기관들과 뉴욕주 등이 조만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도 법정에 나갈 때 ‘머그샷(체포 직후 촬영 사진)’ 공개를 피할 수 있는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되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첫 형사기소여서 2024년 대선 정국에도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그의 변호사들도 “아직 체포 계획을 통보받지 않았다”고 밝힌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자신의 대선 행보에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공화당 관계자는 NBC에 “(기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선 행보에 절대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시위 촉구 메시지를 거듭 내놓으면서 실제 체포 절차가 이뤄지면 폭력 시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맨해튼지검은 18일 “뉴욕 법치를 위협하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공화당, 바이든 일가 조사 속도공화당은 일제히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공세를 폈다. 친(親)트럼프 성향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트위터에 “극단주의 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 보복에 나서 터무니없이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며 상임위원회에 선거 개입 목적의 정치적 기소에 바이든 행정부 예산이 사용되는지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경쟁자로 꼽히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전직 대통령을 기소한다는 생각은 다른 수천만 미국인에게처럼 나에게도 우려”라고 비판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 차남 헌터 바이든이 2017년 중국 에너지 기업으로부터 받은 거액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을 조사하겠다며 속도를 내고 있다.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가족사업에 타협했는지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유력한 공화당 후보이자 미국 전 대통령이 21일 체포될 것”이라면서 “시위하라. 미국을 되찾자”고 주장했다. 뉴욕 맨해튼지방검찰청의 기소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자 자신의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 조 바이든 대통령 일가를 겨냥한 로비 자금 수수 의혹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를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을 가능성을 거론하며 공세를 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 재선 도전 선언을 앞두고 전·현직 대통령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체포 예고’ 시위 촉구에 “1·6 사태 재연 우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부패하고 정치적인 맨해튼지검에서 새로운 불법적인 (수사 상황) 유출이 있었다”며 “이는 범죄 혐의를 조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범죄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고 다른 검사들에 의해 수없이 기각된, 지어낸 얘기로 체포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떤 혐의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맨해튼 지검을 거론한 것으로 볼 때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은 2016년 대선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적 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성인배우 출신 스테파니 클리포드 증언을 막기 위해 합의금 13만 달러를 지급해 선거자금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 받았다. 맨해튼 지검은 이와 관련해 트럼프그룹이 코언에게 지급한 합의금을 법률 자문비용으로 위장 처리한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시 및 또 다른 기록 조작에 의한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 미 NBC 방송은 이날 소식통 5명을 인용해 “연방수사기관들과 뉴욕주 등이 조만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도 법정에 나갈 때 ‘머그샷(체포 직후 촬영 사진)’ 공개를 피할 수 있는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기소되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첫 형사기소여서 2024년 대선 정국에도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사들도 “아직 체포 계획을 통보받지 않았다”고 밝힌 만큼 이번 사태를 트럼프 전 대통령 자신의 대선 행보에 적극 활용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공화당 관계자는 NBC에 “(기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선 행보에 절대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를 연상시키는 시위 촉구 메시지를 거듭 내놓으면서 실제 체포 절차가 이뤄지면 폭력 시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맨해튼 지검은 18일 “뉴욕 법치를 위협하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공화당, 바이든 일가 조사 속도 공화당은 일제히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공세를 폈다. 친(親)트럼프 성향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트위터에 “극단주의 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 보복에 나서 터무니없이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며 상임위원회에 선거 개입 목적의 정치적 기소에 바이든 행정부 예산이 사용되는지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차기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경쟁자로 꼽히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전직 대통령을 기소한다는 생각은 다른 수천만 미국인에게처럼 나에게도 우려”라고 비판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 차남 헌터 바이든이 2017년 중국 에너지 기업으로부터 받은 거액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을 조사하겠다며 속도를 내고 있다.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가족사업에 타협했는지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20~2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국빈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의 열쇠는 중국이 아닌 미국의 손에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국제적으로 ‘중국 역할론’이 확산하자 한 발 빼는 모양새다. 미국에서는 시 주석에 대해 “‘전쟁 중재자’가 아닌 ‘푸틴 지지자’”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18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계없이 진행되는 중러 간 정상적인 교류”라면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원인 제공자도 아니고 당사자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 해결의 열쇠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손에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시 주석이 러시아 방문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의 중재 시도가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중국 관영매체가 오히려 공을 미국에 던진 것이다.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이후에도 별다른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미국은 ‘중국 역할론’이 부상하는 것을 견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 시간) “시 주석의 움직임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보여주는 가장 명백한 신호”라면서 “시 주석이 다른 나라들을 중국의 영향력 내로 끌어들임으로써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점점 더 확고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중러 회담에서 중국이 내놓을 휴전 요구를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휴전하자는 것은 사실상 러시아 점령지에 대한 승인”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