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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반도체 시설을 지어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받는 기업에 향후 10년간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가드레일’ 조건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지만 다른 조건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태다. 미국 상무부는 21일(현지 시간) “한국과의 경제 관계에 큰 중요성을 두고 있다”며 “(반도체 기업의) 기밀 유출 우려는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상무부는 이날 동아일보를 포함해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반도체 생산 국가 매체를 대상으로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조건과 관련된 별도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상무부가 국무부 산하 외신기자센터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이례적으로 직접 설명에 나선 것이다. 상무부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의 기밀 유출 우려에 대해 “국립반도체기술센터(NSTC)는 반도체 산업 구성원들이 인력 개발, 상업성 사전 연구 같은 공통 관심사를 진전시킬 수 있는 민관 합동기구를 제공하려는 것이지 지식재산권이나 기업 기밀을 공유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내건 ‘NSTC 주도 연구개발(R&D) 참여’가 기술 유출 우려를 낳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수익이 전망치를 초과할 경우 미국 정부와 초과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조건에 대해선 “지원되는 보조금 규모가 적절한지 확인할 수 있는 적절한 메커니즘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이 한국, 대만 등에 반도체 보조금 경쟁 자제를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선 “우리 목표인 탄력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만드는 데는 동맹국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IRA와 반도체법으로 한국 내에서 미국에 배신당했다는 평가도 있다’는 질문엔 “동의하지 않는다”며 “한국 반도체 기업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중요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곧바로) 한국과 일본, 대만을 방문할 것”이라며 “우리가 (상대국의 우려를)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22일 “미국은 자신의 패권을 지키기 위해 국가안보 개념을 끊임없이 확장하고, 심지어 동맹국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일도 불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의 투자 보조금을 받으면 10년간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량을 5% 이상 확장할 수 없다는 미 상무부 발표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최악은 면했다”는 반응이다. 중국 공장 운영이 전면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공장 시설의 부분 업그레이드는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메모리 반도체는 경기 사이클에 따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데 ‘중국 내 생산량 제한’은 두고두고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중국 반도체 수출 장비 통제 유예가 10월이면 끝나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반도체 업계 “불확실성 해소로 숨통 트여” 22일 삼성전자는 미 상무부 가드레일 조항에 대해 “오늘 발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향후 대응 방향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달 31일이 보조금 신청이 시작되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여러 논의를 거친 뒤 신청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상무부가 21일(현지시간) 공개한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세부 규정안의 핵심은 반도체 생산능력의 제한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미 반도체법에 따른 투자 보조금을 받으면, 향후 10년간 중국에서 웨이퍼(반도체 기판) 용량으로 측정되는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할 수 없게 된다. 중국 현지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당장 큰 불은 껐다”라는 입장이다. 미 보조금을 받으면 중국 공장 운영이 전면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당장 공장 철수를 고려하지 않아도 돼 숨통이 트였다”라며 “다만 완벽한 해결은 아니다 보니 ‘인공 호흡기’를 달아놓은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기업이 투자 전략을 구사할 때 상당한 유연성이 확보됐다”고 밝혔다.● “생산량 제한은 메모리 사업에 치명적” 우려도반면 ‘생산능력’ 제한이 반도체 산업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거라는 경고도 동시에 나온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한 가지 제품을 대량 생산함으로써 수익을 극대화하는 산업이다. 이 장관은 이와 관련 “기술을 높이면 칩을 미세화할 수 있고 동일한 웨이퍼에서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는 “D램과 낸드플래시는 최근 5년 동안 매년 각각 5%, 10%씩 증가했는데 10년 간 5%만 증산하라는 건 메모리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라고 강조했다. 가드레일 조항과 별도로 1년 간 유예 중인 대중 수출 규제 조치가 끝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내 공장의 기술 수준 업그레이드에도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미 상무부는 국내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에 대해 반도체 장비 수입의 ‘한도(cap)’를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공장에 투자할 동력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국 정부는 이번에 발표한 가드레일 세부 규정 초안에 대해 60일간 의견수렴을 거친 후 관련 규정을 최종 확정한다. 반도체법 관련 세부 조항의 최종 확정 시점은 올 하반기(7~12월)로 정부는 보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강한 지시에 따라 백악관 NSC 채널을 통해 미국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를 진행했다”며 “미국 정부와 세심하게 조율하고 협력해 우리 기업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이익이 증대될 수 있도록 더욱 각별하고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러시아를 국빈 방문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1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중국과 러시아 모두 세계의 다극화를 지지한다”며 미국의 1극 체제를 견제하는 반미(反美) 노선에 양국이 공조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다극성이라는 근본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호응했다. 두 정상은 시 주석의 방러 첫날인 20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4시간 반 동안 만찬을 곁들인 일대일 비공식 회담을 갖고 “양국은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시 주석은 2024년 대선에 또다시 도전하는 푸틴 대통령의 재집권을 바란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이 앞서 제시한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 중재안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며 “중국이 국제 문제에 공정하고 균형 잡힌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21일에는 외교, 국방, 경제 분야의 양국 대표단이 배석한 확대 회담을 통해 양국 간 군사, 경제 협력 등을 강화한다는 데 합의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두 나라의 밀착을 ‘정략결혼’으로 평가 절하하며 “러시아가 중국의 하급(junior) 파트너라는 것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시진핑-푸틴, 서로 장기집권 덕담… 美 “러는 中의 하급 파트너” 비판 시진핑, 러 국빈방문지각 대장 푸틴, 미리 나와 영접“中의 우크라전 중재 노력 환영”習, 객관적 입장 강조… 온도차 20, 21일 이틀 연속 만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로를 ‘친구’라고 부르며 ‘장기 집권’에 대한 덕담을 주고받았다. 반미(反美) 연대를 위해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20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일대일 비공식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먼저 “내년에 러시아가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는 것을 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당신의 영도 아래 러시아는 장족의 진보를 이뤘고, 러시아 인민은 계속해서 당신을 지지할 것”이라며 “다시 당선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2000∼2008년 대통령을 지낸 푸틴은 2012년 대권을 다시 장악한 뒤 헌법의 재선 금지조항을 폐지하고 임기를 6년으로 연장했다. 푸틴 대통령 또한 시 주석에게 “중국 국가주석에 선출(3연임)된 것을 축하한다”며 “중국 인민들이 지난 10년간 시 주석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기에 가능했다”고 덕담을 건넸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성대한 만찬으로 시 주석을 각별히 대접했다. 러시아 북부 페초라강에서 잡은 흰연어 요리와 메추라기, 버섯을 넣은 블리니(러시아식 전병), 석류 셔벗을 곁들인 철갑상어 수프가 먼저 식탁에 올랐다. 메인 요리는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지방의 파블로바 와인과 함께 체리 소스와 해산물이 곁들여진 사슴고기였고, 러시아 출신의 전설적인 발레리나 안나 파블로바의 이름을 딴 파블로바 케이크가 디저트로 나왔다. 이 회담은 만찬까지 포함해 무려 4시간 30분간 이어졌다. 두 정상은 작은 사각형 탁자만 사이에 둔 채 사실상 붙어 앉았다. 특히 주요 외교 행사에서 늘 ‘지각 대장’으로 불리는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담장에 미리 나와 시 주석을 영접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에게 올해 답방 성격의 중국 방문도 요청했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이 전했다. 2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20일 회담에서 “갈등이 첨예화할수록 대화 노력을 포기할 수 없다”면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평화 회담에 개방적이며 중국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룬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제한 없는 협력’을 반복해서 언급한 반면 시 주석은 ‘객관적 중재자’를 강조해 두 정상 간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두 정상의 밀착을 두고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핵심 요소는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주권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휴전을 위해선 중국의 중재가 아니라 러시아의 철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 국무부는 20일(현지 시간) ‘2022년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이 중국 러시아 등에서 일하다 탈출을 시도한 노동자들의 다리를 부러뜨리거나 아킬레스힘줄을 끊어 본국으로 송환한 것을 비롯해 광범위하게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 시청자가 북한에서 중형을 받은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 문화를 반(反)체제로 규정하고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北 해외 노동자에게 충성자금 요구”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을 “김씨 일가가 이끄는 권위주의 국가”로 규정하고 “정권에 의한 불법 살인과 고문, 초국가적 억압과 불법적 사생활 침해 같은 중대 인권 문제에 대한 신뢰할 만한 보고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매년 세계 각국의 인권 상황을 평가한 보고서를 발간한다. 올해는 북한을 비롯한 198개국을 담았다. 보고서는 북한 전문 매체 등을 인용해 “러시아 근무 경험이 있는 탈북자에 따르면 모든 노동자는 ‘송환 절차’가 도주 시도자들의 다리를 부러뜨려 휠체어에 태워 북한에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또 “북한 고위 소식통은 탈북을 시도한 북한 노동자 추경철이 러시아로 파견된 보위성(요원들)에 체포된 뒤 아킬레스힘줄이 훼손된 채 송환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해외 북한 노동자 대다수는 러시아와 중국에 있다”며 “일부 지역에선 위조 신분증을 사용해 이들을 고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하루 최장 20시간 일하면서도 월급은 중국 노동자의 절반 이하인 월 27만∼90만 원을 받으며 이 중 70∼90%는 북한 정권에 반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은 코로나19 국경 폐쇄로 무역이 금지됐는데도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무역업자들에게 ‘충성자금’을 요구했으며 라오스에 파견한 북한 의료진에게도 충성자금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풍(한류)’에 대한 처벌 강화도 소개했다. 보고서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을 인용해 “오징어게임을 북한에 밀반입해 판매한 남성은 총살형, 이를 구입한 고등학생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며 “방송을 본 다른 학생 6명은 중노동 5년형을 받았고 이 학교 교장과 담임 선생님들은 해임됐다”고 전했다.● “韓 명예훼손으로 표현 검열”국무부는 한국 인권 보고서 ‘폭력과 괴롭힘’ 항목에서 지난해 9월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을 전했다. 보고서는 “MBC가 윤 대통령이 외국 입법부를 비판하는 영상을 공개하자 윤 대통령은 ‘주요 외국 파트너와의 관계를 손상시켜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며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 등을 소개했다. 또 “한국 정부는 공개적인 토론을 제한하고 개인과 언론 표현을 검열하기 위해 명예훼손법을 사용했다”면서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쥴리 의혹’을 보도한 유튜브 채널 압수수색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 등을 꼽았다. ‘대장동 스캔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패 및 정부 투명성 결여’ 항목에 반영됐다. 보고서는 “각급 정부 부패에 대한 수많은 보도가 있었다”며 검찰이 지난해 11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유동규 전 사장 직무대리로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의 선거자금 6억 원을 받은 혐의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기소한 것을 거론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 중국 우한 연구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한 ‘코로나19기원법’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코로나19 기원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회 목표에 동의한다”며 “정부는 우한 연구소와의 관련성을 포함해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모든 기밀 정보를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의회는 우한 연구소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연구 상황 및 중국군과 연계된 활동, 2019년 감염 가능성이 제기된 연구원 정보 등에 대해 미 정보기관 등이 수집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코로나19기원법을 통과시켰다. 미 에너지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우한 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한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사실상 ‘대미(對美) 공동전선’ 강화 의지를 밝혔다. 중국은 미 에너지부의 우한 연구소 바이러스 유출 보고서에 대해 “중국에 대한 먹칠”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미국과 호주 공동 연구진은 17일 우한 수산시장에서 식용으로 불법 판매된 너구리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숙주일 가능성을 제기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미국 반도체법에 따른 투자 보조금을 받으면 향후 10년간 중국에서 반도체 시설을 5% 이상 확장할 수 없게 된다. 다만 공장 시설의 부분적인 업그레이드는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을 받으면 중국 공장 확장 길이 전면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부분 확장의 숨통이 트이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는 최악은 면했다는 반응이다. 미 상무부는 21일(현지시간) 공개한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세부 규정안에서 “보조금 지원 대상기업은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의 반도체 제조 확대에 투자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고 밝혔다. 첨단 반도체 시설 신축과 증설에 대해선 “생산능력을 5% 이상 증설하거나 10만 달러(약 1억 3000만 원) 이상의 거래를 금지한다”며 “보조금 지원 기업이 이러한 제한을 위반하면 보조금 전체를 회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른바 레거시(구형 범용) 반도체에 대해서도 “새로운 생산 라인을 추가하거나 생산 능력을 10% 이상 확장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레거시 반도체는 28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이상 시스템 반도체,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8나노 초과 D램으로 규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현재 중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는 첨단 반도체로 분류되는 만큼 5% 이상의 증설을 금지하는 규정 내에선 부분적인 확장과 기술 업그레이드가 가능할 전망이다.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년간 이 같은 수출통제에 대한 유예 조치를 받아낸 바 있다. 삼성전자는 “(상무부) 발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여, 향후 대응 방향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받은 1년간의 수출통제 유예조치의 연장 여부가 향후 국내 반도체 기업 중국 공장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상무부는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유예 조치를 연장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포괄적 유예조치 대신 일정 수준 이상의 장비 반입을 제한하는 ‘한도(cap)’을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발표된 가드레일 세부 규정에선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을 받은 기업들이 화웨이와 YMTC 등 중국 반도체 기업들과 공동 연구에 참여하는 것도 금지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가드레일 조항은 미국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적대국보다 앞서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집단 안보를 강화할 수 있도록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 국무부는 20일(현지 시간) ‘2022년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이 중국 러시아 등에서 일하는 자국 노동자 탈출을 막기 위해 다리를 부러뜨리거나 아킬레스건을 끊어 본국 송환한 것을 비롯해 광범위하게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청자가 북한에서 중형을 받은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 문화를 반(反)체제로 규정하고 엄격하게 처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北 해외 노동자에게 충성자금 요구”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을 “김 씨 일가가 이끄는 권위주의 국가”로 규정하고 “정권에 의한 불법 살인과 고문, 초국가적 억압과 불법적 사생활 침해 같은 중대 인권 문제에 대한 신뢰할만한 보고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매년 세계 각국 인권 상황을 평가한 보고서를 발간한다. 올해는 북한을 비롯한 198개국을 담았다. 보고서는 북한 전문 매체 등을 인용해 “러시아 근무 경험이 있는 탈북자에 따르면 모든 노동자는 ‘송환 절차’가 도주 시도자들 다리를 부러뜨려 휠체어에 태워 북한에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또 “북한 고위 소식통은 탈북을 시도한 북한 노동자 추경철이 러시아로 파견된 보위성(요원들)에 체포된 뒤 아킬레스건이 훼손된 채 송환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해외 북한 노동자 대다수는 러시아와 중국에 있다”며 “일부 지역에선 위조 신분증을 사용해 이들을 고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하루 최장 20시간 일하면서도 월급은 중국 노동자 절반 이하인 월 27만~90만 원을 받으며 이 중 70~90%는 북한 정권에 반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은 코로나19 국경 폐쇄로 무역이 금지됐는데도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무역업자들에게 ‘충성자금’을 요구했으며 라오스에 파견한 북한 의료진에게도 충성자금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풍(한류)’에 대한 처벌 강화도 소개했다. 보고서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을 인용해 “오징어 게임을 북한에 밀반입해 판매한 남성은 총살형, 이를 구입한 고등학생은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며 “방송을 본 다른 학생 6명은 중노동 5년형을 받았고 이 학교 교장과 담임 선생님들은 해임됐다”고 전했다.● “韓 명예훼손으로 표현 검열” 국무부는 한국 인권 보고서 ‘폭력과 괴롭힘’ 항목에서 지난해 9월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을 전했다. 보고서는 “MBC가 윤 대통령이 외국 입법부를 비판하는 영상을 공개하자 윤 대통령은 ‘주요 외국 파트너와의 관계를 손상시켜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며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 등을 소개했다. 또 “한국 정부는 공개적인 토론을 제한하고 개인과 언론 표현을 검열하기 위해 명예훼손법을 사용했다”면서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쥴리 의혹’을 보도한 유튜브 채널 압수수색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형이 선고 된 것 등을 꼽았다.‘대장동 스캔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패 및 정부 투명성 결여’ 항목에 반영됐다. 보고서는 “각급 정부 부패에 대한 수많은 보도가 있었다”며 검찰이 지난해 11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으로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선거자금 6억 원을 받은 혐의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기소한 것을 거론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중국 우한 연구소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한 ‘코로나19 기원법’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코로나19 기원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회 목표에 동의한다”며 “정부는 우한 연구소와의 관련성을 포함해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모든 기밀 정보를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의회는 우한 연구소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연구 상황 및 중국군과 연계된 활동, 2019년 감염 가능성이 제기된 연구원 정보 등에 대해 미 정보기관 등이 수집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코로나19 기원법을 통과시켰다. 미 에너지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우한 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한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사실상 ‘대미(對美) 공동전선’ 강화 의지를 밝혔다. 중국은 미 에너지부의 우한 연구소 유출 보고서에 대해 “중국에 대한 먹칠”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미국과 호주 공동 연구진은 17일 우한 수산시장에서 식용으로 불법 판매된 너구리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숙주일 가능성을 제기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 이례적 예우에 나선 가운데 미국 백악관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는 중국의 하급 파트너”라고 비판했다.존 커비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실패한 군대의 생명줄(lifeline)로 보고 있다”며 “이는 애정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정략결혼’”이라고 말했다. 4년여 만에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시 주석을 푸틴 대통령이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고 시 주석이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 방침을 분명히 하면서 반(反)미 연대 구축에 나선 가운데 백악관이 중러 관계를 서로의 필요에 따라 일시적으로 결합한 ‘정략결혼’에 빗댄 것.특히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가 중국에 의존하는 국가가 됐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엔 “중러 관계에서 러시아가 하급(junior) 파트너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열세를 감수하고 중국에 각종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는 의미다.다만 커비 조정관은 중러 회담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 지원을 결정할 가능성에 대해 “확신하기 어렵다”며 “단지 중국이 이를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놨다고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전화통화는 물론 국무·재무·상무장관의 중국 방문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중국과 경제 소통채널을 개방하길 희망한다”며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의 중국 방문 가능성을 위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적절한 시기에 시 주석과 통화할 가능성도 아직 열려 있다”고 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초청으로 20일 2박 3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했다. 각각 대만과 우크라이나를 놓고 미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대미(對美) 공동전선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두 정상은 시 주석의 국빈 방문 첫날인 이날 나란히 상대국 매체에 기고문을 싣고 긴밀한 중-러 관계를 과시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 매체를 통해 ‘환난견진정(患難見眞情·참된 우정은 어려움 속에서 드러난다)’을 인용하며 “중-러는 최대 이웃”이라고 말했다. 이날 모스크바 공항에서는 “요동치고 변화하는 세계에서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에 “중-러 관계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 대한 경고 수위는 높았다. 시 주석은 “패권의 횡포가 심각해 세계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면서 “한 나라가 결정하는 국제 질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은 그들의 지령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과 러시아를 갈수록 더 억압하고 있다”며 미국을 직접 언급해 비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9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많은 파트너들이 구축한 세계 질서를 흔드는 것이 중-러의 전략”이라고 받아쳤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집권 3기’ 공식 출범을 알린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폐막 직후 첫 대외 일정으로 20일 러시아를 찾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맞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두 정상은 이날 기자회견과 비공식 만찬에 이어 21일 회담을 하는 등 최소 두 차례 이상 만난다. 앞서 상대방 관영지에 기고문을 교차 게재하는 ‘기고문 외교’로 밀착을 과시했다. 미국 등 서방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기로 할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의 회동이 전쟁 장기화와 물자 부족에 시달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행위라며 평가 절하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이 ‘피스메이커’ 노릇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習-푸틴, 한목소리로 美 비난 시 주석은 20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브누코보 공항에 도착해 “중-러 양국은 산과 물이 서로 연결된 우호적인 이웃 국가”라면서 “양국 공동 관심사인 중대한 국제·지역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하고, 새로운 시기의 중-러 전략적 협력과 실무적 협력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대한 국제·지역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새로운 시기’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과의 대결 구도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방러에 앞서 리아노보스티통신 등 러시아 매체 기고문에서는 “푸틴 대통령과 국제행사 등에서 총 40번을 만났다”며 “오늘날 최고조에 이른 중-러 관계를 소중히 여길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 기고문을 통해 “시 주석은 오랜 친구이며 중국 또한 러시아의 진정한 친구”라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한목소리로 미국을 비난하며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를 뒤흔들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집단은 상실 중인 지배적 지위에 절망적으로 집착하고 있다. 서방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촉발해 불에 기름을 부었다”고 주장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아시아태평양으로 침투하고 있다고도 했다. 시 주석 또한 미국을 겨냥해 “세계가 다극화하고 있는데도 특정 국가가 ‘패권적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는 20일 홈페이지에 ‘2022년 미국 민주주의 현황’ 보고서도 게재했다. 이를 통해 양극화, 정치 분열, 총기 사고 등으로 미국식 민주주의가 왜곡, 무력, 분열의 악순환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中, 러 지원 가능성 우려하는 서방 시 주석은 최근 중동의 앙숙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며 ‘국제사회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9일 “시 주석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해 우크라이나의 관점도 들어보라”고 비판했다. ‘중재자’임을 내세우지만 러시아 편을 들고 있다는 얘기다. 미 언론도 시 주석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기소된 푸틴 대통령과의 밀착을 감추려고 방러 목적을 ‘휴전 중재’로 내걸었다고 비판했다. 서방은 특히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무기 지원에 합의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19일 일본 교도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중국산 탄약이 쓰였음을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대니얼 드렌즈너 미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이날 정치매체 폴리티코 기고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이고 핵개발 위협 등으로 대미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까지 3개국이 미국을 겨냥한 삼각 편대를 형성하며 밀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모습이 만화책 DC코믹스에 나오는 악당 무리 ‘리전 오브 둠’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실제 시 주석은 러시아 매체 기고문에 쓴 ‘환난견진정’(患難見眞情·참된 우정은 어려움 속에서 드러난다) 표현을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에게도 사용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초청으로 20일 2박3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했다. 각각 대만과 우크라이나를 놓고 미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대미(對美) 공동전선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두 정상은 시 주석의 국빈 방문 첫 날인 이날 나란히 상대국 매체에 기고문을 싣고 긴밀한 중러 관계를 과시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 매체를 통해 ‘환난견진정’(患難見眞情·참된 우정은 어려움 속에서 드러난다)을 인용하며 “중러는 최대 이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에 “중국은 러시아의 진정한 친구이며 러시아에서 진정한 친구는 친형제와 같다”라며 “중러 관계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 대한 경고 수위는 높았다. 시 주석은 “패권의 횡포가 심각해 세계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면서 “한 나라가 결정하는 국제 질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은 그들의 지령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과 러시아를 갈수록 더 억압하고 있다”며 미국을 직접 언급해 비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9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많은 파트너들이 구축한 세계 질서를 흔드는 것이 중러의 전략”이라고 받아쳤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20∼2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국빈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의 열쇠는 중국이 아닌 미국의 손에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국제적으로 ‘중국 역할론’이 확산되자 한발 빼는 모양새다. 미국에서는 시 주석에 대해 “‘전쟁 중재자’가 아닌 ‘푸틴 지지자’”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18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계없이 진행되는 중-러 간 정상적인 교류”라면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원인 제공자도 아니고 당사자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 해결의 열쇠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손에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시 주석이 러시아 방문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의 중재 시도가 주목받았다. 그런데 중국 관영매체가 오히려 미국에 공을 던진 것이다.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이후에도 별다른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한발 빼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미국은 ‘중국 역할론’이 부상하는 것을 견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 시간) “시 주석의 움직임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보여주는 가장 명백한 신호”라면서 “시 주석이 다른 나라들을 중국의 영향력 내로 끌어들임으로써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점점 더 확고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중-러 회담에서 중국이 내놓을 휴전 요구를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휴전하자는 것은 사실상 러시아 점령지에 대한 승인”이라고 지적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내놓은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조건은 미국에서도 논란이다. 핵심 축은 크게 두 가지다. 한 축은 67조 원에 이르는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에 너무 많은 조건이 붙었다는 것이다. 정치적 욕심을 너무 부리다 ‘배가 산으로 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 상무부는 대기업 배만 불린다는 민주당 일각의 반대를 고려해 초과이익공유제와 좌절된 바이든 대통령 역점 법안 일부 내용을 보조금 조건으로 반영했다. 이러다 보니 반도체 생산과는 관련 없는 조건을 억지로 붙여 스스로 보조금 효과를 떨어뜨렸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다른 논란은 반도체법으로 대표되는 바이든식 산업 정책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가 개입해 반도체 산업 승자와 패자를 가리는 방식이 시장 비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 일부는 반도체법으로 대표되는 바이든식 산업 정책이 그간 비판하던 ‘중국제조2025’를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제조2025는 2015년 반도체와 바이오, 전기차 등 10개 분야에서 2049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최선두에 서겠다는 정책이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제조2025가 중국 기업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하고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에 핵심 기술 이전을 압박해 기술을 탈취했다고 지적해 왔다. 하지만 그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내놓은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역시 보조금을 지급해 미국 기업을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과 유럽연합(EU)의 거센 반발에도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산(産)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북미산 최종 조립 요건에선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시설 공개와 미국 주도 반도체 연구 동참을 요구한 반도체법 보조금 조건을 두고 기술 유출 논란이 일고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기업도 같은 조건”이라며 동문서답이다. 바이든식 산업 정책은 국가 안보를 앞세워 기술과 시장점유율을 미중 경쟁 무기로 삼으려는 출발부터가 중국과 닮았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반도체법 보조금 공개를 앞둔 지난달 연설에서 “제조업 위축은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며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이 연구개발과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가 미국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중국에 기술과 혁신은 단순한 성장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던 중국 ‘반도체 굴기’ 지휘자 류허(劉鶴) 전 국무원 부총리의 2021년 연설과 같은 맥락이다. 전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에선 중국제조2025에 대한 위기감이 커진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부터 중국식 산업 정책 효과에 대한 보고서가 적지 않게 쏟아졌다. 싸우면서 닮아가는 ‘미러링 효과’다. 보호주의와 자국우선주의 색채가 점점 강해지고 있는 바이든식 산업 정책은 아직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미 싱크탱크에선 최근 중국이 이른바 중저가 ‘레거시(보급형) 반도체’를 무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진다. 첨단 반도체에 국한된 반도체 규제가 확대·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나마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파트너 국가와의 협력을 빠짐없이 강조하는 점은 한 가닥 위안이다. 하지만 미국은 막대한 반도체 보조금을 쏟아부으면서 동맹국엔 과잉 생산을 막기 위해 반도체 보조금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중국식 노골적 경제 강압 정책까지 닮을까 우려스럽다. 스테퍼니 머피 전 민주당 하원의원은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미국은 두 번째 ‘매카시즘’의 시대를 맞았다”고 했다. 광풍(狂風)에 휩쓸리지 않을 냉정함이 필요한 때다.문병기 워싱턴 특파원 weappo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이 18일(현지 시간) “유력한 공화당 후보이자 미국 전 대통령이 21일 체포될 것”이라면서 “시위하라. 미국을 되찾자”고 주장했다. 뉴욕 맨해튼지방검찰청의 기소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자 자신의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 조 바이든 대통령 일가를 겨냥한 로비 자금 수수 의혹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를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을 가능성을 거론하며 공세를 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 재선 도전 선언을 앞두고 전·현직 대통령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시위 선동에 “1·6사태 데자뷔”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부패하고 정치적인 맨해튼지검에서 새로운 불법적인 (수사 상황) 유출이 있었다”며 “이는 범죄 혐의를 조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범죄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고 다른 검사들에 의해 수없이 기각된, 지어낸 얘기로 체포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떤 혐의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맨해튼지검을 거론한 것으로 볼 때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은 2016년 대선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적 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성인배우 출신 스테퍼니 클리퍼드의 증언을 막기 위해 합의금 13만 달러를 지급해 선거자금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맨해튼지검은 이와 관련해 트럼프그룹이 코언에게 지급한 합의금을 법률 자문 비용으로 위장 처리한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시 및 또 다른 기록 조작에 의한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 미 NBC 방송은 이날 소식통 5명을 인용해 “연방수사기관들과 뉴욕주 등이 조만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도 법정에 나갈 때 ‘머그샷(체포 직후 촬영 사진)’ 공개를 피할 수 있는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되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첫 형사기소여서 2024년 대선 정국에도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그의 변호사들도 “아직 체포 계획을 통보받지 않았다”고 밝힌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자신의 대선 행보에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공화당 관계자는 NBC에 “(기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선 행보에 절대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시위 촉구 메시지를 거듭 내놓으면서 실제 체포 절차가 이뤄지면 폭력 시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맨해튼지검은 18일 “뉴욕 법치를 위협하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공화당, 바이든 일가 조사 속도공화당은 일제히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공세를 폈다. 친(親)트럼프 성향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트위터에 “극단주의 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 보복에 나서 터무니없이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며 상임위원회에 선거 개입 목적의 정치적 기소에 바이든 행정부 예산이 사용되는지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경쟁자로 꼽히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전직 대통령을 기소한다는 생각은 다른 수천만 미국인에게처럼 나에게도 우려”라고 비판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 차남 헌터 바이든이 2017년 중국 에너지 기업으로부터 받은 거액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을 조사하겠다며 속도를 내고 있다.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가족사업에 타협했는지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유력한 공화당 후보이자 미국 전 대통령이 21일 체포될 것”이라면서 “시위하라. 미국을 되찾자”고 주장했다. 뉴욕 맨해튼지방검찰청의 기소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자 자신의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 조 바이든 대통령 일가를 겨냥한 로비 자금 수수 의혹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를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을 가능성을 거론하며 공세를 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 재선 도전 선언을 앞두고 전·현직 대통령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체포 예고’ 시위 촉구에 “1·6 사태 재연 우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부패하고 정치적인 맨해튼지검에서 새로운 불법적인 (수사 상황) 유출이 있었다”며 “이는 범죄 혐의를 조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범죄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고 다른 검사들에 의해 수없이 기각된, 지어낸 얘기로 체포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떤 혐의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맨해튼 지검을 거론한 것으로 볼 때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은 2016년 대선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적 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성인배우 출신 스테파니 클리포드 증언을 막기 위해 합의금 13만 달러를 지급해 선거자금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 받았다. 맨해튼 지검은 이와 관련해 트럼프그룹이 코언에게 지급한 합의금을 법률 자문비용으로 위장 처리한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시 및 또 다른 기록 조작에 의한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 미 NBC 방송은 이날 소식통 5명을 인용해 “연방수사기관들과 뉴욕주 등이 조만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도 법정에 나갈 때 ‘머그샷(체포 직후 촬영 사진)’ 공개를 피할 수 있는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기소되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첫 형사기소여서 2024년 대선 정국에도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사들도 “아직 체포 계획을 통보받지 않았다”고 밝힌 만큼 이번 사태를 트럼프 전 대통령 자신의 대선 행보에 적극 활용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공화당 관계자는 NBC에 “(기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선 행보에 절대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를 연상시키는 시위 촉구 메시지를 거듭 내놓으면서 실제 체포 절차가 이뤄지면 폭력 시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맨해튼 지검은 18일 “뉴욕 법치를 위협하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공화당, 바이든 일가 조사 속도 공화당은 일제히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공세를 폈다. 친(親)트럼프 성향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트위터에 “극단주의 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 보복에 나서 터무니없이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며 상임위원회에 선거 개입 목적의 정치적 기소에 바이든 행정부 예산이 사용되는지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차기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경쟁자로 꼽히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전직 대통령을 기소한다는 생각은 다른 수천만 미국인에게처럼 나에게도 우려”라고 비판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 차남 헌터 바이든이 2017년 중국 에너지 기업으로부터 받은 거액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을 조사하겠다며 속도를 내고 있다.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가족사업에 타협했는지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20~2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국빈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의 열쇠는 중국이 아닌 미국의 손에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국제적으로 ‘중국 역할론’이 확산하자 한 발 빼는 모양새다. 미국에서는 시 주석에 대해 “‘전쟁 중재자’가 아닌 ‘푸틴 지지자’”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18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계없이 진행되는 중러 간 정상적인 교류”라면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원인 제공자도 아니고 당사자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 해결의 열쇠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손에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시 주석이 러시아 방문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의 중재 시도가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중국 관영매체가 오히려 공을 미국에 던진 것이다.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이후에도 별다른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미국은 ‘중국 역할론’이 부상하는 것을 견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 시간) “시 주석의 움직임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보여주는 가장 명백한 신호”라면서 “시 주석이 다른 나라들을 중국의 영향력 내로 끌어들임으로써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점점 더 확고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중러 회담에서 중국이 내놓을 휴전 요구를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휴전하자는 것은 사실상 러시아 점령지에 대한 승인”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흑해 상공에 미군 무인기(드론) MQ-9 리퍼가 추락한 사건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이틀 연속 날 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두 나라는 추락한 무인기를 서로 인양하겠다며 ‘2차 충돌’을 벌였다. 양국 고위 인사들 또한 일제히 거친 말로 상대방을 맹비난했다. 미 정보당국은 무인기 추락으로 이어진 러시아 전투기의 위협 비행이 크렘린궁 최상층부 지시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이 사실상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참전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비판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상황 수습을 위한 통화를 했지만 첨예한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 美-러 “우리가 무인기 회수”… 2차 충돌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15일 현지 방송에 출연해 “그것(무인기 잔해)을 회수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반드시 해야만 한다. 성공적으로 해내게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무인기는 미국이 직접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최신 증거”라고 주장했다. 반면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무인기는 미국 자산”이라며 “우방을 통한 회수 작전을 진행하겠다”고 맞섰다. 당초 미국은 해저 깊이 가라앉은 무인기 회수가 기술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봤다. 그러나 러시아가 회수에 적극적인 데다 만일 잔해가 러시아 손에 들어가면 각종 최신 군사 기밀이 누출될 것을 우려해 회수를 추진하고 있다. 밀리 의장은 “무인기 추락 직전 민감한 정보는 모두 삭제했다. 무엇이 남아 있든 가치 있는 내용은 없다고 확신한다”며 러시아 측의 회수 의도 또한 경계했다. 이날 미 NBC방송은 “크렘린궁 최고위층이 미 무인기에 대한 러시아 전투기의 위협 비행을 직접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위협 비행을 승인했다는 정황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미군 유럽사령부는 16일 러시아 전투기와 미군 무인기의 충돌 장면을 찍은 영상을 공개했다. 미 CNN방송이 보도한 영상에 따르면 수호이(Su)-27 전투기가 무인기 MQ-9에 고속으로 2차례 다가와 위협 비행을 하다가 연료를 뿌리고 지나갔다. 다시 날아온 전투기가 MQ-9와 충돌하면서 영상은 먹통이 됐다. 이 영상은 MQ-9에 달린 카메라로 촬영된 것이다.● 러 “양국관계 최악” vs 美 “정찰비행 지속”이날 오스틴 장관과 쇼이구 장관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에 이 사안을 두고 통화했다. 오스틴 장관은 “소통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지만 두 사람의 입장 차이가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쇼이구 장관은 “러시아 국익에 반하는 미국의 첩보활동이 증가하고, 우리가 설정한 비행제한구역을 미국이 준수하지 않아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며 “앞으로도 미국의 도발에 상응하는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또한 “미국이 러시아의 흑해 연안 비행제한구역을 비행해 도발하려 한다”고 가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아예 “양국 관계가 최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했다. 미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협의체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서는 러시아에 직접 경고를 보냈다. 그는 “러시아는 실수하지 말라. 미국은 국제법상 허용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계속해서 비행할 것”이라고 맞섰다. 앞으로도 흑해 연안에서의 정찰활동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MSNBC에 러시아가 충돌을 의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러시아 조종사 중 한 명이 심각하게 무능한 탓에 발생한 결과”라고 러시아를 비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한일 정상회담 개최일인 16일에 맞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직후 윤석열 대통령은 출국 직전 “확고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합연습을 철저하게 수행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의 ‘강 대 강’ 도발에 물러서지 말고 강력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로 압도적으로 대응하라고 주문한 것. 군 안팎에선 FS 연합연습 기간 중 미 전략자산의 추가 전개를 비롯한 대북 무력 시위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일본 도쿄의 숙소 도착 직후 합동참모본부 B1 지휘소, 국가위기관리센터와 연결되는 상황실을 찾아 화상회의를 열었다. 한미는 FS 연습과 연계해 유사시 북한 지휘부 제거 등을 위한 ‘플래시 나이프(Flash Knife)’ 연합 해상특수전 훈련을 지난달 말부터 16일까지 한국 곳곳에서 진행한 걸로 확인됐다. 이 훈련은 한미 해군 최정예 특수전요원(SEAL)들이 해상과 육상으로 적진 깊숙이 침투해 직접 타격 및 시가전, 요인 구출 및 제거, 핵 등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차단 등 특수 임무를 숙달하는 내용이다. 핵·미사일 단추를 쥐고 있는 적 지휘부를 겨냥한 참수작전의 성격이 강하다. 앞서 한미 특수전 부대원들은 이달 초에도 미 공군의 최신예 특수전 항공기인 AC-130J(고스트라이더)를 최초로 한반도에 전개해 대북 참수작전 성격의 ‘티크 나이프(Teak Knife)’ 연합 특수작전 훈련을 벌인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티크 나이프는 공중 침투, 플래시 나이프는 해상 침투에 특화된 특수전 훈련”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괌이나 미 본토에서 B-1B·B-52 전략폭격기, 주일미군 기지의 F-22 랩터 스텔스전투기 등이 조만간 한반도로 출동하거나 국내 기지로 전진 배치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28일경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니미츠(CVN-68·10만 t)가 부산항 입항을 전후해 동·남해상에서 한미, 한미일 연합 해상훈련을 벌일 계획이다. 김승겸 합참의장(육군 대장)은 16일 FS 연습을 시행 중인 연합지상군구성군사령부를 방문해 “북한의 대남 적화통일 의지와 전략은 아직도 불변하며 지금 당장 전쟁이 발발해도 우리가 계획한 대로 싸워 적의 전쟁 수행 의지를 말살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안전 보장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상공을 정찰 중이던 미군 무인기(드론)가 14일(현지 시간)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해 추락했다. 미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군사작전 중 충돌한 것은 냉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러가 전장에서 처음으로 직접 충돌한 것이기도 해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군 유럽사령부는 이날 “오전 7시 3분경 러시아 수호이(Su)-27 전투기가 흑해 상공 국제공역에서 비행하던 무인기 MQ-9 프로펠러에 충돌해 MQ-9를 추락시켰다”고 밝혔다. 미군 당국에 따르면 루마니아 공군기지를 떠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남쪽 120km 상공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MQ-9에 인근에서 비행하던 수호이-27 2기가 다가와 30∼40분간 근접 비행을 하며 차단작전을 폈다. 수호이-27은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와 센서 같은 정찰 장비를 훼손하기 위해 MQ-9 위에서 날며 연료(항공유)를 뿌렸다. 이 과정에서 전투기와 부딪쳐 프로펠러가 절단되자 MQ-9를 원격조종하던 미군이 바다로 추락시켰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국제수역 상공에서의 위협비행으로 인한 충돌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러시아의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 전투기는 공중전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무인기와 접촉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침공 작전)을 위해 러시아가 설정한 비행제한구역으로 미 무인기가 들어온 데 따른 대응으로 전투기를 출동시켰으나 MQ-9가 자체적으로 조종력을 상실하고 추락했다는 것이다. 또 앞으로도 미군의 흑해 상공 정찰을 저지하겠다며 맞섰다. 안토노프 대사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에) 특별군사작전 구역인 이 지역에 진입하지도, 침투하지도 말라고 경고했다”면서 “이 사건은 (미국의) 도발”이라고 말했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15일 전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어떤 대립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美-러, 우크라戰 전략거점 ‘흑해 대립’… 우발적 충돌 위험 커져 美 무인기, 러 전투기에 추락미군 “러 전투기, 美무인기 위협연료 뿌리고 충돌해 추락시켜”러 “美, 우리 영토 인근 비행 도발” 미군 무인기가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해 추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놓고 대립해 온 미-러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국제수역에서 발생한 명백한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했다. 또 흑해 상공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정찰비행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자국이 설정한 임시공역을 침범한 “미국의 도발”이라고 맞받아쳤다. ● 美 “흑해 정찰활동 차단하려는 러의 도발” 미 국방부는 “14일 오전 7시 3분경 러시아 수호이(SU)-27 전투기 1대가 미군 무인기 MQ-9 리퍼 드론의 프로펠러를 강타해 공해상으로 추락시켰다”고 밝혔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 전투기는) 충돌 전 MQ-9 앞에서 여러 차례 연료를 뿌리며 비행했다”며 “무모하고 비전문적인 비행”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한 MQ-9 리퍼 드론은 ‘하늘의 암살자’로 불린다. 4발의 헬파이어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어 요인 참수 작전에 주로 활용된다. 다만 미군은 충돌 당시 이 드론이 정찰임무를 수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SU-27 전투기는 러시아 공군의 주력 전투기 중 하나다. 미국 내에선 이번 사태가 러시아군의 전략적 요충지인 흑해 상공에서 벌어진 데 주목하고 있다. 흑해는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맞닿은 바다다. 러시아는 이 지역을 통해 곡물을 수송하는 우크라이나 선박을 봉쇄하고 있다. 러시아가 이 지역에서 일부러 도발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미군의 흑해 상공 정찰활동을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에서 지원받은 드론 등을 활용해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 인근을 공격하자 러시아는 “미국이 정찰자산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표적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만약 러시아의 이번 행동이 미국이 흑해 상공에서 비행하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라면 그것은 실패할 것”이라며 “미국은 흑해 상공에서 비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에선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원 군사위원장인 공화당 소속 마이크 로저스 의원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추종자들이 우리의 결의를 시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러 “러 영토 인근 침입한 美의 도발” 러시아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리 전투기는 탑재된 무기를 사용하거나 무인기와 충돌하지 않고 안전하게 복귀했다”며 “미국 무인기가 급작스러운 기동으로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고 얼마 후 수면에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미 국무부에 초치된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대사는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미국과의 대결을 모색하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는 미국과의 실용적인 관계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항공기가 러시아 국경 인근을 비행해선 안 된다”며 “러시아 무인기가 갑자기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근처에 나타나는 것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안토노프 대사는 그런 크림반도를 자국의 영토라고 규정하고, 이를 감싸고 있는 흑해를 ‘러시아 국경 인근’으로 표현하며 미군의 정찰활동에 경고를 보낸 것이다. 이런 가운데 폴란드는 러시아가 ‘레드라인(금지선)’으로 경고했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투기 지원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와 서방의 우발적 충돌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데이비드 버거 미 해병대 사령관은 미군 무인기 추락과 관련해 “군사적 소통 채널이 닫힌 상황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전투기나 선박이 유럽과 태평양에서 (미국과) 충돌하는 것이 가장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