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아

서영아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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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100세 시대를 생각합니다.

sya@donga.com

취재분야

2025-11-10~2025-12-10
칼럼44%
복지43%
경제일반7%
인사일반3%
사회일반3%
  • “오바마에 직접 항의… 6월 규탄집회”

    주일미군 군무원이 20세 일본인 여성을 살해해 시신을 유기한 사건으로 오키나와(沖繩)가 분노하고 있다. 오키나와 현 지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25∼27일) 참석차 방일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항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키나와 시민단체 등은 다음 달 중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열기로 해 반미 감정이 극에 달하고 있다.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오키나와 현 지사는 23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만나 오바마 대통령과 직접 면담할 기회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19일 미 해병대 출신 군무원이 경찰에 체포되면서 알려진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군기지가 있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일미군 기지의 70%가 오키나와에 집중된 상황을 개선하고 미일 주둔군지위협정 개정을 포함한 근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엄정한 대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비열하기 짝이 없는 범죄에 강한 분노를 느낀다”며 “오키나와인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는 일은 모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키나와 현 지사를 지지하는 정당과 시민단체, 기업 대표 등 ‘올(all) 오키나와 회의’는 수만 명 규모의 항의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이들은 자민당에도 참가를 호소해 초당파로 집회를 열 방침이다. 도쿄신문은 6월 23일인 오키나와의 전몰자를 추모하는 ‘위령의 날’ 직전에 집회가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일본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이 터져 ‘굳건한 미일동맹’의 오점이 될까 전전긍긍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번 사건은 아베 정권과 오키나와 지역민 사이에서 갈등이 이어져 온 후텐마(普天間) 기지의 현내 헤노코(邊野古) 연안 이전 문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일미군 기지가 집중된 오키나와에서는 그동안 미군과 관련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1995년 미군 3명이 초등학교 여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으로 주민 8만5000여 명이 항의 집회를 열었다. 당시 미국 당국이 사과한 뒤 후텐마 기지 반환에 합의했다. 그 뒤 후텐마의 이전 대상 지역이 다시 오키나와 현인 것으로 밝혀지자 지역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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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일본대지진 피폭 미군 도와야”… 고이즈미, 訪美회견중 ‘눈물’

    “일본을 위해 온 힘을 다해준 미군 병사들이 무거운 병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른다는 식의 태도는 일본인으로서는 불명예스러운 일입니다.” 탈(脫)원전 운동가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가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칼즈배드에서 동일본대지진 당시 구조작전에 참여했다가 방사성물질에 노출된 퇴역 미 해군들을 면담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미 해군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하자 원자력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 등 함대를 후쿠시마(福島) 앞바다에 파견해 ‘도모다치(친구라는 뜻)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지원 작업을 벌였다. 문제는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폭발에 따른 방사성물질의 위험성을 제대로 전해주지 않아 작전에 참가했던 상당수가 방사성물질에 노출된 것이다. 이들은 2012년 12월 도쿄전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현재까지 소송에 참여한 해군들은 약 400명이고 그 사이 백혈병과 종양 등으로 7명이 사망했다. 원고 측 요구에 따라 퇴역 군인 10여 명을 만난 고이즈미 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지금도 환자가 늘어나고 있고 증세도 심해지고 있다. 일본이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이들의 의료비 부담이 크다며 “나 혼자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 미국에 진출한 일본기업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도움을 호소했다. 미 국방부는 2014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도모다치 작전에 참여한 해군들이 주장하는 신체적인 피해와 피폭 간의 인과관계를 부정했다. 2001∼2006년 총리를 지낸 고이즈미는 2008년 정계를 은퇴했으며 동일본대지진 후 탈원전 운동가로 변신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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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실수일까 진심일까…아베 日 총리 “나는 입법부의 장” 발언 논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국회 답변에서 여러 차례 자신을 ‘입법부의 장(長)’이라고 언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단순한 말실수인지, 본심인지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16일 중의원 예산위에서 제1야당인 민진당 야마오 시오리(山尾志櫻里) 정조회장이 보육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심의를 요구하자 “야마오 의원은 의회 운영에 대해 좀 더 공부할 필요가 있다”며 “나는 입법부, 입법부의 장이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는 국권의 최고기관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행정부와는 별개의 권위로서 어떻게 심의를 해나갈지 각 당 및 회파(원내교섭단체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아베 총리의 이 발언에 대해 민진당 측에서 정정 요청이 나오진 않았다. 그러나 아베 총리 바로 뒤에 앉아 있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지방창생상이 깜짝 놀라 아베 총리를 쳐다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입법·행정·사법 기능을 국회, 내각, 법원이 각각 나눠 맡는 삼권분립 원칙에 비춰보면 내각의 수반인 총리를 입법부의 수장(首長)이라고 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말이다. 양원제인 일본에서는 중의원 의장과 참의원 의장이 입법부의 수장으로 간주된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18일 중의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심의 과정에서도 같은 발언을 하다 주변에서 “행정부, 행정부”라고 웅성대자 “아, 행정부입니까, 실례, 잠시”라며 넘어갔다. 당시에도 자신의 발언을 정정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가 처음 집권했던 2007년에도 같은 실수가 있었다. 5월 참의원 헌법조사특별위원회에서 “내가 입법부의 장”이라고 말했다가 출석한 의원으로부터 “당신은 행정부의 장”이라고 정정을 받았다. 이처럼 반복되는 발언에 대해 실수라고 보는 쪽에서는 “측근들이 빨리 고쳐주지 않으면 ‘벌거벗은 임금님’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에 반복되는 실언을 고의거나 국회마저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본인 생각의 표현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집권 자민당이 개정헌법에 넣고 싶어 하는 ‘긴급사태조항’이 도입된다면 총리가 긴급사태를 선언함으로써 국회 사후 승인에 의해 행정부가 입법부처럼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정령을 제정하거나 재정지출을 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행정부의 장’인 아베 총리가 말 그대로 ‘입법부의 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아베 총리가 눈앞에서 ‘입법부의 장’이라는 발언을 하는데도 지적하지 않는 민진당에 대해서는 ‘논평할 가치도 없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 201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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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이즈미 前 日 총리 “지진구조 돕다 병 얻은 美 군인들 도와야” 눈물

    “일본을 위해 온 힘을 다해준 미군 병사들이 무거운 병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른다는 식의 태도는 일본인으로서는 불명예스런 일입니다.” 탈(脫)원전 운동가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가 17일 미국 칼스버드에서 동일본 대지진 당시 구조작전에 참여했다가 방사성 물질에 노출된 퇴역 미 해군들을 면담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미 해군들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원자력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에 타고 있다가 대재해가 발생하자 후쿠시마(福島) 앞바다에 투입돼 ‘도모다치(친구라는 뜻) 작전’이라는 구조작업을 했다. 문제는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폭발에 따른 방사성물질의 위험성을 제대로 전해주지 않아 작전에 참가했던 상당수가 방사성 물질에 노출된 것이다. 이들은 2012년 12월 도쿄전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현재까지 소송에 참여한 해군들은 약 400명이고 그 사이 백혈병과 종양 등으로 7명이 사망했다. 원고 측 요구에 따라 퇴역 군인 10여 명을 만난 고이즈미 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지금도 환자가 늘어나고 있고 증세도 심해지고 있다. 일본이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이들의 의료비 부담이 크다며 “나 혼자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 미국에 진출한 일본기업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도움을 호소했다. 미 국방부는 2014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도모다치 작전에 참여한 해군들이 주장하는 신체적인 피해와 피폭간의 인과 관계를 부정했다. 2001~2006년 총리를 지낸 고이즈미는 2008년 정계를 은퇴했으며 동일본 대지진 후 탈 원전 운동가로 변신했다.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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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KFC서 와인 팔고… 대낮 과자점이 밤엔 술집으로

    저출산으로 아이들이 줄어드는 일본에서 기존 어린이용 식음료 상품들이 ‘어른용’으로 변신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본 청소년들이 즐겨 찾던 KFC 다카다노바바점은 4월 어른용 가게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산토리 주류와 공동 개발한 하이볼이나 각국 맥주, 와인 등을 마실 수 있고 오후 5시 이후에는 치즈를 끼운 치킨 등 안주류도 판다. 어린 시절부터 KFC에 친숙해 있는 어른들이 주 타깃이다. ‘불량식품’ 취급을 받았던 추억의 싸구려 과자들을 술안주로 내놓는 집도 등장했다. 2003년 도쿄 에비스에서 시작된 ‘과자바(Bar)’는 현재 수도권 4군데로 영업점을 늘렸다. 입장료 540엔(약 5778원)을 내고 들어가 마실 것을 주문하면 100가지 종류의 과자를 마음대로 먹을 수 있다. 오사카(大阪)의 한 집은 낮에는 과자를 팔고 오후 6시가 되면 술집으로 변한다. 기존 과자를 어른용으로 탈바꿈시켜 내놓는 제과회사도 늘고 있다. 2013년 메이지(明治)제과는 30년 이상 된 베스트셀러 초콜릿 과자들을 어른용으로 시장에 내놓아 붐을 일으켰다. 단맛을 줄이고 향이 좋은 초콜릿을 사용한 게 특징이다. 올봄 음료업체 기린이 내놓은 ‘오후의 홍차 어른의 아이스차이’는 밀크티에 일곱 가지 종류의 향료를 넣고 단맛을 줄였다. 기존 상품의 맛과 특징을 유지하면서 크기도 맛도 어른 취향에 맞게 변화를 준 것이다. 이처럼 각 사가 어른용 상품에 주력하는 것은 저출산과 인구 감소로 어린이 식음료 시장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4월 현재 14세 이하 인구는 1605만 명으로 10년 전보다 약 147만 명(8%) 줄었다. 2012년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2026년이 되면 14세 이하 인구가 1300만 명보다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종합광고회사인 하쿠호도(博報堂) ‘새로운어른문화연구소’는 “향후 일본 사회는 평균 연령이 높아져 ‘어른화’가 진행된다. 부모 자식 세대가 함께 즐기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팔 수 있는 찬스”라고 내다봤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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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노후 캡슐빌딩 ‘숙박공유’ 했더니… 임대료 수입 3배로

    일본 도쿄 긴자(銀座)의 ‘나카긴(中銀) 캡슐타워 빌딩’. 1972년 일본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140개의 캡슐로 이뤄진 건물이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했지만 2000년대 들어 노후화되면서 재건축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다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그런데 이 건물의 캡슐 하나가 2014년부터 ‘초인기 숙박시설’로 탈바꿈했다. 캡슐 소유주가 숙박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를 통해 이 방을 빌려주겠다고 등록하자 신청자가 몰린 것이다. 숙박료는 하루 1만 엔(약 10만4700원), 가동률 60%만 돼도 연 수입이 216만 엔이다. 기존 임대료 수입(연간 72만 엔)의 3배에 이른다. 숙박공유 서비스가 ‘숨어 있던 경제’(노후 건물)를 실물 경제(인기 숙소)로 바꿔 놓은 셈이다. 차량공유 서비스인 우버와 에어비앤비로 대표되는 공유경제가 다양한 아류와 변종을 만들어내며 세계경제 지형까지 바꿔 놓고 있다.○ ‘소유의 종말, 접근권 시대’의 흐름을 탄 공유경제 미국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2000년 발표한 저서 ‘소유의 종말’에서 “소유가 아닌 접근이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무형의 자원을 가진 개인과 그것이 필요한 개인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연결해 주는 공유경제는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를 그대로 반영한다. 지난달 기자가 이용했던 뉴욕 우버 택시의 기사 무함마드 앨퍼트 씨는 “지난해 말까지 옐로캡을 몰았는데 그때보다 근무는 더 편하면서 수입은 늘었다”며 만족해했다. 우버는 평상시 가격은 옐로캡보다 저렴하지만 비 오는 금요일 밤, 크리스마스, 연말연시처럼 수요가 급증할 땐 요금이 평소의 8∼10배까지 오른다. 그러면 우버 기사들이 차를 몰고 나와 많은 수요를 충족시킨다. 그만큼 수요와 공급의 원칙, 가격 기능에 충실하다. 자기 소유 차 한 대만 있으면 충분히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영국의 대표적인 공유경제 플랫폼인 ‘저스트파크’는 사적 공간을 공적인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서비스다. 약 15만 개의 주차공간이 등록돼 주차난을 해결하는 데 큰 몫을 한다. 저스트파크에 따르면 런던 번화가에서 개인이 주택 내 주차공간을 대여해 벌어들인 수익은 연평균 3000파운드(약 485만 원)에 이른다. ‘해슬닷컴(hassle.com)’은 청소 전문업체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청소 전문가를 요청하면 원하는 최적의 청소부를 찾아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경쟁사인 독일 업체가 지난해 7월 3200만 파운드(약 536억 원)에 인수했다. 3D프린터용 설계도를 공유하는 ‘셰이프웨이(Shapeway)’도 주목받는 공유경제 모델이다. ○ 선진국 대기업·정부, 공유경제에 적극 동참 프랑스 파리 시는 2007년 무인자전거 대여 시스템 ‘벨리브(Velib)’, 2011년 전기자동차 공유 시스템 ‘오토리브(Autolib)’를 도입해 친환경 교통혁명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았다. 파리 시는 올여름부터 전기오토바이 대여 시스템도 운영한다. 프랑스인들은 장거리 여행에는 카풀 중개서비스 앱인 ‘블라블라카(BlaBlaCar)’를 많이 이용한다. 2006년에 설립된 블라블라카는 운전자가 출발지와 도착지를 올리면 일정이 맞는 이들이 비용을 내고 동승한다. 지난해 9월 미국의 3개 벤처캐피털 회사로부터 1억8000만 유로(약 2303억 원)를 조달하면서 몸값이 15억 달러(약 1조7685억 원)로 뛰었다. 카풀 고객들은 여성 전용, 애완견 동승 등 원하는 옵션을 설정할 수 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때 외국인 관광객 40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는 일본은 숙박 수요를 민박으로 해결할 계획이다. 무턱대고 새로 숙박시설을 지었다가는 반짝 특수가 사라진 뒤 파리만 날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국민 12%가 공유경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공유경제 강국이다. 특히 생활밀착형 공유경제 플랫폼이 큰 인기다. ‘라일라(Leila)’는 전동드릴, 마사지 기계, 보드게임, 외발자전거, 등산용 배낭 등을 공유하는 ‘나눠 쓰는 가게’다. 가장 큰 자동차 공유 기업을 운영하는 곳은 철도청이다. 전체 카셰어링 시장의 31%를 차지한다. BMW와 폴스크바겐도 카셰어링 서비스를 하고 있다. ○ 기업만 살찌운다는 지적도 공유경제가 빠르게 성장하자 유럽 각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공유경제 사업 모델에 대한 복잡한 규제를 풀고 지원을 늘리는 작업에 나섰다. 영국은 40년 만에 숙박 공유기업을 위해 법을 개정하고 런던을 공유경제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지원법도 마련했다. 하지만 공유경제가 플랫폼만 살찌운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버로 대표되는 공유경제는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플랫폼의 기능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우버 기사는 직원이 아니라 우버와 계약한 ‘독립사업자’이다. 미국 공화당은 “우버 같은 공유경제가 집 안에 잠자고 있던 자원과 서비스를 깨워 경기를 부양하고 관련 요금을 낮춘다”고 옹호하지만 민주당은 “우버 기사 같은 노동자는 고용 안정성이 없는 반면 플랫폼 기업(우버)의 기업가치만 커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일부 우버 기사들은 집단소송을 통해 “우버 본사가 요금 방식 등 주요 내용을 모두 결정한다. 우리를 직원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도쿄=서영아 sya@donga.com / 파리=전승훈 / 뉴욕=부형권 특파원}

    • 2016-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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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작년 日에 ‘아베가 먼저 진주만 방문’ 제안”

    미국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원폭 피폭지 히로시마(廣島) 방문을 염두에 두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먼저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하는 구상을 제시했으나 일본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해 4월 아베 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1941년 일본이 공습한 하와이 진주만에 들르는 안을 일본에 제시했다. 현직 미 대통령으로는 처음인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에 대한 미국 내 반대론을 의식한 제안이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과거 전쟁의 연장선에서 교환 조건처럼 오바마 대통령이 피폭지에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본 측은 미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해 놓고 오바마 대통령이 피폭지에 오는 것은 이치에 어긋나며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로 와야 한다는 태도를 유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일 정부는 이처럼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 문제로 신경전을 벌여 왔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이 최근 확정되면서 일본 정부 내에서 아베 총리의 진주만행이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진주만에 가는 방안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오이시 이타루(大石格) 편집위원은 15일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행은 새로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 될지 모른다”며 아베 총리가 진주만행 발표를 서두를 것을 권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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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지더라도 ‘트럼프 현상’ 남아… 동맹국 부담 늘어날듯”

    “미국 대선에서 설사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지더라도 ‘트럼프 현상’은 남을 것이고 미국은 과거보다 동맹국의 부담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제럴드 커티스 미국 컬럼비아대 명예교수는 12일 오후 6시 일본 도쿄 국제문화회관에서 열린 ‘미국과 대화하는 한중일’ 세미나에서 이렇게 전망했다. 미국 대선 이후 아시아 동맹국들의 안보비용 분담을 둘러싼 지역 내 혼란은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는 “짐을 나누면 힘도 나눠야 하는데 미국은 힘을 나누는 데 익숙지 않고, 동맹국은 리스크를 지는 데 익숙지 않다는 점에서 동아시아에서 과거에 없던 문제가 생겨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북한은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은 핵보다 무서운 북한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경제적 지원을 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故) 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 전 아사히신문 주필이 기획한 이날 세미나는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주젠룽(朱建榮) 도요가쿠엔(東洋學園)대 교수, 박철희 서울대 일본연구소장, 이시카와 요시미(石川好) 작가가 각각 미국과 중국 한국 일본을 대표하는 패널로 참석해 한중일의 외교 정책과 안보 문제 등을 미국과의 관계 속에서 폭넓게 토론했다. 역사 문제에 대해 박 교수는 일본 내 우익이 강해지면서 한국이 중국 편으로 기우는 현상을 지적하고 “일본이 자긍심을 위해 주변국 자존심에 상처를 준다면 지역 안정이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중국은 급성장으로 덩치는 커졌지만 정신은 과거 미국과 일본에 대한 콤플렉스와 피해의식을 버리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하고 “중국이 제자리를 찾으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이날 행사는 2014년부터 부정기로 열어온 ‘그러니까 한중일-연대의 재발견’ 연속 세미나의 일환으로 이번이 8회째다. 일본 국제교류센터가 주최하고 동아일보와 아사히신문이 후원했다. 패널들은 세계사적으로도 이웃 국가가 사이좋은 경우는 거의 없지만 상대를 나쁘게만 보기 시작하면 의심이 증폭돼 결국 전쟁으로 간다며 평소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이들은 특히 각국 젊은 세대 간 소통에 기대를 걸었다. 행사는 또 지난달 28일 베이징(北京)에서 향년 68세로 급서한 와카미야 전 주필에 대한 추도의 자리를 겸했다. 패널들은 각기 고인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갑작스러운 별세를 안타까워했다. 행사에는 고인의 유족도 참여했다. 고인의 부인 리에코(理惠子) 씨는 행사 말미에 “참여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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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우익 강해지면 한국은 中으로 기운다” “中 콤플렉스 못버려”

    고(故) 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 아사히신문 주필이 기획한 ‘미국과 대화하는 한중일’ 세미나가 12일 오후 6시 도쿄 국제문화회관에서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제럴드 커티스 미국 콜롬비아대 명예교수, 주젠룽(朱建榮) 도요가쿠인(東洋學園)대 교수, 박철희 서울대 일본연구소장, 이시카와 요시미(石川 好) 작가가 미국, 중국, 한국, 일본을 대표하는 패널로 참석해 한중일의 외교정책, 안전보장 등을 미국과의 관계 속에서 폭넓게 토론했다.●“한국은 일본내 우익이 강해지면 중국 편으로 기운다” 박철희 교수는 일본내 우익이 강해지면 한국이 중국 편으로 기우는 현상을 지적하고 일본이 자국의 자긍심을 위해 주변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다면 지역 안정이 흔들린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동아시아는 중국의 대두에 대한 대응이 제각각”이라며 일본은 중국에 대해 지나치게 위협, 견제대상으로 보고 대항적 스탠스를 취하는 반면 한국은 최근 2~3년간 너무 접근하는 모양새였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문제가 전면에 등장하면 한미일의 연대가 강화하는 현상을 언급하고 한국은 중국이 북한을 비판하면 중국에 친근감을 느끼고 북한과 가까운 태도를 취하면 엄혹한 시선을 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동아시아에서 북한을 안정시키지 않으면 동아시아의 불안정성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급성장으로 덩치는 커졌지만 콤플렉스 버리지 못해” 주젠룽 교수는 중국은 급성장으로 덩치는 커졌지만 정신은 과거 미국과 일본에 대한 콤플렉스와 피해의식을 버리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하고 중국이 제 자리를 찾으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본에 대해 버블붕괴와 잃어버린 20년을 겪으며 내향화 보수화됐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유학하던 1980~90년대 일본에는 여유와 꿈이 있었지만 현재는 모든 관심을 ‘중국 대책’에만 쏟고 있다는 것. 그는 “한국과 중국은 모두 일본인이 스스로를 보는 것보다 일본의 존재를 크게 생각하고 군국주의화에 대한 경계심도 강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정치가들이 아무 생각 없이 가벼운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지더라도 ‘트럼프 현상’은 남을 것” 커티스 교수는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은 ‘안정과 밸런스’라며 워싱턴에서 한중일간 역사문제로 인한 갈등은 ‘유통기한이 지난 문제’로 치부되지만 이를 이유로 지역 안정을 해치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또 미국 대선에서 설사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지더라도 ‘트럼프 현상’은 남을 것이고 미국은 과거보다 동맹국의 부담을 요구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짐을 나누면 힘도 나눠야 하는데 미국은 힘을 나누는 데 익숙지 않고, 동맹국은 리스크를 지는 데 익숙지 않다는 점에서 동아시아에서 과거에 없던 문제가 생겨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은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은 핵보다 무서운 북한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경제적 지원을 하게 될 것으로 봤다. 나아가 중국이 급성장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지만 힘에 걸맞는 정책을 내놓지 못하면 현재의 국제 질서에서 용인받기 어렵다며 남중국해 사례를 거론했다. 일본에는 지나치게 중국위협론이 팽배하다며 중국에 대한 ‘봉쇄’보다는 ‘관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패널들은 세계사적으로도 이웃 국가가 사이좋은 경우는 거의 없지만 상대를 나쁘게만 보기 시작하면 의심이 증폭돼 결국 전쟁으로 간다며 평소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이들은 특히 각국 젊은 세대간의 소통에 기대를 걸었다.●와카미야 전 주필이 남긴 ‘한중일 연대의 재발견’ 이날 행사는 지난달 28일 베이징(北京)에서 급서한 고 와카미야 주필에 대한 추도의 자리를 겸했다. 그는 당초 이 행사의 사회를 맡기로 했었다. 패널들은 각기 고인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갑작스런 서거를 안타까워했다. 행사장에는 고인이 29일 베이징에서의 심포지엄에서 발표하려던 원고를 인쇄한 ‘와카미야 씨와 한중일’이라는 소책자가 배포되기도 했다. 원고에서 와카미야 전 주필은 한중일이 국적을 뛰어넘은 신문을 만드는 자신의 꿈을 털어놓았다. 이날 행사에는 와카미야 주필의 유족도 참석했다. 행사 말미에 부인 리에코 씨(理惠子)는 “남편이 지금 기뻐하며 지켜보고 있을 거다. 아마 본인도 뭔가 말하고 싶어 들썩이고 있을 것”이라며 “오신 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오카와라 아키오(大河原昭夫) 국제교류센터 이사장은 “오늘 이 자리가 고인에게 좋은 공양이 됐으면 한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2014년부터 부정기로 열어온 ‘그러니까 한중일-연대의 재발견’ 연속세미나의 일환으로 이번이 8회째다. 일본 국제교류센터가 주최하고 동아일보와 아사히신문이 후원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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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7 정상들 ‘日우익의 성지’에 데려가겠다는 아베

    26, 27일 일본 미에(三重) 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가국 정상들이 일본 보수의 ‘성지’로 꼽히는 종교시설인 이세 신궁을 방문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廣島) 방문에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외교적 우경화 행보에 주변국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과 교도통신은 12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26일 오전 G7 정상들의 행사 일정에 이세 신궁 방문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세 신궁은 일본 왕실의 조상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를 제사 지내는 신사로 과거 제정일치(祭政一致)와 국체(國體) 원리주의의 총본산 역할을 하던 곳이다. 아베 총리는 이세 신궁의 내궁(內宮) 입구에 있는 다리인 ‘우지(宇治)교’에서 각국 정상을 한 명씩 맞이하고 안내할 계획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6월 G7 정상회의 개최를 발표할 당시 이세 신궁에 대해 “일본 정신을 접하기에 매우 좋은 장소”라며 “지도자들이 방문해 장엄하고 늠름한 공기를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세 신궁은 A급 전범이 합사된 곳이 아니라는 점에서 야스쿠니(靖國)신사와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곳은 보수층이 신성시하는 장소라는 점에서 단순히 하나의 공원이나 휴양지를 찾는 것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아베 총리는 2013년 10월 이세 신궁의 전통 의식인 ‘식년천궁(式年遷宮)’ 행사에 현직 총리로는 84년 만에 참석했다. 당시 아베 총리의 행보를 놓고 헌법이 규정한 정교(政敎)분리 원칙을 위반한 행위라는 논란이 일었다. 20년마다 한 번씩 있는 이 행사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4번 있었는데 일본 총리가 참석한 적은 2013년 한 번뿐이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말 재집권한 이래 매년 초 이세 신궁을 참배한 뒤 새해 업무를 시작한다. 일본 정부는 이세 신궁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해 G7 정상들이 참배가 아닌 방문 형식으로 경내를 둘러보게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참가국 정상들이 평소에는 공개되지 않는 이세 신궁의 ‘미카키우치(御垣內)’를 견학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신궁을 정식 참배하는 것을 ‘미카키우치 참배’라 하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가 G7 정상들을 이세 신궁으로 끌어들이려는 것은 자신의 지지층인 보수 세력을 의식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세계 지도자들을 단체로 일본 보수의 본산인 이세 신궁으로 안내해 아베 외교의 승리를 세계만방에 떨치는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중국에서 커지고 있다. 구이융타오(歸泳濤)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부교수는 11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 기고문에서 “아베 신조 총리도 난징(南京)을 찾아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맞춰 27일 현지에 대표단을 보내고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기로 했다. 경남 합천의 한국원폭피해자협회 관계자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 중 2584명이 생존해 있지만 70년이 지나도록 일본과 원자폭탄을 투하한 미국으로부터 사과와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도쿄=서영아 sya@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합천=강성명 기자 :: 이세(伊勢) 신궁 ::일본 미에(三重) 현에 있는 신궁으로 도쿄(東京)의 메이지(明治) 신궁, 오이타(大分)의 우사(宇佐) 신궁과 함께 일본의 3대 신궁으로 불린다. 일본 왕실의 선조인 여신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를 기리는 곳으로 매년 600만여 명의 참배객이 찾는다.}

    • 201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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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히로시마行’ 케리 국무장관-케네디 주일대사가 움직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7일 히로시마(廣島) 방문이 결정되기까지 일본에서는 히로시마 주민들이, 미국에서는 ‘2K’의 역할이 컸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2K는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를 말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09년 4월 체코 프라하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제창하자 그해 6월 아키바 다다토시(秋葉忠利) 당시 히로시마 시장은 ‘핵 폐기를 요구하는 다수파’라는 뜻에서 ‘오바마 머조리티(majority)’ 캠페인을 시작했다. 또 2010년 1월 백악관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히로시마에) 가고 싶다”는 답을 끌어냈다. 그의 후임인 마쓰이 가즈미(宋井一實) 시장은 2012년 11월 오바마가 재선되자 존 루스 당시 주일 미국대사에게, 이듬해 11월에는 신임 케네디 대사에게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거듭 요청했다. 오바마와 직접 대화할 정도로 가까운 케네디 대사는 히로시마의 최대 원군이었다. 학창 시절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했던 그는 2013년 11월 대사로 부임하고 나서 바로 다음 달 또 다른 피폭지인 나가사키(長崎)를 찾을 정도로 큰 관심을 보였다. 이후 매년 히로시마를 찾았으며 올 3월 일시 귀국했을 때 직접 오바마를 만나 히로시마행을 권했다. 이달 10일 일본 정부에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을 공식 통보한 것도 케네디 대사였다. 결정적인 힘을 실어준 사람은 케리 장관이다. 그는 지난달 11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 참석 때 히로시마 평화공원을 찾아 헌화했다. 1984년 당시 상원의원으로 처음 당선된 케리에게 당시 히로시마 원폭자료관장이 히로시마 방문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 답장을 받았다는 뒷얘기도 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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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히로시마 방문…‘2K’의 역할이 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7일 히로시마(廣島) 방문이 결정되기까지 일본에서는 7년간 공들인 히로시마 주민들이, 미국에서는 ‘2K’의 역할이 컸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2K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를 말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09년 4월 프라하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제창하자 그해 6월 아키바 다다토시(秋葉忠利) 당시 히로시마 시장은 ‘핵 폐기를 요구하는 다수파’라는 뜻에서 ‘오바마 머조리티(majority)’ 캠페인을 시작했다. 또 2010년 1월 백악관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히로시마에)가고 싶다”는 답을 끌어냈다. 그의 후임인 마쓰이 가즈미(宋井一實) 시장은 2012년 11월 오바마가 재선되자 존 루스 당시 주일 미국대사에게, 이듬해 11월에는 신임 케네디 대사에게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거듭 요청했다. 케네디 대사는 히로시마의 최대 원군이었다. 학창 시절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오바마와 직접 대화하는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 그는 3월 일시 귀국했을 때 오바마를 만나 히로시마 행을 권했다. 결정적인 힘을 실어준 사람은 케리 장관이다. 그는 지난달 11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외무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직접 찾아 헌화했다. 지난달 13일 마이니치신문에는 케리 장관과 히로시마의 인연이 소개됐다. 1984년 당시 상원의원으로 처음 당선된 케리 장관에게 히로시마 원폭자료관장이던 고(故) 다카하시 아키히로(高橋昭博) 씨가 히로시마 방문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 답장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케리 장관 등으로부터 히로시마 방문에 대한 의견을 두루 청취한 뒤 5일 최종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 201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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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오바마에 ‘피폭 한국인 위령비도 방문’ 요청 검토

    한국 정부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廣島)를 방문해 원폭 사망자 위령비를 방문할 때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도 방문해 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하는 문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는 원폭 피해자 가운데 약 6분의 1에 해당하는 2만 명이 한국인 피해자라는 사실도 미국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11일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과 관련해 한미 양국은 그동안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일 간 역사 화해 외교에 불편한 속내를 보였다. 외교부는 “핵무기 없는 세계를 통한 평화와 안전을 추구한다는 대통령의 신념에 입각해 이뤄진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핵무기 없는 세계’라는 가치에는 공감하지만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과거사에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에둘러 표시한 것이다. 미국 일본과 달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 강점의 고통을 당한 한국과 일본 양국 간 역사 화해는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양국 간 일본군 위안부 협상이 타결됐지만 ‘소녀상 이전’ 문제를 두고 양국이 해석을 달리하면서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우경임 기자}

    • 201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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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진주만 답방說… 美日동맹에 흐려지는 침략역사

    제2차 세계대전에서 맞서 싸운 미국과 일본의 역사적 화해 외교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 피폭지인 일본 히로시마(廣島)를 방문하겠다고 발표하자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하와이 진주만 방문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양국 정상이 상대국의 피해 지역을 방문해 오랜 앙금을 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범국가로 ‘가해자’인 일본과 이로 인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불가피하게 핵무기를 사용한 미국이 똑같이 화해 제스처를 주고받는 모양새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 민주당 일각에서는 역풍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일제강점기의 고통을 겪은 한국과 중국의 심경도 무척 복잡해 보인다.○ 환영하는 일본 “미일 동맹 강화의 초석” 전날 밤 발표된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소식에 11일 일본은 환영 일색이었다. 일본 언론은 전후 71년 만에 현직 미국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해 미일 동맹을 공고히 하고 핵무기 없는 미래를 열어간다는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다. 산케이신문은 “‘핵 없는 세상’ 향한 동맹의 헌신”이라는 기사 제목을 뽑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11월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진주만 방문을 검토한다고 보도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에 대해 “정부로선 검토하고 있는 사실이 없다”며 일단 부인했지만 “미래의 일은 알 수 없지만”이란 단서를 달아 여지를 남겼다. 이 계획이 성사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대한 ‘답방’ 성격이 된다. 미일 정상이 태평양전쟁의 시작과 끝을 상징하는 장소를 교차 방문함으로써 적대관계에서 벗어나 강력한 동맹을 구축하는 모습을 국제사회에 보여주게 되는 것이다. 이번 방문으로 아베 정권은 국정 운영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집권 여당 내에서는 7월 예정된 참의원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당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베 정권의 우경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계기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일본은 주변국의 반발을 잔뜩 의식하는 분위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에서 핵무기 철폐를 위한 성명을 발표하면서 중국과 한국을 배려해 ‘아시아의 안정’도 호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원폭피해자 면담여부 촉각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0일(현지 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히로시마 방문이 원폭 투하에 대한 사죄로 해석되는 것은 잘못”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과로 비칠 수 있는 피폭자 면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면담)기회가 있을지는 알지 못한다”고 답을 피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메시지를 총괄하는 벤 로즈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부보좌관도 이날 백악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이번 방문은 미일이 얼마나 깊고 끈끈한 동맹을 구축해 왔는지를 보여주고 역사를 알아야 과거, 현재, 미래를 제대로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USA투데이는 “일본인 다수는 오바마 대통령의 사과를 기대하진 않는다는 여론조사가 있지만 동시에 많은 일본인이 방문 자체를 사과로 해석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일본이 다른 나라 정계 요인들의 히로시마 방문을 주선하는 것을 희망한다”며 “그 목적은 일본이 결코 군국주의의 길을 다시 걸어서는 안 된다는 점과 그것(일본 군국주의)이 아시아 인민과 세계에 엄청난 재난을 초래했다는 점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도쿄=서영아 sya@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201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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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히로시마 방문에…아베, 11월 진주만 ‘답방’ 할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 원폭 피폭지인 히로시마(廣島)를 방문하기로 한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1월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미일 정상의 역사화해 외교가 본격화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1일 아베 일본 총리가 11월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진주만을 방문하는 일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계획이 성사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대한 ‘답방’의 성격이 된다. 미일 정상이 태평양전쟁을 상징하는 장소를 교차 방문함으로써 양국이 과거의 적대관계에서 벗어나 강력한 동맹을 구축하는 것을 국제사회에 보여주게 되는 것이다. 일본은 1941년 12월 8일 진주만에 정박해 있던 미군 태평양함대를 선전포고 없이 기습 공격함으로써 태평양전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전 세계를 전쟁의 포화로 몰아넣었던 태평양전쟁은 미국이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8월 9일에는 나가사키(長崎)에 원자폭탄을 투하하고 8월 15일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선언함으로써 종지부를 찍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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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BM처럼”… 제조업체 히타치의 변신

    세계적으로 기업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지만 일본의 대표적인 제조회사였던 히타치(日立)제작소는 예외다. 한때 존폐 위기에 내몰렸던 이 회사는 최근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2만 명의 영업 인력을 추가 고용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9일 보도했다. 히타치는 13만 명으로 늘어나는 영업 인력으로 사업 중심축을 기기 설비 판매에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해석 등 첨단기술을 구사하는 컨설팅 서비스로 재편하기로 했다.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업종을 바꾸고 기업의 체질도 개선하는 것이다. 히타치의 경영 전략은 ‘제조업의 서비스화’로 요약된다. 단순히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판매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여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과거 일본 제조회사들의 서비스는 판매 기기나 설비 보수 점검에 그쳤지만 히타치는 여기서 더 나아가 고객의 경영 과제를 해결하는 영업 컨설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예컨대 교통이나 에너지, 금융, 제조업 등 글로벌 고객 회사에 대해 경영 과제를 제시하고 전략 입안과 신규 사업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생산 설비 가동률을 높이거나 빌딩의 에너지 절약을 위한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히타치는 2008년만 해도 일본 제조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7800억 엔(약 8조45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주력 사업이던 반도체가 삼성전자에 밀릴 것으로 예상되자 덩치를 키워 대항하기 위해 2003년 NEC, 미쓰비시와 통합해 엘피다를 설립했지만 실패였다. 당시 히타치를 일으켜 세운 건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과감한 구조조정이다. 경쟁력 없는 사업을 팔아 치우고 뼈를 깎는 사업 재편에 나서 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그 뒤로는 상품을 판 뒤 기기 설비 보수 점검이나 관리를 통해 꾸준히 수익을 얻는 서비스를 중시해 왔다. 핵심 사업을 바꾸는 경영 전략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도입된 것이다. 선두 주자인 미국 IBM은 1990년대에 컴퓨터 등을 활용한 각종 시스템 판매로 주력 사업을 재편한 뒤 실적이 뚜렷이 개선됐다. 제너럴 일렉트릭(GE)도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항공기 엔진이나 의료기기의 효율을 높이는 서비스를 한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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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외신기자 120여명 초청해놓고… 대회장 취재는커녕 출입도 차단

    북한이 노동당 제7차 당 대회를 취재하라며 기자들을 대거 초청했지만 정작 당 대회 취재는 불허하고 비공개로 진행해 빈축을 샀다. 기자들은 개회 시간조차 정확하게 알지 못한 채 대회장에서 수백 m 떨어진 곳에서 주변 분위기를 소개할 뿐이었다. 북한은 대회 전날까지도 당 대회 개최 시간과 장소 등 기본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교도통신과 NHK,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은 북한이 120여 명의 외국 취재진을 대회장인 4·25문화회관 길 건너 200m 떨어진 곳까지 안내해 대회장 외관을 촬영하게 했지만 내부 입장은 허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보도진은 농락당했다”며 “(북한은) 오후 당 대회와 직접 관계가 없는 전선 공장을 취재하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북한이 개최 기간을 포함해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기자들은 길 건너 보이는 행사장 앞의 움직임을 통해 내부 상황을 추측해 보도했다. 스티븐 에번스 BBC 기자는 “행사장 앞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개인 경호원들이 있다. 그가 대회장 안에 있다”고 전했다. NHK는 오전 10시 이전에 4·25문화회관 앞 주차장에 대회 참석자들을 태우고 온 것으로 보이는 수십 대의 대형 버스와 승용차가 정차돼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 취재 경험이 여러 차례 있는 CNN 정도만 북한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대회가 오전 9시에 시작됐으며 약 3000명의 당원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김 제1비서의 총괄 보고를 통해 핵과 미사일 개발의 성과를 ‘실적’으로 전면에 제시한 모양”이라고 전했다. 거액을 들여 이번 초청 취재에 응한 서방 기자들은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영국 BBC 기자는 “참석자 수천 명이 (김정은의) ‘비공식 대관식’으로 여겨지는 잘 짜인 지지 행사’를 위해 모여 있다”고 비꼬았다. NHK는 “1980년 당 대회에는 118개국 대표단이 초대됐으나 이번에는 외국 고관들의 참석 예정 사실이 전해지지 않았다”며 ‘나 홀로 행사’ 분위기를 전했다. CBS방송 기자는 체류한 호텔의 낡은 전화기를 보여주며 “호텔이 1980년대에 지어졌다.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에번스 기자는 “취재진 4명에 1명씩 감시원이 배치됐다. 화장실까지 따라 온다”며 “촬영한 영상 일부를 삭제하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도쿄지국장인 애나 파이필드 기자는 이날 오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트위터 생중계 플랫폼인 ‘페리스코프’를 통해 당 대회장 주변에서 두 차례에 걸쳐 27분 23초간 생방송을 진행했다. 파이필드 기자는 “여기 보이는 것은 북한 당국이 바깥에 보여 주고 싶은 모습이고 북한의 진실한 모습은 전혀 다르다. 이것이 현재 내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 201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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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양 찾은 일본 기자들 “12년 전과 다른 세상 같아” 왜?

    북한이 제7차 노동당 대회(6일) 취재를 위해 100명 이상의 외국 취재진을 받아들인 가운데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북한의 현지 분위기를 전하는 평양발 기사를 보도했다. NHK는 평양에 도착한 일본 취재단이 4일 북한에서 처음 건설된 무기 공장의 유적이 있는 평양 평촌혁명사적지로 안내됐다고 전했다. 북한 여성 가이드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해 12월 이곳을 시찰하면서 “우리나라는 수소폭탄의 거대한 폭음을 울리게 하는 핵보유국이 될 수 있었다”고 발언한 것을 소개하고 북한 핵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NHK는 또 평양에서 시민들이 대거 동원돼 36년 만의 노동당 대회 축하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다고 전했다. 거리에는 당 대회 개최를 축하하는 간판이나 국기가 여기저기 걸려 있고, 중심부 광장에는 축하행사 연습에 참가한 것으로 보이는 한복 입은 여성들이 모여 있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만난 한 중년 여성은 NHK에 “광장에서 시민참가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우리는 김정은 제1비서에 대한 충성심을 갖고 참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당 대회에 맞춰 많은 해외 취재진을 수용한 이유에 대해 NHK는 핵·미사일 개발을 김정은의 ‘업적’으로 과시함과 동시에 김정은을 정점으로 하는 체제가 명실 공히 확립됐다며 널리 알리고 싶은 생각이 있는 걸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넷 판은 12년 만에 평양을 다시 찾은 미네기시 히로시(峯岸博) 기자의 르포 기사를 내보냈다. 2004년 5월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두 번째 북일 정상회담을 취재한 뒤 처음 평양을 찾았다는 그는 “현지에서 본 것은 확 바뀐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베이징(北京)에서 탑승한 북한 국영항공 ‘고려항공’의 좌석은 가죽이 씌워져 있었고 앞좌석과의 간격도 넓어 쾌적했다고 전했다. 14년 전 고려항공을 이용해 평양에 갈 때 작은 기체가 흔들릴 때마다 추락 공포에 시달렸지만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기내식으로 내놓은 햄버거 맛도 전보다 훨씬 좋았고 기내 안내원들의 표정이 부드러워진 것도 인상적이라고 했다. 기내 상부에 비치된 TV화면에서는 모란봉악단의 연주가 흘러나왔다. 그는 또 평양 순안공항이 일본의 지방공항 같은 분위기였다면서 어둡고 침울했던 12년 전과 비교할 때 청사 안이 밝아졌다고 전했다. 다만 입국 때 받은 엄격한 짐 검사는 전과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이 기자는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길에 창밖으로 보이는 거리에 녹지가 늘어나 놀랐다며 “전 인민에게 나무심기가 장려되고 있다”는 설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거리에는 고층빌딩이 즐비했으며 차량도 한결 늘어났고 특히 택시가 눈에 띄었다”고 묘사하며 “기억에 남아있는 과거 평양과는 마치 다른 세계 같았다”고 감상을 적었다. 숙소는 평양 중심부에 가까운 43층짜리 양각도 국제호텔이었다. 그는“북한의 수도 평양은 적어도 외견만을 보면 ‘발전’을 느끼게 했다”며 르포 기사를 마무리했다.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 201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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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왕이 ‘4개항 요구’에 日우익 부글부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사진)이 지난달 30일 베이징(北京)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을 만난 자리에서 제시한 4개 항의 요구 사항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일본 내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이 외교상 결례를 했다는 것이다. 2일 양국 언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두 나라 관계가 끊임없이 삐걱대고 종종 골짜기로 떨어졌는데 그 원인은 일본 측이 잘 알 것으로 생각한다”며 4가지의 ‘희망과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첫 항목은 “역사를 직시·반성하고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키라”는 것이다. 이는 대만 독립을 지향하는 민진당 정권을 지지해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에 대한 방향 전환 촉구로 풀이됐다. 둘째는 “중국 위협론 및 중국 경제 쇠퇴론을 퍼뜨리지 말라”다. 남중국해 등 중국의 해양 진출을 비판해온 아베 총리를 견제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 “경제 면에서 중국을 대등하게 취급하고 협력을 추진하라”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무엇을 겨냥한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마지막 항목인 “지역과 국제사회의 문제에서 중국에 대한 대항 의식을 버리라”는 중국이 주도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일본이 불참한 것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다. 기시다 외상이 지난달 30일 양국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유의미한 방문으로 양국 간의 톱니바퀴를 돌리는 단서가 됐다”고 자평한 것과는 상당한 온도 차가 느껴진다. 니혼게이자이는 “왕이 부장은 4시간 20분간의 회담에서 유창한 일본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며 “기시다 외상에게 ‘당신이 진심과 성의를 갖고 중국에 온 것이라면 환영한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 중국 내에서도 ‘너무 나간 것으로 예의가 아니다’라는 지적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 논객인 사쿠라이 요시코 씨는 2일 산케이신문 1면 칼럼에서 왕 부장이 일방적으로 불손한 주장을 늘어놓는데도 기시다 외상은 “양국 외교장관의 왕래가 끊어진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화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했다고 비난했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도 1일 사설에서 일중 관계 정체의 주된 요인은 일본이 아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라고 비판했다.도쿄=서영아 sya@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201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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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특한 문화체험 제공… 유커 다시 오게 만드는 日

    이른 새벽부터 외국인 관광객이 붐비는 ‘일본의 부엌’ 쓰키지(築地) 어시장. 이곳에서 관광객들은 일본의 식문화를 맛보고 구경하고 쇼핑한다. 유명 스시집은 물론이고 조개구이와 계란말이를 파는 가게 앞에는 항상 중국인 관광객들이 긴 줄을 늘어선다. 이처럼 관광객이 늘자 3년 전 시장 측은 휴게소와 관광안내소를 설치했다. 지난달 30일 이곳에서 ‘참치 해체 쇼’를 구경하던 중국인 가족은 “노동절을 이용해 왔다. 일본이란 나라는 볼수록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긴자(銀座)의 저가유통업체 돈키호테. 카트 가득 다양한 물건을 채운 관광객들은 계산대에서 요금을 치른 뒤 10m 거리에 설치된 면세환급 카운터로 직행해 8%의 소비세를 현금으로 돌려받았다. 이곳에서 만난 중국인 인잉 씨(34)는 옷과 화장품, 장난감 등을 카트 한가득 담았다. “일본에는 값싸고도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상품들이 다양해요. 한국에도 여러 번 가봤지만 화장품을 빼면 쇼핑할 게 많지 않았어요.” 돈키호테에서 나와 20m 정도 걸어가면 화장품, 약품을 취급하는 ‘마쓰모토 기요시’가 나온다. 입구부터 ‘면세’란 빨간 글씨를 써 붙였고 절반 이상의 점원은 중국인이었다. 이곳은 아예 계산대에서 면세를 해준다. 5400엔 이상 구매하면 8%, 1만800엔 이상 구매하면 11%, 3만2400엔 이상 구매하면 13%를 깎아준다. 관광객들은 더 많은 할인을 받기 위해 일행이 몰아서 계산하고 포장만 나눠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2015년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역대 최고인 499만 명. 소비액도 1조4000억 엔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40%였다. ‘엔저 효과’가 있지만 비자요건 완화 등 규제완화와 서비스 개선 효과도 적지 않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직접 나서 외국인 여행객 확대를 위한 각종 시책을 쏟아내고 있다. 4월부터는 중국의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百度)가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관심이 무차별적인 쇼핑에서 온천, 기모노, 다도 등 일본에서만 가능한 체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유의할 만하다. 2015년 4월 개점한 렌털 기모노점 ‘아사쿠사(朝草) 애화복’에는 중국 춘제(春節·중국 설) 기간에 예약이 밀려 남는 옷이 없을 정도다. 식칼, 면도칼로 유명한 ‘가이지루시(具印)’는 지난해 2월부터 외국인을 위한 일본요리 체험교실을 열고 있다. 가이세 히로미(貝瀨弘美) 씨는 최근 중국인 친구 3명의 일본 여행을 안내했다. 이들은 도쿄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일주일간 묵으며 일본 문화체험에 흠뻑 빠졌다. 하코네의 온천을 찾고, 옛 골목길 분위기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도쿄의 야나카(谷中)에서 다도를 체험했다. 그는 “1인당 1000엔 정도 내고 제대로 된 차실에서 차 만들기를 배웠는데, 친구들 반응이 너무 좋았다. 일본 문화를 더 알고 싶다며 반드시 다시 오겠다고들 했다”고 전했다. 일본 관광청 ‘방일외국인소비동향조사’에 따르면 2015년 4분기(10∼12월) 중국인 방일객 중 40%가 일본을 두 번 이상 방문했다. 또 2015년 중국인 관광객의 1인당 여행지출 중 오락서비스비는 6308엔으로 전년의 2.2배로 증가했다. 여행자의 관심이 ‘물건’에서 ‘체험’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이들을 일회성이 아닌 단골손님으로 만들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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