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 소에 쫓기는 ‘오바마 광대’… 박람회측 사과 ▼최근 미국 미주리 주 제퍼슨시티에서 열린 한 야외 박람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조롱하는 로데오 게임(길들이지 않은 소나 말에 타거나 그 앞에서 이리저리 피하며 오래 버티는 경기)이 펼쳐졌다. 경기가 시작되면 오바마 대통령의 가면을 쓴 광대(사진)가 로데오 장에 등장한다. 곧바로 우리를 빠져나온 소가 등장해 오바마 광대를 이리저리 쫓는다. 광대는 소에 몰리면서 거의 깔리기 직전까지 간다. 사회자가 “여러분, 오바마가 소에 깔리는 것을 보고 싶습니까”라고 묻자 관객들은 환호한다. 박람회 주최 측은 이 경기 장면 비디오를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민주당은 물론이고 공화당 의원들도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주최 측은 “박람회 식전 행사로 흥을 돋우기 위해 마련한 퍼포먼스였다”며 “대통령에게 불경스러운 쇼를 연출한 것을 사과한다”고 밝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힐러리 뺨때리는 게임… 공화당도 “저급” 비난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2016년 대선 출마를 반대하는 세력이 최근 힐러리의 뺨을 때리는 온라인게임을 선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반(反)힐러리 운동을 벌이고 있는 ‘힐러리 프로젝트’라는 정치후원 단체는 웹사이트에 ‘슬랩 힐러리’(사진)라는 온라인게임을 만들었다. 클린턴 전 장관의 모습이 등장하는 화면에서 ‘힐러리가 얘기하다’ 버튼을 클릭하면 클린턴 전 장관의 음성이 흘러나온다. ‘힐러리를 때려라’는 버튼을 클릭하면 손바닥이 등장해 뺨을 좌우로 때린다. 클린턴 전 장관이 말하는 것도 듣기 싫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여성단체들도 나서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유치한 공격이며 여성에 대한 폭력을 조장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최근 CNN NBC 방송의 힐러리 홍보성 영화 제작에 반발했던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도 “도를 넘는 수준 낮은 공격”이라며 비난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공공안전부 장관은 11일 “25개 컨테이너 중 마지막 컨테이너에서 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장비를 찾아냈다”며 북한 선박 청천강호에 대한 수색을 종료한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조사단은 파나마를 방문해 청천강호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인 뒤 보고서를 작성해 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부인인 로런 파월 잡스 씨(49)가 7세 연하의 에이드리언 펜티 전 워싱턴 시장(42)과 연인 관계라고 워싱턴포스트가 9일 밝혔다. 로런 씨와 펜티 전 시장은 2011년 교육 관련 회의에서 처음 만났으며 잡스 사망 3개월 후인 2012년 2월 펜티 전 시장이 로런 씨가 운영하는 비영리 교육지원 프로그램 ‘칼리지 트랙’의 이사회에 합류했다. 펜티 전 시장은 15년간 살아온 부인과 올 1월 별거에 들어가 현재 이혼 수속을 밟고 있다. 별거 후 펜티 전 시장과 로런 씨의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로런 씨가 펜티 전 시장 부부의 별거와 이혼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WP는 전했다. 로런 씨는 2011년 10월 잡스 사망 후 100억 달러(약 11조 원)의 재산을 물려받아 단번에 세계 98위의 부호로 부상했다. 흑인인 펜티 씨는 2006∼2010년 워싱턴 시장을 지낸 후 실리콘밸리 벤처회사 고문 및 강연가로 활동하고 있다. WP는 “로런 씨와 펜티 전 시장이 교육 문제에 대한 공통적인 관심사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논란이 된 국가안보국(NSA)의 개인정보 감시 프로그램에 대한 개혁 방안을 9일 제시하며 정보 수집 실태를 폭로한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에 대한 엄벌 방침을 재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스노든에 대해 “애국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만약 자신이 한 일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미국에 돌아와서 변호사를 대동하고 재판을 받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스노든의 폭로가 (국가의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열띤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인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개혁안은 크게 두 가지. 정보 수집의 법적 근거인 애국법과 비밀법원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것. 그는 “9·11테러 이후 제정된 애국법에서 국가안보에 필요하면 전화기록 수집을 허용하는 제215조 개정을 의회와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정보당국의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허가권을 가진 비밀법원인 해외정보감시법원(FISC)이 주요 결정을 내릴 때 시민권 보장 변호사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국가안보와 시민자유의 균형을 맞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전직 정보기관 관리, 시민운동가 등으로 외부 전문가 패널을 구성해 정보감시 실태를 평가하고 개선하는 방안을 올해 말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그동안 정보 감시 프로그램에 대한 국민적 토론을 누차 강조해온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개혁안에 대해 “개혁 의지는 높이 평가하지만 내용이 부실하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비밀법원 개혁에는 시민단체들이 요구해온 비밀법원 문서에 대한 기밀 해제와 공개는 포함되지 않았다. 수집한 개인정보를 보관하는 주체가 NSA가 아닌 통신회사가 돼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제안도 제외됐다. 또 정보 수집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수집은 지금처럼 계속하면서 사용처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건지 아니면 수집 자체를 제한하겠다는 건지 분명치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의 제크 존스 안보인권국장은 “실제적인 문제 해결보다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홍보(PR) 방안 같다”고 혹평했다. 이번 개혁안을 촉발한 것은 “스노든의 공적”이라는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스노든의 행동이 합법적이지는 못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개혁을 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음은 분명하다”며 ‘스노든 효과’라는 해석을 내놨다.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창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는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안은 스노든이 거둔 일종의 승리”라며 “미국 대통령과 국민은 물론 전 세계는 스노든에게 신세를 졌다”고 높이 평가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대학 입시를 앞두고 직접 개인 비행기를 몰고 명문대를 순회하던 마이크로소프트 간부 출신 자선사업가 아버지와 아들이 9일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MS 부사장을 지낸 자선사업가 빌 헤닝스가드 씨(54)와 아들 맥스웰 군(17)이 코네티컷 주 트위드 뉴헤이븐 공항 인근에서 비행기가 추락해 숨졌다. 비행기가 가정집 2채를 덮치면서 한 살배기 아기와 13세 어린이도 사망했다. 헤닝스가드 씨는 대학 입시를 앞둔 아들 맥스웰 군을 북돋아주기 위해 직접 비행기를 조종해 미국 동부의 8개 명문대를 차례로 방문하다가 사고를 냈다. 이날 사고는 뉴헤이븐에 있는 예일대를 방문하기 위해 나섰다가 발생했다. 공항 관계자는 “사고기는 추락 전까지 관제탑과 교신 중이었으나 어떤 조난 신호도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헤닝스가드 씨는 2009년에도 오리건 주에서 84세 어머니를 모시고 직접 개인 비행기를 몰고 가다 강에 추락해 구조된 적이 있다. 1988년부터 2002년까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근무한 그는 미 서부와 호주, 뉴질랜드 영업을 총괄하는 부사장을 지냈다. 회사를 떠난 후에는 소셜벤처 파트너스 재단이라는 자선단체를 설립해 자선활동을 벌여왔다. 사고 비행기는 록웰인터내셔널의 ‘터보 커맨더 690B’ 기종으로 승무원을 포함해 7∼10명이 탑승할 수 있는 프로펠러 추진기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아시아나항공이 지난달 착륙 사고가 발생한 ‘OZ214’의 생존 탑승객에게 1만 달러(약 1110만 원)씩을 선급금 명목으로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사망자 3명을 제외한 승객 288명 전원에게 선급금으로 1인당 1만 달러를 제안했다고 11일 밝혔다. 정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되기에 앞서 항공사로서 성의를 보이겠다는 뜻에서다. 선급금은 최종 합의금에 포함된 금액으로 최종 보상 때 공제될 예정이다. 선급금을 받기 위한 조건에 “‘항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회사 측은 “전체 보상이 아니라 선급금과 관련해 추후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착륙 사고 피해자 12명은 8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 지방법원에 아시아나항공과 사고기 제조사인 보잉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아시아나 사고기 승무원들이 비상상황에서 90초 이내에 승객 전원을 대피시켜야 하는 미연방항공청(FAA) 규정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또 안전벨트에 허리끈과 어깨끈이 함께 달린 비즈니스석 이상 좌석과 달리 허리끈만 있는 이코노미석의 피해가 더 컸다며 아시아나와 보잉사에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 구체적인 피해 금액은 소장에 적시되지 않았다.강홍구 기자·워싱턴=정미경 특파원 windup@donga.com}

올해 미국 ‘자유훈장(Medal of Freedom)’ 수상자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 16명이 선정됐다고 백악관이 8일 밝혔다. 또 올해 수상자에는 워터게이트 특종 보도를 지휘하며 워싱턴포스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벤저민 브래들리 전 편집국장, 여성 운동계의 대모 글로리아 스타이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시카고의 메이저리그 야구팀 시카고 컵스의 전설적인 선수 어니 뱅크스,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 ‘스승’으로 알려진 리처드 루거 전 상원의원등 다양한 인물이 선정됐다.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 샐리 라이드, 하와이에서 상원의원을 지냈던 고 대니얼 이노우에 전 상원의원, 마틴 루서 킹 목사와 함께 활동했던 인권 운동가 베이어드 러스틴 등 3명은 사후(死後) 수상자다. 자유훈장은 국익에 기여한 민간인이 받는 최고의 영예로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에 만들어져 올해로 50주년이 된다. 지금까지 500여 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백악관에서 열리는 시상식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이 올 3월 이후 5개월여 만에 두 배로 확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북한이 북-미, 남북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해 유화 국면을 조성하는 한편 4차 핵실험 등 도발을 위한 준비도 병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고농축 우라늄은 핵폭탄의 원료로 사용된다. 이 같은 사실은 7일 미국 핵안보 관련 연구소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과 로버트 아바그얀 연구원이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글로브사와 구글어스의 위성사진을 기초로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올해 3월과 7월 영변지역 위성사진을 비교하면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가 들어 있는 건물은 1800m²(가로 120m, 세로 15m)가 늘어나 규모가 2배가 됐다. 북한이 올해 핵시설 재가동을 공언한 뒤 이를 행동에 옮긴 것이다. 북한 원자력총국 대변인은 4월 2일 “현존 핵시설들의 용도를 (경제건설·핵무력건설) 병진노선에 맞게 조절 변경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여기에는 영변의 모든 핵시설과 2007년 10월 가동을 중지하고 무력화했던 5MW 흑연감속로를 재정비, 재가동하는 조치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하는지, 영변이 유일한 원심분리기 시설인지는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해부터 무기급 우라늄을 충분한 규모로 생산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 ISIS의 분석이다. 2010년 외부에 처음 알려진 데 따르면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2000대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해 연간 생산할 수 있는 무기급 우라늄은 8∼34kg에 이른다. 하지만 건물 크기가 두 배로 늘어나고 이에 따라 원심분리기 수도 두 배가 됐다면 우라늄 생산량은 16∼68kg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브라이트 소장과 아바그얀 연구원은 “하나의 핵무기를 만드는 데 약 20kg의 무기급 농축우라늄이 필요하다”며 “이곳에서 생산된 우라늄의 상당 부분이 실험용 경수로에 쓰인다 하더라도 생산 능력 증가로 북한이 핵무기를 연간 두 개까지 만들 수 있는 수준이 됐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당국자는 “정보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으나 위성사진으로 보면 건물의 크기가 커진 것만은 사실”이라며 “영변 핵시설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창훈 아산정책연구원 핵정책기술센터장은 “우라늄 농축 시설은 핵무기 개발용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에너지 개발용(원자로 핵연료)이라고도 주장할 수 있는 이중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성사진이 찍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건물을 확대해 보여준 것은 ‘핵 포기 절대 불가’라는 경고와 ‘(대화를 통해) 더 큰 것을 얻어 내겠다’는 의도를 동시에 드러내는 효과를 노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조숭호 기자 mickey@donga.com}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에게 인수되자 WP와 쌍벽을 이루는 ‘퀄리티 페이퍼’ 뉴욕타임스(NYT)가 다음번 매각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WP는 7일 “WP는 이미 팔렸다. 다음 순서는 NYT?”라는 기사에서 “실적 부진과 노조협상 잡음 등 NYT의 내부 갈등으로 볼 때 신문 시장에서 다음 매물로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하지만 NYT 발행인을 겸임하는 아서 설즈버거 뉴욕타임스컴퍼니 회장(62)은 이날 온라인 성명에서 WP를 언급하며 “NYT는 그 같은 길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NYT를 팔겠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노(No)’”라며 “NYT는 판매용이 아니다(not for sale)”라고 잘라 말했다. 이 성명은 설즈버거 가문의 비공개 가족회의 직후에 나왔다. 미디어 업계에서는 NYT가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나 베조스 같은 정보기술(IT) 부호에게 팔릴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NYT는 WP보다 재무구조가 더 취약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WP가 교육교재 생산, 지역방송국 운영 등 다른 분야로 확장해 신문 부문의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구조인 반면 NYT는 사업 다각화 정도가 미진하다. 2007년 지역 방송국 9개를 매각했고 2011년 소규모 지역 신문들도 팔아치웠다. 한때 잘나갔던 검색 사이트 어바웃닷컴도 지난해 정리했다. 1993년 11억 달러(약 1조2238억 원)에 사들였던 보스턴글로브는 지난주 7000만 달러에 팔았다. 돈 되는 자산은 NYT와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이 전부다. NYT는 2009년 멕시코의 억만장자 카를로스 슬림에게 손을 벌려 연 14%의 고이율로 2억5000만 달러를 융통해 현금 유동성 문제를 겨우 해결했다. 종이신문 운송비용 등으로 부채는 급속히 늘고 있다. WP는 “디지털 시대에 종이신문이 겪는 무시무시한 수익 압박을 ‘그레이 레이디(Gray Lady·NYT의 별명)’라고 해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WP는 이날 ‘한때 상상할 수조차 없던 일이 어떻게 현실화됐나’라는 기사에서 도널드 그레이엄 회장, 캐서린 웨이머스 발행인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매각 뒷얘기를 소개했다. 매각 가능성을 처음 제기한 사람은 그레이엄 회장의 조카딸인 웨이머스 발행인이었다. 웨이머스 발행인은 지난해 말 “손실의 늪에서 살든지, 직원을 해고하든지, 매각하든지 3가지 옵션 중 하나를 택하라”고 그레이엄 회장에게 요구했다. 매각을 택한 그레이엄 회장은 친구이며 단기이익 추구에 연연하지 않는 베조스를 후보로 점찍었다. 3, 4월경 첫 인수 제안에 베조스는 시큰둥했지만 7월에 “인수에 관심 있다”는 e메일을 보내왔다. 다음 날 베조스를 만난 그레이엄 회장은 “회사 경영이 이렇게 나쁘다, 그래도 사겠느냐”고 겁을 줬지만 베조스는 “그래도 관심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이틀 뒤 매각 협상을 마무리했다. 그레이엄 회장은 “베조스의 마음이 왜 변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동안 신문 업계 현황과 미래에 대해 심층 연구를 한 듯하다”고 털어놨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다민족 다문화의 나라인 미국에서 6000만 명 이상이 집에서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인은 114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연방인구통계국이 7일 발표한 '미국의 언어 사용 패턴'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가정에서 영어가 아닌 언어를 쓰는 5세 이상 미국인은 6006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5세 이상 미국인 5명 중 1명(20.8%)에 해당하는 것. 영어가 아닌 언어를 쓰는 미국인 중에서 가장 많은 3760만 명은 스페인어 사용자였다. 중국어 사용자가 288만 명으로 뒤를 이었고 필리핀인이 쓰는 타갈로그어 159만 명, 베트남어 142만 명, 프랑스어 130만 명 등의 순이었다. 한국어를 쓰는 미국 거주 한인은 114만 명이었다. 인구통계국은 "그러나 집에서 영어를 쓰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 영어에 서툰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집에서 스페인어를 쓰는 3760만 명 가운데 절반이 훨씬 넘는 56.3%는 영어에 능통했고 전혀 영어를 못하는 경우는 9%에 그쳤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mickey@donga.com}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20일 미국에서 24시간 뉴스채널인 ‘AJAM’(알자지라 아메리카)을 개국한다. 올 1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으로부터 5억 달러(약 5590억 원)에 케이블채널 ‘커런트TV’를 사들인 알자지라는 6개월 만에 초고속으로 뉴욕 맨해튼에 초대형 방송 스튜디오를 짓고 700명의 직원을 채용하는 등 AJAM 개국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등 12개 지역에 지국도 개설했다. AJAM 지국 규모는 CNN방송과 같은 수준이며 폭스뉴스 MSNBC보다 많다. 최대 관심사는 AJAM이 미국 3대 라이벌인 CNN-폭스-MSNBC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느냐는 것. 미국 24시간 뉴스채널 시장에서 3대 채널의 영향력이 워낙 확고하기 때문에 AJAM이 초반에 고전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뉴스채널 전쟁에 뛰어든 AJAM은 기존 3대 채널과는 상반된 ‘마이 웨이’ 전략을 승부수로 던졌다. 현재 3대 뉴스채널은 뉴스 보도보다 전문가 패널을 초빙해 보수-진보 대결을 벌이는 토론 프로그램에 치중하고 있다. 반면 AJAM은 미국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속보 뉴스를 많이 내보낸다는 전략이다. 케이트 오브라이언 AJAM 사장은 “미국에 지국을 많이 설치한 것도 신속하게 뉴스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JAM은 또 앤더슨 쿠퍼(CNN), 빌 오라일리(폭스), 레이철 매도(MSNBC) 등 연예인 못지않은 유명세와 인지도를 지닌 앵커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을 방침이다. 오히려 유명인 앵커는 뉴스 전달을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AJAM의 미국 진출 전략이 미국 내 반이슬람 정서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대응하며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AJAM이 뚜렷한 이념적 주장보다 무색무취의 속보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도 ‘알자지라는 반미(反美)채널’이라는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것. 이 때문에 알자지라의 친(親)이슬람주의에 동조해 AJAM으로 건너온 기자들이 개국도 하기 전에 사표를 쓰는 등 내부갈등도 빚어지고 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136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워터게이트 사건 등 수많은 특종을 보도한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5일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 씨에게 매각됐다. 베조스 씨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미국 정치사의 산증인인 WP를 2억5000만 달러(약 2789억 원)에 인수해 기쁘다”고 밝혔다. WP도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포스트, 베조스에게 팔리다’라는 기사에서 “미 정치와 정책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WP는 아마존에 매각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에는 WP 종이신문과 웹사이트, 인쇄시설 등이 포함됐지만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와 본사 건물 등은 제외됐다. 베조스 씨와 WP 측은 “이번 인수는 베조스 개인 자격에서 이뤄진 것으로 아마존 회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시대를 맞아 신문업계에서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일어나지만 인터넷 기업인이 올드미디어 유력 일간지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통신은 “디지털 기업에 의한 최초의 일간지 인수”라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 최고의 신문이 인터넷 업계에 팔리면서도 사전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 언론 대부분은 ‘폭탄선언’ ‘벼락충격’이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WP는 발행 부수에서 5위권에 머물지만 영향력과 신뢰도에서는 뉴욕타임스와 쌍벽을 이룬다. 특히 백악관 행정부 의회 법원 등에 수십 명의 기자를 파견해 물샐 틈 없는 취재로 정치 정책 보도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진보 색채가 뚜렷한 뉴욕타임스와 달리 WP는 사회 정치 이슈는 진보적, 안보 경제 이슈는 보수적으로 시각의 균형을 맞추는 중립적 논조로 오피니언 리더의 필독 신문이 됐다. 1877년 창간된 WP는 평범한 지역 신문이었으나 1963년 ‘여걸(女傑)’ 사주 캐서린 그레이엄이 취임하면서 최고의 신문으로 성장했다. 1971년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 과정을 폭로한 펜타곤 페이퍼, 1972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하야를 몰고 온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 보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밥 우드워드, 칼 번스타인 기자가 1년 넘게 파고든 워터게이트 사건은 심층보도의 정석으로 평가받는다. WP는 언론계 최고 영예인 퓰리처상 47회 수상에 빛나며 특히 2008년 7개의 퓰리처상을 휩쓰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갖고 있다. 올해 보스턴글로브에서 마틴 배런 편집장을 영입한 뒤 국가안보국(NSA) 기밀정보 수집 실태를 폭로했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WP를 매각하게 된 것은 신문업계 전반의 불황과 디지털 기술의 부상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WP는 판매부수 감소와 광고수입 부진으로 최근 7년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올 2분기(3∼6월) 매출 10억 달러, 순이익 447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신문사업에서 148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만 신문 발행부수는 7%가 줄어 현재 하루 평균 43만 부 수준이다. 주가는 2004년 대비 43%나 떨어진 상태다. 한때 1000명을 넘었던 편집국 인원은 현재 630명으로 줄었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일찌감치 뛰어든 온라인신문 사업에서 WP는 25위권으로 크게 뒤지고 있다. 베조스 씨는 “인수 후에도 워싱턴포스트가 추구하는 가치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영진을 교체하지 않고 인력감축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 매각 후 모회사인 워싱턴포스트 컴퍼니는 사명을 변경할 계획이다. 미디어전문 블로그인 뉴소서를 운영하는 앨런 머터 편집장은 “인터넷 개척자인 아마존에 인수됨에 따라 WP의 디지털 사업이 크게 보강될 것”이라며 미디어업계 전반의 큰 변화를 예상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13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워싱턴포스트가 5일 인터넷 기업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 씨에게 팔렸다. 뉴욕타임스와 미국의 양대 신문 자리를 지켜온 워싱턴포스트는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 보도 등으로 언론계 최고 영예인 퓰리처상을 47회나 수상한 신문이기도 하다. 미국 언론은 “워싱턴포스트의 매각으로 한 시대가 졌다”며 충격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미국 국가 기밀을 폭로한 브래들리 매닝 일병의 어머니 수전 매닝 씨는 4일 “아들은 나의 슈퍼맨”이라며 “아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고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영국 웨일스에 사는 수전 씨는 이날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을 다시 볼 수 없을지 모른다”며 “그렇지만 아들이 언젠가는 자유의 몸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아들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매닝은 지난달 30일 군사재판에서 이적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평결을 받았지만 간첩 혐의 등은 유죄가 인정돼 최고 징역 136년 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다 수전 씨는 “너무 긴장돼 아들의 재판을 직접 TV를 통해 보지 못하고 나중에 여동생이 알려줘서 알게 됐다”며 “아들의 형량을 결정하는 데 법원의 선처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국방부가 국방예산 감축과 첨단기술 도입 등의 여파로 기존 전쟁계획에 대한 재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작전계획의 경우 대규모 병력을 투입한다는 기존 계획에 기본적인 변화는 없지만 부분적인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기존 전쟁계획이 공격과 점령을 위한 대규모 지상군 병력 위주였던데 비해 새로운 계획은 신속대응이 가능한 지상군 소부대, 공군력, 해군함을 활용하는 전략으로 재편되고 있다. 적의 공격과 방어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사이버무기 도입도 전쟁계획 재조정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 새로운 전쟁계획은 전투지휘관이 위기 상황에서 한 가지 작전만을 고수하기보다 여러 군대와 무기를 통합한 작전 계획을 갖추도록 요구하고 있다. 올봄부터 시작된 미군의 전쟁계획 재조정은 기존 전쟁계획이 대규모 지상군 위주로 진행되고 새로운 기술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개선 필요성을 지적해온 제임스 윈펠드 합참부의장이 주도하고 있다. 윈펠드 부의장은 1일 하원 청문회에서 “우리는 과거의 방식대로 싸움을 하고 싶지 않다”며 “현 작전계획들은 오래된 기술에 근거해서 작성된 것으로 새롭게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군이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한다는 기본 계획에는 변함이 없지만 부분적인 수정이 있을 가능성은 있다고 WSJ는 전했다. 새로운 전쟁계획은 북한이 붕괴할 경우 핵무기가 방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 본토에서 다수의 여단을 파견해 핵시설을 확보하게 되면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태평양에서 활동 중인 특수작전 병력과 육군 해병대를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국방부 고위 관리들은 “한반도 작전계획에서 아직 변한 것은 없지만 재조정 가능성에서 제외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WSJ는 “전쟁계획 재조정은 국방예산 감축으로 대규모 지상군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첨단기술 도입과 새로운 전투개념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9·11테러를 저지른 테러단체 알카에다가 다시금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을 상대로 공격할 것이라는 경고가 높아지고 있다. 가장 유력한 목표로 예멘 주재 미국대사관이 거론된다. CNN은 3명의 미 정보관리를 인용해 “알카에다 테러분자들이 공격 준비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4일 보도했다. 관리들은 “예멘에 거점을 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에서 최근 몇 주간 내부 연락이 계속 진행됐으며 이슬람 금식월(라마단) 종료 기간으로 접어드는 최근 며칠간 연락 빈도가 잦아졌다”며 “모든 정보를 종합해 볼 때 조만간 테러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당국은 알카에다 고위 간부들의 통신 내용을 감청하다 테러 공격 논의 내용을 포착해 중동과 아프리카의 대사관 폐쇄와 해외여행 경계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 전했다. NYT는 “테러공격 정보는 이번 주에 포착된 것으로 미 중앙정보국(CIA), 국무부, 백악관은 정보의 심각성을 즉각 인지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3일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재한 가운데 존 케리 국무장관, 척 헤이글 국방장관 등이 참석한 비상대책 회의를 열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일 “알카에다의 위협으로부터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3, 4일 여름휴가로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 머물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비상사태에 대해 계속 보고를 받고 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2일 “예멘 이집트 이라크 카타르 바레인 요르단 등 17개국 22개 대사관과 영사관 운영을 4일 폐쇄한다”며 “폐쇄 기간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8월 말까지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등에서 테러가 감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자국민에게 해외여행 경계령을 내렸다. 광범위한 지역의 대사관이 폐쇄되고 여행 경계령이 이달 말까지 발동된 것은 테러 대상과 시기가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미 관리들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 당국은 예멘 주재 미대사관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특히 우려하고 있으며 3일부터 6일까지를 요주의 기간으로 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은 예멘 주재 대사관 주변 500m 지역부터 통행을 금지하고 탱크 12대를 배치했다. 또 홍해에 배치 중인 수륙 양용 전함들을 예멘 인근으로 이동시켰다. 남부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해병대에는 한 시간 내에 출동할 수 있는 대기 체제를 가동시켰다. 영국 독일 프랑스도 보안상의 이유로 4, 5일 예멘 주재 대사관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테러 위협이 예멘에 한정된 것이라고 지적하는 데 비해 다른 한편에서는 몇몇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테러가 준비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번 테러 위협이 다른 때와는 달리 매우 구체적이고 심각하다는 데 미 정부 내에서 이견이 없으며 이번 사태 브리핑을 받은 의원들은 초당적인 대처를 당부했다. 피터 킹 하원 대테러 및 첩보 소위원장은 “아라비아반도가 가장 우려되지만 다른 지역의 테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도 “정치권에서 이번 테러 위협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쇼킹하고 위험한 발언이었다.” 미국의 대표적 유대인 인권단체로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사이먼비젠탈센터의 에이브러햄 쿠퍼 부소장(사진)은 1일(현지 시간)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의 ‘독일 나치 정권의 개헌 수법을 배우는 것이 어떠냐’는 발언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쿠퍼 부소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이런 발언이 일본 주류사회에서 허용된다는 것 자체에 실망했다”며 “이 같은 발언을 할 수 있는 정치적 토양이 마련됐다는 것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쿠퍼 부소장은 “아소 부총리의 발언이 위험한 것은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나라인 일본에서 민주주의와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나치를 옹호하는 발언을 최고위급 정치인이 했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쿠퍼 부소장은 “나치는 바이마르 공화국을 무너뜨리고 집권한 뒤 독일의 모든 사법체계와 정치를 혼란에 빠뜨린 반사회적 인격장애자(sociopath) 집단”이라고 말했다. 쿠퍼 부소장은 “그래도 일본에는 아직 현실을 올바르게 직시하는 국민이 많다는 데 위안을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소 부총리의 발언을 처음 접한 것도 이런 의식 있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아소 발언 직후 곧바로 일본 젊은이 3명이 자신에게 아소 부총리의 발언을 이슈화해달라는 e메일을 보내왔다는 것. e메일에는 ‘아무리 우리나라(일본) 유명 정치인이 한 발언이지만 위험하고 옳지 못한 발언이므로 국제사회에 문제를 제기해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사이먼비젠탈센터는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 전범 체포에 생을 바친 저명 유대인 운동가 사이먼 비젠탈(1908∼2005)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기구(NGO)이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당신 말 못 믿어.” “헌법을 읽어라.” 개인정보 비밀수집 논란의 중심에 있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수장이 컴퓨터 보안 관련 회의에서 정보수집의 정당성을 옹호하다가 청중으로부터 야유를 받는 수모를 당했다. 키스 알렉산더 NSA 국장(사진)은 지난달 31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컴퓨터 보안·정보 연례 회의인 ‘블랙햇 콘퍼런스’에서 “정보수집 프로그램 ‘프리즘’ 덕분에 1993년 이후 50여 건의 테러 계획을 사전에 막을 수 있었고 정부의 철저한 감독 아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취지의 기조연설을 했다. 연설이 30분쯤 지난 뒤 행사장 한편에서 “자유”라는 외침이 들렸다. 알렉산더 국장이 “맞는 소리다”라고 받아넘기자 “헛소리하네” “의회에 거짓말을 한 당신 말을 어떻게 믿느냐” 등의 야유가 터져 나왔다. 한 청중이 “(개인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을 읽어 보라”고 소리치자 알렉산더 국장은 “나는 읽어 봤는데 당신도 읽어 보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이날 7000여 명의 청중 앞에서 알렉산더 국장은 쏟아지는 야유에 동요하거나 흥분하지 않고 비교적 차분하게 연설을 마쳤다. 행사에 모인 컴퓨터 보안 전문가와 해커들은 알렉산더 국장의 연설에 대해 “거짓말쟁이” “그의 말을 믿는다”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콘퍼런스 주최 측은 “이번 연설은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기밀폭로 전에 이미 결정된 것으로 알렉산더 국장은 (참석을) 취소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존 크리스 잉글리스 NSA 부국장은 의회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통신업체의 전화감청을 통한 개인정보 수집을 허용하는 비밀법원의 명령 내용과 정보수집 방식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분석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NSA는 특정 표적 인사와 통화를 한 상대방의 통화 기록까지 감시할 수 있는 ‘연쇄 분석’ 방식으로 정보수집 대상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 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잉글리스 부국장은 “연쇄 분석으로 방대한 민간인 통화 기록을 감시할 수 있지만 실제 이런 일은 흔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NSA 정보수집 실태를 최초로 폭로했던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날 추가 자료를 공개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가 주로 휴대전화, e메일 감청에 관한 것이었던 데 반해 이날 자료는 인터넷상에서도 광범위하게 개인정보 수집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가디언은 스노든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NSA가 ‘엑스키스코어(XKeyscore)’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사용 기록을 수집해 왔다고 주장했다. 엑스키스코어 프로그램만 있으면 별다른 인증절차 없이 전 세계 인터넷 서버에 접속해 e메일과 인터넷 채팅, 인터넷 이용 기록 등을 열람할 수 있고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해 활용할 수 있다. 가디언은 “이 프로그램은 인터넷 첩보활동을 위한 가장 광범위한 감청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하원이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촉구하는 결의안(Encouraging peace and reunification resolution)을 지난달 31일 통과시켰다. 하원은 이날 열린 전체회의에서 결의안을 구두 표결에 부쳐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이 결의안은 찰스 랭걸, 존 코니어스, 샘 존슨, 하워드 코블 등 6·25전쟁에 참전했던 하원의원 4명이 6월 25일 발의한 것이다. 결의안은 미 의회가 6·25전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참전 군인의 봉사정신을 존중하며 한미동맹 의지를 재확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랭걸 의원은 표결에 앞서 “한국전은 제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쟁 사이에 끼여 종종 ‘잊혀진 전쟁’으로 불려왔다”며 “결의안이 통과되면 옛 전우들에게 미 의회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이들의 업적에 감사하는 대열에 동참했음을 보여주게 된다”고 밝혔다. 하원 외교위원회를 대표해 에드 로이스 위원장과 엘리엇 엥걸 민주당 간사도 결의안 지지 발언을 했다. 미 상원에도 이날 하원을 통과한 결의안과 같은 내용의 결의안이 지난달 25일 발의된 상태다. 상원 결의안은 의회가 휴회에 들어가기 전인 이번 주 안에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군사 기밀자료를 넘긴 혐의로 기소된 브래들리 매닝 일병(25)의 이적 혐의에 대해 무죄 평결이 내려졌다. 지난달 30일 미국 메릴랜드 주 포트미드 군사법정에서 열린 재판에서 데니스 린드 판사는 매닝 일병의 행위가 적을 이롭게 했다는 핵심 혐의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렸다. 그러나 법원은 총 21개 혐의로 기소된 매닝 일병에 대해 6건의 간첩법 위반, 5건의 절도, 컴퓨터 사기, 군 규정 위반 등 19건의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미 군법 104조의 이적(aiding the enemy) 행위는 의도적으로 적을 이롭게 하는 행위로 간주돼 가장 심각하게 취급된다. 반면 간첩죄(espionage)는 의도와 비의도의 복잡한 규정이 따른다. 매닝 일병은 이적 혐의에 대해 무죄 평결을 받음에 따라 종신형을 면할 수 있게 됐다. 이적 행위는 종신형, 또는 최고 사형이 가능한데 군 검찰은 매닝 일병에 대해 종신형 구형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매닝 일병에게 유죄가 인정된 19개 혐의의 최고 형량을 모두 합치면 136년이나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형량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형량을 결정하는 재판은 31일부터 이어진다. 이에 앞서 군 검찰은 25일 “매닝 일병은 국가기밀을 유출할 목적으로 군에 입대했으며 자신이 유출한 자료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의해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매닝이 넘긴 정보의 일부는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된 은신처에서 발견됐다. 변호인 측은 “매닝이 기밀자료를 넘긴 것은 이라크전과 아프간전의 문제점을 널리 알리기 위한 인도적 행동으로 적에게 이익이 주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반론을 폈다. 또 동성애자인 매닝이 혼란스러운 성 정체성 때문에 이 같은 행동을 했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하위급 정보 분석가로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매닝 일병은 70만 건에 달하는 군사 외교 기밀정보를 위키리크스에 넘긴 혐의로 2010년 기소됐다. 매닝 평결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핵심 혐의인 이적 행위에 대해 무죄가 인정된 것에는 ‘사법 정의 승리’라는 반응이 나오는 반면, 간첩법 위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은 것에는 내부고발자의 기밀 유출을 막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평결은 최근 미 국가안보국(NSA)의 기밀 감시프로그램을 폭로한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에 대한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나와 주목받고 있다. 스노든은 평소 매닝을 영웅이라고 부르며 기밀 폭로 후 해외로 도피한 것에 대해 “매닝처럼 불공정한 재판을 받은 처지가 되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노든도 매닝처럼 미국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스노든 아버지 론 스노든 씨는 “매닝에 대한 평결이 아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게 될 좋은 징조가 될지는 미지수”라며 회의적 견해를 보였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