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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문화 바꾸기’ 시리즈 세 번째로 환자가 의료진을 부르는 호칭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회와 2회가 환자 입장에서 불편한 것을 주제로 잡았다면 이번 주제는 의료진이 겪는 불편함이 주제입니다. 의료진의 불편한 경험 중 자주 거론되는 게 바로 의료진 호칭입니다. 환자가 의료진을 어떻게 부르냐에 따라 의료진의 진료 경험이 달라집니다. 특히 간호사를 부를 때 언니, 아가씨, 아줌마, 이모로 부르거나 심한 경우 ‘야!’라고 하기도 합니다. 의사를 부르는 호칭도 다양합니다. 의사선생님을 의사양반, 아저씨로 부르는 경우도 있지요. 하지만, 이모, 언니, 아저씨, 의사양반이라고 부르거나 간호사를 ‘야!’라고 부르는 경우 의료진의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루 종일 환자와 시간을 보내는 의료진은 환자의 눈빛과 말투에 따라 즐겁게 일하기도 하고, 반대로 지치기도 합니다. 의료진이 소명의식을 가지고 환자분을 대하느냐, 아니냐는 환자와 보호자분들의 태도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의료 최전선에 있는 전공의들은 누구보다 과로가 누적된 채 일하기 때문에 따뜻한 말 한마디와 배려가 큰 힘이 된다”며 “특히 여자 간호사나 여자 전공의들은 성희롱적 호칭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 올바른 호칭 부르기 캠페인을 통해 의료 환경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 김병연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환자경험관리팀장은 “환자들이 의료진을 일부러 무시하거나 하대하려고 그렇게 부르기보다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서 ‘저기요’ ‘어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1987년부터 간호원이 간호사로 명칭이 변경됐지만 아직도 간호원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자, 지금부터라도 올바른 호칭으로 의료진을 불러주세요. 직종을 아신다면 이름 뒤에 직종을 넣어 불러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령 김양지 간호사(님), 김양지 물리치료사(님) 이렇게 불러보세요. 혹시 직종을 모르신다면 김양지님, 혹은 그냥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학병원에는 의사만 하더라도 의대를 갓 졸업한 인턴, 전공과에서 일하고 있는 전공의, 전공을 마친 전임의, 병원에서 스텝으로 일하는 교수 등 다양한 직종이 있습니다. 이들 모두를 직책 구분 없이 선생님으로 불러도 됩니다. 환자와 의료진이 서로를 존중하는 순간 비로소 따뜻한 진료가 시작됩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우리가 일반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최신 의료장비와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최신 치료법, 또 환자 눈높이에 맞는 편의 시스템, 4차 산업혁명과 병원변화 등을 영상과 함께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의료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병원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첫 번째 소개하는 병원은 이대서울병원 1인실 중환자실이다. 이대서울병원은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지하 6층, 지상 10층 규모(1014병상)로 지난달 7일 개원했다. 국내에 1인실 중환자실은 이곳이 유일하다. 이대서울병원 중환자실은 전체 중환자 병실이 1인실, 총 80여 병상으로 돼 있으며 각 진료 파트에 따라 내과, 외과, 신경계, 심장혈관, 응급중환자실 등으로 구분돼 있다. 기존 병원의 중환자실은 환자와 환자 사이를 커튼 등으로만 구분하다 보니 의료진이 해당 환자에게만 집중하기 힘들 뿐 아니라 감염 우려도 항상 있는 상황이다. 이대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박진 교수는 “1인 중환자실은 즉각적으로 처치가 필요한 환자의 구분이 빠르고 독립된 공간에 의료진이 집중 투입돼 환자에게 필요한 처치를 할 수 있다”며 “이 외에도 옆 침대의 기계 소리나 다른 환자의 대소변 냄새가 차단돼 환자가 편안하고 안정된 환경에서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격리가 필요한 환자는 2중, 3중으로 차단되기 때문에 감염 위험도 훨씬 낮다”고 덧붙였다. 또 이 병원은 국내 대학병원 최초로 기준 병실이 3인실이다. 기존 병원의 일반병실이 4∼6인실인 데 비해 일반병실을 3인실로 설계함으로써 한 병상당 면적을 넓혀 환자 밀집도를 해소하고 환자 편의성을 높였다. 즉, 이대서울병원은 3인실, 2인실, 1인실, 특실(VIP실, VVIP실)로 구성돼 있다. 문병인 이화여대 의료원장은 “이대서울병원은 환자 중심 설계와 차별화된 병실 구조, 첨단 의료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치유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이대목동병원 및 지역 의료기관, 마곡지구 입주 기업들과 다각적인 협업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는 의료기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성큼 봄이 다가오면서 봄맞이 산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즐거운 등산 뒤에는 생각지 못한 복병 질환이 기다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산행 뒤 알이 배는 것이다. 정확히는 ‘지연성 근육통’이다. 허벅지 근육, 종아리 근육, 허리 근육 등에 피로 물질이 쌓여 짧게는 2, 3일 길게는 7일 이상 뻐근한 증상이 이어진다. 휴식을 취하면서 환부를 20분 정도 따뜻하게 찜질해주고 스트레칭을 하면 좋다. 산행 중 발목이 삐는 일도 흔하다.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발목 염좌를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재발 가능성이 높다. 을지병원 족부족관절정형외과 이홍섭 교수는 “발목을 삐었을 때 찜질 등을 한 뒤 통증이 완화되면 치료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다”며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생활하면 발목 관절의 만성 불안정성을 유발해 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발목을 삐면 인대 기능을 회복시켜 주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초기에는 일정 기간 보조기로 발목을 고정시켜 통증을 줄이고, 관절 운동과 근육 강화 운동을 통해 늘어나거나 부분 파열된 인대를 복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등산 전문가들이 흔히 입는 부상은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은 발바닥을 싸고 있는 단단한 막으로, 스프링처럼 발바닥의 충격을 흡수하거나 아치(발바닥에 움푹 파인 곳)를 받쳐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족저근막염은 오래 걸었을 때 발생하는 일종의 ‘과사용 증후군’이다.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 쪽이 아프거나 오랫동안 앉았다 일어날 때 심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초기 1, 2주간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서 발끝을 몸쪽으로 당기는 스트레칭을 해주면 빨리 회복된다. 산행 후 캔 음료 등을 차갑게 한 뒤 발바닥 아치에 대고 문질러 주는 것도 좋다. 다만 만성일 때는 산행 횟수를 줄이고 족저근막과 종아리 부위의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줘야 한다.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똑같은 약인데 우린 한 달에 1000만 원을 내고, 피부암 환자는 50만 원을 낸다’는 말기 폐암 엄마를 둔 딸의 하소연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게시판의 제목은 ‘폐암 4기 우리 엄마에게도 기회를 주세요’이다. 순식간에 6만9000여 명이 동의했다. 2015년에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그녀의 어머니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효과 좋은 치료약을 알게 됐다. 이 치료제는 현재 악성피부암인 흑색종에 이미 사용되고 있다. 흑색종엔 보험급여가 돼 환자는 한 달에 50만 원 정도의 치료비만 부담한다. 암 환자는 급여 대상일 경우 치료비의 5%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폐암 환자의 경우 피부암과 같은 치료제이지만 아직 급여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급여가 안 되는 소위 비급여의 경우 환자가 100% 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폐암 치료제뿐 아니다. 암 환자 단체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렇다. 폐암처럼 암 환자는 많지만 사망률이 높은 암의 경우 급여되는 약은 효과가 충분치 않아 불가피하게 비급여 항암제에 의존하게 된다. 비급여 약제는 치료비 부담이 크다. 특히 최근에 쏟아지고 있는 치료제 중 면역항암제, 또 희귀질환자의 치료제들은 연간 1억 원이 넘는 경우도 있다. 가령 극희귀질환 치료제 일라리스의 경우 환자들의 약값 부담은 1년간 약 9600만 원에 이른다.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 받은 노바티스의 백혈병 치료제 킴리아는 1번 치료에 5억 원 가까이 든다. 이런 약제들을 계속 써야 한다면 중상층도 감당하기 어렵다. 결국 ‘메디컬 푸어’로 전락하는 건 시간문제다. 메디컬 푸어는 암이나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에 막대한 치료비를 쓰면서 재산을 탕진해 기본적인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저소득층으로 추락하는 상태를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의료비 걱정 없는 나라를 표방하며 2017년 8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른바 ‘문재인 케어’다. 그 덕분에 자기공명영상(MRI)기기, 컴퓨터단층촬영(CT), 초음파, 병실료, 간병비 등에 건강보험을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왜 많은 환자들은 여전히 치료비 지원이 부족하다며 아우성칠까. 이는 정작 필요한 비급여 약물치료비에 대한 급여화 작업이 더디기 때문이다. ‘한국 암 치료 보장성확대 협력단’에 따르면 문재인 케어 도입 이후 허가받은 약제의 급여실적을 보면 2017년 8개 약 중 4개가 급여화해 50%에 머물렀다. 지난해와 올해는 아예 급여화한 약이 없다. 비급여 약제가 급여화하기까지 걸린 평균 시간도 13개월이다. 급여를 기다리다가 환자는 메디컬 푸어가 되거나 죽게 생겼다. 더구나 최근 면역항암제의 경우 15개 항목의 급여 확대를 신청했지만 계속 지연되고 있어 언제 급여화가 이뤄질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결국 한시가 급한 환자들을 생각하면 새로운 신약이 최대한 빨리 건강보험 대상이 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아무리 허가된 신약이라 해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보험약가를 인정받지 못하면 건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환자단체들과 전문가들은 메디컬 푸어 환자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신속등재’ 제도 도입을 희망하고 있다. 이는 영국이나 독일처럼 허가를 받자마자 일단 보험급여를 해주고, 일정 기간 내에 급여평가를 통해 가격을 결정하면 그만큼의 차액을 나중에 제약사로부터 돌려받는 제도다. 고가의 신약 항암제를 모두 급여화하기 힘들다면 일부 효과가 있는 환자에게 선택적으로 급여를 해주는 방법도 있다. 이 외에도 가벼운 질병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비율을 더 줄이고 대신 암처럼 생명과 직결된 질환의 보험급여 대상을 확대하면 국가 입장에서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장대영 한림대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효과가 높은 고가의 신약을 급여화할 때 현장 전문가와 밀접하게 상의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신약들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국내처럼 급여가 되지 않는 한 환자에게는 또 다른 고통만 안겨줄 뿐이다. 현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겠다며 문재인 케어를 도입했지만 오히려 전 정부보다 약제의 급여화 비율이 낮다. 보건당국은 그 원인과 대책을 깊이 있게 고민해봐야 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코믹한 연기를 가미한 동영상을 통해 병원에서 겪는 좋지 않는 경험을 찾아내 개선하는 ‘병원 문화를 바꾸자(병문바)’ 시리즈 2회의 주제는 입원 환자의 회진 경험입니다. 입원한 환자들이 가장 기다리는 것은 바로 주치의 선생님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즉 의사 선생님의 회진 시간은 환자의 병원 경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의사 선생님이 회진 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환자는 아주 큰 감정의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런데 회진 시 환자 앞에서 주치의 선생님이 함께 온 전공의와 전혀 모르는 생소한 의학용어로 대화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심지어 환자 앞에서 전공의를 심하게 야단을 치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본 환자는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또 의사들끼리 대화를 하면서 시간을 다 허비하는 탓에 정작 자신이 궁금한 사항은 물어보지도 못할 때가 적지 않습니다. 주치의 선생님은 시간적 여유가 없어 환자의 궁금증을 해결하기보다 환자의 경과에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환자와 전혀 다른 관심에서 진료를 하게 됩니다. 병실에서 하루를 보내며 주치의 만나는 시간만 기다리는 환자들은 주치의의 눈빛과 말투에 따라 불안해지기도 하고 편안해지기도 합니다. 환자가 병원에 대해 좋은 경험을 갖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병실 회진 시간에 의사 선생님과 어떻게 소통했는지에 크게 좌우됩니다. 환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불안한 환자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고 환자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 주세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지만 환자는 개인적인 관심과 배려를 받았다고 느낄 것입니다. 환자가 의사를 신뢰하는 순간 회복도 빨라집니다. 환자 입장에서 연기한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박상후 홍보부장은 “수술을 끝낸 입원환자가 되어보니 회진 시 주치의가 눈길도 주지 않고 명확한 설명도 해주지 않자 정말로 화가 났다”면서 “반면 바쁜 가운데도 의사가 궁금한 내용을 쉬운 용어로 자세하게 설명을 해줄 때는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병원 외래 번호표를 뽑으면 당일 환자 이름을 대신할 ‘고유번호’가 나온다. 외래 시 들은 의사의 당부사항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면 집에서 모바일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오픈한 서울대병원 외래 진료 공간인 ‘대한외래’가 새롭게 도입한 시스템들이다. 대한외래는 인술로 아픈 이를 구한다는 ‘인술제중(仁術濟衆)’의 가치를 중점으로 2015년 말 건립공사를 착수했다. 25일부터 성형외과, 흉부외과, 피부과, 안과, 이비인후과가 먼저 진료를 시작했다. 다음 달 4일부터는 내과(소화기·혈액·내분비·신장·알레르기·감염 분과)와 외과, 장기이식센터, 신장비뇨의학센터, 정신건강의학과 등 대부분 과가 진료를 본다. 대한외래의 특징은 무엇보다 기존에 비해 진료 공간과 주차 공간이 크게 늘어난 점이다. 대한외래는 지상 1층∼지하 6층, 연면적 약 4만7000m² 규모로 기존 외래 규모의 1.2∼1.7배다. 지하 1∼3층은 외래진료실, 검사실, 주사실, 채혈실, 약국 등 진료공간과 식당을 비롯한 각종 편의시설, 직원휴게실 등이 배치됐다. 지하 4∼6층은 주차장이 자리 잡고 있다. 500여 대의 주차가 가능하다. 대한외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고유번호다. 최근 관심이 높아지는 환자정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외래진료 모든 절차에서 환자 이름을 부르지 않고 당일 고유번호로 대신한다. 소위 ‘이름 없는 병원’을 구현한 것이다. 또 음성인식 솔루션을 도입해 진료실에서 의사가 강조하는 당부사항을 모바일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청각장애 환자들이 보호자나 도우미를 거치지 않고 진료를 볼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갖춘 점도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 받는다. 대한외래는 지상층 없이 지하 6층으로만 구성됐지만 지하 구조물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자연 채광이 충분히 드는 선큰 가든(sunken garden·지하로 통하는 공간에 꾸민 정원)을 조성했다. 또 국내 최대 고해상도 실외용 LED벽을 통해 전해지는 아름다운 풍경은 환자에게 안정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편의시설에는 감염, 항균 패널이 설치돼 교차오염을 감소시켰다. 전시와 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해 격조 높은 휴식공간도 마련했다. 대한외래는 입원실과 분리된 별도 공간에 건축해 혼잡도와 감염 위험을 줄였다. 또 각종 최첨단 외래진료 시스템을 도입해 진료의 질을 높였다. 김연수 대한외래 개원준비단장은 “대한외래 개원으로 진료와 편의시설 공간이 대폭 넓어져 편리한 환경에서 첨단의료와 환자 중심의 진료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한외래가 들어서면서 기존 서울대병원의 본관과 어린이병원, 암병원이 연결되어 대한외래가 서울대병원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또 본관 로비층을 기준으로 각 층을 통합해 환자들의 혼란을 줄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환자가 집에서 측정한 질환 관련 데이터가 병원에 실시간으로 전달돼 해당 주치의가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원격모니터링’ 시스템을 서울대병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한다. 하지만 현재 원격모니터링에 대한 법적 규정이 없어 어디까지 허용할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원격모니터링은 국내에서 허용하지 않는 ‘원격진료’와 경계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20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신장 기능이 떨어져 집에서 복막투석을 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가 투석을 잘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원격모니터링’을 이달 말부터 시작한다. 복막투석 원격모니터링은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다음 달 병원 3곳이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복막투석 환자는 집에서 밤새 투석을 해야 한다. 이때 투석을 통해 제거된 수분량과 복막액 주입 및 배액(몸 밖으로 빼낸 노폐물) 용량 등의 데이터가 병원으로 실시간 전송되는 것이다. 지금은 환자가 이를 일일이 수첩에 기록한 뒤 예약된 진료 날짜에 병원을 방문해 이 수치를 보여주며 상담 및 처방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원격모니터링이 도입되면 환자 데이터를 보고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선 정해진 진료 날짜 외에도 의사가 건강을 보살펴준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관련 법적 규정이 없어 향후 논란의 소지가 크다는 점이다. 원격모니터링을 통해 환자 상태에 이상이 발견되더라도 의사는 환자에게 전화로 복막투석기를 조정하라고 지시할 수 없다. 이는 현재 국내에서 불법인 원격진료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다만 의사는 환자에게 병원 방문을 요청할 수 있다. 위급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제때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셈이다. 원격진료 도입이 힘든 건 시민단체와 일부 의료계가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원격진료 도입을 영리병원 도입의 전 단계로 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원격진료를 도입하면 대면 없는 진료로 환자 합병증 발병 우려가 있고,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정부는 각종 규제 적용을 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 사업의 하나로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허용했다. 이 장치를 통해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도 시민단체와 의사협회는 부정적이다. 하지만 외국에선 의료진이 환자 상태에 맞춰 복막투석기 원격조정까지 가능한 상황에서 의료진의 조언조차 불법으로 규정하는 건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복막투석기를 비롯해 앞으로 원격모니터링이 가능한 의료제품이 속속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어서 의료 규제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시급한 실정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부정맥 환자에게 이식하는 삽입형 제세동기(ICD)다. 이 기기는 원래 원격모니터링 기능이 장착돼 있으나 국내에서는 이 기능을 사용하지 못한다. 소아당뇨 환자들을 위한 연속혈당 측정도 마찬가지다. 외국에선 원격모니터링을 통해 환자의 혈당 조절 상황을 점검하지만 국내에선 활용할 수 없다. 최근 영남대병원이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혈당 원격모니터링을 하는 수준이다. 의료계에선 원격모니터링을 활성화하려면 원격모니터링에 대한 적정한 수가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복지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법령해석위원회에서 원격모니터링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며 “논의가 정리되는 대로 공식입장을 내놓겠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톡투 건강 핫클릭’의 이번 주제는 의료계에서 활용되는 블록체인이다. 3, 4년 전부터 금융 쪽에서 널리 알려진 블록체인은 최근 의료 분야 중 특히 환자개인정보, 의료보험, 신약개발 등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은 블록체인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의료계에서 블록체인 기술 활용에 앞장서고 있는 ‘닥터스체인’의 노영구 대표와 ‘메디블록’의 이은솔 대표와 함께 메디컬 블록체인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노 대표는 베트남병원사업 진출에, 이 대표는 환자 정보 활용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이하 이 기자)=지난해 비트코인 열풍으로 주목받은 게 블록체인 기술이다. 블록체인은 무엇인가? ▽노영구 대표(이하 노 대표)=쉽게 설명해보겠다. 여기 종이박스와 장부가 있다. 먼저 이 기자에게 며칠 전 500만 원을 빌려주고 그 내용을 장부에 썼다고 가정하자. 그 다음 어제 이 기자가 300만 원을 갚았다. 그럼 총 200만 원을 빌린 것이다. 장부에 이 내용을 또 적는다. 오늘 다시 이 기자에게 500만 원을 빌려줬다. 그럼 총 700만 원을 나에게 갚아야 된다. 이렇게 빌리고 갚는 내용을 계속 장부에 쓰다보면 장부가 다 찬다. ▽이 기자=그럼 다 쓴 장부를 노 대표가 가져온 박스에 집어넣나. ▽노 대표=그렇다. 장부를 박스에 담는다. 그 박스가 정보기술(IT) 용어로 ‘블록’이다. 인터넷상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공간이다. 그 다음 연이어 새로운 장부에 기록한다. 또 장부가 꽉 차면 두 번째 박스에 장부를 저장한다. 이렇게 되면 박스 두 개에 연관된 장부가 각각 보관돼 있다. 이 장부가 위조되지 않도록 테이프로 잘 밀봉한다. 테이프를 뜯지 않는 이상 박스 안에는 장부가 잘 보관돼 있다. 바로 이 테이프가 ‘체인’이다. 박스를 테이프로 밀봉해 보관하는 것이 ‘블록체인’이다. ▽이 기자=블록체인은 관련된 사람이 모두 나눠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노 대표=맞다. 내가 나쁜 마음을 먹고 ‘이 장부를 조작해 이 기자에게서 돈을 더 받아야 겠다’며 박스를 몰래 뜯어 1000만 원을 빌려준 것처럼 장부를 조작했다고 가정하자. 장부를 고친 뒤 다시 박스에 넣으면 어떻게 되겠나. 테이프를 뜯은 흔적이 남는다. 내가 이 기자에게 이 장부에 분명히 1000만 원을 빌려준 것으로 돼 있으니 1000만 원을 갚으라고 요구할 때, 이 기자는 박스를 뜯은 흔적이 있으니 이 장부를 믿지 못하겠다고 말할 수 있다. 또 그 자리에서 이 기자가 가지고 있는 박스를 보여주면서 ‘이 박스의 테이프는 뜯어져 있지 않으니 조작되지 않은 장부’라고 주장하면 결국 내 박스에 담긴 장부는 신뢰할 수 없게 된다. ▽이은솔 대표(이하 이 대표)=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위변조가 어렵다고 하는 이유다. 장부(데이터)가 담긴 블록을 여러 사람이 분산해 갖고 있는 데다 누군가 장부를 위조하려 할 때 그 순간 새로운 블록이 또 생성된다. 이런 과정이 동시에 이뤄지는 만큼 누구도 모든 블록을 한번에 조작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블록이 위조된 경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 기자=메디컬 영역에선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 ▽이 대표=실손보험 회사가 병원 데이터를 쉽게 위조할 수 없도록 해 이를 토대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개인 의료정보를 스스로 관리하는 ‘개인건강기록플랫폼’을 만들 수도 있다. 임상시험관리나 약물유통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이 기자=환자의 입장에선 어떤 혜택이 있나? ▽이 대표=우선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이들은 매일 혈압을 재고 당 수치를 기록해야 한다. 그런데 병원에서 잰 기록과 환자가 자기 집에서 측정한 기록이 전혀 연동되지 않는다. 병원에서 생성된 데이터든, 가정용 의료기기에서 생성된 데이터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각자 스마트폰에 모아 관리한다면 만성질환자들이 지금보다 훨씬 쉽게 자신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다. ▽이 기자=스마트폰에 담긴 나의 건강정보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기록했다면 위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병원이든 보험회사든 그 정보를 신뢰할 수 있다는 의미인가? ▽이 대표=그렇다. 스마트폰에 있는 데이터가 진본임을 블록체인이 증명해준다. 여러 차례 강조하지만 블록체인에 담긴 데이터는 조작할 수 없다. 암 환자나 불임·난임 환자 등은 여러 병원을 다니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재 이들은 모든 기록을 종이나 CD 형태로 받아 다른 병원으로 들고 간다. 번거롭고 귀찮다. 만약 그 환자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A병원 데이터를 전부 받은 뒤 B병원에 넘겨주면 훨씬 편리하게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데이터 유실도 막을 수 있다. ▽이 기자=메디컬 블록체인이 향후 10년 내에 굉장히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당장 국내에서는 서울의료원 등에서 블록체인 기반 시범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환자는 블록체인 기술로 개인정보가 위조되지 않고 안전하게 보관된다고 믿어도 될 것 같다. 투명한 사회에 꼭 필요한 기술을 소개해 줘서 고맙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진료실에서 발생하는 환자 또는 의료인들의 불편함은 최상의 치료를 방해하는 좋지 않은 경험입니다. 이에 병원에서 겪는 좋지 않는 경험을 찾아내 개선하는 ‘병원 문화를 바꾸자(병문바)’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병문바’는 유튜브와 네이버TV 등에서 코믹한 연기를 가미한 동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습니다. 병문바를 함께 진행하는 김병연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환자경험관리팀장은 25년차 간호사 출신으로 환자 경험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를 해왔습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이지용 감염내과장과 협력지원팀 최조희 대리 등도 출연합니다. 첫 회는 ‘진료실에서 환자 맞이하기’입니다. 좋은 병원 문화의 관건은 진료실입니다. 진료실에서 어떤 일을 경험하느냐에 따라 환자는 아주 큰 감정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첫 환자를 맞이하는 병원의 대다수 의사들은 컴퓨터를 보면서 진료 기록을 쓰기에 바쁩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들을 봐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맞이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런데 환자들은 병원을 오기 위해 그날 아침부터 분주하게 준비했을 것입니다. 머리도 감고 화장도 하고 무슨 옷을 입을지도 고민합니다. 몸은 아프지만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차를 몰고 갈 경우 병원의 주차난에 최소 30분은 소요됩니다. 접수와 외래를 기다리는 시간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게 힘겹게 찾은 병원의 진료 현장에서 의사와 눈조차 마주치지 못했다면 환자가 얼마나 섭섭할까요? 먼저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환자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가능하면 일어서서 맞이하면 더 좋겠지요. 진료 시 컴퓨터 모니터가 아닌 환자의 눈을 봐야 합니다. 시진, 촉진, 청진을 통해 환자의 증상을 확인할 때 질환이 아닌 질환을 겪는 환자의 입장에서 최대한 인격을 존중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환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해 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환자가 진료를 마치고 나갈 때도 가급적 일어서서 밝게 인사를 해 주세요. 환자가 병원에서 좋은 경험을 얻느냐, 그러지 않느냐는 진료실에서 의사와의 의사소통에 크게 좌우됩니다. 환자는 짧은 순간, 작은 친절에도 의료진에게서 관심과 배려를 받았다고 느낄 것입니다. 환자가 의사를 신뢰하는 순간 치료는 시작됩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올해도 환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의료제도의 변화가 여럿 있지만 여전히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김상일 원장의 도움말로 구정을 맞아 달라진 의료법 중 챙기면 도움이 되는 5가지를 알아봤다. 먼저 올해부터 국가건강검진 항목인 우울증 검사 대상이 2030세대로 확대된다. 40세, 50세, 60세, 70세에만 시행하던 정신건강검사를 20세와 30세에도 확대해 청년세대 우울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함으로써 의료비와 심리적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부터 1세 미만 아동과 임신부의 의료비 부담이 경감됐다. 1세 미만 아동의 경우 외래 진료 시 본인 부담 비율이 상급종합병원은 42%에서 20%로 낮아졌다. 종합병원은 35%에서 15%로, 병원은 28%에서 10%로, 의원은 21%에서 5%로 본인 부담 비율이 줄었다. 또 임산부는 임신과 출산 진료비를 지원하는 국민행복카드 사용 혜택이 단태아는 50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다태아는 9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금액한도가 인상됐고, 사용 기간은 분만 예정일 이후 60일에서 1년으로 늘어났다. 2월부터는 비뇨기·하복부 초음파 검사의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된다. 그동안 4대 중증질환에 해당하는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희귀난치질환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신장결석, 신낭종, 맹장염(충수돌기염), 치루, 탈장, 장중첩 등 모든 복부 질환 및 의심환자에게 건강보험이 적용돼 의료비 부담이 평균 5만∼14만 원에서 절반 이하인 2만∼5만 원으로 줄어든다. 3월부터는 연명의료 중단 결정에 대한 조건이 완화된다. 그동안은 임종기 연명의료에 대해 환자 의사를 확인할 수 없고 모든 직계혈족이 합의해야 연명의료 중단이 가능했다. 3월부터는 동의해야 하는 가족 범위가 배우자 및 1촌 이내 직계존속과 직계비속인 자녀로 축소된다. 무의미한 연명의료 중단이 좀 더 용이해질 수 있는 것이다. 7월부터는 30갑년(30년간 하루 한 갑, 15년간 하루 두 갑을 피운 경우) 이상 흡연한 54∼74세 폐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2년마다 폐암 검진을 한다. 현재 1인당 약 11만 원인 검진 비용 중 90%를 건강보험으로 지급해 1만1000원으로 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된다.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가천대 길병원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11.74T(테슬라) 자기공명영상(MRI) 기기를 올 6월에 도입한다. 2004년 수백억 원을 투자해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을 설립한 뒤 국내 최초로 7.0T MRI 시스템을 개발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적도 있다. 11.74T는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는 최신 3T MRI에 비해 화질이 1만 배 높다. 이들 두 대의 MRI를 보유한 병원은 세계적으로 길병원이 유일하다. 가천대 길병원 김양우 병원장과 가천대 의대 뇌과학연구원의 정준영 교수와 함께 톡투건강 ‘MRI’편을 통해 MRI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봤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MRI와 컴퓨터단층촬영(CT)은 동일한 통에 들어가 찍을 뿐만 아니라 필름도 거의 같다. 차이는…. ▽정준영 교수=MRI는 신체 내 지방 근육 등 부드러운 조직을 더 잘 볼 수 있다. 반면 CT는 뼈처럼 단단한 조직이 잘 보인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에는 뇌출혈, 뼈 골절 여부를 알기 위해 CT를 우선으로 찍는다. ▽이 기자=T(테슬라) 수치가 높을수록 화질은 높아지지만 방사선이 많이 나오지 않나. ▽정 교수=MRI 앞에 T라고 표시돼 있는 것은 자기장의 세기 단위다. 자기장이 3.0T면 자기장 세기가 1.5T보다는 2배라는 뜻이다. MRI는 몸 안에 들어 있는 수소의 자기장의 신호정보를 획득해 영상을 확보한다. 자기장이 세면 더 많은 신호정보를 알 수 있다. 반면 CT는 ‘X레이’라는 방사선을 이용한다. ▽이 기자=MRI를 찍을 때 몸의 전자장치는 모두 피하라고 한다. ▽정 교수=보청기, 틀니, 시계 등 금속성 소지품은 검사에 방해된다. 별도의 장소에 보관해야 한다. 신체에 심장박동기 시술, 신경자극기 시술, 인공와우 이식 등을 받은 사람은 전자장비가 이상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CT를 찍기도 한다. ▽이 기자=MRI는 쿵쾅쿵쾅하는 큰 소리 때문에 환자가 불안해하기도 한다. 좁은 통에 들어가면 폐소공포증 때문에 찍기 힘들다.▽정 교수=소음을 줄이는 헤드폰을 환자의 머리에 장착한 상태에서 검사한다. MRI 통 안으로 들어갈 때 두려움을 방지하기 위해서 비상버튼을 항상 들고 검사를 받는다. 아이처럼 계속 움직일 경우 진정제를 투여해 MRI 검사를 받기도 한다. ▽이 기자=MRI도 금식을 하나. 특별한 부작용은 없나. ▽정 교수=금식은 필요 없다. 특별한 부작용도 없다. 하지만 촬영 시 사용할 수 있는 조영제는 약물이므로 특정인에게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알레르기 반응은 구토와 두드러기 증상이다. 촬영 전 알레르기 반응 검사를 철저히 하고,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이 기자=길병원이 테슬라 수치가 매우 높은 MRI를 도입해 연구하려고 한다. 그냥 지금 수준의 장비만으로도 충분한 것 아닌가. ▽김양우 병원장=현재 병원에서 고화질 MRI로는 주로 3.0T MRI가 사용된다. 그런데 3.0T와 7.0T는 수치상으로 보면 2.3배 정도지만 실제로 구현된 영상 차이는 더욱 실감난다.(사진 참조) 7.0T MRI로 찍으면 신체 구석구석을 눈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이 기자=7.0T는 정말 보이지 않던 미세한 혈관까지 다 보인다. 그런데 만약에 이 MRI가 상용화되면 임상에서 어떤 변화가 생기나. ▽김 원장=초기에 고화질의 영상을 얻을 수 있다면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어느 정도 미세한 혈관이 나오기 때문에 치료 결과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이 기자=7.0T MRI도 우수한데 그보다 더 앞선 11.74T MRI라면 어떨지 상상이 안 간다. 11.74T MRI는 도대체 어떤 장비인가. ▽정 교수=현재는 치매 등 뇌 질환은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치료 또한 한계가 있다. 11.74T MRI는 뇌 질환 진단과 치료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 뇌 질환과 뇌세포의 기능, 약물 효과 등을 이해하고 치매, 파킨슨병, 뇌중풍, 뇌종양, 조현병 등 각종 뇌 질환의 예방과 조기 진단, 치료 등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 기자=뇌 전용 11.74T MRI가 개발될 장소인 브레인밸리는 어떤 곳인가. ▽김 원장=브레인밸리는 인천 송도에 있다. 이곳에서 11.74T MRI의 핵심 부품들은 만들어진 상태로, 올해 6월경에 마그넷 설치와 전자장비가 갖춰진다. 브레인밸리는 송도 의료바이오연구단지(BRC) 내 2만1305m² 규모로 a-BNCT(붕소중성자 방사선암치료기) 개발 시설을 비롯해 기존 바이오의약, 뇌과학 분야까지 연구하는 곳으로 뇌과학과 관련된 수많은 연구, 임상이 이뤄지는 허브가 될 것이다. 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척추 전문 우리들병원은 최소상처 척추수술법을 집대성한 국제 의학텍스트북인 ‘최소상처 척추수술(Minimally Invasive Spinal Surgery)’을 영국에서 출간했다고 22일 밝혔다. 37년간의 개발과 연구, 수술 노하우가 담긴 책이다. 병원은 이를 기념하는 출판학술대회를 12일 제주 우리들리조트에서 열었다. 스파인헬스학회가 주최하고 우리들병원이 주관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최소상처 척추수술 주요 챕터별 발표가 있었다. 이 책은 우리들병원 척추수술팀(이상호, 배준석, 전상협, 이호연, 신상하, 금한중, 문기형, 조지영)이 함께 참여해 보다 진일보한 고난도 최소침습 척추수술법을 소개해 그 의의가 크다. 또 미국 남애리조나 척추수술센터의 정형외과 레완드로스키 박사, 독일 아펙스 척추센터 정형외과 슈바르트 박사, 미국 노스웨스턴대 페인버그의대 신경외과 페슬러 교수 등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의료진들이 집필에 참여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 책은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최소상처’ 척추 치료법을 배우려는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국제적 의학출판사 ‘JP 메디컬’ 측의 제안으로 기획됐다. 요추, 경추, 흉추로 세분해 치료술에 대한 기본이론과 다양한 치료 케이스를 통한 경과보고, 고난도 신기술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다루고 있다. 우리들병원은 37년간 척추 디스크 한 분야에만 매진해 다양한 최소상처 치료술을 개발했다. 1992년엔 기존 내시경 시술에 레이저를 접목한 새로운 ‘내시경 레이저 척추 수술법’을 정립해 본격적인 최소침습 척추수술 시대를 열었다. 지속적으로 임상과 연구 과정에 혁신을 거듭하면서 요추 디스크는 물론이고 고난도 경추 및 흉추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척추전방전위증 등 척추 질환 전 분야에 걸쳐 최소상처 치료법을 발전시켰다. 2017년에는 내시경 레이저 디스크 수술법이 미국에서 의료보험 급여 코드를 받으면서 미국 의대 척추수술 아카데미에 정규 과목으로 채택됐다. 이상호 우리들병원 회장은 “앞으로도 임상과 학술연구를 병행함으로써 기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100세 시대를 맞아 환자들이 노년기에 척추 질환으로 고통 받지 않게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척추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기술 전수를 위해 계속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45개국 척추 의사 800여 명이 우리들병원에서 최소상처 수술법을 교육받는 미스코스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또 우리들병원은 척추 분야에서 독보적인 수치인 340여 편의 논문을 국제 권위의 SCI급 의학저널에 등재했다.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서 발간된 총 29권(170편)의 의학서적 저술에도 참여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코클리어 코리아가 올해 11주년을 맞아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티움에서 인공와우 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소리로 행복을 찾은 코클리어 고객과 이들에게 소리를 찾아준 의료진 등 총 800여 명이 참가해 감사와 기쁨을 함께 나눴다. 코클리어는 인공와우(인공 달팽이관)와 골전도 보청기를 만드는 호주계 글로벌 회사다. 세계적으로 난청인 45만 명에게 인공와우 수술을 통해 소리를 찾아줬다. 강원석 코클리어 마케팅 부장은 “최근 스마트폰과 무선 연동이 가능한 ‘Nucleus 7’ 귀걸이형 음향처리기를 선보였다”며 “이렇게 새로운 기기를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매출의 많은 부분을 연구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클리어 UCC(손수제작물) 공모전인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에서 최우수상은 서울 용산에 사는 고등학생 정유정 군(19)에게 돌아갔다. 정 군은 “평소 해군 특전부사관이 되기 위해 매일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턱걸이, 딥스 등과 같은 체력 훈련을 하고 있다”며 “인공 와우는 내게 난청을 극복하게 해주고, 꿈을 가질 수 있게 한 고마운 존재”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는 “난청은 고치거나 극복할 수 있는 질환임에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난청인 환자가 방치될 경우 치매로 갈 확률은 일반인에 비해 5배가량 높다”고 말했다. 인공와우 수술은 소아나 성인 모두에서 빠를수록 좋다. 최 교수는 “돌 이전에 수술을 받으면 듣지 못하는 공백기가 짧아 듣기와 말하기, 발음 수준이 거의 일반인과 차이가 없다”며 “성인도 듣지 못한 기간이 짧을수록 인공와우 수술 뒤에 더 잘 들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인공와우 수술은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400만∼600만 원으로 수술비가 많이 저렴해졌다. 요즘은 인공와우 수술을 받을 경우 수술 효과를 예측하기 위한 난청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다. 이 검사도 건강보험을 적용받는다. 특히 소아와 성인의 청각신경병증 환자의 인공와우 수술 여부와 수술 시기 결정에 이 난청 유전자 검사는 매우 중요하다. 최 교수는 “난청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많은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 늦지 않게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난청의 정도에 따라 맞춤형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료진과 청각사, 언어치료사, 연구진 등은 난청 환자들의 재활을 돕기 위해 항상 기다리고 있다. 모두 함께 난청과 맞서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서울대 의대는 지난해 7월 30, 40대 젊은 교수 18명을 중심으로 급속히 변하는 의료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서울대 의대 비전 추진단’을 만들었다. 한 달에 4차례 이상 모여 열띤 토론을 한다. 지금까지 총 35차례, 80시간 동안 머리를 맞댔다. 서울대 의대는 젊은 교수들의 비판을 과감하게 수용하고 어떻게 하면 현재의 위상을 더욱 발전시킬지 고민 중이다. 10년 뒤 이들이 의대의 주축이기 때문이다. 의대 관계자는 “상명하복식 진행은 없다. 자유로운 토론 방식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변화를 반영한 작은 실험”이라고 말했다. 이런 노력은 서울대만 하는 게 아니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건축, 정치, 행정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로 구성된 ‘병원발전위원회’를 만들어 앞으로 종합병원이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올해 종합병원의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 초 개원을 준비하거나 증축하는 종합병원만 4개다. 이화의료원은 다음 달 7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이대서울병원을 개원한다. 이 병원에는 4∼6인실이 없다. 중환자실은 모두 1인실이다. 수술실은 버튼 하나로 모든 의료기기가 움직인다. 개원준비단에는 30, 40대 젊은 교수 2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4월 개원을 앞둔 은평성모병원은 모든 병동 입구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한다. 내과, 외과 구분 없이 여러 과들이 함께 움직이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가동한다. 이 병원 역시 개원을 준비하면서 젊은 교수 30여 명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3월 550병상의 병원을 증축하는 대전 유성선병원은 수술실 천장을 유리로 만들어 환자 보호자가 실시간으로 수술 장면을 참관할 수 있도록 했다. ‘주차장 사전 자리 예약제’를 도입해 주차장 입구에서 주차할 장소를 바로 안내받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이런 혁신에는 선승훈 의료원장이 전 세계 병원을 다니며 보고 들은 경험이 녹아있다. 병원들이 급변하는 의료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2016년 차관급으로 격상된 질병관리본부장을 처음 맡은 정기석 한림대의료원장이 최근 재단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다. 정 의료원장은 질병관리본부장 시절 소두증을 일으키는 지카 바이러스 확산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당사자다. 그런데 정 의료원장이 해임된 상황을 들어보니 선뜻 납득이 되지 않았다. 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는 두 달 전 사건으로 지금까지 직무정지 조치가 내려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해 11월 한림대 의료진 80여 명은 충남 안면도에 있는 한림대의료원 연수원에서 워크숍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모두 30, 40대 젊은 교수들로, 이 자리에서 병원의 발전 방향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당시 신선한 제안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5개 병원별 발전전략과 융합연구를 위한 공동연구체 발족 제안, 중앙임상의학연구소의 활성화 방안 등 여러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자연스럽게 다른 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의료진 처우 개선 문제도 나왔다고 한다. 시설 투자 요구도 이어졌다. 병원 행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자 이 자리에 참석한 재단의 고위 인사는 갑자기 1박 2일 워크숍을 취소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날 정 의료원장의 직무가 정지됐다는 것이다. 병원 관계자는 “한림대가 아무래도 다른 병원보다 지원이 많이 부족하다 보니 경영진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며 “결국 워크숍에서 경영을 총괄하는 재단 인사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일로 의료원장 직무를 정지하고 해임 조치까지 내린 것은 황당하다”고 했다. 재단 관계자는 “정 의료원장의 해임 이유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다. 의료원장과 이사장의 불편한 관계가 누적돼 생긴 것이지 워크숍 때문에 해임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신기한 것은 젊은 교수들이나 노조가 ‘부당 인사’에 항의하고 외부에 이 사실을 알릴 만도 한데, 실상은 정말 조용하다는 점이다. 의료원장을 단칼에 잘랐으니 교수들은 물론이고 직원들이 조용한 이유도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 하지만 병원이 발전하려면 아래로부터의 비판을 적극 받아들여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기본이 아닐까? 최근 한림대의료원은 ‘위로(慰勞)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의료원장 전격 해임을 보니 말 못할 고민이 있어 보이는 정 의료원장을 비롯해 의료진, 직원들에게 위로가 필요해 보인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톡투건강 핫클릭, 이번엔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본 코골이에 대해 알아본다. 코골이는 잠을 자면서 숨을 들이쉴 때 입속에 부드러운 조직(연구개, 혀, 기도 등)들이 떨려서 나는 소리다. 특히 겨울철엔 코막힘, 감기, 비염 등으로 코를 통과하는 구멍이 작아진다. 이때 공기가 좁은 곳에서 빠르게 통과돼 진동이 강해지면서 소리는 더욱 커진다. 대한수면의학회 보험이사로 있는 신홍범 코슬립수면의원 원장과 함께 코골이 건강법에 대해 알아봤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이하 이 기자)=코골이는 태어날 때부터 유전적인 경향이 있다는데? ▽신홍범 원장(이하 신 원장)=맞다. 특히 유전적으로 코뼈가 휘어있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코막힘과 코골이가 심해진다. 이외에 혀가 두꺼운 사람, 목구멍이 좁은 사람도 코골이가 잘 생긴다. 모두 유전적으로 결정된다. 살이 찌면 코골이가 심해진다. 따라서 수면클리닉을 찾는 사람들은 아예 가족이 와서 치료받는 경우가 많다. ▽이 기자=마른 사람도 코를 고나? ▽신 원장=체중이 줄면 코골이가 준다. 다만 나이가 들면 마른 사람도 기도조직에 힘이 떨어져 떨리는 게 더 많이 생길 수 있다. ▽이 기자=치료를 받아야 하는 코골이의 기준은? ▽신 원장=대개 코골이 소리가 크면 상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코골이 소음 자체는 치료 진단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 코를 골다가 숨을 안 쉬는 수면무호흡증이 있다. 수면무호흡증이 바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이들은 잠을 잘 때 숨을 정상인에 비해 30% 정도만 쉰다고 보면 된다. ▽이 기자=옆에서 자는 사람이 숨을 멈췄다가 한참 뒤에 가서 ‘후’ 내쉬면서 코를 곤다면 수면무호흡을 의심해 볼 수 있나? ▽신 원장=그렇다. 계속해서 코를 곤다고 심각한 건 아니다. 드르렁 드르렁 밤새 코를 곯아도 (무호흡증이 없다면) 주변 사람들이 힘들 뿐이지 당사자 건강엔 문제없다. 근데 코를 곤 뒤 조용하다가 갑자기 ‘크억’ 하면 수면무호흡을 의심해야 한다. ▽이 기자=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어떻게 되나? ▽신 원장=우선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기본적으로 우리 몸에 산소공급이 안 된다. 산소를 많이 쓰는 장기가 심장인데 심장에 무리가 간다. 이로 인해 심장부정맥, 심근경색 심지어 돌연사도 생긴다. 혈압도 올라간다. 또 뇌혈관에 문제가 생겨 뇌중풍(뇌졸중)도 발생한다. 이뿐 아니다. 수면무호흡 때문에 수면부족이 생기고 항상 피곤하다. 결국 집중력이 떨어지고, 낮 동안 졸음, 우울증이 생긴다. 잠을 못 자고, 뇌에 산소공급이 부족하면 치매발병률도 높아진다. ▽이 기자=코골이 치료법엔 수술과 비수술이 있다는데…. ▽신 원장=수술은 재발이 잘 돼 매우 제한적으로 시행한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에서는 수술을 거의 하지 않는다. 비수술 치료가 1차 치료법이다. 코에 공기를 주입시키는 양압기 치료가 대표적이다. ▽이 기자=양압기라고 하면 흔히 마스크를 씌우고 산소를 공급해 코골이 증세를 완화시켜주는 것 아니냐. ▽신 원장=맞다. 기본적으로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은 기도가 좁아지면서 막힌 거다. 그것을 열어주는 장치다. 산소를 주입하는 게 아니라 실내 공기주입이다. 실내 공기를 빨아들여서 필터로 거른 다음 일정한 압력을 만들고 수증기를 섞어서 바람을 불어넣는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인공호흡기 마스크와 다르다. 코에다 갖다 대서 코를 통해 공기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요즘은 크기가 작다. ▽이 기자=실제로 사용해 보니 일단 좋은 공기가 들어오는 느낌이다. 또 공기가 막 들어오면 내뱉을 때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뱉을 때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문제는 가격이 비싸다는 것인데…. ▽신 원장=아니다. 보험 적용이 되지 않을 때만 해도 수면다원검사비용이 70만 원, 양압기 기기가 250만 원 이상 들었다. 다행히 지난해 7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수면다원검사도 본인 비용이 11만7000원 정도다. 양압기 기기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임대비의 80%를 지원해줘 한 달에 1만8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이 기자=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 예방법은 없나? ▽신 원장=우선 체중감량이 중요하다. 자기 체중의 10% 정도 빼면 코골이는 현저하게 준다. 그 다음 비염, 코막힘이 있는 경우 질환 치료가 우선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평소 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기자=잠을 잘 때 도움이 되는 자세도 있나? ▽신 원장=기본적으로 바로 누우면 혀가 뒤로 밀리면서 기도를 막는다. 그래서 코골이와 무호흡이 심해진다. 옆으로 자면 기도가 덜 막혀 코골이가 많이 준다. 일반적으로 왼쪽을 아래로 깔고 누우면 소화기가 좀 편해진다. ▽이 기자=방안의 온도와 습도도 중요하지 않나? ▽신 원장=수면환경에서 중요한 게 기온이다. 실내기온은 22도 내외가 좋다. 습도는 50% 정도를 유지한다. 습도가 높은 게 중요하다. 방이 너무 더우면 상대적으로 습도가 낮아진다. 결국 코가 마르고, 코가 막히면 코골이가 심해진다. ▽이 기자=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생활습관은 없나? ▽신 원장=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생활습관 유지도 중요하다. 음주한 경우엔 아무래도 코골이가 심해진다. 또 밤늦게 과식하면 음식이 넘어오는 리플럭스가 생기는데, 그게 기도 주위 점막을 자극해 붓게 만들고, 결국 기도를 좁힌다. 저녁 늦게 술을 포함한 음식 섭취는 피하는 게 좋다. ▽이 기자=잠잘 때 좋은 베개 선택법을 알려 달라. ▽신 원장=‘코골이 방지 베개’라고 해서 판매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 베개로 코골이를 해결하기 어렵다. 다만 베개가 너무 높으면 목이 꺾여 기도가 좁아지고, 코골이가 더 심해질 수 있다. 그나마 C자 형태로 경추 골격을 유지해주는 기능성 베개는 좀 낫다. 그냥 집에 있는 수건 2개 정도를 말아 목 바로 뒤에 받쳐주면 머리가 뒤로 젖혀지면서 기도가 확보돼 코골이가 줄 수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지난해 10월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외상외과 교수·사진)은 “아무것도 안 된다”며 무전기(인터콤)를 집어던졌다. 이를 촬영한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구조헬기에서 무용지물인 무전기가 화제가 됐다. 이 교수는 같은 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나와 “(구조헬기 탑승 시) 무전기가 안 돼 LTE 통신망이 터지는 낮은 고도비행 때 카카오톡으로 소통한다”고 말했다. KT가 이 교수의 하소연에 응답했다. 15일 KT에 따르면 지상에서 잘 터지는 LTE 무전기가 공중(고도 300∼600m)에서도 잘 연결되도록 아주대병원을 중심으로 28개 LTE 전용 기지국에 통신용 안테나를 추가로 달았다. KT 지속가능경영담당 정명곤 상무는 “원래 LTE 기지국의 송출은 공중에서 지상으로 전파를 쏘는 방식이어서 지상에서 통화가 잘 이뤄지는 것”이라며 “기지국 28곳에는 지상에서 상공으로 전파를 쏘는 안테나를 추가로 설치해 공중에서도 무전기가 잘 터지도록 했다”고 말했다. KT는 아주대병원을 중심으로 구조헬기의 주요 이동경로를 따라 통신용 안테나를 추가 설치했다. △경부라인(아주대병원∼평택 미군기지) 52km △영동라인(아주대병원∼여주 나들목) 55km △서해안 라인(아주대병원∼화성 향남 나들목) 15km 등이다. 이 라인에선 고도 600m 이하에서 무전기가 잘 연결된다. 정 상무는 “외상환자 발생 시 골든타임 내에 충분한 응급조치를 취하려면 무엇보다 지상 병원과의 연결망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이번 사업을 진행했다”며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함께 헬기 항로별로 무전기가 잘 터지는 높이와 위치를 계속 점검해 ‘무전기 길 지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 외상센터 관계자는 “민간기업의 지원으로 닥터헬기 통신망을 완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닥터헬기 내 무전기만이라도 군이나 소방헬기가 사용하는 주파수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동아일보는 의료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발굴해 인터뷰하는 ‘톡투 메디컬 여성 CEO’ 코너를 마련했다. 첫 회 주인공은 난청인을 위해 인공와우를 만드는 세계적 의료기기 회사인 코클리어 코리아의 윤소정 대표(사진)다. 윤 대표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20년 넘게 일한 베테랑이다. 지난해 6월 코클리어 대표로 취임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코클리어(Cochlear)는 무슨 뜻인가. ▽윤소정 대표=코클리어는 소리를 청신경에 전달하는 달팽이관의 영어명이다. 우리 회사는 난청인들에게 ‘인공와우’를 이식해 소리를 듣게 해주는 청각 임플란트 분야의 세계적 기업이다. 창립된 지 올해 40주년을 맞는 호주계 회사다. ▽이 기자=인공와우는 일종의 보청기인가. ▽윤 대표=전혀 다르다. 인공와우는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꿔 직접 청신경에 전달하므로 달팽이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장치다. 보청기는 단순히 소리를 크게 들리도록 하는 것이어서 난청인들이 불편할 수 있다. 난청 환자 중 상태가 심한 경우 인공와우를 이식한다. ▽이 기자=귀 위에 기계를 붙이기만 하면 바로 들을 수 있나. ▽윤 대표=인공와우를 착용하려면 수술이 필요하다.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다. 수술 뒤에 적응하는 재활 과정이 필요한데 3∼12개월 정도 걸린다. 본인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재활 기간은 차이가 난다. ▽이 기자=수술의 적기는 언제인가. 또 수술 비용은…. ▽윤 대표=수술은 빠를수록 좋다. 어릴 때 수술을 받으면 재활 기간이 짧아 듣기와 말하기 수준을 정상으로 끌어올리기 쉽다. 비용은 예전에 2500만 원에 달했지만 지금은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400만∼500만 원이면 가능하다. 난청을 방치하면 치매가 올 확률이 5배 가까이 높아진다고 한다. 난청은 절대 난치병이 아닌 만큼 하루라도 빨리 전문의와 상담한 뒤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이 기자=인공와우의 종류가 다양하다. 어떻게 선택해야 하나. ▽윤 대표=무조건 싼 제품을 찾지 말고 평생 애프터서비스(AS)를 받을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요즘은 스마트폰과 연동이 될 정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제품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최소 5년에 한 번 정도 업그레이드해 주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코클리어는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티움에서 인공와우로 소리를 되찾은 코클리어 고객과 가족들, 난청 환우 치료에 애쓰는 의료진을 초청해 한국 법인 설립 11주년 기념행사를 연다. 이 자리에선 인공와우 강연과 함께 가수들의 축하공연 등이 열린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6년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2012년 대비 14.3% 증가한 699만 명에 이른다. 특히 요즘처럼 차고 건조한 바람이 불면 코 점막이 약해지면서 알레르기 비염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가 더 많아진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홍보이사로 있는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승준 교수와 함께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와 예방법을 알아봤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이하 이 기자)=코 점막은 왜 중요한가. ▽김승준 교수(이하 김 교수)=코 점막은 공기가 기관지로 들어가기 전에 먼지를 걸러줄 뿐 아니라 공기도 적당하게 데워 습도를 맞춰준다. 숨을 쉴 때 공기는 코 점막을 구성하는 상기도에서 기관지를 포함한 하기도를 지나 폐로 들어가는데, 상기도가 깨끗하지 않으면 아랫부분에 있는 하기도와 폐가 다양한 병을 앓게 된다. 특히 비염으로 인한 콧물이 기관지로 넘어가면 폐결절 및 폐렴이 생길 수 있다. 또 만성적인 기도 염증을 유발해 만성기침, 기관지확장증, 비결핵항상균증과 같은 질환을 유발한다. 코 관리는 기관지와 폐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이 기자=알레르기 비염과 코감기는 모두 콧물을 많이 흘린다. 어떻게 구분하나. ▽김 교수=콧물 색깔과 전신증상 여부로 구별한다. 바이러스가 원인인 감기에 걸리면 콧물이 처음에 맑다가 점차 누런색으로 변하고 농도가 진해진다. 반면 알레르기 비염은 맑은 콧물과 함께 코 막힘과 재채기 등의 증상이 같이 나타난다. 눈이나 코의 가려움증, 두통, 피로 등도 동반한다. 감기와 달리 발열, 몸살, 기침, 목감기 등의 증상은 없다. ▽이 기자=감기는 치료해도 일주일, 놔둬도 일주일이라는데 알레르기 비염은 어떤가. ▽김 교수=감기는 보통 일주일 정도 지나면 대부분 회복된다. 이 점이 알레르기 비염과 가장 큰 차이다. 만약 감기가 2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와 상담해 알레르기 비염인지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 호흡기 질환들이 처음에 감기로 오인해 감기약을 먹는다. 그러다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만성기침, 결핵 등이 대표적이다. ▽이 기자=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법은…. ▽김 교수=회피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 수술치료 등이 있다. 원인 물질을 피하는 회피요법은 가장 근본적인 방법으로 약물요법과 병행하면 효과적이다. 알레르기 비염에 사용하는 약물은 국소용 비강 스테로이드제, 항히스타민제, 항류코트리엔 제제 등이 있다. 이외에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소량 투여해 차츰 농도를 높이면서 알레르기 증상을 줄이거나 없애는 면역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이 기자=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 속 실천방법은 어떤 게 있나. ▽김 교수=과도한 난방기구 사용은 증상을 악화시킨다. 마스크 착용은 찬 공기의 직접적 유입을 막아주고 습도를 높여줘 알레르기 비염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 수분을 많이 섭취하고 2∼3시간에 한 번씩 20분 동안 환기해 주는 게 좋다. 실내온도는 20∼22도를 유지하길 권한다.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동물 털 등이 대표적으로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으니 이런 원인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 기자=알레르기 비염, 코감기 환자들이 코 막힘 해소를 위해 ‘코 스프레이’를 매일 사용하면 부작용 위험이 있다는데…. ▽김 교수=반드시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스프레이 치료가 1차 치료다. 혈관수축제 성분이 있는 스프레이는 적절하게 쓰면 괜찮다. 다만 장기간 사용 시 하루 최대 사용량을 넘지 않도록 한다. 비약물성 제품은 코를 촉촉하게 해주고 세척을 통해 염증 물질을 제거한다. 코 스프레이 중에는 체액 염분 농도인 0.9%보다 높은 하이퍼토닉 제품도 있다. 이 제품은 천연 해수와 유사한 3%의 고농도 삼투압 효과로 콧속 부종을 자연스럽게 감소시켜 준다. 이는 김장할 때 배추 숨을 죽이기 위해 소금을 뿌리는 것과 같은 원리다. 부작용 걱정 없이 매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기자=스프레이도 종류가 많다. 증상에 따라 어떤 스프레이를 사용해야 하나. ▽김 교수=우선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증상이 심하면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통해 빨리 회복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편해지면 경구약 또는 스프레이를 사용한다. 이때 하이퍼토닉 제품을 함께 사용하면 코 막힘을 해소하고, 코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처방전 발급으로 구입할 수 있는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는 알레르기 비염의 주된 치료제로 최소 2주 이상 사용을 권장한다. ▽이 기자=약물이나 스프레이 치료에도 개선이 안 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할 텐데, 수술 치료를 하면 완치될 가능성은 높나. ▽김 교수=비중격만곡증, 만성 비후성비염 등 구조적인 이상으로 고생하는 환자는 수술이 도움이 된다. 다만 수술 이후에도 코 막힘 이외에 콧물이나 재채기와 같은 다른 증상을 조절하려면 약물 치료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 기자=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부모라면 자녀에게 같은 질환이 나타날까 염려하는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 비염도 유전 가능성이 있나. ▽김 교수=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부모 중 한쪽이 알레르기 질환이 있다면 50%, 양쪽 모두 알레르기 질환이 있다면 70∼80% 정도 자녀에게 해당 질환이 나타난다. 부모 양쪽 모두 질환이 없는 경우 10∼15% 정도 발병한다. 보통 ‘알레르기 질환은 반은 유전이고 반은 환경이다’라고 말한다. 가족력이 있을 경우 먼지, 꽃가루, 동물 털, 곰팡이 등을 적절히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보건의료 현장에서 주사바늘에 찔린 경험이 있는 의료인 비율은 약 70%에 달한다.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및 폐 주사기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료인 자상사고는 혈액을 매개로 한 수많은 질병감염을 유발한다. 메이킹 모어 헬스(MMH) 체인지메이커 발굴 프로젝트에서 최종 우승한 ㈜뮨은 바로 주사기 재사용을 방지하고 의료현장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안전한 주사기 자동처리기기’를 개발했다. MMH 프로젝트는 아쇼카한국과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헬스케어 분야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국내 헬스케어 분야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혁신적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가진 사회 혁신가들을 발굴해 지원하고 있다. 올해로 5년째다. 뮨 팀의 오광빈 팀장을 만나 주사기 자동처리기기에 대해 알아봤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이하 이 기자)=50여 명의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선정됐다. 주사기 자동처리기기를 만든 계기는? ▽오광빈 팀장(이하 오 팀장)=우리 회사는 연세대 공대 수업에서 만난 동기들이 함께 설립했다. 당시 수업 내용은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하나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하드웨어를 만드는 것이었다. 당시 언론에서는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한 2차 감염 문제를 다뤘다. 실제 주사기를 사용하는 간호사들을 만나 인터뷰를 해보니 간호사들이 하루에도 10∼100개의 주사기를 사용하고 처리하면서 자신들이 사용한 주사기에 찔리기도 했다. 의료진의 주사침 상해는 무엇보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보고 이번 제품을 만들었다. ▽이 기자=어떻게 작동하나. ▽오 팀장=주사기 자동처리기기에 사용한 주사기를 던져 넣기만 하면 자동으로 투입을 감지해 기기 안의 칼날이 주삿바늘과 실린더의 연결 부분을 절단한다. 잘린 주삿바늘과 실린더는 각각 폐기물통에 따로 배출돼 안전하게 처리된다. 이 기기는 기존 의료 카트 측면에 달린 손상성 폐기물통 위에 얹어 사용할 수 있고, 주사기 투입구가 넓어 주사기를 잡고 있지 않고 던져 넣기만 해도 자동으로 주사기가 분리 처리돼 편리하다. ▽이 기자=주사기 자동처리기기에 대한 병원의 반응은 어떤가. ▽오 팀장=간호사들은 업무부담과 주사침 상해 위험이 줄어 굉장히 좋아한다. 하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기존까지 구입하지 않은 제품을 새로 구매해야 하니 다소 부담된다는 의견도 있다. ▽이 기자=아무래도 초기모델이어서 비쌀 수 있지만 대량생산이 이뤄지면 가격이 낮아지지 않을까.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오 팀장=이 제품 하나가 병원에 보급된다고 간호사들의 위해환경이 극적으로 나아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의료현장에서 간호사들의 불편과 위험 요소를 찾아 하나하나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2015년 10월 전직 소방대원 출신 A 씨가 갑자기 한 대학병원 병원장실로 들이닥쳤다. 180cm가 넘는 키에 체구도 컸다. 비서들의 만류에도 “병원장을 만나러 왔다”며 원장실로 돌진했다. 이어 원장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갔다. 그는 B 병원장에게 다짜고짜 “너희 병원에서 날 죽이려고 한다. 그래서 내가 먼저 너를 죽이러 왔다”고 소리쳤다. A 씨 손에는 껌 제거용 칼이 들려 있었다. B 병원장은 칼을 막다가 손목을 크게 다쳤다. 이때 비서들이 문을 부수고 들어와 A 씨를 붙잡았다. A 씨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당시 서울의 대학병원 상당수는 병원장실 문을 비밀번호를 눌러야 열리는 문으로 교체했다. B 병원장은 “테러를 당한 뒤 그 충격으로 3개월을 휴직했다. 한 달 동안 불안증으로 잠을 자지 못해 정신건강의학과 약을 먹었다”며 “지금도 약물을 복용하고 있고, 불안한 마음에 가스총을 구입해 갖고 다닌다”고 토로했다.○ 진료 현장이 공포로 변한 의사들 병원 응급실 내 폭행은 이제 새로운 뉴스가 아닐 정도로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31일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환자의 칼에 찔려 숨지는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의료계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 사실 의사가 환자의 흉기에 희생된 사건은 임 교수가 처음이 아니다. 2008년 6월 충남대병원에서 치료 결과에 불만을 품은 환자가 퇴근하던 담당 교수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2009년 11월에는 강원 원주시 비뇨기과 의원에서 외래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간호사 2명이 숨졌다. 2012년 8월 경남 양산시의 한 병원에선 정신질환을 앓던 환자가 자신을 상담하던 여의사를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혔다. 이듬해 2월에도 대구 수성구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50대 환자의 흉기에 의사가 크게 다쳤다. 지난해 2월에는 충북 청주시에서 환자가 흉기를 휘둘러 치과의사가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있었다. 임 교수 살해 사건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북삼성병원 의료진 사망 사건 관련 의료 안정성을 위한 청원’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4일 현재 6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이 청원에 참여했다. 충격에 빠진 의료계는 응급실뿐 아니라 진료실, 입원실 등 모든 진료 현장에서 의료진의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안전한 진료 환경을 만드는 것은 단순히 의료진만을 보호하기 위한 게 아니다”라며 “병원 내 폭행은 다른 환자의 진료권까지 빼앗는 만큼 의료기관 내 모든 공간에서 의료진에게 가해지는 어떠한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 의료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협회는 26개 전문학회와 대한개원의협회 등 의료계 단체들과 함께 종합 대책을 세울 계획이다.○ “강제 입원 금지한 정신보건법이 문제” 병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4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에 배치된 보안요원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렸다. 전체 보안요원 190명 중 환자 난동이나 폭행 우려가 큰 응급실 근무자 등 11명을 ‘폴리스’로 전환했다. 이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방검조끼를 입고 삼단봉과 전기충격기 등 진압장비를 소지하고 있다. 삼성서울, 연세세브란스, 서울아산 등 주요 병원도 검문탐색기 설치, 보안인력 확충 등 보안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 중 하나는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를 제대로 관리하거나 치료하지 못한 데 있다. 한 정신과 개원의는 “가해자가 퇴원한 뒤 1년간 외래치료를 받지 않고 지내다가 갑자기 증상이 악화돼 참변이 일어났다”며 “이 사건은 지난해 정신질환자의 인권을 감안해 함부로 환자를 강제로 입원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 정신보건법을 시행하면서 생긴 문제다. 정신질환자의 강제 입원을 힘들게 하고 아무런 대책 없이 퇴원을 추진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입원과 퇴원의 경계선상에 있는 환자들은 정신질환으로 판단력이 떨어지는 데다 자신의 병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대개 외래치료를 거부한다. 결국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가 증상이 상당히 악화된 후에야 의료기관을 다시 찾는 것이다. 배재호 연세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환자 본인이 병원 치료를 거부하는 상태에서 가족들이 강제로 병원에 데려오기는 상당히 어렵다”며 “환자가 의무적으로 치료를 받도록 하는 ‘외래치료 명령제’가 있지만 현재 유명무실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외래치료 명령제는 퇴원 시 환자나 보호자가 동의해야 보건소에 등록이 가능하고 등록돼 있더라도 환자가 자의적으로 치료를 중단하면 환자에게 치료를 강제할 수 없는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권준수 이사장은 “정신보건법이 개정된 뒤 환자로 인한 사건, 사고가 많아졌다는 게 의료진의 공통된 주장”이라며 “이런 통계를 내고 분석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인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정신보건법 개정 전후 효과를 면밀히 분석해 이번 살해 사건과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