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송

최미송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구독 59

추천

흔들리는 나침반처럼 늘 고민하겠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더해주시는 분들을 환영합니다.

cms@donga.com

취재분야

2026-02-25~2026-03-27
경제일반59%
금융25%
미국/북미4%
유통4%
국제일반2%
산업2%
기타4%
  • 강릉 산불, 초속 30m 강풍 타고 민가 등 100채 태웠다

    강원 강릉시 일대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경포대 인근까지 번지며 1명이 숨지고, 산림 379ha(헥타르)와 건물 100채를 태운 뒤 8시간 만에 진화됐다. 이 산불로 축구장 약 530개에 이르는 면적이 피해를 입었다. 1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2분경 강릉시 난곡동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최대 초속 30m의 강풍을 타고 인접한 안현동, 저동, 경포동 일대로 급속히 번졌다. 짙은 연기가 동해안 인기 관광지인 경포 일대 하늘을 뒤덮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산림 및 소방당국은 산불로는 올해 처음으로 소방 최고 단계인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또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내리고 전국에서 소방장비 275대와 진화인력 725명을 총동원하는 등 2700여 명의 인력과 400여 대의 장비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강풍으로 헬기를 투입하지 못해 초기 진화에 애를 먹었고 불길은 주택가 등으로 급격히 확산됐다. 화재 발생 6시간 반가량 지난 오후 2시 50분경에야 초대형 헬기 1대와 대형 헬기 2대를 투입했는데, 오후 3시 반경부터 단비까지 내리며 산불이 잦아들었다. 이어 화재 발생 8시간 만인 오후 4시 반경 주불이 진화됐다. 이번 산불로 안현동에 거주하는 전모 씨(88)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주택 42채와 펜션 9채, 상가 2채 등 총 55채가 전소됐다. 주택 17채, 펜션 24채, 호텔 3곳 등은 일부 불에 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민과 소방대원 등 14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화재로 인근 주민 557명이 사천중학교와 경기장 시설인 아이스아레나로 대피했고, 리조트와 호텔에 투숙했던 관광객 708명도 인근으로 대피했다. 경포호까지 불길 ‘8시간 사투’… 솔숲 펜션촌-주택 잿더미로 펜션운영 80대, 남편 잃고 망연자실불탄 카페 주인들 “어떻게 살아가나”주민 557명 대피소로 몸만 피해일부 시민 “산불 2시간뒤 대피문자” “밭에서 같이 농사짓자고 노후 계획까지 다 짜놓고 이렇게 혼자 가면 어떻게 해….” 11일 강원 강릉시 아이스아레나 체육관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서 만난 김진광 씨(82·여)는 왼손으로 땅을 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강릉 산불이 나기 시작한 난곡동에서 약 3km 떨어진 곳에서 남편인 전모 씨(88)와 함께 25년째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경 집 앞에 있는 밭에서 일하던 김 씨는 불이 난 걸 확인하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이후 눈이 좋지 않은 남편을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들이닥친 강풍에 불이 빠르게 번지며 입구를 막았다. 김 씨는 지인의 도움으로 겨우 차에 탈 수 있었다. 하지만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전 씨는 불이 난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거짓말 같다. 나 때문에 남편이 그렇게 된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면서 가슴을 부여잡았다.● 직격탄 맞은 주민들…“삶의 터전이 사라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산불로 379㏊(헥타르)가 피해를 입었고 주택과 펜션 등 100채가 소실됐다. 집이 완전히 불에 타는 피해를 입은 지역 내 주민 557명은 임시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특히 최초 발화 지점이었던 난곡동과 가까운 경포동 주민들의 피해가 심했다. 이재민 대피소로 몸을 옮긴 경포동 주민들은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부분 산불이 난 곳 인근 지역에서 카페나 펜션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었다. 이들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이 사라져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스아레나 체육관 강당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있던 남미영 씨(49)는 “카페와 펜션이 불에 전부 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강릉시 안현동에서 10년째 펜션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불이 난 걸 확인한 남 씨는 황급히 펜션으로 달려가 손님들을 깨우고 대피시켰다. 영유아를 포함한 7팀이 남 씨의 펜션에 머물고 있었다고 한다. 남 씨는 “손님들을 보내고 나니 펜션이 절반 가까이 불에 타고 있더라”고 했다. 강릉시 저동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김남수 씨(56)도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오전 인근에서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과 함께 시내로 몸을 피했다. 약 1시간 반이 지난 뒤 펜션으로 돌아왔을 때 가족의 생계를 지탱해 준 객실 16개 규모의 펜션은 이미 숯덩이가 돼 있었다. 산불은 동해안 최대 관광지로 꼽히는 경포도립공원과 경포해변 인근까지 덮쳤다. 특히 경포호수 일대를 둘러싼 소나무 숲 일부도 불에 탔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벚꽃이 만개했던 이곳 일대엔 시커먼 연기만 가득했고 인근 펜션 10여 채는 까맣게 타버렸다. 인근 골프장에도 불이 옮겨붙었다. ● “안내 늦어져 대피 지연” 산불 직후 강릉시는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재난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문자메시지를 늦게 받아 대피가 늦었다”고 했다. 저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영희 씨(63)는 산불이 시작되고 2시간 가까이 지난 오전 10시 22분경에야 대피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김 씨는 “오전 9시 반경 아파트 대피 안내 방송을 듣고 대피소로 몸을 옮겼다”며 “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가방만 급하게 메고 나왔는데 어떻게 재난문자가 불이 다 난 뒤에 오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불이 난 지역으로부터 약 5km 떨어진 경포대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초등학생 75명은 수업 도중 급하게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한 뒤 귀가했다. 경포대초교 4학년생 우승연 양(10)은 “복도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창문 밖에서 연기가 나는 걸 봤다”며 “아버지를 따라 무사히 집에 온 뒤 친구들끼리 ‘살아 있냐’고 묻기도 했다”고 했다. 부모님이 사는 고향에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자녀들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에 사는 조모 씨(55)는 “어머니에게 집이 불타고 있다는 연락을 받은 뒤 바로 강릉으로 내려왔다”면서 “아버지가 몇 해 전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사시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어머니가 무사하셔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조 씨 어머니가 살던 마을은 전체 20가구 중 15가구 넘게 전소됐다.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강릉=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강릉=최미송 기자 cms@donga.com강릉=이상환기자 payback@donga.com}

    • 2023-04-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산림청 “강풍에 쓰러진 나무 전봇대 부딪히며 발화한 듯”

    11일 강원 강릉시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전봇대에 부딪히면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재대책본부는 이날 산불 원인에 대해 “강풍으로 수목이 전도되면서 전신주를 건드렸고 이후 전선 단락으로 불이 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강릉 일대엔 최대 초속 30m에 달하는 강풍이 몰아쳤다. 이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소나무가 전봇대를 건드리면서 전선이 끊어졌는데, 이때 발생한 불꽃이 옮겨붙으며 대형 산불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산림청은 발화 현장에서 단락된 전선을 발견하고, 발화 시간에 정전이 일어났다는 지역 주민들의 증언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해당 전선을 증거물로 수집하고, 현장 보존을 위해 인근 출입을 금지한 상태다. 산림청은 산불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원인 제공자가 드러날 경우 산림보호법에 따른 형사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강릉=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4-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경포대 지켜라” 현판 7개 떼내 박물관 ‘피난’

    강원 강릉시에서 11일 발생한 산불로 경포호 인근 정자 2곳이 피해를 입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경포호 근처에 있는 정자인 ‘상영정’이 이날 전소됐다. 1886년 향토유림인 상영계가 건립한 상영정은 비지정문화재지만, 관광객이 자주 찾는 명소였다. 상영정이 있던 자리엔 까만 기와 조각만 남은 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강원도 유형문화재인 ‘방해정’은 가옥 형태만 남긴 채 대부분 소실됐다. 방해정은 조선 철종 10년(1859년)에 통천 군수가 벼슬에서 물러난 후 관청 건물 일부를 헐어 지은 정자다. 방해정에 살고 있는 권천수 씨(62)는 “어머니가 애지중지 관리하시고 문화재로도 지정된 집인데 한순간에 타버려 절망스럽다”고 말했다. 관동팔경 제1경으로 꼽히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경포대, 국가민속문화재인 선교장 인근까지 한때 불이 번지자 문화재청은 경포대 현판 7개를 떼어 인근 오죽헌박물관으로 옮겼다. 강릉시는 이 문화재들 인근에 물을 뿌려 불이 옮겨붙지 않게 했다. 경포호 주변 사찰 ‘인월사’는 불에 타 전소됐다. 인월사는 문화재는 아니다. 경포대 일대는 불길이 진압된 뒤에도 나무 타는 냄새로 가득했다. 정자 인근 소나무들은 밑동이 새까맣게 그을렸고 나무 주변의 풀과 꽃도 모두 타버려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강릉=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4-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경포호까지 불길 ‘8시간 사투’…솔숲 펜션촌-주택 잿더미로

    “밭에서 같이 농사짓자고 노후 계획까지 다 짜놓고 이렇게 혼자 가면 어떻게 해….” 11일 강원 강릉시 아이스아레나 체육관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서 만난 김진광 할머니(82)는 왼손으로 땅을 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강릉 산불이 나기 시작한 난곡동에서 약 3km 떨어진 곳에서 남편인 전모 씨(88)와 함께 25년째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경 집 앞에 있는 밭에서 일하던 김 씨는 불이 난 걸 확인하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이후 눈이 좋지 않은 남편을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들이닥친 강풍에 불이 빠르게 번지며 입구를 막았다. 김 씨는 지인의 도움으로 겨우 차에 탈 수 있었다. 다만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전 씨는 불이 난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거짓말 같다”며 “나 때문에 남편이 그렇게 된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면서 가슴을 부여잡았다.● 직격탄 맞은 주민들…“삶의 터전이 사라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강릉 산불로 379㏊가 피해를 입었고 주택과 펜션 등 100채가 소실됐다. 집이 완전히 불에 타는 피해를 입은 지역 내 주민 529명은 임시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특히 최초 발화 지점이었던 난곡동과 가까운 경포동 주민들의 피해가 심했다. 이재민 대피소로 몸을 옮긴 경포동 주민들은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부분 산불이 난 곳 인근 지역에서 카페나 펜션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었다. 이들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이 사라져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스아레나 체육관 강당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있던 남미영 씨(49)는 “카페와 펜션이 불에 전부 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강릉시 안현동에서 10년째 펜션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불이 난 걸 확인한 남 씨는 황급히 펜션으로 달려가 손님들을 깨우고 대피시켰다. 영유아를 포함한 7팀이 남 씨의 펜션에서 머물고 있었다고 한다. 남 씨는 “손님들을 보내고 나니 펜션이 절반 가까이 불에 타고 있더라”고 했다. 강릉시 저동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김남수 씨(56)도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오전 인근에서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과 함께 시내로 몸을 피했다. 약 1시간 반이 지난 뒤 펜션으로 돌아왔을 때 가족의 생계를 지탱해 준 객실 16개 규모의 펜션은 이미 숯덩이가 돼 있었다. 산불은 동해안 최대 관광지로 꼽히는 경포도립공원과 경포해변까지 덮쳤다. 특히 경포호수 일대를 둘러싼 소나무 숲까지 번져 삽시간에 불에 탔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벚꽃이 만개했던 이곳 일대엔 시커먼 연기만 가득했고 인근 펜션 10여 채는 까맣게 타버렸다. 인근 골프장까지 불이 옮겨붙기도 했다. ● 안내 늦어져 대피 지연… 부모님 걱정에 타지에서 달려와 산불 직후 강릉시는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재난문자를 보내 공지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문자메시지를 늦게 받아 대피가 늦었다”고 했다. 저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영희 씨(63)는 산불이 시작되고 2시간 가까이 지난 오전 10시 22분경에야 대피하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김 씨는 “오전 9시 반경 아파트 대피 안내 방송을 듣고 대피소로 몸을 옮겼다”며 “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휩쓸겠다 싶어 가방만 급하게 메고 나왔는데 어떻게 재난문자가 불이 다 난 뒤에 오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불이 난 지역으로부터 약 5km 떨어진 경포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초등학생 75명은 수업 도중 급하게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한 뒤 귀가했다. 경포초등학교 4학년생 우승연 양(10)은 “복도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창문 밖에서 연기가 나는 걸 봤다”며 “아버지를 따라 무사히 집에 온 뒤 친구들끼리 ‘살아 있냐’고 묻기도 했다”고 했다. 부모님이 사는 고향에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자녀들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에 사는 조모 씨(55)는 “어머니에게 집이 불타고 있다는 연락을 받은 뒤 바로 강릉으로 내려왔다”면서 “아버지가 몇 해 전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사시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불까지 나서 놀랐다. 어머니가 무사하셔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조 씨 어머니가 살던 마을은 전체 20가구 중 15가구 넘게 전소됐다.강릉=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강릉=최미송 기자 cms@donga.com강릉=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04-11
    • 좋아요
    • 코멘트
  • 산림청 “강풍에 쓰러진 나무, 전봇대 부딪히며 발화한 듯”

    11일 강원 강릉시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전봇대에 부딪히면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산림청 중앙산불방재대책본부는 이날 산불 원인에 대해 “강풍으로 수목이 전도되면서 전신주를 건드렸고 이후 전선단락으로 불이 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강릉 일대엔 최대 초속 30m에 달하는 강풍이 몰아쳤다. 이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소나무가 전봇대를 건드리면서 전선이 끊어졌는데, 이 때 발생한 불꽃이 옮겨붙으며 대형 산불로 이어졌다는 것이다.산림청은 발화 현장에서 단락된 전선을 발견하고, 발화 시간에 정전이 일어났다는 지역 주민들의 증언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해당 전선을 증거물로 수집하고, 현장 보존을 위해 인근 출입을 금지한 상태다. 산림청은 산불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원인 제공자가 드러날 경우 산림보호법에 따른 형사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강릉=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4-11
    • 좋아요
    • 코멘트
  • 경찰 “강남 납치 살해범들, 처음부터 곡괭이와 삽 준비”…범행 배후 재력가 부부 모두 구속

    서울 강남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납치 살해 사건에 대해 경찰이 “피해자와 원한 관계에 있던 재력가 부부와 금품을 노린 3인조의 이해관계가 맞아 벌어진 범행”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10일 “피해자와 송사 등으로 원한을 갖고 있던 유 씨 부부(둘 다 수감 중)와 금품을 노린 이경우(36·수감 중), 황대한(36·수감 중), 연지호(30·수감 중)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진 결과 피해자에 대한 납치 살인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 “마취제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 이경우의 아내 A 씨가 이경우의 납치 살인 범행 계획을 알면서도 마취제를 건넸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유 씨의 부인 황모 씨에 대해선 “황 씨 계좌에서 인출된 7000만 원이 착수금 등의 명목으로 A 씨 계좌에 입금된 사실 외에도 공범으로 볼만한 여러 정황이 있다”고 했다. 경찰은 아직 찾지 못한 피해자의 휴대전화 4대도 황 씨에게 전달된 사실을 확인해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황 씨에 대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따. 이경우 일당이 피해자를 지난달 29일 밤 납치한 것을 두고 경찰은 “특정일을 범행 날짜로 정해둔 것은 아니었다”며 “다만 일당들이 (시간이 지나며) ‘빨리 (범행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꼈다’고 진술했는데 피해자를 계속 엿보다 귀가하던 중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또, 연지호가 “죽일 생각까진 없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처음부터 곡괭이와 삽을 준비해가는 등 살인 의도가 있었다”고 했다. 현재까지 경찰은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와 범행 모의 단계에서 이탈했다고 주장한 20대 남성 이모 씨까지 모두 4명을 구속 송치했다. 또, 경찰은 납치 살인 사건의 발단이 된 가상화폐 퓨리에버 코인이 정관계 인사들에게 전달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최미송기자 cms@donga.com소설희기자 facthee@donga.com}

    • 2023-04-10
    • 좋아요
    • 코멘트
  • 강남서 여성 납치-살해뒤 대청댐 인근 유기… 일당 3명 체포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하고 살해한 일당이 도주 이틀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이 가상화폐 관련 수사를 받고 있었고, 피해자와 채무관계가 있었던 정황을 파악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A 씨(30)와 B 씨(36), C 씨(35) 등 남성 3명을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동아일보가 확보한 범행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46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여성 D 씨를 납치해 달아났다. CCTV 영상에는 이들 중 1명이 범행 30여 분 전부터 아파트 단지 입구 옆에 앉아 대기하다가 오후 11시 44분경 쪽문을 통해 단지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자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가 아파트 입구 앞에 정차했고, 아파트로 들어간 남성이 D 씨를 끌고 나와 승용차에 태운 뒤 곧바로 도주했다. 당시 D 씨는 “살려주세요”라고 수차례 외치며 격렬하게 저항했는데, 이 장면을 목격한 주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곧바로 추적에 나선 경찰은 이들이 D 씨를 태우고 대전까지 이동한 다음 차량을 버리고 렌터카를 이용해 충북 청주로 이동한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이 대전에서 발견한 차량에선 핏자국과 함께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가 발견됐다. 이들은 청주에서 렌터카를 버린 뒤 택시를 타고 수도권으로 도주했는데, 경찰은 31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서 2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공범이 1명 더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나머지 1명을 같은 날 오후 강남구 논현동에서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D 씨를 납치하고 살해한 뒤 대전 대청댐 인근에 사체를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유기 장소를 특정한 뒤 수색 인력을 급파해 D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들은 가상화폐 관련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고, D 씨와는 채무관계 등으로 얽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살해 동기와 공범 유무 등에 대해 추가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3-04-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강남 한복판서 여성 납치·살해 용의자 3명 체포… “대청댐 인근 유기”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하고 살해한 일당이 도주 이틀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이 가상화폐 관련 수사를 받고 있었고, 피해자와 채무관계가 있었던 정황을 파악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서울 수서경찰서는 A 씨(30)와 B 씨(36), C 씨(35) 등 남성 3명을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동아일보가 확보한 범행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이들은 29일 오후 11시 46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여성 D 씨를 납치해 달아났다. CCTV 영상에는 이들 중 1명이 범행 30여분 전부터 아파트 단지 입구 옆에 앉아 대기하다가 오후 11시 44분경 쪽문을 통해 단지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자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가 아파트 입구 앞에 정차했고, 아파트로 들어간 남성이 D 씨를 끌고 나와 승용차에 태운 뒤 곧바로 도주했다. 당시 D 씨는 “살려주세요”라고 수차례 외치며 격렬하게 저항했는데, 이 장면을 목격한 주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곧바로 추적에 나선 경찰은 이들이 D 씨를 태우고 대전까지 이동한 다음 차량을 버리고 렌터카를 빌려 충북 청주로 이동한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이 대전에서 발견한 차량에선 핏자국과 함께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가 발견됐다. 이들은 청주에서 렌터카를 버린 뒤 택시를 타고 수도권으로 도주했는데, 경찰은 31일 성남시 수정구에서 2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공범이 1명 더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나머지 1명을 오후 5시 40분경 강남구 논현동에서 검거했다.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D 씨를 납치하고 살해한 뒤 대전 대청댐 인근에 사체를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유기 장소를 특정한 뒤 수색 인력을 급파해 D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들은 가상 화폐 관련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고, D 씨와는 채무관계 등으로 얽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살해 동기와 공범 여부 등에 대해 추가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3-03-31
    • 좋아요
    • 코멘트
  • 마스크 판매점들 착용해제 직격탄… 가게 내놓고 업종 변경

    “조만간 화장품 매장으로 업종을 바꿀 예정입니다.” 27일 서울 중구의 한 마스크 판매점에서 일하는 이모 씨(24)는 “올 1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후 손님이 점점 줄더니 대중교통 내 착용 의무까지 해제되자 손님이 아예 자취를 감췄다”며 이렇게 말했다. 동아일보 기자가 약 1시간 동안 지켜본 결과 관광객으로 보이는 외국인 4명이 들어와 매장을 잠시 둘러보고 나간 게 유일한 방문이었다. 이 씨는 “지난해 여름만 해도 시간당 평균 30명 이상 방문할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며 말을 흐렸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속속 해제되면서 마스크 판매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우후죽순 생겼던 마스크 판매점들은 급하게 마스크를 구하는 시민들로 그동안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이제 급하게 마스크를 살 필요가 없어진 터라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도 온라인 대량 구매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대구에 마스크 매장을 연 김모 씨(54)는 “1년 만에 매출이 90% 가까이 줄었다”며 “근처 병원에 들어가기 위해 마스크를 찾는 손님 말고는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공공요금도 올라 매달 200만 원의 고정비가 나가는데 더 이상 감당하기가 어려워 가게를 내놨다”고 말했다. 서울 중랑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김모 씨(49)도 “한때 마스크가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 중 하나였는데 이제는 하루 한 개도 안 나갈 때가 많다”며 “최근 2주 동안 마스크를 새로 들여오지 않았다”고 했다. 수요가 줄고 수급이 안정되면서 마스크 가격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마스크 품귀 사태를 빚던 2020년 2월 10일 오프라인 매장의 보건용(KF94) 마스크 가격은 개당 2600원, 온라인 쇼핑몰은 3500원가량이었다. 지금 약국에선 KF94 마스크가 개당 1000원 안팎에 팔린다. 온라인 쇼핑몰 중에는 개당 200∼300원에 파는 곳도 적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세먼지용 또는 황사용 마스크를 구하는 이들도 주로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형편이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최경환 씨(24)는 “최근 일주일 동안 마스크 없이 생활하고 있지만 쌀 때 사 놓자는 생각에 온라인으로 마스크 400장을 한꺼번에 구매했다”고 했다. 집에 보관 중인 마스크를 처분할 곳이 마땅치 않은 시민들 가운데는 중고거래를 하면서 “마스크를 무료로 끼워 드리겠다”는 글을 올리는 이도 적지 않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3-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마스크 판매점, 착용 의무 해제에 ‘직격탄’…“업종 바꿀 수밖에”

    “조만간 화장품 매장으로 업종을 바꿀 예정입니다.” 27일 서울 중구의 한 마스크 판매점에서 일하는 이가세 씨(24)는 “올 1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후 손님이 점점 줄더니 대중교통 내 착용 의무까지 해제되자 손님이 아예 자취를 감췄다”며 이렇게 말했다. 동아일보 기자가 약 1시간 동안 지켜본 결과 관광객으로 보이는 외국인 4명이 들어와 매장을 잠시 둘러보고 나간 게 유일한 방문이었다. 이 씨는 “지난해 여름만 해도 시간당 평균 30명 이상 방문할 정도로 장사가 잘 됐다”며 말을 흐렸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속속 해제되면서 마스크 판매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우후죽순 생겼던 마스크 판매점들은 급하게 마스크를 구하는 시민들로 그 동안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이제 급하게 마스크를 살 필요가 없어진 터라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도 온라인 대량 구매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대구에 마스크 매장을 연 김모 씨(54)는 “1년 만에 매출이 90% 가까이 줄었다”며 “근처 병원에 들어가기 위해 마스크를 찾는 손님 말고는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공공요금도 올라 매달 200만 원의 고정비가 나가는데 더 이상 감당이 어려워 가게를 내놨다”고 말했다. 서울 중랑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김모 씨(49)도 “한 때 마스크가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 중 하나였는데 이제는 하루 한개도 안 나갈 때도 많다”며 “최근 2주 동안 마스크를 새로 들여오지 않았다”고 했다. 수요가 줄고 수급이 안정되면서 마스크 가격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마스크 품귀 사태를 빚던 2020년 2월 10일 오프라인 매장의 보건용(KF94) 마스크 가격은 당 2600원, 온라인 쇼핑몰은 3500원 가량이었다. 지금 약국에선 KF94 마스크가 개당 1000원 안팎에 팔린다. 온라인 쇼핑몰 중에는 개당 200, 300원에 파는 곳도 적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세먼지용 또는 황사용 마스크를 구하는 이들도 주로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형편이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최경환 씨(24)는 “최근 일주일 동안 마스크 없이 생활하고 있지만 쌀 때 사 놓자는 생각에 온라인으로 마스크 400매를 한꺼번에 구매했다”고 했다. 집에 보관 중인 마스크를 처분할 곳이 마땅치 않은 시민들 가운데는 중고거래를 하면서 “마스크를 무료로 끼워 드리겠다”는 글을 올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3-27
    • 좋아요
    • 코멘트
  • “가상화폐의 왕” 권도형, 11개월 해외도피중 위조여권 쓰다 체포

    한국산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를 발행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측근인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가 23일(현지 시간)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지난해 4월 권 대표가 한국을 떠나 해외 도피를 시작한 지 11개월 만이다. 유럽에 있는 몬테네그로는 권 대표가 최근 머물던 세르비아 바로 옆 국가다. ● 코스타리카 여권으로 UAE 향하다 공항에서 덜미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권 대표와 한 전 대표는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위조된 여권을 사용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 탑승을 시도하다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권 대표와 한 전 대표는 인터폴에서 특정한 위조 코스타리카 여권으로 수속을 밟다가 덜미가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국적 위조 여권이었지만 실제 영문 이름과 사진, 생년월일을 사용해 인터폴 적색 수배 중인 인물로 확인될 수 있었다”며 “지문 대조로 신원 확인을 완료했고 현재는 몬테네그로에 구금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권 대표 등이 소지하고 있던 수하물에선 위조된 벨기에 여권도 발견됐다. 이 여권은 이름과 생년월일도 위조됐다고 한다. 현지 당국은 권 대표 일행의 노트북 3대와 휴대전화 5대를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대표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두바이와 세르비아 등에서 11개월간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 권 대표는 입국 절차 없이 차량으로 세르비아에서 몬테네그로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수사해 온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지난해 5월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뒤 그해 9월 권 대표 송환을 위한 각종 조치를 단행했다. 당시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권 대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이어 10월에는 외교부를 통해 여권 무효화 조치도 했다. 하지만 권 대표는 지난해 9월 전후부터 세르비아를 도피 장소로 택해 현지에 주소 등록까지 마쳤다. 아직까지 세르비아에서 국내로 범죄인을 인도한 전례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다 권 대표가 다시 두바이로 향하려고 한 건 최근 검찰이 국제 공조를 통해 수사망을 좁혀왔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지난달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장과 법무부 고위 관계자를 직접 세르비아 현지로 파견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한국 수사당국이 국제공조 사상 최초로 세르비아에 긴급인도구속 등을 청구하는 등 현지 법무부, 검찰, 경찰과의 검거 협조 요청 절차가 진행되자 권 대표가 도피 장소를 옮기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가상화폐의 왕 체포돼” 필리프 아지치 몬테네그로 내무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400억 달러 규모 손실의 배후에 있는 인물을 여권 위조 혐의로 공항에서 체포했다”며 “그는 세계적 지명 수배자인 한국의 권도형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해외 언론도 투자자들에게 50조 원대 피해를 입힌 권 대표의 체포 소식을 앞다퉈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날 미 연방검찰이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권 대표를 증권 사기, 사기 및 시장조작 공모죄 등 8건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권 대표가 체포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의 일이다. 영국 BBC도 이날 “지명수배 중인 가상화폐의 왕(Cryptocurrency King)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3-03-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커피 한잔 시키고 하루종일 자리 차지…무인점포 울리는 ‘얌체족’[사건 Zoom In]

    “하루에 커피 값 1500원으로 12시간 넘게 무인 카페에서 지낼 수 있어 일반 카페보다 훨씬 경제적이죠. 지키는 사람이 없으니 눈치도 덜 보여 계속 앉아있을 수 있어 좋아요.” 취업 준비생 박모 씨(25)는 23일 “매일 오전 9시만 되면 무인 카페에 가서 공부하다 밤 12시에 귀가하는 게 일과”라며 “요즘 무인 카페엔 나 같은 사람이 대다수”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무인 카페뿐만 아니라 무인 빨래방이나 무인 사진관 등 무인 점포가 일상화되는 가운데 ‘얌체족’ 손님이 늘면서 운영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반 카페 등에서 이른바 ‘카공(카페 공부)족’ 경계령이 떨어지며 “3시간 이상 이용금지” 등 제재 조치에 나서자 장시간 카페를 이용하던 손님들이 무인 카페로 발길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17일 저녁 서울 중랑구의 한 무인 카페는 전체 20석 모두 공부하는 손님들도 꽉 차 있었다. 카페를 이용하려고 찾았던 다른 손님들이 자리를 찾지 못해 발길을 돌릴 정도였다. 이 카페를 운영하는 50대 A 씨는 “스터디 카페도 아닌데 종일 휴대전화나 노트북을 충전하며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보조 배터리를 충전해두고 다음 날 찾아가는 사람까지 있다”고 하소연했다.이용료를 전혀 지불하지 않고 무인 점포의 편의시설만 이용하는 ‘얌체족’도 적지 않다. 경기도에서 무인 빨래방을 운영하는 문선기 씨(50)는 “손님 편의를 위해 무료 와이파이와 충전 시설 뿐만 아니라 냉난방 기기까지 마련해놨더니 빨래하러 오는 게 아니라 모여서 수다만 떨다가 가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고 하소연했다. 무인 사진관을 운영하는 김모 씨(40)도 “사진은 찍지 않고 매장 내에 마련해놓은 고데기로 머리만 세팅하고 나가버리는 사람, 매장 소품을 이용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셀카만 찍고 나가는 사람 등 별별 손님이 다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무인 점포 운영자들은 “전기세와 가스비 등 공공요금이 급등하면서 사용료를 제대로 내지 않는 얌체족으로 인한 부담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무인 빨래방 사장 문 씨는 “자구책으로 500원을 내야지 에어컨과 히터를 1시간 동안 작동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했다”고 했다.개인정보를 남겨야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출입문 통제기나 원격 방송 기능이 추가된 인터넷 카메라(IP 캠)도 인기를 끌고 있다. 무인 사진관 사장 김 씨는 “원격으로 목소리가 실시간으로 매장 내에 송출되는 IP캠을 구매해 사용하기 시작했다”며 “매장 내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손님에게 경고성 안내 방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인 빨래방 사장 문 씨는 “경고 방송 정도로는 별 소용이 없었다”며 “한 달 전부터 출입문 앞에서 특정 번호로 전화를 걸어야 출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출입문 통제기를 달았다. 전화번호 기록이 남기 때문에 아무래도 얌체짓을 덜하게 될 걸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인 점포를 대상으로 한 범죄도 잇달아 벌어지고 있다. 6일 광주에선 무인점포 12곳에서 현금을 훔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고, 7일에는 수원 일대를 돌며 수개월 동안 무인 점포 상품을 훔친 10대 2명이 체포됐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무인 점포에서 벌어진 절도 발생 건수는 2021년 월 평균 351건에서 2022년 471건으로 늘었다. 불과 1년 새 34% 증가한 것. 무인 점포 운영자들은 “절도 범죄 뿐만 아니라 상점 내에서 물건을 부수거나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는 등 다양한 유형의 범죄가 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3-23
    • 좋아요
    • 코멘트
  • “4년만에 노마스크 봄축제, 인파 사고 막아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중단됐던 봄 축제들이 4년 만에 ‘노 마스크’로 재개되면서 전국 각지에 인파가 몰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등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 같은 안전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인파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봄꽃 축제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진해군항제는 25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 등에서 열린다. 코로나19로 중단된 지 4년 만인데 지자체는 국내외 관광객 450만여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창원시는 공무원 약 2200명을 동원해 안전사고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경찰도 축제 현장에 경비기동대 등 경찰 260명을 투입한다. 인파가 몰리는 장소의 경우 대형 스피커를 통해 1km 떨어진 곳까지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동식 대중경보장치’도 도입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담당자가 ‘간격을 유지하세요’ ‘밀지 마세요’ 같은 문구를 입력하면 소리로 전환돼 멀리까지 송출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31일 전남 순천 일대에서 개막하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경우 개막식에만 4만∼5만 명의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안전 관리를 위해 지난 박람회(2013년)보다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경비 안전요원 117명을 투입하기로 했다. 폐쇄회로(CC)TV 266대도 설치했다. 특히 조직위는 SK텔레콤을 활용한 최첨단 인파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휴대전화 빅데이터 정보를 활용해 특정 지역에 인파가 몰리면 상황실에 위기 경보등이 뜨고, 조직위가 즉시 안전요원을 투입해 인파를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부산에선 다음 달 1일 지역 최대 벚꽃축제로 꼽히는 ‘삼락벚꽃축제’가 열린다. 낙동제방과 삼락생태공원 일대에서 4년 만에 열리는데 주최 측은 안전사고에 대비해 일방통행을 하기로 했다. 제주도에서도 4년 만에 24∼26일 전농로 왕벚꽃 축제가 열려 지자체 등이 안전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4년 만에 마스크를 벗은 채 봄꽃 나들이를 가는 상춘객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해 2월 1일부터 3월 19일까지 주말 하루 평균 13만1000명이 KTX를 이용했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23만7000명으로 80%가량 급증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난해 이맘때는 주말 표 구하기가 전혀 어렵지 않았는데 올해는 매주 매진”이라며 “주말마다 표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군항제 등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는 봄 축제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최 측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창원=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3-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4년만에 ‘노 마스크’ 봄 축제…“인파 사고 막아라” 총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중단됐던 봄 축제들이 4년 만에 ‘노 마스크’로 재개되면서 전국 각지에 인파가 몰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등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 같은 안전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인파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봄꽃 축제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진해군항제는 25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경남 진해 여좌천 등에서 열린다. 코로나19로 중단된 지 4년 만인데 지자체는 국내외 관광객 450만여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창원시는 공무원 약 2200명을 동원해 안전사고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경찰도 축제 현장에 경비기동대 등 경찰 260명을 투입한다. 인파가 몰리는 장소의 경우 대형 스피커를 통해 1km 떨어진 곳까지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동식 대중경보장치’도 도입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담당자가 ‘간격을 유지하세요’, ‘밀지 마세요’ 같은 문구를 입력하면 소리로 전환돼 멀리까지 송출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31일 전남 순천 일대에서 개막하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경우 개막식에만 4만~5만 명의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안전 관리를 위해 지난 박람회(2013년)보다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경비 안전요원 117명을 투입하기로 했다. 폐쇄회로(CC)TV 266대 설치했다. 특히 조직위는 SK텔레콤과 협약을 맺고 최첨단 인파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휴대전화 빅데이터 정보를 활용해 특정 지역에 인파가 몰리면 상황실에 위기 경보등이 뜨고, 조직위가 즉시 안전요원을 투입해 인파를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부산에선 다음 달 1일 지역 최대 벚꽃축제로 꼽히는 ‘삼락벚꽃축제’가 열린다. 낙동제방과 삼락생태공원 일대에서 4년 만에 열리는데 주최 측은 안전사고에 대비해 일방통행을 실시하기로 했다. 제주도에서도 4년 만에 24~26일 전농로 왕벚꽃 축제가 열려 지자체 등아 안전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4년 만에 마스크를 벗은 채 봄꽃 나들이를 가는 상춘객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해 2월 1일부터 3월 19일까지 주말 하루 평균 13만1000명이 KTX를 이용했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23만7000명으로 80% 가량 급증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난해 이맘때는 주말 표 구하기가 전혀 어렵지 않았는데 올해는 매주 매진”이라며 “주말마다 표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군항제 등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는 봄 축제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최 측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창원=최창환기자 oldbay77@donga.com순천=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최미송 cms@donga.com}

    • 2023-03-21
    • 좋아요
    • 코멘트
  • “경비원 죽음 내몬 관리소장 물러나야”… 극단 선택한 경비원 동료들 단체행동

    “경비반장님을 억울한 죽음으로 내몬 관리소장은 사죄하고 즉각 물러나라!” 20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 정문 앞. 머리가 희끗한 경비원들이 경비복을 입은 채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밤샘 근무를 마친 이들을 포함해 이 아파트에서 일하는 경비원 74명 전원이 모였다고 한다. 집회에 참석한 경비원들은 경비원 박모 씨(74)가 14일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에 아파트관리소장 A 씨의 도 넘은 갑질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이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11년 동안 일했지만 8일 경비반장에서 경비원으로 강등됐고 14일 ‘관리소장 A 씨의 갑질 때문에 힘들다’란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비원들은 지난해 12월 부임한 A 씨가 모욕적 발언과 부당 해고 등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경비원(65)은 “A 씨가 오전 6시 근무 교대를 할 때 인증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고 하고 자신이 지시한 걸 복명복창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했다. 다른 경비원은 “시도 때도 없이 쓰레기를 옮기라고 하거나 화단 정비 등 업무 외 일을 끊임없이 시켰다”고 했다. A 씨가 숨진 박 씨에게 욕설과 반말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아파트에선 A 씨로부터 이달 8일 해고 통보를 받은 미화원이 다음 날 심장마비로 사망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경비원들은 “관리소장의 서슬 퍼런 칼질에 벌써 두 명의 피해자가 나온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A 씨와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경비원들의 주장에 대한 답변을 거절했다. 앞서 A 씨는 14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갑질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면서 “(근무 교대) 사진을 찍으라고 한 적이 없고 복장 상태와 친절도 등을 평가한 것”이라고 했다. 또 지난달 25일에는 입주민 단체 채팅방에 올린 글에서 “정당한 업무 수행을 하려는데 (일부에서) 악의적 소문을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입주민은 “사망자가 나온 만큼 도의적 차원에서라도 그만두는 게 맞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비원 박 씨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박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원인을 두고 계속 관련자들을 조사하고 있다”며 “직장 내 괴롭힘 여부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조사 전속권이 있어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03-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4년만의 마라톤 축제, 봄을 깨우다

    《교통통제 협조해주신 시민께 감사드립니다 2023 서울마라톤 겸 제93회 동아마라톤이 19일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교통 통제에 따른 불편을 감수하고 대회를 성원해 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서울시, 서울경찰청, 대한육상연맹, 자원봉사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2023 서울마라톤 겸 제93회 동아마라톤이 4년 만에 다시 ‘마스터스 러너들의 축제’로 열렸다. 40개국 3만1500여 명의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이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에 이르는 42.195km 풀코스를 비롯해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출발한 10km 부문에 참가하면서 ‘봄날의 서울 도심 레이스’를 즐겼다. 풀코스를 2명 또는 4명이 나눠 달리는 릴레이도 함께 열렸다. 세계육상연맹(WA)이 인증한 국내 유일의 플래티넘 라벨 대회이자 세계육상문화유산인 서울마라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지난 3년간 마스터스 부문이 정상 개최되지 못했다. 그 대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앱을 이용해 각자 원하는 코스를 달린 뒤 완주 기록을 온라인에 등록하는 비대면 버추얼 레이스로 진행됐다. 이날 대회 참가자들은 6·25전쟁 정전 70주년 기념 공식 엠블럼이 새겨진 등번호를 달고 뛰었다. 해외 초청 엘리트 남자 선수들이 출전한 국제 부문에서는 에티오피아의 암듀오르크 와레렝 타디스(24)가 2시간5분27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국제 부문 1∼5위를 에티오피아 선수들이 휩쓸었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참전국이다. 국내 엘리트 선수 남자부에선 박민호(24·코오롱)가 2시간10분13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케냐 출신 귀화 선수인 오주한(청양군청)을 제외한 한국 선수로는 2011년 서울마라톤에서 2시간9분28초를 찍은 정진혁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이다. 여자부에서는 정다은(26·K-water)이 2시간28분32초로 1위를 했다.“마라톤이 삶의 원동력” 84세부터 10세까지 서울 달렸다 서울마라톤 시민들 참가 열기 엄마 손 잡은 어린이 “10km 완주”외국인 “뛰면서 서울 풍경 감상”안철수-권오갑 등 정재계도 참가 “꼭 완주하고 싶어요!”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운동복을 입은 김태영 군(10)이 어머니 이소희 씨(40)의 손을 꼭 잡은 채 각오를 다졌다. 이날 2023 서울마라톤 겸 제93회 동아마라톤 10km 코스에 참가한 김 군은 “마라톤을 좋아하는 아빠를 따라 지난해 5km 코스를 두 번 달렸다. 완주하면 엄마 아빠에게 ‘포켓몬 카드’를 사달라고 할 것”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 군은 이날 1시간 28분의 기록으로 완주했다.● 4년 만의 도심 축제 즐긴 시민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4년 만에 정상 개최된 이날 대회에는 마스터스(일반인) 부문에 남녀노소 3만15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출발 3시간 전인 오전 6시경부터 풀코스(42.195km) 출발점인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는 참가자가 하나둘 모였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상 2도로 쌀쌀한 편이었지만 모인 이들은 쉴 새 없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운을 북돋웠다. 오철환 씨(76)는 “4년 만에 참가하는 이번 대회를 위해 서울 광진구 집에서 경기 고양시까지 뛰며 몸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2011년 동아마라톤을 뛰면서 마라톤을 시작해 고지혈증과 당뇨가 완치됐다”며 “건강과 함께 어떤 어려운 일도 열심히 하면 이뤄낼 수 있다는 깨달음도 얻었다”고 밝혔다. 최고령 참가자인 이종대 씨(84)는 올림픽공원에서 출발하는 10km 코스에 참가했는데 ‘인생은 60부터, 건강하게 삽시다’라는 문구가 적힌 옷을 입고 달려 눈길을 끌었다. 이 씨는 “주변에서 나이가 많다며 말리지만 죽기 직전까지 달리고 싶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12km를 뛰며 연습했기 때문에 오늘도 자신 있다”고 했다. 이 씨는 1시간 5분 만에 코스를 완주했다.● “K팝 좋아해 K마라톤에 도전”국내 유일의 세계육상연맹 최고 등급(플래티넘 라벨) 대회로 세계 육상 문화유산에도 선정된 만큼 외국인 참가자도 많았다. 자신을 ‘K팝 마니아’로 소개한 태국인 푼자윗 삐띠시리팍 씨(27)는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 마라톤 10km 코스에 참가하게 됐다. 오늘 뛰면서 둘러볼 도심의 모습이 기대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영국인 티머시 반드카스타르 씨(33)는 “한국인 아내와 두 살 아이의 응원을 받으며 참가했다”며 “서울 풍경이 예쁘다는 얘길 많이 들었는데 오늘 마라톤 풀코스를 통해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색 복장을 한 러너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마블 캐릭터 ‘아이언맨’ 복장을 한 성기민 씨(35)는 약 40km 지점부터 ‘플로깅’(달리면서 쓰레기 줍는 활동)을 하며 달렸다. 그는 “특이한 복장을 활용해 ‘환경 보호에 힘쓰자’는 메시지가 잘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마블 캐릭터 ‘헐크’ 복장과 가면을 쓴 안종천 씨(42)는 “같이 달리는 많은 분들께 힘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헐크 코스프레를 결심했다”며 “오늘로 마라톤 대회 출전 150번째인데 4년 동안 코로나19로 뛰지 못했던 한을 풀었다”고 했다. 이날 대회에는 정재계 인사와 연예인 등도 참여했다. 2인 릴레이 코스에 참가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42.195km를 아내와 절반씩 나눠 4시간 55분의 기록으로 완주했다”고 말했다. 이날 10km 코스를 1시간 13분에 완주한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13년 만의 마라톤 도전이라 걱정했지만 달려 보니 15, 20km도 뛸 수 있을 것 같다”며 “다음엔 1시간 안에 들어오고 싶다”고 했다. 배우 박보검과 이영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10km 코스를 45분대에 완주했다.1117회 풀코스 완주 노익장 “2000회가 목표” “죽기 전까지 마라톤 풀코스 완주 2000회를 채우는 게 목표입니다.”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2023 서울마라톤 겸 제93회 동아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한옥두 전 동아창호 회장(82·사진)은 달리기 전 몸을 풀며 각오를 다졌다. 1980년대부터 마라톤을 시작해 42.195km 풀코스만 1116회 완주한 한 전 회장은 “젊은 시절 앞만 보고 일했는데, 함께 사업을 하던 아들이 과로로 인한 심장마비 때문에 세상을 떠났고 사업까지 부도가 났다. 정말 살고 싶지 않았다”며 “그때 술독에 빠져 살 뻔한 나에게 마라톤이 ‘내일을 살아갈 힘’을 주었다. 마라톤은 내 삶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한 전 회장은 또 “마라톤은 남다른 각오가 없으면 못 뛰는 운동인 만큼 이번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릴 것”이라며 “생이 다하는 그날까지 마음껏 뛰고 싶다”고 했다. 이날 한 전 회장은 5시간 30여 분 만에 결승점을 통과하며 1117회 완주를 기록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3-03-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기업 “2단계 검증으로 표절 가려낼 것”… 법조계 “대필은 위법”

    자기소개서 작성 등에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프로그램 ‘챗GPT’를 활용하는 취업준비생이 늘면서 올 상반기(1∼6월) 공개채용을 진행 중인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6일 여러 기업 인사담당자들에 따르면 기업들은 챗GPT를 활용한 자기소개서를 걸러낼 방법을 찾는 동시에 챗GPT를 사용해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어디까지 인정할지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한다. 먼저 롯데그룹의 경우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통해 자기소개서 표절 여부를 가려낼 방침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AI가 1차적으로 표절 등을 판별한 후 인사팀이 검증을 병행하는 2단계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SK C&C의 AI 플랫폼 ‘에이브릴(Aibril)’을 자기소개서 등 서류 심사에 도입해 표절 등을 가려내는 ‘에이브릴 채용 헬퍼’를 시범 운영했다. 다만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채용 과정 심사에서 AI 활용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LG그룹 관계자는 “챗GPT를 과도하게 사용한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처리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채용에서 챗GPT 등을 활용한 자기소개서나 모의 면접 답변을 별도로 판별하지 않을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체 직무적성검사(GSAT)와 면접 등의 채용 절차가 충분히 변별력을 가졌다고 본다”며 “‘GPT 제로’와 같은 챗GPT 사용 판별 프로그램은 따로 활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또 일부 기업은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는 점을 감안해 지원자들의 실무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다양한 채용 방식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챗GPT를 활용해 작성한 자기소개서 제출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법률 전문가들은 “지원자가 거의 작성하지 않고 ‘대필’ 수준으로 AI를 활용한 경우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현행법상 타인이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기업이나 학교에 제출할 경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또는 업무방해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는데 여기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다만 챗GPT가 써준 내용을 참고하거나, 첨삭을 받은 정도일 경우 위법 여부를 가리기 애매한 게 사실이다. 법무법인 보인의 천창수 변호사는 “챗GPT가 쓴 내용을 자신이 쓴 것처럼 그대로 사용하면 대필로 간주돼 공무집행방해나 업무방해에 해당할 수 있지만 참고하거나 일부 도움을 받은 정도라면 현행법상 위법 소지가 적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발전하는 최신 기술을 올바로 사용하기 위해선 기업 등이 먼저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명확한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03-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문가 절반 “챗GPT가 첨삭한 자소서, 유료 업체보다 낫다”

    “이게 정말 챗GPT가 첨삭한 자기소개서라고요? 생각했던 것보다 수준이 높네요.” 잡플래닛 헤드헌터 정구철 씨는 14일 “챗GPT 첨삭이 웬만한 유료 업체보다 내용 측면에서 더 충실한 것 같다”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최근 상반기(1∼6월) 대기업 공채 시즌을 맞아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프로그램 ‘챗GPT’를 자기소개서 작성 등에 활용하는 취업준비생이 적지 않다. 동아일보는 챗GPT의 자기소개서 첨삭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인사 분야 전문가 4명에게 ‘블라인드 평가’를 의뢰했다. 평가를 위해 동아일보 기자가 대학 졸업생이라고 가정하고 의도적으로 어색하게 쓴 1000자 분량의 자기소개서를 유료 첨삭 업체와 챗GPT에 각각 첨삭 받았다. 이후 누가 첨삭한 것인지 공개하지 않은 채 전문가 4명의 평가를 받았다. 유료 첨삭 업체는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대표적인 업체 중에서 골랐다.● 전문가 4명 중 2명 “챗GPT가 유료 업체보다 낫다” 블라인드 평가 결과 전문가 2명은 “챗GPT의 첨삭이 더 낫다”고 평가했다. 1명은 유료 첨삭 업체가 더 낫다고 했고 나머지 1명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 씨는 “유료 업체가 첨삭한 자기소개서는 단순 나열식으로 내용을 전개했는데 챗GPT가 첨삭한 자기소개서는 논리적으로 일목요연하게 내용을 잘 정리했다”며 “유료 업체가 5점 만점에 2.5점이라면 챗GPT 첨삭본은 4점”이라고 했다. 대기업 채용담당자 출신으로 현재 유튜브 채널 ‘입시취업연구소’를 운영하는 조민혁 씨는 “챗GPT가 뛰어나게 첨삭을 잘한 건 아니다”면서도 “어색한 표현이 적고, 들어가야 할 내용을 잘 선택했다는 점에서 유료 업체보다 챗GPT 첨삭 내용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챗GPT와 유료 업체의 첨삭 수준이 비슷하다고 답한 유튜브 채널 '하유의 취업뚝딱'을 운영하는 하유진 씨는 “두 버전 모두 자기 어필에 서투른 취업준비생이 쓴 느낌”이라고 했다. 취업 관련 유튜브 채널 ‘캐치’의 크리에이터 철수 씨는 “유료 업체 첨삭본이 두괄식으로 구성돼 읽기 편하고 내용도 더 논리적이었다”고 말했다.● 챗GPT, 8분 만에 첨삭 완료 기자가 체험해 보니 챗GPT를 통해 자기소개서 첨삭을 받는 과정은 간단했다. 구체적인 질문을 몇 차례 반복 입력하며 요청하자 챗GPT가 원본보다 풍성한 내용을 담은 자기소개서를 금세 만들어줬다. 먼저 전문가 블라인드 평가를 위해 A사 공채에 지원한다고 가정하고 기자가 자기소개서 일부 문항에 대한 답을 일부러 부실하게 작성했다. 이어 작성 내용을 입력하고 챗GPT에 “지원 동기 문항에 대한 부분을 첨삭해 달라”고 부탁하자 커서를 깜빡이던 챗GPT는 몇 초 지나지 않아 답을 내놨다. “의사소통 능력에 대한 자랑이 많은데, A사에서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언급해 주는 게 좋겠습니다.” 조언에 그치지 않고 “A사에서 고객과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문장을 스스로 추가했다. 작성자가 원하는 방향이 있다면 요구해 보완할 수도 있다. 챗GPT에 ‘초등학교 시절 반장과 부반장을 지내며 리더십을 배웠다’라고 입력한 뒤 “리더십을 발휘한 구체적인 경험을 넣어달라”고 했다. 챗GPT는 “학교에서 진행한 체육대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한 경험이 기억에 남는다. 반을 대표하는 체조대회를 준비해야 했는데 당시 반장으로서 반의 대표자를 선발하고, 다른 학생들의 열정을 북돋아 주는 역할을 했다”며 실제로는 있지도 않았던 경험을 그럴듯하게 서술했다. 시간은 30초도 걸리지 않았다. 글의 방향을 여러 차례 바꾸며 구체적으로 요청을 이어가자 기자가 봐도 나쁘지 않은 자기소개서가 완성됐다. 챗GPT가 4차례 수정 요청을 반영해 1000자 분량의 자기소개서를 만들어내는 데 걸린 시간은 8분에 불과했다.● 챗GPT 첨삭 능력 평가는 엇갈려 전문가들은 챗GPT가 표현을 다듬는 데 그치지 않고 필요한 내용까지 넣어 준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과거 사람만 할 수 있다고 여겼던 일을 AI가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고 입을 모았다. 정 씨는 챗GPT가 첨삭 과정에서 원문에 없던 문장을 새로 추가한 것에 주목했다. 그는 “유료 업체가 첨삭한 자기소개서에는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다는 자랑만 있고 그 역량이 기업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어 아쉬웠다”며 “그에 비해 챗GPT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 부분을 보완한 거라 놀라웠다”고 말했다. 조 씨도 “자기소개서 초안에 댄스 동아리 경험이 포함돼 있었는데 이런 단편적 경험은 깊은 인상을 주기 어려워 차라리 안 쓰는 게 낫다”며 “이 부분을 챗GPT가 삭제한 것은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했다. 다만 챗GPT의 첨삭이 전문가 수준을 따라오려면 여전히 멀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 씨는 “챗GPT는 어떻게 해야 지원자만의 강점을 부각할 수 있을지 판단하는 것에 특히 미숙한 면모를 보였다”고 했다. 철수 씨도 “챗GPT가 쓴 문장 중 ‘제품과 시장 동향에 대해 공부했다’는 부분은 구체적으로 뭘 공부했는지 설명하지 않아 자기소개서 내용으로는 부족하다”며 “챗GPT에 첨삭을 100% 의존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챗GPT의 첨삭 능력을 높게 평가하지 않은 전문가들도 챗GPT를 활용하면 자기소개서를 더 손쉽게 쓸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철수 씨는 “A사의 역사, 강점, 시장 현황 등의 정보를 얻기에는 유용한 도구”라고 했다. 하 씨도 “직접 챗GPT로 실험해보니 글자 수를 늘려 달라는 정도의 요구는 쉽고 간편하게 반영됐다”고 말했다.● 취준생 “무료인 데다 결과도 만족스러워” 챗GPT를 활용해 자기소개서를 첨삭 받은 취업준비생들은 대체로 결과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취업준비생 손모 씨(26)는 “그동안 자기소개서 하나 쓰는 데 짧게는 5일에서 길게는 일주일 넘게 걸렸는데 챗GPT를 활용하니 하루도 안 돼 수준 높은 자기소개서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가장 큰 장점은 사용료가 무료라는 것이다. 유료 업체의 첨삭 비용은 많게는 건당 수십만 원에 달한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위해 첨삭을 맡긴 업체도 3문항 1000자 분량에 약 8만 원을 요구했다. 지난해 자기소개서 1개당 20만 원을 주고 유료 첨삭을 받았다는 취업준비생 김은영 씨(24)는 “비용 부담 때문에 올해부터 챗GPT를 이용하기로 했다”며 “학원비, 각종 자격증 시험비 등 안 그래도 돈 들어가는 곳이 많은데 첨삭 비용이라도 줄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외국계 회사 취업을 준비 중인 한모 씨(26)도 “업체에 맡기면 A4용지 1장당 첨삭 비용이 10만 원이라 공채 시즌마다 수십만 원을 내야 했다”며 “챗GPT에는 수십 장도 부담 없이 맡길 수 있어 한시름 덜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챗GPT를 활용해 쓴 자기소개서를 제출해 최종 합격한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이모 씨(27)는 챗GPT를 활용해 쓴 자기소개서를 제출해 지난달 24일 경기 수원시의 한 중소기업 회계 직군에 합격했다. 이 씨는 “첫 출근 후 부장님과 만난 자리에서 ‘자기소개서가 인상적이어서 뽑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전적으로 챗GPT에 의존하기보다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아직 개발 단계인 챗GPT가 오답을 내놓을 때도 많기 때문이다. 영어를 기반으로 개발된 챗GPT의 한국어 능력이 아직 완전치 않다 보니 기자의 눈에도 어색한 표현이 여럿 발견되기도 했다. 하 씨는 “챗GPT의 답변이 번역체 문장인 경우가 많다 보니 어색하지 않은지 살피면서 자연스럽게 바꾸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3-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저출산에 어린이집 줄폐업… 해고 보육교사들 “알바로 생계”

    “당장 생활비 마련할 방법이 없어 편의점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했어요.” 광주에서 보육교사로 일하던 전모 씨(55)는 지난달 5년 넘게 일하던 어린이집에서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전 씨는 “20년 가까이 보육교사로 일했는데 하루아침에 일자리가 없어지니 앞이 깜깜했다”며 “생활비를 벌기 위해 대학 졸업 후 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저출산 여파로 문을 닫는 어린이집이 늘면서 일자리를 잃는 보육교사도 증가하고 있다. 다른 어린이집으로 이직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보니 아예 다른 업종으로 전직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치인 0.78명을 기록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최하위여서 보육교사 수요는 갈수록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미래 없어” 어린이집 떠나는 보육교사들경기 구리시에서 보육교사로 15년 가까이 일했던 이모 씨(39)는 최근 3년간 다니던 어린이집에서 해고된 뒤 간호조무사 자격증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이 씨는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길까도 생각했지만 아이가 줄어드는 나라에서 전망이 어둡다고 생각했다”며 “해고 위험이 작은 직업을 새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10년 넘게 보육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이지혜 씨(38)는 올 초부터 휴일마다 웹디자인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는 “주변에서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린이집을 떠나는 걸 보면서 더 늦기 전에 살길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디자인 업종에서 직장을 구할 수 있게 되면 어린이집을 그만두는 것도 생각 중”이라고 털어놨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들은 매년 원생 수가 줄어 보육교사 인원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 고양시에서 가정어린이집을 운영하는 A 원장은 “원생 수가 지난해 19명에서 올해는 13명으로 줄면서 3개 반을 없애고 보육교사 3명을 내보냈다”며 “3개월째 적자를 면하지 못하면서 내 월급도 못 가져가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어린이집 4년 만에 20% 넘게 줄어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어린이집 수는 2018년 3만9171곳에서 지난해 3만923곳으로 4년 만에 8248곳(21.1%) 줄었다. 2001년부터 꾸준히 늘던 보육교사 수도 2018년부터 줄기 시작해 같은 기간 8700여 명 감소했다. 특히 아파트 단지나 주택 밀집지역에 있는 가정어린이집 중에 문을 닫는 곳이 많다. 거주지와 가깝다는 장점 덕분에 수요가 꾸준했지만 규모가 작다 보니 몇 명만 줄어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것이다. 가정어린이집은 2018년 1만8651곳에서 지난해 1만2109곳으로 35.1%나 줄었다. 한국보육교직원총연합회 배창경 대표는 “교사당 아동 수나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등 보육환경과 교사 처우를 개선하면 해고를 줄일 수 있다”며 “정부가 정책적으로 보육교사를 양성해 온 만큼 줄 잇는 해고 사태를 더 이상 방관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어린이집 폐원 후 새 어린이집을 찾는 아동 지원에 집중해 왔다”며 “해고된 보육교사들이 전국 130여 곳에 있는 육아종합지원센터를 통해 다른 어린이집으로 배치될 수 있도록 돕는 등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3-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정치 내려놓으시라”…이재명 前비서실장, 눈물 속 비공개 발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고 전형수 씨(64)의 발인이 11일 경기 성남시 성남시립의료원에서 엄수됐다. 전 씨는 9일 오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경찰은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50분경 전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성남시립의료원 장례식장에서는 유족들의 눈물 속에서 전 씨의 발인이 진행됐다. 전날 부검을 원치 않는다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검찰이 부검 영장을 기각하면서 전씨의 발인식은 예정대로 이날 진행됐다. 다만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장례식장 내부에서 비공개로 이뤄졌다. 발인을 마친 후 스무 명 가량의 유족들은 전 씨의 영정 사진을 든 상주를 침통한 표정으로 뒤따랐다. 전 씨의 부인과 두 며느리는 시신이 운구차에 실리는 동안 계속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운구차량 문이 닫힌 후에도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 한동안 걸음을 떼지 못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전 씨의 부인은 운구차에 탑승한 후에도 얼굴을 손에 파묻고 한참을 흐느꼈다. 오전 8시경 장례식장을 떠난 차량은 화장을 마친 뒤 오전 11시 반경 장지 용인 아너스톤으로 이동했다. 이날 발인식과 화장장에는 유족 외에 정치권이나 경기도 성남시 관련 인사들은 일절 참석하지 않았다. 전 씨는 9일 오후 6시 44분경 외출에서 돌아온 전 씨의 아내로부터 현관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과 경찰관들에 의해 오후 7시 반경 발견됐다. 전 씨의 유족 한 명은 10일 저녁 장례식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명절에 만나뵐 때마다 주변에 베풀기 좋아하는 분이었는데 정말 안타깝다“며 “유서에 쓰여 있는 ‘이재명 대표 이제 정치를 그만하라‘는 말은 이재명 대표를 위해서, 이제는 그만 두고 쉬라는 의미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유족은 “‘정치 내려놓으라’는 말은 ‘정치질을 그만 하라’는 의미였다”며 “평소에 그런 얘기를 우리에게도 조금씩 했다”고 말했다. 전 씨의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밝힌 A 씨는 “지난해 12월 말에 만났을 때만 해도 평소와 다르다거나 하는 낌새가 전혀 없었다”고 했다. 성남=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성남=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3-11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