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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3년 만에 야외 대형 축제들이 잇달아 재개되면서 주류업계가 매출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지만 엔데믹 이후 페스티벌에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자 대대적인 페스티벌 특화 홍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달 3일 국내 유일의 소주 뮤직페스티벌인 ‘2022 이슬라이브 페스티벌’을 경기 가평군 자라섬에서 열었다. 하이트진로는 대형 포장마차인 ‘이슬포차’를 행사장에 차려놓고 참이슬과 각종 안주를 팔고 이벤트존과 굿즈숍 등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쳤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슬라이브 페스티벌은 문화마케팅의 일환으로 2018년부터 시작했다”며 “일반 주점보다 저렴한 가격(3000원)에 소주(400mL)를 판매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도 다양한 페스티벌에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8월 5∼7일)과 경기 과천시 서울랜드에서 열린 ‘S2O 송크란 뮤직 페스티벌’(7월 9∼10일)에서 카스 전용 부스 등을 운영했다. 또 7월에 후원사로 참여한 ‘대구 치맥 페스티벌’에서는 직전 행사(2019년) 대비 매출이 약 30%가 증가하는 등 엔데믹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수입 주류 브랜드들도 페스티벌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3일간 열린 ‘전주 얼티밋 뮤직 페스티벌’에서 칭따오 맥주의 직전 행사(2019년) 대비 맥주 판매량이 72% 증가했다. 칭따오는 생맥주부터 논알코올과 스타우트 등 다양한 제품을 행사장에서 선보였다. 주류업계가 축제 마케팅에 적극 나선 것은 코로나19 동안 회식과 모임이 줄면서 큰 타격을 입은 영향이 크다.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74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3% 감소했다. 오비맥주도 지난해 영업이익(2619억)이 전년 대비 11% 줄었다. 3년 만에 축제가 재개되면서 야외활동을 즐기러 온 이들이 코로나19 전보다 늘어 매출 증가의 기회로 삼으려는 것이다. 축제 마케팅은 실제 매출 상승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22송도맥주축제’에는 3년 전보다 약 20%가 많은 100만 명이 방문했다. 이 축제에 후원사로 참여한 칭따오의 매출도 직전 행사(2019년) 대비 182% 증가했다. 골든블루도 대표 프리미엄 맥주 ‘블루문’ 브랜드홍보 부스를 설치하고 블루문 생맥주를 판매했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부스에 인파가 몰려 블루문 대용량(1L) 구매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축제 관계자는 “대기 줄이 조금이라도 짧은 부스에서 식음료를 구매할 정도로 많은 부스에 입장객이 몰렸다”며 “제품과 브랜드 홍보 효과가 전보다 높아졌다”고 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가공식품 가격이 연이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낙농제도 개편 논의로 지연됐던 원유가격 협상이 곧 시작되면서 우유 값 역시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6일 오후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열고 원유(原乳)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골자로 하는 ‘낙농제도 개편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원유 가격 결정 제도 개편을 추진한 지 약 1년 1개월 만이다. 원유 가격은 2013년부터 우유와 가공유 구분 없이 생산비만 따져 낙농진흥회에서 결정해왔다. 이에 따라 우유 소비 감소에도 원유 가격이 오른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또 국내 유제품 생산업체들은 음용유 기준으로 비싸게 책정된 국산 원유 대신 수입 원유를 많이 썼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원유를 음용유와 가공유로 나눠 가격을 이원화하는 제도 개편을 추진해왔다. 낙농가 단체들은 소득 감소를 이유로 개편안에 강하게 반발해왔지만 최근 들어 정부안 협조로 선회했다. 차등가격제에 따른 원유 값은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원유 가격 개편 논란으로 인해 후순위로 밀렸던 원유 가격 협상도 곧 시작된다. 올해까지는 현행 생산비 연동제에 따라 원유 가격이 결정된다. 생산비 연동제는 최근 1년(혹은 2년)간 생산비 증감분의 ±10% 범위에서 원유 가격을 정한다. 재작년과 작년 원유 생산비가 L당 52원 오른 점을 감안하면 원유 가격은 L당 47∼58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원유 생산비 연동제가 시행된 2013년 이후 최대 인상 폭이다. 업계에서는 원유 값이 이 정도 오를 경우 우유 소비자 가격은 L당 300∼500원씩 인상될 것으로 전망한다. 유가공제품, 과자, 빵 등 원유를 활용하는 식품의 가격도 영향을 받게 돼 가공식품 물가 인상 폭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유 가격은 산업에서의 석유 가격과 비슷한 역할을 해 가격이 오르면 우유를 사용하는 제품군에 모두 가격 상승 효과를 줘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라면 가격 인상도 계속되고 있다. 농심과 팔도에 이어 오뚜기도 16일 다음 달 10일부터 라면 가격을 평균 11%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13년 만에 가격을 인상한 후 약 1년 만이다.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 진라면은 기존 620원에서 716원으로 15.5% 인상된다. 진비빔면은 970원에서 1070원으로 10.3%, 진짬뽕은 1495원에서 1620원으로 8.4% 오른다. 오뚜기 관계자는 “원재료 값과 물류비 등이 오르고 고환율이 지속돼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직장인 조모 씨(26)는 옷을 살 때 코디대로 구매하는 걸 즐긴다. 외투, 상의, 바지 등을 한꺼번에 구매하고 착용해야 실패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 씨는 “제품별로 일일이 구입할 필요 없어 간편하다”고 말했다. 남성 패션 플랫폼들이 소비력은 높지만 일상적인 쇼핑을 귀찮아하는 남성 특유의 소비 습관을 겨냥해 추천 기능을 강화하고 나섰다. 단순히 의류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기기, 전동킥보드 등 남성들이 주로 찾는 여러 제품을 한꺼번에 살 수 있는 ‘원 스톱 쇼핑몰’ 기능도 강화했다. 네이버의 남성패션 온라인 편집숍 ‘미스터’는 제품 추천에 빅데이터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연령대별 추천을 비롯해 매주 가장 많이 판매된 상품과 오늘의 추천 상품 등 다양한 추천 기능을 도입했다. 특히 ‘미스터픽(MR.PICK)’ 섹션에서는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인 클로바를 활용해 인기 상품과 추천 이유를 함께 제공한다. 미스터의 올해 상반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 신장했다. 한정판 전문 플랫폼 ‘크림’은 소비자들끼리 패션 코디 사진과 제품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스타일 탭을 활용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사한 스타일 탭에서는 ‘옷 잘 입는 소비자’가 다른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제품 추천을 하는 셈이다. W컨셉의 남성 전문관은 매달 트렌드에 맞는 키워드를 선정하고, 브랜드와 제품을 한데 모은 화보 형식으로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콘텐츠인 ‘스타일멘션’을 운영하고 있다. 쇼핑몰에서 탐색하는 시간과 수고를 꺼리는 남성들의 소비습관을 겨냥한 전략이다. 의류뿐만 아니라 비패션 카테고리도 확충하고 있다. 남성 패션 플랫폼 ‘하이버’는 의류뿐만 아니라 갤럭시 워치, 게이밍 키보드, 컴퓨터 모니터, 카메라, 전동 킥보드 등 전자제품을 비롯해 캠핑용품, 남성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판매 중이다. 하이버의 비패션 카테고리 부문은 상반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0% 성장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여성들과 달리 남성들은 꼭 구매해야 하는 상품이 있을 때만 쇼핑을 하는 상황적 탐색 성향이 있다”며 “데이트 룩, 헬스장 룩 등 제품을 상황별로 유형화시키는 등의 큐레이션 전략이 남성 소비자에게 더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식품업계가 연이어 가격을 인상에 나선 가운데 제과업체 오리온이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오리온이 가격을 올리는 것은 2013년 이후 9년만이다. 오리온은 15일부터 파이, 스낵, 비스킷 등 16개 제품 가격의 평균 15.8% 올린다고 13일 밝혔다. 편의점 판매가 기준 초코파이는 개당 400원에서 450원으로 12.5%가 오른다. 포카칩(66g)과 꼬북칩(80g)은 기존 1500원에서 1700원으로 13.3%가 오른다. 예감(64g)은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인상된다. 오징어땅콩, 다이제, 고래밥, 마이구미 등 기타 44개 제품 가격에는 변동이 없다. 오리온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부자재 가격과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이익률이 크게 감소한 제품 위주로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전년 동월대비 주요 원재료(유지류, 당류, 감자류 등) 값이 최대 70% 이상 올랐고, 제품 생산에 드는 에너지 비용도 90% 이상 올랐다”며 “하반기에 접어들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돼 인상 조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향후 원부자재 가격과 에너지 비용이 감소할 경우 제품 양을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내릴 예정이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롯데물산이 서울 송파구와 협업해 30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러버덕(사진)을 석촌호수에 전시한다고 7일 밝혔다. 러버덕은 네덜란드의 예술가 플로렌테인 호프만의 대형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2014년 석촌호수에 전시된 한 달간 약 500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바 있다. 롯데물산은 ‘즐거움을 세계에 퍼뜨리다’라는 슬로건으로 ‘러버덕 프로젝트 서울 2022’를 진행한다. 러버덕은 16년간 전 세계 16개국을 순회하며 25회 이상의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행사 기간 석촌호수에 전시되는 대형 러버덕은 높이 18m, 가로 19m, 세로 23m로 8년 전 전시됐던 러버덕(높이 16.5m, 가로 16.5m, 세로 19.2m)보다 더 큰 모형이다. 롯데는 팝업스토어를 열어 한정판 굿즈를 판매하고 포토존 이벤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국내 인공지능(AI) 기업 바이브컴퍼니가 서울시를 메타버스 속에 구현한 신개념 메타버스 플랫폼 ‘듀플래닛’을 출시했다. 듀플래닛에서는 사용자가 직접 건물을 짓는 것 등이 가능해 현실에서 하기 어려운 실험과 시뮬레이션도 수행할 수 있다. 6일 바이브컴퍼니는 서울을 배경으로 한 메타버스 플랫폼 듀플래닛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듀플래닛에서는 사용자들이 직접 건축물을 지을 수 있으며 사용자 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의 메타버스 플랫폼들과 차이가 있다. 듀플래닛은 ‘디지털트윈’ 개념을 적용해 현실 공간을 가상세계에 그대로 구현했다. 해당 플랫폼 내에서는 서울 시내의 60만여 개 필지가 대체불가토큰(NFT)으로 구축돼 판매 중이다. 서울 가상 토지의 평균 필지당 가격은 2만5000원이며,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약 16만3788평) 자리가 7000만 원으로 가장 비싸다. 주요 관광지와 관공서는 판매 대상에서 제외하고 최초 판매 가격을 공시지가의 10만분의 1로 적용했다. 실존하는 건물을 그대로 지을 수 있는 데다 도시계획 규제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하게 상권을 변화시킬 수 있다. 사용자가 직접 여러 공간을 꾸밀 수도 있다. 기존 메타버스 속 사용자들은 아바타를 꾸미는 데 머물렀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사용자들은 건물 외관에서부터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을 활용해 실내 공간을 디자인할 수 있다. 자신이 꾸민 가상공간을 NFT로 보유하거나 판매할 수도 있다. 이재용 바이브컴퍼니 대표는 “듀플래닛에서는 일상 공간과의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온라인 경험의 혁신이 가능할 것이다”라며 “이를 위한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확충해 가겠다”고 밝혔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GS리테일이 하반기 공개 채용에 MZ세대 직원을 면접관으로 참여시키고, 메타버스 설명회를 도입하는 등 채용 시스템 혁신에 나섰다.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의 영업관리·점포영업 직무 공채를 19일까지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하반기 공채에서는 4∼7년 차 직원들이 MZ세대 면접관으로 1차 실무진 면접에 참여한다. GS리테일에서 MZ세대 직원들이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함께 일하고 성장하고 싶은 동료를 직접 발굴한다는 취지다. 또 GS리테일은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서 라이브 채용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15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설명회에서는 채용 담당자와 근무자들이 참여하는 익명 Q&A 시간과 자기소개서 작성 컨설팅 등을 진행한다. 채용 인원은 수십 명 규모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골목길에 20여 명이 줄을 늘어섰다. 전통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과일트럭 콘셉트로 티셔츠를 파는 ‘김씨네 과일’이다. 손님들은 이들이 여기서 장사한다는 인스타그램 공지를 접하고 모여들었다. 판매 상품은 사과, 포도, 딸기 등이 프린트된 평범한 티셔츠. 하지만 판매 방식이 독특했다. 다마스 차량 앞에 시장 과일 좌판처럼 늘어놓은 빨간 소쿠리에 과일 프린트가 나오게끔 티셔츠를 개서 담았다. 제품 설명도 누런 골판지에 검은 매직으로 대충 썼다. 판매자들은 시장 상인처럼 옷을 ‘검은 봉다리’에 담아 건넸다. 장명환 씨(29)는 “판매 일정을 직전에 알려선지 한정판을 사는 느낌”이라고 했다. 권지수 씨(28)도 “힙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한 장에 3만 원, 2장에 5만 원인 티셔츠는 이날도 한 시간 만에 수십 장이 팔려 나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소비에서 가성비나 효용성보다 즐거움과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을 온라인으로 미리 검색하고 구매하는 ‘타깃소비’를 넘어 이색 경험에 꽂혀야 지갑을 여는 ‘팬덤소비’ 시대가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 충동구매 저물고 꽂혀야 사는 팬덤소비로31일 동아일보와 바이브컴퍼니는 코로나19 유행 기간인 2020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블로그,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에 게시된 110억 건의 문서를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비정형 텍스트 데이터에서 유용한 정보를 찾아내는 기술) 기법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소비 관련 상위 30개 키워드 중 70%가 ‘신나다’ ‘즐기다’ ‘행복하다’ ‘신기하다’ ‘즐겁다’ 등 감정적 충족감을 표현한 서술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싸다’ ‘아깝다’ 등 가격(16%) 관련 서술어나 ‘추천하다’ ‘빠르다’ 등 구매 행위(13%) 관련 서술어에 비해 압도적으로 비중이 높았다. 이런 경향은 젊은 세대에서 두드러졌다. 10대는 ‘재밌다’, 20∼30대는 ‘합리적’, 30∼40대는 ‘신나다’가 주요 키워드로 꼽혔다. 60대 이상의 ‘경솔하다’ ‘충동적이다’ ‘정신없다’ 등의 키워드와 대비된다. 이는 젊은 소비자들이 물건 자체보다 물건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경험을 중시하게 됐음을 뜻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즘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것을 어디서 판매하는지 찾아 품을 들여 구매하는 일련의 과정을 중시한다”며 “물품 자체 가치보다 그것까지 가는 과정의 경험이 보물찾기처럼 값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대신 과거처럼 무작정 오프라인을 돌아다니며 눈에 띄면 구매하는 충동구매 방식은 현저히 줄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는 무엇을 살지 미리 정하고 들어오는 타깃 구매가 대부분이라 과거와 같은 시식 홍보, 사은품 증정 같은 마케팅이 더 이상 잘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단 ‘재밌다’는 입소문이 나면 평범한 제품에도 사람들이 저절로 몰린다. 김씨네 과일 김도영 대표는 “옷 사기 자체가 즐거운 경험이 되다 보니 직접 눈으로 보고 사진도 찍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대백화점, 이마트24, 배스킨라빈스 등 굴지의 유통 대기업도 줄줄이 구애해와 협업 중이다. ○ 색다른 경험 좇아 불편함도 기꺼이 감수 기존 소비 관행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소비 행태도 빈번해졌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 씨(25)는 집 앞 가까운 편의점을 놔두고 특정 편의점에서만 파는 이색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찾아 굳이 먼 곳까지 간다. 이색 신제품을 소개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잉해놓고 ‘신상’(신상품)을 계속 확인한다. 이 씨는 “지난달 나온 연세우유크림빵을 구하려고 출근길 동선에 있는 편의점들을 일일이 들르면서 재고를 확인했다”며 “크림빵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런 경험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친구들과 공유하는 게 재밌다”고 말했다. 경남 통영의 인기 카페 울라봉의 대표 제품은 라테아트로 욕을 써주는 ‘쌍욕라떼’. 돈 주고 기다렸다가 욕을 먹는 셈인데도 주말이면 300명씩 몰려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 사장 안지영 씨(42)는 “최근 SNS나 커뮤니티 등에 돌며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게릴라식 판매 방식과 소비도 일반화되고 있다. 이동식 서점 ‘북다마스’는 다마스에 독립출판물 240여 권을 싣고 제주도 곳곳을 다니며 책을 판다. 판매 장소는 팔로어 1만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때그때 공지한다. 판매 방식이 화제가 되며 다양한 카페와 손잡고 해당 카페 앞에서 작은 서점을 연다. 제주 제주시 조천읍의 한 카페 사장인 박민규 씨는 “북다마스가 오면 손님들이 최고 50%까지 더 몰린다”며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손님들의 수요를 충족시켜서인 것 같다”고 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성세대는 자신의 성향과 선호가 정해져 있는 데 비해 젊은 세대는 유연하고 사회 변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라며 “특히 MZ세대의 소비 행태는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는 ‘소비자 민주주의’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조던 신발 등 한정판 굿즈 포기못해”… 콜라보 상품도 인기 젊은소비자, ‘가격’보다 ‘재미’에 민감기업들, 이해하기 힘든 소비현상에MZ세대 조직 꾸려 프로젝트 기획 대학원생 이동령 씨(26)는 1년에 5∼6번씩 아디다스 이지(Yeezy), 나이키 조던(Jordan) 등 한정판 신발을 구매한다. 대학원생이다 보니 경제적인 부담은 있지만 2015년부터 이어온 취미를 포기할 순 없어서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온라인 사이트에 가서 재고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건 오랜 습관이 됐다. 그는 “한정판 신발은 가치가 오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신발을 좋아해서 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 씨처럼 소비에서 즐거움과 의미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젊은층의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한정판 굿즈, 이색 마케팅 등에 공들이는 소비재 기업이 늘고 있다. 기업들은 젊은층 소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재미’와 ‘트렌드’를 꼽았다. 동아일보가 최근 국내 주요 소비재·유통기업 4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MZ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영역은 무엇인가’(복수 응답)라는 질문에 재미(95.6%)가 1순위로 꼽혔다. 트렌드·디자인(90.9%)이 2순위로 뒤를 이었다. 반면 가격·가성비(43.2%)는 상대적으로 낮은 응답률을 보였다. 직장인 이모 씨(24)는 올해 초부터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일주일에 한 번씩은 이전에 유행했던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뉴트로 패션’의 옷을 사 모으고 있다. 이 씨가 사 모으는 옷들은 대부분 최근 다시 유행하고 있는 청바지나 컬러풀한 면바지로 부츠컷이나 배기바지다. 그는 “주변에선 ‘왜 이런 걸 입냐’고 하지만 내가 좋아하기도 하고, 요새 다시 유행이 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사게 됐다”고 했다. 기업들도 재미를 강조한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초 국내 애니메이션 ‘검정고무신’의 등장인물이 극중 맛있게 먹던 바나나, 크림빵, 만두, 자장면 등의 음식에서 영감을 얻어 총 20여 개의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선보였다. 하이트진로는 ‘진로=두꺼비’라는 공식을 만들어내면서 굿즈를 통한 부활을 알렸다. 튀어나온 배와 ‘짧뚱한’ 팔다리,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외모에 엉뚱함과 귀여움을 무기로 한 두꺼비 캐릭터가 인기의 요인이 됐다. 전국을 돌면서 두꺼비 굿즈를 판매하는 ‘어른이(어른+어린이) 문방구’ 콘셉트의 두껍상회를 열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소비 문법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소비 현상이 이어지다 보니 대학생 자문단이나 MZ세대 조직을 꾸려 실제 프로젝트 기획에 연결하고 있다”고 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고물가도 싫지만 유행에 뒤처지는 건 더 싫어하는 MZ세대 소비자를 겨냥한 ‘가성비 디저트’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엔 필수 먹거리와 일상용품을 주로 선보였던 대형마트 업계도 MZ세대가 좋아하는 ‘MZ 핫템’ 발굴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카페 문화가 확산되며 디저트가 세분되면서 트렌디하면서도 가성비를 갖춘 상품으로 젊은 소비자를 잡는 것이 유통업체의 핵심 경쟁력이 됐기 때문이다. ○ 가격·트렌드 다 잡은 ‘MZ 핫템’ 인기노브랜드는 올해 상반기 ‘노브랜드 단백질바’를 선보이면서 기획 단계부터 철저하게 MZ세대를 겨냥했다. MZ세대는 어느 세대보다 건강과 몸매 관리에 정성을 쏟는 세대다. 노브랜드는 젊은층에서 갖고 다니기 편하면서도 간편하고 맛있게 섭취할 수 있는 단백질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걸 포착해 견과류와 밀크초콜릿을 조합한 단백질바를 선보였다. 중량 50g짜리 3개가 든 제품가가 2680원. 1개당 가격이 900원 미만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노브랜드의 ‘가벼운하루호박팥차’ ‘코코넛밀크’ ‘스테비아’ 등도 건강과 미용에 관심이 많은 젊은 고객의 수요를 파악해 선보인 대표 상품들이다. 노병간 이마트 노브랜드 상품 담당은 “기존에 마트는 생필품과 신선식품 위주라 젊은층이 잘 찾지 않는다”며 “MZ고객을 잡기 위해 노브랜드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가격·상품 경쟁력으로 마트 소비자 연령대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 해외여행 경험을 가성비 있게 담은 디저트이마트는 해외에서만 찾아볼 수 있던 이색 상품 출시에도 공들이고 있다. 노브랜드의 협력사인 스리랑카 차(茶) 업체 리젠시와 손잡고 올해 상반기에 내놓은 천연 벌꿀향의 ‘캐모마일꿀차’가 대표적이다. 젊은층에 스페인 여행 시 필수 쇼핑 상품으로 입소문이 났지만 국내에선 대중화가 덜 된 탓에 유통가격이 천차만별이었다. 노브랜드는 이 제품을 한 통(25개입)에 2980원에 선보였다. 최경진 이마트 노브랜드 커피차·베이커리 바이어는 “캐모마일꿀차는 여행의 경험을 간직하려는 젊은층 사이에서 유명해졌다”며 “노브랜드 캐모마일꿀차는 상품과 관련된 모든 과정을 소중히 여기는 젊은층의 특징에 주안점을 두면서도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려 했다”고 했다. 이마트는 해외 유명 디저트를 ‘노브랜드화’해 국내에 유통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19년 이탈리아의 티라미수를, 2020년에는 유럽의 디저트인 노브랜드 에그타르트(포르투갈)와 벨지언와플(벨기에)을 잇달아 선보였다. 이들 제품 모두 현지에서 이마트의 주문대로 생산한 상품을 직수입해와 5000원 미만의 가격으로 선보이고 있다. 노브랜드가 처음 이색 먹거리를 선보인 것은 2017년 출시한 칠리새우였다. 시중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상품 질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소문이 나며 연간 약 100만 개가 팔리는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현재도 출시 당시와 비슷한 400g당 60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는 출시 초기부터 ‘더 좋은 상품을 스마트하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며 “초기에는 기본에 충실한 상품에 집중했지만 최근 다변화되는 고객 취향을 고려해 노브랜드만의 시그니처 상품까지 개발 범주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포켓몬코리아와 손잡고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광장에 조성한 약 670평 규모의 ‘스마일링 포켓몬 플레이존’이 가족과 연인들의 나들이 명소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오픈 2주 만에 20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스마일링 포켓몬 플레이존’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플레이존을 빛내는 가장 대표적인 조형물은 높이 15m의 초대형 ‘피카츄 아트벌룬’이다. 롯데월드타워몰과 석촌호수 일대를 찾은 나들이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으며 최고의 사진 명소로 인기를 끌었다. 세븐일레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이 즐겁고 행복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스마일링 포켓몬’이라는 주제로 가족, 친구와 연인들이 서로 인증샷을 찍으며 도심 속 휴가를 만끽할 수 있도록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플레이존에는 30여 개의 포켓몬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15m의 초대형 피카츄 아트벌룬을 포함해 이브이, 꼬부기, 이상해씨 등 인기 포켓몬들로 꾸며진 다양한 포토존을 만나볼 수 있다. 세븐일레븐 점포를 귀여운 오두막 형태로 구현한 오두막 스토어, 피카츄 선물박스 포토존, 노란 장미 711송이로 피카츄를 형상화한 조화 포토존, 포켓몬 얼굴이 새겨진 피크닉텐트 등이 전시되어 여름철 도심 속 나들이나 사진 명소로 손색이 없다. 플레이존은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되며, 일몰 이후에도 초대형 포켓몬 아트벌룬에 조명을 비추는 등 멋진 야경을 선사한다. 세븐일레븐은 플레이존 내에 세븐일레븐 굿즈샵도 운영한다. 굿즈샵에서는 피카츄 얼굴 모양 용기의 도시락인 피카츄 오므라이스, 포켓몬 스파게티, 포켓몬 키링, 페이스 피규어 등 다양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CJ온스타일이 동시에 여러 방송을 실시간으로 송출하는 ‘멀티 라이브 스트리밍’ 기술을 라이브커머스 채널에 도입했다. 시청자 접점과 고객의 상품 선택 옵션을 확대하여 라이브커머스 이용자의 전반적인 쇼핑 만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CJ온스타일 라이브커머스 채널 ‘라이브쇼’는 최근 고객 쇼핑 니즈가 높은 시간대에 2개 이상의 생방송을 동시에 송출하고 인기 프로그램을 집중 편성하기 시작했다. 방송 시청자와 구매 고객이 몰리는 오전 10시∼낮 12시와 오후 6시∼밤 10시 사이에는 고객이 CJ온스타일 모바일 앱에서 엣지쇼, 셀렙샵9, 내가 맘만하니 등 CJ온스타일의 라이브커머스 기획 프로그램과 일반 방송 중 선택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방송 콘텐츠 강화를 위한 신규 기획 프로그램 ‘8시에 ON’도 방송된다. 평균 시청자가 가장 많은 평일 오후 8시마다 방영된다. 10년 케미를 자랑하는 CJ온스타일의 대표 쇼호스트 김경진과 김시연이 최고의 조건으로 협의해 온 여행·가전·패션 등 인기 상품을 재미있는 방송 콘텐츠와 함께 판매한다. CJ온스타일은 리뉴얼한 모바일앱 ‘라이브쇼’ 페이지도 공개했다. 라이브커머스 실시간 방송과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라이브쇼’ 페이지는 업데이트를 통해 쇼핑 추천 기능과 이용 편의성이 강화됐다. 최근 15만 명을 넘기는 등 신청자가 급증하는 방송 ‘알림신청’ 버튼을 페이지 최상단으로 올렸고, 일주일간의 방송을 한눈에 확인하는 ‘캘린더’ 기능도 새로 추가했다. ‘테마 라이브’ 탭에서는 상품 카테고리, 라이프스타일별 강력 추천 상품을 소개하는 라이브커머스 방송 리스트도 확인할 수 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SG 경영 차원에서 지역경제 상생, 문화예술 활성화와 친환경 건축 등 폭넓은 사회적 활동을 실천하고 있는 신세계프라퍼티가 여름방학을 맞아 소외 지역 아동청소년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는 ‘스타필드 플레이’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스타필드 플레이는 지역 아동청소년들에게 꿈같은 하루를 선물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2018년 시작해 5년간 매년 약 1500명의 지역 아동청소년들이 참여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는 하남, 고양, 안성 등 인근에 거주하는 지역 아동청소년들이 2일부터 19일까지 스타필드에 방문해 쉽게 접하지 못하는 다양한 문화 체험을 즐기며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초청된 아이들은 국내 최초로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테마파크인 ‘스몹’에서 집라인, 번지점프, 고공 어드벤처 코스 등 스릴 있는 액티비티를 즐기고 다양한 인기 맛집이 모여 있는 ‘잇토피아’에서 식사를 했다. 이후 메가박스에서 최신 영화를 관람하며 스타필드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했다. 올해는 신세계프라퍼티 임직원 50여 명이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별꿈 서포터즈’로 행사에 직접 참여해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따뜻한 나눔 활동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는 “미래 주역인 아동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문화 체험을 통해 큰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스타필드의 역할이다”며 “앞으로도 스타필드는 ESG 가치 경영을 실천하며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애경산업은 사회와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본격적으로 실천해 나가고 있다. 애경산업은 대표 세탁세제 브랜드 ‘스파크(SPARK)’의 3kg 리필 제품에 단일 재질 포장재를 도입해 재활용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약 1.7t 이상의 탄소배출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포장재를 밀봉할 때 필요한 실링온도를 기존 대비 낮춰 에너지를 절감하는 등 제품 생산 시 발생되는 탄소배출량도 줄이게됐다. 애경산업은 스파크의 환경친화적인 포장재를 도입으로 5월 제16회 대한민국 패키징 대전에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상을 수상했다. 애경산업은 제품 안전성, 친환경, 자원의 선순환 등 지속가능성을 위한 제품 설계를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에 대한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품질안전·친환경·녹색 영향평가 등 엄정한 기준을 거쳐 제품을 설계하고, 제품의 생산 및 판매에서 발생될 수 있는 환경 오염 방지를 위해 지속적인 개선 활동을 실행해 나가고 있다. 이에 애경산업은 친환경 패키지 확대·플라스틱 사용 저감·재포장 규정 준수·친환경 선물세트 증대 등을 위한 실행에 돌입했다. 특히 애경산업은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친환경 포장재 개발 및 플라스틱 재활용 선순환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플라스틱 사용 저감을 위해 플라스틱 용기의 경량화, 바이오 플라스틱 사용, 리필 활성화와 소재 개선 등의 활동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애경산업은 스마트 액체세제 브랜드 ‘리큐(LiQ)’에 플라스틱 성형·생산 공정에서 발생한 잔여물을 재활용해 만든 재활용 포장재를 도입했다. 이 밖에도 밸런싱 라이프 뷰티 브랜드 ‘에프플로우(FFLOW)’의 ‘시카 세라마이드 수분크림’ 등은 동물성 성분을 배제한 비건 처방과 함께 환경을 생각해 재활용 등급이 우수한 용기를 사용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다음 달부터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닭고기와 컵밥 등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른다.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 상승이 더 가팔라지고 있다. 25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하림, 사조, 대상, CJ제일제당 등 주요 식음료업체는 다음 달부터 대표 제품들의 가격을 인상한다. 우선 가공 닭고기 가격이 일제히 오른다. 하림은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닭가슴살(110g)의 가격을 기존 3400원에서 3700원으로, 닭가슴살소시지를 2300원에서 2500원으로 각각 8.8%, 13.6% 올릴 예정이다. 사조도 편의점용 닭가슴살(100g)을 기존 3300원에서 3700원으로 12% 인상한다. 요구르트, 컵밥과 조미료 가격도 인상된다. hy(옛 한국야쿠르트)는 다음 달 1일부터 대표 제품인 야쿠르트 라이트 가격을 200원에서 220원으로 10% 올린다. CJ제일제당은 기존 4200원이던 CJ햇반 육개장국밥을 제품 리뉴얼 후 4800원으로 인상했고 대상은 조미료 미원(100g)을 2400원에서 2700원으로 인상한다. 정식품의 베지밀 스위트병(190mL)도 1400원에서 1600원으로 20% 인상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의 상승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더위가 사그라진다’는 처서(處暑)가 지나고 골프 시즌이 돌아오고 있다. 가을철 골프 성수기를 맞아 골프웨어 브랜드들이 가을겨울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는 초고가 프리미엄 골프웨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CJENM에 따르면 전 세계 3만8000여 개의 골프 코스 한국 비중은 2%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국의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약 5조7000억 원으로 전 세계 골프코스 42%를 차지하는 미국(1조3000억 원)의 4배 이상이다. 업계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비즈니스 골프’ 문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골프가 스포츠의 일환인 미국과 영국에서는 골프 용품 중심의 시장이 형성됐지만, 골프가 문화인 한국과 일본에서는 골프웨어 시장이 더 발전하게 된 것이다. 올가을 필드 위에서는 스코어 경쟁보다도 더 치열한 패션 경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살랑살랑’ 플리츠 치마에 시스루 바람막이… 필드 위 주인공은 나야 나MZ세대가 주도하는 골프웨어 시장한섬-랑방, 신세계-필립플레인 등국내외 업계 손잡고 신규 브랜드 출시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MZ세대와 여성 골퍼들이 골프 시장으로 신규 유입되면서 한국의 골프웨어 시장은 2020년 이후 매년 평균 10%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2019년(4조6000억 원), 2020년(5조1000억 원), 2021년(5조6000억 원)을 거쳐 올해 6조3000억 원 규모일 것으로 예측된다. 골프웨어 시장이 커지면서 프리미엄 골프웨어 시장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증샷 문화를 비롯해 명품처럼 소비하는 골프 패션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는 주로 국내 패션회사가 외국의 라이선스를 들여와서 직접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하는 식으로 유통되고 있다. 코오롱FNC가 지난해 출시한 ‘지포어(G/FORE)’는 출시 1년 만에 전통의 강자인 PXG와 타이틀리스트를 제쳤다. 특히 ‘골프웨어 매출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신세계 강남점·롯데백화점 잠실점·현대백화점 판교점을 비롯해 입점한 백화점에서 대부분 1위로 올라섰다. 가을겨울 컬렉션에는 다양한 컬러감을 기반으로 트레이드마크인 ‘Circle G‘s’ 로고가 세련된 디테일을 주는 감각적 아이템들이 출시됐다. 스커트에는 가볍고 신축성이 좋은 폴리혼방 소재를 사용했고 안쪽에는 배색 플리츠 디테일을 적용해 유니크한 디자인을 볼 수 있다. 지포어가 12일 독일 명품 ‘라이카(Leica) 카메라’와 협업해 출시한 지포어×라이카 캡슐 컬렉션은 블랙, 화이트와 레드를 키 컬러로 활용했다. ‘윈드브레이커’는 반팔 형태의 오버 사이즈 실루엣으로 여성스러움을 배가시켰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랑방(LANVIN)과 함께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인 랑방블랑(LANVIN BLANC)을 출시했다. 특히 랑방의 고급스러운 실루엣을 유지하면서 퍼포먼스를 극대화하기 위해 유럽 명품 브랜드 스포츠라인에서 사용되는 프리미엄 기능성 원단을 적용했다. 올해 랑방블랑의 가을겨울 컬렉션의 대표 상품은 ‘크링클 시스루 점퍼’이다. 국내 여성복 1위 브랜드인 한섬답게 이탈리아 수입 나일론 원단으로 볼륨감을 살려 페미닌한 룩을 연출했다. ‘페이크 레더 플리츠 스커트’는 필드 위에서 한눈에 띄는 패션을 연출시킨다. 가죽의 질감을 그대로 재현한 페이크 레더 소재의 은은한 광택감이 돋보이는 가운데 다양한 간격의 셔링과 플리츠 주름을 사용해 활동성을 높였다. 특히 뒷허리 라인의 밴딩과 내부 이너팬츠가 연결돼 있어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스위스의 명품 브랜드 필립플레인과 손잡고 출시한 필립플레인 골프(Philipp Plein Golf)는 뉴욕과 밀라노의 패션쇼에서 컬렉션을 발표하는 명품 브랜드 인만큼 차별화된 럭셔리함을 자랑한다. 특히 필립플레인 골프가 올해 출시한 아이콘 라인은 필립플레인 특유의 육각형과 해골 문양을 활용한 볼드하고 강렬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특히 프린팅, 펀칭, 자가드 등 다양한 기법을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스윙 시 찰랑이는 테슬 장식을 비롯해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털 등의 디테일은 필드 위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산한다. 크리스에프앤씨의 세인트앤드류스(St ANDREWS)는 일본 브랜드의 라이선스를 들여와 전개하는 스코틀랜드 콘셉트의 골프웨어다. 세계 최초의 골프장으로 지난달 디오픈이 열린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세인트앤드류스 골프클럽에서 착안했다. 스코틀랜드 콘셉트인 만큼 체크무늬와 플리츠가 트레이드마크이다. 이번 가을 신상품으로는 세인트앤드류스 특유의 엘레강스한 룩을 연출하는 ‘시스루 패치 바람막이 점퍼’가 있다. 고급스러운 이탈리아산 소재를 믹스매치해 포인트를 주고, 소매와 넥라인의 러플 디테일이 여성스러움을 자아낸다. 또 ‘레이어드 캐시미어 스웨터’는 캐시미어 원단으로 부드러운 터치감을 선사한다. 칼라 스웨터에 브이넥 스웨터를 레이어드한 느낌을 연출해준다. 에프씨지코리아가 판매하는 피레티(Piretti)의 가을겨울 컬렉션은 최근 캐주얼한 골프웨어 트렌드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하이엔드 무드를 강조했다. ‘피레티 코어 라인’은 기존의 클래식한 분위기에 메탈릭, 자가드 포인트와 레더, 캐시미어 등의 소재를 활용해 피레티의 시크하고 모던한 감성을 표현했다. 프레피룩에서 착안한 ‘피레티 바시티 라인’은 스포티함을 바탕으로 드레시한 실루엣과 포인트를 준 디자인이 어우러져 라이프웨어로도 소화가 가능하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롯데그룹이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국내 중소기업들의 해외 판로 개척 지원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신동빈 회장(사진)의 광복절 특별 사면 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그룹 차원의 행사다. 롯데그룹의 6개 유통계열사(백화점 마트 홈쇼핑 코리아세븐 면세점 하이마트)와 중기부는 다음 달 독일과 미국에서 ‘롯데-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를 개최한다. 롯데의 유통 계열사들의 협력 중소기업 100개사와 미거래 국내 우수 중소기업 100개사가 참여한다. 롯데는 선정 기업들에 홍보 콘텐츠 제작, 온·오프라인 홍보 지원, 바이어 초청 상담회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독일 행사는 다음 달 5일부터 세계 3대 가전 박람회인 국제가전박람회(IFA) 내에서 이뤄진다. 전 세계 25만 명이 참관하는 IFA에 중소기업 통합 부스를 꾸리고 상품 판촉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 행사는 20일부터 뉴욕에서 운영한다. 상품 판촉전과 수출 상담회를 비롯해 유명 셰프들과 아티스트들이 참가하는 K푸드와 K뷰티 쇼도 열린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국내에도 많이 있다”며 “이들의 해외 판로 개척과 확대를 지원하고 서로 협력해 함께 성장하겠다”고 밝혔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1. 미슐랭 1스타를 받은 ‘윤서울’의 김도윤 셰프는 종갓집에서 직접 씨간장을 받아 와 자신의 요리에 쓴다. 씨간장이 입맛을 돋워주고 때로는 초콜릿 향이 나고 단맛 쓴맛 신맛 등 오묘한 맛이 나면서 오감을 만족시켜 준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씨간장을 죽 무침 조림류 등에 두루 쓴다”며 “씨간장은 오래될수록 특유의 향이 있는데, 보관만 잘하면 쾨쾨한 냄새 없이 오래 쓸 수 있다”고 했다. #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방한했을 당시 청와대 국빈만찬에 ‘360년 된 씨간장으로 구운 한우갈비구이’가 등장했다. 씨간장은 오래 묵힌 진간장 중에서 맛이 가장 좋은 간장을 엄선해 오랫동안 묵힌 간장을 뜻한다. 부드럽고 강한 풍미와 단맛, 감칠맛을 동시에 내는 씨간장은 진한 흑색을 띠며 깊고 풍미 있는 요리의 ‘맛의 씨’ 역할을 한다. 외신들은 기순도 명인이 담근 이 씨간장에 대해 “미국보다 역사가 오래된 간장이다”라며 큰 관심을 보였다. 간장은 동양문화권에서 널리 사용돼 온 장류이지만 씨간장은 한국만이 가진 고유한 전통간장이다. 종갓집 등에서 수백 년 동안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씨간장에는 발효 등 과학적 원리를 활용한 우리 선조들의 지혜도 녹아 있다. 올해 3월 정부가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를 신청하면서 씨간장 등 한국 장문화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 K푸드 세계화 속 주목받는 한국 간장 K콘텐츠의 후광을 입은 한국 음식의 세계화 바람을 타고 한국 장류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간장 된장 고추장 등 3개 품목의 수출액은 8237만 달러(약 1072억4000만 원)로 2018년(6043만9000달러)에 비해 약 36% 증가했다. 한식이 해외에서 저변을 넓혀가면서 장류 소비도 자연스레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장류는 해외 시장에서 이른바 ‘K소스’로 통칭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한식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간장 수출액도 성장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간장 수출액은 2018년보다 28.8% 증가했다. 발효로 만들어지는 간장은 단순한 짠맛과는 다른 특유의 감칠맛을 비롯해 단맛, 신맛 등 복합적인 맛을 낸다. 깊은 풍미만큼 종류도 다양하다. 발효 기간에 따라 햇간장부터 청간장(1∼2년), 중간장(3∼4년), 진간장(5년 이상)으로 분류된다. 간장 특성상 발효 시간이 길어질수록 색이 짙어지고 풍미가 깊어진다는 점에서 맑은 국물 요리에는 햇간장을, 나물이나 찌개에는 중간장을 잘 달여서 맑게 거른 후 사용한다. 진한 진간장은 갈비찜, 불고기, 조림류 등에 사용된다. 우춘홍 간장협회 이사장은 “된장은 발효를 시키고 보존을 할 수 있는 기간이 한정적인 것에 비해 간장은 몇백 년간 이어질 수 있는 힘이 있다”며 “간장은 집안의 음식 맛을 책임지는 한식의 정수”라고 말했다. ○ 수백 년 내려온 씨간장의 비밀 ‘겹장’ 간장 중에서도 씨간장은 종갓집 등을 통해 대대로 전수돼 내려오면서 우리만의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문화가 반영돼 온 음식이다. 한 집안이 소비해도 남을 정도의 간장을 담그는 집은 주로 종갓집 정도뿐이었다. 씨간장 전통 속에는 흥미로운 요소가 많이 숨어 있다. 장독대에 보관된 씨간장은 매년 요리에 쓰이는 데다 점점 자연 증발해도 수백 년간 동나지 않는다. 여기엔 ‘겹장’이란 비밀이 숨어 있다. 겹장이란 새로 담근 간장에 일정량의 씨간장을 첨가해 햇간장의 풍미를 깊게 하거나 기존 씨간장이 줄어들면 새로 담근 햇간장을 섞어 씨간장 양을 보존하는 행위다. 겹장은 콩으로 간장을 빚는 두장 문화권인 중국과 일본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우리만의 독창적인 문화다. 겹장에는 과학적 원리도 숨어 있다. 콩을 발효시키면 자연의 미생물들이 콩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효소를 분비한다. 우리 전통 간장에서 나타나는 특유의 맛이나 향 역시 미생물이 분비하는 여러 효소 때문이다. 효소는 뜨거운 열을 가해 달이면 사멸하지만 적절한 환경이 되면 발효 미생물이 다시 효소를 분비한다. 씨간장 맛과 향이 풍부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의 달임 과정이나 수십 년, 수백 년의 시간에도 끄떡없이 깊은 맛이 유지된다. 메주로 장을 담그면 그 집안의 고유한 균이 간장에 들어간다. 맛이 균일한 공장식 간장과 직접 담근 간장 맛이 다르고 집안별로 간장 맛이 다른 이유다. 겹장을 하면 간장별로 있는 균 중 가장 강하고 건강한 균이 살아남는다. ○ 부르는 게 값, 모든 요리 풍미·감칠맛 더해 오랜 세월 깊은 풍미를 이어가게 해주는 씨간장은 옹기째 훔쳐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예부터 높게 평가돼 왔다. 우리 선조들은 장맛이 변했다고 느끼면 손맛이 좋은 집의 씨간장을 조금 얻어다가 섞어 먹었다. 씨간장은 마을 전체의 장맛을 책임져 왔다. 씨간장은 종갓집에서도 한 항아리 정도씩만 보관할 정도로 소량 보관돼 왔기 때문에 부르는 게 값이다. 단순히 오래된 간장이 씨간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간장의 종자가 될 수 있을 만큼 맛있어야 한다. 몇 대를 걸쳐 내려온 수백 년 된 씨간장도 있지만 맛있는 진간장을 골라 옹기에 5년만 숙성시켜도 훌륭한 씨간장이 될 수 있다. 깊은 풍미를 자랑하는 씨간장은 건강에도 유익하다. 숙성될수록 짠맛은 줄어들고 단맛을 비롯해 풍부한 맛을 자아낸다. 특히 양질의 단백질과 풍부한 지방을 함유해 탄수화물 중심의 식사를 보완해준다. 스님들은 천연 소화제처럼 간장을 물에 섞은 간장차를 마신다. 씨간장은 다양한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 애피타이저 개념으로 씨간장에 들기름을 섞어 먹으면 양식에서의 발사믹 소스와 올리브오일을 섞은 것 같은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차경희 전주대 한식조리학과 교수는 “씨간장은 짠맛이 덜하고 아미노산과 당이 비교적 많아 감칠맛이 나는 등 풍부한 맛을 자아내는 천연 조미료”라고 강조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미국 뉴욕에서 4년간 거주하다 최근 아이 방학을 맞아 잠시 귀국한 고현진 씨(38)는 한국 특유의 빠른 배송을 체감했다. 보쌈 떡볶이 등 배달앱으로 그간 먹고 싶던 한국 음식을 주문했더니 30분 내 ‘총알 배송’ 됐다. 급히 물놀이 가느라 주문한 스마트폰 방수팩과 수영복은 오전에 결제하자 당일 오후에 왔다. 그는 “뉴욕조차 아마존프라임 외엔 배송이 일주일 이상 걸린다”며 “대부분 업체의 배송 속도가 빠르게 평준화된 게 놀랍다”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간편한 온라인 쇼핑과 플랫폼 거래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신속한 배송 기반의 경제인 ‘클릭코노미’(Click+Economy)의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아일보가 빅데이터 분석 업체인 바이브컴퍼니와 유통·소비재 기업 설문 등을 바탕으로 국내 소비 지형 변화를 이끄는 뉴컨슈머의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다. 한국 클릭코노미의 성장세는 매섭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2000년만 해도 국민 1인당 2.4건에 그쳤던 택배 이용 건수가 2021년 70.3건으로 폭증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53.8건)보다 30.7% 늘었다. 30분 내 배송을 내세운 퀵커머스 시장은 올해 2조 원에서 2025년 17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클릭코노미를 떠받치는 물류 시장도 급팽창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물류창고 거래액은 한국이 총 76조1000억 원으로 아시아에서 중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빠른 배송이 소비재 산업에서 기본 경쟁력이 되는 물류혁명기가 도래했다”고 했다.주택가 물류창고서 分 다퉈 배달… 퀵커머스시장 2조 → 17조 ‘쑥’ 〈1〉 ‘클릭코노미’가 이끈 배송 천국 먹거리-생필품 등 클릭클릭 “빠른배송 없는 세상 상상 못해”전통시장 과일가게도 가세… 이커머스 年 23%씩 가파른 성장동네 상가-카센터가 물류기지로 도심 곳곳에 실핏줄 배달망 연결 경기 성남시에 사는 주부 김모 씨(56)는 웬만한 장보기는 온라인으로 해결한다. 최근 일주일간 주문한 건수는 12건. 하루 한 건 이상씩 주문했다. 아침이면 전날 밤 주문한 각종 국거리와 과일이, 오후면 그날 오전 주문한 세제와 휴지 등이 잇달아 도착한다. 그는 “빠른 배송이 안 되는 세상은 이제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非)대면 소비 기반의 ‘클릭코노미’ 시대에 접어들면서 빠른 배송은 한국 소비자들의 일상을 떠받치는 핵심축이 됐다. 배송 속도가 분 단위로까지 빨라지면서 도심 곳곳의 오프라인 매장도 물류 거점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 클릭코노미가 만들어낸 빠른 배송 천국 온라인으로 속옷을 파는 송모 씨(31)의 56m²(약 17평) 남짓한 사무실 절반은 늘 택배를 보낼 물품으로 차 있다. 쿠팡,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으로 하루 80여 건의 주문이 들어오는데 택배 포장에만 4시간가량을 쓴다. 화장품을 파는 김흥식 씨는 온라인 주문이 매일 100개 이상 밀려들자 배송을 물류 대행(풀필먼트) 업체에 맡겼다. 그는 “점심 무렵이면 택배 포장 때문에 식사도 걸러야 했는데 배송 시장이 워낙 커지다 보니 대행업체까지 발달했다”고 했다. 김 씨처럼 자동화 기술 등을 갖춘 풀필먼트 업체를 쓰는 곳이 늘면서 자영업자들의 배송 속도도 쿠팡 ‘로켓배송’ 마켓컬리 ‘샛별배송’ 같은 대형 업체 속도를 빠르게 추격 중이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국내 연간 택배 물동량은 2012년 14억598만 박스에서 지난해 36억2967만 박스로 158.2% 급증했다. 이는 ‘소비 축의 대이동’ 때문이다. 국내 이커머스는 최근 5년간 연평균 23.3% 가파르게 성장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2025년 220조 원으로 오프라인(185조 원)을 처음으로 추월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의 배송 속도는 빠른 배송의 원조인 미국 아마존을 앞지른 지 오래다. 이커머스업계에서 본격 불붙은 속도전은 최근 당일 분 단위로까지 앞당겨졌다. 2020년 5000억 원에 불과했던 퀵커머스 산업은 올해 2조1000억 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2025년 17조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변화에 느렸던 전통시장마저 퀵커머스에 나서는 게 단적인 예다.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에서 과일을 파는 김모 씨(59)는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로 들어온 20건 안팎의 주문을 하루 두 차례에 걸쳐 당일 배송해 준다. 암사시장은 상인 130명의 절반인 60여 명이 빠른 배송을 한다. 조선미 암사시장 상인회 사무국장(47)은 “신선도가 중요한 고기, 과일, 반찬 매출이 높다”며 “코로나19 당시 매출이 집중적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빠른 배송의 일상화는 소비자 인식 변화에도 잘 드러난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바이브와 동아일보가 2020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코로나19 기간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총 110억 건에 이르는 문서를 분석한 결과 배송·택배 관련 상위 20개 서술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만 해도 ‘느리다’ ‘후회하다’ ‘책임지지 않다’ 등 부정적인 단어가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며 ‘신속하다’ ‘효율적이다’ ‘편리하다’ 등 긍정적인 인식으로 대체됐다. 온라인 쇼핑에 대한 언급 비중(전체 쇼핑 대비)도 코로나19 이전보다 2배 이상 늘었고 이는 엔데믹(풍토병) 단계에 들어서도 유지됐다. 최하은 바이브 연구원은 “한국에서 배송 시장의 성장을 떠받친 온라인 쇼핑 트렌드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이제는 완전히 정착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 마을 ‘물류 실핏줄’ 된 오프라인 매장 클릭코노미로 도심 풍경도 바뀌고 있다. 빠른 배송 거점이 되는 도심까지 물류센터가 파고들며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 한복판까지 물류센터가 들어서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대형 건물 3층. 사무실과 피트니스센터, 미용실 등이 즐비한 상가 한편으로 배달원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었다. 330m²(약 100평) 규모의 이곳은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B마트 물류창고다. 배달원들은 인근 광진구 능동, 성동구 군자동 등으로 배송될 우유 샴푸 등 각종 생필품을 나르고 있었다. 우정하 JLL물류산업 자산서비스팀 본부장은 “물류시장이 워낙 활황이어서 도심형 물류센터를 찾아 달라는 투자자가 많다”며 “시내 카센터나 외진 곳 상가 건물 1층, 주유소 자리까지 알아보곤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 매물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빠른 배송 거점을 위한 다크스토어(배송만 하는 점포)로의 변신을 시작했다. 국내에 대형마트가 본격 출현한 1998년 문을 연 롯데마트 1호점 강변점의 변화는 상징적이다. 이곳은 지난해 말 매장 일부를 2시간 내 배송을 위한 전용 물류센터로 바꾸었다. 빠른 배송은 자체 물류망을 갖춘 특정업체를 넘어서 산업 전체로 보편화됐다. 올리브영은 매장에서 화장품 등을 평균 40분 안팎으로 배송하는 ‘오늘드림’ 서비스를 하고, SPC도 해피오더앱을 통해 주문된 빵 등을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바로 배송해준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존 점포가 판매 중심에서 체험, 배송, 픽업 등을 하는 거점으로 다양화되며 오프라인의 물류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기획 자문단(가나다 순)나준호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박근식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교수·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서상범 한국교통연구원 스마트물류시설인증센터장·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송지연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코리아 매니징디렉터파트너·우수한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교수·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정태원 성결대 글로벌물류학부 교수·최창희 클랙스턴파트너스 파트너·한종길 성결대 글로벌물류학부 교수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공장 등에서 시위를 벌여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을 기습 점거하고 인화물질을 들고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노조가 대기업 본사를 대대적으로 점거한 것은 CJ대한통운과 쿠팡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다. 16일 하이트진로와 경찰 등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연대 조합원 100여 명은 이날 오전 6시경 기습적으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사옥의 로비로 몰려들었다. 로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보면, 회사 입구에 모인 노조원들을 확인하러 경비원이 밖으로 나간 틈을 타서 노조원 한 명이 로비로 들어섰다. 다른 경비원이 이를 제지하려 하자 또 다른 노조원이 경비원 목을 잡고 제압하며 구석으로 몰고 갔고, 그 사이 다른 노조원들이 줄 지어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이들은 로비를 봉쇄하고 점거해 본사 직원들은 출근을 못 하고 건물 밖에서 대기하다 오전 8시 40분경부터 건물 출입을 시작했다. 이날 노조원 중 10여 명은 옥상에 올라가 “시너를 들고 왔다” “경찰이 오면 뛰어내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은 기동대 등 300여 명을 현장에 투입했고 소방당국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건물 앞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지방의 각 하이트진로 공장 위탁 운송사 소속 조합원들을 서울 본사로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불법 점거가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와 화물연대의 갈등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 3월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 명이 화물연대에 가입한 이후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수양물류는 하이트진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노조는 운임 30% 인상, 공병운임 인상,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을 요구하며 6월부터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충북 청주의 소주공장에서 대규모 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화물차주 132명은 계약해지를 통보받았고 하이트진로 측은 조합원 11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총 28억여 원)을 제기했다. 이달 2일부터는 강원 맥주공장에서도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가 화물차를 동원해 공장 출입로를 막아서며 하이트진로는 소주와 맥주 등의 제품 출고와 생산을 수차례 중단했다. 수양물류와 화물연대는 10여 차례 협상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특히 계약해지 조합원의 복직과 손해배상 청구소송 철회 등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연대는 이날 하이트진로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가가 오르지만 하이트진로 화물 운임은 15년째 제자리”라며 운송료 인상과 조합원 계약해지 취소, 손해배상 청구소송 취하 등을 재차 요구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불법 시위에 이어 본사 무단 점거는 수양물류와의 협상에 도움이 안 된다”며 “합법적인 방법으로 합의했으면 한다”고 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공장 등에서 시위를 벌여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을 기습 점거하고 인화물질을 들고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노조가 대기업 본사를 대대적으로 점거한 것은 CJ대한통운과 쿠팡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다. 16일 하이트진로와 경찰 등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연대 조합원 100여 명은 이날 오전 6시경 기습적으로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사옥의 로비로 몰려들었다. 로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보면, 회사 입구에 모인 노조원들을 확인하러 경비원이 밖으로 나간 틈을 타서 노조원 한 명이 로비로 들어섰다. 다른 경비원이 이를 제지하려 하자 또 다른 노조원이 경비원 목을 잡고 제압하며 구석으로 몰고 갔고, 그 사이 다른 노조원들이 줄 지어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이들은 로비를 봉쇄하고 점거해 본사 직원들은 출근을 못하고 건물 밖에서 대기하다 오전 8시 40분경부터 건물 출입을 시작했다. 이날 노조원 중 10여명은 옥상에 올라가 “시너를 들고 왔다” “경찰이 오면 뛰어 내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은 기동대 등 약 300여 명을 현장에 투입했고 소방당국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건물 앞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지방의 각 하이트진로 공장 위탁 운송사 소속 조합원들을 서울 본사로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불법 점거가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와 화물연대의 갈등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 3월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이 화물연대에 가입한 이후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수양물류는 하이트진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노조는 운임 30% 인상, 공병운임 인상,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을 요구하며 6월부터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충북 청주의 소주공장에서 대규모 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화물차주 132명은 계약해지를 통보받았고 하이트진로 측은 조합원 11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총 28억여 원)을 제기했다. 이달 2일부터는 강원 맥주공장에서도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가 화물차를 동원해 공장 출입로를 막아서며 하이트진로는 소주와 맥주 등의 제품 출고와 생산을 수차례 중단했다. 수양물류와 화물연대는 10여 차례 협상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특히 계약해지 조합원의 복직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철회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연대는 이날 하이트진로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가가 오르지만 하이트진로 화물 운임은 15년째 제자리”라며 운송료 인상과 조합원 계약해지 취소, 손해배상 청구 소송 취하 등을 재차 요구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불법 시위에 이어 본사 무단 점거는 수양물류와의 협상에 도움이 안 된다”며 “합법적인 방법으로 합의했으면 한다”고 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