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원

최지원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구독 39

추천

세상을 바꾸는 과학 기술을 취재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과학 기술을 이해할 수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jwchoi@donga.com

취재분야

2025-11-08~2025-12-08
산업35%
우주/천체19%
경제일반15%
인사일반15%
사건·범죄6%
기업4%
건강4%
보건2%
  • AI, 3시간분량 앵커 목소리 학습시키자, “다누리호 화성 탐사” 허위 리포트 생성

    “목적지는 화성입니다. 탐사선 이름은 국민 공모로 정해진 다누리. 화성을 마음껏 누리고 오라는 뜻이죠.” 지난달 31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 형남공학관에서 익숙한 목소리의 뉴스 리포트가 흘러나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유명 방송사의 메인뉴스 앵커 A 씨. A 앵커는 “화성을 우리 손으로 탐사하다니 꿈같은 일”이라며 뉴스 리포트를 이어갔다. 언뜻 들으면 실제 뉴스 같은 이 리포트는 사실 앵커의 목소리를 정수환 숭실대 전자정보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AI) 기술로 편집한 허위 조작 정보다. 지난해 8월 발사된 한국의 달 탐사선 다누리의 목적지를 화성으로 바꾼 것이다. 조작 정보가 만들어지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 대선의 투표 결과를 뒤바꾼 내용이나, 북한 정찰위성 발사 성공 여부와 경로를 조작한 허위 정보를 입력하자 10초 만에 조작된 목소리가 생성됐다. 연구팀은 “개발자 누구나 활용하도록 공개된 음성 합성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위 목소리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는 유튜브 등에 공개된 A 앵커의 3시간 분량 기존 방송 리포트가 전부였다. A 앵커뿐만 아니라 모든 뉴스 진행자와 기자, 정치인, 인플루언서 등에 해당되는 얘기다. 인지도가 높아 노출된 목소리, 영상이 많을수록 허위 정보 제작은 더 빠르고 정교하게 이뤄질 수 있다. AI 서비스 상용화로 음성과 이미지, 영상을 조작해 허위 정보를 만들어 배포하는 게 쉬워지며 온라인 소통과 토론을 기반으로 한 민주주의가 위협 받는다는 우려도 나온다. AI 탐지 업체인 미국 딥미디어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50만 개의 조작된 음성과 영상이 공유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권은 이미 허위 정보들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공화당 대선 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캠프가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며 AI 기술로 조작한 사진을 포함시켰다.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10개월 앞둔 한국 역시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이를 제도적으로 규제하고 기술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난달 16일(현지 시간) 미 의회의 AI 청문회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상원의원들은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100% 가짜” 美대선 허위뉴스에 잡음 넣고 판독하자 “100% 진짜” 생성형 AI 기술 빠르게 발전… “합성 여부 100% 검증 불가능”대선 앞둔 美정치권도 혼란 가중트럼프 “CNN앵커, 날 비판” 영상CNN 확인 결과 ‘AI 조작 영상’‘1분.’ 지난해 8월 공개된 ‘다누리’ 탐사선 관련 뉴스 리포트 영상의 배경 이미지를 ‘달’에서 ‘화성’으로 바꾸는 데 걸린 시간이다. 방법은 간단했다. 국내 기업의 이미지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에 접속해 뉴스 캡처 이미지를 올리고 뉴스 화면의 달 배경을 까맣게 덧칠한 뒤 ‘Mars’를 입력했다. 그러자 AI는 뉴스 캡처 화면에 화성 표면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생성해 채워 넣었다. 여기에 AI가 조작한 앵커의 음성을 입히면 한국이 달을 넘어 화성 궤도까지 갈 수 있는 탐사선 발사에 성공했다는 그럴듯한 허위 정보가 만들어진다. 포토샵 등 전문적인 편집 프로그램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 “생성형 AI 기술 악용한 허위 정보 폭증 우려”AI로 만들어지는 허위 정보에 대한 우려와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기술 발전에 따라 숙련되지 않은 일반 이용자들도 고품질의 조작 콘텐츠를 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오픈AI의 ‘달리(DALL·E)2’나 스타트업 ‘미드저니’ 등의 생성형 AI 서비스를 쓰면 간단한 명령어 입력만으로 이미지의 배경이나 자막을 쉽게 바꿀 수 있다. 이용자가 유명인의 얼굴을 딥페이크 방식으로 자신에게 덧씌워 실시간으로 영상을 스트리밍할 수 있는 기술도 이미 공개돼 있다. 차기 대선 국면에 접어든 미국 정치권에선 AI를 이 같은 방식으로 활용해 만든 각종 허위 정보가 퍼지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앤더슨 쿠퍼 CNN 앵커가 자신을 비속어와 함께 비판하는 영상을 공유했다. CNN 확인 결과 이는 AI로 음성 등을 조작한 영상이었다. 아예 AI를 이용해 만든 허위 정보들로 채워진 웹사이트도 우후죽순 만들어지고 있다. 미국 비영리단체 뉴스가드에 따르면 8일 허위 정보 유통 웹사이트는 150개 이상 운영되고 있다. 뉴스가드의 지난달 초 첫 조사(49개) 때보다 3배 이상 수준으로 늘어난 수치다. 스티븐 브릴 뉴스가드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AI를 활용하면 사이트 제작 비용이 훨씬 저렴해지고 더 많이 (허위 정보를) 생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 논의에도 100% 검증은 불가능”지난해 20대 대선 당시 여야 후보는 AI 기술을 유세에 사용하며 선거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각 정치 진영이나 지지층이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허위 정보를 만드는 건 쉬워졌지만 이를 판별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수환 숭실대 전자정보공학부 교수 연구팀을 통해 미국 대선 관련 허위 정보에 약간의 잡음을 추가한 뒤 현장에서 음성 합성 판독 프로그램을 사용하자 ‘진짜 확률 100%’라는 결과가 나왔다. 잡음을 추가하기 전 ‘허위 확률 100%’라고 나왔던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AI 합성 여부는 억양이나 숨소리 등을 통해 확인하는데 잡음이 이를 교란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잡음을 추가하는 데 걸린 시간은 5초에 불과했다. AI 합성 영상도 마찬가지다. 과거 AI 합성 영상은 일반 이용자가 봐도 인물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돌릴 때 눈코입 배치가 어색한 사례가 많았지만 이제는 일반 이용자가 금방 분별하기 어려운 수준에 올라섰다. 이 같은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규제 입법에 앞서 AI를 악용하는 행위 등을 규제하기 위한 공동 행동강령 마련에 착수했다. 행동강령의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학계와 업계에선 AI 생성 콘텐츠를 표시하는 워터마킹(불법복제 방지 무늬) 의무화 방안과 외부 감사 의무화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AI로 워터마크를 삭제하는 기술이 동시에 만들어지고 있어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미국 텍사스주 상원은 2019년 공직 후보자를 비방하거나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딥페이크 영상의 제작과 배포를 금지하는 법안을 처음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선거 국면에서) AI로 만든 허위 정보가 온라인에서 퍼져 유권자들에게 알려지는 것은 순식간이며 돌이킬 수 없다”며 “(모든 사회 구성원이) AI 기술이 민주주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위협할 수도 있는 기술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수원=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6-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보스턴 클러스터 투자 10배 늘어… K바이오에 기회의 땅”

    “최근 10년간 투자 기관이 미국 보스턴 내 기업에 투자한 금액이 10배 이상 늘었습니다. 바이오 전문 인력도 10만 명 이상으로 한국 기업이 미국 진출을 준비하기에 보스턴은 더할 나위 없는 곳입니다.” 6일(현지 시간) 세계 대표 바이오 클러스터로 꼽히는 미국 보스턴의 중심가에 위치한 ‘케임브리지 이노베이션 센터(CIC)’에서 박순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미국지사장이 이같이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021년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보스턴으로 거점을 옮겨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박 지사장이 보스턴의 바이오 클러스터를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 교두보로 꼽은 것은 바이오 산업과 관련한 풍부한 인적, 물적 인프라 때문이다. 보스턴에는 글로벌 제약사 상위 20개 중 19개의 지사가 있다.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유수 기관과 유명 병원들도 밀집해 있다. 모더나에 초기 투자한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털(VC)인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역시 보스턴에 본사를 두고 있다. 박 지사장은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근처에 협력할 파트너가 많고 직접 대면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유망한 기업이 대거 모여 있다 보니 세계적으로 이 지역 바이오 기업을 주목하고 있어 투자받기도 수월하다”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에 따르면 보스턴이 포함된 매사추세츠에 본사를 둔 기업에 투자된 금액은 2012년 13억6000만 달러에서 2021년 10배 이상인 136억6000만 달러로 늘었다. 올해 CIC에 입주한 전문 의약품 기업 동아ST의 경우 보스턴에 입주한 지 4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미국은 물론 유럽 지역 기업 등과 접촉이 늘고 있다. 류은주 동아ST 미국 지역 대표는 “세계적으로 다른 바이오 기업에서 기술을 들여오는 오픈이노베이션이 대세인 만큼 많은 해외 국가들이 보스턴 내 바이오 기업을 유심히 보고 있다”며 “기술 수출이나 글로벌 자금 확보를 위해 바쁘게 미팅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바이오 전문 인력이 대거 포진돼 있다는 점도 보스턴 클러스터의 강점으로 꼽힌다. 2021년 CIC에 입주한 디지털헬스케어 기업인 웰트 관계자는 “미국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규제기관 및 글로벌 제약사와 네트워크가 있는 인재들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보스턴 내에서는 이런 인재를 구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이런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국내 기업과 해외 제약사 및 투자 기관 종사자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6일에는 CIC 내 ‘벤처 카페’에서 국내외 업계 종사자 200여 명의 만남을 주선하는 ‘코리아 바이오 이노베이션 나이트’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재명 휴온스USA 미국법인장은 “이런 네트워킹 행사를 통해 많은 바이오 기업들을 만나며 유망한 투자처를 찾는 데 성공했다”고 했다. 휴온스USA는 지난해 9월 보스턴 기반의 한국 바이오 기업인 인제니아에 투자를 결정했다. 현재 CIC 내 입주한 한국 기업은 유한양행, JW중외제약, 스탠다임,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등 20곳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해부터 매년 10개의 바이오 기업을 선정해 CIC 임차료를 지원하는 ‘K블록버스터 미국진출 거점확보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보스턴=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6-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삼바, 화이자 5350억 위탁생산 수주… 단일건 역대 최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와 다품종 의약품 장기 위탁생산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위탁개발사업(CDMO)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8일 화이자와 총 5350억 원 규모의 장기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회사가 맺은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계약에 따라 이달 1일부터 전체 가동을 시작한 4공장에서 종양, 염증 및 면역 치료제 등 다양한 화이자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품)를 위탁생산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화이자는 올해 3월 1개 제품에 대해 2410억 원 규모의 첫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화이자와의 두 번째 계약으로 계약 규모는 지난해 매출액의 17.8%에 해당한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4공장이 예정대로 완공됨에 따라 이번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며 “제2바이오캠퍼스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보스턴에서 7일(현지 시간) 연구소 출범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정남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연구소 소장(부사장)은 간담회에서 “빠르게 바뀌는 신약 개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연구소에서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메신저리보핵산(mRNA) 등의 기반 기술 연구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7월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바이오연구소를 설립했다. 기술 개발을 통해 삼성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기술이 2세대 에스듀얼(S-DUAL)이다. 에스듀얼은 삼성바이로직스가 2022년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이다. 이중항체는 서로 다른 두 개의 표적에 결합할 수 있는 차세대 항체로, 낮은 생산효율이 한계점으로 꼽혀 왔다. 에스듀얼은 이런 점을 보완한 기술로, 2세대 에스듀얼은 기존의 에스듀얼보다 생산효율을 10%가량 더 높였다.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ADC 기반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ADC는 항체에 약물을 연결해 원하는 부위에 정확히 약을 전달하는 플랫폼 기술이다.보스턴=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6-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삼바 “5공장 가동 5개월 앞당길 것” 수주 증가로 속도전

    “현재 글로벌 제약사 고객은 13곳으로 올해 초보다도 한 곳이 더 늘었습니다. 수주 누적액도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생산 규모를 빠르게 늘려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사진)은 5일(현지 시간)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이 열린 미국 보스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회사는 증가하는 수주 계약을 소화하기 위해 이달 1일부터 4공장의 전체 가동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생산 규모는 총 60만4000L로 론자,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의 생산 규모를 뛰어넘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생산규모 18만 L) 건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4월 착공한 5공장은 당초 2025년 9월 완공 예정이었지만 완공 시기를 5개월가량 앞당겼다. 림 사장은 “5∼8공장을 빠르게 지어 세계 1위 생산 규모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공장 증설을 서두르는 이유는 수주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매년 글로벌 CDMO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CDMO 시장 규모는 2022년 202억8000만 달러로, 매년 평균 15.3%씩 성장해 2028년에는 약 47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다음 ‘먹거리’는 항체약물접합체(ADC)다. 내년까지 ADC 전용 생산 공장 설립을 완료하고 상업 생산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ADC를 필두로 신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림 사장은 “실적이 지금처럼 늘어난다면 빠른 시일 안에 글로벌 바이오 기업 매출 60위권 안에는 들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하지만 30위권 안에 들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신약 개발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CDMO를 넘어서 신약개발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보스턴=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6-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K바이오 위탁생산 손잡자”… 첫날 수천명 줄섰다

    5일(현지 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박람회인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이 개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엔데믹에 접어들며 첫날부터 세계 각국에서 수천 명의 바이오 기업 관계자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올해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의 부스가 큰 인기를 끄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이후 의약품의 글로벌 공급망 확보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여러 제약사가 의약품 생산 시설 확보에 나선 까닭이다. 글로벌 의약품 CDMO 시장은 2020년 113억 달러에서 2026년 203억 달러로 연평균 10.1% 성장이 전망된다. 현재 전 세계 CDMO 시장은 론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캐털런트, 베링거인겔하임, 서모피셔 사이언티픽 등 상위 5개 회사가 전체 시장의 59.4%를 차지하는 가운데 삼성, SK, 롯데 등 국내 대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향후 10년간 7조5000억 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으며, SK팜테코는 2017년부터 관련 해외 회사들을 인수하는 데 2조 원 넘게 쓴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30억 달러를 투자해 국내에 3개의 메가플랜트를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첫날 전시장 입구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에는 1000여 명이 다녀갔다.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으로 참석한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코로나19로 의약품 제조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대륙별로 의약품을 아웃소싱할 수 있는 기업을 찾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늘었다”며 “K바이오의 제조 역량이 인정받으며 한국 기업을 찾는 해외 기업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항체약물접합체(ADC)의 CDMO를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인수한 미국 시러큐스 공장 부지 내 비어 있는 건물을 ADC 생산 시설로 리모델링해 2025년 1분기(1∼3월)에는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바이오협회 주관으로 마련된 ‘한국관’에는 우정바이오, 멥스젠, 유바이오로직스 등 16개 국내 기업이 참여했다. 올해 박람회에는 미중 갈등으로 지난해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중국 기업들도 눈에 띄었다. 중국의 대표 CDMO 기업인 우시 바이오로직스를 포함해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 등 여러 분야의 200여 개 기업이 참여했다. 일본의 후지필름은 행사장 내 가장 큰 부스를 마련해 CDMO 사업을 알렸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 USA를 포함해 여러 글로벌 박람회에서 일본 CDMO 기업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보인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CDMO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고성장하는 것을 견제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한편 K바이오가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정부가 신약 개발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 대표는 “임상시험에 진입한 중소기업의 세액공제 혜택만 크게 확대해도 신약 개발에 성공하는 기업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보스턴=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6-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K바이오 알린다”… 국내 544개 업체, 세계 최대 전시회 ‘출격’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전시회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이 미국 보스턴에서 5일(현지 시간)부터 8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바이오 USA를 통해 국내 바이오 기업 및 기관, 정부는 국내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모색할 예정이다. 4일 관련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바이오 USA에는 총 85개국에서 약 9140개 바이오 기업이 혁신 기술과 제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255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했던 한국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544개 기업·기관이 참여한다. 바이오 USA는 미국 바이오협회가 주관하는 행사로, 세계 각국의 바이오 기업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파트너십을 맺는 자리다. 올해는 세계 대표 바이오 클러스터가 있는 보스턴에서 개최되는 만큼 지난해보다 등록 기업 수가 1000여 곳 늘었다. 보스턴에는 화이자, GSK, 미국 머크(MSD),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와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유수 대학이 밀집해 있다. 올해 행사에도 글로벌 제약사 20여 곳과 저명한 대학 및 연구 기관이 참석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1년 연속 단독 부스로 행사에 참가한다. 참가 기업 가운데 두 번째로 큰 약 160㎡ 규모의 부스를 설치해 회사의 주요 사업 및 비전을 알릴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4공장을 완공해 세계 최대 규모인 총 60만4000L(리터)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는 만큼 확장된 포트폴리오를 선보일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메신저리보핵산(mRNA) 등으로 확장한 포트폴리오를 전면에 내세워 현지 기업들에 회사의 비전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참가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행사를 통해 글로벌 파트너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주에 있는 브리스틀마이어스스퀴브(BMS)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해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 뛰어들었다. 2030년까지 국내에도 메가 플랜트(생산 공장) 3개를 설립해 총 36만 L 생산 규모를 확보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신약 개발에 나선 셀트리온은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와 더불어 신약 개발 플랫폼을 가진 해외 바이오 기업을 물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한미약품, 대웅제약, 동아ST 등 여러 제약사와 차바이오텍, GC셀, 에이비엘바이오, 알테오젠 등 바이오 기업들이 참석한다. 2000년부터 산업부, KOTRA, 한국바이오협회가 국내 바이오 기업을 위해 운영하는 전시·홍보관 ‘한국관’에는 바이넥스, 유바이오로직스 등 20개 기업이 참가해 제품 홍보와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 등을 진행한다. 산업부는 한미 양국 바이오협회와 공동으로 7일 ‘한미 바이오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양국 간 바이오 산업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6-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바이오 투자땐 최대 35% 稅감면… ‘한국형 클러스터’ 조성

    정부가 한국형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에 나섰다. 미국 보스턴은 글로벌 제약회사들과 매사추세츠공대(MIT), 하버드대 등이 밀집해 있는 세계 대표 바이오 클러스터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전략회의(제5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해 ‘혁신 클러스터’에 바이오를 포함하고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클러스터 조성 시 입주 업종 제한 규제를 완화해 법률, 회계, 벤처캐피털(VC) 등 사업지원 서비스기업도 입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간 클러스터 성격에 맞지 않는 기업은 입주가 제한돼 클러스터 내에서 투자 및 컨설팅 기관과의 연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자유시장 경제에 기반한 공정한 보상체계 법제화,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히 풀고, 시장에 활력을 주는 정책을 위해 노력하고, 정부 재정으로 선도적 투자를 함으로써 민간의 관심과 투자가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바이오 클러스터로 육성할 수 있는 핵심 분야인 디지털바이오의 인프라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디지털바이오 인재 양성 및 글로벌 협력 강화 방안 등이 주요 골자다. 과기정통부는 국내 연구기관과 보스턴의 선도 연구기관 간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핵심인력을 양성하는 ‘보스턴-코리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서울대병원의 의료 빅데이터와 MIT의 연구역량을 더해 암 조기진단 연구를 하거나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등의 협력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내 디지털바이오 인재 양성을 위해 바이오 특화 인공지능(AI) 대학원을 신설하고 의과대학 내 의료 AI 정규과정 개설도 추진한다. 바이오 전문지식과 디지털 기술을 모두 갖춘 ‘양손잡이형 융합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신약을 설계하는 ‘항체설계 AI’, GPT를 활용한 ‘마음건강앱’ 등 AI를 활용한 7대 연구개발(R&D) 선도 프로젝트도 지원한다. 향후 3∼5년 내에 선도 기술을 개발해 산업계와의 연계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디지털바이오 외에도 동물세포 배양과 정제기술 등 바이오의약품 관련 핵심기술도 육성할 방침이다. 연내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핵심 기술을 국가전략기술에 포함해 설비투자 기업에 최대 35%의 세액공제를 제공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를 위해 의료 임상, 유전체 정보 등 바이오 빅데이터를 2032년까지 100만 명 규모로 수집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기관이 갖고 있는 진료기록 등 환자의 의료 데이터를 환자의 동의하에 민간 기관에 전송할 수 있게 하는 ‘제3차 전송요구권’도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23-06-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정부 “초거대 AI 대비 초고성능컴퓨팅 강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초거대 인공지능(AI) 등에 대비해 초고성능컴퓨팅 역량 강화에 나선다. 세계 성능 10위권 안에 드는 슈퍼컴퓨터 6호기를 올해부터 구축해 내년 상반기(1∼6월)에 활용을 시작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30일 제12차 국가초고성능컴퓨팅위원회를 개최하고 ‘제3차 국가초고성능컴퓨팅 육성 기본계획’을 심의, 확정했다고 밝혔다. 제3차 기본계획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엑사스케일’(1초에 100경 번 연산 가능한 슈퍼컴퓨터) 수준의 초고성능컴퓨팅 기술력 및 인프라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활용 분야별 혁신 지원 △초고성능컴퓨팅 자원 접근성 강화 △기술 강국 도약 △생태계 기반 확충 등 4대 중점 방향과 10대 추진 전략을 내놨다. 정부는 인프라 강화를 위해 초고성능컴퓨터 6호기를 올해부터 구축하고 운영할 계획이다. 7호기 도입도 함께 준비한다. 6호기는 초당 60경 번 연산이 가능한 수준으로, 슈퍼컴퓨터 5호기보다 속도가 20배 이상 빠르다. 이 외에도 AI 반도체 등 차세대 컴퓨팅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이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의 지원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5-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국내 1호 코로나 백신, 첫 해외 승인… SK바사 ‘스카이코비원’ 英서 허가

    국내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첫 해외 승인을 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이 영국 의약품규제당국(MHR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았다고 30일 밝혔다. 스카이코비원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 일부를 조합해 만든 합성항원 방식의 백신으로, 상온 유통이 가능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3월부터 MHRA의 신속 승인을 위한 순차 심사를 진행해 왔으며,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만 1년 2개월 만에 정식 허가 승인을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영국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등과 더불어 의약품 승인에 까다로운 국가로 알려져 있다”며 “이번 승인을 시작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목록 등재, EMA 판매 허가 추가 획득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5-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K-멜로디 타고 AI 신약개발, 글로벌 제약사와 격차 좁힐 것”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바이오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정부도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과 기관의 데이터를 통합한 AI 플랫폼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 가겠다는 전략이다. 3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K-멜로디(MELLODDY)’ 사업이 현재 예산 심의를 진행 중이다. K-멜로디 사업은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 및 기관들의 데이터를 학습한 AI를 공유함으로써 국내 AI 신약 개발 수준을 한 단계 높이려는 시도다. 이르면 내년부터 사업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AI 기반 신약 개발이 그간 큰 성과를 내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로 학습 데이터 부족을 꼽는다. 약물 후보 물질을 개발하고 임상 시험을 진행하는 데 드는 시간이 많게는 10년 이상, 비용은 1조 원 이상이다 보니 시험 데이터 하나하나가 기업의 기밀 정보였기 때문이다. K-멜로디는 기업이 약물 후보 물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킨 뒤 그 결과값만을 공유하는 방식의 학습법을 활용할 방침이다. 마치 ‘암호화’된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과 유사해 다른 기업에 초기 데이터를 유출하지 않을 수 있다. 김우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 센터장은 “이 방식을 활용하면 데이터 유출 없이 참여 기업의 모든 데이터를 학습한 AI를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유럽 역시 유럽연합(EU) 멜로디 프로젝트를 통해 이 같은 방식을 시행한 바 있다. 2019년 아스트라제네카, GSK, 노바티스 등 유럽 주요 제약사 10개 및 주요 대학 및 연구기관은 K-멜로디의 롤모델이 된 EU 멜로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각 기업이 개발한 AI보다 성능이 4%가량 향상된 AI를 개발할 수 있었다. 예종철 KAIST 교수는 “K-멜로디에서 활용할 기술은 보안을 강화하면서 성능도 향상된다는 점이 이미 여러 연구에서 확인됐다”며 “유럽보다 더 좋은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K-바이오’가 글로벌 빅파마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국내 바이오 업계의 기술 수준은 미국의 약 78% 수준으로, 신약 개발 투자 금액이나 전문인력 수에서도 크게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는 “AI는 아직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기술적 차이가 크지 않다”며 “빠르게 AI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우리나라도 승산이 있다”고 했다. K-멜로디는 신약 연구개발(R&D) 단계에서 후보 물질의 대사, 독성 등을 예측하는 AI 개발에 먼저 도전할 계획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21개 제약 기업이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참여 후보 기업인 동아ST의 한태동 상무는 “한국형 멜로디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신약개발 데이터 협력 시스템이 구축돼 국내 제약기업들의 신약 개발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5-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잃어버린 줄 알았던 도요샛 3호, 누리호서 못 내렸다

    잃어버린 줄 알았던 ‘도요샛 3호’가 누리호에서 사출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5일 있었던 누리호 3차 발사의 초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30일 밝혔다. 항우연은 도요샛 3호의 사출관 문 개폐 신호와 누리호 3단의 가속도 측정값이 확인되지 않는 점을 미뤄 봤을 때 도요샛 3호가 사출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만약 위성이 정상적으로 분리됐다면 작용, 반작용의 원리에 따라 3단의 가속도에 미세한 변화가 생긴다. 도요샛 3호를 제외한 나머지 1, 2, 4호는 지상국과의 교신을 완료하고 위성 기능 점검을 수행 중이다. 도요샛을 개발한 한국천문연구원은 도요샛 3기만으로도 당초 계획했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도요샛은 4기가 한 세트로 일렬로 움직이는 편대비행을 하며 공간적, 시간적인 변화에 따라 태양풍의 변화를 관측할 예정이었다. 이재진 천문연 우주과학본부장은 “4기가 모두 임무를 수행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3대 만으로도 임무 수행에는 문제가 없다”며 “3기가 편대비행을 하며 우주날씨를 관측하는 것 역시 세계적으로 드문 일”이라고 했다. 누리호에는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포함해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큐브 위성 도요샛 4기, 카이로스페이스의 ‘KSAT3U’, 루미르의 ‘LUMIR-T1’, 져스텍의 ‘JAC’ 등 총 8기의 위성이 실렸다. 이중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발사 당일 초기 교신에 성공한 이후 26일 핵심 부품인 소형영상레이더(SAR)를 펼치는 데 성공했다. 큐브 위성 중 KSAT3U(카이로스페이스)는 지상국과의 교신에 성공 후 전력계 상태도 정상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LUMIR-T1(루미르)은 위성 신호 수신 후 지상국과의 교신을 시도 중이다. 다만 져스텍의 ‘JAC’은 위성 신호 수신을 아직 시도 중이다. 25일 오후 6시 24분 예정된 시각에 정확히 이륙한 누리호는 1단 분리, 페어링 분리, 2단 분리에 성공한 뒤, 목표 고도 550km, 목표 투입 속도인 시속 7.58km(고도 550.6km, 속도 시속 7.58km)를 정확하게 충족했다. 조선학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누리호 3차 발사는 설계대로 성공적인 비행을 수행했으며, 해외 발사체에서도 발사 과정에서 다양한 극한 환경에 노출되는 특성 상 큐브위서이 사출되지 않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며 “차세대소형위성 2호와 큐브위성이 성공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5-30
    • 좋아요
    • 코멘트
  • “바이오 업계, 컨트롤타워 있어야 세계와 경쟁”

    “바이오 업계에도 우주항공청 같은 컨트롤타워가 필요합니다. 거북이와 토끼의 경주에서 정부의 컨트롤타워가 거북이의 ‘고속도로’ 같은 역할을 해줄 겁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사진)은 2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적인 제약 바이오 강국인 미국과 우리나라와의 경쟁을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경주에 비유해 말했다. 노 회장이 언급한 컨트롤타워는 국무총리 직속의 ‘디지털·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다. 정부는 올해 2월 혁신위원회 설치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노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에 화이자나 모더나가 약 11개월 만에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허가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투자, 정책, 규제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해줬기 때문”이라며 “한국형 ‘모더나’가 나오기 위해서는 제약바이오 정책과 산업을 총괄하는 범부처적인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했다. 기초연구, 임상, 제품화까지 제약바이오의 전 주기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산업자원통상부 등 여러 부처가 나눠 지원하기 때문에 속도가 안 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구매력평가지수(PPP)를 적용한 2020년 보건의료 분야 정부연구개발예산은 24억5400만 달러였다. 같은 해 미국은 480억5500만 달러, 일본은 66억5000만 달러였다. 노 회장은 “현실적으로 우리나라가 절대적인 투자량으로 미국과 일본 등 제약 강대국을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기술은 혁신위원회 같은 일원화된 조직이 효율적으로 투자해줘야 승산이 있다”고 했다. 노 회장은 정부가 가장 먼저 집중 투자해야 할 기술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을 꼽았다. 아직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 나라가 없고, AI로 신약 개발에 성공한 사례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 회장은 “글로벌 제약사와 우리나라 제약사들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올해 정부가 추진 중인 K-멜로디 사업이 국내 AI 신약 개발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K-멜로디는 참여 기업들의 데이터를 모아 AI를 학습시키되, 기업 간 데이터가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을 강화한 플랫폼이다. 참여 기업은 기업의 자산인 데이터를 보호하면서 여러 기업들의 데이터를 학습한 AI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2020년 아스트라제네카 등 10개의 제약사가 모여 같은 콘셉트의 EU 멜로디 프로젝트를 진행해 각각의 기업이 개발한 AI보다 4%가량 성능이 뛰어난 AI를 개발한 바 있다. 노 회장은 “플랫폼이 완성되면 국내 신약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신약뿐 아니라 약물 재창출(기존 약물을 다른 적응증으로 새롭게 재활용하는 신약 개발 방식) 등 AI가 강점을 가진 분야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했다. 1983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을 시작한 노 회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청장, 대통령고용복지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5-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인터뷰

    “바이오 업계에도 우주항공청 같은 컨트롤타워가 필요합니다. 거북이와 토끼의 경주에서 정부의 컨트롤타워가 거북이의 ‘고속도로’ 같은 역할을 해줄 겁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회장은 2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적인 제약 바이오 강국인 미국과 우리나라와의 경쟁을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경주에 비유해 말했다. 노 회장이 언급한 컨트롤타워는 국무총리 직속의 ‘디지털·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원회)’다. 정부는 올해 2월 혁신위원회 설치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노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에 화이자나 모더나가 약 11개월 만에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허가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투자, 정책, 규제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해줬기 때문”이라며 “한국형 ‘모더나’가 나오기 위해서는 제약바이오 정책과 산업을 총괄하는 범부처적인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했다. 기초연구, 임상, 제품화까지 제약바이오의 전주기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산업자원통상부 등 여러 부처가 나눠 지원하기 때문에 속도가 안 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구매력평가지수(PPP)를 적용한 2020년 보건의료 분야 정부연구개발예산은 24억5400만 달러였다. 같은 해 미국은 480억5500만 달러, 일본은 66억5000만 달러였다. GDP 대비 투자 비중은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6개국 중 4번째다. 노 회장은 “현실적으로 우리나라가 절대적인 투자 양으로 미국과 일본 등 제약 강대국을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기술은 혁신위원회 같은 일원화된 조직이 효율적으로 투자해줘야 승산이 있다”고 했다. 노 회장은 정부가 가장 먼저 집중 투자해야 할 기술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을 꼽았다. 아직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 나라가 없고, AI로 신약 개발에 성공한 사례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 회장은 “글로벌 제약사와 우리나라 제약사들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올해 정부가 추진 중인 K-멜로디 사업이 국내 AI 신약개발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K-멜로디는 참여 기업들의 데이터를 모아 AI를 학습시키되, 기업 간 데이터가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을 강화한 플랫폼이다. 참여 기업은 기업의 자산인 데이터를 보호하면서 여러 기업들의 데이터를 학습한 AI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2020년 아스트라제네카 등 10개의 제약사가 모여 같은 컨셉의 EU 멜로디 프로젝트를 진행해 각각의 기업이 개발한 AI 보다 4% 가량 성능이 뛰어난 AI를 개발한 바 있다. 노 회장은 “플랫폼이 완성되면 국내 신약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신약뿐 아니라 약물 재창출(리포지셔닝) 등 AI가 강점을 가진 분야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했다. 약물 재창출은 이미 허가돼 사용되고 있거나 임상 시험에서 안전성을 인정받은 약물을 다른 적응증으로 새롭게 ‘재활용’하는 신약 개발 방식이다. 최근 미국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비만치료제 ‘위고비’는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을 약물 재창출한 사례다. 우리라나는 국내에서 출시된 의약품을 약물 재창출하는 경우 국민건강보험이 책정한 보험약가를 기준으로 약가를 부여받기 때문에 신약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기가 어렵다. 노 회장은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혁신위원회 설치 등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협회에서도 산업계의 목소리를 많이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5-29
    • 좋아요
    • 코멘트
  • 겟생, 제로 칼로리 캠퍼스, 저니… KT, ‘Z세대 트렌드 키워드’ 공개

    KT가 자사 공식 대학생 마케팅 도우미 ‘Y퓨처리스트’, Z세대 트렌드 전문 연구 기관인 대학내일20대연구소와 함께 선정한 Z세대 트렌드 키워드 6개를 28일 공개했다. 공개된 키워드는 바쁜 일상에서도 글램핑 등 여유를 찾으며 삶의 조화를 추구한다는 ‘겟(GET)생’, 캠퍼스 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남는 시간은 다양한 경험해 투자하는 ‘제로 칼로리 캠퍼스’, 맞춤형 공간을 찾는 ‘왓츠인마이백’, 인기 있는 장소를 방문할 때 그 인근 지역까지 관심을 보이는 ‘저니(Z-OURNEY)’, 금융 앱에서 미션 수행으로 돈을 버는 ‘잼테크’, 자신의 취향을 담은 콘텐츠를 전시하는 ‘쇼트폴리오’ 등 총 6개다. KT는 이를 토대로 Z세대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진행할 방침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5-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정보통신協 “작년 국내 ICT인력 110만 명 넘어”

    지난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인력이 전년 대비 2.2% 증가해 110만 명을 넘어섰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는 26일 발표한 ‘ICT 인력동향실태조사’ 보고서에서 2022년 ICT 산업 총 인력 규모가 110만2798명이라고 밝혔다. 분야별로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제작업 종사자가 전년 대비 3.4% 증가한 34만9305명으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정보통신방송기기업과 정보통신방송서비스업은 각각 1.8%, 0.5% 늘어 61만7306명, 13만6187명으로 집계됐다. 직종별 현황을 보면 사무관리직이 48만48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생산직 34만6672명, 연구기술직 19만9118명, 방송직 2만2545명이었다. 연구기술직에서는 SW·SI(소프트웨어·시스템통합)가 37.4%, 하드웨어 개발·설계가 17%, 시스템 운영관리가 16.2%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11월 산업별 표본 설계에 따른 표본 조사로 진행됐다. KAIT는 “미래 수요를 예측하고, 기업의 장·단기 ICT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한 기초자료 제공, 인력양성 정책 추진을 위한 인력 현황 자료 제공이 목적”이라며 이번 보고서의 배경을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5-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달 착륙 ‘4번째 國’ 경쟁치열… 日 4월 실패, 인도 7월 도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3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끝나며, 다음 단계인 ‘달 착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 미국, 중국 등 3개국이다. 달에 착륙하는 4번째 나라는 어디가 될까.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일본은 지난달 민간 우주기업인 아이스페이스의 달 착륙선 ‘하쿠토-R M1(미션 1)’이 달 착륙에 실패했다. 아이스페이스는 26일 데이터 분석 결과 소프트웨어의 고도 측정 오류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하쿠토-R M1은 고도 100km부터 초속 1m 미만으로 천천히 하강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고도 5km에서 착륙선의 소프트웨어가 고도를 0km로 잘못 추정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달 표면에 도달하기 전 연료를 소진해 월면에 충돌했다. 아이스페이스는 달 착륙선이 착륙 지점 근처에서 예상치 못한 지형을 만나면서 소프트웨어가 오류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이스페이스는 하드웨어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2024년과 2025년으로 예정된 ‘미션 2’와 ‘미션 3’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일본이 달 착륙에 실패하면서 인도가 달 착륙에 성공하는 4번째 나라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뉴욕타임스는 26일(현지 시간) 인도의 인도우주연구기구(ISRO)가 이르면 7월 12일 달 착륙선 ‘찬드리얀 3호’를 발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찬드리얀 3호는 현재 인도 벵갈루루의 UR라오위성센터(URSC)에서 조립하고 있으며,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하리코타 우주센터에서 발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찬드리얀 3호를 싣고 갈 발사체는 ISRO가 개발한 ‘GSLV-마크 3(Mk Ⅲ)’다. 한국은 2032년 ‘차세대 발사체(KSLV-Ⅲ)’에 달 착륙선을 실어 보내는 것이 목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부터 2032년까지 10년간 2조132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25일 누리호에 실렸던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발사 당일 양방향 교신에 성공한 뒤 26일 오후 6시 30분 핵심 부품인 소형영상레이더(SAR)를 펼치는 데 성공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5-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31년 노력 담긴 위성, 누리호 첫 고객 돼 영광”

    “우리가 만든 인공위성을 31년 만에 국내 발사체에 싣게 돼 너무 감격스럽고, 누리호의 첫 ‘고객’이 돼 영광입니다.” 누리호가 우주로 쏘아올린 첫 실용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개발한 KAIST 인공위성연구소의 한재흥 소장(사진)은 누리호 3차 발사 하루 뒤인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누리호 3차 발사의 주 탑재위성이었던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25일 오후 7시 58분 대전 KAIST 인공지능연구소 내 지상국과 초기 교신에 성공한 데 이어, 26일 새벽 대전 및 해외 지상국과 7차례 양방향 교신에 성공했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10번째 인공위성이다. KAIST 주도로 국내 첫 위성인 우리별 1호가 개발된 지 31년 만이다. 한 소장은 “30여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 위성이라는 개념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31년간의 위성 연구는 ‘개척’에 가까웠다”고 했다. 특히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핵심 부품인 소형영상레이더(SAR)의 경우 국산화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고난도 기술인 데다 국방 관련 중요 기술이라 미국에서 수입하기도 쉽지 않았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소형영상레이더를 포함해 모든 핵심 부품을 국산화한 첫 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 개발에 성공했다. 누리호의 발사 성공은 국내 위성 역사에도 큰 의미를 가진다. 상용 발사체 시장의 특성상 공급(발사체)이 수요(위성)에 한참 부족하기 때문에 발사체를 가진 나라나 기업이 협상의 주도권을 갖게 된다. 특히 전쟁 영향으로 러시아 발사체를 사용하지 못하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권력의 추가 더욱 발사체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한 소장은 “이제는 우리나라가 발사체 발사 능력을 갖춘 나라가 됐기 때문에 옵션이 하나 더 늘어난 것”이라며 “해외 발사체 기업과의 협상 과정도 훨씬 유리해졌다”고 했다. 위성이 임무에 필요한 궤도와 발사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해외 발사체를 이용하는 경우 원하는 궤도와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가는 발사체에 올라타야 한다. 발사체에서 빠져나온 뒤엔 위성용 추력기로 궤도를 수정하는 등의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나 누리호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가 원하는 ‘여명황혼궤도’로 올라가기 위해 발사 궤도는 물론 발사 시간까지 모두 ‘맞춤 제작’했다. 한 소장은 “국내 발사체가 본격적인 위성 수송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국내 위성들의 임무 수행 능력도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고흥=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5-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누리호가 쏜 차세대 위성 2호 궤도 안착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쏘아 올린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궤도에 안착해 지상과 정상 신호를 주고받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우리 기술 발사체로 우리 실용위성을 쏘아 올려 가동하게 한다는 과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누리호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의 양방향 교신이 8차례 이뤄졌고 모든 상태가 정상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위성은 이르면 8월부터 본격 가동된다. 향후 2년간 태양동기궤도에서 하루에 지구를 약 15바퀴 돌면서 재난재해 관측 등 임무를 수행한다. 함께 쏘아 올린 소형 부탑재 위성인 큐브위성 7기 중 5기는 오후 6시 30분 현재 양방향 교신이나 신호 수신을 통해 궤도 진입이 확인된 상태다. 나머지 2기 가운데 ‘도요샛’ 3호(다솔)는 누리호에서 정상 분리됐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다른 1기는 지상과 교신을 시도 중이다. 조선학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교신 시도 기간을 1주일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한국이 국산 우주선을 사용해 위성을 궤도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초기 단계인 한국 우주항공 기술이 거둔 성취”라고 평가했다.누리호 차세대위성 양방향 교신 성공… “통신-자세제어 정상” 북극해빙 변화-해양오염 추적 등위성 수출 위한 임무 성과 중요외신 “韓, 달탐사 등 야심찬 계획… 자체 기술로 위성발사 능력 보여줘” 25일 한국형발사체(KSLV-Ⅱ) 3차 발사 후 40분이 지난 오후 7시 4분.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비컨(고유 식별) 신호를 처음 받은 곳은 남극 세종과학기지의 안테나였다. 이어 54분 뒤 대전 KAIST 지상국은 마침내 차세대소형위성 2호와 최초 교신에 성공했다. 우리 손으로 만든 발사체에 실린 179.9kg 중량의 첫 위성 손님이 무사히 도착했다는 안부를 전한 것이다. 1992년 초보 수준의 과학위성 ‘우리별 1호’를 프랑스 발사체에 실어 보낸 지 31년 만에 이룬 성과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26일 “우리별 1호부터 30년 넘게 축적한 소형위성 개발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낸 성과”라고 소감을 전했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 모든 기능 정상 KAIST는 스웨덴 보덴과 대전 지상국을 통해 차세대소형위성 2호와 양방향 교신을 진행하면서 통신, 자세제어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KAIST는 앞으로 7일간 위성 상태를 점검하면서 자세를 안정화할 예정이다. 위성은 태양 전지판과 리튬이온 배터리로 전력을 공급받아 임무를 수행한다. 이미 차세대소형위성은 태양 전지판을 통해 약 256W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누리호를 타고 궤도에 안착한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앞으로 임무 수행을 통해 기술력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우리 기술로 개발한 위성을 해외에 수출하려면 의미 있는 관측 결과를 보내줄 수 있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핵심 임무 중 하나는 이례적 한파와 장마 등 한반도 이상 기후에 영향을 주는 북극 해빙 변화를 탐지하는 것이다. 북극 해빙의 레이더 영상 정보를 토대로 해빙 이동 경로와 두께 변화 등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산림 지역의 탄소 흡수량을 측정하고 해양의 유류 유출에 따른 오염 지역 추적 임무도 맡았다. 이 같은 임무를 위해 악천후에도 주야간 지상관측이 가능한 소형영상레이더(SAR) 장비를 국산화해 장착했다. 민간기업이 개발한 큐브(소형 부탑재)위성 중 양방향 교신에 성공한 카이로스페이스의 ‘KSAT3U’는 1년간 한반도 지표면 편광 데이터를 수집해 지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위성 기능이 고장나거나 임무가 끝났을 때 궤도에서 조기 이탈해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폐기물을 남기지 않고 소멸되는 기술을 실증하는 일을 맡았다. 루미르가 개발한 우주 방사능량 측정용 큐브위성 ‘LUMIR-T1’은 위성 신호 수신에 성공한 상태다.● 외신 “북도 정찰위성 발사 예고… 한반도 경쟁, 우주로 향해” 주요 외신은 누리호 3차 발사 성공과 관련해 기술적인 발전을 이룬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로이터통신은 25일(현지 시간) “한국 우주 프로그램은 초기 단계여도 6세대(6G) 통신, 정찰위성, 달 탐사에 뛰어들려고 하는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있다”며 “누리호는 이 사업의 핵심 요소”라고 짚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전까지는 외국산 발사체를 사용했던 한국이 국산 기술로 위성을 궤도에 보낼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누리호 3차 발사를 남북 군비 경쟁으로 연결 지은 평가도 나왔다. 홍콩 유력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한반도 경쟁이 우주로 항하고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 정찰위성 발사 준비를 예고한 상황에서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한 것”이라고 짚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5-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사라진 꼬마위성 ‘도요샛 3호’… 천문연 “계속 교신 시도”

    “사라진 도요샛 3호(사진)를 찾아라!” 25일 발사된 누리호에는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4기의 큐브위성 ‘도요샛’이 실렸다. 이 중 1, 2, 4호는 정상적으로 사출된 것이 확인됐다. 그러나 사출 및 신호가 확인되지 않은 도요샛 3호를 찾기 위한 연구자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진 천문연 우주과학본부장은 “사출이 확인되지 않은 3호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교신을 시도하는 중”이라고 했다. 전 세계에 있는 민간 무선사들도 나서서 도요샛 위성 신호를 감지해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발사체가 지상으로 보낸 무선 원격수신정보(텔레메트리) 데이터를 분석해 도요샛 3호의 사출 여부를 확인 중이다. 큐브위성은 상자 모양 사출관에 들어간 상태로 발사체에 실렸다. 발사체는 사출관의 신호를 받아 위성이 제대로 분리됐는지를 판단하는데 3호의 경우 이 신호가 제대로 수신되지 않았다. 옥호남 항우연 나로우주센터장은 “도요샛 3호가 제대로 분리됐다면 작용 반작용의 힘에 의해 누리호의 3단이 살짝 뒤로 밀렸을 것”이라며 “이런 위치 변화와 시간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하면 사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텔레메트리 데이터가 워낙 방대해 분석 결과는 29일 이후에나 나올 예정이다. 천문연은 3호를 제외한 나머지 3기로도 충분히 임무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당초 도요샛은 총 4기의 큐브위성이 편대비행을 할 계획이었다. 이 본부장은 “편대비행의 목적은 일렬로 이동하며 공간과 시간에 따른 태양풍 변화를 보려는 것이었기 때문에, 3기만 있어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태양풍은 태양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에너지 입자(플라스마)로, 에너지가 워낙 커 우주 탐사선이나 위성에 큰 피해를 준다. 이 때문에 세계의 많은 우주 날씨 연구자들은 도요샛이 보내올 태양풍 데이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이 본부장은 “저비용으로 개발한 큐브위성 3기가 편대비행을 하는 것 역시 세계적으로 처음 있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했다. 도요샛은 2017년부터 5년간 87억 원을 투자해 개발됐다. 원래 2021년과 2022년 러시아 소유스 발사체에 실어 우주에 보낼 계획이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무산돼 ‘우주 데뷔’가 미뤄진 사연도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3-05-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누리호가 쏜 위성 정상운영… ‘우리별 1호’ 이후 31년 만의 성과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쏘아 올린 차세대소형위성 2호가 궤도에 안착해 지상으로 정상 신호를 주고 받는데 성공했다. 함께 쏘아올린 큐브위성은 7기 중 4기가 정상 신호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위성 정상 작동이 확인됨에 따라 우리 기술 발사체로 우리 위성을 쏘아 올려 가동하게 한다는 누리호의 과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1992년 초보 수준의 과학위성 ‘우리별 1호’를 프랑스 발사체에 실어 보낸 지 31년 만에 이룬 성과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누리호 3호의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양방향 교신이 8차례 이뤄졌고 모든 상태가 정상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개발한 KAIST 인공위성연구소에 따르면 위성의 모든 기능이 정상 작동하고 있다. KAIST는 앞으로 7일간 위성 상태를 점검하면서 자세를 안정화할 예정이다. 임무 수행은 이르면 8월부터 시작한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2년간 태양동기궤도에서 하루에 지구를 약 15바퀴 돌면서 재난재해 관측 등 임무를 수행한다. 소형 부탑재 위성인 큐브위성 7기 중 4기는 양방향 교신이나 신호 수신을 통해 위치가 확인된 상태다. 나머지 3기 가운데 ‘도요샛’ 3호(다솔)는 누리호에서 정상 분리됐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도요샛 4호(라온) 등 2개는 지상에서 교신을 시도하고 있다. 조선학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큐브위성 신호를 받고 양방향으로 교신을 시도하는 기간을 1주일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을 두고 “초기 단계인 한국 우주항공 기술이 거둔 성취”라고 평가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5-26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