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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양국 외교사령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楊潔)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2분으로 예정된 모두(冒頭)발언을 예상보다 훨씬 길게 했을 뿐 아니라 퇴장하려던 취재진을 다시 불러세워 상대방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18일(현지 시간)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캡틴 쿡 호텔에서 열린 회담에서 블링컨 장관은 양제 정치국원이 약 30분의 모두발언에서 미국을 거세게 비판하자 퇴장하려던 취재진을 다시 불러세웠다. 그는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며 중국 측이 발언을 길게 했으니 자신 또한 조금 더 덧붙이겠다고 외쳤다. 블링컨 장관은 “취임 후 약 100개국과 통화를 했으며 미국이 돌아온 것에 대한 깊은 만족을 들었다. 중국이 취하고 있는 행동에 대한 깊은 우려 또한 들었다”고 중국을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실수를 하고 퇴보하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은 역사 속에서 내내 그런 도전이 없는 것처럼 무시하려 하지 않고 개방적이고 공개적이며 투명하게 문제를 다뤄왔다”며 “때로 고통스럽고 추하지만 언제나 미국은 국가로서 더 강하고 좋게 통합됐다”며 미국의 개방성과 포용성을 자랑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취재진이 다시 회견장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이번에는 양 위원이 ‘잠시만(Wait)’이라며 다시 끼어들었다. 그는 미국 측을 향해 손가락을 올리며 블링컨 장관이 거들먹거리는 톤으로 이야기했다고 비난했다. 중국 대표단은 자국 취재진에게 미국이 모두발언 시간을 초과해 중국의 대내외정책을 공격하고 분쟁을 일으켰다. 손님을 대하는 도리가 아니고 외교 의례에 맞지 않아 엄중히 응대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예윤기자 yeah@donga.com}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이틀간의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양측이 첫날부터 예상외로 높은 수위의 설전을 주고받았다. 미국은 인권 등 중국이 민감해 하는 ‘아킬레스건’을 집중 공격하면서 압박에 나섰고, 중국은 오히려 미국이 흑인을 ‘살육’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공격하면서 내정간섭을 거부한다고 맞섰다.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중국의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8일 오후(현지 시간)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첫 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은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까지 벌어졌다. 언론에 공개되는 모두발언은 양측이 짧게 회담 요지와 덕담을 주고받는 게 외교상 관례지만, 이날 블링컨 장관은 중국 측의 발언이 길어지자 퇴장하는 기자들을 다시 불러세우면서까지 반격을 이어갔다. 당초부터 글로벌 주도권을 둘러싼 양측의 핵심이익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쉽지 않은 회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이 정도까지 냉랭한 분위기가 될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블링컨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미국은 중국의 행동들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시작부터 포문을 열었다. 그는 “미국은 규칙이 기반이 되는 질서를 수호하려 한다”며 “질서가 없으면 세계가 훨씬 더 폭력적으로 변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신장과 홍콩, 대만 등에서 중국의 행동과 미국에 대한 사이버공격, 미국 동맹들에 대한 강요 행위가 글로벌 안전성을 유지하고 있는 규칙 기반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들이 단순히 내부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가 오늘 이슈를 제기할 필요를 느끼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고 규칙에 기반 한 국제 질서를 강화하기 위해 외교의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며 “(규칙에 기반 한) 이 시스템은 이견을 평화적으로 해소하고 다자 간 노력을 효과적으로 조정하며 모두가 같은 규칙을 따르고 있다는 확신으로 글로벌 무역에 참여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스템이 아니라면 남는 건 승자독식이고 그것은 우리에게 더 폭력적이고 불안정한 세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 역시 “우리는 중국과 갈등을 일으킬 의도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극심한 경쟁을 기꺼이 할 것이고 우리의 원칙과 국민, 우방을 위해 싸울 것”이라며 핵심 가치에 있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미국의 기선제압에 중국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양제츠 정치국원은 “미국은 군사력과 금융의 우월성을 다른 나라를 압박하는 데 사용하고 있으며 국가안보를 글로벌 무역의 미래를 위협하는 데 남용하고 있다”면서 “신장과 홍콩, 대만은 중국 영토의 떼어낼 수 없는 부분이고 중국은 내부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간섭을 확고하게 반대한다”고 맞섰다. 그는 이어 “미국은 자신들의 문제를, 중국은 중국의 문제를 다뤄야 한다”며 “미국이야말로 흑인 시민들이 ‘살육’당하면서 인권이 최저점에 있다”고 꼬집었다. 양 정치국원은 “냉전적 사고방식을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며 “미국과의 관계에서 대결과 갈등 없이 상호이익과 ‘윈-윈 협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언론에 공개되는 모두발언이 통상적인 회담 분위기와 다르게 흐른 것은 양제츠의 발언이 길어지면서부터다. 그가 각자 2분씩 약속했던 시간을 훨씬 넘기며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점을 거칠게 파고들면서 회담 분위기가 시작부터 냉랭해졌다. 양 정치국원은 “미국은 자신의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 그리고 다른 나라들에게 자기들의 민주주의를 밀어붙이는 것도 그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내 많은 사람들은 실제로는 미국 민주주의에 대해 별반 신뢰가 없다”면서 “여론조사를 보면 중국의 지도부가 중국 국민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양제츠는 또 “미국은 전 세계를 대표하지 않는다. 단지 미국 정부만을 대표할 뿐”이라고 재차 비난했고 옆에서 왕 부장도 “중국은 미국 측의 부당한 비난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거들었다. 중국 측 발언이 끝나고 방송 카메라가 자리를 비키려 하자 블링컨 장관은 갑자기 “잠시만”이라고 말한 뒤 기자들을 제자리로 돌려세웠다. 그러고는 양 정치국원과 왕 부장을 향해 “여러분의 발언이 길어졌기 때문에 나도 본격 회담에 들어가기 전에 몇 마디를 더 하겠다”면서 다시 발언을 이어갔다. 블링컨 장관은 “지금까지 100여 개 나라와 통화를 했는데 이들은 미국이 동맹들에게 돌아온 것에 대해 깊이 만족해했다”면서 “그리고 당신들 정부가 하는 행동들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듣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그러고는 “미국 리더십의 특징은 더 완벽한 연방을 만들기 위한 끊임없는 추구이며 그래서 우리도 완벽하지 않다”며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변호 발언을 시작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도 실수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역사적으로 이런 도전들을 외면하지 않고 투명하게 맞서려고 노력해 왔다”면서 “가끔은 고통스럽고 보기에도 좋지 않지만 그때마다 우리는 한 국가로서 강해지고 나아지고 더 단합이 되곤 했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급기야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국의 최고 지도자에 오르기 전 만났던 일화까지 소개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그는 “바이든은 그때 미국에 반대해 패를 거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말했다”면서 “이는 지금도 사실”이라고 못 박았다. CNN방송은 “양측이 이례적으로 긴 발언을 주고받았고 특이하면서 가끔 가시가 있는 공방이 오갔다”고 보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우리 흑인 공동체도 이에 동참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도 증오가 무엇인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대부인 알 샤프턴 목사가 16일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으로 한인 등 아시아계 미국인이 대거 희생된 것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그는 미국 내 흑인 사회도 아시안과 연대해 혐오 범죄를 규탄하는데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샤프턴 목사는 이날 뉴욕 할렘의 ‘정의의 집’(House of Justice)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얼마 전 애틀랜타에서 일어난 잔인한 살인은 우리가 아시안 대상 증오 범죄에 대항해 단합해야 할 필요성을 일깨워줬다”며 “경찰은 아직 이 사건을 혐오 범죄로 규정하지 않고 있지만 우리에겐 그게 너무나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샤프턴 목사를 비롯해 민주당 전 대선 경선 후보였던 앤드루 양, 스콧 스트링거 뉴욕시 감사원장 등 뉴욕시장 후보군들도 대거 참석했다. 샤프턴 목사는 “아시안 커뮤니티는 혼자여서는 안 된다. 우리는 분명하고 강하게 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행사에 참가한 찰스 윤 뉴욕한인회장은 기자와 만나 “한인 사회가 흑인 커뮤니티와 교류가 꾸준히 있었던 와중에 이런 사건이 터지자 샤프턴 목사가 먼저 관심을 보여서 오늘의 회견이 이뤄졌다”며 “이것이 우리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차기 유력한 뉴욕시장 후보인 앤드루 양은 연단에 올라 “나도 평생을 아시안으로 살았다. 자라면서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로서 조롱과 업신여김을 계속 당했다”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 했다. 그는 “중국인 식당에서 종업원을 때린 사람, 아시안 중년 여성을 길바닥에서 밀친 사람, 아시안 여성의 얼굴에 염산을 부은 사람, 이들은 피해자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 아시안들도 사람이고 다른 사람들처럼 미국인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콧 스트링거 감사원장은 ‘최근 아시안에 대한 공격을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말 수치스로운 일”이라며 “지금은 모든 정치인과 시장 후보들이 나서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연대 의식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계 미국인들이 모인 단체인 중국계미국인기획위원회(CPC) 웨인 호 대표도 “중국계들은 공포를 느끼고 있고 외출하는 것을 무서워하는 노인들이 많다”며 “지금은 한국과 중국, 흑인 등 모든 인종의 커뮤니티가 증오 범죄를 비난하기 위해 다 나서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조앤 유 아시안아메리칸연맹(AAF) 사무총장은 “나와, 나의 어머니와, 나의 자매들과 비슷하게 생긴 여성들이 희생됐다”며 “그들은 아시안에 대한 끊임없는 공격이 있는 와중에 팬데믹 속에서도 일을 해야만 했다. 우리는 화가 나고 좌절하고 상심에 잠겼다”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한국계 4명을 포함해 아시아계 여성 6명이 희생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과 관련해 아시아계를 넘어 미국 사회 전체가 인종 증오 범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StopAsianHate’(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라는 해시태그가 빠른 속도 퍼지는 등 온라인에서는 인종 증오 범죄를 규탄하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애틀랜타의 마사지숍 앞에 ‘우분투(UBUNTU)’라고 적힌 종이 팻말이 놓인 것도 이런 분위기를 잘 나타내고 있다. 우분투는 아프리카 반투족 말로 ’당신이 있기에 나도 있다’는 의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계 여성 6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의 사망자가 나온 이번 총격 사건과 관련해 17일(현지 시간)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매우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며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알다시피 나는 지난 몇 달간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잔혹행위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이것은 매우 매우 힘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수사가 진행 중으로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법무부 보건복지부가 관련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를 규탄한다”는 성명을 냈고 이달 11일에도 “증오 범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이번 사건 희생자들이 대부분 아시아계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반아시아계(Anti-Asian) 폭력 범죄는 반드시 끝나야 한다는 걸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력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인종 증오 범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트위터에서는 ‘StopAsianHate’라는 해시태그도 이용자들 사이에서 급격히 번져 나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증오와 편견, 차별의 힘에 대한 경계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썼다.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 테드 리우 하원의원 등 정치인을 비롯해 토크쇼 진행자 지미 팰런, 가수 재닛 잭슨, 배우 킴 카다시안, 대만계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제러미 린 등도 해시태그를 사용하면서 증오 범죄를 규탄했다. 금융계도 목소리를 높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길거리에서, 온라인상에서 우리는 아시아인에 대한 물리적 공격과 언어 희롱, 서비스 거부를 보고 있다”며 “이런 인종주의적 행동은 용납돼선 안 된다”고 썼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우리 팀 동료들도 자주 겪고 있는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은 모두에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현지의 아시아계와 한인단체들은 즉각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이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라고 규정했다. 지금까지 경찰은 용의자의 진술을 토대로 이번 범죄가 그의 성 중독에 의한 것이었을 가능성을 제시한 상태다. 아시안아메리칸행동기금은 “우리는 이런 혐오스러운 행동과 백인우월주의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했다. 백악관은 17일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언행을 지적하기도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를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전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우한 바이러스’ 등으로 부르며 비난했다”며 “이런 해로운 ‘레토릭(수사·修辭)’이 아시아계 공동체에 대한 부정확하고 불공정한 편견을 초래했고, 위협을 높였다는 점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시카고트리뷴은 지난해 아시아계 대상 증오 범죄가 증가한 것을 두고 “전임 대통령과 극우 인사들이 외국인 혐오와 백인우월주의로 무장한 지지자들에게 먹잇감을 던져 주며 아시아계 미국인을 악마화한 것에 비춰 보면 미스터리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이은택 기자}
미국 중앙은행이 2023년까지 현재의 제로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앞으로 오랫동안 금리 상승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뉴욕 증시는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7일(현지 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재의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금리를 현 수준으로 내린 지 1년째 제로금리를 유지하게 됐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 따르면 18명의 위원 중 11명이 2023년까지 제로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18명 전원이 올해 말까지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경기 과열과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당분간은 금리를 올리기에 충분한 여건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는 아직도 고용과 물가 목표치에 이르기까지 갈 길이 멀다”며 “실질적인 추가 진전이 달성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했다. 또 연준의 자산 매입 규모 축소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아직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연준의 제로금리 유지 전망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뉴욕증시는 또 한 번 거침없이 올랐다. 이날 다우지수는 0.58% 상승해 사상 처음으로 33,000 선을 넘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의 코스피도 18일 0.61% 오른 3,066.01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6.5원 하락한 1123.7원으로 마감해 이틀 만에 다시 1120원대로 내렸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애틀랜타의 연쇄 총격 사건으로 아시아계 미국인이 대거 희생되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인종 혐오 범죄를 규탄하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일반 아시아계 미국인은 물론이고 유력 정치인들과 배우,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사들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으로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BLM)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됐을 때와 비슷한 흐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7일(현지 시간) 트위터 공간에서는 총격 사건의 희생자와 아시안 커뮤니티를 지지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아직 용의자의 의도는 분명치 않지만 희생자의 신원을 볼 때 아시안에 대한 폭력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멈춰야 한다”고 적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지난해부터 불어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력은 점점 커지는 위기”라고 지적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딸인 버니스 킹 목사도 “증오와 폭력에 물든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게 매우 슬프다. 나는 아시아인들과 함께 하겠다”고 썼다. 이날 트위터에서는 ‘StopAsianHate’(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라는 해시태그도 이용자들 사이에서 급격히 퍼졌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증오와 편견, 차별의 힘에 대한 경계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썼다. 이밖에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하원의원, 테드 리우 하원의원 등 정치인을 비롯해 토크쇼 진행자 지미 팰런, 가수 재닛 잭슨, 배우 킴 카다시안, 중국계 농구스타 제레미 린 등이 이 해시태그를 사용하면서 증오 범죄를 규탄했다. 금융계도 목소리를 높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길거리에서, 온라인상에서 우리는 아시안에 대한 물리적 공격과 언어 희롱, 서비스 거부를 보고 있다”며 “이런 인종주의적 행동은 용납돼선 안 된다”고 썼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우리 팀 동료들도 자주 겪고 있는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 차별은 모두에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현지의 아시아계와 한인 단체들은 즉각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이 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 범죄라고 규정했다. 전국아시아태평양계미국여성포럼(NAPAWF)은 “이것은 백인 우월주의, 반(反)아시아 인종주의,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을 향한 성폭력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중앙은행이 2023년까지 현재의 제로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앞으로 오랫동안 금리 상승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뉴욕 증시는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7일(현지 시간)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재의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금리를 현 수준으로 내린지 1년째 제로금리를 유지하게 됐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 따르면 18명의 위원 중 11명의 위원은 2023년까지 제로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18명 전원은 올해 말까지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경기 과열 및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분간은 금리를 올리기에 충분한 여건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는 아직도 고용과 물가 목표치에 이르기까지 갈 길이 멀다”면서 “실질적인 추가 진전이 달성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 축소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아직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연준은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기존의 4.2%에서 6.5%로 크게 높여 잡았고 실업률도 올해 말 4.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등 전반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최근의 경기회복 기조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연준의 제로금리 유지 전망이 호재로 작용함에 따라 미국 증시는 또 한 번 거침없이 올랐다. 이날 다우지수는 0.58% 올라 사상 처음 33,000선을 넘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최근 미국 전역에서는 중국계 등 아시아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증오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면서 비난했던 것이 아시아계가 범죄의 표적이 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AAPI(아시아·태평양계) 증오를 멈춰라’라는 이름의 단체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2월 말까지 두 달간 미국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 범죄 신고는 모두 503건 접수됐다. 작년 3월 19일부터 계산하면 총 3795건에 이른다. 출신별로는 중국계 피해자가 42.2%로 가장 많았다. 한국계의 피해도 14.8%나 됐다. 유형별로는 ‘욕설과 언어희롱’이 68.1%로 가장 많았고 아시아계를 피하거나 꺼리는 행동은 20.5%, 폭행이 11.0%였다.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 범죄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길거리에서 “너희 나라로 가라”고 욕을 하거나 택시(우버) 승차, 음식 서빙 등을 거부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무런 이유 없이 이들을 폭행하는 이른바 ‘묻지 마 범죄’가 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연방정부와 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를 규탄한다”는 성명을 낸 데 이어 이달 11일에도 “증오범죄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회에서는 아시아계가 모인 ‘아시아태평양 코커스(CAPAC)’의 연방 의원들이 나서서 청문회를 추진하고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애틀랜타 지역에서 4명의 한국계 여성들이 총격에 희생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내 한인 및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만일 경찰 수사를 통해 이번 사건이 한인 등 아시아계를 노린 인종 증오 범죄의 성격으로 밝혀질 경우 파장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인종 간 평등과 다양성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각지에서 빈발하는 범죄에 대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 전역에서는 중국계를 비롯한 아시아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주범으로 몰리며 혐오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칭하면서 비난했던 것도 이들이 범죄의 표적이 된 이유 중 하나로 파악되고 있다. ‘AAPI(아시아·태평양계) 증오를 멈춰라’라는 이름의 단체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2월 말까지 두 달 간 미국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범죄 신고는 모두 503건 접수됐다. 작년 3월 19일부터 계산하면 총 3795건에 이른다. 출신별로는 중국계 피해자가 42.2%로 가장 많았지만 한국계의 피해도 14.8%나 됐다. 사건유형 별로는 ‘욕설과 언어희롱’이 68.1%로 가장 많았고 아시아계를 피하거나 꺼리는 행동은 20.5%, 폭행이 11.0%였다.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범죄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길거리에서 “너희 나라로 가라”고 욕을 하거나 택시(우버) 승차, 음식 서빙 등을 거부하는 사례가 많았다. 실제 이 민간단체에 접수된 차별 사례들을 보면 ‘백인이 계속 길을 따라오더니 아시아계를 비하하는 표현을 내뱉고 감’, ‘차량공유 서비스로 호출한 차에 탔더니 운전사가 “또 아시안이네. 당신은 바이러스에 안 걸렸길 바란다”면서 몸을 멀리함’ 등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이들에게 갑자기 신체적 가해를 하는 심각한 사건들이 늘고 있다. 이달 초에도 뉴욕주의 한 쇼핑가에서 80대의 한국계 여성이 노숙인에게 주먹을 맞고 의식을 잃은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에는 맨해튼에서 길을 가던 아시아계 남성이 복부에 흉기를 찔렸고, 또 다른 남성은 지하철에서 얼굴을 베이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1월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80대 태국계 남성이 산책을 하다가 젊은 남성의 공격을 받아 머리를 심하게 다친 뒤 결국 사망했다.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공격은 이들의 인구 밀집도가 높은 로스앤젤레스(LA)나 뉴욕, 애틀랜타 등의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연방 정부와 의회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를 규탄한다”는 성명을 낸 데 이어 이달 11일에도 “증오범죄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회에서는 아시아계가 모인 ‘아시아태평양 코커스’(CAPAC)의 연방 의원들이 나서서 청문회를 추진하고 있다. 대도시에는 증오 범죄를 규탄하는 시위가 주말마다 열리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아시아계 노인들이 외출을 할 때 젊은 청년들이 옆에서 같이 걸어주는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거세게 비판해 온 그의 조카 메리 트럼프는 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벌어진 16일 저녁 트윗을 통해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증오범죄 유행은 당장 멈춰야 한다”면서 삼촌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종주의 프레임이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증세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후보 시절의 공약처럼 고소득자와 대기업에 대한 세율을 인상해 재정적자를 메우고 소득 재분배를 꾀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야당인 공화당 측은 “대규모 증세가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 증세안이 의회 문턱을 넘을지는 미지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증세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중산층 가정은 자신의 공정한 몫보다 더 많이 세금을 내고 있지만 소득 최상위 구간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이어 “기업들도 지금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법인세 인상을 추진한다는 사실을 내비쳤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날 바이든 행정부가 1993년 이후 거의 30년 만에 연방 세금의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법인세율을 기존 21%에서 28%로 상향 △연소득 40만 달러 이상 또는 연간 자본소득 100만 달러 이상인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 인상 △기업에 대한 조세 특례 축소와 부동산세 범위 확대 등을 검토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감세 정책을 통해 낮췄던 법인세율과 소득세율을 다시 올리는 것이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14일 방송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은 법인과 고소득자는 국가 경제의 지출을 맞추기 위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제안해 왔다”면서 “재정적자를 통제하기 위한 (증세) 제안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시절 증세 공약이 그대로 이행된다면 향후 10년간 최대 2조1000억 달러의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대규모 증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세금 감면을 축소한 것 등을 제외하면 빌 클린턴 행정부 때인 1993년 이후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행정부의 증세 추진이 경기부양책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재정 상황을 보전하는 것 이외에도 이른바 ‘부자 증세’를 통해 조세 형평성을 강화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체 납세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연소득 40만 달러 이하 가구에는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다. 미국은 증세를 추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각국을 상대로 법인세율의 하한선을 두자는 제안을 하려 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세계 각국이 기업과 일자리 유치를 위해 법인세율을 경쟁적으로 낮추면서 ‘출혈 경쟁’이 생기고 이에 따른 재정 문제도 심각해졌다는 인식에서다. 미국의 비영리기관인 조세재단에 따르면 전 세계 평균 법인세율은 1980년 40%에서 2020년 23%로 낮아졌다. 보도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통해 강제성은 없더라도 법인세율에 하한선을 정하는 것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끌어내려 하고 있다. 법인세 하한선은 12% 선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하한선 규정이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만일 규정을 안 지키고 법인세율을 그보다 더 낮추는 곳이 있다면 그 나라에 투자한 다국적 기업에 본국이 그만큼 추가 과세를 해서 법인세율 인하를 무력화시키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베이비 버핏’이란 별명으로 유명한 미국 월가의 헤지펀드 거물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회장(55·사진)이 최근 뉴욕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한 쿠팡의 보유 지분 2650만 주를 모두 자선 사업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의 15일 종가인 50.45달러를 적용하면 13억3700만 달러(약 1조5375억 원)에 달하는 액수다. 애크먼은 15일(현지 시간) 트윗에서 “나는 운 좋은 (쿠팡의) 초기 투자자였고 쿠팡 또한 믿을 수 없는 성공을 거뒀다”며 보유 주식 전부를 자신이 설립한 자선단체 퍼싱스퀘어재단 등 여러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범석 쿠팡 창업자(43)의 영문 이름 ‘범(Bom)’을 언급하며 “범과 쿠팡의 팀에 감사한다. 기부한 주식이 인류에 이롭게 쓰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블룸버그 기준 애크먼의 재산이 22억 달러(약 2조5300억 원)임을 감안할 때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는 셈이다. 그는 2006년 경제 발전, 교육, 의료, 인권, 예술, 도시개발 등을 지원하는 퍼싱스퀘어재단을 설립했다. 특히 2012년 억만장자들이 재산 절반을 기부하는 ‘더 기빙 플레지’ 운동에도 가입했다. 당시 그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베푸는 것을 권유하셨다. 그 가르침이 내 안에 남아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애크먼이 쿠팡에 투자한 정확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스스로를 초기 투자자로 칭한 점을 감안할 때 2010년 쿠팡 설립 직후부터 투자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와 김범석 창업자는 모두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애크먼은 1966년 뉴욕주 채퍼콰에서 유대계 이민자 후손으로 태어났다. 1992년 하버드대 동창들과 ‘고담 파트너스’란 투자회사를 설립해 월가에 뛰어들었다. 가치가 떨어진 기업의 지분을 매입한 뒤 해당 회사의 경영에 적극 개입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행동주의 펀드(activist fund)’를 표방하며 승승장구했다. 투자 대상을 알아보는 안목과 뛰어난 실적 등이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91)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로 ‘베이비 버핏’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당시 기업 부도 등이 늘어날 것을 예측하고 신용부도스와프(CDS·부도 발생시 채권 및 대출 원리금을 날릴 위험에 대비한 신용파생상품)를 사들여 큰 수익을 올렸다. 2019년 재혼한 부인은 예술과 건축을 결합한 다양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네리 옥스먼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교수(45)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증세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후보 시절의 공약처럼 고소득자와 대기업에 대한 세율을 인상해 재정적자를 메우고 소득 재분배를 꾀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증세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중산층 가정은 자신의 공정한 몫보다 더 많이 세금을 내고 있지만 소득 최상위 구간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이어 “기업들도 지금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법인세 인상을 추진한다는 사실을 내비쳤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날 바이든 행정부가 1993년 이후 거의 30년 만에 연방 세금의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법인세율을 기존 21%에서 28%로 상향 △연소득 40만 달러 이상 또는 연간 자본소득 100만 달러 이상인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 인상 △기업에 대한 조세 특례 축소와 부동산세 범위 확대 등을 검토 중이다. 법인세율과 소득세율 모두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감세 정책을 통해 낮췄던 것을 다시 올리는 것이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14일 방송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은 법인과 고소득자는 국가경제의 지출을 맞추기 위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제안해 왔다”면서 “재정적자를 통제하기 위한 (증세) 제안을 곧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시절 증세 공약이 그대로 이행된다면 향후 10년 간 최대 2조1000억 달러의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본격적이고 대규모의 증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의 세금 감면 축소 등을 제외하면 빌 클린턴 행정부 때인 1993년 이후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행정부의 증세 추진이 경기부양책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재정 상황을 보전하는 것 이외에도 이른바 ‘부자증세’를 통해 조세 형평성을 강화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체 납세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연소득 40만 달러 이하 가구에는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야당인 공화당 측은 “대규모 증세가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면서 행정부와 민주당의 구상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증세안이 의회 문턱을 넘을지는 미지수다. 이와 함께 미국은 글로벌 각국을 상대로 국제적으로 법인세율의 하한선을 따로 두자는 제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각국이 기업과 일자리 유치를 위해 법인세율을 경쟁적으로 낮추면서 서로 ‘출혈 경쟁’이 생기고 재정 문제도 심각해졌다는 인식에서다. 미국의 비영리기관인 조세재단에 따르면 전 세계 평균 법인세율은 1980년 40%에서 2020년 23%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옐런 장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통해 강제성은 없더라도 법인세율을 최소 일정 수준 이상으로 정하는 것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려 하고 있다. 법인세 하한선으로는 12%선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하한선 규정이 비록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만일 규정을 안 지키고 법인세율을 더 낮추는 나라가 있다면 그 나라에 투자한 다국적 기업에게 본국이 그만큼 추가 과세를 해서 법인세율 인하를 무력화시키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월가의 헤지펀드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탈 회장(55)이 최근 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의 보유 지분 2650만주를 모두 자선 사업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 약 1조500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이다. 애크먼 회장은 15일(현지 시간) 트윗에서 “쿠팡의 믿을 수 없는 성공의 결과로 2650만주는 인류를 이롭게 하는 데 쓰일 것”이라며 자신의 주식을 모두 퍼싱스퀘어재단 등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썼다.그는 “나는 쿠팡의 매우 운이 좋은 초기 투자자”라면서 “Bom(김범석 이사회 의장)과 쿠팡의 팀에게 우리 모두를 대신해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퍼싱스퀘어재단은 경제 발전과 교육, 의료, 인권, 예술, 도시개발 분야의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애크먼 회장 본인이 2006년 설립한 재단이다. 이날 애크먼 회장이 기부한 주식은 현재 쿠팡 한 주를 50달러 선으로 계산하면 13억2500만 달러(약 1조5000억 원) 가량에 이르는 규모다. 쿠팡의 주식 가치가 이번 상장 이후 급격히 불어나면서 그는 막대한 차익을 얻었는데 이를 모두 기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애크먼 회장이 쿠팡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그 규모가 얼마인지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었다. 애크먼 회장의 순자산이 포브스 기준 30억 달러 선인 것을 감안하면 자기 재산의 상당히 많은 부분을 내놓기로 한 결정으로 월가에서도 그의 기부 결정을 듣고 매우 놀라워하는 분위기다. 애크먼 회장은 ‘리틀 버핏’으로 불릴 만큼 헤지펀드계에서 알아주는 거물급 인사로 통한다. 뉴욕 출신으로 부동산금융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에게 자라난 그는 하버드대를 나온 뒤 1992년 동창들과 함께 ‘고담 파트너스’라는 투자회사를 설립하면서 월가에 뛰어들었다. 돈 냄새를 기가 막히게 잘 맡는다는 평가를 들으며 승승장구를 해온 애크먼 회장은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면서 실적이 안 좋은 기업의 경영진들을 무섭게 몰아세운 적도 많았다. 이런 냉정한 이미지와는 별개로 그는 자선사업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면서 남에게 베푸는 활동을 해왔다. 애크먼 회장은 워런 버핏과 빌·멜린다 게이츠 부부가 시작한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에 2012년 동참하면서 전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당시 애크먼 회장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는 베푸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주셨다”며 “이 가르침이 내 안에 남아있으며 처음에 돈을 벌었을 때도 나는 일부를 기부했다”고 밝혔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잇단 성추행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 주지사(사진)의 거취를 놓고 백악관과 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금까지는 민주당 내에서 당장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일단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백악관에서 쿠오모 주지사의 거취 문제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조사가 진행 중이고 우리는 그게 어떤 결론이 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발언은 절차라는 게 있다는 뜻”이라며 “지금 나오는 혐의들은 매우 심각한 것들이며 이는 수사를 통해 끝까지 가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ABC방송에 출연해 “쿠오모 주지사는 자신이 주지사로서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 본인의 마음속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지만 사퇴 요구까지 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뉴욕을 덮쳤을 때 선제적 대처와 솔직한 화법으로 큰 인기를 누렸던 쿠오모 주지사는 최근 7명의 여성이 그에게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검찰 수사의 운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의 즉각적인 사퇴를 주장했던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방송에 나와 “쿠오모 주지사는 많은 뉴요커의 신뢰를 잃었다. 뉴욕주를 위해 그는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쿠오모 주지사의 최측근으로 주내 백신 공급을 총괄하는 래리 슈워츠가 최근 여러 카운티 당국자에게 전화를 걸어 쿠오모 주지사에 대한 충성심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13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로 쓰이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피츠필드의 버크셔 커뮤니티 칼리지 체육관. 검은색 모자에 노란색 재킷을 입은 남성이 벽 앞의 간이 의자에 앉더니 악기 케이스에서 첼로를 꺼냈다. 이어 실내에 울려 퍼지는 바흐의 첼로 선율. 이곳에 두 번째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러 온 중국계 첼로 거장 요요마(66)였다. 장내에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 등 익숙한 음악이 흐르자 주위가 조용해졌다. 약 15분의 연주가 끝난 뒤 요요마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슴에 손을 얹고 인사했다. 사람들은 박수로 환호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세계적 거장의 연주를 직접 듣는 호사를 누린 이들은 백신 접종을 마치고 15분간 이상 증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의자에 앉아 대기하던 사람들이었다. 현장 책임자 겸 간호사 레슬리 드래거 씨는 워싱턴포스트(WP)에 “약간의 음악만 들렸는데도 건물 전체가 평화로워진 것이 참 신기했다”며 “대화하고 움직이는 사람들, 많은 자원봉사자들, 이 모두가 그저 조용히 음악을 들었다”고 말했다. 요요마가 맞은 백신은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제품이었다. 그에게 두 번의 백신을 모두 놔준 간호사 힐러리 바샤라 씨 역시 첫 백신을 접종했을 때부터 요요마가 다른 사람들과 달라 보였다고 했다. 바샤라 씨는 “대부분이 긴장하지만 그의 얼굴에선 따뜻한 기운이 나오는 것 같았고 마스크 속에서도 미소를 짓고 있는 듯 보였다”며 “요요마가 내게 ‘여기 있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요요마는 두 번째 백신을 맞은 뒤 바샤라 씨에게 “연주를 해도 되겠느냐”고 물었고 이는 백신접종센터의 즉석 콘서트로 이어졌다. 바샤라 씨는 “연주는 모든 이를 하나로 만들었다. 큰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요요마는 이날로부터 정확히 1년 전인 2020년 3월 13일에도 트위터에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유명 교향곡 ‘신세계로부터’ 2악장을 연주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의 시기에 자신에게 위안을 주는 음악을 공유할 방법을 찾고 싶었다는 이유에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13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센터로 쓰이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피츠필드의 버크셔 커뮤니티 칼리지 체육관. 검은색 모자에 노란색 재킷을 입은 남성이 벽 앞의 간의 의자에 앉더니 악기 케이스에서 첼로를 꺼냈다. 이어 실내에 울려 퍼지는 바흐의 첼로 선율. 이곳에 두 번째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러 온 중국계 첼로 거장 요요마(66)였다. 장내에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 등 익숙한 음악이 흐르자 주위가 조용해졌다. 약 15분의 연주가 끝나자 요요마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슴에 손을 얹고 인사를 했다. 사람들은 박수로 환호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세계적 거장의 연주를 직접 듣는 호사를 누린 이들은 백신 접종을 마치고 15분 간 이상 증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의자에 앉아 대기하던 사람들이었다. 현장 책임자 겸 간호사 레슬리 드래거 씨는 워싱턴포스트(WP)에 “약간의 음악만 들렸는데도 건물 전체가 평화롭게 된 것이 참 신기했다”며 “대화하고 움직이는 사람들, 많은 자원봉사자들, 이 모두가 그저 조용해진 채 음악을 들었다”고 말했다. 요요마가 맞은 백신은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앤테크가 공동 개발한 제품이다. 그에게 두 번의 백신을 모두 놔준 간호사 힐러리 바샤라 씨 역시 첫 백신을 접종했을 때부터 요요마가 다른 사람들과 달라보였다고 했다. 바샤라 씨는 “대부분이 긴장하지만 그의 얼굴에선 따뜻한 기운이 나오는 것 같았고 마스크 속에서도 미소를 짓고 있는 듯 보였다”며 “요요마가 내게 ‘여기 있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요요마는 두 번째 백신을 접종받은 뒤 자신에게 “연주를 해도 되겠느냐”고 물었고 이는 백신 접종 센터의 즉석 콘서트로 이어졌다. 바샤라 씨는 “연주는 모든 이를 하나로 만들었다. 큰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요요마는 이날로부터 정확히 1년 전인 2020년 3월 13일에도 트위터에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유명 교향곡 ‘신세계로부터’ 2악장을 연주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의 시기에 자신에게 위안을 주는 음악을 공유할 방법을 찾고 싶었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 대유행 후 미국을 비롯한 세계 유명 공연장들은 일제히 문을 닫았고 유명 예술가와 산업 전반 또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에 “요요마의 연주가 팬데믹으로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위로를 전했다”는 호평이 나온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잇단 성추행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 주지사의 거취를 놓고 백악관과 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의 의견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지금까지 민주당 내에서 당장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정작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일단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백악관에서 쿠오모 주지사의 거취 문제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조사가 진행 중이고 우리는 그게 어떤 결론이 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그동안 쿠오모 주지사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데 신중했던 백악관 내의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론 클라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날 저녁 방송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끝까지 가봐야 한다”는 뜻으로 나온 말이라고 부연했다. 클라인 실장은 “대통령의 발언은 절차라는 게 있다는 뜻”이라며 “지금 나오는 혐의들은 매우 심각한 혐의들이며 이는 수사를 통해 끝까지 가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ABC방송에 출연해 “쿠오모 주지사는 자신이 효과적으로 주지사로서 일을 할 수 있을지 자신의 마음 속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지만 사퇴 요구까지 하지는 않았다. 펠로시 의장은 “이 여성들이 했던 얘기는 존중돼야 하고 이는 믿을 수 있고 심각한 혐의”라며 “그래서 나는 수사를 주장했던 것이고 나는 뉴욕주의 검찰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뉴욕을 덮쳤을 때 선제적 대처와 솔직한 화법으로 큰 인기를 누렸던 쿠오모 주지사는 최근 7명의 여성이 그에게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검찰 수사의 운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최근에는 그의 혐의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자 같은 당인 민주당의 연방·주의회 의원들도 그의 사임을 촉구하는 등 사건의 파장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앞서 그의 즉각적인 사퇴를 주장했던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도 방송에 나와 “쿠오모 주지사는 많은 뉴요커들의 신뢰를 잃었다. 뉴욕주를 위해 그는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쿠오모 주지사의 최측근으로 주내 백신 공급을 총괄하는 래리 슈워츠가 최근 여러 카운티 당국자에게 전화를 걸어 쿠오모 주지사에 대한 충성심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슈워츠의 기분을 맞춰주지 못할 경우 각 카운티가 백신 공급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한다고 지적했다. 그가 백신 공급을 무기 삼아 정치적 위기에 처한 쿠오모 주지사를 도우려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월 중순부터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과 물밑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한이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북-미 간) 긴장 고조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2월 중순부터 북한의 유엔대표부를 비롯한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평양으로부터 어떤 응답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 같은 시도는 대북 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 중인 정권 초기에 북한의 도발을 차단하고 북핵 문제를 대화로 풀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미국으로부터 대북 접촉 시도와 관련한 내용을 전달받아 알고 있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비핵화 협상 등 구체적인 제안을 하기보다는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풀겠다는 의사를 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 김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진행 중인 대북 정책 검토와 관련해 “앞으로 수 주 안에 검토를 끝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권오혁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달 중순부터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과의 물밑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곧 공개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도 관심이 쏠린다. 1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과 CNN 보도 등을 통해 미국이 2월 중순부터 북한의 유엔대표부 등 여러 경로로 북한과 접촉을 시도한 사실이 확인됐다. 1월 20일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북핵 문제를 포함해 대북정책에 대한 언급을 아껴왔다. 이 때문에 한반도 이슈가 이란 핵문제 등에 비해 후순위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외교 소식통들은 미국의 북한 접촉 시도가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 북한의 도발을 차단하고 대북정책 기조를 차분하게 다듬어 나가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북한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기였던 2009년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첫해인 2017년에도 잇단 무력 도발로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킨 바 있다. 북한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전에도 노동당대회 등을 통해 적대적인 대북정책 철회를 미국에 선제적으로 요구하는 등 압박성 메시지를 내놨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막후 접촉을 시도한 건 이런 북한을 우선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들이고 장기적으로는 비핵화라는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한국 정부도 미국으로부터 대북 접촉 시도에 관한 정보를 전달받아 알고 있었다고 한다. 특히 정부는 지난해 11월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이후부터 미국에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상황 관리 차원에서 북한에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설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14일 “한미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며 “미국은 북핵 문제를 대화로 풀겠다는 관여(engagement) 의사를 북한에 전달했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뉴욕 유엔본부의 북-미 채널뿐 아니라 북한과 미국이 모두 공관을 두고 있는 다른 국가를 통해서도 미국의 대북 접촉 시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아직 미국의 접촉 시도에 응하지 않고 있는 점 등으로 봤을 때 양측은 앞으로도 한동안 기 싸움을 이어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미국이 현재 검토 중인 대북정책의 기조를 아직 공개하지 않은 상태여서 북한으로서는 접촉 제의를 받아들이기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일단 ‘몸값 올리기’를 하면서 상황 변화에 따라 추후 대응 방안을 찾으려 할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입장에선 미국의 대북정책이 윤곽도 안 나온 상황에서 덥석 대화에 응할 경우 ‘북한이 협상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신호를 미국에 줄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바이든 행정부는 전임 행정부를 포함해 (북한 문제를 다뤄본) 경험이 있는 지난 정부 관계자와 대북정책에 대해 상의하고 있다”면서 “정책을 재검토하는 동안 우리는 조언과 신선한 접근법을 얻기 위해 한국, 일본과 계속 접촉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성 김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도 12일 언론 브리핑에서 “대북정책 검토를 수 주 안에 끝낼 것”이라면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한국과 일본에 가 있는 동안 우리 동맹국들이 조언을 제공하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권오혁 기자}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한 핵심 연대로 삼고 있는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자 협의체)’가 12일(한국 시간) 화상으로 첫 정상회의를 열고 지역 안보와 경제 보건 분야 등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4개국 정상들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동·남중국해 해상 질서 등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과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정상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인도·태평양과 이를 넘어선 지역에 대한 안보 위협에 맞서기 위해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국제법에 기반한 질서를 증진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도 언급했다. 정상들은 “우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전념하고 북한의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중국을 명시적으로 언급하거나 비판하는 내용이 성명에 담기진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대목이 곳곳에 있었다. 성명은 “우리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해상 질서에 대한 도전에 맞서기 위해 국제법의 역할을 우선시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 등은 이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행동에 대해 우려를 표시해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담 후 브리핑을 통해 “정상들은 중국의 도전에 대해 논의했고 회의에 참가한 누구도 중국에 대해 환상을 갖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14일 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16일 도쿄에서 열리는 미일 외교·국방장관 2+2회담에서는 중국을 명시해 비판하는 발표문이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회담에서 4개국은 올해 안에 대면 정상회의를 열고 외교장관 회담을 최소한 1년에 한 번은 하기로 했다. 4개국 외 한국 뉴질랜드 등 다른 국가들까지 포함하는 이른바 ‘쿼드 플러스’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성 김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은 이날 브리핑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17일 방한하면 한미 간에 ‘쿼드 플러스’ 논의가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블링컨 장관은 서울 회담에서 정 장관(정의용 외교부 장관)에게 관련 논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