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1일 북한에 핵 리스트 제출의 필요성을 반복해서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핵 신고를 유예하고 영변 핵 폐기와 종전선언을 맞교환하자고 한 제안과는 다른 것이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 김정은을 만난 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미국이 (북측이 비핵화에 나설 경우) 취할 상응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힌 만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가 북측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핵 리스트 제출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김정은의 반응이 주목된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핵 리스트 제출과 관련해서 제가 북측에 반복해서 이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어 “북측도 이걸(핵 리스트 제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상응 조치에 나서려면 북한이 ‘플러스알파’를 내놓아야 하는데 핵 리스트가 그중 하나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강 장관의 5·24조치 해제 검토 발언과 관련해 “그들(한국)은 우리(미국)의 승인 없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의 발언이 나온 지 하루도 안 돼 ‘승인(approval)’이란 비(非)외교적 표현을 세 차례나 사용하며 문재인 정부가 대북제재 대열에서 이탈하지 말라고 강조한 것.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로부터 강 장관의 5·24조치 해제 검토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들은 우리 승인 없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 승인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연락을 취해 왔느냐”고 기자가 묻자 “그렇다. 그들은 우리 승인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재차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강 장관의 해명에도 문재인 정부가 5·24조치 해제를 검토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문재인 정부가 남북연락사무소 개설, 북한산 석탄 반입 논란 등 북한과 성급하게 관계 회복에 나섰다는 불만이 쌓여 있다가 이번에 폭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평양에 초청할 뜻을 밝히면서 북한 인권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정은이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면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북한 주민에게는 종교의 자유는커녕 이동권과 같은 기본적인 인권마저 여전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영국인권단체 세계기독교연대(CSW)의 벤 로저스 동아시아팀장은 김정은의 교황 방북 초청과 관련해 “인간의 존엄성과 종교의 자유 등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를 거론한다는 조건에 북한이 합의하지 않는다면 방북을 수락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미국 워싱턴에서 북한 인권 이슈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그레그 스커를러토이우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교황의 방문은 비록 억압된 국가일지라도 항상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폐쇄된 사회를 조금이라도 열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교황이) 전달하는 메시지에 북한 주민의 인권, 특히 종교의 자유 문제가 포함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 인권 활동가인 탈북자 지성호 씨도 이날 워싱턴의 한 인권토론회에서 “종전선언에 앞서 북한 인권이 거론돼야 한다”면서 “북한 주민이 겪는 인권 문제의 해결 없는, 그러한 평화는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북한에서 김정은은 살아 있는 신(神)”이라며 “교황이 신이라는 사람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기도하는 것은, 북한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벤츠와 롤스로이스를 번갈아 타고, 평양 여명거리의 마천루를 과시하면서 대북제재에도 경제 발전을 이루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지만, 교황 방문이 현실화되면서 열악한 인권 실상이 다시 조명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날 “북한 인구 중 40%에 해당하는 약 1000만 명이 영양 결핍 상태로 인도주의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발표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북한 노동당 창건일인 ‘쌍십절’(10월 10일)을 앞두고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활약하던 야오밍(38)이 이끄는 중국 남녀 농구팀이 평양을 찾았다. ‘농구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3주년을 맞는 이번 쌍십절에 친선 농구를 통해 기념일 분위기를 띄우고, 북-중 친교 강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체육성의 초청에 따라 구중문(거우중원·苟仲文) 국가체육총국 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화인민공화국 체육대표단이 조선을 친선방문하기 위해 8일 평양에 도착하였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체육대표단에는 요명(야오밍) 중국농구협회 주석이 인솔하는 남녀 농구팀이 망라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야오밍은 2011년 NBA에서 은퇴한 뒤 지난해 중국농구협회장에 선출됐다. NBA 스타인 데니스 로드먼과 친분이 있는 김정은이 경기장을 찾아 야오밍을 만날지 관심을 모은다. 김정은은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때는 “(서울과 평양 간) 경평 축구보다는 농구부터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김정은의 핵시설 ‘3종 세트’에 대한 동시다발적 사찰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이미 폭파시킨 풍계리 핵실험장의 사찰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부터다. 앞서 김정은은 동창리 엔진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그리고 영변 핵단지까지 ‘사찰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 아직 미국은 ‘상응 조치’에 대한 공개적 언급을 꺼리며 신중한 모양새다. 김정은이 꺼낸 ‘핵시설 3종 세트’는 ‘미래 핵’에 관한 것이지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현재 핵’의 위협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김정은이 사찰 카드로 꺼낸 ‘핵시설 3종 세트’ 김정은은 1차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4월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추가 핵실험과 ICBM 발사 중지를 선언했다. 이때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도 밝혔다. 이어 5월 한국을 포함한 외신기자들을 불러 1∼4번 갱도를 폭파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김정은의 핵무력 고도화의 상징적인 장소다. 김정은은 2013년 2월 3차 핵실험부터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까지 2번 갱도에서 잇따라 진행하며 핵능력을 키웠다. 특히 6차 핵실험의 폭발 위력은 250kt(킬로톤)으로 추정돼 히로시마 원폭의 17배에 달했다. 김정은이 풍계리 실험장을 폭파한 것은 한미를 향한 ‘성의’로 보이지만 잦은 핵실험에 따른 여진과 방사능 누출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장은 북한 핵무력 완성의 ‘마침표’를 찍은 곳이다. ‘화성-14형’ ‘화성-15형’ 등 ICBM에 탑재된 80t급의 대형 액체연료 엔진인 ‘백두산 엔진’을 개발해 시험한 곳이다. 김정은은 지난해 11월 29일 ICBM ‘화성-15형’의 발사 성공으로 미국 전역의 타격 가능권이 들어온 것을 확인한 다음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김정은은 이 동창리 미사일 시설의 폐쇄를 6월 북-미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회담 보너스’처럼 선사했다. 일부 시설의 해체 움직임이 인공위성을 통해 포착되기는 했지만 미국의 북한전문 사이트인 38노스는 4일 “8월 3일 이후 수직엔진시험장과 발사대를 해체하는 새로운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이 지난달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전제로 폐기를 약속한 평북 영변의 핵시설은 북한 핵개발의 ‘심장’이다. 1962년 원자력연구소가 들어선 뒤 1965년 소련에서 연구용 원자로(IRT-2000)가 도입된 후 핵관련 시설이 속속 들어서 현재 390개 핵시설이 단지를 이루고 있다. 특히 북한은 2013년부터 영변 5MW(메가와트)급 흑연감속로를 가동해 연간 플루토늄 5∼7kg을, 약 2000개의 신형 원심분리기를 가동해 고농축우라늄 40kg을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매년 2∼5개의 핵탄두를 생산할 수 있는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을 추가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北의 ‘살라미 검증’ 본격화할 듯 김정은은 풍계리와 동창리 핵시설과는 달리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서는 ‘상응 조치’라는 전제를 걸었다. 언제든 핵탄두로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이미 폭파한 풍계리에 대한 사찰을 다시 협상 카드로 꺼냈다는 점에서 동창리, 그리고 영변의 수많은 핵시설을 잘게 나눠 ‘살라미 검증’에 나설 수도 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와 사찰을 분리해 별도 카드로 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북한의 핵신고 리스트를 제출하지 않은 상황에서 풍계리 동창리 영변 등의 3종이 폐기 및 검증을 받더라도 이는 북핵 시설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ICBM은 얼마든지 이동식발사차량(TEL)으로 쏘아 올릴 수 있지만 사찰 대상도 아니다. 영변 외에 강성에도 고농축우라늄 관련 시설이 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러시아, 일본 정상과의 연쇄 회담 가능성을 직접 밝히면서 김정은의 동북아를 무대로 한 광폭 행보가 향후 비핵화 협상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이 중국과 러시아를 우군 삼아 제재 완화에 목소리를 높이거나 향후 비핵화 조치, 검증 과정에서도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여 비핵화 문제를 한층 복잡하게 끌고 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은, 北-러 수교일에 푸틴 만나나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별도로 조만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앞선 북한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3월 김정은이 베이징을 처음 찾았을 때 평양 답방을 약속했고, 김정은은 5월 31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평양을 찾았을 때 북-러 정상회담에 합의한 바 있다.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뤄졌던 시 주석의 평양 방문과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이 2차 북-미 회담을 앞두고 다시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회담 움직임이 보다 구체적인 것은 북-러 쪽이다.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은 5일 청와대를 찾아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날짜와 장소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 사용됐던 북한 화물기가 7일 평양을 출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돼 김정은의 방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북-러 수교 70주년(10월 12일)을 맞아 조선중앙TV는 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2년 러시아 극동지역을 찾았을 때 모습 등을 편집한 26분 30초짜리 기록 영상을 틀기도 했다. 다만 외교 당국자는 “아직 구체적인 방러 징후가 포착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의 첫 평양 방문은 지난달 북한의 정권수립 70주년(9·9절) 방북이 무산된 이후 한 달 가까이 조용한 상황이다. ‘10월 방북설’이 돌았으나 2차 북-미 회담이 당겨지는 변수가 생겼고, 격해지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도 시 주석의 첫 방북을 신중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발언으로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북-일 정상회담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이날 밝혔지만 북-일 회담은 비핵화 협상이 추가 진척을 보이고 대북 보상 논의가 본격화될 때 열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 北, ‘비핵화 검증’에 중러 끌어들이나 문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의 중러일 연쇄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 모든 과정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에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며, 도움이 되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중러일 정상과 만나는 과정이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를 짜는 것이며, 이는 냉전시대 종식과 함께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을 향후 본격화되는 비핵화 협상의 ‘우군’으로 적극 끌어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제재 완화에 대한 공동 전선을 구축하는 것을 넘어 향후 첨예하게 이어질 비핵화 검증의 ‘디테일’ 싸움에 중국과 러시아의 동참을 요구할 것이라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향후 북-중, 북-러 정상회담 자체가 비핵화 협상의 큰 틀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북한이 영변 등 중요 핵시설의 사찰단에 중국과 러시아의 참여를 요구하거나 향후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해체 과정에 돌입했을 때 중국이나 러시아로 옮기거나 중러에 해체 과정 참여를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황인찬 hic@donga.com·한상준 기자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7일 평양 방문을 앞두고 ‘제재 완화 시기’에 대해 북-미가 벌이는 신경전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특히 북한이 신뢰 조성과 관계 개선을 위한 ‘상응조치’로 미국의 제재 완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해 미국이 제재 정책에 일부 변화를 보일지 주목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4일 논평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에 반영된 우리의 주동적이며 선제적인 조치는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의지 표현으로서, 미 행정부는 그에 사의를 표시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면서 “미국이 협상 상대의 선의적인 조치와 화해의 손길에 ‘제재 유지 강화’라는 가시몽둥이를 내대고 있으니 이 얼마나 인사불성이고 무례무도한 처사인가”라고 했다. 이어 “제재 타령으로 신뢰 조성과 관계 개선에 그늘을 던지는 미국의 온당치 못한 태도가 모든 것을 원점으로 회귀시킬 수 있다”고 압박했다. 북한은 미국과의 물밑 접촉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를 이행하면 미국이 제재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 핵’ 제조 능력이 불가역적으로 폐기되는 만큼 미국도 종전선언 이상의 확실한 보상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대북제재 완화 요구를 일축했다. 북한이 핵시설 신고를 뒤로 미루고 있는 데다 영변 핵시설 폐기 사찰에 확답을 주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제재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폼페이오 장관은 3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지난 오랜 시간 동안 이뤄진 것보다 더 큰 진전을 만들었다”며 “더 중요한 것은 최종적인 (비핵화) 목표를 달성할 기회를 우리에게 계속 제공하는 여건 아래에서 진전을 만들었다는 것으로, 그것은 경제적 제재의 지속적인 유지다”라고 단언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의 면담 이후 북-러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지 항공 정보에 따르면 고려항공 일류신-76 화물기 3대의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행이 이례적으로 편성돼 있어 회담 관련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최선희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외무성 대표단이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조중(북-중) 쌍무협상과 모스크바에서 진행되는 조로(북-러) 쌍무협상, 조중로(북-중-러) 3자협상에 참가하기 위하여 4일 평양을 출발했다”고 전했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이날 베이징에 도착했으나 추가적인 회담 일정과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다. 올해 들어 북-중-러 3자 협의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을 중심으로 김정은의 국회 연설을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1일 국회 대표연설에서 “김정은 국회 연설을 추진하자”고 공론화한 이후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에서 잇따라 긍정적 시그널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사무처 “김정은 연설 제한 규정 없어”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때 국회 연설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대의기관 앞에서 북한의 지도자가 핵무기 없는 한반도, 핵위협 없는 한반도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육성으로 전한다면 국제사회에 주는 메시지는 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1일 대정부질문에서 “김 위원장도 국회에 와서 연설을 하고, (우리도) 최고인민회의에 가서 연설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구체적 비핵화 조치가 없다면 김 위원장의 국회 연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일단 김정은의 국회 연설은 국회법 등 실정법에 저촉되는 측면은 거의 없다. 국회 연설과 관련된 명시된 법률이 없기 때문. 국회 관계자는 “국회법뿐 아니라 국회 내규에도 연설을 제한하는 관련 규정이 없다. 여야 교섭단체 간 합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국회 연설 아이디어는 여의도에서 처음 공개적으로 나왔지만 사실 청와대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정상회담 기간에 능라도 5·1경기장에서 북한 주민 15만여 명을 상대로 연설한 만큼 김정은이 원한다면 제대로 된 연설 무대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 2014년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처럼 서울대 같은 대학 강연을 고려할 수도 있지만 상징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한 여권 관계자는 “상징성은 물론 경호 문제를 해결하기에 국회만 한 장소가 없다”며 “찬성 여론이 강하면 한국당도 강하게 반대하기 어렵다. 결국 국민 정서와 여론이 김 위원장의 연설 성사를 판가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장은 “김정은이 평양에서 15만 군중 앞에서 직접 소개를 하며 문 대통령을 띄웠다. 국회가 아니면 김정은이 서울에서 연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방한 시 국회에서 연설했는데 김정은도 당연히 욕심을 낼 것이라는 얘기다.○ 김정은, 태극기 부대 부담되지만 육로 이동할 듯 김정은은 평양 정상회담 일정 중 식사 자리에서 “(서울 답방을) 태반이 반대하지만, 태극기부대(가 보일 반응을) 나는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정은이 태극기 부대의 격렬한 시위를 예상하면서도 서울 방문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말처럼 남북 실무진은 김정은의 서울 동선을 짤 때 국회 방문을 포함해 모든 일정에서 경호를 1순위에 둘 게 확실시된다. 그러나 통제 국가인 북한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호가 어려운 만큼 김정은이 방문할 장소도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또 다른 고민이기도 하다. 현재로선 평양 정상회담에 동행했던 대기업 총수와 관련된 장소를 찾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에서 다시 만나 남북 경협을 논의하거나 최태원 SK 회장과 함께 SK하이닉스 이천공장을 방문하는 식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헬기를 가끔 탄 것으로 알려진 김일성과 달리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처럼 사고를 우려해 가급적 헬기 이용을 자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은 방탄 차량에 탑승해 시위대를 피해 간선도로 위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황인찬 hic@donga.com·유근형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7년 서명한 10·4선언의 11주년 기념행사가 4∼6일 평양에서 열린다. 해당 선언 기념행사가 남북 공동으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2일 통일부에 따르면 조명균 통일부 장관,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원혜영 국회의원, 오거돈 부산시장, 지은희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등 민관 공동대표단 5명을 비롯한 방북단 약 150명이 기념행사를 위해 방북한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도 이번 행사를 위해 방북하지만 권양숙 여사는 가지 않는다. 건호 씨는 이번이 첫 공식 방북으로 알려져 있어 김정은을 만날지가 관심이다.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 일행으로 평양을 다녀온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저희 어머니 안부도 물어보고 ‘3년 전 어머니가 방문했을 때는 만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통일부는 이번 행사에 들어가는 교통, 숙박 등 체류비를 북측에 실비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지원 규모는 약 2억8000만 원으로 알려졌다. 올해 남북교류 과정에서 북측에서 열린 행사에 정부가 실비 지원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초청자 부담’이라는 남북 교류의 비용 부담 원칙을 깼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미국 측과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의 건국 69주년인 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내 “앞으로도 당신과 손잡고 친선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을 이례적으로 4번이나 ‘당신’이라고 친근하게 불렀다. 김정은은 이날 시 주석에게 보낸 축전에서 “당신과 그리고 당신을 통하여 중국 공산당과 중화인민공화국 정부와 인민에게 열렬한 축하와 따뜻한 인사를 보낸다”고 했다. 이어 “나는 습근평(시진핑) 동지와의 세 차례의 상봉으로 맺어진 인연과 정을 소중히 여기고 있으며 앞으로도 당신과 손잡고 노세대 영도자들께서 물려주신 고귀한 유산인 조중 친선을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더욱 승화 발전시키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정은은 6월 시 주석의 생일에 5년 만에 축하 서한과 꽃바구니를 보내 “습근평 동지와의 연이은 뜻깊은 상봉이 특별한 동지적 우의와 신뢰를 두터이 하고”라며 친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엔 시 주석을 ‘습근평 동지’라고 6차례 불렀을 뿐 ‘당신’이란 표현은 없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외교’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달에만 최소 3통이다. 한동안 지지부진하던 북-미 대화의 속도를 높이는 데 김정은의 친서가 작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뉴욕 롯데팰리스호텔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회담 중 양복 안주머니에서 친서를 꺼내 보이며 “어제 김 위원장으로부터 특별한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는 “역사적인 편지” “한 편의 아름다운 예술작품”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앞서 10일, 21일 김정은의 친서 도착 사실을 밝힌 것을 감안하면 이달에만 세 차례 친서가 전해진 것이다. 김정은의 대미(對美) 친서 외교는 6월 1일 시작됐다.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워싱턴 백악관을 찾아 ‘초대형 봉투’에 들어 있는 친서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교적 작은 손과 대비돼 수많은 패러디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꺼내 든 김정은의 친서는 접혀 있었고 크기도 보통 사무용지 크기였다. 김정은의 친서 공세가 잦아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직접 공을 들이고 있다는 방증인 동시에 북측의 조급한 내부 상황을 보여준다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12일 김정은의 두 번째 친서를 트위터에 깜짝 공개했지만, 나머지 편지들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유현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친서를 연달아 보내며 정상 간 신뢰 구축을 통한 톱다운식 해결에 보다 적극성을 띠고 있다. 최근 친서에는 ‘비핵화를 빨리 실현하고 싶다’며 대화 진정성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담겼을 것”이라고 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북한 최고 지도자의 첫 서울 나들이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을 찾겠다”고 약속했기 때문. 이르면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인 11월 하순에 방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를 비롯한 각 부처는 이번 평양 정상회담을 결산하는 한편 ‘서울 정상회담’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김정은의 방한 일정과 관련해서 정부가 밝힌 것은 없다. 그러나 서울 방문이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행에 대한 답방 성격인 것을 감안하면 그에 준해 일정이 짜일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미 올해 안에 세 차례나 정상회담을 가진 양 정상이 그간 다양한 스토리와 장면을 만들어낸 만큼 김정은의 ‘서울 방문’도 비슷한 연장선상에서 우리 실정에 맞게끔 준비될 가능성이 크다.○ 만찬은 靑 영빈관, 오찬은 서울 도심 ‘평양냉면집’ 문 대통령의 이번 평양 방문에선 남북 경호원들의 모습이 좀처럼 사진이나 방송 화면에 잡히질 않았다. 철저한 통제 국가인 북한에선 최고 지도자의 신변 경호가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 하지만 서울은 주민의 이동 제한이 없는, 자유분방한 예측 불허의 도시다. 각종 시위도 빈번히 열린다. 2월 평창 겨울올림픽 폐막식때 방남했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시위대에 막혀 통일대교를 건너지 못해 우회로를 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방한했을 때도 세종대로에 차벽이 설치됐고, 진보와 보수 시위대가 나눠 격렬한 시위를 펼쳤다. 이를 감안하면 김정은의 서울 일정은 1차적으로 경호 변수를 고려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국제공항인 인천공항보다는 군 공항인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김정은의 전용기 ‘참매 1호’가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 내외의 영접, 의장대 사열과 예포 21발 발사 등 앞서 평양 영접 장면이 그대로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민 통제가 불가능한 만큼 카퍼레이드 가능성은 별로 없다. 숙소도 경호가 용이해 앞서 북측 고위층의 단골 숙소였던 광진구 워커힐호텔이 0순위로 거론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별도의 외빈용 영빈관이 없어서 경호가 용이한 서울 시내 특급 호텔을 물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노동당 본부청사를 정상회담 장소로 공개한 만큼 회담 장소는 청와대 외엔 선택지가 없어 보인다. 김정은은 집무실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환담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환영 만찬은 경호와 참석 규모를 고려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 내외 등 일부 인원의 경우 서울 시내에서 오찬을 가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올해 남북 정상회담에서 먹거리 화제는 단연 평양냉면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엔 서울의 유명 평양냉면집을 찾아 옥류관 냉면과 비교 품평회가 열릴 수도 있다. 수용 규모와 도로 접근성을 감안하면 서울 중구에 위치한 ‘우래옥’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실향민이 창업한 냉면집이라 평소에도 가장 원조에 가까운 평양냉면 맛을 낸다는 평을 받아온 곳이다. 김정은 부인 리설주가 이번에 “못 봐서 아쉽다”던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의 ‘냉면 토크’도 나올 수 있다. 이틀 연속 청와대 만찬은 화제성이 떨어지는 만큼, 김정은이 한강 유람선을 타고 강변의 스카이라인을 보며 선상 만찬을 할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이 평양 곳곳을 방문한 것처럼 김정은도 서울 시내를 둘러볼 가능성이 크다. 키워드는 ‘경제 발전’일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증권가를 찾거나 강남 테헤란로를 달릴 수도 있다. 강남을 찾는다면 ‘싱가포르 심야 관광’을 연상시키듯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를 찾을 수 있다.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추진을 밝힌 만큼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렸던 잠실주경기장을 찾거나 ‘농구광’ 김정은이 프로농구가 열리는 잠실학생체육관을 들를 수도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정은이 서울 시내를 돌며 남한 주민들과 간헐적으로 접촉할 수는 있겠지만, 경호 문제 때문에 문 대통령이 평양 5.1경기장에서 했던 것처럼 대규모 대중 연설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징성이 큰 국회 연설 또한 야당 반대로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남북 정상 ‘백두에서 한라까지’ 재현할까 벌써부터 김정은 서울 방문이 성사되면 친교 행사는 제주 한라산에서 열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백두에서 한라까지’는 민족 동질성과 통일을 염원하는 상징적 문구인데, 남북 정상이 이를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자는 것. 김정은의 깜짝 제안으로 문 대통령이 백두산 천지를 찾았듯, 문 대통령도 김정은에게 한라산 백록담행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 방문 때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이 열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양 정상은 이미 평양선언을 통해 연내 착공식에 합의했다. 동해선보다는 거리적으로 가까운 파주 지역의 경의선 연결 구간이 우선 거론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여전히 비핵화 이행 조치에 앞서 경협에 속도를 내는 것을 경계하고 있지만 양 정상이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에 나란히 참석해 다시 한번 강한 경협 의지를 발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남북 정상이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빠른 시일 내 열기로 하면서 ‘상시 상봉’의 계기가 마련됐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고향 방문’은 선언문에 담기지 못했다. 남북 정상은 9월 평양공동선언에 “남과 북이 금강산 지역에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빠른 시일 내 개소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면회소 시설을 조속히 복구하기로 하였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2008년 7월 완공돼 간헐적으로 상봉 장소로 활용됐던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가 전면적인 보수공사를 통해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지하 1층, 지상 12층인 이 건물은 앞서 8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연회장 등이 있는 지하 1층∼지상 2층까지만 보수를 마쳤는데 조만간 3층 이상 객실층 보수가 이어질 듯하다. 면회소엔 총 206개의 객실이 있고, 최대 1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달 중 방북해 북측과 적십자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박경서 적십자사 회장은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상회담에 갔던 실무진이 돌아오면 보고를 받은 뒤 구체적인 일정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남북은 11월경 한 차례 더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가진 뒤 내년부터 상시 상봉 체계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산가족의 전면적 생사 확인’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언문엔 “이산가족의 화상 상봉과 영상 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 해결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상설면회소가 개소되더라도 연회장과 숙소의 한계 때문에 남북 100명씩 상봉(동반가족 제외)할 수밖에 없었던 만큼 우선 ‘디지털 상봉’이라도 진행키로 한 것이다. 지난달 말 기준 상봉을 기다리는 남측 이산가족 신청자는 5만6707명이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평양 5·1경기장에서 집단체조인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북한 주민 약 20만 명(공연 인력 5만 명 포함)을 상대로 연설에 나섰다. 남측 지도자의 첫 북한 대중 연설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소개 이후 북한 주민의 환호 속에 단상에 오른 문 대통령은 7분간의 연설을 시작했다. “평양 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 오늘 김 위원장과 나는 한반도에서 전쟁 공포와 무력 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합의했다. 또한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고 말했다. 연설 서두부터 이날 합의한 평양공동선언의 비핵화 관련 핵심 내용을 언급하며 수십만 평양 주민을 ‘증인’으로 삼은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번 방문에서 나는 평양의 놀라운 발전상을 보았다. 김 위원장과 북녘 동포들이 어떤 나라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지 가슴 뜨겁게 봤다. 얼마나 민족화해와 평화를 갈망하는지 절실하게 확인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며 끝끝내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불굴의 용기를 보았다”고도 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등을 거친 북측 주민의 끈기를 치켜세운 것이다. 이어 한민족의 동질성을 강조하며 통일의 미래 비전을 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한다”고 했다. 앞서 김정은은 “오늘의 이 순간 역시 역사에 훌륭한 화폭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인사말을 마치고 김정은에게 다가가자 양 정상은 두 손을 맞잡아 올렸고, 장내엔 큰 함성이 30여 초간 울려 퍼졌다. 평양=공동취재단·황인찬 기자 hic@donga.com}
9월 평양공동선언(19일 청와대 배포 국문본)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였다. 양 정상은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후 남북 당국간 긴밀한 대화와 소통, 다방면적 민간교류와 협력이 진행되고,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획기적인 조치들이 취해지는 등 훌륭한 성과들이 있었다고 평가하였다. 양 정상은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남북관계를 민족적 화해와 협력, 확고한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으며, 현재의 남북관계 발전을 통일로 이어갈 것을 바라는 온 겨레의 지향과 여망을 정책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판문점선언을 철저히 이행하여 남북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진전시켜 나가기 위한 제반 문제들과 실천적 대책들을 허심탄회하고 심도있게 논의하였으며, 이번 평양정상회담이 중요한 역사적 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1. 남과 북은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로 이어나가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이번 평양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한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를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채택하고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성실히 이행하며, 한반도를 항구적인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적극 취해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조속히 가동하여 군사분야 합의서의 이행실태를 점검하고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상시적 소통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상호호혜와 공리공영의 바탕위에서 교류와 협력을 더욱 증대시키고,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들을 강구해나가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금년내 동, 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고,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해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자연생태계의 보호 및 복원을 위한 남북 환경협력을 적극 추진하기로 하였으며, 우선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산림분야 협력의 실천적 성과를 위해 노력하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전염성 질병의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조치를 비롯한 방역 및 보건ㆍ의료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인도적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금강산 지역의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빠른 시일내 개소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해 면회소 시설을 조속히 복구하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적십자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의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나가기로 하였다. 4. 남과 북은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우리 민족의 기개를 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적극 추진하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문화 및 예술분야의 교류를 더욱 증진시켜 나가기로 하였으며, 우선적으로 10월 중에 평양예술단의 서울공연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2020년 하계올림픽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적극 진출하며,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공동개최를 유치하는 데 협력하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10.4 선언 11주년을 뜻깊게 기념하기 위한 행사들을 의의있게 개최하며, 3.1운동 100주년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하기로 하고, 그를 위한 실무적인 방안을 협의해나가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 ①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하였다. ②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다. ③ 남과 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하였다. 6.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2018년 9월 19일대 한 민 국대 통 령 문 재 인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국 무 위 원 장김 정 은}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열린 평양 중구역의 노동당 본부 청사는 북한 권력의 심장부다. 올해 신년사에서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고 김정은이 위협한 자신의 집무실이 3층에 있다. 태영호 전 공사의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에 등장하는 우리 대통령비서실 격인 서기실도 같은 층에 있다.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 장소로 본부 청사를 택한 것은 처음이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정상회담에서는 백화원 영빈관이 대통령들의 숙소이자 정상회담 장소였다. 올해 들어 대외 행보를 강화한 김정은은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1, 2차 평양 방문 때 직접 본부 청사에서 만났고, 3차 방문 때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내세웠지만 장소는 동일했다. 9·9절에 찾은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 또한 본부 청사에서 회담했다. 김일성, 김정일 시대엔 북한 정치권력의 ‘비밀 장소’였던 본부 청사가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 ‘안방 외교’의 핵심 포스트로 변모하는 모양새다. 평양=공동취재단 /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18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열리는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방북단은 ‘공군 1호기’를 타고 서해 직항로로 평양을 찾는다. 4·27 판문점 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주요 일정이 생중계되는데, 이번엔 ‘2박 3일간의 평양 라이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1년 말 집권한 이후 평양의 핵심 포스트들이 생중계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남북은 14일 판문점에서 고위급 실무 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권혁기 춘추관장은 “평양 방문 일정 중 양 정상의 첫 만남과 정상회담 주요 일정은 생중계하기로 합의했고 북측은 남측의 취재와 생중계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담엔 우리 측에서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 등 4명이, 북측에선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 4명이 나섰다. 북한이 평양 정상회담의 주요 일정 생중계에 동의하면서, 회담 장소로 유력한 노동당 본청사, 올해 리모델링을 마친 백화원 초대소 등에서 양 정상이 만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북 전문가는 “문 대통령의 일정은 최근 9·9절에 평양을 찾은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당 본청사에서 회담하고, 백화원 초대소에서 투숙했던 것과 유사할 것”이라며 “북한은 리잔수 영접을 문 대통령의 예행연습 격으로 여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문 대통령의 공항 영접에 나올 가능성도 있다. 김정은은 4·27 정상회담에서 “비행기로 오시면 제일 편안하다”며 “공항에서 영접 의식을 하면 잘될 것 같다”고 운을 뗀 바 있다. 앞서 중국 권력 서열 3위인 리 상무위원장의 평양 도착 때는 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을 보낸 바 있다. 문 대통령에 대한 김정은의 ‘영접 수위’는 초반 관전 포인트다. 이날 남북은 대부분 일정에 합의했지만, 최종 조율을 거쳐 17일경 발표할 예정이다. 체제선전 장소 방문은 남북 정상 모두에게 부담이 되는 만큼 여명거리 같은 평양 내 상징적인 경제발전 장소를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평양 외 다른 지역을 방문할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이 일찌감치 ‘가을 정상회담’에 합의했지만 북측의 ‘무응답’ 속에 평양 방문을 고작 나흘 앞두고서야 고위급 실무 회담이 열린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4·27 정상회담을 앞두고서는 비핵화 등 의제를 논의하기 위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각각 앞세운 고위급 회담이 열렸지만 이번엔 이마저도 열리지 못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통상 정상회담 전 나와야 할 의제나 합의문 사전 조율 같은 얘기는 언급조차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이날 개성공단 내에 문을 열었다. 4·27 판문점 선언에서 설치에 합의한 지 140일 만이다. 조 장관은 기념사에서 “오늘부터 남과 북은 남북 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번영에 관한 사안들을 24시간 365일 직접 협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축사에서 연락사무소를 “북과 남이 우리 민족끼리의 자양분으로 거두어들인 알찬 열매”라고 했다. 하지만 연락사무소는 개소 첫날부터 삐걱거렸다. 북한이 당초 전날까지 연락사무소의 북측 소장 명단을 주기로 했지만 제출하지 않아 정부는 개소식 현장에서야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소장을 맡게 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동취재단 / 한상준 alwaysj@donga.com·황인찬 기자}

조명균 통일부 장관(사진)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과정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제재 면제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사무소 개소에 필요한 대북제재 물품을 꾸준히 반입하면서도 면제 요청 사실에 대해선 묵묵부답이던 정부가 개소 전날에야 유엔에 면제 요청 자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공개한 것이다. 조 장관은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연락사무소 개소 과정에서 유엔 대북제재위에 면제 요청을 했느냐”는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의 질의에 “하지 않았다”고 했다. 조 장관은 이어 “관련국과 면제 대상임을 충분히 협의했다. 미국과 충분히 협의했고 한마디로 ‘문제가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앞서 정부는 6월 개성공단에 연락사무소를 열기로 합의한 뒤 여러 차례 “유엔 등과 사무소 개소 관련 면제 여부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8월 들어 “면제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으로 돌아선 뒤 사무소 개소에 속도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관세청 자료인 ‘안보리 제재 대상 물품 반출 현황’을 인용해 정부가 개성 연락사무소 개소를 준비하던 6∼8월에 철강, 금속공구, 기계류, 전기제품 등 338t(약 43억 원)에 달하는 대북제재 물품을 북한에 반출했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사무소 관련 제재 위반과 관련해) 미국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데 비해 문재인 정부가 일방적으로 지원을 밀어붙이는 것은 대북제재를 위한 한미 공조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여곡절 끝에 14일 열리는 연락사무소 개소식에는 개성공단 관련 인사가 대거 참여한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신한용 회장과 정기섭 부회장이 참석한다. 개성공단 기업인이 공단 폐쇄 이후 2년 7개월 만에 처음 방북하는 것이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구현모 KT 남북협력사업개발TF장(사장), 김동섭 한국전력공사 사업총괄부사장 등도 참석한다. 향후 개성공단 재개를 염두에 둔 초청 리스트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개성공단 재개와는 무관하게 유관기관 인사 자격으로 초청한 것”이라고 했다.황인찬 hic@donga.com·김상운 기자}
정부가 2008년 금강산관광 중단과 2010년 5·24 대북조치로 피해를 본 기업에 1228억여 원을 지원키로 한다. 통일부는 최근 제297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남북경협·교역·금강산 기업지원안’을 의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지원금액은 투자자산 397억2600만 원, 유동자산 831억1900만 원 등 총 1228억4500만 원 범위 이내다. 협력사업 승인을 받은 내륙 투자기업 및 금강산관광 관련 기업과 5·24조치 직전 2년 중 연간 교역실적 1만 달러 이상인 교역기업이 지원 대상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이들 기업에 대한 지원 방침을 발표했으며, 관련 실태조사에 이은 기업지원심사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원 규모를 확정한 것이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 중단은 한국인 관광객 피살, 5·24 대북 조치는 천안함 폭침이란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처였다. 북한의 도발로 인한 경협 기업의 피해를 우리 정부가 대신 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015년 6월 대법원은 5·24조치로 피해를 본 경협 기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등 민사소송에 대해 “천안함 사태에 대응해 5·24조치를 한 것은 위법한 행위로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하면 정부가 ‘초법적 보상’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일부는 “금강산관광 중단 및 5·24조치 등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로 어려움을 겪은 기업인들을 위한 국가의 책임성 차원의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판문점선언 후속 조치로 개성공단에 설치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우여곡절 끝에 14일 차려진다. 정부는 개소 이후에도 운영을 위해 경유 등 정유 제품을 계속 반입할 방침이어서 대북제재 위반 여부 등 사무소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6, 7월 개성 사무소에 가져갔던 유류 분량(80t)이 대부분 소진돼 8월 추가 유류가 반입됐다”면서 “개소 이후에도 유류 공급은 지속된다”고 했다. 정유 제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정한 대북 금수 품목이다. 정부는 앞서 사무소 보수 과정에서 발전기용 유류 반입 등을 놓고 미국이 우려를 나타내자 지난달 14일 남측의 전기를 끌어다 쓰는 방식으로 전력 공급 방식을 변경했다. 지난달 말에는 개성에 가져갔던 발전기도 대부분 되가져왔다. 하지만 개소 이후에도 비상용 발전기와 차량 운행을 위한 유류 공급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개소 준비 때보다는 적은 양이 공급될 것으로 안다. 미국과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락사무소장은 남측에선 천해성 통일부 차관(사진)이, 북측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각각 겸직한다. 통일부는 “소장들은 필요 시 쌍방 최고책임자의 메시지를 직접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개성 사무소를 통해 소통하는 채널이 열린 것이다. 남측에서는 기획재정부(혹은 국토교통부),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 산림청 직원 등 30여 명이 상주한다. 주중엔 개성에서 머물며 업무를 보고, 주말엔 귀환하지만 야간 및 휴일에도 당직 근무 체제를 유지해 24시간 남북 연락채널이 열렸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다만 남북 소장은 상주하지 않고 주 1회 정례 회의를 갖기로 해 ‘고위급 상시 채널’은 구축되지 못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정부가 11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판문점선언의 비준 동의안을 의결한 뒤 국회에 제출했다. 후속 정권이 들어선 뒤에도 이행되는 제도적 보장을 위해 판문점선언 채택 138일 만에 국회에 비준 동의를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국회가 비준 동의의 주요 판단 근거로 살펴봐야 할 비용 추계는 내년 한 해 치(4712억 원)만 제출해 ‘부실 자료’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이날 국회에 제출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과 관련 ‘비용 추계서’에 따르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내년 예산은 총 4712억 원으로, 사업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전년 대비 2986억 원이 추가 편성됐다. 증액은 주로 남북경협 사업 확대에 집중됐다.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무상) 사업 예산이 1864억 원으로 올해(1097억 원)보다 767억 원 늘었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융자) 사업 예산이 1087억 원으로 올해(80억 원)보다 1007억 원 늘었다. 산림협력 사업이 1137억 원으로 올해(300억 원)보다 837억 원 추가됐다. 판문점선언 이행을 포함한 내년도 남북협력기금 총규모는 약 1조977억 원으로 편성됐다. 하지만 정부가 ‘1년짜리’ 예산안만 내밀며 사실상 법적 영속성을 띠게 되는 판문점선언의 비준 동의를 국회에 요청한 것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북한의 철도, 도로 등 인프라 현대화를 위해 향후 수조∼수십조 원이 투입될 것으로 대북 연구기관들은 보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국회는 중대한 재정적 부담과 관련된 남북 합의서에 비준 동의를 해야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내년 한 해분만 갖고 비준 동의를 판단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이다. 정부는 부대의견을 통해 “북측 지역에 대한 현지조사, 분야별 남북 간 세부합의 등을 통해 재정 지원 방안 마련 이전까지는 연도별 비용 추계가 현실적으로 곤란하다”고 했다. 청와대의 국회 방북 동행의 결례 논란에 이어 ‘부실한’ 비준 동의안까지 넘어오자 야당은 싸늘한 반응이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재정 추계에는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대(對)북한 경제 지원 예산 전체 규모가 포함되지 않았다”며 “지금껏 막연한 예산내역을 담은 남북 간 합의서가 국회 동의를 받은 적은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남북이 3년 만에 공동 발굴 재개에 합의한 개성 만월대(滿月臺) 조사가 10월 2일 착수식을 갖고 재개된다. 이번 조사에서 훼손이 심한 회경전터 북서쪽 축대 부분을 발굴할 방침이다. 만월대는 400여 년간 고려 임금이 정무를 본 궁궐로, 앞서 공동 발굴은 2007년부터 7차례에 걸쳐 진행됐다.황인찬 hic@donga.com·유원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