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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대비와 구조작업 예산이 부족하다. 물가 인상 정도에 따라 늘린 게 전부다.” “소방호스를 틀었더니 물줄기 대신 물안개가 나오고, 그마저 곧 끊겼다.” 8일(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주(州)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13일 기준 최소 96명이 숨진 가운데 당국의 대비 태세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하와이 주정부는 “섬의 3분의 2 이상이 극도로 건조해 산불 위험이 높고, 대형 산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화재 대비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수년간의 경고에도 그간 대형 화재에 대한 별다른 준비 태세를 갖추지 않았다. 이번 하와이 화재는 ‘미국 내 100년 만의 최악의 화재 참사’로 기록되게 됐다. ● 사전 경고에도 “산불 위험성 낮음” 평가 마우이섬 정책위원회는 2021년 7월 ‘마우이 산불 예방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위원회는 마우이섬 당국의 운영을 검토해 정책 대안을 권고하는 자문기구다. 이 보고서에는 “마우이섬 전체가 가뭄이 심한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는 언급과 함께 근래 발생한 대형 산불 사례들이 적시됐다. 이에 따르면 2019년 10월 서울 여의도(약 2.9㎢)의 6배가 넘는 면적(4600에이커·약 18.62㎢)을 불태운 산불이 났다. 2020년 7월과 8월에는 각각 4300에이커(약 17.4㎢)와 1835에이커(약 7.43㎢)가 산불로 인해 잿더미로 변했다. 위원회는 또 마우이섬 당국의 산불 진화 작업 예산을 검토한 뒤 “예산이 부족하다. 산불 대응에 필요한 비용이 증가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마우이섬 소방안전국이 발표한 5개년(2021∼2025년) 전략 계획에 대해선 “화재 예방을 위해 해야 할 조치가 어떠한 것도 포함돼 있지 않다. 화재 예방 계획을 평가하는 기준도 없다”고 꼬집었다. 2021년 1월 하와이 당국은 지역사회를 위협하는 요인에 대한 자체 평가를 담은 ‘2021 하와이 THIRA’ 보고서에서 “허리케인과 결합된 화재는 특히 위험하다”며 긴급 구조대와 소방관 대응 여력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번 마우이섬 산불도 허리케인 ‘도라’를 타고 빠르게 번지며 섬 전체를 집어삼켰다. 하지만 하와이 당국은 이 같은 안팎의 사전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 방재청이 지난해 2월 종합방재계획에서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 가능성을 ‘낮음’으로 평가하며 별다른 대응 태세를 갖추지 않았다. 미 CNN은 “하와이 당국이 산불을 예방하는 데 필요한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산불의 위험을 과소평가했다”고 분석했다.● 소방호스 물 안 나와 소방관들 맨몸 구조 대비 시스템의 부실은 고스란히 화재 대응 부실로 이어졌다. 특히 마우이섬의 수도 시스템이 화재에 취약해 산불 초기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소방관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1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장에 출동했던 여러 명의 소방대원은 “소화전에 호스를 연결했지만 수압이 너무 약해 불을 끌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소방관들은 소방호스를 내던지고 불에 갇힌 주민들을 구조하기 위해 맨몸으로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피해가 가장 큰 라하이나로 출동했던 소방관 케아이 호 씨는 “아수라장이었다. 불이 번지는 와중에 집 안으로 들어가 주민들을 구조했다”고 전했다. 소방 인력도 크게 부족했다. 하와이소방관협회 보비 리 회장은 “마우이와 몰로카이, 라나이 등 3개 주요 섬을 담당하는 상근 소방관이 65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12일 AP통신에 전했다. 그는 “소방차는 13대, 사다리차는 2대에 불과하고 비포장도로용 차량은 전혀 없다. 이는 산불이 인구밀집지역에 도달하기 전에 불길을 잡을 수 없다는 걸 뜻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늑장 대처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NYT는 “주민 1418명이 긴급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등 이재민 수천 명이 발생했지만 자원봉사자들이 조달한 식수, 식료품, 연료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 수는 96명이지만 피해 지역의 3%만 수색이 이뤄진 상황이라 희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는 14일 하와이에 200만 달러(약 26억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소방호스를 틀었더니 물줄기 대신 물안개가 나오고, 그마저 곧 끊겼다.”“산불 대비와 구조작업 예산이 부족하다. 물가 인상 정도에 따라 늘린 게 전부다.”“화재 예방 계획이 적정한지 평가하는 기준조차 없다.”8일(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주(州)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최소 93명(13일 기준)이 사망한 가운데 소방당국의 대비 태세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하와이 주정부는 “섬의 3분의 2이상이 극도로 건조해 산불 위험이 높고, 대형 산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화재 대비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경고에도 그간 대형 화재에 대한 별다른 준비 태세를 갖추지 않았다. 이번 하와이 화재는 ‘미국 내 100년만의 최악의 화재 참사’로 기록되게 됐다. ● 사전 경고에도 산불 위험성 ‘낮음’ 평가마우이섬 정책위원회는 2021년 7월 ‘마우이 산불 예방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마우이섬 전체가 가뭄이 심한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는 언급과 함께 근래 발생한 대형 산불 사례들이 적시됐다. 이에 따르면 2019년 10월 서울 여의도(약 2.9㎢)의 6배가 넘는 면적(4600에이커·약 18.62㎢)을 불태운 산불이 났다. 또 2020년 7월과 8월에는 각각 4300에이커(약 17.4㎢)와 1835에이커(약 7.43㎢)가 산불로 인해 잿더미로 변했다.이 위원회는 마우이섬 당국의 정책과 행정을 검토해 대안을 권고하는 민간 자문기구다. 위원회는 마우이섬 당국의 산불 진화 작업 예산을 검토한 뒤 “예산이 부족하다. 산불 대응에 필요한 비용이 증가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마우이섬 소방안전국이 발표한 5개년(2021~2025년) 전략 계획에 대해선 “화재 예방을 위해 해야 할 조치가 어떠한 것도 포함돼있지 않다. 화재 예방계획을 평가하는 기준도 없다”고 꼬집었다.최근 5년 내 또 다른 보고서에도 “허리케인과 결합된 화재는 특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번 화재에서 허리케인 ‘도라’가 일으킨 바람은 마우이섬의 불길을 부채질 했다. 하지만 하와이 당국은 이 같은 사전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와이주 방재청이 지난해 2월 발간한 종합방재계획에서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 가능성을 ‘낮음’으로 평가했다. 미 CNN은 “하와이 당국이 산불을 예방하는 데 필요한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산불의 위험을 과소평가했다”고 분석했다.● 소방호스 물 안 나와 소방관들 맨몸 구조대비 시스템의 부실은 고스란히 처참한 화재 대응 부실로 이어졌다. 특히 마우이섬의 수도 시스템이 화재에 취약해 산불 초기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소방관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불길이 수도관을 녹이거나 파손시켜 물이 새면서 소방용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은 것이다. 1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장에 출동했던 여러 명의 소방대원은 “소화전에 호스를 연결했지만 수압이 너무 약해 불을 끌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소방관들은 소방호스를 내던지고 불에 갇힌 주민들을 구조하기 위해 맨몸으로 불길 속을 뛰어들었다. 피해가 가장 큰 라하이나로 출동했던 소방관 케아이 호 씨는 “아수라장이었다. 불이 번지는 와중에 집 안으로 들어가 주민들을 구조했다”고 전했다.소방 인력도 크게 부족했다. 하와이소방관협회 바비 리 회장은 “마우이와 몰로카이, 라나이 등 3개 주요 섬을 담당하는 상근 소방관이 65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12일 AP통신에 전했다. 그는 “소방차는 13대, 사다리차는 2대에 불과하고 비포장도로용 차량은 전혀 없다. 이는 산불이 인구밀집지역에 도달하기 전에 불길을 잡을 수 없다는 걸 뜻한다”고 설명했다.정부의 늑장 대처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NYT는 “주민 1418명이 긴급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등 이재민 수천 명이 발생했지만 정부 관계자들이 아닌 자원봉사자들이 조달한 식수, 식료품, 연료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사망자 수는 93명이지만 피해 지역의 3%만 수색이 이뤄진 상황이라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우리 정부는 14일 하와이에 200만 달러(약 26억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식수, 식품, 담요 등 구호 물품을 현지 대형 한인마트 등을 통해 하와이 주정부에 전달하고 현지 구호단체에 기여금을 지원할 계획이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프랑스 통신사 AFP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상대로 저작인접권에 따른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받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저작인접권은 콘텐츠의 복제, 배포, 공연, 전시 등 2차 사용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캐나다에서도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콘텐츠 사용료 문제로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플랫폼 기업이 정당한 보상 없이 뉴스 콘텐츠를 활용하는 문제를 놓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AFP는 2일(현지 시간) “X가 뉴스 콘텐츠에 대한 요금을 적정한 수준으로 책정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고 있지 않다”며 “(프랑스) 법원에 X의 자료 제출을 명령해 달라는 긴급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AFP는 이어 “X는 그간 저작인접권 이행과 관련한 논의를 거부해 왔다”면서 “뉴스 콘텐츠 공유로 발생하는 가치에 대해 공정한 배분을 받기 위해 적절한 법적 조치를 계속해서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프랑스는 2019년 뉴스 콘텐츠와 출판물을 자사 플랫폼에 서비스하는 소셜미디어 기업이 뉴스 매체와 출판사에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저작인접권법을 제정했다. 이후 2021년 구글과 메타는 현지 매체와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하는 계약을 맺었다. X는 이와 같은 콘텐츠 사용료 협상을 거부했고 이번에 소송으로 이어진 것이다. AFP의 소송 제기에 X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X 계정에 “이상하다. (AFP는) 그들이 광고 수익을 창출하는 사이트의 트래픽(데이터 전송량)에 대해 우리더러 돈을 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X에 게시된 뉴스 콘텐츠를 누르면 언론사 웹사이트로 접속되는데 왜 X가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냐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0년 동안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성장은 뉴스 매체가 전통적으로 의존해 왔던 광고 수익을 잠식해 왔다”며 “전 세계 정책 입안자들은 소셜미디어가 자사 플랫폼에 게시하는 뉴스에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고 전했다. 캐나다도 올 6월 ‘온라인 뉴스법’을 제정해 플랫폼 기업에 뉴스 사용료 지급을 강제했다. 그러자 플랫폼 기업은 사용자에게 뉴스 서비스를 종료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메타는 1일 “캐나다에 뉴스 공급을 종료하는 과정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구글도 6월 캐나다에 뉴스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캐나다 문화유산부는 “그들은 뉴스 매체에 공정한 몫을 지불하는 대신 사용자들이 좋은 품질의 뉴스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했다”며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중국은 2021년 중국공산당 창당 100년을 맞아 연예계, 빅테크, 인터넷 등 사회 전반에 대한 이념 단속을 한층 강화했다. 당국을 비판하거나 도덕성 문제로 도마에 오른 연예인들은 ‘례지(劣迹·품행 불량)’로 분류돼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이들을 두고 ‘홍색 정풍(整風)운동’의 희생양이라는 말이 나왔던 이유다. 대표적 예가 ‘황제의 딸’ 등 각종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며 한국에서도 유명한 톱스타 자오웨이(趙薇·47)다. 그는 같은 해 8월 이후 지금까지도 행방이 묘연하다.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그의 팬클럽은 물론이고 자오의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도 폐쇄됐다. ‘황제의 딸’을 포함해 영화 ‘적벽대전’ ‘뮬란: 전사의 귀환’ 등 그가 출연한 작품의 출연진 목록에서도 이름이 지워졌다. 자오가 사라진 시점도 묘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21년 8월 17일 중국공산당 중앙재경위원회에서 ‘공동부유(共同富裕·함께 잘살기)’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부의 재분배’를 주창하는 이 개념을 앞세워 알리바바 등 주요 빅테크 기업, 재산이 많은 유명 연예인들을 전방위적으로 옥죄었다. 자오는 공동부유 개념이 등장한 지 불과 9일 후 사라졌다. 프랑스 도피설 등 그의 행방을 둘러싼 각종 추측이 아직도 나돌고 있다. 당시 시 주석은 자신의 3연임이 결정되는 지난해 10월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1년 2개월 앞두고 있었다. 공산주의에 걸맞지 않은 극단적인 빈부격차를 좁히는 것이 자신의 장기 집권 및 정권 안정에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자오는 중국 금융당국의 낙후된 규제를 ‘전당포 영업’이라고 공개 비판한 뒤 역시 철퇴를 맞은 마윈(馬雲·59) 알리바바 창업주와도 가깝다. 자오는 2009년 싱가포르 부동산 재벌과 결혼한 후 각종 투자로 꾸준히 재산을 불렸다. 자오의 퇴출을 계기로 당시 런민일보 등 관영언론은 일제히 “악행을 저지른 모든 연예인에 대한 철저한 청산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도했다. 자오가 본보기가 됐다는 의혹이 힘을 얻었다. 같은 해 12월 업계 1위 쇼호스트 웨이야(薇娅·38) 또한 탈세 혐의로 13억4100만 위안(약 2500억 원)의 천문학적인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어 추종자가 8000만 명이 넘는 그의 ‘타오바오’ 계정이 삭제됐고 이후 종적을 감췄다. 중국 매체 차이신은 “웨이야 사건은 당국이 라이브 커머스 업계에 보내는 경고의 ‘첫발’”이라며 추가 단속을 경고했다. 가수 연습생 출신 주부였던 그는 2017년 무렵 중국에서 급격하게 성장한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서 기회를 잡아 빠르게 부를 축적해 화려한 생활을 자랑했다. 2021년 당시에는 총자산이 약 1조6000억 원에 이르렀던 것으로 추산된다. 비슷한 시기 라이브 커머스 쇼호스트 쉐리(雪梨)도 탈세 혐의로 막대한 벌금을 부과받았다. 당국은 아이돌 팬덤에도 칼을 겨눴다. 2021년 웨이보는 팬들의 모금 활동을 금지했다. 이 와중에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의 중국 팬들이 웨이보에서 생일 축하 광고 비용을 모아 제주항공 비행기를 지민의 사진으로 장식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국은 해당 팬클럽 계정을 60일간 정지시켰다. 또 팬덤의 금품 살포 등 고액 소비를 막기 위해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서의 인기 투표 등도 규제했다. 이를 두고 중국 내에서조차 시진핑식 문화대혁명(1966∼1976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시 주석이 홍위병을 앞세워 반대파를 무차별적으로 숙청했던 마오쩌둥(毛澤東) 시절의 정책을 소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마오는 국공 내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 당시 “공산당 내 각종 비리를 척결하고 기강을 바로잡겠다”며 정풍 운동을 벌였다. 공동부유 개념 또한 마오가 1955년 제시한 ‘공부론(共富論)’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프랑스 통신사 AFP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상대로 저작인접권에 따른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받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저작인접권은 콘텐츠의 복제, 배포, 공연, 전시 등 2차 사용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캐나다에서도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콘텐츠 사용료 문제로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플랫폼 기업이 정당한 보상 없이 뉴스 콘텐츠를 활용하는 문제를 놓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AFP는 2일(현지 시간) “X가 뉴스 콘텐츠에 대한 요금을 적정한 수준으로 책정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고 있지 않다”며 “(프랑스) 법원에 X의 자료 제출을 명령해 달라는 긴급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AFP는 이어 “X는 그간 저작인접권 이행과 관련한 논의를 거부해 왔다”면서 “뉴스 콘텐츠 공유로 발생하는 가치에 대해 공정한 배분을 받기 위해 적절한 법적 조치를 계속해서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앞서 프랑스는 2019년 뉴스 콘텐츠와 출판물을 자사 플랫폼에 서비스하는 소셜미디어 기업이 뉴스 매체와 출판사에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저작인접권법을 제정했다. 이후 2021년 구글과 메타는 현지 매체와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하는 계약을 맺었다. X는 이와 같은 콘텐츠 사용료 협상을 거부했고 이번에 소송으로 이어진 것이다.AFP의 소송 제기에 X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X 계정에 “이상하다. (AFP는) 그들이 광고 수익을 창출하는 사이트의 트래픽(데이터 전송량)에 대해 우리더러 돈을 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X에 게시된 뉴스 콘텐츠를 누르면 언론사 웹사이트로 접속되는데 왜 X가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냐는 것이다.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0년 동안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성장은 뉴스 매체가 전통적으로 의존해 왔던 광고 수익을 잠식해 왔다”며 “전 세계 정책 입안자들은 소셜미디어가 자사 플랫폼에 게시하는 뉴스에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고 전했다.캐나다도 올 6월 ‘온라인 뉴스법’을 제정해 플랫폼 기업에 뉴스 사용료 지급을 강제했다. 그러자 플랫폼 기업은 사용자에 뉴스 서비스를 종료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메타는 1일 “캐나다에 뉴스 공급을 종료하는 과정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구글도 6월 캐나다에 뉴스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캐나다 문화유산부는 “그들은 뉴스 매체에 공정한 몫을 지불하는 대신 사용자들이 좋은 품질의 뉴스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했다”며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2006년 실각 후 해외 도피 중이던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10일 귀국을 예고한 가운데 탁신의 딸 패통탄이 이끌고 있는 프아타이당이 “군부와 손잡고 차기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2일 밝혔다. 5월 총선에서 2위를 차지한 프아타이당은 당초 1당 전진당 주도로 구성되는 야권 연립정부에 참여하려 했다. 그러나 징병제 폐지, 왕실모독제 형량 완화 등 전진당의 개혁 정책에 거부감이 큰 군부의 반대로 수권이 어려워지자 전진당을 버렸다. 현지 매체 ‘더네이션’에 따르면 이날 프아타이당은 “전진당이 주도하는 야권 연합에서 탈퇴해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새 동맹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를 총리로 만들기 위한 모든 일을 했지만 그가 총리 인준 투표에서 번번이 상하원 합계 750석의 과반을 얻지 못하는 바람에 결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프아타이당은 탁신 전 총리와 가까운 부동산 재벌 세타 타위신(60)을 새 총리 후보로 추대했다. 프아타이당은 친군부 성향의 몇몇 정당과 손잡아 인준 통과를 이뤄내겠다는 계산이다. 수권에 성공한다면 패통탄은 외교장관직을 노리고 있다. 세타는 지난해 정계에 입문했으며 정치 및 행정 경험이 거의 없다. 이런 그가 인준 투표에서 과반을 획득하면 사실상 탁신 전 총리가 그의 배후에서 권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 잉락이 2011∼2014년 총리를 지냈을 때도 탁신의 ‘수렴청정설’이 끊이지 않았다. 피타 대표의 총리 선출 무산에 이은 프아타이당과 군부의 연합 소식에 전진당의 개혁 노선을 지지했던 국민들은 분노했다. 2일 전진당 지지자들은 수도 방콕의 프아타이당 당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고 일부는 당사로의 침입을 시도했다. 전진당의 핵심 공약인 왕실모독죄 형량 완화 정책도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프아타이당은 “왕실모독죄를 개정하려는 어떤 시도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진당과의 결별을 거듭 강조했다. 차이타왓 뚤라톤 전진당 사무총장은 프아타이당의 결정에 “이번 일은 최고 권력이 국민에게 있지 않은 태국 정치의 현실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착잡함을 토로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2006년 실각 후 해외 도피 중이던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10일 귀국을 예고한 가운데 탁신의 딸 패통탄이 이끌고 있는 프아타이당이 “군부와 손잡고 차기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2일 밝혔다. 5월 총선에서 전진당에 이어 2위를 차지한 프아타이당은 당초 전진당과 손잡고 연립정부를 구성하려 했다. 그러나 징병제 폐지, 왕실모독제 형량 완화 등 전진당의 개혁 정책에 거부감을 느낀 군부의 반대 등으로 전진당을 버리고 군부를 택했다.현지 매체 ‘더네이션’에 따르면 이날 프아타이당은 “전진당이 주도하는 야권 연합에서 탈퇴해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새 동맹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를 총리로 만들기 위한 모든 일을 다했지만 그가 총리 인준 투표에서 번번이 상하원 합계 750석의 과반을 얻지 못하는 바람에 결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프아타이당은 탁신 전 총리와 가까운 부동산 재벌 스레타 타위신(60)을 새 총리 후보로 추대했다. 그를 총리로 선출하기 위한 상하원 투표는 4일로 예정돼 있다. 전진당은 친군부 성향의 몇몇 정당과 손을 잡아 인준 통과를 이뤄내겠다는 속셈을 보이고 있다. 패통탄은 외무장관 후보다.스레타는 지난해 정계에 입문했으며 정치 및 행정 경험이 거의 없다. 이런 그가 인준 투표에서 과반을 획득하면 사실상 탁신 전 총리가 그의 배후에서 권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 잉락이 2011~2014년 총리를 지냈을 때도 탁신의 ‘수렴청정설’이 끊이지 않았다. 피타 대표의 총리 등극 좌절에 이은 프아타이당과 군부의 연합 소식에 국민들은 분노를 표했다. 2일 상당수 전진당 지지자들은 수도 방콕의 프아타이당 당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고 일부는 당사로의 침입을 시도했다. 전진당이 내세웠던 왕실모독죄 형량 완화 정책도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프아타이당은 “왕실모독죄를 개정하려는 어떤 시도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진당과의 결별을 거듭 강조했다.차이타왓 뚤라톤 전진당 사무총장은 같은 날 “이번 일은 최고 권력이 국민에게 있지 않은 태국 정치의 현실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착잡함을 토로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2주 가까이 신호가 끊긴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 우주탐사선 보이저 2호(사진)로부터 미세 신호가 잡혔다고 나사가 1일(현지 시간) 밝혔다. 나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딥스페이스 네트워크’(미국 호주 스페인에 있는 나사의 대형 전파 안테나 네트워크)가 보이저 2호에서 발신되는 신호를 포착했다”며 “심장박동 같은 소리는 우주선이 여전히 통신 중이라는 것을 확인해 준다”고 말했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나사가 명령을 잘못 보내 보이저 2호 안테나가 지구에서 2도 떨어진 곳을 가리키면서 지구에서 199억 km 이상 떨어진 보이저 2호는 명령을 받을 수도, 신호를 보낼 수도 없었다. 나사는 안테나가 지구를 향하도록 방향을 자동 재설정하는 10월 15일 통신을 재개할 계획이었다. 나사 보이저 프로젝트 수잰 도드 매니저는 “안테나가 지구 쪽으로 향하도록 새로운 명령을 생성하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태양계 밖 행성 탐사를 위해 1977년 발사돼 47년째 항해 중인 보이저 2호는 천왕성과 해왕성을 ‘방문한’ 유일한 우주선이다. 보이저 2호보다 2주 뒤 발사된 쌍둥이 우주선 보이저 1호는 목성과 토성을 지난 뒤 바로 태양계 밖을 향해 현재 지구에서 240억 km 떨어져 있다. 보이저 1, 2호에는 외계 생명체에게 들려줄 지구 정보를 담은 ‘레코드’가 있다. 55개 언어 인사말 가운데 한국인 여성이 녹음한 ‘안녕하세요’도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총괄적인 혁신 정책을 개발하기보다는 (정부부처 간) 예산을 재조정해 새 우선순위에 대응하는 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 정부의 과학기술 혁신 정책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과학기술 혁신을 이끌 큰 그림을 그리는 대신 부처 간 기존 사업을 조정해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방식의 정책 추진에 과도하게 힘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또 민간 분야에서는 연구개발(R&D) 활동이 대기업과 제조업 분야에 집중돼 있는 점을 지적했다. 이로 인해 스타트업이 확장하거나 서비스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기술-경제발전 연계한 계획 필요” OECD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OECD 혁신 정책 리뷰: 한국 2023년’ 보고서를 발간했다. OECD는 한국이 첨단기술을 빠르게 외국에서 들여온 데다 중앙집중적인 강력한 집행 체제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에 ‘퀀텀 점프(대도약)’가 필요한 현 시점에서 혁신에 제약이 되는 요소들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무엇보다 과학기술과 경제발전 전략을 아우를 범정부 차원의 국가 개발 로드맵이 없다는 점을 짚었다. 일례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0년 ‘과학기술미래전략 2045’를 발표했다. 기획재정부도 장관 자문기구인 중장기전략위원회를 2021년(5기), 올 6월(6기) 출범시켰다. OECD는 이에 대해 “과기부는 전반적인 경제발전 비전과 과학기술 전략을 연계하지 않았고, 기재부는 과학기술 분야를 고려하지 않은 채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두 부처가 명시적으로 (정책을) 조율하고 연계해야 한다”고 했다. 큰 그림이 없다 보니 부처 간 조율을 마치 기존 사업의 조정이나 예산 재조정으로 좁게 이해하고 있는 문제도 지적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기준 30조 원을 넘는 전 부처의 과학기술 R&D 사업을 조정하고 있다. OECD는 “현재 조정 프로세스는 로드맵에 따른 새 사업을 구상하기보다는 부처 간 자원 할당과 예산 경쟁을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프로그램 관리와 규정 준수 등의 작업을 다른 부처나 기관에 위임하고 과기정통부와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전략 수립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기업-제조업 중심 구조 변화해야”OECD는 한국을 ‘첨단기술 강국’으로 평가하면서도 중소기업, 서비스업 혁신이 뒷받침되지 못해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 활동이 대기업과 제조업에 집중돼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R&D 국내총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4.9%로, OECD 28개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하지만 지출의 74.3%가 기업 분담이었으며, 이 가운데 62.5%를 대기업이 지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적으로 OECD는 “한국 근로자의 83%가 중소기업에 고용돼 있지만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대기업의 26%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OECD는 “한국 중소기업은 OECD 회원국 평균보다 생산성이 현저히 낮은 반면 대기업은 생산성이 높다”며 “한국의 산업구조가 불균형하다”고 분석했다. OECD는 한국 대기업의 제조업 편중 현상도 지적했다. OECD는 지난해 4월 스마트폰 세계 시장 점유율 약 24%를 달성한 삼성을 한때 세계 휴대전화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핀란드의 노키아와 비교했다. 보고서는 “삼성은 한때 노키아가 거둔 성공과 매우 흡사하다”며 “애플과의 경쟁에서 실패한 노키아의 쇠퇴는 2008∼2014년 핀란드 GDP 하락과 고용 손실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 R&D에서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기준 10.6%에 불과했다. OECD는 한국이 기술 중심화 산업 전략을 채택해 성장한 만큼 이를 활용해 지식집약적 서비스 부문에서 혁신을 독려하고 중소기업에 혁신 기술을 전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2주 가까이 신호가 끊긴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 우주탐사선 보이저 2호로부터 미세 신호가 잡혔다고 나사가 1일(현지 시간) 밝혔다.나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딥스페이스 네트워크(미국 호주 스페인에 있는 나사의 대형 전파 안테나 네트워크)’가 보이저 2호에서 발신되는 신호를 포착했다”며 “심장박동 같은 소리는 우주선이 여전히 통신 중이라는 것을 확인해 준다”고 말했다.미 CNN 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나사가 명령을 잘못 보내 보이저 2호 안테나가 지구에서 2도 떨어진 곳을 가리키면서 지구에서 199억 km 이상 떨어진 보이저 2호는 명령을 받을 수도, 신호를 보낼 수도 없었다. 나사는 안테나가 지구를 향하도록 방향을 자동 재설정하는 10월 15일 통신을 재개할 계획이었다. 나사 보이저 프로젝트 수잰 도드 매니저는 “안테나가 지구 쪽으로 향하도록 새로운 명령을 생성하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태양계 밖 행성 탐사를 위해 1977년 발사돼 47년째 항해 중인 보이저 2호는 천왕성과 해왕성을 ‘방문한’ 유일한 우주선이다. 보이저 2호보다 2주 뒤 발사된 쌍둥이 우주선 보이저 1호는 목성과 토성을 지난 뒤 바로 태양계 밖을 향해 현재 지구에서 240억 km 떨어져 있다. 보이저 1, 2호에는 외계 생명체에게 들려줄 지구 정보를 담은 ‘레코드’가 있다. 55개 언어 인사말 가운데 한국인 여성이 녹음한 ‘안녕하세요’도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대만해협을 비롯한 남중국해, 남태평양 등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이 북극해를 두고도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새로운 항로가 속속 개척되자 북극해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압박으로 러시아가 북극해에서 주도권 약화를 겪고 있는 것도 중국이 이 지역으로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 한몫했다. 중국은 2030년 ‘북극 강대국’ 구상에 따라 미 잠수함을 감시할 수 있는 정찰 활동을 늘리고 있다. 미국은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군사 위협을 비롯해 세계 전역에서 주요 세력의 도전을 겨냥한 해상 작전을 뜻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북극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북극해 일대의 신(新)냉전 구도가 가속화하면서 이 지역에서 치열한 자원 및 안보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美, 북극판 ‘항행의 자유’ 검토 WSJ는 지난달 30일 “한때 천연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주요국이 협력했던 북극 일대가 점점 분쟁 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미국이 북극해 쟁탈전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추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극해가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대결 무대로 부상한 것은 북극 얼음이 녹아 대형 선박들의 운항이 가능한 항로가 늘어나면서 북극해의 안보·경제적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극해 항로가 열리면 주요국의 해상 물류 운송 거리가 크게 단축될 뿐 아니라 군사 작전의 범위가 대폭 넓어진다.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의 암초에 군사기지를 건설해 사실상 영토 확장에 나선 것처럼 북극해에서도 바위섬 등에 군사시설을 설치해 전략 거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쇄빙선, 위성, 무인기(드론), 무인 선박 등을 통해 북극해에서 중국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있다. 올 6월까지 북극에서 활동한 미 해양경비대 소속 쇄빙선 힐리호의 선장 케네스 보다는 WSJ에 “전 세계에 ‘미국이 이 지역(북극해)을 순찰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고 말했다. WSJ는 올 4월 유출된 미 군사 기밀문건에 “미국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북극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북극해 전략’을 발표하고 북극 담당 대사 직책을 신설했다. ● 中, 북극서 정찰-감시 활동 강화 중국은 2018년 일찌감치 ‘북극 인접국’을 자처하며 북극을 경제영토 확장사업 ‘일대일로(一帶一路)’에 포함시킨 ‘빙상 실크로드’ 구상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30년 ‘북극 강대국’이 되겠다는 심산이다. 중국은 북극해를 통하면 사실상 미국이 관할하는 인도양을 거치지 않고도 에너지 수송로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해 3대의 쇄빙선을 동원해 러시아 천연가스를 중국 등으로 수송했다. 올해 중국의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정찰 및 감시 활동 또한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12일에는 중국의 핵추진 쇄빙선 ‘쉐룽(雪龍) 2호’가 북극해 과학 연구를 위해 상하이에서 출항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극지연구소는 2021년 8월 북극해에 잠수함 위치 추적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수중 청취 장치를 설치했다. 캐나다군이 지난해 북극해에서 중국의 정찰용 부표를 발견하고 철거하는 일도 있었다. 미군 관계자는 WSJ에 “중국이 북극해에서 확보한 위성 및 전자 정보를 러시아와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극해에서 러시아와의 연합 군사훈련도 진행했다. 지난해 중국 인민해방군의 난창급 구축함은 러시아 군함과 함께 미 알래스카주 인근 ‘알류샨 열도’ 부근에서 해상 연합훈련을 벌였다. 난창급 구축함은 100여 기의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최신식 구축함이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대만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남태평양 등에서 계속 충돌했던 미국과 중국이 북극해에서도 패권 갈등을 벌이고 있다. 온난화로 북극의 얼어붙은 빙하가 녹으면서 새로운 항로가 속속 개척되며 북극해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서방의 압박으로 러시아의 북극해 주도권이 약화된 것도 중국이 북극해로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 한몫했다. 특히 중국은 2030년 ‘북극 강대국’ 구상에 따라 미 잠수함을 감시할 수 있는 정찰 활동을 늘리고 있다. 미국은 동맹과 함께 대만해협 등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북극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전했다. 북극해 일대의 신(新)냉전 구도가 가속화하면서 이 지역에서 치열한 자원 및 안보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美, 북극판 ‘항행의 자유’ 검토 WSJ은 30일 “한때 천연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주요국이 협력했던 북극 일대가 점점 분쟁 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미국이 북극 쟁탈전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추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극해 쟁탈전은 지구온난화로 최근 40여 년간 북극해 빙하의 약 30%가 녹아 대형 선박들의 운항이 가능한 항로가 늘어나면서 북극해의 안보·경제적 가치가 갈수록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북극해 항로의 신설로 주요국의 해상 물류 운송 거리가 크게 단축될 뿐 아니라 군사 작전의 범위도 대폭 넓어질 수 있다.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의 암초에 군사기지를 건설해 사실상 영토 확장에 나선 것처럼 북극해에서도 바위섬 등에 군사시설을 설치해 전략 거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쇄빙선, 위성, 무인기(드론), 무인 선박 등을 통해 북극해에서 중국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있다. 올 6월까지 북극에서 활동했던 미 쇄빙선 힐리호의 선장 케네스 보다는 WSJ에 “전 세계에 ‘미국이 이 지역(북극해)을 순찰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고 말했다. WSJ는 올들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출된 미 군사 기밀문건에 “미국이 동맹과 함께 대만해협 등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북극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또한 지난해 10월 ‘북극해 전략’을 발표하고 북극 담당 대사 직책을 신설했다. ● 中 북극서 정찰-감시 활동 강화 중국은 북극해에서 러시아와의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할 뿐 아니라 정찰 및 감시 활동 또한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인민해방군의 난창급 구축함은 러시아 군함과 함께 미 알래스카주 인근 ‘알류샨 열도’ 부근에서 해상 연합훈련을 벌였다. 난창급 구축함은 100여기의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최신식 구축함이다. 12일에는 중국의 핵추진 북극 쇄빙선 ‘쉐룽(雪龍) 2호’가 북극해 과학 연구를 위해 하이에서 출항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극지연구소는 2021년 8월 북극해에 잠수함 위치 추적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수중 청취 장치를 설치했다. 캐나다군이 지난해 북극해에서 중국의 정찰용 부표를 발견하고 철거하는 일도 있었다. 미군 관계자는 WSJ에 “중국이 북극해에서 확보한 위성 및 전자 정보를 러시아와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북극해를 통하면 사실상 미국이 관할하는 인도양을 거치지 않고도 에너지 수송로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도 매력을 느끼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해 3대의 쇄빙선을 동원해 러시아 천연가스를 중국 등으로 수송했다. 올해 중국의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2018년 일찌감치 ‘북극 인접국’을 자처하며 북극을 경제영토 확장사업 ‘일대일로(一带一路)‘에 포함시킨 ‘빙상 실크로드’ 구상도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30년 ‘북극 강대국’이 되겠다는 심산이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의 시대가 도래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7일(현지 시간) “올해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라는 세계기상기구(WMO)의 분석을 토대로 이같이 경고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어 “현재 기후변화는 공포스러운 상황이지만 시작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북미, 유럽 등 세계 곳곳이 이상고온으로 들끓고 있다. 미국에서는 일부 도시들의 기온이 50도를 넘나드는 등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자 연방정부 차원에서 ‘폭염 위험 경보’ 조치를 발령할 예정이다. 유럽 남부와 아프리카 북부 등 지중해 지역은 열파(熱波·장기간 폭염)와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의 일부”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엔 사무총장 “지구 끓고 있어” WMO는 이날 유럽연합(EU)이 지원하는 기후변화 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의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해 7월 1∼23일 지구 평균 지표면 기온은 16.95도로, 이달 첫 3주가 지구가 가장 더웠던 3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된 2019년 7월 16.63도를 뛰어넘는 수치다. WMO는 현재 추세를 고려하면 올 7월은 역대 가장 더운 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MO는 98% 확률로 향후 5년 내 올 7월보다 더운 날씨가 찾아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5년 내로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시기(1850∼1900년)보다 1.5도 이상 높아질 확률은 66%에 이른다고 봤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올 7월 세계 인구 수백만 명에게 영향을 미친 극심한 날씨는 안타깝게도 기후변화의 냉혹한 현실”이라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라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WMO의 발표 직후 “끔찍한 기후변화가 시작됐다. 북미,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지역이 ‘잔인한 여름’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끓는 지구’)는 분명한 인간의 책임”이라며 회원국이 즉각적으로 기후변화를 막을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바이든 “美서 폭염으로 매년 600여 명 숨져” 미국에서는 폭염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남서부 지역을 달군 열돔이 동북부까지 확대되며 워싱턴, 필라델피아, 뉴욕 등 동부 주요 도시에서도 기온이 38도 안팎까지 치솟았다. 미 기상청(NWS)에 따르면 인구의 절반이 넘는 1억7000만 명이 ‘열 주의보’나 ‘폭염 경보’ 영향권에 들어 있다. 전력 수요도 급증해 13개 주에 에너지 비상경보가 내려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노동부에 폭염 위험 경보 발령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근로자들이 고온에서 작업하다 쓰러지는 일을 막자는 취지다. 또 이상고온으로 매년 미국에서 600명 이상 숨지고 있다며 “충격적이다. 누구도 이것이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상고온 현상을 줄이기 위해 도심과 거주지에 10억 달러(약 1조2700억 원)를 투입해 나무를 심겠다고 밝혔다. 중남미 멕시코에서는 최근 4개월 동안 폭염으로 249명이 사망했다. 아프리카 북서부 튀니지에서는 24일 최고기온이 50도로 치솟아 가뭄과 물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튀니지 정부는 농지에 물을 대거나 세차와 공공장소 청소에 물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아시아 지역의 폭염도 위험 수위에 도달하고 있다. 27일 일본 오사카의 낮 최고기온은 39.8도에 달했다. WMO에 따르면 1991∼2022년 아시아의 온난화 속도는 1961∼1990년 기간 온난화 추세보다 거의 두 배 빨라졌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의 시대가 도래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7일(현지 시간) “올해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라는 세계기상기구(WMO)의 분석을 토대로 이같이 경고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어 “현재 기후변화는 공포스러운 상황이지만 시작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북미, 유럽 등 세계 곳곳이 이상고온으로 들끓고 있다. 미국에서는 일부 도시들의 기온이 50도를 넘나드는 등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자 연방정부 차원에서 폭염 경보 조치를 발령했다. 유럽 남부와 아프리카 북부 등 지중해 지역은 열파(熱波·장기간 폭염)와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의 일부”라는 분석이 나온다. ● UN사무총장 “지구 끓고 있어” WMO는 이날 “올해 7월 1∼23일 지구 평균 지표면 기온은 16.95도로, 이달 첫 3주가 지구가 가장 더웠던 3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이 지원하는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이는 역대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된 2019년 7월 16.63도를 뛰어넘는 수치다. WMO는 현재 추세를 고려하면 올 7월은 역대 가장 더운 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MO는 98% 확률로 향후 5년 내 올해 7월보다 더운 날씨가 찾아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5년 내로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시기보다 1.5도 이상 높아질 확률은 66%에 이른다고 봤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올 7월 세계 인구 수백만 명에 영향을 미친 극심한 날씨는 안타깝게도 기후변화의 냉혹한 현실”이라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라고 강조했다. 카를로 부온템포 CS3 국장도 “기록적인 기온은 지구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WMO의 발표 직후 “끔찍한 기후변화가 시작됐다. 북미,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지역이 ‘잔인한 여름’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끓는 지구’)는 지구 전체의 재앙으로 분명한 인간의 책임”이라며 회원국이 즉각적으로 기후변화를 막을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바이든 “美서 폭염으로 매년 600여 명 숨져” 미국에서는 폭염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남서부 지역을 달군 열돔이 동북부까지 확대되며 워싱턴, 필라델피아, 뉴욕 등 동부 주요 도시에서도 기온이 38도 안팎까지 치솟았다. 미 기상청(NSW)에 따르면 인구의 절반이 넘는 1억7000만 명이 ‘열 주의보’나 ‘폭염 경보’ 영향권에 들어 있다. 전력 수요도 급증해 13개 주에 에너지 비상경보가 내려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연방정부 차원의) 폭염 위험 경보 발령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이상고온으로 매년 미국에서 600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거론하며 “충격적이다. 누구도 이것이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고온 현상을 줄이기 위해 도심과 거주지에 10억 달러(약 1조2700억 원)를 투입해 나무를 심겠다고 밝혔다. 중남미 멕시코에서는 최근 4개월 동안 폭염으로 249명이 사망했다. 아프리카 북서부 튀니지에서는 24일 최고기온이 50도를 기록하며 가뭄과 물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튀니지 정부는 물을 농지에 공급하거나 세차를 비롯해 공공장소 청소에 물을 사용하는 것도 금지했다. 아시아 지역의 폭염도 위험 수위에 도달하고 있다. 27일 일본 오사카의 낮 최고기온은 39.8도에 달했다. WMO에 따르면 1991~2022년 아시아 지역의 온난화 속도는 1961~1990년 기간 온난화 추세보다 거의 두 배 빨라졌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중국 친강(秦剛) 전 외교부장(장관)은 왜 낙마했을까. 임명 7개월 만에 ‘최단명 외교부장’ 불명예를 안고 전격 해임된 친 전 부장이 ‘베이징 미스터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총애를 받으며 국제사회에서 ‘시의 수제자(protégé of Xi)’ 별칭까지 얻은 그여서 더욱 그렇다. 친 전 부장은 부장에서는 해임되면서 그보다 한 직급 위인 국무위원 직위는 유지했다. 이에 완전히 실권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며 의구심이 더 커지고 있다.● 부장보다 높은 국무위원직 유지 25일 친 전 부장 해임을 결정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회는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새 외교부장에는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임명했다는 짧은 발표문만 공개했을 뿐이다. 전격적인 친강 해임 배경으로는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운 병에 걸렸다’는 중병설, ‘주미 중국대사 재임 시절 문제로 조사받고 있다’는 간첩 연루설, ‘홍콩 방송국 여자 아나운서와 외도를 했다’는 불륜설 등이 나오지만 현재로서는 모두 추측에 불과하다. 다만 친 전 부장의 국무위원 및 공산당 중앙위원 지위는 그대로 유지됐다. 그런 만큼 극복할 수 없는 결함보다는 권력 투쟁에 휘말려 피해를 입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통상 중국에서 부장급 고위 인사가 비리 같은 중대한 결함으로 낙마할 때는 공산당 당적(黨籍)과 정부 직을 동시에 박탈하는 솽카이(雙開) 처분이 내려진다. 외교부 내부의 권력 암투설도 제기됐다. 미중 관계의 안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베이징 외교 라인’이 친 전 부장을 밀어냈다는 것이다. 상대국에 거친 언사를 쏟아내며 중국 국익을 거침없이 주장하는 ‘전랑(늑대전사) 외교’ 선봉 친 전 부장이 이들에게는 눈엣가시처럼 여겨졌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올 4월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대만 문제에 불장난하는 사람은 불타 죽을 것”이라고 초강경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시 주석 권력에 상처 친 전 부장은 시 주석이 총애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주미 중국대사로 발탁된 지 1년 만인 지난해 12월 외교부 부부장(차관)도 건너뛰고 외교부장으로 임명됐다. 올 3월에는 부장직을 유지하면서 부총리급 예우를 받는 국무위원으로 한 단계 더 승격했다. 부처 부장 가운데 국무위원은 친강과 리상푸(李尙福) 국방부장을 포함해 5명뿐이다. 이례적인 초고속 승진에 당내 일부 세력이 그의 불미스러운 일을 빌미로 경질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친강은 이른바 ‘흙수저’ 출신인데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내부에서 엄청난 시기 질투의 대상이 됐을 것”이라며 “작은 하자라도 발견되면 그를 지켜줄 ‘백그라운드(배경)’가 약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한 시 주석이 외교부장직은 면직하되 국무위원과 당 중앙위원 자리는 유지시켜 ‘제왕적 지도자’로서 자신의 체면을 유지하는 제한적 처벌을 결정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백악관 동아태 선임보좌관을 지낸 데니스 와일더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트위터에 “시 주석은 친강의 문제가 국가적 문제가 아니라 개인적 문제라는 것을 중국 지도부와 전 세계에 안심시키고자 왕이 재임용이라는 가장 안전한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친 전 부장 해임이 시 주석 지도력에 어느 정도 타격이 될지에 대해 시각은 엇갈린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친강이 시 주석 총애를 받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낙마는 시 주석의 위신과 신뢰에 흠집을 낼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반면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 전문가 주드 블란쳇은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시 주석의 권력은 단일 인사에 국한되지 않아 친강 해임을 그의 권력 축소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진단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70)은 급작스레 면직된 친강(秦剛) 전 외교부장(장관) 후임으로 7개월 만에 다시 외교부장을 맡자마자 제3세계와의 다자 협력을 강조했다. 미국을 견제해온 그간의 흐름 속에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도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월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교부장을 10년 맡았던 ‘베테랑’ 왕이의 재기용을 두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기존 대외 정책의 안정화를 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푸틴 방중” 발표… 중-러 밀착 강화 왕 부장은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고위급 안보 회의에 참석해 “우리는 일방주의와 패권주의 관행에 저항하고 폐쇄적, 배타적 소집단으로 다자 협력의 대가정을 파괴하는 것을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글로벌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브릭스 동반자들과 더 실질적인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일극 체제’에 도전하는 ‘다극 체제’의 핵심축으로 브릭스를 여기고 있다. 왕 부장의 발언은 브릭스 회원국 간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중국 견제를 위해 안보와 경제 등 광범위한 그물망을 치고 있는 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날 열린 브릭스 사이버안보 회의에는 5개 회원국 말고도 벨라루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은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10월 중국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 국제협력 정상 포럼’에 참석할 의향이 있다”고 발표했다. 10월 방중이 이뤄지면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처음이자 올 3월 시 주석의 러시아 국빈 방문 이후 7개월 만이다. 일대일로는 2013년부터 중국이 추진해온 경제영토 확장 사업으로, 푸틴 대통령의 방중은 시 주석의 국빈 방문에 대한 답방 성격인 동시에 중국의 서방 견제용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中 외교정책 변화 없을 것” 미 국무부는 25일 ‘친강 해임-왕이 재기용’에 따른 미중 관계 영향에 대해 “왕 부장을 비롯한 중국 관료들과 소통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앞서 친 전 부장을 미국에 초청한 것과 관련해 “왕 부장의 미국행 발표는 중국이 발표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전문가들은 왕 부장의 재기용을 두고 중국 대외 정책 변화를 최소화하려는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중국 외교정책은 ‘시진핑-왕이’ 라인에서 결정해 외교부장이 실행하는 구조”라면서 “정책의 일관성이나 연관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공산당 정치국원이 외교부장을 겸한 사례도 처음은 아니다.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도 외교부장을 겸했다. 다만 친 전 부장의 대외 활동 중단 한 달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번 인사가 임시방편 성격이라는 분석도 있다. 왕 부장은 외교부 아주국장, 주일 중국대사를 거친 ‘아시아통(通)’이다. 일본어에도 능통하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중국으로서는 현재 대미 외교보다 주변국 외교가 중요한 시점이라 안정적인 아시아통을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대체로 우호적으로 알려져 한동안 소원했던 한중 관계가 진전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왕 부장은 14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 궤도로 복귀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중국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텍스트(글) 전용 기능을 출시했다.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페이스북 모회사)가 트위터 대항마로 ‘스레드’를 출시한 데 이어 틱톡까지 가세하며 텍스트 기반 소셜미디어 시장 3파전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틱톡은 24일(현지 시간) “창작자가 창의성을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인 텍스트 기반 콘텐츠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짧은 동영상을 올리는 기존 방식에서 텍스트만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틱톡은 “텍스트 게시물을 통해 모든 틱톡 사용자의 콘텐츠 제작 경계를 넓히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틱톡의 텍스트 전용 기능 출시는 메타가 트위터와 유사한 소셜미디어 스레드를 선보인 지 20일 만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위터 광고 수익이 50% 감소하는 혼란과 격변을 틈타 경쟁사들이 새로운 플랫폼을 출시해 트위터 사용자를 유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틱톡은 사용자가 게시물에 색 배경, 음악, 스티커 등을 추가할 수 있어 트위터나 스레드 게시물보다 더욱 시각적”이라며 “월간 사용자가 약 14억 명인 틱톡이 이점을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위터 월간 사용자는 3억6000만 명, 스레드와 연계된 인스타그램 월간 사용자는 20억 명이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저는 아무도 죽이고 싶지 않아요. 그들도 우리를 죽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난해 11월 29일 러시아군에 징집된 비탈리 탁타쇼프(31·사진)에게 훈련소에서 밤중 들리는 총과 대포 소리나 드론(무인기) 등은 전부 생경했다. 5일 뒤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지역 최전방에 배치된 탁타쇼프는 일기에 “사랑하는 아내에게. 당신과 아들이 정말 보고 싶다. 당신과 함께 늙어 가고 싶다. 부디 기다려 달라”고 썼다. 탁타쇼프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건설 노동자로 일했다. 여느 가족처럼 주말에는 세 살배기 아들이 세발자전거 타는 것을 도와줬고 크리스마스에는 쇼핑센터에 가고 여름에는 휴가를 떠났다. 군에서 모든 일상은 파괴됐다. 자포리자 주둔군 70연대 소속이던 그에겐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다. 지휘관은 교전 중 연대를 버리고 도망쳤다. 탁타쇼프는 “연대장은 죽여 마땅하다”고 적었다. 지지부진한 전황 탓에 고대하던 새해 휴가의 소망이 꺾이자 그는 좌절했다. “나 자신과 주변인을 총으로 쏴 버리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나무를 베다가 내 발목을 부러트려서라도 아내에게 돌아갈 생각을 했다.” 그는 끝내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지난달 22일 아내와의 통화가 마지막이었다. 퇴각하는 러시아군은 그의 시신도 수습하지 않았다. 시신을 발견한 우크라이나군 병사는 “우리가 그를 묻었다”고 이달 23일 영국 더타임스에 말했다. 그가 남긴 것은 절망적인 일상을 써 내려간 일기가 담긴 33쪽 분량의 스프링노트 한 권이었다. 러시아군은 이날도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항구도시 오데사를 공격해 229년 전 지어졌다 2000년대 재건된 정교회 성당을 반파했다. 이 성당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보복을 다짐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학생이 교권을 침해할 경우 물리적으로 제지하거나 수업권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교권을 보호하고 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학생 폭력 행위에 대해 그 부모에게 벌금을 물리는 등 책임을 묻고 있다. 미국은 교권 보호를 위해 학교장이 문제 해결 주체로 나선다. 규율을 어긴 학생을 직접 지도하거나, 그 학부모와 소통한 후에도 계속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주면 학교는 징계, 강제 전학 혹은 법적 조치를 취한다. 체벌이 금지된 미국에서 교권이 보장될 수 있는 이유다. 최근 사이버 폭력이나 집단 괴롭힘 사건이 불거지자 일부 지역에서는 가해 학생 부모에게까지 법적 책임을 묻고 있다. 뉴욕주 노스토나완다시(市)는 2017년 학교 폭력을 자행한 학생 부모에게 최장 15일 구금이나 벌금 250달러(약 32만 원)를 물도록 하는 법을 제정했다. 위스콘신주 위스콘신래피즈시 의회도 2019년 가해 학생 부모에게 최대 313달러(약 40만 원)를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10월 일본 문부과학성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초중고교에서 발생한 학생 폭력 행위 중 약 12%인 9426건이 학생의 교사 폭행이었다. 2020년 학부모 민원 스트레스로 생긴 정신질환 때문에 휴직한 교사는 5180명, 1개월 이상 병가를 낸 교사는 9452명이었다. 이처럼 교권 침해가 늘어나자 일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교사 교육 활동 보호 매뉴얼을 만들었다. 오사카시에서는 문제가 되는 학생 행위를 5단계로 나누고 교사에게 전치 3주 이상 피해를 입히는 등 가장 높은 단계 학생은 바로 경찰에 넘긴다. 경찰은 지자체와 함께 아동자립지원시설에서 학생 갱생 프로그램을 지도한다. 기후현(縣)에서는 교사에게 위압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언성을 높여 화를 내는 학부모에게는 녹음을 하겠다고 알리도록 했다. 교사가 조용히 말하도록 두세 차례 주의를 줬는데도 학부모 태도가 바뀌지 않거나 구체적인 폭력 행위나 협박 표현을 할 때는 경찰에 신고하도록 했다. 영국 정부는 교권 보호를 위해 2013년 교직원이 학생을 통제하고 제지하는 방식을 제시한 ‘타당한 처벌 권고 지침’을 마련했다. 이 지침에 따르면 훈육을 거부하는 학생을 교실 밖으로 내보내야 할 때, 학교 행사나 수학여행 등을 방해할 때, 학생이 교원이나 다른 학생을 공격할 때는 교사가 해당 학생을 처벌할 수 있다. 교사는 문제가 있는 학생들 사이에 서서 싸움을 막거나 물리적 접촉을 통해 해당 학생을 교실에서 쫓아낼 수 있다. 물론 물리적 접촉이 있을 경우 ‘학생 부상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부상을 막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해 교사들의 적극적 대응을 유도하고 있다. 독일에선 교사의 징계권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11월 발간한 ‘교권 보호 제도 및 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교육법에 교사가 수업권을 침해당했을 때 교장이나 교원위원회 임명 협의체가 논의해 학생 수업권을 박탈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17일 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등병(23)의 송환을 시도하는 미국 정부가 생사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접촉 시도에 북한은 묵묵부답이다. 20일(현지 시간)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우리는 킹 이병 상태를 포함해 (그가) 어디에 억류돼 있는지, 그의 건강은 어떤지 전혀 모른다”며 “유감스럽게도 북한으로부터 어떤 응답도 듣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다각도로 북한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싱 부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과거 평양에서 미국 영사 업무를 대신하던) 스웨덴 측을 통해서도 접촉하고 있지만 북한의 관여 징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공적, 사적 채널을 통해 소통을 지속하는 것”이라며 “최우선 순위는 미국인을 안전히 집으로 데리고 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킹 이병에게 자칫 17개월간 북한에 억류돼 있다가 2017년 미국으로 송환된 직후 숨진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크리스틴 워머스 미 육군 장관은 이날 콜로라도 애스펀 안보포럼에서 “웜비어가 북한에 구금됐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고 있다”며 “그는 잔인한 대우를 받았다. 북한이 킹 이병을 어떻게 대우할지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머스 장관은 “그가 (폭력 사건으로) 한국 구치소에서 시간을 보내며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월북에 대해) 명확하게 생각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킹 이병은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술에 취해 민간인에게 폭력을 휘두르다 붙잡혀 벌금형(500만 원)을 받았고 올 5월에도 술에 취해 주차된 차량을 부수다 경찰에 체포됐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