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은지

위은지 기자

동아일보 디지털랩 전략영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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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부터 히어로콘텐츠와 같은 멀티미디어 스토리텔링 기획을 맡고 있습니다. 지면에 비해 제약이 적은 디지털 공간에서 어떻게 독자들에게 기사를 더 효과적이고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wizi@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검찰-법원판결44%
사회일반23%
정치일반10%
사건·범죄7%
사법7%
우주/천체3%
정당3%
기타3%
  • 취임 1년 트럼프 패밀리 중 가장 인기 높은 사람은 누구?

    취임 1년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족 중 가장 인기 있는 인물은 누굴까. 최근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과 장녀 이방카 트럼프를 제치고 멜라니아 여사가 여론 호감도 1위를 차지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여론조사업체 유거브와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멜라니아의 호감도는 48%, 비호감도는 33%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호감도는 43%이지만 비호감도가 52%에 달했다. 유거브는 “2010년 초 미셸 오바마 여사도 남편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 인기가 많았다. 전형적으로 퍼스트 레이디들은 그렇다”며 “남편의 첫 임기 1년을 기준으로 볼 때 멜라니아 여사는 미셸 여사보다는 인기가 덜하다”고 밝혔다. 멜라니아 여사의 호감도는 백악관 핵심 실세로 꼽히는 장녀 이방카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방카의 호감도는 41%, 비호감도는 42%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조사에서 멜라니아 여사와 이방카의 호감도는 44%로 동률이었으나 올해 조사에서 멜라니아 여사의 호감도는 높아진 반면 이방카의 호감도는 떨어진 것이다. 이방카의 비호감도는 지난해 32%에서 올해 42%로 증가했다. 러시아 스캔들 연루 의혹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비호감도도 높게 나타났다. 쿠슈너의 호감도는 25%, 비호감도는 44%로 비판적 여론이 월등히 높았다. 트럼프 주니어의 호감도는 36%, 비호감도는 49%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의 호감도와 비호감도는 각각 32%, 43%로 형인 트럼프 주니어보다 비호감도가 약간 낮았다. 트럼프 가족구성원 중 1년 사이에 호감도가 가장 많이 상승한 인물도 멜라니아 여사다. 멜라니아 여사의 호감도는 지난해 44%에서 올해 48%로 4%포인트 증가했고, 같은 기간 비호감도는 31%에서 33%로 2%포인트만 올랐다. 트럼프 주니어의 경우 호감도가 35%에서 36%에서 1%포인트 오르긴 했지만, 비호감도가 39%에서 49%로 무려 10%포인트나 올랐다.위은지기자 wizi@donga.com}

    • 2018-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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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테르테 “위안부 동상 설치는 표현의 자유”

    지난해 12월 필리핀 마닐라에 세워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동상에 대해 일본이 반발하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직접 나서 “내가 막을 수 없는 헌법상의 권리”라고 반박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16일 필리핀 온라인 매체 민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위안부 동상 설치에 대해서 사전에 알지 못했다”면서 이런 입장을 9일 자신을 예방한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일본 총무상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친척과 생존해 있는 위안부 여성들이 동상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자유를 막을 수 없다고 노다 총무상에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필리핀 국가역사위원회와 위안부 피해자 단체가 지난해 12월 8일 마닐라만 산책로에 3m 높이의 위안부 동상을 설치하자 마닐라 주재 일본대사관을 통해 우려를 표명하며 반발해 왔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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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사제들 아동 성추행에 고통과 수치심”

    칠레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현지 시간) 현지 일부 사제의 아동 성추행·성폭행에 대해 “고통과 수치심을 느낀다”며 공개 사과하는 한편 비공개로 피해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함께 눈물을 흘렸다. 교황은 이날 오전 칠레 산티아고의 라 모네다 대통령궁에서 연설을 통해 “몇몇 사제가 어린아이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힌 것에 대해 고통과 수치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하고 용서를 구하며 피해자들을 돕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올바른 일”이라고 덧붙였다. 연설 후 교황은 산티아고 주재 바티칸 대사관에서 비공개로 사제 성추행 피해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그레그 버크 바티칸 대변인은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교황에게 말할 수 있도록 교황과 피해자 이외엔 아무도 배석하지 않았다”면서 “교황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은 후 함께 기도하고 울었다”고 전했다. 교황은 성직자의 아동 성추행을 눈감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안 바로스 주교를 2015년 칠레 남부 오소르노 교구 주교로 임명하면서 비판을 받았다. 바로스 주교는 수십 명의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2011년 면직당한 페르난도 카라디마 신부의 제자로, 카라디마 신부의 범죄행위를 눈감아주고 때로는 성추행에 함께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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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녀 13명 쇠사슬 묶어 가둔 美부부 체포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자녀 13명을 더러운 방 침대에 족쇄를 채워 방치한 비정한 부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15일 AP통신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아침 로스앤젤레스에서 남동쪽으로 95km 떨어진 페리스의 집에서 탈출한 17세 딸로부터 12명의 형제자매가 현재 집 안에 감금돼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경찰은 소녀의 집으로 출동해 집 안에 있던 12명의 남매를 찾아냈다. 2세부터 29세까지인 자녀 13명 중 미성년자는 6명이었고 나머지 7명은 18세 이상의 성인이었다. 경찰은 “아이들은 어둡고 냄새나는 지저분한 방 안에 방치돼 있었으며 여러 명의 아이가 침대에 자물쇠와 쇠사슬로 묶여 있었다”며 “매우 지저분했고 영양실조에 걸린 것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자녀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 매우 쇠약한 상태였다. 17세 소녀도 10세 아이 정도로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구조된 후 경찰관들에게 배가 고프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부모인 데이비드 앨런 터핀과 루이즈 애나 터핀을 고문과 학대 등 9가지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왜 아이들을 감금했는지에 대해 설명하지 못한 채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은 사설학교 운영 허가를 받아 자신의 집에서 ‘샌드캐슬 데이 스쿨’이라는 학교를 운영하고 있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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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티은행 남녀임금격차 공개…여성-소수인종 연봉 인상

    미국 씨티그룹이 월가 대형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성별, 인종별 임금격차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여성과 미국 소수인종 직원들의 연봉을 인상하기로 했다. 15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과 영국, 독일 지사의 성별·인종별 임금 격차를 분석한 결과 여성과 미국 소수인종이 각각 남성과 다수인종 평균 임금의 99%를 받고 있었다”며 “임금 격차를 메우기 위해 올해 여성과 소수인종의 임금을 적절히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또 “동등 임금은 씨티그룹에서 중요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F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조사가 6개월 이상 진행됐다고 전했다. 씨티그룹의 임금 격차 사실 공개는 주주행동주의 그룹인 아르주나 캐피털의 압력으로 이뤄졌다. 이 그룹은 주주제안권을 이용해 2016년에도 7개의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이 남녀 임금 격차를 공개하도록 압박해 성과를 거뒀다. 아르주나 캐피털은 이날 “이번 결정은 월가 은행의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급변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아르주나 캐피털은 씨티그룹을 비롯해 뱅크오브아메리카, 마스터카드, JP모건 등 월가 금융기관 6곳을 대상으로 남녀임금 격차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씨티그룹은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오다 최근 입장을 바꿨다. 한편 씨티그룹은 조만간 영국 지사의 남녀 임금 격차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담은 보고서도 발간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직원 250명 이상의 회사들에게 올 4월까지 의무적으로 남녀 임금 격차 실태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위은지기자 wizi@donga.com}

    • 2018-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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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포커스]메르켈 ‘대연정 마술’로 벼랑끝 탈출… ‘구석기 연합’ 비판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005년 총선에서 1당 승리를 이끈 이후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과 대연정에 합의했다. 1966년 기독민주당 쿠르트 게오르크 키징거 총리가 사민당 빌리 브란트를 부총리 겸 외교장관으로 발탁해 첫 대연정을 이룬 지 39년 만의 대연정이었다. 당시 독일은 11%의 높은 실업률과 재정적자 350억 유로의 경제 불황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메르켈 총리는 사민당과 협상을 통해 △노동시장 유연화 △부가세 인상 △사회보장 축소 △재정적자 감축 등 4가지 핵심 사안에 합의했다. 보수당인 기민당은 당시 근로자의 해고를 쉽게 하고, 고령화로 인한 연금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연금자가부담률과 은퇴 연령을 높여 재정 지출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 사민당은 노동시장 유연화에 합의해주는 대신 연봉 25만 유로 이상 소득자에게 부과하는 부유세를 인상했다. 당시 A4용지 145쪽에 달하는 정책합의서 서문에는 “실업을 줄이는 것이 우리 정부 정책의 중심이 될 것이며 이번 대연정은 현 세대와 미래 세대의 번영을 위한 정치적 노력”이라고 쓰여 있었다. 실제로 13년이 지난 지금 독일은 완전고용에 가까운 3% 실업률과 꾸준한 2%대 경제성장으로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 기반에는 노동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 변화에 성공한 것이 밑바탕이 됐다. 12일 기민당을 이끄는 메르켈 총리는 제1야당인 사민당, 자매당인 기독사회당과 함께 집권 후 세 번째 대연정에 합의했다. 여당과 제1야당이 함께 국정을 운영하는 대연정은 ‘협치’의 대명사로 꼽힌다. 메르켈 총리는 집권 16년 동안 12년을 대연정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총선 이후 자유민주당, 녹색당과의 연정 시도에 실패한 뒤 총리직까지 위협받았던 메르켈 총리는 4선 연임에 사실상 성공했다.대연정의 가장 큰 장점은 보수당과 사민당 단독 정부 때 나올 수 있는 이데올로기에 매몰된 정책보다 합의 가능한 중도로 정책이 수렴되고, 여야가 함께 국정을 운영해 정치가 안정된다는 데 있다. 2005년 당시 노동시장 유연화 위주로 합의가 이뤄졌던 대연정은 8년이 지난 2013년 두 번째 합의에서는 사민당의 강력한 주장에 따라 노동자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시간당 8.5유로 최저임금제가 도입되었다. 비정규직 근무 기한에 18개월 상한선도 마련됐다. 은퇴 연령을 올린 8년 전과 달리 45년 이상 일한 노동자에 한해 은퇴 연령을 67세에서 63세로 낮췄다. 국가 채무를 늘리거나 세금을 올리지 않는 범위 내로 한정한다는 기민당의 요구가 받아들여졌지만 경제 회복으로 국가에 곳간이 어느 정도 찼으니 노동자에게 이익을 나눠 주자는 데 합의가 이뤄졌다. 12일 세 번째 연정 합의 역시 기민당과 사민당, 기사당의 의견이 종합적으로 반영됐다. 기민당은 소득세의 최고세율을 높여 부자에게 돈을 더 걷자는 사민당의 요구에 맞서 누구에게도 증세는 없다는 원칙을 지켜냈다. 사민당은 향후 4년 동안 1000억 유로의 정부 소비를 늘리자고 했지만 기민당은 그 금액을 460억 유로로 막아내 균형예산이 가능해졌다. 반면 사민당은 연금, 교육, 헬스케어에서 많은 정부 투자를 받아냈다. 2020년까지 연금 지급액을 평생 일한 임금의 47.6%로 낮출 예정이었던 메르켈 정부의 계획에 제동을 걸어 2025년까지 현재 수준인 48%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건강보험에 고용주들의 기여를 늘리고, 주택 150만 호를 추가로 짓자는 주장도 관철시켰다. 보수 성향으로 난민에 엄격한 기사당은 매년 난민 수용 상한선 22만 명을 정해두고, 해외에 거주하는 난민 가족도 1000명 이상 못 들어오도록 했다. 대연정은 합의 전까지는 진통이 있지만 합의 후에는 틀에 맞춰 일사천리로 국정 운영이 이뤄지는 장점이 있다. 2013년 대연정 합의 당시 추진 과제로 ‘인더스트리 4.0 미래 전략’이 포함됐고, 이후 법도 예산도 순조롭게 통과되면서 독일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선두주자가 되는 데 일조했다. 기민당과 사민당은 이번에도 2025년까지 독일 전역에 ‘기가바이트 네트워크’가 이뤄지도록 5세대(5G)를 비롯한 디지털 인프라에 대거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양당은 또 에너지와 관련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65%까지 끌어올리기로 합의했다. 이처럼 연정 합의안은 많은 진통을 겪더라도 도출되기만 하면, 그 후 정책은 예측 가능해지고 실행력 있게 진행된다. 원전 문제를 비롯해 노동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최저임금 등 주요 개혁 정책마다 여야 갈등으로 표류하거나 용두사미로 끝나는 한국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 ‘대연정의 약발이 예전 같지 않다’는 우려도 높아 그러나 독일 대연정의 앞길이 순탄하기만 한 건 아니다. 무엇보다 대연정의 최대 장점인 대표성에 금이 가고 있다.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보이고 있는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에 따른 양당 정치의 퇴조 현상으로 기민당과 사민당의 지난해 9월 총선 득표율은 53.5%로 과반 의석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었다. 두 당의 합이 70%에 육박했던 2005년(69.5%)과 2013년(67.2%) 때와 비교하면 ‘대연정’ 이름이 무색할 지경. 독일 대연정이 합의에 치중하면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보다 지나치게 안정 위주로 흘렀고, 이에 싫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을 비롯한 극단주의로 향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독일 언론 슈피겔은 대연정을 ‘구석기 연합’이라고 불렀다. 대연정 이후 기민당과 사민당 모두 성적이 신통치 않아 당내 부정적인 내부 여론도 커지고 있다. 2005년 대연정 이후 치러진 2009년 총선에서 23% 득표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참패를 기록한 사민당은 2013년 대연정 이후 지난해 총선에서 20.5%로 최악의 기록을 다시 세웠다. 기민-기사 연합도 2005년과 2013년 대연정 직후 총선에서 각각 33.8%와 33%로 역시 2차 대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자 기민당 내부에서는 메르켈 총리가 권력 유지를 위해 과도하게 좌파 정책을 수용했다는 비판이, 사민당 내부에서는 또 들러리만 섰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사민당 지도부가 타결 직후 당내 설득 작업에 나섰지만 작센안할트주 사민당은 반대 입장을 정했고 헤센주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청년조직 등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연정에 합의한 후 메르켈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연정 합의가 향후 10년이든 15년이든 독일의 지속적인 안정과 번영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47%는 메르켈 총리가 임기 2021년을 채우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와 그의 대연정 앞에 험난한 길이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위은지 기자}

    • 201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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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만에 서울 밝힌 성화… 난민소녀도 ‘화합의 불꽃’ 들다

    1988년 서울 올림픽 폐회식이 열렸던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작별했던 성화가 30년 만에 다시 서울을 환하게 밝혔다. 인천을 돌아 13일부터 ‘문화올림픽’이란 테마로 시작된 서울 성화 봉송은 16일까지 나흘간 584명의 주자가 서울 곳곳을 돌며 평창 겨울올림픽 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14일 오전 8시 51분. 이날 두 번째 주자로 나선 박미형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한국대표부 소장과 함께 네 명의 이주민들이 광화문 앞 도로를 달렸다. 미얀마 난민 소녀 크뇨퍼 퍼 양(16),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쯔엉티빗나응 씨(28), 네팔 이주노동자 두루버 스레스타 쿠마르 씨(28), 세네갈 유학생 파파 세네 씨(39)가 그 주인공이다. 각자 다른 이유로 한국 땅을 밟았지만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마음은 모두 같았다. 이들은 성화 봉송 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차별 없이 경기를 펼치는 올림픽 정신이 우리 사회에도 깃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퍼 양은 2015년 말 법무부의 재정착 난민제도를 통해 한국에 정착했다. 미얀마 소수민족 카렌족인 퍼 양의 가족은 미얀마 정부의 탄압을 피해 태국의 ‘매라 난민캠프’에 살았다. 난민캠프에서 태어난 그는 고향을 알지 못한다. 이들에겐 캠프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이동의 자유’가 없었다. 일을 구하기도 쉽지 않은 난민캠프 내에서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킬 수 없다는 생각에 퍼 양의 아버지는 낯선 한국행을 선택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한국 사람은 친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퍼 양은 “한국 사람들은 정말 착하다”며 “길 가는 사람들도 먼저 인사해주고 학교 친구들이 공부도 많이 도와줘 금방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네갈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다 정부장학생으로 연세대 원주캠퍼스에서 개발학 석사과정에 다니고 있는 세네 씨도 “원주에서 단 한 번도 인종차별을 겪어본 적 없다”며 “모든 사람들이 날 따뜻하게 맞아줬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주민들은 한국의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게 아니다. 사회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14년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온 쿠마르 씨는 경기 이천의 한 돼지 농장에서 포클레인으로 축사 청소를 한다. 50여 명의 노동자 중 쿠마르 씨 또래의 한국인은 한 명뿐. 쿠마르 씨 같은 젊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노동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2008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안산에 사는 ‘다둥이 엄마’ 쯔엉 씨는 “요즘 한국 사람들은 아이를 하나 아니면 둘 낳는데 아이를 넷이나 낳은 나한테 상을 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웃었다. 능숙한 한국어와 활발한 성격으로 동네의 베트남인-한국인 갈등을 중재하기도 하는 쯔엉 씨는 동사무소에서 홀몸노인 급식 봉사를 하기도 했다. 성화를 나른 네 명의 이주민은 평창 겨울올림픽을 통해 ‘모두가 평등하다’는 올림픽 정신이 우리 사회에도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을 전해왔다. “네 아이도, 남편도 모두 한국 사람이니 당연히 올림픽에서 한국을 응원할 것”이라는 쯔엉 씨는 “외국인 범죄가 부각될 때마다 모든 외국인이 나쁜 사람처럼 묘사되는데 그렇지 않다. 외국인이라고 싫어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많은 외국인이 찾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이주민에 대한 색안경도 사라졌으면 한다”는 소망을 전했다. 서울 성화 봉송은 과거와 미래를 엿보는 이벤트도 구성됐다. 어가 행렬처럼 성화 봉송이 이뤄지기도 했으며 5세대(5G) 통신 기술이 적용된 ‘드론 성화 봉송’도 함께 마련됐다. 첫째 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매직스페이스에서 첫발을 뗀 성화는 광화문을 거쳐 둘째 날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 자리 잡았다. 서울 올림픽 폐회식이 열렸던 1988년 10월 2일 한국과 작별했던 바로 그 장소다. 첫날엔 차범근, 서장훈, 양학선, 정대세 등 스포츠 스타들이 주자로 나섰고, 둘째 날엔 유명 코미디언 김재우와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등이 참여했다. 서울 성화 봉송 3일째인 15일부터 마지막 날인 16일까지 성화는 남산과 현충원 등을 지난다. 이후에는 경기 북부 지역과 최북단 지역을 거쳐 평창 올림픽의 본무대인 강원도로 이동한다. 15, 16일에는 야구 선수 박용택(LG트윈스)과 배우 차승원(이상 3일 차), 박보검(4일 차) 등이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선다.위은지 wizi@donga.com·김재형 기자}

    • 201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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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내가 김정은과 좋은 관계 갖고 있다? 가짜 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말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발언은 실은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갖게 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직접 바로잡았다. 현재 김정은과 좋은 관계라는 게 아니라 김정은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좋은 관계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자신의 대북 메시지가 잘못 알려지면서 물밑 접촉설 등이 나오자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11일) WSJ가 ‘내가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I probably have)’고 말한 것처럼 잘못 보도했다. 난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갖게 될 것(I’d probably have)‘이라고 말했는데 이건 큰 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행히 우리는 이제 기자들과의 대화를 모두 녹음하고 있다. 그들은 내가 정확히 무엇을 말했고 무슨 의미로 말했는지 알고 있었다. 그들은 그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싶었던 거다. 가짜 뉴스!”라고 비판했다. 이어 본인이 전날 올렸던 트윗 내용을 리트윗하며 “너무 많은 가짜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그들은 틀렸을 때 고치려고도 하지 않는다. 주류 매체들은 우리가 선거에서 이긴 것에 대해 발광하고 있다!”고 가짜 뉴스를 질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앞서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3일 트위터를 통해 “WSJ가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잘못 인용했다”며 문제가 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스크립트와 15초 길이의 공식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음성 파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관계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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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화봉송 나선 네 명의 이주민들…30년 만에 다시 서울을 환하게 밝히다

    1988 서울올림픽 폐회식이 열렸던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작별했던 성화가 30년 만에 다시 서울을 환하게 밝혔다. 인천을 돌아 13일부터 ‘문화올림픽’이란 테마로 시작된 서울성화 봉송은 16일까지 나흘 간 584명의 주자가 서울 곳곳을 돌며 평창 겨울올림픽 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14일 오전 8시 51분. 두 번째 주자로 나선 박미형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한국대표부 소장과 함께 네 명의 이주민들이 광화문 앞 도로를 달렸다. 미얀마 난민 소녀 크뇨퍼 퍼 양(16),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쯔엉티빛느아 씨(28), 네팔 이주노동자 두루버 스레스타 쿠마르 씨(28), 세네갈 유학생 파파 세네 씨(39)가 그 주인공이다. 각자 다른 이유로 한국 땅을 밟았지만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마음은 모두 같았다. 이들은 성화 봉송 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차별 없이 경기를 펼치는 올림픽 정신이 우리 사회에도 깃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퍼 양은 2015년 말 법무부의 재정착 난민제도를 통해 한국에 정착했다. 미얀마 소수민족 카렌족인 퍼 양의 가족은 미얀마 정부의 탄압을 피해 태국의 ‘매라 난민캠프’에 살았다. 난민캠프에서 태어난 그는 고향을 알지 못한다. 이들에겐 캠프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이동의 자유’가 없었다. 일을 구하기도 쉽지 않은 난민캠프 내에서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킬 수 없다는 생각에 퍼 양의 아버지는 낯선 한국행을 선택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한국 사람은 친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퍼 양은 “한국 사람들은 정말 착하다”며 “길가는 사람들도 먼저 인사해주고 학교 친구들이 공부도 많이 도와줘 금방 한국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네갈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다 정부장학생으로 연세대 원주캠퍼스에서 개발학 석사과정에 다니고 있는 세네 씨도 “원주에서 단 한번도 인종차별을 겪어본 적 없다”며 “모든 사람들이 날 따뜻하게 맞아줬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주민들은 한국의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게 아니다. 사회에서 맡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14년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온 쿠마르 씨는 경기도 이천의 한 돼지 농장에서 포크레인으로 축사 청소를 한다. 약 50여명의 노동자 중 쿠마르 씨 또래의 한국인은 한 명 뿐. 쿠마르 씨 같은 젊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노동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2008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안산에 사는 ‘다둥이 엄마’ 쯔엉 씨는 “요즘 한국 사람들은 아이를 하나 아니면 둘 낳는데 아이를 넷이나 낳은 나한테 상을 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웃었다. 능숙한 한국어와 활발한 성격으로 동네의 베트남인-한국인 갈등을 중재하기도 하는 트롱 씨는 동사무소에서 독거노인 급식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성화를 나른 네 명의 이주민들은 평창 겨울올림픽을 통해 ‘모두가 평등하다’는 올림픽 정신이 우리 사회에도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을 전해왔다. “네 아이도, 남편도 모두 한국 사람이니 당연히 올림픽에서 한국을 응원할 것”이라는 쯔엉 씨는 “외국인 범죄가 부각될 때마다 모든 외국인이 나쁜 사람처럼 묘사되는데 그렇지 않다. 외국인이라고 싫어하지 말아달라”는 당부했다. 그는 “많은 외국인이 찾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이주민에 대한 색안경도 사라졌으면 한다”는 소망을 전했다. 서울 성화 봉송은 과거와 미래를 엿보는 이벤트도 구성됐다. 어가 행렬처럼 성화 봉송이 이뤄지기도 했으며 5세대(5G) 통신 기술이 적용된 ‘드론 성화봉송’도 함께 마련됐다. 첫째 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매직스페이스에서 첫 발을 뗀 성화는 광화문을 거쳐 둘째 날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에 자리 잡았다. 서울올림픽 폐회식이 열렸던 1988년 10월 2일 한국과 작별했던 바로 그 장소다. 첫 날엔 차범근, 서장훈, 양학선, 정대세 등 스포츠 스타들이 주자로 나섰고, 둘째 날엔 유명 코미디언 김재우와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등이 참여했다. 서울 성화봉송 3일 째인 15일부터 마지막 날인 16일까지 성화는 남산과 현충원 등을 지난다. 이후에는 경기 북부 지역과 최북단 지역을 거쳐 평창 올림픽의 본 무대인 강원도로 이동한다. 15~16일에는 야구 선수 박용택(LG트윈스)과 배우 차승원(이상 3일차), 박보검(4일차) 등이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선다.위은지기자 wizi@donga.com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 2018-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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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이더-미사일 발사대… 항모처럼 보이는 中 인공섬

    중국이 영유권 분쟁 대상인 남중국해 인공섬들을 군사기지화하면서 미국과 필리핀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브라이언 후크 미 국무부 정책기획관은 9일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도발적인 군사화는 국제법에 도전하는 행위”라며 “우리가 국제법이 허가하는 어느 곳이든 비행하고 항행할 수 있다는 것을 그들에게 알게 해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남중국해의 90%에 대해 일방적으로 영유권을 주장하자 미국은 군함을 중국 인공섬 주변 해역으로 진입시키는 ‘항행의 자유’ 작전으로 맞서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북핵 문제가 중요해지면서 남중국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틈을 타 중국은 인공섬을 확장하고 군사시설을 건설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스프래틀리 제도·파라셀 군도 내 6개 섬에 약 29만 m² 규모의 군사시설물들을 설치했다. 스프래틀리 제도 내 인공섬 피어리크로스 암초, 수비 암초, 미스치프 암초 등 3곳에는 고주파 레이더, 미사일 발사대, 탄약고로 보이는 지하 터널 등이 새로 들어섰다. 중국은 24시간 남중국해를 감시하기 위해 향후 3년간 10개 이상의 인공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을 비판했다. 델핀 로렌자나 국방장관은 “구체적 시점은 밝히지 않고 중국은 인공섬을 군사화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만약 군인과 무기 시설이 배치된 것이 증명된다면 이는 중국이 약속을 어긴 것”이라며 외교 경로를 통해 항의하겠다고 밝혔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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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포커스]트럼프 앵그리 트위터, 표정 좀 풀릴까

    2018년의 첫 햇살이 백악관 침실에 드리우기도 전인 1일 오전 7시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파키스탄은 테러리스트들을 숨겨준다. 더는 안 된다!”고 성난 트윗을 날렸다. 집권 2년차인 새해에 불을 뿜을 ‘화염과 분노’는 2017년 못지않게 뜨거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보낸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1일부터 9일까지 국제 문제와 국내 이슈를 넘나들며 트위터에 총 63개의 글을 적었다. 1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하며 자신감을 얻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처럼 새해 트위터를 통해 ‘힘이 가진 효과에 대한 확신’을 유감없이 드러내 보였다. ○ ‘힘’으로 다룰 ‘불량 정권’과 ‘대테러 전쟁’ 트럼프 대통령이 새해 첫 9일간 거론한 국제 이슈는 ‘불량 정권 다루기’와 ‘대(對)테러 전략 강화’로 정리된다. 핵·미사일 개발로 골칫거리로 떠오른 북한, 반정부 시위를 진압 중인 이란, 그리고 테러리스트를 돕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파키스탄을 각각 3회 언급했다. 미국과 세계 패권 경쟁을 벌이며 무역전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이나 재협상 중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당사국인 멕시코와 캐나다는 언급되지 않았다. 특히 북한과 관련해서 트럼프가 적은 트윗 3개에서는 힘에 의한 문제 해결 의지가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제재와 ‘다른’ 종류의 압박이 북한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고 발동을 걸더니 같은 날 “내 핵 단추는 (북한의 것보다) 더 크고 강력하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리고 이틀 뒤엔 “완전한 ‘힘’ 없이 남북대화가 가능했다고 믿는 사람들은 바보(fools)”라고 지적하며 새해 시작된 남북대화 국면이 미국 주도의 ‘최대의 압박과 제재 정책’의 효과라고 주장했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입버릇처럼 강조하던 ‘힘을 통한 평화’ 기조가 북한 다루기에서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대내외에 알림으로써 같은 기조를 이어 나갈 것임을 새해 벽두부터 예고한 것이다. 지난해 말 발표된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에서 북한과 함께 ‘불량 정권’으로 지목된 이란도 새해 한층 강화된 ‘트윗 불벼락’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사흘 연속으로 이란 국민을 ‘자유를 갈망하며 잔혹한 정권에 맞서는 시민들’로 칭송하며 “적절할 때 미국의 굉장한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단순히 이란 정권이 테러리스트를 지원하고 전임 정권이 체결한 핵 협상으로 연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던 지난해와는 다소 차별화한 공격 양상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이 중시해온 인권 문제를 가지고 이란을 압박한 데 대해선 지지 여론도 나타나고 있다. 이란은 트럼프의 압박에 격렬하게 반발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9일 “미국과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들이 (반정부 시위를) 선동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사이코 같다’고 맹비난했다. “후과가 있을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트럼프라는 이름을 입에 올리기도 싫다는 듯이 ‘백악관 자리에 앉아 있는 매우 불안정한 인간(very unstable man)’이라고 칭했다. 정초부터 ‘테러리스트 협력국’으로 비판받은 파키스탄 정부도 “미군에 공짜로 군부대 부지 등을 제공하며 16년간 알카에다를 섬멸해 왔는데 돌아오는 건 독설과 불신뿐”이라며 미국의 압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미국과 거리를 두는 대신 중국과 밀착하는 전략적 행보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키스탄 비난 트윗이 나온 지 하루 뒤인 2일 파키스탄 정부는 중국과의 거래에 위안화를 결제 통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주류 미디어와는 전쟁, 미국 경제는 자화자찬 트럼프 대통령이 9일간 올린 63개의 트윗 중 53개(83%)는 국내 이슈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파키스탄 원조 중단의 경우처럼 새로운 외교·안보 정책을 발표하기 위해 트위터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직접 소통의 장’으로 평가하고 주로 지지층 규합의 도구로 사용하는 트럼프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해 초에 유권자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사안들은 무얼까. 세부 분야별로 가장 많이 거론된 이슈는 ‘가짜 뉴스 및 가짜 책’ 비판(총 12건)이다. 단순 계산으로 하루에 한 번 이상은 CNN과 뉴욕타임스(NYT)로 대표되는 ‘주류 언론’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가장 부정직하고 부패한 올해의 매체상’ 시상식을 갖겠다고 벼르며 주류 매체 ‘망신 주기’의 새로운 지평을 열 기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치부를 드러낸 화제의 신간 ‘화염과 분노’가 오히려 그의 전투력을 끌어올렸다. 지지층 결집의 한 축이 ‘적대세력 비판’이라면 나머지는 ‘자화자찬’이다. 세제 개혁과 다우지수 25,000 돌파에 고무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 치적을 자랑하는 트윗을 9일간 총 11번이나 올려 분야별 언급 횟수 2위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친김에 23일부터 나흘간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화주의자들의 산실인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미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것은 18년 만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연단에서 ‘미국 우선주의’의 가치와 정당성을 집중 설파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주요 공약이었던 장벽 건설 등 이민 정책도 5번 언급돼 3위를 기록했다. 특유의 ‘별명 짓기’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더니, ‘절연’ 통보를 한 옛 동료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칠칠이(Sloppy)’라고 깎아내렸다. 반면 자기 자신에 대해선 ‘매우 안정적인 천재(very stable genius)’라고 높이 평가했다. ○ “트럼프 트위터 진지하게 볼 필요 없다” 주장도 이같이 ‘국내용’으로 트위터를 주로 사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몇몇 전문가는 “그의 트윗은 정책적 선언을 위한 것이 아니다. 더 이상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대니얼 해밀턴 존스홉킨스대 환대서양관계센터장은 NYT에 “(트럼프는) 정치적 지지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SNS를 사용한다. 실제로 트윗이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여전히 중요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니컬러스 번스 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주재 미국대사는 NYT에 “그래도 대통령의 생각이 담긴 글들이다. 그렇기에 트윗은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트럼프 내각도 그의 트위터에 계속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최근 NYT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트위터는) 그의 소통 방식”이라며 “내 전략과 전술에 포함시킨다”고 밝혔다.한기재 record@donga.com·위은지 기자}

    • 2018-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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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네스 팰트로, TV드라마 제작자와 약혼

    할리우드 유명 여배우 귀네스 팰트로(46)가 미국 드라마 ‘글리’의 제작자인 TV 프로듀서 브래드 팰척(47)과 약혼했다고 8일(현지 시간) 미국 A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두 사람 모두 이혼 전력이 있다. 이 커플은 ABC의 아침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서 공개한 성명에서 “우리의 성공과 실패가 건강하고 행복한 관계를 위한 벽돌로 작용할 수 있게 된 이 시점에서 서로 함께하게 되어 매우 행운”이라고 말했다. 팰트로가 창간한 라이프스타일 잡지 ‘굽(Goop)’ 최신호의 표지도 이 커플이 장식했다. 정확한 약혼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의 한 연예 매체는 ‘이들이 이미 1년 전에 약혼을 했다’고 전했다. 팰트로가 팰척을 처음 만난 건 2010년 ‘글리’에 특별 출연했을 때다. 당시 팰트로는 2003년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리더 크리스 마틴과 결혼해 두 아이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2014년 마틴과 결별한 이후 팰척과 새 만남을 시작했고 두 사람의 관계는 2015년 4월 세상에 알려졌다. 팰척도 2013년 헤어진 전 부인과의 사이에 자녀 둘을 두고 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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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성과 임금차별” BBC 중견 여기자 보직 사퇴

    “내가 원하는 건 임금 인상이 아니다. 그저 남녀가 평등한 임금을 받는 거다.” 지난해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에 이어 새해 들어 유럽을 중심으로 ‘남녀 임금 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영국 BBC방송의 여성 원로 기자가 자신의 보직을 내려놓으며 자사의 남녀 임금 차별 행태를 공개 비판했다. 7일(현지 시간) BBC 등에 따르면 BBC 중국 지사 편집장 캐리 그레이시(사진)는 최근 본인의 블로그에 공개한 편지를 통해 “BBC가 비밀적이고 불법적인 임금 문화를 운영하고 있다”고 일침을 날렸다. 30년 이상 BBC에 몸담은 베테랑 중국 전문기자인 그는 BBC가 남성과 여성은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영국 평등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4년간 BBC 국제 편집장직에 남성 2명, 여성 2명이 있었는데 지난해 7월 남성 편집장들이 여성들보다 최소 50% 이상 더 많은 월급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BBC는 지난해 7월 연간 15만 파운드(약 2억1600만 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고소득 방송인의 명단을 공개했다. 당시 명단의 3분의 2가 백인 남성인 것이 확인되면서 BBC 내 남녀 임금 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그레이시는 곧바로 상사에게 항의했으나 본사는 남성 국제 편집장의 임금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인상안을 제시했다. 그는 “임금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역할 차이가 있다고 본사는 말했지만 그 차이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며 인상안을 거부했다. 지난주 편집장직에서 사퇴한 그는 남성과 동등한 임금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되는 이전 부서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레이시는 “갑작스럽게 중국 지사 팀에 작별을 고하게 되어 괴롭다”면서도 “팀원 대부분은 훌륭한 젊은 여성들이었다. 나는 우리 세대가 승리를 쟁취하는 데 실패해 젊은 세대가 미래에 이러한 싸움을 다시 벌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편지에 적었다. 이어 “올해는 영국에서 여성이 투표할 권리를 얻은 지 100년이 되는 해”라며 “올해 남녀 임금 평등을 쟁취함으로써 그때의 용감했던 세대에 경의를 표하자”고 말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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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 6번 다녀온 美 존 영, 전설로 잠들다

    우주를 6번이나 다녀온 미국의 전설적인 우주비행사 존 영(사진)이 5일(현지 시간) 텍사스주 휴스턴 자택에서 폐렴 합병증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에 따르면 해군 조종사에서 우주비행사로 변신한 영은 나사의 3개 우주 프로그램을 모두 경험한 유일한 인물이다. 1960년대 중반 제미니 프로그램을 통해 2번의 우주비행에 성공한 뒤 달 유인탐사 계획 아폴로 프로젝트와 1980년대 우주왕복선 계획에도 참여했다. 1965년 제미니 3호를 타고 처음 우주비행에 나선 그는 콘비프 샌드위치를 몰래 반입해 우주비행 중 동료에게 건네준 일이 발각돼 질책을 받기도 했다. 그는 1972년 아폴로 16호를 타고 달에 착륙했다. 그는 12명의 ‘문 워커’ 중 9번째였다. 2004년 그는 당시의 경험을 회상하며 “달에서 6분의 1의 중력을 경험하는 일은 그저 즐거웠다. 무중력 상태에 있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이때 그는 달의 데카르트 고원에서 약 90kg 무게의 돌과 흙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왔다. 1981년 그는 나사의 첫 우주왕복선인 컬럼비아호의 선장을 맡아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우주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1983년 여섯 번째 비행을 끝으로 더 이상 우주에 가지 않은 그는 휴스턴의 존슨우주센터에서 안전 문제를 담당하는 관리자로 일하다가 2004년 은퇴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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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포커스]“나도 당했다”서 “나도 받겠다”로… 남녀 임금평등 바람 분다

    지난 한 해 전 세계는 그동안 만연했던 성폭력에 고통받아 왔던 여성들이 당당하게 나서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 열풍으로 뒤덮였다. 할리우드 영화계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 스캔들 이후 시작된 미투 캠페인은 양성 평등 운동의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기세를 몰아 2018년 새해가 밝자마자 유럽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양성 평등을 위해 남녀 임금 격차를 해소하자는 각종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 2018년 벽두 “임금에서도 양성평등 이루자” 붐 아이슬란드는 1일부터 남녀 임금 평등 법안이 발효됐다. 57년 전인 1961년 남녀 동일 임금법안이 통과됐지만 이는 선언적인 의미일 뿐이었다. 이번 아이슬란드 법안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남녀 임금 평등 법안, 나아가 전 세계 최초의 실질적인 남녀 임금 평등 법안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아이슬란드는 2009년 이래로 꾸준히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적은 ‘양성 평등 모범 국가’로 꼽혀 왔다. 그러나 아이슬란드 정부는 여전히 여성의 임금이 남성보다 14∼20% 적다는 자체 통계를 바탕으로 25명 이상 근로사업장의 경우 남녀 임금 격차를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매일 400유로(약 51만2000원)의 벌금을 내도록 했다. 회사는 남녀 동등하게 월급을 지급해야 하고, 독립적이고 공인된 기관의 평가를 거쳐 3년마다 현황을 국가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유럽 제1의 경제대국이지만 남녀 임금 격차는 20% 안팎으로, 유럽에서 큰 편에 속하는 독일 정부도 새해 들어 행동에 나섰다. 독일은 6일부터 사기업과 공기업 모두 200명 이상 고용 기업들의 경우 남녀 간 동일 직종의 임금 격차를 모든 개인 노동자에게 의무적으로 알리도록 하는 법안이 발효됐다. 남녀 임금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법으로 이른바 ‘거울법(mirror law)’으로 불리는 이 법은 이미 유럽연합(EU)의 다른 11개국에서 시행 중이다. 독일의 경우 노동자들이 다른 개인의 임금을 일일이 비교할 수는 없지만 자신과 같은 직종에서 일하는 다른 성(性)의 6명 이상 그룹과는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임금 명세를 공개하도록 했다. 다른 성의 그룹과 자신의 월급 책정 기준을 회사에 요구할 수도 있다. 독일 가족부 대변인은 “그동안 월급에 대해 회사에 가타부타 말하는 것이 금기시되던 독일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은 올해 여성이 투표권을 획득한 지 100주년을 맞아 1년 내내 여성의 권리를 높이는 여러 행사를 준비 중이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신년사에서 “여성에게 참정권이 주어진 지 100년이 되는 올해를 우리 사회에서 편견과 차별이 사라지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모든 사람은 성공할 자격이 있고, 존경을 받으며 대접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 영국은 기업들의 남녀 임금 격차 공개로 발칵 특히 영국은 새해가 밝자마자 기업들의 남녀 임금 격차 실태가 공개되면서 시끌벅적하다. 직원 250명 이상의 회사는 올 4월까지 의무적으로 남녀 임금 격차 실태를 공개해야 한다. BBC는 지금까지 공개한 527개 회사의 임금 격차 실태를 6일 보도했다. 패션브랜드인 ‘페이즈 에이트’는 여성의 임금이 남자보다 64.8%나 적었다. 저비용항공사 이지젯의 경우도 여성 시급이 남성보다 평균 52%가 적었다. 이처럼 격차가 큰 건 같은 회사라도 직종마다 남녀 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지젯에서 연간 평균 9만2400파운드(약 1억3300만 원)를 버는 고소득자인 파일럿 중 여성은 6%에 불과하다. 반면 평균 연봉이 2만4800파운드(약 3576만 원)로 적은 승무원의 69%가 여성이다. 이지젯은 2020년까지 새로 들어오는 파일럿의 20%를 여성으로 채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지난 20년 동안 런던에서 남녀 간 임금 격차 비율이 0.5%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며 올해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아일랜드는 이번 주부터 법무장관, 경제장관, 국회의원, 기업 대표, 노조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남녀 간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찾는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지난해 말 여성단체 주도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해시태그 ‘#3novembre11h44’를 달고 항의 캠페인이 진행됐다. 이 단체는 EU 통계상 프랑스 여자의 평균 시급은 남자보다 15.8%가 적으며 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39.7일을 월급을 받지 않고 자원 봉사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여성들은 지난해 11월 3일 오전 11시 44분 9초부터 연말까지 돈을 받지 않고 일하는 것과 같다는 의미다. 이 캠페인은 남녀 임금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온라인 청원도 진행해왔다. 새해 들어 불붙은 남녀 임금 격차 해소에 대해 각자의 이해관계는 나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남녀 임금 격차가 해소되면 영국은 2500억 달러, 미국은 1조7500억 달러, 일본은 5500억 달러, 프랑스는 3200억 달러, 독일은 3100억 달러의 국내총생산(GDP)이 올라가는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임금 격차 해소는 여성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적으로도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경제계에선 남녀 동일 임금을 강제하는 법안은 상당한 부담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독일 고용주연합 사무총장 슈테펜 캄페터는 “남녀 임금을 공개하도록 한 법은 기업에 대한 국가의 지나친 개입이다. 그 규정도 너무 복잡하다”고 반발했다. 반면 여성계는 단지 남녀 임금 격차의 투명성을 높이는 걸 넘어서 상대적으로 저소득 직군은 여성이, 고소득 고위직은 남성이 주로 차지하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을 계속하고 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 발표 때마다 남녀 임금 격차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오명을 써왔다. 2016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평균 임금은 남성 평균에 비해 36.7%나 적다. 지난해 6월 한국 통계청 공개 자료에서도 여성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236만 원으로, 남성 근로자(390만 원)보다 154만 원 적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공약으로 기업 내 성·연차·직무별 임금 수준을 공개하는 ‘임금 분포 공시제’ 도입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여성가족부는 2020년부터 임금 분포 공시제를 도입해 민간기업의 성별 임금 정보도 함께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위은지 기자}

    • 2018-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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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만6000t 석유 싣고 한국 향하던 이란 유조선 출동…“선원 32명 실종”

    13만6000 톤(약 100만 배럴)의 석유를 싣고 한국으로 향하던 파나마 선적 ‘상치’호가 6일 오후 8시경 중국 장강 입구 동쪽 160해리 해상에서 홍콩 화물선 ‘창펑수이징’호와 충돌했다. 중국 교통부는 사고 유조선이 전소됐으며 선원 32명은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30명은 이란 국적이고 나머지 2명은 방글라데시 국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펑수이징호의 중국인 선원 21명은 모두 구조됐다. 사고 유조선의 선주사는 중국 브라이트 시핑사다. 이 선박은 이란 국영유조선회사가 임차했으며 한화토탈이 수입하려던 석유제품이 실려 있었다고 한화토탈 관계자는 전했다. 해당 선적은 이란에서 6000만 달러(약 638억7000만 원)어치 초경질유를 싣고 한국의 대산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사고가 발생하자 중국 당국은 해경 구조함 등을 현장에 대거 파견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선박에 실린 물질이 액상탄화수소여서 유출될 경우 공기 중으로 바로 증발되기 때문에 우리 연안의 기름 피해 등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경은 현재 실종자 수색을 돕기 위해 3000t급 선박 1척과 초계기를 현장에 파견해 지원 중이다. 해경은 사상자 및 실종자 중 한국 국적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 2018-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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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년 MeToo 캠페인 방향은…“나도 당했다”서 “나도 받겠다”

    지난 한 해 전 세계는 그동안 만연했던 성폭력에 고통 받던 여성들이 당당하게 나서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 열풍으로 뒤덮였다. 할리우드 영화계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 스캔들 이후 시작된 미투 캠페인은 양성 평등 운동의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기세를 몰아 2018년 새해가 밝자마자 유럽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양성 평등을 위해 남녀 임금 격차를 해소하자는 각종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2018년 벽두 “임금에서도 양성평등 이루자” 붐 아이슬란드는 1일부터 남녀 임금 평등 법안이 발효됐다. 57년 전인 1961년 남녀 동일 임금법안이 통과됐지만 이는 선언적인 의미일 뿐이었다. 이번 아이슬란드 법안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남녀 임금 평등 법안, 나아가 전 세계 최초의 실질적인 남여 임금 평등 법안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아이슬란드는 2009년 이래로 꾸준히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적은 ‘양성 평등 모범 국가’로 꼽혀 왔다. 그러나 아이슬란드 정부는 여전히 여성의 임금이 남성보다 14~20% 적다는 자체 통계를 바탕으로 25명 이상 근로사업장의 경우 남녀 임금 격차를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매일 400유로(약 51만2000원)의 벌금을 내도록 했다. 회사는 남녀 동등하게 월급을 지급해야 하고, 독립적이고 공인된 기관의 평가를 거쳐 매 3년마다 현황을 국가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유럽 제1의 경제대국이지만 남녀 임금 격차는 20% 안팎으로, 유럽에서 큰 편에 속하는 독일 정부도 새해 들어 행동에 나섰다. 독일은 6일부터 사기업과 공기업 모두 200명 이상 고용 기업들은 남녀간 동일 직종의 임금 격차를 모든 개인 노동자에게 의무적으로 알리도록 하는 법안이 발효됐다. 남녀 임금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법으로 이른바 ‘거울법(mirror law)’으로 불리는 이 법은 이미 유럽연합(EU)의 다른 11개국에서 시행 중에 있다. 독일의 경우 노동자들이 다른 개인의 임금을 일일이 비교할 수는 없지만 자신과 같은 직종에서 일하는 다른 성(性)의 6명 이상 그룹과는 비교해볼 수 있도록 임금 내역을 공개하도록 했다. 다른 성의 그룹과 자신의 월급 책정 기준을 회사에 요구할 수도 있다. 독일 가족부 대변인은 “그동안 월급에 대해 회사에 가타부타 말하는 것이 금기시되던 독일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은 올해 여성이 투표권을 획득한 지 100주년을 맞아 일년 내내 여성의 권리를 높이는 여러 행사를 준비 중이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신년사에서 “여성에게 참정권이 주어진 지 100년이 되는 올 해 우리 사회에서 편견과 차별이 사라지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모든 사람은 성공할 자격이 있고, 존경을 받으며 대접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기업들의 남녀 임금 격차 공개로 발칵 뒤집혀 특히 영국은 새해가 밝자마자 기업들의 남녀 임금 격차 실태가 공개되면서 시끌벅적하다. 250명 이상 고용하는 회사는 올 4월까지 의무적으로 남녀 임금 격차 실태를 공개해야 한다. BBC는 지금까지 공개한 527개 회사의 실태를 6일 보도했다. 패션브랜드인 ‘페이즈 에잇’은 여성의 임금이 남자보다 64.8%나 적었다. 저가 항공사인 이지젯의 경우도 여성 시급이 남성보다 평균 52%가 적었다. 이처럼 격차가 큰 건 같은 회사라도 직종마다 남녀 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지젯에서 연간 평균 9만2400파운드(약 1억3300만 원)를 버는 고소득자인 파일럿 중 여성은 6%에 불과하다. 반면 평균 연봉이 2만4800파운드(약 3576만 원)로 적은 승무원의 69%가 여성이다. 이지젯은 2020년까지 새로 들어오는 파일럿의 20%를 여성으로 채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런던 사다크 칸 시장은 지난 20년 동안 런던에서 남녀 간 임금 격차 비율이 0.5%포인트 줄어드는데 그쳤다며 올해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아일랜드는 이번 주부터 법무장관, 경제장관, 국회의원, 기업 대표, 노조 대표가 한 자리에 모여 남녀간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찾는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지난해 연말 동안 여성단체의 주도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해쉬태그 ‘#3novembre11h44’를 달고 항의 캠페인이 진행됐다. 이 단체는 EU 통계상 프랑스 여자의 평균 시급은 남자보다 15.8%가 적으며 이를 일년으로 환산하면 39.7일을 월급을 받지 않고 자원 봉사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여성들은 11월3일 오전 11시44분9초부터 연말까지 돈을 받지 않고 일하는 것과 같다는 의미다. 이 캠페인은 남녀 임금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온라인 청원도 진행해왔다. 새해 들어 불붙은 남녀 임금 격차 해소에 대해 각자의 이해관계는 나뉘어진다. WEF는 “남녀 임금 격차가 해소되면 영국은 2500억 달러, 미국은 1조7500억 달러. 일본은 5500억 달러, 프랑스는 3200억 달러, 독일은 3100억 달러의 국내총생산(GDP)이 올라가는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임금 격차 해소는 여성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적으로도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경제계에선 남녀 동일 임금을 강제하는 법안은 상당한 부담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독일 고용주 연합의 사무총장 스테판 캄페터는 “남녀 임금을 공개하도록 한 법은 기업에 대한 국가의 지나친 개입이다. 그 규정도 너무 복잡하다”고 반발했다. 반면 여성계는 단지 남녀 임금 격차의 투명성을 높이는 걸 넘어서 상대적으로 저소득 직군은 여성이, 고소득 고위직은 남성이 주로 차지하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을 계속하고 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 발표 때마다 남녀 임금 격차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오명을 써왔다. 2016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성 평균 임금은 남성 평균에 비해 36.7%나 적다. 지난해 6월 한국 통계청 공개 자료에서도 여성 근로자의 월 평균 소득은 236만 원으로, 남성 근로자(390만 원)보다 154만 원 적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공약으로 기업 내 성·연차·직무별 임금 수준을 공개하는 ‘임금 분포 공시제’ 도입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여성가족부는 2020년부터 임금분포공시제를 도입해 민간기업의 성별 임금 정보도 함께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리=동정민특파원 ditto@donga.com위은지기자 wizi@donga.com}

    • 2018-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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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넌 “트럼프 장남, 러시아 커넥션은 반역” 트럼프 “정신나간 얘기”

    미국 동부 명문대를 졸업하고 뉴욕 맨해튼의 부동산과 금융계에서 활동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한 두 사람은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거친 ‘주류 중의 주류’였다. ‘잊혀진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구호 아래 반(反)이민과 보호무역을 외치자 미국의 ‘보통 사람’들은 그들의 반전 매력에 열광했다. 두 사람은 워싱턴 주류 정치인들을 차례로 꺾고 각각 대통령과 초대 ‘수석전략가’ 타이틀을 달고 지난해 백악관에 입성했다.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의 동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72)과 스티브 배넌 브레이트바트뉴스 최고경영자(CEO·65)의 이야기다. 그런 배넌이 지난해 8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백악관을 떠났다. 배넌은 영국 일간 가디언이 3일 오전 공개한 신간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포함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주니어의 ‘러시아 커넥션’을 “반역적(treasonous)”이라고 비판했다.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심하게 찍힌’ 트럼프는 즉각 배넌과의 완전한 절연을 선언했다. 트럼프는 “배넌은 나와 아무 관계가 없다. 해고당한 그는 직장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정신도 나갔다(lost his mind)”고 맹비난했다. 서로를 정치적 동지로 여기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이어가던 둘은 공식적인 적(敵)이 됐다.○ 트럼프를 가린 ‘사실상 대통령’의 그림자 “배넌이 나에게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생각하나? 제로야! 제로!” 지난해 2월 시사주간 타임이 배넌을 표지모델로 내세우며 ‘위대한 조종자(Great Manipulator)’라고 큰 제목을 달자 트럼프는 분노했다. ‘화염과 분노’의 저자 마이클 울프는 트럼프가 이 같은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책에 소개된 배넌의 발언에 폭발한 직접적 이유는 배넌이 자신의 가족(장남)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앙금의 역사는 더 깊다. 트럼프는 임기 내내 배넌을 경쟁자로 인식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지난해 1월 말 뉴욕타임스(NYT)는 사설에서 반이민 행정명령을 주도하며 백악관을 장악한 것으로 평가됐던 배넌을 ‘사실상의 대통령’이라고 불렀다. 비슷한 시기 정치풍자로 유명한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는 트럼프를 아예 집무실 간이탁자에서 장난감을 갖고 노는 ‘철부지’로 표현했다. 그 풍자극에서 대통령 탁자에서 집무를 보는 이로 묘사된 인물은 검은 코트를 입은 해골귀신 차림의 배넌이었다. 자기애가 강한 트럼프로선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트럼프는 사실 취임하기도 전부터 “결정권자는 (배넌이 아닌) 나”라며 꾸준히 견제구를 던졌다. 지난해 4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선 “나는 배넌이 우리 선거캠프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모든 경선 후보를 꺾었다. 내가 나 자신의 전략가”라고 강조하며 배넌에게 쏠리는 시선을 경계했다. 트럼프의 불만은 배넌이 백악관을 나간 뒤 ‘대통령 행세’를 적극적으로 하고 다니자 더 증폭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배넌은 지난해 12월 월간 배니티페어와의 인터뷰에서 “돌이켜 보니 (백악관에서) 나는 직원에 불과했다. 이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무언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힘을 가졌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간 ‘화염과 분노’에서 드러난 배넌의 야심은 더 노골적이다. 저자는 배넌이 백악관을 떠난 뒤 정치자금을 대는 공화당 ‘큰손’들까지 만나고 다녔다고 폭로하면서 “배넌은 자신이 대통령에 출마할 거라고 말하고 다녔다”고 책에 적었다. ○ ‘화염과 분노’에 드러난 ‘배넌 對 자방카’ 대립 트럼프의 경계심이 충돌의 한 축이라면 다른 축은 배넌이 트럼프의 ‘가족 참모진’인 ‘자방카(Jarvanka·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장녀 이방카의 합성어)’에 가졌던 적대감이다. ‘화염과 분노’는 “백악관에서 유대인과 비(非)유대인 간의 전쟁이 일어났다”고 적었다. 유대인인 트럼프 사위 쿠슈너와 장녀 이방카, 그리고 배넌이 충돌했다는 것이다. 배니티페어에 따르면 이 두 파벌은 트럼프 당선 당일부터 당선 수락 연설에 통합 메시지를 담을지 말지를 두고 다퉜다. 배넌의 야심작인 반이민 행정명령이 연방법원에서 효력이 정지되자 그의 분노도 커졌다. 공화당 주류 성향을 반영하는 ‘자방카’는 이민·무역·인종정책과 관련해 사사건건 배넌과 부딪혔다. 배넌은 이들과의 파워게임에서 밀려 지난해 8월 백악관을 떠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룩하기 위해 싸워온 트럼프 대통령의 시대는 끝났다”며 사실상 독립을 선언했다. 배넌의 독자 노선은 트럼프의 장남을 겨냥한 공격으로 공식화됐다.한기재 record@donga.com·위은지 기자}

    • 2018-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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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한부 두 남녀의 자서전이 맺어준 사랑

    시한부 판정을 받은 두 사람이 삶을 돌아보며 쓴 두 권의 책이 새로운 인연을 탄생시켰다. 2016년 폐암 판정을 받고 자신의 생을 돌아본 에세이 ‘숨결이 바람 될 때’를 남겨 국내외 독자들의 마음을 울린 신경외과 의사 폴 칼라니티. 그리고 유방암 판정을 받은 뒤 2017년 삶의 마지막 기록인 ‘이 삶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는 책을 펴낸 니나 리그스. 세상에 남겨진 폴의 부인 루시(38)와 니나의 남편 존(41)이 새로운 만남을 시작했다. 3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 놀라운 인연은 지난해 2월 니나의 임종 직전에 시작됐다. 니나는 혼자 살아갈 남편을 걱정하며 “비슷한 일을 겪었던 칼라니티에게 연락해보라”는 유언을 남겼다. 2015년에 남편을 잃은 루시는 이듬해 니나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시한부 삶과 남편에 대한 사랑이 담긴 칼럼을 보고 연락했고, 이후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다. 니나가 세상을 떠난 지 이틀 후, 존은 유언을 따르기로 했다. 그는 루시에게 어떻게 하면 밤잠을 설치지 않을지, 어떻게 하면 미쳐 버리지 않을지 e메일로 조언을 구했다. 니나는 ‘추도사 작성에 집중하고 진정제를 섭취하라’는 답을 보냈다.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견뎌내기 위해 존은 e메일을 날마다 보냈고 루시는 점차 그의 새로운 생명줄이 돼줬다. 수백 통의 e메일을 주고받은 지 두 달이 지났을 무렵 캘리포니아주에 살던 루시가 존이 살던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 근처로 출장을 가면서 첫 데이트가 성사된다. 루시는 “(첫 만남 때) 우리는 긴 시간 동안 서로를 껴안았다”고 회상했다.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은 현재까지 사랑을 키워 가고 있다. 두 사람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관계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하지만 떠나간 배우자들이 맺어준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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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리스 힐턴, 4세 연하 배우 질카와 약혼

    세계적 호텔 재벌 힐턴가의 상속녀 패리스 힐턴(37)이 2년간 교제해 온 4세 연하 배우 크리스 질카(33)와 약혼했다고 미국 연예매체 피플이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피플에 따르면 지난 주말 콜로라도주 애스펀의 스키장 슬로프에서 질카가 힐턴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20캐럿 정도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내밀며 청혼했다. 힐턴은 망설임 없이 반지를 받아들고 질카를 껴안으며 ‘좋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날 힐턴은 자신의 트위터에 “내 인생의 사랑과 약혼하게 돼 행복하고 신난다. (남자친구는) 내 단짝이자 솔메이트이며 모든 방면에서 나에게 완벽하다”고 적었다. 힐턴이 받은 다이아몬드 반지의 가격이 200만 달러(약 21억3000만 원)에 육박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힐턴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제작한 세공인은 피플에 “예전에 힐턴이 엄마의 배 모양 다이아몬드 반지가 마음에 들었다고 말한 걸 기억한 크리스가 나에게 똑같은 모양의 반지를 만들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크리스는 청혼 전 힐턴의 아버지를 만나 허락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질카는 미국 드라마 ‘레프트오버’,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등에 출연한 배우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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