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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인천 드림파크CC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 연습라운드 13번홀(파4·432야드). ‘코리안 특급’ 박찬호(46)가 날린 드라이버 티샷은 스위트스폿에 정확히 맞은 뒤 바람까지 타고 350야드를 날아갔다. 지켜보던 모든 사람은 “헉” 하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불같은 강속구로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박찬호는 요즘 프로 못지않은 아마추어 골퍼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한 프로암 대회에서 전 세계 랭킹 1위 저스틴 토머스(26·미국·현재 5위)와 동반 라운딩을 했다. 스코어는 당연히 토머스가 좋았지만 드라이버 비거리에서는 번번이 박찬호가 20∼30야드를 더 보냈다고 한다. 박찬호는 “내게 비거리가 밀린 게 자존심이 상한 것 같았다. 힘을 쓰더니 슬라이스를 내더라”라며 웃었다. 8일 박찬호와 동반 플레이를 한 프로골퍼 남영우(46)는 “큰 키(185cm)만큼 스윙 아크가 큰 데다 몸도 유연하다. 타자도 했던 경험을 살려 남다른 헤드 스피드를 가졌다”고 분석했다. 박찬호는 남자 프로들이 사용하는 샤프트 강도 X의 드라이버를 쓴다. 핸디캡 8인 박찬호는 최근 골프에 물이 올랐다. 6일 생애 첫 이븐파를 기록하더니 7일에는 버디를 6개나 잡아내며 베스트 스코어를 3언더파로 갈아치웠다. 그는 “쇼트게임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퍼팅이 마음먹은 대로 쏙쏙 들어갔다”고 말했다. 8일 연습 라운드에서도 이븐파를 쳤다. 진짜 ‘프로’라도 해도 무방할 성적이다. 박찬호와 함께 ‘국보 투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56·사진)도 이번 대회에 출전해 주목받는다. 30년 구력의 선 전 감독은 핸디캡 6의 고수다. 유연한 몸에서 뿜어 나오는 장타와 정교한 제구력을 닮은 쇼트 게임 등 약점을 찾기 힘들다. 올해 처음 이 대회에 나선 선 전 감독은 “이제 나이도 있고 예전처럼 멀리는 못 친다. 쇼트 게임으로 겨우 스코어를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선 전 감독은 프로 선수도 좀처럼 하기 힘든 앨버트로스(한 홀 기준 타수보다 3타 적게 치는 것)까지 기록한 적이 있다. 베스트 스코어는 박찬호와 같은 3언더파다. 두 사람은 지난해 한 프로암 대회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정확한 스코어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스코어에서는 선 전 감독이, 비거리에서는 박찬호가 앞섰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는 ‘국민 타자’로 명성을 날렸던 이승엽 KBO 홍보위원(44)과 신태용 전 축구대표팀 감독(49), 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김영호(48) 등도 출전한다.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한 지 몇 년 되지 않은 이승엽은 최근 베스트 스코어인 75타를 칠 정도로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거포로 이름을 날린 이승엽은 “드라이버가 260야드 정도밖에 안 나간다”면서도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언제든 70대 타수를 기록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역 시절부터 회복 훈련 삼아 골프를 쳤다는 신태용 전 감독 역시 핸디캡 6을 자랑하는 고수로 축구인 골프대회 등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퍼팅과 쇼트 게임이 장기다. 탤런트 김성수와 변우민, 가수 세븐 및 찬성 등 30명의 연예인도 출전한다. 300야드의 장타를 때리는 김성수는 이븐파를 기록한 적이 있는 실력파다. 9일 개막한 이 대회는 프로와 프로암 등 두 부문으로 나뉘어 치러진다. 프로 부문은 일반 대회처럼 나흘 동안 가장 좋은 스코어를 낸 선수가 우승한다. 프로암 부문은 11일과 12일 이틀간 프로와 스포츠 연예 스타, 기업인 등 아마추어 골퍼 60명씩이 2인 1조로 팀을 이뤄 베스트볼 방식으로 우승자를 가린다. 박찬호는 지난해 김영웅과 프로암 부문에서 우승했다.인천=이헌재 uni@donga.com / 정윤철 기자}

2002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무대를 밟은 대구가 안방에서 ‘화력쇼’를 펼치며 16강 진출에 성큼 다가섰다. 대구는 8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ACL F조 조별리그 5차전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안방경기에서 4-0으로 대승을 거뒀다. 에이스 세징야가 허벅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대구는 에드가와 김대원을 최전방에 내세워 상대 골문을 두드렸다. 강한 압박을 통해 경기 주도권을 쥔 대구는 전반 9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김대원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반칙으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에드가가 성공시켰다. 후반 들어 대구는 골 퍼레이드를 펼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후반 8분 강윤구의 코너킥을 장신 수비수 정태욱(194cm·사진)이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멜버른 골키퍼가 손으로 쳐낸 볼은 정태욱 앞으로 향했고, 정태욱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대구는 김대원(후반 35분) 정선호(후반 38분)가 연달아 골맛을 봤다. 전날까지 F조 3위였던 대구는 이날 승리로 승점 9를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섰다. 1위는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승점 12), 3위는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승점 7)다. 각조 1, 2위가 16강에 진출하는 가운데 대구는 22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광저우와 맞붙는다. 대구는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를 수 있다. 안드레 대구 감독은 “(16강행에) 유리한 상황이지만 방심하지 않고 반드시 이긴다는 생각으로 최종전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E조 경남은 중국 지난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산둥 루넝(중국)과의 방문경기에서 1-2로 졌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57년 만에 4강에 오른 잉글랜드의 토트넘이 구단 사상 최초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 진출에 성공할 것인가. 1882년 창단된 토트넘은 137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전신인 유러피안컵이 1955년 출범한 이래 토트넘은 이 대회 결승에 한 번도 진출한 적이 없다. 그런 토트넘이 손흥민(27)을 앞세워 구단 최초의 역사에 도전한다. 토트넘과 아약스(네덜란드)는 9일 오전 4시(한국 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4강 2차전을 벌인다. 손흥민이 빠진 4강 1차전 안방경기에서 아약스에 0-1로 패했던 토트넘은 방문경기로 열리는 2차전에서 2골 이상 넣으며 이겨야 한다. 1, 2차전 합계 점수가 같을 경우 적지에서 더 많은 골을 넣은 팀이 승리하는 원칙 때문이다. 토트넘이 2차전에서 1-0으로 이기면 양 팀 합계 및 방문경기 득점이 모두 같아지기 때문에 연장전 및 승부차기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온통 손흥민의 발끝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결승행이 걸린 승부에서 손흥민은 토트넘의 ‘게임체인저(판도를 바꾸는 선수)’가 될 수 있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손흥민이 아약스 수비를 집요하게 괴롭힐 것”이라며 2차전에서 승패를 가를 핵심 선수로 손흥민을 꼽았다. 영국 데일리메일도 “토트넘이 아약스를 꺾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손흥민의 복귀다. 그가 팀을 이끌 때 행운의 여신이 웃어준 경우가 많았다. 손흥민은 맨체스터시티와의 8강 1, 2차전에서 3골을 넣었을 정도로 ‘몰아넣기’에도 능하다”고 보도했다. 스포츠 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손흥민이 출전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토트넘의 승률은 60.9%다. 아약스는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오르는 유리한 상황이다. 또한 네덜란드리그와 UCL을 포함해 6연승을 질주 중이다. 반면 토트넘은 최근 3연패의 늪에 빠지는 동안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손흥민은 4일 EPL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하는 등 4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레드카드로 인해 EPL 마지막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손흥민은 이번 2차전이 올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이번 시즌 20득점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한 골만 더 넣으면 자신의 시즌 최다 득점(21골)과 타이를 이룬다. 2골 이상 넣으면 자신의 시즌 최다 득점 경신은 물론이고 역사적인 토트넘의 결승행을 이끌 수 있다. 토트넘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네덜란드의 벽’ 마테이스 더리흐트(20·사진)를 넘어야 한다. 아약스의 끈끈한 수비와 후방 빌드업(공격 전개)의 구심점이 주장인 중앙 수비수 더리흐트다. 189cm의 장신 수비수인 그는 대인 방어 능력이 뛰어나고 수비진 전체를 조율한다. 클럽과 국가대표에서 모두 맹활약 중인 그는 FC바르셀로나(스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등 유럽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축구 이적 전문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더리흐트의 예상 이적료는 7000만 유로(약 916억 원)에 달한다. 토트넘은 아약스가 공격할 때 더리흐트 등 수비진까지 전진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이용해야 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아약스는 기본적으로 수비 라인이 높고, 측면 수비수의 공격 가담이 활발하다. 이 때문에 토트넘이 중원에서부터 강한 압박으로 상대 볼을 끊어내면 아약스의 넓은 수비 뒤 공간으로 침투하는 손흥민 등 공격수의 움직임을 활용해 득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잉글랜드축구협회는 7일 손흥민에게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에 따라 다음 시즌 첫 2경기도 나설 수 없게 됐다. 현지 언론은 토트넘이 징계 수위를 낮추기 위해 항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하루를 보낸 김세영(26)은 연장 첫 번째 홀(18번홀·파5) 그린에 올라섰다. 경쟁자인 이정은과 브론테 로(잉글랜드)가 각각 약 2, 3m짜리 버디 퍼트를 놓친 상황. 자신에게 행운의 상징과도 같은 ‘빨간 바지’를 입고 차분하게 라인을 살핀 김세영은 침착하게 약 1m짜리 버디를 낚으며 정상에 올랐다. 승부사 김세영은 그제야 “심장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며 웃음을 보였다. 김세영은 ‘빨간 바지의 마법사’로 불린다. 마지막 라운드에 늘 빨간 바지를 입고 나와 경기 막판 결정적인 샷으로 극적인 우승을 차지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 타이거 우즈(미국)가 최종일에 ‘빨간 셔츠’를 입고 나와 상대를 압도했던 것을 연상시킨다. 김세영은 “빨간색을 좋아한다. 안정감과 행운을 가져다주는 색이다”라고 말한다. 그에게 빨간 바지를 권유했던 아버지 김정일 씨(57)는 “세영이의 불같은 성격을 누르는 데 빨간색이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지인에게 들었다”고 설명했다.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일리시티의 레이크머세드GC(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디힐 챔피언십 4라운드. 3타 차 선두로 출발한 김세영은 전반에 극도의 샷 난조를 보였다. 1번홀부터 더블보기를 범한 그는 전반에만 4타를 잃었다. 14번홀까지 김세영은 6언더파를 기록하면서 이정은과 로(이상 7언더파)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다. 15번홀 버디로 공동 선두가 됐던 김세영은 17번홀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지며 보기를 범해 다시 선두에서 내려왔다. 이대로 우승이 좌절될 것 같았던 순간. 김세영은 18번홀에서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그린 에지까지 보낸 뒤 버디를 낚아 극적으로 연장전에 합류했다. 연장전에선 김세영 특유의 승부사다운 면모가 되살아났다. 세컨드샷 때 하이브리드 클럽을 잡은 이정은, 로와 달리 김세영은 장타에 힘입어 4라운드 18번홀 상황과 비슷하게 4번 아이언으로 그린 에지에 세컨드샷을 안착시킨 뒤 투 퍼트 버디를 낚았다. ‘연장전의 여왕’ 김세영은 LPGA투어에서 치른 4차례 연장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는 뒷심을 보였다. 김세영은 “연장전에 들어설 때마다 긴장감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즌 초에 허리 부상으로 고생했다. 하지만 최근 몸 상태가 좋아지고, 스윙 교정을 통해 비거리가 늘어난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2015년 LPGA투어 데뷔 이후 매년 1승 이상씩 챙기며 통산 8번째 우승을 차지한 김세영은 LPGA투어 한국 선수 승수 순위에서 박세리(25승) 박인비(19승) 신지애(11승) 최나연(9승)에 이어 김미현과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세영은 “우승에 대한 끝없는 열정이 꾸준히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목표인 명예의 전당 입성에 한 발 더 다가선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김세영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이번 시즌에 치러진 11개 대회에서 6승을 합작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동네 아저씨처럼 푸근한 인상을 지닌 그는 우람한 체구(184cm, 118kg)를 지녔다. 20kg에 달하는 캐디백을 메고 선수와 발을 맞춰 걷는 호주인 캐디 딘 허든(55)이다. 선수가 실수를 했을 때 그는 심리 상담사로 변한다. “지난 홀은 이미 역사가 됐어. 이제 미래(다음 홀)에 집중하자”고 영어로 속삭인다. 외국인 캐디가 한국 선수와 거리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거나 퍼팅 라인을 살피는 모습. 과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나 볼 수 있던 모습이 이제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GPA)투어에서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지난달 28일 끝난 KLPGA 챔피언십에는 허든, 셰인 코머(38·아일랜드), 켈리 레이본(40·미국) 등이 각각 홍란(삼천리), 이정민(한화큐셀), 이채은(메디힐)의 캐디로 나섰다. 전문적인 캐디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선수들의 수요에 따라 국내 캐디 시장이 다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2009년부터 국내 전문 캐디로 활동한 최희창 씨(44)는 “과거에는 아버지 등 가족 또는 같은 코치에게 골프를 배우는 동료가 캐디로서 캐디백을 멨다. 점차 대회 규모가 커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011년경부터 전문적 조언을 듣기 위해 프로 출신 전문 캐디를 고용하는 선수가 늘어났다. 최근에는 국내 전문 캐디 70여 명 외에 외국인 캐디까지 가세해 캐디 시장이 다변화됐다”고 말했다. 허든은 한국 선수들과 국내외에서 37승을 합작한 ‘특급 도우미’다. 2008년 신지애를 시작으로 유소연, 서희경, 김효주, 고진영 등과 함께했다. 2016년부터는 인천에 아파트를 장만해 머물며 본격적으로 KLPGA투어 생활을 시작했다. 허든은 “국제무대 경쟁력을 갖춘 한국 선수들을 만나 캐디로서 영광의 순간을 많이 만들었다. 나와 함께한 선수 중 일부는 LPGA투어에 진출해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서로가 ‘윈윈’이다”고 말했다. 외국인 캐디의 장점은 풍부한 국제 경험에서 나오는 적절한 조언이다. 허든은 미국 일본 투어에서 활동했고 ‘황금곰’ 잭 니클라우스의 캐디백을 메기도 했다. 2014년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한국에 정착한 뒤 2015년부터 KLPGA투어 캐디 생활을 시작한 코머도 LPGA투어에서 캐디를 한 경험이 있다. 레이본은 LPGA투어와 KLPGA투어 캐디를 병행한다. 홍란은 “경험이 풍부한 허든은 공을 떨어뜨려야 하는 랜딩 포인트를 잘 잡아 준다. 또한 내 특성에 따른 맞춤형 공략법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캐디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로 감정 조절을 꼽기도 한다. 여자 선수 매니지먼트 관계자 A 씨는 “가족이 캐디로 나설 경우 선수가 실수했을 때 함께 흥분해 냉정한 조언을 해주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지도자 성향이 강한 국내 캐디가 선수를 가르치려고 하다가 의견 충돌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험 많은 외국인 캐디와 국내 전문 캐디의 경우 선수 심리를 잘 다스리고, 역할 구분에 대한 인식이 확고해 과도한 개입 대신 선수가 요청한 것에 대해 명료하게 조언을 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향후 LPGA투어 진출을 목표로 하는 선수들에게는 외국인 캐디가 ‘영어 강사’ 역할을 하기도 한다. 코머는 “선수들과 김치찌개 등 한식으로 함께 식사를 하고 골프 외에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쌓는다. 나는 영어를 가르쳐 주고 선수들은 내게 한국어를 가르쳐 준다”고 말했다. 캐디들의 경우 주급 외에 선수 우승상금의 7~10%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신 캐디들은 자신의 각종 경비를 스스로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 캐디들은 KLPGA투어 생활에 높은 만족도를 드러냈다. 그들은 한국 선수들의 투철한 직업 정신과 투어 환경을 매력으로 꼽았다. 허든은 “한국 선수들은 3부 투어부터 치열한 경쟁 시스템을 거쳐 1부 투어에 올라오면서 강한 정신력과 끈기를 가진 프로로 성장한다. 캐디 입장에서는 조언을 귀담아듣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성장하는 선수를 지켜보는 것이 즐거운 일이다”고 말했다. 코머는 “미국에서는 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비행기를 타야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차량으로 대부분의 대회를 갈 수 있다. 캐디에게도 체력적으로 부담이 적은 훌륭한 환경이다”고 말했다. KLPGA투어 출신으로 LPGA투어에서 맹활약하는 한국 선수가 늘어나면서 외국인 캐디들에게도 한국이 ‘미래의 LPGA 퀸’을 만날 수 있는 선택지가 되고 있다. 코머는 “외국에 나가면 한국 생활이 어떤지에 대해 물어오는 캐디들이 있다. 그들에게 한국에 오면 열성적인 좋은 선수들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해 준다”고 말했다. 허든은 “LPGA투어에 비해 힘들지 않은 이동 환경과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의 존재는 외국인 캐디들이 한국 생활에 흥미를 느낄 만한 이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우리는 손흥민(27·토트넘)의 엄청난 능력을 알고 있다.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그가 돌아와서 우리를 결승으로 이끌 것으로 믿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미드필더 무사 시소코(30)는 패배의 아픔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1일 토트넘이 영국 런던에서 열린 아약스(네덜란드)와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 안방경기에서 0-1로 패한 뒤였다. 경고 누적으로 1차전에 결장한 손흥민이 9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극적인 반전을 이뤄내 줄 것으로 믿는다는 것이었다. 이날 현지 방송 중계카메라는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손흥민을 집중 조명했다. 토트넘이 이번 시즌 20골을 터뜨린 손흥민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트넘은 페르난도 요렌테, 루카스 모라 등 공격수를 총동원해 12개의 슈팅(유효 슈팅 1개)을 시도하고도 무득점에 그쳤다. 장신 공격수 요렌테(193cm)의 머리를 겨냥한 단순한 롱 패스로는 8강에서 ‘득점 기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보유한 유벤투스(이탈리아)를 무너뜨린 아약스의 강력한 수비를 뚫을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영국 축구 전문가들은 2차전에서 토트넘의 운명을 좌우할 핵심 선수로 손흥민을 주목하고 있다. 영국 BBC 라디오 해설자 디온 더블린은 “손흥민은 중앙으로 파고들며 상대 수비진을 교란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손흥민의 침투와 역습 능력은 아약스 수비수들에게 엄청난 위협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수비수 출신 리오 퍼디낸드는 “토트넘이 2차전에 복귀하는 손흥민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결승에 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반 15분 도니 판더베이크가 선제골을 낚은 아약스는 후반전에 주장 마테이스 더리흐트를 중심으로 문전에서 밀집 수비를 펼치며 토트넘의 파상공세를 막았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상대 수비가 문전에 몰릴 때는 중거리슛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1차전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다양한 각도에서 양발로 중거리 슛을 시도할 수 있는 손흥민의 장점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1차전을 쉬면서 체력 충전에도 성공했다.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의 UCL 8강 2차전(지난달 18일)에서 2골을 터뜨린 이후 체력적 문제에 시달리며 득점포가 침묵했던 손흥민이다. BBC에 따르면 역대 UCL 4강 1차전 안방경기에서 패한 17개 팀 중 결승에 진출한 팀은 1팀뿐이다. 유럽축구연맹은 “손흥민이 돌아오는 토트넘은 2차전 승리를 위해 모든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아직 결승행이 좌절된 것이 아니다. 방문경기에서 반전을 이뤄낼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후반 18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시티(맨시티)의 공격수 세르히오 아궤로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했다. 공은 골문 앞에 서 있던 번리 수비수 매슈 로턴의 가슴에 맞고 골문 안쪽 방향으로 튀었고, 로턴은 황급히 공을 걷어냈다. 공이 골라인을 완벽히 넘어갔는지가 불분명한 상황. 번리 선수들은 경기를 계속 진행하려 했고, 맨시티 선수들은 골이라고 주장했다. 주심은 오른팔에 찬 손목시계를 본 뒤 득점을 인정했다. 골라인 판독 시스템이 공이 골라인을 넘었다고 판정했기 때문.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골라인 판독 시스템을 통해 득점이 인정되면 주심의 손목시계에 진동이 울리면서 골 신호가 전송된다”고 말했다. EPL 사무국은 “공은 골라인을 2.95cm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날까지 EPL 2위였던 맨시티는 28일 번리와의 36라운드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해 선두를 탈환했다. 리그 2경기를 남긴 가운데 맨시티는 승점 92로 2위 리버풀(승점 91)을 앞섰다. 영국 BBC는 “우승 경쟁 구도를 뒤흔든 2.95cm였다”고 했다. 골라인 판독 시스템과 비디오 판독(VAR)은 오심을 막기 위해 도입된 장비다. 아직 VAR가 도입되지 않은 EPL은 골라인 판독 시스템으로 득점 여부를 확인한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서 VAR에 울었던 맨시티지만 EPL에서는 골라인 판독 시스템 덕분에 값진 승리를 챙겼다. 맨시티 안방에서 열린 UCL 8강 2차전 당시 ‘핸드볼 논란’이 있었던 토트넘의 세 번째 방문골이 VAR를 통해 득점으로 인정됐다. 이 때문에 토트넘이 1, 2차전 합계 4-4 동률을 이룬 뒤 방문 다득점(토트넘 3골, 맨시티 0골) 우선 원칙에 따라 4강에 올랐다. 아궤로는 “오늘은 첨단 기술 덕분에 행복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러프에 빠지지도 않고 18홀을 도는 데 5시간 30분이 걸리는 것은 경기 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을 뜻한다. 슬로 플레이 방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유러피언투어 트로피 하산2세에 출전한 에도아르도 몰리나리(이탈리아·사진)는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다. 몇몇 선수가 샷을 하기까지 많은 시간을 소모한 탓에 경기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신의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몰리나리는 28일 슬로 플레이를 펼친 선수들의 명단이 담긴 자료를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다. 미국 골프채널에 따르면 이 자료는 이번 시즌 유러피언투어와 월드골프챔피언십 등에 출전한 선수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슬로 플레이로 인해 계시(플레이 시간을 체크하는 것) 대상이 된 선수와 스트로크를 40초 안에 이뤄지도록 하는 등 플레이 속도 규정을 위반한 선수의 이름이 담겨 있다. 자료에 따르면 타이거 우즈, 패트릭 리드,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 등이 계시 대상에 올랐다. 우즈와 디섐보는 한 차례 플레이 속도 규정을 어기기도 했다.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 등은 잦은 늑장 플레이로 벌금까지 냈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관계자는 “통상 플레이 속도 규정을 처음 위반했을 때 레프리의 공식 구두경고가 이뤄진다. 경고 이후에도 규정 위반이 재차 발생하면 벌타 및 벌금이 주어진다”고 말했다. 몰리나리는 “지능적으로 슬로 플레이를 펼치며 경고를 피해가는 선수들이 현재의 제재 시스템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면서 “다음 자료는 6월 말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유러피언투어에서 통산 3승을 거둔 몰리나리는 올해 마스터스에서 타이거 우즈와 우승을 다툰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의 형이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19 마스터스 우승으로 부활에 성공한 타이거 우즈(44·미국·사진)가 일본에서 개최되는 첫 번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 대회에 참가한다. 우즈는 25일 자신의 트위터 등을 통해 10월 일본에서 열리는 PGA투어 조조(ZOZO) 챔피언십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우즈가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2006년 일본투어 던롭피닉스 토너먼트 이후 13년 만이다. 우즈는 2004, 2005년에 던롭피닉스 토너먼트 연속 우승을 달성했었다. 우즈가 아시아 지역에서 마지막으로 출전한 대회는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CIMB클래식이었다. 우즈는 “좋은 기억이 있는 일본에 다시 가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조조 챔피언십 참가 등 가을에 재밌는 일이 많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조 챔피언십은 10월 24일부터 27일까지 도쿄 외곽의 아코르디아 골프 나라시노 컨트리클럽에서 개최된다. 총상금은 975만 달러이며 우승자에게는 500점의 페덱스 포인트가 주어진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어젯밤에 홀인원 꿈을 꿨어요. 오늘 반드시 성공할 겁니다!” 유러피안골프투어의 ‘홀인원 성공하기’ 프로젝트의 세 번째 참가자인 앤디 설리번(32·잉글랜드)은 도전에 앞서 홀인원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이 프로젝트는 프로 골퍼에게 500번의 기회를 주고 홀인원에 성공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것이다. 유러피안투어는 25일 설리번의 도전 영상을 공개했다. 설리번은 유러피안투어에서 통산 3승을 거둔 선수다. 차량을 몰고 런던 골프클럽으로 향하던 설리번은 “신께 제발 홀인원에 성공할 수 있게 해달라고 빌고 있다”고 말했다. 11번홀(파3·171야드)에서 도전을 시작한 설리번. 첫 번째 샷은 홀컵에서 약 1m 거리에 떨어졌다. 설리번은 “이런!”이라고 외치며 아쉬워했다. 거듭된 실패에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외치며 도전을 반복한 설리번은 230번째 시도에서 홀인원을 성공시켰다. 설리번은 두 팔을 벌리고 “들어갔다!”고 외치며 필드 위를 질주했다. 설리번에 앞서 도전자로 나섰던 에도아르도 몰리나리(이탈리아), 브랜던 스톤(남아프리카공화국)은 모두 홀인원에 실패했다. 2017년 도전자 몰리나리는 145야드 파3홀에서, 2018년 도전자 스톤은 184야드 파3홀에서 나란히 500번씩 샷을 했으나 홀인원과는 인연이 없었다. 설리번은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번 시즌 내가 이뤄낸 가장 행복한 일인 것 같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유러피안투어에 따르면 일반 골퍼의 홀인원 성공 확률은 10만분의 1이다. 유럽 투어 프로들의 홀인원 성공 확률은 2500분의 1로 알려져 있다. 유러피안투어는 “설리번이 완벽한 샷으로 놀라운 홀인원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아직 미국에선 저한테 큰 관심이 없어서 갤러리 없이 조용히 경기해요. 오늘은 모처럼 팬분들과 함께 재미있게 플레이를 해서 좋았어요.” 5개월 만에 국내 필드에 선 이정은(23·대방건설)은 시차도, 긴 비행기 여행의 피로도 느끼지 않는 것 같았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도 개의치 않았다. 25일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파72)에서 열린 크리스 F&C 제41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 1라운드. 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이 대회에 출전한 이정은은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치며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신인왕과 대상을 휩쓴 최혜진(21·롯데), 올해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우승자 조아연(19·볼빅)과 동반 플레이를 한 그는 쟁쟁한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최혜진은 이정은과 같은 3언더파를 쳤고, 조아연은 이븐파 공동 38위를 기록했다. 모처럼 국내 무대에 출전한 그를 한국 갤러리들은 열렬한 응원으로 맞이했다. ‘핫식스’라는 별명에서 따온 ‘6ix’라는 글귀를 새긴 연두색 모자를 쓴 수십 명의 팬클럽 회원은 그를 따라다니며 “이정은 파이팅”을 외쳤다. 그는 간간이 “감사합니다”라며 답례를 했다. 홀 사이를 이동할 때는 팬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인생 목표는 ‘포피 폰드’ 입수 2016년 KLPGA투어 신인왕을 거쳐 국내 무대를 지배한 이정은은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해 모두 20위 이내에 들었다. 신인왕 포인트에서도 248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미국에 가기 전만 해도 겁을 많이 먹었다. 그런데 지내면서 보니 15년 골프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곳을 다니며 좋은 환경에서 공을 치는 게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골프 인생의 새로운 목표도 정했다.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피레이션 우승이다. 이달 초 열린 올해 대회에서는 절친한 선배 고진영(24·하이트진로)이 우승했다. 이정은은 미국 진출 후 최고인 공동 6위에 올랐다. 이정은은 “진영 언니가 ‘포피 폰드’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고 나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대회 우승하기 전까지는 은퇴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회의 우승자는 18번홀 옆에 위치한 연못인 포피 폰드에 뛰어드는 세리머니를 한다. ○ 나도 영감 주는 선배가 됐으면 지난해 LPGA투어 신인왕인 고진영의 권유로 미국에 진출한 이정은은 선배의 뒤를 착실히 따르고 있다. 이정은은 “진영 언니가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너무 잘하니 나도 따라서 열심히 하게 된다. 진영 언니를 보고 내가 미국에 도전한 것처럼 언젠가는 후배들이 나를 보고 미국에 올 수 있도록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조아연에 대해 “오늘 경기가 썩 잘 풀리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도 잃었던 타수를 보충하며 이븐파로 막더라.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조아연은 다음 달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리는 LPGA 메디힐 챔피언십에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한다. 조아연은 “올해 목표로 삼은 신인왕과 대상까지 차지한 뒤 더 큰 무대인 LPGA에 도전해 보고 싶다. 미국 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라운드에서는 이정민(27·한화큐셀)이 5언더파 67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양주=이헌재 uni@donga.com / 정윤철 기자}

78.1%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상대 골문을 두드린 토트넘의 ‘창’과 밀집 수비로 상대 공격을 봉쇄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의 ‘방패’가 끊임없이 충돌했다. 에이스 손흥민(27)을 선발로 내세워 파상공세를 펼친 토트넘이지만 브라이턴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무승부로 끝날 것 같던 경기 결과를 바꾼 ‘한 방’은 토트넘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27)에게서 나왔다. 후반 43분 델리 알리의 패스를 받은 에릭센은 골대로부터 약 26m 거리에서 왼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대포알처럼 날아가 골대 구석에 꽂혔다. 에릭센은 두 팔을 벌리고 질주하며 환호했고, 88분을 버티다 무너진 브라이턴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다. 토트넘은 2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브라이턴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토트넘은 승점 70으로 3위를 유지하면서 4위까지 주어지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에 한발 더 다가섰다. 에릭센은 “나 스스로도 믿기 힘든 좋은 슈팅이었다. 너무나 강력했던 상대 수비를 허물어 기쁘다”고 말했다. 에릭센은 토트넘 중원의 ‘사령관’ 역할을 하는 선수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에릭센은 넓은 시야와 정확한 킥 능력을 갖춘 플레이메이커다.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뛰어나 손흥민과의 호흡도 좋다”고 평가했다. 이번 시즌 EPL에서 7골 12도움을 기록하며 기량이 만개한 그에게 빅클럽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BBC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지네딘 지단 감독이 에릭센의 영입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미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는 에릭센의 영입을 위해 주급 24만 파운드(약 3억6000만 원)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토트넘은 에릭센이 팀에 남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에릭센이 계약을 연장해 미래에도 우리와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무득점에 그친 손흥민은 한국인 유럽무대 한 시즌 최다골 기록(21골) 경신을 다음 경기로 미루게 됐다. 시즌 20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27일 웨스트햄과의 경기에 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로축구 K리그1 울산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울산은 23일 일본 가와사키의 도도로키 경기장에서 열린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의 2019 ACL H조 조별리그 4차전 방문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울산은 전반 8분 상대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박용우(전반 17분)와 주니오(전반 31분)가 연달아 골을 터뜨리며 전세를 뒤집었다. 하지만 후반 들어 가와사키의 파상 공세에 고전하다 후반 37분 지넨 게이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울산은 2-1로 앞선 채 시작한 후반에 수비에 치중한 경기 운영으로 상대에게 많은 공격 기회를 허용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2승 2무를 기록한 울산은 승점 8점으로 H조 선두를 유지했다. F조 대구는 이날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의 안방경기에서 0-1로 졌다. 대구는 F조 3위를 기록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손흥민(27·토트넘·사진)은 유럽 무대에서 저평가된 선수다. 그가 메이저 클럽들과 연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 놀랍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23일 유럽 최고의 팀을 가리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맹활약을 펼친 손흥민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이번 시즌 20골을 터뜨리고 있는 손흥민이 토트넘보다 전력이 강한 유럽 명문 팀에서도 충분히 제 몫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ESPN은 “손흥민이 지금의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이상 스페인) 등에서도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손흥민이 UCL 8강에서 토트넘은 공격수 해리 케인의 팀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며 한 단계 더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토트넘의 주포 케인(시즌 총득점 24골)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손흥민은 강호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UCL 8강 1, 2차전에서 합계 3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의 4강행을 이끌었다. ESPN은 “손흥민이 슈팅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움직임과 스피드, 수비수들을 따돌리는 개인기와 완벽한 마무리까지 공격수의 교과서적인 모습을 모두 보여줬다”고도 평가했다. ESPN은 손흥민을 맨시티의 에이스 라힘 스털링(잉글랜드)과 비교했다. ESPN에 따르면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90분당 0.7골을 넣어 스털링(0.62골)을 앞섰다. ESPN은 “손흥민은 잉글랜드에서 최고 수준의 선수로 평가를 받는 스털링에게 뒤처지지 않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손흥민은 영국을 포함해 유럽의 팬과 미디어에 충분히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선수다”고 덧붙였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논산훈련소 앞입니다. 새 출발을 해야 하니 걱정 반, 설렘 반이네요….”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그였기에 그라운드와의 짧은 이별도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이번 시즌 프로축구 K리그1 대구에서 4골을 터뜨리며 ‘깜짝 득점 2위’에 오른 김진혁(26)은 22일 군에 입대했다. 이날 훈련소 입소 직전에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기초 군사훈련이 끝나면 6월 초부터 상주 상무(국군체육부대)의 선수가 된다. 빠르게 새 팀에 적응해 변함없는 득점 능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혁은 무명이었던 자신에게 시즌 초부터 마법 같은 일들이 벌어졌다고 했다. 2015년 대구 입단 당시 공격수였지만 무득점에 그친 그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 2017년 수비수로 전향했다. 하지만 2017, 2018시즌 김진혁은 수비수로 뛰면서도 5골을 넣었다. 그의 공격 재능을 눈여겨본 안드레 대구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열린 동계 훈련에서 김진혁을 다시 공격수로 보직 변경했다. 김진혁은 “공격수 시절의 영상을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개인 슈팅 훈련을 반복하면서 팀에 보탬이 될 날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 외국인 공격수 에드가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3일 인천과의 경기에 대타로 출전해 2골을 폭발시켰다. 김진혁은 “시즌 세 번째 출전 경기에서 골을 넣은 후 자신감이 붙었다. 수비수로 뛸 당시 위협적이었던 상대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복기한 뒤 실전에서 따라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김진혁은 20일 포항전까지 이달에만 4골을 터뜨리며 대구의 핵심 공격 자원으로 우뚝 섰다. K리그1 4위 대구에는 김진혁의 이탈이 고민거리다. 안드레 감독은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던 김진혁의 빈자리가 아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김진혁이 합류하게 될 상주는 웃음을 짓고 있다. 6위 상주는 최근 5경기에서 1골에 그친 득점력 보완이 과제다. 김태완 상주 감독은 “김진혁이 대구에서처럼 꾸준히 골을 터뜨려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진혁은 그라운드를 떠나 있는 동안에도 골 감각을 유지해 득점왕 경쟁을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훈련소에서) 팔굽혀펴기를 하든, 구보를 하든 모든 것을 축구 훈련의 일환이라고 굳게 믿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슈퍼 소니’ 손흥민(27·토트넘)이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에 또다시 악몽을 안길 수 있을까. 손흥민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은 20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맨시티와 EPL 34라운드 방문경기를 치른다. 양 팀은 10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을 시작으로 20일까지 11일 동안 세 번이나 맞붙게 됐다. 맨시티와의 UCL 8강에서 3골(1, 2차전 합계)을 터뜨리며 토트넘의 4강을 이끈 ‘맨시티 킬러’ 손흥민은 무대를 EPL로 옮겨 다시 맨시티를 상대한다. 최근 4경기에서 5개의 공격포인트(4골 1도움)를 기록하며 토트넘 공격의 핵으로 활약한 손흥민이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양 팀 모두 UCL 결과를 잠시 잊고 리그에서의 순위 경쟁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이 때문에 토트넘도 로테이션을 가동하기보다는 손흥민의 선발 기용 등 정예 전력을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양 팀의 경기는 EPL 우승 경쟁과 다음 시즌 UCL 출전팀 판도가 뒤흔들릴 수 있는 빅 매치다. 19일 현재 33경기를 치른 맨시티는 승점 83으로 34경기를 치른 리버풀(1위·승점 85)에 이어 2위다. 한 시즌 총 경기 수는 팀당 38경기. 맨시티가 토트넘에 패하면 승점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우승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어부지리를 노린 선두 리버풀의 팬들이 손흥민을 응원하는 희한한 상황도 벌어졌다. 일부 리버풀 팬은 손흥민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한 번만 더 맨시티를 꺾어주세요” “리버풀을 위해 맨시티전에서 골을 넣어주세요” 등의 댓글을 남겼다. 3위 토트넘(승점 67)은 4위까지 주어지는 차기 UCL 출전권을 안정적으로 획득하기 위해 순위를 유지해야 한다. 4위 아스널(승점 66·골득실 +26), 5위 첼시(승점 66·골득실 +21) 등이 토트넘을 맹추격 중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맨시티는 EPL 우승을 위해, 우리는 UCL 출전권 획득을 위해 싸울 것이다. 앞선 승리의 기쁨은 잊고 새롭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손흥민은 맨시티전에서 자신이 보유한 한국인 유럽무대 한 시즌 최다골 기록(21골) 경신에 도전한다. 현재 손흥민은 시즌 총득점 20골을 기록 중이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별들의 무대에서 로켓처럼 솟아올랐다. 세계가 손흥민을 다시 평가하고 있다. 미국 CNN 홈페이지에는 17일 ‘코리안 슈퍼스타의 상승(The rise of a South Korean superstar)’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한국의 손흥민이 이번 시즌 성공으로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루 뒤인 18일 오전. 손흥민은 다시 전 세계 축구 뉴스의 중심이 됐다. 국내외 축구팬들이 숨죽이며 지켜본 2018∼20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 8강 2차전. 손흥민은 3-4로 끝난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토트넘의 3골 중 2골을 넣었다. 토트넘은 1, 2차전 합계 4-4로 비겼으나 방문 다득점에서 앞서 57년 만에 이 대회 4강에 올랐다. 토트넘의 4골 중 3골을 손흥민이 넣었다. 유럽축구연맹은 손흥민을 최우수선수(MOM)로 선정했다. 손흥민은 UCL 통산 12골로 역대 아시아 선수 최다를 기록했다. 이전에는 우즈베키스탄의 슈퍼스타 막심 샤츠키흐가 갖고 있던 11골이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손흥민의 골 결정력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유럽 언론들의 온갖 찬사 속에 중국과 일본 누리꾼들의 호의적인 반응도 이어졌다. “아시아에 손흥민 같은 슛을 때릴 수 있는 선수는 없다”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의 라이벌이 아시아에서 나타났다”는 반응도 있었다. CNN의 분석에 따르면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손흥민의 인기는 폭발적 상승세다. CNN에 따르면 손흥민은 올해 3월 기준 소셜미디어에서 198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해 아시아계 스포츠 선수 중 1위에 올랐다. 인기가 치솟자 광고업계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손흥민은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남자 광고 모델 브랜드 평판 순위에서 공유(배우) 백종원(외식사업가) 박보검(배우)에 이어 4위를 했다. 현재 스포츠용품(아디다스), 면도기(질레트), 아이스크림(빙그레), 샴푸(TS트릴리온), 금융(하나금융그룹), 시계(태그호이어), 통신사(SK텔레콤) 모델로 활동 중이다. 태그호이어와는 2년간 8억 원, 빙그레와는 6개월간 5억 원의 조건으로 알려졌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18일 빙그레에 따르면 아이스크림 광고 후 3일간 주문량이 전주 대비 30% 이상 늘었다. 영국 더선은 ‘댄싱 슈퍼스타 손흥민’이라며 그가 아이스크림을 들고 춤추는 광고 영상을 소개했다. 토트넘 팬들은 “광고를 계속 돌려 볼 정도로 매력적이다”라고 했다. 그의 브랜드 가치는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샐퍼드대 사이먼 채드윅 교수는 “성공적이면서도 겸손한 손흥민은 동아시아 청소년들의 큰 본보기”라며 “손흥민 브랜드의 잠재적 가치는 무척 크다”고 평가했다.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등 세계적 빅클럽들이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한 기자는 이날 자신의 SNS에 “이번 여름에 유럽의 모든 클럽들이 그의 영입을 원할 것”이라고 썼다.정윤철 trigger@donga.com·강승현 기자}

“오늘은 너희 국내 선수들이 다 같이 덤벼들어야 한다니까!” 17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 현대모비스의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3차전.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3쿼터 8분 11초를 남기고 작전 타임을 부른 뒤 호통에 가까운 지시를 했다. 33-47로 전자랜드가 현대모비스에 밀리던 시점이었다. 전자랜드는 2차전에서 오른쪽 어깨를 다친 외국인 선수 기디 팟츠(182.5cm)가 결장했기 때문에 국내 포워드진의 끈질긴 수비 등 고른 활약이 중요했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끝내 팟츠의 부재를 극복하지 못했다. 노련하게 상대 약점을 공략한 현대모비스는 전자랜드를 89-67로 꺾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 나갔다. 이번 시즌 최다 관중(8534명)이 들어찬 전자랜드의 안방 열기도 현대모비스의 매서운 공격을 꺾지 못했다. 1쿼터를 18-14로 앞선 현대모비스는 외국인 선수 2명이 출전하는 2쿼터부터 공격력이 폭발했다. 이번 시즌 프로농구는 1, 4쿼터에 외국인 선수 1명이 뛰고 2, 3쿼터에 2명이 나설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라건아(19득점 18리바운드)와 섀넌 쇼터(16득점)의 골밑 돌파 등을 앞세워 2, 3쿼터에 48점(전자랜드 37점)을 집중시키며 승기를 잡았다. 팟츠가 빠지면서 약해진 상대 가드진의 수비를 공략해 이대성(20득점) 등 현대모비스 슈터들은 10개의 3점 슛을 성공시켰다. 3쿼터까지 66-51로 앞선 현대모비스는 4쿼터에 함지훈이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승리를 지켰다. 2차전에서 전자랜드 이대헌의 수비에 고전해 3득점에 그쳤던 현대모비스 함지훈은 12득점을 기록했다. 전자랜드는 찰스 로드(14득점)가 무리한 공격 시도로 흐름을 끊는 경우가 많았던 데다 3점슛 난조(27개 시도 중 5개 성공)가 겹쳐 무너졌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2, 3쿼터에 우위를 가져온 것과 수비가 조직적으로 잘 이뤄진 것이 승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 팟츠 대체선수 할로웨이 영입 한편 전자랜드는 팟츠의 대체 선수로 투 할로웨이(183cm·사진)를 영입하기로 했다. 할로웨이는 돌파 능력이 뛰어난 가드로 2018∼2019시즌 터키 리그에서 뛰며 평균 20.1득점을 기록했다. 할로웨이는 19일 인천에서 열리는 4차전부터 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34분 51초.’ 프로농구 현대모비스의 포워드 함지훈(35·198cm)이 15일 전자랜드와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89-70 전자랜드 승)에서 첫 득점까지 걸린 시간이다. 베테랑 함지훈(3득점)은 끈질긴 수비를 펼친 전자랜드 이대헌(27·197cm)에게 꽁꽁 묶였다. 챔프전을 앞두고 현대모비스 양동근은 “정규리그 맞대결을 돌아볼 때 전자랜드는 함지훈을 막을 선수가 없다는 게 약점”이라고 했다. 정규리그에서 현대모비스는 전자랜드와의 상대 전적에서 5승 1패로 앞섰다. 하지만 정규리그 때 볼 수 없었던 이대헌의 등장이 변수로 작용하면서 양 팀은 1승 1패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대헌은 지난달 20일 상무에서 전역해 플레이오프(PO)부터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대헌은 강한 몸싸움을 바탕으로 함지훈을 막는 동시에 공격(챔프전 평균 12.5득점)에서도 제 몫을 하고 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이대헌에게) 상무에서 성격을 전투적으로 바꾸고 3점슛 능력을 장착해 오라고 주문했었다”고 말했다. 상무에서 이대헌을 지도한 이훈재 감독(현 여자프로농구 KEB하나은행 감독)은 “이대헌은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해 근력을 키웠다. 또한 홀로 3점슛 훈련과 발 빠른 가드를 상대로 한 수비 훈련을 해 기량을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전자랜드는 어깨를 다친 외국인 선수 기디 팟츠의 3차전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대헌 등 장신 포워드진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현대모비스가 팀 분위기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함지훈의 공격력이 살아나야 한다. 함지훈은 정규리그에서 평균 9.37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이대헌을 중심으로 한 전자랜드 포워드진의 집중 수비에 고전해 슈팅 시도(2점슛 4개 시도) 자체가 적었다. 이상윤 상명대 감독은 “함지훈이 단순하게 포스트업으로 힘 대결을 펼쳐서는 안 된다. 자신에게 상대 수비가 쏠릴 때 부지런히 움직인 뒤 패스로 동료의 슛 기회를 만드는 노련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골밑에서 외곽으로 패스를 내주는 능력이 뛰어난 함지훈은 정규리그에서 평균 3.44개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 감독은 “2차전에서 부진했던 라건아(14득점)가 좀 더 적극적으로 골밑에서 움직여 상대 수비를 분산시키면 함지훈이 한결 수월하게 공격을 전개할 공간이 생길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체육관에서 정말 많은 시간을 보낸 비시즌이었다. 정말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 덕분에 난 더 강해졌다.” 모자를 벗은 타이거 우즈의 앞머리는 휑했다. 근육질의 청년이었던 그도 이제 중년이다. 그런 그의 재기 원동력은 굵은 땀방울이었다. 영국 골프매체 골프매직에 따르면 우즈의 하루는 오전 4시 30분부터 시작된다. 먼저 4마일(약 6.4km)을 달린다. 이후 그는 체육관으로 이동한다. 곧바로 웨이트트레이닝에 돌입하면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40여 분간 온몸의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은 중량감 대신 횟수를 늘렸다. 들 수 있는 최대한보다 적정 무게를 가급적 많은 횟수(최대 50회)를 들기를 반복했다. 그래야 부상을 막으면서 신체의 근육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식이요법도 병행했다. 수분은 근육 신경전달 물질이 많은 이온음료(게토레이)로 보충했고 근육 재생에 필수적인 고단백의 식단을 고수했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마친 뒤에는 연습장에서 3시간씩 샷 훈련을 했다. 필드 훈련의 마지막은 쇼트게임이며 1, 2시간이 소요됐다. 이후 우즈는 한 번 더 4마일을 달린 뒤에 하루 훈련을 마무리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차례 허리 수술을 받은 우즈는 허리 통증 완화 등을 위해 복용한 약에 중독돼 약물 전문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하기도 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약물 치료가 완료된 시점부터 우즈는 허리 통증이 완화됐다. 이후 그는 규칙적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필드 복귀를 위한 근력과 유연성을 키웠다”고 전했다. 골프닷컴은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찾던 우즈가 프리다이빙(호흡기 없이 잠수하는 다이빙)으로 다양한 근육을 발달시켰다”고 보도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