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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23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61·사법연수원 17기·사진)을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고검장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새 장관에 임명될 경우 전임자인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51·27기)보다 연수원 기수와 나이 모두 10년이나 높아지게 된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표출된 가운데 윤 대통령이 ‘친윤(친윤석열) 법무부’ 구축에 발빠르게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의 상징성과 무게를 감안해 적임자 물색에 신중을 기울여 왔다. 법무부 안팎에선 총선까지 심우정 차관의 장관 권한대행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많았다. 여야가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총선 전에 인사청문회를 여는 것을 여권이 부담스러워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이 사퇴를 거부하자 박 전 고검장을 서둘러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량감 있는 인물로 법무부 장관을 조기에 임명해 법무부·검찰 조직의 동요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이 18일 법무부 차관을 이노공 전 차관에서 심우정 현 차관으로 교체한 데 이어 새 법무부 장관도 박 전 고검장으로 낙점하면서 ‘한동훈 지우기’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나온다. 尹, 초임 검사때부터 박성재와 친분… 한동훈과 갈등에 조기 인선 법무장관에 박성재차관 교체 5일만에 장관 인선대검차장 신자용-검찰국장 권순정 박 전 고검장은 대통령실이 ‘포스트 한동훈’ 체제를 구상할 당시 처음으로 인선안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와 함께 길태기 전 법무부 차관(66·15기)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윤 대통령은 자신보다 나이가 두 살 많은 길 전 차관 대신 박 전 고검장을 낙점했다. 유력한 법무부 장관 후보였던 김홍일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한동훈과의 갈등에 법무부 장관 조기 인선 경북 청도 출신인 박 전 고검장은 대구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1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장, 법무부 감찰담당관 등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윤 대통령은 대구지검 초임 검사 시절부터 박 전 고검장과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고검장이 당시 미혼이던 윤 대통령을 종종 자신의 집으로 불러 식사를 대접한 것은 검찰 내에서 유명한 일화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윤 대통령이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대구고검에 좌천됐는데, 당시 대구고검장이던 박 전 고검장이 이때도 윤 대통령을 챙기며 위로와 격려를 건넸다고 한다. 박 전 고검장은 윤 대통령보다 연수원 기수가 6기수나 위지만 자신보다 나이가 세 살 많은 윤 대통령에게 “선배님”이라고 깍듯하게 존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첫 검찰총장으로 문무일 당시 부산고검장이 내정되면서 박 전 고검장이 서울고검장에서 사직하자,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 대통령이 퇴임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장관 인선을 두고 이원석 검찰총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를 염두에 두고 윤 대통령이 자신과 가까운 박 전 고검장을 지명했다는 해석이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수 있다.● 대검 차장-법무부 검찰국장 임명 한편 법무부는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신자용 법무부 검찰국장(52·28기)을, 법무부 검찰국장엔 권순정 법무부 기획조정실장(50·29기)을 각각 임명했다.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이 18일 사퇴하고, 심우정 전 대검 차장이 법무부 차관으로 옮긴 것에 따른 후속 인사다. 신 신임 차장검사는 2016년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에 파견되고 2017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맡으며 윤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 권 신임 실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 대변인을 맡아 보좌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전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 “대통령의 당무 개입은 정치 중립을 위반한 중대한 불법 행위”라며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22일 밝혔다. 민주당 내에선 총선을 79일 앞두고 불거진 여권 핵심 간 분열에 “우리는 꽃놀이패”라는 분위기가 나온다. 한 지도부 소속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백기를 들면 ‘김건희 특검법’이 힘을 받을 것이고, 한 위원장이 밀려나더라도 여권 권력 암투만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는 것”이라며 “두 경우 다 선거를 앞두고 우리에겐 불리할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둬 ‘정권 심판론’을 약화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총선을 앞두고 모든 이슈가 여권으로 쏠리는 것도 결코 민주당에 유리하진 않다”는 우려도 나왔다.● 민주당 “尹 당무 개입, 형사 처벌도 가능”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특정 정당의 선거, 총선과 관련해 이렇게 노골적이고 깊숙이 개입한 사례가 있었나”라며 “공직자의 선거 관여 또는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이런 것들이 상당히 문제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공천 문제보다 민생에 더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나. 참 아쉽다”고도 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대통령의 당무 개입은 정치 중립 위반은 물론이고 형사 처벌도 될 수 있는 중대한 불법 행위”라며 “당무 개입의 이유가 국민 의혹의 중심에 선 김건희 여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명백한 이해 충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당법, 공무원법 위반 가능성 등을 당 법률국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법률 검토에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이 공직선거법 위반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법률가 출신 여권 인사들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현행 공직선거법 86조는 ‘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한 여권 인사는 통화에서 “공직자인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이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을 두고 야권은 공직선거법 위반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말했다. 법조인 출신의 한 여권 인사는 “이 실장이 선거에 관여한 게 아니라 당직 사퇴를 거론한 것이라 공직선거법 위반은 아니다”라며 “이 실장의 행위가 직무범위 안에 있다고 보기 힘들어 윤 대통령이나 이 실장의 직권남용도 성립하지 않는 거 같다”고 했다. 법률가 출신 한 국민의힘 의원은 “공직선거법에서는 공직자가 그 지위를 이용해서 당내 경선이나 선거 관련 기획에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며 “이 실장의 행동은 그런 범주 안에 들어가지는 않는 거 같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과거 검사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 개입 사건에 참여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당시 한 위원장은 1심 판결문 검사란에 이름이 적혀 있고, 윤 대통령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두 사람이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 위배 문제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민감하게 생각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 “호재” vs “긴장해야” 민주당 지도부는 총선을 목전에 두고 터진 이번 여권 분열 사태를 일단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지도부 의원은 “김 여사에 대한 국민 비호감도가 높기 때문에 총선을 앞두고 김 여사 이슈가 부각되는 건 여당에 마이너스”라고 말했다. 친명(친이재명)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과 집권당 비대위원장의 갈등이 보기 민망하다”며 “즉각 ‘김건희 특검’과 수사를 수용하고 ‘김 여사 리스크’를 하루속히 매듭짓기를 촉구한다”고 썼다. 오히려 당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당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성공하면 정권 심판론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윤석열 부부와 한 위원장의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국민 속이기 차별화 전략일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대통령실의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요구 흐름을 두고는 지난해 여당 전당대회 국면에서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을 겨냥한 대통령실의 비판이 나올 때와 비슷한 초기 패턴이 나온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언론의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지지 철회 등의 보도가 나온 후 친윤(친윤석열)그룹 의원들이 비판 입장을 내고 세몰이로 뜻을 관철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1월 5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국면에서 당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던 나 전 의원은 헝가리식 ‘출산 시 대출원금 탕감’ 구상을 밝히자, 대통령실은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언론을 통해 강하게 지적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해 1월 13일 저출산고령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됐다.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놓고 관심이 모아지던 상황에서 이 같은 ‘윤심’이 확인되자 40명이 넘는 초선 의원이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렸다. 나 전 의원은 같은 달 25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안 의원은 지난해 2월 전당대회가 본격화되면서 ‘윤안 연대’(윤석열-안철수)를 꺼내들었다. 이에 “윤 대통령이 ‘대통령을 팔고 다니면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하며 안 의원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보도들이 나왔다. 이어 2월 2일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이 안 의원을 향해 “스스로 친윤이니, 진윤이니 하면서 가짜 윤심팔이 하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친윤 의원들도 안 의원 비판에 가세했다. 또 5일에는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까지 나서 “정말 잘못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안 의원은 6일 윤안 연대라는 표현에 대해 “쓰지 않기로 했다”고 몸을 낮췄다.21일 국민의힘 초선인 이용 의원은 당내 의원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를 공유했다. 곧이어 일부 언론에서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는 등의 기사가 보도됐다. 이제 여권에선 이같은 흐름대로 여당 내에서 한 장관을 겨냥한 ‘찍어내기’ 움직임이 본격화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태다. 여권에서는 여당이 윤리위원회 소집 등을 통해 한 위원장을 찍어내려할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총선을 80일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한 위원장 교체 움직임이 일면 윤 대통령 집권 후 당 대표만 교체를 맞게 된다”며 “대통령실과 여당 모두 총선구도 자체가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상황을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23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61·사법연수원 17기)을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고검장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새 장관에 임명될 경우 전임자인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51·27기)보다 연수원 기수와 나이 모두 10년이나 높아지게 된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표출된 가운데 윤 대통령이 ‘친윤(친윤석열) 법무부’ 구축에 발빠르게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2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의 상징성과 무게를 감안해 적임자 물색에 신중을 기울여 왔다. 법무부 안팎에선 총선까지 심우정 차관의 장관 권한대행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많았다. 여야가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총선 전에 인사청문회를 여는 것을 여권이 부담스러워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그러나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이 사퇴를 거부하자 박 전 고검장을 서둘러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량감 있는 인물로 법무부 장관을 조기에 임명해 법무부·검찰 조직의 동요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이 18일 법무부 차관을 이노공 전 차관에서 심우정 현 차관으로 교체한 데 이어 새 법무부 장관도 박 전 고검장으로 낙점하면서 ‘한동훈 지우기’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나온다.尹, 초임 검사때부터 박성재와 친분… 韓과 갈등에 조기 인선 박 전 고검장은 대통령실이 ‘포스트 한동훈’ 체제를 구상할 당시 처음으로 인선안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와 함께 길태기 전 법무부 차관(66·15기)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윤 대통령은 자신보다 나이가 두 살 많은 길 전 차관 대신 박 전 고검장을 낙점했다. 유력한 법무부 장관 후보였던 김홍일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한동훈과의 갈등에 법무부 장관 조기 인선경북 청도 출신인 박 전 고검장은 대구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1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장, 법무부 감찰담당관 등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윤 대통령은 대구지검 초임 검사 시절부터 박 전 고검장과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고검장이 당시 미혼이던 윤 대통령을 종종 자신의 집으로 불러 식사를 대접한 것은 검찰 내에서 유명한 일화다.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윤 대통령이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는데, 당시 대구고검장이던 박 전 고검장이 이때도 윤 대통령을 챙기며 위로와 격려를 건넸다고 한다. 박 전 고검장은 윤 대통령보다 연수원 기수가 6기수나 위지만 자신보다 나이가 세 살 많은 윤 대통령에게 “선배님”이라고 깍듯하게 존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첫 검찰총장으로 문무일 당시 부산고검장이 내정되면서 박 전 고검장이 서울고검장에서 사직하자,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 대통령이 퇴임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장관 인선을 두고 이원석 검찰총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를 염두에 두고 윤 대통령이 자신과 가까운 박 전 고검장을 지명했다는 해석이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수 있다.● 대검 차장-법무부 검찰국장 임명한편 법무부는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신자용 법무부 검찰국장(52·28기)을, 법무부 검찰국장엔 권순정 법무부 기획조정실장(50·29기)을 각각 임명했다.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이 18일 사퇴하고, 심우정 전 대검 차장이 법무부 차관으로 옮긴 것에 따른 후속 인사다.신 신임 차장검사는 2016년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에 파견되고 2017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맡으며 윤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받을 당시 준비단 총괄팀장을 맡는 등 한 위원장과도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신임 실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 대변인을 맡아 보좌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18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정 기조를 바꾸라고 요구하다가 강제 퇴장당한 것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야당은 “과잉 경호와 왕정국가로 회귀하고 있다”며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고, 여당은 “무례함은 대한민국 좌파의 상징이냐”고 맞받았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경호원의 대응 매뉴얼인 ‘경호원칙’대로 했다는 입장이다.● 與 “윤 대통령 당황해 ‘손 놓아 달라’ 할 정도” 대통령실 관계자는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경호처는 매뉴얼대로 대응한 것”이라며 “과잉 대응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강 의원이 악수 도중 윤 대통령을 끌어당기면서 위력을 행사한 만큼 위해 상황으로 판단했고, 경호 매뉴얼인 ‘경호원칙’대로 위험 상황을 대통령으로부터 떨어뜨리는 이격술(離隔術)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경호처는 강 의원의 입을 막고 팔다리, 머리 등 몸을 붙들어 그를 끌어낸 게 즉흥 대응이 아니라 경호원칙에 있는 대로 조치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내에서는 2009년 5월 백원우 전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게 “사죄하라”고 소리쳤을 때도 경호원들이 비슷하게 대응했다는 설명도 나온다. 강 의원에게만 국한된 이례적 대응이 아니라는 취지다. 여당은 “무례함은 대한민국 좌파의 상징이냐”며 대통령실을 엄호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대통령이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맞아 전북도민을 축하하고 앞으로 전북 발전에 대한 비전을 말하러 간 행사 성격을 감안할 때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라며 “의도적으로 한 행동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강 의원이 일부러 소란을 만든 것이라는 취지다. 전날 행사장에서 강 의원 바로 옆에 있었던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도 이날 “강 의원은 대통령과 악수하던 손을 꽉 잡고 놔주지 않은 채 연이어 소리를 질렀다. 대통령이 잠시 당황해서 ‘계속 인사를 해야 되니, 손을 좀 놓아 달라’고 할 정도였다”며 “잔칫집 분위기를 깨 자신의 정치 선전장으로 만들고자 대통령에 대해 계획된 도발을 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 野 “경호 과잉” 비판·운영위 개최 요구 더불어민주당은 “경호 과잉”이라고 맹공을 쏟아내며 대통령실을 상대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 개최를 요구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왕정국가로 회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강 의원이 끌려 나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최고위 회의에서 재생하며 “경호가 발동된 건 윤 대통령이 (강 의원과) 악수를 마치고 이미 몇 발짝 멀리 걸어 나간 이후다. 어쩔 수 없이 경호를 발동했다는 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운영위 야당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 규명을 위해 국민의힘에 운영위 개회를 공식 요청한다. 수용하지 않으면 야당 단독으로 열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부의장도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경호처가 과도한 경호권을 행사한 건 국민의 대의기관인 입법부의 권위를 짓밟고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경호처장 파면을 요구했다. 그는 “현역 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짐짝처럼 끌어내는데 힘없는 국민은 어떻게 대하겠나”라며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외 순방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을 조만간 만나 국회 차원의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말했다고 우리가 특별히 더 그럴(신경 쓸) 문제는 아니다.”대통령실 관계자는 19일 김건희 여사의 디올 백 수수 논란을 둘러싼 한 위원장의 우려 표명과 여당 내부의 사과 여론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다른 대통령실 인사는 “정책과 민생에 ‘올인(다걸기)’하느라 신경을 못 썼다”며 답변을 피하기도 했다.대통령실은 김 여사에게 디올 백을 건넨 재미 교포 목사가 의도적으로 김 여사에게 접근한 ‘악의성’을 부각하는 기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해당 목사가 김 여사의 작고한 부친과의 인연을 앞세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이라며 “물품 구입 과정을 사전에 녹화하는 등 치밀한 기획으로 영부인을 불법 촬영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부부에게 접수되는 모든 선물은 관련 규정에 따라 관리, 보관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 위원장의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제2부속실 설치를 먼저 언급했고, 민생 드라이브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영부인 이슈를 여당이 나서서 키우는 게 선거에 과연 도움이 되는지 고민된다”고 했다. 대통령실과 여당 간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통령실이 내부 회의에서 ‘김건희 리스크’ 관련 질문을 피하기 어려운 신년 기자회견 개최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한 위원장을 필두로 한 압박 수위가 높아질 경우 대통령실과 여당 간 대립이 표면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대통령실과 여당 간 긴장 기류는 한 위원장이 17일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김경율 비대위원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 출마한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도 불거지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당에서 전략 공천이 필요하다면 특혜처럼 보이지 않도록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지역 등을 선정해야 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공천에 특혜는 없다고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대통령실이 ‘전략공천의 원칙과 기준’을 강조한 데 대해 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이 잘하겠다”고 답했다. 공천의 중심이 용산이 아니라 당에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그런데도 당의 요청이 ‘총선 후 특검론’ 같은 여당 총선 구도를 흔드는 게 아니라, 민심에 악재로 작용한 ‘디올 백 사과’ 부분인 만큼 종국적인 판단은 결국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달려 있다는 분위기도 있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디올 백 논란을 우려하는 외부의 기류는 공적으로, 또 사적으로 윤 대통령에게 전달됐으며 대통령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입장에서는 집에 가면 여사가 보이고, 용산 대통령실로 오면 선거가 보일 텐데 이러고도 싶고 저러고도 싶은 심정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국민통합위원회에서 활동한 ‘김한길그룹’ 인사들도 연달아 4월 치러지는 22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통합위 위원으로 활동한 임재훈 전 의원은 경기 안양 동안갑에,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윤기찬 변호사는 경기 안양 동안을 출마를 각각 준비하고 있다. 안양은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임 전 의원은 18일 출마선언을 통해 “켜켜이 쌓인 안양의 당면한 문제를 속시원하게 대청소하겠다”며 “민주당의 성지로 불리던 안양을 4월 10일을 전환점으로 국민의힘의 옥토로 탈바꿈 시키겠다”고 밝혔다. 동안갑은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현역 의원이다.안양 신성고등학교 출신인 임 전 의원은 국민의힘 안양 동안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임 전 의원은 20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했고, 바른미래당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여권에서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임 전 의원은 15일 예비후보에 등록했다.안양 동안갑 옆 지역구인 동안을에는 국민의힘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인 윤 변호사가 출마를 선언했다. 윤 변호사는 통합위 대변인을 지냈고, 지난 대선 때는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으로도 활동했다. 윤 변호사는 12일 동안을 출마를 선언하고,예비후보로 등록했다.국민통합위 산하 ‘국민통합과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최명길 전 의원도 서울 송파을 출마 채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송파을에서 당선된 바 있다. 최 전 의원도 김 위원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송파을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현역 의원이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18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정 기조를 바꾸라고 요구하다가 강제 퇴장당한 것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야당은 “과잉 경호와 왕정국가로 회귀하고 있다”며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고, 여당은 “무례함은 대한민국 좌파의 상징이냐”고 맞받았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경호원의 대응 매뉴얼인 ‘경호원칙’대로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與 “윤 대통령 당황해 ‘손 놓아달라’ 할 정도”대통령실 관계자는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경호처는 매뉴얼대로 대응한 것”이라며 “과잉 대응이 아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이 악수 도중 윤 대통령을 끌어당기면서 위력을 행사한 만큼 위해 상황으로 판단했고, 경호 매뉴얼인 ‘경호원칙’대로 위험 상황을 대통령으로부터 떨어뜨리는 이격술(離隔術)로 대응했다는 것이다.경호처는 강 의원의 입을 막고 팔다리, 머리 등 몸을 붙들어 그를 끌어낸 게 즉흥 대응이 아니라 경호원칙에 있는 대로 조치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내에서는 2009년 5월 백원우 전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게 “사죄하라”고 소리쳤을 때도 경호원들이 비슷하게 대응했다는 설명도 나온다. 강 의원에게만 국한된 이례적 대응이 아니라는 취지다.여당은 “무례함은 대한민국 좌파의 상징이냐”며 대통령실을 엄호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대통령이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맞아 전북도민을 축하하고 앞으로 전북 발전에 대한 비전을 말하러 간 행사 성격을 감안할 때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라며 “의도적으로 한 행동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강 의원이 일부러 소란을 만든 것이라는 취지다.전날 행사장에서 강 의원 바로 옆에 있었던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도 이날 “강 의원은 대통령과 악수하던 손을 꽉 잡고 놔주지 않은 채 연이어 소리를 질렀다. 대통령이 잠시 당황해서 ‘계속 인사를 해야 되니, 좀 손을 놓아달라’고 할 정도였다”며 “잔칫집 분위기를 깨 자신의 정치 선전장으로 만들고자 대통령에 대해 계획된 도발을 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野 “경호 과잉” 비판·운영위 개최 요구더불어민주당은 “경호 과잉”이라고 맹공을 쏟아내며 대통령실을 상대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 개최를 요구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왕정국가로 회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강 의원이 끌려 나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최고위 회의에서 재생하며 “경호가 발동된 건 윤 대통령이 (강 의원과) 악수를 마치고 이미 몇 발짝 멀리 걸어 나간 이후다. 어쩔 수 없이 경호를 발동했다는 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국회 운영위 야당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 규명을 위해 국민의힘에 운영위 개회를 공식 요청한다. 수용하지 않으면 야당 단독으로 열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부의장도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경호처가 과도한 경호권을 행사한 건 국민의 대의기관인 입법부의 권위를 짓밟고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강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경호처장 파면을 요구했다. 그는 “현역 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짐짝처럼 끌어내는데 힘없는 국민은 어떻게 대하겠나”라며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외 순방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을 조만간 만나 국회 차원의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 백’ 수수 논란에 대해 “국민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이 김 여사의 ‘디올 백’ 논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총선을 83일 앞두고 여당에서 분출하는 김 여사 사과 요구에도 대통령실이 침묵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 위원장이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김건희 리스크를) 그냥 넘어갈 수 없다. (한 위원장이) 김 여사의 사과 등을 유도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가 디올 백과 관련해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는 질문에 “국민의힘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정당이고 또 그럴 때 강해지고 유능해지는 정당”이라고 답했다.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등이 제기한 김 여사 사과 요구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특히 한 위원장은 “그 문제는 기본적으로는 함정 몰카이고 처음부터 계획된 게 맞다”면서도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그래서 (대통령실) 제2부속실과 특별감찰관에 대한 검토 문제를 전향적으로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대위원장 지명 전인 지난해 12월 19일 김 여사 가방 수수 의혹 관련 질문에 “기본적으로 내용을 보면 몰카 공작이 맞지 않느냐”고만 했던 한 위원장의 태도가 30일 만에 바뀐 것이다. 여당 내부에선 이날도 김 여사를 향한 사과 요구가 분출됐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실관계가 우리도, 국민도 궁금하지 않으냐. 사실관계를 말하고 사과하자는 것”이라며 “국민 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디올 백이 저기(김 여사의 주가 조작 연루 의혹)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김 여사의 사과를 촉구했다. 전날 김 비대위원은 프랑스 혁명을 촉발한 마리 앙투아네트 사례를 언급하며 “대통령이든 영부인이든 혹은 두 분 다 같이 입장을 표명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내 사과 요구에 대해 “오늘 사전회의나 비공개 회의 때 논의가 되진 않았다”면서도 김 비대위원의 전날 발언에 대해 “개인 의견으로는 많은 부분 공감하고 발언에 대해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날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특별히 드릴 입장이 없다”며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마음이 편할 수야 있겠느냐”고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與내부 “김건희 디올백 문제 못풀면 수도권서 선거운동 불가능” 韓 “국민 걱정할 부분있다”윤재옥 “명품가방 사건 본질은 공작”… 김경율 “최전방 급한데 후방 무관심”장관시절 “몰카 공작” 답한 한동훈… 수도권 부정적 민심에 입장 바꾼듯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 백’ 수수 의혹을 해결하지 않고는 수도권에서는 올해 총선 선거 운동 자체가 불가능하다.” 국민의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은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수도권 유권자를 만나보면 ‘맨땅도 아닌 빙판에 헤딩한다’는 말이 와 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은 전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 출마를 선언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김 여사 명품 가방 사건의 본질은 공작이고 김 여사는 피해자다. 본질을 강조해 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서는 “대구·경북(TK)에서 선거 치르는 사람은 ‘디올 백’보다 더한 사건이 터져도 선거 결과가 안 바뀌지 않느냐”며 “최전방에서 ‘총알 좀 달라’고 하는데 후방에서 ‘나 몰라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 달서을을 지역구로 둔 윤 원내대표가 수도권 민심에 둔감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韓, 김 여사 문제서 용산과 확실히 선 그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오후 김 여사의 디올 백 수수 의혹에 대해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이 같은 김 여사를 둘러싼 민심, 특히 수도권 민심이 부정적인 ‘수도권 위기론’을 감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 원내대표가 오전 의총에서 김 위원과 국민의힘 총선 영입 인사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최근 “김 여사가 사과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당의 기조와 반대되는 의견을 자제해 달라”는 취지로 말한 지 몇 시간 만에 한 위원장이 디올 백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면서 한 위원장과 윤 원내대표 간 온도차도 감지됐다. 한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시절이던 지난해 12월 19일 국회에서 기자들로부터 디올 백 수수 의혹 질문을 받았을 때는 “더불어민주당이 그런 것 물어보라고 시켰느냐. 기본적으로 보면 몰카 공작 맞지 않느냐”고 답했었다. 한 위원장은 이후에도 ‘김건희 리스크’ 관련 질문에 “제2부속실 설치에 공감한다”(5일), “민주당과 특별감찰관 추천에 대해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10일)고 하면서도 디올 백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김 여사 디올 백 문제에서 용산 대통령실 입장과 다르다고 확실히 선을 그은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실이 만든 총선 실점 포인트 때문에 당이 난감하다”며 “한 위원장이 ‘용산’을 너무 자극하지 않는 속도로 김 여사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 비대위원은 통화에서 “한 위원장이 전향적으로 발언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당 지도부의 다른 관계자는 “총선 앞두고 최악의 국면이지만 마지막 숙제(김건희 리스크)만 해결하면 총선 판 뒤집을 수 있다”며 “유감 표명이 모멘텀이 됐다”고 했다. 당 안팎에선 “한 위원장 취임 뒤에도 여당 지지율이 답보를 보이고 전국을 돌며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부정적인 민심을 들은 뒤 김 여사 문제 해결 의지가 더 커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연일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우고 정치개혁 메시지를 내놨지만 정권 견제론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한 위원장에 대한 차기 대통령 선호도는 지난해 12월 첫째 주 16%에서 이번 달 둘째 주 22%로 뛰었으나 같은 기간 정부 견제론은 51%로 동률을 기록했다. 당 내부에선 “김 여사에 대한 국민 우려부터 걷어내지 못하면 총선에서 패배한다”는 우려가 크다. 1일 동아일보 여론조사 결과 ‘김건희 특검법’의 필요성에 동의한다는 답변은 서울 52.7%, 경기 56.9%, 인천 52.9%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 “김 여사 고개 숙여야 당이 산다” 한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면서 당내에선 “김 여사가 사과해야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한 위원장에게 일반 국민으로서 여론을 잘 전달했고, 한 위원장도 다 알고 있다”며 “시기를 잘 봐서 (문제 해결을) 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박은식 비대위원은 앞서 내부 회의에서 김 여사 문제 해결에 대해 운을 뗐고 한 위원장은 공감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한다. 수도권 출마자들도 사과 요구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험지인 경기 수원에 출마하는 이수정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디올 백이 국고로 환수됐는지만 밝히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 출마 선언을 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김 여사가 고개를 숙여야 수도권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침묵 속 불편한 속내도 이날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마음이 편할 수야 있겠느냐”는 불편한 속내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기류도 감지됐다. 여권 관계자는 “김 여사가 최근의 논란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변인과 상의하는 등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대통령실에선 한 위원장의 이날 발언에 더해 전날 ‘김경율 서울 마포을 출마’ 발언에 대해선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에서 “공정성에 기반한 시스템 공천과 배치되지 않느냐”는 의견이 대통령실로 전달됐다고 한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 백’ 수수 의혹에 대해 “국민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이 김 여사의 ‘디올 백’ 의혹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총선을 83일 앞두고 여당에서 분출하는 김 여사 사과 요구에도 대통령실이 침묵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 위원장이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김건희 리스크를) 그냥 넘어갈 수 없다. (한 위원장이) 김 여사의 사과 등을 유도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가 디올 백과 관련해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는 질문에 “국민의힘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정당이고 또 그럴 때 강해지고 유능해지는 정당”이라고 답했다.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등이 제기한 김 여사 사과 요구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특히 한 위원장은 “그 문제는 기본적으로는 함정 몰카이고 처음부터 계획된 게 맞다”면서도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그래서 (대통령실) 제2부속실과 특별감찰관에 대한 검토 문제를 전향적으로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대위원장 지명 전인 지난해 12월 19일 김 여사 가방 수수 의혹 관련 질문에 “기본적으로 내용을 보면 몰카 공작이 맞지 않느냐”고만 했던 한 위원장의 태도가 30일 만에 바뀐 것이다.여당 내부에선 이날도 김 여사를 향한 사과 요구가 분출됐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실관계가 우리도, 국민도 궁금하지 않으냐. 사실관계를 말하고 사과하자는 것”이라며 “국민 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디올 백이 저기(김 여사의 주가 조작 연루 의혹)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김 여사의 사과를 촉구했다. 전날 김 비대위원은 프랑스 혁명을 촉발한 마리 앙투아네트 사례를 언급하며 “대통령이든 영부인이든 혹은 두 분 다 같이 입장을 표명하라”고 요구했다.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내 사과 요구에 대해 “오늘 사전회의나 비공개 회의 때 논의가 되진 않았다”면서도 김 비대위원의 전날 발언에 대해 “개인 의견으로는 많은 부분 공감하고 발언에 대해 존중한다”고 밝혔다.이날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특별히 드릴 입장이 없다”며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마음이 편할 수야 있겠느냐”고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정부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하더라도 증권거래세를 예정대로 내리기로 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적용되는 비과세 한도는 대폭 올린다. 또 상장 기업의 가업승계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상속세를 완화하는 방안도 시사했다. 정부가 최근 들어 세금과 전기요금, 은행 이자 등을 깎아주는 대책들을 수시로 발표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대책을 쏟아낸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를 주제로 열린 민생 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예금, 펀드 등 여러 금융상품을 한데 담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ISA의 가입 한도와 비과세 혜택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린다. 또 2025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투세 폐지 방침을 공식화하면서도, 금투세 도입을 전제로 단계적으로 인하해온 증권거래세는 내년까지 0.15%로 계속 내린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1일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을 완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달 17일까지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총 20여 건의 감세와 현금성 지원, 규제완화 대책을 발표했다. 굵직한 대책들을 발표한 일수만 따져도 거의 사흘에 한 번꼴이다. 대책의 상당 부분은 새해 경제정책방향 등 이미 예정된 ‘채널’이 아닌 고위급 당정협의나 대통령 참석 행사 같은 임시·일시적 성격의 행사에서 발표됐다. 이 중에는 금투세 폐지나 양도세 대주주 기준 완화 등 정부가 추진 사실을 부인했다가 며칠 안에 기류가 급변해 ‘깜짝’ 발표한 대책도 적지 않다. 한 달 새 발표된 대책들의 소요 재원은 이미 구체적으로 추산된 것만 10조 원 이상으로 분석된다. 아직 세수 감소 규모가 추산되지 않은 항목을 더하면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발표된 대책의 절반 이상은 향후 국회에서 관련법의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건전 재정을 내세우며 국민을 위한 예산을 꽁꽁 잠그더니, 총선이 다가오자 ‘돈 퍼주기’ 정부로 돌변했다”며 “국가 재정이 어찌 되든 총선만 이기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아니고서는 이렇게 마구잡이로 돈을 풀겠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의 민생 대책에 대해 총선용 선심성 공약이라는 야당의 비판은 ‘어거지(억지) 비판’”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있으면 정부가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도 공매도 금지 조치 등이 ‘총선용 선심성 정책’이라는 야당의 비판에 대해 “총선용 일시적인 금지 조치가 아니다”고 말했다.금투세 폐지-건보료 감면 등 최소 10조… “재원대책은 안보여” [총선앞 선심 대책 논란]정부, 한달새 20건 ‘감세-현금성 지원’금투세-증권거래세 年3조 稅 축소… 건보-전기료 감면 등도 잇달아 발표전문가 “기존 건전재정 기조에 역행”… 절반은 법개정 필요 현실성 논란 총선을 3개월 앞두고 대통령실과 정부가 감세를 중심으로 하는 민생 정책들을 사흘에 한 번꼴로 내놓고 있지만 재원 대책과 실현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한 달 동안 이어진 정책들로 세수만 최소 6조 원 넘게 줄어드는 데다 민간에서 투입되는 자금까지 합치면 소요 재원은 10조 원에 육박한다. 주요 정책들이 현실화되기 위해선 법률 개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국회 문턱을 넘으려면 야당의 협조도 필수적이다.● 한 달 새 발표 대책, 재원만 최소 10조 원 17일 열린 네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밝힌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혜택 확대, 증권거래세 인하 유지만으로 줄어드는 세금은 연간 3조7000억 원이 넘는다. 내년 시행 예정이었던 금투세가 없어지면 1년에 1조5000억 원의 세수가 사라진다. ISA 비과세 혜택 확대로 줄어드는 세수만 최대 3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미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낮춰지고 있는 증권거래세로 덜 걷히는 세금은 연평균 약 2조 원 규모다. 정부가 앞서 내놓은 정책들도 세수에는 마이너스(―)다. 정부는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액공제 연장과 시설투자 임시투자세액공제 1년 연장으로 총 2조5000억 원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윤 대통령이 원점 재검토를 지시한 91개 부담금 규모는 올해만 24조6000억 원에 이른다. 폐지되거나 수정되는 부담금 숫자에 따라 적게는 수천억 원, 많게는 수조 원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세수 감소 폭이 구체적으로 추산된 정책들만 꼽아봐도 줄어드는 세금이 6조 원이 넘는다. 여기에 전기요금 및 건강보험료 감면, 또 시중은행의 이자 환급 등 정부의 의지가 반영돼 민간 기업에서 부담하는 액수까지 합치면 소요 재원은 10조 원에 이른다. 이 중 정부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187만 명에게 최근 1년간 낸 이자의 일부를 돌려주기로 하면서 은행권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2조 원이다.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자 이자 환급, 소상공인 전기료 감면 등에는 정부나 공기업 재정이 실제로 투입된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기존의 건전재정 기조에 역행하는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며 “금투세 폐지로 세수가 줄어들면 세수 결손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데, 어떤 식으로 지출을 줄이겠다는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걷힌 세금은 이미 정부 예상치보다 59조 원 넘게 부족하다.● ‘정부 패싱’ 논란도 제기 또 현재 여소야대 지형에서 야당의 동의 없이는 실현되기 힘든 정책도 많다. 최근 한 달간 정부가 내놓은 민생 대책들 가운데 절반이 넘는 11개가 법 개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금투세 폐지는 당초 여야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정책이어서 야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날 야당에선 ‘선거 개입’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3월까지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에서 선심성 정책 발표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선거 개입 가능성이 있어 법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비공개 최고위회의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선 대통령실 주도로 총선용 대책이 나오면서 ‘부처 패싱(건너뛰기)’이란 말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이달 2일 직접 밝힌 금투세 폐지는 정작 같은 날 기획재정부가 엠바고(보도 시점 유예)를 걸고 언론에 배포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는 관련 내용이 한 글자도 담겨 있지 않았다. 기재부가 세제 주관 부처인 만큼 통상 경제정책방향에 각종 핵심 세제 개편안이 포함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었다. 금투세 폐지는 발표 2, 3일 전에야 기재부 고위급에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공매도 금지가 발표될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당시 대통령실 주도로 주말에 비공개 고위당정회의가 열린 뒤 금융위원회가 공매도 금지를 발표하면서 사실상 대통령실이 공매도 금지를 추진했다는 해석이 나왔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8년 인도를 방문한 것과 관련해 검찰에 고발된 사건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에 배당됐다. 형사1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수사 중이어서 전현직 대통령 부인에 대한 고발 사건을 동시에 수사하게 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이 김정숙 여사를 국고손실 및 업무상 횡령·배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형사1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김정숙 여사는 2018년 11월 3박 4일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해 세계적 관광지인 타지마할 등을 방문했다. 문 전 대통령은 동행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타지마할 혈세 관광”이라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고,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을 받았다”고 반박하는 등 공방을 벌였다. 이후 야권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에 대한 특검법을 추진하자,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 28일 김정숙 여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그는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을 위해 정부가 예비비 3억4000만 원을 추가로 배정한 것이 국고 손실 및 횡령·배임에 해당한다고 고발장에 적시했다. 또 김정숙 여사가 대통령전용기에 지인을 동승시킨 의혹이 있다며 직권남용 혐의도 고발장에 포함시켰다. 문 전 대통령의 측근인 한 민주당 의원은 17일 통화에서 “김 여사의 인도 순방은 필요한 정상 외교의 일환이었다. 인도 정부가 먼저 참석을 요구해서 방문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윤 대통령도 국회의원들이 해외를 방문할 때 공군 1호기를 내주겠다고 한 것 아니냐”며 “김 여사도 외교 활동이라 탄 건데 무엇이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고발 사건도 지난해 12월 형사 1부에 배당하고 수사 중이다.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는 김 여사가 2022년 9월 재미교포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 원 상당의 가방을 선물받았다며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고,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별히 드릴 입장이 없다”고 말했고, 여권 관계자는 “통상의 사건 절차대로 진행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신평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슬픔의 의미’라는 제목의 시에 ‘좋아요’를 17일 새벽 2시경 눌렀다. 신 변호사가 15일 작성한 이 시에는 ‘이제는 나의 때가 지나갔다고 헛헛한 발걸음 돌리니 슬픔의 쓰나미로 변한 과거 갑자기 거세게 밀어닥친다’ ‘슬픔의 격정에 몸을 떨면서 슬픔의 안에 숨은 애틋한 마음 애써 꺼내 너와 나의 굽은 사연들 조심스레 살핀다’ 등의 구절이 들어 있다. 신 변호사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새벽 4시경 일어나 보니 윤 대통령의 ‘좋아요’가 눌러져 있었다”며 “윤 대통령이 새벽 2시경 눌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때를 돌이켜보면 새벽 늦은 시간에 윤 대통령과 연락을 했다”며 “윤 대통령은 새벽 늦게까지 저와 소통을 하고 바로 선거 유세를 나가는 초인적 인내심을 발휘했다”고 말했다.신 변호사는 “지난 대선 때 정말 이 나라를 구한다는 심정으로 윤 대통령이나 저나 눈앞에 보이는 게 없었다”며 “그때 우리가 늦은 밤에 연락도 주고받고 했던 때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바라는 마음도 전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열심히 하려는 거 같은데 ‘엇박자’가 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좀 모르겠다”며 “국정을 잘 하기를, 잘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신 변호사는 해당 시에 대해서는 “정치적 의미가 있는 건 절대 아니다”며 “언젠가부터 조용하게 내 삶을 마무리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조용하게 지내오고 있는 그런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신 변호사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다. 그러나 신 변호사가 지난해 8월 정치 평론을 하며 윤 대통령의 신당 창당설 등을 제기하자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윤 대통령에게는 멘토가 없다”며 신 변호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금융시장 수익과 관련해 “세제개혁을 좀 과감하게 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를 주제로 한 열린 네 번째 민생토론회에 참석해 “금융상품시장은 전 세계에 오픈돼 어디든 들어가 구입할 수 있다. 세제가 합리적으로 잘 된 나라에 비해 우리가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면 당연히 우리 시장의 물이 마르게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시장이란 기업과 국민이 상생하는 기회의 장인데 여기 물이 마르게 되면 우리 기업도 어려워지고 더 고액의 이자를 부담하면서 자금 조달을 해야 되고 우리 국민의 자산형성 기회가 마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해서 과감한 조치를 주문했다.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ISA의 가입 대상과 비과세 한도를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기업은 쉽게 자본을 조달하고 국민은 투자를 통해 과실을 공유하며 번영을 이룩한 미국 경제를 벤치마킹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윤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우리 주식시장은 매우 저평가됐다”며 “우리 시장 역시 다른 나라 시장과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 지않는 자본시장 규제를 과감하게 혁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드러난 해외투자은행의 불법 공매도를 엄중히 조사하여 처벌하고 또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며 “이것은 총선용 일시적 금지 조치가 아니라 여기에 대해서 확실한 부작용 차단 조치가 구축되지 않으면 다시 재개할 뜻이 우리 정부는 전혀없다”고 했다.윤 대통령은 고금리 상황에서 국민 이자 부담 경감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은행권 사상 최대 이익에 대해 고금리를 등에 업고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난들이 있어왔다”며 “반도체 회사의 수익이 한 6조 원 정도고, 그 수익도 다시 재투자가 돼야 하는데 은행권 수익이 한 60조 원에 달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들이 있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 저는 취임 직후부터 경쟁을 통해 국민의 이자 부담이 경감될 수 있도록 대출이자와 상환 조건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민이 이러한 정보를 비교해서 판단할 수 있는 플랫폼 마련을 지시한 바 있다”며 “금융상품을 선택하고, 또 바꾸고 하는데 있어서 금융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이 이뤄질 수 있는 그런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을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91개에 달하는 현행 부담금을 전수 조사해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기획재정부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준조세’ 지적을 받으면서도 계속 덩치가 커지며 올해 24조6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법정 부담금 제도가 1961년 제도 도입 이래 63년 만에 전면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행위에 예외적으로 부과하는 것이 부담금이지, 재원 조달이 용이하다는 이유로 부담금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이어 “환경 오염을 막거나 국민 건강을 증진하는 긍정적인 부담금도 물론 있지만 ‘준조세’나 ‘그림자 조세’로 악용되는 부담금이 도처에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부담금은 특정 공익사업에 필요한 재원 조달을 위해 이용자에게 조세와는 별도로 걷는 비용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부담금 징수 계획은 총 91개 항목, 24조6157억 원이다. 부담금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1년 전보다 금액이 12.7% 늘었고 항목도 1개가 추가됐다. 윤 대통령은 “역동적이고 지속가능한 자유시장경제를 위해 자유로운 경제 의지를 과도하게 위축시키는 부담금은 과감하게 없애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부담금 개편은 민생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올해 진행할 부담금 평가에서는 영화상영관 입장권부과금이나 국제교류기여금, 출국납부금 등이 우선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영화관 입장권 가격의 3%인 입장권부과금은 영화발전기금 조성에 쓰이는데 영화 관련 사업자들이 내야 할 돈을 관람객이 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여권을 발급할 때 1만5000원(10년 유효 복수여권 기준)씩 부과되는 국제교류기여금, 출국자에게 1만1000원이 부과되는 출국납부금 역시 비슷한 논란이 이어져 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해 8월 ‘법정부담금 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연구’를 통해 이들 3개 부담금은 물론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 국민건강증진 부담금, 지하수이용 부담금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정된 부담금 점검, 평가를 신속히 추진해 올해 안에 개편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 안팎에서는 실제 폐지할 수 있는 부담금의 규모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담금이 뚜렷한 목적성을 가지는 경우가 많고 폐지할 경우 결국 세금으로 이 구멍을 메꿔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올해 부담금 수를 부처별로 보면 환경부가 20개로 가장 많고 이어 국토교통부 16개 , 산업통상자원부 9개 등인데 부담금 개편을 위해서는 이들 부처와의 협의는 물론 법 개정도 필요하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부담금을 재원으로 쓰는 공공기관 중에는 시장과 업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 적지 않다”며 “준조세 성격의 부담금이 줄어들면 결국 세수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걷힐 부담금 가운데 18조 원이 중앙정부 기금에 활용될 예정인데 이는 올해 전체 기금 예산의 8.3%에 이른다. 총선을 앞둔 정부가 ‘민생’을 외치며 부담금까지 없애겠다고 나섰지만 결국 감세를 통한 표심 잡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말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 기준을 완화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윤 대통령이 직접 증시 개장식을 찾아 시행 1년을 앞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야당의 반발을 무릅쓰면서 1400만 명에 이르는 개인투자자 표심을 공략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4월 총선을 앞두고 느닷없이 꺼내 든 총선용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국정이 총선을 위한 도구로밖에 보이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심각한 저출산 문제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렸다.”4월 총선을 앞두고 복수의 여권 관계자는 저출산 문제를 화두로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노동, 교육, 연금의 3대 구조개혁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저출산 문제의 해결”이라고 지적한 뒤로 여권 전체가 저출산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결혼과 출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층 표심을 겨냥했다는 해석도 나온다.여권 중량급 인사인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헝가리 모델 저출산 대책을 이제부터라도 본격적으로 치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일하며 헝가리 모델에 주목했던 이유는 아주 분명하다. 성공적인 정책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형 모델로 진화시켜 결혼 시 2억 원을 20년 동안 연 1% 수준 초저리로 대출해주고, 자녀를 1명 낳을 때마다 3분의 1씩 원금을 탕감해주자는 것이 내 아이디어였다”고 강조했다.나 전 의원은 “저출산을 악화시키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바로 안정적인 주택 마련에 대한 부담이 가져오는 결혼 포기”라며 “젊은 세대가 결혼으로 가정을 꾸리기도 벅찬 상황에서 출산율이 오르길 바라는 것은 허무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22대 국회에서 일할 기회를 허락해주신다면, 당연히 내 1호 의정 활동은 파격적이면서 동시에 효과적인 저출산 대책 마련이 될 것”이라며 “그것(저출산 대책)만큼은 책임지고 여당과 야당을 설득해내겠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여당인 국민의힘도 총선 공약을 총괄하는 공약개발본부 공동총괄본부장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 출신인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발탁하면서 저출산 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홍 교수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2대 총선 공약개발본부 출범식에서 “절박한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와 여당이 발 벗고 과감한 정책을 제안하고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앞서 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만큼 우리나라 저출산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저출산의 원인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파악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훌륭한 교육정책, 돌봄정책, 복지정책, 주거정책, 고용정책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법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20여 년 이상의 경험으로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며 특단의 대책을 당부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에 ‘대기업 퍼주기’라는 말이 있지만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 수원시 성균관대 반도체관에서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한 민생토론회에서 “큰 기업 도와주고 어려운 사람 힘들게 만드는 거 아니냐는 그런 얘기는 거짓 선동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세액공제로 반도체 기업의 투자가 확대되면 관련 생태계 전체 기업의 수익과 일자리가 엄청나게 늘고, 국가 세수도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을 ‘선각자’로 언급하며 반도체 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엔 정말 선각자들이 있었다”며 “박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전 당시 서울시 1년 예산에 준하는 정도를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기로 하고,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 그 자금을 조성해 삼성 이병철 회장에게 반도체 사업을 시작하도록 밀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당시 일본에서 고집적 회로가 칩으로 바뀌면서 미국으로부터 많은 물량을 수주받아 생산하는 것을 보고 ‘여기(반도체)에 우리가 한번 국운을 걸어야겠다’고 시작해 많은 부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초기에는) 미래 세대에 어떤 기회를 창출해 줄지 얼마나 잘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가 당시 미래 세대에 얼마나 큰 기회의 문을 열어줬나”라고 강조했다. 학창 시절 일본 소니 창업자인 모리타 아키오의 자서전을 읽었던 일도 소개하며 “젊은 사람이 가져야 할 가장 큰 덕목은 도전정신이다. 여러분의 도전은 여러분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소, 대학, 국가가 함께 하는 도전”이라고 말했다. 민생토론회에선 반도체 업계 관계자 및 연구자, 학생들이 다양한 제언을 쏟아냈다. 김경륜 삼성전자 DS부문 상무는 “인재들이 의대나 약대에 진학하는 일이 많다고 하고, 공대에 진학하는 학생조차도 의대로 전향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며 “반도체를 전공하는 학생이 더 많은 기회를 갖고 꿈을 펼치는 현장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이우경 ASML 코리아 대표는 “반도체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도입 초기에 고압 가스 관련 규제로 고충이 있었다”며 “앞으로 새로운 규제도 (새로운 장비 도입과 투자를)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수원을 포함해 이달 세 차례 열린 민생토론회 모두 국민의힘 열세 지역으로 꼽히는 경기에서 열린 것을 두고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경기 지역 표심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정책 방향이 발표된 첫 민생토론회는 4일 용인시에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발표한 두 번째 토론회는 10일 고양시에서 개최됐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 천안함에서 작전관으로 근무했던 박연수 중령이 신형 천안함의 차기 함장으로 취임한다. 15일 해군에 따르면 박 중령은 지난해 말 해군 장교보직심사위원회를 통해 천안함 함장으로 선발돼 다음 주 취임한다. 해군은 박 중령이 천안함에 근무했던 만큼 상징성이 크고 임무 수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침 사건 당시 천안함을 이끌었던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박 중령의 함장 취임을 축하했다. 박 중령은 천안함 폭침 당시 작전관이자 함교 당직사관으로 근무 중이었다. 최 전 함장에 따르면 당시 대위였던 박 중령은 배가 직각으로 기운 상황에서 함교 당직자 7명 전원을 외부로 빠져나가도록 도왔다. 배에서 이탈한 후에도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최 전 함장은 박 중령에게 “서해에 뿌려진 전우들의 눈물을 잊지 말고 굳건히 이 나라 이 바다를 지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중령이 이끌게 된 신형 천안함은 지난해 5월 해군에 인도돼 취역한 2800t급 호위함이다. 길이 122m, 폭 14m, 높이 35m, 최고 속력 30노트(시속 약 55km)로 해상작전헬기 1대와 5인치 함포, 함대함유도탄 등 무기를 탑재했다. 또 2011년 해군이 구입한 ‘3·26 기관총’ 18정 가운데 2정도 탑재됐다. 3·26 기관총 18정은 천안함 피격 당시 전사한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씨가 아들의 사망보험금 1억 원과 성금 898만여 원을 기부해 구입한 것이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가 15일 전세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주택 임대차 계약 체결 때 계약 확정일자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을 잔금을 치르고 전입신고를 완료한 다음 날에서 전입신고 당일로 앞당기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확정일자 효력이 잔금을 치른 다음 날부터 발생해 그사이 세입자 몰래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은행 등이 선순위 채권자가 돼 세입자가 전세금을 보호받지 못하는 사기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법무부와 국토교통부도 이런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통합위는 이날 “현행 주택임대차의 대항력은 다음 날(익일 0시)부터 효력이 발생해 인도 당일에 대출이나 주택 매매 등 사기 행위로부터 임차인이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해왔다”며 대항력의 발생 시점을 기존 ‘익일 0시’에서 ‘당일 0시’로 변경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그러면서 “제도가 개정되면 325만 주택 임차인의 권리보호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항력은 계약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는 법률상 권리를 뜻한다. 현재 전세 세입자는 주택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잔금을 치른 후 주민센터에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아야 대항력을 갖는다. 임대인이 인도 당일 제3자로부터 대출을 받고 저당권을 설정할 경우 임차인의 전세권이 후순위로 밀리는 문제점이 누적돼 왔다. 다만 통합위는 대항력 발생 시점을 당일로 바꾸려면 임차인(세입자)이 주택 인도와 주민등록을 모두 마칠 것으로 예정된 날을 사전 신고하고, 실제 주택 인도와 주민등록을 예정일에 마치도록 했다. 법무부는 국민 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과 이해관계자 입장을 고려해 국토부와 함께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 천안함에서 작전관으로 근무했던 박연수 중령이 신형 천안함의 차기 함장으로 취임한다.15일 해군에 따르면 박 중령은 지난해 말 해군 장교보직심사위원회를 통해 천안함 함장으로 선발돼 다음 주 취임한다. 해군은 박 중령이 천안함에 근무했던 만큼 상징성이 크고 임무 수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폭침 사건 당시 천안함을 이끌었던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박 중령의 함장 취임을 축하했다. 박 중령은 천안함 폭침 당시 작전관이자 함교 당직사관으로 근무 중이었다.최 전 함장에 따르면 당시 대위였던 박 중령은 배가 직각으로 기운 상황에서 함교 당직자 7명 전원을 외부로 빠져나가도록 도왔다. 배에서 이탈한 후에도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최 전 함장은 박 중령에게 “서해에 뿌려진 전우들의 눈물을 잊지 말고 굳건히 이 나라 이 바다를 지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박 중령이 이끌게 된 신형 천안함은 2800t급 호위함이다. 길이 122m, 폭 14m, 높이 35m, 최고 속력 30노트(시속 55㎞)로 해상작전헬기 1대와 5인치 함포, 함대함유도탄 등 무기를 탑재했다. 또 2011년 해군이 구입한 ‘3·26 기관총’ 18정 가운데 2정도 탑재됐다. 3·26 기관총 18정은 천안함 피격 당시 전사한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씨가 아들의 사망보험금 1억 원과 성금 898만여 원을 기부해 구입한 것이다.신형 천안함은 지난해 5월 해군에 인도돼 취역했다. 7개월 동안의 함정 성능 확인, 작전수행능력 평가, 전투력 종합평가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23일부터 해군 2함대사령부에 작전배치됐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