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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의 법칙(반도체 집적도가 2년마다 두 배 증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계속 발전하고 있고, 사실 꽤 잘되고 있어요.” ‘반도체 설계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가 7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 인공지능(AI) 포럼’의 기조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켈러 CEO는 AMD, 애플, 테슬라, 인텔 등을 거치며 고성능 반도체 설계를 주도해온 인물이다. 그는 각종 기술을 통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성능 혁신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켈러 CEO는 리스크 파이브(RISC-Ⅴ),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등을 통해 고성능·저전력 차세대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RISC-Ⅴ는 반도체 개발을 위해 필요한 명령어 집합으로 별도의 라이선스 비용 없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공개돼 있다. 이를 기반으로 누구나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 켈러 CEO는 “칩렛(여러 칩 조각을 생산한 뒤 하나로 묶는 패키징)을 통해 AI 프로그램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패키징 기술이 반도체 혁신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초거대 AI’를 주제로 AI 포럼을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컴퓨터공학 등 첨단기술의 연구동향을 공유하는 AI 포럼을 7회째 열어오고 있다. 올해 포럼에는 세계 석학과 전문가, 학생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DS)부문장(사장)은 온라인 개회사를 통해 “생성형 AI 기술이 인류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수단으로 급부상하며 기술의 안전과 신뢰, 지속가능성에 대한 더 심도 깊은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AI 컴퓨팅 시스템의 핵심 부품을 통해 AI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실제로 전·후공정 혁신을 통한 AI 반도체 성능 개선을 추진 중이다. SAIT(옛 종합기술원)에서 원천기술 연구를 통해 차세대 AI 반도체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거나 차세대 소재 등을 연구 중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에 쓰이는 트랜지스터 크기를 줄이고, 패키징 등에 신소재를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AI 반도체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AI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보다 25%가량 성장한 553억 달러(약 72조4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27년에는 1120억 달러(약 146조72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마더팩토리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생산전략 재편은 해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반도체 업계의 미국 인텔과 대만 TSMC, 독일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 등은 가장 눈에 띄는 기업들이다. 이들은 글로벌 생산거점을 적극 확장하면서도 제품 설계, 연구개발(R&D) 등 핵심 기능을 갖춘 ‘마더 팩토리’는 본국에 유지하고 있다. 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인텔이 지난해 4월 30억 달러(약 3조9000억 원)를 투입해 증설한 미국 오리건주 연구공장을 포함한 ‘고든 무어 파크’가 대표적인 마더팩토리 중 하나다. 인텔은 3년에 걸친 증설을 마치고 공장을 포함한 500에이커(약 202만 ㎡) 규모 부지에 공동 창업자 고든 무어의 이름을 붙였다. 인텔은 고든 무어 파크에 위치한 반도체 생산 시설 D1X를 확장했다. 인텔의 글로벌 기술 개발 본부에 해당하는 공장이다. 내년 하반기(7∼12월) 이곳에서 초미세공정 운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당초 계획이던 2025년보다 앞당겼다. 인텔의 마더 팩토리에 대한 투자는 유럽에 대한 대규모 반도체 공장 투자 계획 발표와 함께 이뤄졌다. 인텔은 지난해 초 향후 10년간 800억 유로(약 112조 원)를 투입해 유럽 전역에 반도체 생산 공장과 연구시설을 짓겠다고 밝혔다.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 앞서 두뇌 역할을 하는 마더팩토리의 기반을 먼저 다져둔 셈이다. 칩스법(Chip’s Act)을 통해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에 유치하려는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결을 같이한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 TSMC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일본 구마모토현 등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잇달아 짓고 있다. 독일 정부와도 보조금 지원을 통한 반도체 공장 구축을 논의하는 등 해외에서 공격적으로 생산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TSMC는 그러나 2025년 양산을 준비 중인 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과 현재 개발 중인 1.4nm 공정은 모두 대만 내 생산기지에 맡길 계획이다. 쯔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TSMC는 1.4나노 반도체 공장을 타이중시 중부과학단지에 구축한다. 마더팩토리는 본국에 남겨 기술 격차를 유지한다는 구상이다. 아시아,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생산을 늘리려는 유럽에서도 마더팩토리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독일 최대 반도체 기업 인피니언도 50억 유로(약 7조 원)를 투입해 올 5월부터 독일 드레스덴에 ‘스마트 파워랩’을 짓기 시작했다. 드레스덴은 반도체 기업 2500여 곳이 모인 유럽의 반도체 허브로 ‘실리콘 작소니’로 불린다. 인피니언은 기존 생산시설(4만 ㎡)에 붙은 2만 ㎡ 규모에 클린룸을 구축해 신재생에너지 시설, 전기차용 반도체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인피니언이 마더팩토리 구축에 창사 이래 최대 규모 투자를 단행할 수 있었던 것은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반도체법을 통해 10억 유로(약 1조4000억 원)를 지원한 덕분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현행법에 관련 규정이 없어 국내 생산이 불가능했던 ‘바이오차’(바이오매스+차콜)의 상용화가 추진된다. 전기자동차 잉여 전력을 다른 전기차 이용자에게 파는 새로운 전력 거래 모델도 실증에 나선다.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통해 47건의 과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자원순환, 수소·에너지, 생활편의 분야에서 대한상의가 접수한 과제 27건이 포함됐다. ‘가축분뇨 활용 친환경 바이오차 생산·판매’ 과제가 규제샌드박스 승인을 받으며 국내 첫 바이오차 상용화에 나선다. 바이오차는 소, 닭 등 가축의 분뇨를 350도 이상 고온으로 열분해해 일종의 숯으로 만든 것이다. 가축 분뇨는 악취, 환경오염 등을 일으키지만 바이오차로 만들면 비료로 쓸 수 있고 대기 중의 탄소를 흡수해 탄소농도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가축분뇨법 시행규칙에 열분해 시설에 대한 기준이 없어 한국에서는 가축분뇨 바이오차 생산이 불가능했다. 규제샌드박스 승인을 받은 바이오씨앤씨, 경동개발은 강원, 전남, 전북 등에 가축분뇨 열분해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전기차 소유자가 잉여 전력을 다른 전기차 이용자에게 찾아가 판매하는 ‘V2V 기반 전기차 충전 플랫폼 서비스’도 샌드박스 승인을 받았다. 전기사업법은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면 전력 거래를 전력 시장에서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플랫폼을 통한 잉여 전력 판매가 불가능하다. 산업부는 신청 기업이 전기신사업 등록을 하고 전력판매자로부터 전력을 구매해 충전사업을 하는 방식으로 실증특례를 수용했다. 티비유-기아 컨소시엄은 서울, 경기, 제주, 경북 포항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2일 화물 사업 분리 매각 등의 안건을 의결해 대한항공과의 통합에 한 발 더 나아갔다. 항공업계에서는 “최종 통합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다”는 시각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과 관련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유럽 집행위원회(EC)는 일부 여객 노선과 한국∼유럽 전체 화물 노선의 독점 가능성을 강한 어조로 우려해 왔다.● 화물 사업 매각도 산 넘어 산 이번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결의로 화물 사업 독점성 해소에 대해서는 대한항공이 EC를 설득할 근거가 마련됐다. 그러나 화물 사업을 실제 매각하려면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 기업 가치 하락을 이유로 아시아나항공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2일 전날 대비 8.68% 내린 1만2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채권자들이 분리 매각에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뚜렷한 인수자가 나타날지도 변수다. 아시아나항공의 주력 화물기인 B747은 평균 27년 이상 된 항공기들이어서 인수 매력이 떨어진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내년 12월까지 아시아나의 화물 사업 매각을 끝내야 하는데, 시간을 끌수록 불리해져 제값을 받지 못하고 화물 사업을 팔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을 매각하면 화물기 조종사와 관련 인력들은 회사를 떠나야 한다. 사실상의 구조조정이나 다름없다. 노조의 반대가 거센 이유다. 대한항공은 “고용 승계 및 유지 조건으로 화물 사업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최종 인수자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미지수다.● 유럽과 미국 승인까진 “아직 멀었다” EC는 화물 사업 외에 여객 노선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신중한 입장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은 한국∼유럽 4개 여객 노선(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운수권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하는 것을 넘어 항공기(A330) 대여 및 인력 파견(조종사 100명 포함)까지 약속한 상태다. 하지만 EC는 최근 대한항공 측에 “티웨이항공의 영속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티웨이항공이 장거리 노선 운영에 익숙하지 않고, 항공기와 인력 및 정비 등이 부족하며, 재무 상태도 탄탄하지 못하기에 아시아나항공의 대체자로 역할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도 변수다.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절차에 착수한 이래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국 가운데 EU와 미국, 일본 외의 11개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미국 경쟁당국인 법무부(DOJ)는 최근 대한항공과의 회의에서 “EC에 제출한 최종 시정안이 DOJ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C가 허가를 내주면 미국은 자연스럽게 통합 승인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다르다. 미국은 경쟁제한성이 우려되면 소송을 제기한다. 소송이 일단 진행되면 수년이 걸려 통합은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은 “앞으로는 양사의 이행 노력에 따라 심사 결과가 좌우될 것”이라며 “조속한 심사 종결을 돕기 위해 두 회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LG전자가 스마트 TV의 운영체제(OS)를 적용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현대자동차에 공급한다. 이를 통해 내년에 나올 제네시스 GV80 신모델에서는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고화질 콘텐츠를 끊김 없이 볼 수 있게 된다. LG전자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과 ‘무형(Non-HW)’ 솔루션 비중을 늘리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LG전자는 내년 출시될 제네시스 GV80과 GV80 쿠페 신모델에 웹OS 콘텐츠 플랫폼을 차량용으로 최적화한 인포테인먼트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웹OS는 LG전자의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OS다. LG전자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 웹OS를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는 리모컨 대신 접촉이 중심이 되는 차량 내 환경에 맞춰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을 최적화했다. 유튜브와 협력해 인포테인먼트에서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에선 크롬 같은 웹에서 유튜브를 접속해야 해 자주 끊겼는데, 그런 문제점을 개선한 것이다. 또 스마트폰, TV 등과 연동되기 때문에 보던 콘텐츠를 이어서 볼 수도 있다. 운전석에서 볼 수 있는 전면 내비게이션 화면은 주차(P단) 상황에서만 영상을 볼 수 있다. LG전자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B2B 사업과 무형 솔루션 비중 확대를 꼽고 있다. B2B 사업은 자동차부품(전장)과 냉난방 공조 시스템, 붙박이(빌트인) 가전, 사이니지(전광판) 등을 중심으로 육성하고 있다. 무형 솔루션에는 웹OS와 스마트홈, 구독·렌털 등의 사업이 포함된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7월 전 세계 2억 대의 스마트 TV에 사용 중인 웹OS를 다른 제품군에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이니지, 모니터 등에 이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도 적용하면서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향후 다른 차종 및 다른 완성차 업체에도 웹OS를 탑재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 유튜브뿐만 아니라 다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과도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LG전자의 신(新)성장동력 육성 전략은 실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1∼9월 LG전자 매출 중 전장, 냉난방 공조 등 B2B 사업 비중은 30%대 중반을 차지했다. 2021년의 경우 매출에서 B2B가 차지하는 비중은 14% 수준이었다. LG전자는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가 2030년 B2B 매출을 40조 원 이상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B2B 사업에선 특히 전장(VS) 부문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VS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 2조5035억 원, 영업이익 1349억 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작성했다. 매출은 3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LG전자는 올해 VS사업본부 매출이 10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말 수주잔액은 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건조기를 사용하는 남성 고객의 에어컨 총 사용 시간은 얼마야?” “2만4892.3분입니다.” LG전자가 제품 기획·개발을 위한 고객 데이터 분석에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적용한다. 위 대화처럼 고객의 사용 패턴에 대한 질문을 입력하면 AI 모델이 최근 3년간 고객들이 실제 사용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답을 내놓는다. 1일 LG전자에 따르면 생활가전(H&A)사업본부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사내 데이터베이스 분석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재 개념증명(PoC·Proof of Concept)을 마친 상태로 연내 구성원들에게 시스템을 개방할 계획이다. H&A사업본부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에 대한 특허 출원 절차도 밟고 있다. AI 시스템 이름은 질문을 통해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찾는다는 의미를 담아 ‘찾다(CHATDA·CHAT based Data Analytics)’로 정했다. 찾다는 챗GPT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제품 기획이나 개발을 맡은 직원은 ‘LG전자 고객이 가장 많이 쓰는 세탁 코스는 뭐지?’, ‘일일 평균 건조기 사용 시간은 몇 분이지?’, ‘주중과 주말의 식기세척기 사용 패턴의 차이는 있나?’ 등의 질문을 입력한다. 그러면 AI가 최근 3년간 고객들이 가장 많이 쓴 특정 세탁 코스와 건조기 사용 시간, 식기세척기 사용 시간 등을 답으로 내놓는다.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해 데이터 분석 코드를 생성하고, 코드를 데이터베이스 환경에서 실행시켜 값을 찾아 전달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빅데이터 분석을 위해 코드 작성 등 프로그래밍 지식이 필요했던 영역이다. 지난해 11월 챗GPT가 공개된 뒤 LG전자는 데이터 분석 등의 업무에 이를 사용할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외부 서비스를 활용할 경우 보안에 취약할 수 있고, 챗GPT가 불확실한 답변을 내놓는 문제 등이 제기돼 자체 AI 개발로 선회했다. 찾다는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주어진 답을 찾기 때문에 부정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사내 분석 환경에서만 쓰기 때문에 민감한 정보의 유출도 막을 수 있다. 고객들의 각 기기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는 암호화돼 있다. 그 때문에 데이터 전문가가 가공하는 과정(전처리)을 거친 뒤에야 찾다에서 사용한다. 찾다는 LG전자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디지털 전환(DX)의 일환이다. LG전자는 2017년부터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주요 생활가전에 무선인터넷을 탑재해 고객 제품 데이터를 확보해 오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 양이 방대해 전문가가 아닌 직원들이 활용하기는 쉽지 않았다. LG전자는 찾다를 통해 개발자나 데이터과학 전문가가 아닌 직원도 빅데이터를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기술 변화 등의 트렌드에 직원들이 적극 대응하길 기대하고 있다. 향후 H&A사업본부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본부로도 찾다를 확장할 계획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애플이 3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기술이 적용된 PC용 칩을 공개했다. 전작 대비 속도와 효율이 향상된 칩은 애플이 함께 공개한 PC 신제품에 탑재된다. 애플은 31일 온라인 행사 ‘겁나게 빠르게(Scary fast)’를 열고 자체 개발한 차세대 칩 M3, M3 프로, M3 맥스 제품군을 선보였다. M3는 3nm 공정 기술로 제작된 최초의 PC용 칩이다. 애플은 M3의 중앙처리장치(CPU) 성능과 효율 코어가 M1 대비 각각 30%, 50%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이나 영상 작업 등에 쓰이는 뉴럴 엔진도 M1 대비 60% 개선됐다. 애플은 이날 신제품 소개 영상에서 “인텔보다 최대 11배 빠르다”며 경쟁사를 언급해 성능을 강조하기도 했다. 애플은 M3 시리즈 칩을 탑재한 노트북 ‘맥북 프로’와 올인원 데스크톱 ‘아이맥’ 신제품도 이날 함께 공개했다. 맥북 프로는 올 1월, 아이맥은 2021년 4월 이후 새로 나온 제품이다. 맥북 프로는 239만 원, 아이맥은 199만 원부터 시작한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으로 물꼬를 튼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협력에서 성과를 내려면 고위 관료 회담의 정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30일 한국경제인협회는 단국대 GCC국가연구소에 의뢰한 ‘한국-사우디아라비아 경제협력 확대 방안’ 보고서를 통해 ‘부족주의’가 강한 사우디의 문화를 고려해 정상 간 ‘와스타(Wasta·인간관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경협은 정상외교 및 고위급 관료 회담을 정례화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한국 정부와 한국 기업이 함께 사우디 정부에 협력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협은 대형 건설 및 인프라, 정보통신기술(ICT), 친환경 에너지 등에서 적극 협력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사우디는 ‘비전 2030’ 등의 경제계획을 통해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방식의 산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한경협은 국토교통부가 주도해 공기업, 민간 건설사 등이 참여한 대규모 수주지원단 ‘원팀 코리아’를 중심으로 사우디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ICT 산업에서는 사이버보안, 스마트시티, 클라우드 등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가진 부문뿐만 아니라 공공부문 디지털 전환에서도 협력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삼성전자가 2003년 출시한 ‘애니콜 벤츠폰(SGH-E700)’과 닮은 ‘갤럭시 Z플립5 레트로’를 다음 달 1일 출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애니콜 벤츠폰은 내장형 안테나 디자인을 사용하는 등 고급화 전략으로 1000만 대 이상 판매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플립5 레트로 제품에 애니콜 벤츠폰을 연상시킬 수 있도록 외관 색상에 인디고 블루와 실버를 사용했다. 픽셀 그래픽을 재해석한 스크린 테마도 탑재했다. 플립5 레트로는 한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호주 등 6개국에서 한정 수량 판매할 예정이다. 가격은 159만9400원.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19일 찾은 강원 동해시 LS전선 동해사업장의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전용 공장.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172m 수직연속압출시스템(VCV) 타워를 갖춘 이곳은 LS전선의 글로벌 HVDC 프로젝트 수주 전진기지다. 고객사의 주문에 맞춰 해저케이블의 제조·시공 턴키(일괄 수주) 계약이 가능한 글로벌 5개 기업 중 한 곳인 LS전선은 아시아, 유럽, 북미 시장에서 각종 해저케이블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수주잔액은 3조7949억 원 규모다. LS전선은 5월 준공한 VCV 타워를 이날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했다. 연면적 3만4816㎡ 규모의 4공장에 갖춰진 VCV 타워에서는 해저케이블에 절연물질을 감싸는 작업을 케이블을 수직 상태로 놓고 할 수 있다. 케이블은 90개 이상의 구리선을 가늘게 꼰 도체를 폴리에틸렌(PE), 스틸와이어, 아스팔트, 플라스틱 등으로 감싸 만든다. 100도가 넘는 PE를 압출했을 때 수평 상태로 작업하면 중력 때문에 균질한 품질로 만들 수 없다. 그래서 케이블 업계는 얼마나 높은 수직 타워를 갖췄는지를 경쟁력으로 꼽는다. VCV 타워를 구축한 뒤 LS전선은 기존에 없던 525kV(킬로볼트) 해저케이블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수 있게 됐다. 여상철 LS전선 공장장은 “최근 525kV 해저케이블 계약을 수주해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S전선 동해사업장에 위치한 1∼4공장에서 생산한 해저케이블은 육교처럼 생긴 ‘갱웨이’와 케이블을 감아 보관하는 ‘턴테이블’을 거쳐 동해항으로 향한다. 동해항에서는 포설선(케이블을 싣고 해저에 설치할 수 있는 장치를 갖춘 배)에 실려 목적지로 이동한다. 이날 LS전선 사업장에서 나온 154kV 해저케이블은 동해항에 정박 중인 LS마린솔루션 포설선에 실렸다. 분당 7, 8m 속도로 배에 실린 해저케이블은 전남 신안군 비금도 인근 태양광발전 단지에서 생산한 전기를 송전하는 용도로 쓰일 예정이다. LS전선은 올 8월 KT서브마린을 인수해 사명을 LS마린솔루션으로 바꿨다. 해상풍력 시장에 진출할 때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2008년 해저케이블 사업에 뛰어든 LS전선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프랑스 넥상스,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등 글로벌 해저케이블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2009년 11월 동해시에 공장을 처음 지은 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해저케이블 2∼4공장을 확대해온 결과다.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커지며 최근 바다 위 대규모 해상풍력단지를 잇는 직류(DC) 케이블 수요도 증가한 상황에서 LS전선은 자회사 LS마린솔루션, LS전선아시아와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42.5%까지 확대하기로 하며 HDVC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는 1960, 70년대 구축된 노후 송전망의 교체 수요가 큰 상황이다. 김형원 LS전선 에너지·시공사업본부장(부사장)은 “미국의 해저케이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 투자 결정이 임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동해=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지금까지는 ‘배터리를 어디서 어떻게 만들지’ 고민했다면, 앞으론 ‘다 쓴 배터리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큰 관심사가 될 겁니다.”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이 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뛰어든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이 다하기 시작하는 2025∼2027년 본격적으로 성장할 폐배터리 시장을 놓고 기업들이 선점 경쟁에 나섰다. ‘도시광산’이라고도 불리는 폐배터리에서 고가의 희귀광물을 다시 채굴해 재활용하는 사업은 분명 성장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무슨 배터리를, 어떤 기술로 다시 쓸지 불투명하다. 폐배터리 회수, 보관, 평가, 재활용·재사용, 폐기 등 전 과정을 아우르는 규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도 정부와 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다.》 22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GS, 두산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었다. 완성차 업체들과 함께 전기차 시대를 주도 중인 ‘K배터리’ 3사는 국내외 파트너들과 손을 잡고 배터리 재사용·재활용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 라이사이클, 중국에서 화유코발트와 손잡고 폐배터리 재활용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선 오창 에너지플랜트, 제주월드컵경기장 등에 폐배터리를 활용한 전기차 인프라를 구축했다. 삼성SDI는 2019년 국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공정 스크랩(부스러기)에서 코발트, 니켈, 리튬 등을 회수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폐배터리 전문 기업 성일하이텍의 지분 8.73%도 확보했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성일하이텍과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성일하이텍의 코발트, 니켈, 망간 회수 기술에 자체 개발한 수산화리튬 회수 기술을 더할 계획이다. 비(非)배터리사도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그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현대글로비스가 세계 곳곳의 폐차장 등에서 발생한 폐배터리를 수거·운반해 오면 현대차가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사용하거나 현대모비스가 중고 배터리 등으로 다시 제조한다. 포스코와 GS는 합작법인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를 세워 폐배터리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향후 배터리 진단, 평가, 재사용 등을 아우르는 배터리 생애주기 데이터 활용 서비스(BaaS) 사업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폐배터리에서 리튬을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한 두산에너빌리티는 자회사 두산리사이클솔루션을 세워 2025년 하반기(7∼12월) 본격적으로 리튬 회수에 나설 예정이다. 글로벌 경쟁도 치열하다. 테슬라는 미국 네바다, 중국 상하이에서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배터리 원자재 회수율을 60%에서 95%로 늘리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중국 CATL은 배터리 밸류체인(가치사슬) 전체를 포괄하는 배터리 제조 산업단지를 구축 중인데, 폐배터리 재활용도 포함돼 있다. 스웨덴 노스볼트도 리튬, 니켈, 망간 등을 재활용할 수 있는 유럽 최대 공장을 구축했다. ● 2040년 236조 원 전망 폐배터리 시장기업들이 너도나도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확실한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전기차 폐차는 56만 대, 폐배터리는 44GWh(기가와트시)로 예상된다. 2030년에는 폐차 411만 대, 폐배터리는 338GWh로 5년 만에 8배 가까이로 늘어난다. 2040년에는 폐차 4227만 대, 폐배터리 3339GWh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규모도 2030년 535억6900만 달러(약 73조 원)에서 2040년 1741억2000만 달러(약 236조 원)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용 후 배터리는 재사용(Reuse) 혹은 재활용(Recycle)을 통해 다시 쓸 수 있다. 성능이 70% 이하로 떨어져 주행 거리가 줄고 충전 속도가 느려진 배터리는 전기차에는 쓸 수 없지만 전기차 충전소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는 쓸 수 있다. 이렇게 다시 쓰는 경우는 재사용이다. 재사용하기도 어려운 폐배터리를 해체해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희귀 금속을 다시 사용하는 것은 재활용에 해당한다. 리튬이온배터리를 방전시킨 뒤 물리적으로 잘게 쪼개 건식 혹은 습식으로 원료를 추출한다. 한국 배터리 3사의 주력 제품인 삼원계(NCM) 배터리에 쓰이는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재활용이 새로운 공급원이 될 수 있다. 탄소를 줄이는 데도 배터리 재활용이 도움이 된다.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의 20%는 셀 제조 단계, 80%는 원료·소재 단계에서 나온다. 대표 원료인 리튬은 소금호수에서 채굴한 뒤 18∼24개월 동안 수분을 증발시켜 나온 추출물에서 생산한다. 리튬 1kg을 생산하는 데 2200L의 소금물이 필요하다. 코발트, 니켈 등은 중국이 공급망을 쥐고 있는데 탄소발자국(생산·소비 전체 과정에서 발생된 온실가스의 총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중국의 자원무기화도 우려돼 한국 입장에선 배터리 재활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 유럽연합(EU)은 리튬, 코발트 등의 재활용을 의무화하는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6월 유럽의회는 시행 8년 뒤 코발트 16%, 납 85%, 리튬과 니켈은 6%를 재활용하도록 하는 새 배터리법을 통과시켰다. EU는 점차 재활용 비율을 높일 계획이다. ● 승자 예측이 불가능한 시장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뛰어든 경쟁자는 많지만 승자가 누구일지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전처리(폐배터리 선별 및 분리, 방전, 파쇄 및 건조 등) 과정, 후처리 등에서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데 확실한 효율과 경제성을 가진 기술이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습식제련 과정에서 ‘선택적 분리’ 과정이 가장 난도가 높은 기술인데 용매추출법, 침전법, 흡착법, 전기화학법 등 다양한 기술이 경합하고 있다. 여전히 진행 중인 배터리 공급 전쟁의 결과도 변수다. CATL 등은 주력으로 제조하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약점인 ‘약한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셀-모듈-팩’으로 이어지는 배터리 제조 단계에서 모듈을 건너뛴 ‘셀 투 팩’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LFP 배터리의 경우 원재료 가격이 저렴한 탓에 재활용할 유인이 떨어진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이달 중순 기준 NCM 배터리의 주재료인 코발트(t당 3만2975달러)나 망간(t당 1195달러) 대비 LFP 배터리의 주재료인 철광석(t당 116달러)이 훨씬 저렴하다. LFP 배터리의 경우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비용보다 새로 구입하는 비용이 더 쌀 수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도 LFP 배터리 생산 설비를 늘리는 상황에서 향후 LFP 배터리가 대세로 자리 잡는다면 재사용·재활용 산업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 쓴 전기차 배터리의 소유권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도 변수다. 한국의 경우 2020년 12월까지 보조금을 받아 구입한 전기차라면 지방자치단체가 소유권을 가진다. 그 이후부터는 전기차 소유주가 권리를 가진다. 만약 보조금을 받지 않고 전기차를 구입했다면 2020년 12월 이전에 구입한 차량이더라도 전기차 소유주가 갖고 있다. 재활용이 본격화될 시점에 소유권을 둘러싼 혼선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지자체에 폐배터리를 반납할 때 한국환경공단 주도로 성능 검사를 진행한 뒤 전문 업체나 연구기관에 넘기는 방식으로 재사용·재활용이 진행된다. 향후 구체적인 폐배터리 수거 규정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개별 폐차장에 방치되는 배터리가 쌓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현재 폐배터리 성능 평가에 10시간 안팎이 소요되는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점, 사용 후 배터리에 대한 안전성 검증 기준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 재사용·재활용의 구체적 기준이 미비하다는 점 등도 기술 및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홍석호 산업1부 기자 will@donga.com}
중국이 12월부터 이차전지 음극재의 핵심 원료인 ‘고(高)민감성 흑연’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앞서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 통제를 단행한 데 이어 중국의 ‘자원 무기화’ 행보가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산 흑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에도 상당한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세관)는 ‘흑연 관련 항목 임시 수출 통제 조치의 개선·조정에 관한 공고’를 발표하고 12월 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상무부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고민감성 흑연 품목 3종을 ‘이중용도 품목’(민간 용도로 생산됐으나 군수 용도로 전환 가능한 물자) 통제 리스트에 넣는 것”이라며 “이 조치가 국가 안보 및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출 통제’는 ‘수출 금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나 수출업자들은 매번 수출 때마다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해외 구매자의 정보 역시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수출을 금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대(對)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피해 또한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올해 1∼9월 기준 인조흑연의 94%, 천연흑연의 98%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관련 업계와 긴급 회의를 열고 중국 측과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인조 흑연 94%-천연 98% 中 의존… 韓 배터리 3사 재고 석달치 中, 갈륨 이어 흑연 ‘자원 무기화’당장 생산 차질 빚을 상황 아니지만수출통제 장기화땐 비용상승 우려공급망 다변화-추가 재고 확보 비상 중국이 20일 ‘흑연 관련 항목 임시 수출 통제 조치의 개선·조정에 관한 공고’를 발표하면서 정부와 국내 이차전지 배터리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의 생산 차질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중국의 ‘자원 무기화’가 점차 노골화하고 있는 만큼 향후 공급망 불안으로 인한 생산 지연이나 원자재가 인상 등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20일 한국무역협회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 1∼9월 인조흑연 전체 수입액 7909만 달러(약 1070억 원) 중 7461만 달러가 중국에서 들어왔다. 94.3%를 중국에 의존한 것이다. 천연흑연은 전체 6685만 달러 중 중국산이 6533만 달러로 비중이 97.7%에 달했다. 중국이 12월부터 수출 허가 절차를 까다롭게 운영할 경우 국내 기업들은 당분간 자체 재고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실제로 중국이 8월 첨단 반도체 소재인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통제하자 첫 달 중국의 수출량이 ‘제로(0)’로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와 음극재 제조업체인 포스코퓨처엠의 흑연 물량은 회사마다 2∼3개월분인 것으로 산업통상자원부는 파악하고 있다. 이들 협력사가 가진 비축량은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았다. 흑연은 배터리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의 핵심 재료로 배터리 원가의 약 10%를 차지한다. 배터리 제조사들은 포스코퓨처엠, SK아이이테크놀로지, 엔켐 등 국내외 소재 제조사로부터 소재를 공급받아 배터리 셀, 팩, 모듈 등을 만든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음극재 공급망에는 포스코퓨처엠 같은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배터리기업 A사 관계자는 중국 발표 직후 “중국산 흑연과 음극재가 수출 신고 대상에 포함되며 언제든 수출 과정에서 지연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고를 활용하면 당장 배터리 생산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수출 통제 대상이 넓어지는 것은 적잖은 리스크”라고도 했다.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미리 대비해 왔다는 곳도 있긴 하다. 배터리기업 B사 측은 “배터리 제조사들은 중국의 정책 변화에 대비해 보통 음극재나 양극재 등 각 소재당 여러 곳의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며 “일부 음극재 제조사들이 흑연 수입에 어려움을 겪어도 공급망 전체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소재업체들도 해외 공급망 다변화를 적극 추진해 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달 이차전지 원료 소재의 탈중국화를 위해 아프리카에서 인상흑연을 연간 약 9만 t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에서 캐나다계 광업회사 넥스트소스와 협약을 맺었고,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에서는 호주 블랙록마이닝의 증자에 참여했다. 이렇게 확보한 흑연은 포스코그룹 내 포스코퓨처엠에 공급될 예정이다. 문제는 이 수량이 모두 2025년 이후에 공급될 것이라는 점이다. 1년여간은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재고 수준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제품 생산에 차질을 주지 않을 만큼은 된다”며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 전 최대한 재고를 더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업계는 중국이 이번 조치 후 다른 광물로 규제 조치를 확대할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조치가 올해 나온 것들이 과연 끝인지가 관건”이라며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는 ‘시간’이 걸리는 과제인 만큼 경제외교 차원에서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비현실적인 목표를 공언한 뒤 결국 달성해낸다는 점에서 초일류를 선언하고 달성한 이건희 회장은 홈런을 예고한 뒤 쳐버린 미국 프로야구의 전설 베이브 루스와 비슷합니다.” 2017년 세계 1위 ‘경영 사상가’로 선정된 로저 마틴 토론토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1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의 리더십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마틴 명예교수는 이날 한국경영학회가 이 선대 회장 3주기 추모의 의미를 담아 개최한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25일 이 선대 회장 3주기를 앞두고 고인의 리더십과 사회공헌, 삼성의 신경영을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는 이 선대 회장이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로 대표되는 ‘신경영 선언’을 하고 본격적인 경영 혁신에 나선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마틴 명예교수는 ‘이건희 경영학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며 “이 회장은 전략적 이론가, 통합적 사상가의 모습을 보였는데, 많은 글로벌 리더들도 같은 특성을 가졌다. 특히 이 회장의 인상적인 점은 초일류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 뒤 말로만 끝내지 않고 달성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이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스스로를 거대한 기업의 작은 부품으로 여기지 않고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리타 맥그래스 컬럼비아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건희 회장은 기업의 경쟁 우위에는 수명주기가 있고 그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것을 디지털의 시대가 오기 전에 이미 인식했다”며 “영원한 위기 정신, 운명을 건 투자, 신속하고 두려움 없는 실험, 실패는 학습의 일부라는 점 등 현재 성공 전략과 완전히 일치하는 방식으로 ‘신경영’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부탄투안 베트남 풀브라이트대 교수는 “신경영을 기반으로 세계화에 성공한 삼성은 현재 베트남 제1의 글로벌 기업이 돼 직간접적으로 일자리 창출 등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기업가 정신, 혁신 등이 과제인 베트남 등 신흥국 기업들이 신경영을 고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마틴 명예교수, 맥그래스 교수, 부탄투안 교수를 포함해 김상근 연세대 신학대 교수, 스콧 스턴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 교수, 패트릭 라우트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경영대 교수, 김태완 카네기멜런대 경영대 교수,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과학대 교수 등 국내외 석학들과 삼성 관계사 임직원 300여 명이 참석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화파워시스템홀딩스가 2027년 수소로만 가스터빈을 돌려 탄소 배출을 ‘제로(0)’로 만드는 발전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도전한다. 화염 제어, 질소산화물(NOx) 배출량 등의 과제만 해결하면 탄소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현재 한화는 액화천연가스(LNG)에 수소를 60%까지 섞을 수 있는 수소 혼소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휴양지로 유명한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북쪽으로 30분가량 차를 타고 달려 2021년 한화가 인수한 미국 PSM 본사에 도착했다. 1만4800㎡ 규모의 PSM 본사에는 연구개발(R&D) 인력과 엔지니어 등 450여 명이 일하고 있다. 공장에서는 무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일부 직원은 낡은 가스터빈의 블레이드(회전 날개)에서 손상된 부분을 잘라낸 뒤 레이저로 가공하고 있었다. 한편에는 PSM이 자체 개발한 가스터빈 연소기 ‘플레임시트(FlameSheet)’가 출고를 위해 목재 케이스에 포장된 채 쌓여 있었다. 기존 발전소의 가스터빈 연소기를 플레임시트로 바꾸면 LNG에 수소를 섞는 혼소 발전이 가능하다. 가스터빈 제조사가 어디든 사용할 수 있다. LNG 대신 수소 비중을 높이면 화력발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가 줄어든다. 100% 수소를 원료로 쓰면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다. 하지만 수소는 LNG보다 화염에 옮겨붙는 속도가 8배 이상 빨라 통제가 힘들다. 연소기 설계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연소기가 타버리거나 발전이 중간에 멈춘다. 탄소 대신 배출되는 NOx를 기준 이하(한 자릿수 ppm)로 유지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한화파워시스템은 올해 80MW(메가와트)급 가스터빈에 플레임시트를 장착해 수소를 60%까지 섞어 발전하는 데 성공했다. LNG만 사용했을 때보다 탄소 배출을 22% 줄였고, NOx 배출은 6ppm 이하였다. 실증 성공 후 글로벌 에너지 기업의 협업 제안이 이어졌다. PSM 본사에서 만난 손영창 한화파워시스템 대표는 “올해 안에 한국 대산 공장에서 100% 수소를 적용한 실증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1999년 설립된 PSM은 가스터빈 관련 특허 150건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 지멘스에너지, 미쓰비시파워 등의 가스터빈을 유지·보수 및 개량해주는 사업을 주력으로 해오다 2015년부터 수소 혼소 발전 사업을 시작했다. 한화파워시스템홀딩스는 수소 발전 상용화를 위해 PSM과 함께 네덜란드 토마센에너지도 인수했다.주피터=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 조지아주 하츠필드 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북쪽으로 약 145km 떨어진 한화솔루션 돌턴 2공장. 11일(현지 시간) 찾은 이곳은 7월 가동을 시작한 태양광 모듈 신공장이다. 사람이 하던 업무를 기계로 대체해 라인당 생산량이 약 15% 늘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태양광 모듈 공장의 경쟁력은 자동화 수준에서 나온다. 경쟁사 대비 높은 자동화를 통해 비용을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자동화가 곧 경쟁력이다”공장에 들어서니 자율이동로봇(AMR) 30여 대가 공장 곳곳을 누비며 충진재(EVA), 백시트 등 모듈 조립에 필요한 자재를 배달하고 있었다. 빅테크 기업 아마존이 물류창고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로봇이다. AMR이 가져다 놓은 태양광 모듈 프레임을 거대한 로봇팔이 집어 들더니 모듈 크기에 맞춰 간격을 벌려 배치해 놓는다. 모듈 조립 과정에서 인간의 역할은 검사뿐이다. 셀을 자르고 와이어로 고정(태버·숄더링)하거나 충진재(EVA)·유리·백시트 등의 자재를 부착(로딩·라미네이트)하는 과정, 그리고 실리콘 굳히기(큐어링)까지 모두 자동이다. 자재 투입, 프레임 배치 등은 2019년 가동을 시작한 1공장에서는 사람이 맡았지만 2공장에선 모두 자동화됐다. 돌턴에서 차로 30분을 달려 도착한 카터즈빌에는 북미 유일의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허브’가 건설 중이었다. 하루 400∼450명의 인부와 80여 대의 중장비가 동원되고 있다고 했다. 130만 ㎡ 규모의 이 단지는 3월 착공해 올해 말 완공 예정이다. 실리콘 잉곳, 웨이퍼, 셀, 모듈 등 태양광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한화솔루션 측은 “카터즈빌 공장의 자동화 수준은 돌턴 공장보다 더 높일 계획”이라고 했다. 돌턴 1, 2공장에 이어 카터즈빌 공장까지 가동하면 한화솔루션은 총 8.4GW(기가와트)의 태양광 모듈을 북미에서 생산할 수 있다. 미국 13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올해 상반기(1∼6월) 생산능력(1.7GW)의 약 5배 수준이다. 한화솔루션은 북미 신규 태양광 공장에 3조2000억 원을 투입했다. 이 중 3조 원이 카터스빌 공장 구축에 쓰인다. 한화그룹의 해외 투자 중 가장 큰 규모다.● 빅테크와 협업해 북미 시장 공략한화솔루션은 미국 주택용 시장에서 19분기, 상업용 시장에서 14분기 연속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발전용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에 밀리고 있다. 이에 생산능력 확장을 통해 발전용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워 나갈 계획이다. 돌파구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이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MS 본사에서 만난 박흥권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북미사업본부장(사장)은 “가격으로만 경쟁하기보다는 전체 시장에서 가지는 입지와 가치사슬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큐셀은 패널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태양광 발전소 건설, 자본 투자 등 사업 영역을 넓혀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 노출되는 부분을 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 1월 한화솔루션과 MS는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고, 발전소 건설을 위한 설계, 조달, 시공 등을 제공한다. 박 사장은 “MS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테크기업과도 협력 논의를 하고 있다”며 “‘턴키’ 방식 사업이나 투자자로 들어가 발생한 수익이 향후 패널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통합 솔루션 제공 방식은 김동관 한화 부회장의 구상과 지원이 뒷받침된 것으로 전해진다. 북미 지역은 세계 태양광 시장 중에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곳이다.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이 지난해 199GW에서 2031년 353GW로 연평균 7% 성장할 동안, 북미 태양광 시장은 16GW에서 75GW로 연평균 19%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1조 원이 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을 8억7500만 달러(약 1조18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정부는 현지 생산 태양광 모듈에 대해 W(와트)당 7센트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카터즈빌·돌턴·레드먼드=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LS전선은 싱가포르 전력청으로부터 1130억 원 규모의 초고압 케이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16일 밝혔다. LS전선이 케이블 납품부터 시공, 설치까지 포함하는 ‘턴키 방식’으로 이뤄진다. 싱가포르는 송전탑을 건설하지 않고 땅 밑으로 지나는 지중 케이블만으로 전력망을 구성한다. 230kV(킬로볼트)급 이상 케이블은 LS전선, 66kV급 이하는 LS전선 아시아가 공급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115kV급 등의 케이블은 포함되지 않았다. LS전선은 현재까지 아시아 최대 규모 시장인 싱가포르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싱가포르에서 추진된 모든 프로젝트에서 수주를 따냈다. 싱가포르는 고부가가치 지중 케이블 비중이 높아 유럽, 일본 기업의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LS전선은 2010년부터 싱가포르 시장을 공략해 오고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오후 4시 30분. 선배가 여전히 데스킹(취재기자의 기사 원고를 수정, 보완하는 것) 중이다. 지적 당할 만한 잘못된 내용은 없었는지, 아니면 정말 고민해서 쓴 표현이 날아가 버리는 건 아닌지 등의 생각으로 가장 예민해져 있는 시간이다. 다행히 오늘은 무사히 넘어갔다. 그래도 취재부터, 기사 작성까지 몇 시간 동안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붙잡고 씨름한 탓인지 다소 답답했다. 가방에서 LG전자의 ‘브리즈(brid.zzz)’ 이어셋을 꺼내 귀에 걸었다. 스마트폰의 브리즈 애플리케이션(앱)을 켜고 ‘마인드케어’ 중 선택할 모드를 찾아봤다. ‘요게 딱이구먼.’ 필자가 고른 모드는 ‘새로운 나를 찾고 싶을 때’. 곧바로 흘러나오는 배경음에 맞춰 심호흡을 시작한다. 4초간 숨을 들이마신 뒤 2초간 참고 5초간 내쉬는 과정을 15번 정도 반복했을까. 3분이 지나자 배경음이 멈췄다. 명상을 마치자마자 스마트폰 화면에 마인드케어 점수가 50점에서 82점으로 개선됐다는 메시지가 떴다. ‘멈추지만 않는다면 얼마나 천천히 가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공자 말씀도 함께. 마인드케어 점수가 3분 만에 32점이나 상승하니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실제 스트레스가 일부 해소된 것처럼 느껴졌다. 혹시 ‘플라세보 효과(속임약 효과)’는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 플라세보이든 아니든 무슨 상관이랴. 중요한 건 조금 전보다 확실히 기분이 나아졌다는 점이다. LG전자의 수면·마음관리 솔루션 브리즈를 최근 한 달가량 이용해 봤다. LG전자는 올 1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수면케어 솔루션을 공개한 뒤 마인드케어 기능을 추가해 7월 브리즈를 출시했다. 마인드케어 점수는 착용자의 자세와 불안감을 느낄 때 발산되는 뇌파(알파파)를 통해 매겨진다. 브리즈는 작은 탁상용 전등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의 충전 케이스와 이어셋으로 구성돼 있다. 케이스 크기는 성인 남성의 주먹만 하다. 이어셋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25mm 크기로 무선이어폰인 LG톤프리의 이어버드보다는 조금 크다. 귓속에 넣는 느낌으로 착용하는 무선이어폰과는 다르게 귓바퀴에 밀착해 걸면 된다. 스마트폰과 연동이 가능하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마인드케어와 수면 시 활용하는 슬립케어 두 가지 모드를 이용할 수 있다. 마인드케어는 7가지 모드별로 짧게는 1분에서 최대 10분까지 명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명상은 효과적이었다. 추석 연휴 기간 장시간 운전을 마치고 귀가한 뒤에는 ‘답답하고 괴로울 때’ 모드를 사용했다. 5분간 명상을 하고 나니 마인드케어 점수가 60점에서 72점으로 올랐다. 마인드케어의 ‘잠이 잘 오지 않을 때’ 모드로 명상을 한 날에는 평소보다 이르게 잠들기도 했다. 다만 브리즈를 찾아 이어셋을 귀에 걸고 스마트폰 앱을 별도로 켜야 하는 과정이 다소 번잡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수면케어는 수면 뇌파를 측정·분석해 수면 상태에 맞춰진 뇌파 조절 사운드로 수면을 돕는다. 이때 ‘조용한 여름밤 귀뚜라미 풀벌레 소리’, ‘물속에서 듣는 잠 오는 심해’, ‘멀리서 들리는 파도 소리’ 등 90여 개 음원 중 고를 수 있다. 자는 동안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무선이어폰과 달리 귓바퀴에 거는 방식의 이어셋을 통해 듣는 음원이 덜 부담스러웠다. 다만 자는 동안 뒤척인 탓에 아침에 확인하면 이어셋이 빠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수면케어를 측정할 경우 전체 수면시간과 깊은수면시간, 입면시간, 각성시간 등과 뇌파 데이터의 측정까지도 가능하다. 스트레스 해소, 숙면 유도 등은 장점이지만 몇 가지 단점도 있다. 현재 귓바퀴에 꽂는 이어셋 고리를 교체할 수는 있으나 이어셋의 작은 사이즈가 없어 귀 크기가 작은 여성은 착용이 어렵거나 불편할 수 있다. 충전 케이스를 포함한 전체 크기가 휴대에 편리하지는 않다는 점도 아쉽다. 또 44만 원이라는 가격도 휴대용 전자기기를 구입하기에는 장벽으로 작용할 것 같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삼성전자가 내년 초 ‘갤럭시 S24’ 시리즈에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400’을 공개했다. 전작보다 인공지능(AI) 성능을 15배로 높이고 발열 문제도 해결해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퀄컴 칩을 점차 대체해 나갈 ‘신무기’다. 삼성전자는 5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미주총괄 본부에서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 2023’을 열고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2400을 처음 선보였다. 엑시노스 2400은 미국 시스템반도체업체 AMD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했다. 지난해 초 출시한 전작 ‘엑시노스 2200’보다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1.7배, AI 성능은 14.7배 향상됐다고 삼성은 설명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1∼6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4 시리즈에 이 AP가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S22’ 시리즈에 엑시노스 2200을 투입했다 발열 등의 문제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올해 S23 시리즈를 포함한 플래그십 모델에는 모두 퀄컴 스냅드래건을 사용했다. 엑시노스 2400 탑재가 실현되면 2년 만에 자체 칩 사용에 재도전하는 것이다.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은 키노트에서 “성능이 대폭 개선된 엑시노스 2400을 통해 고사양 게임 유저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삼성, 내년 새 폰에 ‘AI성능 15배’ 칩 탑재… ‘폰 두뇌’ 시장 공략 발열 문제 딛고 차세대 AP 공개현실감 강조로 게임 몰입감 높여애플은 최신 아이폰15 발열 논란 “모자를 씌워줘.” 스마트폰에 키워드를 입력하자 모니터 화면 속 사람의 머리에 모자가 얹어졌다. ‘사과(Apple)’라고 입력하자 탐스러워 보이는 사과의 이미지가 나타났다. 딥러닝을 통해 문자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능이다. 5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시스템LSI 테크데이 2023’에서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400’을 활용한 생성형 AI 기술을 선보였다. 엑시노스 2400을 탑재한 데모 기기를 모니터와 연결해 스마트폰에 적용될 문자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방법을 시연했다. 전작 대비 AI 성능을 14.7배 개선한 엑시노스 2400은 모바일 사용자 경험을 한 단계 개선시킨다. 글로벌 일루미네이션(표면에서 반사되는 빛을 고려해 현실감을 강조한 표현 기법), 리플렉션·섀도 렌더링(빛의 반사효과, 그림자 경계를 현실과 유사하게 표현하는 기법) 등을 활용해 고성능 게임의 몰입감을 높인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초고해상도 특수 줌 신기술 ‘줌 애니플레이스’도 가능해진다. 줌 애니플레이스는 AI 기술로 사물을 자동 추적해 움직이는 사물을 촬영할 때 4배 클로즈업까지 화질이 나빠지지 않는다. 엑시노스 2400이 내년 스마트폰 신제품에 탑재되면 주춤했던 모바일 AP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경쟁자들을 추격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모바일 AP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미디어텍, 퀄컴, 애플, 유니SOC에 이은 5위다. 치열한 모바일 AP 시장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게 된다. 특히 대만 TSMC의 3나노 반도체를 탑재한 애플의 ‘아이폰15’는 최근 발열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작년 S22 시리즈의 발열 문제 아픔을 딛고 성능을 대폭 개선한 차세대 제품을 통해 분위기 전환에 성공할지도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분야 성과와 비전을 공유하는 테크데이에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 글로벌 전문가, 석학, 고객사와 파트너사 등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메모리 반도체 테크데이는 20일 열릴 예정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삼성전자가 내년 초 ‘갤럭시 S24’ 시리즈에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400’을 공개했다. 전작보다 인공지능(AI) 성능을 15배로 높이고 발열 문제도 해결해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퀄컴 칩을 점차 대체해나갈 ‘신무기’다.삼성전자는 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미주총괄에서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 2023’을 열고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2400을 처음 선보였다. 엑스노스 2400은 미국 시스템반도체업체 AMD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했다. 지난해 초 출시한 전작 ‘엑시노스 2200’보다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1.7배, AI 성능은 14.7배 향상됐다고 삼성은 설명했다.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1~6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4 시리즈에 이 AP가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S22’ 시리즈에 엑시노스 2200을 투입했다 발열 등의 문제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올해 S23 시리즈를 포함한 플래그십 모델에는 모두 퀄컴 스냅드래곤을 사용했다. 엑시노스 2400 탑재가 실현되면 2년 만에 자체 칩 사용에 재도전하는 것이다.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은 키노트에서 “성능이 대폭 개선된 엑시노스 2400을 통해 고사양 게임 유저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 상원 로비 기록에 일부 한국 기업들의 국적이 북한으로 오기(誤記)된 채 길게는 5년가량 관리돼 온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미국 상원 로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미 상원에 대한 한국 기업의 로비 기록 중 7건에서 ‘의뢰인 국적(Client Country)’이 한국(KOR)이 아닌 북한(PRK)으로 등록돼 있다. 실제 북한 기업의 로비 기록은 찾을 수 없었다. 삼일방직의 미국 자회사 BQY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네 차례에 걸쳐 로비를 진행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BQY는 이 중 두 건의 로비에 10만 달러(약 1억3500만 원)를 썼다고 보고했다. SK하이닉스 아메리카와 현대파워트랜스포머(HD현대일렉트릭의 미국 법인)도 각각 두 차례(2020년, 2022년), 한 차례(2018년) 로비를 한 것으로 나온다. 이 기업들의 개별 로비 보고서를 살펴보면 기업명과 주소는 서울(삼일방직), 경기도(SK하이닉스), 분당구(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현 HD현대일렉트릭) 등으로 제대로 쓰여 있다. 국적만 잘못 표시돼 있는 것이다. 이 기업들은 “현지 에이전트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로비 활동이 합법인 미국에서는 분기마다 로비 진행 상황을 신고해야 한다. 이 기록은 미국 상원 데이터베이스에 공개된다. 5000달러(약 674만 원) 이상을 쓴 로비의 경우 구체적인 로비 금액도 밝혀야 한다. 한편 한국 기업이 미국 상원에 로비한 기록은 총 216건이다. 가장 큰 금액을 사용한 건은 116만 달러(약 15억6484만 원)를 사용한 2021년 4월 SK하이닉스였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