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동용

민동용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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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민동용 기자입니다.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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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8~2026-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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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정치복귀 빨라지나

    대선 패배 이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선후보(사진)의 조기 복귀 가능성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9일 밤 문 전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도와달라”고 했고, 문 전 후보가 “그렇게 하겠다”고 화답했다고 문 위원장 측이 10일 밝혔다. 문 위원장은 이미 전날 수락 연설을 통해 정치혁신 분야에서 ‘문재인 역할론’을 꺼내놓은 상태. 그래서 당내에선 문 전 후보의 답변을 두고 “당의 요청에 따라 일선에 복귀하겠다”는 뜻이란 해석이 나왔다. 비대위 내에 설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선평가위, 전당대회준비위, 정치혁신위 가운데 문 전 후보가 정치혁신위를 맡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당내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서는 문 전 후보의 조기 복귀는 옳지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돌아오더라도 문 전 후보가 진지한 반성과 성찰의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문 위원장은 이른바 ‘전국 사과 투어 버스’를 구상하고 있다고 박용진 대변인이 전했다. 문 위원장이 곧 임명될 비대위 위원들과 버스를 타고 전국을 순회하면서 지지자들을 위로하는 시간을 갖겠다는 것이다. 박 대변인은 “문 위원장은 문 전 후보도 같이 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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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비대위원장에 문희상 “새로운 세력 보충할것”

    대선 패배 이후 충격에 빠진 민주통합당을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장에 5선의 문희상 의원(경기 의정부갑·사진)이 선출됐다. 민주당은 9일 국회에서 국회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문 의원을 만장일치로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르면 3월 말로 예상되는 전당대회 때까지 대선 패배 후유증을 수습하고 당 쇄신과 변화를 지휘한다. 그러나 비대위원장을 둘러싸고 계파 간 갈등이 여과 없이 노출됐다는 점에서 ‘관리형’인 문 위원장이 제 역할을 해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문 비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백척간두 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의 각오로 민주당을 바꾸겠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새 정치의 에너지를 우리 당에서 흡수해서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또 “새로운 세력을 보충하면서 진로를 모색해야 한다”라고 해 안철수 전 대선후보를 비롯한 당 밖 세력을 아우를 것임을 시사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사무총장에 김영록 의원(재선·전남 해남-완도-진도)을, 정책위의장에 변재일 의원(3선·충북 청원)을 내정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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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출 D-1… 민주 비대위장 여전히 깜깜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선출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7일까지도 인선의 가닥이 잡히질 않고 있다. 당내 의견이 한 방향으로 수렴되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9일 국회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에서 합의추대가 이뤄질지 미지수라는 지적과 함께 선출되더라도 당내 계파 간 힘겨루기를 재확인한 만큼 강한 리더십을 갖기가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재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박병석 이낙연 원혜영(이상 4선), 박영선(3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박병석 의원은 계파색이 옅고 중립지대 의원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그러나 국회부의장이 임시 당대표인 비대위원장을 맡는 게 적절하느냐란 지적이 있다. 이 의원은 중도 성향이지만 대선 때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었다는 점에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원 의원은 친노(친노무현)그룹으로 분류돼 비주류 측의 반대가 만만치 않은 점이 부담이다. 이인영 의원 등 초·재선 의원 11명은 박영선 의원을 추대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전직 원내대표단은 7일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시기는 3월 말이나 4월 초가 좋고, 비대위는 당이 휘청거릴 정도의 강도 높은 지난해 총선, 대선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는 뜻을 박기춘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 김진표 김한길 박지원 이강래 장영달 천정배 전 원내대표 등 6명은 여의도에서 박 원내대표와 오찬 간담회를 갖고 “비대위원장은 합의추대가 우선 돼야 한다”며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고 박용진 대변인이 전했다.이남희·민동용 기자 irun@donga.com}

    • 2013-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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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유성 출장 잘못한 일… 국민께 죄송”

    새해 예산안 처리 직후 외유성 해외출장을 떠나 여론의 뭇매를 맞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9명 가운데 예결위원장인 새누리당 장윤석, 민주통합당 최재성, 홍영표 의원이 6일 새벽 급히 귀국했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자책했다. 그는 “의원 생활 9년 내내 공무가 아니면 해외에 가지 않았고 이번에도 세계유소년축구연맹 설립 등과 관련해 케냐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고 왔지만 예산 처리 직후 간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부인을 동반한 데 대해서는 “아내의 경비는 자비로 부담했다”고 했다. 최 의원은 새누리당 김학용(간사), 김성태 의원, 민주당 홍 의원과 함께 2일 케냐 짐바브웨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3개국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두 김 의원은 9일경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예산안이 해를 넘겨 처리된 직후 한꺼번에 해외 출장에 나선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엄한 질책은 달게 받겠다”고 사과했다. 장 의원은 예산안 처리 직후인 1일 새누리당 김재경 권성동, 민주당 안규백 민홍철 의원과 함께 10박 11일 일정으로 멕시코 코스타리카 파나마 등 중미 3개국 방문길에 나섰다 여론이 악화되자 조기 귀국했다. 다른 의원들은 11일 귀국한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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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취득세 감면 이달중 연장될 듯

    민주통합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6일 기자간담회에서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이달 임시국회에서 부동산 취득세 감면 연장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취득세 감면은 지난해 9월 정부의 부동산 경기 활성화 조치로 시작됐으나 같은 해 말로 만료됐다. 새누리당이 연장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가세하면서 15∼21일 사이에 개회될 것으로 예상되는 1월 임시국회에서 감면 연장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2일 취득세 감면 혜택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취득세 감면 혜택 연장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며 민주당 문재인 전 대선후보도 약속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이 원내대표는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임시국회가 열리기 전이라도 소관 상임위원회(행정안전위)에서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핵심은 감면 혜택을 얼마나 연장할 것인지다. 1년 연장될 경우 지방세수는 2조9000억 원가량 줄어든다. 한편 이번 임시국회에서 새누리당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우선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민주당은 쌍용자동차 해고자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와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해양수산부 부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등 박 당선인의 공약 실현을 위해 새 정부의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에 앞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해양부 부활에는 찬성하지만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은 구체적인 안을 보고 찬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민동용·고성호 기자 mindy@donga.com}

    • 201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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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 비대위서 관리형으로…힘 빠지는 민주 비대위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새 지도부 선출 준비에 집중하는 과도기적 성격의 ‘관리형 비대위’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전당대회 경선 룰을 만드는 비대위가 돼야 한다”며 비대위의 역할을 ‘전대 관리’로 국한시켰다. 지난해 12월 28일 원내대표로 선출된 직후 “비대위원장은 당 전체를 실질적으로 혁신하는 혁신의 사령탑”이라며 대선 패배에 대한 엄정한 평가, 당 쇄신 및 정치개혁 논의 등을 망라하는 ‘혁신 비대위’를 시사했던 것에서 후퇴한 것이다. 비대위의 성격과 역할에 대한 계파 간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새 지도부를 선출해 당의 수습을 맡기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 상임고문단도 3일 박 원내대표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비대위원장은 전대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사람이 맡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박상천 전 대표,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 등 민주당 전직 의원 80명은 비대위원장으로 정대철 상임고문을 추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비대위원장은 계파를 초월해 노장청의 대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경험과 경륜을 가진 인물이 추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3-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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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대선 백서? 그게 뭐요”

    “백서요? 그걸 만들었던가요?”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2일 ‘2007년 17대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 당 차원의 백서(白書)를 만들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민주당의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531만 표 차로 대패한 선거에 대한 당의 공식적인 반성과 분석의 기록이 있는지를 모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태도는 민주당이 2008년 5월 발간한 백서의 내용, 깊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당시 ‘새 출발을 위한 솔직한 고백’이라는 제목으로 대선 백서를 펴냈지만 전체 514쪽 가운데 무려 500쪽을 선거 관련 조직 구성과 활동을 소개하는 데 할애했다. ‘대선 패배 평가 및 당 체제 혁신 방안’은 불과 11쪽뿐이었고, 그것도 부록 형식이었다. 이름만 백서지 실상은 선거자료 모음집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백서는 기약이 없다. 패인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 자성(自省)이 절실할 법도 하건만 당 내부에선 “졌는데 무슨 백서냐”란 반응이 나온다. 그러나 국회 입법조사처 정치행정조사심의관 이현출 박사는 “백서는 이긴 정당보다는 진 정당에서 중요하다”며 “패자가 실패를 거울삼아 당의 좌표를 설정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선 패배 후 2주일이 지났지만 민주당이 아직까지도 책임론을 두고 계파별로 ‘네 탓’ 공방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관성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예산 관련 부대의견을 이유로 헌정 사상 초유로 해를 넘겨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게 만든 것도 ‘왜 졌을까’를 진지하게 들여다보지 않으려는 태도에서 기인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노무현 정부 때 추진한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민주당이 반대한 것이 대선 패인 중 하나로 꼽히는데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방송 보도가 편파적이어서 선거에 졌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도 민주당의 성찰을 방해할 수 있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이날 KBS MBC 등 공영방송 이사진을 여야 동수로 추천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보도의 공정성, 편성의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라지만 “방송이 편파적이었다”는 시각이 반영된 것이어서 “또 남 탓이냐”란 비판이 나온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당직자 시무식 인사말과 YTN 인터뷰에서 “말로는 선당후사(先黨後私)를 외쳤지만 사심(私心)을 앞세웠던 것은 아닌지 (대선 패배의 이유를) 곱씹어봐야 한다”며 “언론에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비상대책위원장 인선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을 듣고 있지만 개인적 관계를 우선시하는 사람도 있고, 당을 위한 것인지 의구심이 드는 말씀도 많았다. 현장에는 사심과 사욕이 득실거린다”며 “사심과 사욕이 제거되지 않으면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평가를 듣는 비대위원장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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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민동용]긍정의 X-이벤트

    ‘아이돌걸스’ ‘오케이뱅’ ‘캔디마피아’.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아이돌 그룹을 벤치마킹한 다른 나라 아이돌 그룹의 이름이다. 아이돌걸스는 ‘소녀시대’와 똑같은 옷을 입고 나오는 여성 9명으로 이뤄진 중국의 걸그룹이다. 오케이뱅은 이름부터 ‘빅뱅’을 어설프게 흉내 낸 티를 내는 중국의 보이그룹이다. 캔디마피아는 태국의 걸그룹으로, ‘2NE1’의 헤어스타일과 의상 그대로 무대에 선다. 아시아 각국에서 최근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을 본뜬 ‘짝퉁 아이돌’이 등장해 한류에 영향을 줄까 우려된다고 한다. ▷20여 년 전만 해도 우리가 아이돌걸스나 오케이뱅의 처지였다. 주로 일본 것을 모방했다. 1987년 데뷔한 남성 3인조 댄스그룹 소방차는 역시 남성 3명으로 구성된 일본 댄스그룹 ‘쇼넨타이(少年隊)’를 따라했다. 1990년대 초반에는 일본 록그룹 ‘X-저팬’의 노래를 우리 가수나 그룹 서너 명(팀)이 동시에 베껴 불렀다. 자신의 노래가 일본 그룹 ‘튜브’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걸 알게 된 배우 김민종이 가수생활 중단을 선언한 게 불과 16년 전이다. ▷1980년대 중반 현대자동차 엑셀이 미국에서 잘 팔려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미국 CNN의 뉴스 앵커는 ‘Hyundai’를 ‘현다이’라고 발음했다. ‘현대’보다는 ‘혼다’에 가깝게 들렸다. 일본차의 아류 정도로 인식됐다. 소니의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인 워크맨과 삼성전자가 만든 마이마이를 비교하면서 ‘어휴, 언제 워크맨 같은 걸 우리가 만드나’ 하고 한숨지었던 것도 비슷한 시기였다. 물론 이제 미국인들은 현대를 ‘현대’라고 발음하고 삼성전자는 애플의 강력한 견제를 받는다. ▷지금이야 격세지감을 느끼지만 과거에는 미래에 이런 날이 오리라고 상상하기 어려웠다. 기존 사고방식으로는 발생할 확률이 아주 낮기 때문에 벌어지고 나면 엄청난 놀라움과 파급효과를 불러오는 사건을 ‘X-이벤트’라고 한다. 9·11테러나 후쿠시마 원전사태 등이 대표적인 예지만 우리 가요를 전 세계인이 부르고, 삼성전자가 소니를 앞서며 현대자동차가 혼다를 제친 일은 우리에게 X-이벤트다.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일본보다 높게 매긴 일도 마찬가지다. 이런 X-이벤트가 한국 정치에서도 벌어진다면 나쁘지 않겠다. 민동용 주말섹션 O₂팀 기자 mindy@donga.com}

    • 201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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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민동용]징크스와 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화성에 착륙하는 순간을 인터넷 생중계로 보다 흥미로운 장면을 목격했다. 큐리오시티가 화성 대기권에 진입해서 착륙하기까지의 이른바 ‘공포의 7분’에 접어들자 통제실의 NASA 연구원들이 일제히 땅콩을 씹어 먹기 시작했다. 통제실 곳곳에 땅콩을 가득 담은 플라스틱 병이 놓여 있었다. 땅콩 병에는 ‘장대한 일을 꿈꾸라(Dare Mighty Things)’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중대한 우주 탐사가 벌어질 때 NASA 연구원들이 땅콩을 먹는 전통은 196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NASA는 달 표면의 사진을 찍어 지구로 전송하기 위해 레인저라는 무인우주선을 쏘아 올렸지만 여섯 번째까지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1964년 7월 일곱 번째 무인우주선인 레인저 7호가 달을 향해 접근했을 때 누군가가 통제실 연구원들에게 땅콩을 돌렸다. 그 덕분인지 레인저 7호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달 표면을 근접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그때부터 땅콩은 NASA의 행운의 부적이 됐다. ▷우주왕복선을 발사하기 전, NASA 우주인들은 우주복을 입고 간단한 카드게임을 하는데 대장이 져야만 게임이 끝나고 비로소 발사장으로 향한다. 로켓이 발사되기 전에 우주인들은 멋있게 장식된 케이크를 놓고 기념사진을 찍되 어느 누구도 먹어서는 안 된다. 일종의 터부(Taboo)다. 러시아 우주인들은 좀 더 독특하다. 이들은 로켓에 오르기 직전에 발사장까지 자신들을 싣고 온 차량의 바퀴에 소변을 본다고 한다. 최첨단 기술과 초정밀 수학이 집적된 우주과학 영역에서도 좋은 결과를 바라는 인간의 비과학적 의례는 필수인가 보다. ▷긴장된 일을 앞두고 심리적 안정을 찾는 방편일 수 있는 이 같은 행동이나 신념이 더 두드러지는 분야가 스포츠다.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우리 국가대표 중에도 경기 직전에 꼭 손톱을 자르거나, 예선부터 결선까지 속옷과 양말을 갈아입지 않거나, 면도를 한 번도 하지 않는 선수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런 징크스가 아니라 훈련과 노력에 따라 결국 승부가 판가름 난다는 것을 잘 안다. 프로야구 선수 이승엽은 “진정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했다. 메달을 땄든, 못 땄든 지난 4년 동안 흘린 땀의 대가를 받았을 그들이 진정 챔피언이다. 민동용 주말섹션 O2팀 기자 mindy@donga.com}

    • 201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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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민동용]미국의 가벼운 애국심

    ▷‘프렌치프라이(French Fries)’는 감자를 어린이 손가락 굵기로 길게 썰어 기름에 튀긴 음식이다. 이 프렌치프라이가 ‘프리덤프라이(Freedom Fries)’로 불린 적이 있다. 2003년 프랑스 정부가 미국의 이라크전쟁 개시에 반대하자 미국 하원은 건물 내 카페테리아 메뉴에서 프렌치프라이를 프리덤프라이로 바꾸게 했다. 프렌치토스트는 프리덤토스트가 됐다. 미국 내 일부 식당도 이에 동참했다. 프랑스에 대한 항의이자, 애국심의 표현이라고 했다. ▷몇 년 뒤, 대량살상무기(WMD)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서 이라크를 침공해야 한다던 미국 정부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지자 프리덤프라이는 슬그머니 본래 이름으로 되돌아갔다. 미국 작가 칼 크리스트먼이 2006년 제작한 다큐멘터리 ‘프리덤프라이: 그리고 손주들에게 설명해야 할 어리석은 짓거리’는 ‘프랑스를 비난하고 이라크전쟁을 지지하던 시위대의 성조기는 모두 중국제였다’고 지적했다. 애국심을 표방한 비상식적인 행동의 이면에 도사린 위선과 모순을 풍자한 것이었다. ▷지난주 미국 사회와 정치권은 중국산 옷 때문에 펄펄 끓었다. 27일 열리는 영국 런던 올림픽 개회식에 미국 선수단이 입고 나올 유니폼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메이드 인 차이나’였다. 공화당 민주당 할 것 없이 중국산 유니폼을 성토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중국산 유니폼을 모두 쌓아놓고 불태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니폼을 디자인했던 미국의 고급 의류 브랜드 랄프로렌은 성명을 내고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때는 반드시 유니폼을 미국에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랄프로렌이 디자인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미국 선수단 유니폼 역시 중국산이었다. 당시에도 그 사실이 알려졌지만 이번처럼 십자포화를 받지는 않았다. 2008년 이전 10년 동안 미국 선수단의 올림픽 유니폼 또한 미국에서 만들지 않았다. 이미 미국 의류 제조업은 가격 경쟁력을 잃은 지 오래다. 현재 미국 의류업체의 제품 중 5%만이 미국 내에서 제작된다. 리드 원내대표가 일상적으로 입는 옷도 대부분 미국 밖에서 제작된 것들이다. 그가 자신의 옷도 불태울 수 있을까. 이번 논란이 ‘프리덤프라이’ 소동의 재판(再版) 같아 보이는 이유다. 민동용 주말섹션 O₂팀 기자 mindy@donga.com}

    • 2012-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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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민동용]말(言)의 인플레이션

    ▷10여 년 전 TV 쇼 프로그램에 인기 절정이던 댄스그룹 H.O.T.가 출연했다. 공개홀을 가득 채운 어린 관객의 울부짖음 섞인 환호에 정신이 팔렸는지 진행을 맡은 사회자가 외쳤다. “한국의 비틀스, H.O.T.입니다.”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해도 일개 댄스 그룹을 비틀스에 비교하는 건 좀 심하지 않은가 해서다. 그런데 요즘 방송을 보면 이런 일은 애교에 속한다. ‘록의 전설’이니, ‘발라드의 여신’이니 하면서 좀 실력 있는 가수나 그룹은 무조건 만신전(萬神殿)에 올려놓는다. 말(言)의 인플레이션 시대다. ▷말의 인플레이션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언어가 범람하는 이 시대의 현상만은 아니었나 보다.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의 동명 원작소설을 쓴 작가 앤서니 버지스는 1964년 펴낸 책 ‘평범해진 언어(Language Made Plain)’에서 ‘그저 선율이 아름다운 팝송을 기막히게 멋지다고 말한다면,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은 도대체 어떤 단어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라며 통탄했다. 그는 ‘과장된 표현이 모든 의미를 망쳐 놓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가 현 정부를 두고 “패악무도(悖惡無道)한 정권”이라고 했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에 어긋난, 흉악하며 막된 정권’이라는 것이다. 현 정권을 어떻게 칭하건 그건 말하는 사람의 자유다. 하지만 궁금한 게 있다. 이 대표는 1970년대 유신독재와 1980년대 권위주의 군사정권 시대에 저항했다. 그렇다면 이 대표는 당시의 정권을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패악무도한 정권이란 연산군이나 로마 시대 네로 황제의 통치에 비견할 수 있을 것이다.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의 절대 약세 지역인 대구에 출마했다 떨어진 김부겸 전 의원은 대구 민심을 돌리기 쉽지 않은 까닭을 이렇게 말했다. “이 사람들도 이명박 정권이 잘못했다는 걸 안다. 그런데 이 정권이 잘사는 나라를 하루아침에 망쳤다는 식으로 오버하는 걸 싫어한다. 그런 게 자꾸 쌓이니까 민주당에 대해 고개를 돌려버리더라.” 현실과 동떨어진 과장이나 독설보다는 폐부를 찌르는 촌철살인(寸鐵殺人)이라야 너른 공감을 살 수 있다. 민동용 주말섹션 O₂팀 기자 mindy@donga.com}

    • 201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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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민동용]‘키스 도둑’과 ‘머리채女’

    14일 영국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는 흔치 않은 장면이 벌어졌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2011∼2012시즌 우승팀이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로 결정되는 순간 관중석에 있던 홈팬 수천 명이 축구장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후반 정규시간이 종료될 때까지만 해도 맨시티는 한 골 뒤지고 있어 44년 만의 1등이라는 영예는 물거품이 되기 직전이었다. 그런데 5분의 추가시간에 두 골을 넣어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두자 흥분한 팬들이 스탠드를 지키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 것이다. ▷스포츠 경기가 끝나거나 끝나기 직전에 관중이 경기장으로 난입하는 현상을 영국에서는 ‘운동장 침입(pitch invasion)’, 미국에서는 ‘운동장 돌진(rushing the field)’이라고 부른다. 미국에서는 대학 미식축구나 농구 경기에서, 영국에서는 하위리그 축구 팀들 간의 경기에서 종종 이런 일이 일어난다. 자기가 응원하는 팀이 패배했을 때 분노해서 뛰어드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대개는 역사에 남을 만한 극적인 승리를 거뒀거나 약체로 평가받던 홈팀이 예상을 뒤엎고 강팀을 이겼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침입자’ 수는 상관없다. 1만 명이어도 1명이어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는 1970∼90년대 모개너 로버츠라는 운동장 침입자가 유명했다. 이 여성은 주로 메이저리그 경기가 펼쳐지는 야구장에 뛰어들어 유명 선수의 볼에 키스를 했다. 노히트노런을 7차례나 수립한 투수 놀런 라이언을 비롯해 당대의 스타들이 ‘희생양’이 됐다. 한 신문이 모개너에게 붙인 ‘키스 도둑’이라는 별명은 아예 애칭이 돼버렸다. 나중에는 관중도 선수들도 모개너가 운동장을 질주하면 놀라는 대신 웃음과 박수로 화답해줬다. ▷한국에서는 고교야구가 한창 인기를 끌던 1980년대까지 우승팀 동문이나 학생들이 운동장 침입을 한 적이 있었다. 통합진보당의 12일 중앙위원회 석상에서도 관객이 밀고 들어오는 ‘운동장 침입’이 벌어졌다. 당시 무대 위로 뛰어올라 조준호 전 공동대표의 머리채를 뒤에서 잡아당겼던 여성은 ‘머리채녀(女)’라고 불린다. 키스 도둑의 운동장 침입은 애교라도 있었지만 어금니 앙다물고 아버지뻘 공동대표의 머리끄덩이를 잡고 흔드는 모습은 악에 받쳐있다. 그녀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민동용 주말섹션O₂팀 기자 mindy@donga.com}

    • 201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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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민동용]폭력 둔감증

    ▷16년 전 극장에서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풀 메탈 자켓’을 본 적이 있다. 영화 전반부는 1960년대 베트남전쟁 중의 미군 해병대 신병훈련소가 배경이다. 동작이 굼뜨고 아둔한 신병 파일은 교관 하트먼 중사의 ‘밥’이다. 사격은커녕 총기 분해조차 제대로 못하는 파일을 하트먼 중사는 모욕적으로 대한다. 파일 때문에 단체 기합을 계속 받아 화가 난 소대원들이 어느 날 밤 잠자는 그를 집단 폭행한다. 결국 정신이 황폐해진 파일은 신병훈련소를 나가기 전날 밤 하트먼 중사를 소총으로 살해하고 자살한다. ▷영화를 본 나의 소감은 ‘아니, 저런 걸 갖고 뭘 저러나…’였다. 영화에서 ‘고문관’ 파일이 받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의 수준은 당시 육군(정확히는 카투사) 상병이던 내가 보기에 별것 아니었다. 중학교 때 이미 원산폭격(엎드려뻗쳐 자세에서 팔 대신 머리로 몸을 지탱하는 얼차려)을 경험했다. 고등학교에서는 선생님이 학교 후문에서부터 현관까지 학생을 때리면서 몰고 오는 광경도 목도했다. 논산 신병훈련소에서 구타는 없었지만 영화 속 파일이 듣던 욕설에 버금가는 폭언도 들어봤다. 그런데 어느 순간 섬뜩해졌다. 일상의 폭력에 너무 관대해져 버린 나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요즘 학교가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교사가 학생을 손찌검하는 건 상상조차 못하고 얼차려도 옛이야기가 됐다. 군대에서 구타와 폭력도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연대장이 고참병들이 때리면 신고하라고 신병들에게 휴대전화가 적힌 명함을 줄 정도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는 폭력 둔감증(鈍感症)이 잔존하고 있다. 신입생들에게 오리엔테이션이랍시고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하고 때리는 일부 대학 이야기가 매년 어김없이 등장한다. 선배 학생들이 신입생 환영회의 폭력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지난주 경북 영주에서 또 꽃다운 중학생이 스스로 삶을 등졌다. ‘자꾸 나를 안으려고 한다. …폭력 서클에 가입하라고 한다’는 소년의 유서를 보면서 ‘저런 걸 갖고 저럴 것까지야…’ 하고 생각했을 성인들이 아마 없지는 않았을 성싶다. 학교 안에서 집단따돌림과 일진을 뿌리 뽑으려 애쓴다 해도 학교 밖 사회가 폭력에 둔감하다면 해결의 길은 멀다. 우리 안에 잠복한, 폭력에 대한 내성(耐性)이 두렵다.민동용 주말섹션 O₂팀 기자 mindy@donga.com}

    • 201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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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민동용]‘뭔가 해본 그들’

    “구겨진 종이가 멀리 날아갑니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 m 경기에 출전한 이승훈 선수가 네덜란드 선수를 한 바퀴 넘게 앞설 무렵 중계하던 아나운서는 이렇게 외쳤다. 이승훈은 원래 쇼트트랙 선수였다.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지자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꿨다. 주위에서는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지만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스피드스케이팅 1만 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살면서 실패를 맛본 적 없는 사람은 드물다. 지난달 제84회 아카데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탄 메릴 스트립도 예외는 아니다. 2년 전 여우주연상 후보로 오른 그를 두고 당시 영화제 사회를 맡았던 코미디언 스티브 마틴이 말했다. “그는 오스카 후보에 가장 많이(당시까지 16회) 올랐습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당시까지 14회) 떨어졌습니다.” 미국 프로농구 NBA에서 통산 3만 점 이상을 득점한 4명 중 하나인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도 1만2000번 넘게 슛을 성공시키지 못했고, 300경기 넘게 졌다. ▷6년 전 정치부 시절에 알게 된 언론사 출신 한 선배와 지난주 통화를 했다. 그의 목소리는 침울했다. 전남에서 민주통합당의 총선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다가 떨어진 직후였다. 그는 4년 전부터 출마 지역에서 터를 닦기 위해 애를 썼다. 지역 라디오의 시사프로그램에 고정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이려 했고, 틈틈이 서울을 오가며 ‘여의도 정치’의 흐름을 좇는 데도 뒤처지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모두 물거품이 됐다. 어쭙잖게 힘내시라고는 했지만 통화가 끝날 때까지 그의 목소리는 밝아지지 않았다. ▷전국 246개 선거구에서 모두 927명이 4·11총선 후보로 등록했다. 이보다 약간 많은 수의, 선량(選良)을 꿈꾸던 사람들이 공천에서 탈락의 쓴잔을 들었고 다음 달 11일이 지나면 여기에서 681명의 패배자가 나온다. ‘거듭된 실패가 나를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식의 위로가 그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는 않을 듯하다. 우리나라에도 팬이 적지 않은 일본의 만화가 아다치 미쓰루(あだち充)는 1980년대 히트작 ‘터치’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하지 않으면 구겨지지도 않는다. 굳은 신념에서든, 허튼 욕망에서든 어쨌든 뭔가는 해본 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민동용 주말섹션 O2팀 기자 mindy@donga.com}

    • 2012-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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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민동용]공천심사와 프로레슬링

    프로레슬링이 스포츠가 아닌 첫 번째 이유는 심판의 권위가 없기 때문이다. 반칙을 범하고 있는 선수에게 심판이 “하나, 둘, 셋” 하며 멈추라고 했을 때 넷, 다섯은 돼야 중지하는 건 프로레슬링에서 애교에 속한다. 심판이 주의를 주지만 콧방귀도 뀌지 않는 일이 다반사고 심지어는 선수가 경기 중에 심판을 메다꽂기도 한다. 심판이 엉금엉금 기어 링 밖으로 도망가는 꼴불견 쇼가 벌어질 때도 있다. ▷미국에서 제일 큰 프로레슬링 단체인 WWE의 경기 중에는 유명 레슬러가 자기 맞수와 다른 선수가 벌이는 경기의 심판을 보는 경우가 왕왕 있다. 공정하게 경기를 진행하겠다며 경기용 짧은 팬츠 대신 검은색 세로줄무늬 심판복을 입고 링에 오르지만 행태는 가관이다. 맞수가 상대에게 결정적인 기술을 가하려 하면 잠시 경기를 중지시킨다. 점입가경은 갑자기 심판복을 벗어 던지고 상대 선수와 힘을 합쳐 맞수를 제압하는 것이다. 그러곤 시치미를 뚝 떼고 상대 선수의 손을 들어 올린다. ▷스포츠는 선수들이 따르기로 합의한 공정한 규칙을 전제로 한다. 그 규칙에 따라 경기를 순조롭게 이끌고 판가름하는 심판은 필수다. 심판이 오심(誤審)을 할 때도 있지만 “그것도 경기의 일부”라며 선수들은 승복한다. 정당의 공천심사는 그런 면에서 스포츠와 다를 바 없다. 합의된 기준에 따라 심판(공천심사위원)이 선수(후보등록자)들을 비교하고 승부(공천 여부)를 결정한다. 여야 모두 공천심사위원 선정을 두고 잡음이 적지 않다. 알고 보니 부적격 심판이 있었다. 자기 편 심판이 배제됐다고 볼멘소리도 터져 나온다. ▷정당의 공천심사를 프로레슬링에 비교하는 것은 결례가 될지도 모르겠다. 프로레슬링은 고도로 훈련된 선수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하는 쇼다. 심판도 경기 규칙의 공정한 집행자라기보다는 흥행을 위한 배역에 불과하다. WWE에서 알파벳 E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연예)’의 머리글자인 이유다. 잘나가던 우리나라 프로레슬링은 1960년대 중반 “프로레슬링은 쇼”라는 한 유명 선수의 본의 아닌 고백 이후 쇠락해 갔다. 공정성에 대한 우리 국민의 기대가 다른 나라보다 더 큰지도 모르겠다. 심판의 권위는 공정성에서 나온다. 공천심사위원도 후보자라는 결과물을 내놓고 선거를 통해 평가받는다. 민동용 주말섹션O2팀 기자 mindy@donga.com}

    • 2012-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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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2/Life in Angle 광화문 낮 3시]4월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2층에서 내려다 본 청계광장입니다. 봄비의 흔적이 보도 위에서 서서히 말라갑니다. 좀 쌀쌀하기도 해서 그런지 오가는 사람은 드뭅니다. 그래도 다슬기 모양 조형물 ‘스프링(샘)’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외국인은 끊이질 않습니다. ‘O2’는 매주 금요일 오후 3시의 이곳 풍경을 전할 계획입니다. 연기처럼 사라지는 일상을 모아 조그만 역사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1년 후를 기대해 주십시오.}

    • 201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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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東日本 대지진]“경제대국 일궜는데 약 없어 숨지다니” 서러운 日 노인들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18일로 1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피해지역에선 ‘새로운 재난’이 발생하고 있다. 엄청난 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에서는 다행히 살아남았지만 대피소와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와 식량 등을 받지 못해 숨지는 ‘2차 재난’ 피해자(재해관련사)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특히 노인 계층에서 재해관련사가 속출하고 있다. 혹독한 태평양전쟁 때도 살아남아 1인당 GDP 4만 달러의 세계 경제대국을 만들어낸 이들이 어처구니없게도 약과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져 간다. 18일 일본 정부는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도호쿠(東北) 지방의 이재민 38만 명을 다른 지역으로 옮길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심신이 피폐해진 노인들이 수십 년 살았던 고향마저 떠나야 한다면 고난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후쿠시마(福島) 현 미나미소마(南相馬) 시의 한 병원에서는 18일 환자 2명이 치료약이 없어 숨졌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20∼30km 권역에 있는 이 병원에는 노인 180여 명이 입원해 있지만 15일 옥내 대피 지시가 떨어진 뒤 의약품을 공급받지 못했다. 이와테(巖手) 현 가마이시(釜石) 시의 병원에서도 이날 정전으로 가래흡입 장치가 멈추면서 70∼90세의 폐렴 환자 8명이 숨졌다.미야기(宮城) 현 이시노마키(石卷) 시 이시노마키항만병원 4층 식당과 복도는 노인 환자들로 가득하지만 의료진의 10%가 넘는 40명이 실종돼 치료와 간병이 쉽지 않다. 의료진은 “약도 음식도 치료설비도 부족해 중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쑥대밭이 된 도호쿠 지방 어촌들은 청·장년층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면서 홀로 남은 80, 90대 노인도 적지 않다. 거동이 불편한 이들은 쓰나미 경보를 듣고 대피소로 향했지만 이내 뒤처져 휩쓸리거나 아예 집에 남아 목숨을 운명에 맡긴 경우도 많았다.대피소의 노인들도 사정이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전기와 가스가 끊어지고 난방용 기름은 부족하며 음식과 물, 약품과 의료진의 손길이 모자라 비명을 지르고 있다. 도호쿠 지방은 요즘 밤에는 영하로 떨어질 정도로 춥지만 담요와 옆 사람의 체온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 후쿠시마 재해대책본부는 원전 반경 20km 내의 의료기관에서 환자들을 대피소로 옮긴 14∼16일 이송 중에 2명, 이송 직후에 19명이 잇따라 숨졌다고 17일 발표했다. 악조건하에서의 장시간 이동으로 쇠약해진 데다 대피소에서도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용케 살아남았다 해도 이후의 삶을 생각하면 막막하다. 미야기 현 미야코(宮古) 시의 70대 여성 오카시 게이코 씨가 혼자 살던 조그만 집은 폭삭 주저앉았다. 도쿄 등지에서 사는 자식들에게서 당장 도움을 받을 수도 없다. 은행에 맡기지 않고 장롱 속에 고이 모아둔 얼마 안 되는 돈도 찾을 길이 없다. 이들이 겪을 심리적 고통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가족, 돌봐주는 사람, 공동체와의 연대를 상실한 노인은 ‘버림받았다는 상심’과 자기소외를 심하게 느낀다”며 “특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도쿄=서영아 기자 sya@donga.com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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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랍 젊은이 92% “첫번째 열망은 민주”

    아랍권 젊은이들이 반정부 열풍을 겪으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더욱 커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7일 아랍권 위성뉴스 채널 알아라비야에 따르면 카타르의 여론조사 전문기관 ‘아사다 버슨-마스텔러(ABM)’가 2월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국가와 이집트 레바논 이라크의 18∼24세 젊은이 20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92%가 민주주의를 ‘가장 바라는 변화’로 꼽았다. 지난해 12월 ABM이 같은 조사를 했을 때는 각국 남녀 65%만이 ‘민주주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1월 튀니지 ‘재스민 혁명’과 2월 이집트 시민혁명을 목격한 뒤 민주주의에 대한 선호가 급상승했다. 2008년 조사에서는 민주주의보다 경제적 기회, 즉 일자리를 가장 바란다고 했다. 수닐 존 ABM 최고경영자는 “튀니지와 이집트, 리비아에서 벌어진 일들은 민주주의를 열망하고 바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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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東日本 대지진]폐연료봉 연쇄 핵분열로 방사선 쏟아낼 위기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가 사실상 통제 불능상태가 됐다. 16일 오전 4호기에서 전날에 이어 화재가 발생했고, 14일 폭발한 3호기 주변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추정되는 흰 연기가 대거 방출됐다. 16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대책통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45분 4호기에서 두 번째 화재가 발생했다. 4호기는 전날 화재로 격납 건물 외벽에 8m짜리 구멍이 뚫려 있어 방사성 물질이 대거 누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4호기에 보관된 사용후핵연료가 핵분열 연쇄반응을 일으켜 방사성 물질을 대량 누출시킬 우려마저 낳고 있다. 또 이날 오전 10시부터 대량의 흰 연기를 내뿜은 3호기는 원자로를 보호하는 격납용기가 파손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2호기와 마찬가지로 격납용기에서 수증기가 방출되고 있다”며 격납용기 파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3호기에도 4호기와 마찬가지로 사용후핵연료봉이 514개나 저장돼 있어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수증기가 그대로 대기 중에 노출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일본정부는 이날 원자로 3호기와 4호기를 냉각시키기 위해 자위대에 요청해 각 원자로 상공에서 헬리콥터로 대량의 물을 투하하려 했지만 모두 좌절됐다. 3호기 상공에는 이날 오후 자위대 치누크 헬리콥터 3대가 출동했지만 방사선량이 정상 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것으로 측정돼 철수했다. 또 4호기 상공에도 헬리콥터를 보내려 했지만 원자로와의 거리가 수십 m에 이르는 데다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는 물의 양이 너무 적어 취소했다. 일본 정부와 사고대책통합본부는 경찰청에 요청해 소방차보다 더 강력하게 물을 살포할 수 있는 방수차를 사용해 17일 원자로를 냉각시키기로 했다고 NHK방송이 보도했다.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가장 먼저 폭발한 1호기는 연료봉의 70% 이상이, 격납용기 하단부가 손상된 2호기는 30% 이상이 각각 파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1호기 연료봉 70%이상-2호기 30%이상 파손 ▼ 방사성 물질 누출이 계속되면서 이날 오전 10시 40분경 후쿠시마 제1원전 정문 부근에서는 일반인의 한 해 방사선 피폭량 한도인 1.0mSv(밀리시버트)의 10배인 시간당 10mSv의 방사선이 관측됐다. 또 실내 대피령이 내려졌던 원전에서 20∼30km 떨어진 지역에서는 통상 방사선량의 6600배에 이르는 시간당 0.33mSv가 검출됐다. 이 지역의 평상시 방사선량은 시간당 평균 0.00005mSv로 사실상 거의 검출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일본 후쿠시마 현 재해대책본부는 16일 오전 채취한 후쿠시마 시내 수돗물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 요오드 등이 검출됐으나 검출량은 정부가 정한 음식물 섭취기준에 미달해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미국 핵 관련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전보장연구소(ISIS)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위성사진과 미군 및 일본 정부가 측정한 방사선량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옛 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같은 등급(7등급)인 최악의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아키히토(明仁) 일왕까지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아키히토 일왕은 이날 TV를 통해 방영된 비디오 메시지에서 “사망자가 매일 증가하고 있고 희생자가 몇 명인지조차 모른다”며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무사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일왕은 “전례 없는 거대 지진이 발생한 피해지역의 비참한 상황에 마음이 아프다”며 “원전 상황이 예단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데, 관계자들이 전력을 다해 사태 악화를 막아 달라”고 덧붙였다. 또 “강추위 속에서 많은 사람이 식량 음료 연료 부족으로 매우 힘든 대피생활을 하고 있다. 구제에 전력을 기울여 피해자의 상황이 조금이라도 호전되길 바라며 모두가 힘을 합쳐 이 불행한 시기를 뛰어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일왕은 구조 활동에 지장이 없는 시기를 골라 조만간 피해지역을 방문해 격려할 예정이다. 일왕이 왕위에 오른 뒤 TV 메시지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사태 수습이 점점 힘겨워지자 일본정부도 인명구조와 지진 피해복구 작업에서 원전 피해 최소화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날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대책통합본부를 설치해 사태 수습을 위한 총력태세를 갖췄다. 전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후쿠시마 원전 사태 수습 지원팀 파견을 요청한 데 이어 미군과도 협조하는 방안을 놓고 최종 조율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출된 방사성 물질은 인체에 유해한 수준이 아니라며 ‘근거 없는 낙관론’을 되풀이한 도쿄전력에 비판과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관리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의 무능함과 부주의가 일본 원전을 최악의 사태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도쿄전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첫 번째 화재를 제대로 진압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도쿄전력은 12일 원자로 1호기가 수소폭발을 한 후 방사성 물질의 누출 수치 등을 축소 보도하는 데만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일본에서 가장 큰 전력공급회사로 도쿄 등 수도권의 4200만 주민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도쿄전력은 산하에 3개의 원전과 29개의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국민의 분노가 도쿄전력뿐만 아니라 이 회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정부로 향하는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자 간 총리가 직접 나섰다. 간 총리는 이날 오후 긴급재해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국민이 정부와 도쿄전력을 지탄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정보를 숨김없이 전달하지 않는다는 의혹 때문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도호쿠 해안 지역에 머물다 연락이 끊어졌던 한국교민 2명과 여행객 3명이 16일 한국 긴급구조대에 구조되거나 생사가 확인됐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정부 신속대응팀은 이날 일본 미야기 현 이시노마키와 가미조에서 교민 김모 씨가 자택에 생존해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정부는 또 인근 대피소에 있던 또 다른 교민 김모 씨와 한국에서 방문한 그의 언니, 형부 서모 씨 등 친척 3명을 구조했다.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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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東日本 대지진]‘방사능 공포’ Q&A

    일본 후쿠시마(福島) 현 제1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들이 수소폭발을 하거나 격납용기가 일부 파손되면서 ‘방사성 물질 누출 공포’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물론 0.00…1%의 위험에도 대비하는 자세는 필요하지만 현재 시중에 떠도는 공포 가운데는 정확한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것들이 많다. 일본 원전 사고의 궁금증을 ‘Q&A’로 풀어봤다.Q: 일본에서 동풍이 불어 우리나라까지 방사성 물질이 날아온다는 주장도 있다.A: 어떤 물질이 1000km 이상 이동하려면 마찰력이 없는 상층부의 바람을 타야 한다. 한반도 주변에서는 높은 고도에서 늘 편서풍이 불어 우리나라까지 건너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일본 지역의 동풍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기상청은 “선풍기를 켜놓고 5m 앞에서 선풍기를 향해 입김을 내뿜는 것과 같다”며 “일본 부근의 바람이 한반도까지 불어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Q: 일본 내에서는 동풍이나 북동풍이 분다고 하는데…. A: 기상청에 따르면 지상에서 높이 1km 아래로 부는 바람은 해당지역 내에서 어느 방향으로든 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하층 바람은 산이나 건물 등 지형에 막혀 한반도까지 올 수 없다. 높이 1.5km 이상까지 방사성 물질이 올라가야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올 수 있는데 현재 높이 1.5∼3km의 바람은 동쪽(태평양 쪽)으로만 불고 있다. Q: 혹시라도 높이 1.5km 이상에서 동풍이 불면 한반도로 방사성 물질이 유입되나?A: 동풍이 불더라도 인체에 해로운 수준일 가능성은 작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후쿠시마 원전 1호기 폭발 후 일본에서 한국 쪽으로 바람이 불고 후쿠시마 원전 1∼3호기의 노심이 30% 녹은 상황을 가정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우리나라 동해안에서의 피폭선량이 일반인의 연간 한도인 1mSv(밀리시버트)의 0.14%에 불과한 것으로 계산됐다.Q. 이번 지진 때 후쿠시마 원전 인근 지역을 다녀온 여행객과 접촉해도 되나.A. 시간당 1mSv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됐다면 여행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이미 일본 정부가 위험지역에 있던 사람들은 방사선 측정을 했기 때문에 실제로 피폭된 여행객과 접촉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만약에 심하게 오염된 사람이 국내에 들어오면 가능한 한 접촉하지 말아야 한다.Q. 방사성 물질은 얼마나 오래 대기 중에 머무나.A. 방사성 요오드는 대부분 한 달 안에 사라진다. 그러나 세슘은 체내에서 30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Q. 세슘이나 방사성 요오드에 과다 노출되면 어떻게 하나.A. 세슘은 대변으로 배출하기 위해 프러시안 블루(Prussian blue)라는 약품을 사용하지만 장기나 근육에 흡착되면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방사성 요오드의 경우엔 예방약인 안정화요오드정제를 복용하면 된다. 그러나 방사성 요오드를 많이 흡입하면 갑상샘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Q.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지역의 물고기, 육류, 해산물 등은 어떻게 하나.A. 물에 녹는 세슘이 바다로 들어가 아주 미량이라도 물고기 체내에 흡수된다면 이 물고기를 먹는 것은 위험하다고 의사들은 말한다. 후쿠시마 현 앞바다에서 160km 떨어진 미 해군 항공모함도 적은 양이지만 피폭된 것을 보면 이 범위의 물고기들도 오염됐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또 긴급피난 또는 실내대피 명령이 내려진 원전 주위 반경 30km 내에서 기른 동물, 채소, 과일을 먹는 것도 가급적 삼가야 한다. 그 지역 젖소의 우유도 먹지 못한다.Q. 이번 원전 사고로 얼마나 많은 방사성 물질이 누출됐나.A. 신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도의 방사성 물질이 누출됐다.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고평가척도(INES)의 1∼7단계 가운데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 물질 누출은 4단계로 ‘국지적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다.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섬 원전 사고는 5단계,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최고 수준인 7단계였다.Q. 후쿠시마에서 측정된 방사선량은 어느 정도인가.A. 15일 원전 주변의 방사선량이 최대 400mSv로 측정됐다. 순간적이긴 하지만 이 정도면 구토증세를 보이는 등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다. 체르노빌 사고 당시 방사성 물질에 노출된 주민들을 이전시킬 때의 방사선량 기준은 시간당 350mSv였다. Q. 일본에선 방사성 물질 누출로 인한 피해자가 생겼나.A. 그렇다. 12일과 13일 일본인 190명과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승조원 17명이 피폭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일본인 3명은 입원해야 했다. 그러나 이 당시 대기에서 측정된 방사선량은 시간당 최대 1.557mSv에 불과해 생명이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자연 상태에서 연간 평균 2.4mSv의 방사선량에 노출된다. Q. 방사선에 노출되면 무조건 치명적인가.A. 지구상 어떤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매우 높은 자연 방사선 수치를 보인다. 또한 세계의 모든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은 다른 공간에서보다 높은 방사선에 노출된다. 그렇다고 그 지역을 가지 않거나, 비행기를 타지 않는 경우는 없다. 어느 정도까지 방사선에 노출되면 안전한가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의견이 다르다. 그러나 살면서 어느 정도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도 피할 수 없다. X선 촬영을 한 번 할 때 받는 방사선량은 약 0.1∼0.3mSv, 가슴을 한 번 컴퓨터단층촬영(CT) 할 때는 6.9mSv다. 시간당 100mSv의 방사선량에 노출돼도 인체에는 큰 영향이 없다. 시간당 150mSv의 방사선량에 노출되면 가벼운 헛구역질을 하는 정도다.Q. 방사선에 피폭되면 어떤 증세가 나타나나.A. 사람이 시간당 1000mSv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식욕감퇴, 헛구역질, 피로 등의 전조 증상이 나타난다. 1∼3주일 정도 잠복기를 지나면 방사선 피폭 양에 따라 중추신경계 장애, 소화관 출혈, 조혈기관 기능 저하 등으로 사망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시간당 1만 mSv 이상의 방사선량에 노출되면 의식을 잃게 되고 5만 mSv를 쐬면 48시간 내 숨진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원호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wonc@donga.com▼ 만에 하나… 방사성 낙진때 대처 어떻게 ▼외출 삼가고 밖에서 돌아오면 꼭 샤워… 장독 뚜껑 덮고 창문닫아 외부공기 차단끔찍한 상상이긴 하지만 만약 일본의 원전 폭발로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로 날아든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방사선에는 되도록 노출되지 않는 것이 상책이기 때문에 전문가 조언에 따라 준수사항을 지켜 피폭을 최소화해야 한다. 준수해야 할 행동요령의 기본 원칙은 황사에 대비한 행동요령과 비슷하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15일 우선 일반적인 행동요령으로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건물 내에서 생활하며 외출할 때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우산과 비옷 등을 휴대해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비를 맞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물 밖에서는 음식물 섭취를 삼가고 외출 후에는 샤워 등으로 몸을 깨끗이 하는 것도 꼭 지켜야 할 수칙이다. 상황별 상세한 행동요령을 별도로 숙지해 두면 더욱 좋다. 방사성 낙진이 발생했을 경우 우물이나 장독 등은 뚜껑을 덮어 두고 밀폐된 건물 밖 물은 폐기하거나 오염검사 후 사용해야 한다. 가축은 축사로 이동시키고 사료는 비닐 등으로 덮어야 한다. 집이나 사무실 창문 을 닫아 외부공기 유입을 줄여야 한다.건물 안으로 대피했을 경우 방사성 낙진은 오감으로 감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의적인 판단으로 함부로 행동하지 않도록 한다. 라디오나 TV, 민방위 조직 등을 통한 정부 지시를 믿고 따라야 한다. 건물 밖으로 나올때는 전기와 가스를 끄고 수도꼭지를 잠그는 것이 좋다. 담요 의복 구급약 유아용품 등 필요한 물품을 꼭 지참하고 대피해야 한다. 상황이 종료돼도 오염이 확대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기 때문에 지정 지역 외에는 출입하지 말고 정부 및 방재유도 요원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비상 상황이 끝났다고 해방감에 젖어 행동해서는 안 된다. 우선 경찰 또는 민방위대, 또는 유도 요원의 지시에 따라 질서 있게 이동한다. 당분간 음식물은 오염검사를 한 뒤 섭취해야 한다. 이세열 KINS 방재총괄실장은 “방사성 물질이든 황사든 일반적인 행동요령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1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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