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동용

민동용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구독 35

추천

안녕하세요. 민동용 기자입니다.

mindy@donga.com

취재분야

2025-11-08~2025-12-08
교육41%
여행30%
문화 일반13%
경제일반7%
요리/음식3%
생활/가정3%
산업3%
  • [횡설수설/민동용]공천심사와 프로레슬링

    프로레슬링이 스포츠가 아닌 첫 번째 이유는 심판의 권위가 없기 때문이다. 반칙을 범하고 있는 선수에게 심판이 “하나, 둘, 셋” 하며 멈추라고 했을 때 넷, 다섯은 돼야 중지하는 건 프로레슬링에서 애교에 속한다. 심판이 주의를 주지만 콧방귀도 뀌지 않는 일이 다반사고 심지어는 선수가 경기 중에 심판을 메다꽂기도 한다. 심판이 엉금엉금 기어 링 밖으로 도망가는 꼴불견 쇼가 벌어질 때도 있다. ▷미국에서 제일 큰 프로레슬링 단체인 WWE의 경기 중에는 유명 레슬러가 자기 맞수와 다른 선수가 벌이는 경기의 심판을 보는 경우가 왕왕 있다. 공정하게 경기를 진행하겠다며 경기용 짧은 팬츠 대신 검은색 세로줄무늬 심판복을 입고 링에 오르지만 행태는 가관이다. 맞수가 상대에게 결정적인 기술을 가하려 하면 잠시 경기를 중지시킨다. 점입가경은 갑자기 심판복을 벗어 던지고 상대 선수와 힘을 합쳐 맞수를 제압하는 것이다. 그러곤 시치미를 뚝 떼고 상대 선수의 손을 들어 올린다. ▷스포츠는 선수들이 따르기로 합의한 공정한 규칙을 전제로 한다. 그 규칙에 따라 경기를 순조롭게 이끌고 판가름하는 심판은 필수다. 심판이 오심(誤審)을 할 때도 있지만 “그것도 경기의 일부”라며 선수들은 승복한다. 정당의 공천심사는 그런 면에서 스포츠와 다를 바 없다. 합의된 기준에 따라 심판(공천심사위원)이 선수(후보등록자)들을 비교하고 승부(공천 여부)를 결정한다. 여야 모두 공천심사위원 선정을 두고 잡음이 적지 않다. 알고 보니 부적격 심판이 있었다. 자기 편 심판이 배제됐다고 볼멘소리도 터져 나온다. ▷정당의 공천심사를 프로레슬링에 비교하는 것은 결례가 될지도 모르겠다. 프로레슬링은 고도로 훈련된 선수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하는 쇼다. 심판도 경기 규칙의 공정한 집행자라기보다는 흥행을 위한 배역에 불과하다. WWE에서 알파벳 E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연예)’의 머리글자인 이유다. 잘나가던 우리나라 프로레슬링은 1960년대 중반 “프로레슬링은 쇼”라는 한 유명 선수의 본의 아닌 고백 이후 쇠락해 갔다. 공정성에 대한 우리 국민의 기대가 다른 나라보다 더 큰지도 모르겠다. 심판의 권위는 공정성에서 나온다. 공천심사위원도 후보자라는 결과물을 내놓고 선거를 통해 평가받는다. 민동용 주말섹션O2팀 기자 mindy@donga.com}

    • 2012-02-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O2/Life in Angle 광화문 낮 3시]4월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2층에서 내려다 본 청계광장입니다. 봄비의 흔적이 보도 위에서 서서히 말라갑니다. 좀 쌀쌀하기도 해서 그런지 오가는 사람은 드뭅니다. 그래도 다슬기 모양 조형물 ‘스프링(샘)’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외국인은 끊이질 않습니다. ‘O2’는 매주 금요일 오후 3시의 이곳 풍경을 전할 계획입니다. 연기처럼 사라지는 일상을 모아 조그만 역사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1년 후를 기대해 주십시오.}

    • 2011-04-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東日本 대지진]“경제대국 일궜는데 약 없어 숨지다니” 서러운 日 노인들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18일로 1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피해지역에선 ‘새로운 재난’이 발생하고 있다. 엄청난 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에서는 다행히 살아남았지만 대피소와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와 식량 등을 받지 못해 숨지는 ‘2차 재난’ 피해자(재해관련사)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특히 노인 계층에서 재해관련사가 속출하고 있다. 혹독한 태평양전쟁 때도 살아남아 1인당 GDP 4만 달러의 세계 경제대국을 만들어낸 이들이 어처구니없게도 약과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져 간다. 18일 일본 정부는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도호쿠(東北) 지방의 이재민 38만 명을 다른 지역으로 옮길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심신이 피폐해진 노인들이 수십 년 살았던 고향마저 떠나야 한다면 고난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후쿠시마(福島) 현 미나미소마(南相馬) 시의 한 병원에서는 18일 환자 2명이 치료약이 없어 숨졌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20∼30km 권역에 있는 이 병원에는 노인 180여 명이 입원해 있지만 15일 옥내 대피 지시가 떨어진 뒤 의약품을 공급받지 못했다. 이와테(巖手) 현 가마이시(釜石) 시의 병원에서도 이날 정전으로 가래흡입 장치가 멈추면서 70∼90세의 폐렴 환자 8명이 숨졌다.미야기(宮城) 현 이시노마키(石卷) 시 이시노마키항만병원 4층 식당과 복도는 노인 환자들로 가득하지만 의료진의 10%가 넘는 40명이 실종돼 치료와 간병이 쉽지 않다. 의료진은 “약도 음식도 치료설비도 부족해 중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쑥대밭이 된 도호쿠 지방 어촌들은 청·장년층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면서 홀로 남은 80, 90대 노인도 적지 않다. 거동이 불편한 이들은 쓰나미 경보를 듣고 대피소로 향했지만 이내 뒤처져 휩쓸리거나 아예 집에 남아 목숨을 운명에 맡긴 경우도 많았다.대피소의 노인들도 사정이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전기와 가스가 끊어지고 난방용 기름은 부족하며 음식과 물, 약품과 의료진의 손길이 모자라 비명을 지르고 있다. 도호쿠 지방은 요즘 밤에는 영하로 떨어질 정도로 춥지만 담요와 옆 사람의 체온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 후쿠시마 재해대책본부는 원전 반경 20km 내의 의료기관에서 환자들을 대피소로 옮긴 14∼16일 이송 중에 2명, 이송 직후에 19명이 잇따라 숨졌다고 17일 발표했다. 악조건하에서의 장시간 이동으로 쇠약해진 데다 대피소에서도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용케 살아남았다 해도 이후의 삶을 생각하면 막막하다. 미야기 현 미야코(宮古) 시의 70대 여성 오카시 게이코 씨가 혼자 살던 조그만 집은 폭삭 주저앉았다. 도쿄 등지에서 사는 자식들에게서 당장 도움을 받을 수도 없다. 은행에 맡기지 않고 장롱 속에 고이 모아둔 얼마 안 되는 돈도 찾을 길이 없다. 이들이 겪을 심리적 고통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가족, 돌봐주는 사람, 공동체와의 연대를 상실한 노인은 ‘버림받았다는 상심’과 자기소외를 심하게 느낀다”며 “특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도쿄=서영아 기자 sya@donga.com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1-03-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랍 젊은이 92% “첫번째 열망은 민주”

    아랍권 젊은이들이 반정부 열풍을 겪으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더욱 커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7일 아랍권 위성뉴스 채널 알아라비야에 따르면 카타르의 여론조사 전문기관 ‘아사다 버슨-마스텔러(ABM)’가 2월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국가와 이집트 레바논 이라크의 18∼24세 젊은이 20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92%가 민주주의를 ‘가장 바라는 변화’로 꼽았다. 지난해 12월 ABM이 같은 조사를 했을 때는 각국 남녀 65%만이 ‘민주주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1월 튀니지 ‘재스민 혁명’과 2월 이집트 시민혁명을 목격한 뒤 민주주의에 대한 선호가 급상승했다. 2008년 조사에서는 민주주의보다 경제적 기회, 즉 일자리를 가장 바란다고 했다. 수닐 존 ABM 최고경영자는 “튀니지와 이집트, 리비아에서 벌어진 일들은 민주주의를 열망하고 바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1-03-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東日本 대지진]폐연료봉 연쇄 핵분열로 방사선 쏟아낼 위기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가 사실상 통제 불능상태가 됐다. 16일 오전 4호기에서 전날에 이어 화재가 발생했고, 14일 폭발한 3호기 주변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추정되는 흰 연기가 대거 방출됐다. 16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대책통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45분 4호기에서 두 번째 화재가 발생했다. 4호기는 전날 화재로 격납 건물 외벽에 8m짜리 구멍이 뚫려 있어 방사성 물질이 대거 누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4호기에 보관된 사용후핵연료가 핵분열 연쇄반응을 일으켜 방사성 물질을 대량 누출시킬 우려마저 낳고 있다. 또 이날 오전 10시부터 대량의 흰 연기를 내뿜은 3호기는 원자로를 보호하는 격납용기가 파손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2호기와 마찬가지로 격납용기에서 수증기가 방출되고 있다”며 격납용기 파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3호기에도 4호기와 마찬가지로 사용후핵연료봉이 514개나 저장돼 있어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수증기가 그대로 대기 중에 노출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일본정부는 이날 원자로 3호기와 4호기를 냉각시키기 위해 자위대에 요청해 각 원자로 상공에서 헬리콥터로 대량의 물을 투하하려 했지만 모두 좌절됐다. 3호기 상공에는 이날 오후 자위대 치누크 헬리콥터 3대가 출동했지만 방사선량이 정상 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것으로 측정돼 철수했다. 또 4호기 상공에도 헬리콥터를 보내려 했지만 원자로와의 거리가 수십 m에 이르는 데다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는 물의 양이 너무 적어 취소했다. 일본 정부와 사고대책통합본부는 경찰청에 요청해 소방차보다 더 강력하게 물을 살포할 수 있는 방수차를 사용해 17일 원자로를 냉각시키기로 했다고 NHK방송이 보도했다.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가장 먼저 폭발한 1호기는 연료봉의 70% 이상이, 격납용기 하단부가 손상된 2호기는 30% 이상이 각각 파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1호기 연료봉 70%이상-2호기 30%이상 파손 ▼ 방사성 물질 누출이 계속되면서 이날 오전 10시 40분경 후쿠시마 제1원전 정문 부근에서는 일반인의 한 해 방사선 피폭량 한도인 1.0mSv(밀리시버트)의 10배인 시간당 10mSv의 방사선이 관측됐다. 또 실내 대피령이 내려졌던 원전에서 20∼30km 떨어진 지역에서는 통상 방사선량의 6600배에 이르는 시간당 0.33mSv가 검출됐다. 이 지역의 평상시 방사선량은 시간당 평균 0.00005mSv로 사실상 거의 검출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일본 후쿠시마 현 재해대책본부는 16일 오전 채취한 후쿠시마 시내 수돗물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 요오드 등이 검출됐으나 검출량은 정부가 정한 음식물 섭취기준에 미달해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미국 핵 관련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전보장연구소(ISIS)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위성사진과 미군 및 일본 정부가 측정한 방사선량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옛 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같은 등급(7등급)인 최악의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아키히토(明仁) 일왕까지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아키히토 일왕은 이날 TV를 통해 방영된 비디오 메시지에서 “사망자가 매일 증가하고 있고 희생자가 몇 명인지조차 모른다”며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무사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일왕은 “전례 없는 거대 지진이 발생한 피해지역의 비참한 상황에 마음이 아프다”며 “원전 상황이 예단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데, 관계자들이 전력을 다해 사태 악화를 막아 달라”고 덧붙였다. 또 “강추위 속에서 많은 사람이 식량 음료 연료 부족으로 매우 힘든 대피생활을 하고 있다. 구제에 전력을 기울여 피해자의 상황이 조금이라도 호전되길 바라며 모두가 힘을 합쳐 이 불행한 시기를 뛰어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일왕은 구조 활동에 지장이 없는 시기를 골라 조만간 피해지역을 방문해 격려할 예정이다. 일왕이 왕위에 오른 뒤 TV 메시지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사태 수습이 점점 힘겨워지자 일본정부도 인명구조와 지진 피해복구 작업에서 원전 피해 최소화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날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대책통합본부를 설치해 사태 수습을 위한 총력태세를 갖췄다. 전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후쿠시마 원전 사태 수습 지원팀 파견을 요청한 데 이어 미군과도 협조하는 방안을 놓고 최종 조율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출된 방사성 물질은 인체에 유해한 수준이 아니라며 ‘근거 없는 낙관론’을 되풀이한 도쿄전력에 비판과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관리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의 무능함과 부주의가 일본 원전을 최악의 사태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도쿄전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첫 번째 화재를 제대로 진압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도쿄전력은 12일 원자로 1호기가 수소폭발을 한 후 방사성 물질의 누출 수치 등을 축소 보도하는 데만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일본에서 가장 큰 전력공급회사로 도쿄 등 수도권의 4200만 주민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도쿄전력은 산하에 3개의 원전과 29개의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국민의 분노가 도쿄전력뿐만 아니라 이 회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정부로 향하는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자 간 총리가 직접 나섰다. 간 총리는 이날 오후 긴급재해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국민이 정부와 도쿄전력을 지탄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정보를 숨김없이 전달하지 않는다는 의혹 때문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도호쿠 해안 지역에 머물다 연락이 끊어졌던 한국교민 2명과 여행객 3명이 16일 한국 긴급구조대에 구조되거나 생사가 확인됐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정부 신속대응팀은 이날 일본 미야기 현 이시노마키와 가미조에서 교민 김모 씨가 자택에 생존해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정부는 또 인근 대피소에 있던 또 다른 교민 김모 씨와 한국에서 방문한 그의 언니, 형부 서모 씨 등 친척 3명을 구조했다.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1-03-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東日本 대지진]‘방사능 공포’ Q&A

    일본 후쿠시마(福島) 현 제1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들이 수소폭발을 하거나 격납용기가 일부 파손되면서 ‘방사성 물질 누출 공포’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물론 0.00…1%의 위험에도 대비하는 자세는 필요하지만 현재 시중에 떠도는 공포 가운데는 정확한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것들이 많다. 일본 원전 사고의 궁금증을 ‘Q&A’로 풀어봤다.Q: 일본에서 동풍이 불어 우리나라까지 방사성 물질이 날아온다는 주장도 있다.A: 어떤 물질이 1000km 이상 이동하려면 마찰력이 없는 상층부의 바람을 타야 한다. 한반도 주변에서는 높은 고도에서 늘 편서풍이 불어 우리나라까지 건너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일본 지역의 동풍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기상청은 “선풍기를 켜놓고 5m 앞에서 선풍기를 향해 입김을 내뿜는 것과 같다”며 “일본 부근의 바람이 한반도까지 불어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Q: 일본 내에서는 동풍이나 북동풍이 분다고 하는데…. A: 기상청에 따르면 지상에서 높이 1km 아래로 부는 바람은 해당지역 내에서 어느 방향으로든 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하층 바람은 산이나 건물 등 지형에 막혀 한반도까지 올 수 없다. 높이 1.5km 이상까지 방사성 물질이 올라가야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올 수 있는데 현재 높이 1.5∼3km의 바람은 동쪽(태평양 쪽)으로만 불고 있다. Q: 혹시라도 높이 1.5km 이상에서 동풍이 불면 한반도로 방사성 물질이 유입되나?A: 동풍이 불더라도 인체에 해로운 수준일 가능성은 작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후쿠시마 원전 1호기 폭발 후 일본에서 한국 쪽으로 바람이 불고 후쿠시마 원전 1∼3호기의 노심이 30% 녹은 상황을 가정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우리나라 동해안에서의 피폭선량이 일반인의 연간 한도인 1mSv(밀리시버트)의 0.14%에 불과한 것으로 계산됐다.Q. 이번 지진 때 후쿠시마 원전 인근 지역을 다녀온 여행객과 접촉해도 되나.A. 시간당 1mSv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됐다면 여행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이미 일본 정부가 위험지역에 있던 사람들은 방사선 측정을 했기 때문에 실제로 피폭된 여행객과 접촉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만약에 심하게 오염된 사람이 국내에 들어오면 가능한 한 접촉하지 말아야 한다.Q. 방사성 물질은 얼마나 오래 대기 중에 머무나.A. 방사성 요오드는 대부분 한 달 안에 사라진다. 그러나 세슘은 체내에서 30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Q. 세슘이나 방사성 요오드에 과다 노출되면 어떻게 하나.A. 세슘은 대변으로 배출하기 위해 프러시안 블루(Prussian blue)라는 약품을 사용하지만 장기나 근육에 흡착되면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방사성 요오드의 경우엔 예방약인 안정화요오드정제를 복용하면 된다. 그러나 방사성 요오드를 많이 흡입하면 갑상샘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Q.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지역의 물고기, 육류, 해산물 등은 어떻게 하나.A. 물에 녹는 세슘이 바다로 들어가 아주 미량이라도 물고기 체내에 흡수된다면 이 물고기를 먹는 것은 위험하다고 의사들은 말한다. 후쿠시마 현 앞바다에서 160km 떨어진 미 해군 항공모함도 적은 양이지만 피폭된 것을 보면 이 범위의 물고기들도 오염됐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또 긴급피난 또는 실내대피 명령이 내려진 원전 주위 반경 30km 내에서 기른 동물, 채소, 과일을 먹는 것도 가급적 삼가야 한다. 그 지역 젖소의 우유도 먹지 못한다.Q. 이번 원전 사고로 얼마나 많은 방사성 물질이 누출됐나.A. 신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도의 방사성 물질이 누출됐다.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고평가척도(INES)의 1∼7단계 가운데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 물질 누출은 4단계로 ‘국지적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다.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섬 원전 사고는 5단계,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최고 수준인 7단계였다.Q. 후쿠시마에서 측정된 방사선량은 어느 정도인가.A. 15일 원전 주변의 방사선량이 최대 400mSv로 측정됐다. 순간적이긴 하지만 이 정도면 구토증세를 보이는 등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다. 체르노빌 사고 당시 방사성 물질에 노출된 주민들을 이전시킬 때의 방사선량 기준은 시간당 350mSv였다. Q. 일본에선 방사성 물질 누출로 인한 피해자가 생겼나.A. 그렇다. 12일과 13일 일본인 190명과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승조원 17명이 피폭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일본인 3명은 입원해야 했다. 그러나 이 당시 대기에서 측정된 방사선량은 시간당 최대 1.557mSv에 불과해 생명이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자연 상태에서 연간 평균 2.4mSv의 방사선량에 노출된다. Q. 방사선에 노출되면 무조건 치명적인가.A. 지구상 어떤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매우 높은 자연 방사선 수치를 보인다. 또한 세계의 모든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은 다른 공간에서보다 높은 방사선에 노출된다. 그렇다고 그 지역을 가지 않거나, 비행기를 타지 않는 경우는 없다. 어느 정도까지 방사선에 노출되면 안전한가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의견이 다르다. 그러나 살면서 어느 정도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도 피할 수 없다. X선 촬영을 한 번 할 때 받는 방사선량은 약 0.1∼0.3mSv, 가슴을 한 번 컴퓨터단층촬영(CT) 할 때는 6.9mSv다. 시간당 100mSv의 방사선량에 노출돼도 인체에는 큰 영향이 없다. 시간당 150mSv의 방사선량에 노출되면 가벼운 헛구역질을 하는 정도다.Q. 방사선에 피폭되면 어떤 증세가 나타나나.A. 사람이 시간당 1000mSv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식욕감퇴, 헛구역질, 피로 등의 전조 증상이 나타난다. 1∼3주일 정도 잠복기를 지나면 방사선 피폭 양에 따라 중추신경계 장애, 소화관 출혈, 조혈기관 기능 저하 등으로 사망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시간당 1만 mSv 이상의 방사선량에 노출되면 의식을 잃게 되고 5만 mSv를 쐬면 48시간 내 숨진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원호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wonc@donga.com▼ 만에 하나… 방사성 낙진때 대처 어떻게 ▼외출 삼가고 밖에서 돌아오면 꼭 샤워… 장독 뚜껑 덮고 창문닫아 외부공기 차단끔찍한 상상이긴 하지만 만약 일본의 원전 폭발로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로 날아든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방사선에는 되도록 노출되지 않는 것이 상책이기 때문에 전문가 조언에 따라 준수사항을 지켜 피폭을 최소화해야 한다. 준수해야 할 행동요령의 기본 원칙은 황사에 대비한 행동요령과 비슷하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15일 우선 일반적인 행동요령으로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건물 내에서 생활하며 외출할 때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우산과 비옷 등을 휴대해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비를 맞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물 밖에서는 음식물 섭취를 삼가고 외출 후에는 샤워 등으로 몸을 깨끗이 하는 것도 꼭 지켜야 할 수칙이다. 상황별 상세한 행동요령을 별도로 숙지해 두면 더욱 좋다. 방사성 낙진이 발생했을 경우 우물이나 장독 등은 뚜껑을 덮어 두고 밀폐된 건물 밖 물은 폐기하거나 오염검사 후 사용해야 한다. 가축은 축사로 이동시키고 사료는 비닐 등으로 덮어야 한다. 집이나 사무실 창문 을 닫아 외부공기 유입을 줄여야 한다.건물 안으로 대피했을 경우 방사성 낙진은 오감으로 감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의적인 판단으로 함부로 행동하지 않도록 한다. 라디오나 TV, 민방위 조직 등을 통한 정부 지시를 믿고 따라야 한다. 건물 밖으로 나올때는 전기와 가스를 끄고 수도꼭지를 잠그는 것이 좋다. 담요 의복 구급약 유아용품 등 필요한 물품을 꼭 지참하고 대피해야 한다. 상황이 종료돼도 오염이 확대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기 때문에 지정 지역 외에는 출입하지 말고 정부 및 방재유도 요원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비상 상황이 끝났다고 해방감에 젖어 행동해서는 안 된다. 우선 경찰 또는 민방위대, 또는 유도 요원의 지시에 따라 질서 있게 이동한다. 당분간 음식물은 오염검사를 한 뒤 섭취해야 한다. 이세열 KINS 방재총괄실장은 “방사성 물질이든 황사든 일반적인 행동요령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11-03-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동일본 대지진’으로 표기

    동아일보는 11일 일본을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를 ‘동일본 대지진’으로 표기합니다. 동일본은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본 일본 동북부 주요 현을 뜻하는 도호쿠(東北) 지역과 도쿄(東京)를 중심으로 한 간토(關東) 지역을 아우르는 말입니다.}

    • 2011-03-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東日本 대지진]잔해 치울때마다 시신… 대피소가 영안실로 변해

    《 생각하고 싶지 않던 우려가 현실로 바뀌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마을이 초토화되고 전체 인구 1만8000명 중 60%에 이르는 1만500명가량이 실종됐던 미야기(宮城) 현 해안 마을 미나미산리쿠(南三陸)에서 14일 1000여 명이 한꺼번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미야기 현 재해대책본부는 이날 이 마을 해변에 널려 있는 시신 1000여 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신들은 폐허가 된 건물 잔해와 함께 휩쓸려 바닷가까지 밀려왔다가 바닷물이 빠지면서 잔해와 진흙을 걷어내자 갯벌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약 30km 떨어진 오시카(牡鹿) 반도 해안에서도 이날 시신 약 1000구가 발견됐다. 실종된 주민들이 연락만 두절됐을 뿐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미야기 현 지사도 “미야기 현에서 1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날 미야기 현 경찰본부장이 한 발언을 재확인했지만 미야기 현 전체가 아니라 미나미산리쿠에서만 사망자가 1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14일 오전 9시 동아일보 취재팀은 미야기 현 센다이(仙臺) 시에서 미나미산리쿠로 연결되는 센다이 고속국도에 진입했다. 그러나 경찰은 “센다이 시에서 미나미산리쿠로 가는 국도 4호선은 물이 차서 통행이 불가능하다. 다른 우회 도로가 있지만 길 및 다리가 끊어지거나 추가 지진으로 붕괴될 위험이 있어 역시 갈 수 없다”며 돌아가라고 했다. 전날까지는 취재진과 구조 및 구호차량에 한해 통행이 허용됐던 길이다. 전날 미나미산리쿠에 서구 언론 가운데 처음 발을 디딘 영국 채널4 뉴스의 30년 베테랑 기자 알렉스 톰슨 씨는 “과장이 아니다. 마치 1945년 8월 6일 피폭 직후의 히로시마를 찍은 사진을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세계 각지 전쟁과 무력분쟁, 주요 대지진 현장을 수십 차례 취재했다는 톰슨 기자는 “(하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이렇게 황폐화한 모습은 결코 본 적이 없다”며 몸서리를 쳤다.그가 전한 미나미산리쿠는 침묵의 도시로 변해 있었다. 울음도, 분노도, 히스테리도 없었다. 살아남은 주민들은 일본인답게 슬픔을 속으로 삭이며 조용히 기다렸다. 바닷가 마을에서 내륙으로 약 6.5km 지점까지 95%가 잿더미로 변했다. 건물들은 단순히 무너진 것이 아니었다. 뼈대를 이뤘던 철근은 휘었고 목재들은 톱밥처럼 변해 있었으며 벽돌과 콘크리트는 산산조각이 났다. 남아 있는 건물이라야 한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자위대원들이 잔해를 뒤져 시신을 찾아내 언덕 위에 있는 시즈가와 초등학교로 옮겼다. 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이 덮치던 날 대피소로 쓰였던 학교 체육관은 이제 영안실로 변했다. 목숨을 건진 사람들은 이 학교와 맞은편 언덕으로 7000∼8000명이 피신했다. 영어교사 사키 신지 씨는 “쓰나미 경보 사이렌이 울리자 사람들이 차를 몰거나 뛰어서 이 언덕으로 모여들었다. 곧이어 거대한 쓰나미가 마을을 삼키는 걸 지켜봤다”며 “당시 심정은 도저히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했다. 사키 씨는 “쓰나미에 쓸려가는 집 지붕 위에 앉아 있는 한 남자가 보였다. 그러나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마을 공무원인 다카하시 조신 씨는 14일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을 집 2층에 남기고 온 집이 많다. 그들은 아마도 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안과 가까운 곳에 있던 5층짜리 시즈가와 병원에서는 환자 110명 가운데 30명만이 살아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의료진은 지진이 발생해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자마자 환자들을 들쳐 업고 3층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30분 뒤 쓰나미가 들이닥쳤다. 바닷물은 3층까지 차올랐다. 환자들을 등에 업고 의료진은 5층으로, 옥상으로 계속 올라갔다. 환자 9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고 나머지 70여 명은 쓰나미에 쓸려간 것으로 보인다. 옥상에 있던 이들은 13일 자위대 헬리콥터에 겨우 구조됐다.미나미산리쿠 행정사무소와 소방서, 경찰서도 모두 휩쓸렸다. 11일 당시 행정사무소 3층에서는 마을의 노인 100여 명이 참석한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고 한다. 쓰나미가 닥치자 이들은 옥상으로 대피했다. 그러나 쓰나미는 건물 옥상까지 휩쓸고 지나갔다. 사투 끝에 간신히 목숨을 건진 사토 히토미 미나미산리쿠 정장(町長·행정책임자)은 “우리 주민들은 매년 5.5m 높이의 쓰나미에 대비하는 훈련만을 했다. 이번처럼 상상을 불허하는 쓰나미가 닥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역시 겨우 목숨을 건진 마을 공무원 이와부치 다케히사 씨는 기자들에게 “부디 이곳의 참상을 알려주세요. 사람들이 아직도 폐허 밑에 있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한편 이 마을 공무원인 엔도 미키 씨(25·여)는 11일 3층짜리 마을사무소 방송실에서 쓰나미가 코앞에 닥치는데도 “고지대로 대피하십시오”라는 방송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방송을 듣고 많은 주민이 목숨을 건졌지만 엔도 씨는 쓰나미에 휩쓸리고 말았다. 14일 구조대가 아무리 뒤져도 엔도 씨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후쿠시마=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1-03-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예멘, 시위대에 독가스 살포 의혹

    반정부-민주화 시위가 한 달 넘게 지속되는 예멘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독가스를 쐈다고 시위대가 주장했다. AFP통신은 12일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이날 수도 사나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던 시위대 수십 명이 진압경찰이 쏜 가스를 맡고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져 기절했다고 보도했다. 현장에 있던 의사 후세인 알조샤이 씨는 “이건 절대 최루탄이 아니다. 사람들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것을 보면 사람의 호흡기와 신경계를 마비시키는 독가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예멘 내무부는 “근거 없는 중상모략”이라며 독가스 사용 주장을 일축했다. 경찰은 이날 동틀 무렵 사나 도심 ‘대학광장’에서 3주째 농성을 벌이던 시위대에 대해 무력 진압작전을 벌였다. 경찰은 “장기화한 시위 때문에 불편을 겪는 주민들을 위한 해산 작전이었다”고 주장했다. 대학광장 말고도 이날 사나 곳곳에서 수천 명이 참가한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경찰 저격수의 발포로 시위대원 2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시위대는 33년째 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1-03-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日 8.8강진-쓰나미 대재앙]日열도, 경악…공포…혼돈…비탄…

    인류 역사상 다섯 번째로 강력한 지진이 11일 일본 동북부를 강타했다. 이날 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로 12일 오전 3시 현재 사망자는 최소 337명, 실종자는 530여 명이라고 AFP통신이 전했다. 교도통신은 사망자가 10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미야기(宮城) 현 센다이(仙臺) 시의 해안가에서는 교민 30여 명의 연락이 두절됐다.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에서 11일 오후 2시 46분 리히터 규모 8.8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에 이은 최대 높이 10m의 쓰나미가 센다이 시 등 해변 도시들을 덮치며 피해가 속출했다. 와카바야시(若林) 구 아라하마(荒濱)에서는 익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 200∼300구가 한꺼번에 발견됐다. 아직 전체 피해가 집계되지 않은 데다 2차, 3차 대형 쓰나미가 몰려올 것으로 예상돼 피해는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이번 지진은 일본 지진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이며 1995년 6000여 명이 희생된 한신(阪神) 대지진(규모 7.3)의 180배 위력이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에 이르기까지 태평양 연안 지역에 대(大)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12일 오전 2시 현재 도쿄를 비롯한 간토지역 일대에는 진도 3∼5의 지진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진원은 미야기 현 센다이 동쪽 앞바다 130km, 후쿠시마 현 동북동쪽 178km 지점의 해저 24.4km 지점. 진원에서 가까운 미야기 현과 후쿠시마 현 이와테(巖手) 현 등 도호쿠 지방은 지진 여파로 인한 쓰나미로 바닷물이 역류해 건물이 붕괴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후쿠시마(福島) 현에서는 농업용 댐이 무너져 주민들과 주택이 휩쓸려 떠내려갔으며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는 원자로 내 수위가 낮아지면서 연료봉 노출로 인한 방사능 누출 위험이 대두돼 주변 3km 이내의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미야기 현에서는 조선소 근로자 100여 명이 작업하던 배가 쓰나미에 휩쓸려 해안경찰이 수색에 나섰다. 도쿄 등 간토지방에서도 규모 6의 강진이 발생해 곳곳 빌딩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도쿄 인근의 지바(千葉) 현 이치하라(市原) 시에서는 코스모석유의 고압가스 플랜트가 연쇄 폭발했다. 이날 도호쿠 지방으로 향하는 신칸센 등 모든 열차는 운행이 중단됐으며 나리타, 하네다, 이바라키 공항도 모두 폐쇄됐다가 하네다와 나리타 공항은 12일 새벽부터 일부 항공업무를 재개했다. 한편 필리핀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괌 파푸아뉴기니 등 태평양을 접하고 있는 국가를 포함한 30개가 넘는 국가에도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1-03-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日 8.8강진-쓰나미 대재앙]영화 ‘해운대’ 속 장면 같았던 쓰나미 현장

    지진해일(쓰나미)이 일본 열도를 삼켰다. 최고 10m 높이 초대형 쓰나미가 열도를 덮치는 모습은 재난 영화 ‘해운대’의 장면을 연상케 할 만큼 충격적이었다. 쓰나미는 11일 진앙 인근의 일본 동북부 태평양 연안 도시들을 휩쓸었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이 발생한 오후 2시 46분을 기해 태평양 연안 일대에 최고 높이 6m에 육박하는 대형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고 인근 주민들에게 안전을 위해 높은 지역으로 대피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막대한 인명피해를 피할 수는 없었다. 날이 밝으면 더 많은 사망자가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미야기(宮城) 현 센다이(仙臺)를 휩쓴 쓰나미는 해안선에서부터 10km 떨어진 와카바야 시 구청 건물 앞까지 치고 올라왔다. 센다이에는 이날 오후 3시 반 4m 높이의 쓰나미가 들이닥친 데 이어 3시 55분 10m에 육박하는 쓰나미가 한 차례 더 왔다.NHK방송이 헬리콥터에서 촬영한 쓰나미는 2004년 인도네시아 해안에 밀어닥친 쓰나미보다 더 거대했다. 센다이와 나토리(名取) 시 인근 연안에 상륙한 쓰나미는 제방을 넘어 수십 km²에 이르는 센다이 평야를 순식간에 덮쳐 나갔다.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에서 암흑의 수백만 대군이 전투지를 덮쳐 오는 모습을 연상시켰다. 지면에서 통째로 들어올려진 수십 채의 가옥과 쓰나미가 할퀴고 간 건물 및 도로의 잔해, 뒤집힌 채 뒤섞여 떠다니는 자동차의 모습은 ‘죽음의 검은 급류’를 보는 듯했다. 쓰나미는 고속도로용 둑을 만나고 나서야 겨우 멈췄다.센다이 공항 활주로도 쓰나미에 덮였다. 한 공항 직원은 “한때 2m 높이까지 물이 찼다”고 말했다. 물에 잠긴 센다이 도심 주택가에서는 방송사 헬리콥터를 향해 흰 침대보를 흔들며 구조를 요청하는 주민도 눈에 띄었다.미야기 현 이시노마키(石卷)에서는 쓰나미에 휘말려 실종된 사람이 속출했다. 지역 공무원인 겐 호시 씨(41)는 “이런 건 살면서 처음 본다”며 “해안에서 수백 m나 떨어진 기차역까지 쓰나미가 덮쳤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이시노마키 도심은 건물 1층까지 잠겼고 차들은 장난감처럼 떠다녔다. 침수된 가옥만 200∼300채가 넘었다.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도심은 물이 빠지고 나자 처참한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저기 무너지고 찢긴 흔적으로 마치 전쟁터 같았다. 찌그러진 차들은 건물 벽에 처박혔다.미야기 현 북쪽 이와테(巖手) 현 가마이시(釜石) 항구에는 이날 오후 3시 21분 4.1m 높이의 쓰나미가 엄습했다. 가마이시 도심을 삼킨 바닷물에는 자동차들이 둥둥 떠다녔고 창고 건물과 어선도 휩쓸려갔다. 물이 불어나는 바람에 다리로 변해 버린 고가도로 위에서는 차를 세운 운전자들이 근심 어린 눈으로 밀려드는 물살을 지켜봤다. 혼슈(本州) 북쪽 끝 아오모리(靑森) 현에서는 항구에 정박해 있다 뒤집힌 원양어선 5척이 방파제를 무너뜨리고 뭍으로 올라와 가로수와 항구 인근 쇼핑가를 산산조각 냈다.센다이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4m가 넘는 쓰나미가 잇따랐다. 후쿠시마(福島) 현 소마(相馬) 항에서는 이날 7.3m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됐고, 이바라키 현 오아라이(大洗) 항에는 4.2m의 쓰나미가 들이닥쳤다. 쓰나미는 시간이 지나면서 남쪽 해안으로 내려갔다. 기상청은 이날 최북단 홋카이도(北海道)에서부터 최남단 오키나와(沖繩)까지 대형 또는 일반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1-03-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화 통로’ 쿠사 외교장관 연락 두절

    리비아 시위 사태 시작 이래 미국 등 서방국과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간의 유일한 비공식 핫라인이었던 무사 쿠사 리비아 외교장관(사진)의 연락이 두절됐다. 쿠사 장관은 카다피 원수와 운명을 함께할 ‘순장(殉葬)조’로 불렸던 핵심 측근이다. 미국 등 서방국은 이번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열쇠를 쿠사 장관이 쥐고 있다고 보고 유엔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면서까지 그와 지속적으로 접촉했다. 그러나 10일 미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쿠사 장관은 지난 주말 이후 서방국과 연락이 끊겼다. 쿠사 장관이 권력 중심부에서 밀려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쿠사 장관은 리비아 정보국 부국장이던 1980년대 미국 팬암기 폭파 테러를 비롯해 반정부 요인 암살 등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죽음의 사자(使者)’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정보국장이던 2003년 리비아의 핵무기-대량살상무기 포기 협상을 주도하며 서방세계에 믿을 만한 카운터파트로 꼽혔다. 핵무기 포기로 서방세계를 위협할 수단을 잃은 카다피 원수가 쿠사 장관을 숙청했을 가능성과 함께 자신의 음모적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잠수를 탔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1-03-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카다피 부인 보유 금괴만 1조원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부인이 1조 원대의 금괴를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랍권 위성 뉴스채널인 알아라비아는 6일 카다피 원수의 두 번째 부인인 사피아 파르카시(58·사진)가 금 20t을 갖고 있다는 설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금 20t은 현 시가로 9억2500만 달러(약 1조500억 원)어치에 이른다. 1992년 아랍권 인권단체인 ‘전범에 맞서는 국제연합(ICAWC)’은 사피아의 재산이 300억 달러(약 34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에 따르면 사피아는 리비아 국내외를 오갈 때 전세 제트기를 이용했다. 오스트리아 빈 주재 미국대사관의 전문에 따르면 사피아는 딸 아이샤와 함께 매일 쇼핑을 다닐 정도로 쇼핑 중독이었다. 사치스러웠지만 보수적이던 사피아는 아들 사이프 알이슬람이 난잡한 파티와 여성을 밝히는 생활을 지속하자 얼굴도 잘 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경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10대 후반의 사피아는 혁명 직후 맹장수술을 받으러 온 카다피 당시 혁명지도평의회 의장과 사랑에 빠져 그해 결혼했다. 카다피는 첫 부인 파히타 알누리와 결혼한 뒤 6개월 만에 이혼해 독신이었다. 사피아는 카다피와의 사이에 6남 1녀를 뒀다. 이슬람 국가인 리비아는 부인의 동의가 있으면 부인을 4명까지 둘 수 있는 일부다처제이지만 카다피는 집권한 이래 이를 비판하며 따르지 않았다. 한편 영국 데일리메일은 카다피의 3남 사디가 2004년 이탈리아에서 프로축구 선수로 뛸 때 자가용과 전용 제트기 구매, 스트립댄서 고용, 5성급 호텔 숙박 등에 1년간 3000억 원을 썼다고 전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1-03-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지구촌 이모저모]美실업률 하락세 22개월만에 8%대 外

    미국의 실업률이 22개월 만에 처음으로 9% 아래로 떨어졌다. 미 노동부는 2월 실업률이 8.9%로 1월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했다고 4일 발표했다. 미국의 실업률이 9%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9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9.8%를 나타낸 이후 석 달 연속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9% 벽을 깨뜨렸다. 또 2월 한 달간 새로 생겨난 일자리도 19만2000개에 달했다. 1월의 6만3000개에서 200% 이상 증가한 것이다.실업률이 줄고 일자리가 대폭 증가하는 것은 미국 기업들이 고용을 확대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앞으로 몇 달 더 이런 실업률 감소세가 계속된다면 미국 경제는 회복 단계에 안착한 것으로 봐도 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업률 하락이 중동 민주화 및 반정부 바람의 영향으로 유가가 급등하는 등의 악재를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교황, 예수 죽음 ‘유대인 집단 책임론’ 처음 부인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새 저서에서 유대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에 집단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를 표명했다. 개인 견해이기는 하지만 예수 사형 선고에 대해 교황이 직접 유대인 집단 책임론을 부인한 것은 처음이다. 베네딕토 16세는 신작 ‘나사렛 예수’에서 “사도 요한이 유대인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현대 독자들이 가정할 수 있는 것처럼 일반적인 이스라엘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며 인종적 의미에서 쓴 것은 더욱 아니다”며 “예수의 죽음에 대한 진짜 책임은 유대인 전체가 아닌 당시 성전 지도자들과 이들을 추종하는 몇몇 이에게 있다”고 밝혔다. 예수의 십자가 처형을 둘러싼 유대인 책임론은 기독교와 유대교 사이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요인이었다. 요한복음에 유대인들이 예수를 로마 총독 본디오 빌라도에게 데려가 사형 선고를 받게 한 것처럼 묘사한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21억 원짜리 바이올린, 18만 원에 팔려 했다한국 출신의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진 씨(33)의 21억 원짜리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훔친 존 모건과 공범들이 이 바이올린을 불과 100파운드(18만 원)에 팔아치우려 했던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3일 영국 검찰에 따르면 이 10대 공범들은 지난해 11월 김 씨가 런던 유스턴역으로 가던 중 식당에서 5000원짜리 샌드위치를 먹으며 전화를 하는 사이 종업원들의 시선을 따돌린 뒤 바이올린을 들고 가게를 나갔다. 이튿날 일당은 시내 인터넷 카페에서 인터넷으로 한 남성에게 이 바이올린을 100파운드에 사라고 권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범인들이 바이올린의 가치를 몰라 어이없는 액수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가 빌린 이 바이올린은 1698년에 제작된 120만 파운드(약 21억4000만 원)짜리다.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 2011-03-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그래픽 뉴스]유엔인권이사회, 망신 당할뻔

    유엔인권이사회(UNHRC)가 리비아 인권상황을 호평하는 보고서를 이달 중 발표하려다 뒤늦게 보류했다. UNHRC는 지난해 11월 리비아 인권상황 전반을 검토한 뒤 보고서를 작성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가 시작되기 전에 작성된 ‘보편적 인권상황 정례검토(UPR)’ 보고서는 “리비아 정부가 교육받을 기회를 확대했고 인권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았으며 이를 위한 ‘헌법적’ 틀을 정비하는 등 인권 상황이 향상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UNHRC는 당초 3월 18일 회원국 표결을 통해 보고서를 정식 채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리비아의 참상이 알려지고 카다피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면서 보고서 채택을 3일 연기했다. 보고서 내용을 보면 북한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알제리 카타르 캐나다 등 출신의 UNHRC 대표들은 ‘리비아 시민이 받는 법적 보호 조치’에 대해 긍정적인 점수를 줬고, 특히 북한 대표는 “리비아 시민의 사회경제적 권리가 진보했다”는 별도의 언급까지 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1-03-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카다피 연설 패션-태도 비교해보니

    ○ 2월 22일 오전 △배경: ‘카다피, 베네수엘라 망명설’ 퍼짐 △포인트: “나는 리비아에 있다” △복장·소도구: 비행기 조종사가 쓰는 형태의 모자·우산 △태도(말투): 1인용 골프 카트 같은 자동차에 타서 짧게 인터뷰 △연설(발언) 시간: 22초○ 2월 22일 오후 △배경: 반정부 시위, 수도 트리폴리까지 번진 위기상황 △포인트: “나는 베두인 전사로 반정부 시위에 끝까지 맞서 물러나지 않고 싸우다 순교할 것” △장소: 1986년 미군 폭격으로 무너진 채 보존된 트리폴리 자신의 전 관저 앞 △복장·소도구: 아랍 베두인족 전통 의상과 터번·그린북 △태도(말투): 불끈 쥔 주먹 쳐들고 연단 수차례 내려치는 등 격렬 △연설시간: 75분○ 2월 24일△배경: 동부 장악한 반정부 시위대, 트리폴리로 서진 예고 △포인트: “폭력을 쓰는 젊은이들은 빈라덴의 사주를 받은 자들이며 알카에다가 이들에게 마약을 지급하고 있다” 알카에다 배후 처음 언급 △장소: 트리폴리 서쪽 자위야로 추정 △복장·소도구: 국영TV 프로그램 끊고 음성메시지 전화 연결 △태도: 횡설수설에 가까움·맥락 파악 어려움 △연설시간: 30분○ 2월 25일 △배경: 트리폴리 반정부 시위대 무차별 진압 후 △포인트: “우리는 그들(반정부 시위대)을 무찌를 것이다. 필요하면 모든 무기를 동원할 것이다. 시위대에 복수하라. 리비아를 지켜라. 석유를 지켜라” △장소: 트리폴리 녹색광장 옆 붉은성 성곽 △복장·소도구: 전투기 조종사용으로 보이는 털모자·점퍼·선글라스. 카다피 원수는 명품 루이뷔통 선글라스를 비롯해 다양한 선글라스 컬렉션 보유 △태도: 첫 대중 연설. 의기양양하게 두 손 쳐들기 수차례 △연설시간: 30분○ 3월 2일 △배경: 반정부 세력 움직임 주춤. 내전 교착 상태 △포인트: “미국이 리비아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면 수천 명의 리비아 국민이 죽게 될 것. 최후의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싸울 것” 경고. 그러나 “무기를 반납하는 시위대는 사면할 것” 양보안도 제시 △장소: 트리폴리 시내. 지지자 및 외신기자 참석 △복장·소도구: 베두인 전통 터번·숄 △태도(말투): 주먹을 쥐거나 연단 내려치지 않고 차분 △시간: 150분}

    • 2011-03-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부역자 색출”… 트리폴리는 지금 ‘보복 狂風’

    “병원에 들이닥친 보안군들이 환자들을 창밖으로 내동댕이치고 있습니다.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말이죠.”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외곽 타주라의 한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는 3일 아랍 위성채널 알자지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트리폴리의 끔찍한 상황을 전했다. 지난달 25일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한 뒤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장악한 수도 트리폴리 구석구석에서 반정부 시위에 나섰던 ‘부역자’ 색출과 보복이 한창이라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타주라는 트리폴리 중심에서 동쪽으로 14km 떨어진 외곽으로 이번 반정부 시위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알자지라와 인터뷰한 이 의사는 “내동댕이쳐진 환자들을 보안군이 트럭에 싣고 어디론가 갔다”고 전했다. “교도소에서도 반정부 성향이 강한 죄수들은 음식을 제대로 배급받지 못해 굶주림에 허덕인다”는 증언도 나왔다. AP통신은 친정부 민병대가 사진, 비디오, 목격자 증언을 토대로 타주라 주택가를 돌면서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대조 확인해 체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생 두 명이 이들에게 끌려갔다는 한 남성은 “제복을 갖춰 입고 무장한 민병대원들이 차량 17대에 나눠 타고 돌아다녔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은 대문 자물쇠를 총으로 쏴 열고 들어와서는 동생들을 데려가면서 패물도 훔쳐갔다”며 “임신 6개월 된 제수씨까지 폭행을 당해 입원했다”고 말했다. 반정부 시위대 색출이 도를 더해 가면서 실종자도 늘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트리폴리 남부 카다피 국가원수 관저가 있는 바브 아지즈 요새 근처에서는 열두 살 된 소년이 등굣길에 납치되기도 했다. 시위대 체포 건수를 늘리려는 민병대의 소행으로도 보이지만 보안군을 빙자해 몸값을 노린 유괴범들의 소행이라는 주장도 있다. 트리폴리에서는 2일 카다피 원수의 “최후까지 싸울 것”이라는 연설이 끝난 직후 친정부 시위대 수천 명이 카다피 옹호 시위를 벌였는데 참석자 중에는 보안군이 억지로 끌고 온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고 미국 CNN 방송은 전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1-03-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카다피에겐 양대 버팀목 있기에…

    국제사회까지 반정부세력에 힘을 실어주며 리비아 정권을 압박하고 있으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는 오히려 전열을 재정비하는 모양새다. 민심 앞에 추풍낙엽처럼 고꾸라진 튀니지 이집트의 정권에 비해 카다피 정권은 어떻게 이렇게 질기게 버틸 수 있는 걸까.○ 강력한 친위대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모두 정규군과 정권 유지의 첨병인 친위대 성격의 군사기구를 두고 있었다. 튀니지에는 전국적으로 1만2000명의 국민방위군이, 이집트는 인권 탄압으로 악명 높은 중앙보안대(CSF·35만 명)가 내무부 산하에 있었다. 그러나 두 나라의 친위대는 정규군이 국민 쪽으로 등을 돌리자 그 거대한 힘 앞에 쉽게 압도됐다.두 국가의 친위대가 방대한 조직에 충성심도 느슨했다면 리비아의 친위대는 정예부대의 성격이 강하다. 11만9000여 명의 리비아 전체 병력 가운데 친위대는 1만∼1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위부대인 호위총국과 비슷한 규모다. 7남 카미스가 이끄는 32여단, 5남 무타심의 대통령경호대, 용병부대 범아프리카군단, 청년 민병대 조직 ‘혁명위원회’가 수도 트리폴리를 방어하고 있다. 반정부세력으로 이탈한 정규군도 이들을 당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끈끈한 부족애리비아 사회를 이집트 튀니지와 결정적으로 다르게 만드는 것은 부족 간 역학관계다. 32여단이나 대통령경호대는 모두 카다피 원수의 부족인 카다파 출신이 주를 이루고 있다. 카다파가 상대적으로 소수이기 때문에 카다피 원수는 1969년 쿠데타 이후 인구 100만 명을 넘는 리비아 최대 부족인 와팔라, 그리고 다음 가는 부족 마가리하와 깊은 관계를 맺었다. 카다파와 와팔라의 관계는 ‘혈맹’이라고 불릴 정도다.이들 부족은 모두 리비아를 동서로 나누는 시드라 만 서쪽의 연안과 중부에서 발원했다. 반정부세력이 장악한 시드라 만 동쪽 지역의 부족과는 전통적으로 대립하고 있다. 이들 세 부족민이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에 몰려 있다. 비록 지난달 21일 와팔라 원로그룹과 마가리하 일부 세력이 카다피 원수를 비난하고 나섰지만 이들 부족 전체가 카다피 원수에게 등을 돌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카다피 원수의 학정과 시민학살에도 불구하고 카다피 체제하에서 이권과 기득권을 누려온 전체 인구의 5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이들 세 부족 출신의 주민들은 반정부시위대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1-03-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리비아 내전사태]국제사회 압박 먹힐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리비아 제재 결의안이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명줄을 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발표된 유엔 결의안 1970호에서 카다피 정권에 실질적인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주목되는 내용은 카다피 국가원수 및 자녀 5명의 해외 자산 동결과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다. ○ 자산 동결 실효성은?카다피 일가의 리비아 국내외 자산은 추정하기 쉽지 않지만 반(反)카다피 세력은 최소 800억∼최대 1500억 달러(약 90조∼169조 원)로 추정하고 있다. 이른바 ‘카다피 주식회사’로 불리는 카다피 일가는 오일머니를 통해 축적한 돈과 이를 이용해 해외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세계 각지의 조세피난처에 숨겨둔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카다피 일가가 집권 42년 동안 사업투자, 사치성 소비재 구매, 해외 부동산 구입 등에 쓴 돈이 대략 2500억 달러에서 1조 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카다피 원수 및 일가의 주요 수입처는 700억 달러 규모의 리비아 국부펀드인 ‘리비아투자공사(LIA)’로 알려져 있다. LIA의 자산규모는 리비아 경제의 75%가량에 해당한다. LIA는 영국,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의 기업과 은행 등에 투자해왔다. 카다피 원수는 2008년 5남 한니발이 스위스의 한 호텔에서 여성 종업원 2명을 폭행한 혐의로 피소되자 스위스 은행 계좌에 있던 예금 약 63억 달러를 인출했다. 그의 아들들은 유럽 각지에 고급 대형저택 등을 소유하고 있다. 최근에도 둘째 아들 사이프 알이슬람이 영국에서 1500만 달러짜리 저택을 구입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7일 카다피 원수가 지난주 비밀리에 영국 런던의 개인 자산 운용가에게 30억 파운드(약 5조5000억 원)를 입금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번 자산 동결 조치로 권력 엘리트층에 지위와 함께 지급해온 물질적 급부가 줄어들게 되면 그만큼 그들의 충성도가 옅어질 가능성이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차출해온 용병들에 대한 대가 지불도 어려워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해외 자산 동결에 카다피 일가의 재산이 아닌 리비아의 석유수출대금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이 돈으로 카다피 일가가 더 버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카다피의 차남 알이슬람은 27일 미국 A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은 해외에 돈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수수한 가족”이라고 주장했다.○ ICC 회부에 카다피 떨고 있을까이미 시민학살 등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카다피 정권이 ICC 회부라는 카드에 주춤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어떻게든 정권을 유지하겠다는 각오를 더 다질 가능성이 있다.최근 카다피 원수의 차남 알이슬람이 국제 언론에 거듭 나와 민간인 사망자 수가 부풀려져 있고 전투기 폭격도 없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ICC의 재판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해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여지도 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11-02-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