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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넷! 다자녀 엄마 기자입니다. 환경, 보건, 복지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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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7~202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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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의 어깨띠’ 지나는 곳 더 푹푹 찐다

    24일 대한민국 전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33도가 넘으면 발령되는 폭염특보가 내리지 않은 곳은 단 3곳, 한라산 정상과 백령도, 흑산도뿐이었다. 전국이 펄펄 끓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명 ‘온도차’가 있다. 21∼23일 최고기온 분포도를 보면 서울-경기 여주-충북 충주-경북 예천-경북 영천-울산 등으로 이어지는 사선을 따라 상대적으로 기온이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북서-남동 지역을 중심으로 마치 한반도가 ‘폭염 어깨띠’를 멘 듯한 모습이다. 22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한 곳은 서울(38.0도)이었다. 공식 기록을 기준으로 23일은 경북 영천(38.2도)이, 24일은 경북 의성(39.6도)이 각각 가장 더운 지역이었다. 24일 사선을 따라 최고기온을 살펴보면 △서울 36.8도 △경기 이천 37.5도 △경북 안동 37.8도 △대구 38.6도를 기록했다. 반면 위도가 비슷한 사선 밖 지역은 △인천 33.8도 △강원 동해 31.5도 △충남 서산 32.6도 △전남 여수 31.3도 등으로 사선 안 지역보다 3∼6도가량 낮았다. 사선 안 지역의 기온이 더 높은 만큼 온열질환자도 이 지역에 많았다. 올해 온열질환자 수는 이달 21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했다. 특히 경북과 경남 지역은 각각 지난해보다 환자 수가 2.8배(42→116명), 3.1배(53→165명)나 급증했다. 반면 사선 밖에 있는 전북과 전남, 강원은 각각 1.2배(38→44명), 1.4배(75→108명), 1.4배(45→61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서경환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서울, 경기 수원, 대구, 울산 등 수도권과 경북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시화가 고도로 이뤄진 곳이 많다”며 “도심은 자연 지역보다 인공열이 많아 기온이 더 올라간다”고 말했다. 기상청이 2016년 8월 서울에서 도시화가 기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초지로 이뤄진 지역은 아스팔트와 고층건물로 둘러싸인 지역에 비해 최대 3.2도 낮았다. 사선 지역에 분지나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이 많은 것도 기온을 끌어올리는 한 원인으로 꼽힌다. 경상도나 충북 지역은 분지 지형이나 산을 등진 곳이 많아 한 번 들어온 열기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한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호남이나 영동 지역은 바다와 마주하고 있어 해수의 영향으로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지 않는다”며 “특히 호남 지역은 평야가 많아 공기 순환이 잘 이뤄진다”고 설명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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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일 뒤척이는 밤… 23일 강릉 31도, 뜨거운 아침

    24절기 중 가장 덥다는 대서(大暑)인 23일 전국 곳곳이 ‘역대 가장 뜨거운 아침’을 맞이했다. 이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29.2도로 1907년 관측 이래 111년 만에 서울에서 가장 높은 일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그동안 서울의 일 최저기온이 가장 높았던 날은 ‘대폭염’이 있었던 1994년 8월 15일(28.8도)이었다. 경기 수원(28.2도), 충북 충주(26.4도)도 최저기온 관측사상 가장 높았다. 강원 강릉의 아침 기온은 31.0도로 한때 역대 가장 높은 최저기온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밤 들어 기온이 30도 아래로 떨어지면서 최종적으로 일 최저기온 기록을 경신하진 못했다. 지금까지 전국을 통틀어 가장 높았던 최저기온은 2013년 8월 8일 강릉이 기록한 30.9도다. 대구와 경북 포항 등은 11일째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도 연일 폭염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16분 사이타마(埼玉)현 구마가야(熊谷)시의 낮 최고기온이 41.1도를 나타내 일본 기상 관측사상 최고온도를 기록했다. 이날 경북 경산시 하양읍은 39.9도를 기록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24일에도 서울 낮 기온이 37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도쿄=김범석 특파원}

    • 2018-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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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습도 높아 숨막혀” 아프리카 출신도 두손 든 ‘대프리카 폭염’

    “헉, 숨이 막히네요.” 19일 오후 2시 대구 시내 한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온 한 외국인이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지나가는 시민들이 이 외국인을 힐끔 쳐다봤다. 아프리카에서 온 듯한 외국인이 더위를 참지 못하는 모습이 의아했던 것이다. 카방가 에스푸아 카문달라 씨(27)는 실제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이다. 현재 대구대 컴퓨터정보공학과 연구원으로 한국 생활 3년째다. 하지만 아직도 대구 더위가 익숙지 않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단언컨대 아프리카 대륙 54개국 중 대구보다 더 더운 곳은 많지 않다”며 “대구대에만 아프리카에서 온 친구가 50여 명이 있는데 모두 한여름 대구는 아프리카보다 더한 ‘생지옥’이라고 입을 모은다”고 말했다. 이날 대구의 한낮 기온은 37.4도였다.○ 아프리카인에게도 힘든 대구의 여름 카문달라 씨의 말은 엄살이 아니다. 그의 고국인 콩고민주공화국은 아프리카의 중심(북위 5도∼남위 13도)에 위치해 있다. 적도가 관통하지만 가장 덥다는 수도 킨샤사조차 한여름 기온이 33도를 좀체 넘지 않는다. 22일 한낮 기온을 비교해보니 대구는 36.3도인 반면에 킨샤사는 30도였다. 이날 아프리카 주요 도시 가운데 대구보다 기온이 높은 곳은 많지 않았다. 적도와 가까운 케냐 나이로비(남위 1도)는 20도였고, 남북으로 위도가 비슷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남위 34도)과 모로코 라바트(북위 34도)는 각각 26도였다. 그나마 사막에 위치한 이집트의 카이로(북위 30도)가 38도로 대구보다 높았다. 장용규 한국외국어대 아프리카연구소장은 “아프리카는 우리나라처럼 동고서저 지형으로 동·남부는 평균 고도 1600m의 고지대라 평균기온이 20도 안팎으로 선선하고, 중·서부가 덥고 습하다”고 말했다. 그나마 중·서부도 여름철 대구만큼 덥진 않다. 콩고민주공화국만 해도 내륙에 위치한 데다 넓고 평탄한 분지 지형이라 공기 흐름이 원활하고 해류의 영향으로 연중 28∼33도의 일정한 온도를 나타낸다. 장 소장은 “다만 사막에 가까운 지역은 여름철 고온을 기록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극서(極暑)지역이다. 1942년 8월 1일 대구의 수은주는 40.0도를 나타내 지금까지 관측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특히 대구는 2014년부터 아프리카만큼 덥다는 의미에서 ‘대프리카’라는 별칭을 얻었다. 우리나라의 여름은 대구뿐 아니라 주요 도시의 한낮 기온이 대부분 35도 이상을 기록한다. 최근에는 ‘광프리카(광주)’ ‘서프리카(서울)’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22일 서울은 1994년 이후 가장 높은 38.0도를 기록해 사막 도시 카이로와 같은 온도를 기록했다.○ 아프리카보다 더 더운 이유 있다 전문가들은 북위 30∼40도에 위치한 한반도가 유난히 더운 이유로 높은 습도와 지형을 꼽는다. 서경환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기본적으로 습도가 높은데, 공기 중 습도가 높으면 열을 가두기 때문에 습도가 낮은 곳보다 온도가 더 올라간다”고 말했다. 전 국토의 70%가 산지인 점도 여름철 고온의 주원인이다. 서 교수는 “기본적으로 산이 많으면 대구 분지처럼 공기가 정체되고 푄현상(공기가 높은 산을 타고 넘으며 고온 건조해지는 현상)이 발생해 고온 건조한 공기가 넘어온다”며 “이때 기존 습도가 워낙 높다 보니 건조함이 사라지고, 고온 다습한 공기만 남는다”고 설명했다. 높은 도시화도 한반도가 아프리카만큼 뜨겁게 달궈지는 이유 중 하나다. 땅덩어리가 좁은 탓에 우리나라의 도시화 비율은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스팔트와 고층 빌딩으로 인한 도시열섬 현상은 여름철 기온을 급격히 끌어올린다. 기상청이 2016년 8월 2∼9일 서울의 도시열섬강도를 분석한 결과 같은 서울 내에서도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지역은 초지로 된 지역에 비해 온도가 최대 3.2도 높았다. 변재영 국립기상과학원 연구관은 “포장도로, 고층건물, 자동차, 산업시설 같은 인공적 도시의 특징들은 교외 지역과는 전혀 다른 기후특징을 만들어낸다”며 “도시 기상을 정확하게 예측하려면 건물과 인공열 정보 등을 함께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이미지 image@donga.com·김철중 기자대구=한성희 인턴기자 한양대 경영학부 4학년}

    • 2018-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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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주 더 불가마… 비 소식 없어 당분간 계속 불볕

    22일 서울 한낮 기온이 1994년 ‘대폭염’ 이래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지면서 ‘살인적 더위’가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8월 초까지 비 예보가 없어 앞으로 최소 2주간은 더 한반도가 펄펄 끓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의 한낮 기온은 38.0도로 1907년 관측 이래 5번째로 높았다. 역대 가장 더웠던 1994년 7월 24일(38.4도)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다. 특히 서울 서초구는 39.3도를 기록해 서울에서 가장 더웠다. 이날 가장 높은 기온을 나타낸 곳은 경기 여주시 흥천면으로 39.7도를 기록했다. 관측 이래 역대 최고 기온은 1942년 대구의 40.0도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데는 맑은 날씨 탓도 있지만 현재 중국 상하이까지 북상한 태풍의 영향이 크다. 기상청은 10호 태풍 ‘암필’이 몰고 온 따뜻한 습기가 한반도로 유입돼 열을 가두면서 기온을 더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열흘 넘게 폭염이 이어지면서 21일 기준으로 온열질환자 수는 1043명에 이른다. 이 중 10명이 숨져 지난해 같은 기간(3명)의 3배다. 22일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사담계곡에서 A 군(18)이 물에 빠져 숨지는 등 폭염 속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국 기온이 40도 가까이 오른 일본에서도 폭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1일 하루 동안에만 온열질환 추정 증세로 11명이 숨졌다. 한국 정부는 폭염 대처를 개인에게 맡길 수 없다는 판단하에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개정해 폭염을 ‘자연재난’으로 규정할 예정이다. 연내 법 개정이 이뤄지면 내년부터 폭염 발생 시 재난방송을 하고, 대규모 피해가 우려되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꾸려진다.이미지 image@donga.com·서형석 기자 / 도쿄=김범석 특파원}

    • 2018-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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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집車 아이 위치 실시간 본다

    앞으로 아동이 어린이집 통학버스를 타면 탑승과 하차 정보가 실시간으로 학부모에게 전송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경기 동두천의 한 어린이집 통학버스에 갇힌 만 4세 아동이 숨지는 비극이 발생한 후 재발 방지를 위해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대책 중 하나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어린이 통학 차량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비컨(Beacon)’ 기술을 이용해 어린이의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학부모에게 보내는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컨’은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을 뜻한다. 블루투스 통신망을 이용해 근거리(50m)에 있는 단말기나 스마트폰의 위치를 파악해 데이터 신호를 보내는 시스템이다. 이 기술을 도입하려면 먼저 전국 어린이집 통학 차량에 단말기를 부착해야 한다. 또 차량을 이용하는 모든 아동에게 단추 크기의 휴대용 단말기(비컨)를 지급하게 된다. 이 단말기를 아이의 책가방 등에 부착하면 아동이 통학버스를 타고 내릴 때마다 단말기가 이를 감지해 30초 내에 학부모에게 탑승·하차 정보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송한다. 이 단말기를 버스와 화물차에 내장돼 있는 디지털운행기록계(DTG)와 연계하면 통학차량의 이동속도나 위치 등을 학부모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미 여러 비컨 관련 업체가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어 현장 적용 가능성을 정밀하게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당초 복지부가 도입하려 한 ‘슬리핑 차일드(sleeping child) 체크’ 시스템보다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슬리핑 차일드 체크는 통학차량 맨 뒤에 버튼을 설치한 뒤 이 버튼을 누르지 않은 상태에서 시동을 끄면 비상 경고음이 울리는 시스템이다. 운전자나 통학 지도교사가 차량 맨 뒤까지 하차 인원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차량 자체를 개조해야 하는 등 설치 과정이 만만치 않다. 반면 비컨 관련 단말기 설치 비용은 버스 한 대당 40만 원 정도인 데다 매달 데이터 송신료(1만1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이미 비컨 시스템을 이용하는 어린이집은 만족도가 높다. 경북 김천의 행복나무 어린이집 김순옥 원장은 “승하차 시 바로 해당 아동의 위치를 알려주니 학부모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일부 어린이집을 상대로 이 시스템의 적용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간혹 통신 오류로 학부모에게 제때 메시지가 송신되지 않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한 어린이집 원장은 “메시지가 가지 않으면 학부모들이 놀라 바로 전화를 한다”며 “비컨을 전면적으로 도입한다면 이런 단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권덕철 차관은 “(비컨 이외에도)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어린이집 안전 대책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복지부는 어린이 인솔 강화와 아동학대 방지를 위해 어린이집 보조교사 6000명(기존 3만2000명)을 추가로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종 대책은 24일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다.김윤종 zozo@donga.com·이미지 기자}

    • 2018-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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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취준생’도 내년부터 국가건강검진 받는다

    내년부터 직장이 없는 20, 30대도 국가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19일 국가건강검진위원회를 열고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나 지역가입자의 가구원인 20, 30대에 대해 국가검진을 적용하는 방안을 심의·의결하고 내년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20, 30대 직장가입자 본인과 지역가입자 가구주는 건강검진 대상에 포함됐지만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나 지역가입자 가구원은 건강검진 대상에서 제외됐다. 일반건강검진 항목 외에도 그동안 40, 50, 60, 70세에만 시행하던 우울증 검사를 20세와 30세까지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약 719만 명의 청년이 새로 국가건강검진 대상에 포함됐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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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씨 맑은데… ‘끈적한 더위’ 왜 일까

    찌는 듯한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불쾌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연일 날씨가 맑은데 왜 이렇게 끈적끈적할까. 주범은 바로 높은 습도다. 장마 종료(11일) 뒤 서울지역 엿새간(12∼17일) 평균 습도는 71.3%다. 지난해 장마가 끝난 뒤 일주일간 서울의 평균 습도는 67.9%였다. 18일에도 바다에 인접한 인천, 제주 서귀포뿐만 아니라 경기 이천시와 광주 등 일부 내륙지역의 습도가 90%대였다. 전문가들은 중국 남부 쪽 태풍과 고기압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중국 남부에 상륙한 제9호 태풍 손띤과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생성된 열대성저기압이 많은 비를 뿌리고 있다. 여기서 발생한 습기가 지속적으로 한반도에 유입되고 있다. 한반도 위에 만들어진 강한 고기압은 이 수증기들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덥고 습한 찜통더위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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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정 지원만 하는 저출산 대책은 100% 실패… 인프라 전체 개선해야”

    “저출산 대책의 가장 큰 문제는 ‘온갖 메뉴를 다 갖췄는데 먹을 수 있는 사람이 한정돼 있다’는 점입니다. 똑같이 고용보험료를 냈는데, 혜택을 보는 이들은 주로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근로자예요.”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1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저출산 대책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지적하며 앞으로 82.5%에 이르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소외되지 않는 데 정책 방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내놓은 저출산 종합대책에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당초 2조 원의 예산이 드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지만 기획재정부와 협의 과정에서 9000억 원만 반영됐다”며 “중소기업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할 때 대체인력을 투입하면 지원금을 주는 등 서민층 노동자들을 위한 일·생활 균형 대책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찔끔찔끔 지원하지 말고 화끈하게 예산을 몰아주는 게 저출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동안 126조 원을 투입하고도 출산율이 계속 떨어진 만큼 차라리 아이를 낳으면 수천만 원씩 주자는 말도 들었다”며 “하지만 재정 지원만 하는 저출산 대책은 100% 실패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부위원장은 전남 해남군 사례를 들었다. 해남은 2012년부터 출산지원금을 대폭 늘려 첫째 300만 원, 둘째 350만 원, 셋째 600만 원, 넷째 이상 720만 원을 지급한다. 이후 5년 평균 합계출산율은 2.35명으로 전국 평균의 2배 수준이다. 하지만 2013년 출생한 808명을 추적한 결과 43.6%인 352명이 4세 이전에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갔다. 김 부위원장은 “아무리 출산지원금을 많이 줘도 지역 내 일자리와 보육시설, 의료기관 등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으면 누가 그 지역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겠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일자리와 주거, 보육, 교육, 의료 등 삶의 인프라 전체를 개선해야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출산위는 10월 이런 내용을 종합적으로 담은 저출산·고령사회 3차 기본계획 수정안을 발표한다. 특히 인구 감소에 따른 사회 모든 시스템의 변화와 대응책도 수정안에 담긴다. 김 부위원장은 “저출산은 세계사적 흐름이라 어떤 정책을 추진하든 예전처럼 아이를 많이 낳는 사회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교육이나 고용 등 사회 각 부분에서 인구 감소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를 기본계획 수정안에 별도로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온갖 노력에도 내년 출생아 수가 30만 명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은 올해가 ‘저출산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나타냈다. “아이를 키우려면 돈뿐 아니라 시간이 필요해요. 올해 근로시간 단축이 처음 시행된 만큼 앞으로 ‘저녁’이 생기면 아이를 낳고 부부가 함께 아이를 돌보는 문화가 뿌리 내리지 않을까요?”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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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겹 열돔에 갇힌 ‘지글지글 한반도’… 1994년 대폭염 닮았다

    폭염 공포가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불볕더위가 이어진 12일부터 16일까지 닷새 사이에 4명이 더위로 사망했다. 역대 최악의 더위가 닥친 1994년 ‘대폭염’ 때처럼 이른 더위와 지속된 고온으로 온열질환 사망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초복’을 맞은 17일 서울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발령됐다. 제주는 37.4도로 전국 최고기온을 보였고 서울 33.8도, 대구 37.3도, 경북 영천 36.9도, 강릉 36.5도, 부산 36.2도, 광주 35.5도 등 전국이 불볕더위에 시달렸다. 전국 곳곳에서 더위를 못 이겨 폐사한 가축이 속출했다. 또 대구 초중고 전체 440곳 가운데 63곳이 단축수업을 하고 경북 포항과 김천, 경주, 영주, 봉화, 울진 등 6개 지역의 초중고 19곳도 하교 시간을 1시간가량 앞당겼다. 기상청은 한동안 평년 대비 4∼7도 높은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대 한 달 가까이 폭염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1994년 ‘대폭염’ 재현되나 한반도가 ‘열(熱)돔’에 갇힌 건 ‘삼박자’가 두루 갖춰졌기 때문이다. 현재 대기 상층부는 티베트에서 유입된 고온의 공기가, 대기 중·하층부는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구름 없는 맑은 날씨로 뙤약볕이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지표면을 펄펄 데우고 있는 모양새다. 문제는 ‘살인적 더위’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이날 “올해 장마가 11일 끝났다”고 공식 선언했다. 올해 장마 기간은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11일, 남부지방은 10.2일에 불과했다. 1973년(중부, 남부 각 6일)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짧은 장마다. 평년(1981∼2010년) 장마 지속 일수는 32일, 종료일은 7월 말(23∼25일)이었다. 결국 올해 더위가 짧은 장마로 평년보다 열흘가량 일찍 시작된 셈이다. 역대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된 1994년에도 장마가 평년보다 빨리 끝나면서 불볕더위가 일찍 몰려왔다. 그해 장마는 남부지방은 7월 6일, 중부지방은 7월 16일 끝났다. 이후 폭염(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 지속 일수는 전국 평균 31.1일이었다. 한 달 내내 찜통더위가 이어진 것이다. 열대야(오후 8시∼다음 날 오전 9시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밤) 일수는 전국 평균 17.7일을 기록했다. 보름 이상 ‘잠 못 드는 밤’이 찾아왔다. 특히 경남 창원은 열대야가 29일간 계속됐다. 그해 7월 서울 최고기온은 38.4도, 경남 밀양은 39.4도까지 치솟았다. 올해도 1994년 ‘한여름의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달 12∼16일 닷새간 중부지방 평균기온과 최고기온은 각각 27.3도, 32.2도로 1994년(각각 28.1도, 33.6도)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만약 8월 중순까지 폭염이 계속되면 1994년 폭염 지속 일수 기록을 갈아 치울 수도 있다. 현재 이달 말인 27일까지 비 예보가 없다.○ 사람도, 가축도 ‘고온 스트레스’ 24년 만에 다시 기록적 폭염이 예상되면서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는 12∼16일 닷새 사이에 온열질환자가 363명 발생해 이 중 4명이 사망했다고 17일 밝혔다. 김규랑 국립기상과학원 연구관은 “8월 초까지 ‘고온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온 스트레스란 무더운 여름 높은 기온으로 발생하는 스트레스다. 우리 몸은 기온이 올라가면 모공을 열고 땀을 배출해 체온을 유지하려 하는데 장시간 이런 환경에 노출되면 몸의 열평형(체온이 균형을 이룬 상태)이 깨져 신경이 긴장하고 몸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면역력이 취약한 노약자나 심신이 예민한 사람은 건강을 쉽게 해칠 수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발생한 온열질환자 6500여 명 중 70%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자다. 폭염은 사람뿐 아니라 가축도 쓰러뜨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가축 79만 마리가 폐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늘어난 수치다. 농식품부는 이번 폐사로 42억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폐사한 가축은 닭이 75만3191마리로 가장 많았고 오리도 2만6000여 마리에 달했다. 농식품부는 “닭과 오리 등 가금류는 체온이 41도로 높고 깃털로 덮여 있는 데다 땀샘도 발달하지 않아 체온 조절이 어렵다”고 밝혔다.이미지 image@donga.com·김하경 / 대구=박광일 기자}

    • 2018-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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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이 턱, 전국이 ‘불쾌한 날’

    전국에 ‘가마솥더위’가 이어지면서 16일 서울에는 올해 첫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서울과 경기 광명, 강원 횡성 등 일부 지역에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린다. 서울은 35.5도(현충원 지점 기준)로 올해 최고 기온을 경신했고, 경북 영천시 신령면은 38.3도로 전국에서 가장 더웠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불리는 대구도 37.5도(신암 지점)까지 올랐다. 냉방기 가동이 급증하면서 이날 오후 한때 최대 전력수요가 여름철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오후 2시 반 전력수요는 약 8530만 kW(킬로와트)로 종전 여름철 최고치 기록(2016년 6월의 8518만 kW)을 갈아 치웠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아직은 전력 예비율이 1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의 불쾌지수는 80을 넘는 ‘매우 높음’ 수준을 나타냈다. 17, 18일에도 서울 한낮 기온이 34도를 넘어갈 것으로 예측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고 습도는 50%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보통 하루 중 불쾌지수가 가장 높은 오후 3시 불쾌지수 예보에 따르면 17일과 18일 모두 5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국이 모두 매우 높음 수준이었다. 26일까지는 비 없이 맑고 더운 날씨가 예보돼 한동안 이런 ‘불쾌함’은 전국적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온도와 습도에 따른 불쾌지수는 아무래도 한여름에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기온이 올라가면 교감신경계가 체온 조절을 하기 위해 긴장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불쾌감이 생긴다. 나해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몸의 긴장이 계속되면 스트레스에 취약해지고 예민한 사람들은 성격이 더욱 날카롭게 변하기 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불쾌지수가 높은 여름철에 112 민원신고가 많이 발생하거나 사건 사고가 늘어난다는 분석이 있다. 도로교통공단은 2016년까지 5년간 휴가철(7월 16일∼8월 31일) 교통사고 특성을 분석한 결과, 불쾌지수가 ‘매우 높음’인 날 교통사고가 13% 더 일어났다고 밝혔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차 안의 온도가 올라가면 숨쉬기 답답해지고 불쾌지수가 올라 평소보다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과속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사량이 많은 오후(낮 12시∼오후 3시)에는 가급적 실외 활동을 삼가고 적정 온·습도가 유지되는 실내에서 지내라고 권한다. 그렇다고 종일 실내에서 지내거나 외부 활동을 하지 않으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나 교수는 “흔히 우울증은 가을과 겨울에 많이 걸린다고 생각하지만 더위 때문에 무기력해지고 입맛이 없어지는 여름에 ‘비전형적 우울증’에 걸리는 환자도 적지 않다”며 “아침저녁 비교적 덜 더울 때 적당한 외부 생활로 신선한 공기를 쐬고 열대야에도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간단한 신체활동을 해야 오히려 덜 불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분한 물과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나 주류는 마시지 않아야 한다. 휴식은 길게 한 번 쉬기보다는 자주 짧게 쉬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10∼15분 낮잠을 자는 게 더 좋다. 김종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자신의 취미나 운동을 찾고 자꾸 덥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잠시 휴식을 취하며 ‘더위를 극복했다’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 / 세종=이새샘 기자 / 한성희 인턴기자 한양대 경영학부 4학년}

    • 201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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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four)에버육아]말 안 들으면 벼락같은 호통이…엄한 엄마는 옳지 않다?

    “젊은 엄마답지 않게 아이들을 잘 혼내네.” 일주일에 두 번 우리 집에 대청소를 하러 오시기 시작한 청소도우미 이모님이 말씀하셨다. 아이돌보미 선생님께 떼를 쓰는 둘째를 혼내는 내 모습을 보시고 나서다. 얼마 전 우리 집에 놀러온 지인도 화장실에서 엉덩이를 닦지 않겠다고 버티는 막내를 훈계하는 내 모습을 보더니 그랬다. “네가 직장 다니며 다자녀를 키울 수 있는 이유가 있구나.” 그래, 부인하지 않겠다. 나는 ‘엄한 엄마’다. 엄마가 되기 전까진 나도 내가 엄한 엄마가 될 줄 몰랐다. 하지만 엄마가 되고 보니 나는 상냥하고 다정하기보다는 엄한 엄마였다. ‘자녀를 여럿 키우다 보면 자연히 엄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하고 좋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같이 아이를 키우는 남편은 정반대로 ‘다정한 아빠’다. 아이들에게 웬만해서는 화를 내지 않는다. 평소 성격은 다혈질이면서 신기하게도 아이들 앞에서는 양처럼 순한 아빠가 된다. 그러다 보니 우리 집에서는 흔히 한국의 전통적 가정에서 보는 모습과 반대 모습이 펼쳐진다. 아빠는 다정하게 아이들과 잘 놀아주고 엄마는 엄하게 아이들을 훈육하고. 서로 다른 가정 분위기의 영향일까. 시어머니께서는 전업주부셨고 기본적으로 정이 많으시다. 시댁 가족, 친지들은 굉장히 돈독하고 아이들을 예뻐하신다. 반면 우리 집은 엄마도 일을 하셨고 구성원 각자도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딸만 둘인 데도 불구하고 딱히 여성적이거나 가정적인 분위기도 아니었다. 장녀인 나는 어릴 때부터 ‘준’장남 취급을 받으며 강하게 컸다. 그래서 이런 날 잘 아는 사람들일수록 내가 다자녀 엄마가 된 사실에 놀라곤 한다. 딱히 아이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엄마에 대한 로망도 없었던 반면 내 자신의 학업·취업·성공과 같은 것에 욕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내가 넷째를 가졌다고 하자 친정엄마조차 “너는 하다하다 자식 욕심까지 부리느냐”고 하셨을 정도다. 물론 단순히 자식을 많이 갖고 싶어서 다자녀 엄마가 된 건 아니다. 엄마는 모르셨겠지만 형제들이 북적거리는 집은 늘 내게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하나 뿐인 여동생과 터울이 컸고 어릴 때 동생이 시골 외할머니 집에 내려가 있었기에 거의 외동이나 다름없이 컸던 탓인 듯하다. 어릴 때만 해도 자녀가 셋인 집이 더러 있었는데 형제들끼리 놀러 다니거나 이런저런 작당을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꼭 두 명 이상, 가급적 터울 없게 낳겠다고 다짐했었다. 어쩌다 보니 터울 없는 4명이 돼버렸지만. 그런데 막상 낳고 보니 형제들끼리 잘 어울리는 것만 생각했지 내가 엄마로서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은 전혀 생각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이가 많은 만큼 손이 갈 일이 많았고 혼낼 일도 많았다. 부모가 되기 전 육아 관련 서적도 읽고 TV프로그램도 봤지만 현실은 이와 같지 않았다. 더구나 여러 명이 동시에 잘못을 저지르거나 한 아이의 잘못으로 인해 다른 아이들을 못 챙기게 될 때면 고성부터 나오기 일쑤였다. 물론 나라고 노력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책과 TV에서 배운 방식을 써보긴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무섭게 호통을 치면 아이들이 재깍 말을 듣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슬슬 그 편함에 안주했던 것 같다. 언젠가 오래간만에 TV에서 고전명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틀어주는데 영화 속 남자주인공 본 트랩 대령의 모습이 마치 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루라기만 안 불었다 뿐이지, 나도 아이들 목욕할 때나 양치할 때 마치 군대처럼 “1번!(첫째) 2번! 3번!” 번호를 불러 씻기고, 식사할 때 ‘눈빛 레이저’를 쏘아가며 앉은 자리에서 밥을 먹도록 하기 때문이다. 반면 여자주인공 마리아는 신랑을 연상케 했다. 내가 일하는 주말이면 독박육아를 하는 신랑은 아이들을 데리고 이것저것 신기한 놀이를 많이 한다. 나라면 귀찮아서 어디 키즈카페나 전시관 데려가고 말 거 같은데, 신랑은 어디서 본 재미있는 놀이나 장난감을 준비해 와서는 말 그대로 아이들과 ‘같이 어울려’ 놀아준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도 아빠를 더 좋아하고 따른다. 첫째는 사고 싶은 것이나 먹고 싶은 것이 생기면 딸임에도 엄마보다 아빠를 찾아가 몰래 귓속말을 한다. 나도 기왕이면 인기 있는 엄마이고 싶다. “엄마는 왜 이렇게 우리한테 화를 내?”하고 아이들이 물을 때면 나 역시 내가 왜 이러나 싶어 울적해진다. 최근 육아서나 육아전문가들도 대부분 과거와 같은 권위적이고 엄한 부모는 옳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어쩌다 옳지 못한 엄마가 된 걸까. 그런데 또 한편으론 아이들이 아빠 말은 안 듣고 엄마의 훈계엔 바로 반응하는 것을 보면서 ‘아빠는 다 받아주니 나라도 엄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육아서나 육아전문가들은 보통 부모와 아이, 1:1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나. 그들이 오전 8시 출근, 오후 8시 퇴근해 자투리 시간에 집안일도 하며 아이 서넛을 돌봐야 하는 워킹맘도 염두에 뒀을까? 정답은 모르겠다. 어느덧 육아 7년차, 3명의 아이를 키우고 네 번째 아이를 목전에 둔 지금도 나는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베테랑 엄마’는 아니다. 청소 이모님이나 지인의 말처럼 ‘잘 혼내고’ 있는 건지, 너무 심한 건지 늘 고민이 많다. 인간은 평생 배워야 하듯이 엄마란 것도 평생 배우는 것인가 보다. 오늘도 난 새로운 배움을 위해 퇴근하고 집으로 ‘제2의 출근(혹은 등교)’을 한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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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써 장마 끝? 열대야 ‘무서운 밤’

    “비가 올 줄 알았는데 안 오나 보네요.” 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혜지 씨(31)는 11일 출근길에 우산을 들고 나왔다. 이 씨는 “7월 초는 장마 기간이라 혹시 몰라 계속 들고 다녔는데 내일부터 다음 주까지 비 예보가 없다니 이제 그만 들고 다녀야겠다”고 말했다. 한반도를 떠나 북상한 장마전선이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일 오후 9시 북한 함경북도까지 북상한 장마전선은 만주지방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장마가 끝날 때면 전선이 북한 지역으로 올라가 서서히 소멸하는데 그와 비슷한 양상이다. 사실상 올해 장마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면 1973년 기상관측 이래 중부·제주 기준 3번째, 남부 기준 4번째로 빨리 끝나는 장마가 된다. 7월 초·중순 끝나는 장마로는 1999년 이후 중부 기준 19년 만이다. 역대 가장 빨리 끝난 장마는 1973년 장마로 중·남부 기준 6월 30일, 제주 기준 7월 1일이었다. 장마 종료일은 평년(1981∼2010년) 평균 중부 7월 24∼25일, 남부 23∼24일로 보통 7월 말이다. 지난해에는 중·남부 모두 29일에 장마가 끝났다. 장마는 물러나지만 본격적인 한여름 더위는 이제 시작이다. 11일 서울에는 올해 첫 열대야가 찾아왔다. 열대야는 밤사이(당일 오후 8시∼다음 날 오전 9시)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밤을 뜻한다. 11일 서울 밤 최저기온은 25.6도를 기록했다. 같은 날 제주 밤 최저기온도 26.1도, 대전 25.8도, 청주 25.7도, 부산 25.1도로 전국 곳곳에서 더위로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졌다. 12일 낮에도 서울에 올 들어 두 번째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경기 충청 전라 경상지역 등 전국적으로 폭염특보가 내렸다. 이날 경북 의성 낮 기온 35.3도 등 전국 곳곳의 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겼다. 13일에는 서울 낮 최고기온이 32도, 충주 34도, 의성 37도 등 전날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북태평양고기압 영향으로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는 데다 다음 주까지 강수 예보가 없어 강한 햇볕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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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안된다고 재활용 외면당하는 빨대… 정부도 신경 안써

    11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재활용품 선별업체 집하장에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플라스틱 뭉치 사이로 형형색색의 플라스틱 빨대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쓰레기가 컨베이어 벨트로 옮겨지자 인부들이 재활용할 것들을 골라냈다. 하지만 수시로 보이는 빨대는 건드리지 않았다. “모아봐야 얼마 안 되는 빨대를 누가 굳이 골라내겠어요? 처리업체도 받지 않아요.” 업체 대표의 말이다. 플라스틱 빨대들은 일반 폐기물과 섞여 소각장이나 고형연료발전소로 향했다. 유럽 같은 선진국과 스타벅스 등이 플라스틱 빨대 퇴출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빨대 관리는 엉망이다. 폴리프로필렌(PP) 단일 재질인 빨대는 분리 선별만 하면 거의 대부분 재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게가 가벼운 빨대는 비용 대비 경제적 가치가 떨어져 선별 및 처리업체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애초에 분리 선별해 배출하는 커피전문점 빨대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시민들이 버린 대다수의 빨대는 재활용되지 못한 채 쓰레기로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정부도 이런 사실을 알지만 빨대 폐기물 양이 다른 플라스틱 폐기물과 비교해 적고 딱히 대체품이 없다는 이유로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빨대 사용량은 어마어마하게 늘고 있다. 10일 오후 1시간 반 동안 서울의 한 프랜차이즈 식음료점 2곳에서 사용한 빨대를 세어보니 100개가 넘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명동역점 한 곳에서만 하루 300∼350개의 빨대가 사용된다고 밝혔다. 1년이면 약 12만 개다.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서울 1만1000곳의 프랜차이즈 전문점에서 사용하는 빨대만 연간 3억5000만 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5월 페트와 일회용 컵, 비닐 등을 포함해 대대적인 폐기물 감축 대책을 발표하면서 빨대와 관련한 내용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자원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에서 규정한 ‘사용억제·무상제공금지 대상 일회용품’에도 빨대는 없다. 이 법에서 일회용품으로 규정하면 정부가 각 업종에서 판매와 제공을 제한할 수 있다. 현재 빨대는 법적으로 사용을 규제하거나 재활용을 촉진할 아무런 근거가 없는 셈이다. 최근 정부가 커피전문점, 빵집 등과 맺고 있는 자발적 플라스틱 감축 협약에도 빨대 감축 내용은 없다. 파리바게뜨만이 자체적으로 감축을 약속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폐기물 양이 적다고 해서 빨대 폐기물의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해양파충류 전문가인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김일훈 연구원은 “빨대 폐기물의 양은 적지만 대부분 재활용되지 않아 자연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높다”며 “2015년 콧구멍에서 12cm 길이 빨대가 나와 충격을 준 바다거북 영상에서 보듯 빨대는 그 뾰족한 모양 때문에 생물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제 동향에 발맞춰 플라스틱 쓰레기 감축의 상징이 된 빨대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조만간 빨대 감축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커피전문점 등과의 자발적 협약을 맺을 때도 빨대 내용을 추가하겠다”고 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고양=한성희 인턴기자 한양대 경영학부 4학년}

    • 201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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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테인리스-종이-대나무… 대체빨대 쓰면 어떨까요

    11일 서울 종로구 한 생활용품 매장의 일회용품 진열대에는 각종 빨대가 가득했다. 어림잡아 수십 가지에 이르는 빨대 사이에서 네댓 종류의 종이 빨대를 찾을 수 있었다. 20개들이 종이 빨대 한 묶음의 가격은 1000원. 플라스틱 빨대(개당 10∼15원)와 비교하면 다소 비싸지만 색상이 다채롭고 사용 후 납작하게 접혀 분리배출이 쉬워 보였다. ‘플라스틱 빨대의 대용품이 마땅찮다’는 정부의 설명과 달리 동아일보가 이틀간 취재한 결과 시중 곳곳에서 대체품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종이 빨대는 여러 도·소매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한국 스타벅스는 올해 안에 전국 1180개 매장의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순차적으로 교체한다. 하지만 종이 빨대는 액체에 오래 담가두면 흐물흐물해지고, 코팅이 돼 있어 일반 종이만큼 재활용성이 높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다회용 빨대를 이용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방문한 서울 성수동의 한 친환경 식·음료 매장에선 음료를 주문하자 스테인리스 빨대를 제공했다. 매장 한쪽에선 스테인리스 빨대와 대나무 빨대를 개당 3000∼5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일회용이지만 재활용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신개념 빨대들도 출시돼 있다. 전분과 같이 생분해가 가능한 빨대들이다. 이런 빨대들은 사용 후 음식물 쓰레기로 버리거나 부숴 땅에 뿌려도 된다. 대만에는 사탕수수로 만든 빨대도 있다. 최근 쌀과 타피오카 가루로 만든 ‘쌀 빨대’를 특허출원한 김광필 연지곤지 대표는 “단가도 15원가량으로 저렴하고, 흐물흐물해지면 먹어도 무해하다”고 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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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초미세먼지 88% 외부서 유입… 국내선 ‘충남發’ 가장 많아

    지난달 21일 충남 당진의 한 석탄화력발전소와 제철공장 굴뚝에서는 쉴 새 없이 하얗고 뿌연 연기가 솟아올랐다. “하얀 건 수증기지만 뿌연 건 모두 대기오염물질입니다.” 이기준 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 환경감시단 과장이 굴뚝을 가리키며 말했다. 대형 사업장은 대기오염물질 실시간자동측정기(TMS)가 설치돼 있어 배출 허용 기준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 하지만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 기준대로 배출해도 그 양이 엄청나게 많다. 이날 방문한 공장은 하루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55t에 이른다. 1년이면 2만 t이다. 이날 굴뚝에서 나온 연기는 서쪽에서 불어온 바람을 타고 동쪽으로 향했다. 이 과장은 “바람에 섞여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미세먼지 양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초미세먼지의 핵심 진원지는 ‘충남’ 다른 나라 미세먼지가 우리나라로 들어오듯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도 다른 지역으로 옮겨간다. 이렇게 국내 지역끼리 주고받는 미세먼지의 양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작 각 지역의 자체 배출 비율은 30%에 못 미쳤다. 국내 여러 지역 중 다른 지역에 가장 많은 미세먼지를 보내는 곳은 충남이었다. 이는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19개 미세먼지 예보권역별 초미세먼지(PM2.5) 이동량을 처음으로 분석한 결과다. 9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2015년 국내외 미세먼지 배출량과 기상 상황을 토대로 한 해 동안 국외에서 온 초미세먼지와 19개 지역(17개 광역단체 중 경기와 강원은 두 개 지역으로 나눔)을 오간 초미세먼지의 지역별 비율을 산출했다. 초미세먼지가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 ‘꼬리표’를 붙인 셈이다. 그동안 ‘중국발 초미세먼지’ 등 국외 미세먼지가 얼마나 많이 국내에 들어오는지를 분석한 연구는 있었지만 국내 지역 간 상호 영향을 평가한 연구는 처음이다. 분석 결과 2015년 한 해 동안 충남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는 경기 남부와 세종의 전체 미세먼지 중 각각 20%, 23%를 차지했다. 이는 경기 남부와 세종 지역에서 자체 배출한 초미세먼지 비율(각각 19%, 2%)을 뛰어넘었다. 충남발 초미세먼지는 서울 전체 초미세먼지의 6%, 인천은 7%, 충북과 대전은 각각 10%, 18%를 차지하는 등 전국적으로 평균 8%를 차지했다. 외국에서 넘어온 초미세먼지를 제외한 국내 배출만 놓고 보면 충남의 영향력은 더 커진다. 서울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 초미세먼지 중 충남에서 넘어온 것은 12.5%였다. 인천은 21.6%, 경기 남부는 37.4%에 달했다. 국내 초미세먼지 중 충남발 초미세먼지의 기여율은 평균 19%였다. 신건일 환경부 대기관리과장은 “충남 지역은 우리나라 서쪽 중앙에 위치한 데다 발전소와 산업단지가 많아 대표적인 미세먼지 발생 지역으로 꼽힌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충남 지역 발전소와 대형 사업장에서 배출한 대기오염물질은 그 총량만 8만7135t에 이른다. 전국 광역단체 대형 사업장 배출량 중 1위로, 사업장 수가 더 많은 경기 지역(1만6910t)보다 배출량이 훨씬 많았다. 충남 다음으로 기여율이 높은 국내 지역은 전남, 경기 남부, 경북으로 평균 5%(국외 영향 포함)였다. 우리나라 남쪽 끝에 위치한 제주와 강원 영동의 타 지역 기여율은 모두 0%였다.○ 지역별 자체 배출 비중, 평균 13%에 불과 중국을 비롯한 국외 영향은 여전히 컸다. 전국 19개 지역별 연간 초미세먼지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국외 미세먼지로 평균 59%에 달했다. 국외 영향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중국 중북부 12%, 중국 동북부와 중남부 각 10%, 중국 동남부 9%로 중국의 기여율이 평균 45%였다. 국내 모든 지역에서 사람들이 들이마시는 초미세먼지의 절반가량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미세먼지인 셈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 지역 간 영향도 적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 사람들이 2015년 한 해 들이마신 초미세먼지 중 서울 내에서 발생한 것은 12%에 불과했다. 나머지 88% 중 국외 초미세먼지는 49%였다. 나머지 39%는 경기 남·북부(19%), 인천(9%), 충남(6%) 등 국내 다른 지역에서 온 것이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자기 지역에서 배출한 초미세먼지는 전체 미세먼지 중 인천은 10%, 경기 북부 13%, 경기 남부 19%, 충북 11%, 전북 16% 등으로 평균 13%였다. 자체 배출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충남(27%)에 이어 전남(21%)이었다. 자체 배출원이 많지 않은 강원 영서나 영동, 세종, 대전 등은 지역 내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의 비중이 전체의 5% 이하였다. 이 지역 사람들이 들이마신 오염물질의 95%는 외부에서 넘어왔다는 뜻이다. 국내 다른 지역 초미세먼지의 기여율은 평균 28%로 자체 배출량 평균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전국 4개 권역으로 묶어 통합 관리해야” 국립환경과학원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미세먼지의 광역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지역의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해당 지역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 지역들이 함께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짜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재범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연구관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크게 수도권과 충청권, 호남권, 영남권 등 4개 대기관리 광역권역을 제안했다”며 “4개 권역을 만들어 통합정책을 수립할 경우 국내 미세먼지 제어율(광역권 설정 시 해당 지역에서 저감 가능한 국내 미세먼지 비율)이 81∼94%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이런 제언을 바탕으로 보다 구체적인 광역관리 계획을 짜고 있다. 미세먼지 정책을 총괄하는 환경부 푸른하늘기획과 홍동곤 과장은 “지난해 말 본격적인 용역연구에 착수해 빠르면 다음 달 말쯤엔 광역관리 권역에 관한 큰 그림이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만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으로 묶여 광역 관리되고 있다. 홍 과장은 “수도권만 한정한 특별관리권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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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타고 번진 “태풍 또 북상” 가짜뉴스

    ‘제8호 태풍, 괌 해상에서 한반도 향해 북상 중’ ‘2003년 매미 이을 한반도 초토화 태풍’…. 제7호 태풍 ‘쁘라삐룬(태국어로 비의 신)’이 동해상에서 소멸한 4일 오전 느닷없이 제8호 태풍 ‘마리아’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한반도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역대급’ 태풍이라는 뉴스가 잇따라 올라오면서다. 이 뉴스가 처음 주요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것은 이날 오전 7시경이다. 이때만 해도 괌 해상에서 태풍이 발생해 북상 중이고, 한반도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태풍과 관련한 내용은 점점 구체화됐다. 일부 기사에선 ‘최저기압 990hPa(헥토파스칼)’이라는 구체적인 수치가 등장했다. 다른 기사에는 ‘유럽 ECMWF가 분석한 내용’이라며 태풍의 북상 사진을 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태풍의 강도를 우려하는 내용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남겼다는 기사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 ‘가짜뉴스’였다. 기사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활용된 유럽 ECMWF는 유럽 기상청이 아니라 중기예보센터다. 이곳은 날씨를 예보하는 기관이 아니라 예보 모델을 개발하는 곳이다. 기자가 직접 ECMWF 홈페이지에 들어가 태풍 마리아를 검색했지만 해당 내용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렸다는 소셜미디어 메시지는 1년 전 중미를 덮친 ‘허리케인 마리아’에 대한 것이었다. 이날 오전 내내 ‘태풍 마리아’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자 기상청은 오후 들어 ‘태풍 마리아는 없다’고 밝혔다.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강남영 분석관은 “각 나라가 제출한 태풍 이름 순서에 따라 다음 태풍 이름이 ‘마리아’인 것은 맞지만 아직 마리아는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괌 해상에서 발생한 것은 태풍이 아니라 태풍 전(前) 단계인 열대성 저기압(TD)으로 태풍이 될 수도 있고, 그냥 소멸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수시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을 두고 의미 없는 소동이 벌어진 셈이다. ‘존재하지 않는 태풍’을 그럴듯하게 포장한 가짜뉴스를 일부 매체가 경쟁적으로 베껴 쓴 데다 남부지방에 ‘비 폭탄’을 안긴 태풍 ‘쁘라삐룬’ 영향으로 시민들의 두려움이 커지면서 ‘공포의 악순환’이 만들어진 것이다. 기상청의 해명으로 ‘태풍 마리아’에 대한 관심은 급격히 식었지만 일부 누리꾼은 “(기상청이) 쁘라삐룬의 이동 경로를 계속 수정하지 않았느냐”며 “우리 기상청만 (새 태풍의 한반도 북상을) 잘 모르는 것 아니냐”는 식의 음모론을 제기했다. 포털사이트 측은 제휴를 맺은 온·오프라인 언론사의 기사가 실시간 자동으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가짜뉴스를 일일이 걸러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뉴스 제휴사만 600여 곳에 이르고 이들이 기사를 올리면 시스템상 자동으로 뉴스 페이지에 올라온다”며 “이를 본 다른 뉴스 제휴사들이 유사한 기사를 띄우면 관련 기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포털사이트가 이를 일일이 판별해 제어하거나 일방적으로 내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존재하지 않았던 태풍은 이날 오후 9시에야 괌 해상에서 태풍이 됐다. 기상청은 오후 11시 제8호 태풍 마리아가 발생했다고 공식 예보했다. 하지만 올해 1∼6호 태풍이 다른 곳에서 소멸했듯 마리아도 한반도에 상륙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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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흡연땐 초미세먼지 ‘나쁨’의 최대 83배 흡입

    미세먼지가 심한 날,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던 직장인이 회사 건물로 들어가기 전 흡연구역에서 담배 한 개비를 피우는 장면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겠다며 마스크까지 쓴 이 직장인의 흡연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담배는 미세먼지 덩어리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실제 흡연 시 얼마나 많은 미세먼지가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경기 부천에 있는 대기환경측정업체 APM엔지니어링에서 직접 실험을 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하루 5개비만 피워도… 실험에는 타르 3mg, 니코틴 0.3mg인 담배를 사용했다. 흡연자는 담배를 피울 때 입으로 직접 연기를 빨아들이는 동시에 담배에서 나온 연기를 호흡할 때 마시게 된다. 실험은 이런 상황을 감안해 두 개의 별도 관에서 연기를 포집해 미세먼지 양을 합산했다. 실험을 맡은 김정호 박사는 “평소 담배를 피우는 상황과 똑같이 연출하기 위해 열린 공간에서 실험을 진행했고, 사람이 호흡할 때처럼 연기 흡입구멍을 주기적으로 열고 닫았다”고 말했다. 담배에 불을 붙이자 담배와 연결된 투명한 관에 희뿌연 담배연기가 가득 찼다. ‘1235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2048μg…’ 측정기에 표시된 초미세먼지(PM2.5) 수치가 점점 오르더니 3000μg까지 치솟았다. 담배를 피울 때 실시간으로 나오는 초미세먼지의 순간 최대 배출량이 3000μg에 이른다는 얘기다. 이는 실외 초미세먼지 농도 ‘나쁨’ 기준(m³당 36μg 이상)의 83배에 이르는 수치다. 학계에선 통상 담배 한 개비를 다 피울 때 초미세먼지 총 배출량이 1만2000μg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루 5개비만 피워도 6만 μg의 초미세먼지를 흡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 성인 남녀가 하루 평균 들이마시는 호흡량은 각각 15.7m³와 12.8m³이다. 이들이 한 달 내내 100μg에 이르는 초고농도 초미세먼지를 들이마신다고 가정해도 남자는 4만7100μg, 여자는 3만8400μg을 흡입하게 된다. 담배 5개비로 흡입하는 양보다 적다.○ 담배 피우고 마스크를 쓴다면? 흡연 시 발생한 미세먼지는 흡연자의 폐 속에 남아 있다가 다시 밖으로 배출된다. 이기영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밀폐된 공간에서 흡연 시 실내 공기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m³당 712μg이었다. 반면 흡연 5분 뒤 흡연자의 날숨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 농도는 781μg에 달해 공기 중 미세먼지보다 더 높았다. 흡연 시 바로 마스크를 쓰면 이를 고스란히 다시 들이마시는 셈이다. 또 흡연자와 흡연 직후 가까이에서 대화하는 것만으로 ‘간접흡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흡연 시 다량의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것은 흡연이 기본적으로 물질을 태우는 연소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이기영 교수는 “고온에서 연소되면 이산화탄소 같은 작은 알갱이로 산화되는데 담배는 비교적 저온에서 연소되기 때문에 다량의 고분자물질(미세먼지)을 방출한다”고 설명했다. 흡연 시 미세먼지는 어마어마한 양 못지않게 크기와 구성도 문제다. 임영욱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교수는 “담배 미세먼지는 대부분 PM1.0 크기(입자의 크기가 1μm 이하인 먼지)로 초미세먼지보다 작아 인체 더 깊숙한 곳까지 침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기 중 미세먼지 안에는 해로운 물질과 해롭지 않은 물질이 섞여 있지만 4000여 개의 화학물질로 이뤄진 담배 미세먼지는 그야말로 발암물질 덩어리”라고 경고했다.○ 전자담배는 괜찮나? 본보 실험 결과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도 초미세먼지 배출량은 최대 m³당 3000μg으로 일반 담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담배를 피울 때 발생하는 각종 독성물질은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이 나온 것도 있었다. 니코틴의 경우 전자담배가 350ppb(1ppb는 1000분의 1ppm)로, 일반 담배(50ppb)보다 높았다. 아세트알데하이드도 전자담배는 6000ppb, 일반 담배는 5000ppb로 측정됐다. 톨루엔은 일반 담배가 60ppb인 반면 전자담배가 180ppb였다. 다만 벤젠은 일반 담배가 35ppb, 전자담배가 2.5ppb였다. 김정호 박사는 “정밀한 수치는 실험 환경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자담배라고 해서 독성물질이 결코 적지 않다”고 말했다.이미지 image@donga.com·김하경 기자}

    • 201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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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담배 5개비 피우면, 한달 내내 미세먼지 마시는 것보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던 직장인이 회사 건물로 들어가기 전 흡연구역에서 담배 한 대를 피는 장면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겠다며 마스크까지 쓴 이 직장인의 흡연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담배는 미세먼지 덩어리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실제 흡연 시 얼마나 많은 미세먼지가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경기 부천에 있는 대기환경측정업체 APM엔지니어링에서 직접 실험을 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하루 5개비만 피워도… 실험에는 타르 3mg, 니코틴 0.3mg인 담배를 사용했다. 흡연자는 담배를 피울 때 입으로 직접 연기를 빨아들이는 동시에 담배에서 나온 연기를 호흡할 때 마시게 된다. 실험은 이런 상황을 감안해 두 개의 별도 관에서 연기를 포집해 미세먼지 양을 합산했다. 실험을 맡은 김정호 박사는 “평소 담배를 피우는 상황과 똑같이 연출하기 위해 열린 공간에서 실험을 진행했고, 사람이 호흡할 때처럼 연기 흡입구멍을 주기적으로 열고 닫았다”고 말했다. 담배에 불을 붙이자 담배와 연결된 투명한 관에 희뿌연 담배연기가 가득 찼다. ‘1235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2048μg…’ 측정기에 표시된 초미세먼지(PM2.5) 수치가 점점 오르더니 3000μg까지 치솟았다. 담배를 필 때 실시간으로 나오는 초미세먼지의 순간 최대 배출량이 3000μg에 이른다는 얘기다. 이는 실외 초미세먼지 농도 ‘나쁨’ 기준(㎥당 36μg 이상)의 83배에 이르는 수치다. 학계에선 통상 담배 한 개비를 다 태울 때 초미세먼지 총 배출량이 1만2000μg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루 5개비만 피워도 6만μg의 초미세먼지를 흡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 성인 남녀가 하루 평균 들이마시는 호흡량은 각각 15.7㎥와 12.8㎥이다. 이들이 한 달 내내 100μg에 이르는 초고농도 초미세먼지를 들이마신다고 가정해도 남자는 4만7100μg, 여자는 3만8400μg를 흡입하게 된다. 담배 5개비로 흡입하는 양보다 적다.● 담배 피우고 마스크를 쓴다면? 흡연 시 발생한 미세먼지는 흡연자의 폐 속에 남아 있다가 다시 밖으로 배출된다. 이기영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밀폐된 공간에서 흡연 시 실내 공기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당 712μg이었다. 반면 흡연 5분 뒤 흡연자의 날숨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 농도는 781μg에 달해 공기 중 미세먼지보다 더 높았다. 흡연 시 바로 마스크를 쓰면 이를 고스란히 다시 들이마시는 셈이다. 또 흡연자와 흡연 직후 가까이에서 대화하는 것만으로 ‘간접흡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흡연 시 다량의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것은 흡연이 기본적으로 물질을 태우는 연소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이기영 교수는 “고온에서 연소되면 이산화탄소 같은 작은 알갱이로 산화되는데 담배는 비교적 저온에서 연소되기 때문에 다량의 고분자물질(미세먼지)을 방출한다”고 설명했다. 흡연 시 미세먼지는 어마어마한 양 못지않게 크기와 구성도 문제다. 임영욱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교수는 “담배 미세먼지는 대부분 PM1.0 크기(입자의 크기가 1μm 이하인 먼지)로 초미세먼지보다 작아 인체 더 깊숙한 곳까지 침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기 중 미세먼지 안에는 해로운 물질과 해롭지 않은 물질이 섞여 있지만 4000여 개의 화학물질로 이뤄진 담배 미세먼지는 그야말로 발암물질 덩어리”라고 경고했다.● 전자담배는 괜찮나? 본보 실험 결과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도 초미세먼지 배출량은 최대 ㎥당 3000μg로 일반 담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담배를 태울 때 발생하는 각종 독성물질은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이 나온 것도 있었다. 니코틴의 경우 전자담배가 350ppb로, 일반 담배(50ppb)보다 높았다. 아세트알데하이드도 전자담배는 6000ppb, 일반 담배는 5000ppb로 측정됐다. 톨루엔은 일반 담배가 60ppb인 반면 전자담배가 180ppb였다. 다만 벤젠은 일반 담배가 35ppb, 전자담배가 2.5ppb였다. 김정호 박사는 “정밀한 수치는 실험 환경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자담배라고 해서 독성물질이 결코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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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마도로 향한 태풍… 남부에 많은 비

    제7호 태풍 ‘쁘라삐룬’(태국어로 비의 신)이 당초 예상보다 경로가 좀 더 동쪽으로 틀어지면서 3일 대한해협을 거쳐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서쪽 대부분 지방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마에 태풍의 습기까지 더해지며 영남과 제주 등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겠다. 기상청은 쁘라삐룬이 3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동쪽 해상을 지나 대한해협으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예보했다. 영향권인 제주와 영남에는 3일까지 많게는 15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제주 부산 울산 대구 등에는 2일 태풍예비특보가 발효됐다. 당초 내륙을 관통하거나 부산 앞바다를 지날 가능성이 있던 태풍이 동쪽으로 이동한 것과 관련해 기상청은 “북상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져 그사이 태풍의 길이 되는 한반도 상공 기압골이 동쪽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태풍은 3일 오후 대한해협 중앙에 위치한 쓰시마섬을 관통한 뒤 4일 오후 동해에서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과 충북 등 서쪽 지역에는 3일 오전까지 비가 이어진다. 시간당 30mm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2일(오후 10시 현재)까지 이틀간 강수량은 서울 191.5mm, 강원 홍천 152.0mm, 충남 공주 290.0mm, 서천 263.0mm, 지리산(경남 산청) 191.5mm 등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남부 등지에 내린 국지성 호우로 피해가 속출했다. 용인에는 이날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83mm의 장대비가 쏟아졌다. 광주와 용인을 지나는 경안천의 범람 우려가 커지면서 환경부 한강홍수통제소는 두 지역에 홍수주의보를 내렸다. 행정안전부는 산사태 우려가 커지자 광주와 용인, 가평 일대 주민들에게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외출 자제와 대피를 권고했다. 이날 오후 5시 15분경 광주시 초월읍에서는 곤지암천 산책로를 걷던 중학생 A 군(14)이 하천에 떨어진 우산을 찾기 위해 물에 들어갔다가 휩쓸렸다. 같이 들어간 다른 학생 1명은 겨우 빠져나왔지만 A 군은 실종됐다. 경북 봉화군 소천면에서는 국도 31호선을 달리던 1t 화물차 조수석에 무게 약 4kg의 낙석이 유리창을 뚫고 들어왔다. 가로 20cm, 세로 15cm 크기였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B 씨(61)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이미지 image@donga.com·이기진·서형석 기자}

    • 201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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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 ‘비의 신’ 남해안 타고 북상 예상… 2일 시간당 50mm 폭우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2일 오후부터 제주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6년 만에 전국적인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됐지만 다행히 한반도를 비켜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존 장마전선에 태풍이 몰고 온 습기가 더해지면서 3일까지 전국에 많게는 300mm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오키나와 남서쪽 해상에서 한반도를 향해 곧장 북상 중인 태풍 쁘라삐룬(최대 풍속 초속 29m, 소형급)은 2일 오후 9시 제주 서귀포 남쪽 280km 부근 해상까지 올라와 3일 새벽 제주도에 가장 근접할 예정이다. 이후 약 초속 8m의 이동 속도로 부산 앞바다를 거쳐 4일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쁘라삐룬은 태국 비의 신 이름이다. 이 경로는 2016년 10월 부산과 울산에 큰 피해를 안긴 태풍 ‘차바’와 비슷하다. 장마철 태풍은 2006년 7월 초 한반도를 덮친 태풍 ‘에위니아’ 이후 12년 만이다. 2006년 제3호 태풍 에위니아의 강수 피해로 당시 1000가구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후 대부분의 태풍은 7월 중순 이후 영향을 미치면서 장마를 비켜 갔다. 2012년 ‘산바’ 이후에는 한반도를 관통한 태풍도 없다. 강남영 국가태풍센터 분석관은 “태풍이 북상할 때 우리나라 상공에 태풍이 지나갈 수 있는 기압골이 형성돼야 하는데 편서풍으로 기압골이 이동함에 따라 대부분 우리나라를 비켜 갔다”고 설명했다. 태풍이 몰고 온 난기와 습기가 장마전선에 더해지면서 1일부터 전국 곳곳에는 시간당 30mm 내외의 많은 비가 내렸다. 전남 보성에는 오전 6시부터 1시간 동안 80mm의 장대비가 쏟아지는 등 이틀간 276.5mm의 폭우가 내렸다. 남해안 지역 연평균 강수량(약 1400mm)의 20%에 이른다. 보성군 회천면 모원제 제방 50m가량이 붕괴돼 주변 농경지 3ha가 폐허가 됐고 약 1.6km 떨어진 하천 다리도 끊겼다.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지하주차장 등에 세운 차량 50여 대가 불어난 빗물에 잠기는 등 보성 일대가 물바다로 변했다.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전남 영광군 염산면의 한 논에서 모내기를 하던 태국 출신 외국인 근로자 A 씨(63·여)가 낙뢰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1일 오전에는 보성군 보성읍에서 이모 씨(74·여)가 흙더미에 매몰됐다가 구조됐다. 광주 광산구 송산교 근처에 있던 한 70대 남성은 지난달 28일 이후 실종된 상태다. 1일 오후 7시 현재까지 전남 지역에서만 주택 45개 동과 농경지 2377ha가 침수됐다. 또 경전선 득량∼이양역 구간에도 흙더미가 유입돼 열차 운행이 8시간가량 중단됐다. 항공기 5편이 결항하고 12개 항로의 여객선 14척의 발이 묶였다. 행정안전부는 태풍 북상에 따라 1일 오후 3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을 시작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이날로 예정됐던 단체장 취임식을 연기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1일 오전 7시 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재난대책회의를 여는 것으로 민선 7기 시정을 시작했다. 2일 취임식은 취소됐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태풍 대비 점검회의를 열었다. 1일까지(오후 10시 현재) 강수량은 서울 76.0mm를 비롯해 강원 정선 135.5mm, 충남 서천 190.5mm, 군산 201.0mm, 산청(지리산) 119.5mm 등을 기록했다. 2일에는 북상하는 태풍의 영향으로 강수량이 더 늘면서 시간당 50mm 이상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전국에 쏟아질 예정이다. 기상청은 3일까지 비가 이어지면서 사흘간 전국 강수량이 100∼250mm, 일부 지역은 300mm를 넘어갈 것으로 내다봤다.이미지 image@donga.com / 보성=이형주 기자}

    • 201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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