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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7시 강남역에서 100명을 죽일 예정이다.”4일 오전 2시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살인 예고 글’의 일부다. 이날 서울 강서구에서는 “오늘 16시 왕십리역 다 죽여버린다”는 제목의 살인 예고 글을 올린 20대 남성 민모 씨가 검거됐다. 서울 강남구 한티역에서의 살인을 예고하는 글을 쓴 작성자는 스스로 자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 백화점 인근에서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을 벌여 14명에게 중상을 입힌 최모 씨(22)처럼 불특정 다수를 노린 ‘외톨이 테러’를 예고하는 글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 잠실역, 경기 성남시 오리역, 부산 서면 등 전국 각지에서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올라와 경찰이 대대적으로 추적에 나섰다. 4일 오후 8시 기준 경찰이 추적 중인 글은 최소 27건이며, 이 중 5건이 검거됐다. ● “같이 죽어보자” 글에 학원가 초비상이날 온라인에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유명 학원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예고 글이 올라와 학원가에도 비상이 일었다. 글 작성자는 “대치동 ○○학원 재수종합반 학생 몰살한다”며 “어쩌피(어차피) 수능 망한 거 같이 죽어보자”는 글을 남겼다. 이에 학원 측은 “해당 글을 확인한 직후 학생과 강사들을 전원 조퇴시켰다”고 전했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또, 이날 오전 “고속터미널에 칼을 들고 다니는 남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서울 서초구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건물 1층에서 흉기를 들고 다니던 20대 남성 A 씨를 발견해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했다. 당시 A 씨는 쇼핑백 안에 칼과 장난감 총으로 추정되는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경찰은 A 씨로부터 흉기 2개를 압수했다. ‘묻지 마 흉기 난동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가짜 뉴스도 빗발쳤다. 대구의 한 PC방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범인이 도주 중이라는 글이 확산되자 대구경찰청은 4일 “사실이 아니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날 오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경기 포천시 종합터미널에서 흉기 난동과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는 글도 빠르게 확산됐으나 역시 가짜 뉴스로 밝혀졌다.● “정신 병력 치료 중단 없도록 전수 조사해야”잇따르는 흉악 범죄에 정부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정부는 경찰력을 총동원해 초강경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법무부도 “흉악 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위해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무기형’을 형법에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경찰도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2시 대국민 담화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흉악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한다”며 “흉기 소지 의심자, 이상 행동자에 대해 선별적 검문검색을 하고 필요한 경우 총기 등 물리력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외톨이 테러’가 또 다른 모방 범죄를 불러일으키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심리적으로 불안한 이들이 타인의 범죄를 접한 후 억눌려오온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탈출구’로서 그대로 범죄를 모방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정신 병력이 확인된 사람의 경우 전수조사를 통해 치료가 시급한 이들을 파악해 치료 중단 위기를 맞이하지 않도록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고 전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서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잼버리조직위원회는 3일 영내 활동을 중단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놨지만 미숙한 준비와 운영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잼버리조직위, 소방청 등에 따르면 개영식이 열린 전날(2일) 온열질환 315명, 일광화상 106명, 벌레 물림 318명 등 113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2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 개영식에서만 139명의 환자가 나왔다. 열대야와 폭염이 이어진 3일 최소 101명이 소방 구급대에 의해 이송 조치된 것을 감안하면 4일 오전 발표되는 잼버리 누적 환자는 최소 13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조직위는 이날 영내 활동을 전격 중단하고 의료진을 추가 투입하는 등 후속 대책을 내놨지만 준비 부족과 운영 미흡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야영장에서 유일하게 에어컨이 나오는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는 더위를 식히려는 대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급수 부족으로 편의점에는 얼음과 물을 사려는 대원들로 수백 m의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중학생 아들을 잼버리에 보낸 한 학부모는 “전 세계 미성년자들을 모아놓고 어떻게 이렇게 방치할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해외 주요국에서도 잼버리 졸속 운영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일부 국가는 외교 채널을 통해 안전사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4500여 명을 파견한 영국의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영국 국민의 안전을 위해 영국 스카우트 및 한국 정부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한 미국대사관도 “우려 사항에 대해 한국 정부와 직접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대회가 끝날 때까지 현장에 머무르며 마지막 참가자가 떠날 때까지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하라”고 지시했다.3개 부처, 잼버리 폭염 대비 혼선… 총리 “여가장관 현장 지켜라” 3개 부처 장관이 조직위 공동위장집행위원장은 전북도지사가 맡아“복잡한 조직위 구성, 부실대응 초래” 1일 개막한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서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는 등 ‘재난 상황’이란 비판까지 나오는 것과 관련해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태가 일찌감치 예견됐음에도 여성가족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정부 부처들이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고, 문제가 터진 뒤에는 부처들 간 체계적인 공조·대응조차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 3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범정부 차원의 긴급 지시를 내렸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직접 대회 현장도 찾았다. 하지만 이미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만큼 늦어도 너무 늦은 수습이란 지적이 이어진다. ● 조직위, ‘폭염 리스크’ 예견됐음에도 뒷짐만 잼버리 주최 기관은 세계스카우트연맹과 한국스카우트연맹이다. 주관 기관은 조직위다. 이 조직위의 공동위원장을 여가부 행안부 문체부 장관이 맡고 있다. 여기에 집행위원장인 전북도가 함께 의사결정까지 하고 있다. 이렇게 의사결정 체계 구조가 복잡하고 책임은 분산돼 있다 보니 ‘폭염 리스크’ 등 문제가 예견됐음에도 부처마다 뒷짐만 지고 대비는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여가부 관계자는 “조직위 내부 각 팀 안에 여러 부처와 기관의 담당자들이 섞여 있다”며 “온열질환 대응과 대비를 여가부 등 특정 부처의 담당 업무라고 하기엔 애매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다른 정부 관계자는 “올해 2월까지 여가부와 전북도가 주도적으로 대회 준비를 해왔고 이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행안부와 문체부가 포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처장 중에선 (여가부) 김현숙 장관이 대회 준비 및 진행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고 보고를 해왔다. 주무부처는 여가부로 보는 게 맞다”고 했다. 행안부는 앞서 두 차례 진행된 정부 합동 안전 점검에서 폭염 대비에 적극적으로 초점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며칠 전만 해도 물난리를 겪었던 상황이라 수해로 인한 물 빠짐과 보행 환경이 이슈였다”며 “이후 예상보다 폭염이 심해져 시설 부족 등 논란이 일어난 것”이라고 토로했다. ● 총리는 긴급 지시, 장관은 부랴부랴 뒷수습문제가 커지자 이기순 여가부 차관은 이날 새만금 현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폭염에 대해서 준비를 아무리 한다고 했어도 만족할 만큼 준비를 못한 것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한 총리는 이날 여가부 장관에게 “마지막 참가자가 안전하게 새만금을 떠날 때까지 총책임자로서 현장에 머무르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매일 브리핑을 통해 현장 상황·조치 내용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알리라고도 했다. 한 총리 지시로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새만금을 직접 찾았다. 행안부는 지자체 폭염 관리를 위해 17개 시도에 재난안전특교세 30억 원을 긴급 교부했다. 행안부 장관도 이날 새만금 부지로 직접 가서 긴급 현장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이런 가운데 엄영선 전북도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부분의 해외 청소년은 얼굴이 빨갛게 익었지만 해맑았다”면서 “문제는 대한민국 청소년이다. 집에서 금이야 옥이야 귀하게 자란 데다 야영 경험이 부족하다. 참가비마저 무료니 잼버리의 목적과 가치를 제대로 몰라 불평불만이 많다”고 썼다. 이에 앞서 김관영 전북도지사도 전날 라디오에서 “통상 400명의 온열질환자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부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부안=최미송 기자 cms@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이런 더위는 태어나서 정말 처음이에요. 너무 힘드네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열린 3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장에서 만난 헝가리 출신 줄리아 씨는 기자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최고기온 35도가 넘는 폭염을 피해 그늘 쉼터로 대피한 줄리아 씨는 “시원한 물이라도 많이 제공해주면 버틸 수가 있겠는데, 너무 준비된 게 없다”고 지적했다. ● 폭염 피해, 에어컨·안개분수 밑으로이날 잼버리 야영장은 그야말로 폭염에 찌든 모습이었다. 야영장 안에 설치한 텐트 2만5000여 동도 땡볕 더위에 대부분 비어 있었다. 세계 각국의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각종 행사와 홍보 부스가 있는 델타 구역은 방문객이 거의 없었다. 반면 더위를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는 공간은 참가자들로 붐볐다. 잼버리조직위가 무더위를 피할 장소로 만든 넝쿨 터널에서는 폭염에 지친 대원들이 맨바닥에 몸을 누이고,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청했다. 국내 참가자 최모 군(14)은 “하루 종일 사우나에 있는 것 같은데, 저녁이면 모기까지 들끓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에어컨이 설치된 일부 실내 시설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각국에서 찾아온 대원들은 냉기를 품은 전시관 바닥에 드러눕기도 했다. 잼버리 대회를 보기 위해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온 이성원 씨(50·여)는 “가족 4명이 왔는데 남편과 아들이 힘들다며 나가 버렸다.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인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야영장이 새만금 매립 당시부터 농어촌 용지로 지정된 곳이어서 물 빠짐이 용이하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지난달 장마 때 생긴 물구덩이가 그대로 방치된 곳이 적지 않았고, 야영지 바닥이 질척거리는 구간도 많았다. 물기가 빠지지 않아 텐트 하단이 젖어 있는 곳도 보였다. 잼버리 야영지 내에 마련된 잼버리 병원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일반 병상뿐만 아니라 군대에서나 쓸 법한 야전 침상에도 환자들이 빼곡히 누워 있었다. 더위를 먹어 병원을 찾은 경증환자부터 119 구급대가 이송한 학생까지 뒤엉켜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소방당국은 2일 83명, 3일 101명을 이송하거나 응급처지했다. 15세 아이를 잼버리에 보낸 미국 거주 한인 A 씨는 “아이가 2일 개영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미국 스카우트 대장이 119에 신고했는데, 구급차가 오는 데 45분이나 걸렸다”며 “아이들이 1년 이상 준비해서 참가한 잼버리인데 운영이 너무 허술하다”고 말했다. 탈진 실신 등 폭염 관련 환자들이 계속해서 나오면서 약품도 바닥을 보이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전북도와 전북의사협회가 나서 제약회사 등에 치료약품 긴급 공수를 요청했고, 원광대병원에서도 약품을 지원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개영식 소방당국 중단 요청에도 행사 강행조직위의 준비 부족과 미숙한 운영도 도마에 올랐다. 특히 폭염 속에서 강행된 전날(2일) 개영식 행사가 무리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당시 소방당국은 조직위에 행사 중단을 요청했지만 조직위는 20여 분간 행사를 그대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창행 조직위 사무총장은 “중단 요청을 받았지만 갑자기 중단하고 대피 명령을 내리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행사를 계속 진행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참가자와 가족들의 비판글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올라오고 있다. 세계스카우트연맹, 잼버리 홈페이지에는 영어로 “준비 기간이 4년이나 됐는데 뭘 한 거냐” “난민촌을 생각나게 한다” “참석자들은 식수도 화장실도 제대로 없는 곳에 오기 위해 4000파운드(약 660만 원) 넘게 지불했다” 등의 비판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외국인은 “기본적인 안전 대처를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스웨덴인 마크 패리스 씨는 자신의 SNS에 “이런 상황이 어떻게 즐거울 수 있겠냐. 이미 거기 있는 사람들도 도망치고 싶어 하는데 24시간 후에 4만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도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대회 일정을 축소하거나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톨릭기후행동과 전북녹색연합 등 12개 시민단체는 잼버리 프레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염은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 4만3000여 명의 청소년과 자원봉사자, 대회 관계자의 목숨이 달린 상황에서 대회 강행은 너무나도 무모한 일”이라며 대회 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조직위는 폭염 피해 예방 차원에서 3일 진행 예정이었던 야영지 영내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또 폭염 상황에 따라 영내 과정을 줄이고, 영외 과정 활동을 확대하는 등 프로그램을 탄력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부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부안=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와 관련해 열악한 시설 문제에 미숙한 대응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조직위원회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주최 측이 ‘곰팡이 계란’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나 3일 정부가 조사에 나섰다. 잼버리 참가자에 따르면 조직위는 2일 아침식사로 40여 명의 대원에게 구운 계란 80개를 지급했다. 이 계란들 중 6개에서 곰팡이가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3일 “해당 계란을 전량 회수해 제조부터 유통 단계까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열악한 시설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한 참가자는 “야영장에 설치된 샤워시설이 천막으로 돼 있어 바로 옆이나 외부에서 쉽게 들여다보인다”는 불만도 제기했다. 다른 참가자는 “화장실에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심지어 남녀 공용인 곳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또, 새만금 간척지에 야영지를 조성하다 보니 밤마다 모기 등 해충 등이 들끓고 있다고 했다. 의료시설 부족으로 온열질환자가 방치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참가자는 “두통이나 어지럼증 등을 겪은 환자들이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한 채 귀빈용 리셉션 홀 테이블에서 수액을 맞고 있었다”며 “일부 환자들은 바닥에서 담요를 덮고 있었는데 방치되다시피 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중학생 자녀를 행사장에 보냈다는 한 학부모는 “중3 아들이 참가하고 있는데 폭염에 모기까지 겹쳐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며 “소금이나 생수 같은 물품도 제대로 못 받고 있다고 하는데 답답하다. 국제적인 행사를 너무 미숙하게 운영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자녀를 참가자로 대회에 보낸 학부모들은 잼버리 조직위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대회를 당장 중단하라”며 “아이들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곳에서 더 이상 진행하는 것은 살인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에서 개최된 잼버리의 열악한 환경이 온라인에서 확산되자 시민들은 이전 개최지였던 스웨덴과 일본, 미국 등의 상황과 비교하며 비판하고 있다. 특히 개최지로 6년 전에 선정돼 준비 기간이 충분했고 공사 관련 비용으로만 2000억 원 가까이 쓴 데 대해 “국제적 망신”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야영지 인근을 지나다가 행사 상황을 지켜봤다는 한 시민은 “이 땡볕 더위에 허허벌판에서 대회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나라 망신 제대로 시키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폭염에 사망자까지 나왔는데 준비가 부족해 보였다”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부안=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와 관련해 열악한 시설 문제에 미숙한 대응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조직위원회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주최 측이 ‘곰팡이 계란’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나 3일 정부가 조사에 나섰다. 잼버리 참가자에 따르면 조직위는 2일 아침식사로 40여 명의 대원들에게 구운 계란 80개를 지급했다. 이중에서 계란 6개에서 곰팡이가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3일 “해당 계란을 전량 회수해 제조부터 유통 단계까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열악한 시설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한 참가자는 “야영장에 설치된 샤워시설이 천막으로 돼 있어 바로 옆이나 외부에서 쉽게 들여다 보인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다른 참가자는 “화장실에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심지어 남녀공용인 곳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또, 새만금 간척지에 야영지를 조성하다보니 밤마다 각종 해충과 모기 등이 들끓고 있다고 했다. 의료시설 부족으로 온열질환자가 방치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참가자는 “두통이나 어지러움 등을 겪은 환자들이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한 채 귀빈용 리셉션 홀 테이블에서 수액을 맞고 있었다”며 “일부 환자들은 바닥에서 담요를 덮고 있었는데 방치되다시피 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중학교 자녀를 행사장에 보냈다는 한 학부모는 “중3 아들이 참가하고 있는데 폭염에 모기까지 겹쳐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며 “소금이나 생수 같은 물품도 제대로 못받고 있다고 하는데 답답하다. 국제적인 행사를 너무 미숙하게 운영하는게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자녀를 참가자로 대회에 보낸 학부모들은 잼버리 조직위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대회를 당장 중단하라”며 “아이들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곳에서 더 이상 진행하는 것은 살인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국내에서 개최된 잼버리의 열악한 환경이 온라인에서 확산되자 시민들은 이전 개최지였던 스웨덴과 일본, 미국 등의 상황과 비교하며 비판하고 있다. 특히 개최지로 6년 전에 선정돼 준비 기간이 충분했고 공사 관련 비용으로만 2000억 원 가까이 비용을 쓴 데 대해 “국제적 망신”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야영지 인근을 지나다 행사 상황을 지켜봤다는 한 시민은 “이 땡볕 더위에 허허벌판에서 대회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나라 망신 제대로 하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폭염에 사망자까지 나왔는데 준비가 부족해보였다”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부안=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까막눈인가요? 어떻게 철근을 누락할 수 있죠?” 31일 지하 주차장 기둥 주변 보강 철근이 없거나 부족한 것으로 드러난 LH 공공주택 15개 단지 주민들은 정부와 LH에 대한 분노와 함께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날 서울 강남구 자곡동 ‘디아크리온 강남’에서 만난 주민 A 씨는 “3, 4일 전에 저희 아파트가 부실 공사 논란이 있다는 걸 듣게 됐다”며 “힘들게 마련한 집인데 너무 속상하고 억울하다”고 했다. 이 단지는 공공분양과 행복주택으로 공급된 수서역세권 단지로 올해 6월 입주가 시작됐다. 또 다른 주민도 “지진 빈도도 잦아지고 있는데 수도권에 강진이라도 나면 사태가 정말 심각해질 것”이라며 “철근을 빼먹고 남긴 돈이 어디로 갔는지 끝까지 추적해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국토교통부와 LH 등은 15개 단지와 인천 검단신도시 사고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당시 사고는 보강 철근이 일부 빠진 상황에서 상부에 공사용 흙이 과다하게 쌓인 데다 콘크리트 강도까지 낮아서 주차장 천장이 무너졌다는 것. LH 측은 “15개 단지는 콘크리트 강도는 설계 기준을 충분히 충족했다”며 “보강 공사 등을 통해 보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문제가 발생한 곳은 지하 주차장 기둥 부분이고 주민들이 입주한 주택의 하부는 무량판이 적용된 게 아니다”라며 “보수·보강 방법은 전 세계적으로 확립된 보강공법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9월까지 철근 보강공사를 끝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단지에 따라 재시공이나 보상을 요구하는 경우도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발표가 주민 안전과 직결된 데다 향후 집값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입주가 끝난 별내퍼스트포레 입주민은 “확실한 보강공사는 물론이고 화정아이파크나 인천 검단 사고처럼 추가 보상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폭염이 이어지면서 주말(29, 30일) 동안 최소 11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전국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온열질환 사망자가 9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피해자가 급속히 늘어난 것이다. 특히 폭염에 취약한 고령층이 논밭에서 활동하다 사망하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정부는 “고령층은 논밭일을 삼가 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밀린 밭일 나섰다 사망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9, 30일 이틀 동안 경북 지역에서만 고령자 6명이 폭염에 쓰러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30일 오후 2시 9분경 예천군 감천면 관현리에서 밭일을 하던 80대 남성이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비슷한 시간 문경시 마성면 외어리에선 90대 남성이 길가에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다. 주민이 남성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소방 관계자는 “오전 8시경 밭에 가다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주변에 사람이 없어 도움을 받지 못한 것 같다”며 “두 남성 모두 발견 당시 체온이 높았다”고 전했다. 문경에선 전날에도 영순면에서 밭일을 하던 여성(81)이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사망자들은 지난주 끝난 기록적 장마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무더위 속에서 밭에 나섰다가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남 지역에서도 밀양시와 남해군에서 29일 폭염에 농사일을 하던 남성(51)과 여성(82)이 숨졌다. 충남 서천군에서도 같은 날 90세 여성이 밭일을 하다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 관계자는 “발견 당시 체온이 41.1도에 달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충북 제천시와 전북 군산시에서도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 온열질환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정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행안부 관계자는 “기상청 등 관계기관 긴급 점검을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얼음팩 껴안고 사투 벌이는 쪽방촌취약계층이 밀집한 서울 도심 쪽방촌 주민도 폭염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는 중이다. 특히 올 들어 전기요금이 오르면서 에어컨이 있어도 제대로 틀지 못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30일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골목에선 주민 김태연 씨(79)가 서울시 및 자치구가 설치한 ‘쿨링포그’(물을 안개처럼 뿜어 주변 온도를 낮춰주는 장치) 앞에 앉아 있었다. 김 씨는 “전기요금이 무서워 에어컨은 못 틀고 밖에 나와서 이거(쿨링포그)라도 쐬어야 그나마 버틸 수 있다”며 “같이 사는 남편은 거동이 불편해 방에서 선풍기 바람만 쐬고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도 상당수가 골목으로 나와 쿨링포그에 몸을 맡긴 채 간신히 더위를 이겨내고 있었다. 주민 이모 씨(68)는 “끼니도 (사회복지법인 등이 지원하는) 무료 도시락으로 충당하는 마당에 (에어컨) 전기요금까지 낼 형편이 못 된다. 방 안이 야외보다 더 덥다”고 했다. 일부 쪽방촌 주민들은 얼음팩을 사서 껴안고 있기도 했다. 정부는 고령 농업인, 홀몸노인을 포함한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공사장 야외 근로자를 폭염 3대 취약계층으로 분류하고 야외활동 자제 및 충분한 수분 섭취 등을 당부했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폭염 때 탈수 증상이 생기기 쉬우니 수분을 의식적으로 많이 보충해야 한다”며 “직사광선에 오래 노출되는 걸 피하고 어지럼증과 무기력증이 생길 경우 시원한 곳으로 대피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이번주 내내 낮 35도 안팎 ‘불볕더위’… 열대야도 기승 전국 가끔 소나기 내리겠지만습도 더해 체감온도 더 오를 듯이번 주 내내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불볕더위가 예고됐다. 가끔 소나기가 내리지만 열기를 식혀주기보다 오히려 습도를 더해 ‘한증막’ 더위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30일 기상청은 “당분간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놓여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반도에 유입되겠다”며 “35도 내외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주중 이어지겠다”고 전망했다. 31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과 낮 최고기온은 각각 22∼27도, 30∼35도로 예보됐다. 서울 춘천 강릉 청주 대구 안동 등 전국 곳곳의 최고기온이 35도, 그 외 지역도 대부분 33∼34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국에 예보된 소나기는 체감온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31일 경기 동부, 강원, 충청, 전라, 경상, 제주에 5∼40mm 수준의 소나기가 내리겠다고 밝혔다. 보통 비가 내리면 더위가 한풀 꺾일 것으로 기대하지만, 대기 중 수증기가 많아지며 오히려 습도가 높아져 숨 막히는 무더위가 된다. 실제 27일 강원 철원은 소나기가 내리기 전 기온(32도)이 비가 내리는 동안 일시적으로 25도까지 떨어졌다. 대신 습도는 60%에서 70∼90%로 급격히 올랐다. 여름철에 습도가 10%포인트 오를 때 체감온도는 약 1도씩 오른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가 그치고 해가 다시 나면 기온은 급격히 올라가고 습도는 그대로 유지돼 더욱 무덥게 느껴진다”며 “‘소나기의 역설’인 셈”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안정한 대기 탓에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려 하천이 불어날 수 있다”며 물놀이 등에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주 내내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도 예상된다. 도심지역은 도시 열섬 효과로, 해안지역은 내륙에 비해 높은 습도 등으로 열대야가 심화될 수 있다. 기상청은 주말(다음 달 5, 6일)은 물론이고 다음 주까지 폭염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경산=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남해=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이어지면서 주말(29, 30일) 동안 최소 11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전국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온열질환 사망자가 9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피해자가 급속히 늘어난 것이다. 특히 폭염에 취약한 고령층이 논밭에서 활동하다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정부는 “고령층은 논밭일을 삼가 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장마 끝나고 밀린 밭일 나섰다 사망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9, 30일 이틀 동안 경북 지역에서만 고령자 6명이 폭염에 쓰러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30일 오후 2시 9분경 예천군 감천면 관현리에서 밭일을 하던 80대 남성이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비슷한 시간 문경시 마성면 외어리에선 90대 남성이 길가에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다. 주민이 남성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소방 관계자는 “오전 8시경 밭에 가다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주변에 사람이 없어 도움을 받지 못한 것 같다”며 “두 남성 모두 발견 당시 체온이 높았다”고 전했다. 문경에선 전날에도 영순면에서 밭일을 하던 여성(81)이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사망자들은 지난 주 끝난 기록적 장마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무더위 속에서 밭에 나섰다가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남 지역에서도 밀양시와 남해군에서 29일 폭염에 농사일을 하던 남성(51)과 여성(82)이 숨졌다. 충남 서천군에서도 같은 날 90세 여성이 밭일을 하다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 관계자는 “발견 당시 체온이 41.1도에 달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충북 제천시와 전북 군산시에서도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 온열질환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정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행안부 관계자는 “기상청 등 관계기관 긴급 점검을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얼음팩 껴안고 사투 벌이는 쪽방촌 취약계층이 밀집한 서울 도심 쪽방촌 주민도 폭염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는 중이다. 특히 올 들어 전기요금이 오르면서 에어컨이 있어도 제대로 틀지 못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30일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골목에선 주민 김태연 씨(79)가 서울시·자치구가 설치한한 ‘쿨링포그(물을 안개처럼 뿜어 주변 온도를 낮춰주는 장치)’ 앞에 앉아 있었다. 김 씨는 “전기요금이 무서워 에어컨은 못 틀고 밖에 나와서 이거(쿨링포그)라도 쐬야 그나마 버틸 수 있다”며 “같이 사는 남편은 거동이 불편해 방에서 선풍기 바람만 쐬고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도 상당수가 골목으로 나와 쿨링포그에 몸을 맡긴 채 간신히 더위를 이겨내고 있었다. 주민 이모 씨(68)는 “끼니도 (사회복지법인 등이 지원하는) 무료 도시락으로 충당하는 마당에 (에어컨) 전기요금까지 낼 형편이 못 된다. 방 안이 야외보다 더 덥다”고 했다. 일부 쪽방촌 주민들은 얼음팩을 사서 껴안고 있기도 했다. 정부는 고령 농업인과 독거노인을 포함한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공사장 야외근로자를 폭염 3대 취약계층으로 분류하고 야외활동 자제 및 충분한 수분 섭취 등을 당부했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폭염 때 탈수 증상이 생기기 쉬우니 수분을 의식적으로 많이 보충해야 한다”며 “직사광선에 오래 노출되는 걸 피하고 어지럼증과 무기력증이 생길 경우 시원한 곳으로 대피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경산=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남해=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앞으로 교권 침해를 한 학생뿐만 아니라 부모 등 보호자도 특별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8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교육활동 침해 학생에 대한 조치 사항 중 중대한 조치사항(전학, 퇴학 등)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고, 침해 학생뿐 아니라 보호자에 대한 특별교육을 의무화하겠다”고 말했다. 현재는 가해 학생이 학교 교권보호위원회로부터 전학 조치를 받으면 특별교육이 의무지만 그 외 조치를 받으면 특별교육이 필수는 아니다. 다만 특별교육을 받을 때는 학부모도 함께 참여해야 하는데, 학부모가 참여하지 않더라도 과태료 외에는 강제할 수 없었다. 앞으로는 가해 학생의 특별교육을 확대하고 학부모와 함께 받도록 의무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부총리는 또 “교사를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매뉴얼을 보급하고 학부모·교원이 상담 과정에서 지켜야 할 표준 상담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잇달아 교권 강화 대책을 내놓는 데는 교사 보호 장치가 미흡할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채 발견된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 A 씨(25) 역시 이런 상황에 놓여 있었다는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A 씨의 유족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A 씨의 메모장에는 ‘어머님, ○○이가 무슨 짓을 하든 그냥 놔둬야 하나요? 그러면 되나요?’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며 “학부모 민원이나 압력으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알 수 있는 정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교권 침해 피해 교원 조치 현황에 따르면 학교로부터 연가나 휴직, 전보 등의 처분을 받은 교사는 지난해 3035명으로 나타났다. 피해 교사 3035명 중에서 연가나 병가 등 휴가 처분을 받은 교사는 1056명이었고, 자신의 희망으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교사가 752명이었다. 59.6%에 이르는 피해 교사 1808명은 별다른 조치 없이 교육 현장으로 복귀해 가해 학생과 마주한 셈이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학생으로부터 폭언 등으로 피해를 입은 교사 10명 중 6명이 별다른 조치 없이 교육 현장에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수도권의 한 초등학교 교사 정모 씨(30)는 지난해 5학년 담임을 맡았다가 한 학생의 지속적인 수업 방해와 위협 행위를 견디지 못해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 개최를 요청했다. 하지만 해당 학생에게는 교내 봉사 처분이, 정 씨에게는 휴가 하루가 주어졌다. 이틀 만에 교단에 서야 했던 정 씨는 “교보위는 피해 교사 보호 목적보다 해당 학생 교화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복귀 후에는 한 학기가 끝날 때까지 학생의 폭언에 시달려야 했다”고 말했다.28일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피해교원 조치 현황에 따르면 학교로부터 연가나 휴직, 전보 등의 처분을 받은 교사는 지난해 3035명으로 나타났다. 2020년 1197명, 2021년 2269명에 이어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지난해 기준 피해 교사 3035명 중에서 정 씨처럼 연가나 병가 등 휴가 처분을 받은 교사는 1056명이었고, 자신의 희망으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교사가 752명이었다. 59.6%에 이르는 피해 교사 1808명이 별 다른 조치 없이 교육 현장으로 복귀한 셈이다.문제는 교보위조차 열리지 않았던 피해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지난해 교권치유지원센터에 접수된 심리상담건수는 약 2만 건에 육박했지만 교육부가 집계한 교육활동 침해건수는 3035건에 그쳤다. 이 때문에 교사들은 “집계되지 않은 피해 교원 수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채 발견된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 A 씨(25) 역시 이런 상황에 놓여 있었다는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A 씨의 유족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A 씨의 메모장에는 ‘어머님, 왜 우리 아이한테만 그러느냐고요? 어머님, 그러면 ○○이가 무슨 짓을 하든 그냥 놔둬야 하나요? 그러면 되나요?’라는 글이 써 있었다”며 “학부모 민원이나 압력으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알 수 있는 정황”이라고 말했다. 또 “극단적 선택을 하기 일주일 전쯤인 12일경 학생들끼리 연필로 상처를 냈던 사건과 관련해 A 씨가 카카오톡으로 눈물을 뚝뚝 흘리는 이모티콘을 보내왔다”며 “무슨 일인지 물으니 ‘너무 힘들다’고 답해왔다”고 밝혔다.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교권침해 학생 아니라 보호자에 대한 특별교육을 의무화하겠다”고 말했다. 가해 학생의 처분 조치와 관계 없이 해당 학생의 보호자까지 특별교육을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강득구 의원은 “현재 교권침해에 대해 교사가 대응할 수 있는 제도는 학교 내 교권보호위원회뿐인데도 그 처분은 교권 회복을 담보하지 못하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교육 주체들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에 부재한 교권 보호 시스템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잠깐만요. 제 딸도 똑같이 죽었습니다. 제발 같이 조사해 주세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기자회견장. 한 중년 남성이 일어나더니 오열하며 “내 딸의 억울한 사연도 좀 들어달라”고 소리쳤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교원단체 등과 교원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긴급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남성은 “딸이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였는데 서초구 학교 사건과 거의 동일하다. 지난해 7월 병가를 내고 지내다 6개월 전 죽었다”며 “우리 딸도 같은 선생인데 꽃 한 송이도 못 받고 죽었다. 같이 처리해 달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이 남성은 취재진에게 “(학교폭력) 가해 학생 부모가 우리 딸에게 ‘다시는 교단에 못 서게 하겠다’ ‘옷을 벗기겠다’ ‘콩밥을 먹이겠다’ 등의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교육청은 기자회견 후 중년 남성 등 유족 2명을 면담했다. 유족 측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사립 초등학교 교사였던 A 씨(28)가 기간제 교사라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교육청은 “유족 측이 교육청 감사관실 공익제보팀에 사안을 접수하는 대로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25일 밝혔다. 한편 경찰은 서초구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이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에 학부모의 민원과 갑질이 있었는지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 교사의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등을 제출받아 포렌식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교장선생님께 상담했더니 ‘그런 거(학교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 안 열리게 하는 선생님이 능력 있는 선생님’이라며 무안을 주더라고요.” 경기 지역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였던 김모 씨(32)는 학생이 지속적으로 욕설을 하고 수업을 방해하자 교장에게 “교보위를 열어주면 안 되느냐”고 요청했다. 하지만 교장은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조용히 넘어가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교사들이 “교권 침해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며 분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교사들이 교권 침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인 교보위의 실효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학교장, 교보위 안 열고 교사 탓 지난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설문조사(응답자 8655명)에 따르면 ‘교권 침해가 발생했을 때 교보위가 개최됐다’고 대답한 교사는 2.2%에 불과했다. 지난해 교권 침해는 3035건 발생했지만, 이는 교보위가 소집된 사안만 집계한 것이다. 교육부조차 “교보위에서 심의되지 않은 것을 반영하면 실제 건수는 훨씬 많다”고 설명하는 이유다. 교사들은 교권 침해에 대응할 유일한 장치인 교보위가 소극적으로 열린다고 지적한다. 한 교사는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등 사안이 중대할 경우에만 열리고, 교장이 해당 교사를 회유하는 일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도 “네가 스킬이 부족해서 아이를 제대로 못 잡아서 그렇다, 너만 희생하면 조직이 조용해진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교보위가 개최된다고 해도 제대로 된 처분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전북의 초등학교 교사 A 씨는 학기 초부터 남학생으로부터 “선생님을 패고 싶다”, “××년” 등의 폭언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교보위에서 학생에게 내린 처분은 학급 변경이었다. A 씨는 “병가 3일을 보내고 와서 해당 학생을 매일 마주쳐야 했다”고 말했다.● 가해 학부모 처분도 고려 교보위가 적극 열릴 수 있게 교육부가 법을 개정하려는 건 “교단을 보호하겠다”는 메시지다. 교권 침해로 처벌받는 사례가 계속 나와야 학생과 학부모도 조심할 것이고, 피해 교사는 교권 침해 판정을 받아 심리 상담과 요양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교육부는 교권 침해도 학교폭력과 유사하게 관련법에서 교보위 소집 요건과 학교장의 의무 조항을 손볼 계획이다. 먼저 피해 교사가 요청하면 교보위를 반드시 개최하도록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현재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피해 학생 또는 그 보호자가 요청하는 경우에도 소집하도록 돼 있다. 반면 교보위는 △학교장 △재적 위원 4분의 1 이상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만 소집할 수 있다. 교육부는 교보위를 소극적으로 운영하는 학교장을 징계 등 행정 조치하는 내용도 관련 법에 반영할 계획이다. 학교폭력예방법은 교육청에 보고하면서 사건의 내용 축소나 은폐를 시도한 학교장을 교육감이 징계위원회에 징계 의결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교권 침해의 경우 ‘교육청에 보고를 할 때 교권 침해 내용을 축소하거나 은폐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만 규정돼 있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현재 교육활동 보호 매뉴얼에서 ‘교권 침해 신고를 받은 경우 21일 이내에 교보위를 개최’하게 돼 있는 것을 14일 이내로 조정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교권 침해를 저지른 학부모를 처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교원지위법에는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는 교내 봉사부터 전학, 퇴학(고교만 해당)까지 7개로 정의돼 있다. 하지만 학부모는 학교 구성원이 아니라 관련 내용이 없다. 이에 학부모가 가해자인 경우 교보위는 사과 권고, 재발 방지 권유를 할 뿐이다. 다만 형사 처벌을 받아야 할 만큼의 사안이 아닌 이상 교권 침해를 저지른 학부모를 처벌한 전례가 없고 법적 근거가 필요하므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게 교육부 생각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기간제 교사로 배치돼 국어 교재를 안 가져온 학생에게 가져오라고 했다. 무시해서 다시 지시했는데 반 아이들이 ‘원래 저런 애’라며 그동안 당했던 학교폭력 얘기를 쏟아내더라. 진정시키고 교무실에 가니 첫날 1시간 만에 아동 학대로 신고당해 있었다.” 22일 오후 3시. 보신각 앞에서 열린 ‘교사 추모 및 진상규명 촉구 집회’에서 검은 옷을 입고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여교사가 마이크를 잡더니 “이번에 세상을 떠난 교사와 같은 25세 초등학교 교사”라며 자신이 겪은 교권 추락 사례를 소개했다. 이 교사는 “아이가 교실에서 자기 얘기가 나온 게 억울했던 것 같더라. 그런데 아버지는 저에게 손가락질하며 ‘아이에게 사과하면 봐 드리겠다’고 했다. 결국 경찰 조사를 받고 ‘혐의 없음’이 나오긴 했지만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고 돌이켰다. 이날 집회에는 검은 옷과 검은 마스크 차림의 전·현직 교사와 교대 및 사범대에 재학 중인 예비 교사 등 5000여 명이 모였다. 참석자들은 18일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 여교사 A 씨(25)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학부모의 도 넘는 갑질을 규탄하며 “교사 생존권과 교육권을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9년 차 교사라고 밝힌 참가자는 “2년 전 원치 않게 1학년 담임을 맡은 뒤 악성 민원에 시달리고 새벽에 응급실을 전전하면서도 출근해 왔는데, 결국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문제가 터져버렸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2000여 명이 집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5000여 명이 모였다. 오후 2시경 시작된 집회는 오후 4시경 별도의 행진 없이 마무리됐다. 교사 사회 내부에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교조가 진보 성향 교육감들과 함께 ‘학생 인권 강화’를 요구해 온 사이 교권이 힘을 잃었고 지금의 사태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집회에서 대책위 측은 “특정 단체의 후원이나 연대가 없는 추모를 위해 개인 교사 자격으로 집회를 열고 참석한 것”이라며 전교조와의 관련성에 선을 그었다. 같은 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청계천 광통교 앞에서 열린 전교조 집회에는 300여 명이 참석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인천의 한 무인 키즈카페 물놀이장(키즈풀)에서 두 살 여자아이가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키즈카페는 정부의 안전점검·관리 대상에서 제외된 탓에, 운영자나 안전요원이 현장에 배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22일 오전 11시 37분경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한 키즈카페 물놀이장에서 A 양(2)이 물에 빠졌다. A 양 어머니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심정지 상태의 A 양을 발견하고 심폐소생술(CPR)을 하며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사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날 어머니와 함께 키즈카페에 간 A 양은 가로 4.8m, 세로 3.2m, 수심 63㎝ 크기의 키즈풀에서 3, 4명의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A 양의 어머니가 키즈풀에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또 A 양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목격자를 상대로 사고 경위를 파악한 뒤 어린이 물놀이 시설에 대한 규정 등을 확인해 사고의 책임 소재를 규명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체육시설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나 호텔 등이 설치해 운영하는 수영장의 경우 ‘체육시설’로 분류돼 안전관리요원과 보호장비 등을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그러나 키즈카페 내부에 설치된 ‘키즈풀’의 경우 안전점검·관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파티룸 등 객실 내부나 키즈카페에 조성된 수영장은 체육시설이 아닌 숙박 및 음식점업 등에 속하는 ‘비영리 부대시설’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특히 키즈풀의 경우 이번 사고처럼 몸을 잘 가누지 못하는 아이들이 물에 빠져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안전 수칙을 세우거나 안전 인력을 배치할 의무가 없다. 사고가 발생한 키즈카페가 무인으로 운영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전문가들은 키즈풀 관련 안전사고가 늘고 있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물놀이 시설은 언제나 익사 사고 위험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며 “업종이 다르다고 해서 안전 규칙과 기준이 달라지는 건 옳지 않다. 최소한 (키즈풀) 시설주가 이용객들에게 안전 주의 사항을 의무적으로 교육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서울 관악구 신림동 번화가에서 ‘묻지 마 흉기 난동’으로 행인 1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조모 씨(33)가 23일 구속됐다. 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를 묻자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날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조 씨는 체포 후 경찰 조사에서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 분노에 가득 차 범행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범행 장소로 일부러 사람이 많은 서울 시내 번화가를 골랐다고도 했다. 조 씨는 “친구들과 술 마시러 (신림동에) 몇 번 방문한 적 있어 사람이 많은 장소란 사실을 알고 (범행 장소로) 정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또 조 씨는 당초 “범행 당시 (마약류인) 펜타닐을 복용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간이시약 검사에서 마약 음성이 나오자 진술을 번복하기도 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식을 의뢰한 상태다.조 씨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면서 취재진과 만나 “너무 힘들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반성하고 있나’ ‘유족에게 할 말은 없나’ 등의 질문엔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해서는 ‘어떤 점이 불행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내 모든 게, 예전부터 너무 안 좋은 상황이 있었다”며 “나는 그냥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했다.사건이 벌어진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는 21일 숨진 20대 남성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주말인 23일 오후 거센 빗방울이 쏟아지는 날씨에도 시민들은 사건 발생 장소 인근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국화꽃을 헌화하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등의 추모 메시지를 쓴 포스트잇 수백 장을 붙였다.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예고 없이 전날(22일) 오후 현장을 찾았다. 한 장관은 이 자리에서 “피해자 가족분들에게 유감을 표하기 위해 방문했다”며 “사이코패스 등에 대한 관리 감독 방안을 조금 더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한편 조 씨에게 살해당한 20대 피해자 남성의 사촌형인 김모 씨(30)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유족들은 조 씨 같은 범죄자가 감형을 받고 다시 사회로 나올까 두려워하고 있다”며 “엄정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김 씨에 따르면 숨진 피해자는 사건 당일 방값이 싼 원룸을 알아보기 위해 신림동을 찾았다고 한다. 김 씨는 “본래 살던 곳보다 집값이 저렴한 곳으로 이사하기 위해 최근 혼자 부동산을 전전했다”며 “처음 들른 부동산에서 나와 다른 부동산에 전화하던 중 우연히 조 씨와 마주쳐 이런 잔인한 범행의 대상이 된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 씨는 피해자에 대해 “어려운 환경에서 좌절하지 않던 생활력 강한 동생”이라고 떠올렸다. 피해자가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일 때 어머니가 혈액암 말기 진단을 받자 수능을 불과 몇 개월 앞두고도 방과 후 매일 병원에 들러 간병에 힘썼다고 한다.수능을 사흘 앞두고 결국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지만 오히려 중학생이던 동생을 밤새 위로했고 뜬 눈으로 밤을 새고 치른 수능이었지만 자신이 원하던 서울 소재 대학에 합격했다고 한다. 김 씨는 “동생은 대학교 학과 학생회장까지 맡던 모범생이었다”며 “대학 입학 후 단 한 순간도 과외와 아르바이트를 쉰 적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고 말했다. 또 “최근 상황이 더 어려워지자 음식점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혼자서 묵묵히 벌어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씨는 피해자가 어머니를 떠나보낸 뒤 본인도 2019년경 크게 병치레하고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어머니도 암으로 떠났는데 본인마저 아프면 동생 혼자 남는다는 생각에 살기 위해 운동을 악착같이 했던 것 같다”며 “몸이 나아진 뒤 보디 프로필을 사진을 찍고 자신의 이런 모습을 어머니에게 보여주려 최근 빈소에 다녀온 것 같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동생이 최근 들렀던 어머니 빈소에는 피해자의 보디 프로필 사진이 놓여있었다고 한다. 김 씨에 따르면 평소 우애가 깊고 서로를 끔찍이 아꼈던 피해자의 동생은 현재 형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이날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조 씨에 대한 엄격한 처벌을 요청하는 청원글을 올렸다. 김 씨가 올린 청원글은 하루 만에 100명이 찬성해 청원요건에 맞는지 검토 중이다. 김 씨는 “이미 다수의 범죄 전력이 있는 피의자가 갱생을 가장해 징역형만 살고 사회로 돌아와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힘든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며 긍정적으로 살아온 동생의 죽음이 묻히지 않도록 가장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게 해달라”고 말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그렇게 순하고 열심히 살던 애가 길거리에서 칼부림으로 죽음을 당했다는 게 믿기지가 않습니다.”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벌어진 흉기난동 사건의 피해자 유족은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피해자의 죽음이 너무 억울하다며 이렇게 말했다.21일 지하철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흉기를 휘두른 조모 씨(33)에 의해 숨진 20대 남성의 사촌형 김모 씨(30)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유족들은 조 씨 같은 범죄자가 감형을 받고 다시 사회로 나올까 두려워하고 있다”며 “엄정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김 씨에 따르면 숨진 피해자는 사건 당일 방값이 싼 원룸을 알아보기 위해 신림동을 찾았다고 한다. 김 씨는 “본래 살던 곳보다 집값이 저렴한 곳으로 이사하기 위해 최근 혼자 부동산을 전전했다”며“처음 들른 부동산에서 나와 다른 부동산에전화하던 중 우연히 조 씨와 마주쳐 잔인한 범행의 대상이 된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 씨는 피해자에 대해 “어려운 환경에서 좌절하지 않던 생활력 강한 동생”이라고 떠올렸다. 피해자가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일 때 어머니가 혈액암 말기 진단을 받자 수능을 불과 몇 개월 앞두고도 방과 후 매일 병원에 들러 간병에 힘썼다고 한다. 수능을 사흘 앞두고 결국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지만 오히려 중학생이던 동생을 밤새 위로했고 뜬 눈으로 밤을 새고 치른 수능이었지만 자신이 원하던 서울 소재 대학에 합격했다고 한다. 김 씨는 “동생은 대학교 학과 학생회장까지 맡던 모범생이었다”며 “대학 입학 후 단 한 순간도 과외와 아르바이트를 쉰 적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고 말했다. 또“최근 상황이 더 어려워지자 음식점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혼자서 묵묵히 벌어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씨는 피해자가 어머니를 떠나보낸 뒤 본인도 2019년경 크게 병치레하고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어머니도 암으로 떠났는데 본인마저 아프면 동생 혼자 남는다는 생각에 살기 위해 운동을 악착같이 했던 것 같다”며 “몸이 나아진 뒤 보디 프로필을 사진을 찍고 자신의 이런 모습을 어머니에게 보여주려 최근 빈소에 다녀온 것 같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동생이 최근 들렀던 어머니 빈소에는 피해자의 보디 프로필 사진이 놓여있었다고 한다. 김 씨에 따르면 평소 우애가 깊고 서로를 끔찍이 아꼈던 피해자의 동생은 현재 형의 죽음에큰 충격을 받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이날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조 씨에 대한 엄격한 처벌을 요청하는 청원글을 올렸다. 김 씨는 “이미 다수의 범죄 전력이 있는 피의자가 갱생을 가장해 징역형만 살고 사회로 돌아와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힘든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며 긍정적으로 살아온 동생의 죽음이 묻히지 않도록 가장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게 해달라”고 말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기간제 교사로 배치돼 국어 교재를 안 가져온 학생에게 가져오라고 했다. 무시해서 다시 지시했는데 반 아이들이 ‘원래 저런 애’라며 그동안 당했던 학교폭력 얘기를 쏟아내더라. 진정시키고 교무실에 가니 첫날 1시간 만에 아동 학대로 신고당해 있었다.” 22일 오후 3시. 보신각 앞에서 열린 ‘교사 추모 및 진상규명 촉구 집회’에서 검은 옷을 입고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여교사가 마이크를 잡더니 “이번에 세상을 떠난 교사와 같은 25세 초등학교 교사”라며 자신이 겪은 교권 추락 사례를 소개했다. 이 교사는 “아이가 교실에서 자기 얘기가 나온 게 억울했던 것 같더라. 그런데 아버지는 저에게 손가락질하며 ‘아이에게 사과하면 봐 드리겠다’고 했다. 결국 경찰 조사를 받고 ‘혐의 없음’이 나오긴 했지만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고 돌이켰다. 이날 집회에는 검은 옷과 검은 마스크 차림의 전·현직 교사와 교대 및 사범대에 재학 중인 예비 교사 등 5000여 명이 모였다. 참석자들은 18일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 여교사 A 씨(25)가 극단적 선택을 한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학부모의 도 넘는 갑질을 규탄하며 “교사 생존권과 교육권을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9년 차 교사라고 밝힌 참가자는 “2년 전 원치 않게 1학년 담임을 맡은 뒤 악성 민원에 시달리고 새벽에 응급실을 전전하면서도 출근해 왔는데, 결국 이렇게 동시다발적 문제로 터져버렸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2000여 명이 집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5000여 명이 모였다. 오후 2시경 시작된 집회는 오후 4시경 별도의 행진 없이 마무리됐다. 교사 사회 내부에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교조가 진보 교육감들과 함께 ‘학생 인권 강화’를 요구해온 사이 교권이 힘을 잃었고 지금의 사태까지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이날 집회에선 대책위 측은 “특정 단체의 후원이나 연대가 없는 추모를 위해 개인 교사 자격으로 집회를 열고 참석한 것”이라며 전교조와의 관련성에 선을 그었다. 같은 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청계천 광통교 앞에서 열린 전교조 집회에는 300여 명이 참석했다.이상환기자 payback@donga.com최미송기자 cms@donga.com박성민기자 min@donga.com}

충남 논산시 양촌면에 있는 추모공원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이곳을 찾은 노부부가 토사에 매몰돼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지만 끝내 숨졌다. 함께 매몰됐다가 구조된 일행 2명도 중상을 입었다.오후 4시경 산사태가 일어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현장에 도착한 지 1시간 반만에 토사에 매몰돼있던 70대 남성 윤모 씨와 부인 김모 씨(70), 윤 씨 부부의 조카(59·여), 윤 씨 부부의 손자(21) 등 4명을 구조했다. 부부인 윤 씨와 김 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나머지 2명도 골절 등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윤 씨 부부의 조카는 한 때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의식을 회복했다고 한다. 손자도 팔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다. 사고 당시 의식이 있던 손자가 119구급대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소방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추모공원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인근 절에서 열린 합장 행사에 참석하려고 방문했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산사태로 토사가 흘러내리며 추모공원에 있는 봉안당 건물이 무너지자 이를 피해 주차장으로 향하다 다시 무너져 내린 토사에 매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현장을 목격한 절 관계자는 “차량 두 대가 쏟아져 내린 흙에 밀려 추모공원으로 진입하는 도로까지 쓸려 나와 있었다”며 “절에서 추모공원까지 300m에 이르는 도로가 토사로 모두 막혀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날 오후 11시경 윤 씨와 김 씨의 빈소가 마련된 논산시의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주민은 “김 씨가 평소 무료 급식도 운영하고, 이웃들을 위해 많이 베풀었다”며 “부부 모두 참 훌륭했다”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아직 빈소도 마련되지 않은 장례식장에 윤 씨 부부의 사고 소식을 듣고 찾아온 조문객들은 황망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조문객들은 “누구보다 점잖고, 성실하게 생활하던 부부”라며 입을 모았다. 이날 하루에만 300㎜가 넘는 비가 내린 논산시를 비롯해 충남 곳곳에선 농경지가 물에 잠기고 갑자기 불어난 하천물에 제방이 무너졌다. 이날 전국에서 호우가 이어지며 산림청은 부산·경남과 제주를 제외한 12개 광역 지역에 산사태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올렸다.300mm 폭우에 논산 산사태… 서대전~익산 일반열차 중단 ‘물폭탄 장마’에 전국서 피해 속출수도권 도로 잠겨 출퇴근 교통체증축대 무너져 20가구 한밤 대피도주말 충청-호남 ‘극한 호우’ 가능성 “밤중에 ‘쿵’ 하는 소리가 나서 밖을 내다 보니 돌과 흙이 쏟아져 있었어요. 급하게 대피하라길래 큰일 난 줄 알고 놀랐습니다.”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재개발 지역에서 만난 빌라 주민 이모 씨(67)는 전날 오후 9시 반경 발생한 축대 붕괴 순간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새벽까지 내린 집중호우로 이 씨가 살던 빌라 바로 앞까지 토사와 돌들이 쏟아져 내려 인근 20가구 46명이 긴급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충남 논산에서 300mm가 넘는 집중 호우로 발생한 산사태에 노부부가 참변을 입은 이날 전국 곳곳에선 장맛비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수도권 일대에 쏟아진 호우로 한강 수위가 불어나 잠수교가 잠기는 등 도로 곳곳이 통제돼 극심한 출퇴근길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호우 대처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임진강 상류인 황해도에도 많은 비가 예상돼 북한의 황강댐 방류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전국서 4000가구 정전 비와 강풍에 가로수가 쓰러지며 전국 곳곳에서 정전과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0시경 서대문구 홍제동 안산 부근에서 강풍으로 가로수 한 그루가 쓰러지며 고압선이 끊어져 인근 2000가구 이상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광주 광산구에서도 오전 4시 반경 폭우에 가로수가 넘어지며 전깃줄을 건드려 정전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광산구 송정 1동, 신흥동 일대 945가구에 전기와 통신망 공급이 차단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인천 서구 마전동에서도 아파트 지하 전기실로 빗물이 유입돼 1000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수도권에선 경기 남양주시가 이날 오후 3시까지 누적 강수량 201.5mm를 기록하는 등 ‘물폭탄’이 쏟아져 도로 곳곳이 유실되거나 침수됐다. 서울에선 올림픽대로 일부 구간과 잠수교 등이 통제됐고 전국에서 도로 99곳, 하천변 757곳과 15개 국립공원 407개 탐방로가 통제됐다. 충청과 호남 지역에선 홍수 경보도 발령됐다. 금강홍수통제소와 대전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0분경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갑천 만년교 지점에 대해 오후 2시 20분 홍수경보가 변경 발령됐다. 경보 수위 기준인 4.5m가 넘을 것이 예상된 데 따른 조치다. 산림청은 전국 17개 시도 중 12곳에 최고 수준의 산사태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발령했다. 충북 청주에서는 무심천을 걷던 행인이 갑자기 보이지 않는다는 오인 신고가 들어왔지만 행적이 확인돼 종결 처리되는 소동도 벌어졌다. 충북 영동군에선 빗길에 도로 옆 야산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미끄러지며 30대 운전자 남성이 숨지고 동승자 2명이 크게 다쳤다.● 충청 호남 ‘극한 호우’ 가능성… 장마 최대 고비 이번 주말이 여름 장마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충청, 호남 등에는 시간당 최대 강수량이 100mm를 넘어서는 ‘극한 호우’가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6일까지 충남과 전북 일부에 400mm 이상의 비가 내리겠다. 충북, 전남, 경북 내륙 일부는 300mm 이상 쏟아지겠다. 수도권과 강원 내륙 산지 등의 예상 강우량은 30∼100mm, 경기 남부, 강원 남부 내륙은 최대 150mm로 예보됐다. 강원 동해안과 제주는 20∼70mm, 제주 산지는 최대 100mm 이상 내릴 수 있겠다. 지난해 8월 8일 서울 동작구 일대에 인명 피해로 이어진 폭우가 시간당 144mm 수준이었다. 기상청은 “강수량의 지역차가 크고, 비구름대의 남하가 정체될 경우 강수가 한 곳에 집중적으로 퍼부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집중호우로 논산역 인근 하천 수위가 상승하자 호남선 서대전∼익산 구간 일반 열차 운행을 14일 오후 6시 15분부터 15일 막차까지 중단한다고 14일 밝혔다. 영동, 태백선도 15일까지 전 구간 운행을 중단하며, 충북선과 경전선도 폭우가 내린 일부 구간에 대해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논산=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충남 논산시 양촌면에 있는 추모공원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이곳을 찾은 노부부가 토사에 매몰돼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지만 끝내 숨졌다. 함께 매몰됐다가 구조된 여성도 중상을 입었다. 14일 오후 4시경 산사태가 일어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현장에 도착한지 1시간 반만에 토사에 매몰돼있던 80대 남성과 70대 여성, 60대 여성, 20대 남성 등 4명을 구조했다. 부부사이인 80대 남성과 70대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부부의 조카로 알려진 60대 여성과 조카로 추정되는 20대 남성은 골절 등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60대 여성은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추모공원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인근 절에서 열린 합장 행사에 참석하려고 방문했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산사태로 토사가 흘러내리며 추모공원에 있는 납골당 건물이 무너지자 이를 피해 주차장으로 향하다 다시 무너져 내린 토사에 매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현장을 목격한 절 관계자는 “차량 두 대가 쏟아져 내린 흙에 밀려 추모공원으로 진입하는 도로까지 쓸려나와있었다”며 “절에서 추모공원까지 300m에 이르는 도로가 토사로 모두 막혀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날 하루에만 250㎜가 넘는 비가 내린 논산시를 비롯해 충남 곳곳에선 농경지가 물에 잠기고 갑자기 불어난 하천물에 제방이 무너졌다. 강원 정선군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했다. 앞서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도로를 미리 통제한 덕에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전국에서 호우가 이어지며 산림청은 부산·경남과 제주를 제외한 12개 광역 지역에 산사태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올렸다.논산=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물가도 올랐는데 공무원 월급에 생활비 빼면 남는 게 하나도 없어요. 겸직이라도 안 하면 매달 적자입니다.”지방에서 일반행정직 9급 공무원으로 일하는 A 씨는 11일 ‘무허가 투잡’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현재 액세서리를 파는 온라인 쇼핑몰을 1년 가까이 운영 중이다.A 씨는 “겸직 신청도 생각해봤지만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주변에서도 안 좋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해 가족 명의로 사업자를 등록한 후 운영 중”이라며 “한 달에 적게는 50만 원, 많게는 150만 원 추가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A 씨가 정부에서 받는 월급(약 250만 원)을 고려하면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겸직하는 공무원 지난해 기준 1만3406명한때 취업준비생 사이에 1순위였던 공무원의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허가를 받고 겸직하는 공무원들이 지난해 기준으로 1만340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실이 각 정부 부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겸직하는 공무원들은 2018년 8909명에서 2021년 1만890명으로 1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4년 만에 50% 이상 늘어난 것이다.국가공무원 복무규정 25조에 따르면 공무원은 일과 영리 업무를 같이 할 수 없지만 담당 직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경우에 한해 소속 기관장 허가를 받은 후 겸직할 수 있다. 허가를 받지 않은 경우를 포함하면 실제로 ‘투잡’을 하는 공무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겸직 공무원 상당수는 생계 때문에 야간 대리운전, 호텔 객실 청소, 식당 아르바이트 등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 한 교육청에서 일하는 공무원 신모 씨(33)는 “200만 원 남짓한 월급으로는 한 달에 10만 원 저축하기도 빠듯하다”며 “‘공노비(공무원+노비)’란 말까지 나오는데 생활비를 보충하기 위한 겸업은 큰 문제가 없다면 제한 없이 허용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일부는 ‘자아 실현을 위해서’란 이유를 들기도 했다. 웹소설·웹툰 작가 일을 하거나 요가 강사 또는 필라테스 강사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1년 가까이 주말마다 요가 강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공무원 B 씨(34)는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자아실현의 욕구를 요가 강사라는 직업이 채워주는 것 같아 매주 요가 가르치러 갈 날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무허가 겸직 적발도 늘어공무원이 무허가 겸직을 하다 적발된 사례도 2019년 30건, 2020년 73건, 2021년 75건에 이어 지난해 119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무허가 겸직은 생계형인 경우가 많았다. 우정사업본부의 우편배달원은 오토바이를 탄다는 직업적 특성을 살려 지난해 허가 없이 배달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다 적발됐는데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겸직하는 공무원이 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공무원 겸직 허가에 대해 문의하거나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글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4대 보험 가입과 관련 없는 일이라면 주변에서 누가 신고하지 않는 이상 적발될 위험은 없다”는 공무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낮은 월급 인상률과 경직된 조직 문화 때문에 생활비 마련 또는 자아실현 등을 이유로 겸직하는 공무원들이 늘고 있다”며 “일에 지장이 없는 경우는 모르겠지만 사명감을 갖고 근무해야 할 공무원들이 지나치게 겸직에 몰두하는 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