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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감사위원회가 1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사진) 관련 감사 결과를 심의·의결했다. 감사위원들은 전 위원장에게 제기된 일부 의혹과 관련해 권익위에 ‘기관 주의’를 주기로 결정했다. 특히 감사원은 전 위원장이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아들과 관련한 보도자료 작성 과정에 부당 개입한 구체적인 정황을 포착해 감사결과서에 비중 있게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최종보고서를 이르면 다음 주 공개할 방침이다. 감사원은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날(1일) 진행한 감사위원회 회의에 최재해 감사원장을 포함한 감사위원 7명이 모두 참여해 감사 결과를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감사위원회는 감사원의 최고 의결 기구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부터 전 위원장의 부실한 근태 의혹, 갑질 직원에 대한 징계 감경 요청 과정에서의 부당 개입 의혹 등을 들여다봤다. 특히 감사원은 추 전 장관 아들에 대한 병역 특혜 의혹 수사가 이뤄질 당시 전 위원장이 권익위 유권해석에 부적절하게 개입한 구체적인 정황을 발견해 보고서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특히 보도자료 작성 과정 등에 전 위원장이 직접적으로 개입했다고 볼 수 있는 증언 등의 정황들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지난해 전 위원장에 대한 검찰 수사도 이미 의뢰했다. 다만 감사위원회 회의에선 유병호 사무총장 등 감사원 사무처의 감사 결과를 두고 반대 의견도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전 위원장의 근태 부실 의혹에 대해선 감사위원들 중 “문책이 과도하다”는 등 반대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또 감사위원회에서 전 위원장의 주요 의혹들에 ‘개인 책임’을 묻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감사원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감사원 관계자는 “전 위원장은 장관급 기관장으로 정무직인 만큼 애초 개인 책임을 묻는 게 의미가 거의 없다”면서 “보고서에는 전 위원장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대목들이 다수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전·현직 직원들의 자녀 채용 특혜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끝내 거부했다. 감사원은 즉각 반발하며 “정당한 감사 활동을 거부하거나 방해하는 행위는 감사원법 제51조에 따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감사를 강행할 뜻을 밝혔다. 선관위는 2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열린 선관위원회의 뒤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선관위원 전원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감사 거부의 근거로 헌법 제97조에 따라 행정기관이 아닌 헌법기관인 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고, 국가공무원법 17조 2항에 선관위 소속 공무원의 인사사무에 대한 감사는 선관위 사무총장이 실시하게 돼 있다는 점을 꼽았다. 또 선관위는 “그동안 국가기관 간 견제와 균형으로 선관위가 직무감찰을 받지 않았던 것이 헌법적 관행이고, 이에 따라 (감사원) 직무감찰에 응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선관위는 국회의 국정조사는 수용하고,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 및 수사기관의 수사에는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감사원법에 따라 선관위도 감사원의 감사 대상에 해당한다”고 반발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일단 감사는 진행할 예정이고 곧 자료 제출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감사원은 선관위가 감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선관위는 ‘아빠 찬스’ 의혹이 불거진 박찬진 전 사무총장 등 4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그러나 이날 퇴직자 4명의 자녀들이 아버지가 근무하던 지방 선관위에서 경력 채용된 사실도 드러나는 등 의혹은 계속되고 있다.선관위 “헌법상 감찰대상 아냐”… 감사원 “감사원법상 대상 맞다” ‘자녀 특채’ 감사거부에 ‘강대강’ 충돌선관위 “헌법기관이지 행정기관 아냐”… 감사원 “감사원법 따라 감사 받아야”선관위 “국조-권익위 조사는 수용”… 與 “조사기관을 쇼핑하나” 비판 “그동안 국가기관 간 견제와 균형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직무감찰을 받지 않았던 것이 헌법적 관행이며, 이에 따라 직무감찰에 응하기 어렵다.”(2일 선관위 보도자료) “감사원법에 규정된 정당한 감사활동을 거부하거나 방해하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다.”(2일 감사원 보도자료) 선관위의 ‘아빠 찬스’ 논란이 선관위와 감사원 간의 충돌로 치닫고 있다. 선관위는 2일 전·현직 직원들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감사원은 감사 강행 뜻을 거듭 밝혔다. 특히 감사원은 선관위가 끝내 감사에 응하지 않으면 고발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여기에 국민의힘도 선관위의 감사원 감사 거부에 대해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죄할 기회를 걷어찬 것”이라며 강도 높은 국정조사를 예고했다.● ‘강 대 강’ 치닫는 양 기관 선관위는 이날 위원회의에서 국회의 국정조사, 국민권익위원회 전수조사 및 수사기관의 수사는 성실히 받겠다면서도 감사원 감사는 거부하기로 했다. 선관위는 보도자료에서 법 조항을 열거하며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선관위는 헌법에 따라 행정기관이 아닌 선관위는 감사원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고,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감사원의 인사 감사 대상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가공무원법 17조 2항에 따르면 “국회·법원·헌법재판소 및 선관위 소속 공무원의 인사 관련 감사는 각 기관에서 실시하게 돼 있다”는 논리다. 선관위는 이런 결정이 선관위원 만장일치로 내려졌다고 강조했다. 한 선관위원은 “선관위는 헌법기관으로 감사원 감사는 적절치 않다. 사실 욕먹을 각오하면서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조사, 권익위 조사, 수사기관 수사는 모두 법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전례가 남을 수 있는 감사원 감사만큼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것. 반면 감사원은 “선관위의 선거 관련 관리·집행사무 등은 기본적으로 행정사무에 해당한다”면서 “선관위는 선거 등에 관한 행정기관이므로 감사 대상”이라고도 반박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원법 24조에 따르면 선관위는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감사원법 24조에 따르면 감사원 감찰에서 제외되는 기관은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밖에 없다는 것이 감사원의 논리다. 또 감사원은 선관위가 그동안 인사업무 부당 처리 등으로 감사원에서 직원 징계 요구도 받아온 만큼 이번 감사도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감사원은 2016년과 2019년 인사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선관위 직원에게 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선관위의 감사 불가 결정에도 불구하고 감사원은 실제 행동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감사원은 이르면 다음 주 선관위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자료 제출에 불응하고 감사를 거부할 경우 선관위를 고발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를 받기로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선관위의 결정은 당혹스러움을 넘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 與 “선관위 감사 거부 권한 없어” 선관위의 감사원 감사 거부 소식에 여당은 “조사 기관을 쇼핑하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선관위가 감사를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않고 할 권한 자체가 없다”며 “터무니없는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썩을 대로 썩은 선관위가 아직도 독립성을 부르짖으며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는 것을 보면 선관위의 ‘독립성’은 부패를 위한 장식품에 불과했다”고 성토했다. 감사원장을 지낸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은 “선관위도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된다는 것이 현행 감사원법의 입법 취지”라며 “선관위가 말하는 헌법적 관행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헌법기관인 선관위에 대해 공식 반응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내부에서는 “감사원의 감사 대상은 감사원법에 따라 감사원이 판단하는 것이지 선관위가 판단하는 게 아니다”라는 기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적인 기관이니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선관위가 고용세습을 하고 과거 ‘소쿠리 투표’ 등 선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등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데도 감사를 거절한다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전·현직 직원들의 자녀 채용 특혜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거부했다. 감사원은 “선관위가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받지 않겠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발했다. 지난해 3·9대선 사전투표 당시 불거졌던 ‘소쿠리 투표’ 논란에 이어 선관위와 감사원의 충돌이 재차 불거진 것. 선관위 관계자는 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헌법상 독립기구인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를 받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게 선관위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전날 “선관위를 대상으로 채용, 승진 등 인력 관리 전반에 걸쳐 적법성과 특혜 여부 등을 정밀 점검할 것”이라며 ‘아빠 찬스’ 의혹에 대한 직무감찰을 예고했지만 선관위가 일단 선을 그은 것. 선관위는 감사원 감사 거부의 근거로 국가공무원법 17조 2항에 국회·법원·헌법재판소 및 선관위 소속 공무원의 인사 관련 감사는 각 기관에서 실시하게 돼 있다는 점을 꼽았다. 선관위는 지난해 대선 당시 사전투표 투표함 관리 부실 논란 때도 감사원 감사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선관위도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라며 감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감사원법 24조 3항에 따르면 직무감찰에서 제외될 수 있는 공무원은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 소속으로만 한정되는 만큼 선관위는 감찰 대상이란 게 감사원의 입장이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선 선관위에 대해 가장 공정하고 객관적인 감사를 할 수 있는 곳은 감사원”이라며 “내일(2일) 노태악 선관위원장 주재로 회의를 연다고 하니 그 자리에서 감사원 감사를 받겠다고 결정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선관위원도 “2일 회의에서 감사원 감사 수용 등이 논의될 것”이라면서도 “선관위가 국회 국정감사는 수용한다고 했는데 감사원 감사는 거부하는 게 국민들이 보기엔 이상할 수 있는 점도 고려 대상”이라고 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선관위 자녀 채용 특혜 의혹과 관련해 한 달간 집중 조사를 한다고 밝혔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은 이날 “국민권익위법에 의거한 실태조사권에 따라 단독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관위는 권익위와 선관위의 합동 조사를 희망했지만 권익위는 단독 조사 방침을 밝힌 것. 선관위 관계자는 “권익위는 공공기관 부패 방지를 위한 실태조사 권한이 있는 만큼 권익위 조사에는 협조할 계획”이라고 했다. 여야도 선관위의 ‘아빠 찬스’ 의혹과 관련해 선관위를 대상으로 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만나 국정조사 시점 등 세부 사항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31일 실패로 끝나면서 대통령실과 군 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제 다시 정찰위성 발사를 지시할지 주시하고 있다. 일단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이 이날 “가급적 빠른 기간 내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6월 안에 재정비해 정찰위성을 쏘아 올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번 실패의 원인이 된 결함이 심각한 수준이거나 기상 상황 등이 여의치 않을 경우 추가 발사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6월 11일 이전에 또 발사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우리도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앞서 정찰위성 발사를 31일 0시부터 6월 11일 0시 사이에 하겠다고 국제사회에 통보했다. 국가정보원도 이날 “엔진 이상 점검 보완에 수주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결함이 경미할 경우 조기 발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이 전했다. 정부 당국자도 통화에서 “북한이 정찰위성을 중대 과업으로 제시한 데다 이번 실패의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6월 안엔 다시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추가 발사까지 수개월 걸릴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앞서 북한은 2012년 4월 ‘광명성 3호’ 위성을 쐈지만 궤도 진입에 실패했고, 이후 8개월여 뒤인 그해 12월 ‘광명성 3호-2호기’를 다시 발사해 위성을 궤도에 올린 바 있다. 군 관계자는 “이번 발사는 과거보다 (발사 절차가) 좀 더 빨리 진행됐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평북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의 개·보수, 증축 등을 통해 위성체 조립, 발사체 탑재, 발사대 기립 등 발사 과정을 최대한 숨기며 발사 절차까지 단축했다는 것. 국정원은 “(한국의) 누리호 발사 성공에 자극받아 통상 20일이 소요되는 준비 과정을 수일로 단축하며 새로운 동창리 발사장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급하게 감행한 것도 (이번 실패의) 한 원인”이라고 보고했다고 유 의원이 전했다. 북한은 발사 2시간 반 만에 발사 실패 사실과 원인을 밝힌 입장을 발표했다. 국정원은 “발사행위 정당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31일 실패로 끝나면서 대통령실과 군 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제 다시 정찰위성 발사를 지시할지 주시하고 있다. 일단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이 이날 “가급적 빠른 기간 내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6월 안에 재정비해 정찰위성을 쏘아 올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번 실패의 원인이 된 결함이 심각한 수준이거나 기상 상황 등이 여의치 않을 경우 추가 발사까지 수개월 걸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6월 11일 이전 또 발사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우리도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앞서 정찰위성 발사를 31일 0시부터 6월 11일 0시 사이에 하겠다고 국제사회에 통보했다. 국가정보원도 이날 “엔진 이상 점검 보완에 수주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결함이 경미할 경우 조기 발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이 전했다. 정부 당국자도 통화에서 “북한이 정찰위성을 중대 과업으로 제시한 데다 이번 실패의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6월 안엔 다시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추가 발사까지 수개월 걸릴 거란 전망도 제기된다. 앞서 북한은 2012년 4월 ‘광명성 3호’ 위성을 쐈지만 궤도 진입에 실패했고, 이후 8개월여 뒤인 그해 12월 ‘광명성 3호-2호기‘를 다시 발사해 위성을 궤도에 올린 바 있다. 군 관계자는 “이번 발사는 과거보다 (발사 절차가) 좀 더 빨리 진행됐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평북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의 개보수·증축 등을 통해 위성체 조립·발사체 탑재·발사대 기립 등 발사 과정을 최대한 숨기며 발사 절차까지 단축했다는 것. 국정원은 “(한국의) 누리호 발사 성공에 자극받아 통상 20일 소요되는 준비 과정을 수일로 단축하며 새로운 동창리 발사장 공사가 마무리 안 된 상태에서 조급하게 감행한 것도 (이번 실패의) 한 원인”라고 보고했다고 유 의원이 전했다. 북한은 발사 2시간 반 만에 발사 실패 사실과 원인을 밝힌 입장을 발표했다. 국정원은 “발사행위 정당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29일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자위함기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욱일(旭日)’ 모양을 사용했다. 국방부는 “국제적 관례”라며 자위대기 게양을 공식적으로 문제 삼진 않을 방침이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앞서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통상 외국 항에 함정이 입항할 때 그 나라 국기와 그 나라 군대나 기관을 상징하는 깃발을 다는 것으로 안다. 이건 전 세계적으로 통상적으로 통용되는 공통적인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대중 정부 때인 1998년과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등 두 차례에 걸쳐 우리 관함식에 일본이 자위함기를 게양한 함정을 파견한 전례도 있다. 노무현 정부는 2007년 연습 함대 가시마함을 친선 차원에서 인천항에 입항시킨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한일 관계 개선, 한미일 관계 강화를 위해 해상 훈련은 필수”라고도 했다. 북한이 한반도는 물론이고 대일(對日) 타격력까지 노골적으로 과시하는 만큼 안보 협력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일본 정부는 호위함 등에 사용하는 “공식 자위대기는 1954년 제정된 자위대법 시행령에 따라 욱일 모양을 사용하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일본의 식민지배에 면죄부를 준 것도 부족해 일본의 군국주의마저 눈감아 주려고 하느냐.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았다”며 “이다음에는 일본 자위대 전투기가 대한민국 상공을 날고 일본 병사들이 군사 훈련을 함께하는 날이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느냐”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한심한 주장이다. 원조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다. 두 정부도 국민 자존심을 짓밟은 건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2018년 한국에서 열린 국제 관함식 당시엔 문재인 정부가 자위대함의 욱일기 게양 자제를 요청하자 일본 정부가 “자국법과 국제 관례에 따라 욱일기를 게양해야 한다”며 불참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인 지난해 11월에는 한국 해군이 일본에서 열린 관함식에 7년 만에 참가했다. 이때 한국 장병들이 자위함기를 게양한 일본 호위함을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국방부는 “국제 관함식에서 주최국 대표가 승선한 함정에 경례하는 건 일반적 관례”라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반대에도 기어코 우리 해군이 일본 욱일기에 거수경례를 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하마기리함이 이번에 입항한 건 제주도 남방 공해상에서 실시되는 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인데버23’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번 훈련엔 한미일과 호주 등이 참가한다. 훈련 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하마기리함 등 훈련에 참가한 함정들을 사열한다. 우리 국방부 장관이 자위대 함정을 사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29일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자위함기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욱일(旭日)’ 모양을 사용했다. 국방부는 “국제적 관례”라며 자위대기 게양을 공식적으로 문제 삼진 않을 방침이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앞서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통상 외국항에 함정이 입항할 때 그 나라 국기와 그 나라 군대나 기관을 상징하는 깃발을 다는 것으로 안다. 이건 전 세계적으로 통상적으로 통용되는 공통적인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대중 정부 때인 1998년과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우리 관함식에 일본이 자위함기를 게양한 함정을 파견한 전례도 있다. 노무현 정부는 2007년 연습 함대 카시마함을 친선 차원에서 인천항에 입항시킨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한일 관계 개선, 한미일 관계 강화를 위해 해상 훈련은 필수”라고도 했다. 북한이 한반도는 물론이고 대일(對日) 타격력까지 노골적으로 과시하는 만큼 안보 협력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다.일본 정부는 호위함 등에 사용하는 “공식 자위대기는 1954년 제정된 자위대법 시행령에 따라 욱일 모양을 사용하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일본의 식민지배에 면죄부를 준 것도 부족해 일본의 군국주의마저 눈감아 주려고 하느냐.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았다”며 “이다음에는 일본 자위대 전투기가 대한민국 상공을 날고 일본 병사들이 군사 훈련을 함께 하는 날이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느냐”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한심한 주장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도 국민 자존심을 짓밟은 건가”라고 지적했다.앞서 2018년 한국에서 열린 국제 관함식 당시엔 문재인 정부가 자위대함의 욱일기 게양 자제를 요청하자 일본 정부가 “자국법과 국제관례에 따라 욱일기를 게양해야 한다”며 불참한 바 있다.윤석열 정부 출범 후인 지난해 11월에는 한국 해군이 일본에서 열린 관함식에 7년 만에 참가했다. 이때 한국 장병들이 자위함기를 게양한 일본 호위함을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국방부는 “국제 관함식에서 주최국 대표가 승선한 함정에 경례하는 건 일반적 관례”라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반대에도 기어코 우리 해군이 일본 욱일기에 거수경례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하마기리함이 이번에 입항한 건 제주도 남방 공해상에서 실시되는 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인데버23’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번 훈련엔 한미일과 호주 등이 참가한다.훈련 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하마기리함 등 훈련에 참가한 함정들을 사열한다. 우리 국방부 장관이 자위대 함정을 사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중국이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을 제재하는 등 미중 반도체 전쟁이 격화된 가운데 중국이 한국과의 반도체 협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부와 국내 반도체 업계는 중국과의 기술 협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중국 내 반도체 판매 확대를 놓고 미중 양측의 압박을 받는 등 ‘낀 신세’로 인한 부담이 갈수록 가시화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26일(현지 시간) 미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 회의에서 왕원타오(王文濤) 중국 상무부장을 만나 장관급 회담을 했다.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대화와 협력을 추진하자”고 제안했고 안 본부장도 원론적으로 동의했다. 하지만 중국 상무부는 양국의 반도체 협력을 특히 부각한 보도문을 27일 일방적으로 발표할 정도로 한국과의 반도체 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중국과의 ‘기술 협력’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우위에 있는 메모리반도체 기술을 중국과 협력하는 것은 사실상 ‘기술 유출’이다. 더구나 미국 정부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상황에서는 협력 강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향후 미중 반도체 갈등이 커질수록 한국 정부나 기업에 대해 “한쪽을 택하라”는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 기업에 대한 대중(對中) 첨단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의 장기 유예 등과 관련한 한미 정부 간 협상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에 따른 빈자리를 메우라고 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28일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정부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마이크론 사태를 기회로 활용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며 “한국은 미국을 반도체 산업의 장기적 파트너로 보고 있어 이 관계를 해치지 않으려고 한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정부는 현재 마이크론 대응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고 있다. 다만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한 미국의 대응 움직임에서 이탈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위기가 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중국 내 반도체 판매 확대 여부는) 기본적으로 기업이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기업들이 상식에 가까운 판단을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등이 미국을 핵심 시장으로 두고 있고, 미 의회까지 나서서 우리 기업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상황에서 미국에 적대적인 판단을 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다른 정부 고위 관계자도 “(마이크론 문제가) 한미 정부 간 큰 쟁점이 되지 않도록 기업들 스스로 관리를 잘할 것”이라면서 “현 상황에 대해 우리 기업들은 충분히 판단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이 마이크론 사태 대응 관련 입장을 정부에 전하거나 정부 방침을 문의한 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복잡하고 딱딱한 외교안보 이슈. 지면에 소화하지 못한 뒷이야기를 동아일보 정치부가 배달합니다. 냉정하고 치열한 외교안보 현안 속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 사람 이야기, 알아두면 쏠쏠한 정보들까지. 때론 A컷보다도 눈에 띄는 B컷의 무대로 초대합니다.‘간첩단’ 사건이 화제입니다. (집권 여당 대표가 “종북 간첩단과 전쟁을 선포하겠다”고 했으니 간첩단이라 쓰겠습니다) 이 지하조직은 창원,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활동했다고 합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최근 구속수감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조직국장은 경기 평택·오산의 주한미군 기지까지 들어가 군사시설을 둘러본 뒤 사진을 찍은 혐의를 받습니다. 뉴스를 접한 시민들은 충격이란 반응입니다. 아직도 간첩이 있냐는 거죠.그럴 만도 합니다. 지나가다 마주칠 법한 누군가가 수시로 동남아 등지에 가서 선글라스를 낀 북한 공작원과 접선해 지령까지 받았다는 보도를, 2023년 지금 접하고 있으니까요. 국가정보원 등 공안당국은 민노총 관계자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국가보안시설 자료를 수집하라”는 등 다수의 북한 지령문까지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간첩단 뉴스를 접한 시민들 반응을 보면 정작 뜨거운 관심사는 또 따로 있습니다. 바로 이 질문. “그 점퍼는 대체 뭐냐.” 제 지인들도 국정원을 취재하는 필자에게 간첩단 실체보다도 오히려 그 점퍼의 실체에 먼저 관심을 보였습니다.● “국정원 직원이 맞긴 하냐” 그럼 논란의 점퍼를 먼저 볼까요. ‘국가정보원’ 글씨가 또박또박 선명하게 적혀 있는 저 옷.우선 드는 궁금증. 저 점퍼를 입은 이들이 국정원 관계자가 맞긴 할까요. 제 지인 중 누군가는 사진을 보더니 대뜸 “‘국가정보원’이라 쓴 글씨체가 너무 촌스럽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빛의 속도로 “국정원 직원이 아니다”란 결론까지 내렸죠. 영화에서 본, 화려한 액션으로 무장한 국정원 직원을 떠올리니 글씨체와 매칭이 안 된다는 1차원적인 이유였습니다.결론부터 얘기하면, 그 판단이 무색하게 저들은 국정원 관계자가 맞습니다. 대중에게 저 점퍼가 각인된 건 최근 간첩단 사건이 화제가 되면서부터입니다. 국정원 직원들이 민노총 거점 등 이곳저곳 압수수색을 할 때 저 점퍼를 입고 들이닥치니 자연스럽게 자주 노출된 거죠. 어쨌든 정답은 여기저기 사진에 찍힌 저 ‘점퍼맨’들이 모두 국정원 관계자란 겁니다.자, 여기서 생기는 다른 궁금증. 대체 국정원 직원들이 왜 대놓고 ‘국가정보원’ 글씨가 선명하게 찍힌 옷을 입고 다닐까요. 알다시피 국정원은 음지에서 일하는 곳이죠. 보안이 생명입니다. 국정원 원훈(院訓)마저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입니다. 앞서 문재인 정부 땐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으로 바꿨지만 새 정부가 들어섰고 1년 만에 예전 원훈으로 원상복구 됐습니다. 국정원 직원들은 명함에도 ‘회사명(국정원 직원들은 스스로 회사원이라 부릅니다)’을 적지 않습니다. 신분을 위장하죠. 제가 아는 누군가는 국정원 ‘입사’ 후 지인들에게까지 알만한 A 대기업에 다닌다면서 신분을 숨겼습니다. 정부 부처들은 웬만한 직급까진 조직도를 모두 공개하지만 국정원은 원장과 1~3차장, 기조실장 정도만 이름을 밝힙니다. 차관급까지만 공개하는 거죠. 그만큼 보안이 철저합니다.● FBI는 입고, CIA는 안 입고 이런 국정원인데 왜 대놓고 ‘국가정보원’이라 찍힌 점퍼를 입었을까요. 학교 이름을 큼직하게 박은 듯한, 대학생들이 입을 법한 ‘과잠’같은 점퍼를.먼저 국정원 측에 문의했습니다. 공식적인 답변은 이랬습니다. “법 집행 현장에서 수사관과 일반인 사이 구분이 쉽지 않다. 수사관 얼굴이 언론에 생생하게 노출되는 보안성 취약 문제가 있지만 간첩·반국가사범을 체포·압수수색하는 현장에서 신속하고 엄격한 법 집행을 하고, 대국민 신뢰도 제고를 위해 유니폼을 착용 중이다. 선진 외국 수사기관인 미연방수사국(FBI)과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 사례를 준용해 유니폼을 제작·착용하고 있다.”국정원이 언급한 FBI 요원들의 경우 실제 ‘FBI’라 적힌 옷을 입고 나타나기도 합니다. 어느 스릴러 영화 한 장면에서 본 것 같기도 하네요.반면 FBI와 함께 양대 정보기관으로 꼽히는 미 중앙정보국(CIA)은 어떨까요. CIA라 적힌 옷을 입고 등장한 영화의 주인공을 본 적이 있나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신분을 숨기죠.FBI, CIA 모두 정보를 다루는 조직인 건 마찬가진데 왜 다를까요. 국정원 관계자는 이 질문에 “FBI는 미국 내 수사에 초점을 맞춘 조직인 반면, CIA는 주로 해외 정보에 초점을 맞춘다”라고 했습니다. 수사 대상이나 범위, 영역이 다르기에 FBI가 찍힌 옷을 입은 요원은 있지만 CIA라 찍힌 옷을 입은 요원은 우리가 볼 수 없단 겁니다.그럼 국정원은 FBI에 해당할까요, CIA에 해당할까요. 정답은 둘 다입니다. 영역이 나눠진 미국, 영국과 달리 국정원은 국내외 정보 업무를 사실상 모두 전담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FBI나 영국 NCA처럼 국정원도 ‘국가정보원’이라 쓴 옷을 입는다는 게 국정원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그 점퍼, 언제부터 입었나나름 합당한 근거인 듯하죠? 그런데 이런 국정원의 점퍼 착용을 또 불편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요즘 인터넷 게시판이나 정치 유튜브 등을 보면 국정원을 겨냥해 온갖 조롱 섞인 추론이 난무합니다. 어떤 이들은 “없는 간첩을 있는 것처럼 만들려고 국정원이 점퍼를 새로 만들었다”고 주장합니다. 국정원이 일을 열심히 한다고 홍보하려고 굳이 입었다는 거죠. 또 경찰에 대공 수사권을 넘겨야 하는 상황에서 조직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심지어 국정원이 미국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저러고 다닌다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런 비판의 시작점은 대체로 “국정원이 이번에 저 점퍼를 처음 입었다”는 가설에 근거합니다. 국정원이 모종의 이유로 급하게 옷을 만들어 있었다는 ‘음모론’까지 제기하면서.여기서 또 궁금증. 국정원이 진짜 이번에 처음 저 점퍼를 급조해 입은 건 맞을까요.나름 취재에 열을 올렸지만 음모론의 실체를 밝혀줄 객관적 문서 등은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신뢰할 만한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통해 저 점퍼를 처음 입은 건 윤석열 정부가 아닌, 문재인 정부 때부터란 사실은 확인했습니다. 한 소식통은 “언제 처음 저 옷을 제작한 건 확실치 않다”면서도 “문재인 정부 때부터 저 점퍼를 입은 건 맞다”고 했습니다. 다른 소식통은 “문재인 정부 때 국정원 개혁을 한다면서 발칵 뒤집어 놓지 않았느냐”고 했습니다. 전 정부가 국정원의 국내 정보 수집 업무를 전면 폐지하는 등 과정에서 ‘투명한 국정원’을 내세우며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고, 이때 아예 국정원 이름이 적힌 옷까지 입게 된 것이란 얘기죠.정황을 종합하면 문재인 정부 때도 저 점퍼를 입은 건 맞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때 점퍼를 처음 입었다 해도 요즘 훨씬 노출이 많이 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국정원이 결국 모종의 의도를 갖고 노출 빈도를 요즘 급격히 늘린 것 아니냐는 의혹 역시 설득력이 완전히 없진 않다는 얘기죠.국정원 점퍼를 입는 기준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긴 할까요. 일단 국정원 측은 “무조건 점퍼를 착용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수사 대상,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입을지 판단한다는 거죠. 바꿔 말하면 점퍼 착용을 판단하는 과정에 딱 정해진 기준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아무튼 국정원은 이런저런 말들을 뒤로 하고 저 점퍼 교체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일단 한글로 쓴 기조는 유지할 걸로 보입니다. ‘국가정보원’ 대신 ‘국정원’으로 글자수를 줄이거나, 글씨체를 바꿀 가능성은 있다고 하네요.전 국정원 고위 관계자는 점퍼 착용에 대해 물었더니 대뜸 이런 말을 툭 던졌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 간첩 수사 자체를 제대로 하긴 했느냐”고. 아무래도 문재인 정부가 대북 관계에 공을 들이다 보니 간첩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을 테고, 저 점퍼를 입을 일 자체가 없었을 거란 냉소입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적어도 대공 수사만큼은 국정원이 정치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앞만 보는 경주마처럼 일관되게, 또 우직하게 해나가야 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한미일 3국 확장억제(핵우산) 협의체 신설과 관련해 “조만간(very near future) 워싱턴에서 한미일 정상들이 만날 때 정상들이 이런 이슈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22일 밝혔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서울 중구 주한 미대사관저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한미일 안보협의체를 만들면 한미 핵협의그룹(NCG)에 일본을 포함시키는 형태인지 NCG와 별개인 새로운 안보협의체가 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둘 중 어느 것도 될 수 있다. 이는 (한미일) 정상들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한미일 확장협의체와 관련해)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자”고 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한일 정상에게 제안한 워싱턴 한미일 정상회담이 “(한미일 협력의) 업그레이드”라고 강조했다. 또 “3국 협력 강화는 한반도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체의 안보 강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워싱턴에서 3국 정상이 만나면 실시간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 강화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에선 이르면 7월 워싱턴 한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유엔총회 등 다자회담을 계기로 워싱턴에서 세 정상이 만나기는 어렵다”며 3국만을 위한 별도 일정이 채택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21일 폐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창설하기로 한 중국 겨냥 ‘경제 강압 대응 플랫폼’에 한국이 동참해야 하는지 묻자 “제가 결정할 것이 아니라 한국이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하지만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로서 규칙 기반의 질서와 규칙을 가진 국가다. 중국이 규칙에 기반한 결정과 국제 질서를 무시한다면 우리는 그러한 행동을 눈감아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동참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내 자체 핵보유 여론과 관련해 골드버그 대사는 “서울이 불량국가(북한)로부터 수 마일밖에 떨어지지 않아 그런 우려가 있다는 걸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한국이 핵무기 보유 결정을 하려면 우선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해야 한다”면서 “우리(미국)는 NPT를 지지한다”고 했다. 또 “한국이 핵무장을 하면 다른 국가들도 ‘한국이 했으니 우리도 할 수 있겠네’ 이런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도 했다. ‘역내 핵 도미노’ 가능성 등을 우려하며 한국의 핵 보유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中이 사드 보복 같은 경제강압땐 한국과 함께 대항할 것” 전세계가 中 경제강압에 큰 우려韓도 민주국가로서 中강압 끝내야바이든 워싱턴 정상회담 제안은… 한미일 3국 협력의 ‘업그레이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같은 경제적 강압(economic coercion)이 또다시 한국에 벌어진다면 우리는 대항할(resist) 것이다. 한국이 내린 주권적 결정이 안보 위협이 되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67)는 22일 서울 정동 주한 미국대사관저에서 1시간 20분간 진행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 같은 일이 일어났을 때 미국이 한국을 도울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한국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또다시 중국이 한국을 경제 보복 대상으로 삼는다면 한국을 지키고 한국 정부와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골드버그 대사는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20일 중국을 겨냥해 창설하기로 한 ‘경제적 강요에 대한 조정 플랫폼(Coordination Platform)’에 한국이 동참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참여 여부는 한국이 결정해야 할 몫이지만 민주주의 국가로서 한국도 중국의 경제적 강압을 끝내는 것이 필요하다”며 참여 필요성을 시사했다.그는 지난달 26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도출된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강화 방안인 ‘워싱턴 선언’이 “한미 상호방위 조약을 ‘업데이트하고 업그레이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여전한 한국 내 핵무장론에 대해 “그런 결정을 존중하거나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뷰는 본보 윤완준 정치부장과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한미일 안보협력과 3국 정상회담―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워싱턴 한미일 정상회담’ 제안은 어떤 의미인가.“한미일 3국 협력의 업그레이드로 보면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3국 협력을 강화하는 데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이러한 3국 협력의 프로세스를 윤석열 대통령이 시작한 것을 높이 사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그에 대응해 서로 각각 방일, 방한했었고 히로시마 만남으로까지 이어졌다. 한미일 협력 강화는 한반도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체의 안보 강화에 필요하다. 한미일 정상이 워싱턴DC에서 만난다면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한미일 정상이 천명한 ‘새로운 수준’ 협력의 구체적 내용은.“우리가 북한의 불법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더욱 강화해 줄 것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가 이를 위한 정치적 환경을 잘 만들었다. 특히 안보 분야에서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북한의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협력이다. 워싱턴에서 한미일 정상이 만나면 이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한미가 합의한 워싱턴 선언과 한미 핵협의그룹(NCG)에 일본 참여 가능성은.“워싱턴 선언이라는 것은 한미 양국 정부 간에 발표된 공동성명이다. 한미일 3국 간 어떤 일이 벌어지고 3국 협력이 어떤 식으로 진전되는지와는 별개로 워싱턴 선언은 한미 양국간 성명서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윤 대통령은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는데.“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니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미국의 대사기 때문에 한미일 세 나라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이야기하고 협력할 것인가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말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한미일 확장협의체 관련)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봐야 한다.”―한미일 확장억제협의체를 만든다면 한미 핵협의그룹(NCG)에 일본이 참여하는 형식이 될까, 아니면 별개의 새로운 안보협의체 형태일까.“둘 중 어느 것도 될 수 있다(could be one or the other). 이건 한미일 정상이 만나서 협의해야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고 아주 가까운 미래에 워싱턴에서 만나 이 같은 이슈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한일 관계―미국은 한일관계 개선에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기시다 총리 방한 뒤에도 한국 내 여론조사를 보면 부정적인 반응이 많다. 과거사는 어려운 이슈임을 말한 적이 있는데 왜 한일관계 개선이 필요한가.“한국과 일본은 두 개의 민주주의 국가이고 과학적, 기술적으로도 발달한 선진국이다. 두 국가가 협력하면 당연히 안보적, 경제적으로 더 좋은 일을 많이 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한일관계 개선을 지지하고 우리 동맹국들이 서로 협력하기를 바란다. 그것이 집단 안보를 강화하는 데도 긍정적이다. 그리고 한국 내 여론조사에서 대다수의 한국 국민들이 일본과의 안보협력 강화를 지지하는 것으로 봐 왔다. 역사적 문제 해결이 극복하기 어렵고 힘든 문제라는 점을 잘 이해한다. 하지만 북한 김정은 정권으로부터의 계속적인 도발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일관계 개선과 협력이 필요하다.”◇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한 대응골드버그 대사는 인터뷰 중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관련된 내용을 다룰 때 가장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중국의 전방위적인 경제보복을 한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공동 대응하고 막아야 할 필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G7 정상들이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응하는 플랫폼을 창설하기로 했다.“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중국의 경제 강압에 대해서 굉장히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 2016년 사드 배치 때 중국의 그런 경제적 강압의 타깃이 된 바 있다.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한국의 온전한 주권적 조치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한국인들은 이렇게 강제적인 강압을 끝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이 플랫폼에 한국이 동참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되나.“우리의 의도는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이 아닌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이다. 우리 모두 중국과 무역을 하고 있고 중국에 투자를 하고 있다. 여러 상품과 자원의 공급원을 다변화하고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우리는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라지만 규칙에 기반한 결정과 국제질서를 무시하는 그들의 행동을 그냥 눈감아줄 수는 없다. (동참 여부는) 한국이 결정할 사안이지만 민주주의 국가로서 한국은 규칙 기반의 질서를 갖고 결정을 내리는 국가다. 한국의 그런 입장을 우리는 매우 지지한다.”―한국의 동참에 중국 등이 경제적·군사적 보복하면 미국은 한국을 실질적으로 도울 준비가 돼 있나.“우리가 사드 사태에서 얻은 교훈은 (한미가) 협력하지 않을 때 이러한 보복 조치가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한국에 가지고 있는 헌신과 약속은 안보와 경제협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측면을 포함하고 있다. 만약 경제적 강압이 미국이나 우리 동맹국에 행해진다면 우리는 저항할 것이다. 한국과 미국이 주권적 결정을 내렸을 때 안보에 위협이 되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다. 말씀하신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한국 정부와 협력할 것이다.”―눈감아줄 수 없다는 중국의 행동은 어떤 것들을 말하나.“중국이 규칙에 기반한 결정과 국제질서(rules based decisions, rules based order)를 따르지 않을 때 이를 묵과하거나 우리가 방향을 돌리지 않겠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남중국해에서 미국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시행하는 것을 방해한다든지, 국제법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주장을 하는 데 방해한다든지, 미국과의 약속을 어겨 인공섬을 짓고 그곳을 군사화한다든지 하는 행동들이다. 뿐만 아니라 1997년 중국과 영국이 했던 협약(‘일국양제’: 1997년 홍콩 주권 반환 후 50년간 중국이 외교와 국방에 대한 주권을 갖되, 홍콩에는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한 것)을 어기고 민주국가인 홍콩을 강압적으로 강압하려는 행동들, 또 대만에서 무력을 사용하려는 이 모든 것들을 우리가 중국과 더 좋은 관계를 원한다고 해서 눈감을 수 없다. 중국인들이 자국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에 대해서도 입 다물고 침묵을 유지할 수도 없다. 전 세계의 보편적 가치이자 미국과 동맹국들이 중시하는 가치다.”―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을 제품을 구매 금지하는 사실상 보복 조치를 취했다.중국이 마이크론을 제재하면 미국이 삼성이나 SK 같은 한국 기업이 중국에 반도체를 팔지 않도록 한국에 요청할 것인가“중국이 마이크론에 대해 어떻게 제재를 취할지 모르겠고 그런 일이 오지 않길 바란다. 다만 다른 나라들을 서로 대립시켜(play off one against another) 미국 전체를 이용하려는 상황을 결코 허용할 수 없다. 만약 제재가 현실화되면 우리는 같은 주제에 대해 다른 나라들과 논의하듯 한국 등 동맹국들과도 논의할 것이다.◇미국의 확장억제 강화와 한국 내 핵무장론 반응―미국이 워싱턴 선언으로 확장억제 강화를 공약했지만 한국 내 여론은 핵공격을 받았을 때 미국이 본토 위협을 감수하고도 북한에 핵 대응을 할지 불안해하고 있다.“한국인들이 워싱턴 선언 속 두 가지 문장을 좀 더 진지하게 잘 이해하고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한국을 공격하게 된다면 미국이 압도적이고 결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문장과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는 문장이 그렇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핵태세보고서에 나오는 ‘북한 정권의 종말’을 반복해서 말했다. 나는 이보다 더 강력한 표현은 없다고 생각한다. NCG 창설도 양국 관계 강화에 있어 정말 중요한 진전이라고 생각한다. 유사시 한미가 조율한다는 내용이 한국민들을 안심시키는 포인트가 되길 바란다.”―한국 내 핵보유 여론도 여전하다.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서울에서 수마일 거리에 (북한이라는) 불량국가가 있어 우려가 크다는 점을 이해한다. 한국이 결정할 일이지만 핵을 보유하려면 먼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해야 한다. 핵무기를 보유한다는 것은 단순한 군사적 결정일 뿐 아니라 정치적이고 경제적 문제기도 하다. 독자적 핵무장을 할 때는 장단점(pros and cons)을 잘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의 핵무기와 핵 능력도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의 일부다. 그런데 한국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한다면 우리는 그런 결정을 존중하거나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NPT를 지지하기 때문이다. 워싱턴 선언에서도 한국이 NPT 준수를 약속했고 우리가 그 의지를 확인한다고 한 바 있다. 나는 그것이 굉장히 중요한 약속이라고 생각한다.”골드버그 대사는 ”한국이 핵무장을 하게 되면 다른 국가들도 ‘한국이 했으니 우리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등 주변국으로 핵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출한 셈이다.◇한미 동맹 70주년과 한국의 위상지난해 7월 부임한 골드버그 대사는 미 국무부의 외교관 중 최고위직인 ‘경력대사(Career Ambassador)’ 직함을 가진 베테랑 외교관이다. 직업 외교관이 주한 미국대사로 온 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인 성 김 전 대사(2011∼2014년) 이후 7년 만이다. 미 대사는 직업 외교관(Career Diplomat)과 정무직 외교관(Political Appointee) 2종류로 분류된다. 골드버그 대사는 전자에 해당한다. 고위 외교관이 부임한 데 대해 외교가에서는 미국 내 한국외교,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반영한 인사라는 해석들이 나온 바 있다.―미국은 6·25전쟁 때 한국에 가장 많은 병력을 파병한 나라다. 70년을 맞은 한미동맹과 정전 어떻게 바라보나?“한미동맹 70주년의 하이라이트는 한강의 기적을 통해 한국이 10대 경제 대국이자 규칙에 기반을 둔 질서를 따르는 국가가 됐고 자유 언론 및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bastion)가 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한국이 이러한 자리까지 오게 된 데 미국이 조건이나 환경을 조성했고 기여했다는 점에 대해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한미동맹은 지나온 70년만큼 앞으로의 70년도 중요하게 바라봐야 한다. 한미동맹이 처음엔 온전히 안보적인 관계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기후변화나 팬데믹, 경제안보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글로벌 이슈로 협력의 범위가 넓어졌다. 2만8500명의 주한미군들, 미국이 계속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것, 반도체와 핵심고아물 안보파트너십 등을 통한 경제안보 협력 등 분야에서도 한미 동맹 협력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한국은 더 이상 미국과 중국이라는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가 아니라 ‘big fish’(큰 물고기)다(less a shrimp than a big fish).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고 스스로 한국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강한 군사력도 갖추고 있다. 한국이 지금 글로벌 중추 국가가 되겠다고 공언했는데 저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본다. 한국은 경제적 문화적 분야뿐 아니라 음식까지 글로벌 무대에서 폭발적인 기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의 주목을 더 받으면 더 많은 의무를 져야 하는 책임도 따라온다고 생각한다.”◇우크라이나 전쟁―그런 국제적 위상에 걸맞도록 미국은 한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21일 윤 대통령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서 비살상 군수물품 지원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언젠가는 우리가 포탄이나 살상 무기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윤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만났다는 것 자체가 지금 한국이 법치주의와 아무 이유 없이 이웃 국가로부터 굉장히 잔인한 공격을 받은 주권국가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지지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해왔고 우크라이나 재건 노력과 대 러시아 제재에도 참여했기 때문에 글로벌한 역할을 잘 해왔다. 또 며칠 전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굉장히 강력한 어조로 규탄하는 발표를 한 데 대해서도 굉장히 환영한다.”―살상 무기를 언젠가는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한 번 더 묻는다.“물론 우리는 다른 유럽 국가나 동맹들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여러 가지 종류의 모든 원조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지금,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도울지는 한국 정부의 주권적인 결정이다.”◇한미 경제이슈―한미 정상회담에서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해소할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무역이나 투자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윈-윈 게임이다. 보도가 많이 되진 않았지만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결과로 인해 넷플릭스나 코닝과 같은 기업들을 모두 합해 한국에 약 60억 달러 정도를 투자하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여러 가지 무역과 투자에 있어서 23개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이미 한미정상회담 전 유예 기간을 주는 방식으로 IRA와 반도체법으로 인한 해당 한국 기업들의 우려 사항을 완화하는 조치가 취해졌다고 알고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 미국이 논의해 나온 것이란 점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의 목표가 국가안보와 경제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북-중 관계 평가골드버그 대사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때인 2009∼2010년 국무부의 유엔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을 지냈다. 당시 그는 중국에 유엔 대북제재 결의 1874호의 이행을 요청해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밀반입하려던 전략물자를 봉쇄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하도록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현재의 북중 관계를 어떻게 보나.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아직 유효한가“그렇다. 나는 중국이 어느 정도 레버리지(지렛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 레버리지를 더 좋은 쪽,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이런 북한의 도발을 해결하지 못해왔고, 특히 작년 같은 경우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북한이 더 자주 많이 미사일 발사를 했는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던 원인이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최대화하지 못했고, 그런 의지도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그들이 북한의 불법적인 행동에 대해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 이들이 좀 더 건설적인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한국에 부임한 지 10개월을 넘긴 골드버그 대사는 한식을 종종 즐겨 찾는다. 대사는 “순두부가 들어간 찌개와 해산물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노릇하게 구운 옥돔구이와 잡채도 그의 좋아하는 한식 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메뉴다. 한국 골목을 조용히 누비는 것도 취미 중 하나다. 지난해 8월에는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재학 중에 탈북한 김금혁 씨 부부와 방한 중이었던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비빔국수와 산낙지를 먹는 모습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 다녀온 곳은 ‘서촌’이라며 “서울 곳곳을 탐험하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소문난 야구팬인 그는 “한국 야구 경기 특유의 ‘vibe(분위기)’를 사랑한다”고도 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지난해 7월 부임하자마자 잠실에서 열린 KBO(한국야구위원회) 올스타전을 관람하고 8월에는 부산 사직구장을 방문해 한국 야구 응원 문화를 즐겼으며 9월에는 시구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달 1일에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개막전 KT위즈와 LG트윈스의 경기를 관람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인터뷰=윤완준 정치부장}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지뢰 제거 장비, 긴급 후송 차량 등 현재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물품을 신속히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비살상용 무기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일부 (지원 요청) 목록을 (내게) 줬다. 이에 대해 신속하게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비살상용이기는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의사를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일본 히로시마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한국 정부는 앞으로도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하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외교·경제·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지원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직후 “한국의 인도적, 비살상 (장비) 지원에 감사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양국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복구를 위한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고 우수한 한국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해 전후 복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21∼23일 폴란드 바르샤바를 찾아 폴란드 및 우크라이나 장차관급 인사들과 우크라이나 재건 참여 방안을 논의한다. 우크라이나 인프라부와는 업무협약(MOU)을 통한 협력관계 구축 방안을 모색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G7 정상회의 확대 세션에 참석해선 “우크라이나에서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 시도되고 무력에 의한 인명 살상이 자행되고 있다”며 “국제법을 정면 위반한,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가 목적을 달성하는 전례를 남겨서는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 비행사가 미 최신 전투기 ‘F-16’을 몰 수 있도록 조종 훈련을 지원하기로 했다. CNN은 조종 훈련이 유럽에서 진행될 것이며 4∼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장기적으로는 미 전투기의 직접 지원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6일 밤 소형 어선을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귀순한 북한의 두 일가족은 김정은 체제에서 가중된 경제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강화된 주민 감시 통제에 염증을 느껴 탈북을 결심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귀순 직후 군과 국가정보원, 통일부 등 관계당국의 합동신문 과정에서 “남조선에선 정말 일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느냐” “이곳에선 진짜 자유롭게 살 수 있느냐”며 한국 사회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했다고 한다. 정부 소식통은 “어린 자녀까지 데리고 목선 한 척에 의지해 목숨 걸고 귀순을 결심한 자신들의 판단이 옳았음을 재차 확인하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두 일가족은 총 9명으로 황해도 강령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돈 사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이들은 평소 한국 방송을 몰래 시청하면서 한국 사회를 동경해 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귀순을 결심한 뒤 수개월간의 치밀한 준비 끝에 귀순을 강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북한 내 식량난 등 생활 여건이 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할 만큼 심각한 수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코로나19로 인한 삼엄한 국경 봉쇄를 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뚫고 오랜 준비 끝에 목숨을 걸고 탈북을 감행한 자체가 북한 내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는 것이다. 북한의 강화된 체제 단속과 삼엄한 감시 통제에도 불구하고 두 일가족이 서해를 통해 바로 한국으로 오는 해상 귀순을 택한 데는 코로나19로 인한 북-중 국경 봉쇄와 탈북 비용 급증 등의 요인이 깔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소식통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난 정부와 달리 북한 인권 해결을 강조하는 기조도 귀순 결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 방송을 통해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접한 뒤 정부가 귀순자들을 북송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한국 방송 몰래 보며 동경… 南선 정말 일한 만큼 돈벌수 있나” 가족중 일부, 정부 제공 음식 먹은뒤“고향선 못보던 기름진 음식에 설사”“이곳선 진짜 자유롭게 살수 있나”北어선 포착부터 신병확보까지… 軍, 대통령실에도 실시간 보고 6일 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해상 귀순’한 북한의 두 일가족은 귀순을 결심한 뒤 한 달 이상 치밀한 준비 끝에 목숨을 걸고 탈북했다고 우리 정부 당국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의 삼엄한 감시를 피해 목선을 개조하고 구체적인 귀순 시기와 경로를 점검해 왔다는 것이다. 이들은 오랜 기간 해상 탈북을 준비한 이유에 대해 김정은 체제에서 날로 악화하는 경제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강화된 사회 통제 감시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일부는 합동신문 과정에서 정부가 제공한 음식을 먹은 뒤 “고향에서는 볼 수 없는 기름진 음식이 많아 계속 설사가 나온다”며 지사제를 요청했다고 한다. 그만큼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 이들은 평소 몰래 시청하던 한국 방송을 통해 한국 사회의 자유와 풍요로운 경제 상황을 접한 뒤 주민의 자유가 보장되고, 노동의 정당한 대가도 받을 수 있는 한국을 동경해 왔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선 진짜 자유롭게 살 수 있나”1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귀순한 북한 주민들은 합동신문 조사관들에게 “남조선에선 정말 일을 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느냐”, “이곳에서는 진짜 자유롭게 살 수 있느냐” 등 한국 사회의 실태에 대해 질문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두 가족은 총 9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돈 사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일가족이 어선을 타고 NLL을 넘어 귀순한 것은 2017년 7월 이후 약 6년 만이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사례다. 이들은 소형 목선을 타고 황해도 강령을 출발해 서해 NLL을 넘어온 뒤 우리 군을 보자마자 귀순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들은 현재 경기도의 한 정부 시설에 머무르며 군과 정보기관, 통일부 등 관계 당국의 합동신문 조사를 받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서해 NLL상에서 신병 확보 후 육상에 내린 직후까지는 모두 지치고 극도로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지금은 차분한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며 “건강 상태도 대부분 양호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조사 내내 김정은 체제에서 악화된 경제난,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강화된 주민 감시 통제가 길어지면서 염증을 느껴 탈북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들이 한국 방송을 어떤 경로와 방식으로 시청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중 접경이나 휴전선을 통해 대북전단과 함께 북한으로 유입된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를 통해 한국 드라마나 뉴스 방송 등을 접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어선 포착부터 대통령실에 실시간 보고북한 주민들의 귀순 과정에서 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귀순 유도 작전을 펼쳤다. 야간 감시장비로 서해 NLL 북측 해역에서 주민들이 탄 어선을 최초 포착한 순간부터 서해 NLL을 넘어와 7일 오전 신병을 확보하기까지 전반적인 작전 과정이 군 지휘부를 거쳐 대통령실에도 실시간으로 보고됐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 경비정 등에 발각돼 귀순이 무산되거나 우리 군과의 무력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에 대비하는 등 만전에 또 만전을 기했다”고 전했다. 다만 귀순 유도 작전 당시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었다고 한다. 국가정보원은 18일 “최근 북한 주민들의 귀순 사실은 있지만 합동 정보 조사를 진행 중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현재까지 조사한 바로는 귀순 주민들의 대공 용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은 귀순 주민들의 신분 노출과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의 안전을 고려해 구체적 신원과 귀순 경로 등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北 주민 집단 이탈 가능성 주시”“특히 (북한 내) 식량난과 비료 부족이 심각하다. 도시에서도 굶어 죽는 사람이 나온다는 건 심각한 징후다.” 정부 소식통은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런 상황이 몇 달만 계속돼도 주민들의 집단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동향을 예의 주시 중”이라고 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작된 북한의 국경 봉쇄는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2020년 1월 국경을 폐쇄했고, 그해 10월엔 중국과의 육상 무역 통로마저 사실상 폐쇄했다. 올해 초 북한과 중국 간 화물 차량 운송이 일부 재개됐지만 코로나19 이전 교역 수준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포스트 코로나’에 접어든 타 국가들과 달리 북한에선 여전히 코로나 공포증이 있다”며 “방역 의료 체계가 부실한 북한이 국경을 열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의 식량난은 지난해 가뭄에 이어 집중호우까지 이어져 더 심각해졌다고 한다. 주요 곡창지대의 곡물 수확량이 예년의 3분의 2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북한은 지난해부터 밀을 본격적으로 심기 시작했는데 밀 농사마저 제대로 안 돼 식량난이 가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외부 지원으로 받은 식량마저 평양 내 특권층에만 보급돼 지방을 중심으로 주민 불만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보단 음지를 통해 외부 소식을 접하기 쉬운 상황”이라며 “주민들이 국제사회의 북한 식량 지원 소식 등을 접한다면 불만이 증폭되지 않겠느냐”고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北 두 일가족, 6일 밤 서해NLL 넘어 ‘어선 귀순’두 일가족인 것으로 알려진 북한 주민들이 이달 초 어선을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탈북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북한 일가족이 어선을 이용해 귀순한 건 정부 발표 등을 통해 공개된 것을 기준으로 보면 2017년 7월 이후 처음이다. 17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군 당국은 감시 장비를 통해 북한 어선 1척이 6일 밤 NLL을 향해 오는 모습 등 이상 동향을 포착하고 집중 감시에 나섰다. 문제의 어선이 NLL을 넘어 남하하자 군 당국은 즉시 해상으로 병력을 투입한 뒤 항해 중이던 어선에 올라 검문검색을 했다. 정부 소식통은 “어선에는 어린아이들을 포함한 북한 주민 여러 명이 타고 있었다”며 “정확한 수를 밝힐 수 없지만 10명은 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들은 어선에 오른 우리 장병들에게 ‘실수로 표류한 것이 아니다’라며 귀순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7일 새벽까지 귀순 의사를 확인한 뒤 이날 오전 이들을 수도권의 한 군부대로 이송했다. 지난달 15일 북한 경비정이 서해 NL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 사격을 받고 퇴각한 이후 북한군의 NLL 인근 경계 태세가 삼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이유로 취한 국경 봉쇄도 풀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일가족이 NLL을 넘어 귀순한 것은 식량난 등 북한 내부 사정이 그만큼 어렵다는 증거라는 분석도 나온다.6년만에 일가족 목숨 건 귀순… “北 극심한 식량난 때문인듯” 두 일가족 서해 ‘어선 귀순’軍, NLL 넘어온 초기부터 경계작전위장 탈북 가능성 확인후 신병 확보신원-귀순 동기 등 합동신문 진행중… “식량난에 집단 탈북 이어질수도”북방한계선(NLL) 이북에서 수상한 어선 1척이 NLL로 다가오는 모습이 우리 군 감시 장비에 포착된 건 6일 밤이었다. 어선은 곧 NLL을 넘었고, 이후 연평도 좌측으로 향했다고 한다. 이를 포착한 군 등 관계 당국은 병력을 즉시 해상으로 투입해 이들에게 귀순 의사를 확인하는 한편 위장탈북 가능성 등까지 파악한 뒤 7일 새벽 신병을 확보했다. 일가족 단위로 어선을 타고 NLL을 넘어 귀순한 사례는 공개된 사례 기준으로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마지막은 2017년 7월로, 당시 북한 주민 5명이 어선을 타고 동해 NLL을 넘어왔는데 이들 중 일부가 일가족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6월 주민 4명이 동해 NLL을 넘어온 이른바 ‘삼척항 노크 귀순’ 당시 군 당국은 북한 어선이 삼척항에 도착한 뒤 주민들이 어선에서 내려 항구 주변을 돌아다닐 때까지 이를 포착하지 못해 경계 실패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이번엔 어선 포착부터 신병 확보까지 경계 작전 및 귀순 조치 등을 성공적으로 이행했다는 입장이다. ● 6년 만에 일가족 단위로 NLL 넘어 귀순 군경 및 국가정보원 등 관계 당국은 수도권 모처에서 이들에 대한 합동신문을 진행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초기 조사 결과 이들 중 북한 군인은 없었다”면서도 “정확한 신원 파악을 위해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귀순자들은 두 일가족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 간 관계 등을 당국은 확인 중이다. 일가족이 아닌 북한 주민이 귀순 과정에서 어선을 이용해 NLL을 넘어온 건 ‘삼척항 노크 귀순’ 사건이 있었고 같은 해 11월 주민 2명이 어선을 타고 동해 NLL을 넘은 뒤 귀순 의사를 밝혔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이들 2명이 살인 등 중대범죄를 저질러 보호 대상이 아니라며 강제 북송해 논란이 됐다. 문재인 정부 핵심 안보라인 인사들은 이로 인해 이번 정부 들어 줄줄이 기소됐다. 정부 소식통은 “우리 정권이 바뀌면서 강제 북송 등 우려가 사라진 것도 이들이 귀순을 결심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극심한 식량난 속 귀순 가능성극도의 보안 속에 합동신문이 진행 중인 만큼 귀순자들의 신원 및 구체적인 탈북 동기 등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봉쇄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이 목숨을 건 ‘어선 귀순’을 결심한 배경에는 북한 내 극심한 식량난이 자리 잡고 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북한은 군인 1인당 하루 곡물 배급량을 기존 620g에서 580g으로 최근 감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급 순위표 최상단에 있는 군도 일반 주민 수준으로 배급량을 줄일 만큼 식량난이 심각한 것. 북한군 상급 부대에선 최근 식량난으로 인한 주민들의 연쇄 탈북 사태에 대한 우려도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국경 등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굶어 죽는 주민까지 속출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이 평양에 거주하는 일부 특권층을 제외하곤 국제사회에서 지원받은 쌀 등을 지급하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은 더욱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동아일보와 국가보훈처는 두 달 전 한국갤럽에 의뢰해 한미 양국 국민 대상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결과 중 되새겨볼 항목이 있다. 중국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다. 미국인의 64.6%, 한국인의 87.8%가 중국을 ‘비호감’으로 봤다. 중국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비호감이야 최근 다른 조사들에서도 비슷한 결과로 확인됐다지만 개인적으로 놀라운 건 ‘23.2’란 숫자였다. 중국을 비호감으로 느끼는 한국인이 미국인보다 23.2%포인트나 많다는 것. 신냉전 속 미중 갈등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임계치를 넘어서면 핵 확전으로 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 정작 그 갈등의 한복판에 있는 미 대륙에서보다 우리가 중국을 훨씬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이 조사에서 한국인은 북한(84.1%)보다도 중국을 비호감 우선순위에 뒀다. 세대 불문하고 한국인이 중국을 비호감으로 보는 이유는 다양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나 사드 갈등 당시 보여준 중국 정부의 일방적·고압적인 태도, 중국발 황사·미세먼지가 대표적이다. 중국 누리꾼의 혐한 표현, 중국 지도부의 독재·인권 탄압 등도 비호감 요소로 자주 거론된다. 그런데도 정작 관가에선 중국을 ‘왜’ 싫어하는지 몰라 대책 마련이 어렵단 말이 나온다. 한일 관계라 하면 과거사처럼 딱 떠오르는 갈등 요인이 있지만 반중 정서를 증폭시킨 배경은 특정하기 어려울 만큼 복합적이라 풀기 어렵다는 것. 메스를 대야 할 부위를 모르니 관계 개선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할 포인트도 잡기 어렵단 얘기다. 한 고위 당국자는 “국민들의 반중 정서 기저에 중국 정부나 정책이 아닌 중국인 자체에 대한 반감이 깔려 있어 해결이 더 어렵다”고 토로했다. 원인 파악이 안 되는 건 중국 정부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해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젊은이들이 잘못된 정보에 오도돼 (한중 젊은 세대 간) 갈등이 생겼다”면서 “코로나19가 안정되면 민심도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안정된 지금, 양국 국민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관가 안팎에선 윤석열 정부가 한중 관계에 적극적이지 않은 게 중국의 자업자득이란 말도 나온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중국몽(中國夢)에 함께하겠다”고 손을 내밀었지만 돌아온 건 ‘혼밥’ 굴욕이었다. 현 정부가 대중 정책 기조로 ‘당당한 외교’를 내세운 게 결국 중국의 오만함이 부른 당연한 수순이란 반응이 그래서 나온다. 문제는 속도다. 아직 중국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를 계기로 중국 시장은 확실한 성장세다. 좌표는 맞다 해도 속도 조절과 유연함이 필요한 이유다. 미중 외교안보 수장은 최근 만나 8시간에 걸쳐 대화를 나눴다. 미국조차 싸울 땐 싸워도 마지막 안전핀은 꽂아 두고 있다. 80%를 훌쩍 넘는 중국에 대한 비호감 비율은 그래서 더욱 걱정이다. 대중국 정책에 다수를 의식한 정치 논리까지 개입되면 한중 관계의 앞날은 더욱 암울해질지 모른다.신진우 정치부 차장 niceshin@donga.com}

한미일 정상이 19∼21일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안보협력 강화 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정보 공유·위협 탐지 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춘 한미일 안보협의체 신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3월 도쿄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 데 이어 지난달 한미 정상은 워싱턴에서 회담을 갖고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강화 방안인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7일 한일 정상은 다시 서울에서 만났고, 이제는 한미일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3자 안보·경제협력 강화에 속도를 붙이는 것.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히로시마 한미일 정상회담은 최근 이어진 숨가쁜 3국 간 연쇄 회동의 마침표를 찍는 성격”이라며 “특히 안보협력 분야에선 진전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北 미사일 대응 안보협의체 신설 가능성 이번 히로시마 한미일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안보협력 강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아직 (의제와 관련해선) 3국 간에 구체적인 논의를 해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안보협력에 방점이 찍힐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전방위 안보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공동성명이 채택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한미일 정상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3국 정상회담에서도 안보체제 협력을 핵심으로 한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특히 북한이 최근 고체연료 기반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발사하는 등 핵·미사일 위협을 크게 높인 만큼 북한을 규탄하는 메시지도 프놈펜 회담 때보다 수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3국 정상은 프놈펜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관련된 논의도 이번에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한일 정상은 7일 정상회담 이후 이와 관련된 논의가 진전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3국은 미사일의 실시간 공유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다음 달 실무협의체(워킹그룹)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 안팎에선 북한 핵 위협 포착 및 관련 정보를 공유하거나 북한 미사일 탐지 등을 위한 새로운 안보협의체가 이번 3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신설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과거 확장억제 정책을 담당했던 정부 관계자는 “특정 국가 전력이 한반도로 전개되는 것을 넘어 공동으로 위협을 탐지하고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것 역시 확장억제의 한 부분”이라고 했다. 다만 워싱턴 선언에 따라 한미가 출범을 합의한 핵협의그룹(NCG)에 일본이 참여하는 형식의 한미일 확장억제협의체 신설은 이번 3국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NCG도 활성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장 한미일이 이를 직접 거론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했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 NCG는 한미일 3국의 공동 채널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도 7일 한일 정상회담 후 NCG에 향후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中 겨냥 메시지 수위 높아질 듯 이번 3국 정상회담에서 중국에 대한 견제 메시지가 어떻게 나올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3국 정상은 프놈펜 성명에서 “국제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남중국해와 대만 등에서 위협적 행동을 이어간 중국을 겨냥해 비판한 것. 이번엔 대(對)중국 견제 메시지의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심화됐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장기화되면서 신(新)냉전 구도는 더욱 뚜렷해졌다. 그런 만큼 대만 문제 등과 연계해 중국을 규탄하는 3국 정상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미일 정상이 핵심 광물 등 자원을 무기화하는 중국에 대한 비판과 대응 수위를 높이면서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전선 강화 등의 메시지를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7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와 관련해 한국 전문가들로 꾸려진 현장 시찰단 파견에 합의하면서 양자 차원 조사의 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아닌 개별 국가에 시찰을 허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시다 총리의 한국 방문에 동행한 기하라 세이지 관방 부장관은 이날 한국의 시찰단이 23일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당장 다음 달 오염수를 방류할 것으로 알려져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이 오염수에 가장 많이 노출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그런 만큼 정부는 이번 시찰단 파견이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시찰이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 경우 자칫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할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韓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논의 안 돼” 윤 대통령은 7일 한일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라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고려한 의미 있는 조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이 같은 합의 사항을 발표했다.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선 “기시다 총리가 이웃 국가인 한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 역시 “한국에서 (오염수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일본 총리로서 자국민과 한국 국민의 건강과 해양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형태의 방류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찰단 파견은 우리 정부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정부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 국민들의 불안감을 일본 측에 여러 차례 구체적으로 전달했다”며 “회담 준비 때부터 핵심 의제 중 하나로 준비했다”고 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밝혔다. 이 관계자는 “(회담) 의제로 포함되지도 않았고, (정상 간) 논의도 오고 가지 않았다”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가 당면 과제라 양국이 먼저 이(오염수) 문제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3월 한일 정상회담 직후엔 일본 정부와 언론이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규제 완화 등을 거론했다고 보도하면서 국내 여론이 악화된 바 있다. 이에 대통령실은 “(국민 안전과 건강을 해칠 우려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올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부 내부에선 한일이 양자 차원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성 검증에 나설 경우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우려를 둘러싼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염수에 대한 검증이 확실해질수록 수산물 수입에 대한 안전성이 담보될 가능성도 커지고, 국민들도 그만큼 덜 불안하게 여길 수 있다는 것이다. ● “특정 국가에 처음 문 열어” vs “방류 명분 삼을 수 있어”다만 이번 시찰단 파견이 실제 오염수 검증에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정부 소식통은 “일본은 그동안 4번이나 우리가 일본에 찾아가도 문전박대하지 않았느냐”며 “특정 국가에 문을 열고 안전성 검증에 나선 자체가 이례적이고 평가할 만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도 “자료 준비 등을 어떻게 해가느냐가 핵심”이라면서도 “일본이 양해를 구하고 독자적으로 시료를 제공하겠다 하면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일단 오염수를 방류하지 않는 게 가장 좋다”면서 “준비가 안 된 시찰단을 상대로 일본이 형식적인 수준에서 조사에 응한다면 향후 방류 시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간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5일 양국 정부는 최종 입장 조율에 나섰다. 정부는 공식적으론 “한일 정상이 셔틀 외교를 재개한 것 자체가 의의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문제 등 과거사는 물론 안보협력, 방사능 오염수 문제 등 양국 간 민감한 쟁점이 적지 않은 만큼 회담에서 최대한 유리한 성과를 내기 위해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우리 안방에서 회담이 열리는 만큼 일본 입장에서 뭔가 줘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겠지만 우리 역시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며 “안방에서 최소한의 국민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윤 대통령이 직접 주도한 한일 관계 정상화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했다. 7일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기시다 총리가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직접 언급할지 여부다. 기시다 총리는 3월 윤 대통령 방일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선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에 포함된 “식민지배에 대한 통절한 사죄와 반성” 등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겠다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정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과는 일본이 알아서 해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이제는 일본이 응답할 차례”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 것”이라고도 했다. 양국 정부가 회담에 앞서 사과 입장을 조율하거나, 우리가 직접적으로 사과를 요청하지도 않겠지만 일본이 이젠 성의 있는 조치로 화답해야 할 때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한일 정상이 안보협력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낼지도 관심사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한일 정상은 이번 회담에 이어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담도 갖는다. 한일 정상은 이번 회담에선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 등 탐지 기능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한미일 정상회담에선 새로운 안보 협의체 신설 등의 논의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정부 소식통은 “특히 안보 분야에선 이번 회담이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양국 협력을 다지는 ‘징검다리 회담’ 성격도 있다”고 전했다.한일, ‘미래기금’ 규모 확대 공감대… 日 피고기업 참여 관건한일 정상회담 4대 현안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방한으로 12년간 중단됐던 한일 셔틀외교가 재개되면서 한일 정상이 어떤 의제를 논의하고, 메시지를 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국의 설명을 종합하면 한일 간 핵심 현안은 4가지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직접적인 사과 여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안보협력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다. 한일 양국은 이런 현안과 관련해 공통된 인식을 가진 지점도 있지만, 입장이 엇갈리는 부분도 적지 않다.》韓, 기시다 직접 ‘사죄’ 언급 기대… 日, 방한직전까지 입장 고심할 듯 ① 기시다 과거사 사과 앞서 3월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정부 안팎에선 기시다 총리가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에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당시 일본 총리가 밝힌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 등 내용을 직접 언급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역대 내각 입장을 계승한다는 입장만 냈고, 부정적인 국내 여론은 증폭됐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이 다가올수록 대통령실 내부에선 기시다 총리가 “통절한 사죄와 반성”을 직접 밝히는 등 성의 있는 호응 조치에 나설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5일 “미국 등 국제사회 여론도 있는 만큼 일본이 응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의 다른 관계자도 “한일 정상이 미래의 문을 연다고 해서 과거의 문이 닫힌 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정부는 회담에 앞서 일본 측과 사과를 둘러싼 사전 조율 등은 갖지 않을 방침이다. 정부 소식통은 “민감한 이슈를 다루기엔 이번 회담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다”면서 “사과를 하더라도 일본이 자발적으로 하는 모양새가 돼야 더 진정성이 있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기시다 총리의 사과를 바라는 국내 여론을 전하며 일본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도 기시다 총리 방한 직전까지 어떤 입장을 낼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상황에 정통한 한 외교 소식통은 “기시다 내각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한발 더 나아가라는 자국 내 여론은 물론이고 보수 강경 목소리까지 두루 들어보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해득실을 고려해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할 것”이라고 했다. 기시다 ‘미래기금’ 계획 발표 가능성… 韓 “日 성의 보여야”② 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의 핵심은 일본 피고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제철이 배상에 어떤 식으로든 참여하느냐다. 특히 3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가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창설하기로 한 만큼 피고 기업이 이 기금에 공식 참여한다는 뜻을 밝힐지가 관심사다. 다만 기금이 아직 설립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피고 기업의 배상 참여 등이 발표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양국 실무자들 간에 기금 운용 등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일본 측은 기금이 제대로 운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피고 기업 참여 등 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미래 파트너십 기금 운용 계획 등은 발표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일 양국은 기금이 조만간 정식으로 설립되면 참여 기업들을 추가하거나, 기금액을 늘리는 것을 두고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금은 현재 전경련과 경단련이 각각 10억 원만 우선 출연한 상태다. 우리 정부는 피고 기업도 늦지 않은 시점에 참여해 배상에서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본 측은 “피고 기업의 참여 여부는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영역”이라는 뜻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韓 “북핵대응, 한미공조 우선”… 日, 한미일 협의체 원해③ 북핵 대응 안보협력 북한이 최근 한미일을 동시에 겨냥해 노골적인 핵 타격 위협을 이어가는 등 위기를 고조시키면서 한일 간에는 안보협력 강화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도 한일 양국에 안보 공조 수위를 높이자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발신하고 있다. 한미일 안보 결속 강화를 통해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의도다. 이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에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일 양국 간 정보 교류의 정확성·신속성을 확보하고 탐지 기능을 향상시키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보협력을 바라보는 양국의 시선에는 다소 온도 차가 있다. 한국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강화 방안인 ‘워싱턴 선언’이 발표된 만큼 한미 간 협력을 다지는 게 먼저라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1일 조태용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한미일 3국 핵우산 협의체가 신설될 가능성과 관련해 “한미 양자 간 시스템을 갖춰 안정시키고 각론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반면 일본은 새로운 한미일 안보협의체 가동 등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정부 소식통은 “당초 6월로 예상됐던 기시다 총리의 방한과 정상회담이 앞당겨진 것도 일본 측 요청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한미가 안보협력의 결속력을 강화하면서 일본이 조급해졌을 수도 있다”며 “일본은 당분간 한미일 안보협력의 판을 키우길 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日 오염수 안전성, 한일 과학자 공동조사 방안 논의할 듯 ④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한일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과는 별개로 한일 양국 과학자들이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을 함께 재검토하는 등 두 정부 차원의 공동 조사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일본 오염수 문제에 대한 우리 국민의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만큼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이 더 적극적으로 검증에 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IAEA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와 모니터링 계획을 신뢰할 수 있다”는 중간 보고서를 발표했지만 한국이 일본과 가장 인접해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양국 간 추가 검증 등을 해야 한다는 것. 정부 관계자는 “양국이 오염수 공동 조사에 나설 경우 형식적인 검증에 머물진 않을 것”이라며 “양국 간 관련 협의체 창설 등도 가능한 옵션(선택지)들”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IAEA의 검증을 받고 오염수 방류를 진행하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다만 일본도 오염수 문제에 대한 한국 여론이 매우 민감하다는 점을 알고 있어 추가 검증 등의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정부 소식통은 “일본이 오염수와 관련해 한국의 입장을 완전 배제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양국 공동 조사에 나서더라도 일본이 어느 정도 주도권을 쥐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양국의 오염수 추가 공동 검증이 자칫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할 명분만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방한으로 12년간 중단됐던 한일 셔틀외교가 재개되면서 한일 정상이 어떤 의제를 논의하고, 메시지를 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국의 설명을 종합하면 한일 간 핵심 현안은 4가지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직접적인 사과 여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안보협력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다. 한일 양국은 이런 현안과 관련해 공통된 인식을 가진 지점도 있지만, 입장이 엇갈리는 부분도 적지 않다.》韓, 기시다 직접 ‘사죄’ 언급 기대… 日, 방한직전까지 입장 고심할 듯 ① 기시다 과거사 사과 앞서 3월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정부 안팎에선 기시다 총리가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에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당시 일본 총리가 밝힌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 등 내용을 직접 언급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역대 내각 입장을 계승한다는 입장만 냈고, 부정적인 국내 여론은 증폭됐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이 다가올수록 대통령실 내부에선 기시다 총리가 “통절한 사죄와 반성”을 직접 밝히는 등 성의 있는 호응 조치에 나설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5일 “미국 등 국제사회 여론도 있는 만큼 일본이 응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의 다른 관계자도 “한일 정상이 미래의 문을 연다고 해서 과거의 문이 닫힌 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정부는 회담에 앞서 일본 측과 사과를 둘러싼 사전 조율 등은 갖지 않을 방침이다. 정부 소식통은 “민감한 이슈를 다루기엔 이번 회담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다”면서 “사과를 하더라도 일본이 자발적으로 하는 모양새가 돼야 더 진정성이 있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기시다 총리의 사과를 바라는 국내 여론을 전하며 일본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도 기시다 총리 방한 직전까지 어떤 입장을 낼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상황에 정통한 한 외교 소식통은 “기시다 내각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한발 더 나아가라는 자국 내 여론은 물론이고 보수 강경 목소리까지 두루 들어보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해득실을 고려해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할 것”이라고 했다. 기시다 ‘미래기금’ 계획 발표 가능성… 韓 “日 성의 보여야”② 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의 핵심은 일본 피고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제철이 배상에 어떤 식으로든 참여하느냐다. 특히 3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가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창설하기로 한 만큼 피고 기업이 이 기금에 공식 참여한다는 뜻을 밝힐지가 관심사다. 다만 기금이 아직 설립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피고 기업의 배상 참여 등이 발표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양국 실무자들 간에 기금 운용 등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일본 측은 기금이 제대로 운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피고 기업 참여 등 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미래 파트너십 기금 운용 계획 등은 발표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일 양국은 기금이 조만간 정식으로 설립되면 참여 기업들을 추가하거나, 기금액을 늘리는 것을 두고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금은 현재 전경련과 경단련이 각각 10억 원만 우선 출연한 상태다. 우리 정부는 피고 기업도 늦지 않은 시점에 참여해 배상에서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본 측은 “피고 기업의 참여 여부는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영역”이라는 뜻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韓 “북핵대응, 한미공조 우선”… 日, 한미일 협의체 원해③ 북핵 대응 안보협력 북한이 최근 한미일을 동시에 겨냥해 노골적인 핵 타격 위협을 이어가는 등 위기를 고조시키면서 한일 간에는 안보협력 강화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도 한일 양국에 안보 공조 수위를 높이자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발신하고 있다. 한미일 안보 결속 강화를 통해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의도다. 이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에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일 양국 간 정보 교류의 정확성·신속성을 확보하고 탐지 기능을 향상시키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보협력을 바라보는 양국의 시선에는 다소 온도 차가 있다. 한국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강화 방안인 ‘워싱턴 선언’이 발표된 만큼 한미 간 협력을 다지는 게 먼저라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1일 조태용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한미일 3국 핵우산 협의체가 신설될 가능성과 관련해 “한미 양자 간 시스템을 갖춰 안정시키고 각론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반면 일본은 새로운 한미일 안보협의체 가동 등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정부 소식통은 “당초 6월로 예상됐던 기시다 총리의 방한과 정상회담이 앞당겨진 것도 일본 측 요청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한미가 안보협력의 결속력을 강화하면서 일본이 조급해졌을 수도 있다”며 “일본은 당분간 한미일 안보협력의 판을 키우길 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日 오염수 안전성, 한일 과학자 공동조사 방안 논의할 듯 ④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한일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과는 별개로 한일 양국 과학자들이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을 함께 재검토하는 등 두 정부 차원의 공동 조사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일본 오염수 문제에 대한 우리 국민의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만큼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이 더 적극적으로 검증에 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IAEA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와 모니터링 계획을 신뢰할 수 있다”는 중간 보고서를 발표했지만 한국이 일본과 가장 인접해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양국 간 추가 검증 등을 해야 한다는 것. 정부 관계자는 “양국이 오염수 공동 조사에 나설 경우 형식적인 검증에 머물진 않을 것”이라며 “양국 간 관련 협의체 창설 등도 가능한 옵션(선택지)들”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IAEA의 검증을 받고 오염수 방류를 진행하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다만 일본도 오염수 문제에 대한 한국 여론이 매우 민감하다는 점을 알고 있어 추가 검증 등의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정부 소식통은 “일본이 오염수와 관련해 한국의 입장을 완전 배제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양국 공동 조사에 나서더라도 일본이 어느 정도 주도권을 쥐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양국의 오염수 추가 공동 검증이 자칫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할 명분만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7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여름으로 예상되는 일본 오염수 해양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한일 정상이 오염수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문제 등을 회담 의제로 처음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와 언론들이 3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규제 완화 등을 거론했다고 일방적으로 보도하면서 국내 여론이 악화됐다. 이런 가운데 양국 정상의 논의에서 오염수의 안전성에 대한 양국 공동 조사 방안 등 한국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오염수 문제, 의제 바구니에 들어가” 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오염수 문제는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회담 테이블에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상대방(일본 정부)과 최종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그것(오염수 문제)이 주요 의제 바구니에 들어가 있는 건 맞다”고 밝혔다. 정부 다른 관계자도 “현재로선 어떻게든 논의될 가능성이 큰 게 사실”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언론인 여러분이 국민에게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그 부분을 우리가 굳이 현안에서 제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1년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정한 일본은 올여름경 태평양에 방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1년 9월부터 11개국의 원자력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감시단을 구성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다. 한국도 감시단에 포함돼 있다. 일본 현장 조사를 거친 IAEA는 지난달 “일본의 오염수 방류와 모니터링 계획을 신뢰할 수 있다”는 중간 보고서를 발표했다. 기시다 내각은 IAEA의 검증을 받고 오염수 방류를 진행하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일본의 이웃 국가인 한국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할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3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한국이 지리적으로 가깝고 한일 간 여러 정서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오염수 문제에 대해) 한일 간 별도의 과학적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오염수 문제가 논의될 경우 IAEA 검증과는 별개로 한일 양국 과학자들이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을 함께 재검토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정용훈 KAIST 교수는 “일본 측이 IAEA에 제공한 정보가 신뢰할 만한지 재확인하는 차원의 공동 조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 안팎에선 공동 검증과 별개로 한일이 오염수 정화 기술을 공유하는 협의체 창설 등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한일 정상 공동선언은 불투명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일 양국은 안보, 첨단산업, 청년 등 미래세대 협력 등 양국의 주요 관심사에 대해 협의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동 기자회견은 어떤 선언이 나온다고 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7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한일 정상회담 후 양국 정상 간 만찬을 한남동 관저에서 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다. 양국 정상 부인까지 함께하는 ‘홈파티’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찬을 가질 경우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 이어 해외 정상급으로는 윤 대통령의 두 번째 관저 손님이 된다. 윤 대통령은 숯불 불고기와 함께 기시다 총리가 좋아하는 일본술(사케)과 비슷한 청주 등도 대접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번 방일 당시 일본이 윤 대통령이 선호하는 주류를 준비했다”면서 “(이번엔) 기시다 총리가 선호하는 술들을 우리가 준비하는 게 옳지 않나 싶다”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지난해 한미일 정상이 합의한 3국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실무협의체 신설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한미, 미일 양자 간 이뤄지던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 체계를 3국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협의체를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내주 예정된 한일 정상회담으로 한미일 밀착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3국 안보 협력 강화의 핵심 과제인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실무협의체로 기술적 문제 논의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일 3국은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 시스템을 논의, 조율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이를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기술적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갈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달 중으로 한미와 미일이 각각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와 관련한 회의를 갖고 이르면 다음 달 3국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를 진전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자”고 합의한 이후 각국은 여러 실시간 정보 공유 방식을 놓고 실현 가능성 등 기술적 검토를 진행해 왔다. 현재 북한 미사일에 대한 실시간 경보 정보 공유는 3국이 아닌, 미국을 축으로 양자 차원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북한에서 탄도미사일이 발사될 경우 우리 군은 그린파인레이더나 이지스구축함, 공중조기경보통제기(피스아이) 등 탐지자산으로 미사일 발사 지점, 궤적, 속도 등 세부 제원을 파악함과 동시에 이를 미군이 정찰자산 등으로 파악한 정보들과 종합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일본도 이와 유사하게 미군과 실시간으로 미사일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3국 정상의 합의는 사실상 한일 간 단절된 미사일 실시간 정보 공유 차단벽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3국 간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가 구축되면 지구 곡면으로 인한 각국 탐지자산의 탐지 결과 오차를 줄이고, 짧은 시간 내에 북한 미사일에 대한 대응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미사일) 상승 단계, 일본은 하강 단계 탐지에 강점이 있다”며 “3국 정보를 모으는 것만으로도 안보 측면에서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3국 간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는 기존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티사) 등 기존 정보 공유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구축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사는 미 국방부를 매개로 한일 국방 당국이 군사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실시간으로 정보 교환이 이뤄지진 않는다.● 이달 한미일 정상회담서 관련 논의 주목 이달 19∼21일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이 또다시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3국 안보협력 강화 문제도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미사일 대응 현안에서 3국 간 이견이 없는 만큼 정상들은 지난해 11월 프놈펜에서 합의한 미사일 경보 대응을 위한 실시간 공유 등 협력체계를 강화하자고 뜻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면 안보협력 중에서도 탐지 기능 협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