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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경보가 1일부터 ‘경계’ 단계로 낮아졌다. 사실상 ‘엔데믹(풍토병화)’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31일 “3년 4개월 가까이 이어온 비상 대응의 긴 터널을 끝낼 수 있어서 방역 당국의 일원으로서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1일부터 바뀌는 내용을 질의응답으로 정리했다. ―1일 현재 격리 중인 사람은 어떻게 되나. “이날부터 확진자 자가격리는 ‘7일 의무’가 아니라 ‘5일 권고’로 바뀐다. 때문에 기존 격리자도 1일 0시부터는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다. 단, 방역 당국은 진료나 경조사, 시험 등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가급적 집에 머물러 달라고 권고했다. ―확진된 학생도 등교할 수 있나. “확진자 학생이 자가 격리(5일)를 선택해 학교에 나가지 않는 기간은 ‘출석인정 결석’으로 처리된다. 불가피하게 등교한 경우에는 교실에서도 마스크를 늘 착용하고 다른 친구, 선생님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병원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어도 되나. “어떤 기관이냐에 따라 다르다. 간판에 ‘의원’이라고 적힌 대부분의 동네 의료기관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완화된다. 약국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진다. 그보다 큰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요양원 등 감염취약시설에서는 입원·입소자의 안전을 위해 계속 마스크를 써야 한다. 그간 이들 시설에서는 입소자가 가족이나 보호자 등과 면회를 할 때 음식물 섭취가 금지됐지만 1일부터는 허용된다.” ―백신과 치료제는 유료화되나. “올해까지는 누구나 코로나19 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다. 특히 백신 미접종자는 기존에 구형 백신을 2차례 맞아야 했는데, 이제는 개량 백신을 한 번만 맞으면 ‘기초접종’이 완료되는 만큼 되도록 빨리 접종하는 것이 좋다. 50세 이상,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 확진자에게 처방되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도 올해까지는 무료로 제공된다. 내년부터는 백신과 치료제 모두 일부 환자 본인부담금이 생길 전망이다.” ―격리 의무가 없어지면 격리자 생활지원비도 없어지나. “중위소득 이하 가구에 지급되는 10만 원(1인 가구 기준)의 생활지원비는 당분간 유지되는데, 지원비를 받으려면 보건소에 ‘격리참여자’로 등록해야 한다. 확진 이후 보건소에서 받은 문자메시지에 기재된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에 접속하거나, 보건소에 직접 전화해 신청하면 된다. 확진된 직원에게 유급 휴가를 제공한 30인 미만 사업장에 하루 4만5000원 지급되던 유급 휴가비 지원 제도도 유지된다.” ―확진자 수 집계도 중단되나. “집계 자체는 계속되지만 지금처럼 방역 당국이 매일 아침 전날 확진자 수를 발표하지는 않고 일주일 단위로 모아서 발표한다.” ―코로나19 유행은 끝났다고 생각하면 되나. “아니다. 3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만4411명으로, 아직도 하루 2만 명 안팎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일상적인 체계 안에서 코로나19 유행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게 방역 당국의 판단이다. 다만 방역 당국은 앞으로도 심각한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하는 등 변수가 생긴다면 다시 대유행이 찾아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엔 다시 위기 경보가 ‘심각’으로 상향될 수도 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2021년 5월 23일은 이상준 씨(48)에게 ‘인생 2막’이 열린 날이다. 마약 중독자였던 그는 그날 서울 영등포구 중앙중독재활센터의 문을 처음 두드렸고, 이후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자조 모임에 참여하면서 이 씨는 30년 넘게 자신을 옭아매 온 마약의 굴레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최근 단약(마약 복용 중단) 2주년을 맞은 그는 현재 센터에서 중독 회복 강사 양성 교육을 받으며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거듭나고 있다. 경찰청이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마약사범 1만2387명 중 절반(49.9%)인 6178명이 재범자였다. 마약 범죄 재범률을 낮추고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단순히 마약사범을 적발, 처벌하는 수준을 넘어 체계적 재활 프로그램이 작동해야 한다. 하지만 이 씨처럼 중독재활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정부 지원으로 운영되는 중독재활센터가 전국에 2곳뿐이기 때문이다.● 중독재활센터 전국 2곳뿐… 비수도권 소외 정부 재원으로 운영되는 중독재활센터는 중독자의 상황에 따라 심리 상담, 단약 동기 상담 등 맞춤형 회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센터에선 중독자의 가족을 위한 상담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회복자들끼리 모임을 가지면서 서로 지지하는 자조 모임도 이곳에서 운영된다. 동아일보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독재활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사람은 815명이다. 이 중 수도권 거주자가 전체의 69%(562명)를 차지했다. 비수도권 거주자 중에서는 69.6%(176명)가 경남권(부산·울산·경남)에 사는 사람이었다. 중독재활센터가 서울(중앙)과 부산(영남권)에만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반면 이 외 지역은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중독재활센터에 등록한 마약 회복자 중 광주·전남 지역에 사는 사람는 4명에 불과했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 지역에서 확인된 마약 사범은 적발된 것만 778명에 이른다. 마약을 투약했지만 적발되지 않은 사람의 비율, 즉 ‘암수율’이 29배에 이른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지역에서 재활이 필요한 마약 중독자는 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젊어지는 중독 환자… 절반 이상이 2030 전문가들은 국내 마약 중독자의 연령대가 점차 젊어지고 있으며, 고학력자 비율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진단한다. 가톨릭대가 보건복지부 의뢰로 2009년 수행한 ‘마약류 중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마약류 중독자 중 2030 청년층은 27.7%에 불과했다. 그런데 2021년 실태조사에선 2030의 비율이 2배에 가까운 53.7%로 늘었다. 같은 기간 마약 중독자 중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의 비율도 12.8%에서 29.1%로 늘었다. 역시 중앙중독재활센터에서 회복 강사 양성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20대 후반 김상필(가명) 씨도 이러한 ‘젊은 고학력 중독자’ 중 하나였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그는 21세 때 지병으로 인한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처방받기 시작한 오피오이드(펜타닐, 모르핀 등 마약성 진통제)에 중독되고 말았다. 센터를 찾기 전까지 4년 동안 하루도 약을 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는 김 씨는 “센터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마약 부작용으로 이미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 김혜린 과장은 “요즘 마약 중독 문제를 겪는 사람은 번듯한 직장에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분들은 센터가 집이나 직장에서 멀면 도저히 다닐 수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마약 중독자 추세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중독재활센터를 전국 곳곳에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식약처 “17개 시도에 1곳씩 확충 목표”정부도 마약 재활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7월 충청권(대전)에 세 번째 중독재활센터를 열기로 했다. 충청권 중독재활센터는 청소년 마약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최근 경향을 반영해 청소년 중심 센터로 운영될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전국 17개 시도에 1곳씩 중독재활센터를 운영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센터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운영 중인 센터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앙중독재활센터의 경우 상담 프로그램 운영 첫해인 2018년 99명이었던 한 해 등록자 수가 지난해 626명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상담사는 여전히 박영덕 센터장을 포함해 3명뿐이다. 박 센터장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은데 인력이 부족한 탓에 1명이 프로그램 딱 1개씩에만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중독재활센터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정신보건복지센터가 전국에 69곳 있다. 중독자들이 입소해 공동생활을 하며 재활하는 다르크(DARC·Drug Addiction Rehabilitation Center)도 10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독재활센터와 다르크를 합쳐도 6곳뿐인 한국에 비하면 30배에 가까운 재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방역 당국의 통계 작성 이후 가장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독감 유행은 초중고교 개학 직후인 3, 4월에 정점을 찍고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올해는 여름을 눈앞에 둔 5월 말까지도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2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셋째 주(14∼20일) ‘독감 의사환자 분율’은 25.7명이다. 질병청은 의료기관을 찾는 외래 환자 1000명당 ‘38도 이상 발열’과 인후통, 기침 등 독감 의심 증세를 보이는 환자의 비율을 집계해 독감 유행 규모를 파악한다. 이를 ‘독감 의사환자 분율’이라고 한다. ‘25.7명’이란 수치는 질병청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0년 이후 같은 시점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통상 5월 셋째 주의 독감 의사환자 분율은 ‘5명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 번째로 의사환자 분율이 높았던 2019년 5월 셋째 주(11.3명)와 비교해도 올해는 2배 이상으로 독감 의심환자 수가 많다. 특히 최근 독감은 초중고교생 사이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고교생(13∼18세)의 경우 5월 셋째 주 의사환자 분율이 52.6명, 초등생(7∼12세)은 49.1명에 이른다. 이는 올해 독감 유행주의보 발령 기준(4.9명)의 10배에 이르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 해제가 독감 환자 증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독감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아 국민들의 ‘자연 면역’이 떨어진 상태에서 방역수칙이 해제되자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독감 유행은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3월 넷째 주(19∼25일)를 기점으로 급증세로 돌아섰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현재 고등학교 2학년생이 대학에 입학하는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이 적어도 351명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추가로 확보되는 의사 인력 일부를 비수도권 병원이나 필수의료 분야에서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근무하게 하는 ‘지역의사제’ 도입도 검토된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4일 제9차 의료현안 협의체에서 의대 정원 확대를 본격 논의한다. 2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의대 정원에 대해 복지부는 현행 3058명에서 약 500명 늘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에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지만, 의약분업 이후 줄어든 351명을 증원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2000년 의약분업을 계기로 2004∼2007학년도에 걸쳐 351명을 감축했는데 이를 원상 복구시키는 것까지 반대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 의협 내부 분위기다. 복지부와 의협은 늘어난 의대생 중 상당수를 비수도권 거점 대학 등에 배치하고 해당 지역에서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근무하게 하거나, 흉부외과 등 수술 의사 전문과목에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단순히 배출 의사 수만 늘려서는 필수의료 붕괴를 막을 수 없다는 데 양측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그간 의대 정원 확대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2020년 7월 문재인 정부는 의대 정원을 400명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의협 등이 집단 휴진에 돌입하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될 때까지 이를 보류하기로 했다. 하지만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급증하는 데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사실상 의협 등의 손을 들어주자 의료계에서도 ‘더 이상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 요구에 응하는 대신 5년마다 의료 수요를 다시 평가해 의대 정원을 늘리거나 줄이는 방안을 복지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복지부도 이에 화답해 ‘의사 수급 평가 위원회’(가칭)를 꾸리고 필요한 의사 수를 과학적 근거로 평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심의, 의결할 방침인 가운데 간호 단체와 의사 단체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의료계 갈등 확대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당정의 설명에도 보건의료계 직역 갈등이 ‘2라운드’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대한간호협회는 15일 보도자료에서 “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가 악의적이고 근거 없는 흑색선전에 근거해 간호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를 공식화했다”고 비판했다. 간협은 간호법 제정이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한 내용이 맞으며, 간호법이 ‘의료체계 붕괴법’이라는 당정의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간협은 “거부권이 행사될 경우 사상 초유의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간협은 이른바 ‘진료 보조 인력(PA)’ 간호사가 업무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PA 간호사는 주로 종합병원급 이상의 큰 의료기관에서 처방이나 수술 등 의사 업무의 일부를 대신하는데, 간호사는 의료법상 이런 업무를 수행할 근거가 없다. 전국에 PA 간호사가 1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이들이 일손을 놓게 되면 의료 현장 혼란이 불가피하다. 한편 당정이 사실상 손을 들어준 대한의사협회 등 보건복지의료연대 측도 17일 총파업가능성을 닫지 않고 있다. 당정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는 ‘의사 면허 취소법(의료법 개정안)’에 대해선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의료연대는 16일 오후 총파업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이 법이 적용되지 않는 보건복지의료연대의 다른 직역들과 필수·응급의료의 핵심 인력인 전공의들은 파업 동참에 미온적인 분위기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15일 “PA 간호사분들이 환자 곁을 계속 지켜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며 “(보건복지의료연대가 총파업에 나설 경우) 법과 매뉴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의료인이 파업에 나설 경우 정부는 ‘업무개시 명령’을 발동할 수 있다. 한편 여야는 이날도 설전을 이어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의료직역 간 대립과 갈등을 뻔히 예상하면서도 특정 의료직역을 일방적으로 편들어 대립과 갈등을 심화시켰다”고 말했다. 반면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간호법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공약으로 표를 얻고 이제는 ‘의료체계 붕괴법’이라며 압박하는 분열 정치는 위험하기 짝이 없다”고 받아쳤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선언과 함께 확진자의 격리 의무를 권고로 전환하는 등의 방역 완화 방안을 발표한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 발생 이후 약 3년 4개월 만에 코로나19의 끝이 보이는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다음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는 또 다른 신종 감염병, 이른바 ‘감염병X’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신종 감염병 발생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극복 경험을 바탕으로 감염병X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짧아지는 신종 감염병 발생 주기 국내외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감염병X는 예상보다 일찍, 코로나19보다 더 큰 규모로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신종 감염병은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다. 국내 첫 환자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주기가 6년 2개월→6년→4년 8개월로 짧아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겪은 세대가 다시 팬데믹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지구는 감염병이 퍼지기에 유리한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간이 동물의 서식지를 계속 침범하고 있어 인수공통 감염병 발생과 확산이 쉬워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미국 싱크탱크인 글로벌개발센터는 “다음 팬데믹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며 앞으로 25년 안에 코로나19만큼 치명적인 팬데믹이 발생할 가능성이 최대 57%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최장 기간 ‘등교 중지’ 후유증 커 정부가 자랑하는 낮은 코로나19 사망률 등의 방역 성과는 아이들의 ‘배울 권리’를 희생한 결과이기도 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2020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이 학교를 폐쇄한 기간은 79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한국보다 더 오랜 기간 학교를 폐쇄한 곳은 멕시코(81주)뿐이다. 학생들은 설령 감염돼도 크게 위험하지 않다는 게 밝혀진 이후에도 한국은 코로나19 지표가 나빠지면 손쉽게 학교 문을 닫았다. 이로 인해 소득에 따라 학력 및 건강 격차가 벌어지는 등 후유증이 남았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래 세대에게 중대한 문제를 이렇게 조치할 수밖에 없었던 건지, 다시 팬데믹이 오기 전 논의와 정확한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해관계자들이 의사 결정에 함께 참여하는 ‘참여형 거버넌스’를 미리 정비하고 학교 문을 불가피하게 닫을 때를 대비한 돌봄 시스템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기 시스템, 중환자 병상 확보가 핵심 전문가들은 감염병X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에 따라 과거 상하수도 시설을 개선해서 장티푸스, 콜레라 등 수인(水因)성 감염병을 예방했듯 ‘깨끗한 실내 공기’를 만들어야 호흡기 감염병을 막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깨끗한 실내 공기를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환기다. 환기를 하면 깨끗한 새 공기가 들어오고 바이러스에 오염된 공기는 밖으로 빠져나간다. 환기를 자주, 오래 할수록 호흡기 감염병에 걸릴 위험이 줄어들지만 지금껏 환기의 중요성이 등한시됐다. 배상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작은 건물에도 냉난방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처럼 환기 시설도 마찬가지”라며 “현재 건축법상 환기 시설 설치가 의무인 다중이용시설 대상이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병상 준비도 중요하다. 방역 당국은 ‘의료 여력’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 단계를 조정했다. 의료 여력의 핵심은 중환자를 입원시킬 병상이 몇 개나 비어 있는지였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날 때마다 병상 동원령을 내렸지만 차출된 병상은 늘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시설과 장비가 있어도 중환자를 돌볼 수 있는 숙련된 의료인력은 갑자기 구할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2020년 기준 국내 인구 10만 명당 중환자 병상은 10.6개로 OECD 평균(12개)에도 못 미친다. ● 아프면 쉴 권리 제도화해야 코로나19 유행 시기 아프면 쉬는 문화의 중요성이 강조됐지만 이 문화는 아직도 정착하지 못했다. 감염된 채 외부 활동을 할 경우 전염병 확산도 빨라진다.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등 6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상병수당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근로자가 업무와 관련 없는 병이나 부상으로 쉬어도 수당을 지급해 ‘아프면 쉴 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까지 상병수당 총지급액은 35억5400만 원에 그쳤다. 상병수당에 배정된 분기별 예산이 약 45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예산 대비 지급률이 26%에 그친다. 질병청은 3월 “격리 의무를 해제하되 병가 활용, 출석 인정 등 아프면 쉬는 문화 활성화를 위해 사업장과 학교 등에 자체 지침 마련 및 시행을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간의 자발적 참여에만 기댄다면 한계가 명확하다. 중소·영세기업이 직원에게 병가를 줄 경우 정부가 사업장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극심한 직역 갈등을 불러일으키며 ‘의료 대란’ 우려까지 유발한 간호법 제정안이 기본 서식에서부터 오류가 있는 채로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국회 사무처 직원들이 뒤늦게 오류를 발견해 수정했지만, 이 법이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돼 본회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심사가 허술하게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가 된 조항은 간호법의 적용 대상인 간호사와 전문간호사, 간호조무사의 개념을 정의한 제2조다. 여기서 간호법은 간호사를 ‘제4조’에 따른 면허를 받은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 전문간호사와 간호조무사는 각각 ‘제5조’와 ‘제6조’에 따른 자격 인정을 받은 사람으로 규정했다. 그런데 제2조의 내용과는 달리 실제 간호사 면허에 관한 내용은 제4조가 아닌 ‘제3조’에 있다. 전문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자격 인정에 관한 내용도 각각 제5조와 제6조가 아닌 ‘제4조’와 ‘제5조’에 있다. 이 법의 ‘앞과 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 특히 제5조는 간호조무사에 대한 학력 차별 논란이 있는 핵심 쟁점 조항이다. 이 같은 오류를 지닌 채 발의된 간호법 제정안은 지난해 5월 17일 야당 주도로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이후 법안의 완결성과 오류 여부를 검토하는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회부됐다. 법사위는 두 차례 회의에서 이 법안을 검토했지만 “무조건 통과”를 외치는 야당과 이에 반대하는 여당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졌을 뿐 법안 오류는 잡아내지 못했다.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야당은 2월 9일 복지위에서 간호법을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해 바로 본회의에 회부시켰다.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서도 오류가 있는 법안을 그대로 가결시켰다. 여야가 정쟁에 매몰돼 정작 중요한 법안 심사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날 가결된 간호법은 4일 정부로 이송됐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의결된 법안을 정부에 보내기 전 오류가 발견돼 바로잡은 후 보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가결된 법안을 확인할 수 있는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홈페이지에는 5일까지도 ‘틀린’ 법안이 그대로 남아 있다. 법학계에선 이번 해프닝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소한 실수로 볼 수 있지만, 국회가 ‘핵심 업무’인 입법 활동에서 오류를 냈다. 국회, 나아가서는 정치 자체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세계보건기구(WHO)가 5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내린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해제했다. 2020년 1월 30일 코로나19 PHEIC를 선언한 지 3년 3개월여 만이다.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날 비상대책위원회가 15번째 회의를 열고 비상사태 종식을 선언할 것을 권고해 그 충고를 받아들였다”며 “큰 희망을 가지고 코로나19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종식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방역 당국도 방역 추가 완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이날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방역 당국은 다음주 후반 위기평가회의를 열고 방역을 추가로 완화하는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추고 확진자 격리 의무도 7일에서 5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방역 당국은 7월부터는 확진자 격리 의무를 없애고 마스크 착용 의무도 전면 해제할 계획이다. 코로나19 법정 감염병 등급은 현재 2급에서 인플루엔자(독감) 같은 4급으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내년 코로나19 관련 모든 방역 조치를 폐지하는 ‘완전 엔데믹(풍토병화)’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WHO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7억6500만 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되며 사망자는 약 700만 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사망자가 2000만 명에 이를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망자는 2021년 1월 주당 10만 명을 기록하며 정점에 올랐으나 지난달 말 3500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극심한 의료계 직역 간 갈등을 불러일으키며 ‘의료 대란’ 우려까지 유발한 간호법 제정안이 기본 서식에서부터 오류가 있는 채로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지난해 5월 이 법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를 통과한 뒤 2월 ‘패스트트랙’으로 본회의에 회부될 때까지 8개월 넘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오류가 수정되지 않았고, 결국 지난달 27일 야당 주도로 본회의까지 통과했다. 국회 사무처 직원들이 뒤늦게 오류를 발견해 수정했지만, 이 법이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돼 본회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심사가 허술하게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앞뒤 안 맞는’ 간호법 문제가 된 조항은 간호법의 적용 대상인 간호사와 전문간호사, 간호조무사의 개념을 정의한 제2조다. 여기서 간호법은 간호사를 ‘제4조’에 따른 면허를 받은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 전문간호사와 간호조무사는 각각 ‘제5, 6조’에 따른 자격인정을 받은 사람으로 규정했다. 그런데 제2조의 내용과는 달리 실제 간호사 면허에 관한 내용은 제4조가 아닌 ‘제3조’에 있다. 전문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자격인정에 관한 내용도 각각 제5, 6조가 아닌 ‘제4, 5조’에 있다. 이 법의 ‘앞과 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 제28조 1항에도 ‘제4조에 따른 간호학을 전공하는 대학’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 또한 ‘제3조에 따른’을 잘못 쓴 것이다. 특히 간호조무사의 자격을 서술한 제5조는 간호조무사에 대한 “학력 차별” 논란이 있는 핵심 쟁점 조항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간무협)와 정부는 이 조항이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딸 수 있는 사람을 ‘고졸’로 제한해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을 역차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간호법 제정안은 김민석 서정숙 최연숙 의원 등이 대표 발의한 3개의 법안을 반영해 만든 대안이다. 기존 원안들에는 ‘다른 법률과의 관계’를 규정한 제3조가 있었고, 이때는 각 직역의 자격 기준에 대한 내용이 제4~6조가 맞았다. 복지위가 대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제3조가 빠지면서 뒷 조항들의 번호가 하나씩 당겨졌는데, 제2조에선 이 변화가 반영되지 않은 탓에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패스트트랙 오르며 ‘부실 심사’한 듯 간호법 제정안이 복지위를 통과한 건 지난해 5월 17일이다. 당시 복지위에선 야당 주도로 이 법을 통과시켰고, ‘체계·자구 심사’를 하는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회부됐다. 체계·자구 심사란 법안의 완결성을 검토하고, 오류가 있을 경우 이를 수정하는 절차다. 법사위는 올해 1월 16일과 2월 22일, 두 차례 회의를 통해 이 법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앞뒤가 다른’ 오류를 잡아내지 못했다. 법사위 전문위원이 올린 체계·자구 검토보고서에도 이 오류에 대한 지적은 없었다. 법사위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야당은 2월 9일 복지위에서 간호법을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해 바로 본회의에 회부시켰다. 간호법 제정 과정에 대해 잘 아는 한 국회 관계자는 “법사위 1월 회의에선 간호법을 ‘법안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법안심사 제2소위원회로 넘길지 말지가 쟁점이었고, 2월 회의는 이미 간호법이 ‘패스트트랙’으로 본회의에 넘어간 후여서 큰 의미가 없었다”고 전했다. 여야 의원들이 간호법을 통과시키느냐, 막느냐를 두고 힘겨루기만 하다 정작 중요한 법안 심사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날 가결된 간호법은 4일 정부로 이송됐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의결된 법안을 정부에 보내기 전 명백한 조문 인용 오류가 발견돼 바로잡은 후 보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가결된 법안을 확인할 수 있는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홈페이지에는 5일까지도 ‘틀린’ 법안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한편 법사위 체계·자구 검토보고서에선 △이 법에 쓰인 ‘의료기관’의 정의를 명확히 할 것 △간호조무사협회를 ‘설립할 수 있다’가 아닌 ‘설립한다’로 고칠 것 등의 지적이 나왔지만, 이 지적은 법안에 반영되지 않았다.“정치 불신 증폭 우려,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국회 사무처가 의원들의 실수를 바로잡으면서 큰 문제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법학계에선 이번 해프닝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어떻게 보면 사소할 수 있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국민을 대신해 입법을 하는 국회가 ‘핵심 업무’인 입법 활동에서 오류를 냈다. 국회, 나아가서는 정치 자체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간호법 통과를 밀어붙여 온 야당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충분한 숙의 과정이 법안 심의 때부터 이뤄졌다면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간호법 통과를 정쟁이 요소로 볼 것이 아니라, 각 조문이 의료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의미를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지운기자 eas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서울 노원구에 사는 40대 김모 씨는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검사비로만 18만 원을 썼다. 초등생 막내아이를 시작으로 네 자녀가 고열 증세를 보이더니, 자신과 남편까지 같은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동네 의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온 가족이 ‘A형 독감’ 양성 판정을 받았다. 독감 검사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1인당 3만 원을 냈다. 반면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를 처방받는 데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1인당 7000원밖에 내지 않았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 ‘봄 독감’이 빠르게 퍼지자 “독감 검사비가 부담된다”며 건강보험을 적용해 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반면 독감 검사 수요가 폭증하는 등 건강보험 재정이 낭비될 우려가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1인당 3만 원 부담… “건보 적용해야”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주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 수는 23명으로 집계됐다. 올봄 ‘독감 유행주의보’ 발령 기준(4.9명)의 5배에 가깝다. 초등생(만 7∼12세)은 이 수치가 43.1명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독감 검사를 받는 환자도 급증했다. 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RAT)와 비슷하게 이뤄진다. 면봉으로 콧속에서 검체를 채취해 검사 키트에 떨어트리면 10∼15분 안에 결과가 나온다. 검사료는 통상 3만 원 안팎.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검사를 제외하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자녀가 있는 가정은 가족들이 한 번 검사를 받으면 그 비용만 10만 원 안팎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부담이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A 씨는 “치료약은 건보 적용이 되는데 그 약을 처방받기 위한 검사비는 비급여라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검사 결과가 양성인 경우에 한해서라도 건보 적용을 해주는 게 맞다”고 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타미플루는 드물지만 환각 등 부작용이 보고되는 약이기 때문에 처방 전 검사가 요구된다”며 건보 적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 반대 측에선 “건보 재정 낭비” 우려건보 적용을 반대하는 쪽에선 비용은 큰 반면, 효과는 낮은 정책이라고 주장한다. 환자 부담금이 줄면 가벼운 감기 증상에도 사람들이 독감 검사를 받으려 할 것이고, 불필요한 건보료 지출로 이어질 수 있다. 한정된 건보 재정을 상대적으로 가벼운 병인 독감 검사에 추가 투입하기보다 중증, 응급 등 위중한 환자를 위한 ‘필수의료’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지적이다. 동네 의원급 병원들도 건보 적용에 반대하는 분위기다. 급여화했을 때 수가(건강보험을 통해 병원에 지급되는 돈)가 지금 검사료보다 크게 깎일 가능성이 크고, 이는 병원 수입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현재로선 독감 검사 급여화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독감 유행주의보 발령 기간에는 65세 이상 고령자와 9세 이하 어린이 등 ‘고위험군’은 검사를 받지 않고 의심 증상만 있어도 타미플루 처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타미플루는 독감 환자의 중증 악화를 막아주는 약”이라며 “건강한 젊은층 등 저위험군은 굳이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고 치료약도 일반 감기약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대통령실이 지난달 27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부분 파업에 나서는 등 간호법으로 인한 의료계 직역 간 갈등이 의료대란으로 번질 조짐이 보이자 거부권 행사로 기울고 있는 것.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일 “간호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이 대통령실 내부에서 커지고 있다”며 “직역 간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어 재의요구권 행사 기준에 해당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초 대통령실은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엔 매우 조심스러운 기류였다. 간호법을 여야 합의 없이 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지만, 윤 대통령이 지난달 양곡관리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상황에서 잇따른 거부권 행사가 국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7일 총파업을 예고한 의협,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 13개 보건의료 단체가 이날 연가 투쟁에 나서는 등 의료 현장의 파행이 현실화하면서 대통령실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한 대통령실 참모는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상황까지 번진다면 정부 입장에선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를 통과한 간호법은 4일 정부로 이송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정부로 이송된 날부터 휴일을 제외한 15일 이내에 간호법을 공포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이 기간 동안 여야가 중재안을 바탕으로 간협과 다시 협의해 거부권 행사와 동시에 새로운 간호법 입법을 예고하는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법을 둘러싼 갈등의 핵심은 간호사가 일하는 영역을 기존 의료기관에 더해 ‘지역사회’로 확대한 데 있다. 의협은 “간호사가 헬스케어센터 등을 단독 개원할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간협은 “의료법상 의사만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돼 있어 확대해석은 억지”라고 반박하고 있다.대통령실 “간호법 갈등에 국민 피해 우려… 거부권 대상 해당” 尹, ‘간호법 거부권’ 행사 가닥“의료 현장과 조율”서 입장 변화, 의협 등 연가투쟁 돌입… 갈등 폭발잇단 거부권 부담… 與, 새 법안 검토‘간호사 업무 범위’ 쟁점 조정이 핵심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 신중한 입장이던 대통령실이 거부권 행사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의사와 간호사 간 직역 갈등이 파업 등 집단행동으로 이어져 의료계 대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초 대통령실은 지난달 말 간호법이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강행 처리된 뒤에도 줄곧 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며 “의료 현장과 조율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후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간무협) 등이 3일과 11일 연가투쟁을 예고하고, 17일엔 연대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하면서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 “거부권 행사하고 새 간호법 처리” 3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간호법은 더불어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고 이해관계가 엇갈려 직역(職域) 간 갈등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는 법안이라 거부권 행사 대상에 해당한다”며 “의료계 현장에서 결론이 나지 않으면 재의 요구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 입장에서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연이어 거부권을 행사하기엔 “국회 입법권을 무시한다”는 비판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첫 거부권을 행사했고 앞으로도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 3조 개정안), 방송법 등 야당 주도의 법안에 대해 거부권 카드를 꺼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 여당은 야당 및 대한간호협회(간협)와 추가로 논의를 거쳐 새로운 간호법 제정안을 입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강행 처리된 간호법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대신 여당이 야당과 협의해 새 법안을 내는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정이 냈던 중재안을 바탕으로 야당, 간호협회와 다시 협의할 예정”이라며 “여야가 서로 타협해서 새 법안을 처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핵심 쟁점은 ‘간호사 업무 범위’ 의협과 간무협 등 13개 의료계 직역단체가 연합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각각 다른 배경에서 간호법 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의협은 간호법이 제1조에서 간호사가 일하는 영역을 의료기관과 ‘지역사회’로 규정한 탓에 “간호사가 의사 없이 단독 개원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간호사가 의사 없이도 ‘헬스케어 센터’ 등을 열어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 대한응급구조사협회와 대한임상병리사협회 등 의료계 소수 직역 단체들도 ‘지역사회’라는 단어 때문에 엑스레이 촬영이나 응급구조 등 기존 자신들의 업무 영역이 간호사에게 침해당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간협은 “가짜 뉴스”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간호법상 간호사의 업무는 ‘의사의 지도하에’ 수행하는 진료의 ‘보조’라고 명시돼 있기 때문에 단독 개원이나 타 직역 업무 침해는 불가능하다는 논리다. 간무협은 “간호법은 고학력자가 간호조무사가 되는 것을 막는 차별적 법안”이라는 입장이다. 간호법상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 자격은 ‘특성화고 간호 관련 학과 졸업자 또는 학원의 간호조무사 교습과정 이수자’로 돼 있다. 이에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이 간호조무사가 되는 걸 막는 ‘학력 상한’이 존재한다는 것이 간무협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간협은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라 해도 별도의 교육 과정을 거친 경우엔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 자격이 생기므로 차별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간호법 제정안의 국회 통과에 반발하는 의사단체 등이 3일과 11일 연가투쟁 등 집단행동에 나선다. 간호법 재논의(거부권 행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7일에는 연대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당장 ‘의료 대란’이 일어나진 않겠지만 간호법 거부권 행사를 압박하면서 의원→중소병원→대형병원 순으로 파업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 3일 연가투쟁 돌입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간무협) 등 13개 보건의료 관련 단체로 구성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쟁 로드맵’을 발표했다. 박명하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오후 전국 각 시도에서 ‘간호법·면허박탈법 강행 처리 더불어민주당 규탄대회’를 개최하겠다”며 “이를 위해 각 직역들이 소속 의료기관에 연가를 내거나 기관 차원에서 단축 진료를 시행하는 등 집회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당장 3일 국민들이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데 큰 불편이 생길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투쟁 로드맵이 지난 연휴(4월 29일∼5월 1일)에 정해진 뒤 이튿날인 2일 발표된 만큼 의료기관의 참여율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이 의협 비대위의 설명이다. 의협 비대위 관계자는 “3일 연가투쟁은 주로 의원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연가투쟁이 예정된 11일에는 의료기관 이용에 불편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의협 비대위 관계자는 “11일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의원과 중소병원을 중심으로 문을 닫아달라고 독려할 생각”이라며 “(3일이) 간호조무사 중심이라면 11일은 의료기관 원장들도 함께해 달라는 쪽으로 권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17일 연대 총파업이 현실화되면 환자들의 큰 불편이 우려된다. 중환자실과 응급실 등 필수의료 분야의 ‘핵심 인력’인 전공의도 이때까지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단체행동에 동참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간호사 처우 개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의 간호법이 (통과되면) 앞으로 대리 수술, 대리 처방이 합법적으로 승인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도 일단 총파업에 동참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의료 현장 지켜달라” 요청보건복지의료연대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가 열리는 9일과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은 4일 정부로 이송될 예정이다. 대통령은 간호법을 이송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공포하거나 이의가 있으면 이의서를 첨부해 국회로 되돌려 보내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는 그 법률안을 재의에 부치고,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일 경우 재의결된다. 거부권이 현실화되면 간호법 제정에 찬성하는 대한간호사협회(간협)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다만 간협은 거부권이 행사되더라도 파업으로 맞대응하지는 않겠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2일 제3차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보건의료인 여러분께서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의료 현장을 지켜달라”며 “휴진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복지부는 지방 의료원, 보건소, 보건지소 등을 통해 환자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할 방침이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정부가 전국 주요 국립대 병원의 소아 담당 의료진 증원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서울대 어린이병원 등 10개 국립대 병원에서 소아 담당 의료진이 얼마나 추가로 필요한지를 조사했다. 서울대 어린이병원은 의사와 간호사 등 인력 156명이 더 필요하다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충원 규모는 관련 부처와 기획재정부 간의 협의를 거쳐 확정된다. 어린이 진료는 주요 필수의료 분야 중에서도 병원 입장에서 적자가 가장 심한 분야다. 성인 환자를 볼 때보다 환자당 의료진이 더 많이 필요한 반면에 수가(건강보험으로 병원에 지급되는 진료비)는 낮게 책정돼 있기 때문이다. 중증, 희귀난치성 질환을 가진 어린이가 가장 많이 찾는 서울대 어린이병원의 경우 연간 적자가 1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1월 내놓은 필수의료 지원 대책에 어린이병원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정부 재원으로 보전해주는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사후보상 시범사업’과 입원 진료 수가 개선 등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만성적인 어린이병원 인력난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호소가 많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2월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방문했을 당시 인력을 충원해 달라는 건의가 있었고, 이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간호법 제정안이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간호사와 의사의 갈등이 ‘의료 대란’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간호법 제정안에 반대해 온 의료계 직역단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의협과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간무협) 등 13개 의료계 직역단체가 연합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간호법 제정안 통과 직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과 대한간호협회(간협)를 규탄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간협은 정부와 여당이 제안한 중재안을 일고의 고려도 하지 않은 채 원안만 고집함으로써 (간호법 제정이) 직역 이기주의임을 명백하게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간호법과 함께 야당 주도로 통과된 일명 ‘의사 면허 박탈법(의료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13개 직역단체장들은 이날부터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의사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시점은 다음 달 중순이 될 전망이다. 의협은 다음 달 9일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지까지 지켜본 뒤 회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의협은 최근 회원 설문조사에서 83%가 파업에 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의협은 또 다음 달 1일 전국 동시다발 집회, 2일 용산 대통령실 앞 집회를 예고했다. 간호조무사 단체는 의사단체보다 먼저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간무협은 다음 달 초부터 회원들이 연가를 사용하고 농성을 벌이는 ‘연가 투쟁’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곽지연 간무협회장은 25일부터 국회 앞에서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의료계 직역단체 간 갈등이 극심해진다’는 이유로 간호법 제정을 반대해 온 보건복지부도 27일 국회의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와 여당의 간호법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조정되지 않은 채 야당 주도로 의결돼 매우 안타깝다”며 “정부는 의료현장의 혼란으로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긴급상황점검반을 구성해 24시간 의료현장을 점검하기로 했다. 반면 간호법 제정을 요구해 온 간협은 “매우 뜻 깊고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환영했다. 간협은 “(간호법이) 보건의료체계를 위협한다는 일부 의료기득권 세력의 주장은 기우일 뿐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내년부터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도 의대 교수처럼 의료 행위와 실습 교육을 병행하는 임상 간호교수 제도가 시행된다. 간호사를 많이 채용한 병원에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간호등급제’ 개선안도 올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안)’을 발표했다. 27일 간호법 제정안 국회 표결을 앞두고 정부가 반대 입장을 밝혀 간호계 반발이 거센 가운데, 복지부가 간호사 처우 개선안으로 ‘달래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교육 간호사에 ‘교수’ 자격 부여 가장 눈에 띄는 대책은 임상 간호교수제 도입이다. 교육전담간호사 등이 병원에서 환자를 간호하면서 간호대 겸임교수로서 실습과목 강의를 병행하게 한다는 것이다. 내년 시행될 예정으로, 병원 내에서 의대 교수처럼 간호대 교수를 볼 수 있게 된다. 교육전담간호사 배치를 위한 정부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신규 간호사의 병원 적응을 돕기 위해 1년간의 임상 교육·훈련체계도 도입한다. 정부는 간호사의 근로여건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환자 수 대비 간호사 수가 지나치게 적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가장 중한 환자들이 입원하는 상급종합병원 기준으로 간호사 1명당 환자 수가 16.3명에 이른다. 정부는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 대 5’를 목표로 병원 내 간호인력 충원을 추진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이를 위해 간호사를 많이 뽑을수록 병원에 더 많은 보상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수가(건강보험으로 병원에 지급되는 의료비) 체계를 개편하고, 지방 병원에는 간호사를 뽑을 때 추가 재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간호사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기존 3교대 방식의 근무 형태 외에 △낮 또는 밤 고정 근무 △12시간씩 2교대 근무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간호조무사도 현재 1명이 환자 30∼40명을 담당하는데, 환자 8명당 1명 수준까지 개선하도록 재정 지원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간호대 정원 확대 기조를 유지하되, 정부와 간호계, 병원계가 참여하는 ‘간호인력 수급위원회’를 마련해 매년 증원 인원을 결정하기로 했다. 2023학년도 기준 간호대 입학 정원은 약 2만3000명으로, 현재도 매년 700명씩 늘고 있다. 불법이지만 관행적으로 처방, 시술 등 의사 업무를 수행해 온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겠다는 방침도 이번 대책에 담겼다. 복지부는 “간호사가 할 수 있는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명확히 규정하겠다는 것”이라며 “다만 법적으로 인정한다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간호계는 PA 간호사들이 겪는 법적 지위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간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와 함께 1차 의료기관, 중소병원 등이 방문형 간호 통합제공센터를 개설해 방문형 의료서비스와 돌봄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내년부터 3년간 실시한다. 방문형 간호사가 할 수 있는 업무 범위는 의료법상 면허 범위 내에서 단계적으로 조정해 나가기로 했다.● 27일 표결 앞두고 긴장 고조정부는 27일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둔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간호계를 제외한 13개 보건의료 직역단체들이 일제히 반대하는 간호법 제정을 강행하면 사회적 갈등이 커진다는 이유다. 이러한 배경 탓에 정부가 25일 간호인력 지원 대책을 내놓은 것이 ‘간호계 달래기’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다음 달 12일 ‘국제 간호사의 날’에 맞춰 발표하겠다던 일정을 2주 이상 앞당긴 것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간호계는 이번 대책 발표와 별개로 간호법이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5년 전에도 비슷한 대책 발표가 있었지만 실효성이 없었고, 이번에도 구체적인 재정 충당 계획은 빠져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간호법 제정에 반대하는 간호조무사 1000여 명은 25일 연가를 내고 국회 앞에서 농성하는 ‘연가 투쟁’을 벌였다.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은 이날부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곽 회장은 “간호법이 제정되면 간호사가 간호조무사의 일자리를 빼앗게 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간호법으로 보건의료계 갈등을 촉발한 국회는 이날도 평행선을 달렸다. 더불어민주당은 27일 본회의에서 간호법을 통과시킬 방침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에 직회부된 간호법을 강행 처리할 경우 대통령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박정율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외과 교수(65·사진)가 세계의사회(WMA) 신임 의장으로 선출됐다. 21일 대한의사협회(의협)와 고려대병원에 따르면 박 교수는 20일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린 세계의사회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의장에 선출됐다. 임기는 2년이며 3회 연임이 가능하다. 아시아에서 세계의사회 의장을 배출한 건 1987년 일본인 의사가 선출된 이후 36년 만에 처음이다.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박 교수는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뇌정위기능, 척추질환, 노인질환 분야를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2019년부터 세계의사회 재정·기획위원장을 지냈고, 세계의사회 파견이사로도 활동했다. 2018년부터 의협 부회장으로 재임 중이다. 박 교수는 세계의사회 이사회와 총회를 관장하게 된다. 1947년 설립된 세계의사회는 약 120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있는 국제 의료 기구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인플루엔자(독감) ‘봄 유행’이 4년 만에 돌아왔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독감을 비롯한 호흡기 감염증 환자가 급증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주(9~15일) 외래환자 1000명 당 독감 의심환자 비율(의사환자 분율)은 18.5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독감 유행 주의보 발령 기준인 4.9명과 비교하면 4배에 가까운 수치다. 4주 전까지만 해도 11.7명까지 떨어져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유행 규모가 58% 증가했다. 방역당국은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면서 기침이나 인후통이 있는 경우 ‘독감 의심 환자’로 본다. 현재 독감은 특히 초등생 사이에서 가장 크게 확산 중이다. 7~12세의 경우 지난주 독감 의사환자 분율이 38.2명까지 치솟았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가운데 3월 초중고교가 개학하면서 아이들의 대면 접촉이 늘어나 유행이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료계에 따르면 통상 독감 유행은 겨울철 크게 확산한 뒤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가 3월 이후 한 차례 반등하는 경향을 보인다. 독감의 봄 유행 자체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 수칙이 생활화되면서 2019년을 마지막으로 지난해까지는 봄 유행이 없었다. 올해는 3년 동안 유지되던 마스크 착용 지침이 해제되면서 봄 독감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문제는 독감뿐만 아니라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도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리노 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최근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 지난주 이러한 급성 호흡기감염증 바이러스로 입원한 환자 수는 220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시점 123명에 비하면 18배로 높아진 수치다. 질병청은 “실내 마스크 해제와 3월 개학시기가 맞물려 호흡기감염증 환자가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으로 증가했다”며 “외출 전후 손 씻기, 기침예절 실천, 씻지 않은 손으로 얼굴 만지지 않기 등 개인위생수칙 준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산후조리원을 포함한 영·유아 보육시설과 요양시설 등에선 개인물품 공동사용 금지, 유증상자 출입 제한 등 감염 예방 조치를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프로젝트명 ‘MAYAG(마약)’. 최근 서울 강남구 학원가에서 ‘필로폰 음료’를 나눠주는 사건이 벌어지는 등 국내 마약 사건이 급증하자 경찰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와 손잡고 ‘MAYAG’이라는 명칭의 ‘펀딩 수사’에 착수했다. 펀딩 수사는 특정 범죄 분야 수사를 위해 인터폴에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각국 수사기관들과 정보 공유 및 합동 단속·검거 작전을 펼치는 것이다. 경찰청은 이달 10일부터 2026년 4월까지 3년 동안 인터폴과 마약사범 검거 및 공조 수사를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펀딩 수사를 위해 경찰청은 3년간 총 15억 원을 인터폴에 지급한다. 인터폴도 회원국들로부터 받은 분담금 일정액을 투입한다. 한국이 마약 범죄와 관련해 펀딩 수사를 실시하는 건 처음이다. 한국 경찰이 지급한 자금은 마약사범 검거·단속 등 작전비용, 첩보 수집 비용, 마약수사관 교육훈련 등에 쓰인다. 특히 이번 펀딩 수사는 한국에서 유통되는 마약의 주 생산지인 동남아 국가에 대한 마약 유통 단속 및 수사 역량 강화, 중국·일본 내 도피사범 검거에 초점을 맞췄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한국 경찰이 마약 범죄 척결을 위해 강력한 펀딩 수사 의지를 보이자 인터폴이 프로젝트 명칭으로 마약의 한국어 발음을 영문자로 옮긴 ‘MAYAG’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2020년부터 3년 동안 온라인 아동 성착취물 범죄 단속에 약 26억 원,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등 경제사기범죄 단속에 약 17억 원의 펀딩 수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하반기 경제사기범죄 합동 단속에는 미국, 일본, 호주, 프랑스, 영국 등 30개국이 참여했는데 50여 명의 해외 도피사업을 붙잡아 국내 송환하고 약 1500억 원의 범죄 피해금을 동결하는 성과를 냈다. 경찰은 마약 분야 외에 국제도피사범 단속에 대해서도 향후 3년 동안 펀딩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 차례 진행한 바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 펀딩 수사도 재개한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엠폭스(MPOX·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지역 사회로 계속 확산하고 있다. 19일 질병관리청은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확진자 2명이 확인돼 국내 총 확진자가 18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이들 대부분이 클럽 등 ‘고위험 시설’에서 낯선 사람과 밀접 접촉한 뒤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17번째, 18번째 환자는 각각 서울과 경기에 사는 내국인으로, 18일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두 확진자 모두 지역사회 감염 사례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발견된 지역사회 감염 추정 환자 13명 중 서울 거주자(5명)가 가장 많았고 경기 3명, 경남 2명, 경북 대구 전남 각 1명씩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1명, 나머지는 내국인이었다. 질병청은 “대표적인 엠폭스 고위험 시설은 클럽, 목욕탕, 숙박시설”이라고 밝혔다. 감염자 대상 역학조사 결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낯선 사람과 만나 성(性) 접촉 등을 한 사례가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17개 시도에 각각 5개 이상의 엠폭스 입원치료 병상을 마련할 계획이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19일 브리핑에서 “엠폭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처럼 위험도가 높은 감염병은 아니지만, 감염을 숨기려고 할 경우 확산 우려가 있다”며 “의심 증상자들이 사회적 낙인에 대한 우려로 진료와 신고를 기피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 전체의 배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서울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시음, 배우 유아인 마약 투약 등 마약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가 18일 범정부 합동 대책을 내놨다. 앞으로는 의사가 환자에게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할 때 의무적으로 환자의 과거 투약 이력을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경찰, 관세청 등은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마약 수사를 확대한다. 이날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약류 관리 종합 대책 추진 성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방 실장은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마약을 뿌리 뽑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역량을 총결집해 마약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투약 이력 조회 의무화는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등 오남용 우려가 큰 약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가령, 의사가 환자에게 펜타닐을 처방할 때 반드시 과거 처방 기록을 확인해야 하고, 과다 처방이나 상습 처방으로 의심되면 처방을 거부할 수 있다. 의사가 이력 조회 의무를 위반했을 때 취해질 조치는 추후 시행령으로 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검찰, 경찰, 관세청 등 유관 기관 인력 840명 규모로 꾸려지는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도 조만간 출범시킬 계획이다. 특수본은 특히 청소년 대상 마약 공급 등을 포함해 온라인 마약 거래, 대규모 밀수출입 등을 중점 수사할 예정이다. 방 실장은 “검찰이 마약 수사를 대부분 해왔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이 마약 소지, 투약을 다룰 수 없게 됐다”며 “범부처 협의체와 합동수사본부 공조를 통해 마약 사범을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대검찰청에 ‘마약·조직범죄부’(가칭)를 이른 시일에 설치해 검찰의 마약 수사 기능을 복원하겠다고 보고했다. 과거 마약·조직범죄 수사를 지휘했던 대검 강력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 반부패·강력부로 통합되면서 조직이 축소됐다. 정부는 ‘다크웹(Dark Web)’을 통한 마약 거래에도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다크웹은 특정 브라우저로만 접속할 수 있는 비밀 웹사이트로 최근 마약 해외 직구에 악용되고 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