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김동욱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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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누비며 올림픽, 월드컵 등 각종 스포츠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연주자, 무용수들의 공연을 보고 들으며 글로 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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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8~2025-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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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욱은 프로 오지라퍼]영국의 음식, 맛보다는 분위기

    최근 영국 런던을 찾을 기회가 있었다. 그 나라에서는 그 나라 음식을 먹어봐야 한다는 것이 지론으로 흰 살 생선과 감자를 튀긴 영국 대표 요리 ‘피시앤드칩스’를 맛보고 싶었다. 걱정은 있었다. 런던을 찾기 전 현지인들에게 “피시앤드칩스는 피해”라는 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런던 시내 중심지인 코번트가든 주변을 향했다. 분위기 좋은 펍에 들어가 메뉴를 봤다. 9파운드(약 1만3000원)로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다. 그래도 노란 튀김옷을 입은 외관을 보니 군침이 절로 나왔다. 한입 베어 물자 후회가 밀려들었다. 역시 현지인들의 조언을 들었어야 했나. 후회도 잠시, 생맥주 한잔 곁들이니 첫인상에서 실망했던 피시앤드칩스가 맛있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치맥(치킨과 맥주)처럼 피맥도 찰떡궁합이라는 사실. 무엇보다 “여기 영국이야”라고 말하는 펍의 분위기가 맛을 두 배 정도 올려줬다. 옆에서 해리포터가 마법이라도 부린 것일까. 때로는 맛보다 분위기와 조화가 더 중요할 때도 있는 법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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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10개의 쇼… 여기는 패션전쟁터

    16일 발생한 영국 런던 지하철 폭탄 테러로 거리에는 날카로운 사이렌을 울리는 경찰차, 구급차 등이 쉽게 눈에 띄었다. 패션쇼장 주위에는 많은 경찰이 심각한 표정으로 경계를 섰다. 하지만 테러도 영국 ‘런던패션위크 2017’의 열기를 누그러뜨리지는 못했다. 영국 최대 패션축제(15∼19일)가 열린 런던 시내 중심가의 ‘더 스토어 스튜디오’ 앞에는 쇼를 찾은 유명인과 모델, 디자이너들은 물론이고 특이한 의상을 차려입은 사람들을 찍으려는 카메라맨들로 북적였다. 다른 한쪽에서는 패션쇼의 단골손님인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시위를 벌였다. 관광객까지 얽히며 쇼 장 앞은 늘 수백 명의 사람들로 가득했다. 지난 5년간 각종 패션쇼를 촬영해 온 전문 포토그래퍼인 휴고 리 씨는 “실험적인 패션이 많은 런던패션위크는 특히 젊은층이 열광하는 패션 축제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2월과 9월 연간 두 차례 열리는 런던패션위크는 뉴욕, 파리, 밀라노와 함께 세계 4대 패션위크로 불린다. 1983년 시작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TV 생중계와 과감한 신진 디자이너 육성으로 2010년 4대 패션위크로 올라섰다. 내년 봄·여름 패션 트렌드를 미리 살펴볼 수 있는 이번 런던패션위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세로 줄무늬와 체크 패턴, 노란색의 사용이었다. 한 패션 브랜드 관계자는 “런던패션위크는 트렌드를 따라가거나 선도하기보다는 새로운 패션을 제시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최근 런던패션위크에는 한국 디자이너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유돈 초이’의 최유돈 디자이너, ‘레지나 표’의 레지나 표가 쇼를 열었고 6명의 신진 디자이너가 직접 바이어와 만날 수 있는 쇼룸을 운영했다. 이탈리아에 본거지를 두고 올해 처음 런던패션위크를 찾은 ‘늘’의 조성준 디자이너는 “최근 영화와 음악 등으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한국 패션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15일 쇼를 2시간 앞두고 찾은 한국 여성복 브랜드 ‘유돈 초이’ 백스테이지는 마치 전쟁터 같았다. 모델, 디자이너, 무대 스태프, 헤어·메이크업·액세서리 관계자, 브랜드 관계자 등이 좁은 공간에서 걷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분주히 오갔다. 한 관계자는 “다들 예민한 상태라 말을 걸기도 힘들 정도로 긴장감이 높다”고 말했다. 쇼 시작이 가까워오자 모델들은 익숙한 듯 주위 남성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입던 옷을 벗고 쇼 의상으로 갈아입었다. 민망해지기 쉬운 상황이지만 대수롭지 않은 듯 제 할 일을 했다. 쇼 시작 전 관람객으로 찾아온 유명인과 패션 관계자들도 패션쇼의 주인공이었다. 개성 있는 패션으로 무장한 유명인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또 하나의 패션쇼인 셈이다. 쇼 관계자는 “유명인들은 쇼마다 옷을 갈아입고 나타나기도 한다. 유명인들끼리 색다르고 개성 있는 패션으로 경쟁한다”고 말했다.런던=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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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욱은 프로 오지라퍼]또… ‘예쁜 쓰레기’를 샀다

    1만 원 정도에 귀여운 무드 등을 샀다. “예쁜 쓰레기 샀네”라는 게 아내의 첫 반응이다. 사실 딱히 어떤 용도로 쓴다는 생각도 없이 그냥 예뻐서 샀던 것이기에 별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래도 예쁘면 됐지’라고 마음속으로만 얘기했다. 요즘 ‘예쁜 쓰레기’로 불리는 아이템들이 인기다. 크게 쓸모는 없지만 예뻐서 사는 물건들이다. 문구류와 쇼핑백, 미니어처 소품 등이 많다. 예쁜 쓰레기 예찬론자들은 적은 돈으로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최고의 장점으로 꼽는다. 이른바 ‘전투용 패션’도 가을바람을 솔솔 탄다. 전투에 나서는 것처럼 해지거나 얼룩져도 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옷들이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산 10만 원대 가죽 재킷도 아내의 한마디를 피할 수 없었다. “있는데 또 샀냐”는 핀잔이다. 이번에는 그냥 지나가지 않았다. “비싼 가죽 재킷은 아무 때나 입지 못한단 말이야. 얼마나 실용적이야.” 느는 게 핑계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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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래식 한국’ 빛낼 꿈나무들 다모였네

    13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중앙문화예술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제1회 동아주니어음악콩쿠르 본선 및 시상식이 열렸다. 동아일보사가 주최하고 채널A, 중앙대가 후원한 이번 콩쿠르에서는 12개 부문에 190명이 참가해 예선을 거쳐 58명이 본선에 올랐다. 최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조성진 손정범 등이 잇달아 국제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클래식을 빛내고 있다. 중등부 피아노 1위를 차지한 양지원 양(예원학교 3년)은 “선배들이 국제콩쿠르에서 좋은 결과를 내 후배들이 많은 힘을 얻고 있다”며 “이번 콩쿠르는 꿈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6시부터 동아주니어음악콩쿠르 홈페이지()에서 심사위원별 채점표를 확인할 수 있다. 심사평은 22일 오후 6시에 게재되며 본선 연주 동영상은 29일부터 유료 서비스된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고등부 ▽피아노 △1위 김본휘(16·홈스쿨링) △2위 유채연(서울예고 2년) △3위 류준현(서울예고 2년) △장려상 김서연(서울예고 2년) ▽바이올린 △1위 없음 △2위 홍성란(서울예고 1년) △3위 심동영(16·홈스쿨링) 조성민(서울예고 1년) △장려상 김준서(16·홈스쿨링) 조은비(서울예고 1년) ▽첼로 △1위 이정윤(서울예고 2년) △2위 백승연(서울예고 3년) △3위 조혜리(서울예고 1년) △장려상 임가은(서울예고 1년) 이성현(선화예고 2년) ▽플루트 △1위 박찬희(충북예고 2년) △2위 이수연(선화예고 2년) △3위 없음 △장려상 김주빈(선화예고 1년) 박지연(서울예고 2년) ◇중등부 ▽피아노 △1위 양지원 △2위 박대호(예원학교 1년) △3위 김용희(예원학교 2년) ▽바이올린 △1위 임해원(예원학교 1년) 최주하(예원학교 3년) △2위 없음 △3위 박원민(예원학교 1년) △장려상 손혁준 차민영 김유빈 이동휘(이상 예원학교 3년) ▽첼로 △1위 맹지연(예원학교 3년) △2위 김지수(예원학교 3년) △3위 박상혁(예원학교 1년) △장려상 박주현(예원학교 3년) 김기림 김유진(이상 예원학교 2년) ▽플루트 △1위 이정원(예원학교 3년) △2위 한상은(예원학교 1년) △3위 김예건(예원학교 2년) △장려상 김고은(예원학교 1년) ◇초등부 ▽피아노 △1위 권나현(매여울초 6년) △2위 김아인(서울잠원초 6년) △3위 김세현(영훈초 5년) △장려상 송은채(동백초 6년) 김신혁(서울명신초 6년) 김서현(석현초 6년) ▽바이올린 △1위 현헬렌(서산동문초 6년) △2위 없음 △3위 안지수(수남초 6년) △장려상 황현정(경기초 6년) 김수민(한밭초 3년) 김민지(낙생초 6년) ▽첼로 △1위 한재민(서원주초 5년) △2위 한단아(영훈초 6년) △3위 박연수(서울잠원초 6년) △장려상 김태연(숭의초 5년) 권태우(우촌초 5년) ▽플루트 △1위 김민경(금당초 6년) △2위 박지성(늘푸른초 6년) △3위 이다현(성남정자초 6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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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욱준 “팝스타 홀린 패션, 나만의 더듬이가 있죠”

    “제게는 특별한 더듬이가 있어요. 디자이너들이 영감을 얻기 위해 여행을 간다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지만 저는 저만의 방식으로 트렌드를 읽어내죠.”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의 창작 원천은 ‘보이지 않는 더듬이’라는 사실. 삼성물산 남성패션 브랜드 준지(JUUN.J)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욱준 상무(50)가 올해 준지 파리 컬렉션 진출 10주년을 맞았다. 그는 2007년 세계 4대 패션 컬렉션 중의 하나인 파리 컬렉션에 진출한 이후 꾸준히 패션쇼를 열어 왔다. 2013년에는 정회원이 100명이 채 되지 않는 파리 의상조합의 정회원으로도 선정됐다. 샤넬의 수석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와 팝가수 리애나, 저스틴 비버, 카녜이 웨스트가 그의 열렬한 팬이다. 지난해에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피티 우오모’에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게스트 디자이너로 선정돼 컬렉션 무대를 펼쳤다. 13일 서울 강남구의 준지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파리 컬렉션 진출 10주년이 되니 이제야 ‘준지가 자생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파리 컬렉션은 진출도 어렵지만 꾸준히 컬렉션을 여는 것은 더 힘들다. 첫 쇼 뒤 퇴출되는 브랜드가 부지기수다. “저도 퇴출 악몽을 많이 꾸었어요. 다행히 올해 쇼에서도 리애나가 찾아와 바로 일곱 벌을 주문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최근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에서 오버사이즈 열풍이 불고 있다. 그는 2007년부터 쇼에 오버사이즈 아이템을 등장시킨 원조 중 한 명이다. “30년 전 옷은 우아하고, 20년 전 옷은 아름답고, 10년 전 옷은 촌스럽다는 말이 있어요. 제가 고등학생이었던 1980년대 오버사이즈가 유행이었죠. 갑자기 그런 옷들이 입고 싶어지더라고요. 제 더듬이 덕분이죠.” ‘클래식의 재해석’이 디자인 철학인 그는 트렌치코트의 해석에 관해서는 국내에서 독보적 존재로 평가받고 있다. “여섯 살 때 어머니 옷장에서 트렌치코트를 처음 봤는데 ‘빨리 커서 입어야지’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사랑에 빠졌죠. 20년 전 영국 런던의 벼룩시장에서 산 트렌치코트를 아직까지 입고 있습니다.” 운전면허가 없는 그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서 사무실까지 자주 걷는다. 길을 오가다 또는 카페, 음식점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자주 접한다. 그는 “가끔 제가 디자인한 옷을 모방한 ‘짝퉁’ 제품을 입은 사람도 만난다”며 “그만큼 사람들이 제 디자인을 사랑한다는 증거가 아니겠나 생각하면 행복하다”고 말했다. 파리 컬렉션에 그의 뒤를 이어 진출한 한국인 디자이너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그도 그 점이 안타까웠다. 30대 때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40대 때 파리 컬렉션에 진출하겠다는 꿈을 차곡차곡 실현시키고 있는 그는 세계적인 패션하우스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꿈이다. 그는 “샤넬, 에르메스, 루이뷔통처럼 100년이 지나도 패션, 라이프스타일에서 사랑받는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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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라이어 “英 돌아갈때 딱 하나만 챙기라면… 한국 도자기죠”

    마틴 프라이어 주한 영국문화원장(60)은 의상부터 한국과 영국의 문화 교류를 상징했다. 7일 서울 중구 주한 영국문화원에서 만난 그는 영국에서 가져온 셔츠, 타이에 한국에서 구매한 슈트를 입고 있었다. “한국 사람과 체격이 비슷하다 보니 한국 옷이 잘 맞는다”는 설명이었다. 2013년 9월 한국에 부임한 그는 올해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월부터 시작한 ‘2017-2018 한영 상호교류의 해: 한국 내 영국의 해’ 행사가 내년 3월 종료를 앞두고 반환점을 돌았다. 그동안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전, 전북 전주 등 전국 각지에서 공연, 전시, 영화, 건축, 문학, 과학 등 다양한 문화 분야의 최신 영국 문화를 소개했다. 현대음악의 거장 외트뵈시 페테르의 잔혹 동화를 각색한 오페라, 도자 폐품들을 소재로 사용한 닐 브라운스워드 전시회, 현대무용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의 공연 등 영국의 신예 현대예술가들이 국내에 대거 소개됐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007 등 영국은 보수적 이미지가 강한데 이번 기회에 최신 현대문화를 교류하고 싶었어요. 최근 한국의 문화와 교육이 전 세계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좀 더 진지하게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한국에서 5년째 살고 있는 그는 판소리 등 한국 전통공연은 물론이고 황석영 고은 등 한국 작가들의 번역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한국 근현대사를 주로 다룬 이문열, 한강 등의 소설을 즐겨 읽어요.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죠.” 최근 북한 핵·미사일 사태로 외국인은 물론이고 해외에서 한국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언제든 전쟁이 터질 것 같은 상황으로 묘사되곤 한다. 외국인인 그도 마찬가지일까. “영국에 사는 친구들은 걱정을 많이 하는데 저는 한국에 4년 이상 살면서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여러 가지 요령과 감을 터득했어요. 크게 걱정하지 않아요. 다만 친구들은 이런 저를 보고 경외감을 느낀다고 해요.” 주한 영국문화원장답게 그는 공연장을 자주 찾는다. 특히 판소리 등 국악 공연을 자주 본다. 그는 두 가지 점에서 놀랍다고 했다. “오랜 세월을 통해 터득한 내공을 가진 소리꾼들의 능력이 들을 때마다 놀라워요. 또 판소리 공연장에서 봤던 사람들을 일반 대중가요나 클래식 공연장에서 만나는 것도 정말 신기합니다.” 내년에 임기를 끝내고 영국으로 돌아가는 그에게 한국에서 딱 한 가지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갈 것인지 물었다. “한국 도자기는 정말 특별합니다. 도자기 하나만 가져가도 전 만족해요.”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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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비행기]마흔도 안돼 토슈즈 벗는 무용수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황혜민(39), 엄재용(38) 부부가 11월 ‘오네긴’을 끝으로 발레단을 떠난다. 여전히 뛰어난 기량이지만 이들은 정점에서 마무리를 결심했다. 마흔 가까운 나이에 발레단에서 활동하는 국내 무용수는 드물다. 서른아홉 살의 동갑내기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영철, 김지영 등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그러나 해외에서 마흔을 넘어 활동하는 무용수를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은 42세가 정년이며 일부 발레단은 45세를 넘어서도 활동할 수 있다. 마흔을 넘기지 못하고 떠밀려 30대 중후반에 은퇴하는 국내 무용계 풍토는 아쉽다. 더 아쉬운 점은 군무 단원들 중에는 은퇴식도 가지지 못한 채 토슈즈를 벗는 단원이 많다는 것이다. 주역이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지만 발레는 군무의 예술이다. 발레단의 수준은 군무에서 결정될 때가 많다. 소리 소문 없이 은퇴하는 군무 단원들. 비록 무대에서는 미생(未生)이었을지라도 인생이라는 무대에서는 완생(完生)을 이루길.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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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하면 오페라… 세계서 알아주죠”

    국립오페라단 홍보마케팅팀에서 티켓마스터로 근무하고 있는 권하림 씨(26)는 어렸을 적부터 오페라를 자주 접했다. 대구 출신인 그는 2003년부터 대구오페라축제를 찾으며 자연스럽게 오페라 마니아가 됐다. 권 씨는 “대구에서는 다른 도시보다 더 오페라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권 씨처럼 대구에 유독 오페라 마니아가 많은 이유는 ‘오페라=대구’를 표방한 대구오페라축제 덕분이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10월 12일부터 한 달간 대형 오페라 4편을 중심으로 열린다. 배선주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서울을 제외하고 대구처럼 오랫동안 오페라축제가 열리는 곳은 없다. 특히 오페라하우스에서 직접 제작한 작품들을 무대에 올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에서 선보이는 4개의 메인 오페라 작품은 대구오페라하우스 자체 제작 작품이다. 개막작인 베르디의 비극 오페라 ‘리골레토’(10월 12, 13일)를 비롯해 대만국립교향악단과 합작한 푸치니의 ‘일 트리티코’(10월 26, 28일), 베르디의 ‘아이다’(11월 3, 4일), 조성룡 작곡의 창작 오페라 ‘능소화 하늘꽃’(11월 10, 11일) 등 4편의 전막 오페라가 공연된다. 또한 독일 베를린 도이체오퍼와 오스트리아 뫼르비슈 오페레타 페스티벌이 각각 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10월 17일),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박쥐’(10월 19일)를 오페라 콘체르탄테로 선보인다. 이 외에도 가족오페라 ‘헨젤과 그레텔’(10월 17, 18일), 도니체티의 ‘리타’(10월 24, 25일),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10월 31일, 11월 1일), 창작오페라 ‘이화부부’(11월 7, 8일) 등 4편의 소극장 오페라도 무대에 오른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와 함께하는 파바로티 서거 10주년 콘서트(11월 12일)도 열린다. 공연뿐만 아니라 오페라 토크콘서트, 전국 아마추어 성악콩쿠르, 오페라 무료 강의 등 직접 참여가 가능한 다양한 부대행사들이 열린다. 배 대표는 “15년간 오페라축제를 열면서 대구에 오페라 저변이 많이 넓어졌다. 객석 점유율도 80%가 넘을 정도로 오페라 관객이 많아졌다”며 “자체 제작한 작품들이 당당히 돈을 받고 해외에서도 공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1만∼15만 원. 053-666-6000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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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세 비올리스트 이은빈 브람스 국제콩쿠르 1위

    비올리스트 이은빈(14)이 8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푀르트샤흐에서 열린 ‘제24회 요하네스 브람스 국제콩쿠르’ 비올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연령 제한이 없는 이 대회에 최연소로 참가한 그는 심사위원들에게 “기교가 좋고 뛰어난 표현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현재 예원학교 2학년과 한국예술영재교육원에 재학 중이다. 1993년 시작된 브람스 국제콩쿠르는 매년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성악, 실내악 등 6개 부문에서 개최된다. 오보이스트 함경(24)은 10일 독일 뮌헨에서 끝난 제66회 뮌헨 ARD 국제음악콩쿠르 오보에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 없는 2위를 수상했다. 2010년 플루티스트 김수연이 2위를 수상한 이후 7년 만의 관악 부문 한국인 수상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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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혜민-엄재용 부부 “유니버설 떠납니다”

    발레 ‘오네긴’에서 아름다운 사랑을 갈망하는 순진한 소녀 ‘타티아나’는 엇갈린 사랑을 한탄하며 도시귀족 ‘오네긴’과의 사랑을 포기하기로 결심한다. 타티아나는 오래도록 간직해 해어질 대로 해어진 사랑의 편지를 찢고 눈물을 흘리며 절규한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황혜민(39)-엄재용(38) 부부는 ‘오네긴’을 고별무대 작품으로 선택했다. 이들은 “언젠가 유니버설발레단을 떠난다면 ‘오네긴’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 다 ‘오네긴’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국립발레단 강수진 단장도 지난해 발레 ‘오네긴’을 끝으로 토슈즈를 벗었다. 왜 ‘오네긴’이 고별무대였을까. 강 단장은 “실제 삶이 발레만큼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가끔 무언가와 작별을 해야 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2013년 이후 4년 만인 올해 오네긴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11월 24∼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는 ‘오네긴’이 유니버설발레단에서 황혜민 엄재용 부부의 고별무대가 됐다. 11월 24일 개막공연과 26일 폐막공연에 오르는 이들은 “최고의 정점에서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고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인연은 고등학생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학년 위의 황혜민에게 한눈에 반했던 엄재용은 유니버설발레단에 2000년 입단한 뒤 2년 뒤 입단한 황혜민과 다시 만났다. 2002년부터 함께 2인무를 추며 호흡을 맞춘 이들은 10년간의 연애를 거쳐 2012년 8월 국내 현역 수석무용수로는 처음으로 부부의 연을 맺었다. 이들이 호흡을 맞춘 전막 공연만 해도 900회가 넘는다. 황혜민은 엄재용에 대해 “상대를 빛나게 해주는 환상의 파트너”, 엄재용은 황혜민을 “파트너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는 무용수”라고 평가했다. ‘무언가와 작별을 할 때’라는 것은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때’이기도 하다. ‘오네긴’이 유니버설발레단에서 이들의 고별무대이지만 이들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로서의 작별인사일 뿐 무용 인생을 끝내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엄재용은 프리랜서 무용수로 활동할 계획이며, 황혜민은 휴식을 취하며 2세 출산 등을 고려할 예정이다. 이들에게는 발레 인생 1막을 마치고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인생 1막이 펼쳐질 뿐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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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달간 두문불출… 생애 마지막 콩쿠르라 생각하며 준비”

    “내 생애 마지막 콩쿠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어요.” 피아니스트 손정범(26)이 9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에서 가장 권위 있는 콩쿠르 중의 하나인 ‘2017 뮌헨 ARD 국제음악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차지했다.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는 “콩쿠르 참가 한 달 전부터 사람들 만나는 것도 자제하면서 연습에만 몰두했다”고 말했다. 예원학교, 서울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뮌헨 음대를 졸업하고 현재 뮌스터 음대에 재학 중인 그는 그동안 국제콩쿠르에서 1위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1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 2012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음악콩쿠르 특별상, 발티돈 국제음악콩쿠르 2위, 2014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3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콩쿠르가 끝나면 항상 듣는 말이 ‘수고했다’였어요. 당시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언제부터인가 ‘한 끝’ 차이로 1등 하지 못했던 것이 마음에 남았어요. 이번에는 절대 아쉬움을 남기지 말고 제대로 끝내 보자고 각오했죠.” 1952년 시작된 이 콩쿠르는 올해 피아노, 바이올린, 오보에, 기타 부문이 개최됐다. 정명훈(1973년 피아노 2위), 박혜윤(2009년 바이올린 1위), 이유라(2013년 비올라 1위) 등이 입상했지만 피아노 부문에서 한국인이 우승을 차지한 적은 없었다. “다들 고생했다고 하는데 나름대로 즐겁게 살았어요. 많은 음악가들이 내성적이라고 하는데 전 스포츠도 좋아하고 친구들도 많은 외향적인 성향이거든요. 그 덕분에 다른 피아니스트들보다 다방면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어요.” 그의 좌우명은 ‘오늘보다 내일 연주를 더 잘하는 음악인’이다. 이번 콩쿠르 우승 특전으로 3년간 약 50개의 연주회에 참가한다. 손정범은 2015년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 올해 밴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한 선우예권과는 자주 연락할 정도로 친하다. “성진이와 예권이 형에게 축하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받았어요. 그들이 우승하는 것을 보고 한국인은 노력만 하면 어떤 콩쿠르도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죠.”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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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四季]가을바다 주인공 꽉 찬 속살… ‘선물’같은 맛

    《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장마와 무더위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요즘 날씨는 가을이 온 것 아닌가 하는 설렘마저 든다. 설렘이 찾아온 건 날씨뿐만이 아니다. 금어기가 8월 21일 0시를 기해 해제되며 제철을 맞이한 꽃게 잡이가 한창이다. ‘봄에는 암꽃게, 가을에는 수꽃게’라는 말이 있듯 지금 나오는 꽃게는 살이 꽉 차 그 맛이 절정에 이르는 수꽃게다. 암수를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 게를 뒤집으면 하얗고 단단한 껍질이 배를 덮고 있는데 암컷은 동그랗고 널찍하지만 수컷은 그 폭이 좁고 뾰족하다. 알을 품고 있는 암꽃게는 간장게장으로 많이 사용한다. 알 특유의 향이 살에 퍼져 있기 때문에 맛도 더 좋다. 그에 반해 수꽃게는 살이 꽉 차 있어 찜이나 탕으로 먹으면 적당하다. 인천 연평도, 충남 서산과 태안에서 잡히는 꽃게가 맛 좋기로 유명하다. 남해에서 서해로 옮겨가면서 어획되는데 특히 서해안에서는 먹이도 풍부하고 수온도 알맞아 게살이 쫄깃하며 단맛도 탁월하다. 특히 여름이 무더울수록 그해에 잡히는 가을 꽃게는 더 맛이 좋다고 한다. 7, 8월의 찌는 듯했던 더위가 떠오르면서 한층 더 기대가 된다. 어느 때보다 무더웠던 여름을 버텨낸 나에게 주는 선물로 오늘, 가을 꽃게를 먹으러 가는 건 어떨까? 》 붉은 등딱지 아래 꽉 찬 하얀 속살.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돈다. 당장이라도 꽃게를 먹으러 갈 준비가 된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이왕 먹을 꽃게, 제대로 맛있게 하는 음식점을 찾아가 보자.  [핫 플레이스 5]  ○ 산호 한식주점으로 솜씨 좋게 해산물 요리들을 선보여 호평을 받고 있다. 제주산 옥돔과 고등어, 독도 꽃새우, 신안산 민어, 마산 문어 등 전국 각지의 산지에서 신선한 해산물들을 직송해 온다. 별다른 간을 하지 않고 먹어도 최고다. 산호에서 취급하는 식재료에 대한 자부심도 엄청나다. 특히 옥돔과 고등어는 제주도에 가서도 이만큼 굵직한 놈들은 찾기 힘들 정도라고. 처음 온 손님들은 가격이 비싼 것 아닌가 싶지만 요리가 나오면 고개를 끄덕이곤 한다. 서늘해진 가을을 맞아 산호에서도 시즌 한정 꽃게 요리를 선보인다. 바로 꽃게찜과 꽃게탕. 황태머리와 채소를 넣고 2, 3시간 푹 끓인 육수에 강원 영월에서 가져온 재래 된장으로 국물 맛을 낸다. 꽃게 껍데기에서 우러나오는 감칠맛과 된장의 구수함이 잘 어울린다.서울 강남구 논현로175길 111, 02-517-0035. 꽃게탕 4만5000원, 꽃게찜(하루 전 예약 필수) 7만 원.○ 충남서산집 인천 강화도에 위치한 꽃게 전문점으로 멀리서도 눈에 띌 정도의 간판이 인상적이다. 단호박이 밑에 깔리고 쑥갓, 팽이버섯이 듬뿍 올라간 꽃게탕이 인기 메뉴다. 한소끔 끓인 후 국물을 맛보면 달착지근하고 얼큰하다. 꽃게찜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양념에 버무려진 꽃게찜이 아니다. 너무나 정직하게 나와 ‘이게 다야?’ 할 수 있겠지만 내실 있게 들어찬 살은 씹을수록 담백함을 넘어 달콤함까지 느껴진다. 신선한 제철 꽃게에서만 나오는 맛과 향을 제일 잘 음미할 수 있는 메뉴가 아닐까 싶다.인천 강화군 내가면 중앙로 1200, 032-933-8403. 꽃게찜(大) 7만 원, 꽃게탕(大) 7만 원.○ 목포산꽃게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 고기만 먹으러 간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마장2교 사거리 골목에 자리 잡은 이곳은 인근의 꽤 많은 아귀, 꽃게 전문점 가운데서도 차별화된 맛을 자랑한다. 인천 연평도에서 나온 꽃게들을 취급하는데 제철을 맞아 크기도 큼직하고 살도 꽉 차 한입만 베어 물어도 게의 고소한 살이 쏟아져 나온다. 주력 메뉴는 꽃게찜과 탕, 꽃게아귀찜. 고소한 참기름을 두른 꽃게찜은 나오자마자 입맛을 다시게 한다. 속이 제대로 꽉 찬 꽃게를 낸다는 하나의 자부심으로 20여 년간 손맛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다.서울 성동구 마장로 325, 02-2292-1270. 꽃게찜(大) 9만 원, 꽃게탕(大) 9만 원.○ 장터식당 꽃게살을 생으로 즐길 수 있는 전남 목포의 유명 식당이다. 가장 인기 메뉴는 게살무침. 게살만을 일일이 발라내어 맛깔나는 특제 양념에 버무려 낸다. 참기름만 살짝 둘러주는 밥에 꽃게살을 덜어 비벼 먹는데 특유의 감칠맛, 촉촉함이 양념과 어우러져 밥도둑이 따로 없다. 찬으로 나오는 콩나물과 나물을 밥에 넣어 쓱쓱 비벼 먹거나 김과 싸서 먹어도 좋다. 여럿이 방문한다면 꽃게탕을 추천하고 싶다. 큼직한 꽃게는 살이 실하게 차올라 뜯어 먹어도 별미고 된장을 풀어 넣은 심심한 국물에 밥을 말아 먹어도 금세 한 그릇 뚝딱 비워 낸다.전남 목포시 영산로40번길 23, 061-244-8880. 꽃게살(2인) 2만4000원, 꽃게탕(大) 4만 원.○ JARI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골목에 자리 잡은 세련된 인테리어의 중식당으로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콘셉트로 하고 있다. 목화솜 탕수육, 철판어향새우가지, 칠리새우 등의 단품 요리를 선보이지만 연평도산 꽃게 한 마리가 통째로 올라간 ‘JARI‘s 짬뽕’이 단연 인기 메뉴다. 독특하게도 시래기를 아낌없이 넣었는데 구수한 향뿐만 아니라 국물이 담백하고 뒷맛이 깔끔해 시원한 짬뽕을 원하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쌀국수 면을 사용했다. 가을맞이 특선메뉴로 내놓은 ‘깐풍소스 요과 꽃게튀김’ 역시 연평도 꽃게를 사용한다.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4길 5-5, 070-8278-2947. 깐풍소스 요과 꽃게튀김 2만8000원, JARI’s 짬뽕 1만 원.  ▼ 민물에 15분이상 담가둔뒤 솔로 ‘싹싹’… 등딱지 떼고 모래주머니 제거▼ ● 꽃게 제대로 손질하려면 꽃게는 가정에서도 쉽게 손질할 수 있는 수산물 중 하나다. 제대로 손질하는 법을 알아보자. 살아 있는 꽃게는 15∼25분 민물(수돗물)에 담가 둔다. 바로 끓는 물에 넣으면 다리가 떨어지지만 민물에 담가 두면 다리가 떨어지지 않는다. 꽃게 손질의 키포인트는 이물질 제거다. 갯벌에 숨어 있다 나오기 때문에 몸 사이사이에 모래나 이물질들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민물에 담가 두어 잠시 기절한 꽃게의 다리 사이와 입, 배딱지 부분을 솔을 사용해 세척한다. 그 뒤 등딱지를 분리한 뒤 그 안에 있는 모래주머니도 제거한다. 등딱지를 분리할 때 과하게 힘이 들어가면 미끄러져 손을 다칠 위험이 있으니 유의하자. 몸통 양쪽의 아가미를 잘라주는데 이때 칼을 사용하기보다는 가위를 쓰는 것이 손질하기 수월하다. 제대로 제거하지 않으면 냄새가 날 수 있다. 사이사이에 끼여 있는 이물질과 기생 벌레들도 있으니 흐르는 물에 꼼꼼히 씻어야 한다. 꽃게의 입과 다리의 날카로운 돌기도 잘라준다. 찜은 꽃게를 뒤집어 배가 위로 보이게 한 후 찌는 것이 좋다. 자칫 잘못하면 내장이 흘러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꽃게탕을 할 경우에는 집게 다리 중간 중간을 가위로 비스듬히 잘라주면 조리 뒤 살을 빼 먹기 쉽다. 다리 끝부분을 잘라낸 뒤 끓이면 국물 맛이 더욱 깊어진다. 꽃게·털게·대게·참게 등 게의 종류는 다양하다. 다리에 털이 촘촘히 나 있는 털게는 봄에 맛볼 수 있는 별미 중 별미다. 꽃게보다 크기는 작고 껍데기가 얇아 찜에는 부적합하다. 게 향이 진해 게장으로도 좋지만 대부분 수출을 한다. 대게는 크기가 커서 대게가 아니다. 다리가 대나무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겨울철 경북 영덕과 울진에서 나는 것이 유명하다. 붉은 대게를 홍게라고 하는데 국물용이나 육수를 우려낼 때 많이 사용한다. ※손쉽게 가을꽃게 손질하는 법 동영상() 이윤화 다이어리알 대표·정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음식사계 기사는 동아닷컴()과 동아일보 문화부 페이스북(), 다이어리알()에 동시 게재됩니다.}

    • 2017-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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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회 동아뮤지컬콩쿠르 수상자 9명, ‘더 뮤지컬 페스티벌 인 갤럭시’ 출연

    지난달 29일 끝난 제1회 동아뮤지컬콩쿠르 수상자들(사진)이 국내 최정상 뮤지컬 배우 150여 명이 출연하는 ‘2017 더 뮤지컬 페스티벌 인 갤럭시’ 무대에 나선다. 9,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에 2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대학·일반부 금상을 받은 임효원을 비롯해 윤태호(대학·일반부 은상), 정승민(대학·일반부 동상), 김수민(고등부 금상), 정민석(고등부 은상), 임다희(고등부 동상), 신의(중등부 금상), 정연우(중등부 은상), 권소영(중등부 동상) 등 9명이 무대에 선다. 이들의 출연은 동아뮤지컬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이성준 음악감독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박해미, 남경주, 박건형, 전동석, 옥주현, 이정열, 김동완, 함연지 등 국내 최정상 뮤지컬 배우들이 무대에 선다. 1일권 8만9000원, 2일권 17만8000원. 02-2279-6581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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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른 악단 가면 안돼” 단원들이 붙잡는 단원

    “성권. 한국 돌아갈 것 아니지? 다른 악단 가면 안 돼.” 독일 베를린 방송교향악단의 수석 바순 연주자 유성권(29·사진)은 이 오케스트라의 유일한 동양인이다. 단원들이 다른 오케스트라로 갈까 봐 걱정하며 붙잡는 단원이기도 하다. 그 주인공을 최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유성권은 2009년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아카데미 오디션에 응시했다. 그의 연주를 들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정식 단원 지원을 권유했다. 바순 수석 연주자 자리로 180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6차례에 걸친 치열한 경쟁 끝에 그는 이듬해 정식 단원이 됐다. “학교에 들어가려다 바로 회사에 입사한 거죠.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최연소 수석 연주자 입단으로 아직도 제가 그 기록을 가지고 있어요. 사람들의 조언을 잘 들었고, 두려움이 없었던 게 비결이었던 것 같아요.” 2011년 그는 67세까지 교향악단에서 활동할 수 있는 종신 자격을 획득했다. 바순 연주자는 수석 2명, 부수석 1명, 단원 2명 총 5명으로 현재 수석 한 자리는 8년째 공석이다. 그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제가 눈을 너무 높여 놓았나 봐요.(웃음) 저보다 잘하는 연주자가 들어오면 좋겠어요. 그래야 배울 것도 있고,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경쟁은 두렵지 않습니다.” 서른도 안 된 나이이지만 일반인으로 치면 직장 생활 8년 차다. 한 달에 6∼8번 출근하고, 약 10차례 무대에 오른다. 매일 집에서 6시간 넘게 연습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생활하니 시간은 빨리 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여전히 못해본 작품이 많고 새로운 객원 지휘자들을 만날 수 있어 지겹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오케스트라가 본업이지만 틈틈이 체임버와 독주 활동도 하고 있어요.” 베를린 국립음대에 출강하고 있는 그는 정교수가 되고 싶은 꿈이 있다. 음악가로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같은 연주자가 되는 것이 목표다. “나이가 점점 들면서 연주나 외모에서 자기 삶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 같아요. 저는 백건우 선생님처럼 나이가 들어서도 무게감이 느껴지면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친구인 피아니스트 (김)선욱과도 백 선생님 같은 사람이 되자고 자주 이야기해요. 30년 뒤 제 바순 소리가 어떨지 궁금해 죽겠어요.”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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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뷔 앨범 냈어요… 이제 막 첫발 뗀 마라토너 마음으로”

    ‘어느덧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그간 잘 지내셨나요.^^ 저의 첫 번째 음반 발매 기념 기자회견에 초대하고 싶습니다. … 간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임지영 드림.’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23)은 5일 자신의 데뷔 앨범 기자회견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메일을 보냈다. 연주자가 기자회견 초대글을 직접 작성해 보내는 경우는 드물다. 워너뮤직코리아 관계자는 “임지영이 명함을 일일이 찾아 메일을 보냈다. 데뷔 앨범에 거는 기대가 크고 무척 설렌 것 같다”고 말했다. 임지영은 2015년 세계 3대 콩쿠르 중의 하나인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2년 만에 자신의 첫 데뷔 앨범을 인터내셔널 앨범으로 발매했다. 한국인 음악가가 워너클래식에서 앨범을 발매한 것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사라 장, 소프라노 조수미 등에 이어 8번째다. 어린 나이에 인터내셔널 앨범을 발매하는 것이지만 그의 진중한 성격을 보면 놀랄 일도 아니다. 그의 음악도 그의 성격과 닮았다 “끝이 없는 마라톤 코스에서 이제 저는 막 출발선에서 발을 뗀 것에 불과해요. 매일 열심히 잘 살아온 것이 맞나 늘 되돌아보죠. 이런 성격 탓에 사람들은 피곤하지 않냐고 놀리긴 하지만요.” 이번 데뷔 앨범에서 그는 피아니스트 임동혁(33)과 파트너가 돼 녹음했다. 공교롭게도 수상자와 거부자의 만남이다. 임동혁은 2003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 출전해 3위에 올랐지만 심사 결과에 불만을 표시하며 수상을 거부했다. 모범생과 반항아 이미지의 만남인 셈이다. “그 전까지 서로 개인적인 친분은 전혀 없었어요. 그냥 전형적인 고뇌하는, 신비에 싸인 음악가 이미지였죠. 녹음 전에 만났는데 5분 동안 이야기도 못해 파트너를 바꿔야 하나 싶었는데 몇 마디 나눠 보니 정말 사촌오빠같이 편해지더라고요.” 임동혁이 파트너로 낙점된 것은 워너클래식 본사의 추천이었다. 파트너 선택에 까다로운 임동혁은 임지영의 이름을 듣고 선뜻 승낙했다는 게 워너클래식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들은 19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23일 경기 화성 모두누림센터, 24일 충북 청주 예술의전당,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27일 대전 예술의전당에서 함께 무대에도 오른다. “사실 이번 데뷔 앨범은 처음 제가 원했던 레퍼토리와는 거리가 있어요. 저는 프로코피예프, 스트라빈스키 등 20세기 음악을 하고 싶었거든요. 모차르트, 베토벤 같은 고전 작품을 연주하며 첫발을 뗀 만큼 두 번째, 세 번째 앨범부터는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했을 때 그가 주목을 받았던 이유 중의 하나가 흔한 유학 없이 국내에서만 공부했다는 점이었다. 예원학교, 서울예고를 거쳐 지난해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했다. 올해 2월 그는 독일로 거주지를 옮겨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독일에서는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임지영이 아닌 아시아에서 온 신인 연주자에 불과해요. 그냥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일 뿐이죠. 기술적으로 무언가를 더 배운다기보다는 많은 음악인과 교류하고 공연도 많이 보면서 저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싶어요.”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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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요와 만난 한국무용, 이보다 더 젊을 수는 없다

    국립무용단이 21∼24일 서울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 개막작으로 ‘춘상’을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4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보여준 ‘춘상’ 시연은 그동안 알고 있던 한국무용과는 거리가 있었다. 보다 현대적이고, 젊고, 대중적인 작품이다. 춘상은 고전소설인 ‘춘향전’을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이미 ‘묵향’, ‘향연’ 등으로 무용계에서 스타 연출가로 자리 잡은 패션디자이너 정구호가 이번 작품을 연출했다. “춘향전은 변 사또 때문에 춘향과 몽룡 두 주인공이 위기를 맞습니다. 요즘 멜로드라마에서 주인공의 가장 큰 적은 부모님이죠. 춘상은 사랑하는 연인이 부모의 반대로 헤어지고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오페라는 지금까지도 많은 연출가를 통해 계속 재해석되며 시대를 반영하고 있어요. 우리도 고전소설 등 클래식 작품들을 현대적으로 계속 해석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정구호) 이번 작품은 특이하게도 대중가요가 음악으로 사용됐다. 드라마 ‘겨울연가’, 영화 ‘건축학개론’ 등에서 활동한 이지수 음악감독은 넬, 볼빨간사춘기, 아이유 등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은 가수들의 음악을 선택해 무용에 맞게 편곡했다. “고전작품이 현대적으로 쉽고 대중적으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대중음악을 선택했습니다. 무용이 묻히지 않도록 너무 유명하지 않은 곡들을 편곡했는데 오히려 처음부터 작곡하는 것이 더 쉬울 뻔했습니다.”(이지수) 지금까지 국립무용단이 무대에 올린 작품 중 가장 젊은 작품이지만 안무는 2000년부터 9년간 국립무용단 단장을 맡은 배정혜(73)가 맡았다. “한국무용은 보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이 많은데 이번 작품은 굉장히 쉽게 볼 수 있도록 했어요. 젊은 음악을 선택했지만 작업을 하면서 속으로 ‘내 나이가 몇인데’라는 생각을 많이 하기도 했죠.”(배혜정) 이번 작품은 한국적 춤사위를 기본으로 하지만 탭댄스를 떠올리게 하는 복합적인 안무, 전통적인 오방색 대신 무채색의 현대적 의상, 오페라 뮤지컬처럼 입체감을 부여한 대형 세트로 젊은층을 한국무용으로 끌어들일 계획이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이 시대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예술을 하며 빠른 속도의 변화를 따라잡고 싶다”고 말했다. 2만∼7만 원. 02-2280-4114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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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전히 바흐가 두려워… 발가벗고 무대서는 기분”

    “예전 앨범이 좋았는데 ‘왜 또다시 같은 앨범을 내냐’고 들을 때마다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첼리스트 양성원(50·사진)은 최근 데카 레이블을 통해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앨범을 발매했다. 2005년 똑같은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앨범을 낸 지 12년 만이다.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12년 전 녹음했을 때는 왼손으로 그저 음표 하나하나를 잘 표현하려고만 했다면 이번에는 활을 잡은 오른손에 집중해 바흐의 목소리를 제대로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7세 때 첼로를 시작한 그는 1981년 프랑스 파리 벨랑 콩쿠르 금상 수상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연세대 음대 교수로 재직하며 활발하게 국제 무대에서 활동해 올해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공로 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의 아내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은식, 아버지는 국내 1세대 바이올리니스트 양해엽, 한 살 위인 형은 바이올리니스트 양성식이다. 12년 만의 도전에 대해 가족들의 의견은 다양했다. “형은 저한테 왜 모음곡 전부를 한 번에 녹음하는지 의아해했고, 아버지는 가장 두려운 비평가였는데 요즘은 무조건 다 좋다고 해요(웃음). 제가 추구하는 음악을 가장 잘 아는 아내는 녹음을 준비하면서 한없이 곡을 듣고 이야기를 해줬어요.” 많은 첼리스트가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녹음과 연주에 도전한다. 어떻게 보면 첼리스트가 거쳐야만 하는 필수 코스로도 불린다. “어느 곡보다 가장 투명한 곡으로 연주자의 음악적 수준을 단번에 알 수 있는 곡입니다. 학교 입시나 수준 있는 콩쿠르에서도 항상 이 곡들을 요구하죠. 그만큼 많은 첼리스트가 두려워하는 곡입니다. 저도 발가벗고 무대에 서는 느낌입니다.” 앨범 발매를 기념해 그는 부산 영화의전당(9월 10일), 인천 엘림아트센터(9월 23일), 여수 예울마루 대극장(9월 2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10월 15일) 등 국내와 일본, 프랑스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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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는 클래식을 사랑해

    올해 1월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리사이틀. 관객으로 가득 찬 로비에서 영화감독 박찬욱이 눈에 띄었다. 공연장 관계자는 “박 감독은 유명 연주인의 공연은 물론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공연도 찾아갈 정도로 클래식 애호가”라고 말했다. 유명 가수와 그룹의 공연이 있을 때면 유명인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공연장 인증 사진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클래식 공연장에서 유명인들의 인증샷은 보기 힘들다. 대부분 조용히 왔다가 공연을 보고 가기 때문이다. 박찬욱 감독은 배우들에게 직접 선곡한 클래식 CD를 선물할 정도로 클래식 애호가다. 그는 한 클래식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영화에는 바로크 음악을 많이 사용했지만 평소에는 교향곡을 많이 듣고 지휘는 딱히 가리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 현대음악 연주단체인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의 공연을 찾을 정도로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는 평이다. 배우 안성기도 클래식 애호가 중 한 명이다. 그는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강원 평창에서 열리는 평창대관령음악제에도 자주 모습을 나타낸다. 김혜수는 7년간 클래식 강의를 듣는가 하면 클래식 관련 서적도 자주 구매한다. 이정재 정우성 유지태도 애호가로 꼽힌다. 배우 하연수는 특히 하프 음악 마니아다. “하프 영재 공연에 실명으로 회원 가입해 예매할 정도로 하프 공연 열성팬”이라는 게 금호아트홀 관계자의 귀띔이다. 개그우먼 박지선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의 팬으로 공연은 물론이고 이벤트 사회도 본 적이 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 KT 황창규 회장은 클래식 음반 전문매장을 자주 찾고, 전문가 못지않은 식견을 자랑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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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적 색채 물씬… 오페라 문턱 낮춰준 ‘착한 야외공연’

    풀벌레 소리에 귓가를 간질이는 시원한 바람까지 왜 ‘야외’를 고집했는지 이해가 됐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국립오페라단의 ‘동백꽃 아가씨’가 26, 27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88잔디마당에서 열렸다. 이번 공연은 25억 원이 투입된 대형 야외오페라다. 패션디자이너이자 무용연출가인 정구호가 연출을 맡아 일찍부터 화제를 모았다. 우선 날씨가 ‘합격’이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열린 대형 야외 오페라들은 대부분 궂은 날씨, 열악한 음향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번 공연도 잦은 비로 리허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우려를 샀다. 다행히 공연 이틀간 비가 오지 않았고, 서늘한 날씨로 오페라를 보기에 더없이 적합했다. 한국적 색채를 적극 도입한 점이 좋았다. 본래 배경인 18세기 프랑스 귀족문화를 조선 영·정조시대의 양반과 기방 문화로 옮겼다. 한복과 민화를 사용한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도입해 사극 느낌을 줬다. 변사로 등장한 배우 채시라의 기용도 성공적이었다. 이탈리아어로 된 오페라이지만 채시라가 막 사이마다 등장해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를 압축해 얘기해줬다. 주역으로 나선 이하영 김우경은 익숙하지 않은 마이크를 사용했음에도 훌륭하게 역할을 소화했다. 아쉬움도 있다. 1막 등에서 수십 명의 합창단과 무용단이 등장하는데 병풍같이 느껴질 정도로 동선이나 연기가 미흡했다. 음향은 괜찮았지만 테너의 음량이 지나치게 높았고, 오케스트라 반주가 성악가들의 목소리에 가끔 묻혔다. 그래도 이번 공연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1만∼3만 원)에 대중적 눈높이로 오페라의 문턱을 낮췄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 5개 만점)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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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다리는 맛에 빠진 ‘맛집앞 사람들’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삼계탕 전문점. 말복인 이날 삼계탕을 먹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식당 입구부터 긴 줄이 만들어졌다. 5분이 지나도 줄은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궁금했다. 근처에 다른 삼계탕 전문점도 보이던데 왜 하필 이 식당에서만 줄을 서면서까지 기다리는 것일까. “이 부근에서 이 식당이 최고 맛집이죠.” “부장님이 이곳에서 먹자고 해서요.” 저마다 식당을 찾은 동기는 달랐지만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식당 안에 들어서기까지 평균 30분이 걸렸다. 최근 TV 요리 프로그램과 인터넷 블로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전국의 숨어있는 맛집을 쉽게 알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이제 더 이상 숨은 맛집이나 자신만 알고 있는 맛집은 없다. 가격에 상관없이 점심과 저녁 시간 맛집 줄서기는 흔한 풍경이다.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달 25, 26일 20∼40대 일반인 60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조사를 실시했다. 한 끼 식사 또는 한 잔의 음료수를 먹기 위해 어느 정도의 시간을 기다릴 수 있는지 물었다. 응답자 96%가 식당에서 5분 이상 줄을 서 본 적이 있는 가운데 61.5%가 30분까지는 기다릴 수 있다고 대답했다. 10여 분의 짧은 식사를 위해 1시간까지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는 응답자도 무려 17.3%에 달했다. 실제 맛집으로 소문난 일부 식당에서는 1시간 기다려 먹는 것은 기본이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의 일식집 등은 주말에 2시간을 기다려 먹었다는 ‘소설’ 같은 이야기가 SNS를 통해 나온다. 맛집으로 알려진 서울의 한 냉면집 주인은 “줄을 서다 연인이 싸워 헤어지기도 하고, 잠시 화장실을 갔다 온다며 자리를 이탈했다 싸움으로 번진 적도 적지 않다”고 했다. 그래도 국내 맛집은 다시 갈 수 있어 다음을 기약하지만 외국에서는 사정이 달라진다. 한 음식평론가는 “일본, 유럽 등의 맛집에서는 3∼4시간을 기다렸다가 먹는 관광객이 많다. ‘언제 다시 오겠나’라는 심리에다 SNS에 과시용으로 올리기 위해 이처럼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식당뿐만이 아니라 음료수나 간식을 파는 맛집에서도 줄서기는 필수다. 강원 삼척의 M 제과점은 5000원짜리 꽈배기를 먹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풍경이 펼쳐진다. 여자친구와 함께 오전 8시부터 기다렸다는 박민수 씨는 “다행히 꽈배기가 품절되기 전에 구매를 했지만 내가 이렇게까지 해서 먹어야만 하나라는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맛집 입장에서 줄을 서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줄서는 집=맛집’이라는 인식 때문에 번호표나 대기명단을 일부러 사용하지 않는 곳이 많다. 한 레스토랑 대표는 “일부 식당은 개업할 때 친척, 지인들을 부르거나 사람을 고용해 줄을 세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지호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맛집 줄서기’의 심리에 대해 “최근 똑같은 비용을 쓰더라도 가치 있는 소비를 원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여기에 기다려서 먹는 것을 재미로 여기거나 SNS의 영향으로 희소성을 추구하는 이가 늘고 있다”고 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2017-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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