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완

이채완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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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정당팀 이채완 기자입니다.

chaewani@donga.com

취재분야

2025-11-08~2025-12-08
정당39%
정치일반26%
검찰-법원판결11%
대통령8%
국회5%
선거5%
사법3%
지방뉴스3%
  • 美 흑인운전자 구타 사망… 경찰 5명, 살인혐의 기소

    미국 중남부 테네시주에서 29세 흑인 운전자를 과잉 진압해 숨지게 한 경찰관 5명이 2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26일(현지 시간) 테네시주 셸비 카운티 지방검찰은 멤피스에서 교통 단속을 하다 타이어 니컬스를 폭행해 숨지게 한 경찰관 5명 전원에 대해 2급 살인 혐의 및 가중 폭행, 납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7일 멤피스에서 교통 단속을 하는 과정에서 차를 몰고 귀가하던 니컬스를 전기충격기 등으로 제지한 후 구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소된 5명은 모두 흑인이다. 경찰 측은 “니컬스가 난폭 운전을 해 단속했으나 그가 도주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급 살인은 명확한 살인 고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행위로 타인을 숨지게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될 경우 유죄가 인정된다. 희소병인 크론병을 앓던 니컬스는 경찰에 체포된 뒤 호흡 곤란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3일 만인 10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유가족은 니컬스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당시 얼굴에 피멍이 가득했다고 했다. 니컬스의 사망 사실이 알려지자 미 전역에서 경찰의 과도한 물리력 행사를 비판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3년 전 미네소타주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 당시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경찰 개혁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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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흑인 운전자 때려 숨지게한 경찰 5명 살인혐의 기소

    미국 중남부 테네시주에서 29세 흑인 운전자를 과잉 진압해 숨지게 한 경찰관 5명이 2급 살인 혐의(의도적 살인)로 기소됐다. 희생자인 타이어 니콜스는 경찰의 구타로 전신에 심각한 부상을 입어 3일 만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3년 전인 미네소타주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 당시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경찰 개혁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26일(현지 시간) 테네시주 쉘비 카운티(Shelby County) 지방검찰청은 멤피스에서 교통 단속을 하다 니콜스를 폭행해 숨지게 한 경찰관 5명 전원에 대해 2급 살인 혐의 및 가중 폭행, 납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기소된 5명은 모두 흑인이며 지난주 해고돼 전직 경찰 신분으로 재판받게 됐다. 2급 살인은 명확한 살인 고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행위로 타인을 숨지게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될 경우 유죄가 인정되며 15년~60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NYT에 따르면 니콜스는 7일 오후 멤피스 교외의 공원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경찰의 교통 단속에 적발됐다. 집에서 불과 90m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점이었다. 경찰관 5명은 니콜스를 전기 충격기와 후추 스프레이로 제지한 후 심하게 구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콜스 측 변호사는 “경찰은 무방비한 니콜스를 ‘인간 피냐타’처럼 3분 동안 야만적으로 구타했다”고 말했다. 피냐타는 선물이 안에 들어 있는 인형으로 이 인형을 꺼내기 위해선 막대기 등으로 때려 터트려야 한다. 희소병인 크론병을 앓던 니콜스는 경찰에 제압되는 과정에서 호흡곤란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3일 만인 10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유가족은 니콜스가 병원에 이송된 후 의식이 없는 상태였으며 얼굴에 피멍이 가득했다고 했다. 유족 측은 “부검 결과 니콜스의 몸에서 심각한 구타 흔적으로 보이는 광범위한 출혈이 발견됐다”며 “니콜스는 4살 된 아들의 아버지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었으나 무방비상태에서 숨을 거뒀다”고 말했다. 경찰 측은 “니콜스가 난폭 운전을 해 단속했으나 그가 도주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니콜스가 경찰관들의 폭행으로 끝내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자 미 전역에서 경찰의 과도한 물리력 행사를 비판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2020년 5월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후 불과 3년 만에 비슷한 사건이 재발해 가해자에 대한 엄중 처벌과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전국적 시위가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CNN에 따르면 뉴욕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덴버 등 미국 전역에서 경찰은 니콜스 사건 관련 대규모 시위에 대비해 비상 계획을 수립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니콜스의 가족과 멤피스 지역사회에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며 “니콜스의 사망 경위에 대해 신속하고 완전하며 투명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다”고 말했다. 이어 조지 플로이드 사건 당시 경찰 개혁 법안 처리를 의회에 요구했으나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을 언급하며 “개혁을 진전시키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중요한 일에 전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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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닷새간 평양 봉쇄…‘호흡기 질환자’ 급증 때문”

    북한 평양에서 호흡기 질환자가 급증해 25일부터 닷새 간 봉쇄 조치에 들어갔다고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NK뉴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감기 같은 호흡기 질환이 퍼지고 있다며 이날부터 29일까지 평양을 봉쇄한다고 공지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번 봉쇄 조치에 따라 평양 주민들은 5일 동안 자택에 머물러야 하며 하루에 몇 번씩 체온을 재서 당국에 신고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이외 다른 지역에서도 봉쇄 조치가 시작됐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NK뉴스는 전날에는 “북한 전국에서 발열 증상을 보이는 감염병 환자가 늘며 평양 주민들이 대거 식품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23일 기록편집물 ‘조국청사에 특기할 해 2022년’를 통해 북한이 “(지난해 5월 발발한 코로나19를) 80여 일 만에 완전히 종식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5월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퍼지자 2주 이상 전국 봉쇄령을 내린 후 약 3개월 만인 같은 해 8월 ‘코로나19 완전 근절’을 선언한 것을 선전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세계 감염병 전문가들은 “믿기 어려운 성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며 북한에 영향을 미쳐 호흡기 질환자가 늘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NK뉴스는 다음 달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일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열병식을 위해 평양 봉쇄령을 내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군대와 대규모 군중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열병식에 감염병이 확산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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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집무실-관저, ‘구글 어스’로 한눈에… 가로등까지 선명

    북한이 지난해 12월 말 정찰위성으로 촬영했다며 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비롯해 서울과 인천 일대 사진을 공개한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무실과 관저 등이 미국의 민간 위성사진만으로도 선명히 포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는 구글이 제공하는 지도 프로그램 ‘구글 어스’를 통해 들여다본 김 위원장의 집무실과 관저를 공개하며 “굳이 정찰위성을 띄우지 않아도 북한 지도자가 오가는 민감한 동선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구글 어스에 김 위원장의 집무실로 알려진 ‘(조선)노동당 1호 청사’를 검색하면 사각형 모양의 건물 3개가 연결된 청사 형태를 똑똑히 볼 수 있다. VOA는 “해당 위성 사진에는 경비가 삼엄해 약 600m 떨어진 곳에서부터 최소 3개의 경비 초소를 지나야 1호 청사에 다다르는 접근 경로까지 보인다”고 소개했다. 청사 내 가로등까지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사진의 선명도가 높다는 것이다.김 위원장은 2021년 9월 정권 수립 73주년을 맞아 이 청사 정원에서 공로자 등을 초대해 연회를 연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거주지로 알려진 ‘15호 관저’를 검색하면 역시 높은 담으로 둘러싸인 주택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관저는 청사 남쪽 건물 바로 앞에 있는 터널 입구 윗부분에 조성된 정원을 따라 남쪽으로 약 100m 떨어진 곳에 있다. VOA는 현재 평양의 위성사진을 보면 대형 주택, 그 옆으로 난 터널 입구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이나 다른 고위관리의 관저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어 “북한과의 무력 충돌 시 훨씬 우수한 정찰 자산을 지닌 미국과 한국이 북한 지도부의 동선을 즉시 겨냥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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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텍사스대 “교내 와이파이 이용한 틱톡 사용 금지”…퇴출 본격화

    미국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국가 안보 우려 등을 이유로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 사용을 잇달아 금지한 가운데 미 대학도 동참하고 나섰다. 17일(현지 시간) 미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는 교내 와이파이를 사용한틱톡 이용을 금지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텍사스대는 “교내 와이파이를 사용해 틱톡 앱에 접속하거나 다운로드 하는 것을 영구적으로 차단했다”며 “교내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동안 학생 교직원 방문객 등 모두가 틱톡을 사용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미국 내 유명 연구 중심 종합대학인 텍사스대 오스틴은 학부 및 대학원생이 5만 여명, 교직원만 2만4000명에 달한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2월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주 정부 산하 기관의 틱톡 이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뒤 한 달여 만에 나온 것이다. 애벗 주지사는 당시 산하 기관에 보낸 서한에서 “틱톡은 이용자의 장비에서 상당한 데이터를 수집해 잠재적으로 민감한 정보를 중국 정부에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텍사스대 측에서도 “우리 대학 관련 정보와 중요한 인프라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함”이라며 애벗 주지사의 지침을 준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틱톡 퇴출 움직임은 본격화되고 있다. 16일 CNN은 틱톡에 대한 연방 및 주정부의 반발이 미 전역에 걸쳐 확대되고 있다며 미 50개주 중 31개 주정부가 공무용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이 중 9개 주는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개발한 모든 앱과 위챗 등도 금지했고, 4개 주정부는 상응하는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말 기준 24개 주정부가 정부 소유 IT 기기에서 틱톡 설치를 금지했는데 이러한 조치가 탄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10~20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틱톡은 미국에서 약 1억36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틱톡이 미국인들의 개인정보를 유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틱톡의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며 “틱톡은 중국 공산당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했다. 틱톡이 여론을 조작하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등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중국 정부가 틱톡 사용자 수백만 명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틱톡 대변인은 CNN에 “많은 주들이 틱톡에 대한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을 바탕으로 정책을 시행하는 데 편승하고 있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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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찾아요” 인터넷 수소문하는 아프리칸 한국인 [기자의 눈/이채완]

    “(한국인) 아버지는 100일 잔치를 해준 뒤 한국으로 영영 떠났습니다.” 아프리카 서부 나이지리아에 사는 한국계 사생아 이용최 씨(23)는 “아버지를 꼭 찾고 싶다”며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성인이 된 후 이름을 스스로 지었다. 한국인 아버지의 성에 인터넷에서 본 한글 ‘용’과 ‘최’를 붙였다. 너무 어릴 때 떠나버린 아버지의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한국계라는 자신의 핏줄을 잊지 않고 싶다고 했다. 동아일보가 라이베리아 출신 한국계 사생아들의 ‘힘겨운 아빠 찾기’에 대해 7일 보도(“날 두고 간 한국인 아버지… 찾아도 ‘서류상 가족’ 슬픈 현실만”)한 이후 기자에게 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가 쏟아졌다. 이 씨처럼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가나 등 아프리카 곳곳에 있는 한국계 사생아들이 어떻게 하면 한국인 아버지를 찾을 수 있는지 물어왔다. 극적으로 아버지를 만난 라이베리아계 혼혈 서관우 씨(35)의 사례가 기사를 통해 알려지자 그를 도왔던 세계한인법률가회에도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코피노’(필리핀), ‘라이따이한’(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계 한국 혼혈인들은 비교적 알려진 편이지만 아프리카계 한국 혼혈인은 오래도록 우리의 시선 밖에 있었다. 이 씨는 아버지가 일했던 나이지리아 회사와 한국대사관을 찾아가 사정했지만 아버지 찾기에 번번이 실패했다. “바보 같지만 인터넷으로 한국인들에게 우리 아빠를 아느냐고 메시지도 보내 봤어요. 한국에 이 씨 성 가진 사람이 수백만 명이란 답이 돌아오더군요.” 가나 혼혈인 김복남 씨(29)는 “우리 같은 아프리카 혼혈아들은 뿔뿔이 흩어져 있다. 아버지를 찾는다는 기대는 접고 살아가야 했다”고 말했다. 일본에도 2000년대 초 ‘자피노’(일본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문제가 대두된 적이 있다. 이때 일본은 민관이 나섰다. 기업과 시민단체가 자피노에게 교육과 취업 기회를 제공했다. 정부는 2008년 국적법을 개정해 자피노가 일본 국적을 쉽게 취득하도록 도왔다. 동아일보에 소개된 관우 씨는 친부를 찾아 가족관계증명서에도 올랐지만 높은 수준의 한국어 능력을 요구하는 귀화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4년째 한국 국적을 얻지 못하고 있다. 우리 역시 이들이 친부를 찾았다면 국적 취득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친부를 찾는 동안 한국에 머물 수 있도록 취업비자를 제공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 씨는 기자와의 통화를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의 나라에 꼭 가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만약 아버지를 만난다면 오랜 시간 바라보고 안아보고 싶습니다.” 이채완·국제부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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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2명 탄 네팔 항공기 추락, 포카라 인근… 72명중 68명 사망

    네팔에서 한국인 2명을 포함해 72명이 탑승한 항공기가 15일(현지 시간) 포카라 공항 인근에서 추락해 최소 68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한국인 남성 2명이 탑승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현지 대사관 직원을 사고 현장에 급파했다. 한국인 탑승자는 육군 상사인 유모 씨(45)와 아들(14)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팔 예티항공 소속 ATR72기는 이날 오전 10시 반경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출발해 서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포카라 공항으로 향하던 중 공항에서 약 1.5km 떨어진 협곡 근처에서 추락했다.네팔機 탑승 한국인 2명은 육군 상사 아버지와 14세 아들한국인 2명 탄 항공기 추락“포카라로 트레킹 가던 중 사고”이날 네팔 항공당국은 “사고 여객기에 승객 68명과 승무원 4명 등 총 72명이 탑승했다”며 “현재까지 68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네팔 항공청이 공개한 사망자 명단에는 둘 다 성이 유 씨인 한국인 남성 2명이 포함돼 있다. 네팔 현지 관계자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두 사람이 한국에서 카트만두로 들어온 후 트레킹을 위해 포카라로 가던 중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며 “아버지 시신은 수습했지만 아들 시신은 아직 못 찾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탑승객 중 외국인은 한국인 2명을 포함해 인도인 5명, 러시아인 4명 등 15명이다. 어린이도 6명 타고 있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는 좌우로 흔들리며 공항 쪽으로 접근해 오다 갑자기 급강하했고, 폭발과 함께 거대한 화염이 솟구쳐 올랐다고 한다. 예티항공 대변인은 “추락 시점은 착륙 예정 시각으로부터 10∼20초 전”이라고 밝혔다. 가우라브 구룽 씨는 “비행기가 착륙을 시도한 후 공중에서 격렬하게 흔들렸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한 영상에는 사고 항공기가 주거지역 위로 불안정하게 저고도 비행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주민 아룬 타무 씨는 로이터통신에 “비행기가 추락과 동시에 두 동강이 났다. 절반은 산비탈에 있고 나머지 절반은 세티강의 협곡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추락한 여객기인 ATR72기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합작회사인 ATR가 생산한 쌍발 프로펠러를 장착한 기종으로, 제작된 지 15년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를 포함해 해발 8000m급 고봉 8곳이 있는 네팔에서는 항공기 사고가 빈번히 일어난다. 특히 포카라는 안나푸르나 등 고봉에서 불과 수십 km 떨어진 고지대여서 항공기가 여러 산 사이로 곡예하듯 비행해야 한다. 로이터통신은 1992년 카트만두에 접근하던 파키스탄항공의 에어버스 A300기가 추락해 탑승자 167명 전원이 사망한 이후 네팔에서 일어난 최악의 여객기 추락 참사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5월에도 네팔 타라에어 소속 소형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자 22명 전원이 사망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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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최근 한달 의료기관내 코로나 사망 6만명”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지난해 12월 초 이후 의료기관에서 숨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약 6만 명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 후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공식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14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해 12월 8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코로나19 관련 5만9938명이 의료기관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호흡부전 사망자가 5503명(9.2%)이며 암 폐질환 신장병 같은 기저질환 악화로 숨진 사람이 5만4435명이다. 자택 사망자는 포함하지 않아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연구팀은 13일 최근 전파 특성, 감염 후 증상 분석을 토대로 그 전 11일간 중국 코로나19 누적 감염률은 약 64%, 감염자는 약 9억 명으로 추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4일 성명에서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통계 공개를 환영한다”면서도 바이러스 변이 추적에 필수적인 유전체 정보 등 더 상세한 데이터 제공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대 명절 춘제(설·22일) 연휴를 앞두고 사망자 폭증 우려도 나온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쩡광 전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국장은 춘제 연휴 기간 농촌에서 감염자가 급증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정점은 2∼3개월 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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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대법, 보우소나루 ‘대선 불복’ 수사 허용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그의 강성 지지층에 의한 대통령궁 의회 대법원 습격 사건에 관여했는지 브라질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미국 CNN방송은 14일 브라질 대법원이 ‘대선 불복 폭동’을 선동한 혐의 등으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수사 요청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알렉산드리 지 모라이스 대법관은 “민주주의에 맞서 비겁한 음모를 꾸며 ‘예외 상태(일종의 비상사태)’를 만들려는 공인은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플로리다에 체류 중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브라질로 강제 송환될 확률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라질 검찰은 전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동영상을 게시해 대중을 선동했다”며 수사 개시를 대법원에 요청했다. 검찰은 그가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 대선 승리에 의문을 제기하는 동영상이 폭동과 명백한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에 대한 관련 게시물 보존 요청을 법원에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동과 관련해 검찰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최측근 안데르송 토리스 전 안보장관을 체포했고 참가자 약 1200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변호인은 “그는 민주주의 수호자로 모든 종류의 불법적인 범죄 행위를 항상 거부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3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업무용 신용카드를 비싼 호텔 숙박 및 외식 등에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하루에 한 제과점에서 약 5만 헤알(1200만 원)을 썼으며 햄버거 가게에서도 2만5000헤알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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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2명 등 72명 탑승 네팔 항공기 추락…최소 64명 사망

    네팔에서 한국인 2명을 포함해 72명이 탑승한 항공기가 15일(현지 시간) 오전 포카라 공항 인근에서 추락해 최소 6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한국인 2명이 사고 비행기에 탑승한 사실을 확인한 후 현지 대사관 직원을 사고 현장에 급파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팔 예티항공 소속 ATR72기는 이날 오전 10시 반경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출발해 서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포카라공항으로 향하던 중 공항에서 약 1.5km 떨어진 협곡 근처에서 추락했다. 예티항공 대변인은 “해당 비행기에는 승객 68명과 승무원 4명 등 총 72명이 타고 있었다”며 “이 중 15명은 외국인이고 6명은 유아”라고 밝혔다. 공항 관계자는 한국인 2명을 포함해 인도인 5명, 러시아인 4명, 아일랜드와 호주, 프랑스, 아르헨티나인 각 1명이 타고 있었다고 전했다. 네팔 경찰청 대변인은 “현재까지 64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우리 외교부는 “주네팔대사관이 항공사 및 유관기관을 통해 한국인 2명이 탑승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사고 현장에 영사협력원을 급파했고 우리 국민의 생존 여부 확인과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는 좌우로 흔들리며 불안정하게 공항 쪽으로 접근해오다 갑자기 급강하했으며, 폭발과 함께 거대한 화염이 솟구쳐 올랐다고 한다. 사고 후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한 영상에는 사고 항공기가 주거지역 위로 저고도 비행을 하며 살짝 흔들리는 모습이 담겨있다. 현지 주민 아룬 타무 씨는 로이터통신에 “비행기가 충돌 직후 두 동강이 났다. 절반은 산비탈에 있고 나머지 절반은 세티 강의 협곡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추락한 여객기인 ATR72기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합작회사인 ATR이 생산한 쌍발 프로펠러를 장착한 기종으로, 제작된 지 15년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를 포함해 해발 8000m급 고봉 8곳이 있는 네팔에서는 항공기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는 편이다. 특히 포카라는 안나푸르나 등 고봉에서 불과 수십 km 떨어진 고지대여서 항공기가 여러 산 사이로 곡예하듯 비행해야 한다. 로이터통신은 2000년 이후 최소 309명이 비행기나 헬리콥터 추락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5월에도 네팔 타라에어 소속 소형 여객기가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등 22명의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2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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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우소나루 브라질 前대통령, ‘대선 불복 폭동’ 檢수사 받게돼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그의 강성 지지층에 의한 대통령궁 의회 대법원 습격 사건에 관여했는지 브라질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미국 CNN방송은 14일 브라질 대법원이 ‘대선 불복 폭동’을 선동한 혐의 등으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수사 요청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알렉산드리 지 모라이스 대법관은 “민주주의에 맞서 비겁한 음모를 꾸며 ‘예외 상태(일종의 비상사태)’를 만들려는 공인은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플로리다에 체류 중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브라질로 강제 송환될 확률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라질 검찰은 전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동영상을 게시해 대중을 선동했다”며 수사 개시를 대법원에 요청했다. 검찰은 그가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 대선 승리에 의문을 제기하는 동영상이 폭동과 명백한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에 대한 관련 게시물 보존 요청을 법원에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동과 관련해 검찰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최측근 안데르송 토리스 전 안보장관을 체포했고 참가자 약 1200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변호인은 “그는 민주주의 수호자로 모든 종류의 불법적인 범죄 행위를 항상 거부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3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업무용 신용카드를 비싼 호텔 숙박 및 외식 등에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하루에 한 제과점에서 약 5만 헤알(1200만 원)을 썼으며 햄버거 가게에서도 2만5000헤알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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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루 반정부시위 다시 격화… 하루 18명 숨져

    지난해 12월 7일 페드로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의 탄핵으로 촉발된 페루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시위대와 경찰 충돌로 9일(현지 시간) 하루에만 18명이 숨지는 최악의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10일에는 불에 탄 경찰관의 시신까지 발견됐다. 이에 검찰은 시위대 집단학살과 살인 등의 혐의로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을 포함한 내각 인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9일 남부 푸노주 훌리아카 공항 인근에서는 공항에 진입하려는 시위대 9000여 명과 저지하려는 경찰의 충돌로 10대 1명을 포함해 총 17명이 숨졌다. 다른 지역에서도 1명이 추가로 숨져 이날에만 18명이 사망했다. 10일에는 훌리아카 일대의 차 안에서 불에 탄 경찰관도 발견됐다. 유명 관광지 티티카카 호수를 끼고 있는 푸노에는 아이마라 원주민이 주로 거주한다. 이들은 최초의 농민 출신 대통령인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어서 그의 탄핵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시위대는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사임, 의회 해산,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석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의회는 대선과 총선을 기존 일정보다 2년 앞당긴 2024년 4월에 치르는 개헌안을 가결했지만 시위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시위 발발 후 10일까지 누적 사망자만 최소 46명에 이른다. 유혈 사태가 격화되자 10일 파트리시아 베나비데스 검찰총장은 볼루아르테 대통령, 알베르토 오타롤라 총리, 빅토르 로하스 내무장관, 호르헤 차베스 국방장관에 대한 예비 조사를 명령했다. 이들에게 집단학살, 살인 등의 혐의도 부여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2021년 7월 집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고질적 경제난으로 고전하던 와중에 무리하게 의회 해산을 시도하다가 무능과 부패 혐의로 의회로부터 탄핵을 당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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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 이어 벨기에도 ‘탈원전 뒤집기’

    2025년까지만 원자력발전을 사용하겠다던 벨기에가 주요 원전 가동을 10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서방 제재에 맞서 ‘에너지 무기화’에 나선 러시아 때문에 유럽 에너지 위기가 커지자 20년 전 탈(脫)원전 정책을 선언한 벨기에마저 원전으로 회귀한 것이다. 9일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이날 자국 원자로 총 7기 가운데 최신형 원자로 도얼 4호기와 티앙주 3호기 등 2기 가동을 연장하기로 원전 운영사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벨기에 전체 원자력발전 용량의 35%를 담당하는 두 원전은 당초 2025년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었지만 필수 점검을 마친 뒤 2026년 11월부터 10년간 더 가동할 예정이다. 더크로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두 원자로 가동 연장은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매우 필수적”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벨기에는 2003년 ‘2025년까지 모든 원전 가동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도얼 3호기는 지난해 폐기 수순에 돌입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등 서방 제재에 대응해 러시아가 유럽행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면서 유럽 전역에 에너지 위기가 고조됐다. 벨기에 전력 당국은 원전 가동을 연장하지 않는다면 2026∼2027년 겨울에 전력이 상당히 부족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탈원전에 앞장서던 독일 스웨덴도 원전 가동을 연장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해 전면 중단할 예정이던 남은 원전 3기를 올 4월까지 가동하기로 했다. 이달 3일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프랑스 원자로 2기 구입 의사를 내비쳤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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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벨기에도 ‘원전 회귀’ 선언… 원전 2기 10년 더 가동

    2025년까지만 원자력발전을 사용하겠다던 벨기에가 주요 원전 가동을 10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서방 제재에 맞서 ‘에너지 무기화’에 나선 러시아 때문에 유럽 에너지 위기가 커지자 20년 전 탈(脫)원전 정책을 선언한 벨기에마저 원전으로 회귀한 것이다. 9일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이날 자국 원자로 총 7기 가운데 최신형 원자로 도얼 4호기와 티앙주 3호기 등 2기 가동을 연장하기로 원전 운영사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벨기에 전체 원자력발전 용량의 35%를 담당하는 두 원전은 당초 2025년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었지만 필수 점검을 마친 뒤 2026년 11월부터 10년간 더 가동할 예정이다. 더크로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두 원자로 가동 연장은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매우 필수적”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벨기에는 2003년 ‘2025년까지 모든 원전 가동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도얼 3호기는 지난해 폐기 수순에 돌입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등 서방 제재에 대응해 러시아가 유럽행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면서 유럽 전역에 에너지 위기가 고조됐다. 벨기에 전력 당국은 원전 가동을 연장하지 않는다면 2026~2027년 겨울에 전력이 상당히 부족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탈원전에 앞장서던 독일 스웨덴도 원전 가동을 연장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해 전면 중단할 예정이던 남은 원전 3기를 올 4월까지 가동하기로 했다. 이달 3일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프랑스 원자로 2기 구입 의사를 내비쳤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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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합류 美여성 “감옥 가더라도 고향 가고파”[사람, 세계]

    “고향인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감옥에 가야 한다면 순순히 가겠습니다.” 20세 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가입했던 미국 출신 여성 호다 무타나(28)는 미국 정부를 향해 이같이 호소했다. 무타나는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 지역 수용소에서 전남편이었던 IS 대원과의 사이에서 낳은 어린 아들과 머물고 있다. 8일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주재 예멘 외교관의 딸인 무타나는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나 앨라배마에서 자랐다. 부모는 독실한 무슬림이다. 무타나는 대학 입학을 앞둔 2014년 돌연 IS에 합류했다. 당시 인스타그램에 뜬 IS 광고에 접속하자 자신을 21세, 22세로 소개한 두 사람이 메신저로 말을 걸어와 “IS에 합류해야 진정한 무슬림의 의무를 다할 수 있고 그러지 않으면 종교가 나를 버릴 것”이라며 설득했다는 것이다. 이 말에 넘어간 무타나는 가족에게 여행을 간다며 집을 나와 튀르키예(터키)를 거쳐 시리아 국경을 넘었다. 경비는 몰래 빼돌린 대학 등록금으로 충당했다. 하지만 시리아에 도착하자 무타나는 이들이 IS 소속 인신매매꾼들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들이 데리고 간 숙소는 무타나와 비슷한 처지의 여성 100여 명과 200여 명의 아이들로 북적였다. 무타나는 IS의 잔혹한 정체를 깨닫고 후회했다고 한다. IS는 생포한 요르단 조종사를 산 채로 불에 태워 살해하는 영상을 그에게 강제로 보도록 했다. 무타나가 “나의 종교적 신념에 어긋난다”며 저항하자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협박이 돌아왔다고 한다. 숙소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IS 대원과 결혼하는 것뿐이었다. 그는 세 차례 IS 대원과 결혼했고 2016년경 아들을 낳았다. 무타나는 아이 양육을 위해 미국으로 돌아오려 했지만 2015년 트위터에 자신의 미국 여권을 올리며 IS 합류를 권유했던 전력 탓에 미국 정부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했다. 이후 무타나는 세 번째 남편과 이혼한 뒤 2019년 세 살배기 아들과 함께 친미 쿠르드족이 운영하는 시리아 수용소로 들어갔다. 무타나는 “미국 정부가 나를 어린 시절 순진했던 사람으로 봐줬으면 한다”며 아들과 함께 입국을 허락해 달라고 애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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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날두, 사우디서 사실혼 여자친구와 함께 살듯”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 팀으로 최근 이적한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가 사실혼 관계인 여자친구 헤오르히나 로드리게스(29)와 함께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혼외 동거를 엄격히 금지하지만 호날두는 예외라는 것이다. 4일(현지 시간) 스페인 EFE통신은 호날두와 로드리게스가 사우디 수도이자 호날두의 새 소속팀 알나스르 연고지인 리야드에서 동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호날두는 연간 약 2700억 원(추정)을 받는 조건으로 알나스르와 2025년까지 계약했다. EFE는 익명의 사우디 변호사를 인용해 “사우디는 법적으로 혼외 동거를 금지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범죄 혐의 등이 있지 않은 한 묵인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다른 변호사도 “호날두뿐만 아니라 외국인의 혼외 동거에는 잘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이슬람 국가 카타르가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당시 미혼 남녀가 한 방에 투숙하는 것만으로 최대 7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던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드리게스가 현지에 체류하기 위해서는 사우디 정부로부터 비자를 받아야 한다. 두 사람은 법적으로 부부가 아니기 때문에 로드리게스는 혼인에 따른 자동 시민권 취득이 불가능하다. EFE는 알나스르 측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호날두와 로드리게스는 2016년 처음 만나 이듬해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후 6년 넘게 동거하며 아이도 낳았다. 호날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받은 2경기 출전 정지 징계 때문에 6일 이적 후 처음 열린 알나스르의 경기에 결장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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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美 특허 최다… ‘29년간 1위’ IBM 제쳐

    삼성전자가 지난해 미국 특허를 가장 많이 취득한 기업이 됐다. 29년간 1위를 지킨 IBM을 제쳤다. LG도 3위에 올랐다. 7일(현지 시간) 미 블룸버그통신은 특허전문법인 해리티&해리티 분석을 인용해 삼성이 지난해 미 실용특허 8513건을 등록해, 전년보다 44% 줄어든 4743건을 등록한 IBM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이후 매년 8000건 넘는 신규 특허를 등록하며 2위를 지키다가 처음 1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 특허는 주로 비주얼 디스플레이 시스템과 음성통신 분야에서 많았다. 반도체, 하드웨어, 메모리 분야 특허 건수가 많이 줄어든 IBM은 1994년부터 지켜온 1위 자리를 내줬다. LG는 2021년 대비 5% 늘어난 4580건을 등록해 3위에 자리했다. 이어 도요타(3056건), 캐논(3046건), TSMC(3038건) 순이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중국 기업의 미국 특허 출원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 특허 증가율이 84%인 것을 비롯해 바이두(43%), 알리바바(37%), 텐센트(24%) 등 증가율이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분석 책임자 로키 번드슨은 “이 같은 증가세라면 미국 특허 건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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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 ‘혼외동거 금지’ 인데…“호날두, 여자친구와 함께 살 수 있을 것”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 팀으로 최근 이적한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가 사실혼 관계인 여자친구 조지나 로드리게스(29)와 함께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혼외 동거를 엄격히 금지하지만 호날두는 예외라는 것이다. 4일(현지 시간) 스페인 EFE통신은 호날두와 로드리게스가 사우디 수도이자 호날두 새 소속팀 알 나스르 연고지인 리야드에서 동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호날두는 연간 약 2700억 원(추정)을 받는 조건으로 알 나스르와 2025년까지 계약을 체결했다. EFE는 익명의 사우디 변호사를 인용해 “사우디는 법적으로 혼외 동거를 금지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범죄 혐의 등이 있지 않는 한 묵인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다른 변호사도 “호날두뿐만 아니라 외국인의 혼외 동거에는 잘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이슬람 국가 카타르가 지난해 FIFA 월드컵 당시 미혼 남녀가 한 방에 투숙하는 것만으로 최대 7년 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던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드리게스가 현지에 체류하기 위해서는 사우디 정부로부터 비자를 받아야 한다. 두 사람은 법적으로 부부가 아니기 때문에 로드리게스는 혼인에 따른 자동 시민권 취득이 불가능하다. EFE는 알 나스르 측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호날두와 로드리게스는 2016년 처음 만나 이듬해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후 6년 넘게 동거하며 아이도 낳았다. 호날두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받은 2경기 출전 정지 징계 때문에 6일 이적 후 처음 열린 알 나스르의 경기에 결장했다. 이채완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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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 두고간 한국인 아버지… 찾아도 ‘서류상 가족’ 슬픈 현실만

    《“제 아빠를 찾아주세요. 1980년대에 아프리카에 왔고 성은 강씨예요.”2019년 3월 경기 안산시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 “아빠를 만나고 싶다”며 30대 초반의 남성이 찾아왔다. 아프리카 서부에 있는 라이베리아 출신인 그는 ‘서관우’라는 이름도 자기 스스로 지은 것이라고 했다. 관우는 피부색이 흑인에 가까웠지만 분명 한국인의 얼굴을 갖고 있었다. 그는 라이베리아식 억양의 영어로 나직하게 말했다. “당시 대우건설에서 라이베리아로 파견을 왔던 한국인 강모 씨를 찾고 있어요.”“정보가 그게 다예요?” 박선영 변호사가 그에게 물었다. 관우는 서류 3장을 책상 위에 내려놨다. 라이베리아에서 가져온 가족관계증명서, 그리고 자신과 어머니의 출생증명서였다. 아버지에 관한 정보는 없었다. 박 변호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에서 김철수 찾기보다 막막하네.”》아버지 찾아온 ‘아프리칸 한국인’라이베리아. 이 낯선 아프리카 나라에 한국인 혼혈 청년들이 있다. 30여 년 전 건설 현장에 일하러 왔다가 자신의 핏줄을 남긴 채 한국으로 떠나버린 아버지…. ‘아프리카판 코피노’들의 힘겨운 ‘아빠 찾기’ 여정을 따라가 봤다.○ “엄마, 나 왜 이렇게 생겼어요?” 1988년 라이베리아에서 태어난 관우는 아버지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 아버지 사진조차 없다. 1980년대 대우건설과 협력사들은 라이베리아에 도로 등 대규모 사회기반시설 공사를 하며 노동자들을 현지에 파견했다. 관우의 아버지 강 씨는 그때 파견된 노동자였다. 강 씨는 한국에 처자식이 있었지만 당시 18세의 고교생이던 라이베리아인 여성을 6개월간 만났다. 이 여성이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자 강 씨는 “고향에 가족이 있어서 배 속의 아이를 책임질 수 없다”고 했다. 1988년 관우가 태어났을 때는 강 씨가 이미 한국으로 돌아간 뒤였다. 강 씨는 이듬해 라이베리아에서 내전이 시작되자 관우의 어머니와 연락을 완전히 끊었다. 당시 라이베리아에는 독일과 레바논 등 여러 국가에서 온 노동자들이 있었고 현지 여성과의 사이에 자녀를 낳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들 상당수는 그렇게 낳은 아이들을 책임진 반면 한국 남성들은 대부분 본국으로 도망치기 바빴다. 관우는 자라면서 아버지의 얼굴을 점점 더 닮아갔다. 학교에서 아시아계 혼혈아는 관우가 유일했다. 동급생들은 피부색이 상대적으로 밝은 그를 “주인과 노예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라고 놀렸다. 미국에서 해방된 노예들이 1847년 세운 나라인 라이베리아에서 이 말은 심한 욕이었다. “엄마, 나 왜 이렇게 생겼어요?” 관우는 아홉 살이 되던 해 어머니에게 물었다. 친부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게 됐다. 어머니는 극심한 내전 속에서 간신히 생계를 꾸리며 관우를 키웠다. 관우는 “도망간 아버지가 평생 원망스러웠고 동시에 그리웠다”고 했다.○ 유전자 검사 가는 길,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라이베리아에서 대학을 졸업한 관우는 29세가 된 2017년 한국행을 결심했다. “자라는 내내 없었던 아버지를 꼭 찾고 싶었어요. 나의 절반을 이루는 한국의 문화도 경험하고 싶었고요.” 한국에 가기 위해 몇 년간 돈을 모았지만 가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을 경유해 한국에 도착하는 항공권을 사고 나니 남은 돈은 30만 원이었다. 일단 라이베리아인 지인이 있는 광주로 내려갔다. 여러 관공서를 전전했지만 아버지 성이 강씨라는 것 외엔 아무 정보가 없어 도움을 받지 못했다. 아버지를 찾기 위해선 돈부터 벌어야 했다. 공장 일, 과수원 일, 택배 상하차, 치킨 배달 등 가리지 않고 했다. 광주, 경기 안산시, 경남 밀양시, 서울 충무로 등 전국을 오갔다. 오전 1시에 퇴근해 눈만 붙이고 오전 5시에 출근하기 일쑤였다. 짬짬이 도움을 받을 만한 사람들과 단체를 수소문해 메일을 보냈다. 2년 만인 2019년 기회가 찾아왔다. 공익 사건에 법률 지원을 제공하는 세계한인법률가회였다. 관우를 담당했던 박 변호사는 “성만 아는 30년 전 인물이라면 영영 못 찾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3개월이 되도록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박 변호사는 평소 알고 지내던 한 경찰관의 말에서 실마리를 얻었다. “출입국관리소 기록은 거의 영구적으로 남아 있어요.” 강 씨의 출입국 기록이 아직 남아 있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부랴부랴 법원에 출입국관리사무소(현 출입국·외국인청) 사실조회를 신청했다. 시점도 특정하기 어려워 1980년부터 1989년까지 10년간 라이베리아에 입국한 모든 한국인의 이름을 조회하기로 했다. 2주 뒤 결과가 나왔다. 1980년대 라이베리아를 오간 강씨 성을 가진 남성은 딱 한 명이었다. 박 변호사는 특정된 강 씨의 현재 주소를 찾아 관우가 친자임을 입증하는 소송의 소장을 보냈다. 관우는 마침내 아버지를 찾을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하지만 6개월 뒤 열린 첫 재판에 아버지는 출석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평생 나를 만나고 싶었던 적이 없었구나 싶어서 좌절감이 들었어요.” 법원은 서울대 의대 법의학연구소에 관우 부자의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다. 강 씨에게도 검사를 받으러 나오라고 연락했지만 그가 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검사 당일인 2020년 2월 관우가 법의학연구소 검사실로 가는데 누군가 불쑥 말을 걸어 왔다. 복도 의자에 앉아 있던 노년의 남성이었다. “혹시 한국말 잘해요?” “조금 알아요. 그런데 Who are you(누구세요)?” “I am your 아버지(내가 너의 아버지야).” 관우 입에서 “진짜?”라는 말이 터져 나왔다. 강 씨는 눈물을 흘리며 관우를 껴안았다. 강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얼굴이 나를 닮아 내 핏줄이란 걸 보자마자 알았다”고 했다. 그는 가족들이 집에 소장이 온 것을 숨겨서 재판에 나오지 못했다고 했다. 관우는 “아버지를 만나면 ‘당신을 30년간 미워했다’고 말할 줄 알았는데 막상 보니 너무 반갑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전 재산 처분한 돈으로 한국 왔는데… 관우처럼 한국인 친부를 만나는 일은 기적에 가깝다. 라이베리아에는 최소 수십 명의 한국계 사생아들이 있지만 한국 땅을 밟는 것조차 어렵다. 역시 한국인 아버지를 둔 라이베리아인 프린스 현보 심 씨(30)도 가까스로 2018년 한국에 도착했지만 이후 여정은 순탄치 않다. 현보는 1993년 라이베리아에서 의류 사업을 하던 아버지 심모 씨와 라이베리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고작 15세였던 어머니는 당시 40대였던 심 씨가 어머니의 가족들에게 여러 편의를 제공하며 결혼을 밀어붙이자 부모의 요구에 못 이겨 심 씨와 결혼했다. 어머니는 현보에게 눈물을 글썽이며 “공부도 하고 사회생활도 하고 싶었지만 남자에게 갇히고 말았다”고 말하곤 했다. 어머니는 한국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세 남매를 낳았다. 심 씨는 남매에게 한국 이름을 붙였다. 어머니는 공주와 왕자처럼 자라라며 ‘프린세스’와 ‘프린스’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불렀다. 하지만 이들의 삶은 내전과 함께 무너졌다. 심 씨는 내전이 터지자 홀로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돌아갔고 연락은 영영 끊겼다. 현보의 어머니는 내전 속에서 어린 삼남매를 키우기 위해 구걸했다. 아이들은 어머니가 동네 남성들에게 성폭력을 당하는 모습까지 지켜봐야 했다. 현보는 “누나와 여동생은 다른 집에 맡겨졌다. 삼남매가 흩어져 살면서 남은 음식을 받아먹는 등 개 취급을 받았다”고 했다. 사람들은 현보에게 “너희 엄마는 하얀 남자와 결혼했는데 왜 그렇게 가난하냐”고 놀렸다. 학교도 중퇴하고 악착같이 돈을 모으던 현보는 직업훈련을 알아보다 한국에서 이뤄지는 연수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한국에 가서 아버지를 찾을 절호의 기회였다. 현보는 갖고 있던 차와 오토바이는 물론이고 자신이 운영하던 사업장의 기계를 4000달러(약 508만 원)라는 헐값에 몽땅 처분하고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그는 아버지를 찾아 묻고 싶었다. “왜 우리를 이런 고통 속에 살게 했나요. 우리가 100% 한국인이었어도 버렸을 건가요.” 현보가 아버지에 대해 아는 것은 이름 석 자와 부산 출신이라는 점뿐이었다. 2018년 11월 연수생들의 공동 숙소가 있는 경기 의정부시에 도착하자마자 현보는 부산으로 향했다. 생전 처음 느끼는 영하의 한기와 낯선 풍경이 그를 맞았다. 현보는 “라이베리아에서는 사람을 찾을 때 아무에게나 물어보면 건너건너 금방 알 수 있었다. 한국에는 사람이 너무 많고, 모두 바빠 보였다”고 말했다. 현보는 부산역에 내린 뒤 한동안 역 앞 광장에 멀뚱거리며 서 있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용기를 내 근처 옷 가게에 들어갔지만, 말문이 막혔다. 점원은 가만히 서 있는 그를 수상하게 쳐다볼 뿐 말도 걸지 않았다. 결국 현보는 역 주변을 한두 시간 서성이다 다시 서울로 향하는 기차를 탔다. 그는 산업연수생으로 일하던 직장에서 가까워진 한국인 동료들에게 사정을 털어놓고 도움을 구했다. 하지만 그들의 대답은 냉담했다. “한국에선 혼외자식이 드러나는 걸 싫어해. 너희 아버지도 그럴 거야.” 전 재산을 처분하고 한국에 왔던 현보는 3개월의 연수 기간 동안 아버지에게 단 한 걸음도 다가가지 못한 채 라이베리아로 돌아갔다.○ “한국어 공부하고는 싶지만 돈은 언제 벌어요” 법적으로 친자임을 인정받는 데 성공한 관우는 이제 또 다른 벽 앞에 서 있다. 아버지 강 씨의 가족관계증명서에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그의 국적은 라이베리아다. 두 부자는 일주일에 한두 번 통화를 하지만 강 씨의 부인과 자녀들은 관우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관우의 ‘멘토’이자 경기 평택시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라이베리아 여성 크리스티나 도 씨는 기자에게 “관우가 거둔 건 슬픈 승리”라며 “현실에선 절대 만날 수 없는 서류상 가족”이라고 말했다. 그녀 역시 내전 이전에 한국인 남성을 만나 딸을 낳았지만 홀로 양육하다 2008년 딸을 데리고 한국에 왔다. 관우의 다음 목표는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것이다. 그는 “평생 고생하신 어머니를 한국에 모셔오려면 안정적인 신분과 직장, 집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행법상 부모 중 한 명이 한국인이면 미성년 자녀에게 자동으로 한국 국적이 주어지지만, 성인이 된 이후 한국인의 자녀로 확인된 경우는 다르다. 관우가 한국 국적을 얻으려면 한국어 능력과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평가하는 귀화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해운업체에서 일주일에 많게는 6, 7일 일하는 관우에겐 만만치 않은 시험이다. 그는 “일이 불규칙해 새벽에 나가야 할 때도 많고 지방 곳곳을 다닌다”며 복잡한 일정표를 기자에게 보여줬다. 법무부에서 운영하는 귀화 시험 응시자용 교육 프로그램도 주로 주말에 열리다 보니 주말 근무가 잦은 관우에겐 ‘그림의 떡’이다. 그의 한국어 실력은 아직 초급 수준에 머물러 있다. 3년 전 관우가 일했던 평택시의 주점 사장 윤인철 씨는 “여직원들이 나를 오빠라고 부르는 걸 보고 관우도 나를 오빠라고 부르곤 했다”며 웃었다. 현재 관우의 직장 상사인 박청진 씨도 “관우는 성실한 직원이지만 가끔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가 어렵다”고 했다. 관우는 “저도 한국어 공부에 전념하고 싶지만 그러면 돈을 벌 수가 없다”고 했다. 관우가 사는 원룸의 책상에는 기초 한국어 학습서가 10권 넘게 쌓여 있지만 끝낸 책은 거의 없었다.○ “두 돌 아들은 고통 안 겪게 해주고 싶어요” 관우는 2년 전부터 아프리카계 한국 혼혈아들을 알음알음 초대해 일상과 정보를 공유하는 페이스북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 있는 관우와 라이베리아에 있는 현보를 연결하는 것도 바로 이 그룹이다. 가입자는 어느덧 30명을 넘었다. 관우는 아버지를 찾기까지의 과정, 한국의 비자 발급 방법, 한국계 사생아 관련 기사 등을 매주 공유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실태 파악을 전혀 하지 않고 않다. 법무부는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아프리카 국가별 한국계 사생아 현황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황필규 변호사는 “한국 국민의 잘못으로 고통받아 온 청년들이 가족을 찾고 싶어도 문화적 언어적 제도적으로 거의 길이 막혀 있다는 건 분명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보에겐 아직 두 돌이 되지 않은 아들이 있다. “제 아들만큼은 제가 겪었던 고통을 경험하지 않고 자랐으면 해요. 저는 전혀 누리지 못했던 한국의 교육, 복지 혜택을 제 아들은 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가 한국에 가서 정착하고 싶은 이유예요.” 그는 한국에서 친부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아직 버리지 않았다고 했다. “아버지를 찾아서, 내가 당신 때문에 겪은 그 모든 역경에도 무너지지 않고 좋은 사람으로 자랐다는 걸 보여줄 거예요. 그리고 아버지가 제 아내와 아들을 만났으면 해요.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손자에게 증명할 기회를 주고 싶어요.”평택=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평택=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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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러리, 美컬럼비아大 교수로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76·사진)이 올 가을학기부터 미 컬럼비아대 교수로 강단에 선다. 5일(현지 시간) 컬럼비아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리 볼린저 컬럼비아대 총장은 클린턴 전 장관이 국제공공정책대학원(SIPA)에서 학생들에게 국제정세에 대해 강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린저 총장은 클린턴 전 장관이 대통령 부인, 상원의원, 국무장관 등을 거치며 공공분야에서 4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다며 “컬럼비아대의 공공서비스 관련 연구와 교육, 사명 등에 기여할 수 있는 탁월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국제 문제 해결을 위한 각종 대안을 연구하는 ‘컬럼비아 월드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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