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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으로 인해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관련 규정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도핑 관련 징계가 끝난 뒤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규정에 걸려 박태환이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규정이 ‘이중처벌’ 조항으로 폐지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체육회는 25일 “체육회 법무팀이 관련 판례 확인 및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관련 조항이 ‘이중 제재’에 해당되는지, 이와 관련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서 무효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며 “관련 조항을 무효로 볼 소지가 있다는 결론이 나오면 규정을 바꿀 것이다”고 밝혔다. 케냐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의 귀화를 추진하는 대한육상경기연맹도 이 규정의 개정을 원하고 있다. 육상연맹은 24일 실무위원장 회의를 열고 에루페의 귀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규정이 바뀌지 않으면 에루페는 귀화하더라도 내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 에루페는 2012년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3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2시간5분37초의 국내 개최 대회 최고기록으로 우승했다. 그러나 에루페는 그해 말 말라리아 예방주사를 맞은 뒤 2013년 초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불시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2년간 자격정지를 받았다. 올해 초 자격정지가 끝난 에루페는 15일 열린 2015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2시간6분11초로 정상에 올랐다. 스포츠전문 장달영 변호사(법무법인 에어펙스)는 “이 규정이 체육단체 개혁 분위기 속에서 급하게 만들어져 허점이 많다. 징계를 두 번 하려면 선수 인권 문제가 발생하게 돼 법리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에도 이에 대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악법도 법이지만 잘못된 규정은 바로잡아야 한다. 체육회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양종구·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박태환으로 인해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관련 규정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도핑 관련 징계가 끝난 뒤 3년 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규정에 걸려 박태환이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규정이 ‘이중처벌’ 조항으로 폐지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체육회는 25일 “체육회 법무팀이 관련 판례 확인 및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관련 조항이 ‘이중 제재’에 해당되는지, 이와 관련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서 무효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는 지 확인할 것”이라며 “관련 조항을 무효로 볼 소지가 있다는 결론이 나오면 규정을 바꿀 것이다”고 밝혔다. 케냐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의 귀화를 추진하는 대한육상경기연맹도 이 규정의 개정을 원하고 있다. 육상연맹은 24일 실무위원장 회의를 열고 에루페의 귀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규정이 바뀌지 않으면 에루페는 귀화하더라도 내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 에루페는 2012년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3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2시간5분37초의 국내 개최 대회 최고기록으로 우승했다. 에루페는 그러나 그해 말 말라리아 예방주사를 맞은 뒤 2013년 초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불시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2년간 자격정지를 받았다. 올해 초 자격정지가 끝난 에루페는 15일 열린 2015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2시간6분11초로 정상에 올랐다. 스포츠전문 장달영 변호사(법무법인 에어펙스)는 “이 규정이 체육단체 개혁 분위기 속에서 급하게 만들어져 허점이 많다. 징계를 두 번 하려면 선수 인권 문제가 발생하게 돼 법리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국제반도핑기구(WADA)에도 이에 대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악법도 법이지만 잘못된 규정은 바로잡아야 한다. 체육회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마린 보이’ 박태환(26)이 24일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내년 3월 2일이면 자격정지가 풀려 8월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가능성이 열렸다. 하지만 금지약물 복용에 따른 징계가 끝난 뒤 3년안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규정의 대상이 되는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 국가대표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마린보이’ 박태환(26·사진)이 불명예 은퇴라는 최악의 경우는 피했다. 박태환은 24일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년 6개월 자격정지를 받음에 따라 내년 8월에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징계 기간이 FINA가 불시에 약물검사를 실시한 지난해 9월부터 시작돼 내년 3월 2일 끝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태환이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확실하게 메달을 딸 수 있다는 경쟁력을 보여줘야만 한다. 그래야 2019년 3월 이후 국가대표에 발탁될 수 있도록 돼 있는 대한체육회의 규정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규정 제5조(결격사유) 6항은 ‘체육회 및 경기단체에서 금지 약물 복용, 약물 사용 허용 또는 부추기는 행위로 징계 처분을 받고 징계가 만료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마련된 조항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FINA 징계에 이어 이중처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박태환에게만 특혜를 줄 수 없다”면서도 “향후 법적 검토와 여론에 따라 개정할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일단 징계가 끝나기 전까지는 각종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기업 스폰서도 받지 못하면서 훈련도 대한수영연맹의 지원 없이 혼자서 해야 한다. 공공시설에서 훈련할 수도 없어 훈련 장소를 찾는 것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따라서 내년 3월 이후 열릴 예정인 대표 선발전에서 박태환이 현재의 기량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베이징 올림픽 직전 대표팀을 맡았던 방준영 감독은 “이번 결정이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약물 양성반응에 대한 징계로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 흠이 됐다고 생각하면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입는다. 오히려 이번 사태를 훈련을 열심히 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해야 좋은 결말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당초 박태환의 징계는 2년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FINA는 ‘중대한 과실이 없었다’며 6개월을 경감했다. ‘고의성이 없었다’는 한국 검찰의 수사 결과 등을 가지고 세계적인 수영 스타들을 변호했던 하워드 제이컵스 변호사(미국)가 청문회 위원들을 잘 설득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수영의 인기가 하락하면서 스폰서 확보 등 마케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FINA가 중국의 쑨양과 한국의 박태환,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인 일본의 하기노 고스케가 벌이는 자유형 400m 라이벌전 카드를 버리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훌리오 세사르 마글리오네 FINA 회장과 코르넬 머르쿨레스크 사무총장이 친한파라는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마글리오네 회장과 머르쿨레스크 총장은 각종 국제대회에서 한국 체육계 관계자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환이 2012년 런던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을 당한 뒤 판정이 번복돼 결선에 진출했을 때도 이들의 힘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었다. 박태환은 이번 징계로 지난해 아시아경기에서 획득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를 박탈당했다. 박태환은 아직 미지급된 약 1000만 원의 아시아경기 포상금도 받지 못하게 됐다. 한편 박태환의 소속사 팀지엠피는 이날 “도핑 양성반응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과 한결같이 응원해준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킨 점에 대해 박태환 선수 본인은 물론이고 소속사에서도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박태환은 이날 귀국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오전 10시 숙소에 차량을 보내줄 테니 청문회 준비를 해서 탑승하시오.” 도핑 파문을 일으킨 박태환(사진)의 국제수영연맹(FINA) 청문회는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비밀 작전 속에 펼쳐졌다. 이기흥 대한수영연맹회장 등 박태환 청문회 관계자들은 FINA 본부가 위치한 스위스 로잔에 도착했으나 청문회가 열리는 23일 오전까지도 청문회 장소를 몰랐다. 박태환 청문회가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한국 언론은 물론 스위스 언론까지 관심을 갖게 되자 이에 부담을 느낀 FINA 측에서 장소는 물론이고 관련 내용을 일절 비밀에 부쳤기 때문이다. 대신 차량을 보내 줄 테니 타고 오라는 FINA 측의 조심스러운 ‘접선’이 이루어졌다. 이날 청문회는 로잔의 팰리스 호텔에서 열렸다. 박태환은 청문회 시작 두 시간 전 다른 관계자들보다 먼저 도착했다. 이날 청문회는 4시간 여 동안 진행됐다. 도핑에 관련된 선수는 물론 FINA도 청문회 이전에는 관련 내용을 함구하는 것이 관례였다. 자칫 잘못된 내용으로 선수의 명예를 실추시킬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핑 관련 사안은 최종 징계가 확정되기까지는 이슈가 되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러나 이번 박태환 사건은 청문회 이전부터 큰 관심을 받는 보기 드문 사태로 번졌다. 이날 FINA 관계자들은 언론의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고 철저하게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박태환 측 관계자들은 “ 그동안 박태환이 한국의 수영 유망주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아시아 수영에 기여한 점을 참작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환의 경우처럼 도핑테스트에서 테스토스테론 양성반응이 나오면 자격정지 2년의 징계를 받았다. 박태환은 1년 6개월 정도까지 징계를 경감받지 못하면 선수생활에 치명상을 입는다. 박태환의 청문회 결과는 빠르면 2, 3일 안에 알려질 것으로 예상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마린보이’ 박태환(26·사진)이 23일(현지 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국제수영연맹(FINA) 도핑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다.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 개막 직전인 9월 실시된 약물 검사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된 것에 대해 박태환이 소명하는 자리다. FINA 도핑위원회는 로버트 폭스 위원장(스위스)과 미국, 호주,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알제리 출신 위원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청문회에는 폭스 위원장과 그가 지명한 2명의 위원이 참석한다. 박태환과 국내에서 함께 로잔으로 간 변호사, 청문회를 대비해 박태환이 선임한 스위스의 도핑 전문 법률대리인도 청문회장에 들어간다. 이기흥 수영연맹회장 등 대한수영연맹 관계자와 김지영 대한체육회 국제위원장, 통역 요원도 참석한다. FINA 규정상 청문회 결과는 20일 안에 공표해야 하지만 대한수영연맹은 2, 3일이면 결정 사항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세계 스포츠계가 도핑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전망이 밝지는 않다. 금지약물 양성반응이 병원의 과실로 드러났지만 박태환도 주의와 예방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FINA는 최근 러시아 수영선수 비탈리 멜니코프에게 2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멜니코프는 2013년 12월 덴마크에서 열린 유럽쇼트코스선수권대회 기간에 실시한 두 차례 약물검사에서 WADA 금지약물인 에리트로포이에틴 성분이 검출됐다. 이 약물은 박태환에게서 검출된 테스토스테론(S1)보다는 한 단계 낮은 S2등급이다. 박태환이 자격정지 징계를 받으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박태환이 딴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도 모두 박탈된다. 2년 이상 자격정지가 결정되면 내년 8월 열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 1년 6개월 이하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으면 올림픽 출전은 가능하다. FINA 규정에 선수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통보받은 날로부터 21일 이내에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마린보이’ 박태환(26)이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국제수영연맹(FINA) 도핑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다.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 개막 직전인 9월 실시된 약물 검사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된 것에 대해 박태환이 소명하는 자리다. FINA 도핑위원회는 로버트 폭스(스위스) 위원장과 미국, 호주,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알제리 출신 위원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청문회에는 폭스 위원장과 그가 지명한 2명의 위원이 참석한다. 박태환과 국내에서 함께 로잔으로 간 변호사, 청문회를 대비해 박태환이 선임한 스위스의 도핑 전문 법률대리인도 청문회장에 들어간다. 이기흥 수영연맹회장 등 대한수영연맹 관계자와 김지영 대한체육회 국제위원장, 통역 요원도 참석한다. FINA 규정상 청문회 결과는 20일 안에 공표해야 하지만 대한수영연맹은 2~3일이면 결정 사항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세계 스포츠계가 도핑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전망이 밝지는 않다. 금지약물 양성반응이 병원의 과실로 드러났지만 박태환도 주의와 예방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FINA는 최근 러시아 수영선수 비탈리 멜니코프에게 2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멜니코프는 2013년 12월 덴마크에서 열린 유럽쇼트코스선수권대회 기간 실시한 두 차례 약물검사에서 WADA 금지약물인 에리트로포이에틴 성분이 검출됐다. 이 약물은 박태환에게서 검출된 테스토스테론(S1)보다는 한 단계 낮은 S2등급이다. 박태환이 자격정지 징계를 받으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박태환이 딴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도 모두 박탈된다. 2년 이상 자격정지가 결정되면 내년 8월 열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 1년 6개월 이하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으면 올림픽 출전은 가능하다. FINA 규정에 선수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통보받은 날로부터 21일 이내에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있을 때다. 당시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찾아와 ‘투혼(鬪魂)’이란 두 글자를 써달라고 했다. 한국 선수들이 강력한 정신력을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 유니폼에 새기겠다고 했다. 흔쾌히 써줬다. 당시 한 자당 기백만 원을 받는 유명 서예가였지만 한국 축구를 위해 기부했다. 이때 쓴 투혼은 독일 월드컵 당시 박지성의 슈팅 모습과 함께 동아미디어센터 건물에 걸개그림으로 걸려 축구팬들의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열암(洌菴) 송정희 (사)한민족문화협회 이사장(70)은 한국 축구의 영원한 후원자다. 그때 써준 투혼은 대표팀 유니폼에 새겨져 그야말로 ‘투혼’을 불어넣고 있다. 1월 끝난 호주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태극전사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로 국민들을 열광시켰다. 아쉽게 준우승했지만 국민들은 태극전사들의 투혼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투혼은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싸우는 용기를 의미한다. 한국 축구의 강인함과 고유의 정신을 가장 잘 표현한 단어다. 독일 월드컵 때 유니폼 상의 오른쪽 뒷면 하단에 새겨졌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는 협회 문양이 새겨진 부분의 바로 왼쪽 선수들의 심장이 닿는 안감에 자리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 유니폼에는 상의 목덜미 안쪽에 새겼다. “이순신 장군께서 임진왜란 때 한 ‘사즉생(死則生) 생즉사(生則死)’은 정말 공감이 가는 말이다. 전쟁에서 너도나도 살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죽을 각오를 해야 이길 수 있다. 축구가 뭔가. 총성 없는 전쟁 아닌가. 총을 들지 않았을 뿐 국가 대 국가, 팀 대 팀이 전쟁을 벌이는 것과 같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게 정신력이다. 대한민국은 투혼의 역사다.” 송 이사장은 태극마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가를 대표해 뛴다는 게 얼마나 큰 영광인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면 죽을 각오로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잊지 못한다. 대한민국 태극전사들의 지칠 줄 모르는 투혼이 한국 4강 신화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때 보여준 선수들의 열정이 4000만 국민들을 열광시켰다. “11명의 선수와 공 하나가 4000만 국민을 하나로 만들었다. 남녀노소가 다 축구를 좋아한다. 참 묘하지 않나. 어떤 스포츠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11명이 녹색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또 다른 11명을 무너뜨리는 축구. 한번 빠지면 그 마력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축구의 매력은 대단하다.” 송 이사장은 40여 년 전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을 만나면서 축구와 인연을 쌓게 됐다. 현대건설과 그 계열사 현판을 써 준 게 계기였다. 정 전 회장이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1999년 완공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 사무실을 내줬다. 축구와의 직접적인 만남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어렸을 때 친구들하고 놀면서 축구했지만 사실 축구의 축자도 몰랐다. 정 회장께서 축구회관 4층 일부를 내줘 거기서 작업을 했다. 정 회장과의 인연으로 2002년 월드컵 유치 과정도 지켜봤다. 참 열정적인 분이었다. 내가 심장이 좋지 않아 축구를 할 순 없었지만 그때부터 축구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 축구회관에 들어간 지 1년쯤 지난 2000년 어느 날 신철순 곰두리축구단 감독(70)이 찾아왔다. 1988년 서울 패럴림픽부터 장애인축구 감독을 하고 있는 신 감독이 송 이사장의 사무실을 찾은 것이다. 축구협회 건물에 축구와 관련이 없는 사무실이 있어 궁금해서 찾았단다. 많은 서예 작품과 수석(壽石)이 있어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뇌성마비 장애인들의 곰두리축구단을 말했더니 선뜻 후원자가 됐다. 신 감독은 “송 선생께선 어려울 때마다 작품을 기증하셨다. 15년간 곰두리축구단을 위해 쓴 작품만 수백 점이다”고 전했다. 송 이사장은 대한장애인체육회에도 많은 작품을 기부하고 있다. “솔직히 곰두리축구단을 처음 보고 내가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존재 자체에 감사했다. 이렇게 힘들면서도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 내가 인생을 잘못 살았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다시 힘을 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곰두리축구단은 내게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었다.” 송 이사장은 ‘기부 천사’다. 어디든 도움이 필요하면 선뜻 재능 기부를 해왔다. “자기에게 있는 것을 기부해야 한다. 없는 것을 기부하려고 하면 안 된다. 없는 것을 기부하려면 얼마나 부담이 되겠나. 자기가 가진 것을 조금씩 기부하는 문화가 만들어지면 사회가 밝아지지 않겠나. 난 어려서부터 서예를 했고 그 분야에 재능이 있으니 그 재능을 그저 좀 나누는 것뿐이다.”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 때 대회 조직위에 40점이 넘는 작품을 기부했다. 조직위에서 해외 귀빈에게 선물을 준다며 4점을 원했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 4명만 주고 다른 분들 안 주면 얼마나 기분이 나쁘겠냐”며 40점을 더 줘 각국 대표팀에 선물하게 했다. 1999년엔 고려대가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기념관 건립을 할 때 5000점의 작품을 줘 화제를 모았다. 당시 약 200억 원으로 평가됐던 큰 기부였다. “당시 고려대 정책대학원에 다니고 있었다. 학교에서 해외에 살고 있는 고려대 동문들에게 모금을 한다고 하기에 ‘그렇게 해외에 돌아다니려면 힘들 테니 이 작품을 선물하며 기부를 요청해라. 팔아서 현금화해도 된다’라며 김정배 당시 총장께 기증했다”고 말했다. 2000년 9월 서울 힐튼호텔에서 ‘고려대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 출범식’ 때 송 이사장 작품 전시회도 열렸다. 송 이사장의 통 큰 기부엔 고려대와 얽힌 남다른 사연도 있었다. 고려대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를 세울 때 할아버지 고 송병헌 선생이 쌀 1000석을 기부했다. 전남 고흥에서 서예 등 한학을 공부하던 할아버지가 민족의 후학을 키우겠다는 뜻에 동참했던 것이다. 서예를 배운 것도 할아버지의 뜻이었다. 어릴 때 서당에서 붓글씨 쓰는 법을 배웠고 초등학교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왔는데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을 거면 서예에 집중하라고 하셨단다. 그때부터 6분의 스승에게 글 쓰는 법을 배웠다. 왕희지체와 구양순체 등 중국 고서를 바탕으로 새롭게 서체를 개발해 ‘열암체’로 불리는 그의 글은 예술적 감각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서체는 전국적으로 명성을 쌓아갔다. 유명 사찰과 각종 기업, 방송 드라마 작품명 등 곳곳에서 써달라는 요청이 쏟아졌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 걸린 ‘예도무극(藝道無極)’도 그의 작품이다. 이 과정에서 정주영 전 회장도 만났다. 축구회관 동판 글씨도 당연히 그가 썼다. 지난해 장애인아시아경기 선수들이 청와대를 방문할 땐 ‘통일대박’을 써 박근혜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작품을 팔아야 생계가 유지되는 작가였지만 사찰에 써줄 땐 절대 돈을 받지 않았다. 내 작품이 몇백 년 몇천 년간 걸릴 수 있는데…. 내 글이 역사가 될 수 있지 않나. 오히려 내가 영광이다. 내게 사찰 현판을 써달라고 요청한 것에 감사하게 생각했다. 난 서예를 일종의 보시로 생각하고 쓰고 있다.” 송 이사장은 재능 기부를 ‘존재를 느끼는 순간’이라고 했다. “남을 위해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 내 글이 남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 자체가 내 존재가 의미 있다는 뜻 아닌가”라고 말했다. 축구를 보면서도 살아 있음을 느낀다. 그는 조만간 열릴 한국축구대표팀의 평가전을 기대하고 있다. 선수들 플레이 하나하나를 지켜보면 가슴이 뛴단다. 27일 우즈베키스탄(대전), 31일 뉴질랜드(서울)와의 평가전 때 태극전사들이 다시 국민들을 감동시키길 바라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님이 참 잘하는 것 같다. 투혼은 공정성에서 나온다. 선발 자체의 공정성, 베스트 11 확정의 공정성 등이 보장이 되지 않으면 선수들은 제대로 뛰지 않는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런 점에서 뛰어나다는 게 송 이사장의 판단이다. 그는 그동안 한국 축구에 지연 학연 등이 얽혀 있는 것이 문제였다고 본다. “인간은 자기 눈으로만 보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냉정한 변별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우리나라는 정으로 얽혀 있어 객관성을 발휘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그 문화가 남아 있다. 이 점에 있어서는 외국인들이 그나마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것 같다. 지금까지 슈틸리케 감독이 보여준 모습이 선수들에게 ‘저분은 믿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 것 같다.” 그는 수학은 점수가 제대로 나오지만 스포츠는 객관적인 점수화가 어렵다는 게 감독들에게 고민을 안겨 준다고 했다. 훈련과 경기를 보고 선수들을 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누가 잘하는지를 정확하게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작업을 잘하는 감독은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못하면 ‘편애’한다는 등 지연 학연 얘기가 나오는데 이 점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2002년 한일 월드컵), 딕 아드보카트 감독(2006년 독일 월드컵) 등 외국인 감독들이 객관적이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글씨도 마찬가지다. 심사나 평가 때 어떤 글씨가 좋은지 선택하기 참 힘들다. 그냥 잘 쓴 글에 점수를 주면 된다. 축구도 마찬가지 아닐까. 잘하는 선수 뽑고 잘하는 선수를 그라운드에 내보내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는 칭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선행칭찬운동본부 상임 고문을 맡고 있는 그는 칭찬이 투혼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인정받지 못하면 실망하기 마련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 않나. 우리나라는 칭찬에 인색했다. 이젠 ‘격려의 시대’다. 서로 인정하고 칭찬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투혼은 용기에서 나온다. 용기와 자신감은 칭찬에서 나온다.” 노서예가는 올해 초 호주에서 국민들을 열광시킨 한국 축구의 자랑인 투혼이 영원히 이어지길 소망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국제축구연맹(FIFA)은 20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결승전을 카타르의 건국 기념일인 2022년 12월 18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대회 기간이 28일간이라 개막일은 11월 21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결승전 날짜로 12월 23일이 좋다는 의견을 피력했지만 FIFA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전통인 12월 26일 박싱데이를 지켜 주기 위해 1주일 앞당겼다. FIFA가 대회 기간을 옮긴 것은 날씨 때문이다. 그동안 월드컵이 열렸던 6, 7월에 카타르의 최고 기온은 섭씨 40도를 웃돈다. 최고 59도까지 오르기도 한다. 카타르의 11월(섭씨 19∼29도) 12월(15∼24도) 날씨는 비교적 선선하다. 결국 월드컵의 겨울 개최는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란 분석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감독이던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는 “뜨거운 날씨보다는 선선한 날씨가 부상 등에서 선수들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축구 전문가들은 8월 시작되는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3월 개막해 시즌 막바지로 향하는 아시아 리그 선수보다는 컨디션이 더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5월 시작해 다음 해 8월 끝나는 유럽 리그는 일정 중단이나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카를하인츠 루메니게 유럽클럽협회(ECA) 회장은 “유럽 리그들이 월드컵 겨울 개최에 따른 손실을 버텨 낼 수 없을 것이다. 겨울 개최가 확정되면 클럽들에 대한 배상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계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월드컵 겨울 개최는 2021년 대륙간컵과 2023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일정에도 영향을 준다. 무엇보다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중계권을 가진 폭스TV가 미국 프로 스포츠 중계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올 것’이라고 전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국제축구연맹(FIFA)은 20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결승전을 2022년 12월 18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FIFA 대변인은 “대회기간을 28일로 할 예정이며 개막일은 집행위원회가 끝나면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8일간 열린다면 개막일은 11월 21일이 된다. FIFA가 대회 기간을 옮긴 것은 날씨 때문이다. 그동안 월드컵이 열렸던 6~7월에 카타르 의 최고 기온은 섭씨 40도를 웃돈다. 카타르는 대회 유치 당시엔 “경기장에 에어컨을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에어컨을 가동하기 위해서 엄청난 전기가 필요로 하는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FIFA의 결론이다. 카타르의 11월 12월 날씨는 섭씨 19~29도다. 축구 전문가들은 8월 시작되는 유럽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3월 개막해 시즌 막바지로 향하는 아시아리그 선수보다는 컨디션이 더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유럽리그는 시즌 중반 2달 가까이 중단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칼 하인츠 루메이게 유럽클럽협회(ECA) 회장은 월드컵 겨울 개최 논의가 있을 때부터 “월드컵이 겨울에 개최될 경우 우리 클럽들이 큰 피해를 입는다. 시즌 일정, 방송 중계권 조정 등으로 수백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발생 된다”고 말했다. 중계권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월드컵 겨울 개최는 2021년 대륙간컵과 2013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일정에도 영향을 준다. 무엇보다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중계권을 가진 폭스TV가 미국 프로스포츠 중계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올 것’이라고 전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케냐 특급’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7)가 한국 귀화 의사를 밝히면서 사상 첫 육상 귀화 선수 탄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 열린 마라톤대회 최고기록 보유자인 에루페가 귀화하면 침체된 한국 마라톤이 활력을 얻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이에 따라 대한육상경기연맹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동아일보는 이에 대한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16일 동아닷컴 ‘핫 이슈-당신의 의견은’ 코너에서 온라인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24시간 동안 진행된 투표 결과 에루페의 귀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의견이 80%(3741명)였다. 찬성하는 의견에는 공통적으로 “침체된 국내 마라톤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돼 있었다. 한 누리꾼은 “우리 마라톤계가 이 한 사람(에루페)으로 인해 기술적 도움을 받고 국내 선수들도 자극을 받아 더 나은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어느 분야든 우수한 인력이 귀화를 하는 건 감사한 일이다. 미국의 힘은 전 세계 우수 인력을 흡수하는 데서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자국 선수들을 키우는 대신 손쉽게 귀화 선수를 데려오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이미 세계적인 선수를 데려다 금메달을 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돈으로 금메달을 사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에루페는 15일 2015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6회 동아마라톤에서 우승한 뒤 현재 국내에 머물면서 동료 케냐 선수들과 회복훈련 겸 휴식을 하고 있다. 에루페의 스승인 오창석 백석대 스포츠과학부 교수(53)는 “에루페는 30일 출국할 예정이며 출국 전까지 귀화 절차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마라톤계도 에루페의 귀화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국내 마라톤팀 관계자는 “그가 귀화한다면 영입을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 대학에서도 코치로 임용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대한육상경기연맹 관계자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야겠지만 에루페를 통해 한국 마라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루페가 케냐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 1년 후부터 한국 대표로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나갈 수 있다. 2012년 동아마라톤에서 에루페가 기록한 2시간5분37초는 역대 전 세계 선수를 통틀어 4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주애진 jaj@donga.com·양종구 기자}

‘케냐 특급’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7)가 한국 귀화 의사를 밝히면서 사상 첫 육상 귀화선수 탄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 최고기록 보유자인 에루페가 귀화하면 침체된 한국 마라톤이 활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이에 따라 대한육상경기연맹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귀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동아일보는 이에 대한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16일 동아닷컴 ‘핫 이슈-당신의 의견은’ 코너를 통해 온라인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24시간 동안 진행된 투표 결과 에루페의 귀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의견이 80%(3741명)였다. 찬성하는 의견에는 공통적으로 “침체된 국내 마라톤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돼 있었다. 한 누리꾼은 “우리 마라톤계가 이 한 사람(에루페)으로 인해 기술적 도움을 받고 국내 선수들도 자극을 받아 더 나은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어느 분야든 우수한 인력이 귀화를 하는 건 감사한 일이다. 미국의 힘은 전 세계 우수 인력을 흡수하는데서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자국 선수들을 키우는 대신 손쉽게 귀화선수를 데려오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이미 세계적인 선수를 데려다 금메달을 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돈으로 금메달을 사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에루페는 15일 2015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6회 동아마라톤에서 우승을 한 뒤 현재 충남 청양에서 다른 대회에 참가할 케냐 선수들과 회복훈련 겸 휴식을 하고 있다. 에루페의 스승 오창석 백석대 스포츠과학부 교수(53)는 “에루페는 30일 출국할 예정이며 출국 전까지 귀화 절차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루페의 귀화에 국내 마라톤계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국내 마라톤팀 관계자는 “그가 귀화한다면 영입을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 대학에서도 코치로 임용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대한육상경기연맹 관계자는 “국민정서를 고민해야 하겠지만 에루페를 통해 한국 마라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루페가 케냐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 1년 후부터 한국 대표로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나갈 수 있다. 2012년 동아마라톤에서 에루페가 기록한 2시간5분37초는 역대 전 세계 모든 선수를 통틀어 4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양종구 기자}

케냐의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7·사진)가 2015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월계관을 썼다. 에루페는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올림픽주경기장으로 골인하는 42.195km 레이스에서 2시간6분11초로 우승했다. 2012년 국내 개최 대회 사상 처음 2시간5분대의 대회 최고기록(2시간5분37초)으로 우승한 뒤 3년 만의 정상 복귀다. 한국에서 열린 4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한 에루페는 한국에 귀화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코리안 드림 2탄’의 시작을 알린 셈이다. 여자부에서는 에티오피아의 구테니 쇼네 이마나(24)가 2시간26분22초로 우승했다. 국내 남녀부에서는 유승엽(23·강원도청·2시간13분10초)과 김성은(26·삼성전자·2시간28분20초)이 1위에 올랐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당신의 의견은] 에루페 한국 귀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5일 열린 2015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6회 동아마라톤 우승자 에루페는 한국과 인연이 깊습니다. 2011년 10월 동아일보 경주마라톤대회를 시작으로 한국에서 열린 4개 국제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했습니다. 2012년에는 국내 개최 대회 사상 처음 2시간5분대의 최고기록(2시간5분37초)으로 우승하며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했습니다.에루페는 한국에 귀화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봉주 은퇴 후 국제 경쟁력이 있는 선수가 없어 고민하던 한국 육상계도 그의 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하지만 일부에선 자국 선수들을 키우는 대신 손쉽게 귀화선수를 데려올 생각을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주애진기자 jaj@donga.com■ 교통통제에 협조해주신 시민께 감사드립니다2015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가 15일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동아일보사는 교통 통제에 따른 불편에도 대회를 성원해 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서울시, 서울지방경찰청, 대한육상경기연맹, 자원봉사자 여러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마라톤은 배신하지 않는 것 같아요.” 15일 열린 2015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 국내 남자부에서 1위를 차지한 유승엽(23·강원도청)은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마라톤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부터 했다. 지난해 중장거리에서 마라톤으로 전향한 유승엽은 풀코스 두 번째 완주 만에 ‘대어’를 낚았다. 지난해 제주 전국체육대회 마라톤 남자 일반부에서 2시간19분37초로 2위에 오른 것이 유일한 기록이었던 그는 이날 자신의 기록을 6분 이상 단축해 2시간13분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신종플루에 걸려 인천 아시아경기 마라톤대표 선발전을 포기하고 슬럼프에 빠졌던 유승엽은 지난해 전국체육대회 이후 마음을 다잡고 강훈련을 했다. 유승엽은 “전국체육대회에서 대학동창인 성지훈(24·고양시청)에게 우승을 내주면서 이를 갈았다”며 “중국 쿤밍과 뉴질랜드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자신감이 생겼다. 특히 뉴질랜드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45km를 3시간 내로 뛴 게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도청 윤선숙 코치는 “유승엽은 가르치는 대로 받아들이는 스타일이다. 레이스 운영 경험이 쌓이면 조만간 2시간10분 이내 진입을 노려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승엽의 등장과 함께 국내 남자 마라톤에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이날 2시간13분28초로 2위를 차지한 심종섭(24·한국전력)과 이날 선두를 달리다 2시간16분2초로 5위로 밀린 김성하(23·괴산군청)도 유승엽과 함께 언제든 2시간10분 벽을 무너뜨릴 유망주들이다. 2013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12분53초로 우승한 성지훈과 2시간13분11초의 김민(26·삼성전자)도 2시간10분 이내 기록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특히 심종섭은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 국내 남자부에서 2시간14분19초로 마라톤 도전 두 번째 완주 만에 정상에 올랐다. 이날 유승엽과의 라이벌 대결에서 밀리긴 했지만 자신의 최고기록을 51초 앞당겼다. 심종섭은 1991년과 1992년 동아마라톤 2연패를 한 김재룡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유승엽은 “심종섭, 김성하 등 기록이 비슷한 경쟁자들이 내게 자극을 줬다”고 말했다. 심종섭도 “1위를 달리다 유승엽의 막판 스퍼트에 밀렸다. 다음엔 절대 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국내 마라톤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영조(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와 ‘봉달이’ 이봉주가 은퇴한 뒤 경쟁구도가 사라지며 기록도 뒷걸음쳤다. 그러나 이제 새롭게 형성된 경쟁구도가 기록 단축의 전환점 역할을 할 것으로 육상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육상경기연맹은 기록 경쟁에 본격적인 불을 붙일 계획이다. 최경열 육상연맹 전무이사(한국전력 감독)는 “이제 2시간9분대 기록을 내기 위한 정책을 만들겠다”며 “내년 동아마라톤에서는 국내 남자부 페이스메이킹을 2시간 9분에 맞추려고 한다”고 밝혔다. 동아마라톤 사무국은 그동안 국내 마라톤 발전을 위해 2시간12분대 페이스메이커를 매년 운영했다. 2011년 건국대 소속이던 정진혁(한국전력)이 2시간9분28초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그동안 국내 남자 선수들은 2시간13∼14분대의 기록에 머물러 왔다.양종구 yjongk@donga.com·유재영 기자}
“마라톤은 배신하지 않는 것 같아요.” 15일 열린 2015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6회 동아마라톤 국내 남자부에서 1위를 차지한 유승엽(23·강원도청)은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마라톤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부터 했다. 지난해 중장거리에서 마라톤으로 전향한 유승엽은 풀코스 두 번째 완주 만에 ‘대어’를 낚았다. 지난해 제주 전국체육대회 마라톤 남자 일반부에서 2시간 19분 37초로 2위에 오른 것이 유일한 기록이었던 그는 이날 자신의 기록을 6분 이상 단축해 2시간 13분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신종 플루에 걸려 인천 아시아경기 마라톤대표 선발전을 포기하고 슬럼프에 빠졌던 유승엽은 지난해 전국체육대회 이후 마음을 다잡고 강훈련을 했다. 유승엽은 “전국체육대회에서 대학동창인 성지훈(24·고양시청)에게 우승을 내주면서 이를 갈았다”며 “중국 쿤밍과 뉴질랜드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자신감이 생겼다. 특히 뉴질랜드에서는 1주일에 한 번씩 45km를 3시간 내로 뛴 게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도청 윤선숙 코치는 “유승엽은 가르치는 대로 받아들이는 스타일이다. 레이스 운영 경험이 쌓이면 조만간 2시간 10분대 진입을 노려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승엽의 등장과 함께 국내 남자마라톤에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이날 2시간13분 28초로 2위를 차지한 심종섭(24·한국체대)과 이날 선두를 달리다 2시간16분2초로 6위로 밀린 김성하(23·괴산군청)도 유승엽과 함께 언제든 2시간 10분벽을 무너뜨릴 유망주들이다. 2013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12분 53초로 우승한 성지훈과 2시간 13분 11초의 김민(26·삼성전자)도 2시간 10분 이내 기록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특히 심종섭은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 국내 남자부에서 2시간14분19초로 마라톤 도전 2번째 완주만에 정상에 올랐다. 이날 유승엽과의 라이벌 대결에서 밀기긴 했지만 자신의 최고기록을 51초 앞당겼다. 심종섭은 1991년과 1992년 동아마라톤 2연패를 한 김재룡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유승엽은 “심종섭, 김성하 등 기록이 비슷한 경쟁자들이 내게 자극을 줬다”고 말했다. 심종섭도 “1위를 달리다 유승엽의 막판 스퍼트에 밀렸다. 다음엔 절대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국내 마라톤에서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영조(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와 ‘봉달이’ 이봉주가 은퇴한 뒤 경쟁구도가 사라지며 기록도 뒷걸음쳤다. 그러나 이제 새롭게 형성된 경쟁구도가 기록단축의 전환점 역할을 할 것으로 육상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육상경기연맹은 기록 경쟁에 본격적인 불을 붙일 계획이다. 최경열 육상연맹 전무이사(한국전력 감독)는 “이제 2시간 9분대 기록을 내기 위한 정책을 만들겠다”며 “내년 동아마라톤에서는 국내 남자부 페이스메이킹을 2시간 9분에 맞추려고 한다”고 밝혔다. 동아마라톤사무국은 그동안 국내 마라톤 발전을 위해 2시간 12분대 페이스메이커를 매년 운영했다. 2011년 건국대 소속이던 정진혁(한국전력)이 2시간 9분 28초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그동안 국내 남자 선수들은 2시간 13~14분대의 기록에 머물러왔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케냐의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7)가 2015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하며 ‘코리안 드림 2탄’의 시작을 알렸다. 에루페는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올림픽주경기장으로 골인하는 42.195km 레이스에서 2시간6분11초로 우승했다. 2012년 국내 개최 대회 사상 처음으로 2시간 5분대의 대회 최고기록(2시간5분37초)으로 우승한 뒤 3년만의 정상 복귀다. 한국에서 열린 4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한 에루페는 한국에 귀화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여자부에서는 에티오피아의 구데니 쇼네 이마나(24)가 2시간26분22초로 우승했다. 국내 남녀부에서는 유승엽(23·강원도청·2시간13분10초)과 김성은(26·삼성전자·2시간28분20초)이 1위에 올랐다. 마스터스마라토너 2만4000여 명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서울 도심을 달리는 코스에서 축제를 즐겼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케냐의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7)가 2015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우승했다. 에루페는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으로 골인하는 42.195km 풀코스레이스에서 32km 지점부터 독주를 펼친 끝에 2시간 6분 11초로 제일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에루페는 2012년 당시 국내 개최 대회 사상 처음으로 2시간 5분대로 대회 최고기록(2시간 5분 37초)을 세우며 우승했다. 하지만 그해 말라리아 예방주사 탓에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불시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받아 2년 자격정지를 받았다. 에루페는 1월 자격정지가 해제된 뒤 첫 레이스에서 우승하며 그동안의 설움을 털어냈다. 에루페는 2011년과 2012년 경주국제, 2012년 서울국제에 이어 국내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기염을 통했다. 여자부에서는 ‘아프리카 특급’ 구데니 쇼네 이마나(에티오피아)가 2시간 26분 22초로 우승했다. 국내 여자부에서 18년 묵은 한국기록(2시간 26분 12초) 경신에 도전했던 김성은(삼성전자)은 2시간 28분 20초로 국내 1위, 국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남자 국내부에서는 신예 유승엽(강원도청)이 2시간 13분 10초로 정상에 올랐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2시간5분37초, 넘을 수 있다.” 15일 열리는 2015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 기자회견이 개최된 13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2012년 국내 개최 사상 처음 2시간5분대의 대회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7·케냐)와 지난해 챔피언 야코브 자르소 킨트라(27·에티오피아)는 “훈련을 잘 소화했고 컨디션도 좋기 때문에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에루페는 2012년 말 말라리아 예방접종 주사를 맞은 가운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불시 검사에서 도핑 양성반응이 나와 2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가 올 1월 말 풀렸다. 에루페는 “2년 동안 서울에서 세운 개인 최고기록을 깨기 위해 훈련에 전념했다”며 자격정지 뒤 첫 레이스에서 큰일을 내겠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2시간6분17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킨트라도 “지난해 말부터 체계적으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며 대회기록 경신에 욕심을 보였다. 1997년 권은주가 세운 2시간26분12초의 여자 한국기록 경신에 도전하는 김성은(26·삼성전자)은 “기록 경신에 대한 욕심보다는 내가 더 발전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2013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27분20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운 김성은은 “지난해 말부터 체력과 근지구력을 키우는 등 훈련방식을 바꿔 체계적으로 훈련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2013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서울을 찾은 ‘공무원 마라토너’ 가와우치 유키(28·일본)도 “서울에서 세운 2시간8분14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깨겠다”고 말했다. 한편 마스터스 풀코스 참가자들은 약 33km 지점인 신양초교 교차로에서 서울챌린지 10K 참가자와 만난다. 풀코스는 잠실대교 방향으로 왼쪽 1.5개 차로, 10K는 오른쪽 1.5개 차로로 1.5km를 달린 뒤 합쳐진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2시간 5분 37초 넘을 수 있다.” 15일 열리는 2015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 기자회견이 개최된 13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2012년 국내 개최 사상 처음 2시간 5분대의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7·케냐)와 지난해 챔피언 아코브 자르소 킨트라(27·에티오피아)는 “훈련을 잘 소화했고 컨디션도 좋기 때문에 좋은 기록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에루페는 2012년 말 말라리아 예방 접종 주사를 맞은 가운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불시 검사에 도핑 양성반응이 나와 올 1월 말 2년 자격정지가 풀렸다. 에루페는 “2년 동안 서울에서 세운 개인 최고기록을 깨기 위해 훈련에 전념했다”며 자격정지 뒤 첫 레이스에서 큰일을 내겠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2시간 6분 17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킨트라도 “지난해 말부터 체계적으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며 대회기록 경신에 욕심을 보였다. 1997년 권은주가 세운 2시간 26분 12초의 여자 한국기록 경신에 도전하는 김성은(26·삼성전자)은 “기록 경신에 대한 욕심보다는 내가 더 발전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2013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27분 20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운 김성은은 “지난 연말부터 체력과 근지구력을 키우는 등 훈련방식을 바꿔 체계적으로 훈련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2013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서울을 찾은 ‘공무원 마라토너’ 가와우치 유키(28·일본)도 “서울에서 세운 2시간 8분 14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깨겠다”고 말했다. 한편 마스터스 풀코스 참가자들은 약 33km지점인 신양초교 교차로에서 서울챌린지 10K 참가자와 만난다. 풀코스는 잠실대교 방면으로 왼쪽 1.5개 차선, 10K는 오른쪽 1.5개 차선으로 1.5km를 달린 뒤 합쳐진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으로 골인하는 2015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42.195km 풀코스 레이스를 펼칠 아프리카의 건각들이 왔다. 2013년 두바이 마라톤에서 2시간4분48초를 기록해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최고기록 보유자인 베르하누 시페라우 톨차(22)를 포함한 에티오피아 선수단 15명(여자 4명 포함)이 11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2011년 프랑크푸르트 마라톤에서 2시간5분16초로 2위를 한 레비 마테보 오마리(26)를 포함한 케냐 선수단은 남자만 15명이 도전장을 냈다. 이번 대회에서 레이스를 펼칠 아프리카 남녀 선수는 모두 30명이다. 톨차는 세계 마라톤계에서 떠오르는 신예다. 장애물 달리기와 5000m, 1만 m를 주로 달리던 그는 2011년 마라톤에 입문해 그해 류블랴나 마라톤에서 2시간9분19초로 4위를 했다. 2012년 타이위안 마라톤에서 2시간8분51초로 정상에 오른 데 이어 2013년 두바이에서 2시간4분대를 찍으면서 전 세계 유명 마라톤 대회의 주요 초청 대상이 됐다. 톨차는 4월 보스턴 마라톤과 런던 마라톤 등 유명 마라톤 대회가 있지만 서울국제마라톤 코스가 평탄하고 날씨도 좋아 기록 단축에 유리하다는 아프리카 선수들의 조언에 따라 서울행을 결심했다. 톨차는 “우승하러 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학창 시절 선생님의 권유로 장거리 선수가 된 오마리는 크로스컨트리로 지구력을 키우며 성장했다. 지난해 4월 로테르담 마라톤에 출전하려 했지만 부상으로 포기했고 10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8분33초의 기록을 세우며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2012년 2시간5분37초의 대회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7·케냐)도 2년여 만에 서울을 찾았다. 국내 개최 대회 첫 2시간5분대 기록을 세운 에루페는 그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불시 도핑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2년간 출전 정지를 당했다. 에루페는 “자격 정지 후 첫 경기인 만큼 대회기록을 깨고 다시 우승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레이스 도중 지치면 이온음료로 체력 회복▼흡수 속도 빨라 선수들 애용 엘리트 마라톤 선수들은 5km마다 자신만의 특별한 음료를 마시며 달린다. 빠져나가는 수분을 보충하고 지친 몸을 재충전하기 위한 것이다. 달리면 몸에서 수분과 함께 신경 전달 물질인 나트륨과 염소, 칼륨 등 전해질이 빠져나간다. 전해질은 보충되지 않으면 피로가 쌓이고 심할 경우 근육 경련이 일어난다. 운동을 할 때 물을 보충해야 하는 이유다. 동아오츠카의 포카리스웨트 등 스포츠음료는 이온음료로 흡수율을 높여줘 체력회복에 도움이 된다. 전해질 농도가 땀과 가장 비슷해 체내 흡수 속도가 빠르고 당 성분이 몸의 회복에 효과적이다. 오창석 백석대 스포츠과학부 교수(운동생리학)는 “선수들마다 선호하는 음료가 다르지만 대부분의 마라토너는 흡수가 잘되는 이온음료를 마신다”고 말했다. 황규훈 삼성전자육상단 감독은 “선수들이 출발 3시간 이전에 식사를 하고 2시간 넘게 공복으로 달리기 때문에 레이스 때 마시는 물은 체력 유지에 중요하다. 이온음료는 지친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동아오츠카는 15일 열리는 2015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 때 5km마다 음료 공급대를 설치하고 선수들에게 이온음료와 생수를 제공한다. 동아오츠카는 7년 연속 서울국제마라톤대회를 협찬하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