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이정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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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현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정책의 흐름을 정확하고 빠르게 따라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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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19~2025-12-19
칼럼94%
선거3%
미국/북미3%
  • 방미 강경화 “정상 차원 北美대화 우선 관심을”

    방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0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가까운 의회 및 싱크탱크 인사들을 만나 “북-미 대화가 정상 차원의 우선적 관심을 가져야 될 이슈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차례 만남을 갖고 ‘톱다운’ 방식의 비핵화 협상을 밀어붙였던 것처럼 바이든 당선인도 취임 이후 비핵화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신속하게 추진력을 발휘해줄 것을 간접적으로 요청한 것이다. 강 장관은 이날 특파원 간담회에서 워싱턴 방문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실무 단계에서부터 협상을 풀어나가는 ‘보텀업’ 방식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거나 정책 후순위로 밀리면서 결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의 ‘전략적 인내’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강 장관이 이번에 3박 4일간의 일정에서 직접 만나거나 화상 면담으로 접촉한 바이든 측 인사는 민주당의 크리스 쿤스, 크리스 머피, 밥 메넨데스 등 상원의원 3명과 브루킹스연구소의 존 앨런 소장 등 모두 4명. 쿤스 의원은 바이든 당선인과 친분이 깊어 국무장관 등 외교안보 분야의 요직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앨런 소장은 바이든 당선인 측에 외교정책 조언을 해온 싱크탱크 인사다. 강 장관은 “의회와 학계 인사들에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에 대한 우리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고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위한 외교적 노력의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했다. 의원들과의 면담에서는 종전선언에 대한 정부의 구상 등에 대한 설명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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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경화, 친바이든 인사들에 “北美 정상회담, 정상 차원서 우선 관심 사안” 강조

    방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가까운 의회 및 싱크탱크 인사들을 만나 “북-미 대화가 정상 차원의 우선적 관심을 가져야 될 이슈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차례 만남을 갖고 ‘톱다운’ 방식의 비핵화 협상을 밀어붙였던 것처럼 바이든 당선자도 취임 이후 비핵화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신속하게 추진력을 발휘해줄 것을 간접적으로 요청한 것이다. 강 장관은 이날 특파원 간담회에서 워싱턴 방문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바이든 당선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실무 단계에서부터 협상을 풀어나가는 ‘보텀업’ 방식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거나 정책 후순위로 밀리면서 결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의 ‘전략적 인내’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강 장관이 이번에 3박4일 간의 일정에서 직접 만나거나 화상면담으로 접촉한 바이든 측 인사는 민주당의 크리스 쿤스, 크리스 머피, 밥 메넨데즈 등 상원의원 3명과 브루킹스연구소의 존 앨런 소장 등 모두 4명. 쿤스 의원은 바이든 당선자와 친분이 깊어 국무장관 등 외교안보 분야의 요직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앨런 소장은 바이든 당선자 측에 외교정책 자문을 해온 싱크탱크 인사다. 강 장관은 현 행정부 인사로는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이어 이날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났다. 강 장관은 “의회와 학계 인사들에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에 대한 우리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고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위한 외교적 노력의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했다. 의원들과의 면담에서는 종전선언에 대한 정부의 구상 등에 대한 설명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강 장관이 면담한 인사들 가운데 바이든 캠프에 소속돼 활동하는 인사는 없다. 바이든 인수위원회 인사들이 공식 취임 전까지 해외정부 인사들과의 면담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자칫 민간인의 외교정책 관여를 금지하는 ‘로건법(Logan Act)’ 위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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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국방장관 전격 경질… ‘트럼프 리스크’ 현실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대선 패배 이틀 만에 인사 조치를 취한 것으로, 대선 불복 방침을 확인하는 동시에 70여 일 남은 임기 동안 인사권을 비롯한 대통령 권한을 적극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정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존경받는 크리스토퍼 밀러 대테러센터장이 국방장관 대행이 될 거라는 걸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에스퍼의 장관직은 끝났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2019년 7월 임명된 이후 ‘예스퍼(예스맨+에스퍼)’라고 불릴 정도의 충성파로 평가받았지만 6월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연방군을 동원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가 트럼프에게 눈엣가시처럼 여겨져 온 인사다. 바이든 당선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철저한 대응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스크 착용은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 나라를 하나로 끌고 가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백신 개발에 대해 기대감을 표명하면서도 “코로나와의 전투가 끝나려면 아직 몇 달 남아 있다”며 방심을 경계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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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대선불복 이어 인사보복… 정권교체기 커지는 리더십 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트위터로 전격 경질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막판 내부 혼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정권교체기 레임덕 현상이 급속히 가속화할 수 있는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안보의 핵심 인사를 내쫓으며 정부 부처들을 뒤흔들고 있는 것. 국방 분야 리더십이 취약해진 상태에서 이란이나 북한이 무력도발을 감행할 경우 대응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우려된다. 에스퍼 장관의 경질은 일찌감치 예상돼 왔다. 에스퍼 장관 본인도 대선 결과가 확정된 직후 준비했던 사직서를 제출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퍼 장관은 6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 진압을 위해 연방군을 투입하려 하자 그 근거가 되는 폭동진압법 발동에 반대한다는 뜻을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밝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본 적이 없는 수준으로 격렬하게 분노를 표시했다고 한다. 에스퍼 장관은 이후 7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옹호해온 남부연합기의 군내 사용을 사실상 금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또다시 충돌했다. 그러나 외교안보의 핵심인 국방장관 인사가 정권 교체기에 이뤄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미국 행정부 내부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틈타 이란 등 미국과 적대관계인 국가들이 무력 도발을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뒤 핵 협상을 진행하게 될 북한이 몸값을 높이기 위해 사거리와 파괴력을 향상시킨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같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미 국방부의 리더십 공백은 이런 상황에서 개별 사령부를 넘어선 미국 행정부 차원의 종합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이런 가능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장관 경질이라는 강수를 두며 또 한 번 ‘마이웨이’ 행보를 보인 것이다. 후임으로 임명된 크리스토퍼 밀러 대테러센터장은 올해 8월 현 직책에 임명된 지 석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또다시 자리를 옮기게 됐다. 그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테러 자문 및 국방부 부차관보 등을 거친 군 출신 인사다. 워싱턴포스트는 “에스퍼 장관의 경질로 이미 정치적 긴장과 잠재적 안보 리스크에 직면해있는 펜타곤이 또 다른 리더십 혼란에까지 빠져들게 됐다”고 지적했다.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이번 경질에 대해 “유치할 뿐만 아니라 무모하다”며 미국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불안정한 움직임”이라고 비판했다. 관가에서는 “다음 차례는 누구냐”는 말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명해온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이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사권 외에도 퇴임 전까지 경제와 무역, 국내 정책 등 전방위 분야에서 행정명령을 통해 권한을 행사하려 들 가능성이 높다. 뉴욕타임스는 2명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에스퍼 장관의 경질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의 승리 기사로 도배돼 있는 언론에 자기 이름을 다시 낼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다. CNN방송은 “에스퍼 장관이 경질된 이날은 미국의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거친 72일(트럼프 퇴임까지 남은 기간)의 첫날로 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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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경화-폼페이오 “한반도 상황 안정적 관리 공조”

    방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현지 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오찬을 겸한 회담을 진행했다. 양국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한반도 상황을 잘 관리해 나가자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으나 구체적인 협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 장관은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미 관계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외교 당국 간 각급에서 소통과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한미 동맹이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와 지역, 글로벌 이슈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것을 평가하고, 다양한 동맹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두 장관은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미 국무부 역시 보도자료에서 두 장관의 만남을 전하면서 “이들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의 핵심축(linchpin)인 한미 동맹의 지속되는 힘과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정책을 통한 협력 확대를 포함하는 양자적, 지역적 우선순위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한미) 동맹이 21세기의 부상하는 도전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하는 동시에 국제질서에 기반한 규범을 함께 보호하겠다는 약속도 강화했다”며 중국을 염두에 둔 듯한 내용도 담았다. 강 장관은 11일 귀국에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측 인사들과도 접촉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캠프 및 인수위원회 고위 인사와의 만남이 확정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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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스퍼 경질’ 트럼프, 마이웨이 행보…FBI-CIA 국장 교체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트위터로 전격 경질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막판 내부 혼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정권교체기 레임덕 현상이 급속히 가속화할 수 있는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안보의 핵심 인사를 내쫓으며 정부 부처들을 뒤흔들고 있는 것. 국방 분야 리더십이 취약해진 상태에서 이란이나 북한이 무력도발을 감행할 경우 대응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우려된다. 에스퍼 장관의 경질은 일찌감치 예상돼 왔다. 에스퍼 장관 본인도 대선 결과가 확정된 직후 준비했던 사직서를 제출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퍼 장관은 6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 진압을 위해 연방군을 투입하려 하자 그 근거가 되는 폭동진압법 발동에 반대한다는 뜻을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밝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본 적이 없는 수준으로 격렬하게 분노를 표시했다고 한다. 에스퍼 장관은 이후 7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옹호해온 남부연합기의 군내 사용을 사실상 금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또 다시 충돌했다. 그러나 외교안보의 핵심인 국방장관 인사가 정권 교체기에 이뤄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미국 행정부 내부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틈타 이란 등 미국과 적대관계인 국가들이 무력 도발을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뒤 핵 협상을 진행하게 될 북한이 “값을 높이기 위해 사거리와 파괴력을 향상시킨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같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미 국방부의 리더십 공백은 이런 상황에서 개별 사령부를 넘어선 미국 행정부 차원의 종합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이런 가능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장관 경질이라는 강수를 두며 또 한 번 ‘마이웨이’ 행보를 보인 것이다. 후임으로 임명된 크리스토퍼 밀러 대테러센터장은 올해 8월 현 직책에 임명된 지 석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또 다시 자리를 옮기게 됐다. 그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테러 자문 및 국방부 부차관보 등을 거친 군 출신 인사다. 에스퍼 장관은 자신의 운명을 예감한 듯 4일 밀리터리타임스와 진행한 마지막 인터뷰에서 ”나는 무엇에 대해서도 싸울 수 있고, 큰 싸움을 할 수 있다. 그것을 감수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을 직접 드러내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에스퍼 장관의 경질로 이미 정치적 긴장과 잠재적 안보 리스크에 직면해있는 펜타곤이 또 다른 리더십 혼란에까지 빠져들게 됐다“고 지적했다.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이번 경질에 대해 ”유치할 뿐만 아니라 무모하다“며 미국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불안정한 움직임”이라고 비판했다. 관가에서는 “다음 차례는 누구냐”는 말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명해온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이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사권 외에도 퇴임 전까지 경제와 무역, 국내 정책 등 전방위 분야에서 행정명령을 통해 권한을 행사하려 들 가능성이 높다. 뉴욕타임스는 2명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에스퍼 장관의 경질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의 승리 기사로 도배돼 있는 언론에 자기 이름을 다시 낼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다. CNN방송은 “에스퍼 장관이 경질된 이날은 미국의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거친 72일(트럼프 퇴임까지 남은 기간)의 첫날로 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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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평화 프로세스 강조하면서도 신중… 바이든과 주파수 조율

    “지금까지 트럼프 정부와 이뤄낸 소중한 성과가 차기 정부로 잘 이어지고,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의 당선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에 대한 첫 육성 메시지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9월 유엔총회 연설 때부터 줄곧 강조해온 종전선언에 대해선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선(先)종전선언 구상이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행동을 요구하는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충돌할 수 있다는 ‘현실’을 감안해 이전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종전선언 대신 세 차례 ‘평화 프로세스’ 강조한 文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둘도 없는 우방국이자 든든한 동맹국으로서 우리 정부는 미국 국민의 선택을 절대적으로 존중하고 지지할 것”이라며 “새로운 행정부를 준비하는 바이든 당선인과 주요 인사들과도 다방면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날 트위터를 통해 당선 축하 메시지를 보낸 문 대통령이 바이든 당선인을 ‘대통령 당선인’으로 공식적으로 호칭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에 어떠한 공백도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면서도 그동안 수차례 강조해온 종전선언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신뢰관계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세 차례에 걸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와 추진해온 종전선언이 김대중 정부와 빌 클린턴 정부 당시 합의된 평화체제 구축의 일환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바이든 당선인과의 주파수 맞추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미국 민주당 정부는 한국의 민주당 정부와 평화 프로세스를 긴밀히 공조하고 협력해온 경험이 있다”고 공지한 뒤 “남북관계에서도 새로운 기회와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추진해온 ‘선(先)종전선언’ 구상이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엇갈릴 수 있다는 관측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 기간 중 “핵 비축량 감축에 동의하는 경우에만 김정은을 만날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요구한 상황. 종전선언으로 비핵화 대화 재개의 물꼬를 트자는 문 대통령의 구상과는 거리가 멀다. 이와 관련해 외교안보라인 핵심 관계자는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 톱다운 식 협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실무선에서 북-미 대화가 재개되고 한반도에 전쟁 위험이 없도록 상황관리를 해나가는 데 중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역시 이날 종전선언 논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상황이 이렇다, 저렇다 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 바이든 정부 들어서도 ‘남북 당사자론’ 강조할 듯 다만 청와대는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정상회담을 통한 종전선언을 추진한다는 기존 구상은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새로 출범할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북-미 대화의 유산을 완전히 청산하고 오바마 시절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강경화 장관은 “바이든 쪽 여러 인사가 공개적으로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그때(오바마)의 전략적 인내로 돌아간다는 것은 아닐 것 같다”며 “지난 3년간 (트럼프 정부가 해온) 여러 경과나 성과를 바탕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보회의에서 “한미 간 튼튼한 공조와 함께 남과 북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해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며 ‘남북 당사자론’도 재차 꺼내들었다. 남북관계를 통해 북-미 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이른바 선순환 구상을 강조한 것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당선인에 대해 “평화의 현자가 돼 우리 겨레에 좋은 친구로 다가오길 소망한다”며 “(미국 정권 교체기) 남북, 북-미 간 합의를 이행하고 비핵화에 전향적 의지를 보여주면 남북 간 평화 협력의 공간이 확대되는 성과를 다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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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트럼프와 반대로’ ABT… 기후-경제-인종정책 리셋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통해 준비 중인 정책의 상당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뒤집는 내용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밀어붙이게 될 정책들이 결국 ‘트럼피즘’을 뒤집는 ‘ABT(Anything But Trump·트럼프와 반대로 하기)’ 양상을 띠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정책 1순위로 두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전국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인수위원회는 이날 웹사이트에 올린 세부 계획에서 “주지사 및 시장들과 협력하고, 국민들에게도 협조를 요청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마스크 사용을 거부하거나 마스크를 쓴 사람을 조롱했던 트럼프 대통령과는 정반대 행보다.인수위는 이와 함께 바이든 행정부가 백신 제조 및 배포를 위한 설비에 250억 달러 투자, 검사 확대, 국방물자생산법(DPA)의 적극적인 발동 등에 나설 것임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통보한 세계보건기구(WHO)와의 관계 복원도 공언했다.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서는 내년 1월 20일 취임식 직후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장기적으로 인구 10만 명 이상의 모든 도시에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청정 대중교통 제공, 대규모 투자 등 계획을 밝혔다.경제 분야에서는 근로자들의 노조 가입 관련 규제를 완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규모가 크게 줄어든 전쟁 난민들의 미국 정착을 재활성화하고, 이슬람권 6개국에 대한 미국 입국비자 금지도 풀 계획이다.바이든 행정부는 의회를 통한 법안 통과보다는 우선 행정명령을 통해 이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공화당의 협조를 받아 의회에서 법안을 만들기는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인수위는 이런 정책 추진에 앞서 필요한 인력과 자금의 확보, 정책 관련 정보의 접근 등에 필요한 인수인계 작업에 최대한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연방조달청(GSA)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인선을 위한 물밑 작업도 진행 중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 채워야 할 자리는 4000개에 달하는 상황. 벌써부터 전화와 이메일 등으로 의향을 밝히는 민주당 인사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달 말 추수감사절까지는 인선 윤곽을 공개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바이든 당선인이 통합과 치유를 역설한 만큼 초당적으로 인재를 기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정부 고위직에 공화당 인사들도 일부 임명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상원과의 협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필요한 선택이라는 평가다.인수위 작업은 권력을 넘겨줘야 하는 현 행정부의 협조 없이는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렵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바이든 팀과 협력할 것이냐”는 언론의 질문에 아직 공식적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한편 바이든 당선인은 8일 델라웨어주 윌밍턴 인근 브랜디와인의 성 요한 성당에서 미사를 올린 뒤 성당 안에 있는 바이든 가족 묘지를 찾았다. 이곳엔 2015년 뇌종양으로 숨진 장남 보와 함께 1972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첫 아내 니일리아와 장녀 나오미가 잠들어 있다. ▼ ‘트럼프 지우기’ 코로나 정책부터 손본다 ▼바이든, 정권 인수 작업 본격화전문가로 코로나 워킹그룹 구성정부기관 검토팀도 이번주 발족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정권 인수 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결과 불복 및 소송전에 구애받지 않고 내년 1월 20일 취임과 동시에 ‘트럼프 지우기’에 나설 수 있도록 사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8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번 주에 ‘기관검토팀’을 발족할 예정이다. 이 팀은 현 행정부 핵심 기관들의 예산과 인력 결정, 계류 중인 규정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검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인수위는 또 홈페이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기 회복, 인종 평등, 기후 변화 등 4가지를 우선순위 과제로 올렸다. 인수위는 이 중에서도 특히 코로나19 대응이 시급하다고 보고 9일 과학자와 전문가로 구성된 워킹그룹을 발족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 워킹그룹을 이끌 책임자로 데이비드 케슬러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 등 3명의 공동의장을 임명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과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180도 뒤집으며 마스크 착용 의무화나 검사 확대 등 방역대책을 크게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방역물자 및 백신 확보를 위해 기업에 필요물품 생산을 요구하는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기후 변화와 관련해서는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유엔에 보낼 계획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시급한 정책들을 빠르게 시행하기 위해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쏟아낼 것으로 알려졌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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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평화 프로세스’ 세 차례 강조…‘종전선언’ 언급 없이 신중 모드

    “지금까지 트럼프 정부와 사이에 이뤄낸 소중한 성과가 차기 정부로 잘 이어지고,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당선을 언급하며 이 같이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에 대한 첫 육성 메시지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계속 추진해나가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9월 유엔총회연설 때부터 줄곧 강조해온 종전선언에 대해선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선(先)종전선언 구상이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행동을 요구하는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충돌할 수 있다는 ‘현실’을 감안해 이전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종전선언 대신 세차례 ‘평화 프로세스’ 강조한 文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둘도 없는 우방국이자 든든한 동맹국으로서 우리 정부는 미국 국민의 선택을 절대적으로 존중하고 지지할 것”이라며 “새로운 행정부를 준비하는 바이든 당선인과 주요 인사들과도 다방면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날 트위터를 통해 당선 축하 메시지를 보낸 문 대통령이 바이든 당선인을 ‘대통령 당선인’으로 공식적으로 호칭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에 어떠한 공백도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면서도 그동안 수차례 강조해온 종전선언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신뢰관계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세 차례에 걸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와 추진해온 종전선언이 김대중 정부와 빌 클린턴 정부 당시 합의된 평화체제 구축의 일환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바이든 당선인과의 주파수 맞추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미국 민주당 정부는 한국의 민주당 정부와 평화프로세스를 긴밀히 공조하고 협력해온 경험이 있다”고 공자한 뒤 “남북관계에서도 새로운 기회와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추진해온 ‘선(先)종전선언’ 구상이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엇갈릴 수 있다는 관측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 기간 중 “핵 비축량 감축에 동의하는 경우에만 김정은을 만날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요구한 상황. 종전선언으로 비핵화 대화 재개의 물꼬를 트자는 문 대통령의 구상과는 거리가 멀다. 이와 관련해 외교안보라인 핵심 관계자는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 탑-다운식 협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실무선에서 북-미 대화가 재개되고 한반도에 전쟁 위험이 없도록 상황관리를 해나가는데 중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역시 이날 종전선언 논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상황이 이렇다, 저렇다 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 바이든 들어서도 일단 ‘남북 당사자론’ 강조할 듯 다만 청와대는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정상회담을 통한 종전선언을 추진한다는 기존 구상은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새로 출범할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북-미 대화의 유산을 완전히 청산하r 오바마 시절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강경화 장관은 “바이든 쪽 여러 인사가 공개적으로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그때(오바마) 때의 전략적 인내로 돌아간다는 것은 아닐 것 같다”며 “지난 3년간 (트럼프 정부가 해온) 여러 경과나 성과를 바탕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보회의에서 “한미 간 튼튼한 공조와 함께 남과 북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해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며 ‘남북 당사자론’도 재차 꺼내들었다. 남북관계를 통해 북-미 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이른바 선순환 구상을 강조한 것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당선인에 대해 “평화의 현자가 돼 우리 겨레에게 좋은 친구로 다가오길 소망한다”며 “(미국 정권 교체기) 남북, 북-미간 합의를 이행하고 비핵화에 전향적 의지를 보여주면 남북간 평화 협력의 공간이 확대되는 성과를 다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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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정부, 무역 넘어 환경-인권까지 對中압박 강화 가능성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의 당선으로 역대 최악으로 추락했다는 미중 관계도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유화적인 움직임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나 중국 전문가들 모두 ‘미국의 중국 때리기’는 방식만 바뀔 뿐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교적 단순하게 때렸다면, 바이든 당선인은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공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이 본격적으로 내년 1월 대통령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 당분간은 미중 ‘허니문’ 기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 바닥까지 떨어진 데 대한 일종의 반작용이다. 조짐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로버트 포든 주중 미국대사 대리는 5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관계 및 2020년 대선 관련 토론’에서 “미국과 중국은 공정하고 호혜적인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지난 1년간 중국을 겨냥해 비판적 발언을 쏟아내던 주중 미 대사관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일정 부분 선거 결과를 염두에 두고 미중 관계 변화를 타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미국 정부가 스파이 행위 등을 이유로 폐쇄시킨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의 리창민(李强民) 전 총영사도 참석했다. 주중 미 대사관은 6일에도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에 올린 대사 대리 명의 성명에서 “서로 대화하는 것이 서로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서 중국과 관계 개선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화답하듯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7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미국을 향해 “양국 관계에서 협력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취임 초기 ‘허니문’ 기간이 있을지언정 그 기간이 길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이 미 상원 외교위원장까지 지낸 인물로 자신의 장기를 앞세워 국제 사회 다자간 협력으로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당선인이 수많은 외교 문제에 직면할 것이지만 그 가운데 1번은 중국”이라고 보도했다. 오빌 셸 아시아소사이어티 미중관계센터 소장은 NYT와 인터뷰에서 “바이든 당선인의 미국 외교정책 가운데 중국은 일종의 ‘방사능 핵심 물질’ 같은 것”이라고 비유했다. 중요하면서도 해결하기 까다로운 문제라는 얘기다. 이렇기에 바이든 당선인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던 ‘동맹 압박 카드’를 거둬들이고, 국제 사회와 공조를 통해 중국을 포위하는 방식으로 대중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 정강위원회가 7월 27일 승인한 당의 정책 방향을 담은 정강정책에 따르면 외교를 ‘최초의 수단’으로 삼겠다며 외교적 협의 우선 원칙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의 분석도 이와 비슷하다. 중국 5대 민간기업인 헝다(恒大)그룹 산하 헝다연구소의 런쩌핑(任澤平) 수석연구원은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과 인터뷰에서 “바이든 당선인은 미중 갈등의 원인은 무역 적자가 아니라는 입장”이라면서 “단순한 무역 문제를 넘어 기후 환경 종교 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집요하고 치밀하게 공격해 올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 20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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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가족과 사별 아픔 딛고… 대권 3수 끝 최고령 백악관 주인으로

    “분열이 아닌 통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지금은 미국을 치유해야 할 시간입니다.” 7일(현지 시간) 오후 8시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 마련된 무대에 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차분하면서도 평소보다는 높은 톤으로 ‘화합’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4년 동안 펼쳐진 ‘분열의 정치’에 지쳐 있던 바이든의 지지자들은 차량 경적을 울리며 환호했다. 민주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한 바이든이 마침내 대권을 거머쥐게 됐다. 그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290명을 확보해 당선에 필요한 과반(270명)을 달성했다. 그의 승리 선언 연설의 화두는 화합이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분들의 실망을 이해한다. 나도 몇 번 선거에서 진 적이 있다”고 위로했다. 이어 지지자들에게도 상대에 대한 배려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진전을 이루려면 상대방을 적으로 취급하지 말아야 한다. 이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같은 미국인”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개표 과정에서 자신의 승리가 거의 유력해지는 상황에서도 조급하게 승리 선언을 하지 않고 ‘인내(patience)’와 ‘침착(calm)’을 강조하며 나라를 안정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모든 미국 언론이 그의 당선을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연단에 올라섰다. 바이든 당선인의 이날 모습은 48년의 정치 인생 내내 어느 한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화합과 협력, 실용주의를 기치로 삼아 온 그의 모습과 일치한다. 그는 앞서 2차례 대선 도전에 실패하고 개인적으로는 사고와 병마로 가족을 잃는 비극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슬픔을 인내하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법을 배웠다.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평범한 청년이었던 바이든이 20세 때 “나는 서른 살에 상원의원이 되고, 나중에 대통령도 될 것”이라고 말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허풍이라고 치부했다. 하지만 그는 일곱 살 때 처음 대통령이 되는 꿈을 꿨고, 반려견들의 이름을 ‘상원의원(Senator)’, ‘주지사(Governor)’로 지었을 정도로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청년의 말은 58년 만에 현실이 됐다. 바이든(본명 조지프 로비넷 바이든 주니어) 당선인은 1942년 11월 20일 펜실베이니아주의 스크랜턴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조 바이든 시니어와 어머니 캐서린 진 바이든 사이에서 3남 1녀 중 장남으로 자랐다. 그의 집은 독실한 가톨릭 집안이었다. 바이든 가족은 한때 동부 해안에서 요트를 즐길 정도로 부유했지만 선박 부품 제조 회사를 다니던 조 바이든 시니어가 직장을 잃으면서 순식간에 가세가 기울었다. 바이든은 외갓집에 잠시 맡겨지기도 했다. 넉넉지 못한 환경이었지만 그는 어려서부터 야망이 누구 못지않게 컸다. 이미 일곱 살 때 노트에 ‘내 장래희망은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고 썼을 정도다. ▼바이든이 걸어온 길▼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78)은 아일랜드계 혈통으로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성장했다. 미국 역대 대통령 중에는 존 F 케네디,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등 아일랜드계가 여러 명 있다. 그는 두 번 결혼했는데 첫 아내 니일리아는 21세 때 친구들과 카리브해 바하마로 여행을 떠났다 해변에서 만났다. 비싼 방값을 낼 돈이 없던 그는 인근 고급 호텔의 타월을 걸치고 호텔 손님인 듯 접근했다. 당시 그는 “30세에 상원의원을 할 것이고, 대통령도 할 것”이라고 했지만 정작 데이트를 할 땐 밥값을 낼 돈도 없어 니일리아가 20달러를 몰래 건네야 했다. 1966년 결혼한 둘은 보(2015년 사망), 헌터(50), 나오미(1972년 사망) 등 세 아이를 뒀다.델라웨어대와 시러큐스대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가 된 바이든은 1970년 지역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평소 본인의 주장대로 딱 서른 살이던 1972년 델라웨어주에서 3선 현역 의원을 꺾고 당시 최연소 미 상원의원이 됐다. 이때 첫 비극이 찾아왔다. 상원 선거에서 승리하고 한 달 뒤 아내 니일리아가 세 자녀를 데리고 크리스마스트리를 사오다 트럭에 치였다. 이 사고로 아내와 13개월 된 나오미가 숨졌고, 두 아들은 중상을 입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2012년 연설에서 이를 회상하며 자살을 죄악시하는 가톨릭 교인이지만 자살자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비탄에 빠진 그는 상원의원직을 포기하려 했지만 주변에서 극구 만류했다. 결국 두 아들이 입원한 병실에서 의원 선서를 하며 워싱턴 중앙 정계에 입문했다. 두 아들을 돌보기 위해 의회가 있는 수도 워싱턴에 집을 구하지 않고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까지 매일 왕복 4시간 거리를 출퇴근한 얘기는 유명하다. 남동생 프랭크의 소개로 1975년 지금의 아내 질(69)을 만났고 2년 후 결혼했다. 둘은 1981년 딸 애슐리(39)를 낳았다. 새 가정을 이룬 바이든 당선인은 이후 미 의회에서 실력과 수완을 발휘하며 6선 의원으로 승승장구했다. 당내에서 중도 성향인 그는 초당적인 협력과 상생을 최우선의 원칙으로 여겼다.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보수의 거두 고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과는 의회에서 동고동락하며 오랜 우정을 나눴다. 매케인의 부인 신디는 이번 대선에서 일찌감치 바이든을 지지해 공화당 텃밭이었던 서부 애리조나주에서 바이든이 약진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든은 의회에서 외교위원장, 법사위원장 등 요직을 역임했고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선 8년간 부통령을 지냈다. 오바마가 처음 부통령을 제의했을 때 바이든은 부통령보다 의회 실력자가 낫다고 생각해 거절하려 했지만 오바마의 간곡한 설득에 수락했다. 초선 상원의원으로 워싱턴 정계 경험이 부족했던 오바마는 자신보다 19세 연상이며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낸 그의 경험과 노련미를 중시했다. 특히 아일랜드계, 가톨릭, 노동계층 출신인 바이든이 유색인종인 자신과 달리 백인 노동자 및 가톨릭 유권자를 공략하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바이든은 40대 대통령을 꿈꾸며 첫 출사표를 냈던 198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 당시 연설문 표절 의혹, 뇌동맥류 발생 등으로 당내 경선에서 사퇴했다. 두 번째 대권 도전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08년이었다. 이때는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이란 양강 후보에게 밀려 힘 한 번 써보지도 못하고 중도 사퇴했다. 당초 2016년 대선에도 도전하려 했지만 두 번째 비극이 찾아왔다. 델라웨어주 법무장관 출신이자 바이든의 정치적 후계자로 평가받았던 장남 보가 뇌종양으로 숨지자 그는 출마 선언을 하기도 전에 이를 포기했다. 그의 잇단 비극은 오히려 국민들의 동정심을 자극하고 그를 공감 능력이 있는 정치인으로 만든 계기가 됐다는 평을 받는다. 반면 비전 및 정책 제시 능력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초 경선 과정에서도 독자적인 의제를 제시하기보다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강경좌파 정치인에 대한 민주당 주류의 불안감을 등에 업고 특유의 ‘무난함’을 부각시켜 승리했다는 평가다. 뉴욕=유재동 jarrett@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바이든 당선인 연설문 요약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국민들은 분명히 목소리를 냈습니다. 국민들은 분명한 승리를, 확실한 승리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우리 국민”의 승리입니다. 우리는 이 나라 역사상 대선에서 가장 많은 표, 7400만 표를 얻어 승리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저에게 주신 신뢰 앞에 겸손하게 됩니다. 저는 분열이 아닌 통합의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합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미국의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무너진 이 나라의 중추, 중산층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미국이 다시 세계의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 것이며 우리 국민들이 다시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저는 대선 출마선언을 했을 때부터 미국을 대표할 수 있는 대선 캠프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저는 그런 행정부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주신 분들, 저는 여러분이 오늘 느낄 실망감을 잘 압니다. 저 역시 선거에서 여러 번 져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 서로에게 기회를 줍시다. 거친 언사는 치울 때입니다. 우리는 적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 같은 미국인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고 말합니다. 무언가를 일궈야 할 때가 있고, 수확해야 할 때가 있고, 씨를 뿌려야 할 때가 다 있습니다. 지금은 미국을 치유해야 할 때입니다. 저는 국민들이 우리에게 품위와 공정의 힘을, 또 이 어려운 싸움 속에 과학과 희망의 힘을 모아달라고 촉구했다고 믿습니다. 우리의 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통제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우리는 이 바이러스를 통제하기 전까지는 경제를 회복시킬 수도, 활력을 되찾을 수도, 인생의 가장 소중한 순간들, 그러니까 손주를 껴안는 일, 생일, 결혼식, 졸업식같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들을 즐길 수 없을 것입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 이 전염병을 막을 것입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협력하기를 거부하는 건 우리 통제 밖에 있는 어떤 불가사의한 힘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의 결정, 우리의 선택 때문입니다. 그들(국민들)은 우리가 협력하기를 바랍니다. 저는 국회에,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게 저와 함께해 달라고 요청드립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절망을 물리치고 번영과 목적이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의 정신을 다시 회복해야 합니다. 이제는 우리의 선이 승리할 때입니다. 모든 마음과 한결같은 손으로, 미국과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국가에 대한 사랑으로, 그리고 정의를 향한 갈증으로 우리가 될 수 있다고 알고 있는 그 나라를 만듭시다.[전문] 바이든 당선인 승리 선언 연설문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국민들은 분명히 목소리를 냈습니다. 국민들은 분명한 승리를, 확실한 승리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우리 국민’의 승리입니다. 우리는 이 나라 역사상 대선에서 가장 많은 표, 7400만 표를 얻어 승리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저에게 주신 신뢰 앞에 겸손하게 됩니다. 저는 분열이 아닌 통합의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합니다. 빨간색 주(공화당 성향의 주), 파란색 주(민주당 성향의 주)가 아닌 미합중국을 바라보는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또 전 국민의 신임을 얻을 수 있도록 전심으로 일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미국은 바로 ‘국민’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우리 행정부가 가장 신경 쓸 것 역시 국민입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미국의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무너진 이 나라의 중추, 중산층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미국이 다시 세계의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 것이며 우리 국민들이 다시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수천만 미국 국민께서 이러한 비전을 위해 표를 주셨다는 것은 제 생에 대단한 영광입니다. 이제 이 비전을 실현하는 것이 제 여생의 과제가 되었습니다.제가 이전에도 여러 차례 말했듯, 전 질 (바이든)의 남편입니다. 저는 지치지 않은 지원과 사랑을 보내준 질, 헌터, 애슐리, 그리고 우리 손자들, 사위, 며느리, 우리 가족 없이는 이 자리에 오지 못했을 겁니다. 질은 어머니입니다. 군인 엄마이고 또 교육자입니다. 질은 일생을 교육에 헌신했지만 교육은 그의 직업일 뿐 아니라 그가 누구인가를 보여줍니다. 미국의 교육자들에게 오늘은 아주 중요한 날입니다. 여러분은 백악관에 여러분의 일원을 갖게 됐습니다. 질은 훌륭한 퍼스트레이디가 될 것입니다. 저는 또 훌륭한 부통령과 함께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카멀라 해리스는 이 나라 역사상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비백인 여성이자, 최초의 아시아계이자, 최초의 이민자 자녀로 부통령에 선출되는 역사를 썼습니다. 너무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우리는 오늘 밤 이 일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싸운 수많은 사람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또 한번, 미국은 도덕 지형을 정의의 방향으로 돌렸습니다. 카멀라, 더그, 좋든 실든 당신들은 이제 제 가족입니다. 바이든가의 명예가족입니다. 빠져나갈 길은 없습니다. 자원봉사를 해주신 모든 분들, 펜데믹 와중에 투표소에서 일을 해주신 분들, 지방 선관위원분들, 여러분들은 이 나라로부터 아주 특별한 감사를 받으실 자격이 있습니다. 우리 캠프 팀원들, 모둔 자원봉사자분들, 이 순간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정말 많은 것을 희생하신 분들, 저는 여러분에게 모든 것을 빚졌습니다.그리고 저를 지지해주신 분들. 저는 우리가 꾸리고 달려온 이 선거 캠프가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민주당원, 공화당원, 그리고 무당파. 진보세력과 온건파와 보수파, 젊은이, 노인. 도시에 사는 분들, 교외에 사는 분들, 시골에 사는 분들. 동성애자, 이성애자, 성전환자. 백인, 라틴계, 아시아, 아메리카 원주민까지. 역사상 가장 다양하고 광범위한 이들의 연대가 너무나도 자랑스럽습니다.특히 유세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에 저를 다시 세워주신 흑인 사회 여러분들에게 특별히 감사를 전합니다. 여러분들 뒤에는 늘 제가 있을 것이고, 제 뒤에는 늘 여러분이 계실 것입니다.저는 대선 출마선언을 했을 때부터 미국을 대표할 수 있는 대선 캠프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저는 그런 행정부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주신 분들, 저는 여러분들이 오늘 느낄 실망감을 잘 압니다. 저 역시 선거에서 여러 번 져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 서로에게 기회를 줍시다. 거친 언사는 치울 때입니다. 흥분은 가라앉히고 서로를 다시 보기 위해, 서로를 다시 듣기 위해, 진보를 일궈내기 위해 우리는 반대진영을 적으로 대하는 일을 멈추어야 합니다. 우리는 적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 같은 미국인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고 말합니다. 무언가를 일궈야할 때가있고, 수확해야할 때가 있고, 씨를 뿌려야 할 때가 다 있습니다. 지금은 미국을 치유해야 할 때입니다. 이제 선거유세는 끝났습니다. 국민들의 뜻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의무는 무엇일까요? 저는 국민들이 우리에게 품위와 공정의 힘을, 또 이 어려운 싸움 속 과학과 희망의 힘을 모아달라고 촉구했다고 믿습니다. 바이러스를 억제하기 위한 싸움, 번영을 일구기 위한 싸움, 여러분의 가족의 건강을 보장하기 위한 싸움, 이 나라의 인종정의 실현과 구조적 인종차별주의 척결을 위한 싸움입니다. 기후를 구하기 위한 싸움입니다.품위를 회복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고, 이 나라 모든 사람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기 위한 싸움입니다. 우리의 일은 코로나19를 통제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우리는 이 바이러스를 통제하기 전까지는 경제를 회복시킬 수도, 활력을 되찾을 수도, 인생의 가장 소중한 순간들, 그러니까 손주를 껴안는 일, 생일, 결혼식, 졸업식 같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들을 즐길 수 없을 것입니다.오는 월요일(9일)에 저는 바이든-해리스 코로나19 계획을 도울 우수한 과학자와 전문가들을 인수위원회에 임명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대통령 취임일인) 2021년 1월20일에 이와 관련된 계획을 실행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 계획은 과학을 기반으로 할 것입니다. 그리고 연민, 공감, 관심을 통해 만들어질 것입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 이 전염병을 막을 것입니다.저는 자랑스러운 민주당원으로서 출마했습니다. 저는 이제부터는 미국의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저는 저에게 투표한 사람들만큼이나, 저에게 투표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미국의 암울한 악마화의 시간을 여기에서부터, 이제부터 끝낼 것입니다.민주당과 공화당이 협력하기를 거부하는 건 우리 통제 밖에 있는 어떤 불가사의한 힘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의 결정, 우리의 선택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협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우리는 협력할 수 있도록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게 미국 국민들이 내린 명령의 한 부분이라고 믿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협력하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제가 해야 할 선택입니다. 저는 국회에,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게 이런 결정을 저와 함께 해달라고 요청드립니다.미국의 이야기는 느리지만 꾸준히 기회를 넓혀가는 것입니다. 실수하지 마십시오. 너무 많은 꿈이 오랜 기간 지체돼 왔습니다. 우리는 인종, 민족, 종교, 정체성,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국가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미국은 항상 변곡점에 의해 변화해 왔습니다.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와 관련된 어려운 결정을 내려왔습니다. 링컨 대통령은 1860년에 미 합중국을 지켰냈습니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는 1932년 사면초가에 몰린 나라에 뉴딜 정책을 통해 희망을 약속했습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1960년 뉴프런티어 정신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12년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역사를 만들었을 때, 그는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우리는 다시 한번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절망을 물리치고 번영과 목적이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미국의 정신과 관련된 싸움을 이야기해왔습니다. 우리는 미국의 정신을 다시 회복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선과 악의 지속적인 싸움을 통해 형성돼 왔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선이 승리할 때입니다. 오늘밤 전세계는 미국을 보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이 세계의 등불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우리는 힘의 본보기가 아닌 모범적인 본보기로 이끌 것입니다. 나는 언제나 우리가 미국을 하나의 단어로 정의할 수 있다고 믿어왔습니다. 그것은 가능성입니다. 모든 미국인은 그들의 꿈만큼, 신이 그들에게 준 능력이 데려다 줄 수 있는 만큼 멀리 갈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 당신이 보듯이, 나는 이 나라의 가능성을 믿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앞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더 자유롭고 더 공정한 미국을 향해서입니다. 존엄과 존경이 함께하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미국을 향해서입니다. 암,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을 치료하는 미국을 향해서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항복하지 않는 미국을 향해서입니다.이는 위대한 국가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선한 사람들입니다. 이것이 미 합중국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한다면 우리는 못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선거운동의 막바지에 저는 저와 제 가족에게 의미 있는 찬송가를 생각했습니다. 특히 이 노래는 세상을 떠난 제 아들 보에게 의미가 있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저를 지탱하고 미국을 지탱한다고 믿는 신념을 담고 있습니다.그리고 올해 이 끔찍한 바이러스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23만 이상의 가족들에게 안식과 위로를 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제 마음은 여러분 한 명, 한 명과 함께 합니다. 부디 이 찬송가가 여러분에게 위안이 되기를 바랍니다.“그리고 주가 너를 독수리의 날개 위에 세우시고,새벽의 숨결 위로 데려가며,당신을 태양처럼 빛나게 하고,그리고 너를 주의 손바닥 위에 놓으실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함께 독수리의 날개 위에 있습니다. 우리는 주(god)와 역사가 우리에게 행하도록 명한 일을 시작합시다. 모든 마음과 한결같은 손으로, 미국과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국가에 대한 사랑으로, 그리고 정의를 향한 갈증으로 우리가 될 수 있다고 알고 있는 그 나라를 만듭시다. 단합된 국가입니다.보다 강력한 국가입니다.치유된 국가입니다.미 합중국입니다. 신의 축복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신이 우리의 군대를 지켜주시기를 바랍니다.바이든 당선인 승리 선언 연설 원문My fellow Americans, the people of this nation have spoken.They have delivered us a clear victory. A convincing victory.A victory for “We the people.”We have won with the most votes ever cast for a presidential ticket in the history of this nation — 74 million.I am humbled by the trust and confidence you have placed in me.I pledge to be a resident who seeks not to divide, but to unify.Who doesn’t see red and blue states, but a United States.And who will work with all my heart to win the confidence of the whole people.For that is what America is about: the people.And that is what our administration will be about.I sought this office to restore the soul of America.To rebuild the backbone of the nation — the middle class.To make America respected around the world again and to unite us here at home.It is the honor of my lifetime that so many millions of Americans have voted for this vision.And now the work of making this vision real is the task of our time.As I said many times before, I’m Jill’s husband.I would not be here without the love and tireless support of Jill, Hunter, Ashley, all of our grandchildren and their spouses, and all our family.They are my heart.Jill’s a mom — a military mom — and an educator.She has dedicated her life to education, but teaching isn’t just what she does — it’s who she is. For America’s educators, this is a great day: You’re going to have one of your own in the White House, and Jill is going to make a great first lady.And I will be honored to be serving with a fantastic vice president — Kamala Harris — who will make history as the first woman, first Black woman, first woman of South Asian descent, and first daughter of immigrants ever elected to national office in this country.It’s long overdue, and we’re reminded tonight of all those who fought so hard for so many years to make this happen. But once again, America has bent the arc of the moral universe towards justice.Kamala, Doug — like it or not — you’re family. You’ve become honorary Bidens, and there’s no way out.To all those who volunteered, worked the polls in the middle of this pandemic, local election officials — you deserve a special thanks from this nation.To my campaign team, and all the volunteers, to all those who gave so much of themselves to make this moment possible, I owe you everything.And to all those who supported us: I am proud of the campaign we built and ran. I am proud of the coalition we put together, the broadest and most diverse in history.Democrats, Republicans and Independents.Progressives, moderates and conservatives.Young and old.Urban, suburban and rural.Gay, straight, transgender.White. Latino. Asian. Native American.And especially for those moments when this campaign was at its lowest — the African American community stood up again for me. They always have my back, and I’ll have yours.I said from the outset I wanted a campaign that represented America, and I think we did that. Now that’s what I want the administration to look like.And to those who voted for President Trump, I understand your disappointment tonight.I’ve lost a couple of elections myself.But now, let’s give each other a chance.It’s time to put away the harsh rhetoric.To lower the temperature.To see each other again.To listen to each other again.To make progress, we must stop treating our opponents as our enemy.We are not enemies. We are Americans.The Bible tells us that to everything there is a season — a time to build, a time to reap, a time to sow. And a time to heal.This is the time to heal in America.Now that the campaign is over — what is the people’s will? What is our mandate?I believe it is this: Americans have called on us to marshal the forces of decency and the forces of fairness. To marshal the forces of science and the forces of hope in the great battles of our time.The battle to control the virus.The battle to build prosperity.The battle to secure your family’s healthcare.The battle to achieve racial justice and root out systemic racism in this country.The battle to save the climate.The battle to restore decency, defend democracy and give everybody in this country a fair shot.Our work begins with getting COVID under control.We cannot repair the economy, restore our vitality, or relish life’s most precious moments — hugging a grandchild, birthdays, weddings, graduations, all the moments that matter most to us — until we get this virus under control.On Monday, I will name a group of leading scientists and experts as Transition Advisors to help take the Biden-Harris COVID plan and convert it into an action blueprint that starts on January 20th, 2021.That plan will be built on a bedrock of science. It will be constructed out of compassion, empathy and concern.I will spare no effort — or commitment — to turn this pandemic around.I ran as a proud Democrat. I will now be an American president. I will work as hard for those who didn’t vote for me — as those who did.Let this grim era of demonization in America begin to end — here and now.The refusal of Democrats and Republicans to cooperate with one another is not due to some mysterious force beyond our control.It’s a decision. It’s a choice we make.And if we can decide not to cooperate, then we can decide to cooperate. And I believe that this is part of the mandate from the American people. They want us to cooperate.That’s the choice I’ll make. And I call on the Congress — Democrats and Republicans alike — to make that choice with me.The American story is about the slow, yet steady widening of opportunity.Make no mistake: Too many dreams have been deferred for too long.We must make the promise of the country real for everybody — no matter their race, their ethnicity, their faith, their identity or their disability.America has always been shaped by inflection points — by moments in time where we’ve made hard decisions about who we are and what we want to be.Lincoln in 1860 — coming to save the Union.FDR in 1932 — promising a beleaguered country a New Deal.JFK in 1960 — pledging a New Frontier.And 12 years ago — when Barack Obama made history — and told us, “Yes, we can.”We stand again at an inflection point.We have the opportunity to defeat despair and to build a nation of prosperity and purpose.We can do it. I know we can.I’ve long talked about the battle for the soul of America.We must restore the soul of America.Our nation is shaped by the constant battle between our better angels and our darkest impulses.It is time for our better angels to prevail.Tonight, the whole world is watching America. I believe at our best, America is a beacon for the globe.And we lead not by the example of our power, but by the power of our example.I’ve always believed we can define America in one word: possibilities.That in America everyone should be given the opportunity to go as far as their dreams and God-given ability will take them.You see, I believe in the possibility of this country.We’re always looking ahead.Ahead to an America that’s freer and more just.Ahead to an America that creates jobs with dignity and respect.Ahead to an America that cures disease — like cancer and Alzheimer’s.Ahead to an America that never leaves anyone behind.Ahead to an America that never gives up, never gives in.This is a great nation.And we are a good people.This is the United States of America.And there has never been anything we haven’t been able to do when we’ve done it together.In the last days of the campaign, I’ve been thinking about a hymn that means a lot to me and to my family, particularly my deceased son Beau. It captures the faith that sustains me and which I believe sustains America.And I hope it can provide some comfort and solace to the more than 230,000 families who have lost a loved one to this terrible virus this year. My heart goes out to each and every one of you. Hopefully this hymn gives you solace as well.“And He will raise you up on eagle’s wings,Bear you on the breath of dawn,Make you to shine like the sun,And hold you in the palm of His Hand.”And now, together — on eagle’s wings — we embark on the work that God and history have called upon us to do.With full hearts and steady hands, with faith in America and in each other, with a love of country — and a thirst for justice — let us be the nation that we know we can be.A nation united.A nation strengthened.A nation healed.The United States of America.God bless you.And may God protect our troops.}

    • 20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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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가르기로 사회분열 부른 트럼프, 코로나 위기에 리더십 바닥 드러나

    대이변은 없었다. ‘정치 이단아’의 예측불허 정치도 마침표를 찍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끝내 기울어진 판세를 뒤집지 못했다. 그는 재선에 실패한 11번째 미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지난 4년간 이어졌던 그의 편 가르기 정치와 좌충우돌식 국정 운영 과정에 미국인들은 ‘트럼프 심판론’에 표를 던졌다. 미국 정치 역사에서 트럼프 대통령만큼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4년 내내 워싱턴 정가를 흔들었던 인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2016년 예상을 뒤엎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꺾은 그는 취임 초기부터 ‘미국 우선주의’와 신고립주의를 앞세운 대내외 정책으로 파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중국을 상대로 한 ‘관세 폭탄’으로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었다. 다자주의 질서를 무시하며 세계무역기구(WTO)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형사재판소(ICC) 같은 국제기구를 무력화하는 데 집중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이란 핵협정(JCPO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주요 국제협약에서도 잇따라 탈퇴했다.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중동 지역의 주둔 미군을 속속 감축 혹은 철군시킨 데 이어 올해는 유럽의 핵심 동맹국인 독일 주둔 미군의 감축까지 강행했다. 이런 사이 미국의 리더십은 극도로 실추됐다. 미국 내에선 불법 이민자 유입을 차단하겠다며 남부 국경지대 장벽 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야당과 거세게 충돌했다. 예산 확보 문제를 놓고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35일)도 벌어졌다. 백악관 내 정실주의와 보복 인사, 참모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독불장군식 의사 결정과 변덕스러운 정책 추진 과정도 끊임없이 도마에 올랐다. 그의 재선 캠페인은 한마디로 ‘악재와의 전쟁’으로 정리된다. 그는 재선 논의를 시작하던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하원에 탄핵됐다.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이 탄핵안을 부결시켰지만 그는 탄핵에 휘말린 미국의 세 번째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얻었다. 올해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연방군 투입까지 불사한 강경 진압은 민주당은 물론이고 공화당의 비판까지 불러일으켰다. 올해 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악재 중에서도 최대 폭탄이었다. 최대 성과로 앞세워 왔던 미국 증시는 폭락했고 실업률이 치솟았다. 코로나19 확진자는 1000만 명, 사망자는 24만 명을 각각 넘겼다. 무엇보다 선거를 불과 한 달여 남겨 놓은 시점에 본인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치명타였다.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한 지 나흘 만에 퇴원한 그는 확진 판정 열흘 뒤부터 곧바로 대규모 유세 등에 나섰지만 이 과정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며 강한 역풍이 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혼란 상황에서 그의 리더십 부족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도 있다. CNN은 7일(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 종말의 근원은 ‘미국 첫 리얼리티쇼 대통령’으로서 리더십의 결핍”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신아형 기자}

    • 20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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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 내내 정가 뒤흔든 ‘예측불허 정치’ 마침표…트럼프 패인은?

    대이변은 없었다. ‘정치 이단아’의 예측불허 정치도 마침표를 찍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끝내 기울어진 판세를 뒤집지 못했다. 그는 재선에 실패한 11번째 미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지난 4년 간 이어졌던 그의 편 가르기 정치와 좌충우돌식 국정운영 과정에 미국인들은 ‘트럼프 심판론’에 표를 던졌다. ●4년 간의 좌충우돌 ‘마이웨이’미국 정치역사에서 트럼프 대통령만큼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4년 내내 워싱턴 정가를 흔들었던 인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2016년 예상을 뒤엎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를 꺾은 그는 취임 초기부터 ‘미국 우선주의’와 신고립주의를 앞세운 대내외 정책으로 파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중국을 상대로 한 ‘관세 폭탄’으로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었다. 다자주의 질서를 무시하며 세계무역기구(WTO)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형사재판소(ICC) 같은 국제기구를 무력화하는데 집중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이란 핵협정(JCPO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체결했던 주요 국제협약도 잇따라 탈퇴했다. 그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동서명을 거부하며 국제사회에서 ‘나홀로’를 자처했다.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중동 지역의 주둔 미군을 속속 감축 혹은 철군시킨 데 이어 올해는 유럽의 핵심 동맹국인 독일 주둔미군의 감축까지 강행했다. 이런 사이 미국의 리더십은 극도로 실추됐다. 미국 내에선 불법이민자 유입을 차단하겠다며 남부 국경지대 장벽 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야당과 거세게 충돌했다. 예산 확보 문제를 놓고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35일)가 벌어지기도 했다.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전국민의료보험은 사실상 폐지했다. 백악과 내 정실주의와 보복 인사, 참모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독불장군식 의사결정과 변덕스런 정책 추진 과정도 끊임없이 도마에 올랐다.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를 트위터로 직접 발신하는 그의 대국민 소통 방식은 혼란을 부추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충성심을 보이지 않는 고위공직자에 대한 인신공격과 막말, 야당과 언론 비난과 함께 정책성과를 과시하는 ‘폭풍 트윗’을 쏟아냈다. 이에 언론사들은 대통령의 발언 진위를 따지기 위해 잇따라 ‘팩트 체커’를 가동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사회 분열 양상은 더욱 심각해졌다. ●코로나 위기에 민낯 드러낸 ‘리더십 부재’그의 재선 캠페인은 한마디로 ‘악재와의 전쟁’으로 정리된다. 그는 재선 논의를 시작하던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하원에 탄핵됐다.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이 탄핵안을 부결시켰지만 그는 탄핵에 휘말린 미국의 세 번째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얻었다. 올해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시위에 연방군 투입까지 불사한 강경 진압은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의 비판까지 불러일으켰다. 올해 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악재 중에서도 최대 폭탄이었다. 최대 성과로 앞세워왔던 미국 증시는 폭락했고 실업률이 치솟았다. 코로나19 확진자는 1000만 명, 사망자는 24만 명을 각각 넘겼다. 무엇보다 선거를 불과 한 달 여 남겨놓은 시점에 본인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치명타였다.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한 지 나흘 만에 퇴원한 그는 확진 판정 열흘 뒤부터 곧바로 대선유세를 재개하고, 경합주만 하루 두 서너 곳씩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치며 ‘코로나 극복’ 이미지 전달에 집중했다. 하지만 그의 대규모 유세 과정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며 강한 역풍이 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혼란 상황에서 그의 리더십 부족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도 있다. CNN은 7일(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 종말의 근원은 ‘미국 첫 리얼리티쇼 대통령’으로서 리더십의 결핍”이라고 지적했다.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 부재와 자아도취, 규율과 규범, 법과 민주주의 기본 원칙에 대한 경멸 등 대통령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트럼프의 리더십이 그를 패하게 한 ‘만성질환’이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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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스트 벨트 표심이 돌아왔다…펜실베이니아서 역전 드라마 완성

    미국의 운명을 가른 것은 결국 ‘러스트 벨트’의 표심이었다. 조 바이든 후보는 초반 ‘붉은 신기루(Red mirage)’ 현상으로 나타난 열세를 뒤집고 이 지역 주요 경합주들에서 잇따라 대역전에 성공, 마침내 백악관으로 가는 문을 열어 젖혔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완성된 역전 드라마‘러스트 벨트’ 지역의 초반 레드 미라지 현상은 예상보다 강했다. 바이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주에서 개표 초반 현장투표에서 우세를 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밀리는 듯했다. 이미 플로리다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가 일찌감치 확정된 시점이었다.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등 남부 ‘선벨트’ 지역은 물론 북부까지 붉게 칠해지면서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러다 정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증폭됐다. 이런 흐름은 개표 이틀째를 넘기면서 급속히 바뀌기 시작했다. 민주당 지지 성향 유권자가 대거 참여한 사전투표가 속속 개봉되면서 바이든 후보가 위스콘신과 미시간주 역전에 성공한 것. 미시간주의 경우 무려 20%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던 미시간주의 격차가 개표 50%를 넘기면서부터 급속히 줄어들더니 대도시 디트로이트의 개표 결과가 반영되면서 막판에 극적으로 뒤집혔다. 마지막 결정타는 펜실베이니아주였다. 대선일 이후 사흘이 지난 시점(6일)까지 우편투표 접수를 허용한 펜실베이니아주는 개표도 상대적으로 더디게 이뤄진 상황. 개표가 시작된 직후 바이든 후보가 우세했다가 한 차례 역전당황 상황에서 12%포인트까지 벌어진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67만 표의 차이는 바이든 후보가 따라잡기에는 힘겨워 보였다. 대역전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개표가 75%를 넘어서면서부터. 바이든 후보의 표가 급격히 늘어나며 그래프가 쭉쭉 위로 올라가기 시작하더니 개표가 거의 마무리된 시점에 ‘골든크로스’가 이뤄졌다.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필라델피아와 피츠버그 등 대도시 및 우편투표가 집계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바이든 후보는 개표 98% 시점에 49.64%의 득표율로 트럼프 대통령(49.09%)을 꺾었다. 펜실베이니아주의 선거법은 두 후보 간 격차가 0.5%포인트 이하일 경우 재검표를 하도록 돼 있는데, 이 규정에도 걸리지 않을 만큼의 격차까지 벌려놓은 것. AP통신은 격차가 0.5%포인트를 넘어선 7일(현지 시간) 오전 11시 25분 펜실베이니아에서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확정함과 동시에 그를 제46대 대통령으로 선언했다. 당시 남아있던 미개표 용지는 약 6만2000개. 이를 다 반영해도 다시 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었다. 직후 CNN방송과 MSNBC방송,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은 물론 친(親)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도 이 뉴스를 속보로 내보내며 그의 당선을 확인했다. ●백인 노동자들 집중 공략 주효러스트 벨트는 자동차 산업 노조를 중심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곳이다. 그러나 4년 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조업의 쇠락과 함께 불만이 누적된 백인 노동자 표심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모두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이 지역을 되찾아오는 것이 이번 대선의 승리 ‘열쇠’라고 본 바이든 캠프는 전략은 유효했다. 바이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주의 스크랜턴이 자신의 고향임을 강조하면서 선거 내내 이 곳을 포함한 ‘러스트 벨트’를 집중 공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세를 최소화하면서도 이 지역만큼은 ‘올인’하다시피 반복해서 찾았다. 이런 그를 향해 백인 노동자들은 다시 하나씩 돌아오기 시작했고, 결국 그에게 대역전의 드라마를 선사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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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 간 ‘마이웨이’ 걸었던 트럼프, 막판 악재 쓰나미에 결국 ‘철퇴’

    대이변은 없었다. ‘정치 이단아’의 예측불허 정치도 위기를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까지 경합주에서 맹렬한 유세를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울어진 판세를 뒤집지 못했다. 선거 막판에 터져 나온 악재들은 물론 그의 편 가르기 정치와 좌충우돌식 국정운영 과정에서 심해진 사회 분열과 혼란의 대가는 컸다. 4년 간 쌓여온 미국인들의 실망감과 불안감은 예상보다 센 강도로 ‘트럼프 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4년 간의 좌충우돌 ‘마이웨이’미국 정치역사에서 트럼프 대통령만큼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4년 내내 워싱턴 정가를 흔들었던 인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2016년 예상을 뒤엎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를 꺾은 그는 취임 초기부터 ‘미국 우선주의’와 신고립주의를 앞세운 대내외 정책으로 파란을 일으켰다.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중국을 상대로 한 ‘관세 폭탄’으로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었다. 다자주의 질서를 무시하며 세계무역기구(WTO)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형사재판소(ICC) 같은 국제기구를 무력화하는데 집중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이란 핵협정(JCPO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체결했던 주요 국제협약도 잇따라 탈퇴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동서명을 거부하며 국제사회에서 ‘나홀로’를 자처했다.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중동 지역의 주둔 미군을 속속 감축 혹은 철군시킨 데 이어 올해는 유럽의 핵심 동맹국인 독일 주둔미군의 감축까지 강행했다.국내적으로는 불법이민자 유입을 차단하겠다며 남부 국경지대 장벽 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야당과 거세게 충돌했다. 예산 확보 문제를 놓고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35일)가 벌어지기도 했다.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전국민의료보험은 사실상 폐지했다. 백악과 내 정실주의와 보복 인사, 참모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독불장군식 의사결정과 변덕스런 정책 추진 과정도 끊임없이 도마에 올랐다.정제되지 않은 메시지를 트위터로 직접 발신하는 그의 대국민 소통 방식은 혼란을 부추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충성심을 보이지 않는 고위공직자에 대한 인신공격과 막말, 야당과 언론 비난과 함께 정책성과를 과시하는 ‘폭풍 트윗’을 쏟아냈다. 워싱턴포스트 같은 주요 언론사들이 대통령의 발언 진위를 따지기 위해 잇따라 ‘팩트 체커’를 가동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사회 분열과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는 각종 수치들은 악화됐다.●망가진 국정운영에 막판 악재 쓰나미까지그의 재선 캠페인은 한마디로 ‘악재와의 전쟁’으로 정리된다. 그는 재선 논의를 시작하던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하원에 탄핵됐다. 미 정치사상 탄핵당한 세 번째 대통령으로 기록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올해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시위에 연방군 투입까지 불사한 강경 진압은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의 비판까지 불러일으켰다.올해 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악재 중에서도 최대 폭탄이었다. 최대 성과로 앞세워왔던 미국 증시는 폭락했고 실업률이 치솟았고, 사망자(22만 명)와 확진자(800만 명) 수가 급증하면서 언론의 십자포화가 이어졌다. 무엇보다 선거를 불과 한 달 여 남겨놓은 시점에 본인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치명타였다. 트럼프의 승리를 조심스럽게 점치던 전문가들조차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쪽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선거 자금 모금에도 어려움을 겪었다.병원에 입원한 지 나흘 만에 퇴원한 그는 확진 판정 열흘 뒤부터 곧바로 대선유세를 재개했다. ‘코로나19를 이겨낸 강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연출하며 경합주만 하루에 두 서너 곳씩 방문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미 그에게서 등을 돌린 유권자들의 선택은 냉정했다. 결국 철퇴를 맞은 그는 역대 6번째 미국의 단임 대통령으로 남으며 백악관에서 나오게 됐다.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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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美 대선 승리…“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 될 것”

    조 바이든 전 부통령(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3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이 실시된 이후 나흘 만에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승리했다. 이로써 그는 현직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대선에서 사실상 승리하면서 백악관으로 가는 길을 활짝 열었다.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한국 시간으로 8일 오전 1시 반에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함으로써 전체 538명 선거인단의 과반(270명)을 달성했고, 이어 네바다(6명)에서도 승리했다. 현재까지 바이든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은 279명이고, AP통신 등이 승리한 것으로 분류하는 애리조나(11명)까지 합치면 290명으로 늘어난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에서 개표가 99% 마무리된 시점에 49.7%의 득표율로 트럼프 대통령(49.2%)를 제쳤다. 바이든 후보는 개표 초반에만 해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11%포인트 넘게 뒤지고 있었으나 중반 이후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필라델피아 등 대도시 및 우편투표가 집계에 반영되면서 역전에 성공, 격차를 3만4458표(0.5%포인트)까지 벌렸다. CNN방송과 MSNBC방송,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바이든 후보를 일제히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발표했다. 바이든 후보가 1972년 30세의 나이로 델라웨어주에서 최연소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지 48년 만이다. 그는 발표가 나온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 “위대한 나라를 이끌도록 선택해줘서 영광”이라며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을 이루는,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는 대선 당일부터 시작된 개표 초반 현장투표에서 우세를 보인 트럼프 대통령에 밀리는 듯했지만 민주당 지지 성향 유권자가 대거 참여한 사전투표가 속속 개봉되면서 핵심 경합주들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지만 4년 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러스트벨트’(북동부 쇠락한 공업지대) 즉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3개주의 승리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세계화 수혜를 입지 못한 이 지역 백인 노동자 표심을 잘 공략했지만 대선에서는 백인 노동자층을 사로잡는데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경합주에서 개표중단 및 재검표 소송을 제기하며 거듭 대선불복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는 앞서 5일 회견에서는 “결국 연방대법원 판사들이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캠프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재검표를 청구하고 관련 소송을 연방대법원까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펜실베이니아주는 격차가 0.5%포인트 이하일 경우 상대방의 요청에 따라 의무적으로 재검표를 하도록 돼 있다. 다만 3만 표가 넘는 차이를 재검표를 통해 뒤집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 202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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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최대 승부처 펜실베이니아서도 역전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는 5일(현지 시간) “누구도 우리의 민주주의를 빼앗을 수는 없다. 지금도, 앞으로도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불복을 사실상 공식화하며 대규모 소송전에 나서자 이를 ‘민주주의 파괴’로 규정한 것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불복 방침을 강조하자 트위터를 통해 이런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그들(민주당)이 선거를 훔치려고 하는 것을 놔둘 수 없다”며 “많은 소송이 벌어질 것이고 우리는 그 증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연방대법원 판사들이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회견에 앞서 가진 회견에서는 “미국의 대통령을 선택하는 것은 유권자의 의지”라며 “개표가 마무리되고 있고 우리는 곧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바이든 후보는 막바지 개표에서 강한 뒷심을 보이면서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과반(270명)을 확보할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6일 오후 11시 현재 바이든 후보는 20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핵심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에서 49.4%의 지지율로 트럼프 대통령(49.3%)에게 앞서고 있다. 격차는 5500여 표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오후 조지아(선거인단 16명)에서도 역전에 성공했다. AP통신 등은 개표가 진행 중인 애리조나(11명)를 바이든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분류해 총 2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조지아주까지 승리하면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과반을 달성하게 된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한다면 애리조나를 제외하고도 과반을 확보하게 된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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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펜실베이니아 이기면 백악관行 ‘매직 넘버’ 확보

    미국 대선 개표에서 드라마틱한 반전이 이어지고 있다.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16명이 걸린 남동부 조지아주와 20명이 걸린 북동부 펜실베이니아에서 개표 중반까지 크게 밀렸던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역전에 성공해 앞서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초반의) 내 우위가 마법처럼 사라졌다”고 할 만큼 사전투표에서의 바이든 후보 강세 현상이 뚜렷하다. 조지아는 1996년부터 20년 동안 실시된 대선에서 모두 공화당 후보가 승리한 공화당 텃밭이다. 바이든 후보는 현재 우위인 서부 애리조나주에서 승리하고, 조지아를 추가로 잡으면 총 28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당선에 필요한 과반(270명)을 달성한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하면 애리조나 결과와 무관하게 과반을 확보한다. ○ 바이든, 경합주에서 잇달아 역전 바이든 후보가 공화당 강세 지역인 조지아에서 선전한 이유로 우편투표와 흑인 표심이 꼽힌다. 개표 첫날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에서 우세를 점하며 바이든 후보와의 격차를 15%포인트 이상 벌렸지만 개표율 75%를 넘기면서 양측 차이가 급감했다. 6일(현지 시간) 오전만 해도 9400여 표였던 양측의 격차는 정오 무렵 2000표 미만으로 줄었고 오후 6시 반경부터 바이든 후보가 소폭 앞서기 시작했다.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은 득표율로는 모두 49.4%를 기록하고 있다. 인구 1060만 명의 약 30.5%를 차지하는 흑인 역시 바이든에 몰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지아 흑인 유권자의 87%는 바이든 후보를 찍었고, 백인 유권자의 70%는 트럼프 대통령을 선택했을 정도로 인종별 지지 후보가 극명히 나뉘었다. CNN 등 언론은 그 이유로 올해 7월 타계한 ‘흑인 인권운동의 대부’ 존 루이스, 바이든 후보가 한때 부통령 후보로 거론했던 흑인 여성 정치인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전 조지아 주의회 의원(47) 효과를 꼽는다. 루이스는 주도(州都) 겸 최대 도시인 애틀랜타 동남부에서 33년간 하원의원을 지냈다. 미 정계의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로 생전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정책을 거세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인종차별 정책을 비판했던 루이스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혀 대통령에 걸맞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는 질타를 받았다. 이곳 흑인 지역사회에 적대적인 대통령의 태도가 유권자들의 반감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에이브럼스 전 의원은 2018년 주지사 선거에 도전했다 공화당 후보에게 석패했지만 이후 흑인 유권자 등록을 강화하는 비영리단체를 세워 지역 내 흑인 사회의 표심을 다졌다. 또 바이든 대선 캠프에 ‘민주당이 올해 대선에서 조지아를 가져올 수 있다. 섣불리 공화당 우세 지역이라고 판단하지 말라’고 거듭 촉구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거물급 인사의 조지아 유세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지아의 인구지형 변화 역시 민주당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1세기 들어 CNN, 코카콜라 본사 등이 위치한 애틀랜타 경제가 호조를 보이면서 미 전역에서 일자리를 찾으러 온 젊은층이 몰렸다. 세계 금융위기 여파 등으로 물가가 비싼 뉴욕, 보스턴 등 북동부 대도시에서 남부로 이주한 주민이 늘어난 것도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젊은층, 북동부 주민들은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바이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우편투표에 힘입어 판세를 뒤집었다. 개표 첫날 트럼프 대통령이 리드하며 11%포인트까지 벌어졌던 격차는 계속 좁혀지더니 6일 오후에는 개표율 95% 상태에서 격차가 0.3%포인트(1만8000표)까지 줄었고, 오후 11시경 처음으로 역전했다.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대도시 필라델피아와 피츠버그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표가 열리면서 바이든 후보가 앞서 나간 것으로 분석된다. ○ 트럼프는 애리조나 역전 기대 경합주인 네바다에는 아직 19만 표가 남아 있다. 이 중 90%가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클라크카운티의 표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 바이든 후보가 현재의 우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리한 흐름을 뒤집고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NYT에 따르면 애리조나를 포함해 현재 남은 5개 경합주에서 승패를 조합해 보면 바이든 후보가 최종 승리할 경우의 수는 27개인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4개밖에 없다. NYT가 계산한 바이든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 수(253명)를 기준으로 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20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지아를 놓치고 나머지 4개 주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두 후보가 확보하는 선거인단은 269명 대 269명으로 동수가 된다. 다만 언론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확정적으로 평가하는 데 신중한 모습이다. 조지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주는 물론 폭스뉴스와 AP통신이 바이든 후보의 승리로 판정한 애리조나주까지 초접전 상황이어서 아직은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의미다. 실제 애리조나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뒤늦게 따라잡기 시작해 개표율 90%인 현재 1.6%포인트까지 격차가 좁혀졌다.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인 이곳에 아직 집계되지 않은 20만 표 이상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4만6000표 차이가 뒤집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지아주는 후보 간 표 차이가 0.5%포인트 미만이면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지루한 재검표 소송이 이어질 수도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임보미 기자}

    • 2020-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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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조지아 이어…‘최대 승부처’ 펜실베이니아서도 승기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는 5일(현지 시간) “누구도 우리의 민주주의를 빼앗을 수는 없다. 지금도, 앞으로도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불복을 사실상 공식화하며 대규모 소송전에 나서자 이를 ‘민주주의 파괴’로 규정한 것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불복 방침을 강조하자 트위터를 통해 이런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그들(민주당)이 선거를 훔치려고 하는 것을 놔둘 수 없다”며 “많은 소송이 벌어질 것이고 우리는 그 증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연방대법원 판사들이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회견에 앞서 가진 회견에서는 “미국의 대통령을 선택하는 것은 유권자의 의지”라며 “개표가 마무리되고 있고 우리는 곧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바이든 후보는 막바지 개표에서 강한 뒷심을 보이면서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과반(270명)을 확보할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6일 오후 11시 현재 바이든 후보는 20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핵심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에서 49.4%의 지지율로 트럼프 대통령(49.3%)에게 앞서고 있다. 격차는 5500여표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오후 조지아(선거인단 16명)에서도 역전에 성공했다. AP통신 등은 개표가 진행 중인 애리조나(11명)를 바이든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분류해 총 2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조지아주까지 승리하면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과반을 달성하게 된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한다면 애리조나를 제외하고도 과반을 확보하게 된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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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잇단 소송 기각에 “바이든 이겼다는 모든 주에 소송 걸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모든 주에 대해 소송을 걸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가 위스콘신과 미시간주에서 이긴 데 이어 서부 네바다주에서도 승기를 굳히면서 당선 문턱까지 들어서자 소송으로 이를 저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바이든이 최근에 이겼다고 주장하는 모든 주에서 투표 부정과 주 선거 사기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충분한 증거들이 있다-언론을 확인해 보라”며 “우리는 이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개표를 중단하라!”, “사기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트윗을 쏟아냈다.트럼프 캠프는 전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등 3곳에서 개표 중단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위스콘신에서는 표 차가 1%포인트 미만일 경우 재검토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 주 선거법을 근거로 재검표 청구 소송을 냈다.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에서도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소송이 장기화될 경우 사회적 분열과 혼란이 가중되고 리더십 공백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조지아와 미시간 주 법원은 트럼프 캠프가 낸 소송을 잇달아 기각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바이든 후보는 전날 위스콘신주에서 49.4%의 득표율로 트럼프 대통령(48.8%)을 0.6%포인트 차로 제친 데 이어 미시간주에서도 50.4% 대 48%로 이겼다. 이로써 바이든 후보는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264명을 확보해 당선에 필요한 과반(270명)에 6명 차로 다가섰다. 개표가 진행 중인 경합주는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 조지아(16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네바다(6명) 등 4곳으로 줄어들었다. 바이든 후보는 이 가운데 한 곳에서만 승리하면 6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추가하며 과반을 확보하게 된다. 현재 네바다는 바이든 후보가, 나머지 3개 주는 근소한 차로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바이든 후보는 위스콘신, 미시간 승리가 확정된 직후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 연설에서 “이제 우리가 270명의 선거인단에 도달하기 위한 주들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며 “승리선언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건 아니지만 개표가 끝났을 때 우리가 승자가 돼 있을 것이라는 것을 보고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되면) 나는 미국의 대통령으로 통치할 것이며,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우세 지역)’나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우세 지역)’는 없고 미국만이 있을 것”이라고 사회적 통합을 강조했다. 바이든 캠프는 이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홈페이지를 개설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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