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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가을철 최대 명절인 국경절 연휴기간(1∼7일)에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들이 쓴 돈이 약 4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14년 국경절 기간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 잠정통계에 따르면 약 16만4000명이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국경절 연휴 기간(11만8503명)에 비해 38.3% 늘어났다. 이들이 지난해 방한 중국인 1인당 지출 규모인 2272달러(243만 원·2013년 기준)를 썼다고 할 경우 총 지출 규모는 3억7000만 달러(약 3959억 원)로 추정된다. 올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수는 이르면 이달 5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단일 국가의 관광객이 연간 500만 명을 돌파하는 것은 처음이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한국을 찾는 유커가 연말까지 600만 명을 넘어설 수도 있으며 지출 규모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취지는 공감하지만 인건비 부담에다 생산성도 떨어질 텐데….” 정부가 지난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적지 않은 기업이 그 효과를 두고 반신반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일찌감치 시간선택제를 도입한 기업들에선 서서히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줄고 생산성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지난해 대기업 최초로 시간선택제 직원을 대거 채용한 CJ의 사례를 중심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긍정적 효과를 알아봤다. 》“테스트 전형(CJ그룹 인성검사) 날짜를 바꿔주실 수 없을까요. 그날 아이와 함께 갈 곳이 있거든요.” 지난해 7월 CJ그룹 인사팀 직원들은 당혹스러운 전화를 받았다. 당시 CJ그룹이 진행 중이던 여성 직장복귀 프로그램 ‘CJ 리턴십 1기’ 선발 전형에 지원한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의 연락이었다. 비슷한 전화는 수도 없이 걸려 왔다. ‘취업에 목마른’ 대졸 구직자들만 상대하던 인사팀 직원들은 지원자들의 당당한 요구에 어안이 벙벙했다. 결국 CJ는 급히 채용 전형을 바꿨다. 1000∼15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을 때도 한 번에 끝냈던 전형을, 150여 명을 뽑기 위해 네 차례나 진행하도록 손본 것이다. CJ는 지난해 리턴십을 통해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대규모로 채용(일부는 전일제)했다. 지난해 11월 1기 직원 118명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도 2, 3기를 잇달아 뽑았다. 도입 과정에서 직원과 회사 모두 우여곡절이 많았다.○ 우려 불식하고 1년 만에 제도 안착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국내 기업에 화두(話頭)를 던졌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월 354개 기업을 조사했을 때 44.6%가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산 취지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채용했거나 채용 예정 및 검토 중인 기업은 17.5%에 그쳤다. 적합 직무가 부족하고(33.8%), 업무 연속성이 단절돼 생산성 하락이 우려된다(28.5%)는 것이 그 이유였다. 김동욱 경총 기획홍보본부장은 “기업 대다수가 전일제 중심으로 인력을 관리하는 상황에서 시간선택제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고 이에 맞춰 인사, 임금제도를 손보기란 쉽지 않다”며 “그런 이유로 도입을 주저하는 기업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CJ는 이런 우려를 불식하고 1년 만에 제도를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결과는 올해 2월 이화여대 최민식 교수(사회교육·행동사회경제학 협동과정)가 내놓은 연구 보고서에서 확인된다. 최 교수는 지난해 말 CJ 리턴십 1기 직원 95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직원 상당수는 리턴십 제도에 만족해했다. CJ그룹은 시간이 지나면서 당시보다 만족도가 훨씬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CJ인재원 직원전용 도서관 ‘날리지 랩(Knowledge Lab)’에서 시간선택제로 일하는 박주현 씨(36·여)는 원래 지난해 리턴십을 통해 전일제로 입사했다. 인사팀 소속이던 박 씨는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의 육아 문제가 마음에 걸리자 회사에 시간제로의 전환을 요청했다. 회사는 박 씨를 하루 6시간 일하는 도서관에 배치해 줬다. 도서관은 대출 신청 등 주요 기능이 자동화돼 근무 강도가 낮아 전일제 직원을 배치해야 할 필요성이 높지 않은 곳이었다. 박 씨는 “회사는 인력 낭비를 줄이고 임금을 아낄 수 있고 나는 안정된 직장을 얻었으니 일거양득인 셈”이라고 말했다. CJ의 10개 계열사는 이런 방식으로 브랜드 디자이너, 법무, 웹사이트 운영 등 다양한 직책에 시간선택제를 도입했다. 제도 연착륙을 위한 노력도 계속했다. 지난해 초 각 계열사에서 근무 중인 ‘직장맘(직장을 다니는 엄마)’ 10명을 모아 만든 ‘맘스클럽’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아이디어 그룹’을 이뤄 1주일에 한 번씩 모여 경력 단절 여성의 채용 시기와 방법, 적절한 근무 시간 등을 논의했다. 자녀를 둔 구직자들이 채용시험을 볼 때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임시 어린이집 운영 같은 아이디어가 이곳에서 나왔다. 8주간의 인턴십 기간과 입사 후 회사 적응을 돕는 ‘버디’ 제도는 경단녀가 갖고 있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을 줄이는 데 한몫을 했다. CJ 측은 “경단녀들이 갖는 ‘나도 한때는 잘나갔던 커리어우먼’이라는 자신감은 회사에 들어서는 순간 무너지기 마련”이라며 “인턴십과 버디 제도는 경단녀의 회사 적응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설문조사에서 1기 리턴십 직원 중 57%가 인턴십이 직무 수행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노동 생산성 증가 위해 유연 근무 필수적” CJ의 리턴십 연구 및 개선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특히 적절한 급여와 경력 인정 수준을 결정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1기 설문조사 결과, 자신의 급여와 직급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직원이 55%에 달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일부는 함께 일하는 전일제 직원들과의 관계나 눈치 보기 때문에 정시 퇴근을 어려워하기도 했다. ‘케어 프로그램’은 이러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다. 시간선택제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정시 퇴근이 보장되도록 한 것이다. 리턴십 직원이 속한 부서 대상 간담회를 열어 급여 산출 관련 정보를 자세히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CJ그룹 인사팀의 김영신 과장은 “지금은 팀장이 먼저 나서서 시간제 직원을 퇴근시킬 정도고, 급여에 대한 불만도 거의 사라졌다”며 “우수한 인재가 많아 그룹 내에서도 ‘시간제 근로자는 새로운 인재 채용의 금맥’이라는 평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물론 ‘경단녀의 과거 경력을 모두 인정해야 하나’ 같은 주제는 아직도 논쟁거리다. 매장 운영이나 고객 상담 등 일부 분야 근무자의 만족도가 다른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최민식 교수는 “노동 생산성 증가를 위해서는 유연한 근무제도 도입이 필수적”이라며 “특히 기존에는 재취업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 리턴십 같은 제도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가 시간제 일자리의 미래 수혜자” 기존 직원들도 환영 ▼“지금 당장은 나와 상관없어 보이겠지만 이 제도의 수혜자는 바로 당신이 될 것이다.” 에어코리아가 시간선택제 일자리 도입을 검토하면서 자칫 자기들이 피해를 볼까 우려하는 직원들에게 던진 메시지다. 여객기 티켓 발권, 화물 운반 등을 대행하는 이 회사는 비행기의 이착륙이 몰리는 시간이면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1년 하루 6시간씩만 일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했다. 전일제 직원들은 당시 “시간제 직원이 퇴근하면 남은 일은 우리 몫이 될 것”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도 시간선택제를 지지하는 분위기다. 2, 3년 전 선도적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한 기업들에서 이 제도가 확실히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인건비 증가, 전일제 직원과의 대립 등을 우려해 도입에 미온적이던 예전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에어코리아 관계자는 “피크타임 때 투입 인력이 늘어나 전일제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줄고 전체적인 생산성도 높아졌다”며 “시간선택제의 장점이 주위에 알려지면서 회사 인지도가 높아져 자부심을 느끼는 직원도 늘었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5월 발표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인지도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이 제도를 도입하려는 이유로 효율적인 인력운영 시스템 마련(45.1%)을 가장 많이 꼽았다. 피크타임 업무집중 분산(13.2%), 근로자 경력단절 예방 및 일-가정 양립 지원(11%)이 뒤를 이었다. 대전에 있는 선병원은 건강검진 고객 등이 몰리는 오전 시간대에 일할 시간선택제 직원 85명을 뽑았다. 병원 측은 “업무량을 분산하니 기존 직원들의 부담이 줄고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에 있는 ‘떡파는 사람들’도 일이 몰리는 시간대(오후 9시∼오전 1시)에 시간선택제 직원을 투입했다. 회사 측은 “24시간 생산 체제인 회사 특성상 이직이 잦았지만 시간선택제를 도입한 후 이직자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생산성 향상이나 안정적인 인력 유지 등의 장점이 인건비 등 비용 증가분보다 더 크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정부는 시간선택제 도입 기업에 대해 해당 근로자 1명마다 임금의 절반가량(중소기업은 월 80만 원, 대기업은 월 60만 원 한도)을 1년간 지원하고 있다. 기업들이 우려하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도 정착을 위해 지원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팀장 문권모 소비자경제부 차장▽팀원 박창규 권기범 김성모(소비자경제부) 유성열(정책사회부) 장선희(사회부) 송충현 기자(경제부) 박형준 도쿄특파원(국제부)}

2일 부산 해운대구 수영강변대로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현장. 레드카펫 위로 배우 유지태가 모습을 드러냈다. 188cm의 ‘우월한 기럭지’를 자랑하는 그는 이날 블랙 슈트(정장)에 흰색 셔츠를 입고 검은색 보타이를 맸다. 구두까지 검은색으로 맞춰 전형적인 ‘블랙 앤드 화이트’ 스타일을 연출했다. 레드 카펫을 향하던 유지태가 왼쪽 팔의 소매를 매만지는 순간, 손목에서 화려한 골드 컬러의 시계가 번쩍였다. 황금색 베젤로 둘러싸인 이 시계는 흑백 의상과 잘 어울렸을 뿐만 아니라, 붉은색의 카펫과도 대비돼 더욱 빛을 발했다. 그가 이날 착용한 시계는 위블로(HUBLOT)의 ‘클래식 퓨전 크로노그래프 킹 골드’ 제품. 위블로 관계자는 “클래식한 느낌의 슈트와 위블로의 ‘킹 골드’ 소재가 어우러져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평가했다. 위블로는 배의 현창(배의 창문·프랑스어로 위블로)에서 영감을 받은 베젤을 비롯, 독창적인 소재와 디자인을 적용해 1980년대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시계 브랜드다. 특히 스웨덴 등 유럽 왕정 국가의 가족들이 즐겨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왕들의 시계’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클래식 퓨전 크로노그래프 킹 골드’의 다이얼(문자판)은 검은색 무광 도료로 칠해졌다. 인덱스(문자판)는 바 타입이다. 골드 컬러를 기본으로 하되 가운데에는 고급스러운 검은색 포인트가 들어가 있다. 6시를 가리키는 인덱스 바로 위에는 날짜를 알려주는 작은 창이 들어가 있다. 위블로 관계자는 “이 제품은 클래식한 디자인과 더불어 기술력 또한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머는 2개. 무브먼트(시계를 움직이는 핵심 동력장치)로는 ‘HUB1143 오토매틱 메커니컬 무브먼트’가 선택됐다. 가장 중요한 베젤과 케이스의 황금은 ‘18K 킹 골드’ 소재다. 이 소재는 일반 금과 달리 5%의 플래티넘 소재가 혼합돼 있다. 위블로 관계자는 “위블로만의 독특함이 담긴 금색을 연출해 내기 위한 것”이라며 “킹 골드는 위블로만의 고급스러운 매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유지태는 4일 또 하나의 위블로 시계를 차고 무대에 올랐다. 그가 주연으로 열연한 ‘더 테너-리리코 스핀토’의 무대 인사 자리에서였다. 이 자리에서 그가 착용한 제품은 ‘빅뱅 에어로 뱅 블랙 매직’이었다. 위블로 관계자는 “올 블랙(All black) 콘셉트로 검은색 의상에 시계, 선글라스까지 블랙으로 맞춰 여러 매체에 베스트 드레서로 소개됐다”고 설명했다. ‘빅뱅 에어로 뱅 블랙 매직’은 검은색 세라믹 소재의 베젤과 케이스를 사용한 제품이다. 제품의 콘셉트는 하늘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강조한 ‘에어로’다. 이 같은 콘셉트를 살리기 위해서였을까. 다이얼로는 속이 들여다보이는 ‘스켈리턴 다이얼’이 채택됐다. 다이얼 3시 방향에는 30분계(30분에 한 바퀴를 도는 것을 의미) 크로노그래프(일종의 스톱워치), 6시 방향에는 12시간 측정이 가능한 크로노그래프, 9시 방향에는 영구초침(Small Seconds) 크로노그래프가 달렸다. 스트랩(줄)도 독특하다. 일반 고무에 홈을 판 뒤, 앨리게이터 악어가죽을 덧입힌 ‘러버-앨리케이터’ 스트랩이 사용됐다. 이 스트랩은 보통 앨리게이터 악어가죽에 비해 내구성이 10배가량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블로 관계자는 “이 시계는 캐주얼, 스포츠 등 다양한 스타일에 잘 어울리는 ‘하이엔드 퓨전 워치’”라며 “베스트 드레서인 유지태의 패션에 화룡점정의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국내 패션 대표업체 제일모직이 ‘캐몽(유명 패딩 브랜드인 캐나다구스와 몽클레어를 합친 말)’으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패딩’ 시장에 뛰어들었다. 제일모직 란스미어사업부는 이탈리아의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인 ‘몬테꼬레(Montecore)’의 판매에 들어갔다고 6일 밝혔다. 제일모직은 일단 지난달 12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26일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경기점에 각각 브랜드 임시 매장을 열었다. 제일모직은 이르면 내년 가두 매장을 열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몬테꼬레는 2006년 시작해 현재 일본과 북유럽 지역에서 연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다. 일부 기능성 제품은 몽클레어를 만드는 루마니아의 공장과 같은 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가격대는 100만 원대 초반에서 200만 원대다. 제일모직은 프리미엄 패딩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자체 조사 결과 지난해 겨울 따뜻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패딩 제품의 인기가 식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특히 남성들의 패딩 구매가 고급화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몬테꼬레는 남성복 매출 비중이 70%에 달하는 브랜드여서 관련 시장을 공략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10년전 伊서 패딩패션 첫선… 지금은 당당히 정장 대우” ▼‘몬테꼬레’ 설립자 파비오 페로니“이탈리아에서도 10년 전에는 ‘프리미엄 패딩’ 시장이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겨울이면 모두 패딩을 입습니다. 한국에서도 붐이 일거라고 자신합니다.” 최근 서울 중구 소공로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만난 ‘몬테꼬레’ 설립자 겸 대표인 파비오 페로니 씨(52)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이탈리아 패션업계에서 패딩은 ‘스키나 등산을 할 때나 입는 옷’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몬테꼬레를 위시한 프리미엄 패딩이 등장하면서 ‘포멀웨어(정장)’ 취급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페로니 씨는 일본에서 몬테꼬레가 거둔 성공 과정을 설명하면서 한국에서도 ‘프리미엄 패딩’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페로니 씨는 “2007년 첫 콜렉션 제품을 들고 일본 시장에 진출했을 때의 매출은 5만 유로(약 6700만 원)였지만 지금은 100만 유로(약 13억4000만 원)로 뛰었다”며 “한국에서도 ‘뭔가 다른 제품’을 입고 싶어 하는 30대 중반∼40대 초반의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페로니 씨는 일본 도레이사와 공동 개발한 신축성 소재가 사용된 제품이 일본과 유럽 등에 이어 국내에서도 선전할 것으로 봤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롯데관광개발, 14년 연속 대한민국 최고여행사賞롯데관광개발은 2일 태국 방콕컨벤션센터에서 열린 ‘TTG(Travel Trade Gazette) 트래블 어워드’에서 14년 연속으로 ‘대한민국 최우수 여행사상’을 받았다고 5일 밝혔다. ‘TTG 트래블 어워드’는 여행 전문지 ‘TTG 아시아 미디어’가 여는 행사로, 매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여행 관련 우수 기업을 선정해 발표한다.■ 농심, 인천 中문화관광페스티벌 수익금 기부농심은 3일부터 5일까지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열린 ‘2014 인천·중국 문화관광페스티벌’에서 관광객에게 판매한 ‘짜파게티’의 판매수익금을 인천의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한다고 밝혔다.}

올가을 아웃도어 업계의 ‘화두’는 경량 패딩재킷이다. 가벼우면서도 따뜻한 이 재킷은 가을부터 초겨울까지 겉옷으로 입기에 좋다. 한겨울에는 바람막이 점퍼 아래 받쳐 입는 이너웨어(내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번 시즌 주요 아웃도어 업체들은 특히 브랜드별 정체성을 뚜렷하게 드러낸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아웃도어 재킷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그간의 평가를 무색하게 할 정도다. 동아일보 기자 4명은 지난달 말 경량 패딩재킷 신제품들을 입어보고 비교해 봤다. 비교 제품은 △노스페이스 VX 재킷(슬림 13만∼15만 원, 울 23만 원) △코오롱스포츠 발키리(남성용·27만 원) 플레어 후디(여성용·33만 원) 다운재킷 △블랙야크 B5XM2 경량 다운재킷(29만 원)이었다. 평가에는 소비자경제부의 김현수 권기범 최고야 기자와 2011년 히말라야 2400km(직선거리)를 6개월간 종주한 경험이 있는 이훈구 사진부 기자가 참여했다.○ 경제성과 기능성 겸비 노스페이스 ‘VX재킷’ 노스페이스 VX재킷은 자체 개발 충전 소재인 ‘VX(Vertical Excellence)’가 사용됐다. 이 소재는 방풍, 보온뿐만 아니라 투습, 수분 조절 등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무엇보다 물세탁이 가능해 실용적이다. 기자들도 이 제품의 활동성과 실용성을 높이 평가했다. 이훈구 기자는 “예전에는 가로 재봉선 제품만 있었는데, 이 제품은 재봉선이 마름모꼴이어서 튼튼해 보인다”며 “핏도 몸에 딱 맞아 편하다”고 평했다. 최고야 기자는 “손목 부위에 적용된 신축성 소재 덕분에 입기에 편하다”고 말했다. 디자인도 호평을 받았다. 김현수 기자는 “회색 VX 울 여성용 재킷은 요즘 같은 날씨에 야구장에 입고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팔뚝 부위가 다소 헐렁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됐다.○ 가격만큼 고급스러운 코오롱 다운 재킷 코오롱의 경량 다운재킷은 다운 소재 중 가장 고급에 속한다는 유러피안 구스다운(거위털)을 충전재로 썼다. 신축성이 있는 경량 니트 소재를 겉감으로 쓰는 등 꼼꼼하게 신경을 쓴 부분도 엿보였다. 이 때문에 가격이 다른 제품보다 다소 높았다. 코오롱 제품 중에는 특히 허리 부분에 주름을 넣은 여성용 재킷 ‘플레어 후디 다운재킷’이 주목을 받았다. 김 기자는 “허리 아래의 플레어 주름이 인상적이다. 스커트와 함께 입으면 ‘직장인 패션’이 완성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이 디자인 때문에 보온 효과가 다소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의문도 제기됐다. 최 기자는 “바람이 심한 날 입으면 허리 부분이 추울 것 같다”고 말했다. 남성용 재킷 ‘발키리’도 ‘비싼 값’을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기자는 “이 정도 품질이면 예전에는 가격이 60만∼70만 원대에 달했을 것”이라며 “가격에 비해 마감이 훌륭하다”고 평했다.○ 기본에 충실한 블랙야크 ‘B5XM2’ 재킷 블랙야크가 선보인 ‘B5MX2’ 재킷은 가장 기본에 충실한 제품이었다. 이 제품은 블랙야크의 주력 제품군인 익스트림 라인에서 나오는 유일한 경량 구스다운 재킷이다. 충전재로는 블랙야크가 자체 개발한 구스다운 소재인 ‘야크 라이트’가 쓰였다. 기자들은 ‘보온성과 내구성을 모두 갖춘 제품’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최 기자는 “1분 정도만 입고 있었는데도 매우 따뜻하다(당시 실내 온도는 섭씨 21도)”며 “12월 초까지는 이 제품 하나면 충분할 것 같다”고 말했다. 권 기자는 “목 안쪽으로 덧대어진 기모 덕분에 따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아웃도어 제품의 주요 소비자로 꼽히는 40대 전후에게 어울리는 ‘정통 다운 재킷’”이라고 말했다. 반면 20대 이하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을 갖췄으면 더 좋겠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 기자는 “독특한 것을 좋아하는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호오가 갈릴 듯하다”고 말했다.정리=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최근 군 관련 사고가 잇따르자 군 생활 중인 아들을 위해 위문용품을 사는 ‘곰맘’이 늘어났다. ‘곰맘’이란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여성을 뜻하는 ‘곰신(고무신의 준말)’에 엄마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 ‘맘(mom)’을 붙인 신조어다. 오픈마켓 11번가는 7∼9월 자사 사이트에서 군인 위문용품을 구매한 여성 고객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를 2일 내놨다. 이에 따르면 40, 50대 여성의 구매가 전체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48%)이 처음으로 20, 30대(36%)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40, 50대 여성의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25%)보다 약 23%포인트 높아졌다. 20, 30대의 비중은 큰 차이가 없었다. 품목별로 보면 보온 내의와 핫팩 손난로 등을 산 40, 50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품을 산 40, 50대 여성은 지난해보다 각각 76%, 157% 늘었다. 이런 현상은 G마켓에서도 나타났다. 발의 피로감을 줄여주는 ‘군화용 스프레이’를 구매한 40, 50대 여성의 비중은 지난해 26%에서 30%로 늘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최근 군 관련 사고가 잇따르자 군 생활 중인 아들을 위해 위문용품을 사는 '곰맘'이 늘어났다. '곰맘'이란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여성을 뜻하는 '곰신(고무신의 준말)'에 엄마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 '맘(mom)'을 붙인 신조어다. 오픈마켓 11번가는 7~9월 자사 사이트에서 군인 위문용품을 구매한 여성 고객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를 2일 내놨다. 이에 따르면 40, 50대 여성의 구매가 전체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48%)이 처음으로 20, 30대(36%)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40, 50대 여성의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25%)보다 약 23%포인트 높아졌다. 20, 30대의 비중은 큰 차이가 없었다. 품목별로 보면, 보온 내의와 핫팩·손난로 등을 산 40, 50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품을 산 40, 50대 여성은 지난해보다 각각 76%, 157% 늘었다. 이런 현상은 G마켓에서도 나타났다. 발의 피로감을 줄여주는 '군화용 스프레이'를 구매한 40, 50대 여성의 비중은 지난해 26%에서 30%로 늘었다. 11번가 관계자는 "40, 50대 여성은 건당 구매 비용이 7만~8만 원으로 큰 편"이라며 "군 사고가 잇따르면서 자녀를 군대에 보낸 부모들의 근심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코엑스의 ‘2014 아시아 전략시장 진출 투자 쇼케이스’ 행사장. 키가 170cm를 훌쩍 넘는 늘씬한 여자 모델이 한복 차림으로 나타나 워킹을 시작했다. 그런데 어딘가 ‘한복 같지 않은’ 모양새가 눈길을 끌었다. 모델은 머리에 힙합 가수들이 즐겨 쓰는 회색 비니 모자를 쓰고 있었다. 겉옷으로는 검은색 벨벳으로 만든 액주름포(두루마기의 일종으로, 겨드랑이 부분에 주름을 준 옷)를 입었다. 풀어 헤쳐진 액주름포 사이로는 가슴말기(가슴을 조여 주는 속옷의 일종)가 보여 묘하게 섹시한 느낌을 자아냈다. 다른 모델들도 마찬가지였다. 얼핏 보면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연상케 하는 전모(氈帽·조선시대 여성들이 외출용으로 쓰던 우산 모양의 모자)를 쓴 모델도 있었다. 한 남자 모델은 아예 백팩을 메고 나타났다. 더욱 신기한 것은, 낯선 느낌에도 불구하고 모델들이 입은 한복이 거의 가공되지 않은 전통 복식 그대로였다는 것이다. 모델들은 단지 겉옷과 속옷을 바꿔 입거나, 대님 등 일부분만 간소화한 한복을 입고 있었을 뿐이었다. 패션쇼를 준비한 사람은 전통 한복 디자이너인 이외희 씨(41·여·사진). 이 씨는 이날 ‘K-솔(Soul), K-빌드(Build)’라는 주제로 40여 종류의 한복을 선보였다. 그는 “입는 순서를 바꾸거나 저고리를 바지 안으로 넣는 등 ‘코디’만 조금 바꿔도 ‘스타일’ 자체가 변한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이번 패션쇼는 한복의 과거(기생들과 조선시대 한복)와 현재(생활한복 등), 미래를 차례로 보여주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 씨는 “조선시대 ‘패셔니스타’였던 관기들의 옷을 재조명함과 동시에 요즘 20, 30대가 좋아할 만한 패션을 제안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행사를 위해 한 달 동안 매일 10∼12시간을 일하며 작품 대부분을 직접 만들었다. 이 씨가 한복 공부를 시작한 건 10년 전 일본 사람들의 ‘기모노 사랑’을 본 뒤부터다. 그는 “일본 사람들은 수천만 원 하는 기모노를 사서 물려 입고, 관련 교육도 활발히 하고 있었다”며 “우리에게는 그런 문화가 없을뿐더러 기술자들도 사라지고 있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후 한국궁중복식연구원에서 공부한 그는 2008년부터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갤러리 ‘외희’를 열고, 사람들에게 한복 제작법 등을 교육하고 있다. 이 씨는 2007년 혼자서 중국, 유럽을 돌며 한복을 입고 ‘프리허그’ 이벤트를 진행했을 정도로 ‘한복의 세계화’에 열정적이다. 그는 “당시에는 한복을 보고 ‘기모노’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을 정도였지만 이제는 다르다”며 “기회가 된다면 케이팝(K-pop·한국 대중음악) 가수들과도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30일 서울 중구 소월로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 아트리움홀. 제일모직의 남성복 브랜드 로가디스가 준비한 ‘스마트 슈트 2.0 제품 설명회’ 행사장 한쪽에는 30, 40대 남성에게 어울릴 법한 체크무늬 검정 재킷이 여러 벌 걸려 있었다. 흥미롭게도 재킷 옆 테이블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여러 대 놓여 있었다. 제품을 설명을 맡은 제일모직 관계자가 “전화를 한 번만 걸어달라”고 기자에게 부탁했다. 전화를 걸자 회사 관계자가 들고 있는 스마트폰이 시끄럽게 울어대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이 힐끗힐끗 쳐다보기 시작했지만 관계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재킷 왼쪽의 안주머니에 쏙 넣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휴대전화의 벨소리가 뚝 끊겼다. 이것은 중요한 자리에서 빠르게 에티켓 모드(무음 전환 및 전화 수신 차단)로 전환할 수 있는 ‘스마트 에티켓’ 기능이었다. 이 기능은 시작에 불과했다. 기자는 스마트폰을 건네받아 ‘스마트 슈트’ 응용프로그램(앱)을 실행했다. 앱에서 ‘NFC(근거리무선통신) 바로 실행 설정’ 메뉴에 들어간 뒤 ‘삼성 뮤직’ 기능을 켰다. 그리고 다시 스마트폰을 재킷 주머니에 가져가자 이번에는 ‘삼성 뮤직’ 앱이 자동으로 실행되면서 노래 한 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 ‘똑똑한 재킷’은 로가디스가 이번 가을 시즌을 맞아 새로 선보인 ‘스마트 슈트 2.0’ 중 하나다. 제품에는 업계 최초로 NFC 칩이 내장됐다. 덕분에 NFC 통신 기능을 갖춘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과 상호 통신이 가능하다. 최근까지 여러 패션 브랜드가 QR코드를 넣은 패션 의류 제품을 선보여 왔지만 NFC 기능을 본격적으로 접목한 것은 제일모직이 처음이다. ‘스마트 슈트 2.0’의 기능은 이게 다가 아니다. 주머니에서 꺼내면 자동으로 디지털 명함 전송 화면이 뜨는 ‘명함 전송’ 기능도 행사에서 호평을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SERI) 영상 강의(매주 3개씩 무료 제공)와 최신 패션 정보, 로가디스 모바일 카탈로그도 NFC 태그에 스마트폰을 한 번 갖다 대기만 해도 볼 수 있다. 단, 음악감상 등의 콘텐츠 이용은 유료(최초 구매 시 기프트카드 1만 원권 제공)다. 제일모직이 이같이 똑똑한 옷을 선보인 것은 정보기술(IT)과 결합한 의류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한 것이다. 제일모직은 앞으로 의류의 IT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사업을 확대해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혁신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포부도 이날 밝혔다. 이를 위해 2016년까지 관련 상품군을 계속 확대하기로 했다. 제일모직 남성복사업부의 최훈 상무는 “‘삼성전자 VIP(밸류 이노베이션·가치혁신 프로그램) 센터’와 협업해 3.0 버전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2.0 버전 발표를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SK네트웍스 ‘시각장애 아동과 함께하는 동행’ 행사SK네트웍스는 국립서울맹학교와 한빛맹학교 학생들을 위한 ‘시각장애 아동과 함께하는 행복한 동행’ 행사를 30일 열었다. 이 행사는 SK네트웍스 임직원과 시각장애 아동이 일대일로 짝을 지어 숲을 산책하는 것으로, 활동량이 부족한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자연 속에서 운동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청렴의 길 걷기’ 행사한국철도시설공단(KR)은 9월 29일 대전 본사 대강당에서 모든 임직원이 참여한 ‘다산의 향기를 따라 청렴의 길을 걷는 KR’ 행사를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 철도공단은 이 행사를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조한 공직자의 청렴정신을 생활화하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LG전자, 창원 R&D센터 건립에 2000억 투자LG전자는 30일 경남도 및 창원시와 ‘연구개발(R&D) 센터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창원에 2000억 원을 투자해 20층 규모의 첨단 R&D센터 및 지상 10층 규모 연구원 생활관을 건립하기로 했다.■ 한화화인케미칼 출범… 대표에 현광헌씨한화케미칼이 인수한 KPX화인케미칼이 ‘한화화인케미칼’로 새 출발을 했다. KPX화인케미칼은 30일 전남 여수시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1일자로 사명을 변경하는 한편으로 대표이사에 현광헌 한화케미칼 전무(57·사진)를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노스케이프, 트래블로거 원정대 5기 모집패션그룹형지의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케이프는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트래블로거 원정대 5기’ 15명을 모집한다고 30일 밝혔다. 원정대에 선발된 사람은 19일 서울 북한산 트레킹과 실내 스포츠 클라이밍, 빙벽 등반을 체험하게 된다.■ 고어코리아-국립공원관리공단, 안전산행 캠페인고어코리아는 국립공원관리공단과 함께 안전 산행을 위한 인식 개선 활동인 ‘안전산행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설악산과 북한산에서 10월 3일부터 11월 7일까지 진행된다.}

2005년, 당시 26세였던 이종익 씨(35)는 서울 강남구의 창문도 없는 지하방에서 살았다. 그는 23세 이른 나이에 ‘떡 장사’를 배우겠다며 경기 하남시에서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 강동구의 한 떡집을 거쳐 강남구에서 두 번째 ‘수련’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환경이 너무 열악했다. 변변한 화장실조차 없는 숙소는 ‘방’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 씨는 볼일이 급할 때면 무작정 두루마리 휴지를 들고 일하던 가게로 뛰었다. 탁한 실내 공기 탓에 비염에 시달렸고 이유 없이 코피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이 씨의 머릿속엔 온통 ‘떡 장사’뿐이었다. “강남에서는 뭐가 됐든 최신 유행인 제품이 나오고, 다른 곳에 비해 앞선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그곳에서 까다로운 고객들을 상대하면서 ‘남들과 달라야 성공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 씨는 4년간의 수련 생활을 끝낸 2005년 말 하남으로 돌아왔다. 현재 그는 49.5m²(15평) 남짓한 점포에서 4억 원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씨는 올해 동아일보와 채널A, 중소기업청, 경기도가 공동 주최하는 ‘청년상인 성공이야기 만들기’ 사업의 ‘성공 청년상인’에 뽑히기도 했다. 다음 달엔 경기도로부터 ‘성공 청년상인 인증 현판’을 받는다.○ 일반 상가에선 매출 안 올라 마음고생 하남으로 돌아온 그가 처음부터 승승장구했던 건 아니다. 이 씨가 처음 장사를 시작한 곳은 하남 신장시장(경기 하남시 신장1로)에서 약 150m 떨어진 일반 상가. 그곳에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장사를 했지만 ‘눈물 쏙 빠지게’ 고생했다. 든든한 기반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살 만한 집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종잣돈이 모자랐다. 마땅한 거처가 없어 아내와 함께 가게에서 살아야 했다. 이 씨는 “이른 나이에 결혼한 아내가 고생하고 있는데 매출은 오르지 않아 혼자 눈물을 훔친 적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떡을 등에 지고 산을 타기도 했고, 아파트를 돌며 홍보전단을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손님은 늘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07년 신장시장에 들어온 것이 반전의 계기가 됐다. 시장 내 점포는 이 씨가 원래 장사를 했던 상가와 임대비용이 같았다. 하지만 입지 조건이 훨씬 나았다. 매일같이 시장을 찾는 단골 고객들이 있어 따로 판촉 활동을 할 필요도 없었다. ○ 처음 나온 제품에 반응 폭발적 “떡을 파는 상인들은 보통 20, 30년 동안 한곳에서 장사만 하신 분들이에요. 젊고 경험도 적은 제가 이분들과 경쟁하려면 뭔가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 씨는 ‘나를 차별화할 수 있는, 젊은 상인만 생각할 수 있는 특별한 아이디어’를 궁리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떡’이라는 키워드로 인터넷에서 정보를 수집했고, 내로라하는 떡 장인들의 온라인 모임에도 가입했다. “어느 날인가 서울에서 잘나가는 떡집 사장님들이 모인 자리에서 우연히 ‘하트 백설기’라는 걸 들었어요. 보통 백설기는 하얀색으로만 돼 있는데, 그 위에 색깔이 들어간 하트 모양 무늬를 얹는 거였죠.” 그는 1년 뒤 제품을 시판했다. 당시 하남에서는 처음 나온 제품이었다. 하트 백설기는 젊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이후 하트 백설기를 응용해 ‘1주년 축하’ ‘100일 축하’ ‘돌 축하’ 같은 무늬가 새겨진 백설기와 떡 케이크를 내놓았고 이 역시 대박을 터뜨렸다.○ “돈도 좋지만 변화해야 살아남죠” 이 씨의 사업은 이제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그는 요즘도 틈만 나면 하나라도 더 바꾸려고 노력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앱)을 이용한 자체 포인트 제도를 도입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첨단 단말기 사용에 익숙한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이 씨는 “‘젊은 사람이 장사를 하니 뭔가 다르다’란 인상을 남긴 게 주효했다”며 흡족해했다. 그는 전통시장이라는 공간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호를 ‘○○떡집’처럼 평범하게 짓지 않고 ‘시루본’으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통일되고 정갈한 느낌을 주기 위해 가게 직원들에게 모두 ‘SIRUBON’이라는 글자와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맞춰 줬다. 기자와 만난 26일 그가 입은 검은색 앞치마에도 같은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이 씨는 7년 동안 매장 구성을 3번이나 바꿨다. 월세를 내는 매장이기 때문에 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자를 해야죠. 돈이란 건 원래 쓰는 만큼 버는 법 아닌가요?” ▼ 하남 신장시장 떡집들… 선의의 경쟁 불붙어 ▼ 인테리어 개선-小포장 도입 확산청년 사장 이종익 씨가 전통시장에 자리를 잡으며 바꾼 것은 그의 인생만이 아니다. 그가 경기 하남시 신장시장에 들어온 뒤로 시장 떡집들 사이엔 선의의 경쟁이 벌어졌다. 이제는 모두가 서서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총 120개 점포가 들어선 신장시장에는 원래 7곳의 떡집이 있었다. 2007년 이 씨가 가게를 차리면서 떡집은 8곳이 됐다. 원래 입점해 있던 떡집들은 보통 전통시장 떡집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평범한 떡을 평범하게 만들어 파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이 씨가 들어온 뒤 시장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시장 내 다른 떡집들은 깔끔한 인테리어에다 신제품까지 쏟아내는 이 씨의 가게를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인테리어를 새로 하는 가게가 하나둘씩 늘었고 손글씨로 가격표를 예쁘게 단장해 붙이는 가게도 생겼다. 이제는 거의 모든 떡집이 이 씨처럼 소(小)포장을 도입했다. 처음부터 주변 상인들의 시선이 고운 것은 아니었다. 한 시장에 동일 업종 가게가 또 들어서는 건 달가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씨의 가게가 불러온 선의의 경쟁은 모두가 ‘윈윈’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와 상인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정은수 신장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종익이가 들어온 뒤로 이곳 신장시장 떡집들이 신장1로 인근 떡 시장의 약 80%를 장악했다”며 “서로 배우면서 함께 크고 있다”고 말했다. 최문규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수석컨설턴트는 이에 대해 “청년 사장들이 전통시장에 들어와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증거”라며 “전통시장의 콘텐츠 혁신이라는 화두를 던진 모범사례”라고 설명했다. 신장시장은 최근 시설 현대화 사업을 마무리했으며 다양한 서비스도 도입해 상권 활성화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길이 130m에 이르던 천막을 들어내고 아케이드를 설치하는 사업과 간판 디자인 통일 작업을 마치고 이달 16일 준공식을 열었다. 26일 찾은 시장은 깔끔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시장 관계자는 “7월부터 시장 자체적으로 무료 배송 서비스도 도입했다”며 “편의성이 높아져 시장을 찾는 손님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하남=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야근을 하지 말라는 사장님 지시입니다. 오늘부터 원칙적으로 오후 6시에 퇴근하도록 합시다. 급한 일이 있으면…. 새벽에 출근하는 걸로 합시다. 5시쯤이 좋겠죠?” 대형 유통업체에서 일하는 정모 씨(28)는 몇 달 전 ‘멘붕(멘털 붕괴)’ 상태가 됐다. 팀장이 정시 퇴근 제도 도입을 알리는 동시에 새벽 출근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정 씨는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시간 정도인데, 지하철이 안 다니는 4시에 집을 나설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정 씨를 비롯한 팀원들은 야근할 일이 생기면 사무실 불을 끄고 문을 잠근 채 몰래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정시 퇴근’이라 쓰고 ’재택 야근’이라고 읽는다 최근 정시 퇴근 제도를 도입하거나 휴가 제도를 개선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업체들은 ‘패밀리 데이’ ‘PC 오프 데이’ ‘뻔뻔한 퇴근’ 등 다양한 이름을 내걸었다. 비슷한 취지로 개선된 휴가·휴직 제도를 선보이는 곳도 많다. 하지만 상당수 직장인들은 이런 제도가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중견 기업에서 일하는 정모 과장(36)은 요즘 ‘재택 야근’을 하고 있다. 정시 퇴근 제도를 도입한 회사에서는 매일 오후 6시만 되면 사무실 전기 공급이 끊기는 탓이다. 정 씨는 “매일 철야를 해야 할 만큼 일이 많은데 어떻게 정시 퇴근을 하느냐”며 “전기 공급이 재개되는 오전 6시에 출근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계열사에서 일하는 박모 씨(30)의 경우도 마찬가지. 박 씨의 회사는 정시 퇴근을 장려한다며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이후 사내 전산망 접속 시간을 10분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박 씨는 그 덕에 수요일에 야근을 할 때면 10분마다 ‘로그아웃→재로그인’을 반복한다. 박 씨는 “결재를 받으면 제한이 풀리지만, 지금까지 신청한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야근을 공식적으로 금지하는 한 대기업에 다니는 장모 씨(29)는 ‘유연 근무제’를 이용해 사내 규정에 어긋나는 야근을 하고 있다. 출근 시간을 최대한 늦게 적은 뒤 규정 시간보다 초과 근무를 하는 편법이다. ○ “연차휴가 쓰기 어려워” 54% 휴직이나 휴가도 보장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결혼 3년차인 신모 씨(33)는 최근 태어난 첫딸과 아내를 위해 일주일짜리 배우자 출산휴가를 냈지만 4일 만에 출근했다. 회사에서 업무 관련 전화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신 씨는 “상사들이 ‘네가 몸조리하는 것도 아닌데 뭐 이리 오래 쉬느냐’고 면박을 주더라”며 한숨을 쉬었다. 생활가전 전문업체에서 일하는 김모 씨(29·여)는 “회사에서는 출산 휴가를 무조건 1년 동안 다녀오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출산 휴가를 6개월만 다녀와도 ‘대박’이라는 소문이 떠돈다”고 전했다. 이런 불만은 설문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전국의 직장인 12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3.9%(1009명)가 실제로 실행이 안 되는 ‘전시 행정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 중 절반이 넘는 55.7%(562명, 복수 응답)가 ‘말뿐인 정시 퇴근 제도’가 문제라고 답했다. ‘사용이 어려운 연차 휴가’를 꼽은 사람도 541명(53.6%)이나 됐다.○ 과도한 업무량-경직된 직장문화 때문에… 제도의 취지와 달리 정시 퇴근과 확실한 휴가·휴직제도 사용이 자리 잡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직장인들은 과도한 업무량과 경직된 직장 문화를 주된 이유로 꼽는다. 금융업계 종사자인 홍모 씨(27·여)는 지난해 회사에서 ‘주말 근무 금지’ 지시를 받았다. 한 달 동안 실제로 주말 근무를 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시 주말 출근을 하고 있다. 주말에 하지 못한 업무가 ‘주중 풀(Full) 야근’으로 돌아왔기 때문. 홍 씨는 “강제 정시 퇴근은 결국 ‘조삼모사’였던 셈”이라고 말했다. 말뿐인 정시 퇴근과 휴가 제도는 오히려 직장인의 의욕을 떨어뜨린다. ‘사람인’의 조사에서 전시 행정이 있다고 답한 직장인(1009명)의 73.6%(복수 응답)는 ‘허울뿐인 제도 때문에 애사심과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졌다’고 답했다. ‘이직이나 퇴사를 고민하게 됐다’는 사람도 61.5%나 됐다. 지난해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67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직장에서 가장 하고 싶은 말’ 1위는 ‘(정시가 됐을 때) 퇴근하겠습니다’(30.8%)였다. 직장 문화 서비스기업인 오피스N의 이관훈 이사는 “휴가를 가거나 퇴근을 할 때 죄책감이 들게 하는 분위기는 오히려 구성원들의 근로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맑고 매끄러운 느낌을 주는 피부, 매혹적인 느낌의 핑크색 입술은 신부를 위한 메이크업에서도 필수적인 요소다. 아모레퍼시픽 헤라는 이 두 가지에 포인트를 준 2014년 가을 시즌 신부 메이크업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헤라 관계자는 “신부 메이크업의 핵심은 사랑스러우면서도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부 화장에서는 특히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민낯처럼 자연스러우면서도 빛이 나는 ‘투명 동안’ 피부를 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분감 가득한 촉촉한 피부 연출에, 자연스러운 컬러를 더하면 화사한 느낌을 전달하면서 동시에 피부의 윤기도 고스란히 표현할 수 있다. 헤라는 이 메이크업을 위해 필요한 순서 3단계에 필요한 제품을 모두 선보이고 있다. 첫 번째는 피부 톤을 밝게 만들어주는 ‘매직 스타터(4만5000원대·50mL)’다. 피부 톤이 보통인 여성이라면 2호 이너글로 제품 정도를 이용해 광대 부근에 두드리듯 발라주면 된다. 두 번째는 CC크림(4만5000원대·30mL)이다. 1호 핑크 베이지 컬러 정도의 제품을 이용해 얼굴 전체에 펴 발라준다. 마지막은 ‘UV 미스트 쿠션 울트라 모이스처(4만8000원대·15g 2개)’다. 잡티를 가려주는 동시에 피부 윤기를 표현하는 역할을 한다. 투명하고 맑은 느낌을 주는 메이크업이 끝났다면 이제 입술과 눈 화장으로 포인트를 줄 차례다. 헤라가 제안하는 립스틱은 ‘루즈홀릭 엑셀랑스 105호 핑크 뮤즈(3만5000원대·3g)’다. 이 제품에 사용된 핑크색은 사랑스러운 느낌을 잘 강조해 준다. 눈 화장과 관련해 헤라는 ‘에떼르넬 페미닌 아이 팔레트(6만2000원대·1.8g 6개)’를 추천했다. 베이지 컬러의 이 제품은 자연스러운 느낌과 동시에 눈 주위의 깊이를 표현하기에 적당하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결혼식과 신혼여행이 끝나면 맞닥뜨리게 되는 현실 중 하나는 무슨 요리를 먹고 주방을 어떻게 꾸미는가 하는 일이다. 따라서 부부의 생활 방식에 맞는 주방용품을 미리 잘 고르는 것은 결혼식을 성공적으로 준비하는 일만큼 중요하다. 요즘에는 전문 매장에서 상담을 하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사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아직은 집안일에 서툰 신혼부부라면 사용이 쉬운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영국 브랜드 차터하우스의 ‘리프트앤푸어’ 냄비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음식을 데치거나 끓인 뒤 따로 건질 필요 없이 물을 따라 버릴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프라이팬의 경우 ‘벨기에 그린팬’같이 세라믹 코팅이 된 제품을 고르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신혼부부에게 맞는 디자인의 주방 보조용품을 빼놓을 수 없다. 부드러운 분위기의 주방 연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비벤지’는 코르크와 실리콘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든 식탁매트를 선보이고 있다. 스웨덴의 ‘스칸맘’, 영국 ‘울스터위버스’는 각각 행주와 앞치마 등을 시판 중이다. 이 밖에도 160년 전통의 프랑스 ‘에밀앙리’, 독일 빌레로이앤보흐가 만든 ‘아우든’, ‘르크루제’ 등의 도기 제품도 식기 등으로 활용하면 그윽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최근에는 신혼부부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주방용품 선택을 도와주는 컨설팅 매장도 생기고 있다.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로에 위치한 ‘라비옹퀴진’이 대표적이다. 이 곳은 유럽 등에서 수입한 주방용품을 판매하는 편집숍 형태의 매장이며, 관련 상담도 진행한다. 신혼부부를 위한 주방용품 컨설팅, 무료 쿠킹 클래스 등이 열린다. 1599-8343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23일 오전 경기 용인시 기흥구 용구대로. 이마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이마트 보정센터’에서는 오후 당일 배송을 앞둔 상품을 분류하고, 포장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2층에 있는 상품 입출고 장소에서는 복잡한 컨베이어 위로 과자 생활용품 등이 담긴 배송 박스들이 ‘쌩쌩’ 지나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가운데에서는 ‘자동화 셔틀’이라고 불리는 168대의 장비들이 박스들을 컨베이어 위에 올리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 장비들은 21층에 이르는 보관대를 누비며, 작업자들이 서 있는 곳으로 물건을 정확히 옮겨주는 역할을 한다. 작업자는 마치 일반 점포의 계산원처럼 정해진 자리에 서서, 도착하는 제품을 확인해 담는 역할만 하면 된다. 자동화된 시스템 덕분에 드넓은 센터에 근무하는 인원은 100여 명에 불과하다. 보정센터는 약 4개월의 시범 운영을 마치고 처음으로 이날부터 공식 운영에 들어갔다. 안철민 이마트 보정센터장은 “입고부터 출고까지 모두 자동화된 시스템을 갖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가 생긴 건 아시아 최초”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는 이마트 보정센터가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들의 배송 전쟁을 촉발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3년의 준비를 거쳐 세워진 이곳은 지상 4층, 지하 1층, 연면적 1만4605m²(4418평) 규모에 취급 상품 수는 약 2만 개에 달한다. 투자 금액은 800억 원에 이른다. 김예철 S닷컴 영업담당 총괄 상무는 “2020년까지 5개 온라인 물류센터를 더 짓고, 온라인으로만 4조2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보정센터는 앞으로 경기 남부지역의 15개 점포가 했던 온라인 배송을 모두 도맡게 된다. S닷컴은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을 총괄 담당하는 부서다. 이마트의 이런 시도는 기존 유통 채널의 매출 성장이 주춤한 가운데 온라인 채널만 고성장을 거듭하는 최근 상황과 맞닿아 있다. 다른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들도 배송 부문을 강화하고 나섰다. 롯데마트는 2015년 경기 김포시에 지상 5층, 지하 1층, 연면적 2만9500m²(8923평)에 이르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오픈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기존의 점포 배송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배송 속도와 품질을 높여 사업 규모를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중소 온라인 쇼핑몰도 새로운 배송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패션 전문 쇼핑몰 아이스타일24는 경기 파주시에 1만 m²(33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 업체는 4만 종류에 달하는 제품을 모두 직접 취급하고 있다. 제품마다 판매자가 달라 배송 서비스 품질이 들쭉날쭉한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최근 5000∼6000원대를 유지하던 닭고기 소매가격이 약 5년 만에 kg당 5000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9월 1∼22일 닭고기 소매가격(중품 1kg 기준)은 평균 4988원을 기록했다. 닭고기 소매가격이 5000원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9월 10월(4836원)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평균 가격(5343원)과 비교했을 때는 6.6%,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2.9% 하락한 것이기도 하다. 이는 올해 상반기까지 닭고기 공급이 꾸준히 늘어난 데 비해 여름철 소비는 주춤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월 1일을 기준으로 식용 닭 사육 마릿수는 2011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1억 마리를 돌파했었다. 여름 보양식 수요뿐만 아니라 브라질 월드컵 개최에 따른 기대감이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올해 1월 발생했던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닭고기 기피 심리가 이어졌고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1라운드에서 탈락하면서 닭고기 소비는 부진에 빠졌다. 롯데마트의 경우 7월 닭고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 감소하기도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냉동 비축량도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계육 농가에 도움이 되고자 할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탐험가 남영호 씨(37·사진)가 18일 오후 3시(한국 시간) 세계 최초로 몽골 알타이 산맥에서 고비 사막에 이르는 2400km 거리를 무동력(도보와 자전거)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남 씨는 지난달 12일 몽골 서쪽에 있는 타왕보그드 지역에서 출발해 18일 오후에 고비 사막의 동쪽 끝인 사인샨드에 도착했다. 그는 자동차나 오토바이 등 동력 수단을 일절 이용하지 않고, 도보와 팻바이크(Fat bike·바퀴가 두꺼운 험로용 자전거)만을 이용해 이동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의류·잡화 브랜드 판매사원인 최애경 씨(47·여·경기 고양시)는 최근 50일 사이에 세 번이나 근무 장소를 옮겼다. 8월 초부터 약 20일 동안은 서울 성북구의 한 백화점으로, 8월 말부터 추석까지는 서울 마포구의 한 장터로 출근했다. 지금은 서울 강동구의 백화점으로 일을 나간다. 최 씨가 이곳저곳을 전전하게 된 것은 올 5월부터였다. 회사의 말대로라면 제2롯데월드에 200m²(약 60평) 크기의 새 매장이 들어서 운영이 시작됐어야 했다. 하지만 개장은 여러 차례 미뤄졌고 최 씨는 떠돌이 신세가 됐다. 최 씨는 “출퇴근 시간도 일정치 않고 여러 곳을 전전하려니 너무 피곤해 이달 초에는 회사를 그만두려고 했다”며 “이제 젊은 나이도 아니라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저층부 3개동에 대한 임시 사용 승인이 지연되면서, 이곳에서 근무할 예정이었던 직원들이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 당초 롯데그룹은 저층부 3개동이 개장하면 약 6000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했다. 대부분의 입점 업체들은 5월 입점을 염두에 두고 판매사원을 고용했다. 하지만 오픈 일정이 계속 연기되면서 이 직원들은 갈 곳을 잃었다. J사는 저층부 3개동 중 하나인 롯데월드몰에 국내 1호 점포를 열기로 한 외국계 제조유통일괄형 의류(SPA) 업체다. J사 매장에서 일하기로 했던 20, 30대 여직원 30명 중 10여 명은 졸지에 실업자 신세가 됐다. 이들은 3, 4월에 입사했지만 오픈 일자가 계속 미뤄지면서 하나둘씩 회사를 떠났다. 회사에서는 일부 직원을 임시 매장에 파견하고 하는 일이 없어도 한두 달은 월급을 정상 지급하는 등의 노력을 했다. 하지만 무리였다. 이 업체 대표는 “직원들이 ‘월급 받기도 민망하다’거나 ‘기약 없는 오픈 일자에 경력을 망치기 싫다’며 회사를 떠났다”고 말했다. 회사는 20억 원에 달하는 봄여름 상품을 팔지 못해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다. 이 업체처럼 국내에 다른 매장이 없는 신규 진출 브랜드들은 이미 고용한 직원을 해고할 수도, 다른 곳에 파견할 수도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입점하기로 한 점포 중 40여 곳이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는 비단 입점 업체들만 겪고 있는 게 아니다. 제2롯데월드에서 일하기로 했던 중국어 통역 요원 40여 명은 잠실점 등 다른 점포에서 임시로 근무하고 있다. 제2롯데월드의 임시 사용 승인 여부는 다음 달이 되어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미국 출장이 9월 말에야 끝나는 만큼 그 후에 정무적 판단을 거쳐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시는 안전, 방재, 교통 분야의 점검 결과와 시민 설문조사 내용(프리오픈 기간 중 방문한 약 2만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을 바탕으로 이르면 다음 주 안에 전문가 회의를 열 계획이다. 한편 롯데그룹은 안전점검 등에서 긍정적 결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건물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고, 그동안 많은 노력을 했기 때문에 점검과 설문 결과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권기범 kaki@donga.com·장선희 기자}

오후 3시. 마침내 출발선에 섰다. 점심식사를 했던 강원 양양군 현북면의 어성전 마을회관에서 차로 3km 정도를 더 올라온 곳이었다. 목적지는 법수치계곡 상류에 위치한 두말리교. 계곡을 따라 5km 남짓을 부지런히 걸어야 닿을 수 있는 곳이다. 부연동 계곡은 현북면과 강릉시 연곡면이 경계를 이루는 이곳에서 합실골의 물줄기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마침내 법수치란 이름을 얻게 된다. 강원도에서 ‘오지 중 오지’로 알려진 그곳. 나는 오늘 그 깊고 청정한 강원도의 속살을 원 없이 들여다 볼 생각이다. 계곡의 거센 물줄기를 거슬러 오르면서 말이다. 버스에서 내리며 바라본 하늘은 여전히 높고 푸르렀다. 햇살도 투명했다. 가을하면 떠오르는 그 풍경, 그 이미지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하지만 평온한 가을하늘의 그것과 달리 계곡은 험상궂은 얼굴로 텃세라도 부리듯 허연 물보라를 연신 토해내고 있었다. 전날 내린 비 때문에 수량이 늘어 그 기세는 한층 더했다. 그래도, 망설임 없이, 호기롭게 그 속으로 들어설 수 있었던 건, 고슬고슬 정성껏 지어낸 집밥에 곤드레가 듬뿍 들어간 점심 때문이었는지 모르겠다.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던 그 밥. 어릴 적, 친구들과 계곡으로 놀러갈 때면 어머니는 언제나 손수 밥을 다시 지어 먹이시곤 했다. 간식거리 챙겨줄 형편이 못 되니 밥이라도 든든히 먹어둬야 한다며. 잡곡밥에 나물 넣고 고추장에 쓱쓱 비벼 먹던 그 밥이 어찌나 맛나던지. 나는 언제나 형들을 제치고 일등으로 밥공기를 비워내곤 했다. 오늘처럼. 이번 여정을 이끌 구은수 대장(산악인)을 선두로 계곡으로 이동했다. 네파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구 대장은 에베레스트와 파키스탄 낭가파르밧 등을 오른 베테랑 산악인. 사실 이번 여정을 준비하면서 그 어떤 장비보다 든든했던 뒷배는 바로 구 대장이었다. 망설임 없이 계곡으로 뛰어드는 구 대장의 모습에 덩달아 발을 들였지만, 이게 만만치가 않다. 한껏 들뜬 마음과 달리 거센 물살에 다리는 그야말로 천근만근이다. 물살도 물살이지만 복병은 따로 있었다. 돌과 돌 사이에 은밀하게 숨어있던 이끼들. 누구는 ‘저격수’라 했고, 누구는 ‘지뢰’라 불렀던 그 이끼들. 한 걸음 내딛기가 조심스러웠던 건 거친 물살만큼이나 음밀하게 제 몸을 감추고 있던 이 녀석들 때문이었다. 법수치계곡의 멋스러운 풍경을 포기하고 발밑만 뚫어져라 쳐다보며 걸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물의 깊이도 제대로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끼라는 복병까지 포진해 있으니, 걸음은 더디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모든 신경을 발끝에 모으고 바닥의 상태를 일일이 확인한 다음에야 간신히 걸음을 옮길 수 있었으니까. 수초가 우거진 구간에서는 가급적 수초 위를, 그마저도 여의치 않을 때는 급한 대로 돌 틈에 발을 끼워 안전을 확보한 뒤 조심스레 뒷발을 당겼다. 돌 틈에 발을 끼워 이동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효과적이었다. 처음에는 눈으로 적당한 돌을 찾아가며 발을 옮겼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뒤로는 눈보다 발의 감각에 의지해 위치를 확보해 나갔다. 계곡에선 눈보다 발의 감각이 더 예민하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요령이 생기니 자신감은 덤으로 따라왔다. 주변 풍광에 잠깐씩이나마 시선을 줄 수 있었던 것도 그렇게 요령을 터득한 뒤였다. 명불허전이란 말처럼 법수치계곡의 풍광은 정말이지 멋졌다. 남성미 물씬 풍기는 선 굵은 산세며, 묻어날 것 같은 진초록으로 가득한 숲, 그리고 유리처럼 투명한 물이 어우러져 말 그대로 한 폭의 장엄한 풍경화를 연출해 내고 있었다. 양양을 대표하는 계곡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풍광이었다. 양양하면 으레 바다를 떠올리는 이가 많다. 하지만 계곡이 전부가 아니다. 여름이면 법수치계곡은 말 그대로 더위를 피해 찾아든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양양의 명소 중 명소다. 아마도 피서철이었다면, 지금처럼 호젓한 분위기에서의 계곡 트레킹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더딘 걸음에 점차 적응해 갈 즈음, 제법 널찍한 자갈밭이 모습을 드러냈다. 첫 번째 휴식. 물 밖으로 나왔다는 안도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휴식이라는 단어 때문이었을까. 긴장이 풀리면서 기분 좋은 나른함이 밀려들었다. 다리를 짓누르던 모래주머니를 떼어낸 것처럼 몸도 가뿐했다. 배낭을 베개 삼아 그 안락함을 잠깐이나마 누려본다. 물안개처럼 스멀스멀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그 나른한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다. 짧은 휴식을 뒤로하고 다시 계곡으로 발을 들인다. 폭을 넓힌 계곡은 그만큼 얕아져 걷기에 한결 편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급류 뒤에 평수가 이어지는 건 당연한 일인데, 그 당연함이 이리 고마울 수가 없다. 힘겹게 오른 산머리를 지나 이제 막 시작되는 내리막으로 발을 들였을 때처럼 몸이 가볍다. 여전히 물이끼는 지뢰처럼 곳곳에 몸을 숨긴 채 짓궂은 장난을 걸어왔지만, 이제 그 정도 심술에는 가만히 웃어넘길 여유도 생겼다. 편한 걸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물살은 조금씩 다시 거칠어졌고, 그 거침을 감당할 수 없어 몇 번이나 물길을 벗어나 수초 속을 헤쳐 나가야 했다. 물에서 뭍으로, 그리고 다시 물로.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는 사이 문뜩 짧은 생각 하나가 머리를 스쳤다. 우리가 지금껏 걸어온 길은 본디 인간을 위한 길이 아닌 자연의 길, 물의 길이었다는 사실. 지금껏 주인 행세를 하며 걸어온 그 길에서 우리는 이방인에 불과하다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 말이다. 그랬다. 우리는 이곳에서 철저히 이방인이었다. 그것도 아주 잠깐 머물다 가는. 이번 네파 아웃도어스쿨이 계곡 트레킹으로 진행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리고 공정캠핑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때, 머리로는 분명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자연은 경쟁의 대상이 아니며,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하지만 머리로 이해할 수 있었던 건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물에 몸을 담그고 3시간 정도를 걸은 뒤에야 머리가 아닌 몸이 그 단어의 뜻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시작한 걸 보면 말이다. 가만 돌이켜 보면 물의 흐름에 조금씩 몸이 익숙해졌던 것도, 돌 틈 사이에 발을 끼워 몸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머리가 아닌 몸의 차분한 적응 덕분이었다. ‘이리로 갈까, 저리로 갈까’ 호들갑스럽게 머릿속을 맴돌던 조급한 걱정들과 달리 몸은 물에 발을 담그는 그 순간부터 천천히, 하지만 차근차근 자연에 몸을 맞춰가고 있었던 모양이다. 몸은 언제나 머리보다 빨리 언제 물러서야 할지, 또 무엇을 버려야 할지도 알고 그렇게 움직였으니까. 상류로 올라갈수록 길은 더 자주 끊겼다. 그만큼 걷기가 수월치 않았지만 처음과 달리 몸은 잘 적응했고, 또 잘 따라주었다. 문제는 갈수록 물살이 거세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좁아진 계곡의 폭만큼 거세진 물결. 길은 오롯이 물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제 한 번의 너울만 더 지나면 되는데, 기세가 만만치 않다. 더 이상 우회로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 베이스캠프에 닿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나야 하는 물길이라 우회로 자체가 의미가 없었다. 물이 곁을 주지 않는 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맞서서 건너거나, 물러서는 것 중 하나. 여기서 물러설 순 없으니, 그 어느 때보다 과감히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였다. 구 대장의 말처럼, 자연을 거스를 순 없지만 가끔은 극복해야 하는 상황도 있는 법이니까. 지금까지의 경험 때문이었을까. 그나마 다행이라면 거친 물살 앞에서도 누구 하나 주눅 드는 사람이 없었단 사실이다. 아니,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다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다는 표정에선 처음 계곡에 발을 들일 때 보였던 망설임은 더이상 찾아볼 수가 없었다. 네파 아웃도어스쿨의 매력은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 각기 다른 곳에서 모여든 이들이 어느 한 시점에 이르러 한마음으로 같은 곳을 보게 되는 것. 그 순간만큼은 누가 전문 산악인이고 누가 초보 트레커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는 같은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고 동료일 뿐이니까. 구 대장이 앞서 길을 열었다. 뒷사람의 스틱에 의지해 길을 열었고, 뒷사람은 다시 선두의 스틱을 잡고 그 길을 따랐다. 한 명, 두 명, 세 명…. 혼자였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일을 ‘우리’라는 이름으로 이뤄낸 순간이었다. 그렇게 서로에게 의지해 걷는 사이 어느새 저 멀리 오늘의 목적지인 두말리교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늑한 공간에 자리한 베이스캠프. 그곳에 올라섰을 때, 거칠게만 느껴지던 계곡은 더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었다. 아니 되레 오랫동안 함께 여행을 한 길동무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어둠이 내리는 속도만큼 계곡은 시야에서 조금씩 멀어져 갔다. 하얗게 부서지던 물보라도, 거친 숨 토해내던 물줄기도 연극이 끝난 무대 위 배경처럼 그렇게 서서히 지워져 갔다. 물에 흠뻑 젖은 옷을 갈아입고 저녁 준비에 앞서 텐트에 잠시 지친 몸을 뉘었다. 순간, 오후에 느꼈던 나른함과는 또 다른 나른함이 눈꺼풀 위로 지그시 내려앉았다. 그렇게 설핏 잠이 들었던 걸까. 귓가에선 여전히 계곡의 거친 숨소리가 맴돌았고 살짝 열어둔 텐트 안으로는 희미하지만 선명한 한 줄기 빛이 스미고 있었다. 너무도 또렷하고 선명하게 남아 있는 그 기억들. 아마도 그날 밤 나는 법수치계곡을 꼭 빼어닮은 은하수를 본듯도 하다.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하염없이 흘러내리던 그 계곡을 닮은 은하수를. ※ 네파는 ‘아웃도어스쿨 시즌2’의 두 번째 여정으로 낚시 애호가를 위한 ‘피싱 캠프’를 선보인다. 이번 행사는 네파 익스트림팀 이상학 강사와 함께 9월 26, 27일 충북 충주시 삼탄강 일대에서 열린다. 참가 희망자는 네파 아웃도어스쿨의 홈페이지(school.nepa.co.kr)를 통해 21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선발 인원은 10명. 글·사진=정철훈(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