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박지원, 가짜 조선대 성적표로 단국대 부정입학…위조인생”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7월 22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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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단국대 상학과 편입 당시 조선대 상학과 재학으로 학력위조”
“조선대 5학기 기록을 2000년에 광주교대 4학기로 바꿔”
“광주교대에선 경영학 안 듣는데 편입할 때 인정받아”
“공직 맡을 자격이 없다. 자진 사퇴해야 한다”
박지원 측 “통합당 주장 엉터리…어떤 위조도 없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가정보원장 청문자문단 회의에서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의 학력 위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가정보원장 청문자문단 회의에서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의 학력 위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통합당은 22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단국대 상학과 편입 당시 학력을 위조한 정황을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장 청문자문단회의에서 “단국대 졸업도 위조고, 단국대에 들어가기 위해서 조선대 5학기 수료했다고 한 것도 위조”라고 말했다.

“성적 기록 때문에 학력 위조 들통나”
하 의원은 “박 후보자는 1965년 9월 단국대에 편입학한 것으로 돼있다. (단국대에서) 3학기를 다녔고, 편입할 때 (이전 대학에서) 5학기를 이수한 것으로 인정받았다”며 “(5학기는) 본인이 다니지도 않은 조선대 법정대학 상학과 허위 서류를 제출해서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 후보자는 2000년 문체부 장관이 되고 김대중 정부의 실세였다. 당시 청문회 제도가 도입되자 자신의 학력위조 범죄가 사후에 들통날 수 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서류조작을 한다”며 “(학적부 원본에는) 조선대 법정대 상학과라고 적혀있다. 이걸 2000년 12월 셀로판테이프를 붙여 광주교육대로 바꿨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학적부. 사진=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 제공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학적부. 사진=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 제공

이와 관련 박 후보자는 “광주교대 성적 및 졸업증명서를 내고 편입했는데 학교 측이 잘못해서 조선대로 오기가 돼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에 하 의원은 “이건 오기가 아니다”라며 “성적 때문에 학력위조가 들통났다”고 반박했다.

“광주교대에선 경영학 안 듣는데 편입할 때 인정받아”
하 의원에 따르면, 박 후보자의 단국대 학적부 원본에는 (이전 대학에서 수강한) 5학기 100학점을 인정받은 것으로 나온다. 여기엔 박 후보자가 당시 광주교대에서 전혀 수강하지 않은 경영학, 마케팅 등 과목도 이수한 것으로 돼있다.

또 당시 광주교대에서 단국대로 편입할 때 인정받을 수 있는 학점은 2개 학기인 40학점에 불과하다. 결국 후보자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이다.

하 의원은 “(박 후보자는) 35년간 쉬쉬하다가 본인이 권력실세가 되면서 2000년에 완전범죄를 노리기 위해 광주교대로 학교 이름만 바꿔치기했다”며 “(2000년 당시에) 본인이 정정요청을 했다. 그러나 성적 기록은 고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완전 범죄는 불가능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요즘은 대학입학 할 때 경력 하나만 위조해도 다 무효가 되지 않느냐”며 “자기소개서 경력 하나만 속여도 무효가 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사진=뉴스1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사진=뉴스1

또 “박 후보자가 조선대를 다녔다고 인정받은 성적 기록이 남아있기 때문에 단국대 당국은 2000년 당시 박 후보자가 정정 신청했을 때 무효처리했어야 했다. 그런데 본인이 권력실세였기 때문에 단국대가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강력한 압박을 가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특히 “(박 후보자의) 학적 변경은 그동안 알려진 사례로는 대한민국 유일한 케이스”라며 “사후 35년 뒤에 정정된 것은 보기 힘든 조작이다. 박 후보자가 학력위조의 국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는 ‘당시에 그런 일이 많이 있지 않았냐’고 반론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시에도 들통나면 다 잡혀서 처벌받았다. 그리고 2000년에 또 조작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본인 학력은 당연히 무효처리 돼야 하고 이런 위조인생을 산 박 후보자는 공직을 맡을 자격이 없다”며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지원 측 “대학 실수로 후보자와 무관”…하태경 재반박
한편 박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통합당의 주장은 억지이고 엉터리”라며 “후보자는 1965년 2월 광주교대를 졸업하고 바로 단국대에 편입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단국대에 합법적으로 편입하고 학점을 이수했기에 단국대 학위를 수여받고 졸업했다”며 “광주교대 졸업과 단국대 편입 및 졸업은 공식 발급받은 졸업증명서 등으로 명백히 확인되는 사안이며 어떤 위조도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단국대에서 서류가 어떻게 돼 있는지는 후보자도 모르는 사실”이라며 “이는 대학의 업무이며, 수기와 전산화 과정에서 발생한 오기 등에 대해 후보자가 밝힐 내용은 없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도 “입장문 외에는 더 이상 말을 안 하겠다”라고 답했다.

이 같은 입장문에 하 의원은 “2년제 광주교대 나와 4학기만 인정되는데 어떻게 편입 시 5학기 수료를 인정 받았는가”, “광주교대에서 상학과 관련 과목 하나도 듣지 않았는데 어떻게 편입 이전 학점을 인정받았는가”에 대해 답하라고 재반박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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