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화학 - 생물 -지구과학 벽 허물어야 창의력 반짝”

  • 입력 2009년 9월 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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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 과학 교육과정 개편 맡은 정윤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려면 과학 교육에서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벽을 깨야 합니다. 이래야 창의적인 생각도 나오고 커서는 융합 연구도 할 수 있습니다.”

6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정윤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52·사진)은 1일 기자와 만나 “고등학교에서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이 Ⅰ, Ⅱ로 나뉘어 8개 과목까지 배우고 있는데 이걸 바꾸는 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창의재단은 지난해부터 수학과 과학 교육과정 개편 작업을 시작했다.

“첨단 학문인 나노기술은 물리와 화학 중 어디에서 가르쳐야 하나요? 우주는 물리와 지구과학 중 누가 해야 하나요? 바로 ‘물화생지’, 즉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벽입니다. 사실 수학도 과학과 연계해 가르치면 효과가 좋아요. 입시 때문에 개혁이 쉽지 않은데 입학사정관제도가 도입되면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겁니다.”

정 이사장은 “몇 가지 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지난 1년 동안 수학 과학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됐으며 이에 맞춰 교육과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도입 시기에 대해서는 관련 기관이 모두 합의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적용에도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또 그는 학교 과학 교육을 개혁할 첨병으로 6월 말 서울 종로구 와룡동 서울과학관 4층에 설립한 창의리소스센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창의리소스센터에서는 교사들이 수업에 필요한 다양한 수학 과학 교육 콘텐츠를 얻을 수 있다. 현재 과학교육 키트, 바이오현미경 사진 등 9000여 점의 국내외 콘텐츠가 있다. 교사들을 위한 연수와 미래형 교육과정도 개발하게 된다. 그는 “세계 최고의 콘텐츠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학창의재단의 핵심 활동 중 하나가 과학기술의 소통이다. 예전부터 해온 과학 공연과 전시회에 이어 올 들어 ‘융합카페’의 문을 열었다. 과학자를 비롯해 의학 드라마 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일반인이 과학기술을 주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기후변화 에너지 등 인류 현안에 대한 과학지식 확대도 주요 목표다.

“과학자가 안전한 유전자변형생물체(LMO)를 만든다고 식량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거대 곡물회사와 지구 차원의 유통 문제를 이해해야 돼요. 과학자들은 사회를 이해하고 다른 분야 사람들은 과학이 불러올 미래를 알아야 하죠. 외교관이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나로호 발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페어링’이 뭔지는 알아야 이야기가 통하지 않겠습니까?”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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