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도 일본서도… 국산담배 활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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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작년 美점유율 5위로 점프… 시장 축소 악조건 뚫고 수출 늘려
철옹성 일본에서도 판매 선전… 작년 수출량, 1년새 5배 증가

KT&G의 제품들이 미국 테네시주의 한 대형마트에 입점해 있는 모습. KT&G는 전 세계 3위 규모인 미국 담배시장에서 점유율 5위를 기록하고 있다. KT&G 제공
KT&G의 제품들이 미국 테네시주의 한 대형마트에 입점해 있는 모습. KT&G는 전 세계 3위 규모인 미국 담배시장에서 점유율 5위를 기록하고 있다. KT&G 제공
최근 한국 담배가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 글로벌 담배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현지 맞춤형 전략을 앞세워 도전하는 것이다.

2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KT&G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 24억3692만 개비를 수출하며 일본 담배업체 JTI를 제치고 미국 시장점유율 5위에 올라섰다.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1999년(2억2000만 개비)보다 11배가량 수출량이 늘어난 것이다. KT&G 관계자는 “미국은 중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3위 거대 시장인데, 담배 수요가 매년 2.5% 이상 감소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악조건을 뚫고 수출량과 시장 점유율을 모두 높여 나간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미국은 주정부별로 승인 절차가 달라 통관 절차가 복잡하고 유통업체의 입점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말버러, 뉴포트, 캐멀 등 글로벌 브랜드가 프리미엄 담배 시장을 과점하고 있어 외국 신규 업체가 침투하기 힘든 환경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KT&G는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의 제품들을 맞춤형으로 공급하는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한국에 유통하는 제품보다 굵기는 유지하면서 길이를 20%가량 늘리고, 진한 맛을 더한 타임(TIME)이 대표적이다.

저가 제품 전략도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7년 말 출시된 디스(THIS)는 지난해 1월 1313만 개비가 판매됐지만, 올해 1월에는 1억 개비 이상 팔리는 등 판매량이 8배로 증가했다. 쥴(JUUL)과 같은 액상형 전자담배의 인기 등 프리미엄 담배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저가 시장을 잘 파고든 셈이다.

KT&G는 까다로운 일본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일본은 글로벌 3사(JT, PMI, BAT)가 98% 이상을 점유하고 400여 종의 제품이 경쟁하는 치열한 시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KT&G는 지난해 일본 수출량 3억5345만 개비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7242만 개비) 5배가량 성장했다. 2000년대 초반에만 해도 에쎄, 보헴 등의 브랜드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2017년 일본 수출 전용 제품인 ‘블랙잭(Black Jack)’을 출시하며 활로를 찾았다.

KT&G 관계자는 “블랙잭은 시가엽이 함유된 궐련지로 담뱃잎을 감싸는 ‘시가 래핑’ 기술을 접목했다”며 “메이저 브랜드와 경쟁하기보다 틈새시장을 잡겠다는 전략이 통했다”고 말했다.

블랙잭은 일본 홋카이도의 토종 편의점인 세이코마트에만 판매를 시작했는데,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적으로 판로가 확장됐다. 출시 6개월 만에 일본 전역에 판매되기 시작했고, 판매점도 미니스톱 세븐일레븐 등으로 다변화됐다.

KT&G는 신시장 개척을 통해 현재 70개국인 해외진출 국가 수를 내년까지 100개국으로 늘리고, 2025년까지 200여 개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국산담배#글로벌 시장#kt&g#타임#블랙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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