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대학가와 가깝고 전철 역세권인 서울 마포구 성산동 경의·중앙선 가좌역 주변에 ‘행복주택’ 362채가 집들이를 한다. 행복주택은 대학생, 신혼부부 등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주변 임대료의 60∼80% 수준에 공급되는 공공 임대주택이다. 행복주택 서울 가좌역지구는 ‘도심 한복판에 짓되 임대료 부담은 최소화한다’는 행복주택의 취지를 가장 잘 살린 단지로 꼽힌다. 철로 옆에 지어지는 점도 눈길을 끈다.
25일 가좌역 2번 출구로 나오자 약 200m 거리에 가좌지구 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내부 마감공사가 한창이었지만 타워형 아파트 3동과 철길 위를 덮는 콘크리트 덱(deck)이 제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덱은 철로 위에 ‘ㄷ’자 뚜껑을 씌운 것으로 선로의 소음과 진동을 차단해준다. 철도 옆에 들어서는 아파트지만 열차가 지나가는 동안 진동과 소음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단지 주변 선로로 하루 400여 대의 열차가 지나 방음·방진에 특히 신경을 썼다”며 “폭 47m 크기의 덱과 5m 높이의 방음벽이 단지 아래 선로에서 오는 소음을 차단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와 LH는 30일 행복주택 서울 가좌역지구의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다음 달 21∼25일 입주자를 모집한다. 입주 대상은 대학생, 신혼부부 등 362가구. 이들이 살기 편하도록 역세권에 들어선다는 게 이 단지의 가장 큰 장점이다. 가좌역에서 걸어서 2분 거리여서 서울시청까지 20분이면 오갈 수 있다.
명지대, 연세대, 홍익대가 반경 3km 안에 있다. 행복주택 중 처음으로 전체 주택의 62%(225채)를 대학생에게 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용 16, 29, 36m² 등 3개 타입의 주택 중 원룸형인 전용 16m²형(총 290채)의 대부분이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에게 공급된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 전용 36m²형의 보증금과 월세는 각각 7080만 원, 28만3000원으로 주변 시세의 약 80%다. 보증금을 1억380만 원까지 올린다면 월세를 11만8000원으로 줄일 수 있다.
단지 설계와 내부 시설은 앞서 지어진 4개 단지보다 개선됐다. 대학생 입주자들을 위해 도서관, 게스트하우스, 피트니스센터, 다목적 강당 등의 편의시설을 마련하고 공동 주방 등의 공용시설에 와이파이(Wi-Fi)도 처음 설치했다. 철길을 덮은 덱 위 공간에는 주민들이 어울릴 수 있는 공원과 공연장이 마련될 예정이다.
주택마다 ‘싱크대 절수형 페달’과 대기전력 차단장치도 설치된다. 지난해 완공된 행복주택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에너지 절감 장치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서 완공된 단지 입주민들의 주거 만족도를 조사해 새 단지들의 시설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다음 달 이곳을 포함해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인천 남구 주안동, 대구 동구 사복동 등 전국 4곳에서 행복주택 1638채의 입주자를 모집한다. 또 6월과 9월에 각각 2088채, 3282채의 청약을 받는 등 올해 모두 9000여 채를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내년까지 전국에 14만 채의 행복주택을 지을 예정이다. 이날 서울 가좌역지구를 방문한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유수지 등 수도권 유휴지 2곳을 행복주택 용지로 추가 검토하고 있다”며 “전국의 국유지를 전수 조사해 국민이 원하는 지역에 행복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