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살에 스틱 쥐었다, 아이스하키 미래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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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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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 최연소 대표 신상훈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형제인 신상훈(왼쪽)과 신상우의 어린 시절 모습(왼쪽 사진). 신연한 씨 제공.
신상훈은 1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13 세계 주니어 20세 이하(U-20) 선수권 대회 세르비아전에 출전해 2골을 넣으며 한국의 4-2 승리를 이끌었다.(오른쪽 사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형제인 신상훈(왼쪽)과 신상우의 어린 시절 모습(왼쪽 사진). 신연한 씨 제공. 신상훈은 1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13 세계 주니어 20세 이하(U-20) 선수권 대회 세르비아전에 출전해 2골을 넣으며 한국의 4-2 승리를 이끌었다.(오른쪽 사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네 살 때 처음 아이스하키 스틱을 잡았다. 또래들이 구슬치기 하고 딱지치기 하며 놀던 유치원생 때 초등학교 고학년 선수들과 함께 빙판을 누비며 훈련했다. 아이스하키 선수였던 여섯 살 위의 형을 따라 보름 가까이 진행된 합숙 훈련에도 참가했다. 한국 아이스하키계에서 “국제무대에서도 기량이 뒤처지지 않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신상훈(20·연세대)은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다.

신상훈의 아버지인 신연한 씨는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취미도 특기도 모두 아이스하키였다. 실컷 빙판을 타고 나와서는 롤러스케이트로 갈아 신고 맨땅에서 스틱으로 퍽을 굴리며 다녔다”고 회상했다.

초등학생 시절에도 그의 재능은 특별했다. 아버지 신 씨는 “머리 하나가 더 큰 중학생들과 경기를 해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그 큰 선수들을 제치고 골을 넣던 장면이 눈에 선하다”고 했다.

아이스하키는 단체 운동이지만 그가 속한 팀은 천하무적이었다. 광운중과 중동고를 다녔던 6년간 소속팀은 동계체전에서 항상 금메달을 땄다. 지난해 입학한 연세대에서도 에이스 자리를 꿰차며 팀을 1위에 올려놨다. 신상훈은 7년 연속 체전 금메달의 주인공이었다.

아이스하키 신동으로 불리는 그가 만 20세도 안 돼 성인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20일 발표한 2013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 출전 대표팀 명단에 최연소로 이름을 올렸다. 그의 롤 모델이던 형 신상우(26·안양 한라)도 대표팀에 포함돼 형제가 모두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한국 아이스하키의 미래가 달린 대회다. 세계 랭킹 28위인 한국은 다음 달 15일 이탈리아(16위)전을 시작으로 헝가리(19위), 일본(22위), 카자흐스탄(17위), 영국(21위)과 차례로 맞붙는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2승 이상을 거둬야 디비전1 그룹A 잔류를 확정지을 수 있다. 디비전1 그룹A에 남아야 자력으로 2018년 평창 올림픽 출전권을 따기가 쉬워진다. 국제연맹은 한국이 세계 랭킹 18위 안에 들어야 출전권을 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힌 상태다. 신상훈의 발탁에는 세계선수권을 넘어 평창까지 바라본 포석이 깔려 있다.

유일한 대학생 대표 선수인 신상훈은 “어린 나이에 영광스러운 자리에 빨리 와서 부담스럽긴 하지만 열심히 해서 팀에 폐를 끼치지 않게 하겠다. 형(신상우)이랑 또 다른 형들이랑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오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 1월 열린 2013 IIHF 주니어 챔피언십(20세 이하) 디비전2 그룹B 대회에서 다섯 경기에 출전해 9골 5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한편 이번 대표팀에는 김기성(상무)-김상욱(안양 한라) 형제도 대표팀에 뽑히면서 사상 처음으로 두 형제가 대표팀에서 뛰게 됐다. 안양 한라의 외국인 공격수 브록 라던스키는 특별귀화가 최종 결정되면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아이스하키#신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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