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환희]유치 주역들의 주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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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성 “평창 쓰나미엔 獨-佛도 속수무책”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주역들의 귀국 후 첫 주말은 현지의 감동을 전하느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현지에서만큼이나 바빴다. 그러나 올림픽 유치를 위해 밤낮 없이 뛰느라 탈진한 나머지 주말을 온전히 기력 회복에 쓴 이도 적지 않았다.

○ 활동파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은 평창 유치위원회 본진이 8일 귀국하는 길에 동승하지 못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느라 10일 귀국했다.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그는 “‘평창 쓰나미’가 몰려와 겨울스포츠 강국인 프랑스, 독일도 어쩌지 못했다는 게 현지 반응의 핵심이다”라며 “프레젠테이션은 잘해야 본전이라는 게 정설인데 평창은 오히려 표를 얻어왔다는 칭찬도 많았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평창이 당면한 과제를 ‘빙상을 제외한 종목들의 경기력 향상’이라고 꼽았다. 그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도 1981년 유치 성공 땐 경기력이 바닥이었는데 4위까지 끌어올렸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2020년 부산 올림픽 유치 움직임에 대해서는 “2018년까지는 올림픽의 ‘올’자도 꺼내지 말아야 한다. 유치 신청을 한다면 국제적인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의 분산 개최에 대해서도 “평창은 콤팩트한 경기장을 모토로 유치에 성공했다. 사정을 잘 몰라서 나오는 이야기다”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도봉 유치위 사무총장과 김진선 특임대사는 8일 귀국하자마자 감동의 순간을 전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하 총장은 “여러 방송 프로그램이 잡혀 쉴 수가 없다. 몸은 피곤하지만 세 번째 도전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유치활동을 하느라 지난해 12월 태어난 아들 얼굴조차 가물가물하다”고 했던 문대성 IOC 위원(35)은 9일 총회 폐막까지 지켜본 뒤에야 가족이 있는 영국 런던으로 이동했다. 평창의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유창한 영어와 프랑스어로 IOC 위원들을 사로잡은 나승연 대변인(38)도 더반 현지 활동 때문에 가장 늦은 11일 귀국한다.

○ 재충전파


남아공 더반에서 귀국행 전세기에 오른 뒤 감기 몸살 증세를 호소한 월드 피겨스타 김연아는 경유지인 방콕 공항에선 고열과 오한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했다. 결국 8일 인천공항에서 열린 환영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채 집으로 향했다. 이날 저녁 병원에 들른 그는 감기몸살과 급성위염 진단을 받았다. 김연아는 주말 내내 집 바깥으로 나가지 않은 채 오랜만에 한국 음식도 먹고 TV도 보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8일 저녁 전용기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으로 직행해 주말 내내 집에 머무르며 휴식했다. 더반에서 잠을 거의 못 자 휴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이 회장은 부인인 홍라희 여사와 함께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더반에서 이 회장의 지근거리에서 유치활동을 벌이다 다른 항공편으로 귀국한 김재열 제일모직 사장 등도 별다른 외부 일정 없이 자택에서 휴식했다.

유치단 일행과 함께 8일 입국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더반 현지에서 수행한 임원에게 “쉬고 싶으니 주말 일정을 잡지 마라”라고 지시하기도 했으나 평창올림픽 유치위원장이라는 직책 때문에 당일 한 방송사의 심야 뉴스 인터뷰에 응한 뒤 집에서 휴식했다. 조 회장 측근은 “피로를 풀고 본격적으로 인터뷰나 행사를 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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