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기지하철 승강장 왜 깊은가

  • 입력 1997년 1월 23일 20시 34분


[河泰元기자] 서울 지하철 5∼8호선(2기)은 1∼4호선(1기)보다 승강장이 훨씬 깊은 곳에 있다. 1기 지하철은 깊이가 지하2, 3층인 10∼15m인 반면 2기는 지하4, 5층에 해당하는 20∼25m다. 이중에서도 가장 깊은 역은 5호선 신금호역. 지상에서부터 승강장까지가 48m로 지하8층 깊이다. 남한산성역은 깊이가 47m다. 한강밑을 지나는 마포∼여의나루역간 한강하저터널은 깊이가 42m다. 2기 지하철위치가 이처럼 깊은 가장 큰 이유는 기존 1기 지하철과 교차하는 구간이 많기 때문이다. 시관계자는 『얇게 묻힌 1기 지하철과 교차하기 위해선 기존 지하철의 아래를 통과해야 한다』며 『이때문에 자연히 깊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경우 땅을 완전히 굴착해 선로를 깐 뒤 이를 다시 메우는 개착식공법을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는데도 이유가 있다. 교통혼잡 때문이다. 이에 따라 터널 끝부분만 판 뒤 지하에서 작업할 수 있는 「터널공법」을 도입하고 있는데 이 공법은 안전상 15m이상 깊이로 땅을 파야 한다. 간선도로를 따라 건설됐던 1기에 비해 사유지를 통과하는 구간이 유난히 많은 것도 한 요인. 공사도중 주택가 상가 등 건물에 균열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땅속 깊이 터널을 파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강하저터널 신금호역 영등포시장 청계천 통과구간 등은 위로 물이 흐르고 있어 깊어졌다. 시 관계자는 연내 착공 예정인 3기 지하철(9∼12호선)은 2기보다 더 깊은 지하 30∼40m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하철망이 발달한 프랑스 파리나 일본 도쿄의 경우도 뒤에 건설한 지하철은 앞에 건설된 지하철보다 깊다. 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는 『러시아 북한 등 공산권 국가의 경우 지하철의 깊이가 1백m가 넘지만 이는 시민수송 이외의 정치적인 목적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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