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바’ 강마에 독설 뒤엔 강력한 리더십

  • 입력 2008년 10월 28일 02시 59분


MBC ‘베토벤 바이러스’의 인기 캐릭터 강마에(김명민). 잘못에 대한 독설과 능력주의 등 독특한 리더십을 선보이고 있다. 스포츠동아 자료 사진
MBC ‘베토벤 바이러스’의 인기 캐릭터 강마에(김명민). 잘못에 대한 독설과 능력주의 등 독특한 리더십을 선보이고 있다. 스포츠동아 자료 사진
전문성 갖추고 실력 위주로 부하 평가 ‘강점’

‘신랄한 질책’ 현실선 소통의 부재 낳을수도

“유세 나가서 빵빠레 하면 그건 시향입니까? 누굴 당신 집에 굴러다니는 실로폰, 하모니카, 리코더 취급하는 거예요?”

24일 오후 경기 가평군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촬영현장. 시장 선거 유세에 시 오케스트라를 동원하려는 현 시장에게 강마에(김명민)가 단호하게 반대 의사를 표했다. 동 시간대 시청률 1위인 ‘베토벤 바이러스’ 인기의 핵심인 강마에의 ‘카리스마’가 작렬하는 순간이다.

강마에가 보여주는 카리스마 리더십이 왜 인기를 끄는지, 현실적 한계는 무엇인지 분석했다.

탁진국 광운대 산업심리학과 교수는 ‘강마에 리더십’의 장점으로 △구성원들의 잘못을 있는 그대로 지적 △실력 본위의 인력 운영 △전문성에 기초한 영향력을 꼽았다.

탁 교수는 “리더가 구성원의 단점을 지적하지 않거나 너무 돌려 말하면 무엇이 부족한지 알기 어렵다”며 “극중 아마추어들로 급조된 석란시향의 조직원을 강하게 질타하는 것도 위기의식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강마에의 대사 중 ‘똥·덩·어·리’ 같은 독설이 그 사례라는 것.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윤석진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경쟁원리가 일반화되면서 ‘과정의 즐거움’보다 ‘독해져야 한다’는 절박함이 사회에 퍼졌다”며 “결과를 중시하는 분위기에서 시청자들이 극중 강마에의 독설을 ‘현실을 직시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스스로 전문성을 갖추고 부하를 실력만으로 평가하는 강마에의 태도는 단원들에게 긍정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강마에가 앞에서는 독설을 내뿜지만 치매 증상을 보이는 김갑용(이순재)을 감싸 안는 모습이나 페스티벌에서 강건우(장근석)의 우승을 돕기 위해 유명 피아니스트 서혜경을 협연자로 주선하는 등 오케스트라를 돕기 위해 물밑에서 노력하는 모습도 강마에 리더십의 덕목으로 꼽힌다.

그러나 강마에 리더십이 소통의 부재를 낳을 수 있다는 위험성도 제시된다.

탁 교수는 “부하들의 잘못에 대해 발전적 피드백을 주지 않고 그 자리에서 비난하는 것은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해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성공할지는 미지수”라며 “강마에 식의 일방적 비난이 아니라 구성원의 잘못된 행동, 그것이 조직에 미친 영향, 변화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짚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