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닥터/뇌]신비투성이인 '인간의 상징'

  • 입력 1999년 9월 2일 18시 25분


20세기의 마지막 10년인 90년대는 유엔이 정한 ‘뇌의 시대’. 최근 수 십년 동안 과학자들의 뇌는 지난 수 천 년 동안 뇌에 대해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걸 알아냈다.

태아가 14주 부터 뇌활동을 시작해 몸을 비꼬고 불만스런 표정을 짓는 것을 밝혀냈고 23∼36주엔 잠잘 때마다 꿈을 꾼다는 것도, 24주면 불평거리가 생기거나 불안해지면 엄지손가락을 물집이 생길 정도로 빤다는 것도 알아냈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밝힌 것은 밤 창문에 비친 실루엣 정도. 아직 한가지 기능을 하는데 뇌 전체가 움직여야 하는지 특정부위만 필요한지도 알지 못한다.

★알아낸 것

성인남자의 뇌는 대략 1.4㎏, 여자는 1.25㎏. 500억개에 이르는 길쭉한 신경세포인 뉴런(뿔이라는 뜻의 그리스어)이 10%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뉴런의 활동을 돕는 아교세포로 메워져 있다.

뉴런은 전기신호나 화학물질을 주고받으며 서로 ‘통신’한다. 통신장비는 시냅스(접촉이란 뜻의 그리스어). 이것을 발견한 스페인의 신경과학자는 ‘원형질 키스’로 불렀다.

뉴런은 태아 때 1분에 250만개씩 만들어진다. 일단 뇌가 만들어지면 뉴런은 더이상 만들어지지 않고 죽기를 거듭, 평생 10% 정도가 사라진다. 그러나 세포 하나하나의 크기는 커져 10대까지 뇌크기도 커진다.

뇌는 세 종류의 수막이 감싸고 있다. 가장 바깥쪽은 경막(Dura Mater·라틴어로 딱딱한 엄마라는 뜻). 그안에 거미 다리처럼 생긴 거미줄막, 가장 안쪽엔 연막(Pia Mater·부드러운 엄마라는 뜻)이 있다. 거미줄막과 연막 사이에 가득 찬 뇌척수액은 소뇌 근처의 구멍에서 하루 500㏄ 만들어져 뇌를 돈 뒤 정맥에 흡수된다. 뇌를 충격에서 보호하며 뇌의 찌꺼기를 배출한다.

★우뇌와 좌뇌

뇌는 △대뇌 △간뇌 △중뇌 △소뇌 △연수 등으로 이뤄진다. 이 중 대뇌는 대뇌종열이라는 긴 공간에 의해 좌뇌와 우뇌로 나눠져있다. 좌뇌가 우세하면 오른손잡이, 우뇌가 우성이면 왼손잡이가 된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과다하거나 좌뇌의 베르니카영역이 손상되면 우뇌가 우성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태아는 이를 경우 15주부터 어느 한쪽을 주로 쓰기 시작한다. 예술가나 게이에게는 유난히 왼손잡이가 많다. 자폐증 환자의 65%가 왼손잡이라는 연구결과는 자폐증이 뇌 이상 때문에 생긴다는 사실과 관련있다.

또 오른손잡이는 좌뇌에 언어능력이 집중돼 있어 좌뇌를 다치면 회복이 잘 안되지만, 왼손잡이는 양쪽 뇌에 언어능력이 퍼져있어 우뇌를 다쳐도 잘 회복된다.

미국에선 좌뇌와 우뇌를 균형적으로 사용하면 몸의 면역기능이 향상되고 정신이 맑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으며 이를 환자치료에 이용하기도 한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참고도서

△너의 뇌를 알라(리처드 레스탁·사이언스북스)

△뇌를 알고 머리쓰자(서유현·동아일보사)

△뇌 학습과 기억의 구조(박찬웅·서울대출판부)

△두뇌장수학(서유현·민음사)

△인체의 오묘한 신비(스테픈 주안·시아출판)

△인체의 일급비밀(쿼크·아카데미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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