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동엽 신부 “도올, 조금 배운것 가지고 경솔하게…”

  • 입력 2007년 2월 28일 14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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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가톨릭대학 교수인 차동엽 신부(미래사목연구소 소장)는 세계적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동굴 속 예수 가족의 무덤’ TV다큐멘터리에 대해 “대응할 가치도 없는 사기극”이라고 평가했다.

영화 ‘타이타닉’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캐머른 감독은 지난 26일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예루살렘에서 발견된 동굴 무덤 안에서 ‘요셉의 아들 예수’, ‘마리아’, ‘예수의 아들 유다’ 등의 문자가 새겨진 석관을 찾았다. 예수 가족의 묘가 확실하다”며 증거물로 석관 2개를 공개했다. 이는 세계 종교계와 고고학계에 큰 논란을 불러왔다.

이와 관련해 차 신부는 28일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넌센스”라며 “이미 학계에서는 다큐멘터리가 나오기 전에 내용이 알려졌으나, 개연성이 희박하고 전혀 과학적이지 못해 영화 ‘다빈치 코드’만도 못한 반응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활은 ‘증언’에 근거한 것인데, 이 증언은 라틴어로 보면 ‘순교’라는 의미도 지닌다”며 “예수의 11사도가 부활을 증언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목숨을 바쳤다. 부활 이전에는 인간적인 욕심을 가진 사람들이었는데, 돌연 돌변했다. 세상에 어떤 천치바보가 조작된 주장을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치겠는가. 본인들이 목격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작을 강행한 것은 아마도 센세이션을 야기해 돈을 벌려는 무책임한 상업주의적인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한다”며 “조금만 양심을 접으면 바로 대박하고 연결이 되니까 앞으로도 많이 일어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올은 기초가 부실한 불성실한 철학자”

차 신부는 최근 도올 김용옥 교수가 ‘예수의 원죄는 사도 바울의 사상’, ‘구약의 폐기’ 등을 주장한 것에 대해 “도올 처럼 지(知)적으로 불성실한 철학자는 없다. 기초가 부실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도올은 그동안 동양철학을 조금 공부하고 노자나 공자나 불교를 평생 공부한 사람들의 정통주장을 뒤집고 시비를 걸다가 학계에서 쫓겨나다시피 했던 사람”이라며 “그가 이제 신학교 시절에 조금 배웠다는 학사 지식을 가지고 궤변을 늘어놓는데, 계속해서 반박하는 것도 부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도올은 영어를 가르치면서 하는 말이 ‘대한민국에서 나보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얼마나 유치한 이야기인가”라며 “이번에도 비슷한 말을 했다고 치부하면 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도올은 기독교의 근본교리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기독교를 연구하려는 기본자세가 트집거리 잡기이기 때문이다. 어떤 주장은 학문적인 성실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캐머룬 감독과 달리) 도올은 돈의 목적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그는 영지주의(靈知主義 .헬레니즘 철학과 동방종교, 유대교 및 기독교 교리를 혼합한 사변적 종교철학)적인 신조가 있다. 자신의 우주관에 창조론, 신의 존재가 충돌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우주관을 반박하고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빈대학에서 성서신학과 사목신학을 전공한 차 신부는 지난해 라은성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와 함께 ‘다빈치 코드’의 비판서 ‘다빈치 코드의 족보’를 출간한 바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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