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공학?]미묘한 감성, 과학적 측정 생활에 응용

  • 입력 1998년 6월 30일 19시 32분


‘에어컨이 스스로 온도와 습도를 감지해 냉기의 방향과 세기를 알맞게 조절한다. 손발을 쓰지 않고 얼굴이나 눈의 움직임만으로 컴퓨터 커서가 작동하고 TV는 사람이 보는 각도에 맞춰 시야에 가장 잘 비치도록 화면이 자동으로 조절된다.’

꿈같은 얘기같지만 우리 주변에서 알게 모르게 조금씩 실현되고 있고 앞으로 실현될 감성공학의 세계다.

감성(感性)공학이란 첨단 과학기술분야를 응용,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내놓기 위한 것으로 국내외에서 연구가 활발하다.

감성공학이란 말 그대로 사람의 미묘한 감성을 과학적으로 측정 평가해 각종 제품을 개발할 때나 생활환경을 설계할 때 사람에게 가장 큰 만족을 줄 수 있도록 과학적인 연구로 뒷받침하는 것이다.

때문에 감성공학은 인간공학보다도 한차원 높은 기술로 평가된다. 인간공학이 단순히 사람의 신체적 특성에 맞춰 기계나 도구를 설계 제작하는데 반해 감성공학은 사람의 미묘한 감성까지도 연구해 제품에 반영한다.

감성공학이 국내에 도입된 것은 90년대 초반. 연구소와 기업에서 산발적으로 연구를 벌이던 것을 95년 정부가 선도기술개발사업(G7)으로 지정하면서 체계적인 연구와 기술개발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하고 있다.

감성공학의 연구 성과가 반영된 국내 사례로는 90년대 들어 가전제품 회사들이 설악산과 무주구천동의 자연바람 패턴을 연구해 에어컨과 선풍기에 응용한 것이 대표적. 그 뒤 세탁기 인공위성수신장치 등 여러 제품이 나왔다.

외국의 예로는 유럽과 일본에서 개발중인 졸음 방지 자동차가 꼽힌다. 자동차 핸들과 페달을 조작하는 운전자의 상태를 점검해 운전자가 졸고 있으면 갑자기 큰소리로 음악이 나오거나 창문이 열려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도록 해 졸음을 방지하는 원리다.

감성공학이 최근 각광을 받는 이유는 각종 제품의 기능에서도 인공적인 것보다 자연적인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

표준과학연구원 김철중박사(기술지원부장)는 “감성공학이란 제품의 크기 색깔 형태 기능 등을 사람의 맘에 들게 해 기존 제품의 부가가치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며 “제품을 적당히 만들어도 사람의 감성에 적당히 만족을 줄 수 있지만 과학적 뒷받침을 통해 더욱 쾌적함을 높이는 게 감성공학 연구의 목표”라고 말했다.

〈성하운기자〉hawoon@d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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