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 휴스 칼럼]테베스, 축구인생 더 이상 망칠 순 없잖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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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테베스는 세계적인 재능을 가진 선수인데 세상에서 가장 나쁜 충고를 듣고 있다. 부상이 아닌데도 지난해 5월부터 축구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선수로서 가장 소중한 시간을 헛되게 보내고 있다. 능력과 경험이 정점에 달해 있는 27세에 테베스는 나태해져 있다. 그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집에서 아이들과 놀거나 골프를 치고 있다.

그의 에이전트인 키아 주라브키안은 테베스에게 주급으로 20만 파운드(약 3억5500만 원)를 주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무단이탈로 부과한 950만 파운드(약 169억 원)의 벌금을 깎으려고만 하고 있다. 테베스는 자신이 반역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

테베스는 지난 시즌 맨시티를 FA컵 정상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그 후 그는 가족을 위해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아내는 맨체스터에 정착하지 못했고 두 명의 어린 딸을 데리고 아르헨티나로 돌아갔다.

테베스는 스무 살 때 주라브키안을 만났다. 이란 출신으로 영국에서 공부한 주라브키안은 사람을 교묘하게 다룬다. 그는 테베스가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를 떠나 자신의 회사가 지분을 관리할 수 있는 코린티안스(브라질)로 가도록 설득했다. 테베스는 브라질의 코린티안스에 매혹됐다. 하지만 그는 38경기를 치른 뒤 출장을 거부했고 다른 아르헨티나 선수(하비에르 마스체라노)와 함께 주라브키안을 따라 영국으로 향했다.

그들의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주라브키안이란 존재는 제3자의 선수 불법소유란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었다. 웨스트햄은 이 규정을 피해 두 선수와 계약하는 도박을 했다. 웨스트햄은 강등을 피해 매 시즌 5000만 파운드(약 890억 원)의 수입을 안겨주는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하는 성과를 거뒀다.

6개월 후 웨스트햄은 규정 위반에 대한 벌금을 내야 했다. 그때 주라브키안은 테베스와 마스체라노를 각각 맨유와 리버풀로 이적시켜 논란을 일으켰다. 뛰어난 실력과 영리한 공격 본능을 가진 테베스는 맨유에서 두 시즌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하지만 주라브키안은 중동의 거부가 구단주인 맨시티가 흔쾌히 임금을 두 배로 올려주자 이적시켰다. 그렇게 테베스는 맨체스터를 가로질러 유니폼을 붉은색에서 푸른색으로 갈아입었다.

길거리에서 축구를 배운 테베스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는 다른 능력을 지녔다. 강한 승부욕을 갖춘 테베스는 동료를 배려하는 팀워크가 좋다. 맨시티는 테베스에게 주장을 맡겼다. 하지만 두 시즌 만에 과거 행보를 반복해 팬들을 실망시켰다.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보내 달라는 그의 요청은 난관에 봉착했다. 그의 몸값은 너무 높다. 아르헨티나의 클럽들은 그의 몸값과 맨시티가 요구한 금액을 감당할 수가 없다. 향수병 때문에 맨체스터를 떠나겠다고 했던 테베스는 갑자기 이탈리아 AC밀란과 협상을 하고 있다. 밀란은 테베스와 주라브키안의 제시조건에 동의했다. 하지만 이적이 아닌 임대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최소 3500만 유로(약 520억 원)에 달하는 그의 이적료가 걸림돌이었다. 인터밀란과 파리 생제르맹도 뛰어들었다.

유럽 이적시장이 지난달 31일로 끝나며 그의 이적은 불발됐다. 테베스는 여전히 아르헨티나에서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그는 맨시티가 이적을 거부하며 자신의 경력을 망치고 있다고 불평한다. 클럽은 원하는 금액보다 제시 금액이 적을 때만 이적을 거부한다. 테베스는 자신의 탐욕과 조언자가 자신의 축구인생을 완전히 망쳤다는 것을 언제나 깨달을까.

랍 휴스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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