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당신의 폐가 피부를 괴롭힌다는 사실,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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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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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피부염, 한의학에서는 폐 기능 저하도 원인으로 꼽아
폐 건강하면 피부 속 노폐물 배출 원활해져 증상 완화에 효과
등이 가렵다
팔을 꺾고 등을 굽혀
아무리 구겨져도 가려운 그곳은 닿지 않는다
긁으면 긁을수록 확실한 가려움,
이 가려움의 정체는 무엇인가

(…)

강현국 시인의 시 ‘내 손이 닿지 않는 가려움 하나가’의 일부다. 가려운 부위가 손에 닿지 않는 것만큼 절망적인 일이 또 있을까? 더 큰 고통은 긁으면 긁을수록 더 가려워진다는 것.

가려움의 사전적 의미는 ‘긁고 싶은 기분을 일으키는 감각’. 모기 같은 벌레에 물렸거나 피부가 건조할 때 많이 느낀다. 대개 일시적이며 연고나 보습제로 완화할 수 있다.

문제는 피부질환에 동반되는 가려움증이다.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아토피(atopy) 피부염’. 아토피 피부염을 겪고 있는 환자 대다수가 ‘피가 날 정도로 긁어도 가시지 않는 가려움증은 고문과도 같다’고 증언한다.

고통은 사계절 내내 이어진다. 봄은 꽃가루, 여름은 자외선과 땀, 가을 겨울은 피부건조증 때문이다. 지속적인 가려움증은 신경을 항상 과민하게 만들고 스트레스 수치를 높인다. 심하면 우울증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아토피란 그리스어가 어원으로 ‘부적절한’ ‘기묘한’ ‘뜻을 알 수 없는’의 의미를 담고 있다. 말 그대로 아토피 피부염은 그 원인도 복잡하고 치료도 쉽지 않다. 완화된 뒤 재발하기도 한다.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은 무엇이고, 효과적인 치료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 면역력 저하되면 생길 수 있어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은 정확하진 않다. 일반적으로 유전적, 환경적 요인에다 면역력 저하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부모가 아토피 피부염이 있으면 아이에게도 나타나기 쉽다. 환경적 요인은 집먼지진드기가 대표적이다. 공기의 오염, 식습관도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면역력 저하는 아토피 피부염과 관련이 깊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키는 요인들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토피 피부염이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어린 연령층에 많이 발생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2∼2008년 건강보험 지급자료 분석에 따르면 전체 아토피 피부염 환자 중 71.5%가 20대 미만이었다. 이중 10세 미만은 52.6%.

그렇다면 한의학에서는 아토피 피부염을 어떤 관점에서 진단하고 어떤 원리로 치료에 접근할까?

한의학에서는 아토피 피부염이 일으키는 현상들을 ‘태열(胎熱)’이라는 관점에서 본다. 산모의 몸속에 쌓인 열이 태아에게 전달돼 유아기 때부터 피부가 울긋불긋해지고 가려워진다는 것이다.

편강한의원 서효석 원장은 “생후 2개월부터 2년 사이에 양쪽 볼에 홍반을 보이면 아토피 피부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면서 “증상에 따라 진물, 딱지 등이 번져나가는 습윤형, 각질이 일어나는 지루형, 피부가 지나치게 건조해 습진화 되는 건조형이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소아질환으로 알려진 아토피 피부염은 최근 소아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많이 발병한다. 또 시골보다는 도시, 지방보다는 서울에 환자가 더 많다는 보고도 있다. 과로와 과도한 스트레스, 서구화된 주거환경과 식생활,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 면역력이 저하되기 쉬운 환경과 여건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 면역력과 피부 건강, 폐 기능에 달렸다

‘폐주피모(肺主皮毛).’ 폐가 피부와 모발을 주관한다는 뜻의 한의학적 개념이다. 한의학에서 폐는 큰 호흡기로, 작은 호흡기인 피부는 폐의 명령을 따른다고 본다. 전체 호흡의 95%는 폐가, 나머지 5%는 피부가 담당한다고 풀이한다. 즉, 폐의 기능이 저하되면 피부와 털 또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

이런 원리는 ‘피모속폐(皮毛屬肺)’라 하여 동의보감에도 이르고 있다. ‘폐와 배합되는 것은 피부고 폐의 상태가 겉에 나타나는 곳은 털이다’라는 뜻이다.

서 원장은 “아토피 피부염은 땀구멍과 털구멍이 닫혀 노폐물이 나가지 못하고 피부 밑에 쌓여 생기는 질환”이라면서 “폐의 기능을 높여 땀구멍과 털구멍이 원활하게 열리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폐의 기능이 높아지면 면역력도 강화된다. 산소를 받아들이고 탄산가스를 버리는 역할을 하는 부위가 바로 폐. 혈관 속 적혈구는 폐를 통해 들어온 산소를 여러 장기로 운반한다. 백혈구는 산소와 함께 들어온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의 세균과 싸운다.

이때 폐가 건강하면 적혈구의 활동이 활발해진다. 이에 따라 더욱 많은 양의 산소를 인체 곳곳에 공급할 수 있다. 백혈구 역시 세균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기능이 왕성해진다. 반대로 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적혈구와 백혈구의 활동력이 떨어지고 면역력 저하로 이어진다.

서 원장은 “일반적으로 사람은 폐의 6분의 1 정도를 사용한다”면서 “폐를 건강하게 관리하면 기능이 활성화되고 면역력도 증진된다”고 말했다. 서 원장이 개발한 ‘편강탕’은 인체의 이런 원리에 착안한 것. 편강탕에 대해 서 원장은 “폐를 맑게 하는 데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사삼, 길경 등 10여 가지 약재를 배합해 개발했다”면서 “폐를 깨끗이 하면 피부에 쌓인 독소와 노폐물 배출이 원활해져 태열 증상이 완화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폐가 건강하면 편도선도 건강해져 감기, 비염, 축농증 등 호흡기 질병에 시달릴 확률도 그만큼 줄어든다. 편도선은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가 많이 흘러나오는 최대 림프샘. 편도선에 질병이 생기면 몸의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 폐를 맑게 하는 ‘으뜸 호흡법’

서 원장은 “폐 건강을 위해선 ‘으뜸 호흡법’의 원칙을 지켜 운동하면 효과적이다”라면서 “3개월 이상 꾸준히 지속하면 탁해진 폐를 맑게 하고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서 원장이 개발한 으뜸 호흡법은 인체의 호흡을 주관하는 폐를 장기 중의 으뜸으로 보고 ‘폐의 건강 유지를 돕기 위한 호흡법’이라는 의미에서 명명됐다.

먼저 땀이 충분히 나고 숨이 적당히 찰 정도로 운동을 한다. 숨이 차오르면 공기를 천천히 깊게 들이마시고 내쉰다. 이때 마음을 편히 갖는다. 공기가 폐에 들어가 혈관을 통해 온몸으로 퍼져 나가는 상상을 하면 도움이 된다.

될 수 있으면 유산소운동을 한다. 특히 등산이 가장 적합하다. 공기가 맑은 곳에서 땀을 흘리면서 걷기 때문에 피부의 노폐물을 배출할 수 있다. 또 폐활량이 커지고 폐 운동이 활발해진다.

서 원장은 “아토피 피부염은 땀구멍과 털구멍을 열어 노폐물을 뿜어내는 작용을 지속적으로 해줘야 완화된다”면서 “유산소운동과 반신욕, 사우나 등으로 땀을 내 피부 노폐물을 내보내는 과정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금연과 적당한 음주도 마찬가지.

영양도 고루 섭취해야 한다. 화학물질이 많이 함유된 조미료와 인스턴트식품은 특히 피해야 한다. 평소 면 소재의 옷을 입어 땀 흡수를 돕는 것도 방법.

스트레스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반응이 억제되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아토피 피부염,이것만은 꼭 지키자!▼

- 새 옷은 옷에 묻은 화학 성분을 없애기 위해 빨아 입는다.
- 타이츠, 스타킹처럼 꽉 끼는 것은 피하고 헐렁한 옷을 입는다.
- 집 안의 온도(섭씨 20도), 습도(50∼60%)를 적당 수준으로 유지한다.
- 알코올을 함유하는 로션제는 피부수분을 증발시키므로 함부로 바르지 않는다.
- 벌레에 물리면 잘 덧나는 등 과민반응을 보이므로 피부병이 생기면 신속하게 치료한다.
- 땀이 나면 곧바로 씻어주고 보습제를 발라준다.
- 피부가 건조하거나 증상이 심할 땐 미지근한 물에서 약 20분간 목욕한다.
- 비누는 지방 제거능력이 아주 적은 중성비누, 저자극성 비누를 사용하고 염증 부위를 피해 비누칠한다.
- 아토피 피부염을 앓았던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의 경우 생후 2년까지 계란, 우유, 콩, 밀가루 등을 주의한다.

자료: 편강한의원

※본 지면의 기사는 의료전문 권용일 변호사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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