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성적은 ‘가슴크기’에 달렸다?

  • 입력 2009년 4월 2일 17시 47분


프로 골퍼들의 기량은 백짓장 하나 차이지만 '가슴 사이즈'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필 미켈슨은 2004년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를 우승하기 전까지는 '새 가슴'으로 통했다. 요즘에는 세계 랭킹 2위인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새 가슴 소리를 듣는다. 이들의 기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승부처에서 심리적 압박감을 극복하지 못하는데서 이런 달갑지 않은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LPGA 한국 선수들의 우승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추격자일 때 우승이 쉬웠다는 점이다. 다른 선수들도 비슷하다. 심리적인데서 우승이 좌우됐음이 드러난다. 지난 주 LPGA 카리 웹, PGA 타이거 우즈는 추격자 입장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신지애도 지난 3월 HSBC여자챔피언십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승으로 우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한국 선수들은 LPGA 무대에서 총 9승을 올렸다. 신지애 3승, 이선화 2승, 지은히, 박인비, 오지영, 김인경등이 우승난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3라운드 혹은 2라운드에서 선두를 지켜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한 선수는 딱 2명. 김인경과 신지애다. 김인경은 4라운드 경기였던 롱스 드럭스 챌린지 대회에서 2라운드부터 선두로 나선 뒤 정상을 지켰다. 신지애는 미즈노 클래식(54홀 경기)에서 2라운드 1위로 치고 나간 뒤 최종 라운드에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그 밖의 7승은 모두 마지막 날 뒤집기로 일궈낸 우승이다. 이선화는 긴 클래식 3라운드에서 5위에 머물다가 마지막날 5언더파를 몰아쳐 정상을 밟았다. 지은희는 2위, 박인비 3위, 오지영은 3위에서 최종일 역전극을 펼쳤다.

그러나 장정은 코닝클래식에서 3라운드 선두를 지키지 못하고 플레이오프에서 우승을 넘겨줬다. 이지영은 메이저 대회인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에서 3라운드 1위를 수성하지 못하고 대만의 청야니에게 우승을 빼앗겼다. 브라질 동포 안젤라 박은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2,3라운드 선두를 최종일 헬렌 알프레드슨에게 넘겨 주고 눈물을 닦아야 했다.

LPGA 선수들은 지난 주 신지애의 준우승에서도 드러났 듯 쫓기는 입장보다는 쫓는 추격자였을 때 훨씬 우승 가능성이 높았던 셈이다. 여자와는 상대적 비교가 어렵지만 타이거 우즈는 3라운드 공동선두를 포함해 리드를 지키면서 우승을 거둔 게 총 44승이다. 그리고 딱 3번 역전을 허용했다. 선두를 잡았다면 결코 빼앗기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4라운드 게임의 골프에서 첫날, 둘째날 선두는 큰 의미가 없다. 깃대가 가장 어려운데 꽂혀 있는 주말 라운드에서 언더파를 때리는 선수가 우승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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