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바뀌자 바뀐 운명… ‘모비스 운명’도 바꿔보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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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서 이적 뒤 빛보는 김국찬… 3년전 드래프트 앞두고 큰 부상
프로 동기 허훈-김낙현-안영준과 대학 ‘빅4’였지만 2년 발동동
팀 옮겨 주전 꿰차니 더 자신감…특기인 3점슛, 시즌 목표 110개
6강PO 싸움도 충분히 해볼만

20일 경기 용인시 현대모비스 체육관에서 만난 김국찬이 3점슛 자세를 취하고 있다. 김국찬은 슛 훈련 때 개수를 따로 정해두지 않는다. 그는 “슛 개수를 정해두고 훈련을 하면 오히려 강박이 생기더라. 개수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던지다 보니 경기 때도 더 창의적인 움직임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용인=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0일 경기 용인시 현대모비스 체육관에서 만난 김국찬이 3점슛 자세를 취하고 있다. 김국찬은 슛 훈련 때 개수를 따로 정해두지 않는다. 그는 “슛 개수를 정해두고 훈련을 하면 오히려 강박이 생기더라. 개수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던지다 보니 경기 때도 더 창의적인 움직임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용인=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온몸에 소름이 끼쳤죠. 다시는 농구를 못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현대모비스 김국찬(24)은 3년 전 여름 중앙대 4학년 재학 당시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던 상황을 또렷이 기억했다. KBL 신인 드래프트를 3개월가량 남겨둔 2017년 7월. 팀의 에이스였던 김국찬은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명대와의 예선 첫 경기에서 28점을 몰아 넣으며 팀에 74-72의 짜릿한 승리를 안겼다. 경기 종료 1.9초를 남겨두고 자유투 득점으로 승리를 확정한 김국찬은 무릎에 심상치 않은 통증을 느꼈다. 상대 파울을 얻는 과정에서 무릎이 꺾인 게 화근이었다.

그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KCC에 전체 5순위로 지목된 김국찬은 재활을 하며 2017∼2018시즌을 전혀 뛰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듬해 훈련 도중 발목 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다시 한 번 눈물을 삼켜야 했다. 2018∼2019시즌 중반에야 합류해 16경기를 뛰었지만 경기당 2.8득점 정도로 눈에 띄지 않았다. 드래프트 동기 허훈(KT), 김낙현(전자랜드), 안영준(SK)과 함께 대학리그 ‘톱4’로 꼽혔던 김국찬이지만 앞서 나가는 동기들을 지켜봐야만 했다.

프로 데뷔 이후 3번째 시즌, 현대모비스로 트레이드된 김국찬은 새 둥지에서 비로소 날개를 펼쳤다. KCC 식스맨이었던 그는 현대모비스에서 붙박이 주전을 꿰찼다. 경기당 득점은 8.1점에서 12.3점으로 훌쩍 뛰었다. 외국인 선수 리온 윌리엄스(14.2점)에 이은 팀 내 2위다. 김국찬은 “식스맨으로 뛸 때는 슛을 한 번 못 넣으면 벤치로 물러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현대모비스에서는 출전 시간이 보장되면서 편한 마음으로 슛을 쏘다 보니 성공률도 오르고 득점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국찬의 이번 시즌 목표는 ‘3점슛 110개 성공’이다. 그는 현재 3점슛 81개를 넣어 KCC 이정현과 함께 공동 선두다. 지난 시즌 이정현이 102개로 이 부문 국내 1위를 차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110개는 리그 1위를 충분히 노려볼 만한 수치다. 김국찬은 “3점슛이 내 강점인 만큼 이 부문에서는 확실히 팀에 보탬이 돼야겠다는 생각에서 정한 목표다. 앞으로 경기당 2개 정도를 넣으면 대략 110개가 되더라. 기복 없이 꾸준히 3점슛을 넣어야겠다는 뜻도 있다”고 말했다.

모비스는 현재 6위 전자랜드에 2경기 뒤진 7위. 국가대표 휴식기가 끝나면 26일 추일승 감독이 사퇴한 오리온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6강 플레이오프 막판 싸움에 돌입한다. 슈터 전준범이 군 제대 후 복귀했고,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오카포의 대체 선수 레지 윌리엄스가 최근 합류해 손발을 맞춰가고 있다. 김국찬은 “팀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낸 것 같다. 전력이 보강된 만큼 6강은 충분히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용인=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프로농구#현대모비스#김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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