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착 성공했다더니…탈북여성, 백골 시신으로 자택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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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0월 25일 1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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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생활하던 40대 탈북민 여성이 자신의 집에서 백골 상태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 양천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서울주택도시공사(SH) 관계자가 40대 탈북 여성 A 씨(49)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SH 관계자는 계약 갱신 시점이 지났는데도 A 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강제 퇴거 절차를 밟기 위해 A 씨 집 현관문을 개방했고 시신을 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 당시 A 씨는 겨울옷을 입은 상태여서 지난겨울 숨진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2002년 입국한 A 씨는 과거 ‘성공 정착한 탈북민’으로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그는 2011년부터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에서 다른 탈북민들의 정착을 돕는 전문 상담사로 일하던 중 2017년 일을 그만두면서 지인들과 연락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지인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탈북자 중에 최고의 선생님이었다. 뭐든지 물어봐도 그 사람한테는 다 정확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며 “2018년 2월에 걱정돼서 전화하니까 없는 번호로 나왔다. 저희는 진짜 며칠 동안 잠도 못 잤다”고 전했다.

국내에 A 씨의 다른 가족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범죄 혐의점과 사망 원인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통일부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현재의 탈북민 위기관리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개선해나가도록 하겠다”며 “이번과 같은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발견된 탈북민과 관련해서는 보건복지부가 통일부에 ‘위기징후가 있어서 지방자치단체에서 조사 중에 있다’고 통보한 바 있다”며 “통일부는 지자체 조사에서 제외된 탈북민에 한해 안전 조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A 씨는 통일부 조사에서는 제외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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