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만 물려줄순 없어” 통영지청장, 검수완박 2번째 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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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14일 10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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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록거울에 비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볼록거울에 비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김수현(사법연수원 30기)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은 14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반대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복현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장(사법연수원 32기)에 이은 2번째 검찰 간부 사의 표명이다.

김 지청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글을 올리며 “소위 ‘검수완박’ 법안에 결단코 반대하며 사직하고자 한다”며 “검찰이 더 이상 검찰이 아니게 되어가는 이 상황에서 철저한 무기력함을 느끼며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저항의 방법으로 사직을 선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홀로 사직하는 것이 무책임하고 나아가 무의미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검사가 아님에도 이름만 남은 검사로 이 직을 유지할 아무런 이유가 없고 후배들에게 껍데기만 남을 조직을 물려주는 부끄러움을 견딜 수 없다”고 토로했다.

김 지청장은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음을 개탄하며 제게 남은 마지막 희망을 사직의 방법으로 나누고자 한다”며 “검찰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에 책임 있으신 분들의 결단을 촉구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김 지청장은 추신글로 새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한동훈 검사장을 향해 “혹시라도 지난 정권에서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명예 회복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그래도 이유 불문 능력은 출중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으로 ‘윤핵관’ 검사로 불릴 수 있는 특정 세력에 편중된 인사를 해 검수완박이라는 외부 족쇄에 더해 격렬한 내부분열이라는 위험이 생기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부디 내부 구성원 모두가 인정하고 승복할 수 있는 합리적인 형평 인사를 해주실 것을 마지막으로 간청한다”고 덧붙였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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