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네 세상 같나?” vs 진중권 “너희 세상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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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13일 20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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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 사진=뉴스1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설전이 13일 이어졌다.

민주당이 이날 진 전 교수를 향해 “살맛 나고, 신이 나고, 내 세상 같느냐”고 하자, 진 전 교수는 “아니요, 너희 세상 같다”고 맞받아쳤다.

민주당 “살맛 나는 세상 언제까지 갈 것 같냐”
민주당 박진영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진중권 씨의 조롱이 도를 넘어서 이제는 광기에 이른 듯하다”고 맹비난했다.

박 부대변인은 “조정래 선생께서 ’반일종족주의‘를 쓴 이영훈 교수를 비판하면서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친일파가 된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진 전 교수는) ‘일본에서 유학한 문재인 대통령의 따님도 조정래 선생이 설치하라는 반민특위에 회부돼 민족반역자로 처단당하겠다’고 조롱했다”고 말했다.

이어 “맥락을 읽지 않고, 말 한 마디를 드러내어 조롱함으로써 존재감을 인정받는 전략은 진 씨의 삶의 방식임을 잘 안다”며 “이론도 없고 소신도 없는 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예의마저 없으시다”고 지적했다.

또 “조정래 선생의 말씀이 다소 지나쳤다 하더라도, 그런 식의 비아냥이 국민과 함께 고난의 시대를 일궈 온 원로에게 할 말이냐”며 “정부와 여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은 제쳐두고라도, 조정래 선생에 대해서는 예의를 갖춰주실 것을 정중히 권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진영 상근부대변인.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박진영 상근부대변인. 사진=뉴스1


특히 “최소한의 인격은 남겨두기 바란다.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언론이 다 받아써주고, 매일매일 포털의 메인뉴스에 랭킹 되고 하니 살맛 나고 신이 나느냐? 내 세상 같냐”며 “그런데 그 살맛 나는 세상이 언제까지 갈 것 같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명색이 학자이자 교수 출신인 진 교수의 이론과 학설이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느냐? 진 교수의 강의가 조명을 받은 적이 있느냐. 애석하게도 진 교수의 ‘비아냥’과 ‘조롱’이 언론과 보수세력에 의해 소비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과대포장 된 진 교수의 함량에 싫증낼 시기가 멀지 않아 보인다. 그 때는 어느 세력의 품으로 둥지를 트시겠느냐”며 “품격은 기대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진중권 “민주당 말고 살맛나는 사람 있겠나”
민주당의 이 같은 논평에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살맛 나냐고?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너희들 빼고 살맛나는 사람이 있느냐? 하나도 없다”며 “이분들이 실성을 했나. 공당에서 이게 뭐 하는 짓인지. 뭣 때문에 저렇게 약이 바짝 올랐을까”라고 응수했다.

그는 “조정래를 비판했는데, 왜 성명이 민주당에서 나오는 건지. 당신들 일 아니니까 신경 끄시라”며 “‘일본 유학생은 모두 친일파다. 150만 명을 반민특위에 회부해 처단하자’는 끔찍한 망언이 그저 ‘다소 지나친’ 발언에 불과한가”라고 따졌다.

학자와 관련된 지적에는 “너희들이 미학을 아시느냐? 평소에 책은 읽으시냐? 참고로 내가 쓴 책, 당신들 교육부와 대한민국학술원에서 실수로(?) 우수학술도서로 선정했으니, 앞으로 이런 불상사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빨리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으시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아무튼 잘 됐다”며 “어차피 한번은 민주당의 세계관으로서 NL(National Liberation·민족 해방) 민족주의에 대해서 다루려고 했는데, 그 성명서도 묶어서 그때 함께 제대로 다뤄드리겠다”고 예고했다.

끝으로 “근데 저 분노는 조정래 선생을 위한 것이냐 아니면 대통령 영애를 위한 것이냐”며 “아무튼 대통령 따님이 일본유학 했다고 친일파로 몰아간 사람은 따로 있다. 민경욱이라고. 대한민국 베스트셀러 작가가 그런 극우파와 같은 수준이라는 것 자체가 스캔들”이라고 글을 마쳤다.

조정래 작가가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문학의 거대한 산맥 조정래 등단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조정래 작가가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문학의 거대한 산맥 조정래 등단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편 조정래 작가는 지난 12일 ‘등단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 민족 반역자가 된다”며 “아직까지 잔존하는 친일파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50만~160만 친일파를 전부 단죄해야 하는데, 그게 되지 않으면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고 내다봤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이 정도면 ‘광기’다. 시대착오적인 민족주의 안에 잠재되어 있는 극우적 경향이 주책없이 발현된 것”이라며 “이게 대한민국 문인의 수준이다. 같은 달력을 사용한다고 같은 시대를 사는 건 아니다. 종전 70년이 다 돼 가는데, 이분의 영혼은 아직 지리산 어딘가를 헤매는 듯”이라고 대응했다.

그는 “대통령의 따님도 일본 고쿠시칸 대학에서 유학한 것으로 안다”며 “곧 조정래 선생이 설치하라는 반민특위에 회부되어 민족반역자로 처단 당하시겠다”고 비꼬았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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