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文대통령 특사 제안 불순해…철저히 불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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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17일 0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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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AP/뉴시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AP/뉴시스
북한은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북측에 특사를 파견하겠다고 통지문을 보낸 것에 대해 “남측이 앞뒤를 가리지 못하며 이렇듯 다급한 통지문을 발송해온 데 대해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뻔한 술수가 엿보이는 이 불순한 제의를 철저히 불허한다’는 입장을 알렸다”고 밝혔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15일 남조선당국이 특사파견을 간청하는 서푼짜리 광대극을 연출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한 지 하루 만이다.

통신은 “우리의 초강력 대적 보복공세에 당황망조한 남측은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 특사를 보내고자 했다”며 “특사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방문시기는 가장 빠른 일자로 하며 우리 측이 희망하는 일자를 존중할 것이라고 간청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전례 없는 국가비상방역조치를 시행하고 공화국경내에 대한 그 어떤 출입도 허용하지 않는 상태임을 뻔히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미련으로 되거나말거나 공염불하면서 특사를 보내겠다는 남측의 불경스러운 태도를 엄중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2면에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현장을 공개했다. 사진=평양 노동신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2면에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현장을 공개했다. 사진=평양 노동신문

통신은 “남측이 현 상황을 어느 정도로 인식하고 있고 그 후과를 어떤 정도로 예상하고 있는가는 대충 짐작이 되지만 이렇듯 참망한 판단과 저돌적인 제안을 해온 데 대해 우리는 대단히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따졌다.

또 “남조선집권자가 ‘위기극복용’ 특사파견놀음에 단단히 재미를 붙이고 걸핏하면 황당무계한 제안을 들이밀고 있는데 이제 더는 그것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똑똑히 알아두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남조선당국의 무능력과 무책임성으로 인해 초래된 이번 북남(남북)위기는 그 무엇으로써도 해결이 불가능하며 해당한 값만큼 계산이 똑똑히 되어야 종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김여정 제1부부장은 “남조선당국이 특사파견과 같은 비현실적인 제안을 집어들고 뭔가 노력하고 있다는 시늉만 하지 말고 올바른 실천으로 보상하라”며 “험악하게 번져지고 있는 지금의 정세도 분간하지 못하고 타는 불에 기름 끼얹는 격으로 우리를 계속 자극하는 어리석은 자들의 언동을 엄격히 통제·관리하면서 자중하는 것이 유익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북한은 인민군 총참모부 이날 “금강산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에 이 지역 방어임무를 수행할 연대급 부대들과 필요한 화력구분대들을 전개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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